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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리뷰/ MBC ‘네 멋대로 해라’-새로운 영역 개척한 ‘명품’ 드라마

    TV리뷰/ MBC ‘네 멋대로 해라’-새로운 영역 개척한 ‘명품’ 드라마

    “어제 드라마에서…” 각박한 시절에 아침부터 드라마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 것은 친구 없고,시간 많고,할일 없는 한심한 청춘임을 스스로 광고하는 일일 수도 있다.그러나 요즘 방송 담당기자들이 모이기만 하면 앞다투어 입에 올리는 드라마가 있다.MBC의 ‘네 멋대로 해라’(수·목 오후 9시55분). 회를 더해갈수록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처음부터 이 드라마가 관심을 끌 것으로 생각한 이는 드물었다. 재기발랄하고 달착지근한 드라마가 대세인데, ‘소매치기의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는 지나치게 어둡고 우울했다.게다가 박성수 PD는 “일단 한번 보고 판단하세요.”라면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드라마가 대박이다.첫 방송부터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KBS2 ‘명성황후’를 너끈하게 제치더니 지난주에는 역시 같은 시간의 SBS ‘순수의 시대’를 따돌렸다. 지난달 말에 시작한 KBS2 ‘태양인 이제마’(수·목 오후 9시50분)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20∼30대 젊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영화전문 인터넷사이트인 키노네트가 벌인 ‘영화화해도 좋을 것 같은 드라마’라는 설문조사에서 ‘피아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현재 방영되는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꼽힌 것이다. 신데렐라식 스토리도,꽃미남도,얽히고 설킨 원한 관계도 없는데 무엇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지난주 방송 분을 보자.어머니에게 구두를 선물하고,그 구두 때문에 발이 아플 것을 염려해 주물러주는 복수(양동근),복수를 위해 대신 소매치기를 하겠다고 자처하는 경(이나영),항상 당당하지만 복수를 경에게 뺏기고 좌절하는 미래(공효진)….요즘 안방극장을 점령하는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상황설정과는 사뭇 다르다. 아무래도 ‘파격’과 얼굴로 승부하는 요즘 드라마의 대세와는 거꾸로 또다른 파격을 시도한 제작진의 의지가 주효한 게 아닐까.전혀 시도되지 않은 소재,드라마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주인공으로 새로운 드라마 장르를 개척해내 시청자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최근 MBC ‘인어아가씨’가 iTV에서 방영한 중국드라마 ‘안개비연가’와,SBS ‘라이벌’이 일본만화 ‘해피’와 설정이 비슷해 말이 많았다.또 꽤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KBS2 ‘태양인 이제마’도 ‘허준’과 비슷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드라마 PD들은 이에 대해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가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또 쓸 만한 배우들이 모두 영화쪽으로 빠져 배우 구하기가 힘들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는 이런 식의 푸념을 일축하게 만드는,작지만 명품인 드라마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 데뷔후 첫 주인공 MBC ‘네멋대로 해라’ 양동근 “시한부 인생의 극적효과 극대화”

    결코 잘 생기기 않은 얼굴,흑인처럼 심한 곱슬머리인 배우 겸 탤런트 양동근(23). 영화 ‘수취인 불명’에서 흑인 혼혈아 역을 맡아 얼굴을 비칠 때나 MBC 시트콤 ‘뉴 논스탑’에서 ‘구리구리 양동근’으로 코믹한 연기를 보일 때만해도,꽃미남이 판치는 연예계에서 스타들의 빛에 가린 채 그늘에서 그저 개성있는 조연급 연기자쯤으로 만족해야만 했던 그다. 그런데 요즘 그의 움직임이 수상하다.최근 ‘양동근과 1위 후보’라는 독특한 이름의 팀을 만들어 멋들어진 춤 솜씨를 과시해 10대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더니,이제 TV 미니시리즈 주연까지 차지했다. 3일 첫 방송하는 MBC 새 미니시리즈 ‘네 멋대로 해라’(수·목 오후9시55분)에서 양동근은 시한부 삶을 사는 소매치기 고복수 역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초등학교 2학년때 KBS 송년 특집극 ‘탑리’로 데뷔한 이래 15년만에 안방극장 주역을 맡은 셈이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소매치기처럼 사실적이고 실감나는 3류 인생을 보여줄 예정입니다.주인공의 시한부 인생이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소재로쓰이는 것이 아니라,그 자체가 주제가 되는 드라마예요.” 그가 맡은 고복수는 소매치기 전과2범.미래에 대한 계획도 희망도 없다.크게 ‘한탕’해서 한번 폼나게 사는 것이 꿈의 전부인 그는 자신이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전경(이나영)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다. “어떤 역을 맡든,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연기자로서 제 생각입니다.연기자가 제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시청자들의 공감을 바란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검은색 세미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채 기자를 만난 그는 차분하다 못해 우울할 정도였다.‘가볍고 유쾌한’신세대라는 선입견을 갖고 접근했다가 한대 세게 얻어맞은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드라마 분위기가 어두워서 인기를 끌기 힘들 것 같다고 하자 “히딩크가 그랬잖아요.월드컵 경기를 직접 보라고.드라마가 재미있는지 묻지 말고 시작하면 꼭 보세요.인간이라면 보지 않을 수 없는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요즘 주목받는,힙합가수로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계속 음반을 낼 것인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개인적으로,삶을 살아가면서 꼭 무엇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때그때 상황에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방송 3사 ‘7월은 드라마 전쟁’

