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36년 만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담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파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대만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818
  • [부고]

    ●김환갑(교학사 상무)환용(미국의소리방송VOA 기자)씨 부친상 서봉석(재미 사업)권혁용(자영업)씨 장인상 이경숙(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장)씨 시부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010-2232 ●이기승(전 ㈜범구·김포상공회의소 회장)씨 별세 재영(새누리당 국회의원)엘리나(CNN 부사장)씨 부친상 박정숙(경희대 교수)씨 시부상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50 ●이성훈(KBS 스포츠취재부 기자)씨 부친상 박세영(경향신문 편집부장)씨 장인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3010-2235 ●김승연(삼성전자 차장)동은(아테네스포츠 대표)씨 부친상 손형준(삼성전자 차장)씨 장인상 18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650-2753 ●최월화(한국지방재정공제회 옥외광고센터장)씨 모친상 17일 건국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2030-7908 ●전영준(효성 전무)영신(사업)씨 부친상 안인자(동원대 교수)씨 시부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65 ●박종원(코리안리재보험 부회장)씨 모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410-3151 ●김인환(참좋은 친구들 이사장·전 총신대 총장)성환(영광교회 담임목사)춘환(서울신학교 학장)씨 모친상 1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227-7580 ●이백두산(삼성전자 수석연구원)씨 모친상 이계준(대신증권 일산지점 부장)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02 ●박찬석(BAT코리아 이사)주(비아커뮤니케이션 대표)씨 모친상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10분 (02)2227-7572 ●황우현(파크랜드 경영기획본부장 상무)씨 부친상 18일 충남 서산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41)668-6197
  • 세법개정 이후 유리지갑 월급쟁이 세테크 어떻게 하지?

    세법개정 이후 유리지갑 월급쟁이 세테크 어떻게 하지?

    지난해부터 연금저축 계좌에 매달 30만원씩 넣고 있는 김모(30대 초반)씨. 이달 초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로 연금저축에 대한 세제 혜택이 소득공제(공제율 6~38%)에서 세액공제(공제율 12%)로 바뀜에 따라 세금을 얼마나 더 내게 될지 걱정이 앞섰다. 문의 결과는 의외였다. 김씨는 세제 혜택이 되레 늘어난다. 김씨의 연소득은 3200만원 정도지만 과세표준(세금부과기준 소득액)은 1200만원 미만이었다. 1000만원이 넘는 근로소득공제에 의료비 등 특별공제, 카드사용액 등 기타소득공제까지 연소득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대로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연금저축 가입으로 인한 김씨의 세제 혜택은 6%에서 12%로 두 배가 된다. 100만원당 6만원을 돌려받던 세제 혜택이 12만원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는 360만원에 6% 공제율이 적용돼 21만 6000원의 세금이 절약됐다면 앞으로는 360만원에 12% 공제율이 적용돼 43만 2000원의 세금을 아끼게 된다. 서민과 중산층의 재테크 수단으로 ‘신(新)연금저축’이 뜨고 있다. 중도 인출이 불가능해 ‘반쪽짜리’ 연금저축이라고 불렸지만 이번 세법 개정으로 의료비 목적의 중도 인출을 연금 수령처럼 인정해 주는 등 여러 단점이 보완됐다.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뀐 점도 연금저축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액공제율이 12%가 되면서 미가입률이 높은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6%)의 서민과 중산층의 세제 혜택이 늘기 때문이다. 과세표준 1200만원은 연소득으로 치면 3500만~4000만원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금융 당국과 업계의 분석이다. 저소득층의 개인연금 미가입률은 고소득층보다 훨씬 높다. 개인연금 미가입 소득 분위별 통계를 봐도 소득 하위 20%의 미가입률은 87.5%(548만여명)지만 상위 20%의 미가입률은 47.2%(292만여명)에 그친다. 미가입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입 대상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최대 38% 소득공제라는 절세 효과를 노린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연금저축에 가입했다면 올 세법 개정으로 앞으로는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되는 서민·중산층의 가입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 내년부터 의료 목적으로 적립금 일부를 인출할 때는 세율을 연금 수령할 때와 똑같은 3.3~5.5%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이자 배당 소득세의 20~30%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중간에 연금수령 외의 목적으로 돈을 찾으려면 중도 해지(기타소득세 22% 부과)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신연금저축 출시에도 연금저축 가입자 증세가 주춤했는데 이번 금융 당국의 개선책으로 서민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연금저축 가입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된 노후를 위한 충분한 의료비 마련이라는 딜레마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 보험료 납부유예제도도 개선된다. 이 역시 서민과 중산층의 연금저축 가입을 유도하려는 조치다. 보통 보험료를 두 번 못 내면 연금보험 계약이 효력을 잃게된다. 이때 연금저축보험을 정상 계약으로 부활시키려면 밀린 보험료를 모두 내야 했다. 이런 엄격한 기준 때문에 2011년 9월 기준 실효 상태인 연금저축 보험 계약 52만 1000건 중 1년 이내에 부활한 계약은 3.4%에 불과했다. 앞으로는 납입 기간 중 2~5회 정도로 납입유예를 신청할 수 있고 신청 때 1년간 납입을 미룰 수 있다. 또 계약 부활은 단 한 번의 보험료 납입으로 가능해진다. 이런 미비점 보완으로 신연금저축의 ‘평생 절세’ 매력은 더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연금저축 같은 사적연금과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합산해 600만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었지만 올 3월 신연금저축 출시 이후에는 공적연금을 제외한 사적연금이 1200만원을 초과할 때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노후자금 통합 관리도 연금저축의 또 다른 장점이다. 기존에는 연금저축을 보유한 경우 개인의 노후자금 관리를 상품별로 적용해야 했지만 신연금저축 계좌로 기존 연금저축들을 통합해 관리하는 게 가능해졌다. 연령별 자금 수요에 따라 연금 수령기간 및 금액을 정해 노후자금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계약이전 신청은 영업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해진다. 이전에는 계약이전을 하려면 최소 두 번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경찰차에 손흔든 게 죄? 흑인목사 체포 논란

    경찰차에 손흔든 게 죄? 흑인목사 체포 논란

    미국 인디애나주 에번즈빌에 거주하는 흑인인 조지 매디슨(38)은 평소 목사로서 그리고 자원 소방대원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오후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러 나갔다 지나가는 경찰 순찰차를 보고 인사차 손을 흔들었다가 그만 황당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고 16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매디슨은 평소 경찰관들과의 친분도 있어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었으나 이를 본 당시 경찰관은 매디슨이 손가락을 쳐들고 자신을 향해 욕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관은 즉시 차를 세우고 매디슨을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매디슨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언론은 전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매디슨은 “경찰관이 갑자기 내려 내 얼굴에 전기충격기를 들이대어 너무 겁이 나서 해치지 말라고 말하면 땅바닥에 엎드렸다”고 말했다. 매디슨을 체포한 경찰관들은 그가 목사이자 자원소방대원인 것을 알아차린 이후에야 그의 수갑을 풀어주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현재 매디슨은 이러한 사건에 대해 해당 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이며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경찰서장은 “둘 다 잘 아는 사이지만 공정하게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나가던 한 행인에 의해 휴대폰으로 촬영된 당시의 장면이 페이스북에 올려지면서 여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고 언론은 덧붙였다. 사진 : 매디슨이 전기충격기에 놀라 땅에 엎드린 장면 (페이스북)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5일 ‘아베각료 4인’ 야스쿠니 참배…우경화 치닫는 그들은 누구

