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공정위 경쟁국장(폴리시 메이커)
◎“중소규모 사업자 경품제공 자유화 추진”/상한선 등 기본골격은 유지… 5∼6월중 개정안 시행
『기본골격이 흐트러지지 않는 범위내에서 경품고시를 개정하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이동욱 경쟁국장(52)은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만큼 경품고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와 관련,소비자에게 물품,금전 등 이익을 과도하게 제공하는 것을 고객을 부당하게 유인하는 행위로 규정,금지하고 있다.자금력이 있는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고 소비자들이 경품에 현혹돼 손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국장은 사업자의 영업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경품고시를 완화할 방침이다.그 핵심은 중소규모 사업자의 경품제공 자유화이다.이국장은 『경품고시를 두는 이유는 자금력 있는 사업자가 경품제공으로 고객을 유인하거나 시장을 독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자금력이 달리는 업체에 경품고시를 적용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없는 규제』라고 말했다.
이국장은 현행 경품고시에 정해진 판매가격의 10%이상 또는 10만원이상의 경품을 제공할수 없도록 돼 있는 상한선은 그대로 두되 중소규모 사업자에 대해서는 경품고시의 적용을 배제할 생각이다.제조업은 연간 매출액 1백억원이하,유통업은 10억원이하를 각각 염두에 두고 있다.
사업자가 중간소매상,대리점 등 중소사업자에게 인센티브 차원에서 경품을 제공하는 것도 자유화 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외국 담배회사가 실적이 좋은 소매상들에게 진열대를 제공하는 행위도 앞으로는 규제받지 않는다.공정위는 이미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외국 담배상들의 경품제공행위를 제소한데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항공사,자동차회사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점수누적에 의한 마일리지서비스도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또 창업이외에 기존 회사가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에도 경품제공의 규제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이를 테면 전자업체가 전자가 아닌 분야의 제품을 신상품으로 개발,판촉차원에서 경품을 제공하는 경우 규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국장은 『경품고시 개정안은 위원간담회를 거쳐 빠르면 5월 또는 6월중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0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기업에 3년간 근무하다 73년 행정고시 14회에 합격,구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기업체에 근무할 때 영업실적이 뛰어나 우수사원으로 선정됐지만 회사 고위임원이 사무관에게 쩔쩔매는 것을 보고 6개월간 공부해 합격했다.
기획원에서 대외경제조정 1담당관,EC 대표부 경제참사관을 지낸 뒤 공정위 하도급과장,조사총괄과장을 거쳤다.EC 대표부 시절 유럽의 경쟁정책을 익힌 것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바둑 1급,수영,테니스 등 취미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