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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수뽑던 와그너그룹 이번에는 학생으로?…채용센터 개설 [핫이슈]

    죄수뽑던 와그너그룹 이번에는 학생으로?…채용센터 개설 [핫이슈]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이 병력 손실을 채우고 강력한 군대로 재편하기 위해 ‘청년 모집’을 새로운 목표로 세웠다. 지난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와그너그룹이 인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 전역 수십 개 도시에 와그너 채용 센터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일명 ‘푸틴의 그림자 부대’로 불리는 와그너그룹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수장으로 있는 러시아의 용병단으로 우크라이나와의 개전 직후부터 전쟁에 개입해왔다. 이 과정에서 와그너그룹은 병력이 부족해지자 러시아 교도소를 돌며 죄수들까지 용병으로 모집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이렇게 전장에 투입된 ‘죄수 용병’들은 대부분 ‘총알받이’로 활용됐으며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약 3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측했다.지난 10일 프로그진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42개 도시에 와그너그룹 채용 센터가 문을 열었다”면서 “청년들을 충원해 강경한 이념을 가진 군대로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의 채용센터는 이미 러시아 도시 6곳에 문을 열었다. 특히 와그너그룹은 학교와 청소년 스포츠 클럽에 이를 개설해 청년들을 대폭 충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ISW 측은 보고서를 통해 ‘와그너그룹의 목표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년들을 모집해 러시아의 초민족주의와 극단적인 이념을 주입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보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전술적 요충지 바흐무트를 둘러싸고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바흐무트 주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러시아군 11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바흐무트 전투를 주도하는 있는 것이 바로 와그너그룹이다. 곧 빠른 속도로 병력 손실이 발생하자 와그너그룹 측이 감옥이 아닌 학교라는 새 ‘병력 공급원’을 찾고있는 셈. 다만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권력의 핵심으로 부각됐지만 러시아 군부가 전쟁 전략을 재조정하면서 그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을 닮아 가는 바이든/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을 닮아 가는 바이든/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59억 6000만 달러(약 7조 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넘게 줄었다. PC용 D램 범용제품 고정가 역시 지난해 1분기 3.41달러에서 올해 1분기 1.81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외화벌이 ‘1등 공신’이던 반도체 산업이 수렁에 빠지면서 1년째 이어지는 한국의 무역적자 행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 새 악재도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반도체지원법 가이드라인’이다. 지난해 7월 미 의회는 미중 첨단기술 전쟁에서 중국을 압도하고자 ‘반도체와 과학법’을 통과시켰는데, 여기에 지원법이 담겨 있다. 미국에서 1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초과수익을 미 정부와 나눠야 하고 정기적으로 재무계획서도 내야 한다. 미 안보기관이 요청하면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여 줘야 하고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시설 신규 투자에 나서는 것도 제한된다. 베이징에서 이를 지켜보던 기자는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국가가 비시장적 방식으로 산업을 육성해 세계 공급망 질서를 바꾸고 있다”며 틈만 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난하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이어서다. ‘자유시장경제의 본산’을 자처하는 미국에서 나온 조항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가장 논란이 되는 독소 조항은 미 정부의 ‘초과이익 공유’와 ‘첨단 설비 접근권’이다. 우선 기업이 초과이익을 냈는지 여부를 알려면 기업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원가율과 경영 노하우, 시장 예측 능력 등 경쟁력의 본질까지 확인해야 한다. 기업의 핵심 기술을 모두 담은 반도체 제조 설비에 대한 접근권을 요구하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삼성전자의 미 파운드리 공장을 시찰한 뒤 자국 기업 인텔에 초미세 공정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장담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기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 만약 중국에서 외국 기업에 이런 요구를 담은 법안을 이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제출했다면 “드디어 시 주석이 공산주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맹비난했을 미국의 언론들도 바이든의 행보에는 대체로 침묵을 지키는 분위기다. ‘서로 싸우면서 서로 닮아 간다’고 했던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의 ‘공동부유’ 이념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하다. 100조원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굳이 미 정부에 기업 기밀까지 제출해 가면서까지 보조금을 받고 싶은 생각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보조금 신청을 포기한다면 워싱턴 대중 매파들은 삼성에 ‘친중기업’ 프레임을 씌울 것이고, 미국과 일본ㆍ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들에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도우려는 삼성에 첨단 장비를 팔지 말라”고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걸렸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의 희생도 개의치 않는 바이든 대통령의 비정함이 느껴진다. 한미동맹 강화를 기치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 극단 양극화에 ‘입법부 기능’마저 참담한 21대… 최대 패자는 유권자[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극단 양극화에 ‘입법부 기능’마저 참담한 21대… 최대 패자는 유권자[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급 불균형 구도로 출범한 21대 국회는 예전과 어떻게 달랐을까. 필자는 21대 국회 개원 이후 이루어진 4392회의 표결 기록을 분석해 보았다. 현재 의원직을 유지 중인 296명 국회의원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불균형 구도가 초래한 결과는 참담했다. 한마디로 지금 국회는 극단적 양극화로 입법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 표결 기록을 기반으로 각 국회의원들의 표결 성향(ideal points)을 추정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미국 정치학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베이지언 문항 반응 모델을 활용해 유사한 표결 성향을 보이는 의원끼리 유사한 점수가 부여되도록 했다. 진보적인 표결 성향을 보일수록 음수(-), 보수적인 표결 성향을 보일수록 양수(+)가 부여되도록 점수화했다. 미국에서도 여러 언론 기관들이 유사한 분석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개별 의원들의 표결 성향 점수를 유권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필자도 지난 2010년 이후 주기적으로 분석 결과를 언론사들과 함께 발표해 온 바 있다. 이번 분석에서 평균적으로 정의당 의원들은 2.195,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은 1.292, 국민의힘 의원들은 0.172 정도의 표결 성향을 보였다. 우선 류호정(-2.385·1위), 배진교(-2.326·2위), 강은미(-2.256·3위), 이은주(-2.221·4위), 심상정(2.209·5위), 장혜영(-1.774·8위) 등 정의당 의원 6명 전원이 현재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296명의 분석 대상 중 가장 ‘진보’ 성향의 의원들로 분류되어 민주당과는 확실히 차별화되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협조 후 ‘위성 정당’으로 ‘뒤통수’를 맞아 ‘정체성 위기’를 초래하며 지지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정의당이 21대 국회에서는 자기 색깔을 분명히 냄으로써 전통 지지층 재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전·현 민주당 소속 의원들 중에서는 강민정(-1.992·6위), 민형배(-1.792·7위), 양이원영(-1.726·9위), 윤영덕(-1.631·10위), 김의겸(-1.603·11위), 윤미향(-1.587·12위), 권인숙(-1.567·13위), 윤건영(-1.564·14위), 장철민(-1.556·15위), 서동용(-1.545·16위) 의원 등이 가장 ‘진보’적인 표결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김웅(0.557·296위), 박대출(0.531·295위), 정경희(0.504·294위), 김영선(0.424·293위), 조수진(0.417·292위), 박성중(0.339·291위), 유상범(0.327·290위), 한무경(0.301·289위), 최재형(0.286·288위), 윤두현(0.286·287위) 의원 등이 가장 ‘보수’적인 표결 성향을 보인 것으로 분류됐다. 이들 여야 의원 20명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비례대표(8명)이거나 영호남(6명)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라는 점이다. 지역구 공천을 받아야 하는 비례대표들과 당선이 확실한 지역이어서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를 가진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 대비해 지도부의 눈도장을 받으려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서울 지역의 여야 의원들도 지역구가 구로을, 서초을, 송파갑 등 여야의 텃밭인 경우였다.이번 분석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결과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이념 성향 차이가 무려 1.12에 달했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난 2021년 국회에서 전자투표가 도입된 17대 국회 중반부터 20대 국회 전반기까지의 표결 기록을 분석한 바 있었다. 당시 17대에서 20대까지 거대 정당 간 표결 성향 차이가 0.550점→0.787점→0.889점→0.890점으로 벌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21대 국회에서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이런 경향성이 마지막 남은 1년간 지속된다면 21대 국회는 ‘양극화 정치의 끝판왕’이라는 오점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필자 연구팀은 최근 1987년 이후 21대 국회 초반인 2021년까지 6만 7000여건의 법안에 대한 정당 공동발의 네트워크도 분석한 바 있다. 1987년부터 2005년까지 정치 상황에 따라 정당 공동발의 비율이 등락을 거듭했으나 평균 약 49.4%(진보 정당)와 36.0%(보수 정당)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당 공동발의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줄었고 21대 국회 첫 1년에 해당하는 2021년에는 전체 공동발의 중 다른 정당 소속 의원들과의 공동발의가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5.5%(민주당)와 9.5%(국민의힘)에 불과했다. 반면 자기 정당 소속 의원들과의 공동발의 비율은 94.5%(민주당), 83.9%(국민의힘)에 달했다. 민주화 직후보다 국회의 양극화가 더 심화된 것이다. ‘민주주의의 퇴화’라 부를 만하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두 정당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불과 0.7% 포인트,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두 정당 후보들의 득표율 차이가 8.4% 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어떤 기준으로 봐도 지난 3년간 21대 국회의 의정활동이 유권자 지형의 대표성을 보였다고 하긴 불가능하다. 두 거대 정당 간 의석수 차가 워낙 커 표결 자체가 거의 의미가 없다 보니 표결 참여율도 엄청나게 낮았다. 실제로 지난 3년간 4392회의 표결에서 의원들의 평균 표결 참여율을 계산해 보면 재보궐 당선자와 비례대표직 승계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약 34.6% 정도에 불과했다. 국회의원들은 표결이 있을 때 10번 중 3.5회 정도만 참여한 것이다. 전용기, 정필모, 기동민, 김수흥, 김민기, 김영호, 한병도, 서동용, 윤영덕, 김철민, 허종식(이상 민주당) 등 그나마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인 의원들조차도 45%를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위해 국민의힘의 이탈표가 필요 없다 보니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동의라도 얻을 만한 법안을 발의할 동기가 전혀 없고 국민의힘은 어차피 표결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져도 법안 통과를 막을 길이 없다 보니 아예 표결 참여 자체를 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21대 국회는 ‘역대급 불균형 구도’라는 정치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이 정치 실험의 결과는 정치 양극화의 극단화로 귀결되는 듯하다. 두 거대 정당이 거의 동일한 의석수를 지니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20대 국회와 비교해도 양극화가 눈에 띄게 심화됐다. 국회는 21대 출범 이후에도 여전히 각종 신뢰도 조사에서 최하위를 독차지해 오고 있다.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일방 통행’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었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정권 재창출에도 실패하지 않았나. 국회의 여야 극단 대립은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치킨 게임’으로 보인다. 물론 가장 큰 패자는 유권자다. 이런 국회는 대체 누가 감사해야 하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 “영국 원전 건설 협력… 전력 가치사슬 ‘K패키지’ 수출길 닦는다”[공기업 다시 뛴다]

