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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간 화해의 길] (2)기독교의 타종교관

    일찍이 종교가 없던 시대와 문화는 없었다.로마제국은 기독교를 없애려고 삼백여 년간 힘썼고,조선조는 천주교를 뿌리뽑으려고 백여 년간 애썼으며,공산주의자들은 모든 종교를말살하려고 칠십여 년간 광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종교적 열기가 지나쳐서 세계 곳곳에서 종교적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선 유대교와 이슬람이,레바논에선 기독교와 이슬람과 드루즈교가,필리핀 민다나오섬과 인도네시아와 보스니아에선 기독교와 이슬람이,북아일랜드에선 개신교와 가톨릭이,인도에선 힌두교와 이슬람과 시크교와 기독교가,이라크에선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스리랑카에선 소승불교와 힌두교가 대립하고 있다.2001년 9월 11일 테러사건도 미국이지난 두 세대 동안 일방적으로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인들편을 들고 이슬람을 믿는 팔레스타인 사람과 아랍인들을 홀대한 까닭에 일어났다.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인데도 종교간의 긴장이 폭력으로 치닫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종교간에 알력이 생기는 연유는 종교적 신앙이야말로 가장뿌리깊은신념이기 때문이다.특히 유대교·기독교·이슬람은 모두 중동 사막에서 생겨난 유일신 계시종교 (啓示宗敎)인까닭에,아시아 평원에서 생겨난 불교·유교·도교 등 이법종교 (理法宗敎)들보다 독선과 배타에 젖어 있다. 우리나라 개신교계는 대부분 배타주의에 젖어 “예수 천당불신 지옥”이라는 구호를 곧잘 외친다.꼭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는다,그것도 개신교 식으로 믿어야 구원받는다,나아가서 자기네 교파 식으로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하곤 한다.십 수년 전에 원주의 어느 목사가 설교하기를 “석가는 예수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2,500년 째 지옥불에서 지글지글 타고있는데,너무 괴로워서 ‘아이 뜨거워 아이 뜨거워’ 고함을지른다”고 해서 불교계에 큰 소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가톨릭교계는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선포한 《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의 영향을 받아 타종교인들을 포용하는 입장을 취한다.예수그리스도는 온누리의 구세주로서 기독자들뿐 아니라 진솔한 비그리스도인들도 구원하신다는 것이다.이를 일컬어 포괄주의라고 하는데,따지고보면 이는 기독교가 타종교들을 포괄한다는 기독교 우월주의라 하겠다. 그런데 세계 신학계는 1980년대부터 배타주의와 포괄주의를넘어 종교다원주의를 부르짖기 시작했다.하느님 또는 구원자는 한 분이고 그분께 도달하여 구원받는 길은 다양하다는 견해이다.하느님 또는 구원자가 정상에 있다면 그 정상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라는 것이다.각 종교는 구원을 얻는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종교다원주의는 각 종교의 구체적 기원과 역사적 전통을 소홀히 하고 그 대신 모든 종교들의 공통성 또는 등가가치를 찾아내어 추상적 종교통일 이념을 만들어 내곤 한다. 우리나라에선 다석 유영모 (1890∼1981),변선환 (1927∼1995),홍정수,김승철 등이 신중심 또는 구원중심 종교다원주의를 제창했다.변선환과 홍정수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하다가 감리교 보수파의 선동으로 1992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직을잃고 목사직을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출교처분까지 받았다. 우리나라 개신교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교단 가운데 하나인감리교회가 이 지경이니 다른 교단의 타종교관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가톨릭교계의 서공석 신부는 포괄주의 입장에서 종교다원주의를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종교의 유일성과 보편성 주장을 포기하라고 권하는 다원주의 신학은 종교들의 상이함을교묘히 제거한 후 등가가치들만 골라서 하나의 보편신학과종교들의 ‘UN’같은 것을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이런 시도는 각 종교들이 지닌 언어 전통을 파괴하고 각 종교가 발생시키는 종교체험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종교들의 유일성과 보편성에 대한 주장은 그 논리의 끝까지 가도록 놔두어야 한다.상이함 안에서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관계가 성립되고 서로를 돕는 진리가 나타날 것이다.” (《새로워져야 합니다》,분도출판사,1999,86-87쪽). 이 비판의 요지인즉 각 종교의 구체적 기원과 역사적 축적전통을 무시하고 모든 종교들의 공통성·상수(常數)·등가가치를 찾아내어 선험적.추상적 종교통일 이념을 만드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겠는데,이는 보는 관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종교학과 종교철학의 관점에서는 모든 종교들의 공통성을 당연히 추구할 수 있겠지만,그리스도 신앙과 신학의 관점에서는 예수라는 구체적 기원과 기독교의 역사적 축적 전통 안에서 보편적 구원의 가능성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종교다원주의가 다분히 지적 유희라면,신앙과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와 인연을 맺고 사는 실존적 투신이다.신앙인이 보기에 예수는 분명히 한 개성이지만 아울러 온 인류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한 분이기 때문에 ‘보편적 개성’ (클로드 제프레의 표현)이라 하겠다.종교들 간의이해와 화해를 이룩하는 길은 각 종교의 고유한 기원과 축적 전통에 대해 역사비평과 해석학적 성찰을 깊이하여 각 종교 안에 들어 있는 상수와 변수,특히 신앙의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겠다. 다석 유영모 (1890-1981)는 이미 1957년 종로 YMCA 연경반에서 종교다원주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는데 우리나라 기독자들이 되새길 말이다.“내가 성경만 먹고사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유교 경전도 불교 경전도 먹는다.살림이 구차하니까 제대로 먹지 못해서 여기저기에서 얻어먹고 있다.그래서희랍의 것이나 인도의 것이나 다 먹고 다니는데,그렇게 했다고 해서 내 뱃감량 (위장의 소화능력)으로 소화가 안되는 것도 아니어서 내 건강이 상한 적은 거의 없다.여러분이 내 말을 감당할지는 모르나 참고삼아 말하는데,그리스도교의 성경을 보나 희랍의 철학을 보나 내가 하는 말이 거기에 벗어나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이 말의 옳고 그름의 판단은 한아님이 하여 주실 것이다.나는 이 자리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정양모 성공회대 초빙교수. ■‘정양모 교수’ 가톨릭신부·성서학자. 가톨릭 신부로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에도 큰 영향을 끼친국내에서는 보기드문 성서학자. ‘종교마다 표현과 사고범주는 달라도 종교가 인간의 현상인 이상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는 종교다원주의 신봉자.이같은 주의 주장으로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국내 교회풍토에 도전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36년 경북 상주 출신.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수료하고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교에서 학사·석사학위,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파격적인 생각과발언 탓에 “정통교리에 어긋나는 주장을 했다”는 비판에직면해 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고 98년 서강대에서 정년 2년여를 앞두고 퇴직해야 했다.이듬해 성공회대학교로 옮겨 지난 6월 정년퇴임했고 가을학기부터 성공회대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를 맡고있다. ‘성서를 읽는 11가지 방법’(셍활성서사刊)은 정 교수의 신학관을 잘 담고 있는 최근 저서. 정 교수는 ‘해석학적 반성’이란 글에서 “종교다원주의 시대에는 신앙 고백문들의 글자 풀이에 만족할 수 없고 글귀의 깊은 뜻을 씹고 곱씹는 해석학적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기 종교와 타종교의 이해를 한층 철저히,정직하게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종교간 화해의 길] (1)왜 다원주의인가

