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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항세력 소탕 ‘2차 이라크전’

    이라크 임시정부는 8일 바그다드 공항 48시간 폐쇄, 수니파 이슬람 저항세력의 거점인 팔루자와 라마디에 대한 통금 실시, 시리아와 요르단 국경 폐쇄 등 팔루자 대공세를 위한 사전준비절차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내년 1월27일 치러질 이라크 총선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저항세력을 소탕하려는 것이다. 팔루자는 이번 총공세가 시작되기 전에도 수개월째 공습과 대포공격을 받아 이미 폐허가 됐다. 미군은 유프라테스강 동쪽, 특히 저항세력이 밀집한 조란지역에서 가장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 팔루자인가 수니 삼각지대에 위치한 팔루자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집권기반인 바트당의 집단 거주지였다.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반미감정이 거셌던 지역이기도 하다. 팔루자 주민은 30여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80∼90%가 이미 도시 밖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곳에 3000명의 무장세력이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요르단 출신의 테러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은신처라는 것이 미군의 주장이다. 이번에 미군이 장악한 유프라테스강 서안의 교량 중 하나는 지난 3월말 미국 경호업체 직원 4명이 살해된 뒤 시신이 내걸렸던 곳이다. 미군은 이 사건에 이어 4월 대공세를 시작했지만 이라크인 730여명과 미군 130여명 등 양측에서 800여명의 사상자만 낸 뒤 어정쩡하게 휴전했었다. 당시 대선을 앞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작전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의 팔루자 공세는 재선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의 첫 외국정책인 셈이다. 이번에 미군은 지난번 공격에서 민간인 피해를 외국에 알리는 역할을 했던 팔루자 종합병원을 우선 장악했다. 이곳에서 38명이 체포됐으며 외국 국적의 테러범들도 있다고 미군 당국이 밝혔다. ●대공세 역효과도 우려 팔루자 공세에 맞춰 저항세력들은 이라크 곳곳에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자르카위는 8일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관련된 웹사이트에 “성전이 시작됐다.”며 이슬람교도들에게 미군과의 교전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미 팔루자를 떠난 저항세력은 이라크 곳곳에서 테러를 감행하고 있어 팔루자 점령이 저항세력 소탕효과보다 확산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숨죽여온 수니파가 대규모 저항에 나설 우려도 있다.8일 바그다드에서는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재무장관을 겨냥한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했다. 경호원 2명은 사망했으나 마흐디 재무장관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루자 공습과 비상사태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팔루자에 대한 대규모 공세가 수니파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내년 1월 총선 실시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7일 발표된 비상사태 등 이라크 임시정부의 각종 강압조치들이 후세인 정권의 독재로 회귀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減稅로 투자촉진… 통상압력은 강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제2기 경제 정책은 대내적으론 세금 감면에 의한 투자 촉진과 재정적자 해소에, 대외적으론 무역수지 개선을 겨냥한 자유무역협정(FTA)과 도하개발어젠다(DDA) 등에 의한 통상 압력에 집중될 전망이다. 기존 정책 틀을 벗어나지는 않지만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엔 좀 더 힘이 실리게 됐다. ●투자 촉진과 재정적자 해소,‘두 마리 토끼’ 부시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강조한 것처럼 세금 감면 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동안의 감세 정책이 눈에 보이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자평하며 이런 기조를 안정화하기 위해 감세 정책을 영구화하겠다는 의도이다. 문제는 불어나는 재정적자. 지난 9월말로 끝난 2004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4130억달러였다. 부시는 적자 규모를 임기 말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국방비 등 안보 비용을 제외한 예산 증가율을 연 1%이내로 제한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감세 정책과 양립할 수 없는 목표라는 비판도 나온다. 감세 정책을 영구화할 경우 10년 간 1조달러의 재정적자를 가져온다고 재무부는 보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붓고 있는 전쟁 비용도 재정적자 심화의 주 요인이다.2005년 미 국방부 예산에는 이라크와 아프간 전비 25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적자재정에 따른 압박이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볼 때 감세 정책이 기업 수익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지적도 월가(街)에서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했다. ●통상 압력 더욱 거세질 듯 2기 부시 행정부는 한국 등에 대한 스크린쿼터 폐지와 농축산물 시장개방 요구, 지적재산권 보호 등 통상 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감세 정책으로 늘어날 재정적자를 대외적인 통상 압박으로 보전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미 무역대표부(USTR)의 한국 담당 웬디 커틀러 부대표보는 한국무역협회와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워싱턴에서 지난달 말 주최한 FTA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에 그 같은 요구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중국과 한국 등 주요 대미 수출국에 대한 통화 절상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준규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부시 재선이 한국경제에 주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높이도록 요구하고 한국에도 원화 절상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는 각각 미 대선 평가 보고서를 내고 이라크 전쟁 등 강경한 중동 정책을 추진해온 부시의 재집권으로 국제유가의 하락이 어렵고 미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달러 약세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돼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씨줄날줄] 아라파트/이기동 논설위원

