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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질병] (56) 임신중독증

    [한국인의 질병] (56) 임신중독증

    일반적으로 ‘임신중독증’이라고 하면 흔한 감염질환의 일종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임신중독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보다 혈압, 당뇨, 비만과 더 관련성이 높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모의 경련과 발작을 유발한다고 해서 주로 ‘자간전증’(子癎前症)이나 ‘자간증’(子癎症)이라고 부른다. 심하면 뇌출혈, 심부전, 폐부종 등으로 진행돼 산모의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고위험임신클리닉 신종철(54) 교수를 만나 임신중독증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해외 학계에서는 산모에게 임신중독증이 생길 확률을 4~8 % 정도로 보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5~6% 정도로 보고 있죠. 대략 산모 20명 중에 1명 정도는 이 병에 걸린다는 뜻입니다. 발병 확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산모 20명중 1명꼴 임신중독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임신중독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인슐린 저항성(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이 발병하기 쉬운 상태), 흡연 등을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있지만 명확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다. 임신중독증이 생기고 난 뒤 발생하는 고혈압, 부종, 단백뇨 등의 증상을 보고 병을 짐작할 뿐이다. 자간전증이라고 불리는 초기임신중독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고혈압이다. 이완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수축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자간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에 단백질이 다량 함유된 단백뇨 증상도 자간전증 척도로 꼽힌다.24시간 내 소변에 함유된 단백질이 300㎎이상이면 자간전증을 의심해야 한다. 부종은 몸이 붓는 증상인데 체액이 혈관을 빠져나와 몸의 곳곳으로 침투하는 것을 말한다.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심하면 시력이 저하되거나 복부 위쪽에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폐에 체액이 차는 폐부종과 뇌가 붓는 뇌부종, 두통 등도 전형적인 임신중독증의 증상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장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산모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때에 따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생길 수도 있다. 혈액 응고장애가 생겨 극단적인 상황에는 출혈을 막을 수 없는 혈종이 전신에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단백뇨·간질 겹치면 ‘자간증´ 만약 고혈압, 부종, 단백뇨와 더불어 경련을 일으키는 간질이 겹치면 자간증으로 본다. 이미 증상이 많이 진행돼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므로 즉각 아기를 분만하지 않으면 병을 치료할 수 없다. “일단 자간증까지 오면 태아보다 산모의 생명을 더 우선시하게 됩니다. 시간을 지체하면 산모가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죠.34주 이후에 유도분만을 통해 출산하면 아기를 살릴 가능성도 높아요. 중요한 것은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임신중독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은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식품 복용땐 전문의와 상담을 단백뇨와 고혈압이 동반되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혈압만 떨어뜨리기 위해 ‘이뇨제’를 처방해서는 안 된다. 이뇨제는 소변량을 늘려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하지만 소변량이 적은 임신중독증 환자에게 사용하면 오히려 역기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뇨제를 잘못 사용하면 혈류량이 갑자기 감소해 태아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임신중독증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진료경험이 있는 의사를 만나 논의를 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간혹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을 복용하는 산모도 있는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만 혈관의 산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 비타민C, 비타민E 등은 도움이 된다. 도움이 된다고 해서 마구 복용하라는 뜻은 아니다.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뒤에 몸에 무리를 일으키지 않는 한도에서 복용해야 한다. “가까운 동네병원도 좋지만 만약 경미하게라도 임신중독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는 대형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의 경험이 산모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출산할 시기를 잘못 판단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갈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임신중독증 환자에게 소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학계 보고가 있었다. 고혈압을 더 악화시킨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꼭 고혈압을 통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는 짠 음식을 꼭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 ●유전적 요인·재발 가능성 커 정기검진 필수 임신 후 34주가 되면 바로 태아를 분만시켜야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경우는 상황을 더 지켜볼 수도 있다. 태아의 생명도 중요하기 때문이다.34주 이전에 태아를 분만하면 생존확률이 일반 아기보다 40% 이하로 낮아진다. 따라서 병원에 입원해 약물치료와 산모 및 태아의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태아의 성숙을 하루라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임신중독증 증상의 조절이 어려운 경우 산모와 태아가 모두 위험한 상황이 되기 전에 태아가 아주 미숙하더라도 분만을 결정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에 걸린 산모는 다음 출산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인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이라도 임신중독증을 경험했다면 산전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임신중독증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방법밖에는 대책이 없어요. 시간이 될 때마다 병원을 찾아 임신중독증 위험이 있는지 체크해 봐야 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이 태아와 산모의 생명을 살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신 34주때 갑자기 고열 제왕절개 통해 ‘무사 분만’ 36세 산모의 악몽 같았던 순간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 만난 김희정(가명·36)씨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자신이 임신중독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다. 임신한 지 20주가 지나자 몸이 심하게 부어올랐지만 ‘많이 먹어서 그러려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문제가 생긴 것은 임신한 지 34주가 지나 만삭이 됐을 때였다. 김씨는 “갑자기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큰 이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챘다.”면서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새벽 2시에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는 분만을 권했다.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혈압은 수축기 160㎜Hg, 이완기 110㎜Hg로 이미 임신중독증 기준을 훨씬 넘어선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씨도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때마다 혈압을 재봤지만 임신중독증이 혈압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하루만 더 늦춰달라고 의사에게 호소했지만 의사는 냉정한 표정으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산모와 아기 모두 위험해진다.”고 말했다.‘아기가 제대로 태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같은 순간이었다. 머리를 감싸쥔 남편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분만을 권했다. 한 시간이 흐른 뒤 김씨도 결국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병원측은 제왕절개를 통해 아기를 분만시킨 뒤 산모의 혈압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다행히 규모가 큰 병원이어서 고위험임신클리닉 담당 의사는 물론 신경과, 신생아 전문의 등이 총력을 기울여 김씨와 아기를 모두 살려냈다. 의사는 “아기가 34주를 넘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경험에서 가장 중요하게 깨달은 점이 무엇인지 묻자 김씨는 “미리 대비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당장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정기 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령 임신부 발병률 2배이상 높다 산전 체중·혈압관리 중요 임신중독증을 일으키는 위험요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고령임신이다. 나이가 들어 임신하면 임신중독증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다. 학계는 일반적으로 35세 이상의 고령임신이 35세 미만 임신보다 임신중독증을 일으킬 확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보고 있다. 고령임신 상태에서 비만이 동반되면 발병 확률은 2배 이상 더 높아진다. 고령산모라면 과거 임신중독증 병력이 없다고 해도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신 후 28주까지는 1개월에 1회,36주까지는 2주에 1회, 출산 1개월 전에는 1주일에 1회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임신중독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의 간격은 줄이고 횟수는 2배로 늘려야 한다. 40세 이상 고령산모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심장병 등과 같은 성인병을 이미 갖고 있는 사례가 많다. 고혈압은 젊은 임신부에 비해 2~4배 증가하며 산전 출혈 가능성도 높다. 이런 환자가 임신중독증에 노출되면 미숙아나 발육부진 태아를 출산하기 쉽고 심지어는 태아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당뇨병도 임신중독증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적어도 임신 24~28주에는 당뇨검사를 해서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중독증 관리에 나서야 한다. 고령산모는 비만 위험도 높다. 비만도 임신중독증과 직결되는 위험요소다. 따라서 임신전 미리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임신 후 1~3㎏ 수준의 체중 증가는 크게 주의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약 10~15㎏가량 증가했다면 의사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겔포스, 콜라와 먹으면 ‘헛방’

    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약과 식품의 궁합을 잘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약과 식품을 함께 먹을 경우가 많은데 궁합이 맞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은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제산제인 ‘겔포스’는 과일주스나 콜라 등 산도가 높은 식품과 함께 복용할 때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신경안정제인 ‘디아제팜’과 ‘알프라졸람’도 자몽주스나 카페인 함유 식품과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떨어지고 오히려 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 혈압강하제도 아무렇게나 복용해서는 안 된다. 혈압약 가운에 ‘이뇨제’(소변량을 증가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를 복용하고 있다면 알로에를 멀리해야 한다.몸속의 칼륨이 너무 많이 감소해 고혈압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능을 하는 혈압강하제도 칼륨 성분이 들어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복용하면 혈중 칼륨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혈액응고 저해제인 ‘와파린’을 복용할 때는 비타민이 함유된 식품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 비타민K나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된 클로렐라는 혈액응고를 촉진하기 때문에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청
  • 구강건조증, 물이 특효다

