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이기심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당 쇄신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신분증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제주개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이정현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30
  • 어린이 성폭행 “숨겨서도 용서해서도 안된다”

    이제까지 어린이 성폭행 사건은 ‘덮는 게 상책’이란 게정설이었다.가해자로부터 “어린 아이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명예훼손 고소 협박을 당하는 경우도 많아 지친 부모는 결국 익명 속에 숨고 만다.‘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자위하기도 한다.그러나 이제 영유아 성폭행 사건의역사가 달라진다.피해자 부모들이 ‘더이상 숨겨두지 않겠다,용서도 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여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가족모임’의 회장으로서 대한매일에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하면서 실명인터뷰를 한 송영옥씨(43·사진)는 ‘용기있는 어머니’로 꼽히는 것이 부끄럽다.“아직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괜한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초등학교 2학년인 ‘희진(가명)’에게 피해라도 가지 않을까….” 송씨는 98년 5월 유치원 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딸의 사건을 ‘덮는’ 대신 법정에서 끈질기게 따졌다.가해자의 뻔뻔함은 물론 유치원 교사마저 아이 편에 서지않는 이기심에절망했고 경찰과 검찰에서 연이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는 등 죽음같은 고통도 따랐다. 후유증을 앓는 딸로 인해 함께 정신과 입원까지 했다. 사건발생 4년만인 지난 5월 원장과 담임교사를 상대로 6,000만원의 손해배상판결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내 아이에게도…’라고 울면서 전화하는 부모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분노하다보니 피해자가 부끄러워해서는 영원히 이 범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성폭행 피해 부모는 물론 아버지의 성폭행을 피해도움을 청해온 여대생까지 피해자들이 모이면서 자생적으로모임이 추진됐다. 정식 출범을 기점으로 ‘우리의 주장’으로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정부 당국과 사회의 구체적 변화를 촉구한다.▲아동 성폭행 사건처리 전담수사팀 및 특별법제정 ▲성폭행 피해자 가족의 전문치료 및 교육센터 건립▲어린이 성폭행 형 확정자 신원 공개 ▲유아시설 및 초등학교에서 성폭행 방지 의무교육 실시 등이 이들의 1차적 주장이다. 송 회장은 성폭력 피해 부모에게 “함께 힘을 뭉치는 것만이 성폭행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연락처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푸른가족 사무실.(02)546-6779허남주기자 yukyung@
  • [발언대] 자식사랑도 정도껏

    경찰관으로서 얼마전 새벽 1시경 관내 도로에서 어이없는광경을 목격했다. 편도 3차로의 2개 차로에 승용차 100여대가 이중 주차하는 바람에 70m이상 도로를 완전히 점령해 버린 것이다.처음에는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다.그러나 정작 이유는 학원수험생을 기다리며 학부모들이 무질서하게 주차를 해놓았기 때문이었다.순찰차 마이크로 차량번호를 부르면서 진행할 것을 요청해도 왜 그러느냐는 듯 문을 열고 뒤돌아볼뿐 움직이지 않았다. 급기야 사이렌을 울리며 호통을 치자 그때서야 이동하기시작했다.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예 못들은 척 하는 사람도있었다. 차량 통행이 뜸한 시간이라 큰 문제는 없었지만 교통량이많은 시간대였다면 단순한 통행 불편 이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이 학부모들은 차량이 별로 없는 심야여서 그랬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그러나 경찰관의 진행 요구에응하는 태도 등으로 보건대 꼭 그렇다고만 할 수 없었다. 다소 성급한 판단일 수 있지만 이들은 어느 시간대나 제편한대로 할 소지가 많았다.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위해 부모들이 보여주는 정성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지극한 것 같다.하지만 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차도를 점령하며 다른 차량의운행을 방해하면서까지 자녀 뒷바라지를 하는 것은 정도가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나만 편하면 된다는 식의 이기심과 무질서의 극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부모들의 행태를 보면서 과연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법과 질서는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있다.타인을 최소한 배려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일반 상식선에서 행동하는 시민이 되었으면 한다. 이태근 [서울 강남경찰서 청담2파출소 경사]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 (18)허병섭 목사

    ***“녹색교실엔 1등·꼴찌가 없다”. 일찍부터 이곳에 흙집을 짓고 생태적 삶을 꾸려 가고 있던 허병섭목사 일행과 대안교육에 뜻을 세우고 마땅한 곳을 물색중이던 일단의 현직교사들이 3년 전에 만났다.이들은 만나자 마자 허 목사의 생태농법식 교육이념에 의기투합했다.입시 위주의 현행교육이 몸에 해로운 농산물을 생산하는 화학비료식 농법이라면,대안교육은 토양이 비옥해지고 건강한 농산물울 생산하는 유기농법으로 비유할 수있다는 것이다.허 목사를 비롯해 20여 가구의 생태공동체가 푸른꿈고등학교의 물질적 정신적 자양분이기도 하다.허목사는 푸른꿈고등학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생태학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다. ■생태적 관점으로 보면 기존의 관점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야말로 나무의 입장,지렁이 입장에서 보는 건데 그렇게관점을 달리하게 되면 전에 못 보던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종합적 시각이 생깁니다. ■잡초의 입장에서 보면 뽑지 않아야 하고 벌레 입장에서보면 잡지 말아야 하는데··.