    “나는 올리브가지와 자유투사의 총을 들고 왔다. 제발 내가 손에서 올리브가지를 놓지 않도록 도와달라.” 유엔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정치단체로 첫 인정한 1974년, 야세르 아라파트의장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렇게 호소했다. 요르단, 레바논, 튀니지를 전전하던 망명객의 국제 데뷔무대였다. 그는 때로는 올리브가지를, 때로는 총을 바꿔들었다. 하지만 평생의 목표는 오직 하나, 팔레스타인 독립이었다. 그가 지금 파리의 군병원에 누워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있다. 올리브가지를 들 때, 그는 동족들로부터 배신자로 배척당했다. 반대로 총을 들었을 때, 이스라엘과 미국, 서방은 그를 피에 굶주린 파괴자로 몰아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껏 누구도 부인 못할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의 상징이었다. 그가 차지한 위치만큼, 그의 사후에 닥쳐올 미증유의 혼란을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다. 대장정때 딱딱한 나무침상만 고집한 마오쩌둥(毛澤東)처럼, 그의 군복과 27년에 걸친 망명생활은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이 됐다. 그는 저항운동 초기에 무장단체 파타그룹을 창설해 PLO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후 비행기납치, 민간인 폭탄테러 등 극렬한 무장저항과 인티파다(무장봉기)를 주도했다. 국내외에서 민주적 지도체제 도입압력이 계속됐지만, 반대파에 대한 교묘한 견제와 회유로 이를 피해갔다.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때 후세인 지지로 그는 최대의 실책을 기록했다. 백척간두에서 택한 도박이 바로 평화협상이었다.1993년 백악관에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의 악수로 만들어낸 평화협정은 ‘용감한 자들이 만든 평화’였다. 그 용기의 대가로 라빈은 극우파의 총에 목숨을 내주었고 아라파트는 배신자로 내몰렸다. 입술과 손에서 떨림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이스라엘에서 극우파 아리엘 샤론정권이 등장했고, 그는 다시 총을 들었다. 무장봉기와 폭탄테러가 일상사가 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은 그의 집무실까지 파괴했다. 그의 사후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파리방문 소식을 듣고 30세 연하의 부인 수하여사는 “그를 생매장시키려는 지도부의 음모”라고 몰아붙였다. 권력이건 짐이건 나누어갖기 거부한 75세의 노(老)투사가 남길 중동의 그늘이 예사롭지 않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힘의 미국’과 부시] (4)경제정책·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가 내년 1월20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에 돌입했다. 취임식까지는 두달 이상 남았지만 미 정보당국은 이번 취임식이 9·11테러 이후 처음 개최되는 데다 주인공이 부시 대통령이어서 알카에다가 상징적인 공격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 준비를 위해 백악관을 중심으로 군과 경찰,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 및 국토안보부가 총동원된다. 경찰 수천명이 미시시피·앨라배마·조지아 주 등 전국에서 차출될 예정이며 군에서는 4000명의 전투여단이 워싱턴에서 대기중이다. 부시 대통령은 아직 취임준비위원회를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전례에 따른 행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식 후 의사당에서 펜실베이니아로를 거쳐 백악관에 도착하는 가두행진도 예전대로 할 계획이다. 사법당국은 특히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시위를 계획중인 반전단체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반전반차별연합(ANSWER)’과 ‘평화와 정의 연대’ 등 반전단체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점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에 따라 시내 전역에 군과 경찰을 촘촘히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건물 옥상에는 저격수가 배치되고 폭발물 탐지견이 거리를 누빌 예정이다. 취임식 전까지 주변의 빌딩 350동을 미리 점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행사를 전후해 워싱턴 주변 항공은 철저하게 통제된다. 또 화생방 무기를 감지할 수 있는 초고성능 센서도 등장한다. 축하 군중 속에는 사복 요원들이 투입되고 퍼레이드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로에는 2∼3m마다 경찰이 정렬할 예정이다. /***행사 참석자에 대한 사전 검증작업과 신분증 발급도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테런스 게이너 의회경찰대장은 “9·11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며 “이번 취임식도 새로운 개념에서 경호작전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근본주의 종교정치,미국과 한국/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행사한 이슈는 ‘도덕적 가치’였다고 한다. 유권자의 22%가 그것을, 그리고 20%,19% 가 경제와 테러리즘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이들 이슈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끈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덕적 가치는 일반적으로 그 말이 표현하는 ‘깨끗함’이나 ‘공정함’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기독교적 가치를 지칭하는 듯하다. 그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 중 78%가, 그리고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신앙이라고 대답한 사람의 90%가 부시 후보를 선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매주 교회에 가는 개신교 신자’의 부시 투표율이 68%인 반면 존 케리 후보의 그것은 31%에 지나지 않는 것을 봐도 마찬가지다. 또 교회에 가는 빈도수가 높아짐에 따라 부시 지지율이 높은 것을 보면, 그리고 미국 인구의 3분의1이 근본주의적 기독교 신자라는 것을 보면, 그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가르는 어떤 기준들(성별·인종·소득수준·교육수준·노동자의식)보다 ‘교회 가는 백인 개신교도’라는 기준이 강력해진 셈이다. 종교, 특히 기독교가 정치화하고 있다. 이 종교정치의 경향은 단순히 ‘보수적’이기보다는 근본주의적이다. 문명의 충돌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새무얼 헌팅턴도 최근 저서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미국이 기독교적 종교 국가임을 분명히 했다. 히스패닉의 증가가 미국의 국가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말하면서, 그는 미국의 종교성이 미국 사회를 다른 서구사회로부터 구분하는 특성이라고 했다. 문제는 모든 근본주의적 종교가 다른 사람을 악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을 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또 그 경향은 단순히 정신적 도덕주의에 그치지 않고 폭력적 전쟁을 통해 정치를 종교화한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근본주의는 도덕적 가치를 넘어 폭력이자 정치권력이다. 부시도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십자군전쟁이라 불렀다. 또 이들이 내세우는 도덕적 가치에 따르면 낙태, 동성간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은 전통적 가족을 해치는 ‘악’이라 여겨진다. 이 배타적 도덕주의의 영향 때문에 미국 국내에서 분열과 갈등은 최고점에 달했고 치유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국제적으로도 근본주의적 정치는 배타적 일방주의를 초래할 것이다. 결국 이런 배타적 종교정치는 민주주의의 힘을 뿌리에서부터 뒤흔든다. 다원성을 보장하려면 민주주의는 마땅히 세속주의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이런 기독교 근본주의가 기승을 부리니 유감스럽다. 몇 달 전에도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해서 물의를 빚었다. 최근엔 포항 불교신자들이 포항을 기독교화하려고 한다며 시장을 비판했다. 시장이 포함된 “‘포항기관장 홀리클럽’은 포항을 거룩한 기독교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진 단체”이며,‘세계 성시화운동’의 사업 재원으로 포항시의 재정 1%를 사용하려 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이 근본주의는 과거 서구 기독교 못지않게 선교 제국주의의 형태를 띤다. 지난 4월에도 이라크에 선교하러 간 목사 일행이 무장 세력에게 피랍되었다가 다행히 풀려났는데, 그들 중 2명이 포함된 목사 일행 5명이 9월29일 재차 이라크에 무단 입국했다 겨우 돌아온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순교자 ○○○’이라고 쓰인 목걸이를 달고 다녔다는데, 공격적 선교를 ‘순교’로 미화하지 말라.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단순히 정교 분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맹목적인 정교분리 원칙이 한국 사회에서 종교를 민주주의적 개방성과 다원성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종교도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고 정치적 힘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다원적 세속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근본주의는 불안한 자유민주주의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경제플러스] 테러방지 국제통관 기준마련

