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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가인권위 불협화음 안타깝다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사의 표명을 놓고 억측이 무성하다. 누적된 내부갈등이 원인이라는 관측이 있으나 본인이 그 이유를 밝히지 않는 한 섣부른 해석은 삼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다만 이를 계기로 그동안 국가인권위 안팎에서 벌어져 온 국가적 분열상을 반추하고 날로 추락하는 인권위의 위상을 되살릴 방안을 모색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국가인권위는 2001년 11월 이른바 국가기관으로 출범했다. 인권위법이 명시한 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독립적 기구로 출발한 것이다. 인권은 그만큼 법이나 이념을 넘어서는 가치라 하겠다. 그럼에도 인권위는 그동안 좌·우 이념 대립에 끊임없이 휘둘려 왔고, 그 결과 이념을 초월한 인권 보호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냈다. 어떤 사안이든 인권위 내부에서조차 좌·우로 나뉘어 논란을 벌여왔고, 그 결과물도 이념갈등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인권위 스스로가 반성할 문제라 하겠다. 인권위의 각종 권고안을 정부 부처들이 배척하는 그릇된 관료 풍토도 인권위 위상 하락을 재촉했다. 인권위가 올 초 내놓은 국가인권기본계획만 해도 정부는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일축했다. 선별채택 방침이라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이행하려 들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인권위 파행의 교훈은 분명하다. 인권위 스스로 이념 대립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하며, 정부와 사회 각 부문은 인권위의 인권개선 노력을 존중하고 이를 사회 공동선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보다 성숙한 인권국가로 나아갈 길이 거기에 있다.
  • [서울광장] 전시 작통권과 정계 개편/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시 작통권과 정계 개편/이목희 논설위원

    한나라당 고위인사에게 물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그렇게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노무현 대통령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작통권은 언제라도 돌려받아야 한다. 그러나 다른 대통령이 하면 괜찮지만 노 대통령은 안 된다고 했다. 작통권은 단발성 이슈가 아니라고 한나라당 인사는 강조했다. 북한과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노 대통령이 친북(親北)·반미(反美)를 표명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인사는 노 대통령을 친북·반미로 규정했다. 작통권 환수에 퇴임 후의 정치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에서는 여야간에 안 싸워도 될 일로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서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미국과 거리를 둔 뒤 북한을 일방적으로 이롭게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의 여야 간에는 그것을 기대하기 힘들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기에 오해를 풀기 어렵다. 지금 대권주자들의 행보를 보면 다음 정권에서도 비정상이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한나라당 주자들은 진보표까지 잠식하기 위해 개혁적인 것처럼 움직인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뉴딜정책을 내세워 보수층을 공략하고 있다. 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보수와 진보를 마구 넘나든다. 정체성의 일대 혼란이다.‘속마음 따로, 겉마음 따로’라고 비쳐진다. 오해와 의심, 갈등의 혼란상이 계속된다. 표때문에 유연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두 가지에 대해서는 솔직해지자.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우리 세대의 가장 큰 과제라고 본다. 대북 햇볕정책과 채찍정책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과 일본의 한반도 패권다툼을 견제해야 한다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 미국·일본의 영향력을 줄이고 중국·러시아와 친해지는 것이 통일과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 역시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 어느 쪽을 택할지 대권주자들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정치권 물밑에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당선만을 위한 이합집산이 대세다. 또 지역분할 구도로 나아갈 조짐이 나타난다. 득표에 유리한 연대 역시 막을 길은 없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있어야 한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느냐,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 것인가에는 의기투합한 뒤 합치는 게 바람직하다. 뉴라이트, 뉴레프트 등의 단체들은 합종연횡의 타당성과 후보의 이념스펙트럼 검증에 들어가야 한다. 상대편을 비난하며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것보다 훨씬 의미있는 작업이다. 대권주자와 여러 정파들의 이합집산이 옳은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대북 정책과 대미 인식이 다른 정파가 손을 잡으면 ‘속임수’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적극 알려 지지도를 떨어뜨려야 한다. 특정 대권주자가 이 부분에서 오락가락하면 ‘비겁자, 기회주의자’의 낙인을 과감하게 찍어야 한다. 명망있는 몇몇 전문가들이 후보 성향 및 연대 검증을 위한 단체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럽다. 백화점식으로 따져서 뭐가 뭔지 모르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두 가지 질문에 똑 부러진 대답을 듣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도록 유도해야 한다.“당신은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려 합니까?”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과의 유대에 더 중점을 두실 생각입니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풀뿌리 선거 칼로 그은 박 대표 테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유세 도중 괴한에게 얼굴을 칼로 베이는 끔찍한 선거테러가 벌어졌다. 경악할 일이다. 자유당 정치혼란기 때나 봤을 법한 정치테러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보는 오늘날 버젓이 자행된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마땅히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둔 민감성을 감안할 때 우선 사건 실체가 신속히 규명돼야 한다. 무엇보다 범행 동기와 배후 여부를 명확히 가려야 할 것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오랜 복역에 따른 사회적 불만 때문에 범행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왜 야당 대표를 표적으로 했는지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유세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흉기를 준비한 점 등 계획적 범행임을 말해 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유세장에서 난동을 부린 열린우리당 기간당원 박 모씨와의 공모 여부 등 조직적 범행 가능성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검·경 수사와 별개로 정치권의 철저한 반성도 시급하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 저변의 불신 풍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문화가 근본원인인 것이다. 이는 정치권이 책임질 일이다. 타협과 양보 대신 독선과 투쟁을 일삼고, 낡은 이념적 잣대로 국민 편가르기에 몰두해 온 것이 우리 정치다. 앞으로는 화해와 통합을 외치면서 뒤로는 지역갈등, 이념갈등, 세대갈등을 부추겨 온 것이 정치권이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범죄’의 증가도 결국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막연한 적개심을 불러 일으켜 온 정치권 때문이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만 해도 여야 지도부가 앞장서 지방정권 심판론이니, 중앙정부 심판론이니 하며 극단적 대결구도를 조장하지 않았는가. 여야는 지금부터라도 중앙당 차원의 선거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건을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그 어떤 기도도 삼가야 한다.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를 더이상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삼으려 하지 말고 주민들에게 돌려주길 바란다.
  • “보수·진보 北인권논쟁 모두 본질 외면”

    지난해 ‘국경을 세번 건넌 여자’란 자전 에세이로 주목받은 탈북 시인 최진이(46)씨. 그녀는 26일 보수와 진보세력이 벌이는 북한 인권 논쟁에 대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양측 모두 정치적 도그마에 빠져 제대로 북한 문제를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흘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막을 내린 유럽연합(EU)의 북한 인권청문회에서 양측이 장내외에 동시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치열하게 제대로 보려는 노력들이 없이 이념·파벌 싸움으로만 몰고 간다.”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거시적 안목없이 무조건 김정일 타도로, 다른 편에선 실제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아예 외면한다는 것. ●노대통령도 ‘요덕스토리´ 직접 봐야 그녀는 특히 최근 정치범수용소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보고, 수용소 생활을 경험한 탈북자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의식을 제대로 지적하기 위해 야스쿠니를 가보고 싶다고 말했듯 요덕 스토리를 보고 의사 소통 부재에서 오는 이념갈등을 깨뜨리자는 것이죠.” 북한 김형직 사범대 작가반 출신으로 조선작가동맹에서 시를 쓰다 평양 추방령을 받은 뒤 탈북한 최씨는 토론부재, 한(恨)풀이식 댓글 문화를 남한사회의 지나친 이데올로기 대립 원인으로 분석했다. 논쟁을 논쟁으로 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인격 모독으로 여기면서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유치한 감정전으로 치닫는다는 것이다.‘북한알기’도 마찬가지. 최씨는 “학자들도 선민의식으로 무장한 채 자신이 이미 구축해 놓은 틀에서만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사회 ‘386’의 고민을 제대로 들으려 하는 사람들도 없다고 했다. 최씨가 얘기하는 ‘386´은 70년대 후반 80년대 대학을 다닌 북한의 지식인들. 그는 “김정일 정권을 좋다고 얘기하는 북한사람들은 공포감에서, 한편으론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을 때 생기는 혼란에 대한 자기 방어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60년대 학번의 경우 세계문학전집도 봤고, 볼쇼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도 본 ‘누린 세대’이지만 그 이후 세대는 세상으로부터 갇혔다.”고 말했다. 정권으로부터 세상에 갇히게 되자 진실을 캐기 시작한 게 북한의 ‘386’세대라고 한다. 그는 “최근 386들이 돈벌이에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86세대가 북한 변혁의 동력이 될 수 있냐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스스로 일어날 줄 모르는 자들로 키워져 고민으로만 그친다는 진단이다. 한 교수의 경우 토속언어 연구를 명목으로 반란의 기미를 감지해 보고자 전국을 돌아다녔으나 전혀 찾을 수 없어 결국 탈북했다고 한다. 최씨는 그러나 남북, 북·중 경제교류 증가로 시장 경제의 기운이 북한사회에 스며들면서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북한에 대한 인식 수박 겉핥기식 남한 사회의 북한 인식이 너무도 겉핥기식이고 각종 색깔로 덧칠돼 있는 게 안타깝다는 최씨.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 낼 석사논문 ‘식량난 시기 여성 시인들의 여성주제 시쓰기 방식´도 최씨가 남한사회에 보내는 또 하나의 북한 알리기다. 작가동맹시절 염형미란 후배 시인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서울신문·KSDC조사]40대 과거청산 61%·개혁 67%가 압도적 지지

