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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0명 함께 뛴 한강마라톤 [완주자 명단]

    13000명 함께 뛴 한강마라톤 [완주자 명단]

    서울신문과 서울시가 공동주최한 ‘제2회 하이서울 한강마라톤대회’가 3일 오전 시민과 마라톤 동호회원 등 선수 7000여명과 가족 6000여명 등 모두 1만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일대에서 펼쳐졌다. ‘뛰는 즐거움!함께하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푸른 한강변을 달린 이날 대회는 42.195㎞의 풀코스와 21.0975㎞의 하프코스,10㎞ 코스로 나눠 진행됐다. 풀코스 남자 부문에서는 김광연(36·인테리어업)씨,여자 부문은 용향수(35·주부)씨가 각각 2시간44분10초와 3시간29분55초로 우승을 차지했다.하프 코스에서는 박태국(37·회사원)씨와 장경자(43·주부)씨가 1시간19분6초와 1시간34분4초로 각각 남녀 1위를 기록했다.또 10㎞에서는 뉴질랜드 출신의 마크 보이어(32·서울국제학교 교사)가 34분31초,조선희(41·주부)씨가 41분57초로 가장 먼저 골인선을 밟았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대회사에서 “마라톤이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푸른 한강과 녹색의 땅을 벗삼아 달리는 이번 대회가 시민의 건강과 마라톤의 열기를 더욱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수삼 서울신문 사장은 “숨가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새로운 100주년을 준비하는 서울신문도 마라토너처럼 늘 진실의 편에 서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회는 삼성전자와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이 협찬하고,니베아·한진택배·동아오츠카·해태제과·경주콩코드호텔·농협·하이트프라임·청폐·마이미코리아·마미손·여행춘추·콩나물·딥스코리아·포토로·삼익전자공업·명성실업·한국스포츠산업개발원이 협력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완주자 명단 [풀코스] ▲김광연 ▲박태훈 ▲황문섭 ▲김진희 ▲강달용 ▲이광택 ▲고태평 ▲경기설 ▲안정호 ▲장자성 ▲장은익 ▲이혜복 ▲임근식 ▲김현곤 ▲정용태 ▲엄선종 ▲김학례 ▲이의신 ▲한정희 ▲고이섭 ▲고현석 ▲서승교 ▲권영찬 ▲황익현 ▲조정우 ▲이항우 ▲김종철 ▲정서성 ▲정진영 ▲문종호 ▲이남호 ▲김학신 ▲이청규 ▲장달수 ▲SCHENK Johannes ▲손낙성 ▲박세현 ▲이원재 ▲임종석 ▲오석환 ▲강동근 ▲손행섭 ▲박유환 ▲김희석 ▲이계홍 ▲유희종 ▲김상국 ▲이한기 ▲김주용 ▲함장성 ▲김택근 ▲박연호 ▲최찬집 ▲이상돈 ▲장용구 ▲민문기 ▲김학범 ▲박은석 ▲김종성 ▲임상규 ▲박서구 ▲임진승 ▲추인구 ▲이종두 ▲이재천 ▲김춘수 ▲임태립 ▲장준갑 ▲함찬일 ▲이상원 ▲이상희 ▲정원호 ▲정구충 ▲최창희 ▲박용철 ▲서호진 ▲송병선 ▲김진수 ▲김영동 ▲김남천 ▲김영석 ▲류택상 ▲김희봉 ▲김시창 ▲김종규 ▲김호윤 ▲최동식 ▲이병우 ▲심기성 ▲김태기 ▲전광수 ▲정진관 ▲김남수 ▲김창렬 ▲김종열 ▲문정복 ▲양성익 ▲이경열 ▲정선종 ▲최종진 ▲양섭 ▲윤복현 ▲박상민 ▲정재용 ▲이남수 ▲김성 ▲백승삼 ▲김용석 ▲노충식 ▲김승호 ▲김용식 ▲권영광 ▲최대식 ▲박정호 ▲배봉맹 ▲이수진 ▲김석근 ▲원대희 ▲정삼조 ▲양원희 ▲석병환 ▲유준호 ▲조충식 ▲정동호 ▲정선근 ▲김주면 ▲이종원 ▲박상대 ▲원종백 ▲송기복 ▲김영기 ▲이해석 ▲장순랑 ▲김관식 ▲김나한 ▲노을영 ▲류종관 ▲전창만 ▲이해승 ▲김재언 ▲이문희 ▲전욱진 ▲남호명 ▲최상만 ▲신만철 ▲김영수 ▲박두신 ▲박영식 ▲이경두 ▲소병선 ▲전명환 ▲이찬수 ▲채종국 ▲김창욱 ▲허남헌 ▲유철성 ▲김영춘 ▲김용석 ▲배장용 ▲정영수 ▲장호순 ▲강태구 ▲김현남 ▲전순영 ▲최상철 ▲임학기 ▲김희중 ▲이재우 ▲차재원 ▲신두식 ▲최봉우 ▲양승직 ▲강대봉 ▲홍문성 ▲김창성 ▲이완섭 ▲윤용준 ▲백인집 ▲이석형 ▲이철호 ▲오동수 ▲황의순 ▲김성학 ▲이복의 ▲이진희 ▲김용겸 ▲김경봉 ▲노성철 ▲장기영 ▲김경수 ▲권오용 ▲윤병오 ▲안영수 ▲손기웅 ▲한진성 ▲이종철 ▲송윤락 ▲배선태 ▲이강범 ▲이찬규 ▲김동균 ▲성무랑 ▲박종현 ▲안승진 ▲신재식 ▲박중현 ▲손동우 ▲이규선 ▲류현상 ▲차석군 ▲송동호 ▲박세범 ▲최대언 ▲김영근 ▲홍승범 ▲정지형 ▲김종만 ▲김형관 ▲김정남 ▲최성학 ▲문인식 ▲이철의 ▲조성국 ▲이한성 ▲이영환 ▲김일건 ▲김광범 ▲이원근 ▲정현준 ▲장수봉 ▲이호춘 ▲고영우 ▲김용수 ▲김선기 ▲김기석 ▲장근학 ▲이상돈 ▲이원경 ▲김경동 ▲김병건 ▲최근철 ▲박원요 ▲김도성 ▲장종근 ▲유인범 ▲오재만 ▲이정복 ▲김진환 ▲전갑선 ▲김진호 ▲진연우 ▲이건민 ▲소순범 ▲황춘성 ▲조희도 ▲장병권 ▲김용하 ▲배명규 ▲계용 ▲최지돈 ▲이귀범 ▲이종인 ▲이학준 ▲문광신 ▲석병준 ▲토슨핀터 ▲이용철 ▲김병성 ▲홍종식 ▲김주헌 ▲오윤식 ▲김의종 ▲길광철 ▲조재민 ▲최인철 ▲복종규 ▲김호곤 ▲원종식 ▲김태회 ▲정창현 ▲허민 ▲박준기 ▲신원기 ▲이승준 ▲김정선 ▲임영주 ▲고원택 ▲이훈기 ▲박철규 ▲임재흥 ▲이동수 ▲라태진 ▲이병헌 ▲이무형 ▲김희주 ▲윤지원 ▲최상식 ▲이행우 ▲한상용 ▲한도석 ▲김대성 ▲김동엽 ▲노철원 ▲이규락 ▲류기원 ▲전광주 ▲송주호 ▲용영중 ▲박영근 ▲박인 ▲김영준 ▲노영기 ▲홍정표 ▲이장규 ▲박상열 ▲홍석준 ▲홍형기 ▲김종학 ▲권혁철 ▲김우성 ▲김홍익 ▲우기성 ▲공명환 ▲권효상 ▲이한솔 ▲김기재 ▲최형길 ▲최교숭 ▲이동호 ▲양승현 ▲이영우 ▲권태칠 ▲권혁록 ▲박동윤 ▲김현팔 ▲현종환 ▲문경수 ▲김창우 ▲박재경 ▲이진욱 ▲박동기 ▲권수근 ▲정민영 ▲구윤회 ▲신동훈 ▲道無知 ▲이용빈 ▲이용경 ▲김현호 ▲우근헌 ▲공훈배 ▲정지환 ▲최규전 ▲김시종 ▲김형철 ▲이상주 ▲박상욱 ▲이재언 ▲김영화 ▲김춘석 ▲라남정 ▲이재곤 ▲황권오 ▲최장규 ▲서영석 ▲이광희 ▲황선규 ▲이상진 ▲박명순 ▲김병관 ▲박성근 ▲박문기 ▲윤찬규 ▲우승일 ▲이호준 ▲김상수 ▲안동규 ▲허병욱 ▲김용화 ▲정해식 ▲김대중 ▲안수일 ▲노석주 ▲이상용 ▲권영상 ▲구중일 ▲강대중 ▲안성길 ▲백성남 ▲노무근 ▲현정훈 ▲방현수 ▲이중철 ▲김진국 ▲윤행림 ▲이시명 ▲안재오 ▲김익환 ▲한경호 ▲유귀연 ▲서자원 ▲Schulte Allan ▲조백순 ▲김민성 ▲정기영 ▲김종선 ▲김봉현 ▲윤찬중 ▲이태동 ▲김용진 ▲김광섭 ▲강창훈 ▲장시영 ▲박용태 ▲정호연 ▲오도섭 ▲채광국 ▲강남식 ▲양민수 ▲김종만 ▲안병정 ▲유차원 ▲안중현 ▲박창식 ▲이달우 ▲백형식 ▲박중호 ▲김찬중 ▲김홍완 ▲김효곤 ▲김기표 ▲이철구 ▲심필섭 ▲김재홍 ▲박창범 ▲차은탁 ▲임성환 ▲임경호 ▲유명환 ▲송윤석 ▲문홍선 ▲하장수 ▲김명수 ▲윤준호 ▲서치종 ▲장선용 ▲김창균 ▲김문겸 ▲신상욱 ▲정세원 ▲임관수 ▲장길현 ▲김현철 ▲정수현 ▲최운식 ▲Christopher kennedy ▲신상철 ▲유정태 ▲이정주 ▲김정균 ▲이상원 ▲김종근 ▲김동운 ▲유영수 ▲유기석 ▲정형재 ▲안동준 ▲양준모 ▲이완희 ▲김광영 ▲박규엽 ▲이종만 ▲김영문 ▲강대경 ▲이호열 ▲전종호 ▲김범면 ▲윤성헌 ▲장석현 ▲김준환 ▲오석관 ▲배용일 ▲김필훈 ▲김홍일 ▲김희성 ▲이동춘 ▲김학철 ▲정희성 ▲고영진 ▲김진목 ▲한두현 ▲송하윤 ▲김정화 ▲문수길 ▲권준태 ▲황성우 ▲백광흠 ▲조현세 ▲이민흥 ▲조운제 ▲이경수 ▲박춘제 ▲박종호 ▲방청영 ▲김장태 ▲김학일 ▲정정우 ▲김향 ▲하동훈 ▲유한수 ▲전인국 ▲장상택 ▲금기면 ▲진종근 ▲이인규 ▲김용선 ▲조영철 ▲이종운 ▲남영진 ▲오규학 ▲황준 ▲윤일용 ▲김경수 ▲박노경 ▲송광윤 ▲김상남 ▲유제천 ▲이충영 ▲강왕렬 ▲송인대 ▲Shiota Ryosuke ▲장승현 ▲황규욱 ▲박홍식 ▲조한경 ▲김대원 ▲김현중 ▲이광식 ▲김말옥 ▲김유권 ▲신현봉 ▲이철하 ▲이근희 ▲조시형 ▲박정건 ▲조종현 ▲최동곤 ▲김재갑 ▲이대식 ▲윤창훈 ▲이제환 ▲양한성 ▲김원진 ▲이충호 ▲장강영 ▲김덕중 ▲문인천 ▲박종필 ▲신유순 ▲이제중 ▲류세현 ▲양정훈 ▲황의형 ▲이민수 ▲손유현 ▲신승원 ▲양창모 ▲장창부 ▲박종원 ▲김민규 ▲강현일 ▲조용철 ▲이태석 ▲이상훈 ▲백인섭 ▲채규훈 ▲손성규 ▲강의석 ▲김주호 ▲최철림 ▲이준희 ▲양연 ▲김동호 ▲하태석 ▲안경원 ▲강봉석 ▲김준환 ▲장재훈 ▲이성모 ▲이재복 ▲김충훈 ▲김국창 ▲용향수 ▲장영신 ▲유행애 ▲정현숙 ▲곽병희 ▲신선미 ▲장성자 ▲Vera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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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김은희 ▲권정화 ▲옥경진 ▲장소진 ▲전성옥 ▲이청미 ▲김영이
  • [이런 책 어때요]