    15일 ‘아베각료 4인’ 야스쿠니 참배…우경화 치닫는 그들은 누구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동북아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지는 날이다. 특히 올해는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비롯해 중·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 출신 젊은 의원들이 가세해 참배 인원은 예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들의 참배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아베 신조 정권의 각료 참배다. 각료 18명 중 14일 현재까지 참배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각료는 후루야 게이지(61) 납치문제담당상 겸 국가공안위원장, 이나다 도모미(54) 행정개혁담당상, 신도 요시타카(55) 총무상, 다무라 노리히사(49) 후생노동상 등 모두 4명이다. 참배 의사를 밝힌 각료 중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는 후루야다. 자치대신(현 총무상)을 지낸 외삼촌인 후루야 도루의 양자로 입적돼 1990년 그의 선거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현재까지 7선의 중진이다. 후루야는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며 2007년 미국 하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는 광고를 워싱턴포스트에 낸 의원 중 한 사람이다. 아베 총리와는 세이케이대학 선후배 사이인 데다 후루야가 아베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당시 외무장관)의 비서(1984년)를 지내 매우 가깝다.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는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2006년 우익단체인 ‘일본회의’가 주최한 집회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저지하려고 하는 망은의 무리에 도덕 교육 등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나다는 2011년 8월 1일 울릉도를 시찰하러 한국에 왔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이때 이나다와 동행한 인물이 신도다. 신도는 특히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2010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공개 질의를 했고, 지난해 8월 18~19일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연맹’의 이름으로 센카쿠열도를 시찰했다. 신도의 경우 외할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이오지마 전투를 지휘하다 전사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다. 이 때문에 신도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대제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가장 늦게 참배 의사를 밝힌 다무라는 정치가 집안 출신으로 1996년 고향인 미에현에서 은퇴한 삼촌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당선된 6선의 정치인이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후생노동성 정무관 등을 지냈고 2006년 제1차 아베 내각에서는 총무 부(副)대신을 맡았다.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가입해있는 다무라는 지난 4월에는 공물을 봉납했다. 다만 네 각료는 공식적으로는 “(신사 참배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어 15일 참배 여부가 주목된다. 야스쿠니 신사 관계자는 “15일에 몇명이 올지 알 수 없지만 국회의원단이 오전 11시쯤 참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사무국 관계자는 “총 회원은 244명인데 해마다 그러했듯 50명 이상은 참배하러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5일에는 55명이, 2011년에는 52명, 2010년 41명이 참배해 최근 3년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들의 숫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현장 행정] 광진구의 안전한 보행 작전

    [현장 행정] 광진구의 안전한 보행 작전

    광진구가 보행자 중심 도시로 변신에 나선다. 늘어나는 교통량에 비해 안전시설 확충이 늦어져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구는 오는 11월 말까지 어린이를 비롯한 교통 약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보행우선구역 조성공사’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선진 교통문화도시를 지향하며 벌이는 교통환경 개선사업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14일 “완공 뒤 학생과 주민들의 안전한 보행환경과 통학환경뿐 아니라 신호 위반과 과속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교통 약자를 비롯한 모든 주민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교통문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보행우선구역으로 지정된 구의3동 구남초등학교 인근은 동서울터미널과 강변역 환승센터, 테크노마트 등으로 하루 유동인구가 32만여명이나 되는데도 어린이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안전시설은 턱없이 모자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구는 2011년 국토교통부 ‘보행우선구역 조성사업’ 공모, 공사·설계비 등으로 4억 5000만원, 지난해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 인센티브 11억원 등 15억 5000만원을 사업비로 확보했다. 지난 6월 기본 설계용역 발주에 이어 이달 안으로 공사에 본격 착수한다. 구는 지난 5월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거쳐 주민과 학부모 의견을 최대한 설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구남초교 사거리 세양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직선으로 고치고 ▲강변역로와 아차산로의 보도포장과 가로수 제거, 횡단보도 신설 등으로 보행자와 차량 간의 충돌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계획이다. 또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사고석 포장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교차로 무늬포장 ▲보행자의 무단 도로횡단을 방지하기 위한 보행자용 방호울타리 설치 ▲학교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카메라와 방범용 폐쇄회로(CC)TV 설치 등으로 교통 약자의 보행안전성을 높인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1억 5000만원을 투입해 동곡삼거리와 어린이대공원역 사거리 등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공사’도 함께 벌인다. 이 밖에 상습적인 차량정체 구간인 영동대교 북단 사거리와 영화사 삼거리에 대한 도로교통소통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에 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정성채 교통행정과장은 “이번 보행우선구역 공사와 함께 교통사고가 잦은 구역의 공사를 함께 실시하는 등 완벽하게 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사설] 턱밑까지 쫓아온 中 과학기술 가벼이 볼 건가

    엊그제 우리나라와 중국의 전략기술 격차가 2년도 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왔다.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기술이 바로 우리의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경쟁국이니만큼 중국에 자칫하면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과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과거 중국은 우리 제품을 베끼는 데 급급했던 복제의 천국이었던 적이 있다. 자동차부품·화장품·식품·게임 콘텐츠 등 작은 공산품이나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나 자동차까지 우리 것을 모방해 심지어 국내로 싼값에 역수출하기도 했다. 그랬던 중국이 이젠 모방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력을 배양해 어떤 기술에서는 우리를 앞서기도 한다. 2010년 조사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과학기술력이 2.5년 뒤졌지만 지난해에는 1.9년으로 격차가 0.6년 단축됐다. 우주발사체(7.2년), 우주감시 시스템(6.1년), 우주비행체 및 관제운영기술(4.5년), 미래형 유인항공기술(3.8년) 등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한국이 도리어 크게 뒤지고 있다. 중국은 1978년 경제 개방 이후 급성장을 이루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런 경제력과 13억명이라는 엄청난 인구를 무기로 과학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켰다. 이대로 가다가는 몇년 후면 우리와 기술 수준이 대등해지며 우리를 앞지를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이미 일부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도 한국을 추월했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면서 우리가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다. 지난해에는 535억 3000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고 수교 이후 중국과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3445억 달러(388조원)에 이른다. 이런 흑자도 중국의 과학기술이 우리를 넘어서는 때가 되면 적자로 뒤바뀔 수 있다. 발전은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중국은 우리에게 오히려 큰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이 곁에 있다는 것이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 쫓아 오려고 하면 우리는 과학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서 한 발 더 앞서 나가겠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다 함께 힘을 모아서 해야 할 일이다. 우선 현실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 그 다음에 우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발전 전략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립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같은 새 부처는 괜히 만든 게 아니다.
  • 홀몸노인 ‘마지막 길’ 외롭지 않게

    홀몸노인 ‘마지막 길’ 외롭지 않게

    양천구가 지역 홀몸 노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13일 양천구에 따르면 지난 9일 신정동 양천효병원에서는 고 조순명 할머니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가족도 없이 홀로 지내던 할머니 장례식의 상주(喪主)로 대한장례인협회, 독거노인지원센터 관계자들과 함께 나선 것이다. 이처럼 양천구와 지역 단체가 홀몸 노인의 장례식을 지원하는 것은 ‘민·관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사업 때문이다. 구는 지난달 이대목동병원, 홍익병원, 양천효병원 장례식장 및 대한장례인협회와 협약을 맺고 홀몸 노인의 장례식을 치러 주기로 약속했다. 이번 장례식이 첫 결실이다. 구는 무연고 노인의 정확한 현황 조사를 벌여 말벗과 호스피스 등 각종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안한 영면을 위해 생전에 작성한 임종 노트를 바탕으로 사망자의 존엄과 품격을 유지하는 장례식을 지원하는 등 토털 노인복지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상주 역할은 독거노인지원센터에서 맡았으며 양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위패와 제상 차림 등을 준비했다. 염습과 발인 등의 장례 절차는 대한장례인협회에서, 사망자 안치와 장례식장 지원은 양천효병원에서 맡았다. 고인의 뜻에 따라 대한교회 목사의 주도로 엄숙한 추모 예배가 진행된 가운데 자원봉사자와 주민, 관계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장례식에 함께한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조촐한 장례식이었지만 노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이 조금은 덜 외로웠으리라 믿는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사회단체들과의 지속적인 연계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한국 성문화·사회 변화 ‘선데이서울’에 고스란히”