    과연 종교는 배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가 미국의 친이스라엘정책에 대한 이슬람권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종교의 충돌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국내도 이런 종교의 마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은 않다.비록 수위는 기독교와 이슬람권의 대립 등에비하면 훨씬 낮지만 간헐적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다툼 등이있었다.이번 미국 테러참사를 계기로 종교의 상호화해를 돕기 위한 시리즈를 마련,매주 금요일마다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필자는 모두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는 종교인과 학자등 전문가들이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에 대한 자살 테러공격으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테러의 배후로 미국은 이슬람권의 무장세력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문명충돌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있다.실제로 이번 사태가 문명충돌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문명충돌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사례들을 나열하는사람들은 많지만 문명의 공존과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문명의 충돌을 넘어 문명간의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러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이슬람권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거나 서구적 시각으로 이슬람권을 해석하여 대화가 다시 충돌로 이어지는 우를 범하고 있다.따라서 이제 우리는 세계평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냉전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자 새로운 21세기는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인류를 분열시키고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이제 이데올로기가 아니고 문화라고 하면서 문명 충돌론·공존론·문명 패러다임 등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 문화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문화적 갈등의 원인이 종교라고 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종교와 문화의 관계 및 새문화에 대해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어느 사회든 문화적 공감대,사회통합의 기능을 해온 것은 종교였다.그러나 문명과 문명이 만날 경우 종교에서 그런 것을 찾기는 힘들다. 종교철학자인 틸리히는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고,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라고 하면서 종교란 궁극적 관심의 상태로서,이러한 상태가 문화 “안”에서 발생하면서도 그 문화 안에 갇히지 않고 도리어 문화를 규제하고 이끈다고 하였다.이는 종교가 한 문화의 중심적인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그 문화를 근저에서부터 규제하고 이끌어 가는 변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종교는 문화를 문화되게 해주고,문화에 의미를 주는 실체이며,문화는 종교적 관심이 그자신을 표현하는 형식의 총체라고 그는 본 것이다.종교는 문화에 무조건적인 의미를 제공해주면서도,바로 그 문화라는그릇을 통해서만 자신을 드러내고 보여준다는 말이다.그러므로 인류에게는 종교들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을 묶어줄 수 있는 통합원리 아니 적어도 인류의 많은 수가 공감하는 그 무엇을 찾기가 쉽지 않다.오히려 이 종교문화권들은 서로 섞여있으면서갈등과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자기중심주의,자기집단우월주의,더 나아가 호교론적 배타주의의 결과이다. 최근에는 사회의 다양성에 부응하여 대화한다면서 유화적인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자기 종교 안으로 돌아서는 순간 호교적인 태도로 바뀌어 대화보다는 무관심으로,다원주의보다는 배타주의 내지는 자기우월주의로,이타주의보다는 이기주의로 무장한다.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자세나 상호 공통된 것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볼 수 없다. 어떤 종교인이든 자신들 종교의 보편 타당성을 주장한다.그러나 종교인의 수가 비 종교인의 수를 능가하는 오늘날에도사회적 무질서는 여전하다.조화와 평화보다는 갈등과 긴장이 더 많고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와 같은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것은 모든 종교들에서 아무리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랑과 평화,자비의 가르침을 선포한다 해도,정작 종교인들은 그것을 자기 중심적으로만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즉 현실적인 종교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판단,보편적인 기준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들은 보편성을 주장한다.그러나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만 보편성을 주장하는 까닭에,보편성이라는 이름 하에 특수성간의 대립만 낳는 모양이 된 것이다.종교들의 보편성 주장은 사실상 한번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없는 특수한 주장들일 뿐인 셈이다.그러다 보니원래의 가르침과는 모순되게도,현실적으로 가장 보편적이지못한 곳이 바로 종교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우리의 믿음이 진리라는 사실을 아무리 굳건히 지킨다 해도 세상에는 다른 종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러면 그 종교의 표현형식으로 나타난 다른 문화와 문명도인정할 수 있다.이것을 인정 안 할 경우 인류에게는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 사건과 같은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전쟁과 갈등은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종교들이 사랑과 평화,자비 등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문명의 충돌이던 종교의 충돌이던 간에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이유가 어떻든 간에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흑·백,나·너,친구·적으로 나누는 이분법에 의한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이다 즉 자기 중심적인 보편성 주장의 결과이다.나와 너가 아닌 우리의 개념이 없는것이다.즉 인류 대가족의 개념이 없는 것이다.종교와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또한 다툼의 원인도 될 수 없다.오히려 이러한 사상과종교,이념들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절대 기준을 세워 상호이해하여야 한다. 지금의 세계는 힘에 의한 세계평화를 강조하고 있다.힘만이오로지 평화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힘만으로는 세계평화를 유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이번 미국의 테러사건을 보고 느낄 수 있다.테러에 대한 보복은 테러를 근절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테러의 끝이 아닌 새로운 분쟁과 갈등,전쟁의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문명이란 무엇인가? 문명의 공존과 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청되는 시대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평화에 대한 봉사와 희생과 인내가 절실하고 시급한 시대이다. ▲이원삼 선문대학교 객원교수 이슬람 문화연구소 소장. ■‘이원삼 교수’ 국내 첫 중동서 이슬람 박사학위. 1958년 경기도 수원생.명지대 아랍어과를 졸업한뒤 카타르국립대 이슬람법대에서 학사를 다시 취득했으며 모로코 무하마드 Ⅴ대에서 이슬람사상과 신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아,한국인 최초로 국내대학 졸업후 중동국가에서 학사부터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슬람 전문가다.사우디아라비아 알-이맘 무하마드 이븐 사우드 이슬람대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한국중동학회,한국이슬람학회 이사를 거쳐 현재 선문대 객원교수겸한국이슬람문화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주요 논문은 ‘아랍소수민족 종파분포도 연구’‘걸프연안국들에서의 소수민족과 이슬람운동’‘이슬람법의 현황’‘이슬람 입법사상의비교연구’ 등이며 저서로는 ‘이슬람’‘문화론 하나’‘이슬람법사상’ 등이 있다. ■서방세계주도 ‘이슬람인식’ 뒤집어. 이원삼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중 최근 출간,베스트셀러가 된‘이슬람’(청아출판사)은 이슬람문화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지금까지 나온 이슬람 관련 저서들과는 크게 차별화된 대중서로 평가된다.이슬람 문화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소장학자들이 2년여간의 공을 들인 끝에 빛을 보게 됐다.필자는 이 교수외에 이희수(한양대 교수)신양섭(페르시아 문학 연구)연규석(앙카라대 객원교수)유왕종(중동정치 연구)최진영(요르단대 교환교수)이종화(안달루스 문학 연구)황의갑(이슬람학 연구)장경오(아랍문학사 연구)황병하(조선대 아랍학과 교수)제대식(성심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 통상학과 조교수)김중관(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국제경영학과 겸임부교수) 등 12인. 부제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가 말하듯 이 책은 서방세계에 의해 주도돼온 ‘이슬람 인식’을 철저하게 뒤집는다.흔히 낙후된 문명,또는 원리주의가 지배하는 과격한 문화 정도로 이해되고 있는 이슬람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영역에서 철저하게 파헤친다.이가운데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슬람 세계의 현실,갈등과 조화’ 등의 큰 카테고리 아래 정리한 이교수의 글 10여편은 종교다원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글에서 이교수는 “일찍이 서구인들은 무슬림들에 의한 정복사업을 소위 ‘한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전파를 설명했으나 이는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확산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위기감에서 만들어낸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무력에 의한 이슬람 전파에대한 어떠한 흔적도 꾸란에서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꾸란은 ‘종교에는 어떠한 강요도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담고있다고 주장한다.그는 또 “이슬람이 발생한지 100년도 안된 짧은 시간에 전 세계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칼이 아니라 여러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고자 했던 융화력과 관용성 때문”이라고 강조한다.그는 ‘제3세계 문화 바로읽기와 우리의자세’에서 “이슬람 세계는 인류가 처음으로 문명을 일구어낸 땅이고 다양한 이념들이 함께 하는 경험을 오랜 역사를통해 축적해간 공존의 현장이었다”면서 “우리 자신이 제3세계의 일원으로 피지배의 아픈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 왔음에도 스스로 우리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방식대로 사고하고행동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전문가 대담/ 이슬람은 과연 호전적인가