    ‘월드컵이 끝나면 드라마 전쟁이 시작된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월드컵 폐막후인 다음달 동시에 새 드라마로 승부를 건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주목된다.방송3사의 예정된 드라마만도 KBS 5개,MBC 4개 SBS 3개 등 모두 12개.특히 방송사들이 월드컵 열기를 의식해 후속 드라마의 방영을 미루고 있어 다음달 안방극장에 새 드라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KBS는 ‘거침없는 사랑’(월∼화 오후 9시50분)‘새엄마’(월∼금 오전 8시)‘여자는 왜’(월∼금 오후 9시20분)‘명성황후’(수∼목 오후 9시50분)‘사랑은 이런거야’(월∼금 오후 8시25분)등의 드라마가 모조리 새롭게 바뀐다.현재 후속 드라마가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3개.새 일일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는 70∼80년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결혼관과 인생관을 가진 네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다.하희라가 주인공 문희 역으로 출연하다. 새 월화미니시리즈 ‘인어공주’는 해녀와 재벌 2세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SES의 유진이 주인공을 맡았다.또 사상의학을 완성시킨 이제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태양인 이제마’가 ‘명성황후’의 뒤를 잇는다. MBC의 경우 ‘위기의 남자’(월∼화 오후 9시50분)‘매일 그대와’(월∼금 오후 8시25분)가 이미 종영된 상태이지만 월드컵 중계 탓에 후속 드라마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7월중 종영될 수목드라마 ‘로망스’(수∼목 오후 9시50분)와 아침드라마 ‘내 이름은 공주’(월∼금 오전 9시5분)까지 모두 물갈이된다.‘위기의 남자’ 후속으로는 원미경,유인촌 등이 주인공을 맡은 ‘고백’이 선보일 예정.새로 방영될 ‘인어아가씨’는 결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족드라마.장서희가 주인공을 맡았다.‘로망스’의 후속편인 ‘네 멋대로 해라’는 양동근 이나영을 주연으로 내세워 젊은 층을 겨냥한 드라마이다. SBS는 드라마 ‘여인천하’(월∼화 오후 9시50분)‘나쁜 여자들’(수∼목 오후 9시50분)‘유리구두’(토∼일 오후 9시50분)가 막을 내린다.이가운데 ‘나쁜 여자들’ 후속으로 고수와 김민희 주연의 생기발랄한 트렌디 드라마 ‘러빙 유’(가제)만이 확정됐을 뿐 나머지 두 작품의 후속은 구상중에 있다. 그러나 이같은 드라마 홍수와 관련해 방송가에서는 월드컵 열기에 밀려나 있던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대거 등장하게 되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는 있겠지만,방송사간 지나친 경쟁과 소재부족으로 인한 함량미달 사태가 다시 재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송하기자 songha@
  • 영화 단신/ 유동근 ‘가문의 영광’ 캐스팅 등

    ● KBS 2TV ‘명성황후’에 출연중인 탤런트 유동근이 영화‘가문의 영광’(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됐다.‘가문의 영광’은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려온 준재벌 쓰리제이(3J)가(家) 세형제가 여동생을 엘리트 집안 아들과 결혼시키려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유동근은 잔인하지만 코믹한 성격의 장손 인태역으로 연기변신에 도전한다.‘두사부일체’의 정준호가 명문대 출신 벤처기업 CEO로,‘재밌는영화’의 김정은이 쓰리제이가의 금지옥엽 외동딸 진경으로 나와 커플을 이룬다.8월 개봉 예정으로,‘현상수배’의 정흥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영화 ‘후아유’가 한일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방문할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일어·중국어 자막을 삽입한 영화를31일부터 서울 주요 극장에서 상영한다.24일 개봉할 이나영·조승우 주연의 ‘후아유’(감독 최호)는 네트워크 세대 젊은이들의 정체성과 사랑을 그린 청춘 멜로물.
  • 5월 한국영화 각양각색 ‘만물상’

    66세 vs 26세. 어느 기획사의 ‘섹시한’ 홍보문구가 아니더라도 5월 극장가는 비수기라는 속설을 깨고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한국영화들로 붐빈다.감독의 연령 스펙트럼만 한 세대를 넘어서는게 아니다.정통 예술화에서 코믹액션물,찐득찐득한 멜로부터 ‘양아치’영화까지 식성대로 골라보기 부족함 없는 식단이 펼쳐진다. ‘5월 붐’은 가깝게는 월드컵이란 외생변수 때문.세계적 축제와 ‘맞장뜨지’ 않으려 너도나도 개봉을 서두르다보니 온갖 외화 블록버스터까지 가세,일단 물량면에서 홍수다.조리개를 좀더 조이고 보면 어느새 훌쩍 웃자란 한국영화 자체가 이런 다양성의 젖줄임을 읽어내기 어렵잖다. 먼저 10일 막올리는 ‘취화선’과 ‘일단뛰어’.66세 거장임권택 감독과 26세 생짜 신인 조의석 감독의 한판 격돌인셈이다. 이 1라운드가 지나고 나면 영어 제목의 ‘오버 더 레인보우’(17일)와 ‘후아유’(24일)가 로맨스물의 왕좌를 놓고 한주차로 맞붙는다.기억을 잃어버린 한 청년의 옛사랑 찾아가기를 아련한 빗소리에 엮어 짠 ‘…레인보우’가 30대 취향이라면,현란한 온라인 화면이 오프라인과의 경계를 무시로넘나드는 ‘후아유’의 감각은 10년쯤 더 젊다.재밌는 점은둘 다 연애스토리 안에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속심으로 끼워넣는다는 점.이정재와 장진영(…레인보우),이나영과 조승우(후아유) 등 각 세대별 아이콘이 된 배우들이 관객 흡인력 지수를 한결 끌어올린다. 이 무지갯빛 연애담 사이엔 한국판 조폭영화의 적자를 자처하는 ‘4발가락’(17일)도 끼어들어 메뉴판을 키울 예정.시사회 반응을 전폭 수용,보다 스피디하게 손질하느라 예정 개봉일을 한 주 늦췄다.코믹과 액션을 적당히 버무린 부담없는 스크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타깃이다.이미 개봉한 블루스풍 고급멜로 ‘결혼은,미친 짓이다’,온가족 감동영화 ‘집으로…’까지 가세,극장가는 가히 무한 경쟁체제다. 흥행 스타트라인에 도열한 한국영화들 표정이 유난히 상기된 데는 이처럼 조밀한 극장가 풍경도 한몫한다.닷새 전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이 지난 주말 이틀간 전국 60만 관객을 훑어내며 내려친 흥행 거미줄을 누가 뚫느냐가 당장의 관건이다. 이후에도 ‘쇼타임’‘하트의 전쟁’(이상 17일),‘쉬핑 뉴스’(24일) 등 할리우드발 블록버스터급들이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다. 흥행이 전부는 아니다.하지만 어느 장르보다 예술과 상업의경계선에서 줄을 타는 영화가 흥행성적표를 도외시하진 못할 터.개봉관에 일단 걸리고 나면 연공서열도,거대 자본력도특권이 되지 못한다.5월 한 달은 관객 입맛이 어디로 튀고있는지 가늠해볼 바로미터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성싶다. 손정숙기자 jssohn@
  • 첫눈 데이트 상대 1위는 원빈·송혜교