    ●천황 히로히토는 이렇게 말하였다/고모리 요이치 지음 오에 겐자부로는 94년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모호한 일본의 나’란 제목의 강연을 했다.일본의 비판적 지식인들에게 전후 일본 사회는 ‘모호함’ 그 자체로 읽힌다.패전이 아니라 종전이라 강변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며 끊임없이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나라 일본.사회운동가인 저자는 궤변과 책임회피로 일관한 쇼와 천황 히로히토의 ‘종전 조서’ 800자를 분석,일본 사회에 만연된 모호한 역사인식의 실체를 벗긴다.천황의 ‘옥음방송’과 ‘인간선언’은 종전선언이라기보다는 패전후 일본의 전략을 명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1만 2000원. ●문자제국 쇠망약사/이남호 지음 전자영상시대의 문자의 위상과 쓰임을 고찰한 산문?저자(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전자문화가 세상을 재원시화(reprimitivization)시킬 것”이라는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맥루한의 주장은 과격하고 단순한 면이 있지만 이 시대를 읽는 하나의 틀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한다.문자시대가 물러가고 전자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기본 생각.문학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인 ‘내면성’이 현대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점점 약화돼가고 있는 것도 문자문화의 쇠퇴와 전자문화의 확산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1만 1000원. ●사랑,그 환상의 물매/김영민 지음 고전적인 구애의 메커니즘이란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하지만 저자(한일장신대 교수)는 그런 오래된 사랑의 방식에 이의를 단다.사랑은 결코 마음의 거래방식이 아니라는 것,마음은 연정의 증명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그러면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사랑법은? 그것은 ‘말’과 ‘살’로 엮어가는 연하디연한 놀이다.철학자다운 사랑의 아포리즘이 퍽이나 감각적이지만,요령부득의 언어 유희는 인공조미료 냄새를 솔솔 풍긴다.저자의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한 85편의 ‘사랑’글들을 묶은 전작 산문집.1만 1000원. ●세계 최대의 축제 올림픽 이야기/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고대기록에 따르면 최초의 올림픽 챔피언은 코로에보스라는 젊은 요리사였다.그는 기원전 776년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린 첫 올림픽의 유일한 종목이던 스타데 경주(192m 달리기)의 우승자였다.그후 고대 올림픽에는 원반던지기와 창던지기,디아울로스(스타디움 두 바퀴 달리기),권투,레슬링,멀리뛰기,전차경주 등 많은 종목들이 추가됐다.고대 올림픽은 운동경기이자 종교적 축제였다.따라서 대회 기간엔 휴전이 선포돼 전쟁이 멈췄다.여성은 선수로든 관중으로든 올림픽 경기장 안에 결코 들어갈 수 없었다.올림픽에 대한 총체적인 안내서.9500원. ●생명을 치유하는 맛있는 물/하야가와 히데오 지음 물의 정체를 밝혔다.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하수도와 상수도가 교차하는 일이 없다.하지만 일본은 하수가 상수와 하나로 합쳐저 다시 사용된다.질산성 질소는 정수장에선 완전히 여과되지 않기 때문에 상수에 하수의 질산성질소가 섞여 버린다.지하수는 안전하다는 신화는 옛말.책은 건강에 좋은 기능수 중에서 환원수에 대해 설명한다.공기중에 방치된 철이 녹스는 것,종이가 타서 재가 되는 것,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 등이 산화반응.환원은 산화된 상태를 원상으로 돌려놓는 것을 말한다.산화환원전위가 낮고 항산화력도 강한 물이 진짜 환원수다.9500원.
  • 말말말˙˙˙

    최근 들어 문자문화로서 책이 아니라 전자문화로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텔레비전 프로 속의 책 소개 코너는 청암 마님(소설 ‘혼불’에 나오는,홀로 대갓집을 이끌어가는 인물)에게 비키니를 입혀서 TV에 출연시키는 꼴이다.-이남호 고려대 교수,사이버 공간 확대 등으로 전통의 문자 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 네번째 소설집 ‘누가‘ 펴낸 윤대녕

    지난해 4월 창작에 전념하러 제주로 내려간 윤대녕이 네 번째 소설집 ‘누가 걸어간다’(문학동네)를 들고 서울에 들렀다. 5년 만에 낸 작품집은 지난해 쓴 4편 등 6편의 작품을 모은 것인데 “중·단편을 정기적으로 쓰는 게 문학적 긴장과 감각을 유지하는 데 좋았다.”고 말했다.제주 생활에서 나온 여유와 성찰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제주로 내려간 것은)문학적 환경을 바꾸려는 시도였는데 냉정해지고 객관적이 되면서 집중력과 문학적 내구력이 늘고 글에 대한 허영심도 가셨다.”고 스스로 진단했다.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기 속으로 더 들어간 덕분에 작가의 창작 열기는 더 그윽해지고 치열해진 듯 “매년 중·단편 3∼4편을 쓰고 한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주·시간에 대한 아름다운 생명의 고독감을 다룰,쓸 만한 장편도 쓸 계획”이라고 들려준다. 작가는 90년 ‘문학사상’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달의 지평선’‘미란’‘눈의 여행자’ 등 장편과 ‘은어 낚시 통신’‘남쪽 계단을 보라’ 등 중·단편을 가로질러 왔는데 그 차이를 물었더니 “단편이 문학하는 느낌을 더 주지만 힘은 더 든다.200∼300장 분량이 제일 편하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걷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흑백 텔레비전 꺼짐’의 일도와 정원은 서울 도심의 새천년 맞이행사장 주위를,‘찔레꽃 기념관’의 주인공 소설가와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여자 방송작가는 남산의 찔레꽃을 보러 무작정 비 오는 심야의 도심을 걸어간다.‘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의 남자는 아예 무작정 걷는다.작가는 그 ‘걸음 속 대화와 묘사’로 인물들의 내면과 삶의 흔적을 비춘다.그들은 대개 자기 정체성을 잃고 현실에서 표류하는데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하원(‘흑백 텔레비전‘),출생과 관련해 심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독신녀나 현실에서 탈출구가 봉쇄된 탈영병(표제작),문학적 가치가 무시되는 현실에서 방황하는 예술가(‘찔레꽃 기념관’) 등의 모습으로 투영된다.해설을 쓴 평론가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체성의 위기를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하면서,그 현상과 원인을 정치적·문화적·사회적·존재론적으로 다양하게 탐구한다.”라고 분석한다. 이런 작품세계는 ‘무더운 밤의 사라짐’‘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에서도 잘 나타난다.‘올빼미와의 대화’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듯한 사나이와 대화를 시도하면서 자아를 찾으려고 모색한다.이에 대해 작가는 “유독 걷는 것을 좋아한다.”며 “삶의 경계를 걸으면서 자아이면서 타자,그림자이면서 내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작품들은 이전에 보이던 과감한 생략이 많이 줄어 눈길을 끈다.‘시적(詩的)’이라는 평까지 듣던 그의 세계에 설명이 늘어났다.작가는 그에 대해 “아마 불교적 취향 때문에 가능하면 설명을 줄이고 공간과 여백을 키워서 그런 평을 들었는데 내심 달갑지 않았다.”면서 “그 점을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차츰 달라진다.생활 얘기도 늘리고 서사구조도 취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자기 나이를 관통하는 달라진 찰나의 느낌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늘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면서 나이에 걸맞은 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의욕을 비친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
  •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