    구강건조증, 물이 특효다

    가정주부 김미영(57)씨는 부쩍 입 안이 텁텁하고 식욕이 없다. 계절이 바뀐 탓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입 속 점막이 갈라지고, 혀가 입에 달라붙는 등 일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증세가 심해졌다. 김씨처럼 ‘구강건조증’을 가볍게 여겼다가 장기간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하루 침 분비량이 1.5ℓ에 달하지만 구강건조증 환자는 1시간에 6㎖에 못 미칠 때도 많다. 입이 바싹 마르는 증상은 노인들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50세 이상 인구의 10%,65세 이상의 30%가 이 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건조증은 나이들수록 잘 생기고, 그 정도가 심해진다. 신체기능이 떨어져 침 분비가 원활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각종 질병으로 인한 약물 복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감기약 같은 항히스타민제나 고혈압 치료제, 항불안제, 수면제, 이뇨제 등을 오래 복용하면 구강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소변이 잦은 당뇨환자와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생기는 폐경기 여성이 대표적이다. 말기 암환자도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다. 악성빈혈, 비타민A 결핍 등의 원인도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구강건조증은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침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구강조직을 보호하고,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강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침이 부족하면 입 속의 세포 점막이 파괴돼 충치가 생기기 쉽다. 심지어 풍치나 치주염, 구강점막 궤양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 식욕을 떨어뜨려 고령의 노인에게 치명적인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증상이 심해지면 입술 껍질이 벗겨지고 볼 안쪽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참을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램브란트치과선릉 최용석 대표원장은 “구강건조증은 심각한 증상 없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충치나 잇몸병을 악화시켜 치아를 잃을 수도 있다.”면서 “노년기에 많은 치아를 갖고 있으려면 구강건조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강건조증은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바로 증상이 개선된다. 그러나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없거나 원인 질환을 치료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침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이나 호르몬 요법도 있지만,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선 구강을 청결하게 하고 입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려면 하루에 물을 8∼10잔(1.5∼2ℓ) 이상 마셔야 한다. 신진대사가 저하돼 갈증을 못 느끼는 노인도 의도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무설탕 껌이나 신맛이 나는 과일, 비타민C, 설탕, 캔디 등을 먹어 침샘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음주, 흡연, 과로 등을 삼가고, 커피, 녹차, 탄산음료, 국 등은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최 원장은 “입안이 심하게 건조할 때는 칫솔 대신 면봉에 치약을 묻혀 닦는 것이 좋다.”면서 “거친 칫솔과 치실은 피하고, 구연산 양치 용액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강건조증상이 나타나면 침의 분비량을 측정하거나 방사선 검사, 생검(세포를 직접 검사하는 것) 등을 통해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인위적으로 침의 생성을 촉진할 수 있는지, 아니면 침을 생성하는 타액선의 기능을 대체시켜야 할지 결정하게 된다. 침을 생성하는 기능이 낮으면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면 인공타액을 사용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려면? 1. 하루 8∼10잔(1.5∼2ℓ) 이상의 물을 마신다. 2. 노인은 의도적으로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갖도록 돕는다. 3. 무설탕 껌이나 신맛이 나는 과일, 비타민C, 설탕, 캔디 등으로 침샘을 자극한다. 4. 금주·금연을 한다. 5. 커피, 녹차, 탄산음료를 피한다.
  • [한국인의 질병] (11) 고혈압

    [한국인의 질병] (11) 고혈압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140/90㎜Hg)은 남자 30.2%, 여자 25.6%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3년 후인 2010년에는 고혈압 환자가 전국 800만∼900만명을 헤아린다는 추산이 가능하지요. 무서운 일입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백상홍 교수는 폭증하는 고혈압환자 발생 추이에 대한 국가적 인식과 관리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고혈압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두려운 경고를 덧붙였다. “고혈압은 유병률은 높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인지율이 낮다는 것이 늘 문제입니다.1990년 인지율이 고작 25%, 그랬던 것이 2001년 40.5%,2005년 56.8%로 높아졌고, 실제로 약을 복용하는 환자 비율인 치료율도 1990년 16%에서 2001년 32.4%,2005년 49.6%로 높아졌습니다. 이는 고혈압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긍정적 지표이긴 하지만 아직도 치료율이 전체 환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지 않습니까.”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은 심장에서 뿜어낸 혈액이 동맥 벽에 비정상적으로 큰 압력을 가하는 상황을 말한다. 통상 140/90㎜Hg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심장이 수축할 때의 압력을 수축기(최고)혈압, 심장이 확장할 때의 압력을 확장기(최저)혈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수축기 혈압이 120∼139㎜Hg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89㎜Hg이면 고혈압 전 단계로 간주한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환자가 많지만 고혈압이 노화의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위험인자는 따로 있다.“우선 가족력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비만, 짠 음식과 알코올 남용, 과다한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 고령과 흡연 등이 1차적으로 꼽히는 위험요인인데, 특히 고혈압과 뇌졸중 가족력을 함께 가졌다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험인자는 또 있다. 백 교수는 복부비만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동반한 대사증후군 환자의 고혈압 발생률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는 특히 합병증의 무서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제는 이같은 고혈압이 각종 심혈관질환의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은 혈압이 115/75㎜Hg일 때 시작되어 수축기 혈압이 20㎜Hg 또는 확장기 혈압이 10㎜Hg씩 증가할 때마다 2배씩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지요.” 상황이 이런데도 자신이 고혈압환자인지 아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며, 이중 치료를 통해 혈압을 조절하는 사람은 전체 환자의 12.5%에 그치고 있다.“사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심부전 등의 합병증은 대부분 고혈압을 방치한 결과인데, 이들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최소한 연 1∼2회는 혈압을 측정해 보라고 권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고혈압의 합병증은 종종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혈압이 오르면 뇌, 심장, 신장, 말초혈관과 눈 등 중요한 신체장기가 손상돼 수명이 단축되는데, 이를 ‘표적장기손상’이라고 한다.“합병증은 고혈압 자체에 의한 경우와 고혈압에 의해 생긴 동맥경화가 원인인 경우로 나뉩니다. 전자에는 악성 고혈압, 심부전, 뇌출혈, 신경화와 대동맥질환 등이, 후자에는 관상동맥질환, 돌연사, 뇌경색, 말초혈관질환과 신장 손상이 포함됩니다.” 그런 만큼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을 낮춰 목표 혈압(목표 혈압은 일반 환자는 140/90㎜Hg, 신장질환이나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는 130/80㎜Hg) 미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다. 고혈압을 꾸준히 치료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뇌졸중은 35∼40%, 심근경색증은 20∼25%, 심부전은 50% 이상 발생을 낮출 수 있다. 고혈압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물론 치료효과가 좋아 의료진이 중간에 약물 투여를 중단하기도 하지만 이런 사례는 흔치 않다. 따라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물론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생활습관을 바꿔야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관리를 위한 생활요법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걷기 등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매일 30∼45분만 해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염분 섭취는 1일 6g 이하의 소금섭취를 권장하는데, 이는 1일 평균 염분 섭취량의 20% 정도에 해당된다. 금연과 함께 음주량이 주종에 관계없이 1일 2∼3잔을 넘지 않는 절주도 중요한 수칙이다. 이처럼 생활개선요법이 중요하지만 이를 철저하게 지키는 환자는 제한적이다. 약물요법의 효용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이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약물치료는 고혈압 극복을 위해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효과가 좋으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한 약제가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고혈압 제제는 기전이 다양하다. 고혈압을 유발하는 안지오텐신의 활성화를 억제하도록 개발된 노바티스의 ‘디오반’ 등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혈관확장제인 칼슘채널 차단제, 이뇨제와 혈압을 올리는 인체시스템을 억제하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CE억제제),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베타차단제(BB),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혈관확장제가 있다. 최근에는 레닌계의 활성화를 막아 혈압 상승을 제어하는 ‘라실레즈’라는 레닌억제제도 개발돼 눈길을 끈다. 좋은 약제를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혈압 강하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내약성과 복용편의성이 우수해야 한다. 결국 많은 치료제 중에서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양질의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의료진과 환자의 몫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항고혈압제 복용하면 뇌졸중 발생 40% 감소 제약기술의 발달은 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의료계가 특히 주목하는 약제는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계열의 항고혈압제. 노바티스의 ‘디오반’(성분명 발사르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디오반은 ARB계 항고혈압제로 심부전 치료제의 적응증을 승인받은 유일한 약물로 현재 ARB계 항고혈압제 중에서 세계 1위의 처방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학계에 보고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경증 및 중등도(경증과 중증의 사이)의 61∼80세 고혈압 환자에게 16주간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디오반을 투여한 임상연구 결과, 디오반의 경우 확장기 혈압은 평균 13.7㎜Hg, 수축기 혈압은 18.6㎜Hg를 낮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의 10.9㎜Hg와 15.6㎜Hg를 유의하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의료계는 특히 항고혈압제의 심혈관 질환 치료효과에 주목한다. 최근 일본에서 3000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ARB계 항고혈압제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디오반과 기존 치료법을 병용했더니 뇌졸중 발생률이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의 상호보완성을 노려 개발된 ‘엑스포지’ 등의 복합제제도 주목받는 약제. 엑스포지는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성분을 한 알에 모은 최초의 복합제제이며, 최근에는 최초의 레닌억제제 항고혈압제제인 ‘라실레즈’(성분명 알리스키렌)가 식약청의 승인을 얻기도 했다. 이밖에 주요 항고혈압제로는 칼슘채널차단제인 화이자의 ‘노바스크’와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이 있으며,ARB계 항고혈압제인 베링거인겔하임의 ‘미카르디스’와 GSK의 ‘프리토’,MSD의 ‘코자’, 아스트라제네카의 ‘아타칸’ 등도 국내에 공급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치료약 복용 중단땐 합병증 위험 대부분의 환자들은 목표 혈압에 도달하거나 정상치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2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을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복용하는 환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백상홍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같은 선진국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정도인 ‘복약순응도’는 50%에 미치지 못한다.”며 “복약순응도의 향상이 고혈압 치료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환자가 약을 안 먹을수록 아예 복용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는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같은 합병증의 위험에 바로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는 ‘엑스포지’처럼 두 가지 계열의 성분을 합한 복합제제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도 복약순응도를 치료의 중요한 이슈로 인식, 이를 고려해 치료 및 약제를 선택하는 추세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제때 먹지 않으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젊은 남성 ‘여성형 유방증’ 는다