    첫눈 데이트 상대 1위는 원빈·송혜교

    첫눈이 내릴 때 가장 생각나는 연예인은 원빈과 송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전문 인터넷방송국 NGTV(www.ngtv.net)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이용자 5,113명에게 ‘첫눈 내리면가장 먼저 전화 걸어서 알려주고 싶은 연예인’을 물어본결과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탤런트 원빈과 송혜교가 각각 32.39%와 28.86%의 지지를 얻어1위에 올랐다. 남자 2위에는 역시 ‘가을동화’에서 열연한 송승헌(27.76%)이 랭크됐고 차태현(24.08%),이병헌(5.02%),정우성(4.34%),장동건ㆍ유지태(이상 3.21%) 등이 뒤를이었다. 여자 연예인 가운데서는 송혜교에 이어 전지현(26.20%),김희선(24.35%),이나영(7.17%),임은경(5.97%),김민희(3.76%),김효진(3.70%) 등이 ‘첫눈 데이트’ 상대로 꼽혔다. 이송하기자 songha@
  • 생명윤리기본법 공청회

    “인간배아도 인간이다.인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연구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 “지나친 규제는 생명과학을 포기하는 것이다.” 인간배아에 대한 연구를 엄격히 제한하고 인간배아 복제를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생명윤리기본법’ 시안에 대한 공청회가 22일 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秦敎勳)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공청회에서는 인간배아의 복제및 연구 허용범위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공청회에는 생명공학계·종교·시민단체 인사와 법률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해 한치의 양보 없이 공방을 벌였다. 이날 동물학대방지연합 소속회원들은 ‘생명윤리법은 동물학대 허용법’이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여 눈길을끌었다. ■전현희(全賢姬)변호사 생명윤리법 시안은 체세포 핵이식방법을 이용해 인간배아를 만들거나 이를 통해 간(幹·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행위를 금하도록 했다.그러나 미국이나영국,일본 등 선진국은 이를 일부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이 법은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다.따라서포괄적으로 금지하지 말고 선별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동익(李東益·가톨릭대학 신학대 교수)신부 기본법 취지에 찬성한다.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인간배아를 창출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은 기본법의 제정목적에 부합하는 당연한 귀결이다.성인의 골수 등에서 채취할 수 있는 성체간세포 연구를 장려한 것은 매우 타당한 조치다.그러나 불임치료를 목적으로 체외수정 방법을 통해 얻어진 인간배아 중잉여분을 이용하는 연구를 허용한 것은 배아를 연구 도구로취급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다. 배아의 안전을 위한 보호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서정선(徐廷宣·서울대 의대·마크로젠 대표)교수 생명윤리도 과학의 변화, 발전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 배아복제는 미래의 중요한 치료방법이고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연구다.이번 기본법 시안은 세포이식 치료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첨단의학을 통해서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의 기대가 생명윤리에 대한 추상적인 관점 때문에 꺾이고,연구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재고돼야한다. 함혜리기자 lotus@
  • 영화 / 여명·이나영 주연 ‘천사몽’

    홍콩스타 여명을 ‘모셔’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천사몽’(天士夢·17일 개봉)은 진작부터 입소문이 뜨르르했다.박희준 감독의 데뷔작은 SF액션을 장르로 표방했다.그리고 SF액션을 구사할 가상공간으로는 ‘전생’을 택했다.전생과 현생을 넘나들고 동·서양의 이미지가 어우러졌다는 점에서 영화는 ‘퓨전’이란 수식어를 달아도 좋겠다. 여명은 특전단 대원 성진역이다.물리학계의 권위자인 장배송 박사의 딸 남홍을 찾는 임무를 맡는다.남홍은 2년전 시공이동 실험과정에서 사이비 교주 이세신의 테러로 사라져버린 인물.성진은 남홍의 뇌파와 일치한다는 이유로 장박사가 고안한 전생체험기계로 들어가 남홍을 추적한다. 영화는 성진이 들어간 전생공간 ‘딜문’에 초점을 맞췄다. 신분 차이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딘(성진)과 로제(남홍),둘 사이를 방해하는 샤닐(이세신)의 전생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여기에 딘의 친구인 마틴과 여전사 쇼쇼의 사랑이 또 한축을 이룬다.전생이야기는 현생에서 이 다섯 남녀가 다시 얽힐 수밖에 없었던 인연을 설명해주는장치다. 그러나 영화에는 허점이 한둘이 아니다.우선 여러 화제작들을 벤치마킹했다는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전생과 현생을 잇는 줄거리는 ‘은행나무 침대’나 ‘단적비연수’를,고대로마를 연상시키는 전생의 검투장면은 ‘글래디에이터’를,뇌파를 이용해 시공을 넘나드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인기작 ‘더 셀’을 의식하지 않았을까.그러다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설정이 난무한다.전사들은 로마식 검투와 복장을 하고 있는데,다음 장면의 실내는 현대식 호텔로 돌변하는 식이다. 더욱 명백한 잘못은 배우들의 연기다.먼저 여명이 한 몇마디 안되는 우리말 대사는 더빙처리한 ‘가짜‘다.그리고 이나영(쇼쇼),박혜영(로제),윤태영(샤닐),김지무(마틴),로제의어머니역 등등 신인급 주·조연들의 대사도 연기에 흡수되지 못한 채 ‘따로국밥’이다. 할리우드의 첨단특수효과 장비를 도입한 영화는 제작 지원도 많이 받았다.하지만 전생이라는 소재가치를 높이려면 극중공간을 낯설게 보였어야 했다.전생실험공간에 유명 협찬사의 마크를 그대로 노출시킨 것 등도 감상의흐름을 뚝 끊어놓는다. 황수정기자
  • “”판소리 명칭 효시는 1913년””