    ■세대·지역별 정체성 ●우리 사회의 정체성 세대·학력·소득별로 국가를 보는 시각은 현저히 다르다. 그 중에서도 세대는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변수로 작용한다.386세대로 일컬어지는 40대의 사회적 위치가 대표적 예이다. 현실적으로 개혁적 성향이 강한 40대를 빼고 우리 사회를 설명하기 어렵다. 분명 그들은 정치·경제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소득별 의견 차이는 정치적 부문에서 가시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경제 부문에선 성장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화해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일이라는 데 대해 65%가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성·연령·소득별로 따지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국가안보에 적극적이다. 남성의 동의율은 67.6%인 반면 여성은 63.0%이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67%대로 저소득층 60.2%와 비교가 된다.40대가 동의하는 비율은 다른 연령대와는 차이가 확연한 편이다.40대는 69.3%나 된다. 전적인 동의가 22.8%, 대체로 동의가 46.5%이다.30대는 67.7%,20대는 63.5%이다.50대 이상은 61.2%로 의외로 가장 낮다. 40대의 이러한 경향은 이른바 코호트 효과로서의 특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인 40대는 사회·문화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독특한 경험을 가졌다. 이런 탓인지 삶에 있어 원칙과 믿음도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다. 친일문제·군부독재시절의 인권 침해 등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국가가 끝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 제대로 개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갈등이 아니라 국민통합에 기여한다는 두 가지 질의에서도 40대만의 특이점이 보였다.40대는 과거사 청산에 대해 61.4%, 개혁에 따른 국민통합에 대해 67.2%가 동의했다.30대는 과거사 문제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은 세대인 탓에 다소 이념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40대는 정작 과거사를 경험한 50대 이상의 51%보다 더 나선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40대의 코호트 효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대학 재학 이상과 월수입 300만원 이상인 응답자도 과거사 청산과 개혁에 적극적이다. 특이하게도 20대들의 63.5%가 과거사 청산에 적극 지지했다. 나아가 사회 일각에서 노무현 정부가 과거사 정리, 국가보안법 개정 등 국가의 근본을 뒤흔들면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비율이 40대는 21.5%로 가장 높았다.20대는 17.5%,30대는 17.6%이다. 대학 재학 이상의 21.8%,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18.8%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신지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이 57.1%, 강원도 22.0%가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66.4%는 동의하지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27.0%는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봤다. 반대 의견을 밝힌 17.1%의 정치적 성향이 전통적인 의미에서 쉽게 진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40대의 경우도 개혁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스스로 이념적 진보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진보라는 40대의 비율은 19.5%에 그치고 있다. 40대의 정치적 정체성의 구체적 모습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필요한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26.9%가 법과 질서의 확립,20.3%가 자유경쟁체제의 강화,16.8%가 사회약자에 대한 보호,11.5%가 기회균등보장,10.5%가 사회에 대한 책임성 강화,6.5%가 인권 보장을 들고 있다.30·40대가 꼽은 우선순위도 전체 응답자와 같다. 반면 20대는 법과 질서보다 자유경쟁체계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국민 1인당 GNP가 1만달러 선에서 주춤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 세대·학력·소득별로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개혁보다 성장이라는 경향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려면 25.7%가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주도형 성장 확산,24.9%가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내수 기반 확대,21.3%가 규제완화 등 기업하기 위한 경제환경 개선,10.6%가 재벌소유 완화 등 경제정의 실천을 제시했다. 남성들은 수출주도형 성장, 내수기반확대, 경제환경 개선 등의 순인 데 비해 여성들은 내수기반 확대, 수출주도형 성장, 경제환경개선 등을 꼽고 있다.50대들도 내수기반 확대에 우선순위를 뒀다. 종합해 보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 10여년 동안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정권의 등장은 우연한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사회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개혁적 흐름은 40대의 사회 진출과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 또 고등교육을 본격적으로 받은 세대로 민주화, 탈냉전 시대를 거쳐 중년층으로 성장한 40대의 성향은 정치와 사회 각 분야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결국 그들도 기성세대가 되고 사회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20·30대가 앞으로 10년,20년 후 현재 40대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20·30대도 개혁적이지만 40대보다는 덜한 만큼 10년 후 한국 사회는 또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연령효과 ·코호트 효과 사회경제적 변수 중 세대, 학력, 소득은 응답자의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세대는 가장 핵심적인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에서 세대에 대한 두 가지 논거가 있다. 세대의 ‘연령 효과(age effect)’와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집단)’가 그것이다. 연령효과는 사회적·생물학적 성숙과정에 따른 차이다. 일정한 시점에서 특정 연령층의 행동이나 태도들에서 관찰되는 변천들이 성장 및 노화라는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말도 이에 해당한다. 코호트 효과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화 경험에 의해 빚어진 차이다. 코호트에 따른 성장 패턴의 차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러한 개념 틀로 보면 4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코호트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국가현안 “경제” 64%· “개혁” 6% 국민들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과제로 개혁이 아닌 성장을 꼽았다. 또 이념 갈등을 부추기는 사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정치권의 움직임과 국민들의 요구가 엇박자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권 예비후보 가운데 국가 현안을 풀 능력을 가진 ‘적합 후보’로 이명박 서울시장을 들었다. 국민들의 64.3%는 경제발전에 치중하기를 원했다. 남녀노소, 소득, 직업, 지역, 학력, 이념 성향 등을 떠나 압도적이다. 반면 지속적인 개혁은 6.0%, 사회차별과 불평등 해소는 5.6%, 지역주의 청산은 3.9%에 그친 것도 경제발전에 대한 강한 기대를 뒷받침하는 수치인 셈이다. 특히 사회의 이념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소인 안보 강화는 0.8%, 남북문제 해결은 2.9%로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국민통합만 가까스로 10%가 넘는 12.6%에 머물렀다. 시급한 국정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과제 해결 적합 후보’에 대한 질문에서 이명박 후보의 꾸준한 상승 곡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 시장의 상승 추세는 지난해 3월 19.7%,6월 21.6%,12월 25.4%로 나타났다. 연령·학력·직업·소득 등의 영역에서 경쟁자를 크게 앞섰다. 다만 무응답 비율이 34.4%에 이른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고건 전 총리는 18.6%,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5.7%로 지난해 3월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해 6월 이후 약간 오르다 12월에는 12.0%로 떨어졌다. 박 대표의 경우,50대 이상의 지지가 15.3%로 가장 많고,40대가 10%,20대가 12.5%,30대가 9.2%였다. 경제발전 부문의 경우, 이 시장의 적합도 평가는 지난해 3월 25.2%,6월 28.5%,12월 28.8%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는 12월 현재 17.9%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지만 박 대표는 13.5%로 경제발전 영역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은 4.2%에 불과하다. 정리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임시국회 정상화가 급선무다