    과연 이슬람문화는 호전적인가.흔히 이슬람하면 ‘한손엔 코란을,한손에 칼을’ 들고 있는 전투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런 선입관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테러 참사가 이슬람과격테러리스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더욱 굳어지고 있다.이에 따라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명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최영길 명지대 아랍학과 교수와 정무삼 전 바레인 대사(이슬람학박사) 등 이슬람문화 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이슬람문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최영길 명지대 아랍학과교수] 테러사건이 발생한 후 처음‘성전(聖戰)’을 언급한 곳은 바로 서방 언론들로,이런 식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로 문제입니다.왜냐하면 이것이 소위‘문명충돌’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예컨대 기독교 신자들이 테러를 할 경우 기독교의 성전이라고 부르지않습니다.유독 이슬람의 테러행위만 ‘성전’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슬람민들을 붕괴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이슬람의 핵심인 ‘코란’은 타집단에 대한 공격자를 죄인으로 규정하고 있기때문에 이슬람은 근본적으로 테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이번 테러의 장본인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나 근본주의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사람들입니다.그런데 언론에서 자꾸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행위라고 매도하면서 이슬람민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정무삼 전 바레인대사] 이번 사건은 테러사건 자체로 다뤄야지 마치 이슬람민 전체가 테러리스트인 것 처럼 매도하고있는 것은 잘못된 보도입니다.특히 테러사건의 범인이 아직도 불명확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언론들이 이슬람민들은 마치 폭력을 좋아하는 족속처럼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방언론들은 다른 테러사건에서는 범인의 종교를 거론치 않으면서도 아랍권의 테러사건에서만 ‘이슬람’이라는 특정종교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최 교수] ‘성전’얘기를 좀더 자세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코란에서는 ‘성전’을 네가지 형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첫째,술·돈 등 사회적 유혹에 대한 스스로의 싸움 둘째,도덕·윤리적으로 타락한 사회·국가와의 싸움 세째,침략자에 대한 방어적 싸움 네째,무신론자에게 신을 믿도록 하는노력 등입니다.그럼에도 서방언론들이 이슬람민들이 자행하는 테러만을 ‘성전’이라고 일방적으로 편파보도하는 것은대단히 문제라고 봅니다.‘성전’을 의미하는 이슬람어의 ‘지하드’는 원래 코란의 규율을 지키려고 노력하다,또는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정 전대사] 일반적으로 이슬람민들은 믿음과 행동이 평행(일치)을 이루는 편입니다.이들의 행동을 두고 과격집단으로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또 이번 사건에서 이슬람 사람들이 테러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그들의 국적은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고 봅니다.예를 들어 사우디출신,이집트 사람 등,즉 국가단위로 서술해야함에도불구하고 유독 이 지역출신들이 일으킨 테러는 항상 이슬람으로 묘사,이슬람민 전체를 매도하고 있습니다.이슬람과 타문명과의 갈등은 서방언론이 증폭시킨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 교수] 이슬람과 기독교문명과의 갈등은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한 면도 적지 않습니다.우선 기독교의 성경은 한마디로 ‘의미는 신,자구해석은 인간의 몫’으로 규정하고 있다고볼 수 있습니다.반면 이슬람의 코란은 ‘의미도,자구해석도신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인간의 개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코란이 기록된지 14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슬람 신앙의 공통언어로 조금의 변화도 없이 원전대로 전승돼 오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기독교문화가 개방적이라면,이슬람문화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며 개방속도도아주 더딘 편입니다. [정 전대사] 저는 이번 테러사건이 헌팅턴 교수의 ‘문명충돌론’ 차원보다는 미국의 오만함에 대한 ‘응징’차원에서비롯됐다고 봅니다.테러범들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미국을 도와 소련의 팽창정책을 막는데 앞장선 사람입니다. 이들은 소련 퇴각후 미국이 팔레스타인문제까지 원만히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미국은 이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미국의 과도한 친이스라엘 정책,회교권내 보수적 지도자들에 대한 지원 등이 이들의 불만을 샀다고 볼 수 있습니다.다분히 정치적인 사안인 셈이죠. [최 교수] 저 역시 이번 사건을 ‘문명충돌’의 차원에서 보지 않습니다.기독교의 성경은 ‘아담과 하와’의 ‘원죄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이슬람의 코란은 이를 인간의 망각과 그로인한 실수로 규정합니다.즉 기독교와 이슬람은 각자 해석의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흔히 과격분자로 묘사되는 원리주의자 또는 근본주의자는 코란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의삶을 해석하고 소화하려는 원칙주의자들로서 초기 이슬람의공동선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집단입니다.이들은 코란이세속화되어가는 국가에 대해 ‘성전’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종종 테러리즘으로 비쳐지곤 합니다.이번 미국에서의테러는 이슬람민들의 가슴속에 가득찬 이슬람문화를 내세워국민들의 호응을 얻고자하는 테러분자들의 소행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정 전대사] 가정마다 가훈이 있듯이 코란은 이슬람권의 통치이념이자 정치·사회·문화·종교·사상의 근원입니다.사우디나 이란에서는 코란이 바로 헌법에 해당되므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구속되기도 합니다.코란을 성경이나 불경처럼보는 것이 문제입니다.이번 테러를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한 사건에 비춰 예를 들 경우 언론은 이토의 피해상황만 보도할 뿐 안의사가 왜 이토를 처단했는지에 대한설명은 전연 하지않고 있는 셈입니다. [최 교수] 이는 언론의 이슬람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고 봅니다.얼마전 한 국내방송은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코란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이슬람권에서는 코란은 경배의 대상이므로 반드시 머리 위에 얹습니다.문명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호이해와 존중이 무엇보다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 언론재단 ‘한국언론 과제‘ 토론회