    “한국 성문화·사회 변화 ‘선데이서울’에 고스란히”

    “‘선데이서울’에는 1970년대 이후 한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그 이면에 가려진 성(性)문화 등 변화하는 사회 현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토드 헨리(42) 교수는 13일 오전에도 서울신문 자료열람실을 찾아 1970~80년대를 풍미한 서울신문의 인기 주간지 ‘선데이서울’을 뒤지고 또 뒤졌다. 지루한 장마와 불볕더위가 제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지난달 12일 이후 그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달째 열람실에 ‘출석’ 중이다.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헨리 교수는 “안식년을 맞아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과 함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의 제목은 ‘해방 이후 한국의 성문화’. 외국인으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연구다. ‘선데이서울’은 서울신문이 1968년 9월 창간해 연예계 소식뿐만 아니라 가려진 사회 이슈들까지 두루 다뤄 재미와 정보를 챙긴 국내 최초의 본격 오락 잡지다. 1991년 12월 휴간될 때까지 23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선데이서울’은 1970~80년대 신문이나 방송 등의 매체에서 다루지 않았던 한국 사회의 뒷얘기를 시시콜콜 다뤘기 때문에 한국의 성문화와 사회상을 연구, 조명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입니다. 좋은 연구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헨리 교수는 ‘별들의 고향과 내 마음속의 경아’ ‘행실 나쁜 아내와 막벌이꾼의 순정’ ‘제비족과 꽃뱀들의 천국’ 등의 기사를 읽으면서 “재미있지 않으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그의 유별난 관심은 1993년 일본 오사카 간사이대에서 시작됐다. “당시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다 간사이대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었죠. 재일교포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 살면서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게 됐는데, 그들이 일본 사회에서 차별 대우를 받는 걸 알게 된 후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자신이 유대인으로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느끼며 자란 탓일까. 내친김에 1999년 고려대 어학당에 입학해 ‘한국어와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역사’를 공부했다. 직업 외교관의 꿈도 접었다. 이후 2006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일제 식민지 시기 경성의 도시 공간’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콜로라도주립대에서 근대 동아시아사 교수로 재직하다 2009년부터 UCSD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 그는 한국 사람보다 더 진하게 ‘한국식’으로 산다. “요즘 같은 날씨엔 시원한 콩국수를 즐겨 먹는다”면서 “아마도 전생에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활짝 웃었다.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K팝의 열기가 식어 버릴까 봐 누구보다 걱정하는 그다. “가수 싸이 열풍 덕분에 미국 내에서 한국학에 대한 교육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어요. 해외에서 한국학을 꾸준히 육성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와 지역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글 사진 최해국 정보지원팀장 seaworld@seoul.co.kr
  • 공약 쌓여있는데 세수는 급감… “1차 해결책은 경제활성화 뿐”