    테러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세관통관 기준이 마련된다. 김용덕 관세청장은 8일 로버트 버너 미국 관세청장과 양국 관세청장 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 안은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양국은 또 이라크 사태 등에 따라 국제적으로 테러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미컨테이너안전협정(CSI) 활용 등 테러에 대비한 양국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 미군, 팔루자 지상戰 개시…‘유령의 분노’ 작전 전개

    미군, 팔루자 지상戰 개시…‘유령의 분노’ 작전 전개

    이라크 수니파 무슬림 저항세력의 근거지인 팔루자에 대한 미군과 이라크군의 대규모 공격이 8일 밤(현지시간) 시작됐다. 미군은 이날 팔루자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뒤 4000여명이 넘는 미국과 이라크군을 팔루자 동북쪽으로 진격시켜 ‘유령의 분노(Phantom Fury)’라 명명된 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작전은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가 기자회견을 갖고 팔루자에 대한 미군과 이라크군의 대규모 공격을 승인했다고 밝힌 지 네 시간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저항세력의 저항도 거세지고 있어 대규모 유혈사태가 예상된다. 알라위 총리는 “팔루자에서 테러범들을 소탕하기로 결심했다.”며 팔루자와 라마디 지역에 오후 6시(현지시간)부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무기한 통행금지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팔루자와 라마디 관공서로 통하는 모든 도로도 차단된다. 바그다드 국제공항의 민간 항공기 이착륙은 48시간 동안 금지됐으며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에서 생필품 운송을 제외한 통행도 제한됐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미군과 이라크 방위군은 전투기 등을 동원, 저항세력 진지를 공습하면서 팔루자 서부와 동부지역에서 교전을 개시, 서부지역 일부를 장악했다. 현장 지휘관들은 이번 공격이 베트남전 이후 가장 치열한 시가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가전에 총 1만 2000여명이 투입될 예정이며 8000여명은 팔루자 외곽을 봉쇄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이와 관련해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 저항세력에 ‘마지막 선전포고’

