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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사도세자 추앙한 길, 정조의 쓰라린 울분… 장승만이 달래주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孝의 고장’ 수원에 아버지를 위해 만든 현륭원 참배길 지키지 못한 아들의 회한 담긴 고개, 2개의 장승이 지켜 호랑이·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무더운 날이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오니 따가운 햇살이 눈을 찌른다. 학원가와 고시원과 스터디카페를 지나 남으로 난 큰길로 한참을 직진했다.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전형적인 수험생 복장을 한 젊은이들이 이따금 곁을 스쳐간다. 그들의 고단한 청춘을 닮은 듯 야트막한 고갯길은 시나브로 높아진다. 등허리에 땀이 돋고 다리쉼이 간절해질 무렵, 왼편 길가에 동작도서관 이정표와 함께 표석과 장승 두 개가 불쑥 나타난다. ‘장승배기: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벽화로 붙은 능행차도에 그려진 붉은 연(輦)을 타고 정조는 이곳까지 왔다. 용산 나루에서 상선 36척을 연결한 배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고 노량 나루를 지나왔으니 교꾼들도 쉬며 한숨 돌릴 타이밍이었다. 음력 윤달 2월이면 언땅이 녹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가마꾼의 저고리는 가슴골을 타고 흐른 땀방울로 제법 척척지근했을 게다.●8일간의 융릉 행차길 쉬어 가던 곳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는 1762년(영조 38) 임오화변으로 죽어 배봉산(현재 서울시립대 뒷산) 기슭에 있던 영우원에 묻혔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흐른 1789년(정조 13)에 이르러서야 정조는 영우원에 묻힌 시신을 수원 근교 화산으로 이장하고 현륭원으로 개칭해 정성스레 꾸몄다. 그곳이 후일 장조(莊祖)로 추존된 아버지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가 묻힌 현재의 융건릉, 융릉과 건릉의 터가 되었다. 본디 장승배기는 정조의 융릉 행차길이 아니었다. 1794년까지는 남태령을 넘어 과천 행궁을 지나는 길을 이용했다. 그러다 1795년(정조 19)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수원에서 개최하면서부터 험한 남태령 길과 별개로 장승배기를 경유하는 ‘시흥길’을 새로 개척해서 8일간 행차하면서 이용했다. 개인적으로 정조의 능행에 인연 아닌 인연이 있다. 2015년 과천시 지역 축제에서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을묘원행 220년을 기리며 어가행렬을 재연하는 퍼레이드를 열었다. 그때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조와 혜경궁 홍씨를 재연할 사람을 공모했는데, 좋은 추억이 되겠다 싶어 아들과 함께 참가 신청서를 넣었다. 나름 경쟁이 치열했고 심사도 엄정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워킹까지 선보인 끝에 실제 모자 관계라는 ‘특이점’을 인정받아 아들과 함께 정조와 혜경궁 홍씨 재연자로 뽑혀 과천대로를 누비는 영광을 얻었다. 우리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즐거운 하루였다. 하지만 사도세자의 제사를 지내고 궁으로 돌아가는 정조와 혜경궁의 마음은 자못 시리고 복잡했을 것이다.장승배기 경유 시흥길의 루트는 다음과 같다. 용산 나루~배다리~노량 나루~장승 고개~대방천 다리~대방천들~마장천 다리~문성동(文星洞) 앞길~수성 참발소~시흥 행궁이 하룻길이다. 시흥 행궁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날 만안교~안양 참발소~군포천~서원 냇다리~청천평~사근평 행궁~지지대 고개~괴목정교~만석거~영화정~장안문~수원 화성에 다다른다. 수원은 예부터 효(孝)의 고장이었다. 수원 최씨의 시조 최상저의 아들 최루백은 ‘고려사’ 열전에 이름을 올린 효자였다. 화성을 정조가 야심 차게 계획한 조선 최초의 신도시였다고 한다면, 신도시 부지 선정에는 입지적 조건 외에도 이러한 문화적·이념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수원의 효자 최루백은 열다섯 살에 호환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정조는 세손이던 열한 살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할아버지로 인해 아버지를 잃었다. 열다섯 살의 최루백은 말리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도끼를 메고 나가 배불리 먹고 자빠진 범을 죽여 항아리에 범 고기를 채워 개울가에 묻었다. 또한 배를 갈라 나온 아버지의 뼈와 살을 골라내어 장사 지낸 후 여막을 짓고 무덤을 지켰다. 최루백은 효자라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용감무쌍한 소년이다. 열한 살의 정조는, 하지만, 도끼를 메고 호랑이를 쫓아갈 수가 없었다. “오후 세시 즈음에 내관이 들어와 밧소주방의 쌀 담는 뒤주를 내라 하신다 하니, 이 어찌된 말인고. 황황하여 궤를 내지는 못하고, 세손이 망극한 일이 벌어질 줄 알고 휘령전으로 들어가 ‘아비를 살려 주옵소서’하니, 영조께서 ‘나가라’ 명하시니라. 세손께서 나와서 휘령전에 딸린 왕자의 재실(제사 준비를 위해 만든 집)에 앉아 계시니, 그 정경이야 고금 천지간에 다시없더라.”(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역 ‘한중록’ 중에서) 이미 수차례 드라마와 영화에서 변주됐던 장면이다. 대개 아들을 죽이는 아버지 영조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들 사도세자의 팽팽한 갈등과 긴장이 부각돼 표현된다. 그 애증의 부자관계도 참으로 기막힌 것이지만, 시선을 낮추어 아버지를 죽이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열한 살 소년과 눈높이를 맞추면 그 비참한 정경이 또 다른 빛깔을 띤다. 열다섯 살의 용맹한 소년 최루백과 달리 열한 살의 세손 정조는 호랑이 앞에서 울며 빌다가 ‘나가라’고 명령하니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의 무력감, 패배의식, 허무와 죄책감이 그의 일평생을 지배했고 정조는 재위 내내 사도세자의 흔적을 찾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아버지와 아들, 존경과 미움 사이 아버지의 혼궁(세자의 국장 뒤 삼 년 동안 신위를 모시던 궁전)을 향해 슬피 울부짖던 소년이 왕위에 올라 죽은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자(死者)의 집을 향해 가는 길, 장승배기에 앉아 그때를 떠올려 본다. 다리보다 아팠을 마음을 새기노라니 건듯 불어오는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당시의 장승배기 부근은 숲이 깊고 인적이 드물어 적막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정조가 장승을 세워 이 쓸쓸한 고개를 지키라고 명했을까. 장승은 어리고 힘이 없어 아버지를 지킬 수 없었던 아들의 쓰라린 울분과 회한이다. 장승은 지역과 장소에 따라 채색·형상·크기 등이 다르지만 모양이 괴엄(魁嚴)한 점은 동일하다. 괴수의 모습으로 엄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호랑이도 도깨비도 차마 덤비지 못하리라. 절대 권력자가 돼서도 마음 깊숙이에서 영원히 자라날 수 없는 어린아이는 그렇게라도 더이상 지상에 없는 아버지를 지키고 싶었을지 모른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어머니와 딸의 관계와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딸이 동성(同性)인 어머니를 통해 ‘여성’을 학습하듯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 ‘남성’을 학습한다. 가족과 사회 속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배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 내가 만난 아들들의 유형이 대략 두 가지였다는 것이다. 존경하거나, 미워하거나. 아버지를 ‘존경’하는 아들의 경우 자신의 아버지를 ‘봉우리’, ‘거인’, ‘큰 산’ 등에 비유하곤 했다. 그것은 극복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고 스스로 그렇게 되고 싶은 상승의 열망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를 미워하며 말마따나 ‘반면교사’, 극히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으로 삼는 아들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학교실 정하은·김창윤의 분석(‘사도세자의 정신과적 병증 증상’, 2016)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양극성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록된 피해자의 숫자로만 보면 사이코패스이자 연쇄살인마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은, 그런 아버지를 기리고 추앙한 정조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지하여장군은 어디 갔는지 남남 커플로 우두커니 서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에게 물어보면 혹시 알려 주려나?(㉻에서 계속) 소설가
  •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文전 대통령, 의미심장 SNS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文전 대통령, 의미심장 SNS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회와 국가의 번성은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7일 페이스북에 미국 진화인류학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가 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의 감상평과 함께 이같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에 대해 “흥미롭고 따뜻한 과학책”이라며 “‘적자생존’의 진화에서 ‘적자’는 강하고 냉혹한 것이 아니라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에 의한 친화력이라는 뜻밖의 사실을 많은 자료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글의 마지막에 “지금 우리는 성공하고 있을까요”라고 썼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방식을 향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이 지난달 ‘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하며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도 정가에서는 미국의 대중 강경노선에 동조하는 듯한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단벌 신사 문재인” 딸이 올린 10년전 사진 최근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문 전 대통령이 10년 전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다혜씨는 4일 트위터에 “못 말리는 아버지의 갈옷 사랑”이라며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이어 “같은 옷 다른 느낌?”이라며 “그래도 점점 10년 전 리즈 모습 되찾아 가고 계신다”고 했다. 다혜씨는 해시태그(#)로 “단벌 신사 문재인”, “이쯤 되면 제주 갈옷 전도사”, “혹시 뒷광고 아닌가요?”라고 덧붙였다. 다혜 씨가 공개한 사진 두 장에서 문 전 대통령은 공통적으로 제주 전통 의상인 ‘갈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한 장 속 문 전 대통령은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이던 2012년 7월 갈옷을 입고 제주도의 한 시장을 방문한 당시 모습이었다. 또 다른 한 장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9일 퇴임 후 낙향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주민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 감사원, KDI에 이례적 감사자료 요청… 홍장표 원장 “정권 나팔수 안 돼” 사의