    “영국 원전 건설 협력… 전력 가치사슬 ‘K패키지’ 수출길 닦는다”[공기업 다시 뛴다]

    올해 125주년을 맞은 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235조원, 명실상부 대한민국 1위 공기업이다. 24시간 멈춰서는 안 되는 전기를 관리하는 한전은 국내외 전력 자원의 개발과 발전·송전·변전·배전 및 관련 영업을 한다. 지난해 매출은 71조 2700억원. 전년보다 17.5% 늘었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의 여파로 영업 비용이 103조원을 넘었고, 이에 영업손실이 33조원에 달하며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한전의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신규 채용 경쟁률은 60대1이다. 지난해에도 482명 모집에 3만 2000명 이상이 몰려 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임직원 수만 2만 3000명이 훌쩍 넘는 거대한 한전 조직을 이끌고 가는 수장은 정승일(57) 한전 사장이다. 취임 1년 9개월차로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유례없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역대 최대 적자에 빠진 ‘한전호’를 정상화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집중해야 할 가치로 ‘효율과 편익’을 강조하며 2026년까지 누적적자는 물론 미수금을 모두 회수해 재무 상황 위기 이전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선포했다. 원가 이하로 쓰고 있는 전기요금의 조속한 정상화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난방비 폭탄’을 언급하며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히자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이 부쩍 커졌다. 정 사장은 지난 6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력산업 현장에서 30년 넘게 에너지 정책 수립에 참여해 왔는데 지금처럼 어려운 때가 없는 것 같다”면서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연료비 폭등을 그대로 전력 원가에 반영했지만 우리나라는 한전과 가스공사 등 공기업들이 완충 역할을 하며 국민과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줬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런 부분들은 평가받아야 하지만 지속가능한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정 사장은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당장은 서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는 원가 미달 부분에 대해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고 결국 전 국민이 나눠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용자와 대가를 지불하는 자가 달라져 공정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2분기 전기요금 조정이 지연되면 2021년 기준 이자 비용이 약 2조원, 하루에만 55억원이며, 국민 1인당 매달 약 3000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한전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올해 ㎾h당 51.6원의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전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정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전과 같은 저렴한 전원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가 강조되면서 원전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면서 “원전의 국민 수용성을 높이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법도 국회에서 빨리 제정해 국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 수출 확대와 함께 원전 공기업 퇴직자의 원전업계 재취업을 금지(3년간)하는 조항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원전 수주의 기회가 열리는데 원전 설계·시공·운영·유지보수를 하는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인력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경험을 기반으로 영국,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발주국에 맞춤형 수주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고 인력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분야에 68조 달러(약 8경 70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반도체, 2차전지, 미래형 자동차 분야를 다 하려면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에너지 인프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전력산업 가치사슬(발전-송변전-배전-판매) 전반을 아우르는 패키지 사업모델(K패키지)을 통해 전력산업의 수출 산업화를 견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정 사장은 특히 “생산보다 소비가 문제”라며 에너지 소비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사장은 “단위 생산당 들어가는 에너지양이 선진국의 2~3배로 에너지 낭비가 너무 많다”고 지적한 뒤 “에너지 소비 분야에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종합에너지회사인 BP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다소비국이지만 에너지 효율은 유럽 주요국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내총생산(GDP) 1달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은 한국이 100이면 프랑스 51, 영국 43, 덴마크는 38에 불과했다. 정 사장은 “소비의 효율 제고에 방점을 두고 계시별요금제 등 전기요금 개편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수요 공급이 원활할 시간대로 소비를 이동시키거나 전체적인 수요를 줄여 소비의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경제성·환경성·수용성의 가치를 다 충족시키는 최적의 에너지 조합은 전문가들이 찾고 생산된 전력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쓸 것이냐에 집중해 문제를 풀어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성과급을 전액 반납한 정 사장은 재정 자구책 마련에 대해 “11개 전력 그룹사가 2026년까지 20조원의 재정 건전화 계획을 만들었다”면서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투자 시기 조정, 비용 감축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재정 건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태생의 정 사장은 경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등 에너지 업무를 두루 다뤘다.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산업부 차관을 지냈다. ‘산업부 3대 천재’라는 말이 나돌 정도의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스타일로 온화하지만 철두철미하다. MZ세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하거나 ‘열린 사장실’ 게시판을 운영하는 등 소통 역량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이경숙 서울시의회 학력향상특위 위원장 “서울 학생 기초학력 진단·지원 강화된다”