    남성이 여성과 흡사한 유방을 가진 이른바 ‘여성형 유방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20대 이하이며, 이런 젊은 환자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형 유방증이란 남성의 한쪽 또는 양쪽 유방의 섬유지방이나 유방 조직이 증가하면서 여성처럼 봉긋하게 자라는 증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해 이뇨제, 항결핵제, 항우울제와 위장약, 혈압약, 무좀약 등 다양한 약물 투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분당차병원 유방암센터 김승기 교수팀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여성형 유방증으로 이 병원을 찾은 365명의 남자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52.2%가 20대 이하였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결과 연령대별 여성형 유방증 환자는 10대가 114명(31.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 77명(21.0%),30대 32명(8.76%),40대 39명(10.6%),50대 29명(7.9%) 등이었다.60대와 70대는 각각 52명(14.2%),22명(6.02%)으로 상대적인 점유비가 10∼20대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조사가 진행된 5년 동안의 환자 증가세는 20대가 무려 5.4배나 증가했으며,10대도 2.8배나 느는 등 이들 연령대의 여성형 유방증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처럼 10∼20대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호르몬 불균형과 서구화된 식습관을 들었다. 김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체내 불균형이 작용했을 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젊은 비만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정환 펜싱 사브르 국제대회 첫 金

    무심코 복용한 수면제 탓에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이 나와 선수 자격을 정지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김정환(24·경륜운영본부)이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41위 김정환은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월드컵 A급 대회(개인전만 치르는 대회)인 보우오디요프스키 사브르대회 결승에서 세계 8위인 니콜라스 림바흐(독일)를 15-13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 펜싱은 이로써 국제 대회에서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했던 남자 사브르 정상에 올랐다.32강에서 세계 1위 솔트 넴칙(헝가리)을 15-14로 꺾고 파란을 일으킨 김정환은 4강에서도 세계 7위 미하이 코발류(루마니아)를 15-14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 3월 불가리아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따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상대 몸통이나 전신을 향해 찌르기만 할 수 있는 플뢰레, 에페와 달리 사브르는 칼끝과 칼날, 칼등을 모두 사용해 찌르기, 자르기, 베기를 하는 종목. 유럽의 텃세가 가장 심하다. 아시아 강국으로 꼽히는 중국도 유럽에 가면 성적을 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 펜싱은 이 종목에 대한 투자와 노력으로 결실을 보게 된 것. 김정환은 한국체대 4학년 때인 2005년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에서 사브르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긴장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했던 게 탈이 났다. 수면제에 이뇨제가 포함된 탓에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국제펜싱협회(FIE)는 메달 박탈과 1년간 선수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도하아시안게임에도 나서지 못했으나 지난 2월 선발전 1위로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를 고교 때부터 지도한 서범석 경륜운영본부 펜싱팀 감독은 “김정환은 순간적인 판단이 빨라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통할 재목”이라면서 “원우영 오은석 등과 함께 베이징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희귀난치병 정복과 도전](15)쇼그렌증후군

    [희귀난치병 정복과 도전](15)쇼그렌증후군

    이름도 생소한 쇼그렌증후군(Sjogren’s Syndrome)은 류머티즘과 유사한 자가면역 질환이다. 류머티즘과 다른 것은 류머티즘의 경우 면역체계가 주로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는 대신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외분비선을 공격해 점액질 분비샘과 침샘, 눈물샘이 손상된다는 점이다.“이 질환이 직접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단 증상이 오면 삶의 질이 말이 아니죠. 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눈과 입 등 신체에 지속적인 손상을 가해 후유증이 남기도 하고요.”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윤종 박사는 이런 쇼그렌증후군을 ‘인체 면역시스템의 교란이 낳은 문제 질환’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쇼그렌증후군은 종류에 따라 1차와 2차로 나뉘는데,1차는 2차 쇼그렌증후군의 증상이 없이 단독으로 발생해 주로 눈과 입에 영향을 주는 경우이고,2차는 류머티즘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근염, 경피증, 다발성 결절 동맥염과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가 이 질환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여성이며 특히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인체 호르몬 체계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쇼그렌증후군은 연령에 관계없이 발병한다. 그러나 중년 여성이 이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미국의 경우 조사된 400여만명의 환자 중 90%가 여성이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임상사례 등을 종합하면 25만∼50만명가량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여성 중에서도 특히 폐경기 여성의 유병률이 압도적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피로감과 미열, 몸살 등 비전형적인 전신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귀밑의 침샘이 붓거나 아프고,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눈과 입이 마르기 시작합니다.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눈과 구강이 마르는 증상이 관찰됩니다.” 대표적 증상인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분비되지 않는 만성적 안구 건조상태를 말한다. 눈물이 잘 분비되지 않아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다시 정상적인 눈물 분비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아침에 눈이 뻑뻑하거나 충혈되고, 건조한 곳에 있으면 눈이 화끈거리며, 눈꺼풀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 또 햇빛 아래서 눈을 뜨기가 어렵거나 콘택트렌즈 착용이 어려운 것이 안구건조증의 대표적 증상이다. 구강 건조 말고도 입안이 타는 듯한 느낌, 미각의 변화와 함께 먹거나 씹기가 어려우며, 구강점막 염증, 충치 증가, 계속된 곰팡이 감염이나 침샘 부종을 보이는 구강건조증은 침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충치, 치주염, 구강점막염과 같은 구강 질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런가 하면 식도 운동이 감소해 가슴앓이가 생기거나 위산의 역류, 소화액 분비의 감소로 인한 소화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쇼그렌증후군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체내에 비정상적인 단백질, 즉 자신의 인체조직을 공격하는 자가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추가로 건빵테스트와 같은 안구 및 구강의 건조증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더 정확한 검진을 위해서는 구강조직 생체검사를 하기도 한다. “진단에서는 1. 안증상 2. 구강증상 3. 안증후 4. 조직병리상의 문제 5. 침샘검사 결과 6. 자가항체의 존재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 가운데 4 또는 6항이 양성이면서 6개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되거나 3∼6 항목 중 3개에 해당하면 1차 쇼그렌증후군,1 또는 2번 항목이 양성이고 3∼5항 중 2개에 해당되면 2차 쇼그렌증후군으로 판정합니다.” 이 박사는 쇼그렌증후군의 치료에서 특히 ‘꾸준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질환도 다른 자가면역 질환과 같아 지금 단계에서 완치를 거론할 수는 없다.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마춤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의 완화와 합병증 방지를 치료의 주요 목적으로 삼는다.“1차성 쇼그렌증후군은 안구건조증을 완화하기 위해 눈에 인공 누액을 자주 넣거나 레스타시스처럼 염증을 완화하고 눈물 생성을 돕는 치료제를 쓰기도 합니다. 또 평소 물을 자주 마시거나 무과당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촉진시키도록 권하며, 질 건조증 때문에 고통을 받는 여성이라면 윤활 젤리나 질정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제제나 면역억제제를 이용한 치료가 좋은 효과를 보이기도 하며, 새로 개발된 약제들이 속속 임상에 도입돼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기도 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루푸스, 다발성 근염 등에 이어 나타난 2차성 쇼그렌증후군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서 동시에 보존 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환자들이 숙지해야 할 문제도 많다. 이 박사는 치료 중에 항히스타민제가 들어있는 감기약이나 이뇨제, 고혈압 치료제, 항우울제 등 일부 약물을 잘못 사용할 경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쇼그렌증후군이 2004년부터 희귀난치질환으로 등록돼 치료비를 지원받는 특례 적용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환자는 20%의 치료비만 부담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진단 과정과 치과치료의 경우에는 아직 보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현실적으로 침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구강관리가 필요한 쇼그렌증후군 환자에게 치석 제거를 위한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필수적이지만 아직 이 분야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 이윤종 박사(분당서울대병원 류머티스내과)
  • 고혈압 치료제도 궁합 있다?