    감사원, KDI에 이례적 감사자료 요청… 홍장표 원장 “정권 나팔수 안 돼” 사의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으로 ‘소득주도성장’ 설계자로 불리는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6일 사퇴 입장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8일 기자단 만찬에서 홍 원장을 지목하며 “바뀌어야 한다. 우리하고 너무 안 맞다”라고 말한 지 8일 만이다. 한 총리의 사퇴 종용 발언이 나온 날을 전후해 감사원도 KDI에 이례적인 감사자료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책연구원장에 대한 조직적 사퇴 압박이 있었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홍 원장은 이날 ‘총리 말씀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한 총리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쏟아 내는 한편 새 정부 ‘민간주도성장’의 모순점을 직격했다. 홍 원장은 “지난주 총리께서 ‘같이 갈 수 없다’고 하신 것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책연구기관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해 둔 취지를 훼손시키는 부적절한 말씀이었다”면서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총리께서 저의 거취에 관해 언급하실 무렵 감사원이 KDI에 통보한 이례적인 조치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KDI는 올해 국무조정실에서 정기감사를 받을 예정인데 지난달 27일 돌연 감사원에서 KDI에 일반현황 및 회계·인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사정을 공개한 것이다. 국조실 감사가 있는 해에는 중복 감사를 피하기 위해 감사원 감사는 실시하지 않는 게 상례였다. 홍 원장은 감사원 공문을 접수하고 이틀 뒤인 29일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교롭게도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공문과 한 총리의 발언을 같은 날 한꺼번에 들은 셈이다. 학자 출신인 홍 원장은 입장문의 초반 3분의1 정도를 전·현 정부의 성장 정책을 비교하며 새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대기업엔 감세 혜택을 주고 임금은 억제해서 이윤을 늘려 줘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민간주도성장은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명박 정부도 (정권 후반부에는) 동반성장과 공생발전으로 전환했고,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감세를 통한 낙수경제학은 작동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 원장이 정부를 향해 연구기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궤변을 남겼다”며 “홍 원장의 궤변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홍 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설계자”라며 “실패한 경제관료가 청와대 알박기로 국책연구기관 수장이 됐다는 사실이야말로 연구기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홍 원장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알박기 인사들은 모두 명심해야 한다”며 “잘못된 정책과 이념으로 민생을 망쳤다면 책임지고 자리를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책임 배우도록 학생인권조례 보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책임 배우도록 학생인권조례 보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6일 “자율 속 책임을 배울 수 있도록 학생인권조례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교육청 방촌홀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2011년 3월 시행한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조례는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조례 시행 취지와 목적을 공감하기보다는 저마다의 권리를 주장하는 도구로만 인식되곤 한다”며 “학생 활동을 위해 개인뿐만 아니라 서로의 권리를 함께 존중하고 자율과 책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인권교육과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개인의 인권을 강조하다보니 다른 사람의 인권을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기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최근 초등학생이 싸움을 말리던 교사에게 욕설을 내뱉고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사건이 생기기도 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10대 정책목표와 25개 정책과제, 80개 추진과제를 공개하기도 했다. 10대 정책목표는 ▲ AI(인공지능) 기반 교육으로 학력 향상 ▲ 글로컬(글로벌+로컬) 융합인재 육성 ▲ 학생 맞춤형 직업·진로 교육 실시 ▲ 혁신교육 재구조화 ▲ 학생·교직원의 건강과 안전 보호 ▲ 미래지향적 교육행정 체계 구축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실현 ▲ 교사 적극 지원 ▲ 정치·이념 편향성 해소 ▲ 돌봄·유아교육·방과후학교 강화 등이다. 임 교육감은 “이제 경기교육은 모든 학생이 기본 인성을 갖추고 기초 역량을 튼튼히 다쳐 자기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미래교육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자율과 균형, 미래를 향해 새롭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일그러진 청춘/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일그러진 청춘/우석대 명예교수