    이경숙 서울시의회 학력향상특위 위원장 “서울 학생 기초학력 진단·지원 강화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습 결손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서울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조례가 제정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경숙 의원(도봉1국민의힘)은 지난 2월 14일 서울시의회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별위원회(이하 학력향상특위, 위원장 이경숙)가 제안한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사교육비 지출과 코로나19 및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 결손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 지방의회 차원에서 제시된 실질적인 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더욱이 학력향상특위가 활동을 시작한 지 8개월여 만에 도출된 가시적 성과이자 평가지표 강화 등을 통해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지원 정책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본회의 문턱을 넘은 해당 조례안은 교육감이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학교에 행·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진단검사의 현황과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초학력 진단 체계를 강화하도록 했다. 또한, 기초학력 보장정책의 평가지표를 관리하도록 하여 매년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기초학력 보장정책의 내실화를 유도했다. 이 외에 조례안은 ‘서울형 기초학력’의 운영 근거를 마련하고, 교육지원청 에서 이미 운영 중인 지역학습도움센터의 설치 근거를 명확히 하는 등 기초학력 보장지원 정책 전반을 정비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번 조례 제정에 대해 이 위원장은 “교육청과 각급학교, 교육행정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검토한 바 있고, 여러 차례 법률 자문과 내부 검토 등을 통해 조례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히며 “조례안의 주요 요지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나 학교, 지역에 효과적 지원을 하자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학교 서열화와 낙인효과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기초학력 진단평가 결과 공개와 관련해 “학생 개인의 정보는 철저히 보장되도록 조례안에 명시하고 있고, 구체적인 공개 방식과 내용, 수준에 대해서도 서울시교육감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서울 교육정책이 이념과 당위성에 기대고 있다면, 조례안을 통해 데이터와 학교 현실에 기반한 교육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조례안이 적정 수준의 학급 당 학생 수 유지를 포함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감이 노력하도록 규정하고, ‘기초학력 보장법’에 따라 기초학력 진단평가 시행을 강제하고 있지 않음을 밝히면서 학교 현장의 우려도 충분히 반영했음을 강조했다. 본회의를 마치며 이 위원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들려오는 ‘금일’을 ‘금요일’로, ‘사흘’을 ‘4일’로 알고 있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면서 “학교가 기초학력을 보장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원칙과 상식’이며, 오늘 조례안 의결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법체계를 갖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앞으로도 본 의원을 비롯한 학력향상특위 구성원 모두는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향상을 위해 아낌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면서 “조례 제정에 만족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제안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덧붙였다.한편,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기초학력 보장 지원 대책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통해 초·중·고 각 1개 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의 조속한 시행과 ‘(가칭) 서울시교육청 학력개발원’ 설립을 제안해 책임감 있는 기초학력 보장지원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이는 앞으로 학력향상특위가 조례 제정을 넘어 전담 기구 신설 및 기초학력 진단검사 강화 등을 주요 의제로 삼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일하는 의회 구현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 도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 1980년대 도쿄 한복판, 지극히 평양스러운 대학에서 이념 대신 사랑이 솟아났다

