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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매뉴얼 패러다임 국가를 넘어서/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매뉴얼 패러다임 국가를 넘어서/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세상이 들끓는 듯 요동치던 신묘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연초부터 저 멀리 중동에서 솟구친 뜨거운 민주화의 모래바람은 영원할 것만 같던 독재자들의 통치에 종지부를 찍었다. 무자비한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열망은 가라앉을 줄 모른 채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럽의 곤경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이나 아시아 국가들도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회원국 사이의 협조체제에 행여 금이라도 갈까 노심초사하는 유럽연합의 모습은 예전의 자부심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20여년 동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해 온 미국에도 2011년은 썩 흥겨웠던 해가 아니었을 듯싶다. 이라크 철군을 제외하곤 오바마 행정부 1기의 마지막 해에 제대로 실현된 국가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의 깊은 수렁은 여전히 미국의 발목을 낚아채고 있으며, 여러 국제기구와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중남미의 반세계화, 반미주의는 미국의 헤게모니라는 표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시름시름하는 국내경제를 회생시킬 만한 특효약도 소진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적 행태는 이제 지도국의 위용과 명분을 뽐내기보다는 소심한 자국 이해관계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이면에 지칠 줄 모르고 성장가도를 달려온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가 신용경색에 시달리면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군사적, 외교적 공세는 주변 국가들에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중국의 성장은 글로벌 차원의 권력 변동을 결정짓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3월의 지진과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로 홍역을 치른 일본의 대외적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남북 대립과 북핵위기로 신음하는 한반도가 자리 잡고 있다. 2012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변 강대국에서 권력체제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총선 및 18대 대선 이외에도 러시아 대선과 미국대통령 중간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중국은 10월의 19차 당대회에서 권력승계가 예정돼 있다. 김정일의 사망은 이러한 변화 가능성의 불안정성과 심각성을 더욱 배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질 이러한 정치권력의 변동 가능성은 분명 2012년의 동아시아와 한반도 국제정세를 대단히 역동적이고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정답을 신속하게 찾을 묘책이 없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분명한 점은,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과거와 같은 ‘매뉴얼 패러다임’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완벽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국가제도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자. 국가의 기초체력을 기르고,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개선은 더 이상 국가주도형으로 가능하지 않다. 하향식 명령체계가 완벽하지도 않거니와 실제로 작동하는 데 수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래로부터’ 작동하는 상향식 참여문화를 통해 국가제도의 체질을 강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2012년의 권력 변동은 그 어떤 이슈보다도 우리의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외적으로 한층 건실하면서도 유연한 그랜드 디자인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한데, 우리가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기술적 기반과 참여형 정치문화의 경험은 이런 과업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잘 융합하여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불확실한 권력 변동과 대외관계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것은 지도자나 정부만의 몫이 아니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정치는 단순한 ‘과학’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이다.
  • [기고] 北김정은 체제의 사이버전 대비해야/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기고] 北김정은 체제의 사이버전 대비해야/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김정일 사망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은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에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은 ‘독일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수학을 잘하며 컴퓨터공학 및 군사학, 물리학 학위를 가진 27세의 젊은 지도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된 이후 북한은 본격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는데, 이 같은 북한의 디지털화 추세는 하이테크 첨단 기술에 관심이 많은 김정은의 입지를 부각하는 데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대북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학 교수이며 북한의 선전 활동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메이어는 “김일성과 김정일은 군사력을 기반으로 정권을 유지했지만, 김정은은 기술 혁신을 통해 지지 기반을 확보하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학생들은 북한 최고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외국 근무나 해외 기업에서 일할 새로운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컴퓨터 분야는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종으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이 단순히 정보기술(IT)의 발전뿐만이 아니라 주요 비대칭 전력의 하나인 사이버 전쟁 및 사이버 심리전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걸프전 당시 북한군과 전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던 이라크군과 미군과의 전쟁을 지켜보면서 김정일은 첨단 무기와 결합한 IT의 군사적 활용이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10여년 전부터 김정일은 “인터넷은 총이다.”, “남한 전산망을 손금 보듯이 파악하라.”, “인터넷 공간은 국가보안법이 무력화된 해방구” 등의 교지를 통해 사이버 전쟁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북한은 이미 인민학교(초등학교) 영재들을 대상으로 중·고교-대학-군부대로 이어지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해커 선발 및 양성 체계를 구축해 놓았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사이버전을 담당하는 인력 규모는 3000~4000명이며, 이 중 500~600명은 최정상급 해킹 요원이고, 매년 100여명의 해킹 전문요원들이 추가로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군사학, 물리학을 전공한 김정은 또한 사이버전 수행에 최적임자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김정은은 2007년 9월부터 이미 해킹 및 전파 교란을 전담하는 사이버 부대를 자신의 직속으로 통합 관리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2009년 7·7 디도스(DDoS) 공격과 2011년 3·4 디도스 공격 및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등의 대남 사이버 공격도 김정은이 사이버전 지휘 전면에 나선 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전쟁 및 사이버 심리전은 유지비용이 타 전력보다 저렴하고,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효과와 지속성이 보장되며, 은밀성과 비대면성이라는 특징 덕분에 북한과 같이 은밀하게 대남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 집단에는 최적의 공격무기이다. 특히 북한이나 중국보다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나 미국은 사이버 공격으로 볼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의 김정은 시대 개막과 더불어 총체적인 국가 사이버 안전체제 구축을 더욱더 서둘러야 할 때다.