    독일 문호 괴테는 바이마르 자택에서 수많은 손님을 맞으며 각 나라 국민의 특징을 비교하곤 했다. 1828년 그는 독일과 영국 청년들을 비교한다. 1815년 워털루전투로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직후다. 독일은 나폴레옹 군대에 패배한 뒤 비틀거렸고, 영국의 국가 위상은 드높아지고 있었다. 그는 영국 젊은이들이 독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어찌나 인기가 높던지 독일 아가씨들이 자주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고 걱정한다. 가족의 평안을 바라는 독일인 가장으로서 영국에서 젊은이가 새로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약간의 공포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그가 떠나갈 때 흘리게 될 독일 아가씨의 눈물을 예감하기 때문이다. 괴테에 따르면 그들은 ‘위험한 청년들’이었다. 괴테는 영국 청년들이 대체로 다른 국민보다 우수해 보인다고 말한다. 바이마르에 나타나는 그들은 결코 최상급의 영국인이 아님에도 한결같이 건강하고 멋지다고 칭찬한다. ‘열일곱 살에 이곳에 오는 어린 사람도 있는데, 이곳 낯선 독일 땅에서 조금도 어색해하거나 당황하는 일이 없다’며 감탄한다. 그들은 일그러지거나 뒤틀린 데도 없고, 모자라거나 삐딱한 데도 없었다.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고 보았다. 개인의 자유와 행복, 조국의 명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가정과 학교에서 소중한 대우를 받으며 구김살 없이 자유롭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하면 독일 청년들은 ‘찌질’하기 그지없었다. 괴테는 젊은 독일 학자들이 나타나면 죽을 맛이라고 했다. 근시에다 얼굴은 창백하고 가슴은 움푹 들어가서 그야말로 청춘의 청(靑) 자도 모르는 젊음이었다. 그들은 괴테 같은 사람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무가치하고 시시하게 여겼고, 오로지 이념에 푹 절어 고차원적 사변에만 흥미를 느꼈다. 한국은 어떨까. 소위 명문고를 나왔다는 사람들은 60이 넘은 나이에도 모여 앉아 10대 시절 성적을 따지며 우월감을 자랑한다. 인생의 유일한 성취가 시험 성적인 ‘일그러진 영웅’들이다. 얼마 전 한 대학생의 글이 화제에 올랐다. 학벌주의가 더욱 심해져서 ‘SKY’ 출신이 특권층 대접을 받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괴테는 ‘찌그러진 청춘’을 개탄한다. ‘20대에도 젊지 않았으니, 40대에 어떻게 젊어질 수 있단 말인가?’
  • [열린세상] 진정성의 모럴이 사라진 시대/김종면 언론인

    [열린세상] 진정성의 모럴이 사라진 시대/김종면 언론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잊혀질까. 그는 퇴임 후 잊혀진 사람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고 했지만 여전히 관심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에 이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사진 속의 그는 텃밭에서 거둔 상추를 들고 있다. 전통 도자기 불가마에 장작을 때기도 한다. 이런 풍경을 보며 누군가는 정겨움을 느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천하태평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사생활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공인’의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전직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시콜콜 사생활을 공개해 분란 아닌 분란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문재인 정부는 나만 옳다는 자시지벽(自是之癖)이 유달리 강했고 자폐적인 진영정치는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했다. 그것은 결국 정권 재창출 실패로 돌아왔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에게서 부끄러움의 윤리랄까 진정성의 모럴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은인자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사생활이 알려지는 것을 오히려 두려워해야 옳지 않은가. 최근 공익을 앞세운 프로보노(pro bono) 운동이 활발하다. 유명 교수가 강연 기부를 하고, 광고 제작자가 디자인 재능 기부를 한다.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서다. 대통령을 지낸 이들도 국가 원로로서 좀더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성숙한 ‘전직 대통령 문화’를 가꿔 나갈 필요가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최대 실정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와 함께 꼽히는 것이 편가르기로 인한 ‘국민분단’이다. 그가 ‘양념’ 운운한 SNS 폭탄 문자는 상대를 공격하는 흉기가 됐다. 그런 ‘원죄’가 있음에도 죄책감 속에 즐거움에 빠져드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인가. 결국은 팬덤의 길로 통하는 자족적 수준의 SNS 활동이라면 접는 게 옳다. 몸은 자연에 있지만 마음은 세속에 둘 요량이면 양산까지 내려가 비승비속의 삶을 살 이유도 없다. ‘사피엔스’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스마트폰을 끊고 하루에 두 시간씩 명상을 한다고 한다. 일 년에 한두 달은 일상에서 벗어나 묵상이나 기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 피정도 한다. 하라리의 시대를 읽는 힘, 역사를 보는 눈은 그런 자기연단에서 나온 것이다. 문 전 대통령도 ‘미디어 폭식’을 끊고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윤석열 정부는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특별히 강조했다. 또 다른 가치인 통합의 비전은 무엇인가. 이념과 진영, 성별, 세대에 따라 사분오열된 현실에 국민은 염증을 내고 있다. 지난 정권의 과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분열의 씨앗은 애초에 뿌리지 말아야 한다. 자작나무 줄기가 떨어지면 그 부분은 검게 변하지만 아문 자국은 이내 어엿한 무늬, 그것도 하얀 자작나무의 육체와 잘 어울리는 무늬로 바뀐다. 우리 사회 분열의 상처도 통합의 기치 아래 하루빨리 아물어 자작나무 무늬처럼 아름다운 흔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수상 소감이 떠오른다. 그는 잘나가는 피아니스트로 사는 건 싫다며 관객의 가슴에 자기 음악의 진심이 가닿는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다. 음악적 열정과 겸손,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에서 진정성이 묻어난다. 값싼 감상의 SNS 게시물에 의한 ‘만들어진 감동’과는 결이 다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초신경적인 SNS 언어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의 가슴에 와닿는 진실의 언어다.
  • 권성동 “버터나이프 크루, 남녀갈등 증폭… 이래서 여가부 폐지 여론 생긴 것”