    문학평론가인 이남호 고려대 교수가 90년대 단편소설의 고갱이를 모은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작가정신)를 펴냈다. ‘1990년대 한국 단편 소설선’이란 부제가 말하듯 엮은이가 89년부터 2001년 사이에 발표된 단편소설 가운데 22편의 월척을 낚은 것이다.이 교수는 “1부는 보편적인 기준으로 선별한 것이고 2부는 시대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한다.그의 의도는 ‘옛우물’과 ‘은어낚시 통신’을 합친 책 제목에 그대로 드러난다. ‘옛우물’의 작가 오정희는 감도 높은 문체로 ‘문학 입문생의 교과서’로 불린다.‘옛우물’은 여성성이라는 보편적 소재를 탁월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이런 보편적인 문학적 결실의 대열에 조성기의 ‘통도사 가는 길’,이윤기의 ‘숨은 그림 찾기1-직선과 곡선’등이 뒤를 잇는다 한편 윤대녕의 ‘은어낚시 통신’은 90년대 문학정신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교수는 “새로운 시대의 인식과 감수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며 가볍고 경쾌한 문체를 치켜세운다.이 계보에 신경숙의 ‘배드민턴 치는여자’,은희경의 ‘아내의 상자’ 등이 10년 전의 문단풍경을 돋을새김해준다. 엮은이는 90년대가 내면성과 일상성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신세대적 감수성의 거침없는 표출로 21세기 문학의 지평을 열어젖힌 시대로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1만 5000원.
  • 문학 책꽂이/거울속 여행 外

    ●거울속 여행(김주영 지음·이정선 그림)괘종 시계(〃) 작가의 연작 장편소설 ‘거울 속 여행’을 ‘청소년 현대문학선’으로 개작하면서 두권으로 나누었다.‘나’와 ‘아우’의 눈에 비친 세상 풍경을 통해 가난한 시골마을의 모습을 담고 있다.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서민들의 생활상과 권력의 부조리 등을 그렸다.문이당 각권 8000원,8500원. ●뭉크의 시절(채종인 지음) 2000년 제7회 김유정 소설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 가난한 할머니집에 맡겨진 소녀가 소설가가 되어 불행했던 어린시절을 회고한다.장마다 고독과 불안을 그린 뭉크의 그림과 사연을 덧대 소설의 효과를 더한다.열매출판사 8000원. ●박목월 시전집(이남호 엮음·해설) “현재 한국 시사에서 제자리를 찾아주어야 할 시인이 있다면 그 첫째가 박목월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저자가 ‘박목월의 복원’을 내걸고 만든 전집.유작시 등 미공개 102편을 수록했다.초기 동시에서 말년의 종교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상세한 해설과 함께 실었다.민음사 3만원. ●아내(김수경 지음)17년 동안 잡지사 기자·방송사 구성작가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늦깎이로 문단에 들어온 작가의 첫 장편소설.간암으로 죽은 출판사 직원 주인공 인아의 직장,사랑,결혼과 육아 등이 이야기의 얼개.너무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모르는 존재 가운데 하나인 아내의 의미를 되묻는다.중앙 M&B 8500원. ●끼리끼리(장진영 지음) 지난해 ‘문학공간’으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20년 동안 다진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연,가난,사랑,고향 등을 소재로 삶의 진실을 노래하고 있다.꽃망울의 미소,녹음 아래 행인의 노래,낙엽과 풀벌레 소리 등에 시를 비유하고 있다.답게 6000원. ●문학은 무슨 소용이 있는가?(다니엘 살나브 지음,김교신 옮김) 작가이자 교수인 저자가 들려주는 문학 옹호론.그는 어릴 때부터 문학을 가르쳐야한다고 말한다.아이들을 학문·기술적 지식만이 아니라 합리성,도덕·정치적 견해를 갖추고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인간으로 키워야 하는데,문학이 가장 적합한 분야라는 것.나아가 문학을 사상 차원으로 복권시켜야한다는 주장도 편다.동문선 7000원.
  • 교과서 문학 작품 “상당수 잘못 가르친다”

    우리 대부분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진정한 문학작품과 처음 만난다. 그러다 고교 졸업과 함께 ‘소설책’은 읽더라도 ‘교과서에 실릴’그런 문학작품은 더 이상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이렇듯 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에는 문학의 고전·정전(正典)이라는 후광과 의미가 실려 있다. 그러면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은 과연 ‘실릴’만한 것들인가.또 교육현장에서 그 작품들을 제대로 가르쳐지는가.문학평론가이자 사범대에서 예비 국어교사들을 지도하는 이남호교수(고려대)는 최근 발간한 ‘교과서에 실린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현대문학)를 통해 이문제를 숙고한다. 이교수가 머리말에서 “중등학교 문학교육을 실질적으로개선하려는 목적을 갖는다”라고 밝힌 이 책은 제목처럼 중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26편의 현대작품(시 17,소설 9)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추었다.이교수는 이를위해 각 작품마다 먼저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와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를 일일이 따져묻는다. 특히 ‘어떻게’부분에서 일선 국어교사들의 학습내용 및교과서와 참고서 해설내용의 부정적 측면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부분에서도 부정적으로 지적당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효과적인 문학교육이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상 작품이 문학적으로 휼륭하고,학생 수준에 맞으며,학생의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윤동주의 ‘참회록’은 그의 ‘서시’나 ‘별을 헤는 밤’에 비해 내용이 모호하기 때문에 고교생에게가르치기에 적당하지 않은 작품이며,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도 시의 묘미나 감동을 전달해 줄 만한 요소가 적은편이라 교과서에 실을만큼 휼륭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교수의 견해다. 이런 지적은 박용래의 ‘겨울밤’,김동명의 ‘파초’,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등의 시 작품과,김동인의 ‘붉은 산’이나 이범선의 ‘학마을 사람들’등 몇몇 단편소설에도 해당된다.교과서에는 문학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충분히전달하는 휼륭한 작품을 수록해야 한다는 전제에 미달된다는 것이다. 물론 교과서에는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서정주의 ‘추천사’,유치환의 ‘생명의 서’,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김유정의 ‘동백꽃’,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등 중고생들이 꼭 읽고 배워야할 시·소설이 많이 실려 있다.그런데 교사와 교과서·참고서가 상당수 작품을 잘못 가르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해마지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어교사들은 교과서와 참고서의 내용에전적으로 의존하는데,바로 그 내용의 많은 부분이 부정확하거나 틀린 해설이며 쓸모없는 지식이어서 학생들의 이해와감상을 오히려 방해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문학교육에서는 무엇보다 작품 자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감상이 필요한데도 이를 무시한 채 도식적인 지식만을 주입한다.예를 들어 이상의 ‘거울’에 관해서 많은 고교 문학교과서와 참고서들은 ‘기이한 행적을 보인 작가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식으로 해설한다.그러나 ‘거울’은 아주 상식적인 작품이고 고교생 수준에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로,학생들은 이작품으로 시적 사유와 문학적 상상력을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반박한다. 또 작품에는 없는 내용을 억지로 가져다 붙이는 교사와 해설이 많는데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육사의 ‘청포도’등이 그런 수난과 오해의 좋은 예라는 지적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김수영의 ‘풀’,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등도 교사나 교과서의 추상적이고 견강부회하는 설명이 시의 맛을 ‘가게’하고 만다는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쓴 좋은 작품에는 무조건 ‘일제에 대한 항거’나 ‘조국 광복에 대한 열망’등의 주제의식을 상투적으로 부여하는 버릇은 고쳐 마땅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미당 서정주선생의 작품세계