생태계 윤리는 공생입니다.어느 하나가 과점(寡占)하면생태계에 교란이 생겨요.칡넝쿨이 너무 번성하면 산림이망가지듯이 말입니다. 그럴때는 칡넝쿨을 베어내야지요.마찬가지로 잡초가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니까 뽑아주어야하고 해충이 창궐하면 농사를 망치니까 잡아 주어야 하지요.그러나 박멸은 안됩니다. 박멸되지도 않고요.그런데 박멸하려고 제초제를 뿌리고 농약을 뿌리니까 결국은 사람의생명도 위험해졌습니다.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은 이 생태계의 원리를 인생관으로 삼기 때문에 경쟁은 하겠지만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배타적 이기심은 없습니다.그러므로 친구가 배탈이 나서 시험을 망치면 속으로 쾌재를부르는 것이 아니라 같이 걱정하고 도와 줍니다.획일적 순위가 없기 때문에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것을 제일 잘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사과는 사과대로 맛있고 배는 배대로 맛있듯이 생태계는 획일적 우열이 없습니다. ■교훈은 ‘생태적으로 살자’ 아니면 ‘지렁이 한테 배우자’ 입니까? 3년 됐는데 아직 교훈을 정하지 못했습니다.학생들에게맡겼더니 아직도 안 나오는 거예요.계속 토론중인 모양인데 교훈이란게 누가 무슨 뜻으로 정한지도 모르고 교실 앞에 써 붙여 놓는다고 무슨 효과가 있습니까.군국주의 냄새만 나지. ■계속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적 효과가 있겠네요. 물론이지요.그게 바로 자율의 효과입니다.자기들이 고민해서 만들어야 가슴에 새길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들이 토론해서 정한 학생들은 좋지만 몇년 후에 입학하는 후배들은 어떻게 합니까. 한 번 정한 것을 후배들에게 계속 강요할 필요도 없다고봐요.그 때 가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시 토론해서정하도록 하면 되겠지요. ■교가는 있습니까? 교가도 아직 못 정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행사가 있으면‘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릅니다. ■학생들에게 생태적 관점을 주입시키는 것 자체가 타율일수도 있겠는데요. 생태라는 말에 이미 타율은 배제돼 있습니다.노작(勞作)교육을 통해서 흙과 돌과 나무와 친근해지고 교사들 스스로 생태적 관점에서 아이들에게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에저절로 몸에 배는 것이지요. ■자율에 맡겨서 다 잘되라는 법은 없지요.된다 하더라도더딜테고. 1학년 때가 좀 힘들지요.중학교 때까지 도시에 살면서 도시화된 아이들에게 생태적 품성을 갖도록 돕는 일이 보통힘든게 아닙니다.이들 중에는 ‘대안학교는 간섭 안하고공부 안해도 된다더라’는 말만 듣고 온 학생들이 많습니다.그러나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이 다르고 획일적으로줄세우지 않는 것이 다를 뿐 대안학교라고 해서 공부 안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다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즐겁게 할 수 있지요.그렇기 때문에 좀 늦더라도 스스로 깨닫고 하는 것이 훨씬 소중 합니다. ■생태적 교육방법으로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는힘들어 보이는데 학력이 평생 따라 다니는 현실에서 학생들 전정(前程)을 막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요. 처음부터 삶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비교는 무의미합니다.우리학생들은 시장경제 구조가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는 훈련을 쌓고 있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더라도 3년 동안 배우는 지식의 절대량은 있는것 아닙니까? 현행 교육 방법을 흔히 ‘예금통장 교육’(Banking Education)이라고 합디다.지식을 저금 하듯이 두뇌 속에 쌓아두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지식 따로 삶 따로이니까요.참지식은 구체적인 삶과 연관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 세계관에 맞는 지식이 바로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는 지식입니다. ■역사,지리 등을 삶과 연관시켜 배울수 있을까요? 지리, 역사 등을 분리해서 배우는 것보다 그것들의 상호연관성을 찾아 같이 공부하면 살아 있는 지식이 됩니다.이를테면 아열대 가후,온대기후가 어떻다고 설명하기보다 쌀생산 지역의 토양과 기후의 특성을 설명합니다.또 특정 환경조건에 의해 형성된 사람들의 특성으 설명하고 역사적사건의 연대적 기술을 암기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과더불어 여성, 그리고 민중들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과학의 발달이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등삶과 생태적 감성을 연관지어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생태적 감성을 가지면 컴퓨터 게임이나 음란 비디오를가까이 하지 않습니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요.그러나 지도 방법이 다릅니다.일벌백계식으로 무조건 금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이좋은 이유’를 말하게 합니다.그러면 스트레스 해소,집중력 훈련,창의력 개발 등 여러 이유가 나옵니다. 그 다음에 그 하나하나를 짚어가면서 ‘과연 그것이 다인가’에 대해 같이 얘기합니다.그러다 보면 스스로 답이 나오지요.물론 그것으로 다 해결되는건 아니지만··. 내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푸른꿈고등학교의 총학생수는 65명,각 학년 25명 정원이지만 10여명이 자퇴했다.모두 외지에서 유학온 학생들로 기숙사에서 생활한다.교사는15명.학생 수에 비해 적지않은 편이다.하나같이 남다른 열정으로 투신한 사람들이다.교육부로부터 지원은 받지만 급료에 대한 보조는 없어 월평균 30여만원의 생활비를 받는다. 그래도 급료가 적어 불만인 사람은 없다. 이들은 자기급료 보다는 3억원쯤 되는 학교부채를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푸른꿈고등학교는 기숙사 난방을 태양열로 해결하고 화장실 물은 빗물을 활용하는 생태건축을 도입했다.학생들에게생태적 삶이 몸에배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재성 논설위원. □허병섭 목사는. 한신대학교 졸업후 1976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동월교회를 설립, 빈민선교에 나섰다.허 목사의 선교는 미장공잡역부 등 가난한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하는 것이었다. 긴급조치 9호 위반,집시법 위반등으로 5개월여 복역도 했고연행된 것은 20여차례 된다.