    권성동 “버터나이프 크루, 남녀갈등 증폭… 이래서 여가부 폐지 여론 생긴 것”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여성가족부의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사업에 대해 “여가부가 왜 폐지돼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더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여가부가 지원하는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 크루’에 대해 “남녀갈등을 완화하겠다면서 증폭시키고 특정 이념에 편향적으로 세금을 지원하며 과거 지탄받았던 구태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권 원내대표는 “문화 개선은 프로젝트로 가능하지 않다. 버터나이프는 벌써 4기를 맞고 있는데 남녀갈등 개선에 무슨 효과가 있었나”며 “오히려 명분을 내걸고 지원금 받아 가는 일부 시민단체와 유사한 점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원 대상이 페미니즘에 경도됐다. 과도한 페미니즘은 남녀갈등의 원인 중 하나였다. 즉, 남녀갈등을 완화한다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순”이라며 “바로 이런 모순 때문에 여가부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개인이 특정한 이념을 선택할 자유는 있지만, 그 이념을 국가가 노골적으로 지원해서는 안 된다”며 “새 정부의 여가부 폐지 기조와 전혀 상관없는, 오히려 과거에 지탄받았던 사업 방식을 관성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아울러 “이와 관련해 여러분으로부터 우려를 전달받았다. 이에 저는 여가부 장관과 통화해 해당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이미 여가부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여가부의 세금 낭비성 사업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여가부 사업과 관련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징계’ 파동 속에서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층의 이탈을 막으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순천향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명예 사회복지학박사’ 학위 수여

    순천향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명예 사회복지학박사’ 학위 수여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학교(총장 김승우)는 4일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명예 사회복지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2004년 정계에 입문한 나 전 대표는 4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저출산고령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장애인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순천향대는 박사학위 수여와 관련해 “나 전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장애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입법·예산·정책 지원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며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위한 컨트롤타워 신설과 한부모 가정, 미혼모 등 유연한 가정 형태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 정책적 접근 필요성 강조 등 실질적인 저출산고령화 대책 마련을 위해 힘썼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국회 장애인특위를 최초로 구성했으며, 저소득층 가정 영·유아의 장애 여부 진단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정신지체장애인과 15세 미만 미성년자도 생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해 장애인의 처우 개선과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과 통합사회 구축을 위한 그의 노력이 순천향대의 건학이념인 ‘인간사랑’의 정신과 대학이 추구하는 교육이념에 부합하기에 명예 사회복지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교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나경원 전 대표의 따뜻한 마음과 겸손한 성품, 그리고 위기의 상황에서도 절대 꺾이지 않는 신념과 의지는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인간사랑’ 정신과 부합한다”며 “앞으로도 순천향 동문 가족으로서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많은 일을 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승우 총장은 “순천향 가족의 일원이 되어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완성이라는 목표를 함께 성취해나가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대표는 “인간사랑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충실한 교육과 헌신적인 사회봉사로 명문사학으로 거듭나고 있는 순천향대에서 명예 사회복지학박사 학위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순천향 구성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사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학교법인 동은학원 서교일 이사장, 순천향대 김승우 총장, 김재필 교학부총장, 박두순 일반대학원장, 직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공동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 [사설] ‘알박기’ 공공기관장, ‘버티기’로 파행 부를 텐가