    한국언론의 신뢰도 위기를 성찰하고 추락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토론이 마련됐다. 지난 13일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김용술)은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한국언론의 시대적 과제’ 대토론회를 열고 제1섹션 주제로 ‘한국언론의 신뢰도 위기:현황과 과제’를 다뤘다.주제발표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명구 교수가,사회는 이 대학 명예교수이자 원로언론학자인 이상희 교수가 맡았다. 우선 강 교수는 지난 5∼8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실시한 언론인 심층면접조사와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언론인들의 신뢰감소 원인을 “사회변화라는 언론 외적요인과 언론시장의 변화,독자·시청자의 변화에 대한 언론사의인식변화 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뢰도 감소요인과 관련,언론학자와 언론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공통적으로 상위에 오른 항목을 보면,▲자사이기주의▲사주·경영진의 간섭에 의한 왜곡보도 ▲언론인의 자질·직업윤리 부족 ▲수용자와 유리된 언론의 오만한 자세 ▲인기에 영합하는 선정주의적 보도 등이다.강 교수는 이같은 조사결과에대해 “언론인들이 정치·사회환경의 변화를 신뢰도 하락의 외적요인으로 강조하면서도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수용자의 기대치 상승’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는점이 의외”라고 말했다.강교수는 특히 1987년 이전까지만해도 민주-반민주의 대립구조가 이후로는 공공이익-사적이익으로 대립,이해집단간의 갈등구조로 변화하였는데 언론 역시 이익집단에 들어가 있다고 진단했다.강교수는 현재 추락된한국언론의 신뢰회복을 위해 ▲사회변화를 읽어내는 성찰적저널리즘 도입 ▲독자·시청자를 사회공론장의 참여자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 ▲기자의 전문성 강화 ▲‘기자정신’ 강화를 위한 전문단체의 실천방안 강구 ▲자의적 의제설정관행 불식 ▲편집방침의 이념적 지향성 유지 ▲광고주 영향경계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성병욱 중앙일보 상임고문은 언론인의 직업윤리의식 부재를 질타했다.그는 “취재·보도과정에서 언론인들이 윤리강령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신문윤리강령만 제대로 지켜도 독자들의 불만이 80%는 해소될 것”이라며 언론인 윤리교육을 강화하고,신문윤리위의 ‘솜방망이 제재’를 실효성있게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MBC 미디어비평 진행자인 손석희 차장은 “90년대 이후 탈정치화 현상과 함께 프로의 오락화,과도한 시청률 경쟁이 결과적으로 신뢰도 저하를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소프트한 프로를 지향하면서도 한편에서 방송의 질적 저하를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이중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철학도인 김상봉 문예아카데미 교장은 색다른 논리를 폈다. 그는 “그동안 공공영역에서의 사유·판단을 위임해온 언론에 대해 절대적 신뢰를 보여왔던 수용자들이 언론보도를 불신·비판하고 나선 것은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 신문이 사주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또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언론의 지나친 이념적 성향이중도주의자들이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면서 “현행 ‘언론고시 방식의 인사관행 개선과 입사후 기능적 언론인에 대한직업윤리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결론으로 주제발표자인 강명구 교수는 “사회의 ‘신경망’ 구실을 하고 있는 언론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언론이 시민사회를 교육하는 권력집단으로 군림하거나 기업적 이익에 봉사할 경우 신뢰도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씨줄날줄] ‘새로운 테러시대’

    전쟁수준의 다발적 테러,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비행기의 고층건물 돌진 광경과 민간인 대량 사망….엊그제미국에서 일어난 테러는 경악케 할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있다.비행기가 건물을 관통하는 장면이 TV에 생중계돼 ‘말로만 듣던’과거 테러보다 더 크고 깊은 충격을 주었다.집과 일터가 고층건물에 있는 많은 한국인들은 마치 테러가자신에게 가해지는 듯한 피해의식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미국은 “당한 것 이상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혀 앞으로보복전쟁과 이를 앙갚음하려는 추가 테러의 악순환이 우려된다.3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가능성도 나온다.1차대전의 발단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청년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테러였다.테러는 당시 ‘3국동맹’과 ‘3국협상’으로 갈려있던 국가간 집단 대립구도에 전쟁의 불을 붙였다.2차대전은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파시즘 국가들과 서구국가들간의 잠재적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지금은 과거 1,2차대전때와 같은 2분화된 세계 갈등은 없다.상당수의 중동국가들뿐만 아니라 테러국 낙인이 찍힌 국가들까지 이번에 테러 반대의사를 밝혔다.회교국가들의 이념편차도 커 서구를 대상으로 세계대전을 벌일 만큼 결속력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의 골이 깊어지고 오래 계속된 배경과 관련해서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자국산업보호와수입제한조치를 취한 미국 등의 정책실패와 △세계 경제지도국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이번에는 어떤가.테러직후 세계 주요국은 잇따라 금융완화책을 발표했다.중동국가들도 석유증산책을 밝혀 기름값을 빨리 안정시켰다.보복전쟁 우려등으로 경기회복이 늦어질지 모르나 대공황과 세계대전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다만 주목할 것은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도미니크모이지 소장의 의미심장한 발언이다.그는 “우리는 9월11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며 “오늘부터 서방과 가장 과격한 이슬람 세계간의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전망했다.이어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했던 이슬람과 서구국가간의 문명충돌론은논란이 있지만 이슬람 과격파의공격강도가 높아진 것은 심상치 않다.테러 규모가 커진데다 앞으로 테러리스트의 무기가 전술핵과 세균 등으로 확대될까 걱정이다.서구 모델 위주로 치닫던 세계적인 조류도 본격 도전받을지 모른다.국가외교나 개인 시각도 다원화해야 할 듯하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기고] 우리도 테러안전국 아니다

    엊그제 사상 최악의 테러가 미국의 뉴욕,워싱턴,피츠버그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너무나 급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그 배후나 동기,목적,그리고 인명피해 및 물적손실 등 피해규모를 아직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어이없고,허를 찔린 듯한느낌을 가질 것이고,다른 나라에서도 이를 먼 나라의 일로만 생각할 수는 없게 되었다. 우선 피랍된 민간항공기가 가미카제(神風)식 돌격으로 테러에 이용되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그간 미국은 예상되는 테러행위에 대해 대비해 왔었지만 이 사건을 통해 볼 때 항공기 보안에 여전히 큰 허점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 본다. 그간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행위는 세계도처에서 있어 왔다.지난 1998년 8월에는 케냐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미국 대사관에서 트럭 폭탄테러가 발생하여 미국인 12명을 포함,2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사고가 있었다.이사건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이 지목되었으며,그는 이번사건에서도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고 있다.테러의 원인과동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리라 본다.테러단체는 그 집단이 추구하고 있는 기본이념의 특성에 따라 특수주의적,민족주의적,이데올로기적 그리고 병적 단체로 구분해볼 수 있다. 특수주의적 단체는 특정 종족,종교,언어,지역에 바탕을 두어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정치적 요구를 크게 부각시키려 한다.이데올로기적 단체는 특정 이데올로기를 강하게 신봉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대체로 무정부주의자,좌익과격파,정통공산주의자 및 우익과격파가 포함된다.병적인 단체는 심리적·정신병리학적 이상자로 구성되어 있다.그러나 실제 테러행위는 매우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근자에 이르러 학계에서는 항공기 납치,폭파,요인암살 등과 같은 전통적 테러뿐만 아니라 정보화시대에 급증하고 있는 사이버테러에도 큰 관심을 가져왔다.그러나 이번 사건은 전통적 방법의 테러행위가 상존하고 있고 그 파괴력이 가공할 만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테러 대비태세는 어떠한지 다시 한번점검해 볼 필요가있다.남북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 위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도처에 산재해 있으며,특히 국내적으로 이념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예기치 못한 테러행위가 발생할수 있는 개연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미국에 대한 공격의 화살이 전통적으로 미국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 가해질 수 있는 우려도 떨쳐버리기 힘들다.우리나라는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정부차원에서 학계 및 관련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국가대테러협상팀을 구성한 바 있고,경찰 및 군 조직에서도 대테러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우리의 대 테러활동에 문제점은 없는지를 살펴보고이에 대한 대응체제를 다시 한번 점검함으로써 장차의 각종위협에 대처하여야 하리라 본다. 홍 두 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경찰청 대테러 전문위원
  • [대한광장] 변화를 희망의 기회로