    박근혜 정부의 나라살림(재정) 운용이 출범 첫해부터 복잡하게 꼬여 들고 있다. 당장 어디서부터 악화된 재정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할지 가닥조차 잡히지 않을 만큼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었다. 해결 방법은 정부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둘 다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국채 등 임시수입을 제외한 국가의 경상수입은 대부분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충당된다. 하지만 현재 국고로 들어오는 국세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올 상반기 국세수입 실적은 총 97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조 3000억원)보다 10조 1000억원이나 줄었다. 당초 정부가 확정했던 올해 예산지출(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편성 이전 342조원 기준)은 지난해보다 5.1%나 증가했는데도 세수는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10%가량 결손이 예상된다. 세수가 이렇게 줄어든 원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소득의 감소와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동반하락에 따른 소득 감소 등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거품이 붕괴되면서 자산 관련 세수비율이 종전보다 15%가량 하락했다. 이에 더해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도 현 정부의 나라 곳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과표(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 2억원 이하 기업의 법인세율을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13%에서 10%로 낮춰줬다. 특히 법인세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과표 2억원 초과 기업의 세율을 2009년 25%에서 22%로 내린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0%로 낮췄다. 법인세,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 주요 세목의 신고·납부기간이 상반기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세수 사정이 특별히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정이나 정부나 수입이 줄었으면 지출을 줄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새 정부 들어 복지 관련 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큰돈이 들어갈 각종 대선 공약사업도 줄줄이 대기 상태다. 정부는 지난 5월과 7월 각각 140개의 ‘국정과제’(중앙정부 공약)와 105개의 ‘지방공약’에 대한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재원 135조원과 지방공약 재원 124조원을 합해 259조원이 필요하다. 한 해 전체 국가 예산의 75% 수준에 이르는 액수다. 내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점도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자기 지역에 대한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정부를 압박할 게 뻔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 중산층으로 고통 분담(세 부담 확대)의 범위를 넓혀 십시일반 나라살림을 확충하려고 했지만 이 또한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지원마저 기대하기 힘들게 된 가운데, 박 대통령이 12일 교육·복지 등 중산층 체감 예산을 증액하라고 지시한 것도 정부의 운신 폭은 한층 좁힐 것으로 보인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1차 해결책은 오직 경제가 살아나는 것뿐”이라면서 “경제가 좋아져야 세원도 확보되고, 소득이 증가해 세 부담을 올려도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작아지고 정부의 정책운용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을 앞두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겠다는 일본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관련국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문제점과 한·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진단하기 위해 3국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들어 봤다. ■ “강제동원 韓피해자 강제합사 치욕… 합사취소 집단적 대응을” 한·일 관계 전문가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전범과 한국인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참배는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과거 식민지 시대 지배자(일본)·피지배자(한국) 구도를 현재에도 적용하려는 의도입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신사가 A급 전범들과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합사해 한국에 치욕을 주고 있다면서 피해자 후손들만 법적 대응을 할 게 아니라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52명은 2001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철회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야스쿠니신사에 어떻게 한국인이 합사된 건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가족에게 연락도 없이 합사된 경우가 허다하다. 야스쿠니신사는 전범과 강제동원 피해자의 혼을 하나로 합쳐 제사를 지내고 있다. 피해자의 후손들이 합사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한 번 합사된 혼은 분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후손의 입장에서는 강제동원도 억울한데 그 혼마저 가해자인 전범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갇힌 셈이 됐다. →한국 국적이니 정부가 나서서 요구해도 되지 않나. -야스쿠니신사는 민간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자칫 내정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해 일본 정부도 야스쿠니는 민간 시설이라며 번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해결 방안은. -야스쿠니신사를 국가 추도시설화하면 방법은 있다. 국가 추도시설로 만들면 헌법과 배치되는 전범들은 야스쿠니신사에서 빠진다. 이념 성향이 없는 ‘무색무취’의 추도시설이 되는 것이다.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야스쿠니의 국가 추도시설화를 요구해 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법적 대응 방안은. -일본 정치인이 야스쿠니 참배를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 일본 헌법에는 정치·종교 분리 원칙이 규정돼 있는데도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신사참배가 정교 분리에 위배된다는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일본 자민당이 개헌을 추진 중이다. 공직자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확대한다는 식으로 개편하려는 것 같다. 1980년대만 해도 이런 움직임이 일본 내에서 힘을 받지 못했지만 일본 사회가 우경화되면서 일본 국민들도 신사참배를 한다든지, 학생들에게 기미가요 제창을 강요하는 것에 더 이상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됐다. 대동아 사관의 부활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 -‘나는 과거 일본의 빛나는 역사를 승계하는 정치가다.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라는 정치 이념을 선전하고 ‘인증샷’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수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선거 전술인 셈이다. 만약 한 정치인이 ‘총대’를 메고 야스쿠니를 민간 시설에서 국가 추도시설로 바꾸려 한다면 많은 보수 표를 잃을 각오를 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쟁 때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우경화 집착… 국제적 고립 초래” 중·일 관계 전문가 칭화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 부원장 “군국주의적 야망을 가진 일본 우익 세력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향후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인 지주로 삼으려 한다.” 중·일 관계 전문가인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劉江永) 부원장은 12일 “개인 자격이든 공물봉납 방식이든 일본 지도부의 신사 참배는 침략역사에 대한 부정 행위로 한국과 중국, 미국으로부터 일본을 고립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류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일본 각료들이 신사 참배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중국이 (신사 참배 여부에) 촉각을 세우는 인사들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신사에 화환, 공물 등을 보내는 식으로 ‘편법 참배’를 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모든 형태의 참배에 반대하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역사 인식 부재 탓이다. 일본은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이 주변국과 국민에 재앙을 안기고 원폭 투하 등으로 자신에게도 피해를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경화도 문제다. 전쟁을 미화하는 우익 세력은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한다. →일본 우경화의 원인은. -일본은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아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우익 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풍부하다. 여기에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위기감을 토대로 우익 세력이 민족주의를 부추기면서 우경화가 주류가 되고 있다. 우익을 이용해 중국에 대항하려는 일부 국가의 중국 견제 전략도 이를 부채질한다. →우경화의 결과는. -동북아의 평화·안정 위협이다. 우익 세력은 중·일 충돌의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 아베 내각과 우익 세력은 이미 일본에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하면서 평화 발전으로 향하는 자숙의 길을 포기하고 있다. →우경화는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는데. -중국을 공격할 수 있고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을 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고립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동맹인 미국이 일본의 과격 행위를 견제할 텐데. -아베 내각은 군국주의 목표를 실현하는 범위 내에서만 미국의 말을 듣고 미국을 이용한다. 미국이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를 대화의 방식으로 해결하라고 하지만 영토 분쟁이 없다며 대화의 창을 닫고 무력 증강에만 몰두한다. 미·일 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중국의 해양 진출 전략이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기나. -일본이 중국과 우호적인 전략적 호혜 관계를 갖고 싶다면 방위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해양 전략이 일본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상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2004년 ‘방위계획대강(大綱)’ 개정 때부터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최근에는 댜오위다오가 있는 동해 지역에서의 해상 및 영해 자위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개정 중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자민당,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고 야스쿠니 상징성 이용”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 & 우쓰미 아이코 게이센여대 명예교수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일왕과 국가를 위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이들을 신으로 모심으로써 전쟁을 정당화하던 야스쿠니 신사는 표면적으로는 1945년 패전 이후 종교시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일부 일본인에게는 야스쿠니 신사가 아직도 패전 전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 일본의 소장파 지식인 다카하시 데쓰야(57) 도쿄대 교수의 주장이다. 다카하시 교수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 행사의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문을 통해 다카하시 교수는 “야스쿠니 신사는 집권 자민당이 일왕을 일본의 원수(元首)로 칭하면서 헌법 9조 개헌을 노리는 것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9조는 일본의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1946년 11월 공포돼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명시하겠다고 공약했고, 헌법 해석을 고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발표된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을 보면 일왕을 나라의 제1인자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주권자인 국민 위에 일왕을 받드는 국가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자민당은 헌법개정 초안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패전 후 평화에 익숙해진 지금의 사회문화에서 전쟁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나라의 1인자인 일왕과 그것을 떠받드는 국가로서의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민당이 다시 야스쿠니 신사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이날 다카하시 교수와 함께 패널로 참석한 일본의 시민단체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게이센여대 명예교수인 우쓰미 아이코(72) 역시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성이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 경계했다. 우쓰미 교수는 “‘야스쿠니에서 만나자’고 하는 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병사들에게 포로가 되거나 후퇴함으로써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전사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었다”면서 “심지어 1941년 12월 진주만 공격에 참가한 한 장교는 동료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군신(軍神)이 되지 못했는데, 이 사람이 46년 귀국해 주변인에게서 받은 편지에는 ‘바로 할복해 세상에 속죄를’이라고 돼 있었다”고 전했다. 우쓰미 교수는 또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강한 일본’을 구현하려는 보수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우쓰미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고통을 맛본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에게 일본 총리나 정치가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이런 참배는 다시 침략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준다. 이런 참배는 나치의 침략과 학살의 과거를 청산한 유럽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해태 옷 입은 KIA ‘삼성 징크스’ 탈출

    [프로야구] 해태 옷 입은 KIA ‘삼성 징크스’ 탈출

    붉은색 상의에 검은색 바지, KIA가 ‘타이거즈 왕조’의 영예를 간직한 해태 유니폼을 입고 삼성전 11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KIA는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8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4월 28일 1-4로 진 이후 석 달 넘게 이어진 삼성전 연패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이벤트 차원에서 입은 해태 유니폼이 힘을 불어넣은 듯했다. KIA는 소사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고전했다. 4회 박한이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넉 점을 빼앗겼고, 6회 초에도 우동균에게 적시타를 맞아 2-5로 밀렸다. 그러나 6회 말 이용규의 안타와 최희섭, 안치홍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폭투와 김주찬 대신 2군에서 막 올라온 이종환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8회에서 갈렸다. 볼넷으로 출루해 2루를 훔친 안치홍이 내야땅볼 때 3루까지 안착했고, 진갑용의 패스트볼을 틈타 홈베이스를 쓸었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윤석민은 볼넷 2개를 내줬으나 실점하지 않으며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신바람’ LG는 잠실에서 한지붕 라이벌 두산을 3-1로 제압하고 2연전을 모두 이겼다. 선두 삼성을 1경기 차로 추격한 LG는 13~14일 대구 2연전을 모두 가져가면 선두로 올라선다. LG는 7회 1사 1, 3루에서 김용의와 이대형의 더블 스틸로 0-0 균형을 깼고, 권용관의 2루타로 한 점을 더 올렸다. 9회에는 윤요섭이 2루타로 한 점을 더 얹어 쐐기를 박았다. 문학에서는 SK가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롯데를 4-3으로 제쳤다. 한동민은 3-3으로 맞선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김승회의 4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6호로 개인 첫 번째 끝내기 홈런. 최정은 2-3으로 뒤진 8회 시즌 21호 동점 솔로 홈런을 날려 홈런 공동 선두 최형우(삼성)와 박병호(넥센·이상 22개)를 한 개 차로 위협했다. 한화는 목동에서 4회 안타 5개로 넉 점을 뽑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넥센을 6-3으로 따돌렸다. 선발 유창식은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 선발승을 올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세계경제 석학들이 재능을 나눠준 시간