    판소리는 조선후기에 생겨났다고 한다.18세기초 숙종말이나영조초 쯤으로 추정된다.문헌에 나타난 것은 영조 30년(1754년) ‘만화본(晩華本) 춘향가’가 처음이다. 판소리는 열두마당이었다는데,19세기에 벌써 여섯마당으로줄었다.‘춘향가’와 ‘심청가’‘박타령’‘토별가’‘적벽가’‘변강쇠가’(신재효의 ‘판소리 사설집’에 나오는 이름)가 그것이다.오늘날엔 ‘변강쇠가’까지 사라졌다. 그렇다면 아주 오래된 전통처럼 쓰이는 ‘판소리’라는 용어는 언제 나타난 것일까.소장 음악사학자인 송상혁 장흥대 강사는 그 시기가 20세기에 들어선 뒤에도 한참 시간이 흐른 1913년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해 2월21일자 ‘매일신보’에 “옥엽의 독창 판소리는…”이라는 기사에서 처음 나왔다.‘판소리 명칭의 문헌적 검토’라는 송씨의 논문은 ‘한국음악사학보’ 제25집에 실렸다. 판소리는 19세기 ‘본사가(本事歌)’‘잡가’‘선소리’‘속창’ 등으로 불리웠고,‘판소리’라는 명칭이 등장한 뒤에도‘창극조(唱劇調)’‘창조극(唱調劇)’ 등 더욱 다양한 이름을 갖게 됐다. 학계는 그동안 ‘판소리’라는 표현의 효시를 1940년 나온정노식의 ‘조선창극사’로 보았다.그러나 명칭을 쓴 시기를다소 올렸다는 것만으로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송씨도 밝혔듯이 ‘판소리’라는 명칭이 등장한 때의 사회적 배경이다.판소리의 ‘판’이 어떤 성격을갖고 있는지에 대해 그동안 학계는 구구한 해석을 내놓았기때문이다. 1910년대는 판소리가 서양식 극장무대로 올라선 직후이다.이시기에 ‘판소리’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면,적어도 그 ‘판’은 기존 학설의 하나인 “처음부터 끝까지 판을 짠다”는 뜻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송씨는 ‘판’이 시대에 따라 변화한 것으로 결론지었다.고유한 판놀음의 ‘판’은 넓은 의미에서 ‘판소리’의 ‘판’과 통한다.그러나 1910년대 나타난 판소리의 ‘판’은 대중적인 사설과 도막소리가 되거나,창극의 형태로 나아가는 변화된 좁은 의미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악계는 옛 사람들이 입으로 옮긴 내용을 금과옥조로 여기나,상당수는 실상과 다르다”면서 문헌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송방송 한국음악사학회장(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말도 그래서 귀담아 들을 만하다. 서동철기자 dcsuh@
  • “한국적 팝선율로 좋은꿈 꾸세요”

    한국인의 정서에 아주 맞춤한 감미로운 팝발라드를 구사하는 덴마크출신 4인조 팝그룹.지독한 영화광으로 소문난 영국 출신 4인조 밴드. 웬만한 팝애호가라면 이쯤해서 탁 무릎을 칠 이름,‘마이클 런스 투록’(Michael Learns To Rock)과 ‘리알토’(Rialto)다. 유럽에서 날아온 두장의 앨범이 새해 벽두에 한판 신경전을 치를 것같다. 깔끔한 잉크블루색 CD외장이 그룹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는 마이클 런스 투 록의 다섯번째 정규앨범 ‘Blue Night’.최근 발매에 들어간 이들의 앨범에 뒤이어 리알토의 ‘Night On Earth’는 새해 1월4일 일반에 선보인다.출세곡 ‘Monday Morning 5.19’의 인기여세를몰아 지난 97년 발표한 2집 앨범이다. 올해로 데뷔 11년째인 마이클 런스 투 록은 아시아권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이기로 정평나 있다.이들의 특장인 감미로운 팝하모니가 압축된 ‘Sleeping Child’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터.마케팅을 위해 부지런히 다리품도 팔아왔다.95년 3집 홍보차 처음 내한한뒤 지금까지 두번을 더 다녀갔다.새 앨범이 더욱반가운 건,지난해봄 ‘Strange Foreign Beauty’를 발표하고 이렇다할 활동이 없었기때문.살짝살짝 어깨를 흔들게 만드는 중간템포의 리듬섹션이 여전히돋보이는 새 앨범에는 12곡을 실었다.첫번째 싱글곡인 ‘You Took My Heart Away’에서부터 한국적 팝정서를 의식하고 만든 듯 착각할 정도이다. 못말리는 영화광답게 리알토의 음악에는 역시나 영화적 서사가 물씬배어 있다.첫 싱글을 ‘Catherine's Wheel’로 잡은 앨범에는 짐 자무쉬의 영화제목을 그대로 갖다붙였으니.팬서비스 차원에서 최고 히트곡 ‘Monday Morning 5.19’도 포함시켰다.리알토는 새해 1월7일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팬사인회를 갖고,12일 오후7시30분 메사팝콘 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특기사항 하나 더.톱스타 이나영을 주인공으로 찍기로 한 뮤직비디오가 화제이다. 황수정기자 sjh@
  • SBS 월화드라마 ‘루키’ 11일 첫방영