    “그 약이 그 약이지, 뭐.”‘소리 없는 살인자’ 고혈압을 보는 국민들의 의식이 크게 변화해 최근 15년 동안 치료율과 조절률이 각각 3배,5배나 높아졌지만 중요한 고혈압치료제를 보는 시각은 예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고 있다. 2010년이면 우리나라의 고혈압 환자 수가 824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약제 시장은 2004년 5000억원 규모에서 2005년에는 약 855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약제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나 정작 그 약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약제의 선택에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고혈압 약제, 그 약을 알면 고혈압 극복이 더 쉬워진다. # 고혈압 치료제 다 비슷해 보이지만 약제마다 약효 발현방식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등으로 나눈다. 이뇨제는 체내 수분과 염분 배설을 촉진함으로써 혈압을 낮춘다. 토렘(로슈), 라식스(유한양행)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은 3% 선으로 추정된다. 바소트롤(동아제약) 등 베타차단제는 혈압 강하작용과 부분적인 심장기능 개선 효과가 있지만 다른 약보다 부작용이 심해 최소량만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칼슘길항제는 혈관과 심장 세포막의 칼슘 채널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전을 가진 약제로, 혈압강하 효과가 뛰어나 우리나라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4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노바스크(한국화이자)와 국산 카피약의 대명사격인 아모디핀(한미약품)이 대표적인 칼슘길항제제이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는 혈압을 올리고 염분·수분을 축적하는 인체 시스템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약제로, 트리테이스(한독약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혈압강하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심혈관질환 예방 기능이 더해진 까닭이다.ARB는 안지오텐신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 심부전이나 급성 심근경색증 예방 및 당뇨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자(MSD), 디오반(노바티스), 미카르디스(베링거인겔하임) 등이 대표적이며, 시장점유율은 30.9% 수준이다. # 콤보 효과 고혈압의 원인은 복합적이어서 한 종류의 약제로 증세를 다스릴 수 있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약제의 용량을 계속 늘릴 수도 없다. 부작용 때문이다. 그래서 고혈압 환자들은 항고혈압제와 다른 약제를 함께 처방하는 게 일반적인데, 최근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콤비네이션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2종 이상의 약제를 한 알에 담아 환자가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콤비네이션 약제로는 ARB나 ACE억제제에 이뇨제나 칼슘길항제를 복합한 미카르디스 플러스(베링거인겔하임)가 대표적이다. 카듀엣(화이자)도 칼슘길항제인 노바스크와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피토 복합제로,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를 겨냥하고 있다. # 내게 잘 맞아야 명약 고혈압 약을 선택할 때는 환자의 나이를 기준으로 종류를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55세를 기준으로 그보다 젊은 사람은 ACE억제제와 베타차단제가 효과적이며, 그 이상이면 수축기 고혈압으로 인한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칼슘길항제와 이뇨제가 효과적이다. 특정 질환자라면 치료제 선택에 더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관상동맥질환 환자가 고혈압과 협심증을 동시에 가졌다면 베타차단제와 칼슘길항제가, 심부전증 환자나 심근경색 환자는 ACE억제제, 베타차단제,ARB가 효과적이다. 또 과체중인 고혈압 환자는 베타차단제가 체중을 늘릴 수 있으므로 ACE억제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ACE억제제의 부작용인 기침이 문제가 된다면 효과는 같으면서도 기침 부작용이 거의 없는 ARB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을지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상 교수는 “약물 기능이 다양해지고 효과적으로 진화하더라도 환자에게 잘 맞아야 명약”이라고 강조했다. ■ 도움말:김재형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상 을지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오해 Q)약으로 혈압 조절이 잘 되면 약물 복용을 중단해도 될까? A)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저염 식이요법으로 혈압이 충분히 내려간 경우라면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다. 단, 약물로 혈압이 잘 조절되더라도 약물을 끊으면 다시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Q)고혈압 약을 오래 복용하면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A) 고혈압 치료제가 신장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오해다. 오히려 신장 기능이 좋지 않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의 경우 약물을 통한 적극적인 혈압관리가 필수적이다. Q)고혈압 약을 계속 복용하면 정력이 감퇴된다? A) 발기부전은 50세 이하에서는 약 4%,50대는 26%,60대는 40%가 나타난다. 정력 감퇴의 가장 큰 원인은 고령에 있다. 이론적으로는 정력 감퇴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고혈압 약제 때문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 약물파동에 휘청거리는 국제스포츠계

    약물파동에 휘청거리는 국제스포츠계

    세계 스포츠계가 금지약물 파문으로 시끌벅적하다.2006 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 우승자 플로이드 랜디스(미국)에 이어 최근 육상 남자 100m 세계타이기록(9초77)을 수립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스포츠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둘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조만간 최종 결론에서 사실로 드러나면 선수 생명이 끊길 수도 있다. ●금지약물, 그 달콤한 유혹 금지약물 복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육상, 역도, 사이클 등 기록경기에서 두드러진다.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100m에서 9초79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한 벤 존슨(캐나다)은 이후 금지약물 복용사실이 밝혀져 타이틀이 박탈됐다. 한때 이 종목 세계기록보유자였던 팀 몽고메리(미국)는 금지약물 복용의혹으로 불명예 은퇴했다.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여자포환던지기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가 금메달이 박탈되는 등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거포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등 다수 강타자들이 약물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선수들은 장기적으로 심리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성적에 대한 열망으로 약물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전인상 차장은 “금지약물은 경기력 향상 효과가 금방 나타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새 기록 작성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부와 영광이 큰 것도 약물에 손을 대는 이유”라고 말했다. ●200여종의 금지약물 금지약물은 종류가 다양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현재로선 20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도핑은 1960년 덴마크 사이클 선수 쿠르트 옌센이 정신흥분제인 암페타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1967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한 선수가 역시 이 약으로 숨지면서 금지약물 리스트가 만들어졌다.1968년부터 올림픽에서 본격 약물검사가 시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 도핑콘트롤센터가 설립됐다. 이후 1999년에는 반도핑 검사를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반도핑기구(WADA)도 창설됐다. WADA에서 금지하는 약물은 항시 금지약물(근육강화제, 호르몬제, 이뇨제 등)과 경기기간중에만 금지하는 약물(마약성 진통제, 흥분제 등)로 구분된다. 랜디스와 게이틀린이 사용한 것은 테스토스테론으로 항시 금지약물인 근육강화제의 일종이다. 근육강화제는 근육과 근력을 증가시키고 체지방 비율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해 간암이나 심근경색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심리적으로 공격 성향을 띠게 된다. 다른 종류의 금지약물도 이와 유사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안전지대는 없다 미국이나 유럽 등 스포츠 선진국에 견줘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금지약물 안전지대에 속한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고의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무의식적으로,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경우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1995년 육상 중거리스타 이진일은 한국선수 최초로 금지약물 복용,4년 자격정지를 당했다. 세계주니어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불시에 WADA의 도핑검사를 받았다. 당시 독감으로 감기약을 먹었던 이진일은 거리낌 없이 도핑에 응했지만 결과는 금지약물인 베타-2 아고니스트 양성반응으로 나왔다. 감기약에 포함된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경보의 신일용, 스피드스케이트의 백은비가 금지약물 의혹을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국제적으로 도핑이 강화되자 국내에서도 도핑 강화 추세다. 지난해 울산 전국체육대회에서 보디빌딩, 역도, 사이클, 근대5종 등 모두 12명이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이 확인되는 등 국내에서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 다가오는 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철저한 관리로 사전 예방에 힘쓰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ㄹ형에게 바지락을 선물하며

    [한승원 토굴살이] ㄹ형에게 바지락을 선물하며

    ㄹ형,내 토굴 앞 바다에서 캔 바지락을 조금 보내드립니다. 부담스러워하지 마시고 맛있게 삶아 국을 내어 드십시오. 아마, 다른 어떤 바다에서 난 것보다 더 향기롭고 고소할 것입니다. 저의 토굴로 찾아온 사람들이 말합니다.“선생님에게는 세월이 거꾸로 흐르는 듯싶습니다. 얼굴이 날이 갈수록 희어지고 눈이 맑아지십니다.” 물론, 저를 기분좋게 하려는 덕담일 터이지만, 그러할지라도, 서울에서 이리로 이사온 이후, 비쩍 말라 있던 제 체중은 63㎏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아마 제가 살고 있는 장흥 안양 율산마을 앞의 오염되지 않은 여닫이 바다에서 나는 석화 무침과 바지락과 붕장어 곰국으로 끓인 시래깃국을 상식하고, 가끔 이 바다에서 잡히는 생선회를 먹고 앞산에서 딴 차를 마시고 마음을 비우고 사는 까닭일 터입니다. ㄹ형, 귀하고 맛있는 것을 혼자서만 감추어놓고 먹으면 입술이 부르틀 뿐 아니라 살이 내린다고, 어린 시절 어른들이 말했는데, 저는 내내 그것을 굳게 믿고 살아왔습니다. 때문에 저는 ㄹ형에게 율산 마을 앞 갯벌에서 나는 바지락을 선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을 공동양식장을 일 년에 한 차례씩 개장하는데, 저의 늙은 아내는 거기에서 6일 동안 힘들게 캔 것들을 자식들과 친지들에게 고루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아내가 고맙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듯, 고생은 아내가 하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남편인 제가 다 받게 되었습니다. ㄹ형, 지도에서 보면 장흥 율산 마을은 ㄷ자 모양의 득량만 서북쪽 연안에 위치해 있는데, 그 앞 여닫이 드넓은 갯벌은 생금(生金)밭이라고 소문나 있습니다. 자궁 모양의 득량만 바다의 갯벌은 유달리 차지고 무르고 깊어 플랑크톤이 많으므로, 큰 고기들은 이리로 알을 낳으러 들어오곤 합니다. 여기에서 잡힌 모든 해산물들은 다 맛있습니다. 가뜩이나 마을 뒤에는 드높은 사자산 엉덩이 부분과 삼비산 자락(일명 일림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그 아래에는 2층으로 된 특이한 1급수의 청록색 저수지 둘이 있는데, 그곳에서 흘러나와 농토를 적신 물이 여닫이 연안 바지락밭으로 들어옵니다. 바지락은 청정의 담수가 잘 공급되어야 오동통하게 살찌고 고소하고 진한 단맛이 납니다. 율산 마을 바지락밭만큼 담수가 잘 공급되는 곳은 이 나라 어디에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마을의 한 가구에는 40평쯤의 바지락 밭이 배정되어 있는데, 그것은 1400평의 논하고 바꾸어주지 않습니다. 모 심을 일도 없고, 농약을 치거나 거름을 하거나 밭갈이할 일도 없고 누가 도둑질해갈 우려도 없습니다. 아무 때든지 용돈이 궁하면 바구니와 호미만 들고 나가 캐다가 시장에 팔면 되므로 그것을 대학 가르치는 밭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또 마을 공동 바지락 양식장이 있는데, 거기에서는 한 해에 2억원 이상이 수확됩니다. 또 그 아래쪽의 키조개 양식장 피조개 새조개 양식장 임대 수익이 아주 짭짤하여 마을 어촌계의 재정은 근동에서 제일 넉넉합니다. 웰빙 세상이 되면서 우리 마을의 바지락은 시장으로 출하될 새가 없습니다. 외지 사람들의 주문을 받아 팔기에도 부족합니다. 장흥 버스터미널 근처의 수산물 가게에는 외부의 바지락이 스며들어와 율산 바지락 행세를 하고 있을 지경입니다. 이 바지락 국을 내어 수제비를 해먹어도 좋고, 술 마신 이튿날 보얗게 국물을 내어 마셔도 좋을 것입니다. 고단백 식품인데다가 천연 이뇨제가 들어 있는 이것은 산후조리에도 좋다고 합니다. 많지 않은 것이지만 고향 친구의 향기와 맛이라 여기시고 달게 드시기 바랍니다. ㄹ형, 이제 그것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기는 합니다만, 나는 고소하고 시원한 바지락국을 마실 때마다 ‘새만금 제방 공사는 참으로 미친 짓이다.’하고 생각하면서 슬퍼합니다.
  • 팔당호·한강본류 의약품오염

