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독일인 겐테가 본 신선한 나라 조선,1901(지그프리트 겐테 지음, 권영경 옮김, 책과함께 펴냄) “제주도 한라산처럼 형용할 수 없는 웅장하고 감동적인 광경을 제공하는 곳은 지상에 그렇게 흔하지 않을 것이다. 두개의 아네로이드 기압계로 신중하게 측정해본 결과 분화구 맨 가장자리 높이는 해발 1950m다.” 독일 베를린 태생인 저자는 처음으로 한라산 높이를 1950m로 측정한 지리학자이자 기자. 쾰른 신문사 기자로 1901년 조선을 방문해 이 여행기를 썼다.‘스웨덴기자 아손,100년전 한국을 걷다’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1920∼1940´ 등과 같은 맥락의 책이다.1만2000원.●인물로 본 8·15 공간(장을병 지음, 범우사 펴냄) ‘8·15 정국’의 주역인 여운형, 김구, 이승만 세사람의 정치활동과 미국과의 관계를 살폈다. 해방 정국이 아니라 8·15 정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해방후 38선을 경계로 남북이 미국과 소련의 군정하로 편입된 만큼 가치중립적 차원에서 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원로 정치학자인 저자는 여운형과 김구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너무 강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는 조화될 수 없어 제거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또‘미국인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이승만의 주도로 대한민국이 수립됐지만 남한 단독정부의 수립은 동족상잔을 불러일으키는 사단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1만5000원.●20세기 포토다큐 세계사 3∼5(미하엘 슈튀르머 등 지음, 김남섭 등 옮김, 북폴리오 펴냄) 1권 ‘중국의 세기’,2권 ‘영국의 세기’에 이어 나온 러시아, 독일, 아일랜드 세기편. 러시아편에서는 제정 러시아 시기를 거쳐 1,2차 세계대전과 1917년 사회주의혁명을 겪어낸 러시아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보여 준다. 독일편에서는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나치의 나라 독일의 역사를 다룬다. 아일랜드편에는 ‘세계에서 가장 슬픈 민족의 서사시’라는 부제가 붙었다. 정치·군사·종교적으로 투쟁을 거듭한 나라 아일랜드. 그러면서도 조이스, 베케트, 예이츠를 낳고 록그룹 U2를 낳은 아일랜드를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소개한다. 각권 5만원. ●색채의 마력(하마모토 다카시 등 지음, 이동민 옮김, 아트북스 펴냄) 금색과 노란색은 비슷하지만 역사적으로 그 위상이 매우 달랐다. 금색은 기독교 사회에서 신과 같은 권력을 상징했고, 일본에서도 금각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립식 황금 다실에서 볼 수 있듯 위력이 대단했다. 반면 파란색은 고대 유럽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의 색이라서 불길하고 야만스럽다고 생각됐지만, 대항해 시대에 인도에서 인디고라는 염료를 수입하면서 질 높은 파란색이 만들어져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프랑스 혁명 때는 파란색 제복을 입었던 왕실근위대가 민중의 편에 서면서 파란색은 국민의 색이 됐다. 색채에 관한 에세이.1만2000원.●과학의 수사학(앨런 그로스 지음, 오철우 옮김, 궁리 펴냄) 과학자들이 독자에게 어떻게 자신의 이론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는가를 수사학적 관점에서 분석. 다윈의 ‘종의 기원’, 베이컨의 ‘새로운 애틀랜티스’, 뉴턴의 ‘프린키피아’, 왓슨의 ‘이중나선’ 등에 나타난 문체와 논거 배열 순서 등을 살폈다.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