    오늘부터 한달 회기로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새해 예산안조차 처리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가 끝났고, 여당의 사학법 강행처리에 한나라당이 반발해 임시국회마저 파행이 예고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벌써 열흘이나 넘겼다. 부동산입법,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현안처리가 지연되면서 부동산시장과 노사현장이 들썩이고 있다. 국회를 빨리 정상화시키기 위해 여야가 한발짝씩 물러나는 지혜를 보여야 할 때다. 한나라당은 어제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국회의장과 여당이 국회법절차를 위반했다면서 헌법소원,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회의장 불신임, 대리투표 의혹 규명을 추진키로 했다. 나아가 장외투쟁 여부를 최고위원회의, 의총을 통해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사학법 개정안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대해 한나라당이 느끼는 위기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 사안으로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 나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 국회에서 사학법처리 절차의 문제점을 따지고, 법개정안 실시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라고 본다. 무엇보다 사학법 통과를 정체성 논란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지양해야 한다. 사학의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입법취지를 살리는데 정치권이 앞장서야지,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소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안 그래도 사학법인과 일부 종교단체의 불만이 대단한데, 기름을 붓지 말아야 한다. 야당이 이들과 연대해 장외투쟁에 나선다면 나라는 다시 두쪽으로 갈라져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정치력과 포용력 없음을 다시 지적해야겠다. 예산안을 비롯, 현안처리가 늦어지는 1차 책임은 여당에 있다. 단독국회 운영보다는 한나라당을 설득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사학법 후속조치에서 야당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새해 예산도 불요불급한 부분은 과감하게 삭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임시국회가 오래 파행하면 여야 모두 국민의 질타를 받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 [염주영 칼럼] 진화하지 않는 이념은 공해다

    [염주영 칼럼] 진화하지 않는 이념은 공해다

    지난달 양측은 맥아더 동상 철거를 둘러싸고 한판 붙었다. 그 불길이 이번 달에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게로 옮겨갔다. 그가 맥아더 동상 철거 주장을 옹호하는 칼럼을 썼는데 ‘6·25는 통일의 목적을 수행한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것이 불씨가 됐다. 불씨가 던져지자 양측은 다시 격렬하게 타올랐다. 처음에는 강교수라는 특정 개인의 사법처리 문제로 다퉜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거대이슈로 확대포장되는 데는 단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검찰총장이 사표를 던졌고, 법무장관도 물러나라는 요구가 제기되다가 지금은 주춤한 상황이다. 이번에는 대통령 탄핵론까지는 안 가는 모양이다. ‘맥아더 동상’과 ‘강교수 칼럼’이 몰고온 두개의 파동이 확산되며 우리 사회를 흔들어대는 것을 지켜보았다. 왜 이렇게 일이 커지기만 하는지 혼란스럽다.‘6·25전쟁은 통일전쟁’이라는 강교수의 주장은 불쾌하고 공감이 가지 않지만 왜 학문의 잣대로 검증하지 않고 굳이 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구속하려 하는가. 맥아더가 싫으면 싫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실력으로 동상을 철거하려고 하는가. 이런 의문들 속에서 한가지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증오하는 두 극단의 이데올로기가 서로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데올로기는 합리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집단적 광기를 유발하는 속성이 있다.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퇴화될 위기에 놓인 낡은 것일수록 그런 속성이 강하다. 우리 부모세대들은 낮에는 ‘반동’이, 밤에는 ‘빨갱이’가 설치는 세상을 살았다. 지금까지도 습관성 이념중독자들이 곳곳에서 철 지난 낡은 브랜드의 이념들을 팔기 위해 밤낮으로 확성기를 틀어댄다. 광복 후 60년이 흐른 지금에는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은가. 진화하지 않는 이념은 공해다. 이념은 시대상황과 역사의 변천에 따라 진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리하지 못한 이념들은 모두 도태됐음을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1990년대 초반 일본계 미국인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자유민주주의가 인류의 이데올로기 진화의 종점이 될 것이라며 ‘역사의 종언’을 선언했다. 그러나 유럽의 지식인들은 사회주의 붕괴 후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보다 훨씬 앞서 마르크스는 공산주의가 이념 진화의 종착역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공산주의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진화하지 않는 이념은 공해이며 퇴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분단·대결 시대의 이념으로 교류·화해의 시대를 열 수 없다. 불필요한 이념갈등을 피하려면 언론과 정치권의 각성이 필요하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불을 지피고 대량생산해내는 이념갈등의 확대재생산 구조는 고쳐져야 한다. 이념도 필요하고, 이념논쟁도 필요하다. 다만 그것이 통합의 기능을 수행해야지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표를 모으기 위해 이념갈등을 이용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학자의 주장은 학문의 자유와 책임의 범주 안에서 학문적 논쟁을 통해 개진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를 검증할 책임 또한 학자사회에 있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그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사회에 직접적인 위해가 되지 않는 한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사회에서 추방하라고 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이념논쟁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 타협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시대상황과 단절된 낡은 이념의 전쟁이 아니라 시대상황을 반영한 이념논쟁이 펼쳐지기를 기대해본다.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사설] 문희상체제, 책임정치 기대한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문희상 당의장 체제가 출범했다. 문 의장은 친노(親盧)직계 그룹이면서 중도 실용파로 알려져 있다.5명의 상임중앙위에 문 의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개혁파와 재야파가 지분을 나누고 있어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안정적인 당운영이 기대된다. 문 의장은 당의 통합된 힘을 바탕으로 정파와 이념, 지역, 세대, 계층을 통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이념갈등과 사회의 양극화와 불균형이 심각한 시점에서 문 의장의 진단과 목표는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은 집권 3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2년이 집권세력의 이념과 개혁의 방향을 제시한 기간이었다면 남은 3년은 이를 수습하고 결실을 맺어야 할 시기다. 국민들은 아직까지도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개혁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집권여당이 지금부터 할 일은 말뿐인 개혁이 아니라 실용과 실천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도 구호와 이념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차기대권을 겨냥한 세력다툼과, 재야파니 개혁파니 하는 이념과 파벌이 중요할지 몰라도 국가차원에서 보면 ‘우물안 개구리격’일 뿐이다. 집권당의 시야가 넓어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상황은 불안하다. 국내에서 목소리만 높인다고 해결될 문제들이 아니다. 국가경쟁력을 되살리는 데 정치력을 집중해야 한다. 당장 4월 임시국회부터 열린우리당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른바 개혁입법들은 국내용이다. 미흡한 수준이더라도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 정치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개혁의 양이 아니라 개혁을 제때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희상 체제가 여당의 실용주의와 책임정치를 실천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 [교황 서거] 요한 바오로 2세의 생애