  • 류우익 중국통 정책보좌관 기용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중국·미국 등에서 근무한 현직 외교관이 내정됐다. 취임 후 ‘통일외교’에 신경을 쓰겠다는 류 장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정부의 통일외교가 얼마나 강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26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영완(40·외무고시 27회) 주중대사관 참사관이 장관 정책보좌관에 내정됐다. 김 참사관은 류 장관이 주중 대사를 지낼 때 함께 일하면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평소 통일외교에 관심이 많은 류 장관이 관련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신임 정책보좌관은 의전실 및 동북아국, 워싱턴·이라크·베이징 대사관 등에서 활동한 정통 외교관이다. 류 장관은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인접국과 통일외교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한반도 통일은 남북 간 정부와 주민들이 주체가 되지만 인접국의 이해와 협력이 매우 중요한 환경을 구성하는 변수다. 이런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고,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류 장관은 지난달 통일장관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방문, 고위 당국자들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협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류 장관이 일본이나 러시아, 독일 등을 방문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며 통일외교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 현재 워싱턴·도쿄·베이징 등 세 곳에 나가 있는 주재관인 ‘통일 안보관’을 독일·러시아 등에도 파견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으며, 독일 등과 공무원 인적 교류도 추진하고 있다. 류 장관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국회에서 “우리나라가 남북 문제를 놓고 미·중과 주도권 경쟁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통일외교의 주도권을 잡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철군 하자마자… 이라크 권력투쟁

    미군이 떠나자마자 이라크 정국이 내홍을 겪고 있다. 이슬람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 간 해묵은 정치 갈등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시아파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 정치 지도자를 축출하려 하자 수니파가 반발하면서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라크 사법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수니파인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에 대해 암살단 조직에 따른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붙잡힌 하셰미 부통령의 보디가드 3명은 이라크 현지 TV에 등장해 “하셰미의 최고위급 보좌관 지시로 시아파 관료를 호송하는 차량행렬에 총격을 가했다. 또 원형 교차로나 바그다드 인근 부촌 거리에 폭탄을 심어뒀다가 목표물이 지나갈 때 터뜨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셰미가 범행 대가로 암살 한 건당 3000달러(약 340만원)를 줬다고 실토했다. 하셰미 부통령 측은 TV에서 증언한 남성 3명이 부통령을 위해 일한 것은 맞지만, 테러행위를 사주한 일은 없다며 부인했다. 하셰미 부통령은 사법위원회가 체포영장 발부와 함께 출국 금지 명령을 내리기에 앞서 쿠르드족 지역을 떠났다. 수니파는 시아파 정부의 ‘하셰미 체포’ 계획을 전해듣고 크게 반발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하셰미 부통령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니파 주도의 정당연맹체 ‘이라키야’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독재’에 저항하기 위해 내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라키야는 전날 의회 등원을 거부하기로 했었다. 수니파인 살레 알무트라크 부총리는 “이라키야의 내각 거부 결정은 정치 과정의 퇴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가 완료되자마자 종파 분쟁이 재점화하자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우려의 뜻을 표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양측에 법규와 민주적 정치과정에 맞는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속도내는 美·中 ‘포스트 김정일’ 움직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북한 동향은 남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된다. 북한 후계구도의 불안정성으로 급변사태가 일어날 경우 미·중 충돌로 이어질 소지가 있어 한반도는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른 셈이다. 주변 4강은 일단 북한체제의 연착륙을 선호하는 속내를 드러내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 美, 누가 됐든 조속안정 선호 미국 정부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19일(현지시간) 김 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 성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교적 격식은 차렸지만 분명하게 ‘조의’(condolence) 표명을 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이번 사안을 놓고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성명은 김 위원장의 공식 직함을 표기했다. 국가명도 평소 쓰던 ‘북한’이란 약칭 대신 정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있는 그대로 사용했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도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외교 기본원칙을 충실히 따른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평소 북한에 대해 차가운 논평을 자주 내놨던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만큼은 “우리는 북한의 애도기간을 존중할 것”이라고 하는 등 우호적인 표현으로 일관한 것에서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날계란을 옮기듯 발언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구사했다. 혹여 북한을 자극할까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미국 정부의 반응을 종합하면, 미국은 김정은이 됐든 누가 됐든 미국에 도발하지 않는 한 북한의 새 지도체제를 인정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가급적 북한이 김정일 체제의 시스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혼란 없이 안정을 굳히기를 바라며, 그에 따라 북·미대화를 조속히 재개했으면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 같은 자세는, 북한이 혼란에 빠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기존 체제대로 유지되는 게 미국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는 계산의 발로로 풀이된다. 