    우리는 지금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기적 변화의 격동기에 살고 있다.국제적으로는 세계화와 정보화,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와 남북 화해협력의 격랑 속에 있다.이러한변화의 물결은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IMF경제위기의 처참한 아픔을 겪고도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사로잡혀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아귀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희망의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다시금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세기적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유럽연합만 보더라도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초월해서 하나의 경제국가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더나아가 단일 정치공동체로서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선진국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는 정파를 초월해서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우리는 작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이런 모습을잘 보았다.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똑똑히 알게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세계적으로사고하지 않으면 안된다.특히 남한만의 사고에서 남·북한을 아우르는 사고,서구만의 사고에서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3·4세계를 아우르는 사고,자본주의만의 사고에서 사회주의를 아우르는 제3의 길과 같은 사고가 필요하다.우리는 지난 100년을 일제식민지배,분단,전쟁,군사독재 등으로 왜곡된 역사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우리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나 세계를 인식하는것에서 너무 편협한 경우가 많다. 현재 새삼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 갈등도 이런 편협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우리는 공산주의를 사상적으로 자유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6·25전쟁과 군사독재의 정치적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한 흑백 콤플렉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북한을 비롯해 한두나라를 제외하고 공산주의 국가들은 이미 세계에서 사라졌다.공산주의이론의 이상과 체제의 현실이 달랐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북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이미 중국도 러시아도 변하고 있지 않은가.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있다.그러므로 진보든 보수든 과거의 공산주의 족쇄에서 벗어나야 한다.보수와 진보라는 과거의 이분법도 달라져야 한다.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세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이제는 모든 것을 세계와 경쟁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경제,민족경제의 울타리가 없어졌다.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서민경제는 중소 유통업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대형 할인 유통산업이 전국 곳곳에생기면서 중소유통업이 경쟁력을 잃고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서민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그러므로 경제에 대한발상을 바꿔야 한다.정보화와 네트워크에 의한 새로운 시장경제적 발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시장의 세계화는 새로운 기회이면서도 더욱 약자를희생시키는 악마적 속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악마적인것을 이기는 새로운 협력체제도 만들어야 한다. 산업사회는제로섬 게임의 사회였지만 정보 네트워크 사회는 나와 네가서로 이기며 사는 윈-윈(win-win) 게임의 사회이기 때문에이점을 잘 살리는 윈-윈의 사고와 사회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민주국가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이기주의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민주주의란 미명하에 이기주의가 너무 극심하게 만연되고 있다.민주주의의 꽃이라는지방자치제가 지역이기주의로 왜곡되고 있다.법과 원칙을무시한 개인,집단,지역,계층,세대간의 이기적 갈등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민주주의를 말하면서 권위주의적인 이율배반의 모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민주적으로 생각하고생활하는 새로운 민주적 삶의 변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결론적으로 우리는 세계의 변화를 바로 인식하고 한발앞서 능동적으로 변화할 때만이 희망이 있다. 김성재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기고] 제10기 민주평통의 과제

    올해 창설 20주년을 맞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가 6일 제10기 출범회의를 가졌다.국내외 지역·직능대표 등 지도급인사 1만4,113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새로 구성된 10기 민주평통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후 급속하게 변화된 남북관계와 통일환경,그리고 오늘날남북문제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공방 속에서 어떻게 그 위상을 정립하고 헌법기관으로서의역할을 수행해 나갈지 주목된다. 민족의 통일사업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할과제다.이 때문에 이를 담당하는 민주평통과 같은 기구는정파적 이해에 좌우되거나 일시적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맡은 일을 충실히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제10기 출범과 함께 민주평통은 남북관계의 변화와시대의 흐름에 맞게 커다란 자기쇄신을 추구하고 있다.남북정상회담은 대결과 갈등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그러나 그 이후 우리 사회일각에서는 남북문제에 대한 시각차와 갈등이 다시 나타났다. 이러한 갈등은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정책 추진이요구되는 상황에서 국내경제의 어려움과 함께 대북정책의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민주평통으로서는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 확충문제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고어려운 과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제10기 출범을 앞두고 지난 7월 24일자로 공포된 ‘민주평통법’에는 민주평통의 통일정책에 대한 자문·건의,국민 합의 도출,역량결집 기능에 더하여 국내외 통일여론수렴이라는 기능을 별도의 항목으로 추가하였다.이는 대북화해협력정책을 둘러싸고 남남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통일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여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반영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내부에 다양한 통일여론을 수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나 이를 소홀히 한 면도 없지 않다.북한을 포용하고 북한의 신뢰를 얻는 일에는 성과를 거두었으나,다양한 국민의 통일여론을 포용하고 통일정책에 대한국민의 확고한 신뢰를 얻는 노력은 다소 부족했던 것이다. 제10기 민주평통이 남북화해협력시대의 본격화에 대비하면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금 증폭되고 있는통일문제를 둘러싼 남남갈등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초당적·범국민적 통일기구,대통령 자문기구인민주평통은 정부와 민간을 연결하는 중개조직으로서 각종회의와 열린 통일논의를 통하여 통일여론을 수렴하고 공통분모를 찾는 노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실제로 결실을 볼 수 있으려면 정치권에서 통일정책의 기본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본다.우리나라 통일정책의 기본에대한 이념적인 대결의 문제를 정치권의 타협 없이 민주평통의 단독 역량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민주평통은 또 대통령의 통일정책 수립과 추진에 관하여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자문과 건의를 해야한다.특히 문제의핵심에 접근하는 올바른 자문·건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천구 영산대 교수민주평통 정책심의분과위원장
  • [사설] 화합, 개혁성에 역점을

    내각과 당,청와대 비서진을 포함한 큰 폭의 당정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자민련과의 ‘2여 공조’체제 와해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에대응하고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숙고중이라고 한다. 이번 개편은 김 대통령이 ‘DJP 공조의족쇄’를 벗어나 처음으로 소신껏 단행할 수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비록 국회 다수의석을 확보 못한 집권 소수당이긴 하지만,여권으로서는 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하고 ‘국민의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이한동(李漢東)총리를 비롯한 내각 개편이라고 할 수 있다.이 총리는 장관임명 제청권을 행사한 뒤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여소야대’의 국회 상황을 감안한 잠정적 조치로 이해된다.이 총리도 결국 교체된다고 보면 이번 개편은 여권의 이른바 ‘빅3’라는 총리,당 대표,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두 바뀌는 전면적인 개편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새 내각은앞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지속,경제 회생 그리고민생 안정의 당면한 국정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또 그동안 우리 사회에 증폭돼왔던 지역·계층·이념적 갈등현상을치유하고, 여야 및 당정 관계를 원활하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따라서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은 개혁적이고도 화합형의인물을 많이 기용해야 할 것이다.그동안 자민련 출신의 각료 배정에 묶여 전문성이 결여됐던 정치인들이 내각에 다수진출했던 점을 감안하여, 이번에는 해당 업무에 밝고 능력있는 인사를 과감히 발탁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의 당직 개편도 큰 틀에서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개혁 성향의 인물이 발탁돼야 한다.특히 당대표는 ‘1여 2야’ 구도의 국회 운영을 고려할 때,의정 경험이 풍부하고,야당과의 대화에서도 폭넓은 정치력을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할 것이다.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당과 내각을 원만하게 아우를 수 있고,대통령에게 민의를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선정해야 할 것이다.
  • 이총재 오늘 취임 3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31일로 총재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명예총재로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 총재는 이듬해 8월 경선을 통해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이 총재는 30일 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지난 3년간은 오직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판문점 총격 요청사건인 ‘총풍’과 국세청이 선거자금 모금에 동원됐다는 ‘세풍’,안기부 자금의 당 유입설인‘안풍’을 가장 큰 고난으로 기억한다. 또 정권교체후 소속의원들이 여당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첫 개원을 맞아 당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처음 장외투쟁을 결정했을 때를“가장 잊지못할 순간”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16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확실한 야당의 수장으로,차기 대선의 강력한 후보로 자리매김한 것은그의 정치적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 이 총재는 그가 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구축을 위해 이같은 성과에만 도취돼서는 안된다는 현실을직면하고 있다.일부에서는 “현 야당은 예전의 야당이 아닌실질적인원내 제1당이므로 책임을 갖고 정국을 유연하게이끌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신뢰할 수 있는 국가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생존의 논리를 넘어서,확실한‘대안 세력’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총재 당선이후 제1성(聲)으로 공약했던 ‘상생의 정치’도 구현해내야 한다.스스로 “반성하고 있다”고했듯,지금껏 국민에게 이렇다 하게 보여주지 못한 상생의모습은 아직도 미완의 과제다.또한 당내 이념갈등을 민주적으로 먼저 해결한 뒤에야 비로소 ‘국민대통합’에 대한 약속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기자 jj@
  • [대한칼럼] 여권 亂調, 왜 어디서?