    한국 현대 시사(詩史)에서 미당 서정주의 위치는 확고하다.만 스무살때인 1935년부터 60여년의 시작생활로 1,000편에 가까운 시를 쏟아낸 미당을, 후학인 고은은 “서정주는 하나의 정부(政府)”라고 말한바 있다.수많은 후배 시인들은 ‘한국시의 학교’와 같은 그의 시편을 열렬히 탐구했으며 생존시에 그를 ‘살아 있는 시신(詩神)’으로떠받드는 시 독자들도 부지기수였다. 그의 시는 대다수 현대시처럼 구조분석이나 기호해석을 시도할 필요없이 그대로 주욱 읽힌다.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기 이전의 직관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며 그 직관은 한국인의 심성에 직통한다. 시어(詩語)도 우리 주변의 흔한 말들이며 후반에 갈수록 고향의 질펀한 남도 사투리가 아름답게 녹아 있다. “신라의 국선도와 불교의 윤회 전생,그리고 민간에 떠도는 온갖 설화를 에두르는 그의 시적 방황 또는 정신사적 편력은 한국인 심상의우주에 떠올라 있는 역사의 총체,생사관,이승과 저승을 한데 아우른다”고 시인이자 평론가인 장석주는 말한다.평론가 천이두는 미당을‘구도의 시인’이라고 한마디로 요약한다.미당의 시는 억눌린 정신의 아픔을 노래하는 관능적인 초기시에서부터 신화 정신과 불교적 달관에 이르는 다양한 편력을 거쳤다.이같은 다양한 시세계는 15권의시집 가운데 특히 ‘화사집(花蛇集)’‘귀촉도(歸蜀途)’‘서정주시선’‘신라초(新羅抄)’‘동천(冬天)’및 ‘질마재 신화’ 등 6권에순차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화사집’(1941년)을 통해 우리는 관능과 자의식 사이에서 방황하며갈등에 몸부림치고 고뇌하는 젊음의 모습을 본다고 평론가 천이두는설명한다. 이러한 방황과 갈등을 거쳐 그는 차츰 자아를 각성하게 되며,그것은 ‘고향의 사투리’즉 전통적 가락의 확인에로 나아가는 것이다.이러한 전통적 가락에의 확인은 시집 ‘귀촉도’(1948년)를 통해서 볼 수 있는데 조선(朝鮮)적인 한의 가락에로 이어지면서,고뇌를전통적인 가락으로 다스리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이어 ‘서정주시선’(1956년)의 시편들은 이러한 한을 극복하고 체념과 달관 속에 범속한 일상성을 포용하려는 노력의 산물들로 흔히 설명된다.그래서 현세긍정의 건강한 낙천적 가락이 빚어지는데 미당은여기에 머물지 않고 ‘신라초’(1960년)에서는 생명에의 근원적인 탐구 노력을 시작한다.이 노력은 신라의 불교적 세계 천착으로 이어지며 특히 불교적 윤회에 모든 것을 위치 지으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다음 시집 ‘동천’(1968년)에 이르면 이러한 불교적 윤회사상이 신라천착에서 벗어나 좀 더 보편적인 신앙의 체계를 이뤄,구도자로서의일정한 자세를 정립하기에 이르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머무는 대신 미당은 한걸음 더나가 한국인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는 신화적 원형을 천착하고자 한다.그의 고향 ‘질마재’의 설화적 공간에서 아름답게 개화한 50대 미당의 상상력은 파격적 산문시집 ‘질마재 신화’(1975년)를 낳았다.이 땅의 여느 농촌과 다를 바없는 한 마을을,한국인의 신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로 불멸화한 이 시집은 마을에 떠도는 간통 소문,오줌발 소리,죽어 해일이 되어 돌아온이야기 등 온갖 설화와 풍문을 신화이기도 하고 실재 뉴스이기도 한것처럼 뒤섞여 펼쳐보인다. 가끔 방언과토속어의 빈번한 사용 등 미당의 시어가 시적으로 일탈해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시적계산의 결과일 수 있다고 평론가 황현산은 주의를 환기시킨다. 미당의 여러 시(詩)외적인 행적은 분명 비판의 여지가 있다.미당의시가 고뇌나 갈등없이 쉽게 절대 영원이나 초월의 세계로 나아가며그래서 진실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들린다.일부 평론가는,미당의 시는김소월과 만해 한용운, 그리고 조지훈과 김수영에 필적할 수 없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미당이 없는 한국 현대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평론가 이남호의 말에 한국시 독자 대부분은 공감할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自畵像.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크다란 눈이 나를 닮었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우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트린 병든 수캐만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1935년). *上歌手의 노래. 질마재 상가수의 노랫소리는 답답하면 열두 발 상무를 젓고, 따분하면 어깨에 고깔 쓴 중을 세우고, 또 상여면 상여머리에 뙤약볕 같은놋쇠 요령을 흔들며, 이승과 저승에 뻗쳤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리를 안하는 어느 아침에 보니까 상가수는 뒷간 똥오줌 항아리에서 똥오줌 거름을 옮겨 내고 있었는데요.왜, 거, 있지않아, 하늘의 별과 달도 언제나 잘 비치는 우리네 똥오줌 항아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붕도 앗세 작파해버린 우리네 그 참 재미있는똥오줌 항아리, 거길 明鏡으로 해 망건 밑에 염발질을 열심히 하고서 있었습니다.망건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털을 망건 속으로 보기좋게밀어넣어 올리는 쇠뿔 염발질을 점잔하게 하고 있어요. 明鏡도 이만큼은 특별나고 기름져서 이승 저승에 두루 무성하던 그노랫소리는 나온 것 아닐까요? (1972년). * 미당 선생 연보. ■1915년 전북 고창 출생□29년 중앙고보 입학■35년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입학□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김동리·오장환·이용희 등과 시전문지 ‘시인부락’동인 결성■41년 첫 시집 ‘화사집’출간□48년 제2시집 ‘귀촉도’출간■정부수립과 동시에 문교부 초대 예술과장□54년 예술원 초대·종신회원,서라벌예대 교수■61년 시집 ‘신라초’로 5·16문예상 본상 수상□72년 ‘서정주문학전집’(전5권) 출간■75년 시집 ‘질마재 신화’ 출간□77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82년 시집 ‘학이 울고 간 날들의 시’ 출간□83년 ‘미당 서정주 시전집’(전2권·91년 개정판)■97년 마지막 시집 ‘80 소년 떠돌이의 시’ 출간
  • 한국산 가전제품 ‘따봉’

    [마나우스(브라질) 김태균특파원] “요즘 웬만큼 사는 브라질 가정 치고 한국산 가전제품 몇개 없는 집은 별로 없을 겁니다.덕분에 꼬레아(한국)는 몰라도 LG를 아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24년째 살고 있는 브라질 교포 이남호(李男虎)씨의 말.LG전자가 97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여만에 이뤄놓은 성과를 대변한다. 그 중심에 LG전자의 브라질 현지 가전제품 생산공장인 마나우스법인(LGEAZ)이 있다.아마존강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마나우스시의 110㎢대지 위에 자리한 이 공장은 올해 컬러TV 96만대를 생산,이 가운데 60만대를 브라질에서 판매,올해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할 전망.또 VCR은 24만대로 17%,전자레인지는 30만대로 25%의 시장점유율을 예상하고 있다.올해 전체 예상 매출은 2억달러 규모다. 이런 실적은 훨씬 오래 전에 브라질에 진출한 필립스 보쉬컨티넨탈제너럴일렉트릭 소니 파나소닉 산요 등 굴지의 외국 업체들과의 피나는 경쟁에서 얻어낸 것. LG전자는 브라질 시장에서의 성공을 ‘아마존강의 기적’으로 부른다.한 관계자는 “시장을 선점한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고제품 불량률을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1년 이내에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새 것으로 교체해 주는 등 남다른 마케팅 기법을 통해놀랄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02년까지 마나우스법인의 생산품목을 완전평면TV,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에어컨 등으로 늘리고 2005년에는 디지털TV,LCD(액정)TV도 생산할 계획이다.브라질 현지 공장이 북미의 나프타(NAFTA)와 남미의 메르코수르 등 미주 양대 자유무역지대의 8억 인구를 공략할 전초기지로 우뚝 설 날도 멀지 않았다. windsea@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1)생태주의