    1980년대 도쿄 한복판, 지극히 평양스러운 대학에서 이념 대신 사랑이 솟아났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아버지의 ‘조국’은 언제나 북한이었다. 조총련 간부였던 아버지는 세 아들을 모두 북한에 보낼 정도로 조국에 충실했다. 그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꾸던 딸은 아버지의 사상을 거부했다. 재일교포 2세인 양영희 감독은 캠코더를 들고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2006년 첫 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평양’을 찍었다. 2009년 북한에 있는 오빠네 식구 이야기를 담은 ‘굿바이 평양’을 거쳐 제주 4·3 사건을 겪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2022)로 마침표를 찍는다.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으로 여러 상을 받은 양 감독은 소설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조총련 산하 ‘민족교육의 최고 전당’으로 불리는 일본 도쿄 조선대학교를 무대로 한 1980년대 대학생의 삶이다. 주인공 미영은 졸업 후 극단에 들어가겠다는 꿈을 안고 조선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규율의 기숙사 생활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진로에 강한 반감을 가진다. 학교 억압에 반발하고 동급생과 마찰을 일으키며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히면서도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바로 옆 미술대학의 일본인 남학생 구로키 유와 만나 조심스레 사랑을 키워간다.저자는 서문에서 “박미영은 1964년생인 나 자신을 모델로 삼았고, 그녀가 청춘을 보낸 1980년대 도쿄의 모습을 그리움을 담아 충실히 재현했다”고 밝혔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만큼 현실감이 뛰어나다. 예컨대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반성하고 동급생을 비판하는 매일 밤 11시 ‘생활총화’ 장면이나,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을 노래한 ‘조선문학’,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과의 생활 등으로 조선대학교의 내밀한 단면을 보여준다. 언니를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담아낸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실상도 생생하다. 언니는 1학년 때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의 환갑을 축하하는 조선대학교생 축하단’ 일원으로 지명돼 북한에 갔다. “두목 환갑 선물로 딸을 바치느냐”는 작은아버지의 반대에도 아버지는 조국을 위해 기꺼이 딸을 보냈다. 그러나 미영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언니 가족은 이미 추방당해 신의주로 쫓겨난 상태였다. 미영이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만난 남루한 북한 주민들과 꾀죄죄한 거리풍경 등에서 1980년대 북한을 볼 수 있다. 미영은 6월 25일 ‘6·25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리 기념식에서 김일성의 치적을 담은 기록 영화를 보면서 나치의 히틀러를 떠올리기도 한다. 자신을 잘 대해주는 일본인들에게서는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양 감독은 영화를 발표할 때마다 ‘북한을 지지하는 곳에서 자랐는데, 언제 어떤 계기로 자신이 처한 환경에 의문을 가지게 됐나’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학창 시절 진로 지도가 계기였다”고 답했는데, 소설이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될듯 하다. 개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소설이지만, 역사 속에서, 일본과 북한이라는 특유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한 인간의 삶, 그 이상의 것들이 보인다.
  • “태영호 부인 아닌 쓸모 있는 사람으로… 남북 융합에 역할하고 싶어” [황성기의 오쿨루스]

    “태영호 부인 아닌 쓸모 있는 사람으로… 남북 융합에 역할하고 싶어” [황성기의 오쿨루스]

    “빨치산 가문 부모님의 그늘 밑에서 편하게 사는 것이 나의 평생 운명”(이하 책에서 인용)이고 “김일성 일가의 운명이 곧 나의 운명”이라 믿었던 오혜선(55)은 어른이 되어 “북한 당국의 이중성과 조직생활의 허황성을 깨닫게” 된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남편 태영호(61·국민의힘 국회의원)의 3차례 12년간의 해외 근무에 동행한 그는 자유로운 세계에서 그 확신을 키워 간다. 장남의 고질병을 낫게 해 준 것도 스웨덴과 덴마크, 영국이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조국이 아니라 외국의 복지제도”라는 생각에 이른다. 2015년 영국 런던에서 근무할 때 평양에서 지시가 내려온다. 두 아들 중 한 명을 평양에 보내라. 운명은 그렇게 훅, 오혜선 앞에 섰다. ‘탈북’을 꺼낸 것은 태영호도, 두 아들도 아닌 오혜선 본인이었다. 서울로 온 지 6년여, 침묵을 지켜 온 오혜선은 지난 1월 말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더미라클 출판사)란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하며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2016년 8월 런던의 북한대사관을 나와 서울로 온 지 6년 반이 됐다. 서울 생활은 어떤가.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남편은 쉬는 날이 없었고, 저도 열심히 살았다. 제빵·바리스타 학원을 다녀 자격증도 따고 이화여대 북한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한국에 올 때 빵가게를 차리려고 했다. 유럽 근무가 길어 빵맛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과 맞닥뜨리니 자신이 없었다. 사업하시는 분들의 열정, 성실함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북한에서 공무원으로만 살아와서 그런지 경쟁에 자신이 없었다. 한국에서 더 적응하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이 사회에 어떻게 발을 불일까 고민하다가 책을 썼다.” -석사 논문은 뭐였나. “김정은 시대, 즉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한의 대남 방송을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대남 적대감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 분석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위협을 가하고, 행동에 옮긴 것은 진보 정부 때 더 심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가 대표적이다. 보수 정부의 보복 강도가 세다고 본 게 아닐까 한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에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가 따로 있다는 걸 모른다. 결론적으로 북한 지도부는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남한을 적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3년 전 태 의원의 서울 강남갑 선거 유세 때는 참여했나.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남편의 유세에 처음으로 나갔다. 2020년 총선 때는 거의 집에서 주민들에게 전화만 드렸다. 주민들이 태구민(태 의원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지은 이름) 아내라고 했더니, 처음에 믿지 않았다. 북한 말투를 듣고서야 격려해 줬다. 참 고맙더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서울 생활을 하기란 쉽지 않다고들 한다. 어떤 점이 어려웠나. “장남이 신장병으로 고생했기 때문에 오자마자 의료보험부터 챙겼다.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실손보험을 계약했다. 밥벌이도 힘들었다. 남편이 정부에서 준 일자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를 그만두고 불안했다. 결혼 직후 무역성에서 일하고, 해외 근무 때도 대사관 직원 신분으로 일했다. 한국 오기 전까지 평생을 일했는데 여기서는 일을 하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게 가장 힘들었다. 다들 바삐 사는데 나만 이 사회에 쓸모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을 하려고 시도는 했는가. “집에서 하루 종일 빵을 굽고 메뉴도 개발했다. 빵가게 경영은 어렵더라도 아르바이트는 해 보자는 생각에 면접도 봤지만 불합격이었다. 탈북민이라 떨어졌나 보다 했더니, 가족들이 ‘나이(현재 55세)가 많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하더라(웃음).”-책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사무원으로 오래 생활해서 뭔가를 쓰는 데는 익숙하다. 남편을 ‘배신자’, ‘간첩’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줬다.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리고 싶어 2018년부터 틈틈이 기록을 했다가 작년부터 책다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강남 분들과 교류는 많은가. 어떤 얘기를 나누나. “아이들 교육, 남편 험담, 세상살이, 정부 정책 등에 대해 얘기한다. 보수적인 분들이 많지만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같은 보수라도 다 달라 신기했다.” -한국 와서 아이들(장남 31세, 차남 26세) 교육은 어떻게 했나. “애들을 놔줬다. 서울 오자마자 아이들이 독립해서 나갔다. 내놓을수록 잘 적응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북한처럼 친구들한테 쓸데없는 얘기했다가 끌려갈 일은 없으니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더라.” -탈북을 결심한 건 두 번째 영국 근무 때 자식들을 평양으로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온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 결심에 후회는 없나. 한국을 선택한 것도. “여기 잘 왔다. 전혀 후회는 없다. 제3국 망명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제가 복과 운이 따르는 것 같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웃음).” -신장병을 앓는 장남 때문에 한의원도 가고 신내림 무당도 찾아갔더라. 북한에선 원래 한의사, 무당은 안 되는 것 아닌가. “당국에서 허가를 내준 곳이 아니다. 단속이 말단까지 못 미친다. 한의원이나 신내림 무당, 점쟁이까지 있다. 난 점집은 안 가 봤다. 결혼 직후 시누이가 사주를 달라고 해서 점을 보고 오더니 지금까지는 고생했지만 앞으로 좋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듣고, 난 잘될 거야라고 믿었다(웃음).” -평양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적발돼 이웃한테 3000달러를 빌리고 109소조(한류 단속반)에게 200달러를 뇌물로 바치는 대목이 책에 있더라. 평양 사람들은 어떻게 달러를 모으나. “백공구(109)에 걸렸는데도 돈을 안 바치면 남편이나 나나 직장생활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부랴부랴 외국 생활한 이웃에게서 달러를 빌렸다. 그 이웃이 말을 잘해 200달러를 주는 데 그쳤다. 해외 생활을 한 우리 같은 사람은 달러를 모아서 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암달러상을 통해 북한 돈을 외화로 바꿔 집에 모아 둔다.” -‘중산층은 변화하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도로 자식들의 교육을 택했다’는 구절이 있다. 북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이 가능한가. 어떤 직업들이 인기가 있나. “이전엔 당 정치일꾼이 잘살았다면 2000년대 들어 시장이 커지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최고가 됐다. 권력은 없더라도 뒷돈 주면서 잘 살아간다. 수학이나 물리 교원도 인기가 좋다. 아이들을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려고 과외를 한다. 공립학교에선 월급을 못 받으니까 교원들이 몰래 집에 와서 가르치고 달러로 받는다. 실력 사회가 된 것이다. 옛날에는 전기를 다루는 전공(電工)들이 월급이 적어 돈을 못 벌었는데 시장이 형성되니까 개인집의 냉장고, TV 수리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 목공들은 집 인테리어를 해 주면서 잘살게 됐다. 사람들은 이제는 이과 분야의 재간이 있어야 하겠구나, 실력만 있으면 잘 먹고 잘 살겠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책이 에세이 부문 상위권에 들어 있다. 책을 쓰고 달라진 것은. “누가 읽어 줄까 걱정하면서 이 세상에 들어가 보는 심정으로 썼다.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고마움을 느꼈다. 무엇보다 남편이나 아이들의 인생이 내 것이 아니란 걸 알았다. 이전엔 한 덩어리였는데…. 아이들도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말해 준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게 여행도 휴식도 아니고, 일이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늙어서 집에만 있더라도 사회와 소통하고 싶다. 남편이나 아이가 성공한다 해도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면 행복하지 않더라.” -앞으로의 계획은. “글을 더 쓰고 싶다. 공부도 좀더 해서 북한 사람들의 삶을 알리고 싶다. 남북이 점점 이질화돼 간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을 점점 싫어한다. 통일이 되는 순간에도 평화적으로 융합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노후 준비는 했나. “집도 아직 전세고 이제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에 없는 연금도 있고 남편과 둘이서 어떻게든 못 살아가겠는가, 그런 자신감을 남한 사회는 준다.”
  • ‘반란표 나올까’…中 전인대, 10일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확정