북한 체제가 동요하는 시나리오는 미국 입장에서 득실이 불투명한 반면, 기존 체제 유지에 따른 득실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미국 국내 사정 때문에 북한의 혼란을 바랄 여유가 없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로 미국은 더 이상 대외문제에 무력으로 개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겨우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수습하면서 국방예산 감축에 들어갔다. 이러니 북한은 물론 중국과의 정면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급변사태는 미국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한반도 정정이 불안해질 경우 글로벌 경제에 악재가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경제회복이 급선무인 오바마로서는 북한 등 안보 현안들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 걱정되는 시나리오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핵실험 등 군사적 도발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 정권의 혼란으로 핵이 통제불능 상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유화적 제스처를 쓰는 것은 북한의 새 지도부나 군부가 강경노선을 택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中, 대북외교 ‘특수딱지’ 떼기? 중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김정은 체제의 조속한 안정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국무원, 중앙군사위원회 명의로 19일 발표한 조전을 통해 ‘김정은 영도’를 처음으로 인정한 데 이어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0일 오전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하면서 또다시 ‘김정은 영도’를 언급함으로써 중국의 의중을 드러냈다. 특히 후 주석 조문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북한 당국의 발표 후 이틀이 지난 시점에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과 함께 조문한 것보다 하루 빠르다. 동행인사들도 당시보다 거물급이다.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들도 김정은을 집중 조명하면서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는 “동북아 안정은 북한의 안정을 필요로 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북한의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중국이 과도기의 북한에 믿을 만한 지지 국가가 돼야 하며 외풍을 막아 줘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중국이 신속하게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는 등 안정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한반도가 요동치는 것을 원치 않고, 그런 차원에서 김정은을 내세운 북한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을 이끌 새 지도자가 김정은이든 아니든 중국은 북한의 조속한 안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기존 북·중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가끼리의 정상적 외교관계가 아닌 당 대 당 등 ‘특수관계’로 점철된 대북외교를 정상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면서 자국의 외교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현실에서 더 이상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19일 중국이 발표한 조전은 공산당과 전인대, 국무원, 중앙군사위 등 4개 기구 명의로 북한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등 5개 기구에 보냈다. 김 주석 사망 때 최고실력자 덩샤오핑과 장 주석, 리펑(李鵬) 총리, 차오스(喬石) 전인대 상무위원장 개인 명의로 보낸 것과 대비된다. 조전을 양제츠(楊??) 외교부장이 주중 북한대사관 대리대사를 불러 전달한 것에서도 공식외교 관계로의 전환 의도가 읽힌다. 중국과 북한은 김 위원장이 생전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비공식방문’을 표방하면서 돌아갈 때까지 모든 일정을 비밀에 부쳐 왔다. 하지만 중국 내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비밀유지가 힘들어졌고, 중국은 북한 측에 공식적인 외교관계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관계가 국가 대 국가로 정상화됐는지는 향후 김정은의 방중 등에서 확실하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美퇴역병 다시 ‘錢爭’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참전했다 돌아온 미국의 퇴역군인들이 심각한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들어 20~24세 사이 전역자의 실업률은 평균 30%로 군대 경험이 없는 같은 연령대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지난해 7월(21%)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라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군대 미경험자보다 2배 높아” 클레이턴 로덴(25)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한달에 2500달러를 벌었다. 미국 해병대원으로 수도 카불에서 헬기를 타고 급조폭발물(IED)이나 폭탄제조 공장을 찾아내는 게 그의 임무였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일주일에 고작 80달러를 번다. 그것도 자신의 혈장(血漿)을 팔아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는 로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역자들의 취업난은 주방위군 등에 소속된 제대 직전의 청년 군인들이 특히 심하다. 중장년 전역자의 실업률은 지난해 7월의 12%에서 큰 변화가 없으며,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미 노동부의 제인 오티스 차관(취업교육 담당)은 “20년을 채우지 않고 단기 제대하는 청년 전역자의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직업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너무 좁고 적성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역자들의 취업난을 학력 등의 문제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사회진출을 방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전역자들과 민간사회의 이질감을 지적한다. 