    여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민주당과 자민련의 공동여당은김종필(金鍾泌)자민련 명예총재가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사퇴 불가’입장을 정리함으로써 DJP공조는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설상가상으로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김중권(金重權) 대표최고위원이 청와대 비서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여권은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임 장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김 명예총재의 ‘해임안 표결전 사퇴’주장은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사실상 재신임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에 반기를 든 것이나다름없다.JP의 ‘자진 사퇴’요구는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문제로 사퇴론에서 물러나면 ‘JP대망론’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 자민련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김 대표의 청와대 참모진 비판 발언으로 빚어진 파문은 경위야 어떻든 간에 여당이 지금 이러고 있을 때인지 의문이다.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청와대와 당에 포진한 동교동계 출신 인사들을 지목하고 있다.이는 누가 봐도 여권 내부가 권력 주도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고여길 것이다.당대표라면 설혹 당과 청와대 사이에 마찰이나불협화음이 있더라도 이를 해소시켜야 할 위치에 있는데도본인 스스로가 갈등의 진앙지에 있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부적절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여권 내부의 난조는 왜,어디서 연유하고 있는가.우선 민주당과 자민련의 취약한 공동정권의 한계에서 오는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현 정부가 혼신의 힘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은 명분면에서 확실한 우위를점하고 있다.문제는 대북문제에 있어 보수주의를 이념적 노선으로 하고 있는 자민련과의 공조 위에서 추진하고 있다는점을 확실히 인식하지 못한 데 있다. 원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소수 정권의 한계를 인식하는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정착’목표를 완성하려 들지 말고,그 토대를 구축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가야 한다.이것만 해도 후세 역사는 ‘김대중 정부’의 훌륭한 치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병폐 중 하나는 ‘위로부터의 정치’‘불투명한 의사결정’이다.민주시민사회에서 정치라는 상품의 최종 소비자는 국민인데 이 국민을 ‘졸(卒)’로 보고,국민주권의 대의기관이자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특정 정파의 ‘사병(私兵)’으로 보는 것이다.국회의원을 정파의 보스가 정한 ‘당론의 굴레’를 씌워 거수기로 전락시키지 말고 정치의 주무대를 중앙당에서 국회로 옮겨야 한다. DJP의 취약한 공조도 따지고 보면 ‘JP의 대망론’과도 무관치 않다.민주당 의원을 ‘꿔주기’까지 하면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주었더니 야당과의 ‘선택적 공조’로 위협하면서 밀어붙이고 있다.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이점을 대권으로 가는 ‘대망론’과 연결시키고 있다.이같은행태는 정파 보스에 의한 정치의 재단이고,정치권력을 밀실흥정에 의해 나누는 구정치의 산물일 뿐이다. 이제 한국의시민사회는 정파 보스끼리 만든 시나리오에 따라 ‘표(票)’가 움직이는 시대를 종식시킬 만큼 성숙해졌다. 민주당 김 대표 발언 파문은 ‘구로을 재선거 후보 공천’문제를 둘러싼 권력내부의 힘겨루기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집권여당의 권력 흐름이 공조직보다는비선조직을 통해 흘러가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집권 여당의 국정운영을 몇몇 ‘이너 서클(inner circle)’에 의해 움직이기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그래서 공조직과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권력을 움켜쥐지 말고 아래로위임할 때 국정 운영의 ‘비(飛)거리’는 향상된다. 여권의 난조를 두고 일부에서는 어느 정권이든 임기말이다가오면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레임 덕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대통령임기는 1년반이나 남았다.공동정권의취약성을 현실대로 인식하고 달성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정치의 수요자인 국민의 시선으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한나라 연찬회 결산/ 이총재 힘도 받고 짐도 지고

    지난 27일 열린 한나라당 소속의원 연찬회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짐도 안겨준 자리였다. 여기서 이 총재는 그간 당의 현안들을 토론 의제로 끄집어내 당내 잡음을 중화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우선 보혁갈등,대북 문제 등 정체성 문제를 공론화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법치주의 등 국가 이념의 근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 총재의 지론이 공식 추인받은것이 가장 큰 결실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이념 용어개발, 수구보수 이미지 탈피 등을 주문받음으로써 이 총재는 향후 이념 문제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됐다. 당내 비주류의 불만을 한차례 걸러낸 것도 소득이다.그러면서도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돌출 행동’으로 규정하며비부류 의원들에게 결속의 당위성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일부 당에 대한 불만이 주요 당직자와 부총재 등에 쏠린것도 이 총재로서는 나쁠 게 없어 보인다.주요 당직자에게“악역을 맡아라”고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그렇다. 하지만 이 총재는 적지않은 숙제도 떠맡았다.즉 “일사분란만 강조하지 말고 소수 비주류가 설 자리도 마련해줘야한다” “원로 중진의 참여를 확대하라”는 요청을 받는 등당 운영의 비민주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접했기 때문이다. 또 “중앙당 비선조직이 지구당 공조직을 흔들고 있다”는지적을 받아 측근 세력의 독주를 제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당내 결집이 강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융화가 깊이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진단은 이 총재가 깊이 고민해야할대목이다.이와 함께 “의견 수렴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니 제도적인 보완을 해달라”는 요청 또한 마찬가지다.“지나친경호를 자제해 달라” “원외 위원장도 만나달라”는 부탁은 이 총재에게 ‘친화력’을 높여달라는 주문이다. 이지운기자 jj@
  • [씨줄날줄] DMZ 평화축전

    오는 10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산 부근에서 ‘2001 평화촌’ 행사가 마련된다고 한다.남북의 예술인 500여명이 경의선 도라산 역이 들어설 자리에 텐트 50채로 ‘평화촌’을 만들어 4박5일 동안 머물며 갖가지 평화 이벤트를한다는 것이다. 경의선을 주제로 콘서트도 열고 작품도 발표하고 비무장지대의 희귀 동식물 보호방안도 논의한다고한다. 생각만 해도 신명나는 일대 ‘사건’임이 틀림없다.예술인들이 허허벌판에 텐트를 치고 별을 헤며 ‘하나’를 지향한다는 게 야릇한 흥분마저 불러일으킨다.그러나 한편으론 방정맞은 생각도 드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먼저 북측 예술인들이 정말 참여할 것인지가 미심쩍다.긍정적인 답변을 했다지만 도장을 찍은 약속도 지키지 않는 판에 확답도 아니었다니 안 믿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라고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남남갈등’이라는 시련을 지금 겪고있질 않는가.이런 갈등은 양자택일이 강요된일제 강점기와 남북 분단시대를 거치며 똬리를 튼 반목구도에서 비롯됐다.친일 행각이 뿌리라면 동족상잔이 줄기인셈이다.일제의 침략으로 시작된 민족의 수난사가 한 세기를관통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래저래 ‘악업’의 굴레를쓰게 됐다. 문제는 ‘악업’을 청산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정리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다.‘지도층’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결백을 조작하면서 이념적 갈등을 조장했다.미국의 LA타임스는 26일자 지면에서 한국의 역사 교과서 기사를 다루며 “일제의 부역자가 반공의 망토로 과거를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누구도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한 바에야 차라리둘다 묻어야 했다. 서로 용서하고 민족적 화합과 단합을 도모했어야 할 일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태어나 자라고 배웠다면 일단은 건전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민족문제에 대한생각이 다르다 해서 좌익에서 진보까지 등급을 매겨가며 싸잡아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또 하나 지금과 같은 분단상황이 계속되는 한 내부 갈등도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벽을허물지 못한다면 ‘모양’이라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2001 평화촌’ 행사는 모양 바꾸기 노력의 하나로 이해된다.사회 성숙도의 가늠자가 될 것이고 보면 관심있게지켜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임 통일 퇴진공세 중단을”