    ‘반란표 나올까’…中 전인대, 10일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확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되며 ‘원톱 체제’를 굳힌다. 세계의 관심은 단 1표라도 반대나 기권 등 이탈표가 나오느냐다. 6일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 프레스센터에 따르면 전인대는 오는 10일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시 주석을 국가 주석과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한다. 전인대 대표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지만, 시진핑 1~2기에서 100% 가까이 찬성표가 나왔던 사실을 고려하면 그의 3연임은 기정사실이다. 베이징 지도부의 고민은 ‘시 주석의 3연임을 만장일치로 추인할 수 있느냐’ 여부다. 그가 처음 국가 주석에 선출된 2013년 투표에서는 3000명 가까운 대표 가운데 반대 1표, 기권 3표가 나왔다. 2018년에는 만장일치로 재선출됐다. 10일 투표에서 일부 이탈표가 나온다면 ‘시 주석의 장기집권에 기층 세력의 불만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 전인대는 국가 부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선출한다. 부주석에는 한정 전 상무위원이 내정됐고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리잔수 상무위원이 맡는다. 다음날 열리는 제4차 전체회의에서는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투표도 이뤄진다. 새 총리에는 중국 공산당 서열 2위 리창 상무위원이 내정됐다. 이번 전인대는 시진핑 사상 강화에도 주력한다. 전인대가 지난 5일 심의에 착수한 입법 개정안에 따르면 법안 발의 시 지도 이념으로 삼아야 할 이론·사상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이 추가됐다. 현행법에는 ‘헌법 준수’가 ‘공산당 영도’를 앞서지만, 개정안은 공산당 영도가 먼저 등장한다. 당의 지도력은 커지고 국무원 위상은 작아지는 ‘강당약정’(强黨弱政) 기조를 그대로 반영했다. 전인대는 13일 폐막식을 가친 뒤 리창 신임 총리가 첫 기자회견을 연다. 상하이 당서기로 지난해 3개월간 2600만명이 사는 중국 제1의 경제도시에 코로나19 봉쇄령을 시행했던 리창이 중국 경제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尹 지지율 42.9%… 8개월여 만에 최고치 “추가 상승 여력도” [리얼미터]

    尹 지지율 42.9%… 8개월여 만에 최고치 “추가 상승 여력도” [리얼미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3주 연속 4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나왔다. 지난해 6월 5주차 조사에서 44.4%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5%포인트 오른 42.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3.8%포인트 하락해 53.2%를 나타냈다. 긍·부정평가 간 차이는 10.3%포인트다. 지역별로는 서울(5.4%포인트↑), 대구·경북(5.0%포인트↑), 부산·울산·경남(4.4%포인트↑), 광주·전라(1.1%포인트↑) 등에서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7.8%포인트↑), 60대(3.9%포인트↑), 40대(3.8%포인트↑) 등에서 올랐다. 반면 30대에서는 1.7%포인트 하락했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모든 계층에서 긍정평가가 상승했다. 진보층(3.9%포인트↑), 중도층(4.7%포인트↑), 보수층(2.1%포인트↑) 등이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경제와 민생 랠리를 이어가며 40%대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음주 마무리되면 대선 이후 실질적으로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 관계가 정상화돼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전주보다 2.1%포인트 오른 44.3%, 더불어민주당은 3.2%포인트 내린 40.7%로 조사됐다. 오차범위 내이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도 순위가 뒤바뀌었다. 정의당은 0.1%포인트 오른 2.8%, 무당층 비율은 0.6%포인트 오른 10.0%로 집계됐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대 레이스가 막판으로 치달아 관심을 끌며 당 지지율도 상승한 것으로 보이고,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와 표결 후 ‘수박 색출’, ‘반란표’ 논란 등 당내 내홍이 지지율 급락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조사는 무선 97%·유선 3%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1%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이종태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의 이념성 문제 시정요구