이동철의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뜻을 같이하는 20여 가구와 함께 5년전 전북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에 흙집을 짓고 생태공동체를 꾸려 가면서 푸른꿈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대안학교' 푸른꿈 고교. “현행 교육제도하의 교육이란 청소년들에게 기존의 질서,제도,가치관을 강제로 주입하는 것이다.”대안교육을꿈꾸는 사람들이 보는 교육문제의 본질이다.기존의 질서,가치란 무엇인가.시장경제다.시장은 살벌하다.그 살벌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끝없는 몸부림이 요구된다.대안교육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은 “교육 현장에 이 경쟁원리가도입된 것이 문제”라고 진단 한다. 제도 교육이 갖는 이런 근본적인 한계위에 한국적 현실이 더해진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총체적 모순이다.즉,암기식 학습,규제 일변도 훈육,경마식 순위 경쟁,그리고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얽히고 설키어 문제를 만들어 왔다고 보는 것이다.따라서 학생이 자신의 가치와 목표를 자유롭게정할 수 없는 것이 현행 교육의 한계다. 대안교육은 제도권 교육의 본질적 한계를 극복해 보고자하는 교육 운동이다.예컨대 톨스토이가 말한 “학생들이배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배우도록하자”는 것이다.대안학교에서는 획일적 기준으로 학생을 줄세우지 않는다.누구나 한가지 분야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고 그것을중시한다.강요가 없음은 물론이다.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자기 결정에 대해 자기가 책임지도록 한다.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영어 점수가 꼴찌여도 천하태평인교육 방법에 대해 절대다수 사람들은 부정적이다.“공부를강요하지 않는 학교가 학교이며 ‘제 멋대로’를 존중하는교육이 교육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차츰 그 고정관념이무너져 가고 있다.교육 위기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교육부에서도대안학교를 또 하나의 학교로 인정을 하기에 이른것이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 ‘푸른꿈고등학교’는 생태적세계관을 이념으로 설립한 대안학교다. 이 학교에서는 생태적 감성으로 사물을 보도록 가르친다. 풀과 나무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 보고 개구리와 지렁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생태적 감성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훌륭한 공동체일원을 길러 내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 [네티즌 칼럼] ‘바른 우리’를 찾아가는 길

    옳고 그른 것에 관한 전통적인 생각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사람들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사물을바라볼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되었고, 전통적인 도덕 표준,즉 정통한 것들을 배척하게 됐다.전문가들은 20세기가 도덕이 대규모로 붕괴된 세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 적이 있다.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지난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 주덴버 근처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총기난사 사건이다.그 사건의 범인들은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들은 17세,18세밖엔 안된 청소년으로 특정집단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감을 갖고 있었다.유감스럽게도 이런 사건들이세기가 바뀌었음에도 더욱 늘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이기심이 폭발적으로 팽창했기 때문이다.그 어떤것도 인간의 이기심을 막을 길이 없어지고 있다. 사람들은자기 자신에 관해 혹은 자신의 욕망을 최대한 만족시키는방법에만 가장 큰 관심을 둔지 오래이다.이러한 현상을 부추긴 것은 대중매체이다.새로운 유행을 정착시키는 사람들은 매체를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캐니벌 코프스(Cannibal Corpse)’라는 헤비메탈 그룹이만든 한 레코드사는,그 레코드에서 가수들이 한 여자가 칼로 위협을 받으며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자세히 묘사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무언가를 한꺼번에 많이 보여주고 많이 얻기 위해 지나친 묘사와 전위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각광받고 있다. 오늘날 책임감 있는 부모가 해야할 일은 누가 자녀에게 주도적이고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대중매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이다.지난 98년 스웨덴에서 다섯 살,일곱 살 된 소년이 네 살의 친구를 목졸라 죽인 사건이 있었다.전문가들은 극단적인 행동을 막는 능력은 어떤 조건,어떤 연령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교육현장에서도 섬뜩한 사실들이 전달되고 있다. 한 철학 교수가 제자들에게 당신의 애완 동물과 낯선 사람의 생명 중 하나를 구해야 할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물었을 때, 자신의 애완 동물을 구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참으로 황망한 이야기이다. 이 상황은 젊은이들이 옳고 그른 것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다시 말해서 젊은이들이 어디에 가치관을 둘 것인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위험한 시대에 있음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날마다 접하는 대중 매체의 온갖 조작되고 미혹된 것들로부터자신을 지키는 길에 관한 사항이다. 인생에는 진정한 목적이 있다.국가 사회도 마찬가지이다.현생명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며, 국가의 장래도 마찬가지이다.우리는 스스로의 가치관과 우리 사회의 이정표를바르게 찾는 일에 분투해야 할 것이다. 지한나 화가 hannahji@hotmail.com
  • 한달 끈 연제협-MBC 갈등