    5일 오후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인근에 위치한 결혼식장.새월화드라마 ‘루키’ 촬영으로 분주하다.카메라맨과 스탭들이 부산히돌아다니는 틈새로 머리에 면사포만 두른 채 운동화 차림의 황신혜가 종종걸음을 치며 들어선다.신랑 유동근은 아직 보이지 않고,결혼식장에는 박원숙,임현식 등 낯익은 탤런트들의 얼굴이 눈에 띈다. 이어 결혼식이 끝나고 사진 촬영 시간.친지들이 도열한 가운데 신랑,신부가 싱글벙글하며 서 있다.“어이,신랑.가만히 있지말고 신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어주게” 임현식씨의 애드립에 식장은 온통 웃음바다.유동근은 얼씨구나 뽀뽀를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모든 상황은 꿈이다.유동근이 대학생시절 좋아하던 황신혜를 아직도 잊지못해 꿈속에서나마 가상결혼식을 치른 것이다. MBC 미니시리즈 ‘애인’이후 4년여만에 다시 만난 유동근,황신혜 주연의 ‘루키’가 11일 밤 9시55분 첫 전파를 탄다. ‘루키’는 개성 넘치는 네명의 직장 남성들이 만들어가는 일과 사랑이야기를 그린다.98년 직장 여성들의 애환을 다룬 ‘퀸’에서 함께작업했던 주은희 작가와 고흥식 PD가 다시 손을 잡았다. 루키는 신입생,신입사원이란 뜻.고PD는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의신선한 마음과 각오로 살아간다면 인생의 역경도 쉽게 넘을 수 있을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이 요즘처럼 어려운 때 위안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퀸’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미숙,윤혜영,김원희,이나영은 무역회사영업부에 근무하는 4명의 남자로 바뀐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진 듯 책임감에 괴로워하는 34세 노총각 엄순대역에 유동근,딸부잣집 외아들로 남자다움을 으뜸으로 치는 허장석역에조재현이 출연한다.김승수는 외모로나 능력으로나 최고를 꿈꾸는 1등지상주의자 차현세역을,박정철은 시한폭탄처럼 좌충우돌하는 전형적인 신세대 사원 유시현역으로 나온다. 황신혜는 당차고 화끈한 영업부장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숨겨둔 애가 딸린 사연있는 여자로 총각인 유동근과 로맨스를 벌인다. 애틋하게 헤어졌던 ‘애인’과 달리 사랑의 결실을 맺을 전망.중견탤런트 임현식과 박원숙,이희도는 관록의 코믹연기를 보탠다. ‘루키’는 SBS가 오랜 월화드라마의 부진을 떨치기 위해 야심차게내민 카드.KBS2 ‘가을동화’에 밀려 고전한 ‘도둑의 딸’을 조기종영하고 후속드라마로 내건 ‘천사의 분노’도 지리멸렬하자 유동근,황신혜를 전격 투입했다는 후문이다. 허윤주기자 rara@. *유동근·황신혜 인터뷰.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나온 황신혜는 ‘새 신부’답게 말을 아꼈다.고개를 약간 숙인 채 나직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황신혜는유동근과의 재회소감을 묻자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상대역이 유동근선배님이라기에 당장 응했어요.편안하고 기(氣)가 잘 통하는 느낌”이라며 앞으로의 연기호흡을 자신했다. 화답하듯 유동근 역시 ‘신혜씨는 나름대로 카리스마가 있는 연기자’라며 추켜세웠다.“‘애인’ 출연후 결혼,출산을 거친 신혜씨가 30∼40대의 인생을 다룬 드라마를 잘 소화해 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는 그는 평소 그녀를 지영엄마라고 부른다.이제 두돌을 넘긴 딸 지영이는 엄마를 닮아 오목조목 예쁘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자자하다. 유동근이 맡은 엄순대는 경상도 출신의 토속적 사나이.원체 느린 말투를 억세고 빠른 경상도 사투리로 바꾸느라 고생이다.“마음에 맞는이들과 얼마나 기분좋게 작업을 할 수 있는가”를 출연의 제1조건으로 친다는 그는 얼마전 MBC ‘남의 속도 모르고’에서 맡은 코믹한캐릭터는 약간 부담스러웠다고 실토하면서 이번 드라마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직장생활 경험이 한번도 없는 이들이 어떻게 실감나게 직장인을 그려낼 것인지가 드라마 성공의 관건이다.특히 남자부하들을 호령하는 ‘잘난 커리어우먼’을 소화해내야 하는 황신혜는 아무래도 걱정이 앞서는듯 “그래도 사랑하는 남자 유동근 앞에서는 아이같고 여린 여자로 변한다’며 몸을 사렸다. 허윤주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구조조정 마지막 기회 여론에 휘둘려선 안돼”

    ‘여론에 흔들리는,적당한 개혁은 안된다.80년대 미국 레이건이나영국의 대처수상처럼 강력한 리더십으로 일관성있는 개혁이 추진돼야한다’ 한전 총파업 등으로 공기업 개혁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가 29일 ‘해외경제 불안요인의 점검과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지표경기가 양호한 현재가 구조조정의 마지막 기회”라고 밝혀주목을 끌고 있다.이 연구소는 “개혁의 성과는 5년 이후 또는 다음정권에서 나타나는 만큼 개혁정책은 여론이나 집단의 반발이 있어도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현재의 상황은 정치,경제,노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적절한 정책해법을 찾기 어렵지만정치적 타협을 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경제심리를 안정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여론에 순응하는 중남미식의 적당한 개혁은 퇴보만을 야기한다”며 “미국,일본,동남아 등 해외의 불안요인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경제위기가 재발하고 경제주체들이 받는고통은 IMF 당시보다 더 크고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28일 방송 MBC‘…연예통신’실수 연발‘배짱’생방송

    TV 생방송은 방송 전에 반드시 리허설을 한다.방송순서를 확인하고 출연자대본도 점검한다.방송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이다. 28일 생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밤10시55분)은 이런 절차를 과연거쳤는지 의심이 간다. 이날 방송 초반에 리포터인 김경화 아나운서가 MBC ‘나쁜 친구들’ 출연진의 화보촬영을 소개하겠다는 대사를 했다.그 뒤 바로 나온 화면은 영화배우김태연의 화보촬영 장면이었다.MC 서경석의 “아,이윤석씨도 전하는 소식이있으시죠”라는 당황스러운 멘트에 갑자기 멈춰버린 VTR.그리고 김 아나운서가 혀를 내미는 장면,그리고 다른 리포터인 개그맨 이윤석의 어리둥절하는얼굴이 브라운관을 채웠다.이어 “다시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천연덕스럽게 김태연의 화보촬영을 소개하는 이윤석이 나왔다. MC인 서경석이나 리포터 김경화,이윤석은 화면이 나오고서야 자신들의 실수를 알았다.생방송을 하면서 방송순서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대단한배짱들이다.출연진들은 프로그램 말미에 자신들의 실수에대한 사과 한 마디도 없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방송을 끝냈다.시청자를 뭘로 아는 걸까. 또 이날 방송분은 오로지 촬영현장 뿐이었다.탤런트 채시라,송혜교,전광렬과 황수정의 CF촬영현장,탤런트 이나영의 영화촬영현장,‘나쁜 친구들’ 출연진과 김태연의 화보촬영현장에 이어 자사 프로그램 홍보까지.방송이 끝난‘허준’의 지리산 마지막 촬영현장과 ‘허준’ 후속 드라마인 ‘뜨거운 것이 좋아’의 촬영현장까지 소개했다. 특히 탤런트 김민희의 화보촬영 현장에서는 도가 지나쳤다.제주도 촬영현장까지 따라가 비키니 차림의 김민희를 장시간 담았다.모래사장에 누원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바닷물에 잠긴 채 일어나는 모습을 가슴 앞부분에서 가까이찍어 시청자들의 ‘응큼한’ 호기심을 부추겼다.더구나 한번으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같은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성의까지 보였다. 프로그램 제목의 ‘섹션’이 촬영현장을 매체별로 나눈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연예인이 나오는 촬영현장을 홍보하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기획,취재하는 열의를 보고 싶다. 전경하기자 lark3@
  • 올해의 ‘춘향 眞’박선하양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지신 엄마가 좋아하실 것을 생각하니 정말 기뻐요” 지난 6일 전북 남원시 주최 춘향선발대회에서 올해의 ‘춘향 진’으로 뽑힌용인대 연극학과 4년 박선하(朴旋河·22)양은 “지조와 정절의 상징인 춘향과 남원,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사절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양은 결선무대에서 고운 한복차림과 온화한 미소,차분한 말씨,겸손한 태도 등으로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양은 특히 “오늘 탄 상금 700만원을 투병중인 엄마의 치료비로 쓰고 싶다”며 효녀다운 모습을 보이고 “앞으로 춘향 진의 명예를 걸고 연극이나영화부문에 진출,남원을 빛내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사업가 집안의 무남독녀로 무용과 재즈댄스·피아노가 특기이며 “평소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어 친구들 사이에선 먹깨비로 통한다”고 활달하게자기소개를 했다. 남원 조승진기자 redtrain@
  • “코믹연기에 푹 빠졌어요”김영미