    27년간 재임, 가톨릭 사상 세번째로 장수한 교황으로 기록된 요한 바오로 2세는 가톨릭사를 완전히 새롭게 쓴 인물이다. 비(非) 이탈리아계 교황의 선출은 1523년 네덜란드 출신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55년 만에 그가 처음이었다. 공산 국가인 폴란드에서 교황이 나온 것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선출 당시 58세로 최근 123년 동안 추대된 교황 중 가장 젊은 나이에 취임했다. 교황은 취임 이후 교회 업무뿐만 아니라 세계 문제를 자신의 일로 여겨 104차례에 걸쳐 각국을 방문, 인권문제·이념갈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했다. 그의 사목 순방은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횟수가 많아 거리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27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린 것은 이 때문이다. 교황은 지난 세기 가톨릭이 저지른 과오를 머리 숙여 사죄하고 다른 종교와 화해를 모색해 성(聖)과 속(俗) 모두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고 있다.8개 국어에 능통했던 그는 바티칸에 안주하며 바깥 세상과 거리를 두었던 전임 교황들과 달리 뛰어난 친화력을 발휘했다. 수요일마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해온 그의 강론을 듣기 위해 바티칸에 온 순례자는 무려 1780만명에 이른다. ●그늘진 유년기 취임 34일 만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타계한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뒤를 이은 그의 발탁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바티칸 내부에서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던 그는 추기경들의 8번에 걸친 투표 끝에 78년 10월16일 제264대 교황에 선출됐다. 교황은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군장교 출신의 양복사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이름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그의 유년기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9세 때 어머니가,12세 되던 해에는 의사였던 형 에드문트마저 성홍열(猩紅熱)로 각각 사망,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헌신적이었다. 구멍난 옷을 기워 입히고 헝겊 조각으로 만든 공을 차며 아들과 축구를 할 정도로 다정다감했다. 동시에 집중력과 강인함을 길러주기 위해 차가운 방에서 공부를 하도록 하는 엄격한 면도 있었다.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보이티야는 다른 폴란드인들과 달리 반유대주의적 시각을 갖지 않았다. 당시 바도비체에는 2000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거주했다. 보이티야는 이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렸고 이는 훗날 교황이 유대교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바탕이 됐다. 그는 교황으로서 유대교 성전과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를 기리는 아우슈비츠 기념관을 최초로 방문해 유대인을 “우리의 형제들이여….”라고 지칭, 가톨릭과 유대교의 오랜 반목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능있는 사제 젊은 시절 보이티야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일 뿐 아니라 스키, 산악 등반, 카약, 수영 등 모든 운동에 뛰어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38년 아버지와 함께 크라쿠프로 이주해 야젤로니안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시 낭송, 노래, 연극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는 극단에서 활동했으며 한때 전문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 대학 문을 닫자 강제이주와 징집을 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40년부터 4년 간 채석장에서 일했고 이어 화학공장 공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41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신의 종으로 살라.”는 부친의 평소 가르침을 따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46년 사제 서품을 받고 48년 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듬해 크라쿠프에서 보좌신부로서 본격적인 성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제로서의 그의 삶은 탄탄대로였다.58년 크라쿠프 부주교,64년 주교,67년 추기경 자리에 올랐으며 78년 마침내 교황으로 선출됐다. ●‘세계의 양심’ 구심점 그의 교황 선출이 공표되자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유리 안드로포프 의장은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평신부 시절부터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교황은 취임 이후 조국 폴란드의 자유노조 운동을 적극 지지해 공산정권의 붕괴를 가져왔고, 이는 구소련 몰락과 냉전종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사제들은 교황의 비밀 메시지를 사제복에 숨겨 투옥돼 있던 노조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인권 침해를 일삼는 칠레의 아우구스트 피노체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와 같은 독재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 반정부 운동을 고취시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서방국가도 예외는 아니었다.81년 첫 미국 방문에서 교황은 미국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를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제3세계의 빈곤을 외면하는 이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2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도 미국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수주의의 기둥 교황의 피임과 낙태, 안락사에 대한 거부는 절대적이었다. 그는 산업국가가 이같은 ‘죽음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비판하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한 콘돔 사용에 반대해 원성을 샀다. 성경 교리를 들어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하지 않아 교회 안팎에서 독재적이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81년 3월 바티칸 광장에서 한 터키인으로부터 복부와 양손에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 당시 KGB가 배후 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암살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교황은 83년 이 터키인이 복역중인 감옥을 직접 방문, 그를 용서하는 자비를 베풀어 세계인을 다시 한번 감동시켰다. ●쇠약한 말년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두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긴 교황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깨 골절, 대퇴골 교체수술, 종양 제거수술 등을 받았다. 말년엔 암살 후유증에다 파킨슨씨병, 무릎 관절염 등으로 거동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세월을 보냈다. 감기에 따른 호흡곤란 등의 합병증으로 고령에도 불구, 기관 수술까지 받아야 했고 빠르게 기력을 잃어갔다. 그리고 건강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임설에 시달려야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국민 93%가 “빈부격차 심각”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이 빈부격차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조사대상자의 63.5%는 ‘매우 심각’,29.5%는 ‘약간 심각’이라고 응답함에 따라 93%가 빈부격차의 심각성에 동의했다.‘심각하지 않다’는 견해는 1%도 되지 않았다. 해마다 비정규직이 80만명씩 늘어나고,1년새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극빈층)가 5만여명이나 늘어난 결과가 이러한 수치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연구팀(TFT)을 가동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올초 국정연설에서 ‘동반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에 국정 우선순위를 두기로 한 것도 빈부격차가 사회통합을 저해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진단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빈부격차 해소 및 동반성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 성장우선주의를 통한 ‘온기 확산론’을 주창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성장과 분배의 동시 추구를 통한 양극화 해소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라는 총론만 있고 각론은 제각각인 꼴이다. 참여정부의 양극화 대책이 내부 이념갈등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청와대 연구팀이 조만간 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경쟁력회의에 연구결과를 상정하겠다고 한 만큼 지켜볼 일이지만 각론까지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빈부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에 이른 이유가 ‘승자 독식’이라는 어설픈 신자유주의론에 있다는 사실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빈부격차 해소없는 2만달러 시대 달성은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 [사설] 역사적 의미 있는 여운형 서훈

    국가보훈처가 몽양 여운형 선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키로 1차 결론을 냈다고 한다. 공적심사 2심 회의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올 3·1절에는 서훈이 이뤄질 전망이다. 몽양 서훈은 때늦은 감이 있다. 공산주의자로서 그의 활동은 독립운동을 위한 것이었고, 해방공간에서는 좌우합작을 주도한 통일론자였다. 몽양과 같이 좌파 독립운동을 했던 이동휘 선생도 1995년 뒤늦게 독립유공자가 되었다. 국가보훈처는 앞서 공산주의자를 서훈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목적으로 한 활동에 주력했거나 적극 동조한 자’로 고쳤다. 몽양은 기존 규정에 의하더라도 독립유공자 자격이 충분했다. 그는 투쟁적이고, 비타협적인 박헌영과 달랐다. 이승만 정권 등이 그를 과격 공산주의자로 몰아 역사에서 지우려 한 것은 옳지 않았다. 몽양을 재평가하는 일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사 반쪽을 다시 찾는 작업이 본격화됨을 의미한다. 이념갈등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상징적 조치이기도 하다. 그러니 냉전적 발상에서 지레 서훈을 한단계 낮추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보훈처는 개정된 규정에 따라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131명에 대한 유공 심사를 벌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좌파 독립운동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다고 해서 졸속으로 심사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100명의 유공자 가운데 자격이 없거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려 했던 1명이 끼어든다면 전체가 폄훼당하고 정치적 논란을 부르게 된다. 북한정권 수립에 역할을 하거나 자유민주체제 전복을 시도한 사람은 여전히 서훈대상일 수 없다.
  • [김홍신의 세상보기] 신명 바이러스

    [김홍신의 세상보기] 신명 바이러스

    40대 후반을 넘긴 한국인이면 점치기가 거저 먹기일 수 있다. “초년 고생했고 자수성가했으며 부모 덕이 지지리도 없는 데다 죽을 고비 참 여러 번 넘겼구랴.” 이렇게 말질을 하면 얼추 용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 시절에 누구인들 풍족한 사람이 있었으랴. 그러니 부모 덕이 없었고 지금 밥술이나 먹으니 자수성가한 셈일 수밖에. 한국인 치고 연탄가스에 김칫국 마시고 깨어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의료가 미천했으니 홍역 마마도 죽을 고비요, 출산 과정에서 죽다 살아난 사람투성이요, 배고픈 군대생활에 월남전과 중동의 근로대열로 이어지는 죽을 고비는 부지기수였다. 나라 별 국토의 크기로 따져 고작 0.078%의 땅에 인구 0.77%로 세계 교역량 12위를 달성한 국민이니 그 고초가 오죽했겠는가. 우리의 현대사를 주욱 훑어보면 고비고비 참담한 고통의 역사가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해방공간의 분단과 혼돈,6·25 전쟁의 비극과 이념갈등, 절대빈곤과 독재,4·19혁명과 5·16쿠데타의 격변, 군사독재의 장기화와 민주화의 갈등양상, 산업화를 통한 빈부격차와 지역 갈등, 광주민주화운동과 6·10항쟁, 그리고 우리를 참담하게 했던 IMF, 수도 없는 억압과 인권유린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민중의 함성들…. 그러나 그런 틈새마다 우리 민족은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 저력의 끈은 흥이었고 신명이었으며 희망에 대한 열정이었다. 고도성장을 이끌어낸 것도 그랬고 독재와 맞선 민주화 물결도 그러했으며 올림픽에서부터 붉은 악마의 함성과 촛불행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신명나게 한바탕 흥으로 화합과 도약을 일구어내곤 했다. 한국인의 특질 중에 한과 흥을 함께 가졌다는 주장이 있다. 한번 흥이 나면 못해내는 게 없을 정도로 신바람을 내지만 흥이 깨지면 한이 맺혀 분노하고 좌절하며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는 게 모두 어렵다고들 한다. 내 탓보다는 남의 탓인 듯싶으니 더욱 화가 치밀 만도 할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고 탓해서 지금의 고통이 가셔질 수만 있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스스로 알고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그 험한 세상을 뚫고 여기까지 달려온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꺼내어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과학자들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중증환자라도 희망을 가지면 놀라운 치유능력을 보이지만 가벼운 환자라도 좌절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된다. 희망은 미움과 분노와 갈등을 털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 탓을 하면서 신명이 생길 리 없고 누굴 미워하면서 흥이 생길 리 없으며 쓸모없는 짐을 무겁게 지고 앞으로 달려나갈 수 없는 것이 세상이치인 것이다. 물론 신명나야 할 국민들의 흥을 깨뜨리는 무리들이 꽤 많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 조금만 세월이 지나면 쓸모없다는 걸 알게 될 이념 대립, 민생 살피기와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도 빠듯한 판에 딴청 부리는 세상사, 제 주장만 옳고 다른 얘기엔 귀를 막는 집단 이기주의, 말로만 국민을 섬기고 돌아서면 뱃속 채우기 바쁜 가진 자와 쥔 자들의 도덕적 이중성…. 그렇거니 부존자원 없는 땅에서 뒤늦게 현대화하고 작은 땅덩어리마저 둘로 갈라져 마주 겨눈 상태에서 이만큼이나 가꾸어온 그 바탕에는 한국인의 신명바이러스가 늘 작동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현대산업의 쌀이라는 메모리반도체가 세계 제일이라는 명성을 차지한 것도 한국인의 신명바이러스일 것이고 한류열풍이 아시아를 파고드는 까닭도 따지고 보면 한국상품과 한국인의 저력 그리고 한국인의 신명이 스며있는 덕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힘겨운 때일수록 저력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우리 사회에 신명바이러스가 무섭게 번져나가길 기대한다.
  • 방송3사 드라마 ‘을유 대전’