    한국연예제작자협회(연제협)의 MBC 출연 거부가 이제는 끝나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출연 거부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일이며 대한민국 연예계를 퇴보시킬 뿐이다.”(조민규)“연제협의 이기심으로 소속사의 연예인들을 출연거부 시키는 것은 시청자를 무시하는행위다.”(박소은)“방송은 방송국과의 약속만이 아니다.연제협은 나의 시청권을 침해했다.”(김예진)“시청자를 볼모로 한 싸움에 졸지에 바보가 된 기분이다.”(Lily Kim) MBC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있는 시청자들의 의견은 ‘시사매거진 2580’의 ‘노예계약’운운 보도를 이유로 지난달 7일 시작돼 한달 가까이 끌어온 출연 거부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MBC는 지난달 31일 ‘시청자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인터넷을 통해 발표했다.현재 방송되지 못하고 있는 ‘음악캠프’는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부분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여타 프로그램은 조속히 새로운 내용 개발로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내용이다.또 연제협의 요구에대해서는 성실히 협의에 임할 것이며 이번사례가 대중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MBC 관계자는 “그동안 적극적으로 출연 거부 사태에 대응하지 않았던 점은 인정한다”면서 “연제협이 함께 문제를협의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은 단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제협도 MBC 예능PD들이 지난 25일 보낸 화해 제의서신에 대한 답글을 27일 보냈다.PD들의 협력으로 연예산업이 높은 경쟁력을 갖추었지만,‘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로 추악한 노예사업자로 전락했다며 모욕을 당하고 아무일없듯 방송에 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단 MBC 예능국과 연제협 사이에는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이 합치돼 가는 모습이다.실제로 연제협 소속 유명매니저가 예전처럼 MBC를 찾아가 PD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MBC 라디오도 출연을 거부하기로 한 11일까지는 사태를 해결한다는 공동목표 아래 예능국과 연제협모두 긴밀한 협의를 나누고 있다. 연제협 측은 “보도국에 대한 법적 소송은 진행하고 예능국 프로그램에 대한출연 거부는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MBC 예능국은 출연 거부를 철회할 수 있도록 연제협이 요구하는 명분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창수기자 geo@
  • NGO/ ‘삶과 이념의 조화’이상 아닌 현실

    ‘생명운동의 미래와 환경운동가의 삶을 생각한다’ 전국 100여개 환경관련 시민단체 활동가 300명이 한자리에모였다.지난달 28∼30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전국환경활동가 워크샵에는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굵직굵직한 단체부터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수원환경운동센터,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등 생소한 단체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리를 같이했다. 28일 오후 2시 양평군 여성회관에 모인 참가자들은 곧바로‘생태적 운동론,그리고 운동가의 삶과 비전을 생각한다’는 주제로 ‘마당을 펴는 장’을 열었다. 권혁범 대전대 정치학과 교수가 먼저 ‘환경운동 등 진보진영의 지나친 집단주의’를 문제점으로 제기하자 유정길 한국불교환경교육원 사무국장은 ‘사회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면서도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개인욕구와 이기심을 버리지 않고있는, 삶과 이념이 일치하지 않는 운동가의 자세’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자 구도완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 국장의 경우 식당 반찬이 아무리 짜도 남기지 않고 다 드시는 분”이라며 웃음을 유도한 뒤“20세기가 국가의 민주화에 주력한 시대라면 21세기에는 국가,시민단체,경제분야가 국가의 녹색화(환경,생명 등에 가치를 부여)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미영 여성환경연대 사무국장,추경숙 환경운동연합 사회연대팀 국장 등 여성 토론자들은 “환경운동가의 삶과 가사 및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주부의 일상을 조화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첫날부터 열띤 토론에 돌입한 참가자들은 둘째날인 29일 2002 지방자치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역할,민관 파트너십 관계설정 및 지향점,미군 환경파괴 사례와 대응,수돗물 불소화의위험성과 반대운동 등 13개 분임토의 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행사를 주관한 불교환경교육원 박석동(朴錫東·30) 기획부장은 “올해로 6회째를 맞으면서 워크샵의 열기가 더해가고있다”면서 “워크샵 기간동안 종이컵 안쓰기,음식물 안 남기기 등 환경운동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고 말했다.참가자들에게 나눠준 기념품도 비닐봉투를 쓰지 말자는 취지에서‘장바구니용 가방’이었다. 양평 류길상기자 ukelvin@
  • 오수영 신부 “장애인 재활센터 빨리 완공해야”

    “이기심과 교만이 우리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려는 의지만 굳다면 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얼마든지 지워나갈 수 있습니다” 경기 여주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오순절 평화의 마을’안에 장애아를 위한 재활치료센터를 짓고 있는 오수영(吳壽永·62) 신부.그는 2일 “생명의 신성함을 아는 모든 이들이조금씩 사랑을 나누면 불우한 이웃에게 큰 힘이 된다”면서이같이 말했다. 오신부가 이곳에서 재활센터를 짓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비록 기초만 닦은 상태이지만 오신부는 센터가 완공되면 장애아들을 정상인으로 키우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신부는 재활센터를 짓기로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2∼3개 장애를 한꺼번에 앓는 중증 장애아들은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비상사태가 하루에도 몇번씩 발생합니다.