    팔당호·한강본류 의약품오염

    수도권 20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에서 항생제를 비롯한 각종 의약품 잔류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잠실 취수장 주변을 비롯한 한강물도 항생제와 간질치료제·해열진통제 등 각종 약물로 오염돼 상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들 약물은 다이옥신이나 유기염소화합물(PCB) 등 유독성 화학물질처럼 ‘환경호르몬’ 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밝혀져, 생태계 교란은 물론 인체 위해성까지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강 물환경의 의약품 오염이 담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5월30일 한국학술진흥재단 발간)와 용인대 김판기 교수(산업환경보건학과)의 ‘경안천 의약품·항생제 잔류농도 및 분포조사’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김 교수는 “그 동안 하수종말처리장에 흘러드는 오·폐수의 의약품 오염조사는 있었지만, 상수원과 한강 본류에 대한 오염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조사에선 카페인(강심·이뇨제)과 카바마제핀(간질치료제), 딜티아젬(협심증·고혈압치료제) 등 일반의약품 6종과 설파메톡사졸·트리메토프림·설파티아졸 같은 항생제 6종 등 모두 12종에 대해 검출빈도 및 농도, 생태·생식독성 평가 등이 이뤄졌다. 조사결과, 경기 용인시 해실교∼팔당호 사이 경안천 지점에선 12종의 약물 중 9종이 검출됐다. 이 중 팔당호에서만 설파메타진·카바마제핀 등 7종의 약물이 최고 0.103ppb까지 검출됐다.1ppb는 물 1ℓ당 1㎍(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 함유돼 있음을 뜻한다. 한강 본류의 잠실·한남·마포·행주 등 4개 지점에선 12종 가운데 9종이 검출됐다. 위염·궤양치료제인 시메티딘은 최고 1.338ppb까지 함유돼, 그동안 해외에서 확인된 최대 농도(0.58ppb)보다 2.3배 높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위장 관련 약품이 많이 소비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의약품은 실험결과 수중생태계 파괴는 물론 물고기의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생식독성’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연구진은 ‘한강 보고서’에서 “카페인 등 4종의 약물을 송사리에 주입한 결과, 수컷의 암컷화 지표인 ‘비텔로제닌’ 단백질이 많게는 20% 이상 발현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나머지 8종 의약품 실험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환경단체는 “당장 수돗물 수질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민환경연구소 최예용 실장은 “약물로 오염된 물이 하수처리와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심층조사 및 대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잔류물질은 현재 수돗물 정수처리 조사대상 항목에서 빠져 있으며, 폐의약품 배출·수거와 관련한 관련 법규도 없는 상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한강수계 ‘의약품 오염’ 생태계 파괴 우려

    한강수계 ‘의약품 오염’ 생태계 파괴 우려

    팔당호를 비롯한 한강수계가 각종 항생제·의약품으로 오염되고, 이들 약물이 환경호르몬 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특히 일부 의약품은 현재의 오염농도로도 한강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만큼 위해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품 환경오염 문제는 생태계 파괴는 물론 궁극적으론 수돗물 안전성 등 인체 위해 논란까지 부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항생제 오·남용과 의약품을 마구 버려온 관행이 결국 화를 부르고 말았다.”며 당국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일반의약품·항생제 12종 조사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지난달 30일 펴낸 ‘한강 보고서’는 용인대 김판기 교수(산업환경보건학과)팀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등이 2년 동안의 공동연구 끝에 내놓았다.‘경안천 논문’은 지난 3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환경보건 이슈’란 국제 학술대회(한국환경보건학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공동주최)에서 발표됐다. 한강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의약품의 내분비계 교란 작용이다. 이같은 ‘생식 독성’은 거듭된 어류 실험을 거쳐 사실로 확인됐다. 연구진조차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을 만큼 뜻밖의 결과였다. 김 교수는 “송사리에 주입한 의약품의 농도는 한강에서 실제 검출된 농도보다는 크게 높지만, 일반적인 실험용량에 비해선 매우 낮은 편이었다. 그런데도 비텔로제닌 생성률이 예상외로 크게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험결과는 지난해 11월 국제학계에 처음 보고됐다. 김 교수는 미국 환경독성화학회(SETAC)가 개최한 학술대회 자료집에 요약문을 실은데 이어 “올해 중 정식 논문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의 환경오염은 해외에서도 현안으로 등장한 지 10여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생태계에 흘러든)의약품의 생식독성에 대해선 아직 국내외 연구사례가 없는 실정”이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인체 내분비계 교란여부 조사해야” 카페인·딜티아젬 같은 일반 의약물질과 각종 항생제의 생식 독성이 실험으로 확인되긴 했지만, 수중 생태계와 인체에도 실제로 같은 작용을 할지는 미지수다. 하천 등 현실 생태계에 여러 경로를 거쳐 꾸준히 흘러들어오지만 저농도로 분포돼 있어 ‘만성적 영향’을 조사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선 정부와 국내학계 등이 이제 겨우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강도높은 경고를 내놓으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박정임 박사는 “하수처리 과정에서도 잘 제거되지 않는 일부 의약품은 궁극적으로 식수원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면서 “범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민환경연구소 최예용 실장도 “음용수에 극미량이 들어 있더라도 성장기의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 같은 민감집단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체격은 좋은 반면 체력은 떨어지는데, 이 같은 의약품 오염의 영향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대기환경 기준치 이하의 오염에서도 미숙아 출생률이 높아졌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사례로 들기도 했다. ●한강·경안천 모두 ‘카페인’ 최다 검출 한강의 오염현황은 총 12개 지점에서 조사됐다. 한강을 따라 잠실∼행주까지 4개 지점, 그리고 한강 주변 4개 하수처리장(중랑·탄천·난지·서남)에서 유입수와 방류수의 오염농도를 각각 측정했다. 경안천 구간은 용인시 해실교∼팔당호까지 6개 지점이었다.(위치도 참조) 의약품 별 검출빈도는 한강·경안천이 비슷한 양상이었다. 일반의약품 중에선 카페인(강심·이뇨제)이 한강 시료의 97%, 경안천 시료의 92%로 가장 빈번하게 검출됐다. 항생제 중에선 설파메톡사졸이 각각 94%와 83%로 최고 빈도를 보였다. 간질치료제로 쓰이는 카바마제핀도 한강과 경안천에서 각각 78%,83%로 검출돼 높은 오염도를 보였다.(그래프 참조) 의약품 별 오염농도는 하수처리 전 단계인 하수처리장 유입수가 가장 높았고, 방류수-한강물 등 순이다. 탄천하수처리장 유입수는 의약품의 평균 오염농도가 11ppb로 한강 본류의 오염도보다 수 백배나 높았다. 의약품 잔류물질이 하수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크게 희석된 상태로 한강에 배출됐음을 뜻한다.(그래프 참조) 그럼에도 한강물 상태는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연구진은 아세트아미노펜·시메티딘 등 10개 의약품을 ▲발광미생물 ▲물벼룩 ▲송사리에 각각 주입해 생태독성을 평가했다. 일정 농도에서 관찰된 미생물 발광량 감소 및 물벼룩 움직임 둔화 등 현상을 바탕으로 ‘현재의 한강물 오염 상태에서 의약품별 위해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항생제인 설파메톡사졸에서 문제가 불거졌다.“당장 현 상태에서 한강생태계에 위해를 일으키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설파메톡사졸은 한강물에 평균 0.193ppb, 최대 0.492ppb 함유돼 이미 생태계 위해기준치(0.15ppb)를 1.3∼3.3배 넘어섰다. 위해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세한 생태 영향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강의 오염 정도를 해외 조사결과와 비교해 보면 의약품 종류 별로 사정이 달랐다. 해열진통제로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은 미국 하천에서 검출된 최대 농도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카페인 최대농도는 캐나다보다 무려 8.1배나 높았다. 위염·궤양치료제인 시메티딘은 미국보다 2.3배 높은 반면 딜티아젬(협심증·고혈압치료제)은 27% 수준이었다. 한강변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오염농도는 “미국·캐나다·독일 등의 하수처리장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폐의약품 회수 프로그램 도입해야” 의약품의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연구조사는 국제적으로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유럽에선 1980년대부터, 미국에선 1990년대 후반부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을 정도로 역사가 일천하다. 하지만 이후 미국환경청(EPA) 산하의 한 부서가 전적으로 이 문제를 전담할 만큼 높은 관심을 쏟고 있는 중이다. 영국에선 2004년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이 하천과 지하수에서 검출돼 큰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의약품 환경오염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거쳐 일어난다.▲제약공장 유출 ▲환자의 배설 ▲사용하지 않은 약을 병원·가정 등에서 하수구나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는 사례 등이다. 이 가운데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먹고 남은 약을 가정의 하수구로 버리는 행위는 국내외에서 흔하게 빚어지는 일이다. 박정임 박사는 “독일은 약품 판매량의 3분의 1 가량, 오스트리아는 4분의 1 가량이 생활쓰레기나 하수구로 버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더 높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용도나 사용기간을 알 수 없는 의약품’을 “그냥 버린다.”는 응답이 60%를 웃돌았다. 약국에 쌓여 있는 불용약 규모도 의약분업 이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대한약사회 집계에 따르면 전국 1만 9000여개 약국에서 무려 516억원어치의 의약품을 재고로 쌓아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지적이다. 서울대 약대 권경희 박사는 “부도난 제약회사나 도매상의 거래증빙 미비 등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1000억원대를 웃돌 것”이라면서 “약국의 불용약을 줄이는 정책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호주 등지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제약사들이 폐의약품을 무료로 수거토록 하는 ‘회수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당뇨성 신장합병증 세계 첫 규명