    이종태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의 이념성 문제 시정요구

    이종태 서울시의원은 지난 2월 27일 2023년 서울시교육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교육정책국을 상대로 질의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이념성향의 생태전환교육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각급 학교에 배포한 자료집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고 조속히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에서 배포한 ‘유아교육기본계획’에 담긴 내용 중에서 ‘남북 간의 평화와 공존, 통일에 관심 갖기’, ‘분단 현실에 대해 알고 같은 민족인 북한에 대해 관심 갖기’ 등의 내용을 예로 들면서 “3-5세 유아는 성장발달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구 정도를 인식하는 단계에 있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분단 현실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점에 대해 교육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고효선 정책국장을 몰아 세웠다.이어 이 의원은 교육혁신과에서 배포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전환교육’에 담긴 내용 중에서 제2장에 인용된 ‘전 세계가 100명으로 구성된 마을이라면(이케다 가요코 엮음, 한성례 옮김, 국일미디어)’을 문제 삼았다. 이 내용이 논리의 맥락도 없이 무조건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었다.위 글의 논리적인 맥락으로 보면 전 세계 인구의 6%(약 4억 2000만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부의 5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뜬금없이 “그들은 모두 미국사람입니다”라고 잘못된 결론을 유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처럼 근거도 없이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내용이 걸러지지 않고 교육현장에 그대로 배포되는 현실에 대해 교육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고효선 국장의 답변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 의원은 같은 자료의 제3장 ‘행복한 삶’의 내용에 대해서도 자료의 부적절성을 지적했으며 동 자료 p.22에 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행복지수가 최하위에 속하며 그 이유는 미세먼지와 긴 노동시간 때문’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이 의원은 “한국은 1960대초 세계 최빈국(GNP 70달러)에서 유일하게 OECD에 들어간 자랑스러운 나라인데, 이 자료는 한국이 행복지수 최하위라는 점만을 강조하고 있어 부적절하다”라며 “더군다나 그 이유를 미세먼지와 긴 노동시간 때문이라고 단정하여 노동과 환경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게 과학적인 사실이냐?”며 고효선 정책국장의 해명을 다그쳤다. 고 정책국장은 “학생들에게 배포되는 자료의 내용은 보편타당성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이 의원님이 지적하신 내용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결과를 알려 드리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 尹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무리한 과세로 재산권 침해 않겠다”

    尹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무리한 과세로 재산권 침해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과거의 부동산 세제와 같이 정치와 이념에 사로잡혀 무리한 과세로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전임 문재인 정권의 증세 기조를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윤 대통령은 “조세 제도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투명하게 공정하게 운영하겠다”면서 “국가 재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조세 불복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무리한 과세로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등 조세 불복 절차는 국민의 권리 구제를 위해 신속히 처리하겠다”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조세법률주의가 형식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 진영을 확보하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적 ‘정치 복지’가 아닌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첨단과학 기술 혁신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확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공익 목적을 벗어나 불법을 일삼거나 국익을 해치는 정치 집단화된 단체에는 국민의 혈세를 쓰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이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나라, 납세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모범납세자 등 훈·포장 수상자와 가족,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영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국세·관세청 공무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이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1970년 박정희 대통령 이후 53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범납세와 세정협조에 기여한 공적으로 배우 김수현과 송지효(본명 천수연) 등에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 이재명 “일본에 협력 구걸, 학폭 가해자에 머리 조아리는 것”

    이재명 “일본에 협력 구걸, 학폭 가해자에 머리 조아리는 것”

    “오죽하면 ‘이번에도 천공이 시키더냐’는 세간의 비판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겨냥해 “일본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협력을 구걸하는 것은 학폭(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역사관이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으로 우리의 건국 이념과 헌법정신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며 “정부·여당의 대일 저자세와 굴종을 지켜보면 이 정권이 과연 어느 나라의 이익을 우선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죽하면 ‘이번에도 천공이 시키더냐’는 세간의 비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을 언급, “경고하지만, 일본의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방안이라면 민주당과 국민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이 학폭 근절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측근 검사들은 정해진 원칙과 절차의 예외라는 검사독재 정권의 오만한 특권의식이 빚은 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관련 책임자 전원을 엄히 문책하고, 인사 참사 제조기로 전락한 검증라인도 전면 교체하길 바란다”며 “또 책임을 통감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아빠면 학폭을 해도 명문대에 진학하고, 퇴직금도 50억이나 받는 ‘검사 아빠 특권시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첫 공판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했다.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기 위해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는 이날 오전 10시40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이 법정에 직접 나와야 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김 전 처장과 교류한 만큼 그를 몰랐다는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같은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이 대표는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토부가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을 요청하거나 강요한 일이 없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18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더 높이 올라갈래” DNA에 각인된 욕구, 때론 파괴를 낳다

    “더 높이 올라갈래” DNA에 각인된 욕구, 때론 파괴를 낳다

    생존·성공 위해 높은 지위 추구‘좋아요’ 얻기 위해 위험도 감수박탈 땐 피해 의식·적대감 연결‘적도 괴로울 수 있다’ 공감 필요 요즘 미국 10대들 사이에선 달리는 지하철 위에 올라가 서핑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서브웨이 서퍼’라는 게임을 따라 하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을 중심으로 높은 조회 수와 ‘좋아요’를 받으려는 이들이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망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SNS의 인기가 곧 ‘지위’인 시대가 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목숨까지 거는 그 ‘지위’는 대체 뭘까.‘지위 게임’은 인간 행동의 메커니즘을 지위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인간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언제나 평가하고 판단한다. 만원 버스 안이든, 둘만 탄 엘리베이터든 두 명 이상 있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저자는 이를 지위 게임이라고 부르며 구체적으로 성공 게임, 도덕 게임, 지배 게임 세 종류로 나눠 분석했다. 그는 “진화와 DNA에 새겨진 인간의 본성”이라고 강조했다. 즉 높이 오를수록 살아가고 사랑하고 자손을 낳을 가능성이 커진다. 인류가 자연계의 최상위 승자가 되기 위해 지위 게임은 핵심 요인이라는 말이다. 지위를 박탈당하면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적대적인 감정을 갖게 돼 자기 파괴에 몰두하거나 남을 해치는 지배 게임 속으로 끌려가게 된다. 유년 시절 어머니의 학대를 받아 나중에 이를 되갚겠다며 어머니와 할머니 등 여성 열 명을 살해한 에드 켐퍼, 여성에게 받은 모멸감 때문에 캠퍼스에서 총기를 난사해 여섯 명을 죽인 엘리엇 로저 등은 모두 파괴적 지배 게임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집단과 국가도 마찬가지다. 히틀러를 향한 독일 국민의 열렬한 환호에는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국가 차원의 총체적 모멸감”이 있었다.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 역시 “이슬람 국가는 80년 넘게 미국에게 모멸감과 불명예에 시달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파괴적 지배 게임에서는 자기 합리화, 확증 편향 같은 뇌가 자신을 위해 만든 착각을 비롯해 수많은 ‘현실 왜곡’의 무기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들리는 소식을 보면 이념은 영토가 됐고, 신념은 신성의 지위를 획득했다. 영토와 상징이 공격받으면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타인의 신념은 사악함 그 자체이다. 책에 따르면 현실 사회가 신념의 전쟁터로 변한 건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렇다면 지위 게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이미 이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도덕적 진실을 실체가 있는 현실로 보거나 절대적 진실로서 존중하려 하기보다 균형 잡힌 사고방식을 길러야” 하고 “자기중심적인 환상 너머로, 이런저런 결정이 적에게 상처를 입히고 적도 우리만큼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문제는 사람들은 이런 교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은 욕구가 진정되는 지점은 없기” 때문이다. 전설의 밴드 비틀스의 일원으로 기사 작위까지 받은 폴 매카트니가 음반 표지에 ‘레넌·매카트니’ 순서로 표기된 게 못마땅해 이를 뒤집기 위해 존 레넌의 유족 등과 법정 다툼을 벌였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도 어쩌지 못하는 인간사의 딜레마가 거기에 있지 싶다.
  • “인구위기 향후 7년이 ‘골든타임’”...野 대책위, 초저출생 토론회