고용주와 전역자 모두 서로를 ‘이방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군대 경험이 없는 기업체 간부들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군 출신들의 전쟁 후유증 때문에 기피하기도 한다. ●“전역자·고용주 이질감 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기업들에 군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것을 권유해왔다. JP모건체이스와 버라이즌 등 대기업이 2020년까지 10만명의 전역자를 채용키로 하면서 전역자들을 위한 일자리가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간전 경험자 22만명이 여전히 실직 상태인 가운데 향후 5년간 100만명이 추가로 제대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취업난은 당분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정일·카다피·후세인…독재자 죽음의 나이는 ‘69’?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세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세계의 유명 독재자들이 주로 69세에 세상을 떠났다는 기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42년 생으로 만 69세이며 17년간 권좌에 머물며 심장마비로 사망할 때 까지 철권통치를 이어갔다. 또 지난 10월 반군에 의해 처참하게 사살된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역시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1942년 생이다. 1969년 권력을 쥔 카다피 원수는 지난 2월 이른바 ’중동의 봄‘에 의해 촉발된 국민적 봉기로 도망다니다 결국 사살돼 사막 한가운데 묻혔다. 1997년 쿠웨이트를 침공해 걸프전을 일으킨 중동의 대표적인 독재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도 69세에 세상을 떠났다. 1937년 생인 후세인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전범 재판에 회부돼 2006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밖에도 ‘킬링필드’로 잘 알려진 폴 포트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킬링필드’로 전세계에 충격을 던진 폴 포트는 캄보디아 공산주의 정당이었던 크메르루즈의 지도자로 1975년 집권한 후 2백만명의 양민을 학살했다. 1928년 5월 19일 생인 그는 70세 생일을 얼마 앞둔 1998년 4월 15일 자택 감금 중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웰컴(KBS1 밤 12시 35분) 17세 이라크 쿠르드 족 청년 빌랄은 사랑하는 여자친구 미나의 가족이 영국으로 이민을 가자, 그녀를 만나고 새 삶을 살기위해 국경을 넘는다. 4000㎞ 사막을 걸어 프랑스에 도착했다. 하지만 영국으로 밀항 도중 이민국 경찰에게 적발됐고, 프랑스 칼레에 불법체류자로 남게 된다. 그렇게 빌랄은 트럭으로 밀입국하려는 계획을 포기하게 된다.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세계에서 제일 깊은 지하 155m의 폐광 호텔. 15세기부터 무려 500년 가까이 은 발굴 작업이 지속돼 한때 지역 경제 중심역할을 담당했지만 20세기 초반부터는 폐광이나 다름없는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이색 호텔로 또 한번의 부흥기를 누리고 있는 스웨덴 이색 호텔을 소개한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촬영장으로 엑스트라 아줌마들을 데려간 내상. 하지만 아줌마들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퇴출당할 위기에 놓이자 연기연습을 시키기 시작한다. 그런데 모두가 하나같이 연기가 다 어색해 내상은 너무 답답하다. 그중 발군의 연기력을 보이는 이가 있었는데…. 한편 진희는 옷을 다 빤 뒤 안 널고 자버리는 실수를 하고만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SBS 밤 11시 5분) 아프리카에서 큰 활약을 보인 정글의 아이돌 광희. 제 2의 생존 도전 장소 파푸아행 티켓을 전달받은 후 한치의 망설임 없이 티켓을 먹어버리며 완강히 거부한다. 하지만 결국 파푸아로 혼자 김병만을 찾아 나서는데…. 인천공항에서 파푸아까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 홀로 고군분투한 광희의 모습을 함께한다. ●금요극장(EBS 밤 12시 5분) 고고는 얼마 전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 보낸다. 그리고 기억들을 조금씩 잃어버리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평온했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들 또한 공교롭게 병에 걸린 노인들을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한다. 영화는 평단의 호평을 받지만 흥행에는 무참히 실패해 재정난에 이르게 되고, 할수 없이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야만 한다.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운동과 음식등을 알아보는 건강버라이어티 ‘올리브’. 유쾌한 토크와 운동, 그리고 퀴즈를 통해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본다. 이번 주는 가수 현미가 출연해 건강 유지법을 공개한다. 그녀의 건강 비법은 바로, 매일 즐겁게 노래하는 것과 아침 마다 변기 위에 앉아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나포… 추락… 체면구긴 美 무인기

    이란이 지난 4일 동부지역에서 나포했다고 밝힌 무인정찰기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던 미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미국 소유의 무인기가 이란에 나포됐으며 이를 되돌려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최첨단 무인정찰기의 기술력이 적국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사과가 먼저라며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 정부에 무인정찰기를 돌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란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공 침범을 사과하지는 않았으며, 무인정찰기가 무슨 임무를 맡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길 거부했다. 이란이 나포한 무인정찰기 ‘RQ170’ 은 미 중앙정보국(CIA) 소속으로 나포 당시 이란 상공에서 비밀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이란은 즉각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은 무인정찰기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놓고 사과는커녕 뻔뻔스럽게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무인정찰기는 이제 이란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이란 영공 침범 행위가 세계 안보와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법행위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무인기의 소프트웨어 암호를 푸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으며 조만간 무인기를 분해해 복제품을 대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국회 파르비즈 소로우리 국가안보위원장은 “머지않아 이란 기술자들은 곧 미국보다 우수한 정찰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13일에는 인도양 서부 세이셸 제도 국제공항에 MQ9 프레데터 무인전투기가 급작스레 추락하면서 다시 한번 체면을 구겼다. AP통신은 이날 사고로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나토軍 “연말 완전 철수” 이라크전 8년만에 종식