    이라크가 다시 거센 화염에 휩싸이고 있다. 미군이 대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6·7일 저항세력의 거점지역인 팔루자를 맹폭격하며 사실상 본격적인 토벌작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반군도 이라크 전역에서 기습작전을 벌이며 격렬하게 저항,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7일 쿠르드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 6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내년 1월말 총선에 앞서 저항세력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팔루자의 저항세력 토벌은 이를 위한 제1단계 작업이 된 셈이다. 반군도 각지에서 반격을 가하면서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알 나키브 이라크 정부대변인은 이날 “이번 조치는 저항세력의 살상과 폭력을 막기위한 것”이라며 “팔루자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장애는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내용은 8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사태 선포로 이라크 정부는 특정지역 봉쇄, 이동 제한, 가택 수색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미군은 6·7일 주말 휴일 수니파 반군 거점도시 팔루자를 폭격했으며 반면 북부 사마라 등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세력들의 반격으로 미국인 20여명 등 9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팔루자 중심지역 공습은 4월이후 6개월만이며 공습규모도 최근들어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AP통신은 팔루자 외곽에 1만여명의 미군이 지상전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30만명으로 추산되는 주민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고 미군은 팔루자를 드나드는 45세 미만의 남성들을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서부지역 알 안바르주에서 경찰서가 습격당해 경찰관 등 22명이 피살됐다. 북부 사마라에선 6일 4차례의 차량폭탄테러가 발생, 군경 등 30여명이 숨졌다. 지난달 미군이 저항세력으로부터 통제권을 빼앗은 사마라는 현재 혼란상태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요르단 출신의 테러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여러 조직들이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하기자 외신 lark3@seoul.co.kr
  • [‘힘의 미국’과 부시-(3) 美의회와 한미관계] 美의회 ‘北인권문제’ 거론 가능성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결과는 우리나라에 크고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양원 지배가 더욱 공고화돼 대북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지만, 오히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시작할 경우 이를 뒷받침해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 관련 의원들 대부분 당선 ‘지한파’ 의원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워드 로이스(민주·캘리포니아) 한미외교협회 미국측 회장과 마이클 카푸아노(민주·매사추세츠)·비토 포셀라(공화·뉴욕)·찰스 랭겔(민주·뉴욕)·하비에르 베세라(민주·캘리포니아) 등 ‘코리아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재당선돼 한·미 의원외교의 교두보는 탄탄해졌다. 또 북한인권법안 입법의 주역인 샘 브라운백(공화·캔자스) 상원의원과 짐 리치(공화·아이오와) 하원의원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지역구민의 재신임을 받아 상·하원에서 대북한 공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의 대 한반도 정책에 영향력이 큰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20명중 선거에 나섰던 4명이 모두 당선됐다. 대통령에 출마한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만 패한 셈이다. ●강성화된 미 의회,“내년 동북아 초점” 공화당의 상·하원 지배가 공고해지면서 의회가 대외관계에서 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최근 의회관계자들을 접촉해 보니 “내년에는 의회가 동북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고하더라.”고 전하면서 “이라크에 집중됐던 의회의 관심이 한반도와 중국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이 계속 지연될 경우 의회가 강력한 대응을 주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행정부의 북한인권법 이행 과정에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접근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감정적’ 충돌을 할 경우 한반도 문제 등 대외현안에도 예기치 않은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또 이번 대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복음주의자 단체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기하도록 의회에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후임으로 거론되는 댄 포스 주유엔대사도 대표적인 복음주의파다. ●“공화당 지배 도움될 수도” 국제경제연구소(IIE)의 마르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은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것이 북핵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놀란드 연구원은 “케리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는 북한과의 협상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을 하겠다고 나서면 의회가 썩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온건론자인 상원의 리처드 루가(인디애나) 외교위원장과 척 헤이글(네브래스카)의원 등은 대외정책에 있어 의회내 균형추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 [사설] 국회 공전, 여야 강경파 자숙하라

    정기국회가 열흘 넘게 공전하고 있다. 당장 정상화시켜도 시원찮을 마당에 여야는 아직도 신경전이다. 열린우리당은 단독국회라도 강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성의’를 촉구하면서도 그 수준은 제각각이다. 여야 내부에서 ‘이래선 안 된다.’는 자성론이 나오지만, 번번이 강경 목소리에 막혀 버렸다. 정말 한심하다. 국회 파행 사태의 해답은 처음부터 명료했다. 이해찬 총리의 야당폄하 발언은 잘못된 것이었다. 이 총리가 즉각 사과해야 했는데 총리와 여당내 강경파가 버티는 바람에 일이 꼬였다. 나중에 여당 일각에서 이 총리 사과로 난국을 타개해 보려 하니까 이번에는 한나라당 강경파가 틀었다.‘총리 파면’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 총리를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쉽게 끝낼 사안을 이렇게 심각한 대립으로 만들다니, 가히 ‘정쟁의 왕국’답다. 여야가 다투는 사이에 500여건의 민생법안은 심의도 못한 채 쌓여 있다. 새해 예산안 처리도 12월2일인 법정 시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예측이 벌써 나온다.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지연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과 용산기지 이전협정 동의안도 주요 현안이다. 경제와 남북관계는 어렵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으로 국제정세는 팽팽 돌아가는데 이래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 ‘단독국회 운운’ 하는 여당내 강경파들은 자숙해야 한다. 이 총리는 허심탄회하게 사과하라. 청와대측도 국정 최고사령탑으로서 유감을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나라당은 ‘조건없이 등원하자.’는 내부 목소리를 수렴해야 한다. 통과도 안될 해임 건의안을 내는 정치행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중요한 것은 정상화 이후 현안 처리다.4대 입법을 대화·타협으로 절충한다는 큰 원칙에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 일방처리와 극한반발로 국론분열을 부추긴다면 역사에 씻기 힘든 죄를 짓는 일이다. 오늘 예정된 국회의장 주재 여야 협의 결과를 기대한다.
  • ‘親부시 국제공조’서 소외 우려