    “제 이름 너무 촌스럽지요”올해 고3이 되는 탤런트 김영미는 여느 연예인처럼 곱상한 예명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다.그의 이름이 낯설게 들린다면 지난해 MBC 드라마 ‘우리가 정말사랑했을까’에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던 나문희의 외동딸을떠올리면 된다. 김영미는 지난 14일부터 시작한 MBC 일일 시트콤 ‘가문의 영광’(월∼금 오후7시5분)에서 남의 사정을 싸그리 무시하고 매사에 불만만 많아 궁시렁대는여대생 역으로 드라마 한쪽을 빛내고 있다.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여자가 지닌특권을 저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게다가 낭비벽에다 건망증까지 심하고 남을 무안주는 말을 서슴지않는 버릇없는 캐릭터. 그는 마치 입시전쟁을 치르는 수험생처럼 코믹연기의 시험대를 혹독하게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정통극에는 몇번 출연했지만 시트콤은 처음”이라며 “가장 어렵다는 코믹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지만 사실 걱정이 많다. “캐릭터를 익힐 때 최소한 한달은 헤매요.그런 과정 뒤에 그 역할의 심리적 요인까지 몸에 배이는것 같다”는 연기에 대한 징크스 때문. 그가 맡은 배역은 부정적인 면모로 꽉 찼다.중3때 코카콜라 CF로 데뷔해 98년 SBS 납량특집극 ‘휘파람 소리’로 방송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SBS 일일극 ‘지금은 사랑할 때’를 거쳐 KBS 일일극 ‘해뜨고 달뜨고’에 막내딸 지민으로 출연중이다.짧은 경력에 비해선 후한 대접을 받은 셈. 168㎝의 큰 키에 이나영을 닮은 듯한 큰 눈이 인상적이다.‘명성황후’의 이태원씨 같은 뮤지컬 스타가 장래 희망(?).처음에는 연예활동에 반대하던 보수적인 아버지가 “기왕 하려거든 내 보호를 받으라”며 매니저를 자청할 때가장 행복했다고.자신의 장점을 서슴없이 “끈기있는 성격”이라고 말할 정도로 요즘 신세대 연예인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촬영이 없는 날에도 연극배우 김지수씨로부터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FARBE 3월호 소개

    20대 여성을 위한 고급 패션매거진 ‘FARBE’(파르베)3월호가 18일 발행된다. 창간 1주년 기념 특대호로 발행된 파르베 3월호는 다양한 특집기획들을 보여준다. 특별 리서치한 ‘2000년대를 살아가는 미스 파르베의 패션라이프,사랑 그리고 성공’칼럼을 통해 20대 여성들의 현재 생각과 생활을 낱낱이 해부했다. 사진작가 김중만이 촬영한 명세빈 김현주 김규리 이혜영 이나영 등 톱스타 5인의 스페셜 화보는 파르베의 화려한 명성을 재확인해 주며,파르베 패션모델로 데뷔한 축구선수 이관우와 스카이 최진영,디자이너인 어머니 모습을 최초공개한 랩싱어 조PD 화보는 단연 화제거리. 해외 톱 디자이너들의 봄 여름 트렌드를 여러 각도로 진단한 컬렉션 룩은 패션 리더들에게 아주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프라하와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촬영한 화려한 봄 의상 화보가 눈길을 끄는가운데, 비주얼한 명품 백과 슈즈,액세서리 등이 눈을 즐겁게 한다. 디자이너 도나 카란,돌아온 디카프리오,고갱의 삶과 여자들 등 읽을거리 또한 풍성하다.피처 연재물 ‘폴링인-편지…내 사랑의 우편번호’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창간 기념 특별 독자선물은 고급 봄 의상 32벌.책속 부록은 향수.정가 5000원.
  • K-2TV‘마법의 성’탤런트 이나영