그런 아이들을 위해 복지시설안에 재활센터가 필수적입니다” 오신부가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나선 것은 경기 여주가처음이 아니다. 15년전인 지난 86년 천주교 부산교구 동항성당에서 50대 알콜 중독자와 어린아이들을 사제관에 받아들인 것이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게 된 계기였다.지난 89년돌보는 식구들이 점점 늘어나자 한 신자의 도움으로 경남 삼랑진 야산에 땅을 마련, ‘오순절 평화의 마을’의 문을처음 열었다.이후 식구가 다시 500여명으로 늘자 지난 98년여주 점동면에 ‘천사들의 집’이란 또 하나의 마을을 세우게 됐다. 오신부는 “지금 천사들의 집엔 6살 미만의 장애 영유아 100명과 정신지체 장애인 60명이 생활하고 있지만 상주의사가 없어 아쉬울 때가 많다”면서 “하루빨리 재활시설을 완공해 장애인들이 정상인에 못지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싶다”고 말했다.(031)884-0533김성호기자 kimus@
  • 조계종 혜암종정 ‘부처님 오신날 법어’

    대한불교 조계종 혜암(慧菴) 종정은 불기 2545년 부처님오신날(5월1일)을 열흘 남짓 앞둔 18일 법어를 내고 “모든 인류는 절대평등한 생명의 존엄성을 깊이 자각해 서로존중하고 서로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혜암 종정은 이어 “탐욕과 이기심에 사로잡힌 어리석은무리들이여! 허망한 나를 버리고 참 나를 깨달아 영원한행복이 넘치는 이 장엄한 세계를 바로 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본래마음(本心)의 밝은 달(明月)이 일체(一切)를 밝게 비추니 이 사바세계(娑婆世界)가 곧 정토(淨土)요,마군(魔群)과 제불(諸佛)이 본래 한 몸이로다”면서 “선악시비(善惡是非)와 이해득실(利害得失)은 거품 위에 거품이요 생사열반(生死涅槃)과 지옥천당(地獄天堂)은 꿈 속의 꿈이로다”고 설파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김삼웅 칼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철학

    “설쇠고 철든다”고 설을 쇠고나서 정치권이 달라질 것인지 기대된다. 내달 5일부터 국회 정상화에 여야총무가 합의했다. 아무려면 민심을 듣고 달라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내외 사정으로 봐도 달라 져야 한다. 사인이나 공인이나, 범부나 지도자나 처지를 바꿔 생각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펴다보면 유클리드기하학의 평행선처럼 영원히 접점을 찾지못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본위적이고 집단과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다. 소박한 본능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성에는 이기심과 더불어 이타심도 있고 유학의 인성론(人性論)은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을 주장한다. 즉 사단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은 타인의 불행을 아파하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은악한 일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마음,‘사양지심(辭讓之心)’은 상대에게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선악시비를 판별하는마음이다. 맹자에 따르면 사단은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선천적 도덕률로서, 예를 들면 측은지심의 경우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할 때누구나 아무 조건없이 그 아이를 끌어안아 구하려는 마음이 순수하게발로되는 인간의 착한 본성이라는 것이다. 맹자는 이 사단설을 성선설의 근간으로서 인간의 도덕적 주체 내지 도덕적 규범의 근거로 삼았다. 인디언 속담에 “누군가를 평가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신발을 신으라”는 말이 있다. 남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처지에서본다는 말이다. 상대방의 처지에 서 본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 우리사회는 악성 이기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상대와 처지를 바꿔 생각하는역지사지의 정신이 사라지고 오로지 자기본위, 집단·지역주의가 판친다. 여당은 야당시절을 생각하고 야당은 자기들이 여당이었을 때를 돌아보아야 한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망각하듯 여당은 틈만 나면 변칙을 시도하고 탈선을 서슴지 않는다. 야당은 자신들의 개구리적 시절을 잊은듯 사사건건 개혁의 발목을 잡고 범법자를 보호하려 무리수를둔다. 갈등과 대립이 극심한, 그래서 역지사지가 필요한 4개부문을 ‘사단론’에 대입시켜 생각해보자. 첫째, 남북관계다. 적대와 증오관계를씻고 화해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북녘동포들이 굶주림과 추위·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피를 나눈 동포로서 그쪽의 처지를 헤아리고 불행을 아파하는 ‘측은지심’이 필요하다. 둘째, 여야관계다. 지금 여당은 야당을 포용하고 지역주의를 탕평하고 소외계층에 희망을 주는 깨끗한 여당이 되겠다던 약속을 잊었는가. 반대로 야당은 날치기와 정치사찰과 의원 빼내기를 능사로 하던 집권당 시절을 잊었는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IMF환난을 초래한 것을잊지 않았다면 경제살리기에 협력해야 나중에 야당의 도움을 받는다. 여야는 ‘수오지심’이 필요하다. 셋째, 영호남 관계다. 영남은 과거 40여년동안 지역패권을 누리면서인사·예산·개발 등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권교체로 불과 3년, 그중 일부가 호남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박탈감을 가져서는 안된다. 반대로 호남은 과거 소외되고 핍박받던 시절을 돌이키면서 영남을 껴안고양보하여 지역화합을 도모하는 열린자세가 중요하다. 영호남인들은 ‘사양지심’을 실천해야 한다. 넷째, 노사관계다. 민주화의 진척과 더불어 노동운동이 발전한 것은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노조활동이 기업이나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에 앞서 경영자가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도덕적인자세를 보여야 한다. 노사는 공히 어느쪽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살피는 ‘시비지심’이 요구된다. 아울러 군사독재에 비겁하고 민주시대에 교만한 일부 언론에도 ‘시비지심’은 중요하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사람은 자기본위의 욕망과 함께 남을 생각할 줄아는 본성을 갖는 영장이다.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억제할 줄모른다면 금수와 다를 바 없다. 다산 정약용은 “사람들은 가마타는 즐거움만 알지, 가마 메는 괴로움은 알지 못한다(人知坐輿樂 不識肩輿苦)”라고 말했다. 이 시대 모든 주체들이 역지사지의 철학으로 갈등을 해결하자. 국회가 그 중심에 서야한다. 김삼웅 주필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1)장회익 교수 온생명 사상