    8·15 평양 통일대축전 행사에 참가했던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는 27일 한나라당의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퇴진 요구와 관련, “평양에서의 물의를 빌미로 한 정치공세”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추진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낙원동 종로오피스텔 101호추진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양에서의 허물은 당사자와 추진본부가 져야 할 책임이지 통일부장관에게돌아갈 책임이 아니다”면서 “민간교류가 확대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빌미로 장관 퇴진 등 정치공세를 펴는것은 민족문제를 당리당략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진본부는 또 “일부 언론의 왜곡·허위 보도가 남남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각 언론사의 보도내용을 면밀히 분석,사실을 왜곡해 허위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서는사법적 대응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서동만(상지대)·이장희(한국외대)·김한성 교수(연세대)등 평양축전에 참가했던 교수 7명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별도로 기자회견을 갖고 “평양축전에서의 돌출행동이 통일부장관 사퇴논란과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시비로 발전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념갈등 자제 ▲정쟁 중단 ▲지속적인 대북 화해협력정책 추진 등을촉구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민족행사추진본부 회견 “방북정쟁이 이념갈등 조장”

    ‘8·15 평양 통일대축전’에 참가했다가 만경대 방명록파문 등 물의를 빚었던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가 27일한나라당에 대해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결의안을 둘러싸고 여야가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민간 통일운동단체가 여권의 손을들어준 것이다.여기에 통일부도 “대북정책이 정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공식 입장표명을 통해 한나라당의 공세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임 장관 해임결의안을 둘러싸고 여권과 정부, 시민사회단체 대 야당 및보수세력간의 힘 대결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추진본부측은 이날 서울 종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남갈등 자제,대북 화해협력정책 지속 추진 등을 촉구했다. 추진본부측은 “평양축전에서의 일부 돌출행동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그러나 이런 시행착오를 빌미로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남남갈등을 부채질하는 것은 심각히 우려스런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양축전에서의 시행착오를 계속 정략적으로이용하는 정당에 대해서는 7대 종단과 추진본부에 속한 시민사회단체의 단합된 힘으로 엄중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평양축전에 참가했던 교수 10여명 가운데 7명도 별도의기자회견을 갖고 “평양축전은 일부 돌출행동에도 불구,남북교류 증진과 관련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이를외면한 채 부정적인 면만 침소봉대한 일부 언론과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정치권은 스스로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지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회견에서 추진본부측은 ▲남북 종교 교류 ▲언론·문화예술 교류 ▲10월 비무장지대 평화촌행사 개최 ▲여성계 공동행사 ▲노동계 공동행사 ▲농어업분야 협력 등 평양축전에서 거둔 남북교류 성과들을 조목조목 강조했다. 그러나 오종렬 통일연대 대표는 기자회견장에서 “우리는평양에 관광하러간 게 아니라 기념탑 부근 행사를 참관하러 간 것”이라며 “그것도 안할 거라면 뭣하러 갔느냐”고 주장,통일연대와 민화협,7대 종단간의 이견을 나타냈다. 진경호기자 jade@. ■‘민족행사 추진본부’ 문답. 다음은 민화협의 이돈명·조성우씨, 7대 종단의 김종수·김동완·한양원씨,통일연대의 오종렬·한상열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열린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기자회견의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통일연대와는 앞으로도 계속 연대하나. (3대 기념탑 부근 행사 참석과 관련) 통일연대측에서 따로결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일부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었을 뿐이다(김종수). ▲일부 언론에 대해 사법적 대응의사를 밝혔는데. 면밀하게 검토중이다(김종수). ▲일부의 돌출행동은 무엇이고 언론의 왜곡보도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돌출행동이란 개·폐막식 행사와 관련된 부분과 방명록소동이다.백두산 밀영 운운한 얘기나 북측에서 이번 행사체류비용을 요청했다는 부분 등은 왜곡보도다(조성우). ▲개폐막식 참석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해달라. 우리는 참관단으로 간 것이다. 참관도 안할거라면 도대체뭐하러 갔나(오종렬).미리 원만하게 타협을 하지못하고 간것은 문제지만 음지에 숨어있는 성과도 많이 있는데 그런부분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한양원)
  • [매체비평] 편향적 이념 부추기지 말라

    해마다 8.15 전후가 되면 통일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러웠던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올해도 예외없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8.15 민족평화 대축전' 민간 방북단의 방북 기간중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방북의 의미가 축소되고,지엽적인 일이 본질로 전도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언론이 여전히 한 몫을 하고 있다.아니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이번 방북은 통일을 위한 민간교류의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이념의 스펙트럼을 지닌 단체들이 참여한 행사였다.물론우리나라에 좌파적 성향의 단체가 있다는 것 자체를 용납할수 없는 극우도 있겠지만,그러나 그들이 있다는 것이 우리가 북한보다 체제가 우월하다는 징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그러나 현실의 해석에서는 이것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이번방북기간 중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언론이나,일부 보수세력들이 말하는 것처럼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 아니라 통일운동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성의 일부인 것이다.물론 통일성도중요하다.그리고 그런 점에서 아쉬움도 있다.그러나 우리 언론과 보수세력들은 예전 방남단들이 보인 통일적 행동들을 긍정적으로만 보아주었는가?북한과 우리가 견해를 좁혀갈 수 있는 통로로서 다양한 견해와 방식들을 용인하지 않는 통일운동이 통일에 기여하겠는가? 문제는 언론이 이러한 인식을 가지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취재 편집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원칙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몇가지만 예를 들면 중앙일보나 조선일보는 ‘괘씸죄 정도로 국민 비난 여론 잠재우기 어렵다(중앙,8월 18일기사 본문 중)',‘별 것 아니라고(조선,8월 23일 사설)',‘국기를 흔드는 방북단의 돌출 행동(조선,8월 24일 1면 기사)'등에서 방북 시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국기를 흔드는 중대 사건으로 의미 규정하고 은근히 강경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특히 그동안 진보적 통일운동에 앞장 서 왔던강정구 교수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의 해명이 있었음에도,그의 행동이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처럼 묘사하는 모 인사의 발언만을 인용하거나 그의 글들이 보여준반미성을 강조하여 마치 친북 또는 북한찬양의 의도성이 있었던 것으로 만들고 있다(반미가 친북인가?).그리고 이를 계기로 통일운동에서 남남갈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이 힘을 모아가고 있었던 현실의 가치를 간과하는 것이언론의 기능인가? 이번 행사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것은 각 신문들이 ‘드러나지 않는 이념적 지향'에 따라 인용한 인사들의 성향이 편향적이라는 것이다.일련의 사건들 중심에는 통일연대가 있었다고 한다.그렇다면 당연히 통일연대쪽 사람들과 인터뷰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3일 밤 KBS2TV ‘북한리포트’가 여러가지측면에서 이번 사건들을 조명하면서 다른 언론에서 보기 힘든 ‘처벌의 기준 (즉,고의성,계획성,이적성 등)을 지적한 것이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이었다. 또 조선일보가 방북참가 인사 4명을 대상으로(물론 통일연대쪽 사람은 없었지만) 마련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비교적균형있는 발언을 했고 이언급들이 기사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들을 통해 독자들은 각 신문들의 이념적 지향이 무엇이며,그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어떻게 기사를 편향적으로 다루는가를 다시 확인하게 되었을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 [대한광장] 정치 포르노