    K-2TV‘마법의 성’탤런트 이나영

    “1999년의 끝과 함께 막을 내릴 이 드라마에서 20세기를 멋지게 마무리하고싶어요” 미혹스런 세기말 분위기를 담아내는 데 적격이라 하여 ‘사이버 미인’이란말을 듣는 탤런트 겸 모델 이나영(20)이 지난 22일 시작한 KBS-2TV 월화 드라마 ‘마법의 성’의 공주 윤희역에 흠뻑 빠져있다.그는 백화점 방송실에근무하며 사랑과 성공을 동시에 쟁취해 나가는 약해 보이면서도 강인한 내면을 지닌 윤희의 삶을 살고 있다.연기에 뛰어든 것이 지난 해 7월 SBS 납량특집극 ‘어느날 갑자기’였으니 데뷔 1년4개월만의 갑작스런 주역 발탁은 이때부터 예견되었던 것일까.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올 1월 일본영화 ‘에이지’와 MBC‘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SBS ‘퀸’. 그는 “단점 투성이인데 주위에서 많이 도와 줘 이 정도나마 성장하게 된 것 같다”면서도 “NG는 많이 내지 않는 편”이라고 은근히 자랑한다. 캐스팅에 난항을 겪어 지난 14일에야 촬영에 들어가 서둘러 찍느라고 잠을제대로 못잔다고 하소연했다. “얼굴도 크고 볼에 살도 보풀듯 붙은 줄 아셨던 분들이 실제 제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세요”어떤 역할이든 맡기면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판에 박힌 얘기같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오밀조밀한 기존의 미인형과는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눈물을 펑펑 쏟아낼것 같은 눈망울,위로 올려붙은 눈끝 등이 슬픔과 순결미,퇴폐미가 교차하는이미지를 자아내는 데 그만이다.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벗겨질 듯 훤한 이마라고 딱 자른다. 별다른 대사 없이 맨 얼굴로도 매력적이고 사랑스런 역을 소화해낸 영화 ‘러브’의 고소영처럼 스크린에 도전해 보는 것이 꿈이다.틈나면 부족한 잠을 보충하느냐고 묻자 “사람 만나기를 좋아해서 집에 그냥 있지 못한다”고했다. 임병선기자
  • [義烈 독립투쟁] (1-1) 역사적 의의와 성과 전문가 좌담

    대한매일은 광복 54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에 의열투쟁에 몸바친 의사·열사들의 독립투쟁 활약상과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의열 독립투쟁’을 주간 특집기획물로 연재한다.의열투쟁은 주로 개인차원에서 전개됐으나 중국의 장개석이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두고 ‘중국 군인 30만이 못하는 일을 고려청년한 사람이 해냈다’고 할 정도로 그 성과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의·열사가운데 상징적인 몇 분을 제외하고는 낯선 이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연재에 앞서 전문가 좌담을 통해 의열투쟁의 의의,성과 등을 짚어보기로 한다. 김삼웅 주필 지난해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꾼 이래 민족사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본지는 친일파들의 반민족행위를 고발한 ‘친일의 군상’에 이어이번에 새로 일제강점기 의열투쟁에 몸바치신 의사·열사들의 일대기와 항일정신을 되새기는 연재물을 기획하였습니다.그동안 이 분야에 대한 학계의 연구성과는 더러 있었다고 생각됩니다만 언론매체에서 이를 집중 조명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이번 좌담모임은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의열투쟁사 연재에 앞서 의열투쟁의 성과나 역사적 의의 등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하였습니다.먼저 역사학계에서 내리고 있는 의사·열사의 용어 정의부터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동양의 고전에서는 열사는도덕적 행위,의사는 사회적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조동걸 교수 우선 ‘의열투쟁’이라는 용어나 개념은 1975년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에서 ‘의열투쟁사’를 편찬해낸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의·열사를 정의한 것을 보면,의사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던져 행동으로 실천한 분’으로 대표적으로 안중근,윤봉길 의사같은 분을 들 수 있겠지요.반면 열사는 ‘절개를 지키기 위해 자결로 저항한 분’으로 이준 열사가 대표적인 분이라고 할수 있죠. 채영국 연구원 의·열사 구분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보이는 특이한 형태가 아닌가 합니다.중국에 갔을 때 ‘혁명열사기념탑’ 같은 것은 봤습니다만 ‘의사’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치 않는 것으로 압니다.두 용어를 구분하는것은 우리만의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신용하 교수 의암 유인석 선생이 선비의 저항정신으로,첫째 무기를 들고적과 싸우는 유형,둘째 외국으로 망명,몸을 깨끗이 보존하는 유형,셋째 국내에서 자결,자정(自靖)하여 지조를 지키는 유형 등 세 유형을 들고는 그 가운데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첫번째 유형이라고 하였습니다.바로 이 저항정신이 의·열사의 정신으로 계승됐다고 봅니다.그 중에서도 의사는 개인차원이나혹은 집단적으로 특공작전을 한 분으로 개인 차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안중근 의사를,집단적인 차원으로는 의열단,한인애국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김 주필 그러면 이같은 의·열사들의 의열투쟁은 언제,무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어떠한 행태를 띠고 있었는지,또 의병과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있는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어떤 책에서는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격분을 참지 못해 현지에서 자결한 주영공사 이한응(李漢應)선생의 순국을 의열투쟁의 효시로 보는 견해도 있더군요. 조 교수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된 이후부터 의열투쟁이 산발적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의열단체로는 1905년 ‘을사조약’ 체결 이후에 등장한 ‘오적(五賊)암살단’이 최초라고 봅니다.본격적으로 의열투쟁은 1908년 전명운·장인환 의사의 친일 미국인 스티븐스를 처단한 것이며 본 궤도에 오른 것은 아무래도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의거부터라고 봅니다. 신 교수 의열투쟁의 계보는 1906년 나철(일명 나인영)·오기호(일명 오혁)등이 ‘오적’ 암살을 모의한 것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물론 이들의 오적 처단계획은 도중에 발각돼 좌절됐지만 이를 계기로 1909년 민족종교인 대종교가 탄생하였죠.전명운·장인환 두 의사의 의거는 국내의 민족지 ‘대한매일신보’는 물론 미국 신문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돼 당시 세계적인 반향을불러 일으켰습니다.흔히 일제하 의사들의 의거를 ‘테러’로 규정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이는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왜냐하면 제국주의 하에서 약소민족이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행한 의열투쟁은 일종의 ‘특공작전’으로 봐야한다고 봅니다. 조 교수 미국이나영국 같은 나라들이 약소국의 그런 행위를 ‘테러’로규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미군의 OSS작전 같은 것도 그렇게 따진다면‘테러’지요.주임무가 주요기관 파괴·요인 처단 아니었습니까? 채 박사 의열단이나 한인애국단의 ‘선언서’나 ‘격문’ 등에 나타난 의열투쟁 정신은 근본적으로 생존권 획득과 인류의 자유·행복추구를 목적으로 했다는 차원에서 피지배민족으로서는 정당한 투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제가 한국인 독립운동가를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고 불렀듯이 우리입장에서 보면 일제는 ‘강도(强盜)’나 다름없었지요. 김 주필 일제하 의열투쟁은 개인차원에서 결행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독립진영에 미친 그 성과는 대단했다고 생각됩니다.안중근 의사의 의거나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요.의열투쟁의 전개양상과시기별 특성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신 교수 무기를 사용한 의열투쟁은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전쟁적 성격 ▲유격전 성격 ▲특공작전 등 세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병전을 전면전이라면 유격전은 전쟁중 적을 기습공격한 후 재빨리 빠져나와 계속 작전을 하는 방식입니다.반면 특공작전은 강대한 적의 목표물을 공격,치명타를 입힌 후 특공대원 자신도 자폭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조 교수 의열투쟁의 원칙 가운데 하나가 특공대원 자신의 죽음을 전제로결행한다는 신 교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반면 일제말기 ‘가미가제(神風)’의 경우 자기의 의사와 무관하게 죽음을 강요했다는 점에서 이는 학살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신 교수 의열투쟁의 경우 거사의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효과가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여러 의사 가운데는 의거에 성공한분도 있지만 더러는 사전에 정보가 누설돼 거사 전에 좌절됐거나 또 거사는결행했지만 실패한 분들도 있습니다.그러나 ‘살신성인’의 정신은 어느쪽할 것 없이 모두 파급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채 박사 1910년대에 작성된 한 문건에 따르면,안중근 의사의 의거 이후 간도지역에서는 조선동포들이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만들어 모시고 아침 저녁으로 절을 하면서 신(神)처럼 받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시기별 의열투쟁의 특징으로는,우선 1910년 경술국치 이전에는 대개 ‘국권수호’를 내걸었습니다.1910년대의 의열투쟁은 의병의 세력이 쇠퇴한 상황에서 만주에서 의열투쟁을 준비한 기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본격적인 의열투쟁은 1920년대 들어 의열단 결성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3·1의거후 고조된민족의식과 의열투쟁의 여건이 성숙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독립운동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있던 1930년대에는 중국을 무대로 활동한 임시정부 산하한인애국단의 활동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겠죠. 김 주필 끝으로 의열투쟁이 독립운동사 측면에서의 의의나 평가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일제강점기를 통틀어 보면 의열투쟁은 독립운동이 침체기에 빠져있거나 또는 일제의 통치가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주로 터져나왔습니다.이로써 일제에게는 큰 타격을 준 반면 우리 민족진영에는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조 교수 일제하 독립운동은 처음에는의병이나 계몽운동의 형태로 출발했다가 점차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의열투쟁은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그런데 의열투쟁은 개인차원의 독립운동치고는 성과가 컸고 또 다른 형태의 독립운동에 활력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독립운동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의거후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가리켜 ‘안중근과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부른 경우라든지 또 윤봉길 의사의거후 중국의 장개석 정부가 임정을 주목,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수 백명이 일본군과 맞서 싸운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큰 것이었지요.백범김구 주석이 환국후 그 복잡한 정치상황 하에서도 의·열사들의 유해봉환을중대사업으로 취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 교수 안의사와 윤의사 두 분의 의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안의사가이토(伊藤博文)를 처단한 후 일본과 러시아의 만주분할 계획이 좌절되자 중국의 언론과 지사들은 안의사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였고 이것이 인연이 돼만주와 중국땅이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활동무대가 됐습니다.또 ‘만보산사건’으로 생겨난 한·중 간의 적대감은 윤의사의 의거후 곧바로 봄눈 녹듯이사라지고 말았으며 당시 장개석은 ‘30만 중국군대가 못한 일을 고려청년 한 명이 해냈다’며 극찬했습니다.‘김구-장개석회담’이 바로 윤의사 의거 직후에 처음으로 성사됐으며 중국측의 지원도 이 때부터 공식 시작됐지요.제국주의자들의 이론을 극복하고 의열투쟁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이론정립이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주필 일제하 선열들의 의열투쟁정신은 해방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일부 계승된 점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은 요즘과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의열투쟁의 정신이 더욱 값진 교훈으로 다가온다고 하겠습니다.오늘 좌담에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리=정운현기자 jwh59@
  • SBS드라마스페셜 ‘퀸’ 오늘 첫 방송