    방송3사 드라마 ‘을유 대전’

    올해는 어떤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찾을까. 지상파 방송 3사가 2005년 한해 동안 방송예정인 드라마들을 대작과 화제작 중심으로 살펴보자. ●선봉은 트렌디 드라마들이 우선 이달부터 10∼20대를 겨냥한 외주제작 트렌디 드라마들이 대거 시작하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KBS2 ‘쾌걸 춘향’,MBC ‘슬픈 연가’,SBS ‘봄날’,‘세잎클로버’,‘홍콩 익스프레스’ 등등. 먼저 지난 3일 방송을 시작한 KBS2 ‘쾌걸 춘향’은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패러디한 작품. 전기상 PD가 연출하고 탤런트 한채영, 재희 등이 출연했다. 지난 5일 시작한 MBC ‘슬픈 연가’는 ‘올인’의 유철용 PD가 연출한 멜로물이다. 탤런트 권상우, 김희선이 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비춘다.SBS도 탤런트 고현정의 10년만의 복귀작과 가수 이효리의 연기 데뷔작으로 각각 화제를 모았던 ‘봄날’과 ‘세잎클로버’를 이달중 방송한다. 또 2월에는 탤런트 김효진, 송윤아, 조재현, 차인표 등이 출연하는 ‘홍콩 익스프레스’를 ‘유리화’ 후속으로 방송한다. ●묵직한 한국 근현대사 배경극들로 이어지고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도 한창 준비중이다. 일단 MBC가 오는 3월부터 본격 정치 드라마 ‘제5공화국’을 방송한다. 탤런트 이덕화가 분한 전두환 전 대통령 등 현존하는 인물들을 ‘영웅시대’처럼 실명 그대로 등장시킬 예정이라 기획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모았다.SBS는 1970년대 한국 패션 산업계를 그린 ‘패숀70’을 5월부터 방송한다.‘다모’의 이재규 PD가 탤런트 주진모, 이요원을 캐스팅해 제작했다.KBS도 올해 하반기 중에 광복부터 한국전쟁까지 이념갈등이 극심했던 시대를 무대로 한 드라마를 방송한다. ●마무리는 역시 대작들이 방송사들의 자존심을 건 대작 사극 경쟁도 관심거리다.MBC는 이르면 8월부터 고려말을 배경으로 한 100부작 대하사극 ‘신돈’을 방송한다. 월탄 박종화의 ‘다정불심’을 원작으로 ‘왕과 비’의 정하연 작가가 집필한다.SBS도 9월 방송을 목표로 백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50부작 ‘서동요’(가제)를 준비하고 있다.‘대장금’의 이병훈 PD, 김영현 작가 콤비가 백제 무왕의 관련 설화를 모티프로 삼아 만든다. KBS는 일단은 새 기획 없이, 올해 하반기까지 방송 예정인 ‘해신’과 ‘불멸의 이순신’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아직 방송사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외주제작사 ‘에이트픽스’가 80억원을 들여 제작한 한·중 합작 무협 드라마 ‘비천무’(극본 강은경, 연출 윤상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치고 현재 방송일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 현지의 중국인 액션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 액션 장면들이 특히 볼 만하다.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탤런트 주진모, 가수 박지윤이 주연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다함께 가자

    ‘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다함께 가자

    새로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하자.’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에 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국민들은 갈망하고 있다. 도전·개척·창조 정신을 뜻하는 프런티어십은 사고와 행동의 울타리를 벗어나 강한 의지와 독특한 독창성으로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개념이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시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 가는 프런티어 리더십이 가장 절실한 덕목으로 꼽혔다. 서울신문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인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 결과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정치지도자에게 프런티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정치 지도자들의 미래비전 제시능력은 2.24점(10점 만점)으로 낮게 나타났다.0∼1점은 아주 낮음,2∼4점은 낮음,5점은 보통,6∼8점은 높음,9∼10점은 매우 높은 수준을 뜻한다. 이남영 KSDC 소장(숙명여대 교수)은 31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선진화 시대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프런티어 정신과 프런티어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프런티어 리더십의 구체적인 덕목으로 화합과 관용, 공익 우선 등 세가지를 들었다. 그는 이어 “한국형 프런티어 정신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의 환골탈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조사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관용과 상생의 정신’은 1.99점,‘공익 우선의 일관성’은 1.88점으로 상당히 낮게 나와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거의 한계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남영 소장은 “정치 지도자들 스스로가 자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 에너지를 결집해 국가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이것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민들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강력한 주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에서는 또 광복 후 60년 동안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은 5·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전쟁, 경제개발 5개년계획,5·18 민주화운동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극복하지 못한 과제로는 부정부패(33.8%), 빈부격차(28.9%), 이념갈등(12.2%)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민주적이고,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의 통일 방식으로 남북 통일이 진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광복 60년의 역사를 돌이켜 봤을때 긍정적이었다는 의견이 71.3%였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표시한 사람은 46.3%였다.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32.3%였다. 자신의 이념을 보수와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는 각각 39.0%와 31.8%로 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중도적 성향은 29.3%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보혁갈등 속에 크게 축소되면서 사회 갈등의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의 2년 가까운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30.3%, 잘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43.0%였다. 특히 20대와 30대의 평가(지지도)는 각각 4.926점과 4.778점으로 40대(3.896점)와 50대(4.364점)보다 훨씬 높아 세대 및 이념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KSDC는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락했다가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하는 추세에 있으며, 최근 청와대 조사에서 나타난 지지도 38%와 격차는 조사기법상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광복60주년 여론조사] (1)한국형 뉴프런티어십