    인간의 기술은 생명을 복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그러면서도 어찌된일인지 현대를 인류 역사상 생명이 가장 위협받는 시대라고 말한다. 인류의 신앙이었던 기술개발이 인류에게 편리를 제공하는 대신 더 많은 불안과 위험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인 자연을 초토화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생명까지도 위기로 몰아 넣었다.세기가 바뀌면서 ‘생명’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대한매일은 오늘부터 월 2회 생명 위기시대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생명중심 세계관’을 들어본다. [김재성논설위원] 인류가 암세포라는 말이 충격적입니다.심층 생태학에서 인간이 생태계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는 그물코의 하나라는 주장도 대중적인 공감을 얻기는 힘들다고 봅니다.하물며…. [장회익교수] 현재의 인간은 분명 암세포입니다.암세포가 생명체 내에서 유기적 관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계속 자기복제를 해 암세포 무리를 양산하듯이 지구촌에서 인간이 하는 짓이 딱 그렇습니다.인간의 산업문명이생태계의 건강한 순환을 막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수많은 생물종(種)이 사라지고 있습니다.지구촌의 생명질서를 인간만을 위한 기형적 구조로 대치시킴으로써 ‘온생명’의 건강을 위협하고있습니다. [김위원] ‘가이아’ 이론에서는 ‘가이아’가 인간을 지구촌에서 도려 내버릴수도 있다고 했습니다.사람들이 상처 속의 고름을 짜내듯이말입니다.만일 인간이 암세포라면 그런식의 대란이 올수도 있겠군요. [장교수] 나의 ‘온생명'은 인간도 ‘온생명' 속에 포함되며 그 기능은 두뇌 혹은 정신에 해당한다고 봅니다.따라서 치유하든지 그대로 파멸을 맞든지 그 역할이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 있습니다.다행히 인류의 소수는 ‘온생명’이 중환자 상태라는 자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위원]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이 생명계가 공유해야 할 자원을 고갈시킨다는 것인데 생명을 복제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인간의 기술이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습니다. [장교수] 원시 상태에서 지구상의 적정 인구는 약 400만입니다.지금부터 약 1만년에서 5만년전에 지구의 인구가 그랬습니다.그런데 지금 세계인구가 얼마입니까 60억입니다.적정인구보다 약 1,500배가 더 많습니다.이를 기술개발로 해결했지만 오래전에 한계에 도달했습니다.더 짜낼 것이 없는 거지요.지금부터는 지구의 생명력을 복원시켜야 합니다. [김위원] 인류는 숱한 천재지변을 겪으면서 진화해 왔습니다.이 진화능력이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요?[장교수] 지금의 인류는 35억년에 걸친 진화의 결과입니다.따라서 인류가 또 다른 조건에 적응하려면 그만한 시간이 필요합니다.생명의진화적 적응에는 적정한 시간이 필요한 것인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여유가 없습니다.‘온생명’의 생리시간표와 과학기술에 의한 환경변화의 타이밍에 엄청난 괴리가 있는 것이지요. [김위원] 이를테면 오염된 환경에 우리 인간이 생리적으로 적응하는시간보다 공기와 물등 환경여건이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는말씀이지요?[장교수] 좋은 예가 있습니다.요즈음 지구촌의 공포인 광우병은 초식동물인 소에게 양고기 가루를 먹인 것이 유력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소의 초식성은 수만년의 진화의 결과인데 갑자기 육식을 주니까 미처 적응을 못하고 부작용을 일으킨 겁니다. [김위원] 박테리아가 당분을 향해 달음질하고 산(酸)을 피해 도망가듯이 모든 개체가 이기적 활동이 전체와 조화를 겸하는 데 인간의 이기심은 왜 생태계에 피해를 주게 됐을까요?[장교수] 욕구의 무제약성 때문입니다.욕구 자체는 생존을 위한 장치지요.밥을 먹어야 사니까 밥을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처럼.그런데 인간 이외의 생명체들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있습니다.그 한계가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접점이기도 합니다.그런데 인간은 기술개발로 전체와 개체의 조화를 이루는 접점이 무너져버렸습니다.기술개발이 욕구의 과잉충족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입니다.그러니까 오늘의 기술문명이 힘만 있고 이를 제어할 눈은 없는 거인인셈이지요. [김위원] 경제성장이 어느 선에서 멈춰야 해결될 문제군요.그러나 인간의 편리나 욕구를 억제하는 해결책이 이상적인 해결책일까요?[장교수] 어쨌든 지구상에서 생산해낼 수 있는 총량을 계산하고 그것을 60억 인구로 나누면 일인당 얼마의 소비가 적정소비인지 계산이나옵니다.그 이상 갖거나 소비하면 죄악이지요. [김위원] 그런 취지에서 몇가지라도 계량화 된 것이 있습니까?[장교수] 유감스럽게도 없어요.경제학자들이 그 작업을 해야 합니다. 단독으로는 어렵고 생태학계와 공동으로 해야지요. [김위원] 물리학자인 카프라 교수는 “인류가 분리된 개별적 자아에집착하는 문제가 있다.그런데 그 개별적 자아란 환상에 불과하다”며 불교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물리학자에게 적합한 질문은 아닙니다만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언제 어떻게 생명의 그물망에서 떨어져 나왔을까요?[장교수] 모든 낱생명에게는 개체 보존과 생태보존이라는 두가지 본능이 있습니다.지금까지 생존한 모든 생명체들은 이들 사이에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어 왔다고 봐야지요.그런데 인간의 경우에는 기술개발로 이 균형이 무너졌습니다.아까 말한 것처럼 기술력이 증가함에 따라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고 따라서 생태보존본능이 강화돼야 되는데오히려 이것이 개체보존본능을 충족시키는 데만 활용된 것이지요.물론 절제의 윤리는 있지만 그건 모자람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가능한데도 갖지 말라는 윤리는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가능하더라도 절제하는 윤리,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를 함께 생각하는 새 윤리가나와야 합니다. [김위원] 人변에 쓴 윤리(倫理)의 윤(倫)자도 바뀌어야 겠군요.1854년 미 서부지역 인디언 추장이 백인에 의해 추방되면서 한 유명한 마지막 연설이 있습니다.