    지난 주말 SBS 일산제작센터의 한 스튜디오.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회사 사무실 세트에서 촬영이 한창이었다.여직원들이 남자보다 많고,똑같이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등을 맞대고 일하는 입사 동기생 승리(김원희)와 장미(윤해영)의 짧은 대화신을 찍는데 무려 30분이 넘게 걸렸다.카메라 1대로 여러 방향에서 각각 다른 화면을 찍은 탓이다. ‘해피투게더’의 후속으로 11일 밤9시55분 처은 방송되는 새 드라마스페셜‘퀸’(극본 주은희,연출 고흥식)은 바로 이 사무실에 근무하는 4명의 직장여성에 관한 얘기다.만년대리로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31세의 노처녀 황춘복(이미숙),일류대 출신의 만능 스포츠우먼 강승리,남편 잘 만나 공주처럼 사는게 지상 최대목표인 홍장미,그리고 갓 입사한 순수연애주의자 오순정(이나영)이 그들. 이들 네명의 성격은 20∼30대 직장 여성이 갖는 특성을 일반화시킨 것.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퀸’은 일본 소설가 시노다 세츠코의 ‘여자들의 지하드(성전·聖戰)’판권을 사들여 각색했다.“현대 직장 여성의 불안한 심리를 경쾌하고 세밀하게 묘사한 데다 꿈을 좇는 과정 또한 허황되지 않게 그린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게 고흥식PD의 설명.일본소설이지만 요즘의 우리 현실과 맞아떨어지는점이 많아 가급적 원작의 틀을 그대로 살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주인공 4명의 캐스팅도 화려하다.지난해 가을 KBS 미니시리즈 ‘짝사랑’이후 10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이미숙이 맏언니 역을 맡고,‘보고 또 보고’의 ‘금주’윤해영과 김원희가 라이벌 동기생으로 나온다.순진하다 못해다소 모자라는 듯한 막내 사원에는 신세대 스타 이나영이 출연한다. 그동안 ‘신데렐라’와 ‘캔디’신드롬을 교묘히 이용해온 TV드라마가 이번엔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펼치는 ‘여왕’신드롬을 우리 사회에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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