    방북단 중 일부가 볼썽사나운 짓을 한 모양이다.어떤 이는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고썼다 한다.본인이 김일성 찬양과 아무 관계없다고 하니,그래,이 부분은 이해해주고 넘어가 주자.어떤 이는 방명록에‘훌륭한 장군님’이라 적었다고 한다.이것도 외교적 언사로 이해해 주고 넘어가자. 하지만 어떤 이는 거기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부르고,김일성 밀랍 인형 앞에서 눈물을 적셨다고 한다.어떻게 독재자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그 밀랍 인형 앞에서 눈물을흘릴 수 있을까? 이것은 사이비 종교의 신도에게나 어울리는 태도다.사상과 감정은 자유라고 하나,증상이 이 정도면‘정치 포르노’,일종의 음부 노출증이라 할 수 있다. 더 짜증나는 것은 이들의 무책임한 태도다.이들의 돌출행동이 그러잖아도 방문단 내부에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듣자하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한다.단체로갔으면 단체로 행동해야 한다.그게 상식이고,예의고, 원칙이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가 언제 국가보안법 무서워서 통일운동 못하냐”며 막무가내로 행동했다 한다.누가 자기들이 국가보안법으로 끌려가는 게 걱정이 돼서 말리나? 그 피해가자기들만이 아니라,고스란히 남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말리지.보라,결국 자기들이 튀긴 흙탕물을 방문단이,통일운동전체가,나아가 통일을 바라는 모든 국민이 뒤집어 쓰지 않았는가. 이 기회에 진보진영은 통일운동 일각의 이 시대착오적 흐름과 선을 그어야 한다.아울러 뚜렷한 이유없이 이산가족상봉에 미적거리고,쓸데없이 장소문제를 걸어 민간단체의교류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통일은 정권의 이해를 넘어서는 민족적 과제다.남북의 어느 정권도 통일의 대의를 정권유지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남의 일각에 반통일 세력이 있다면,북에는 반통일적 경향이 분명히 존재한다.‘통일’에 모든 것을 건 듯이 말하는북한이 정작 남북교류에 소극적인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외세의 개입없는 자주적 통일을 주장하며 사사건건 미국을문제삼아 민족 내부의 교류마저 미국과 연계시키는 것도 비난받아마땅한 일이다. 짜증나는 포르노는 또 있다. 이런 가십거리를 신문 1면에대문짝만 하게 걸어놓고 보수층의 본능을 자극하는 ‘반공옐로 페이퍼들’의 행태다. 국민정신을 해치는 이 저급한 반공 음란물 유포도 이제 자제되어야 한다.왜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는가.몇년 전에 임수경이 북을 방문했을 때에도 그들이 당장이라도 나라가 무너질 듯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국민들은 공포에 떨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떤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대한민국 안 무너진다.그들의 행동은빈축을 살 일이지 여론몰이로 마녀사냥을 하거나 법으로 단죄할 일이 아니다. 우리 시민사회도 그동안 많이 성숙했다.이 정도는 사상의자유시장에 맡겨도 된다.그래야 그런 ‘삑사리’가 저절로퇴출이 되는 것이다.쓸데없이 이런 목소리들을 억압하니까,그게 황당하게 엉뚱한 장소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김포공항에서 어느 우익단체 회원이 방북단을 환영나온 어느 여학생에게 폭행을 가했다.이것은 그저 한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우리사회에 내재된 이념폭력의 포텐셜(잠재력)이 터져나온 것이다.북에 가서 ‘장군님 만세’ 부르는좌익 음란물도 짜증나지만,멀쩡한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여론몰이로 마녀사냥을 하는 이념 깡패질,우익 폭력물도짜증난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한줌도 안되는 이 몰지각한 사람들이 서로 원수처럼 싸우는 것을 소위 ‘남남갈등’이라 부르며 관람해줘야 하는가.도대체 대한민국에는 이들밖에 안사는가? 이들이 대한민국을 전세라도 냈는가? 이런 분들 하고 한 동포 하려니 정말 짜증난다. 제발 우리,상식 좀 갖고 삽시다. 진중권 문화비평가
  • 민주 방북단 파문 설전

    8·15 평양대축전 참가단의 돌출행동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파문의 원인 및 책임 소재를 놓고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22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폭발했다.일부당무위원들은 이번 사태를 제대로 예측,통제하지 못한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정부측에 책임을 물었다.다른 쪽에서는 이번 파문으로 민간교류가 위축되고 사회 전반의 이념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뒤 방북단의 책임과 성찰을 주문하기도 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임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조의원은 “이번 파문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시초로서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에 대한 평가에 후퇴를 가져왔다”면서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도 “정치성 행사 위주가아니라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를 놓고 남북간 민간차원에서 교류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정부의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반면 이번 파문이 남북교류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해서는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노무현(盧武鉉) 고문은“이번 행사가 남북관계에 후유증과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있다” 면서 “민족장래 문제에 이런 사건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김중권(金重權) 대표 역시 “정부차원의 대화가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방북을)승인한 것은 정부로서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파문과 같은 사태가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남갈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북측의 신뢰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었다.천용택(千容宅) 의원은 “남남갈등은 통일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만 촉진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북한이 신뢰를 어긴 데 대해 분명히 지적하고 재발방지책을 요구해야 한다”며 북한의 신뢰성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도 “그 동안 북측의 모든 행동이 우리 정부를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남남 갈등 사이버논쟁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의 돌출행동으로촉발된 이념갈등이 사이버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통일연대와 재향군인회,민중연대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보수와 진보성향의 네티즌들은 서로 ‘북한의 하수인’과 ‘통일운동을 탄압하는 세력’ 이라고비난하며 논전을 이어갔다. ‘통일연대’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200여건의 글이 올랐으며 의견이 뚜렷하게 양분됐다.‘통일을 위하여’라는 네티즌은 “방북허가를 내준 정부에 적잖은 피해를 주었는데내년에는 무슨 낯으로 방북허가를 내달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의 빌미를 잡힌 것은 모두 통일연대의경솔한 행동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100여건의 논쟁이 오고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국사람’이라는 네티즌은 “아직도 재향군인회는 ‘레드 컴플렉스’,‘빨갱이’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정부에 그만 이용당하라”고비난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네티즌들은 ‘국론분열’에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화합해야 한다고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한나라, 햇볕정책 재론 공세

    한나라당은 8·15대축전 파문을 계기로 대북정책의 기초를 다시 세우겠다는 기세다. 즉 “현 정권의 햇볕정책은 실질적인 성과는 없이 갈등과분열만을 초래했다”며 “대북정책 전반을 처음부터 다시논의하자”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측은 평양축전 방북단의 행동을 ‘광란극’이라고까지 표현했다.특히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통일을 빙자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반통일 세력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당 3역회의에서 “방북단의귀국 때 김포공항에서 벌어진 사건은 해방직후의 좌우대립양상 같았다”면서 “방북 허용으로 보혁갈등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공격했다.이재오(李在五) 총무는 “현 정권은 통일문제로 대결구도만 조장했다”면서 “이번 만큼은 임 장관 사퇴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에서 “민주당과 아태재단,국방연구원 인사가 축하사절로 간 것인지,배후조종차 방북했는 지를 밝혀라”고 요구했다.핵심당직자는 “월간조선조갑제 편집장이 좌우 이념대결의 악화가 내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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