[그대들의 제안을 고려하겠다.그러나 조건이있다.이 땅의 짐승들을 형제처럼 대해 달라.짐승들이 없는 세상에 인간이란 무엇인가.모든 짐승이 사라지고 나면 인간의 영혼은 외로워서 죽게될 것이다]이 연설문 속에는 20세기 소수의 과학자들이 어렴풋이 찾아낸 개념이 들어 있습니다.궁금한 것은 훨씬 더 진보된 현대인들이 왜 150년 전 인디언들보다 영성(靈性)이 퇴화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장교수] 당시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2만∼3만년간 계속된 수렵생활을 했습니다.너무 많이 잡거나 천재지변으로 수가 격감하면 바로 자신들의 위기로연결됐습니다.모자람에서 오는 소중함,나아가 생명의 일부처럼 되는 일체감이지요.그런데 농경생활과 기술문명으로 자연을비교적 효과적으로 통제해왔던 구대륙에서는 이러한 위협을 상대적으로 더 적게 경험했다고 할 수 있지요. [김위원] 모든 생명이 하나로 연결됐다는 사실을 다수가 깨닫기는 요원한 일입니다.그 깨달음의 제도화는 가능할까요.?[장교수] 동강 문제해결은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새만금 사업도 예전 같으면 아무도 말리지 못합니다.그런데 몇사람이 문제의 심각성을 말하니까 대중이 공감했습니다.이제는 지리산반달곰을 못잡게 하는 법에 이의를 달 사람이 없습니다.누군가 먼저문제를 인식하면 언젠가 공유화됩니다.그래서 ‘인류가 생태계의 암적존재’라는 비관론은 자각증상이라고 할 수 있고 그래서 희망이 있습니다.●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 장회익 교수 “온생명이란”. 1988년 4월,유고슬라비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세계 과학철학학술회의에서 ‘생명의 단위’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한 장회익(張會翼·서울대 물리학부)교수가 지구상의 생명현상 전체를 하나의 생명단위로 보는 ‘글로벌 라이프’(global life)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그후 1992년 장 교수는 이를 ‘온생명’이라는 우리말로 번역했다. ‘온생명’이 기존의 생명개념과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는 지구상에존재하는 하나 하나의 생명을 분리된 개체로 보지 않고 전일적 생명체로 본다는 점이다.생물학계에서는 생명의 단위를 세포,더 나아가세포핵 속에 있는 DNA로 본다.DNA만 있으면 온전한 생명의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유전자라는 것이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기호의 배열이므로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유전정보를 읽고 실행하는 세포가 없으면 폐지더미 속의 인쇄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세포 역시 더 큰 단위의 조직 속에서만 살아있을 수 있으며 이런식으로 세포,개체,종(種),생태계,태양계를 포함한 지구가 하나의 큰생명으로 연결된 유기체적 단위라는 것이다. ‘온생명’이론이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이론과 다른 점은 ‘가이아’이론이 지구를 인간과 별개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는 반면,장교수의 ‘온생명’이론은 ‘온생명’안에 인간도 포함되며 인간은 ‘온생명’의 정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다.두 이론이 지구를 하나의유기적 실체로 보는 것은 같지만 다른 점은 동양과 서양의 철학적 기조가 다른 것과 유사하다. ‘온생명’사상이 인류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지구생태계가 하나의 생명체임을 전제로할 때 현대 산업사회의 인류는 일종의 암세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우선 인간이 지구촌생태계의 유기적 기능에 치명적 위해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암세포가 자기 증식을 계속하면서 주변세포를 죽이듯이 인류의 끝없는 욕망이 생명세계를 사막으로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1961)▲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물리학 박사(1969)▲현재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 겸 과학사 및 과학·철학협동과정 겸임교수▲저서:‘과학과 메타과학’(1990)‘삶과 온생명’(1998)
  • [대한광장] 장애인이 행복하면

    해가 바뀌면서,윤동주의 서시를 다시 떠올렸다.‘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비는 윤동주는 너무 원망스러웠다.세상 속에서 부대끼며 사는 나를 너무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어서 나오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고,별을 노래하는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하는’윤동주 앞에서는 위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세태이다.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주변이 너무 어수선하고,추위가 더욱 춥게 느껴진다.그래,죽어 가는 사람이 있어,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그래,그 마음으로 그들을 사랑해야지. 일년전 겨울에 나는 급성간염으로 심하게 아팠다.봄이 되어 회복되면서 급선무는 식욕을 회복하는 일이었다.무엇이든 먹기 시작하면 일어설 것 같았다.우선 어려서 맛있게 먹던 초콜릿이나 과자부터 시작해 보고자 애썼다. 과자를 사러 휠체어를 끌고 문밖을 나섰다.골목골목을 돌아 대여섯군데 구멍가게를 찾았지만,결국 과자 1,000원어치 사는 데도 실패하고 말았다.무슨 이유에서인지 가게 출입구마다 턱이 있었던 것이다.세상은 뉴 밀레니엄이라고 외치고 있지만,이 땅에서는 휠체어에 앉으면 구멍가게조차 이용이 불가능하다.눈물을 흘리며 내 게으름을 반성했다.이곳 대구에서 10년 전에 교통봉사단을 만들고,노인도 장애인도 탈 수 있는 지하철을 만들자고 그렇게 소리쳐 뛰었지만 목발을 버리고 휠체어에 앉으니 어디 한 곳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왜 지금 이 시점 우리 경제가 이리 어려운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이기심의 정도가,제 한몸을 두고도 젊고 건강할 때만 생각하는 단견이 거듭되고 있으니 길게 볼 여유가 없다.경제란 모름지기 길게 볼 줄 알아야 제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자기 한몸에서라도늙고 병들 때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장애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지금 멀쩡해도 늙고 병들면 장애인인 것이다. 