    세계경제 석학들이 재능을 나눠준 시간

    “세계적 석학들과 미래의 경제학계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지난 6~10일 한양대에서 열린 ‘제1회 세계계량경제학회 여름학교’ 강단에 서기 위해 모국을 찾은 조인구(55)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강연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여름학교 강연자로 나선 마이클 우드퍼드 컬럼비아대 교수와 아리엘 루빈슈타인 뉴욕대 교수 등은 경제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조 교수와의 인연으로 한국을 찾았다. 조 교수는 “세계적 석학들이 자신의 재능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선뜻 강의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선발된 소수 정예의 학생들과 석학들은 강의실 안팎에서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이어갔다. 조 교수는 “미국과 호주, 독일, 덴마크,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 120명이 넘는 대학원생들이 이번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원하는 등 높은 열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와 카이스트 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참석했다. 한국인 1호 노벨경제학상 후보자로 종종 언급되는 조 교수는 게임 이론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대학원 재학 중 데이비드 크렙스 교수와 함께 쓴 ‘신호 게임과 안정적 평형’은 게임 이론 분야의 필독 논문으로 꼽힌다. 학계의 높은 명성에도 그는 여전히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조 교수는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들과 함께 일을 해보니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가장 큰 특징이었다”면서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이 학자의 길”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흥행 부진한 스타 다독이는 팬… 호텔방 몰카 찍어 괴롭히는 광팬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흥행 부진한 스타 다독이는 팬… 호텔방 몰카 찍어 괴롭히는 광팬