    당뇨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증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당뇨·내분비질환 유전체센터 소속 서울대병원 박경수·안규리 교수팀과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SNP제네틱스는 당뇨병으로 말기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와 오랜 당뇨병 투병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증상이 없는 400여명을 함께 분석한 결과 당뇨 합병성 신부전증이 ‘SLC12A3’이라는 유전자의 변이와 연관이 있음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Diabetes’지 3월호에 게재됐다. ‘SLC12A3’ 유전자는 신장에서 사이아자이드(Thiazide)라는 이뇨제와 접촉해 나트륨을 배설하는 유전자이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이 유전자가 혈압 변화와 전해질 대사 및 당뇨성 신장합병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돼 왔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체 연구센터가 당뇨병 관련 유전자인 ‘NRF1’과 ‘PCK1’의 변이를 규명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SLC12A3’의 변이를 확인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면서 “관련 정보를 활용하면 당뇨 합병증의 위험 정도를 미리 유전적으로 진단,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에 근거한 환자 개인별 맞춤약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차병원의 보건복지부 지정 불임 유전체연구소는 조기 폐경된 여성과 정상 여성의 혈액을 채취, 미토콘드리아 DNA의 양을 분석한 결과 조기 폐경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DNA 양이 정상 여성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 교수

    [Doctor & Disease]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 교수

    “우리가 일상적으로 대하는 수많은 ‘급사’나 ‘돌연사’의 원인이 바로 심부전인데, 이걸 방치하는 건 바로 죽음의 문을 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2005∼2006년판에 연속 등재됐으며, 영국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한 ‘21세기 탁월한 2000명의 과학자’와 이 단체가 선정한 ‘순환기내과 부문 세계 100인의 과학자’로 선정된 충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조명찬(47) 교수. 그는 “그 자체가 질병이라기 보다 다른 원인질환에 의해 심장이 몸이 필요로 하는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인 심부전은 그래서 그 위험성이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심부전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심장은 신체활동 상태에 따라 박출하는 혈액 양을 달리하는데, 구조적 혹은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의 혈액 박출 능력이 떨어져 충분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예전에는 단순히 심장의 펌프기능 이상이라고 여겼으나 최근에는 신경호르몬계의 문제가 동반된 임상증후군으로 간주한다. ▶심부전 심장이 정상 심장은 어떻게 다른가. -원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축기 심부전은 대부분 심장이 커져 있고, 심실벽이 얇으며, 심근 수축력을 떨어뜨리는 심실 재형성과 함께 판막 기능부전도 동반된다. 심부전 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완기 심부전은 심장 크기와 심근 수축력은 정상에 가까우나 심실벽이 두꺼워지는 심비후가 동반된다. ▶심부전의 유형과 유형별 증상을 소개해 달라. -급성 심부전은 심근 괴사나 판막파열, 부정맥 등에 의해 나타나며, 몸이 붓는 전신 부종과 심한 호흡곤란, 저혈압이 나타난다. 만성 심부전은 확장성 심근증이나 심장판막증 환자에게 흔하며, 혈압은 유지되나 전신 부종이 심하다. 좌심실부전은 전신울혈에 앞서 폐울혈이 나타나며, 우심실부전은 부종과 울혈성 간종대가 나타난다. 또 수축기 심부전은 만성이 많고, 이완기 심부전은 운동시 호흡곤란이 특징이다. ▶원인질환은 무엇인가.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과 고혈압, 류머티즘 열이나 심내막염으로 인한 심장판막 손상, 심장근육에 문제가 있는 심근증, 선천성 심장병 등이 문제가 된다. 조 박사는 이런 심부전의 증상에 따른 병기를 4단계로 구분해 설명했다.“뉴욕심장협회에 따르면 증상없이 심한 운동 때만 호흡곤란, 피로, 심계항진, 흉통 등이 나타나는 1기, 계단을 두층 정도 걸어 올라가는 일상적인 활동 때 증상이 나타나는 2기, 계단을 반층 정도 오르면 증상이 나타나는 3기, 누워만 있어도 숨이 가쁘고 피곤함을 느끼는 4기로 구분합니다.3∼4기가 되면 사실상 의미있는 운동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근의 발병 추세와 경향상의 특이점은 무엇인가. -고령화와 관상동맥질환 등 원인질환 증가로 최근 10년 새 유병률이 2배나 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만 해도 심장판막질환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관상동맥질환(38.3%)과 심근증(21.7%)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호흡곤란, 하지 부종, 체중 증가, 경정맥 확장, 폐부종, 간비대 등의 임상증상이 있는 경우 흉부 X레이나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 등으로 원인질환과 증상의 정도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혈액검사로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자가진단도 유효한가? -대표적 증상인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등은 다른 질환에서도 흔하므로 이런 증상을 근거로 한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이런 증상이 하지 부종, 체중 증가, 경정맥 확장, 폐부종, 간비대 등과 함께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치료법도 설명해 달라. -심부전 치료의 일반적 원칙은 원인 질환 교정, 유발원인 제거, 약물 투여가 가능하도록 심기능을 강화하는 울혈성 심부전 상태의 교정 등이다. 세부적 과정은 증상에 따라 4단계로 나누는데,1∼3기에는 약물이나 운동,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위험인자를 조절하게 되며,3기에 간혹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하기도 한다.4기는 심장이식이나 좌심실 보조장치, 수술이 필요하다. ▶치료의 한계와 대책은 무엇인가?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환자의 10%는 사망한다. 베타차단제 등 특정 약물도 아직 근본적인 치료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말기의 경우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나 공여자가 없어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최근의 게놈프로젝트에 의한 분자생물학적 접근, 줄기세포 치료의 임상 적용 등이 새로운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치료 부작용은 없나. -이뇨제는 전해질 이상, 고요산혈증, 대사성 알칼리혈증 등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는 고칼륨혈증, 기침, 백혈구 감소증 등이, 베타차단제는 저혈압, 피로감, 서맥 등이 문제로 꼽힌다. 조 박사는 심부전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가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4기가 되면 심장이식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인데, 그나마 심장은 공여받기가 어려워 치료에 희망을 갖지 못합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한데, 고혈압 당뇨 비만 대사증후군 고콜레스테롤 등의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해 조절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발병률을 50%나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또 정부가 위험인자의 조절 및 생활습관 개선의 필요성을 꾸준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민건강검진에 65세 이상 고령자의 심부전 검사를 포함시켜 조기발견이 가능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한 현안입니다.” ■ 조명찬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영국 글래스고우대학 순환기내과 교환교수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및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순환기내과 교환교수 ▲대한순환기학회 이사 ▲대한내과학회·대한고혈압학회·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대한심초음파학회·미국심장학회·미국뇌졸중학회·유럽심장학회·유럽심부전학회 정회원 ▲현, 충북대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Doctor & Disease] 경희대 재활의학과 이종하 박사