    미군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도 올 연말까지 이라크에서 완전 철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8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일부 병력을 남기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올 연말까지 모든 병력을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군도 올 연말까지 주둔 병력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9·11 트라우마’와 용산 빌딩/구본영 논설위원

    2001년 9월 11일. 미국 여객기 두 대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에 부딪혀 폭발한 날이다. 미국인들에게는 엄청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남긴 날임은 불문가지다. 빈라덴의 알카에다가 자행한 9·11테러는 미 본토가 유린된 첫 사례다. 미국인들에겐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 이상의 충격적 사건이었다. 오죽하면 미국 사회에서 9·11 이전(Before)과 이후(After)를 나누는 새 연대기가 회자됐겠는가. 누군가의 부모이거나 배우자였던 무고한 시민 2837명이 하루아침에 쌍둥이 빌딩의 잔해 속에 파묻혔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9·11테러가 미국의 군사안보 전략의 패러다임을 바꿔 세계사의 물꼬를 돌렸다는 사실이다. 2차대전 후 미국의 군사전략의 근간은 ‘억지전략’이었다. 즉, 압도적 군사력으로 가상적이 덤빌 엄두조차 못하게 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자살테러처럼 비합리적 공세를 차단할 수 없는 게 한계였다. 뒷골목 세계에서도 목숨 걸고 덤비는 막가파 주먹에게는 큰 주먹의 위세가 안 먹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9·11 자살테러를 계기로 부시 행정부가 ‘선제공격론’으로 선회한 배경이다. 그러나 이에 따라 테러분자들을 미리 소탕하려고 벌인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 수가 9·11 희생자 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빈라덴도 예기치 못한 역사의 아이러니다. 9·11테러의 후폭풍이 뜻하지 않게 서울로 불어오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쌍둥이 빌딩 ‘더 클라우드’가 9·11 테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국제적 시빗거리가 되면서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엊그제 “더 클라우드가 9·11 테러 직후 먼지와 건물 부스러기를 쏟아내던 WTC 건물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이후 9·11테러 유족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네덜란드 건축설계회사(MVRDV)가 홈페이지 글로 사과하기도 했다. 즉, “WTC를 형상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디자인 때문에 가슴 아파했을 분들께 사과한다.”는 요지였다. 혹여 디자인 논란의 이면에 설계사 측의 소위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 깔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용산 주상복합빌딩이 완공될 2016년까지 아직 긴 시간이 남았다. 영국 사학자 버터필드는 “역사적 사건엔 역사의 진로를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돌리는 성질이 있다.”고 했다. ‘9·11 트라우마’가 빚은 이번 논란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한국의 랜드마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르코지, 집 비운 사이 佛 우파 속속 대권출마

    니콜라 사르코지(56)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재정난 해소를 위해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린 사이 프랑스의 우파 정치인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르코지는 내년 대선에서 보수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로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제1야당인 진보진영의 사회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가운데 보수세력마저 분열 조짐을 보이면서 사르코지의 조바심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사르코지의 정적(政敵)인 도미니크 드빌팽(58) 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TF1’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르코지에나라를 맡기기엔 10년은 너무 길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프랑스가 규제를 강화하고 긴축을 요구하는 시장의 법칙에 굴욕당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외교관 출신으로 온화한 성품인 드빌팽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내각에서 외무장관(2002~2004년)과 총리(2005~2007년)로 일했다. 특히 외무장관이던 2003년 유엔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르코지에게 패한 드빌팽은 사르코지를 음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 9월 파리 항소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정치 재개를 모색해 왔다. 드빌팽의 지지율은 1%대로 당장 사르코지를 위협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르코지 측은 지지층이 조금이라도 이탈할까 우려하고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3) 대표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북동부의 도시 메츠에서 열린 유세에서 “보이지 않는 다수의 유권자가 나의 반(反)이민·반유로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잊혀진 수많은 프랑스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대선 공화당 선두주자 깅리치 “당선땐 보수파 볼턴 국무 기용”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 결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강경 보수파를 상징하는 존 볼턴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국무장관에 기용하겠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깅리치는 보수성향이 강한 공화당 유대계 연대(RJC) 초청 연설회에서 공화당 대선후보가 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대선에서 승리할 때를 전제로 이같이 약속했다.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을 지내며 이라크와 북한 등 이른바 ‘악의 축’으로 불린 국가들을 상대로 초강경 정책을 구사하다 2기 행정부 들어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물러난 볼턴은 이른바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북핵 6자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을 추진한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등 협상파에 밀려 2006년 12월 유엔대사직을 그만둔 이후에도 줄곧 미국 대외정책에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강경 정책을 주문해왔다. 깅리치가 볼턴을 국무장관에 기용하겠다고 밝히자 연설회에 참석한 RJC 소속 유대인들은 환호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라크 자폭테러 19명 사망