    부시 2기의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가와의 관계는, 일단은 무난하게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러시아·일본·중국 등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국제사회에 비쳐졌으며, 특히 러시아와 일본은 선거 전부터 노골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0월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부시의 재선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케리 후보의 당선을 국제 테러리즘의 승리와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다. 체첸 독립과 테러 등 국내문제에 시달리고, 유럽국가적 정체성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인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부시가 유지하고 있는 현재의 국제질서를 선호했다는 분석이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나는 부시와 친하기 때문에 그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로 지역내 영향력을 증진시키며 군사대국화를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중립적 태도를 보였으나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는 입장에서나 인권, 환경, 무역불균형 문제 등에서 부시 대통령을 편한 상대로 여겨 온 것으로 읽혀진다. 따라서 한국과 주변국의 관계설정도 이런 기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등거리 외교론’은 중·일·러 등 주변 3강국이 모두 부시의 재선을 선호한 상황에서 적어도 당분간은 적합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전문가는 7일 “부시 2기를 맞아 미국과의 관계를 복원,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등거리 외교론은 엇박자에 해당하는 느낌”이라면서 “한동안 주변 강대국이 미국과의 관계유지와 협력에 열을 올릴 텐데 등거리 외교를 할 여지가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전·공개 지지가 꼭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한국만 동북아에서 부시의 재집권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여겨지는 터에 외교 역량을 낭비했다가는 자칫 국제공조 체제에서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하고 배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의 박인휘 교수는 “부시 행정부가 조만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로드맵을 작성, 북에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적극적 대미 외교를 통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힘의 미국’과 부시] ② 美전문가들 한반도정책 예측

    |워싱턴 이도운·이종락특파원|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한반도 정책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북한 핵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미국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향후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만큼 북한도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닉슨이 중국 간 것처럼 할 수 있다.”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원은 “한국인들은 케리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미·북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실제로는 부시 대통령의 당선이 북한 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경우 ▲대북 강경입장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북한과 협상에 나서도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는 시각이 미국 내에 없을 것이고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닉슨 대통령이 중국에 가고, 이스라엘의 베긴 총리가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맺은 것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관계와 관련, 놀란드 연구원은 “부시의 당선이 한·미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새로운 아이디어 필요” 브루킹스연구소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국민의 재신임을 받았고 의회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좋은 기회가 왔다.”고 인정하면서 “문제는 부시 대통령이 현재의 정체된 상황을 벗어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아마도 이라크에 발목이 묶여 북한 핵 문제에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중국과 한국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오핸런 연구원은 “할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성공 여부 등을 추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한국정부가 결정할 일” 워싱턴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국무부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 2기 행정부의 한반도 전략에 기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정책은 상황을 봐가면서 대응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장관과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교체가 한반도 정책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체가 되느냐, 또는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전술적으로 여러가지 변화들은 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기본적 정책의 결정은 부시 대통령이 스스로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의 전망과 관련, 이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회담 참가국 모두 동북아 지역의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을 묻자 “한국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협상자세로 나올 것” 4일 열린 브루킹스연구소의 ‘부시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 브리핑에서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소장과 리처드 부시 동북아시아정책연구실장은 “부시 정부가 선거 때문에 미뤄온 북한과 이라크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북한도 부시의 승리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 및 중국 대사를 역임한 제임스 릴리 미국기업연구소(AEI) 특별연구원은 3일 월스트리트저널 유럽판 기고문을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모두 북한과의 양자 현안이 있지만 핵문제만큼은 6자회담의 틀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통해 인권문제를 강력하게 거론하고, 궁극적으로 나머지 참여국 모두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dawn@seoul.co.kr
  • 아난총장 ‘유엔사무처 성추문 시비’로 곤경