    ‘팬은 스타를 닮아간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요즘 입을 모으는 말이다. 스타의 성향에 따라 팬덤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가수나 배우 등 장르에 따라 팬덤의 활동 영역도 다르다. ‘스마트 팬덤’으로 팬들의 정보교류가 빨라지고 욕구도 그만큼 더 다양해졌다. 연예기획사에서는 팬들만 관리하는 팬매니저나 팬 관리 부서를 따로 두고 이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한다. 빅뱅, 2NE1 등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을 둔 YG 소속 가수들의 공연장에 가면 유독 예술적 성향이 강한 팬들이 몰려든다. YG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나이대는 10대부터 다양하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예술적 성향이 짙은 팬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이고 자유분방한 팬들은 스타의 위기 앞에서는 한마음으로 뭉친다. 2011년 빅뱅은 대성의 교통사고로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빅뱅의 팬들은 똘똘 뭉쳐 이들이 MTV 유럽뮤직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수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황민희 YG 과장은 “당시 전 세계의 팬들이 합심해 네티즌 투표에 참여했고, 빅뱅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북미 대표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수상으로 멤버들은 컴백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타와 팬덤은 함께 성숙해 가는 공생 관계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서 사회 공헌의 의미를 배워 나간다. 대부분의 기부나 봉사활동은 스타들의 권유나 그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10~20대 팬층이 두꺼운 아이돌 그룹 비스트가 대표적이다. 윤두준이 ‘일밤-단비’에서 아프리카에 우물을 지어주는 봉사 활동에 참여하자 그의 팬들은 이후에도 꾸준히 아프리카 봉사 활동에 나섰고, 양요섭은 평소 팀 내에서도 소아암 어린이 돕기 활동에 앞장서 ‘개념 아이돌’로 불린다. 특히 양요섭은 최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팔찌를 차고 나왔고 한순간에 팔찌를 구입하려는 팬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빅뱅의 멤버인 태양과 지드래곤은 자신들의 생일을 앞두고 SNS에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 대신 좋은 일에 써달라”며 사회 기부를 독려하기도 한다. 팬덤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이돌 가수나 배우의 경우 20~40대 팬들이 폭넓게 포진해 있고 이들의 세심한 활동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상당한 주부 팬까지 확보한 이들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더욱 세심하고 적극적인 팬덤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다. 가수 김범수는 콘서트를 앞두고 ‘겟 올라잇 서포터즈’를 모집했는데 10명 정원에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30~40대 누님 팬들이 몰렸고 이들은 직접 SNS를 배워 김범수의 공연 소식 등을 리트위트하는 열성을 보였다. 재력을 갖춘 50~60대 팬덤도 영향력이 크다. 한 대형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를 수십장 사서 직원들에게 돌리는 사장님이나 판매가 부진한 시야 장애석을 단체 구입해 직원들의 문화 체험 기회로 삼아 일석이조를 노리는 기업 회장님도 있다”고 귀띔했다. 배우들의 팬덤은 작품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수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세 과시보다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려는 실속형 팬들이 많다. 영화배우들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의 영화가 개봉되면 첫주에 관객수를 올려주기 위해 영화관을 통째로빌려 작품을 관람하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배우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거나 스타의 공백기가 길어질 때도 팬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준기의 팬들은 그의 군 제대 후 컴백작 ‘아랑사또전’이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는데도 달동네에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을 함께 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했다. 비의 팬클럽은 그의 입대 중에도 데뷔일에 맞춰 언론사에 떡을 돌렸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팬덤은 친언니나 가족처럼 다정다감한 것이 특징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국내활동 공백기에도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며 원더걸스 멤버들을 응원해 준다”고 말했다. 배우에게만 팬덤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상어’의 경우 이례적으로 연출자인 박찬홍 감독의 팬클럽이 움직였다. 이들은 박 감독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단체 티셔츠와 도시락, 음료 등을 들고 촬영 현장을 찾았다. 박 감독의 전작 ‘부활’ ‘마왕’을 거치며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팬들이다. 이들은 촬영장 주변과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감독의 작품을 변함없이 응원하는 팬들이 있어 정말 고맙고 힘이 났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날엔 피로가 싹 풀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똑똑해진 팬덤에는 그늘도 있다. 팬덤이 진화한 만큼 부정적 파급력도 커졌다. 팬덤 내부에서도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보다는 스타에 대한 맹목적 애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 스타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 A의 팬들이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에 대한 비방글을 올려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한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불성실한 인터뷰로 논란이 되자 한 극성팬이 “온라인에서 이 그룹에 대한 자살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허위 글을 올려 동정론을 이끌어 내려 했던 것도 단적인 예다. 팬덤 간의 소모적인 싸움도 반복된다.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동시에 출연하는 대형 콘서트의 경우 좌석 경쟁 때문에 상호 비방전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행사 뒤에는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B그룹의 팬들이 C그룹의 팬을 무차별 폭행했다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어떤 작품이 물망에 올랐더라도 회사 내부적인 스케줄에 따라 출연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회사로 전화를 걸어 경쟁 팀과 비교하면서 출연 여부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막무가내형 팬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비대해진 팬덤의 영향력 행사로 시장이 왜곡될 우려도 있다. Mnet 아시아 뮤직 어워드, 서울 드라마 어워즈 같은 시상식의 투표 참여 등에 특정 팬덤의 조작 논란이 반복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 선정 기준에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포함되면서 논란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해외의 팬덤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 침해다. 자체 자막 제작을 통한 드라마 공유에만 열을 내면서 저작권이나 공식 수입 자료 등은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태국에서 유통 중인 국산 콘텐츠 가운데 음악과 영화의 불법 콘텐츠 비율은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남성 배우의 소속사 대표는 “해외에서 상대배우 매니저나 보조 출연자로 둔갑해 나타나기도 하고 호텔에 수술용 내시경을 몰래 카메라로 넣는 사생팬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및 일본 팬들 등 사생팬들도 비슷한 양상으로 변해가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숨이 막힐 정도로 치를 떨던 월천댁은 울다 말고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정주간 뒤쪽에 있는 부엌 봉노로 내달았다. 애매한 구월이를 아주 요절낼 작심하고 지겟문을 돌쩌귀가 나가떨어져라 벌컥 열어젖혔다. 그러나 죽여주십사 하고 엎드려 있어야 할 구월이는 봉노에 없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눈치챈 구월이는 진작부터 어디론가 피신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뒷덜미를 잡아채서 패대기를 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던 월천댁은 구월이가 보이지 않자 그만 어진혼이 빠져 불당그래와 삭정이들이 널려 있는 정주 바닥에 넉장거리하고 드러누워버렸다. “주모,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안 되기는 뭐가 안 돼?” “정주 바닥에서 넉장거리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풀어헤쳤던 젖무덤을 서둘러 수습한 만기가 허둥지둥 달려와서 손사래치며 앙탈하는 월천댁을 곁부축해서 가까스로 일으켜세웠다. 그러나 억장이 무너져 눈앞에서 헛것만 오락가락하는 궐녀는 곧장 만기를 뿌리치고 엎어지고 자빠지며 울타리 밖으로 내달았다. 손바닥 같은 숫막거리라 할지라도 가뭇없이 숨으려는 구월의 처지와 그를 찾아 헤매는 월천댁의 처지는 사뭇 다른 법, 눈을 화등잔같이 뜨고 화냥년 보리방아 찧듯 두서없이 허둥지둥 소생의 거처를 찾아 헤맸으나 허사였다. 북새통을 피우며 발서슴하고 다니던 중에 어느덧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심사도 얼추 가라앉기 시작했다. 알고 보면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 까닭이 모두 제 못난 탓이었다는 생각을 진작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 만기를 남장 계집인 줄 모르고 김칫국을 떠먹은 불찰은 따지고 보면, 누워서 침 뱉기요, 똬리로 샅 가리기였다. 이렇게 날뛰는 단초가 모두 월천댁인 자기 실수였지, 구월의 탓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처럼 황당하고 뒤틀린 심사를 하소연할 수 있는 사람은 하늘 아래에서 자신의 혈육인 구월이뿐이었기에 이런 소동을 벌인 것이 아닌가. 굽도 젖도 못하고 월천댁 숫막 툇마루에 앉아 있던 만기는 나무 비녀에 쪽진머리가 봉두난발이 되어 집으로 들어서는 월천댁을 우두망찰하고 있었다. 구월이를 찾아내지 못한 앙갚음으로 만기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뒤틀어잡고 앙탈을 부리지 않는 걸 보면 그나마 넋이 모두 빠져나간 것 같지는 않았다. 툇마루에 앉아 있는 만기에게 힐끗 일별을 보내면서 월천댁은 혼잣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 육실할 년이 어디 숨어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나.” 일테면 뒤틀린 심사가 원망 반 걱정 반으로 바뀐 셈이었다. 궐녀는 툇마루 끝자리에 풀썩 엉덩이를 걸치면서 뇌까렸다. “이년 내 눈앞에 보이기만 해봐라…… 등에서 누린내가 나도록 패주고 다리몽생이를 싹둑 분질러서 문밖 출입도 못하게 만들어버릴 테니……” 만기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토록 모진 악담을 퍼붓는 월천댁이 구월이가 나이로 치면 삼촌뻘인 배고령과 정분을 터왔고 그로 말미암아 배태까지 했다고 직토를 해버린다면 어떤 몰골이 될까. 평소에 내 것이 아니면 남의 밭의 개똥도 줍지 않을 만치 소슬하게 살아왔다는 월천댁이 그 말을 듣게 되면 또다시 기절초풍을 하고 말 것이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치는 격이 될지라도 부리를 헌 김에 차마 하지 못했던 그 말까지 직토를 해버려야 죽든 살든 양단간에 결말이 날 것이었다. 속으로 주저주저하는데, 난데없이 날아든 까치 두 마리가 맞은편 소나무 가지에 올라앉아 숫막을 향해 지악스럽게 짖어댔다. 이상하게 까치들은 항상 짝을 지어 날아다니며 성가시게 굴었다. 짖는 소리가 애간장을 긁어대듯이 거슬렸던 월천댁이 마당가의 돌멩이를 집어들고 까치들을 향해 팔매질을 하면서 걸찍하게 악담을 퍼부었다. “이놈의 새끼들…… 여동밥을 처먹지 못해 환장을 했나, 남의 복장 지르려고 몸 닳게 짖어대나.” 얼혼이 나가서 전전긍긍하는 월천댁을 가까스로 달래서 툇마루에 주질러앉힌 다음, 덩달아서 물에 빠진 사람처럼 엄벙덤벙하고 있는 늙은 중노미를 불러 물 한 사발을 떠오게 하였다. 그리고 소뿔은 단김에 빼더란 말이 있듯이 나중엔 벼락이 떨어지더라도 내친김에 속내에 있던 말을 들이대고 말았다. “구월이를 얼른 혼례 치러주는 게 순서입니다. 이제 서둘러 혼례를 치를 때가 되었지요.” “혼례를 치를 때가 되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여? 비 오는 날 똥장군을 지고 밭두렁 비탈길을 걸으라면 걸을까 그건 못해.”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만기가 쐐기를 박았다. “무하고 여자는 바람 들면 못 쓴다는 말 듣지도 못했소? 이팔의 나이를 훌쩍 넘긴 처자가 배태를 하였다면, 삼이웃에 소문이 낭자하기 전에 냉큼 초례청을 차려주어야 하지 않겠소.” “아니, 구월이가 배태하였다고? 누가 그런 날벼락 맞을 말을 해?” “누가 그러는 게 아니라, 그거야 구월이 불러 물어보면 알 테지요. 등잔 밑이 어둡더라고 우리 상단 동무들은 모두가 눈치챈 일을 정작 어미가 모르고 있었구려.” “아이고 내 팔자야…… 개살구 지레 터진다더니 이 산중에 처박혀 사는 년이 바로 그 짝 났네. 내가 살아도 못 살어…… 나이 쉰이 다 되도록 딸자식 하나만 바라보며 애면글면 모든 고초를 참아왔는데, 종국에는 까막까치도 찾아와서 못난 어미 보고 짖게 되었구려. 내가 자문이라도 해야 분풀이가 되지 않겠소. 세상에 이런 봉변이 어디 있소.” “그러니까 동네방네 요상한 소문 퍼지기 전에 혼례를 치러주자고 도감 어른께서 말씀을 하시어 시생이 허둥지둥 찾아온 것입니다.” “도감 어른께서? 도대체 어느 놈이 금지옥엽인 내 딸에게 배태를 시켜 남의 애간장을 끓인단 말이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수정암 마룻장을 뜯고 찾아낸 장물의 물목단자에는 그동안 십이령을 넘나들던 어물 상단과 길손들이 적당에게 탈취당했던 엄청난 전대와 패물의 알천들이 일목요연하게 적바림되어 있었다. 당백전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은장도(銀粧刀)와 석장도(錫粧刀), 은항장도(銀項粧刀), 칼자루, 피도갑(皮刀匣), 밀화(密花), 산호(珊瑚), 호박(琥珀), 진옥(眞玉)과 같이 어물 상단으로는 눈요기도 어려웠던 진귀한 보석들이었다. 값어치로 따지면 기천 냥을 헤아릴 만하여 과연 십이령의 험로를 넘나들던 상단의 복물짐이나 길손들의 봇짐을 가차없이 탈취한 적당이라 할 만했다. 그러나 그들 상단으로선 출처를 알 수 없는 물자들도 있었다. 그런 물목단자를 앞에 두고 속내가 달라진 접소 동무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장물들 대부분이 우리 상단을 은사죽음시키고 탈취한 물화들이니 임소의 하회를 기다릴 것도 없이 응당 우리들의 차지가 되어야 합니다.” “장물은 그동안 적변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버린 동무들의 친인척을 찾아내어 돌려주어야 후환이 없습니다.” “그 말도 온당하나 그동안 죽음을 당한 동무들 거개가 고향이 어느 고을 어느 골짜기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지 않나. 여기 모여 앉아 있는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십중팔구 사고무친한 미장가 엄지머리에 오쟁이 진 홀애비 처지들이라, 그동안 장례며 면례(緬禮)조차 우리 임소 동무들이 십시일반해서 치러주지 않았나. 혹여 망자의 안태고향을 찾아낸다 할지라도 십중팔구 가숙이라 할 만한 계집사람이나 내지른 소생도 없어서 생시 때 초인사는 물론이고, 안면조차 트지 않았던 사돈의 팔촌들만 움 안에서 떡 받기 십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 물화들을 관아에 고스란히 갖다바쳐야 하나?” “그건 게걸들린 길청의 이서배 놈들에게 이것 갖다가 한입에 꿀꺽 삼키시오 하고 턱밑에 들이대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야.” “설마하니, 몽땅 털어 삼킬까.” “그놈들 목구멍은 호랑이 목구멍보다 더 크다는 것을 임자가 몰라서 그러나? 구실살이들이 월름(月?)이 없는 까닭이 나변에 있나? 그렇게 임자 없이 굴러온 물화를 거두어 치부하라고 월름을 두지 않았던 것이야. 여북했으면 호랑이 아가리란 별호가 붙었겠나. 우리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고 적굴을 소탕하고 건진 거관(巨款)을 입맛 다시는 데 이골 난 길청의 이서배 놈들 썩은 뱃속에 채워줄 까닭은 없지.” “그거 듣던 중 반가운 말씀일세.”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우리 접소에서 거둬들여야 할 장물일세.” 행중 식구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대는 가운데, 곰방대를 빼물고 천장만 쳐다보고 앉았던 정한조가 시끌시끌하던 좌중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가만히 일렀다. “그 장물의 물목단자는 이미 임소에 보장을 띄웠으니, 우리가 접소에 앉아서 가지자 말자 하고 떠들어댈 처지가 아닐세. 견물생심이라 해서 그만한 거관에 이르는 장물을 취득하였다면 나랏님이라도 거두어서 내탕금으로 쓰고 싶은 심정일 것이야. 나 또한 욕심이 생기지 않은 것은 아니네. 그러나 장물로 말미암아 해로동혈하자는 접소의 동무들끼리 의견이 분분하고 종국에 가서는 좋은 의초들이 상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삿대질이 오갈까 해서 부랴부랴 임소에 보장을 접수시키지 않았겠나. 그로써 그 장물은 좋든 싫든 이미 우리 손에서 떠난 셈일세. 임소에서 작정하신 대로 우리 접소로 되돌려준다면, 그때 우리 임의대로 처분할 것이고 아니면 임소나 관아에서 처분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도리일세. 우리가 처음 적당을 소탕하고자 결의하고 나섰을 때, 저들의 장물을 거두고자 발기한 것은 아니지 않나. 다만 십이령 고갯길에 적당이 창궐하여 그 폐해가 막심해 그것을 정습시켜 우리들 상로의 안녕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었나. 그러기에 장물을 가지고 말들이 많은 것은 우리의 체면을 스스로 손상시키는 일이며, 누워서 침 뱉기일세. 모두 자숙들 하게나.” 본심은 한결같이 충직한 사람들이라, 정한조의 한마디에 좌중이 잠잠해졌다. 정한조는 일행의 심사가 그동안 치러진 일들로 몹시 들떠 있고, 장물에 대한 미련도 말끔히 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들떠 있는 심지들을 쓰다듬고 달래주어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이렇다 할 묘책이 나서지 않아 전전긍긍이었다. 사로잡은 적당의 수괴는 임방의 처분에 따라 안동 부중으로 압송하여 짐을 덜었으나, 그와 더불어 길세만을 징치하라는 하회가 떨어질까 해서 조마조마했다. 그래서 모처럼 조기출, 천봉삼과 정담을 벌여보았다. 긴 논의 끝에 천봉삼이 내놓은 의견을 따르기로 하였다. 우선 송만기를 샛재의 월천댁에게 보냈다. 송만기로 하여금 자신의 본색을 토로하여 월천댁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함이었다. 그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게 된 월천댁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곁에 벼락이 떨어진다 해도 침착했던 월천댁은 송만기가 부풀어 오른 젖무덤을 숨기려고 가슴을 감싸고 있던 무명 자투리를 풀어 보이자, 그만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설마하니 송만기가 남장한 계집일까 해서 사뭇 곧이듣지 않다가 오목 주발을 엎어놓은 듯한 만기의 푸짐한 젖가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만기의 실체를 차마 보고 싶지 않아 일변 손사래를 치면서도 그 가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보고 또 보다가 그만 염치불구하고 곡지통을 내쏟고 말았다. 간혹 젊고 모색도 반반하게 생긴 보상들이 통행에 구애를 받거나 험상궂은 부상들이 뒤따라다니며 지분거릴까 해서 남장을 하고 다니는 경우는 있었으나, 소금이나 어물 짐을 지고 험로를 넘나드는 부상이 남장을 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 北 대가없는 보장조치 약속에 南 “합리적 방안 나오길 기대”