    [사설] ‘알박기’ 공공기관장, ‘버티기’로 파행 부를 텐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이 가까워지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대통령직속위원회 위원장과 국책 연구기관의 일부 수장은 물러나기는커녕 오히려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어이없다는 눈길이 쏟아지는데도 좌불안석(坐不安席)을 고수하고 있으니 안쓰럽기가 그지없다. 그렇게라도 버틸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이 뭔지 선뜻 이해가 되지도 않거니와 새로운 정책 방향을 잡으려는 정부를 방해하고 국민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에 할 말을 잊게 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앉아 있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홍장표 KDI 원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총리 말처럼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런 인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국정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는 꼴이다. KDI 등 경제·인문사회 분야 26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해구 이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코미디다. 전 정부 대통령직속위원회 위원장이 정권교체 이후에도 버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은 김순은 자치분권위원장의 임기가 대선 직전인 지난 1월 끝났음에도 2024년 1월까지 2년을 연장하는 이해 못할 인사를 했다. 적어도 대통령 자문기구의 위원장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물러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은가. 자연스러운 위원장 교체가 불발함에 따라 대통령 직속위를 5개로 구조조정하겠다는 윤 대통령 공약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알박기’ 수장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해당 기관이 정책적 역할이 전혀 없는 ‘식물상태’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할 의지는 없으면서 인사권을 휘둘러 요직에 자신과 이념을 함께하는 인사를 앉혀 놓으면 누가 봐도 사실상 생명이 사라진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대통령직속위원회가 될 수밖에 없다. 이참에 정치권은 정책 방향의 근간을 제시하는 국책 연구기관과 직속위원회 수장만이라도 정권과 임기를 함께한다는 ‘신사협정’이라도 맺기 바란다. 누구도 칼자루와 칼날을 바꾸어 잡는 날은 반드시 오게 마련이다. 이런 것은 기본적 정치 도의 아닌가.
  • 전쟁 후 평화 바라는 심정 묘사… 자유당 무너뜨린 ‘노가바’ 유행… 시대의 아픔 함께하고 치유도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전쟁 후 평화 바라는 심정 묘사… 자유당 무너뜨린 ‘노가바’ 유행… 시대의 아픔 함께하고 치유도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전쟁과 정치인 혐오 은유적 가사민중의 심리 자극한 ‘신 귀거래사’이승만 독재로 ‘물방아~’ 더 인기작가 의도와는 상관없이 재해석 ‘유정천리’ 개사곡 급속도로 유포폭정에 대한 국민 저항·분노 표현“국민 힘 있으면 가짜 정치인 없어”‘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정든 땅 언덕 위에 초가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새들이 우는 속을 알아보련다’ 가수 박재홍이 불러 지금까지도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의 ‘물방아 도는 내력’은 부산에서 설립된 도미도레코드에서 1953년 발표한 노래다. 이 노래가 발표된 1953년은 6·25전쟁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이 잿더미로 변해 버린 때로 너 나 할 것 없이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 없는 3무(無) 시대였다. 오랜 전쟁으로 국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 하루라도 어서 이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시절을 되찾고 싶은 심정이 하늘에 닿던 때이기도 하다.‘물방아 도는 내력’의 1절에서는 ‘벼슬과 명예’, 2절에서는 ‘서울’, 3절에서는 ‘사랑과 황금’이 싫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람으로 태어나 벼슬과 황금을 싫어할 자가 어디 있겠는가. 손끝에 흙 묻히는 시골보다 고대광실 휘황찬란한 서울에서의 삶을 그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렇다면 이 노래에서 말하는 ‘벼슬, 명예, 사랑, 황금, 서울’은 무고한 사람들을 전쟁이나 정쟁(政爭)에 희생시키는 특정인과 집단의 이념, 정치적 야욕에 대한 부정적인 은유법이자 일그러진 공간을 뜻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김일성과 공산당의 만행이 바로 그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1952년 7월 국회를 통과한 발췌개헌안 사건으로 불리는 ‘부산정치파동’처럼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소속 정당의 이익에 혈안이 된 정치인들의 작태도 이러한 부정적인 은유에 해당한다. 당시의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반드시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침 이때 ‘물방아 도는 내력’이 발표되자 전쟁과 정쟁에 지치고 실망한 사람들은 저마다 초야로 돌아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샘솟았던 것이다. 즉 이 노래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서 아귀다툼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혐오로부터 평화로운 마음의 쉼터로 가고 싶었던 당시 민중의 심리를 자극한 ‘신 귀거래사(歸去來辭)’로 받아들여졌던 셈이다. 6·25전쟁 중에 발표된 황금심의 ‘삼다도 소식’ 등도 이와 같이 어서 전쟁 상황을 벗어나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고대하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6·25전쟁이 휴전으로 일단락되고 정부가 서울로 환도하자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3선 제한 철폐를 핵심으로 하는 사사오입(四捨五入) 개헌으로 정국은 또 한 번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자유당의 독재에 민심의 이반이 이뤄지며 ‘물방아 도는 내력’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 갔다. 작사가 손로원과 작곡가 이재호가 정치적 비판의식을 갖고 이 노래를 창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1970년대 학생운동에서 ‘아침 이슬’이 작곡가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운동권 가요로 가장 많이 불렸듯이 자유당의 독재 기간에 ‘물방아 도는 내력’이 많이 불렸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대중은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대중가요를 시류나 사건과 결부시켜 스스로 재해석해 부르곤 한다. 수용자의 이 같은 행위를 문학에서는 ‘재맥락화’(再脈絡化)라고 부르며,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중에 의해 의미 내용이 결정된다는 뜻에서 ‘의도의 오류’라고 말한다. ‘물방아 도는 내력’ 1절 가사 중 ‘길쌈을 매고’는 박재홍의 발음으로는 분명한 ‘길쌈’이지만 문맥으로 보면 ‘김을 맨다’는 뜻의 ‘기심을 매고’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 다수설이다. 1956년 손로원 작사, 박춘석 작곡, 손인호 노래로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발매된 ‘비 나리는 호남선’도 하나의 정치적 사건과의 관계 속에서 유명해진 노래로 기록된다. ‘목이 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돌아서서 피눈물을 흘려야 옳으냐/ 사랑이란 이런가요 비 내리는 호남선에/ 헤어지던 그 인사가 야속도 하더란다’ 1956년에 치러진 제3대 대통령 유세 도중 야당 후보였던 해공 신익희가 호남선 열차에서 갑자기 별세하자 ‘비 나리는 호남선’은 새로운 정치 개혁을 열망하던 민중들에 의해 순식간에 크게 유행하게 된다. 이 역시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대중이 이 노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재맥락화했기 때문이다.1959년 반야월 작사, 김부해 작곡, 박재홍 노래로 신세기레코드에서 발매한 ‘유정천리’는 원래 영화 주제가였지만 이 노래 역시 당시의 정치·사회적 영향으로 재맥락화된 가요다.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빛이 젖어드네’ ‘유정천리’가 발표된 이듬해인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 후보였던 조병옥은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1960년 2월 15일 워싱턴 소재의 한 병원에서 돌연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로써 선거를 통해 이승만 독재를 종식시키려 했던 대중들은 절망했고, 그 같은 마음을 담아 ‘유정천리’를 개사해 부르면서 개사곡은 전국적으로 급속도로 유포되기 시작했다.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 장면 박사 홀로 두고 조 박사는 떠나간다/ 천리만리 타국 땅에 객사 죽음 웬 말이냐/ 자유당에 꽃이 피네 민주당에 비가 오네’ 이른바 ‘노가바’, ‘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의 전형이 탄생한 것이다. 개사한 ‘유정천리’의 대대적인 유행이 말해 주듯이 민심은 자유당으로부터 돌아서게 되고, 이에 위기를 느낀 자유당은 3·15 부정 선거를 획책했다. 분노한 대중은 결국 4·19 혁명을 일으킴으로써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야를 선언했고 자유당 정권은 마침내 무너졌다. ‘유정천리’의 개사곡이 인기를 얻고 정권 교체까지 이루게 되자 신세기레코드는 이를 박재홍의 노래로 정식 음반으로 제작했지만 ‘유정천리’만 한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 이유를 대중음악평론가 이준희는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혁명 분위기에 편승한 상업 기획이라는 점이 오히려 거부감을 유발했던 것”으로 분석했다.폭정이 국민을 억압할 때 국민들은 그에 걸맞은 노래나 개사를 통해 저항하거나 분노를 공유한다. 위정자는 대한민국의 영토와 국체(國體) 및 정체(政體), 그리고 국민의 생명, 재산, 권리를 지키는 데 복무해야 한다. 비록 고대 그리스 철학자 트라시마코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말했지만 정의란 마땅한 것은 행하고, 부당한 것은 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권력자는 저마다 “이것이 정의다”라고 외친다. 그러나 진정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정의다. “검수완박이 정의다”, “경찰국 설치가 정의다”, “대장동 수사가 정의다”, “검찰공화국 저지가 정의다” 등의 구호들이 과연 국민 개개인을 얼마나 위하고 편하게, 여유롭게 할 것인가. 이 구호들이 진정 국민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치인 자신들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인가. 1950년대나 지금이나 정치인들 스스로는 자기의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는다. 오히려 엉뚱하게도 비정치계 쪽에서 그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잘 비춰 주고 있다. KBS ‘2020년 대한민국 어게인’에서 가수 나훈아가 던진 정문일침(頂門一鍼)이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僞政者)는 생길 수 없습니다.” 작곡가·문학박사
  • 연일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하는 與