    “인구위기 향후 7년이 ‘골든타임’”...野 대책위, 초저출생 토론회

    더불어민주당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우리나라 출생율 급감 문제에 대해 향후 7년을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출산·돌봄·진학 등 모든 면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구위기 대응’을 민생경제 정책의 한 축으로 설정해 ‘민생 정당’의 면모를 다지는 한편, 현 정부의 저출생 정책을 비판해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초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원회는 2일 1차 토론회를 열고 저출생 문제의 해법을 논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토론회에서 “작년 합계출산율(0.78)이 23년 만에 40% 가까이 주저앉은 상황이라 대한민국이 말 그대로 생존위기에 내몰렸다”며 “정파,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모두가 ‘사느냐 죽느냐’, 이 나라가 ‘지탱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까지의 정책이 아이를 낳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출산·돌봄·진학의 모든 면에서 국가의 책임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완전히 다른 특단의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이 출생 시 ‘공공임대주택 제공’ 등 획기적인 지원책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 해소 ▲프랑스식 생활동반자법 도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과감하고 획기적인 사고 전환과 발상을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구위기대책위 위원장을 맡은 김상희 의원은 ‘여성’의 관점에서 인구위기의 심각성을 분석한 뒤, 향후 7년이 골든타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출생율 수치는 젊은 여성들이 대한민국에 이제는 기대할 것이 없어서 희망을 포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여성 직장인 중 44%가 육아휴직은커녕 출산휴가도 쓰기 어렵다고 한다. 인간다운 삶을 원하는 여성들이 결혼하고 아이낳고 기를 결심을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향후 7년은 절박한 골든타임으로 삼아야 된다”면서 “정치가 미래에 해야 되는 게 아니라 당장 해야 될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들며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보다) 더 걱정스럽다. 징조가 좋지 않다. 나경원 부위원장이 일 시작하자마자 얼마만에 정치적 이유로 경질됐다”고 현 정부를 겨냥했다. 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이번 토론회에는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양현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창률 단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 인구·경제 위기 전문가들이 자리해 토론을 이어갔다.
  • 권영세, 통일부 창설 기념식서 북한에 이산가족 회담 호응 촉구

    권영세, 통일부 창설 기념식서 북한에 이산가족 회담 호응 촉구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일 북한을 향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하루빨리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통일부 창설 54주년 기념행사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인륜과 도리의 문제이고 무엇보다 고령의 이산가족분들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위협과 도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더 강한 억제와 제재를 자초할 뿐”이라며 “북한이 진정으로 북한 주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핵 위협과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이어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은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권 장관은 1968년 통일부 창설과 관련해 “우리는 평화 통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세계 유일의 통일 전담조직을 탄생시켰다”며 “지금 남북 관계가 어렵고 통일로 가는 여정이 험난해 보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통일부 창설 취지와 국민적 여망을 기억하며 우리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권 장관은 또 “대통령께서 3·1절 기념사를 통해 강조하신 것처럼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에 맞게 인류 보편의 가치에 입각한 통일미래를 착실히 준비해 나가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했다.
  • 박홍근, 尹 기념사에 “매국노 이완용 말과 무슨 차이냐”

    박홍근, 尹 기념사에 “매국노 이완용 말과 무슨 차이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일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일제 식민지배에 전 국민이 항거한 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숭고한 항쟁의 정신과 건국 이념을 부정하는 대통령의 기념사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 이완용의 발언과 전날 윤 대통령 3·1절 기념사 중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는 부분을 비교하며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통시장에 가서도 헌법정신을 운운하더니,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념사에서는 명백히 반역사적이고 반헌법적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칭한 것을 두고도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한 해법은 어디에도 없는데, 이 사실을 윤석열 정부만 필사적으로 모른척한다”며 “결국 기념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대(對)일본 굴종 외교만 재확인한 셈”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순국선열과 독립지사의 숭고한 정신을 부정하는 3·1절 기념사에 대해 지금이라도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이재명 대표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는 3·1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훼손하고 있다”며 기념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개최된 ‘104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상황,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며 “특히,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있는 기여를 해야한다”며 “이것은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우리 선열들의 그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 94세 양금덕 할머니 “굶어 죽어도 그런 돈 안 받아”

    94세 양금덕 할머니 “굶어 죽어도 그런 돈 안 받아”

    제104주년 3·1절인 1일 서울 도심에서 각종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의회까지 세종대로 양방향 차선이 통제돼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6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서울시청 앞에서 ‘제104주년 3·1 범국민대회’를 열고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규탄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는 단상에 올라 “(일본이) 분명히 사죄하면 모르지만, 굶어 죽어도 (사죄 없이) 그런 돈은 천 냥, 만 냥을 줘도 필요 없다”면서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는 게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정치인을 비롯해 500여명의 시민은 “할머니,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지지를 표시했다. ‘대한민국 만세’를 세 번 외친 양 할머니는 청년·시민단체들로부터 수상한 평화·인권훈장을 목에 걸고 시민들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집회가 한꺼번에 열리다 보니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가 진행된 곳에서 일장기를 흔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를 규탄하는 일도 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는 각각 동화면세점 앞과 보신각 일대에서 3·1절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이 주최한 ‘3·1절 천만국민대회’에는 경찰 추산 4만명이 모였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서울 도심 속도는 오후 5시 기준 시속 10.7㎞였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든 박모(73)씨는 “보이지 않는 이념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나왔다”면서 “자유와 통일을 위해 일본도 우방으로서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했다. 보수집회 현장을 지나가던 김하얀(35)씨는 “3·1절의 정신은 조국의 자주 독립을 위한 투쟁”이라면서 “정치권에서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고 싸움을 위한 날로 이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양금덕 할머니 “굶어 죽어도 그런 돈 안 받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굶어 죽어도 그런 돈 안 받습니다”