    ‘문화의 세기’ 21세기가 힘차게 시작됐다.21세기의 첫 해인 올해는 문화관광부가 정한 ‘새로운 예술의 해’이기도 하다.변혁과 진보,신생의 기대 속에 출발한 새 세기 문화예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문화현장 최전선에 있는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21세기에 강세를 보일 문화계 새 조류를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마련한다. 사례1.경남 산청군 신안면 외송리 3만평 규모의 공동체마을.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에너지를 충당하고,물은 자체 순환시스템을 이용한다.쓰레기는 퇴비화하거나 철저하게 분리수거한다.단지 안에는 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을 포함한 생태주거지역과 자급자족의 생산지역,그리고 휴식과교육을 병행하는 자연환경보전지역이 조화롭게 이웃한다. 사례2.서울 중구 중림동의 6층 건물.온실과 발코니의 활용,지붕과 벽면 녹화로 태양열을 최대한 흡수한다.지하정원을 만들어 빗물을 이용한 친수(親水)공간을 조성하고,천연도료·실내정원 등으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한다. 건축은 인간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해왔다.그리고 그 폐해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지난 세기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떼어놓고,인간에게서 자연을 빼앗아온 건축.21세기에는 둘을 화해시킬 다른 얼굴의건축은 없는 것일까.1970∼80년대 이미 이런 고민에 빠진 유럽의 건축전문가들은 생태건축에 주목했다.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건축.한마디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친환경적인 방법을대안건축의 지표로 삼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를 ‘삶의 질’향상과 동일시해온 우리나라가 이 방면에 눈돌리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전.그 중심에 98년9월 문을 연 생태건축연구소(공동대표 이윤하 김진택 이남수)가 있다.앞에 소개한 두 사례,간디학교의 생태마을과 서울 도심의 한 생태건축물이 현재 이 연구소가 진행하는 핵심 프로젝트이다.기본 설계는 모두 끝났고,착공 날짜만 기다린다. 연구소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이윤하씨(37·노둣돌건축사무소 대표)와 김진택씨(37·건설노동자공동체 우리건설 대표)가 IMF로 사무실을 합치면서 출발했다.생태건축에 관심이 많던 두사람은 이참에 일을 벌이기로 의기투합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이남수씨(38)를 동참시켰다.생태건축에 대한 설계와 시공,연구·평가가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건축도 생명으로 인식해야 합니다.수명이 다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려면 어떤 건물을 지어야 할까요.생태계 순환고리안에 건축을 머물게 하는것,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대안건축의 핵심입니다.”(이남수)생태건축이 단순히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어떤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태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막연히 시골에 내려가 흙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 걸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러나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자연환경과의 소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생태마을을 형성하기 쉬운 시골보다 오히려 도시에서의 생태건축이 더욱 중요한 과제입니다.”(이윤하)김진택씨는 “많은 사람들이 초기 투자비를 이유로 생태건축을 망설이는데,장기적인 유지·관리 측면에서 보면 일반 건축비보다저렴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발상의 전환.무한정한 개발의 보고로만 여겨온 자연을 이제는 우리삶의 동반자로 끌어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두 프로젝트외에서울 성내동의 건물,전남 영암의 유치원,경주 생태마을 등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연구소는 앞으로 녹색운동연합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다른단체와도 인력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다.‘첨단과 자연의 공존’을 모색하는 이들의 생태건축철학이 21세기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그 해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생태건축 정부 지원속 환경보전·삶의 질 높여 독일 북부 도시인 킬의 주민들이 가꾼 킬하세 생태주거단지는 가장 성공적인사례로 꼽힌다. 재생 및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만으로 지은 이 주거단지는 환경의 질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인 건축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6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주정부로부터 불하받은 땅에건축가와 주민이 합심해 91년 착공한 이 마을은 건물 모두가 흙벽돌 목조종이솜 줄판지 등 자연재료를 사용했다.빗물은 자연경사로를 통해 지하로 들어가며,주민들이 쓴 생활하수는 지하유수관을 통해 연못에서 자연정화한 뒤 다시 생활용수로 공급된다.음식물 쓰레기는 분뇨와 섞어 퇴비로 이용하며,자체 발전기를 통해 마을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한다. 마을은 주정부 환경청으로부터 에너지 절약에 관련된 시설비와 유치원의 경영비용을 보조받았다.85년완공된 하노버지방의 야생잔디지붕 주거단지와 샤프브릴 생태주거단지도 유명하다. 일본은 91년 말 민간기업으로 환경공생주택위원회를 구성해 환경보전형 주택건설을 주도하고 있다.키타큐슈에 조성된 지구마을의 집은 집주위나 통로 등의 지표면을 그대로 남겨두거나 투수성이 있는 재료로 포장해 빗물이 흙으로흡수되도록 했다. 또 부지내에 얕은 여울이나 연못을 만들어 물을 순환할 수있도록 하고, 태양전지 판넬과 풍력발전기를 지붕 위에 설치해 보조전원으로이용하게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20∼50%의 에너지소비를 절감하는 한편 이산화탄소(CO₂)의 배출량도 줄였다. 동경 외곽에 위치한 지구마을 역시 태양에너지 집열판과 풍력을 이용한 우수활용 등의 시스템이 적용된 첨단 환경보전형 집합주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외에 있는 빌리지 에이커마을은 20대에서부터 60대까지다양한 인종과 직업을 가진 30여 주민이 태양집열판으로 전기와 온수를 공급받으며 공유건물과 2채의 복합건물에서 생활한다.샌디에고 동부의 하이메도우 주택단지는 수자원 이용을 최소화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순녀기자] * 생태주의 문화조류 데카르트·뉴턴 등 17세기 자연과학자와 사상가들에 의해 확립된 서구의 근대적 자연관은 세계에 대한 기계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그것은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와 물질의 무한한 이용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이론이되어왔다.이와 같은 자연관 위에서 진행된 근대화·산업화 과정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왔지만 한편으론 인간과 자연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지구적인 환경위기를 초래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환경의 파괴가 심각한 지금,인류에게 던져진 가장 절실한 화두는바로 생태주의다. 생태주의란 생태학의 기본정신을 말한다.19세기 중엽,생태학이라는 용어를처음 쓴 독일의 생물학자 겸 철학자 에른스트 헤켈은 생태학을 “자연의 경제에 관한 지식의 총체”로 정의했다.이러한 생태학 혹은 생태주의는 근래모든 학문에 걸쳐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사회과학 분야는 물론 인문과학 쪽에서도 이미 생태주의 바람이 불었다.사회생태학,녹색정치학,녹색경제학,녹색사회학,녹색인류학,녹색법학,생태철학,생태윤리,생태 페미니즘,생태 아나키즘 등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문학예술가들은 지금까지 생태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여 왔다.서양문학가들은 자연을 정복이나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온 서구 세계관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고,동양문학가들은 주로 경제개발의 피해와 정치이데올로기의 문제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문학생태학이라는 개념 틀 안에서 생태의식을 고취하거나 생태학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문학의 녹색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추세다.생태문학에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고려대)는 “굳이 녹색문학이라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모든 문학은 이미 녹색인 것이며,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녹색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환경을 중시하는 녹색 감수성과 생태학적 상상력은 미술분야에서도 예외없이 꽃을 피우고 있다.‘환경미술’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아직 학술적인 용어로 정리돼 있지 않다.생태환경미술,환경조각,환경조형물,환경설치미술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환경미술은 일단 도시환경을 보다 아름답고 조형적으로꾸미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술품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최근 ‘환경기획전:동강별곡’이 열려 환경생태미술의 성가를 높였고,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한 ‘99환경미술제-광화문 프로젝트’는 환경의 중요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생태주의는 무엇보다 지구 생태계가 부분과 전체,개체와 환경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유기적 통일체라는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인간과 자연이 진정으로 화해하는 생태학적유토피아.21세기의 희망인 에코토피아(ecotopia)의 건설은 녹색 사유를 내면화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현대 한국문학 100년을 돌아본다

    한국 현대문학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대규모 학술행사가 준비되고 있다.‘20세기 한국문학,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16·17일 이틀 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현대 한국문학 100년’심포지엄이그것이다.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 심포지엄은 20세기 한국문학을 특징지을 수 있는 주제들을 검토함으로써 현대문학의 전반적 양상과 성과를 결산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 심포지엄의 특징은 두가지로 압축된다.무엇보다 한국문학사의 주류를 이루었던 연대기적 접근에서 벗어나,현대문학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사안들로조명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논의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각 주제별로 2명의 발제자와,발제자와는 그동안 관점이 달랐던 2명의 토론자를 채택한다.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한국문학을 조망하자는 취지다. 이런 대전제 아래 이틀 동안 8개의 주제를 다룬다.첫째날은 ▲근대적 문학의 형성과 작가 ▲역사소설의 성취와 반성 ▲민족어와 민족문학 ▲시와 자연과 문화가 주제다.둘째날은 ▲현대문학의 정치이데올로기 ▲한국문학과 민중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작품평가와 문학사를 주제로 삼게 된다. 발제자는 김재홍·조남현(근대적…),이재선·이주형(역사소설…),홍기삼·황현산(민족어…),오세영·이남호(시와 자연…),김병익·김인환(현대문학…),김철·정호웅(한국문학…),김우창·최원식(리얼리즘…),유종호·이동하(작품평가…)이다. 또 발제자와 문학적 성향 및 세대 등을 고려하여 선정된 임헌영·전영태·최유찬·윤지관·이숭원·황종연·최혜실 등을 사회자 및 토론자로 선정했다. 이 심포지엄의 준비는 지난 1월 유종호를 위원장으로 홍기삼·황현산·조남현·정호웅 등으로 기획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됐다.기획위원들은 문학사적 정리를 바탕으로 시대를 특징 지을 수 있는 논제를 고르되 과거에 중요시됐던 주제보다는 오늘의 시점에서 의미있는 주제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8개의 주제를 선정했다고 한다. 서동철기자
  • 중고 RV차량도 인기 상한가