    연일 공공기관장 사퇴 압박하는 與

     국민의힘 지도부가 연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을 향해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는 기관장급 13명과 (비) 상임이사 및 감사 등 총 59명에 이른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정권교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정부의 민생파탄 주역들이 계속 공공기관을 맡겠다는 것은 새 정부의 실패는 물론 민생을 더욱 나락에 빠뜨리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인물로 홍장표 KDI 원장과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거론했다. 권 원내대표는 “홍 원장은 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 수석 등을 지내며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설계·주도했다”며 “경제폭망의 주범이 도대체 무슨 염치로 자리보전을 하면서 세금을 축내고 있나”고 직격했다. 정 이사장을 향해서는 “자신이 적폐라고 불렀던 세력이 집권했는데도 알박기를 하고 있다. 결국 (정 이사장이 주도했던) ‘적폐 청산’은 엽관(獵官·관직을 구하기 위해 노력함)용 구호였다는 자기 고백”이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30일 현안점검회의에서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홍장표 원장, 정해구 이사장 등 4명 거론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송 원내수석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이념을 공유하지 않는 고위 인사들로 인해 지금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굉장히 혼란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놓고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논평에서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국민의힘의 이중 잣대가 놀랍다”며 “자신들이 하면 정부운영을 위한 정당한 요구이고,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냐”고 비판했다.
  • 與, 홍장표 이어 이석현도 사퇴 압박

    與, 홍장표 이어 이석현도 사퇴 압박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이념을 공유하지 않는 고위 인사들로 인해 지금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굉장히 혼란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향해 “민주당 5선 의원을 지내고 부의장까지 한 분”이라면서 “이런 분이 왜 자리에 미련을 가지고 버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서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변되는 지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자인데 여전히 KDI 원장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면서 “현재 물가나 환율, 금리 등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경제정책의 산실로 지원 역할을 해 왔던 KDI 원장 자리를 (현 정부와) 전혀 경제철학과 이념이 다른 분이 계속 고수한다는 것이 국민으로서는 아연실색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 대해서는 “임기가 좀더 남았지만 많은 공공기관과 연구기관의 인사와 조직을 관장하는 책임 있는 자리”라며 “신정부와 경제철학을 같이하지 못하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언급하면서는 “장관급 자리에서 여전히 임기를 고수하겠다고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이 앉아 다른 목적을 생각하니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한 사퇴 압박 전선은 연일 확대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28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에서 홍 원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새 정부)하고 너무 안 맞다”고 답했다. 지난 20일에는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홍 원장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코드 인사로 임명됐던 분들은 이제 그만 스스로 물러나 주시는 게 상식에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어느 편 들거냐 물으면 미국, 영향력 세질 쪽 물으면 중국”

    “어느 편 들거냐 물으면 미국, 영향력 세질 쪽 물으면 중국”

    미국 퓨리서치 센터 19개국 2만 4525명 여론조사 한국 젊을수록 중국 싫어한다고 답한 유일한 나라 박진 외교 “한중관계 다지려면 젊은이 거리 좁혀야” 한국인은 10명 중 9명이, 미국인은 8명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각각 89%와 19%로 그 간격은 70%포인트나 됐는데 조사 대상 19개국 국민 가운데 가장 컸다. 다만 대다수 나라 국민들도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은 젊을수록 중국을 더 부정적, 미국을 더 긍정적으로 여기는 유일한 나라였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2월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달 3일까지 19개국 2만 452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다섯 가지를 설문한 결과를 29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등에서는 전화로 설문했다. 헝가리와 폴란드, 이스라엘에서는 대면으로, 호주에서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국내 일부 언론이 보도한 대로 각국 국민들에게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물은 것이 아니었다.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을 좋아하느냐는 설문이 첫 번째였다. 미국인은 78%가 자국 편을 들겠다고 답했다. 반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중국을 들었다. 대체로 다른 나라의 두 나라 감정은 안정적이었는데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두 나라에 대한 호감이 나란히 감소했다. 두 번째 질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중 어느 쪽을 신뢰하는지 묻는 것이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대다수 나라 국민들은 바이든을 택했다. 특히 폴란드와 스웨덴 사람들의 격차는 60%포인트나 벌어졌다. 다만 바이든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는 더 짙어진 반면, 시진핑의 리더십에 대한 믿음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역대 최저점 근방이었다. 세 번째 질문은 어느 쪽의 영향력이 더 세질 것으로 보느냐는 것이었다. 조사 대상국의 중간값은 66%였는데 모두 중국의 영향력이 세질 것으로 봤다. 미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란 답의 중간값은 32%였다. 가장 격차가 벌어진 나라는 호주였는데 중국 73%, 미국 19%로 세 배가량이었다. 네 번째 질문은 연령에 따라 어떤 편차를 보이느냐는 것이었다. 대다수 나라에서 젊을수록 중국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미국을 비롯해 12개국의 30세 이하는 50세 이상에 견줘 중국에 우호적이었다. 일본에서 그 간격은 가장 컸다. 미국에 대해서는 천차만별이었다. 호주와 네덜란드, 스웨덴의 젊은이들은 노년층에 견줘 미국에 대해 덜 긍정적이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스페인에서는 반대였다. 호주와 벨기에, 캐나다, 스웨덴, 영국 젊은이들은 노령층에 견줘 중국에 더 긍정적이먀 미국에 덜 긍정적이었다. 한국은 젊을수록 중국을 더 부정적, 미국을 더 긍정적으로 여기는 유일한 나라였다. 다섯 번째 질문은 이념 성향에 따른 편차였다. 당연히 오른쪽에 위치한 이들이 미국을 편드는 성향에 견줘 왼쪽에 자리한 이들이 중국을 편드는 성향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념 성향에 상관 없이 중국을 싫어하는 경향 때문이었다. 다만 헝가리와 이탈리아는 특이하게도 우파일수록 중국을 더 긍정적으로 봤다.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는 이념 성향 설문이 진행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한국정치학회 등이 고려대에서 주최한 ‘한중수교 30주년, 그리고 한중관계의 미래’ 국제 학술회의에서 영상 축사를 통해 “한중관계 기반을 탄탄히 다지려면 양 국민 간, 특히 젊은 세대 마음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힌 것은 앞의 설문조사 네 번째 결과와 연결지을 때 적절했다. 박 장관은 이날 실질적인 협력 확대 분야로 공급망, 의료보건, 기후변화, 문화교류 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외교 비전을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며 “한미동맹과 함께 한중관계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 발표 보러가기 https://www.pewresearch.org/fact-tank/2022/06/29/across-19-countries-more-people-see-the-u-s-than-china-favorably-but-more-see-chinas-influence-growing/
  • 與, 홍장표에 이어 이석현 사퇴 압박… “왜 자리 고수하나”