    아난총장 ‘유엔사무처 성추문 시비’로 곤경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유엔 사무처 내부의 성추문과 관련, 곤경에 빠졌다. 유엔 고위직 관계자의 성희롱을 방관하고 유야무야했다는 비난속에 사건이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이 반발, 각국 여성단체들이 들썩거리고 있는데다 최근 유엔주재 미국 대사까지 아난 총장에게 해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5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존 댄포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성추문 사건에 대한 유엔 자체 감사기구의 조사결과와 아난 총장의 문제 해결책엔 큰 괴리가 있다.”면서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피의자가 거물중의 거물이란 점도 사건이 증폭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피의자는 루트 루버스(65)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1982년부터 94년까지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국제적인 인물. 지난해 51세의 미국인 유엔 여성직원의 몸을 더듬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혐의다. “친근감을 표시한 것을 오해한 것”이란 루버스의 주장에도 불구, 이를 조사한 유엔 내부 감사기관은 혐의를 확인하고 아난 총장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아난은 이를 묵살, 루버스에게 우려를 표시하는 공문을 보냈을 뿐이다. 미국 대사가 나서게 된 이유는 피해자인 유엔 직원이 미국인이었기 때문. 그러나 일각에선 이라크전쟁과 관련, 미국의 일방주의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아난에 대한 ‘앙갚음’을 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열린세상] 美대선,상호 인정과 관용의 문화/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미국 대선 드라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 독립전쟁의 상징인 보스턴의 유서깊은 패뉼홀에서 케리 후보는 오하이오주 잠정투표의 최종 검표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케리는 미국이 분열을 치유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로써 선거인단 동수의 경우나 플로리다 악몽의 재연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을 선언하여 미국 사회가 무정부상태에 빠질 뻔한 적은 한번 있었다.1876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러더퍼드 헤이즈와 민주당 새뮤얼 틸든 후보의 대결은 표차가 매우 근소했다. 의회는 재검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결과 총득표율에서 진 헤이즈 후보가 선거인단 숫자에서 185대 184로 승리했다. 당시 재검표가 이루어진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남부 3개주는 공화당 주도의 북군(北軍)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기 때문에 재검표의 공정성에 틸든이 반기를 들고 나왔던 것이다. 양 후보는 이들 남부주로부터 북군 철수에 합의했고 신임 대통령 취임 며칠 전에 몇달간 지속된 분쟁은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미국 헌법회의의 대표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에게 한 시민이 선거인단 제도를 둔 연방헌법이 통과되면 미국은 공화국이 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러한 헌정의 위기를 예견한 프랭클린은 미국인들이 헌법을 따르고 지킬 능력이 있다면 공화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성숙한 정치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렵다. 어떤 사회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사회 저변에 형성되어 있는 상호인정과 관용의 문화라는 사실이 미국 대선을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 특히 정치엘리트들 사이에 정착된 토론과 합의의 문화가 민주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미국 헌법 기초자들이 대통령 직선제도가 아니라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했던 이유는 선동정치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현재 국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여야 정치권은 미국 대선에서 교훈을 얻고 대오각성해야 할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총득표율뿐 아니라 선거인단 득표에서도 앞섰다. 또 지난 대선에서 문제가 되었던 플로리다주에서도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재검표 대통령’이란 오명도 씻었다. 투표용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서 많은 주들이 전자투표방식으로 전환했다. 투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유권자들의 행렬은 바로 이 때문이다. 투표에 과거보다 더욱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투표율은 베트남전쟁 이후 가장 높았다.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이번 대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시가 유리한 입장에서 선거를 치렀다.2000년 인구센스서 결과를 토대로 한 선거구 조정에서 공화당 텃밭인 남서부 주에서 인구증가율이 높아 선거인단 숫자가 늘어났다. 선거인단이 늘어난 텍사스, 플로리다, 조지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부시가 압승했다. 케리가 이긴 뉴욕주는 선거인단 숫자가 오히려 줄었다. 이번처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선거에서 이 차이는 매우 컸다. 양 후보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주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고 승패는 여기서 갈렸다. 미국 유권자들은 전쟁기간에는 전시(戰時)대통령을 갈아치우지 않는다는 전통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테러와 안보 문제가 미국 사회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부시대통령은 대테러전쟁을 지속하고 이라크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게다가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부시의 대내외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2기 부시행정부의 한반도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모아진다. 노무현정부는 1기 부시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루어진 2001년 한·미정상회담의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북핵문제가 또 다른 위기로 발전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맞추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영호 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부시 집권 2기] 부시, 3대 우선과제 밝혀

    |워싱턴 이종락특파원|부시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와의 전쟁, 세금제도 간소화 및 사회보장 개혁을 ‘3대 우선 과제’로 밝힘에 따라 그 추진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동전은 냉전 이후의 새로운 전선” 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미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한 ‘선제공격’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가 안정돼 민주적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미군을 주둔시킬 계획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미군 철군 시한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이라크 재건을 위해 다른 나라의 추가 협조를 요청할 전망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토머스 도넬리 연구원은 “이라크가 아니라 중동 전체가 민주화될 때까지 ‘부시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세 아예 없앤다.” 부시 대통령은 향후 10년 간 1조 9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깎아준다는 1기 때의 감세정책을 영구화하기 위해 의회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감세 정책의 대부분은 2010년 끝날 예정으로, 이를 10년간 연장하면 1조달러 이상의 세금 감면 효과가 있다. 세제개편 작업도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만간 밑그림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미 공화당에서는 소득세를 없애고 모든 세금을 물품판매세(Sales Tax)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부시 2기 행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자 반대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세금 감면조치로 세제 수입이 그의 취임 때보다 1000억달러 감소한 반면 지출은 4000억달러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만일 부시가 세금감면 영구화에 성공할 경우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5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보장 민영화 가능성 부시 행정부는 퇴직자 사회보장 연금에 편입되던 젊은 근로자들의 급여소득세 일부를 일종의 개인 투자로 돌리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 조치로 이미 퇴직한 사람이나 퇴직이 임박한 사람이 불리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 해결방안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의료산업의 단계적인 민영화도 부시 행정부 2기 중에 논란을 빚을 만한 현안으로 관측된다. jrlee@seoul.co.kr
  • 자이툰부대 후발대 800여명 새달 이라크로