    [Doctor & Disease] 경희대 재활의학과 이종하 박사

    “세상이 그런 걸 감안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약으로 살을 빼겠다거나 근육을 부풀리겠다는 발상입니다. 단순히 살이 빠지고, 근육이 커지는 정도에서 그치면 좋겠지만, 심하면 죽음에 이르는 부작용을 낳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겁니다. 서울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인 그리피스 조이너가 심장마비로 숨졌을 때 의사들은 다 ‘약물’ 때문이라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문제는 일반인들까지도 자꾸 이런 유혹에 넘어간다는 사실입니다.” 10년이 넘게 태릉선수촌을 오가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재활과 도핑 문제를 도맡다시피 한 경희대 재활의학과 이종하(45) 박사. 그에게 있어 약물, 특히 도핑과 관련된 약물은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금기의 룰’이었다.“운동선수들은 존재 이유를 ‘승리’나 기록 갱신’에서 찾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런 만큼 ‘도핑테스트’라는 제도적인 방지책과 징계라는 억제 수단이 있지만 일반인은 그런 제약이 없어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운동선수도 금기약물인 에페드린 여성들 마구 먹어 이 박사는 운동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이나 부상통증 해소를 위해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이른바 도핑 문제를 꺼내자 정색을 했다.“시장 규모가 엄청난 미국에서는 프로스포츠의 경우 따로 약물을 규제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능력 이상의 힘과 기량이 필요한 경우 별 주저없이 이런 약물을 사용합니다. 근육강화제인 아나볼릭스테로이드나 에페드린, 메틸에페드린과 카페인제제류의 흥분제가 대표적이지요. 특히 에페드린은 생약 성분인 반하, 마황에 많이 포함돼 있는데 요즘 들어 이걸 살빼는 약으로 알고 무턱대고 먹는 여성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가 경고하는 이런 약물의 부작용은 심장 발작과 빈맥, 간장 손상, 고환기능 장애로 인한 성기능 퇴조, 불면증, 이상 흥분, 정서불안 등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이런 약물을 일부 헬스클럽 관계자들이 운동하는 일반인에게 권하는 일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란다. 더 놀라운 것은 비만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일주일이면 몰라볼 만큼 살이 빠진다.’며 접근하는 보따리상이나 홈쇼핑 업체들을 통해 무작위로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장발작·간장손상… 성기능 퇴조 부를수도 “이뇨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더러는 살을 뺄 목적으로 이걸 사용하는데,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체내 전해질 군형이 깨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또 최근 웰빙 붐을 타고 운동인구가 늘면서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할 때 호흡곤란을 줄여준다는 EPO(펩타이드 호르몬제)의 경우 혈중 적혈구 숫자를 일시적으로 늘려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심혈관계와 내분비계가 교란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일반인들은 물론 운동 선수들도 이런 위험의 실상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되는 약물의 종류가 워낙 많은 데다 계몽이나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서다.“예전 방콕아시안게임 때 일부 종목 선수들이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카페인과 마황 성분의 흥분제를 복용해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습니다. 이걸 먹으면 피로감이 덜하고 운동에너지가 향상되는 데다가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먹는다는 말에 별 생각없이 복용했던 것인데, 이게 금지약물이었던 겁니다. 운동을 직업으로 삼는 선수들이 이 정도니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지요.” 현재 IOC가 지정한 금지약물은 크게 ▲펩타이드 호르몬제 ▲근육강화제 ▲마약성 흥분제 ▲마약성 진통제 ▲이뇨제 등이다. 국내에서 이런 성분을 함유한 약제는 수백가지가 넘는다. 종류도 안약, 피부에 바르는 외용제, 먹는 경구용 제제 등으로 다양해 누구든 맘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작용 기전과 종류는 다르지만 이런 약제가 갖는 공통점은 심리적 의존성과 습관성이 강해 사용을 중단하면 심각한 금단현상이 나타난다.“전문가들은 약물 효과나 금단증상을 겪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가령 남자의 유방이 커지는 등 여성형 체형으로 변한다든가, 불안해하며 안절부절못하는 사람, 갑자기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정서불안, 여성의 생리불순, 여드름 증가, 성욕감퇴에다가 더러는 대머리가 되기도 합니다.” ●청소년들 환각제로 사용… 반도핑 인프라 시급 이런 약물이 더 두려운 것은 수많은 젊은이와 청소년들까지도 예사로 환각제나 마약성 진통제를 찾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현상은 성문화 개방과 약물에의 노출이 맞물리면서 폭력이나 성범죄가 놀라운 증가세를 보인다.“청소년들이 이런 약물을 찾는 이유는 약물의 힘에 의지해 답답한 현실에서 일탈하려는 건데 이건 말이 안 되지요. 대한민국에 답답한 청소년이 어디 하나, 둘입니까. 또 상황이 이 정도면 청소년위원회 같은 곳에서도 자꾸 성범죄만 말할 게 아니라 약물 문제를 함께 다뤄줘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실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도핑과 관련한 변변한 통계 하나 없다. 이를 두고 그는 ‘도핑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지금 국내에는 도핑검사가 가능한 곳이 KIST 도핑센터 한 곳뿐인데, 이곳에서 일반인의 도핑까지 담당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약물의 위해성으로부터 일반인을 보호하려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반도핑 인프라를 구축해야지요.” 이 박사는 “이 상태에서 더 나가면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누구나 약물로 살을 빼려 하고, 약물로 기분을 바꾸려 하고, 약물로 건강해지려 한다면 그건 망상이라며 지금이라도 사회나 국가가 미온적, 온정적 입장을 버리고 실효성 있는 처방을 내놔야 한다고 역설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이종하 박사는 ▲경희대의대 및 대학원(박사)▲한국재활의학회·스포츠의학회·임상노인의학회 회원▲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 위원·세계태권도연맹 TUE위원장▲미국 애틀란타올림픽·이탈리아 유니버시아드·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태국 방콕아시안게임·호주 시드니올림픽·베이징 유니버시아드·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부산아시안게임·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유니버시아드 한국대표팀 의료대표단▲현 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교수
  • “어떤 약이든 경계심 가질 필요”

    운동선수들은 엄격한 도핑테스트가 있지만 일반인들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로워 약물에 대한 경각심이 거의 없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선수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널려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해 준다. 이 박사는 이와 관련, 한약을 먼저 거론했다. 마황과 반하는 물론 고우난낭 구골수피 다엽 마전자 백작약 앵속 우신 자하거 등이 흥분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런 유사 성분을 함유한 양약류 중 시중에 유통되는 약은 수백가지도 넘는다. 이 가운데 흔한 종합감기약과 비염치료제 등에는 에페드린이나 페닐프로파놀이, 일부 강장제에는 메틸테스토스테론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으며,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DHEA나 안드로스텐다이온 등 건강보조식품의 주요 성분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밖에 천식약과 통풍 치료에 사용되는 프로베네시드, 고혈압 치료제에 사용되는 베타 차단제와 이뇨제, 위염과 구토증 치료제에도 경계해야 할 금지약물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박사는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면 큰 문제는 없으나 자신이 그런 성분의 약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경계심은 가질 필요가 있다.”며 “비만이든, 운동이든 자신의 능력 안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품에 안은 현이가 젖병을 물리자 오물거리기 시작한다.80㎖의 특수분유도 몇 차례 쉬었다가 삼킬 만큼 힘겨운 듯하다. 타인의 체온을 느꼈는지 현이의 작은 손가락이 기자의 가슴에 머문다. 임신 27주 만인 지난달 760g의 ‘초극소 미숙아’로 세상에 나온 현이. 기자가 이 병동에 들어서 처음 눈을 맞춘 아기이다. 서울 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39명의 미숙아들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냘픈 팔다리를 바동거리지만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아기들의 고통은 ‘뚜∼뚜’거리는 전자음이 대신한다. 제 몸보다도 큰 인공호흡기와 튜브를 입에 문 채 생존 마지노선이라는 ‘22주 500g’을 간신히 넘어선 천사들. 의료진은 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아기’라고 부른다. 기자는 지난 2,3일 이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팀에 참여했다.‘임시 아빠’가 되어 우유를 먹이고 몸무게를 재고 목욕을 도우면서 진짜 아빠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아기들의 눈망울에서 본 것은 절망을 딛고 선 희망이었다. 지난 1월 820g의 몸무게로 태어난 서연이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의료진의 예상대로라면 매일 죽음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미숙아 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서연이는 그러나 ‘기적’으로 불린다. 이날까지 112일을 살고 있어서다. 서연이의 소화기관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의 길이는 불과 10㎝. 정상이라면 1m가 넘어야 한다. 특수 영양제가 투여되지만 미량만 체내에 흡수된다. 그러고도 서연이의 머리카락은 자라고 있다. 발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의학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연이에게 의료진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지난달 병원이 수술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부모를 설득해 서연이를 수술했다. 그러나 수술 소견은 ‘부정적’이었다.3000만원이 넘는 병원비와 누구보다도 어린것의 고통에 피멍이 들었을 부모는 치료를 포기한다는 뜻을 전했다. 엄마 아빠는 정을 떼려는 듯 면회마저 뜸하다. 안원희(36) 책임간호사는 “잘 버텨주는 서연이가 고맙다.”고 말한다. 서연이는 이 시간에도 홀로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하루 세 차례 이뤄지는 면회. 아픈 아기를 보는 부모의 얼굴은 ‘웃음반 눈물반’으로 젖어든다. 모유를 먹이고 엄마의 맨 가슴 위에 아기를 올려 체온과 정서를 교감하는 ‘캥거루 캐어(Kangaroo Care)’의 시간이다. 생명을 이루는 두 존재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제2중환자실을 찾은 박미영(31·가명)씨는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듯 목소리가 잠겼다.“은수야 은수야 엄마 왔네. 빨리 이겨내야지. 은수야 눈 떠봐. 엄마 마음 아프게 왜 그래. 은수야 눈 떠봐. 응….”눈을 감은 채 가쁜 숨만 쉬고 있는 은수 곁에서 박씨는 무너지는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른다. 불과 24주 만인 지난 2월 6분 간격으로 태어난 780g의 범수와 630g의 은수 남매. 범수는 체중 2.1㎏으로 호전됐지만 여동생 은수는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눈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이미 수술만 두 차례 받은 은수는 미숙아 망막증에다 심장마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박씨 역시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가슴 한 공간에 숨겨든 죄책감을 내비친다.“내 몸이 부실해서 아기가 고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간호사가 말없이 등을 토닥이며 위로한다. 새벽 1시20분. 모니터상에서 한 아기의 심장 박동수가 135에서 47로 급격히 떨어지자 신호음이 울린다. 의료진의 긴급 처치로 안정을 되찾은 아기 앞에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의료진이 싸우는 것은 죽음뿐만이 아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아기나 기능성 장애가 예상돼 미리부터 아기를 포기하는 보호자를 설득하는 문제가 의료진이 맞닥뜨리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000g 미만의 초극소 미숙아 가운데 49명은 치료를 포기한 ‘자의 퇴원’에 의해 사망했다. 신생아과 김애란 교수는 “미숙아도 뇌손상만 없으면 정상인으로 성장한다.”면서 “우리가 30%의 희망을 말하고 있는 순간 부모는 70%의 절망만 보며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 문제인 치료비 부담도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할 때마다 부딪히는 말못할 고민거리다. 정작 치료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의료진조차 포기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아기이다. 바동거리는 아기의 눈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아픈 아기가 엄마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이다. 때로는 소생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멋대로 죽음을 선고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 530g의 희망…“모두의 희망으로 자라렴” 3일 오전. 중환자실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월 26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나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은채가 2.5㎏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날이다. 그동안 기록된 은채의 차트만 100여장. 불과 두달 전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계면활성제, 항생제, 호흡약물, 이뇨제, 영양제 등 온갖 약품을 투여하며 가까스로 삶을 이어온 은채였다. 엄마 김윤경(가명)씨는 40대 초반의 고령 출산자. 은채가 첫 아기인 그녀는 “6개월이 됐는데도 발로 차는 기미가 없어 내심 걱정을 했는데 설마 미숙아로 태어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은채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녀는 산후조리도 포기한 채 퇴원한 다음날부터 하루 3번씩 면회를 왔다. 은채가 입원한 109일 동안 김씨에게 유일한 기쁨이자 희망은 매일 15∼20g씩 체중이 늘어가는 은채의 모습이었다. 경제적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가 기자에게 내민 진료비 영수증에 적힌 총액은 3723만 1093원. 이 중 본인 부담금은 1601만 3470원이다. 김씨는 “국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엄마들이 병원비 때문에 도망다니고 아기를 포기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출산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조차 부족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에서 미숙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들은 병원비와 재활치료로 카드빚을 안게 된 모진 현실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한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의료진과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 속의 아기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sunstory@seoul.co.kr ■ 미숙아 치료 문제점 940g의 미숙아를 낳은 경기도 분당의 어느 산모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기를 치료할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이 꽉 찼다.”는 응답만 들었다. 대당 2억원의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홉기, 각종 첨단 생명유지장치 등이 부착된 병상 40개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의 적자만 20억원을 기록했다. 아기 1명이 치료받는 한 병상당 매달 416만원의 적자가 난 셈이다. 산모가 고령화되면서 미숙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치료할 병상과 장비는 태부족이다. 전국적으로 신생아 집중치료를 위한 병상은 850여개가 부족하다. 병상을 늘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병원들이 시설, 장비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치료가 기피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생후 1∼4세까지 국가가 전액 진료비를 부담하는 일본과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 정책은 인프라 구축을 막고 있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사회에서 신생아 의료의 현황과 대책’ 공청회에서도 의료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터져나왔다. 한국평가연구원 김기찬 원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저출산 대책으로 미숙아의 보호자 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570만원 정도가 줄었지만 수가는 변동이 없어 병원 적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숙아에 대한 재활치료도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미숙아는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폐, 호홉기 질환 등으로 4∼5세까지 재입원을 반복한다. 거의 모든 책임을 미숙아 가정이 전담할 뿐 국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sunstory@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고혈압치료제 ‘올메텍 플러스’ 시판