    與, 홍장표에 이어 이석현 사퇴 압박… “왜 자리 고수하나”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사퇴를 압박했다.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국회 현안점검회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이념을 공유하지 않는 고위 인사들로 인해 지금 국정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굉장히 혼란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향해 “민주당 5선 의원을 지내고 부의장까지 한 분”이라면서 “이런 분이 왜 자리에 미련을 가지고 버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서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변되는 지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자인데 여전히 KDI 원장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물가나 환율, 금리 등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경제 정책의 산실로 지원 역할을 해왔던 KDI 원장을 (현 정부와) 전혀 경제 철학과 이념이 다른 분이 계속 자리를 고수한다는 것이 국민으로서는 아연실색할 뿐”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 대해서 송 원내수석부태표는 “임기가 좀 더 남았습니다만, 많은 공공기관과 연구기관의 인사와 조직을 관장하는 책임 있는 자리”라면서 “신 정부와 경제 철학을 같이 하지 못하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 위원장을 언급하면서는 “장관급 자리에 여전히 임기를 고수하겠다고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이 앉아 다른 목적을 생각하니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자리만 차지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한 사퇴 압박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28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에서 홍 원장 거취를 묻는 질문에 “바뀌어야지”라면서 “우리 (새 정부)하고 너무 안맞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20일에는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홍 원장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코드 인사로 임명됐던 분들은 이제 그만 스스로 물러나주시는 게 상식에 맞을 것 같다”고 했다.
  • ‘경제민생 제일주의’ 전북지사 김관영호 출범

    ‘경제민생 제일주의’ 전북지사 김관영호 출범

    민선 8기 전북지사 김관영호는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의 비전을 제시하며 출범한다. 김 지사는 ‘오직 경제, 오직 민생’이라는 ‘경제민생 제일주의’를 강조해 도정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김 지사는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실용’과 ‘협치’를 강조해 ‘이념’이나 ‘체면’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며 ‘소통’하는 도정이 펼쳐질 전망이다. 전북도정의 5대 목표는 ▲전북도민 경제 부흥 ▲농생명산업 수도 ▲문화·체육·관광산업 거점 조성 ▲새만금 도약·균형발전 ▲도민행복·희망교육이다.김관영 지사는 1일 오전 8시 조봉업 행정부지사, 김종훈 정무부지사 등 도청 간부들과 함께 전주시 완산구 교동 군경묘지에서 참배를 하는 것으로 민선 8기 임기를 공식 시작한다. 이어 오전 8시50분에는 하나로마트 전주점을 방문해 주요 농수산물 가격과 수급 동향을 파악하고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경제 도지사로서 민생을 직접 챙기겠다는 신호다. 오전 9시50분에는 전북도청에서 사무인계 인수서와 취임선언문에 서명하고 정무부지사 등 도청 간부 임용장을 수여한다. 또 실·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상견례, 기자실 방문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찬 후에는 국회의원과 주요 기관장들을 접견하고 취임식을 가질 계획이다. 취임식은 민선 8기 도민을 섬기는 전북도정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동쪽 끝마을인 무주군 부평마을과 서쪽 끝 부안 위도 주민들, 청년기업인, 청년농, 아동, 여성, 다문화 가정, 장애인, 노인 등 도민 2000명을 초대했다.취임식은 전북도립국악단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축전 소개, 취임 선서, 취임사 낭독, 민선 8기 도민 희망 메시지, 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유종근·강현욱 전 지사, 도내 국회의원, 전북 출신 타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정당별 도당위원장 등도 참석한다. 취임식 후에는 천년누리 광장에서 황금소나무를 식재하고 제12대 전북도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이어 공무원노동조합과 부서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도지사 관사를 도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도지사 관사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는 도의회와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 김동연·임태희 당선인 ‘교육 협치’ 조찬 회동

    김동연·임태희 당선인 ‘교육 협치’ 조찬 회동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과 임태희 경기교육감 당선인은 29일 오전 조찬 회동을 하고 교육 현안 해결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두 당선인은 이날 조찬 회동에서 ‘과밀·과잉 학급 문제 신속 해결’,‘돌봄, 방과 후 학교 확대’,‘학생급식 문제 개선’ 등 현안 개선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당선자는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간 ‘정례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두 당선인은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며 개인적 친분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격식 없는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교육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인수위는 전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오늘 회동은 교육 문제만큼은 정파와 이념을 넘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두 당선인의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라며 “모범적인 협치의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설] 반도체 특위 띄운 與, 규제 완화에 명운 걸어야

    [사설] 반도체 특위 띄운 與, 규제 완화에 명운 걸어야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어제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위원장은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며 규제 개혁과 인재 양성, 세제 지원 등 3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회의에 참석한 여권 지도부도 “반도체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고 의지를 피력했지만, 세계를 보면 반도체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엄중하다.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무기로 부상하면서 국가 경쟁을 넘어 국가 연합 간 경쟁구도로 재편 중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K반도체 전략’을 세웠고, 지난해 4월 민주당은 반도체특별기술위원회를 출범시켜 올 1월 ‘반도체특별법’까지 통과시켰으나 내용 면에서 경쟁국에 미치지 못한다.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나 주 52시간 규제 완화 등 산업계의 절박한 요구에 대해 ‘대기업 특혜’와 ‘지방 균형 발전’ 등의 이유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메모리반도체의 강자로 꼽히지만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는 시스템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은 10년째 1%대에 불과하다.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이 국가 미래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대만·일본·유럽연합도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고 앞다퉈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경쟁국 대만이 매년 1만명의 반도체 인재 확보를 목표로 전폭 지원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산업은 소재·장비 기술은 물론 인프라, 세제 등 제도적 환경과 인력 양성 등 한 국가의 총체적 역량이 결집돼야 육성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반도체 공장 신설은 규제에 막혀 지지부진하다. 세제 혜택은 해외 주요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진다. 인력 부족도 당분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선 정부와 산업·교육계의 협력은 물론 여야를 떠나 정치권의 초당적 대처가 절실하다. 반도체산업 지원 규모와 인재 육성, 규제 완화의 속도가 성패의 관건이다.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특위를 중심으로 민관을 망라한 최고의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반도체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장애물 제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 양향자 “반도체특위, 새 협치 모델… 드라마 같은 일”