    [광복60주년 여론조사] (1)한국형 뉴프런티어십

    일제의 암흑기를 벗어나 빛을 되찾은 광복(光復)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형제가 총부리를 겨누는 동란을 겪어 잿더미 위에서 절망했던 우리 국민들은 지난 60년 동안 산업화로, 근대화로, 민주화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앞으로만 내달려왔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2005년은 한반도의 역사가 새 분수령을 맞는다는 점에서 의미깊은 시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시대는 참신한 역사정신을, 획기적인 리더십을 갈망한다.21세기를 살아가는 국민과는 동떨어져 자꾸 과거로 회귀하는 정치권은 서울신문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철퇴를 맞았다. 그리고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쓴소리는 고스란히 역동적인 개척정신을 새 리더십으로 찾는 키워드로 연결되고 있다. 묵묵하게 척박한 땅을 일궈나가듯 뚜벅뚜벅 역사의 새 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강인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을 우울하게 만드는 정치를 그만두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한국형 ‘개척정신’은 바로 이 점에서 필수적이라 하겠다.F학점조차 주기 아까운 현재의 정치 풍토는 국민들의 열망과는 한참 벗어나 있다는 것이 바로 이번 설문조사의 핵심이다. 국민들은 정치 지도자에 대한 형편없는 신뢰도를 근거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개척정신에 대한 목마름을 표현했다. 여야 관계없이 정치 지도자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000명 중 385명이 0점을 매긴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의 정치를 결코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신뢰도 1점 31명(3.1%),2점 119명(11.9%),3점 136명(13.6%),4점 66명(6.6%),5점 178명(17.8%) 등 F학점을 준 응답자가 전체의 91.6%였다. 반면 정치 지도자를 ‘매우 신뢰한다.’는 의미로 10점 만점을 준 응답자는 12명(1.2%)에 불과했다. 이를 바탕으로 책정한 정치 지도자 신뢰도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2.4점. 대학 성적표라면 졸업이 영영 불가능한 낙제점이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정치를 가장 불신하고 있었다.‘매우 불신’을 가리키는 0∼1점을 준 응답자는 20대에서는 33.9%를 차지했지만,30대는 46.4%나 됐다. 지역색이 강한 광주와 전남·북, 그리고 부산·울산·경남에서 ‘매우 불신’은 각각 39.4%와 34.5%에 그쳐 전국 평균 41.6%보다 낮았다. 그렇다면 국민은 왜 정치 지도자를 믿지 못하는가. 바닥으로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덕목이 필요한가. 가장 손쉬운 답은 자고 일어나면 말이 바뀌고 행동이 180도 변하는 정치인의 ‘철새 근성’을 고치는 게 요체로 분석됐다. 이를 반영하듯 정치 지도자들이 공익을 우선시하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가를 물었더니 최종 성적은 10점 만점에서 평균 1.88점에 그쳤다. 일관도가 매우 낮다고 답한 응답자가 1000명 가운데 540명으로 54%를 차지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더니 날마다 몸싸움을 벌이느라 국민과의 약속은 공허한 폐휴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정치 지도자의 숱한 거짓말과 일관되지 못한 언행이 정치 불신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용·상생의 정신이 부족한 것도 한국 정치판이 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정치 지도자가 관용과 상생의 정신을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평균 1.99점의 형편없는 성적이 나왔다. 정치인들이 말로만 ‘상생’을 외치고, 실제로는 ‘상쟁’에 바쁘다는 것이다. 상생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답변이 전체의 2.4%에 불과했다는 점을 우리 정치 지도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6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은 어떤 덕목을 필수적으로 요청할 것인가. 다가올 앞날을 비춰줄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설문의 취지다. 전체 응답자의 77.5%가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아주 부족’하거나 ‘대체적으로 부족’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10점 만점으로 평가하면 평균 2.24점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표로는 쉬지 않고 바쁘게 변해가는 현대를, 그리고 국민의 행복을 이끌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중요 역사사건 조사 광복 60년동안 아찔한 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뤄내면서도 폭력과 억압으로 물든 시대를 견뎌온 국민들은 공과(功過)에 관계없이 지난 세월을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60년 역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7.8%만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응답자의 39.4%가 ‘매우 잘 가고 있다.’거나 ‘대체로 잘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지난 세월 동안 한국의 역사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일까. 응답자 1000명 가운데 16.6%가 선택한 1962년의 5·16이 단연 1위로 꼽혔다.2위를 차지한 1950년의 6·25 한국전쟁은 이보다 8.7%포인트 낮은 7.9%에 그쳤다. 5·16이 중요한 사건 1위로 선정된 사실은 함축하는 바가 크다. 당시 육군 소장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제2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이 사건에 대한 평가가 워낙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0년동안 무엇보다 세상을 한꺼번에 바꿔버린 6·25 한국전쟁보다 5·16이 1위에 올랐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사건 자체의 긍정, 부정적 의미를 평가하기 전에 5·16의 주역인 박 전 대통령의 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04년 정치권의 돌풍으로 등장했던 것도 이번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5·16이 한국 근대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됐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자체가 곧 ‘박정희 향수’ 내지는 ‘한나라당 옹호’,‘박근혜 대망론’으로 연결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풀이다.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이 지역별 분포도다. 단적인 예로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역사상 중요한 사건으로 6·25(15.3%)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12.6%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5·16사건은 11.7%로 3위에 그쳤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은 5·16사건이 14.6%로 1위를 차지했고,2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에 힘입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9.7%에 올랐다. 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5·16 사건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5·18 광주 민주화운동도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또 주목할 점은 역사적인 사건 TOP-10 가운데 1990년대 이후에 일어난 비교적 최근의 일은 ▲IMF구제금융(6위,1997년) ▲대통령 탄핵사건(8위,2004년) 등 2건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정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아직 극복하지 못한 과제 격변의 세월을 겪으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극복하지 못한 과제로는 부정부패가 33.8%로 1위를 차지했다.2위는 28.9%가 응답한 빈부 격차가 차지했고, 이어 이념 갈등(12.2%), 지역 분열(10.3%), 학벌·지역 차별(9.6%)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미극복 과제에 대해서는 연령별로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20대의 경우는 빈부 격차(34.7%)를 부정부패(27.9%)보다 많이 지적했다. 또 이념 갈등(9.8%)이나 지역 분열(9.6%)보다는 학벌·지역 차별(14.9%)을 먼저 꼽았다. 그러나 30대는 20대와 달리 부정부패(39.7%)를 빈부격차(25.7%)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응답했다. 이런 추세는 40대(32.4% 및 28.%)와 50대 이상(34.3% 및 27.4%)에서도 비슷했다. 세번째 미극복 과제로 꼽힌 이념 갈등을 놓고 20대(9.8%)와 50대 이상(9.9%)은 비교적 낮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30대(12.9%)와 40대(17.0%)는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또 이를 가정 소득별로 보면 150만원 미만 7.5%,150만∼300만원 13.9%,300만원 이상 18.0% 등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이념 갈등에 관심을 더 보이고, 낮을수록 관심을 덜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부패를 가장 큰 미극복과제로 꼽는 데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33.8%로 일치했으나 2위 요인인 빈부격차에서는 여성(32.9%)이 남성(24.7%)보다 응답이 많아 경제문제에 훨씬 더 민감함을 반영했다. 학벌 차별에 대해서는 예상과 달리 고졸 이하보다는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재이상 고학력층에서 학벌·지역 차별을 지적한 응답자의 ‘명문학교’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여론조사 방법·필진 서울신문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한반도의 현재를 진단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숨가쁘게 달리기만 했던 지난 60년 세월을 돌아보면서 다시 역사의 새 장(章)을 여는 원동력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조사의 취지다. 언젠가부터 사회를 가르기 시작한 보·혁 갈등의 틀을 봉합해 새 시대로 함께 나갈 수 있는 공감의 리더십을 구해보자는 것도 이번 조사의 또 다른 숨은 취지였다. 이를 위해 지난 12월22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95% 신뢰 수준에 최대 허용 오차는 ±3.1% 포인트다. 이번 조사의 설계와 분석, 집필에는 ▲이남영(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KSDC 소장 ▲김형준(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KSDC 부소장 ▲김욱 배재대 정외과 교수 ▲김영태 목포대 정외과 교수가 참여했다. ■ 이남영 KSDC소장 총평 많은 국민들은 광복 이후 지난 60년동안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이 5·16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지난 역사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고 긍적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절대 다수의 국민은 한국 경제가 최소 5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우리 국민은 우리 역사와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국민의 에너지를 어떻게 결집하여 국가 발전으로 연결시켜 나가느냐의 문제가 한국 지도자들이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그러나 한국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국민 불신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자질은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작은 이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일관성 있는 자세의 결핍, 미래비전 제시능력 부족, 그리고 관용과 통합을 중시하는 상생정신 결여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21세기 한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선진국 진입이다.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형 프런티어십이 필요하다. 특히 정치지도자들 스스로가 자질 향상을 위해 노력을 경주해서 국민 에너지를 결집해 국가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이것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민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강력한 주문이다. 설문조사 내용 ■ 우선 통일에 관한 사항입니다. 통일은 상당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수반하는 민족적 과업입니다. 통일에 대한 의견을 0∼10점 사이의 점수로 말씀해 주십시오. 적극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통일은 반드시 민주적이고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이어야 한다. 2)남북한이 합의하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의한 통일도 무방하다. ■ 다음은 북한 핵문제 및 대북 지원에 관한 사항입니다. 현재 남북한 관계는 개성공단 추진, 금강산 관광 등 협력 분위기가 있는 반면,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서해 교전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3)북한의 위협에 대해 어떻게 느끼십니까?위협을 매우 크게 느끼면 10점,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0점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4)북한이 비록 김정일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북한 동포를 위해 민족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은 가능한 한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적극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외교 및 국방에 관한 사항입니다. 5)노무현 정부는 주한 미군 철수와 주한 미군 재배치 등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협력적 자주 국방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경제에 관한 사항입니다. 6)현재의 수입이 일한 것에 비해 얼마나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점수로 말씀해 주십시오. 매우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전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7)현재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면 지금은 어렵고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나중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이념성향에 관한 질문입니다. 한 개인의 이념 성향을 논의할 때, 사회의 잘못된 것을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바꾸고 변화를 지향하는 것은 진보라고 하고, 사회 변화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것을 보수라고 합니다. 8)응답자는 진보와 보수 중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아주 진보면 0점, 아주 보수면 10점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성장과 분배(효율의 문제)에 관한 사항입니다. 9)사회 일각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분배보다는 성장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경제가 어려운 만큼 성장보다는 분배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는 상호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견해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적으로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0)우리사회에서 요즈음 자주 언급되고 있는 ‘평등’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 다음은 정치 지도자 및 정당 평가입니다. 11)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2)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3)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지도자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십니까?매우 신뢰하시면 10점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4)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계십니까? (1) 열린우리당 (2) 한나라당 (3) 민주노동당 (4) 민주당 (5) 자민련 (6) 기타정당 (9) 모름/무응답 15)우리 같은 사회에서는 “나 같은 사람이 정치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적으로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광복 60주년 평가 16)광복 이후 60년 기간 동안 우리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7)광복 60년 기간 동안의 우리 사회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십시오. 아주 잘 가고 있다 100점, 아주 잘못 가고 있다 0점 , 그런 대로 잘 가고 있다 50점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18)지난 60년을 회고해 볼 때,○○님께서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십니까?아니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시면 10점을, 매우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9)우리나라 경제가 앞으로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1)1∼2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다. (2)5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다. (3)10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다. (4)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9) 모름/무응답 20)광복 이후 60년 동안 한국사회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과정 속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극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다음 중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한가지만) (1)진보·보수간 이념갈등 (2)지역분열구도 (3)빈부격차 (4)부정부패 (5)학벌·지역 차별 (9)모름/무응답 ■ 21세기 한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선진국 진입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 발전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의 지적사항에 얼마나 공감하십니까?전적으로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21)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이 공감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22)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관용과, 대립보다는 통합을 중시하는 상생의 정신이 부족하다. 23)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작은 이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일관성 있는 자세가 부족하다.
  • 언론에 소외된 사회문제를 논한다