    ‘레저용차량(RV·Recreational Vehicle) 중고차도 없어서 못판다’.중고차 매매시장에도 RV돌풍이 불고 있다.중고차 매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RV차량을 찾는 손님이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팔겠다고 내놓는 사람이 없어 매물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RV중고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연료비가 기존 휘발유의 4분의 1에서 절반 수준인 LPG나 디젤을 연료로 쓰기 때문이다.더욱이 내년부터 승용차 기준이 현행 6인승 이하에서 10인승 이하로 확대되고 이에 따라 그동안 승합차로 분류됐던 7∼9인승 RV차량의 각종 세금이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안에 사려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RV차량에 대해 승용차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할 방침이다.이 경우 등록세는 현행 승합차기준으로 자동차 매매가에서 부가세를 뺀 금액의 3%를 내던 것을 5%를 내야한다.또 면허세도 연 1만8,000원(인구 50만명 이상 지역)에서 내년부터 차종별로 차등 적용돼 인상이 불가피하다.RV신차를 뽑으려 해도 폭발적인 인기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출고까지 적어도 4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탓에 당장계약을 맺는다 해도 차량등록일을 연내로 맞추기 어려운 점도 중고차에 몰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중고차 매매사업조합 서울지부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간 현대 싼타모,기아 카니발·카스타 등 RV차량이 거래된 대수는 총 309대로 지난해 같은 달의 143대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특히 기아 카니발 9인승의 경우 지난해 7월한달간 고작 28대가 매매됐으나 올 7월엔 174대가 팔려 무려 5배 이상 팔렸다.올들어 지난 7월까지 이들 차종의 총 거래대수는 1,555대로 98년 같은 기간 732대보다 112.4% 증가했다. 반면 중고차 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RV차는 턱없이 부족하다.내년 이후 RV중고차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지난해 보합세를형성했던 RV차량의 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매물부족 현상이 심화될 조짐이다. 카니발 9인승 디젤랜드는 98년식이 지난해 상품의 경우 1,100만원,중품 1,050만원,하품 1,000만원으로 거래됐지만 올해는 99년식이 이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올랐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의 중고차 매매업체인 화영상사 이남호 사장은 “승합차를 사려는 손님이 하루에도 10여명씩이나 찾아오지만 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유가가 계속 오를 조짐이어서 이같은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환용기자 dragonk@
  • 녹색을 위한 문학/이남호 지음(화제의 책)

    ◎비평적 관점에서 본 녹색문학 녹색 이념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녹색문학’의 본질을 비평적 관점에서 다룬 평론집.날로 확산되어 가는 ‘녹색맹(綠色盲)’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생태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녹색의 세계관과 녹색감수능력은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꾸준한 평론작업을 통해 ‘현실성 있는 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지은이는 녹색문학은 무엇보다 인간중심주의를 부정하는 심층생태학과 친화성이 높은 문학이라고 말한다.그가 녹색문학의 전범으로 꼽는 작품은 김소월의 ‘산유화’,브레히트의 ‘연기’,오탁번의 ‘솔잎’,김수영의 ‘풀’ 등.특히 ‘산유화’와 ‘풀’은 녹색문학이 추구하는 단순성의 미학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수영의 시는 대개 사변적이고 난삽하며 산문적이다.그러나 그의 시 ‘풀’은 때론 먼저 눠고 먼저 울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기도 하는 풀의 복잡 존재방식을 단순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녹색이념은 이념치고는 기능성과 정당성이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이러한 특성은 오히려 녹색이념이 ‘이데올로기의 종언’ 혹은 ‘역사의 종언’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도록 하는 힘이 된다.녹색문학이 녹색이념에 동조하고 기여하면서도 ‘이념복무형의 문학’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민음사 1만5,000원.
  • 문학/이문열 소설 ‘선택’ 뜨거운 논쟁(’97문화계 결산)

    ◎내면소설·신세대 문학에 관심/이청준씨 등 중진 활발한 활동 97년 문학계의 최대 쟁점으로는 이문열의 소설 ‘선택’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을 들 수 있다.조선조 중기에 살았던 정부인 장씨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위대성과 진정한 페미니즘을 알리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집필의도.그러나 이 작품은 문학의 영토를 넘어 여성계를 들끓게 할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속내를 조선조 여인의 점잖은 어법속에 감춘 채 문학이라는 외피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교활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여성계 일각의 반응.이같은 페미니즘에 관한 논쟁은 결과적으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말았지만‘선택’은 한국문학의 입장에서 볼 때 일정한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이야기와 연설이 혼합된 행장의 양식을 처음으로 소설화했으며,전업주부가 긍정적인 주체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신경숙·윤대녕 등의 이른바 ‘내면소설’이나 ‘신세대문학’에 대한 팽팽한 논의 역시 우리 문단의 논쟁적 풍토를 조성하는 데 한 몫 했다.이와 관련,윤대녕 소설의 신비주의를 비판한 이남호의 ‘은어는 없다’와 신경숙 소설의 독백적 폐쇄성을 지적한 이성욱의 ‘내면,타자의 복원과 타자의 배제’ 등의 평문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편 올해 문학계는 소설의 전반적인 퇴조 속에서도 중진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평소 판소리와 서도민요에 애착을 보여온 이청준씨가 ‘테마가 있는 판소리 소설 시리즈’로 ‘놀부는 선생이 많다’‘토끼야,용궁에 가자’‘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등의 작품을 냈으며,한승원씨는 장편 ‘연꽃바다’와 ‘해산 가는 길’을 펴냈다. 또 김원일·서영은씨 등은 그동안 발표한 중·단편들을 전집형태로 묶어냈다.반면 젊은 작가들로 비교적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인물로는 엽편소설집 ‘재미나는 인생’과 시집 ‘검은 암소의 천국’,작품집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등을 펴낸 성석제,장편 ‘베두윈 찻집’과 작품집 ‘사랑이나를 만질 때’를 펴낸 강규,장편 ‘전함 큐브릭’‘슬픈 가면무도회’와 작품집 ‘궤도를 이탈한 별’을 펴낸 김이태씨 등을 꼽을 수 있다.
  • 일부 문예지‘변화의 바람’/내용 혁신·관행깨고 문단 문제점 지적

    ◎현대묵학­젊은층 인식 표지에 영문… 혹독한 평론/문예중앙­“글쓰기의 순사”… 치열한 상업주의 질타 일부 문예지들이 올해 6월호와 여름호에서 변신을 시도하거나 문단의 관행을 깨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게재,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55년 창간,5백여명의 문인을 배출한 최고 연륜의 문예지인 「현대문학」이 꾀한 42년만의 변신은 단연 문단의 화제이다. 우선 6월호부터는 「CONTEMPORARY LITERATURE」라는 영문 제목을 새로이 표지 상단에 내세웠다.젊은 층을 겨냥하는 손짓이다. 내용도 변했다.연재 산문 가운데 미술적 상상력과 문학적 상상력의 소통 가능성을 모색하는 안규철의 〈사물들,그것은 무엇인가〉와 대중문화를 해부해보는 백지숙의 〈현대사회와 이미지〉는 「문학의 인접예술이나 대중문화에의 길트기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죽비소리〉도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던 평론의 관례를 깨고 있다.중견소설가 최명희의 「혼불」전집이 「매너리즘을 벗어나지 못한 청승스런 문체」,「지리하고 억지스러웠다」 등으로 꼬집혔고이문열의 「선택」에는 「여운이 없고 진정한 고뇌도 의문도 없다」는 듣기 거북한 혹평이 가해졌다. 「현대문학」측은 이러한 변화를 『90년대의 달라진 문학계 안팎의 상황에 대처하려는 노력』이라면서 『영상매체를 중심으로 급부상한 대중문화의 거센 물결을 직시,그 부정적 면모를 비판하며 긍정적인 면모를 수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다양한 연령과 경향의 작품소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는 문학독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적자가 계속되는 「현대문학」의 실존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문학평론가 김화영·이남호 교수,소설가 이윤기씨,시인 최승호씨,불문학자 이재룡씨 그리고 소장 문학평론가 이경호씨가 이 변화를 끌어냈다. 계간지 「문예중앙」은 「문학의 무덤파기 경쟁을 멈춰라,상업주의여」라는 문학평론가 한기의 글을 초점으로 실었다. 지난 4월,34세로 요절한 소설가 김소진의 죽음을 돌아보며 우리 문학계의 치열한 상업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등단 이후 6년동안 세권의 창작집과 2권의 장편 그리고 수많은잡지에 꽁트를 쓴 작가 김소진.유능한 작가일수록 가장으로서 「밥」이라는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도높은 글쓰기를 해야 하는 문단의 슬픈 현실을 한씨는 김소진의 죽음에 비추어 「글쓰기의 순사」라는 표현으로 진솔하게 되집고 있다. 이 글은 대작을 기대할 수 없는 문단의 구조적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를 촉구하고 있다.
  • 문단에 「90년대 문학」 극복 움직임