    대웅제약은 최근 시판에 들어간 고혈압 치료제 ‘올메텍’보다 혈압 강하 효과가 우수한 ‘올메텍 플러스’를 도입, 시판하기로 하고 일본 산쿄사와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올메텍 플러스는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계열의 고혈압치료제인 ‘올메텍’에 이뇨제를 추가, 혈압 강하효과를 30% 이상 높인 게 특징이며 연말 쯤 발매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 죽음부른 ‘맞선 다이어트’

    24㎏을 감량한 여성이 맞선을 일주일 앞두고 체중을 더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사우나를 하다 숨지는 등 과도한 다이어트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감량을 위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가 낭패를 부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방흡입·위 절제수술후 사망도 지난 14일 오전 5시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K사우나에서 잠을 자던 최모(26·여·웹디자이너)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함께 있던 어머니 김모(51)씨가 발견, 구급차를 불렀으나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어머니 김씨는 “2시부터 여러 차례 사우나를 들락거리다 잠이 들었는데 흔들어 깨워도 기척이 없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오는 20일 맞선을 앞두고 체중을 줄이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키가 165㎝인 최씨는 96㎏에서 72㎏까지 감량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하루 4차례 30분씩 사우나에 들어가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려다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부산에서 40대 여성이 지방 흡입 수술을 받은 뒤 복부 통증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다 병원 앞길에서 쓰러져 숨졌다. 또 2월에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위나 작은창자의 일부를 잘라내 음식의 섭취와 흡수를 줄이는 난치성 고도비만 치료법인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이 20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땀 빼면 살빠진다?’오해가 건강 망쳐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다이어트’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자 체중감량에 대한 관심도를 방증하듯 무려 1만여개의 카페 목록이 올라왔다. 회원수 43만명의 카페에는 1000여건의 ‘성공 다이어트’사례가 소개돼 있다. 대다수는 오랜 시간 운동과 금식 등을 통해 한 달에 수십㎏을 감량했다고 소개했고, 이에 네티즌들은 부러움과 분발 의지를 밝힌 리플을 달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고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요요현상을 막기 위한 감량 체중량을 1주일에 500g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체중을 많이 줄이기 위해 하루 5∼6시간씩 무리하게 걷거나 뛰면 당장 체지방을 줄일 수는 있지만 관절의 마모 등으로 또 다른 질병을 낳을 수 있다. 운동을 병행하지 않은 금식이나 단식은 근육량과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 숨진 최씨가 택한 ‘한증막 다이어트’는 체중감량에 대한 잘못된 인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를 “‘살 빼는 법’이 아니라 ‘물빼는 법’”이라고 일축한다. 사우나 한 번에 500g 정도의 체중을 줄일 수 있으나, 이는 체지방 감소가 아닌 수분 방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 장시간 사우나를 하면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을 때는 탈수로 인한 쇼크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젊은 여성들이 흔히 사용하는 변비약이나 이뇨제 복용도 비슷한 부작용을 가져 온다. ●“스스로 생활태도 바꿔야”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에 체중을 많이 줄이려는 욕심에 수술이나 약품에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남성은 웬만큼 뚱뚱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여성은 마른 것이 보기 좋다고 여긴다.”면서 “오히려 조금 말라 보이는 남성과 다소 통통해 보이는 여성이 건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심한 비만이 아니라면 체형은 체중에 상관없이 운동 등을 통해 충분히 가꿀 수 있다.”면서 “지방흡입술이나 약품 등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간 지속될 수 없으며, 전문가 상담을 통해 식습관 등 생활태도를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방법이 옳아도 단시간 내 감량을 목표로 무리하게 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꾸준히 감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올림픽의 적’ 도핑]美·中 싹쓸이는 ‘약발’?

    ‘아테네 도핑전쟁 시작됐다.’ 올림픽의 가장 큰 적은 도핑이다.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스포츠 정신을 망가뜨리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폭력’이기 때문이다.최근 모든 올림픽 개최국이 ‘도핑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도핑은 선수가 경기 능력을 일시적으로 높이기 위해 호르몬제·흥분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육체적인 능력을 정당하게 겨루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고,선수들의 건강까지 해칠 우려가 있어 금지된다. ●68년 동계올림픽 약물검사 첫 실시 도핑 금지가 처음 수면에 떠오른 것은 지난 1960년 로마올림픽.흥분제를 사용한 사이클선수가 경기 중 사망한 게 계기가 됐다. 64도쿄올림픽에서 시범적으로 도핑 테스트가 실시된 이후,68그레노빌동계올림픽 때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무분과위에서 약물 검사가 시작됐다.전반적인 도핑 테스트도 그해 멕시코올림픽에서 선보였다. 현재 도핑 테스트를 주관하는 기관은 지난해 출범한 세계반도핑기구(WADA).이번 아테네올림픽에서는 141종의 약물과 유사 약물이 금지된다.대표적인 금지약물은 ▲카페인,코카인,에페드린 등 흥분제 ▲헤로인,마리화나 등 마약 ▲아나볼릭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 등 남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각종 이뇨제 ▲프로베네시드 등 도핑은폐제 등이 꼽힌다. 이번 아테네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은 많으면 세 차례 도핑 테스트를 받는다.지난 6월 말 도핑 테스트 공인 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250여명의 국가대표선수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다.다행히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아직 방심은 금물.유력 메달리스트들은 아테네에 도착하는 즉시 WADA 주관의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고,마지막으로 경기가 끝난 직후 또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한 번 금지 약물에 손대면 안 걸리고는 못 배길 정도다.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모두 11명의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 걸렸다.육상 체조 역도 등에서 3명의 금메달리스트 등 모두 6명이 메달을 박탈당했다. WADA 윤리·교육 위원인 체육과학연구원 김용승(49) 책임연구원은 “선진국은 과학적으로,후진국은 약물을 무조건 안 먹는 방식으로 도핑에 대해 조심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도핑 케이스는 육상 남자 100m의 벤 존슨(캐나다).88서울올림픽에서 근육강화제인 스타노졸롤을 복용해 금메달이 취소됐다.그러나 도핑으로 가장 악명 높은 국가는 뭐니뭐니해도 ‘스포츠 제국’ 미국. ●2000년 시드니서 11명 적발 2000시드니올림픽 육상 남자 16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제롬 영이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이미 금메달을 박탈당했고,남자 100m 세계기록 보유자 팀 몽고메리와 여자 200m 세계 최강 마이클 콜린스 등 5명도 아테네행이 불투명한 상태.‘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도 약물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다. 도핑이라면 중국도 빠지지 않는다.90년대 잦은 도핑 스캔들을 일으켜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수영과 육상에서의 급성장이 약물에 기댄 결과가 아니냐는 눈총이 끊이지 않았다.다만 2000시드니올림픽 때 약물 복용 의심이 가는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대거 제외시켰다.또 2008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망신살’을 면하기 위해 최근에는 약물 근절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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