    iTV 경인방송이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인 ‘한기찬의 금요토론’과 대담 프로그램인 ‘최동호의 CEO 포커스’를 신설했다. 22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에 90분간 생방송되는 ‘한기찬의 금요토론’은 한마디로 ‘치우치지 않는 토론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해 이슈로 부상하지 못했지만, 사회에 잠복돼 있어 해결이 시급한 사회문제를 주요 토론주제로 삼는다. 특히 시사적인 것 뿐 아니라 얼짱 신드롬, 세계 최고의 이혼율, 중산층 붕괴 같이 우리 삶과 밀접한 문제에 대해서 심도있게 접근할 계획이다. 토론 진행은 한기찬 변호사가 맡았다. 그는 방송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철저하게 시청자의 편에 서고, 정치적으로 불편부당하게, 특히 사회자로서의 얼굴과 이름을 직업 혹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사회자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22일 첫 방송의 주제는 ‘대한민국, 지금 분열 중인가’로 정해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와 과거사 진상규명 문제, 교육정책 등 우리 사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념갈등을 다룬다. 24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9시 15분에 시작해 60분간 녹화방송되는 ‘최동호의 CEO 포커스’는 ‘이제는 경제다’라는 모토 아래 사회자가 CEO와 함께 대담을 벌이는 형식으로 꾸며진다. 성공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지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고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파할 각종 대책도 모색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정치권, 국보법집회 지켜만 볼건가

    우리 정치권은 항상 큰 사고가 난 뒤에야 대처방안을 내놓느라 부산을 떤다.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도 그렇다.여야 정당이 눈치를 보는 사이 사회갈등은 깊어지고,관련 집회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보안법 폐지 반대측과 찬성측이 직접 부딪치거나,이들과 공권력 사이에 불상사가 우려된다.사고가 난다면 주된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일부 종교단체와 보수단체들이 주최한 보안법폐지 반대 집회가 어제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십만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가 주말도 아닌 월요일 오후 개최됐다.교통체증도 문제였지만,일부 참가자들이 허가 없이 청와대를 향한 행진을 시도해 공권력과 충돌을 빚었다.국보법 폐지 찬성측도 자극받았을 게 틀림없다.사람을 많이 모으고,과격 행동으로 여론의 관심을 끌려는 경쟁이 양세력간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쌀협상과 관련해 농민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어제는 핵폐기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부안주민 상경데모가 벌어지는 등 각종 시위·집회가 잇따르고 있다.극단적인 사회 혼란을 막으려면 현안을 하나씩 정리해야 한다.국보법 개폐를 중심으로 한 이념갈등은 정치권이 앞장서 누그러뜨릴 수 있는 문제다.그런데도 정치권은 대화·타협은커녕 대립 분위기만 고조시키고 있다. 국보법 위반자는 지난 2000년 이래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특히 찬양·고무죄 및 불고지죄로 지난해 입건된 사람은 한명도 없다.이런 상황에서 국보법 개폐에 나라의 존망이 걸린 것처럼 투쟁하는 일은 옳지 않다.역사발전 추세에 맞추되,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여야가 절충하면 된다.지난달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국보법 명칭 변경과 함께 정부참칭 조항 손질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거둬들인 것은 유감이다.열린우리당도 야당 반대로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대체입법 등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여야가 당론을 빨리 확정,협상에 착수함으로써 사회갈등을 원내로 수렴하는 일이 급선무다.
  •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한국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던 광화문과 시청광장의 광경은 잊지 못할 겁니다.” 2000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로 활동해온 스콧 스나이더(39)가 이달말 임기를 마치고 서울을 떠난다.1987년 연세대에서 1년 공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한반도 문제를 줄곧 연구해온 그에게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한국 사회의 변화 등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한국여성과 내달 결혼 한반도 전문가 무엇보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면서 기독교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한 이유가 궁금해진 그는 이를 연구주제로 왓슨재단의 펠로십프로그램에 지원,선발됐다.대학가에서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대됐다. 한국전문가로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연·지연 등 끈끈한 개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사회”라고 정의했다.일본,중국,미국에서도 네트워크는 중요하지 않으냐는 반문에 “정도의 차이다.한국은 법보다 개인간 충성심(로열티)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구분지었다. 자신도 ‘386세대’라는 그는 “한국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386세대는 자신들이 젊은 시절 추구했던 이상주의를 저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하지만 행동보다 말이 앞서거나,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맹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특히 최근의 세대·이념갈등의 골에 대해서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남보다는 삼청동과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을 선호한다는 그는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다음달 서울의 한 교회에서 3년전부터 사귀어온 3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다.17년전 우연히 맺은 한국과의 인연이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강남보단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 선호 화제를 ‘껄끄러워진’ 한·미관계로 돌리자 그는 양국 관계는 다시 돈독해질 것으로 확신하지만,그 선행조건으로 미국은 물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외교적 창의성’을 누차 강조했다.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대표는 올해에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북한 핵 문제가 최우선 현안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이럴 경우 6자회담만으로는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어 다른 전략과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교류 확대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고,또다른 방안은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분석에 대해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는 북핵을 포함해 한국 문제를 훨씬 중요한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북핵위기 美 독자적 해결 시도가능성 “한국과의 외교적 협력에 있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다.그러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케리가 당선돼도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도 물어봤다.“국무·국방장관 등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라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방향을 전망하긴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실용적인 주장을 펴는 쪽으로 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일은 미뤄두고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4차 베이징 6자회담을 전망해달라고 했다.“매우 천천히,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미·북 양측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어떤 형태의 급진전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양측간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협상이 성공하려면 북한을 제외한 회담 참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지난 3차회담에서 한·미·일 3국이 공동의 협상안을 도출했지만,무엇보다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신중하게 답변했다.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미국이 원하는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파키스탄식 내지 독자적 방식으로 핵문제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회담 참가국간의 공조가 절실하며,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 정부와 특히 전문가들간의 극심한 견해 차를 조정하는 게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對美 현안 처리 ‘외교적 창의력’ 발휘를 그는 일부 한국 국민들이 최근 한·미관계가 악화된 것의 주 원인으로 부시 대통령 내지 부시 행정부를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부시 행정부는 매우 실용적”이라며 그 예로 9·11테러를 계기로 주요 경쟁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변한 미·중관계를 들었다.미국은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시급하고,“한국도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쪽으로 미국과의 민감한 현안들을 처리하는데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미관계에 있어 걱정스러운 점은 한국내 반미정서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 행정부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기류 변화”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는 누구 미국 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미국평화재단,아시아소사이어티 연구원 등을 지냈다.91·92·96년과 2000∼2002년(6차례) 모두 9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귀국 후 아시아재단 동북아 담당국장으로 일할 예정이다.북한의 협상전술을 연구한 책 ‘벼랑끝 협상’(99년,2003년 번역)을 펴냈고 ‘북한에서의 NGO활동’을 지난해 공동 편저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본지, 의원 299명 ‘국보법 개폐’ 설문조사