    ◎“사적 퇴행적 신배로 사회와 괴리”/대표적 작가 신경숙·윤대녕씨 잇단 비판의 글/“공적영역과 맥락 없으면 「향수의식」 수준일 뿐” 신경숙(34)과 윤대녕(35)은 90년대 들어 문학에 관심있는 이들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내린 이름이었다.두사람은 이념과 사회라는 큰 문제를 좇다 기진맥진해진 80년대 문단의 끄트머리에서 피어나 어느날 문득 90년대의 가장 뚜렷한 징후로 떠올랐다.존재내면의 떨림을 털어놓은 이들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먹물 한점이 세숫물에 번지듯 문단전체로 퍼져나갔다. 거대서사가 아닌 사소한 내면을 보여주고 굵직한 주제의식보다는 섬세한 문체를 앞세워 90년대 문단의 대표작가가 된 신경숙과 윤대녕에 대해 평론가들이 문학계간지를 통해 잇단 비판의 글들을 쏟아놓았다.이상경씨의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넘어서」(「소설과 사상」봄호),임옥희씨의 「성의 〈새로운〉발견과 〈새로운〉소설」(「포에티카」창간호·3월발간)은 신경숙 소설에 문제제기하고 있고 구모룡씨의 「사로잡힌 자의 비극적 감성」(「소설과 사상」봄호),이남호씨의 「은어는 없다」(「세계의 문학」봄호)는 윤대녕 작품세계를 겨냥한다.신씨와 윤씨에 대한 비판적 평문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사람이 한꺼번에 집중포화 대상이 된 점에서 이 글들은 작가개인을 논하는 단순작가론을 넘어선다.그보다 「90년대 문단」의 대표적 기호가 돼버린 신씨와 윤씨를 비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90년대」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의식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새로운 의식이 두사람에게 공통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이들의 작품이 너무 사적(사적)이고 퇴행적(퇴항적) 신비에 가득차 사회와의 연관을 잃고 있다는 점. 이상경씨는 소멸해가는 미세한 기미,〈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어눌한 말더듬기,잦은 쉼표,말줄임표 등을 즐겨 써서 신씨가 〈자신만의 고유한 문체〉〈개성적인 스타일〉을 확립하긴 했지만 〈(형식이) 내면의 심화를 동반하지 못〉한채 〈존재의 고독감이 (본질이 아닌)피상적인 것에 〉머물렀다고 비판한다.최근의 작품에서 문학고유의 「낯설게 하기」를 〈귀기나 환상으로 대체하려〉는 경향도 우려한다. 임옥희씨는 신씨의 장편 「외딴방」에서 〈기만과 위선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가족이 해체되서는 안 된다(는)… 여성들의 자기 희생과 체념의 미학〉을 읽어내면서 〈신경숙의 감수성은 어찌할 수 없는 인어공주의 감수성이다.…신경숙은 가부장제의 빈집이나마 수리,보수하는데 어느 정도 공모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남호씨는 〈고전적인 문장구사 능력이 90년대의 도시적 감수성과 잘 결합〉된 윤대녕의 문체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체성 상실을 다루는 그의 방식이 언어만 현란할 뿐 현실도피적이고 〈존재의 시원,성소,신성과 비의,영원회귀 등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정체성이 결핍된 영혼들을 현혹한다〉는 점을 경계한다.〈너무 쉽게 성소나 시원을 찾아 현실을 떠나버리면 안되며,말도 안되는 지하모임을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진지한 현실탐구를 요청한다. 윤대녕에 대한 구모룡씨의 다음과 같은 조심스런 비판은 문단의 90년대 징후 전체에 대한 반성으로 읽힌다.〈…소설은 공적 영역과의 맥락을 지녀야 한다.…윤대녕의 경우 사적 글쓰기가 왜 문제가 되는가.그것은 그가 일체의 공적 통로에 대해 회의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실과의 맥락을 지니지 않을때)근대성 비판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일부가 보이는 향수의식의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 한국 대하소설 연구/이남호(화제의 책)

    ◎「토지」 등 9개작품 분석 논문모음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루아는 대하소설(ROMAN FLEUVE)을 『줄거리 전개가 완만하고 등장인물이 잡다하며,사건이 연속 중첩돼 마치 대하의 흐름과 같이 계속되는 장편소설』이라고 정의했다.이처럼 대하소설은 내용적인 면에서 볼때 현실사회를 단순히 반영하기보다는 작가의 역사의식이 강하게 투영돼 있는,바꿔말해 일정한 시대의 삶과 역사를 작가 특유의 역사의식으로 재구성한 것이어야 한다.때문에 장편소설(일반적으로 200자 원고지 500장 이상)보다 단지 분량이 많다고 해서 대하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책은 대하소설의 개념과 미학을 구체적인 작품분석을 통해 고찰한 논문 모음집이다.박경리 「토지」의 문학성을 논한 「생명주의 소설의 미학」,김주영 「객주」의 세계를 분석한 「민중적 삶의 구체성」,홍성원의 「남과 북」을 대상으로 한 「6·25 콤플렉스와 그 극복」 등 9편의 글이 실렸다.집문당 8천원.
  • 소설가 박완서(이세기의 인물탐구:95)