    자이툰부대 후발대 800여명 새달 이라크로

    국내에서 대기 중인 자이툰부대 후발대 800여명이 연내에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추가 파병된다. 자이툰부대 방문을 마치고 5일 귀국한 윤광웅 국방장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군 장병을 수용하기 위한 숙소 건설 공사가 다음달 초순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 병력을 12월 중 파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당초 파병키로 했던 파병 규모는 3700명이지만, 현재 파병된 병력은 2800명선이다. 그는 또 “자이툰부대의 파병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동의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달 중순쯤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장 동의안의 국회 처리와 관련, 정부와 열린우리당간 이견이 거의 없는 데다 한나라당 역시 국익 차원에서 찬성 당론을 세워 현재로선 처리가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소장파 일부 의원과 민주노동당,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할 게 뻔해 또 한차례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오늘의 눈] 미국은 전쟁중/이종락 산업부 기자

    미 대선 며칠 전 국내의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가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그의 당선이 유력하지 않으냐는 질문이었다.100일 남짓 미국에 머물며 느낀 여러가지 정황을 들어 부시의 재선을 점쳤다. 이런 예상은 불행(?)하게도 적중했고 미국은 9·11테러 이후 아직도 끝나지 않은 (테러와의)전쟁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너무 보수화, 우경화하고 있다는 개인적 생각에 힘을 실어주었다. 미국의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보면 ‘의심스러운 사람이 보이면 신고하라’는 문구와 함께 국토안보국 전화번호가 쓰여 있는 전광판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또 대도시를 벗어나 시골지역을 지나면 어김없이 이라크로 파병됐다가 복무기간이 끝나 귀국하는 군인들에 대한 환영 현수막을 볼 수 있다. 어떤 TV채널을 켜든 ‘이라크 최근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처럼 미국인들은 언제나 이라크 소식에 제일 먼저 귀를 기울인다. 얼마 전 끝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리그챔피언전에서도 매 경기 중 성악가나 팝스타가 ‘God Bless America’를 관중과 함께 불렀다. 모든 게 불확실한 전쟁 중에 놓인 미국인들은 이 노래를 통해 신의 은총을 받을 것이라는 자기 암시로 위안을 삼으려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골수 민주당 지지자라 하더라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있던 ‘그라운드 제로’에 가면 공화당 지지자로 변한다는 얘기가 있다.9·11테러로 무너진 빌딩 자리에 아직도 터닦기가 한창인 모습을 보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눈물을 훔치고 공사현장에 마련된 안내부스에 붙은 ‘9·11을 잊지 말자’는 문구에 공감한다. 이런 전시 분위기에서 부시의 승리는 당연히 예견된 것으로 여겨졌다. 이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전쟁 상태에 놓인 미국의 보수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상태였다. 케리 후보가 대테러전을 이끌기에는 너무 약하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준 점이 패배의 최대 원인이라는 분석도 이런 미국의 현지 분위기와 맥을 같이 한다. 이종락 산업부 기자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연수중 jrlee@seoul.co.kr
  • 부시 승리선언식 “테러와의 전쟁 강력수행”