    남북 당국 간 7차 실무회담이 오는 14일 열리게 됨에 따라 개성공단 폐쇄 위기는 일단 한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다. 지난달 25일 6차 실무회담이 결렬된 이후 20일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이 꺼져 가는 개성공단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개최 제의에 응답해 온 것은 ‘버티기’로 일관할 경우 개성공단 폐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가 7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의결을 통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한 경협보험금 지급을 최종 결정하면서 사실상 ‘중대 조치’의 첫발을 떼자 서둘러 회담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응답은 통일부가 경협보험금 지급을 발표한 지 한 시간 만에 이뤄졌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특별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영영 파탄의 나락에 빠지게 되는 것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는가”라며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8·15를 계기로 민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자”며 광복절을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미 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실시되는 19일 이전까지 남북 관계를 본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평통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신변 안전 보장과 기업 재산 보호 등을 약속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전보다는 전향적인 태도로 7차 회담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의 선(先)행동을 요구하지 않고 북측에서 먼저 대가 없는 조치를 약속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6차 실무회담 결렬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재발 방지책이다. 이와 관련해 조평통은 담화에서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 정상 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북한 단독이 아닌 남북이 공동으로 재발 방지를 보장하자며 마지막 ‘양보선’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 우리 정부가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우리 측은 북한을 상대로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면서 이의 문서화 또는 각서화 등을 관철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조평통 담화 내용에 대해 통일부가 “전향적으로 평가한다. 합리적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은 북한의 ‘양보안’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표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우리 측에 공을 넘긴 것”이라며 “기존 입장만 주장한다면 이대로 개성공단이 끝을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응답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지만 정부는 8일부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경협보험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총 2809억원으로, 1차로 109개 기업에 지급된다. 정부는 또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경우 희망하는 기업에 한해 공단 내 자산의 우선 매수청구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경협보험금을 받는 기업은 정부에 공단 내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대위권·代位權)를 넘기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공단에서 철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입주 기업들은 경협보험금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일 뿐 공단 철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창섭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비대위원장은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오늘 실무회담 재개 소식에 내일 경협보험금을 받지 않겠다는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독일서 만난 ‘낯선 자아’와의 더부살이