    ◎결혼 20년만에 작가의 꿈 실현한 “독종”/신랄한 비판의식으로 사회각층의 모순 파혜쳐/인간심리 선·악의 양면성 자연스런 문체로 추적/「한말씀만…」은 통곡없이 읽을수 없는 「발작적 설움」의 기록 박완서 소설이 독자를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미화의 욕구」를 극복하면서 「뼛속의 진까지 다 빼주다시피」하는 「자상하고 진실된 인간적 증언」 때문일 것이다.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병의 물을 거꾸로 쏟아붓듯이」 생동감 넘치게 흘러내리는 문체는 오늘의 세태풍속을 실감나게 그리면서 「말 뒤에 숨겨진 섬광 같은 비판」으로 「인간심리의 악마적인 양면성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일에 능란하다. 평론가 정호웅은 이를 「천의무봉의 문체」로 표현하고 『방법론이나 지적인 장난 없이 글을 글답게 써내려가는 자연스러움이 일품』이라고 말한다.내용도 마찬가지다.그의 가차없는 비판정신은 「현모양처로서 충분히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여성에게 일상의 안일을 뒤흔들어놓는 위협적인 존재」이며 그 자신은 「삶의 진실을 희생시킴으로써 소설의 진실을 건져올리고 있다」는 결론이다. 더구나 지난 8년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참담과 파란을 겪은 뒤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발표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슬픔이 발효되고 아픔이 승화된 체관의 경지에서 「언어의 사제,진실의 사제」다운 여유를 치렁치렁하게 펼치는 것이 눈에 띈다.『도대체 소설이 이렇게 진실해도 좋은가』라는 평론가 김윤식의 말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자기미화의 욕구 극복 이 두 소설은 우리 문학사에서 가장 치밀하고 풍성하게 기록된 「한 개인의 삶의 역사」이자 「20세기 한국의 생활풍속사」이며 식민지지배와 태평양전쟁,해방과 6·25로 이어지는 수난과 격동의 세월을 「더없이 아름다운 이야기의 공간으로 바꿔놓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작가의 유년의 기억을 쓴 1부작 「그 많던 싱아…」는 「고향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세상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고통에는 어떤 종류의 삶이 생성되는가를 생생하게 되살린 반면 성장의 나날을 그린 2부작 「그 산이 정말…」은 참혹한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간속에서 「고귀한 생명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한 인간이 어떻게 몸부림쳐왔는가」에 대한 눈물겨운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박완서는 지금은 휴전선 이북인 개풍군 청교면 박적골,「그늘진 평평한 골짜기에 초롱초롱한 은방울꽃이 눈부시게 쫙 깔린」 평화로운 시골에서 태어났다.세살때 부친을 잃었으나 조부모를 비롯,숙부·숙모·사촌들이 한솥밥을 먹는 대가족 사이에서 아버지가 그리워 청승을 떤 적도 없고 각박함도 모른 채 「태평스럽고 구김살 없는」 유년기를 보냈고 여덟살되던 해 어머니와 오빠를 따라 서울에 정착했다.그러나 서대문밖 현저동꼭대기 「공동수도언저리에 물통행렬이 끝도 없이 줄서 있는」 빈민촌에 살면서 문안의 학군인 매동국민학교에 입학했고 「진짜 주소와 학교에서 선생님이 물을 때 대답해야 할 사직동의 가짜주소를 반복연습」하는 「조마조마하고 헷갈리고 주눅들린」 어린시절을 보냈다.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던 해 6·25를 만나 「미래의 희망」이던 오빠마저 죽자 학업을 중단한 채 미8군 PX에 취직,그 자신이 법이 되고 질서가 되어 세상의 힘과 부딪쳐야 하는 황막한 「한발의 시기」에도 그는 「걸신들린 듯」 세계명작에 탐닉하면서 그때 이미 「소설가가 되리라는 찬란한 예감」과 함께 20년후의 데뷔소설인 「나목」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가 바로 성장기에서 53년, 「직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호영진과 결혼」한 내용이다. 그가 변치 않는 것은 언제나 조용한 목소리,조용한 몸짓.일상적인 레가토와 모데라토를 지키면서 어디서나 도무지 불규칙과 불협화음을 내지 않는 점이다.그러나 그의 목소리속에 깃든 격렬한 웅변과 감연한 비판정신은 입가의 미소로도 결코 감추어지지 않는다.오히려 일찍이 범상치 않아 어떤 상례에 얽매어 자신의 가치관을 팽개쳐버릴 만큼 안이한 일면은 그의 어느 구석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내가 생각하기에나 남들 보기에 팔자좋다고 일컬어질 만큼 평탄하게」 사는 중에도 간혹 「인간 같지 않은 인간으로부터 인간이하의 수모를 받을 때는 『너를 내 작품속에 넣어 네가 허위의식에 사로잡힌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보여주리라』라고 앙칼진 독기를 품고 있었고 막상 소설가가 되자 「역사의 한줄기가 내 개인사를 어떻게 할퀴고 지나갔는가」를 꿰뚫어가면서 「사람은 결국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사람은 존엄하다는 것」과 사회각층의 모순을 작품 곳곳에 비정하리만큼 냉정하게 파헤쳐놓고 있다. ○빈민촌 불루한 어린시절 백낙청도 「휘청거리는 오후」등 박완서의 일련의 작품에 대해 「명백하고 신랄한 사회비판의 문학」으로 평가하고 있다.이남호·이동하는 「정확하고 세세한 기록은 그 자체로 진실의 힘을 갖는다」고 전제한 데 비해 간혹의 평자는 「무서운 집념을 가지고 자신의 생애를 살아가는 이기주의자」 「결혼한 스무해동안 작가가 될 야심을 은근히 불태운,매섭고 냉혹하게 삶을 움켜쥐려」한 「말못할 독종」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그렇다.그가 뭇사람의 입에 회자되는 작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그도 두배 세배로 슬픔과 아픔을 겪으면서 머언 기억속에서 곱씹고 있던 그의 과거를 「탁월한 기억력과 용기 있는 솔직함」으로 기록한 것만 봐도 그의 작가의식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가를 짐작케 한다. 그러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운명」은 그가 넘치는 찬사에 둘러싸여 있던 지난 88년,폐암을 앓던 남편을 잃었고 다시 몇달만에 「딸을 넷씩이나 낳고 마지막으로 얻은 귀하디귀한 아들,청동기처럼 단단하고 앞날이 촉망되던 젊은 의사아들」마저 잃게 했으며 그는 절망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왜 하필 나인가」,「지옥」을 안겨준 신에게 「한말씀만 해보시라」고 애걸복걸 매달린 「참척의 일기」는 통곡 없이는 읽을 수 없는 「발작적인 설움」의 기록으로 남겨지고 있다. 『당시 남편과 외아들을 잃은 저의 개인적 불행을 매스컴에서 너무 강조할 때는 인간의 고통도 상품화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아 괴로웠다』는 그는 엄청난 타격을 딛고 일어선 지금도 문득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고 그들이 원한대로 『외롭다』고 대답을 해주긴 하지만 속으로는 「너는 외롭지 않은가,외롭지 않다면 바보」라고 끝내 얄팍하고 야비한 인심에 냉소를 감추지 않는다. 10여년전부터 살고 있는 방이동 대림아파트에서 그는 탤런트 김혜자를 풍기는 상큼하고 상냥한 미소를 되찾아 아침에 눈뜨면 『내게 글쓰는 일이 없었으면 어땠을까』,글쓰고 싶은 감동이 시들지 않는 것이 행복하며 「내안에서 생기와 기쁨이 무수한 입자처럼 들고나는 걸」 실감하고 재확인하고 있다. ○창작욕 시들지 않아 다행하게도 네딸이 모두 엄마의 친구가 되어주고 손주들이 그의 「낙」이 되어 「가족」의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는 잡념없이 요즘은 결혼후의 이야기와 작가생활에서 체험한 제3작 집필을 앞두고 있다. 젊은 날의 초상은 「먼산」처럼 흘러가버렸으나 유년의 골짜기에 피어 있던 「싱아」와 「그 산」을 되살려낸 그는 이제로부터는 「죽을 때까지의 현역」의 자리에 우뚝 선 채 더 멀리 더 높이,그리고 작열하는 창작욕과 기억의 힘을 창천의 끝까지 날리고 싶어한다. 「그 산이 정말…」의 마지막 부분에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자유롭게 기를 펴고 싶었고,성장도 하고 싶었다」고.바로 그는 이를 실천한 선택된 작가의 한 사람인 것이다. □연보 ▲1931년 경기도 개풍출생 ▲1950년 숙명여고졸업및 서울대 국문과입학,6·25로 학업중단 ▲1970년 「여성동아」 여류장편소설 「나목」 당선 ▲1975년 「문학사상」에 「도시의 흉년」 연재시작 ▲1976년 첫창작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일지사) 출간 작품집 「휘청거리는 오후(전2권)」 중편집 「창밖은 봄」 수필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혼자부르는 합창」(77년),창작집 「배반의 여름」 장편 「목마른 계절(원제 한발기)」 수필집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78년),「도시의 흉년(전2권)」 장편 「욕망의 응달」 창작동화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79년),장편 「살아 있는 날의 시작」(80년),단편집 「엄마의 말뚝」 장편 「오만과 몽상」 수필집 「살아 있는 날의 소망」(82년),장편 「그해 겨울은 따뜻했내」(83년),장편 「서 있는 여자」(85년),수필집 「서 있는 여자의 갈등」 창작집 「꽃을 찾아서」(86년),장편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89년),장편 「미망(전3권)」 수필집 「나는 왜 작은 일에 분개하는가」(90년),창작집 「저문날의 삽화」 콩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91년),장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92년),「La piquet de ma me're(엄마의 말뚝)」불역(93년),「한말씀만 하소서」(94년),「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95년)등 장단편 30여권 수상 한국문학작가상(80년) 이상문학상(81년) 대한민국문학상(90년) 이산문학상(91년) 중앙문화대상 및 현대문학상(93년) 동인문학상(94년) 한무숙문학상(95년)
  • 중견시인,가을 시단 새롭게 수놓아

    ◎김영인·임영조씨 등 신작 잇따라 출간/안정된 시세계 추구… 시단에 무게 실어/지금까진 젊은 세대 주도… 새 활력소 기대 중견시인들의 새 시집들이 잇따라 가을시단에 쏟아지고 있다.최근들어 일부 젊은 시인들의 시에 대해 「경박하다」「가볍고 통속적」이라든가 「상업주의에 오염돼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중견시인들의 시집은 시단 경향에 대한 반성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견시인들의 시집발간은 올해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명인씨의 신작시집 「물 건너는 사람들」과 임영조씨의 「갈대는 배후가 없다」(이상 세계사펴냄)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그리고 소설가로도 널리 알려진 윤후명씨의 두번째 시집「홀로 상처위에 등불을 켜다」(민음사펴냄)와 이달말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올 예정인 강은교,박경석,김정환등의 시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시집은 사회적 의식과 개인의식이 끊임없이 연관되면서 각기 나름의 안정된 시세계를 추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있다.이는 시단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재기발랄하고 신선한 감각의 젊은 시인들의 시가 주류를 이뤄온 우리 시단에 무게와 깊이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3년 중앙일간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명인씨의 세번째 시집인 「물 건너는 사람」에는 한 세계에 안주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방황하는 유랑민의 강인하고도 슬픈 울림들이 배여있는 시 51편이 실렸다.한편 이보다 2년 앞서 같은 일간지 신춘문예로 등단한 임영조씨는 그의 세번째 시집인 「갈대는 배후가 없다」를 통해 자연현상과 현실에 대한 자신의 솔직하고도 순수한 열정을 그림처럼 담아냈다. 지난 67년 역시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빙하의 새」로 등단한 윤후명씨가 77년 첫 시집「명궁」을 낸 이후 15년만에 선보인 두번째 시집은 「홀로 상처에 등불을 켜다」.소설뿐 아니라 자신의 본업인 시에도 다시 관심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이달말쯤 출간될 예정인 강은교씨의 새 시집「벽속의 편지」는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이후 3년만에 내놓은 시집.71년 첫시집「하무집」이후 작품속에 일관되게 깔려있는 「작고 낮은데 대한 애정」이 여전히 주조를 이룬다. 60년대에 등단해 주로 70∼80년대에 활동했던 박경석씨도 오랜만에 자신의 세번째 시집「차씨 별장길에 두고 온 가을」을 발표할 예정.「황색예수전」의 시인 김정환씨도 「희망의 나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통해 이데올로기에 편향됐던 기존의 경향과 형식에 대한 반성및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고려대)는 『중견시인들의 시집발간 자체가 시단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 시단이 젊은 시인들 중심으로 운영돼온 불균형성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지적한다.그러면서 『여기에는 중견 시인들이 제몫을 못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문학평론가 임우기씨는 『김명인 강은교 윤후명씨등은 이제 문단의 장년새대로서 현실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유가 삶의 내면에 대한 깊이를 더해주었다』고 말한다.이어 『이들의 왕성한 활동이 중심을 잃고 파편화된 현상에 매몰된 일부 젊은 시인들의 반성적 거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임씨는 『그러나 신세대 시인들의 시작업은 무조건 비판하기에 앞서 이들에게 파편화된 현실을 그대로 보는 현실인식이 보태져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농지 불법전용/호화별장 건축/4명 구속

    【성남=한대희기자】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1부(부장 임연섭·검사 이재방)는 15일 농지를 불법으로 전용,호화별장을 지은 이남호씨(52·건축업·서울 강동구 성내3동 427)등 4명을 농지 보전및 이용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이름을 빌려준 김충성씨(33·농업·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관음리 381)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또 달아난 김동권씨(50·광주군 광주읍 경안리 289)등 4명을 수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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