    본지, 의원 299명 ‘국보법 개폐’ 설문조사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이 혼란스럽다.여야가 엇갈리고 각당 내부에서도 찬반 논쟁이 뜨겁다.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의 일부 조항을 ‘합헌’이라고 판결하고,국가인권위원회는 국보법의 폐지를 권고하는 등 국가 기관들의 상반된 의견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신문이 여야 의원들을 대상으로 국보법 개폐 입장을 전화조사한 결과 폐지보다 개정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개정에 찬성한 의원들 가운데는 지금까지 존치를 주장해온 것으로 분류된 경우도 상당수 포함됐다.이는 ‘기본틀을 유지하되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기본틀 유지’ 대목을 강조하면서 ‘존치’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에서 국보법 폐지를 주도하고 있는 유승희 의원 등 ‘아침이슬’ 모임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의 합헌 판결이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우리에게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특히 유 의원은 “당내에서 개정 의견이 고조되고 있지만,반드시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인권위의 폐지 권고안이 발표된 지난 24일 ‘폐지 반대’를 명확히 했다. ●열린우리당 “폐지 대세 속 개정 의견도” 열린우리당은 일단 국보법 폐지에 서명한 의원이 이날 오후 현재 84명에 이른다.반면 문희상·김혁규·정세균 의원 등 중진급 의원들은 ‘개정’에 힘을 싣고 있다.당초 28명이었으나,서울신문 초판 보도 이후 ‘입장 유보’ 의원 8명이 개정 의견에 가세해 모두 36명으로 늘어났다.일부에서는 개정과 폐지의 내용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한반도 분단상황과 국민 정서를 감안해 개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주장이다. 열린우리당 폐지론자들은 “국보법은 ‘악법’이라고 판단하고,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폐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16대 국회에서 국보법 폐지를 대표발의했던 문석호 의원은 “국보법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고,형법으로 대체할 수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면서 “다만 폐지 과정에서 이념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여야 대치상황을 우려했다. 하지만 폐지론자들도 두 갈래 기류가 있다.폐지한 뒤 보완하는 방안을 놓고 대체입법으로 하자는 의견과 형법 등 기존 법에 흡수시키자는 의견으로 나뉜다.이를 놓고는 폐지론자들도 다소 유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반면 개정론자들의 논리도 만만치 않다.91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수감됐던 김부겸 의원은 “인권침해적 소지가 있는 대목을 대폭 개정하고,사회적으로 폐지를 납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며 “여당이 과반이라고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법률가 출신인 김종률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최근 합헌이라고 결정했지만,찬양고무죄·불고지죄 등의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은 “국보법은 악법의 상징성이 있고,다른 한편 체제유지의 상징성도 있다.”면서 “현재 추진되는 폐지나 개정의 내용이 ‘대동소이’한 만큼 개정이 돼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부분개정 대세 속 폐지 의견도” 한나라당은 고진화·정의화 의원 등 6명이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나,대다수 의견은 ‘존치 후 부분 개정’이다.하지만 이들 의원 중에도 소극적인 개정과 적극적인 개정으로 방향이 엇갈린다.전자는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문제가 있는 조항만 고치자.’는 것이며,후자는 ‘전향적인 남북관계를 위해 손볼 것은 과감하게 손보자.’는 것이다. 원희룡 의원은 “남북한 특수상황에 비춰 국가안보의 틀이 유지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다만 법 조항 가운데 인권이나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을 고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국가보안법은 두고 그 안의 불고지죄 등 인권을 억압할 여지가 많은 조항을 대폭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정병국 의원도 “시대변화로 사문화되거나 독소조항을 대폭 개정하는 쪽으로 갔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김문수 의원은 “개정할 부분에 대해 연구를 더 해야 한다.”고 신중한 개정론을 폈다. 율사 출신인 장윤석·주성영·김재원·주호영 의원 등은 현행 골격은 유지하되 불고지죄 등 일부 사문화·독소조항에 대해서만 개정·삭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김재원 의원은 “현 국보법은 지난 10여년간의 개정작업을 통해 사실상 골격만 남아 있기 때문에 굳이 손댈 이유가 없으며 불고지죄 등 일부 조항만 삭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고진화·전재희·정의화 의원 등은 폐지 후 대체입법하자는 입장이다.고 의원은 “인권탄압의 요소가 있는 조항 등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면 개정의 입장이지만 넓게는 폐지 후 형법을 개정하는 것도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파’로 불리는 김용갑 의원은 “국보법으로 인해 억울하게 당하거나 불편을 겪는 국민이 거의 없는데 굳이 법률안을 개정하거나 폐지할 이유가 있느냐.”면서 “북한 눈치보기에 급급한 여권이 현 시점에서 국보법 개폐 논란을 벌이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문소영 김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지금이 ‘정체성’에 매달릴땐가

    ‘여야 정쟁은 이제 그만’ 연일 가열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국가 정체성 논란’을 바라보는 학계,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여야가 이라크 파병 문제,민생경제 문제 등 정작 중요한 현안은 제쳐둔 채 엉뚱한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한숨 섞인 반응들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한나라당의 논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김 교수는 “국민들은 지금 시기에 한나라당이 왜 국가정체성 문제를 들고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했다.김 교수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얘기한 ‘상생의 정치’ 원칙을 스스로 뒤집은 점을 첫째 잘못으로 꼽았다.두번째로 국민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한 채 ‘당내 입지 강화용 카드’로 이 문제를 거론했으며,민생경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대 정치학과 노태구 교수는 친일진상규명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군의 보고누락 문제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노 교수는 “뒤틀린 과거사를 바로 잡고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 발전은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친일 문제와 국가보안법 문제 등은 우리 역사가 발전하는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그는 “한나라당이 과거 유신체제에서나 볼 수 있는 반공,보수 기득권 논리를 내세우면서 혹세무민하고 국민과 국가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김욱 교수는 최근 논란을 ‘이념과 가치의 근본적 충돌’로 규정했다.김 교수는 “세대 갈등이 포함된 보수-진보의 이념갈등은 지역갈등과 함께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갈등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정치적 파장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여야의 정쟁을 곱지않게 바라보고 있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지금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주고 받는 정쟁은 국민과 헌법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그는 “만약 한나라당이 정부의 반인권적이고 헌법 위배적인 이라크 파병 방침을 반대하며 국가정체성을 얘기했다면 시민사회는 물론,국민들로부터 야당의 역할을 높이 평가받으며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도 잘 한 것이 없지만 야당은 더 더욱 자신들이 과거 군부독재정권시절 행했던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정치가 국가정체성에 걸맞은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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