    제104주년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과 시청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각종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의회까지 세종대로 양방향 차선이 전면 통제돼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6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서울시청 앞에서 ‘제104주년 3·1 범국민대회’를 열고 강제 동원 제3자 변제 방식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제 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는 단상에 올라 “(일본이) 분명히 사죄하면 모르지만, 굶어 죽어도 (사죄 없이) 그런 돈은 천 냥, 만 냥을 줘도 필요없다”고 말했다. 양 할머니는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는 게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라면서 “여러분이 함께 나라를 지키고 이끌어달라”며 ‘대한민국 만세’를 세 번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정치인을 비롯해 500여명의 시민들은 “할머니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지지를 표시했다. 이어 양 할머니는 무산된 서훈 대신 청년·시민단체들로부터 수상한 평화·인권훈장을 목에 걸고 시민들과 함께 일본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진보 성향 단체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군국주의와 침략적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찢으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 반면, 보수 성향 단체는 일장기를 흔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를 규탄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일대에서 4만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3·1절 천만국민대회’를 열었다. 오후 3시부터는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국투본)가 보신각 일대에서 3·1절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500여명(경찰 추산)은 집회 뒤 청계광장 방면으로 행진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든 박모(73)씨는 “보이지 않는 이념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3·1절의 마음으로 나왔다”면서 “자유와 통일을 위해 일본도 우방으로서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했다. 보수집회 현장을 지나가던 김하얀(35)씨는 “3·1절의 정신은 조국의 자주 독립을 위한 투쟁”이라면서 “정치권에서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고 싸움을 위한 날로 이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일제 강점기의 아픔과 독립 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민들로 붐볐다. 경북 경주에서 온 심나리·이성호씨 부부는 “자녀들에게 ‘3·1절은 우리나라가 독립을 이룬 고맙고 의미있는 날’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왔다”고 했다.
  • [씨줄날줄] 인기 없는 태극기/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기 없는 태극기/서동철 논설위원

    청나라 사신 아극돈(阿克敦·1685~1756)은 1717년부터 1725년까지 모두 네 차례 조선을 다녀갔다. 그는 조선 사행의 체험을 ‘동유집’(東游集)이라는 문집에 담았는데, 글로 적은 내용에 상응하는 조선의 풍경을 20폭의 ‘봉사도’(奉使圖)로 남기기도 했다. 아극돈이 ‘봉사도’의 밑그림을 조선 화공으로 하여금 그려 바치도록 조선 조정에 요구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승정원일기’ 1725년(영조 원년) 3월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부칙사(아극돈)가 “예전 봉사가 사행할 때는 으레 병풍을 청하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는 병풍은 생략하고 산수(山水) 8점을 포함해 모두 6종류를 반드시 그림에 능한 인물로 하여금 그려 주면 당장 족자로 만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극돈은 자신이 원하는 화제(畵題)를 조목조목 나열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려 간 조선의 모습을 자기 나라 화공으로 하여금 다시 그리게 했던 듯싶다. ‘봉사도’에 태극기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좋을 두 종류의 표현이 눈에 띈다. 하나는 조선 관원들이 홍제원에서 청나라 사신들을 맞아들이는 장면이다. 양쪽으로 의장대가 에워싸듯 도열하고 있는데 삼각형 깃발을 들고 있다. 조선을 상징하는 태극 깃발과 청나라를 상징하는 황룡(黃龍) 깃발이다. 태극기처럼 청나라의 삼각 황룡기도 훗날 대청국기(大淸國旗)인 용기(龍旗)로 발전했다고 한다. 청나라 사신이 머무는 영빈관을 묘사한 다른 그림에서는 커다란 휘장을 담장 밖에 걸어 놓았다. 장대로 세우고 긴 줄로 고정시킨 휘장에는 태극을 중심으로 건곤감리의 리와 감 문양이 아래위로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이 태극이괘도(太極二卦圖)로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태극기는 1882년(고종 19) 조미수호통상조약 조인식에 쓰인 것이 최초로 알려져 있지만 태극이괘도는 그 원형으로 봐도 무리가 없겠다. 삼일절은 ‘태극기 다는 날’이다. 하지만 태극기가 요즘에는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새로 짓는 아파트에는 국기 게양대를 만들지 않는다. 태극기를 파는 곳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애꿎게 이념 대립의 희생양이 되어 빛바랜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라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대북송금 의혹 아태협서 北 그림 100점 이상 압수”

    “대북송금 의혹 아태협서 北 그림 100점 이상 압수”

    관세청이 민간 대북사업 지원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100여점의 북한 그림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관세청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태식 관세청장이 ‘북한 미술품 밀반입 관련 압수수색’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아태협은 최근 검찰로부터 대북송금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대북사업 진행을 위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북한에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유 의원은 아태협의 북한 미술품 밀반입 경로에 대해 “액자로 가지고 온 게 아니라 아마도 보따리상을 통해 두루마리 형태로 몰래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윤 청장이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최근 한 언론이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2018년 방북 항공편에서 거액의 달러 뭉치가 반출됐고,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공산주의 이념 서적 등이 실려 있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윤 청장이 서울공항에 관세청 직원이 파견을 나가 있고, 만약 화폐가 밀반출된다면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해 화폐 속 금속 성분이 반응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성남공항 내에서 엑스레이 검색과 메탈 검색을 하고, 기내 탑승 전에 한 번 더 수화물 검색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도 “메탈 분석이나 수화물 검사 보안검색은 대통령 순방의 경우 경호처 직원이 확인하고, 이상 유무가 있을 때 관세청 직원에게 통보하면 관세청 직원이 확인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쌍방울그룹이 북한과 자원개발 사업 관련 합의서를 체결한 사실을 별도로 보고하지 않고 “묘목·속옷 지원 관련 사업을 협의했다”고만 보고한 사실을 밝혔다. 유 의원은 “김기웅 통일부 차관이 쌍방울이 묘목과 속옷 지원 관련 사업에 대한 결과 보고 및 신고만 했지 그 외의 부분과 관련돼선 통일부에 보고나 신고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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