    28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의 한 교도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19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등 외신이 전했다 현지 경찰 관리들은 폭탄을 장착한 차량이 오전 8시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타지 마을의 알후트 교도소 정문을 들이받으면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AP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당시 현장에 다수의 교도소 직원들과 교도관, 경찰 등이 출근하고 있었으며 사망자 중에는 경찰 10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22명 가운데는 여성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격이 이라크에서는 흔히 발생하는 탈옥 시도의 일환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교도소 주변에 비상 경계선을 치고 혹시 있을지 모를 수감자의 탈옥에 대비했다. 외신은 테러의 배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살 폭탄 테러는 이라크 내 알카에다의 전형적인 공격 수법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에서의 폭력사태는 2007년 이후 점차 줄고 있으나 미군이 이라크를 완전히 떠나는 시한인 올 연말이 다가오면서 폭탄 테러와 총격 사건이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다. 이라크 보안 당국은 미군 철수 이후에도 치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많은 이라크 시민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우주 식민지/구본영 논설위원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중 큰 전쟁을 많이 치른 정당은 어느 쪽일까. 흔히 보수적인 공화당 정부가 ‘패권 전쟁’을 더 많이 수행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그러나 실제론 민주당 정권이 국제전에 개입한 전례가 훨씬 많았다. 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도 민주당 때였고, 공화당 시절 국제전은 부시 대통령 부자가 시작한 이라크전·아프가니스탄전 정도다. 베트남전을 점화한 대통령도 민주당의 존 F 케네디였다. 그는 국제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차원을 넘어 우주개발의 신기원까지 열었다. 1957년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맨 처음 우주공간에 쏘아올렸다. 충격을 받은 미국인들에게 케네디는 1962년 “10년 이내에 우주인이 달을 밟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시로선 공상과 같은 예언이었다. 하지만 우주를 ‘뉴 프런티어’(새로운 변경)로 제시하자 더 이상 개척할 서부가 없었던 미국민은 열광했다. 엊그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를 실은 아틀라스 5호 로켓을 성공리에 발사했다. 오바마의 민주당 정부가 오래 전부터 예고했던 터라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정작 그 직후 흥미로운 뉴스가 터져 나왔다. 나사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했던 지점 주변을 출입금지 구역으로, 그 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일본 아사히 신문의 보도였다. 이에 따라 ‘우주판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나사의 지침은 ‘달 표면 알박기’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물론 나사 측은 ‘우주 선점’을 위한 지침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달 표면의 우주 기기 등 미국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착륙 지점엔 이·착륙 기기는 물론 성조기와 우주인들이 먹던 음식과 배설물까지 남아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식민지 경쟁의 서전이 개막됐다는 성급한 관측까지 제기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열강들 간 우주 각축전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와 유럽연합에 이어 중국과 인도가 달에 대한 야심찬 유인탐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지 않은가. 더욱이 지구촌엔 남·북극 이외에 더 탐험하거나 개발할 곳도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새삼 우리의 처지가 옹색하게만 보인다.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겨우 태극기 하나를 꽂고 인공위성조차 자력으로 발사하지 못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하느냐 마느냐로 드잡이나 하고 있는 형편이 아닌가. 가능하면 한반도란 좁은 울타리를 떠나 세계 무대로, 우주로 진취적으로 나설 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경영혁신 바람 부는 공기업] 한국가스공사

    [경영혁신 바람 부는 공기업] 한국가스공사

    ‘2017년 기업가치 30조원’을 향한 한국가스공사의 혁신경영이 공사 안팎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스공사는 ‘세계와 협력하며 국민과 함께하는 가스공사’를 경영 방침으로 내세우고, 국내외 사업 네트워크 확장·조직 개편 등 대대적인 쇄신을 단행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2008년 10월 주강수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LNG 도입·판매 위주 사업에서 탐사·개발·생산에 이르는 수직일관체계를 구축하고, 동남아에 편중됐던 자원개발 지역도 캐나다, 북극권, 이라크 사막 지역 등으로 확대했다. LNG뿐 아니라 석유, 셰일가스 등 에너지원도 다양화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해외 공급처 확보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라크 등에서 국내 자원개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전과 가스전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자원 확보 매장량이 처음으로 1억t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고 조직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영효율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심사업 위주로 조직을 개편(7본부→4본부)하고, 비리근절을 위해 팀장급 이상 179개 전 직위에 대해 공모제를 전격 시행했다. 간부직 성과연봉제를 도입(차등 폭 30% 이상)해 조직 내 경쟁력 강화의 발판도 마련했다. 