    양향자 “반도체특위, 새 협치 모델… 드라마 같은 일”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가 28일 출범했다. 야당 의원이 집권여당 특위의 위원장을 맡은 것은 처음이어서 입당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특위 회의에서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반도체 산업이 그만큼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시대적 공감대, 그 위대한 변화에 제 7년의 노력도 담겨 있다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특위의 과제로는 규제 개혁, 세액 공제, 인재 양성을 꼽았다. 양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국민의힘과 가까워졌다. 양 의원이 국민의힘의 요청을 수락한 만큼 향후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 의원은 특위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입당을 염두에 두고 특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소속 의원으로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첫 회의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권 원내대표는 “양 의원은 광주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신화적인 존재”라며 “양 위원장께서 수락해 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양 의원은 반도체 전도사”라고 극찬했다.
  • 초유의 야당의원 위원장 세운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초유의 야당의원 위원장 세운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가 28일 출범했다. 야당 의원이 집권여당 특위의 위원장을 맡은 것이 이례적인 일이어서 사실상 양 의원이 입당하는 수순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양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특위 회의에서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 의원은 “오늘,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인사가 맡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반도체 산업이 그만큼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시대적 공감대, 그 위대한 변화에 제 7년이 노력도 담겨있다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특위의 과제로는 규제 개혁, 세액 공제, 인재 양성을 꼽았다.  양 의원은 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임원까지 지낸 반도체 전문가로,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국면에서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관심을 모았다. 양 의원이 국민의힘의 요청을 수락한만큼 향후 입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 의원의 지역구는 광주광역시 서구을로, 현재 국민의힘에 호남 의원은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뿐이다. 양 의원이 입당하게 되면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에 큰 도움이 된다.  첫 회의에는 권성동 원내대표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권 원내대표는 “양 위원장께서 수락해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었다는 느낌이 든다”며 “어떻게 해야 반도체 인력을 양성할 것인가, 새 전력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자 특위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위 부위원장은 송석준 의원과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가 맡는다. 김영식·양금희·조명희·윤주경 의원, 정덕균·황철성·김용석·박친철 교수와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 외부 인사도 참여한다. 이민영·고혜지 기자
  • 미 대법원 “기도했다는 이유로 공립학교가 풋볼 코치 해임한 것은 잘못”

    미 대법원 “기도했다는 이유로 공립학교가 풋볼 코치 해임한 것은 잘못”

    2008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근처 브레머턴 공립 고교에서 풋볼 코치 일을 제안받은 조지프 케네디는 한동안 망설였다. 해군 복무 시절 열심히 풋볼을 하긴 했지만 선수나 지도자 경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교육청에서 일하던 아내가 강력히 권해 받아들였고 그는 7년 동안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옆줄에서 기도를 올렸다. 2년 전에 작은 종교 아카데미의 풋볼 코치가 기도를 올리고 선수들에게 기독교 가치관을 강조한 뒤 주 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는 얘기를 그린 영화 ‘거인을 마주하며)Facing the Giants)’를 인상적으로 봤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었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선수들이 함께 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고 논란도 없었다. 그런데 2015년 9월의 어느날은 달랐다. 상대 코치가 학군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학부모도 케네디가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압박을 느꼈다며 학교에 시정을 요구했다. 학교는 그에게 기도를 올리는 행위가 공립학교에서 용인된 종교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공공 교육 장에서의 종교 활동을 제한한 오랜 대법원 판례를 조롱하는 짓이라고 경고했다. 케네디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음달 한 경기가 끝난 뒤에도 기도를 드렸다. 이 때는 취재진과 구경꾼들이 잔뜩 몰려왔다. 당연히 학교는 유급휴가(정직) 처분을 했다. 시즌이 끝난 뒤 학교는 일년 짜리 재계약을 거부했다. 케네디는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자신의 사건을 미디어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는 선전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6년 동안 법정 투쟁이 이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27일(현지시간) 6-3의 다수 의견으로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는 일은 자유롭고 다양한 공화국에서의 삶에 필수적”이라며 브레머턴 학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케네디의 손을 들어주며 긴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은 다수의견을 통해 “한 정부 기관이 짧고 조용하며 개인적인 종교의식을 이유로 개인을 처벌하려 했다”고 지적한 뒤 같은 맥락에서 케네디의 공개 기도가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의 판단은 정확히 대법관들의 이념 성향에 따라 갈렸다.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이 의견서를 작성하고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다수 취지에 동의했다. 반면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트리오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스티븐 브라이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이 반대 의견을 냈다. 낙태권 허용 여부를 주정부의 권한에 맡겨야 한다는 지난 24일 결정 때와 판박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에서 보수 성향인 고서치, 캐버노, 배럿 대법관을 연이어 임명하며 6-3의 보수 절대 우위를 만들어놓아 이념 구도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법원이 국가가 종교와 엮이도록 강요하는 위험한 길로 더욱 내려서게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결정을 “정치와 종교의 벽을 낮추는 결정의 맥락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레이철 레이저 미국정교분리연합 회장은 “법원은 극우 기독교 극단주의자들의 요구만 중시해 다른 모든 이의 종교적 자유를 강탈했다”고 개탄했다.케네디 사건과 비슷한 사건들에 대한 대법원의 주요 결정은 다음과 같다. 2000년에 한 고교 풋볼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기도를 올렸는데 이 학교의 공공 알림 시스템을 통해 중계됐고, 대법원은 6-3으로 정부가 인정한 종교의 자유를 넘어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1992년에도 공립학교 졸업식 도중 목사가 예배를 올렸는데 다른 종교를 믿는 학생들을 밀어붙인 것이라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5-4로 아슬아슬하긴 했다. 그런데 1971년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가장 유명한 판례 ‘레몬 vs 커츠먼’이 나왔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초등학교에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를 다툰 것인데 대법원은 법률이 “세속적인 입법 목적”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세 가지 테스트를 거쳐야 하며, 하나라도 위반하면 수정헌법 1조의 국교 금지 조항을 어긴 것이라고 결정했다. 세 가지 테스트는 정부 정책의 목적이 합당한 비종교적, 즉 세속적이야 하며, 정부 정책이 초래하는 주된 결과가 어떤 종교를 향상시키거나 억제해서는 안 되며. 정부와 종교가 지나치게 얽매이게 하는 상황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레몬 테스트’라 한다. 그런데 점진적으로 보수화된 대법원은 이를 포기한 지 오래 됐으며 종교적 표현을 허용하거나 심지어 응원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었다는 것이 진보 진영의 판단이다. NBC 방송은 “더 보수화된 대법원이 정교분리를 유지하기 위해 한때 중립적으로 평가됐던 정부의 조치를 최근 들어 종교적 표현의 자유에 적대적인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매체들은 이번 대법원 결정으로 유대인과 무슬림도 공립학교 등에서 종교의식을 치르면 작지 않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 뻔하지 않느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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