    독일서 만난 ‘낯선 자아’와의 더부살이

    ‘이 동네 민들레꽃은 너무 크고 징그러워/언제든 비교하는 내 안의 이방인, 너를 데리고 다니기가 버겁다’(이방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레지던스 작가로 지난해 봄과 여름을 독일 베를린에서 보냈던 김이듬(44) 시인. 스스로를 ‘열려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그곳에서 ‘내 안의 이방인’과 더부살이를 했다. “사물이나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있던 곳과 비교해 뭐가 더 낫고 낫지 않은지 잣대를 들이대고 있더라고요. 편견이 많고 이물덩어리인 나, 지질한 자아가 자꾸 보였어요.” 이렇게 낯선 자아와 인연, 풍경, 사건들과 조우했던 5개월여의 시간이 67편의 시로 쓰여졌다. 그의 네번째 시집 ‘베를린, 달렘의 노래’(서정시학)다. 시편들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팽팽한 긴장과 불안, 격렬한 사유를 한 움큼 덜어냈다. 대신 “자유의지로 선택한 유배지에서 겪었던 수많은 순간들을 지상중계로 전한다”는 허수경 시인의 발문처럼 자유롭게 부유하며 때로는 감성 어린 기행에세이로, 때로는 상냥한 편지로 날아든다. ‘저는 환희 속에 시를 써 본 적이 없어서/당신을 만난 기쁨 때문에 시를 쓸 수 없어서/편지를 씁니다’(손수건 나무) 시의 고백대로 시인은 그간 괴로움과 슬픔 속에서 시를 잉태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방의 땅에서 그는 변화를 겪었다. “그간 투덜거리는 시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파독 광부·간호사 등 이민자, 유학생 등 추운 땅에서 고생해온 분들을 만나니 내가 생각했던 잔혹함이 더 큰 잔혹함을 겪었던 사람들 속에선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더군요. ” 베를린에서 맺은 인연들은 “네가 해를 가져왔다”고 시인을 담뿍 반겼다. 이제 남겨두고 온 사람들에게 떠나온 시인은 시로 태양을, 온기를 건넨다. ‘나보다 훨씬 가난한 여자들이 나를 위해 곰 인형을 샀다 아마도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싱거운 소리를 하다가 가을이 오면 같은 유행가를 큰소리로 부르는 거 그들이 읽어주는 시를 듣고 인상 쓰는 거 울지 않고 포옹하는 거 먼저 뒷모습을 보여주는 거 돌아와서 불을 켜고 더 깊이 외로울 거’(태양이 머무는 곳) 급할 때면 터지던 모국어가 태아를 길러낸 자궁 속 양수처럼 자신이 발현한 물과 같다는 깨달음도 찾아왔다. ‘목 근처에 오크목보다 좋은 향기가 나는 이온수로 가득 찬 이동식 욕조가 있습니다 이 안에 태아가 있다면 푸르스름하고 미성숙한 뼈를 가진 아가가 있다면 그 애는 자궁으로 가게 하세요(…중략) 몸을 씻은 후에 들어오지 말고 눈물과 오물, 고름을 닦아내지 말고 오세요(…중략) 욕을 할 때의 모국어는 나를 지원합니다 슬프게 합니다 당신은 여러 면에서 불결하고 매력적인 모국입니다’(모국어)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제 역할 못하고 있다” 박한 평가 받는 미래부 잦은 야근에 억울?

    “제 역할 못하고 있다” 박한 평가 받는 미래부 잦은 야근에 억울?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로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꾸준히 해온 소속 공무원들은 이 평가가 억울할 것 같다. 미래부 직원들은 이른바 ‘칼퇴근’과는 무관한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6일 미래부로부터 입수한 ‘4~6월 실·국별 시간외 근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출범 초기 석 달간 미래부 직원들이 야근 등 정해진 일과 시간 외에 근무한 것은 총 2만 898시간으로 집계됐다. 직원 1인당 월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26.4시간이었다. 초과근무 실적은 실·국별로 달랐다. 10개 실·국과 장관 직속의 창조경제기획관, 감사관, 1차관 직속의 운영지원과 등의 부서별 내역을 보면 연구개발조정국이 평균 41.3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월 20일 출근한다고 하면 연구개발조정국 직원들은 매일 2시간 이상씩 야근을 한 셈이다. 연구개발조정국은 미래 먹거리를 찾는 국가 연구개발(R&D) 전략을 짜고 관련 예산을 배분하는 부서로, 내년도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예산 배분으로 야근이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연구개발조정국의 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52시간에 달했다. 창조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중의 핵심부서’인 창조경제기획관실도 야근이 많았다. 창조경제기획관실의 석 달간 평균 초과근무는 33.3시간이며 4월에는 40시간을 기록했다. 출범 초기 창조경제실현계획, 창조경제위원회 구성 등 핵심 사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래부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도 평균 33시간을 기록해 핵심 부서일수록 야근이 잦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반면 초과근무가 가장 적은 곳은 평균 11.7시간을 기록한 감사관실로 나타났다. 6월에는 단 6시간이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감사관 활동 자체가 대부분 외부 피감기관 출장”이라며 “출장비와 시간외 수당을 이중 수령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적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부 구성을 감안하면 대체로 정보통신기술(ICT) 부서보다 과학 부서의 초과근무가 많았다. 통신시장 활성화를 맡은 통신정책국은 17.7시간, 소프트웨어 정책 등을 수립하는 정보통신산업국은 20.6시간으로 모두 하위권이었다. 직원들의 초과근무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다. 출범 직후 4월에는 평균 27.4시간, 5월엔 27.5시간이었다가 6월에는 24.1시간으로 줄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는 체계 정착을 위해 야근이 잦을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부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야근 시간이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최근 서울신문이 실시한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8월 6일자 1면)에서 응답자 47%로부터 ‘이대로는 창조경제 주무부처로서의 역할 발휘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농아인올림픽’ 한국 金 19개·종합 3위

    ‘농아인올림픽’ 한국 金 19개·종합 3위

    제22회 소피아 농아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역대 최다 메달로 목표인 종합 3위를 달성했다. 대회 마지막날인 지난 4일(현지시간) 홍은미(29)가 유도 여자 무제한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가 열린 열흘 내내 금메달 행진을 이었다. 볼링과 태권도에서 각각 금메달 6개, 사격에서 금메달 5개를 따낸 한국은 금 19, 은 11, 동메달 12개 등 모두 42개의 메달을 획득해 4년 전 타이베이대회 34개(금 14, 은 13, 동메달 7개)를 앞질렀다. 사격의 최수근은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자 역대 대회 첫 한국사격 3관왕의 영예를 안았고, 볼링의 안성조(24)는 개인전에서 역대 대회 최고점을 경신했다. 또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 첫선을 보인 태권도 품새 모든 종목을 석권했다. 폐막식에는 볼링 김지은(37)이 성화 소등을 위한 아시아 선수 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종합 1위는 러시아(금 67, 은 52, 동 58), 2위는 우크라이나(금 21, 은 30, 동 37)가 차지했다. 다음 대회는 2017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다. 한국 선수단은 6일 오후 귀국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현오석 부총리 리더십 약하다” 85.9%…“미래부 제 역할 잘한다” 4.8%에 불과

    [경제전문가 긴급 현안 설문] “현오석 부총리 리더십 약하다” 85.9%…“미래부 제 역할 잘한다” 4.8%에 불과

    경제 전문가의 85.9%(73명)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리더십이 약하다고 답했다. 25.9%(22명)는 ‘리더십이 약해 정책 조율과 신뢰도에 적잖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리더십에 별 문제가 없다고 답한 전문가는 14.1%(1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10명 중 6명꼴로 ‘리더십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리더십 부족의 이유(2개 복수응답)로 ‘현 부총리의 능력 및 카리스마 부재’(57.5%)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그러나 31.5%는 ‘새누리당 등 외부의 과도한 경제부총리 흔들기’를 원인이라고 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 여건’, ‘관료에게 권한을 주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각 30.1%)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현 정부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압도적이었다.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8%(4명)에 불과했다. ‘아직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으나 차차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48.2%로 가장 많았으나 ‘이대로는 창조경제 주무부처 기능 발휘가 어려울 것’(47.0%)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았다. 미래부의 문제점(2개 복수응답)으로는 ‘창조경제 정책 총괄에 한계’(61.5%), ‘시대 흐름에 안 맞는 산업·과학의 비정상적 결합’(56.4%), ‘최문기 장관의 능력 및 카리스마 부재’(38.5%) 등이 꼽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