혁신 브랜드로 ‘B&F’(Best&First) 활동 체계를 구축해 매년 말 부서별 개선 사례를 모아 평가·보상하고, 개선 사례를 다른 부서로 확대·시행해 경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3491건의 B&F 활동으로 1146억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공사 측은 전했다. 가스공사의 다양한 혁신 노력은 국내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혁신 등 9개 항목을 평가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에너지 부문에서 4위에 올랐다. 7월 발표된 포천의 ‘글로벌 500기업’에서 497위를 기록, 처음으로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한 ‘2010년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인재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2010년 공기업 고객만족도’에서 최상위 기관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진행한 ‘2010년도 공공기관평가’에서 ‘자율경영부문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아랍연맹, 시리아 제재안 통과… 금융거래동결·무역단절 포함

    아랍연맹이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진압하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안을 통과시켰다.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2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갖고 제재안 초안을 비준했다. 이라크는 시리아 제재에 반대하며 논의 과정에서 기권했다. 제재 초안에는 시리아 고위 관료의 국외여행 금지, 시리아행 민간항공기 운항 금지, 시리아 중앙은행과 금융거래 동결, 필수품을 제외한 무역 단절 등이 포함됐다. 또 시리아 내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을 동결하고 아랍 중앙은행들이 은행 거래와 신용장 등을 감시해 제재를 잘 이행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아랍연맹은 시리아에 지난 25일까지 ‘민간인 보호를 위한 감시단’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으나 시리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제재에 착수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정권 따라 ‘흔들’… “약자 대변 독립기구 거듭나야”

    정권 따라 ‘흔들’… “약자 대변 독립기구 거듭나야”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를 겨냥한 쓴소리가 적지 않다. 25일 출범 10주년을 맞은 인권위의 평가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탓이다.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변하는 인권이라는 가치를 수호해야 할 인권위가 정권의 변화에 따라 흔들린 까닭에서다. 인권위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시기엔 입을 닫았다. 이날 인권위 설립 1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린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인권 시민단체들이 “인권위 10년 말아먹은 현병철 위원장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 단체는 “현 정부 들어 인권위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외면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목소리만 내고 있다.”고 인권위를 비난했다. 전문가들도 “인권위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회 약자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10년 동안 굵직굵직한 인권 관련 화두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정치·사회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이에 따른 갈등도 적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체로 진보진영의 입맛에 맞췄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을 때에는 보수진영으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2005년 사형제 폐지 권고의 경우 사법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선 ‘우향우’했다는 지적이 적잖다. 노무현 정부 때와 성향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병철 위원장이 취임하며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가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보수 인사로 채워졌다. 2009년 ‘용산참사’ 때는 입을 닫았다. 지난해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진정은 기각됐다. 올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인권보호와 관련한 의견 표명을 부결하기도 했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발끈하며 인권위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게다가 내부 문제도 잇따라 불거졌다. 조직 운영에선 민주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엔 인권위에 파견된 경찰관이 경찰 비위와 관련된 내부 문건을 경찰에 빼돌린 사건도 터졌다. 성과도 많다. 특히 폐쇄적인 군이나 경찰을 대상으로 한 직권조사로 음지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실상을 파헤쳐 조직의 투명성을 제고시켰다.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벌어진 ‘날개 꺾기’ 등 가혹행위 파문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인권위가 접수한 진정은 모두 37만 8372건, 기관에 개선을 권고한 진정건 진정 가운데 86.4%를 대상 기관이 수용 혹은 일부 수용했다. 보통 정책 권고에서 수용률이 70%가 넘으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것이 인권위의 권위를 재는 잣대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처절한 쇳덩이 문명의 응어리…작가 김종구, 세월을 깎아 He- Story를 담다

    처절한 쇳덩이 문명의 응어리…작가 김종구, 세월을 깎아 He- Story를 담다