    부시 승리선언식 “테러와의 전쟁 강력수행”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일(이하 현지시간) 재선 확정후 첫 연설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강력하게 수행하고 양분된 국민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센터에서 열린 승리 선언식에 참석,“지난 4년간 미국은 역사적으로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았고 힘과 용기로 이를 수행해 왔다.”면서 “훌륭한 동맹국들과 미국의 모든 국력을 동원해 테러와 싸워 우리의 자손들이 자유와 평화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스스로를 지켰고 모든 인류의 자유를 위해 봉사했다.”면서 “미군은 적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웠고 미국에 영광을 가져 왔다.”고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을 다시 옹호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새로 시작할 임기는 전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면서 “우리나라는 하나이며 우리의 헌법과 우리를 한데 묶는 미래도 하나”라고 국민화합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경제 발전, 세제와 사회보장 및 교육의 개혁, 가정과 신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보스턴의 패뉴일 홀에 나와 지지자들에게 “이번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패배를 인정하고 “이제는 치유를 시작할 시간이 왔다.”며 국민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2일 실시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은 최고의 접전지역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를 거둬 케리 후보를 눌렀다. 부시 대통령은 뉴멕시코와 아이오와 주의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3일 현재 27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넘었다. 또 전국 득표율에서도 5860만표(51%)를 얻어 5500만표(48%)를 기록한 케리 후보에 완승했다. 또 공화당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는 등 의회와 행정부를 완전히 장악했다. dawn@seoul.co.kr
  • [열린세상] 도덕적 가치가 우선한 美대선/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막스 베버는 “정치인이 깨끗한 영혼을 지니고 살아가기는 힘들다.”고 갈파한 바 있다. 한국에서는 한때 정치인을 힐난하는 난센스 퀴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2004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느낀 소감은, 정치인이 직업으로서 괜찮은 것이라는 점이었다. 정치인이 갖춘 자격과 능력보다, 그리고 그들이 투자한 노력보다 훨씬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공식적으로 케리의 도전이 좌절되고, 부시의 집권 2기가 확정되었다. 한국에서의 실망과 환영 못지않게, 미국에서의 절망과 환호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만큼 중요한 선택의 현장이었고, 치열한 결전의 무대였다.1960년 63%의 투표율 이래 가장 높은 투표참여율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시한 선택의 기준은 도덕적 가치와 경제, 그리고 테러리즘이었다. 유권자의 22%가 도덕적 가치,20%가 경제,19%가 테러리즘을 가장 중요한 투표의 기준이라 지적하였다. 경제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온 전통적 쟁점이었다고 한다면, 도덕적 가치와 테러리즘이 우리의 관심을 끈다. 미국 유권자들이 이야기하는 도덕적 가치란 낙태, 동성간 결혼, 줄기세포 실험, 가족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공화당 부시 후보는 낙태와 동성간 결혼, 줄기세포 실험에 반대하고 전통적인 가족의 유지를 중시하는 입장이었다.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의 79%가 부시에 표를 던졌고,18%가 케리를 지지했다. 아직, 미국사회는 전통적 개념의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것으로 확증된 셈이다. 테러리즘과 전쟁 역시 중요 논점이었다. 어찌 보면, 전쟁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중단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투표적 성격을 갖는 대선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부시는 ‘강력한 리더’를 자임하며, 테러에 대한 강경 대처와 국민의 안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민주당 케리 후보는 이라크 전쟁을 부시 대통령의 실수로 시작된 것으로 몰아붙였다. 전쟁의 명분으로 제시된 대량 살상무기가 이라크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국제적 연대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라크 전쟁에 동의하는 유권자가 49%, 동의하지 않는 유권자는 47%였다. 근소한 차이지만 전쟁에 대해 심정적으로 동의하는 유권자가 다수이고, 전쟁이 진행 중인 현실 속에서 전쟁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입장은 무리였다. 국가안보라는 문제에 부딪쳐서는 득볼 것이 없는 민주당의 태생적 딜레마를 여지없이 보여준 선거였다. 11월2일 선거를 마치고도 또다시 혼란의 가능성이 우려되었던 것은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미국의 선거제도에 기인한다. 미국의 대선은 일반국민이 하는 투표(popular vote)로 선거인단이 선출되고, 이들이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선거(electoral vote)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일반 국민이 하는 투표에서의 지지율과 선거인단이 하는 투표에서의 지지율이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각 주의 정치적 자율성과 독자성을 극대화시키고자 과반을 점유한 후보측이 주의 선거인단 전체를 차지하는 제도를 택하고, 일반 대중의 민도를 신뢰하지 않았던 시대에 간선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초래되는 혼란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투표제도와 장비가 각 주마다 크게 달라 분권적으로 다양하게 투개표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투표방식과 개표기기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지지율이 팽팽할 경우 당락을 뒤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오후 2시(한국시간 4일 새벽 4시) 패배를 인정하는 케리의 연설로 혼란에 대한 우려는 거두어졌다. 케리의 연설은 감동적이었다. 원고를 보지 않고 자신의 비전과 희망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갈라진 유권자를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부시 대통령에게 남겨졌다. 일반 유권자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 모두에서 승리하고, 집권 2기를 맞는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유심히 살펴볼 차례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부시 집권 2기] ‘두조각 미국’ 험난한 통합의 길

    [부시 집권 2기] ‘두조각 미국’ 험난한 통합의 길

    미국 대선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선거 후유증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을 전망이다. 개별 정책은 물론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을 놓고 부시와 존 케리로 쪼개진 미합중국이 단기간내에 제자리를 찾으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부시 대통령이 새 내각 구성에 있어 민주당 인사들을 중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수층에서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선거 결과 미국 남부와 서부는 부시 대통령, 북동부와 태평양 연안 지역은 케리 후보에게 확연히 기울었고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 중부는 비슷한 비율로 지지자들이 엇갈렸다. 공화당 강세지역을 가리키는 레드(red)와 민주당 강세지역인 블루(blue)의 간극이 더욱 커진 셈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미국 전역의 136개 선거구에서 선거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 5154명을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0년과 마찬가지로 부시의 지지층은 가족 중심주의의 결혼한 가정, 시골 유권자, 총기 소유자,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 신도 등이었다. 반면 케리의 지지층은 미혼, 도시 유권자, 총기를 소유하지 않은 시민 등이었다. 대부분 젊은이들인 생애 최초 투표자들도 케리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들 유권자는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 문제를 시작으로, 인간 배아복제 실험, 낙태 등에 이르기까지 후보들처럼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며 양분됐다. 캘리포니아의 클레어몬트 매켄나 대학 존 피트니 주니어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의 압승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이 둘로 갈라졌으며 공화당쪽으로 더 기울어졌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보수 성향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국가 통합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부시 대통령에게 제안했다.AWSJ는 4일 ‘양분된 워싱턴을 이끄는 방법’이라는 칼럼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극단으로 갈린 미국을 화합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내각 구성에 있어 민주당 인사를 주요 직책에 기용하고 ▲민주당 하원 지도자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민주당 의원들 중 호의적인 의원들을 포섭하며 ▲언론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당선 뒤, 선거 기간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이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분열의 치유를 강조했지만 사안별로 갈려 있는 국론을 통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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