    “제 작품에 히스토리(History)가 있어요.”라더니 아닌 게 아니라 히스토리(He-story)이긴 하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나와 쇳덩어리를 깎았다. 흙이나 나무, 돌처럼 조각에 흔히 쓰이는 재료는 피했다. 깎기는 훨씬 어려웠지만 만들어 두면 남다른 느낌이 나서 쇠가 좋았다. 말 그대로 “열심히, 죽어라” 깎아댔다. 1993년 첫 개인전 때는 3년 동안 깎아댄 작품 30여점을 선보였다. 그러다 1996년 영국 전시 중 일이 터졌다. 야외 전시작품 3개를 도둑맞은 것. 무한정 큰 쇳덩이를 다룰 수는 없으니 300㎏짜리 쇠봉을 재료로 썼는데, 길고 좁직하다 보니 뽑아서 몰래 들고 가기 딱 좋았던 모양이다. “보험금 덕분에 외환 위기가 몰아쳤음에도 남은 영국 체류 기간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긴 했지만….” 찝찝한 기분은 내내 목에 걸렸다. ●작품 도둑맞고 흔적으로 남은 쇳가루 120㎏ 밑천 영국에서 구한 작업실은 반지하의 폐쇄된 공간. 쇠를 갈다 보니 소음과 먼지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웃 주민들에게 쫓겨나지 않기 위해 가장 폐쇄적인 공간을 골랐다. 보일러실과 함께 쓰면서 아주 작은 철문 한짝만 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렇게 몇 달간 작업했는데 작품은 사라지고 갈아낸 쇳가루만 남았다. 놀면 뭐하나. 3일 동안 자석으로 분류했다. 쇳가루 산과 먼지 산, 2개의 산이 탄생했다. 그 쇳가루로 바닥에 글씨나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그 쇳가루 120㎏이 지금까지의 작업 밑천이다. 12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원앤제이갤러리에서 ‘더 볼’(The Ball) 전시를 여는 김종구(48) 작가 얘기다. 해서 전시장에 들어서면 쇳가루로 만든 작품들이 즐비하다. 1층에는 벽면을 가득 채운 설치작업이 보인다. 아니, 그림 작업이기도 하다. 캔버스 혹은 천 위에 쇳가루를 마치 물감처럼 썼기 때문이다. 그림과 글자를 그려 둔 뒤 접착제로 고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녹슬고 흘러내렸다. 그림과 글자는 뭉개져서 알아보기 어렵다. “저건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 완성한 겁니다. 7년간 제작이란 게 어떤 의미냐면, 녹슬고 뭉개지고 또 가루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까지 모두 작품이란 뜻입니다. 바닥에 놓고 그린 뒤 세우니 쇳가루가 우수수 떨어지더군요. 그러면서 제 속의 응어리가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어요. 그 느낌 때문에 지금에서야 완성됐다고 말하는 겁니다.” ●쇳덩이 갈다가 검지손가락 한 마디 잃어 여기엔 히스토리가 하나 더 있다. 2003년 미국 뉴욕에 머물 기회를 잡았다. 정부 지원은 원활하지 않았고 그 덕에 묵직한 쇳덩이를 조수와 단둘이서 다루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사고로 오른손 검지손가락 한 마디를 잃었다. ‘풀렸다는 응어리’는 그때의 충격을 말한다. 2층의 ‘더 볼’ 연작도 같은 생각 위에 서 있다. 쇳가루로 글씨를 쓴 뒤 그걸 다시 이리저리 하나로 뭉쳐 사진으로 찍었다. “하고 싶은 말, 들었던 생각이 하나로 뭉쳐진 팽팽한 느낌, 그게 너무 좋아서 시작한 겁니다. 뭔가 말이 터져나올 것만 같은 그 느낌 말이죠.” 2층 ‘침묵의 방’에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공간에 쇳가루 글자가 돋아 있다. “벽에서부터 불거져 나오는 말의 원초적 힘 같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지금 꿈꾸고 있는 프로젝트도 쇳가루를 이용한 그라인딩 프로젝트다. “그때 가져온 120㎏ 쇳가루를 거의 다 써가거든요.” 농담과 달리 그는 철이 문명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문명의 도구를 쇳조각으로 만든 뒤 그걸 다 갈아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거죠. 시작은 삽, 곡괭이, 삼지창 같은 원시적 도구였는데 궁극적으로 탱크를 한번 갈아보고 싶습니다.” 그 육중하고 무거운 탱크를? “철이 문명인데, 무기로도 쓰이잖아요. 현대 문명에 대한 경고? 뭐 그런 걸 해보고 싶어요.” 탱크를 내주는 곳이 있으려나. ●녹슬어 흘러내리면 그 또한 7년을 담은 작품 “전 세계 전쟁 현장 가운데 한곳을 찾아가는 거죠. 거기서 전투 중에 파괴된 탱크를 하나 허가받는 겁니다. 그러고는 화이트큐브처럼 소음과 먼지를 완전히 차단하는 집을 덮어씌우고, 제가 그 안에 들어가 갈아버리는 거죠. 동영상으로 남겨 두고 쇳가루도 고스란히 남겨 둘 겁니다. 그 자체가 현대문명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하나의 기념비가 되는 거지요.” 가능할까 싶은데 작가는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이 작업 구상은 오래된 거고요, US스틸 같은 해외철강업체에서 돕겠다는 얘길 해요. 그런데 한국 작가가 왜 포스코를 놔두고 외국 지원을 받습니까. 포스코가 답을 안 해요. 가령 이라크 전쟁 지역 한가운데서 작업하면 얼마나 이슈가 되겠습니까.” 그대로 써도 되겠냐 했더니 “얼마든지 쓰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조각인데 뭔가 형체가 있는 작품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죄다 쇳가루면 대체 뭘 보라는 거냐는 질문에 대답이 걸작이다. “쇳가루 작품들 뒤에 숨어 있는 거죠. 쇳가루 작품들 너머 어딘가에 잃어버린 채로.” 쇳가루 범벅 현대문명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02)745-164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제3 정당/이도운 논설위원

    워싱턴 특파원 시절인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3 후보’ 랄프 네이더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 시민운동가 네이더는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던 2000년 대선 당시 승부처였던 플로리다 주에서 9만 7000표를 획득,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를 537표 차로 누르고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4년 무소속으로 출마한 네이더 선거사무소의 총괄책임자였던 케빈 지스는 “이라크 전쟁, 친이스라엘 정책 등에서 보듯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은 거의 같다.”면서 “두 당이 모든 미국인을 대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더 후보의 지지층이 “열 여덟에서 서른까지의 젊은이들”이라면서 “우리는 ‘기업이 지배하는 민주주의’(Corporate Democracy)의 아웃사이더이지만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에서는 인사이더”라고 말했다. 네이더는 그해 미 전역에서 1% 미만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앞서 1992년 미 대선에서는 정보기술(IT) 사업으로 거부가 된 로스 페로가 돌풍을 일으켰다. 그도 공화·민주 양당의 기성정치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지지율이 한때 40%를 육박, 공화당 조지 H W 부시 후보와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를 앞서기도 했지만 첫번째 TV 토론을 계기로 추락했다. 페로는 결국 낙선했지만 18.9%의 지지를 받았다. 또 페로가 일관되게 주창했던 재정 적자 해소 필요성은 클린턴 대통령이 받아들여 실제로 임기 중에 재정 흑자로 돌려놓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제3의 후보가 등장하곤 했다. 1992년 대선에서는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국민당을 만들어 출마했다. 1997년 대선에서는 신한국당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 의원이 탈당, 국민신당 후보로 출마했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직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지금까지 제3 정당의 후보는 모두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주변에서 제3의 정당 창당이나 제3 세력의 규합 같은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한편으로는 안 원장을 미국의 페로 후보와 비교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원장 중심의 제3 세력은 역대 우리나라와 미국의 제3 세력보다는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거에서 ‘~한다면’이라는 가정은 아무 소용이 없다. 정치를 하려면 선거에 뛰어들어 직접 지지를 확인하는 길밖에 없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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