나는 장애인을 움직이는 교과서라고 생각한다.또 어쩌면 우리를 테스트하기 위하여 천사가 변신하여 우리 곁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고생각한다.지금 이 순간 고통받고 죽어 가는 이웃에게 저리도 냉정하고 나눔을 거부하는데,어느 신인들 축복을 베풀고 싶을까? 고통받는이웃에 대하여 연민을 못 느끼는 인간이,동강의 물고기는 살리자고외치며 나무를 보호하자고 외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에게 장애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혜의 문이 열릴 때에 비로소 다른 문제들도 하나씩 풀려 나가는 것이 아닐까? 더구나 장애인이 누구인가.우리 사회를 만들려고 한 발 더 앞서 뛰다가 내 대신 다친 사람들 아닌가.우리 모두는 잠재적 장애인이 아니던가.또 누구나 유모차를 끌고 나가면 장애인이요,여성은 임신하면 장애인이다.젊고 건강한 남자도 무거운 짐을 들면 장애인이다.그들을 위해 거리와 출입문의 턱을 없애면 모두 다 편리한 것이다.그렇다.장애인에게 편리하면 모두에게 편리하다. 이런 정신에서 만든 아름다운 법률이 있다.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 바로 그것이다.너무나 감동적인 법이다.예를 들면 이러하다.장애인을 위하여 모든 보도는 미끄러지지 아니하는 재질로 평탄하게 마감하여야 한다. 어느 법률이 이보다 더 친절할 수 있으며 더 아름다울 수있을까.문제는 공무원조차 이런 법률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너무 허다하다는 사실이다.금년 4월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이 이 법률의 규정을 지키지 아니하면 이행강제금 부과에 나서게 된다. 나는 우선 철도청 관계자에게 호소하고자 한다.민간항공이 장애인에 대하여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을 할인하는데 우리 철도는 너무 불친절하다.우선 새마을호 요금에는 할인이 없으며,계단이 너무 많은 반면에 휠체어리프터는 너무 느리고 위험하다. 우연히 철도청 직원들이 승용차로 열차객실까지 접근하는 것을 보았다.당신들은 계단을 이용해도 된다.장애인을 바로 그 승용차로 열차까지 모실 수 없겠는가.장애인이 행복하면 그 사회는 평화롭다. 박 은 수 변호사
  •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은…

    경제 상태가 좋지 않자 스산하고 암담한 이야기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문학은 본능적으로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에 먼저 눈길을주긴 하지만 현실의 괴롭고 아픈 진상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그러나 작가들은 현실의 엄혹함을 작품에 그대로 담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신중선의 소설집 ‘누나는 봄이면 이사를 간다’(자유문학사)는 문학적 뉘앙스는 부족하나 현실의 참담한 얼굴을 직시하는 용기로 주목되는 작품집이다.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는 40대의 이 여성작가는 군데군데서 감상에 빠지고는 있으나 ‘재미없는’ 삶들을 들여다보고또 들여다보는,재미없는 그러나 문학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끈기있게해내고 있다. 12편의 중단편 모두 어둡고 참담한 이야기들이다.주인공들은 착한 심성에 성실하게 살려는 생각뿐인데 웬일인지 사면초가의 처지에 놓이고 하소연할 데 없는 외로움에 떤다.불우와 소외의 정조가 야박할 정도로 되풀이되지만 작가에게서 기계적인 냉정함이나 어떤 가학성같은것은 읽히지 않는다. 서술이 평면적인 수준에 그치고 삶의 부조리한근본에 대한 형상화를 시도조차 못하지만 이 불행한 이야기들은 어떤단순성의 매력으로 독자들을 잡아끈다. 작품 ‘아이 러브 유’에서 불행한 성장기를 보낸 여주인공은 결혼으로 온전한 삶을 갈구했지만 오히려 소외와 천대의 구렁텅이에 빠진다.표제작은 예쁘고 장래가 기대되던 누나가 시집에 속고 친정의 이기심에 파묻혀 적빈 속에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투명 인간을 꿈꾸다’는 가장이 실직해 붕괴해가는 집안 이야기. 설명되지 않는 가혹한 운명을 감내하는 젊은 여자 이야기 ‘봄,아지랑이,보라색 담뱃집’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주인공이 마지막 여행에서 짝사랑하던 사람과 만나는 ‘마지막 사랑’은 그래도 덜 어두운 편.치매에 걸린 노모를 봉양하는 삼류작가의 비애를 그린 ‘의무방어’,전화조차 걸어주는 이 없는 무정한 현실을 견딜 수 없어 가출을 선택하는 실직자 이야기인 ‘우리 시대 우화’,현대판 성냥팔이소녀(가장)를 상기시키는 ‘꿈을 꾸는 극장’등은 어둠을 전면으로내몬다.그러나 독자들은 어둠에 매몰되는 대신 어둠의 밝은 끝을 예감하곤 한다. 한편 비슷한 연배의 또다른 여성작가인 김재순은 ‘돈암동 가는 길’(아세아미디어)에서 행복하지 못한 여성들의 여러 모습을 그려냈다. 이 작품집에 대해 소설가 김원일은 “오늘을 사는 중년여성의 스산한내면 풍경”이라면서 “세속적 행복에서 일탈한 오늘의 한국 여성,그들의 스산한 삶을 담담하게 엮어낸다”고 말한다.끝내 재결합에 이르지 못하는 이혼녀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로 자살을 선택하는 여성의 고뇌,생활전선의 험한 파고에 휩쓸리는 미망인,복잡한 가족사 속에서부각되는 여성의 상속권 문제, 실직한 남편을 바라보는 주부의 절망등을 다루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대한광장] 한 지식인의 반성

    개혁을 바라던 우리는 이제 냉정하게 패배를 인정할 때가 되었다.소중했던 정권교체 후 2∼3년이 지나갔다.정권교체 직후 한동안 숨을죽이던 수구언론은 이전보다 더 자신만만해졌고,정부여당은 무기력해졌으며,국민으로서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 중에 어떤 소리가개혁을 촉구하는 것이고,어떤 소리가 저항하는 것인지조차 혼란스럽다. 구심점조차 모호해진 상황에서 더이상 개혁 추진은 어렵게 되었다.정권이 바뀌면 개혁이 가능할 것인가.국회 제1당을 차지하고서도 3년내내 초강성 네거티브로만 일관한 야당에 개혁 추진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다.언론개혁을 이루지 못한 우리,그저 대통령만바라보고 손놓고 있던 우리, 입으로는 그럴듯한 비판을 늘어놓으면서이해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입되면 싹 돌아서서 반대로 행동한 우리, 10명 중 8∼9명이 뛰어들어 일해도 모자라는 판국에 1∼2명이 나서서일하다가 서투르게 하면 뒷짐진 8∼9명이 와르르 달려들어 이랬네저랬네 폼잡고 훈장 노릇만 한 우리 지식인들,반독재투쟁을 하던시절에는 감옥에 가는 것도 불사했으나 이제는 조금도 희생이나 헌신을하지 않으려는 우리,바로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의 안이함과 치졸함과 무능력과 이기심이 개혁을 실패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우선 조바심을 거두어야 한다.단기공략에 실패하였으니 중장기 전략을 위해 숨을 골라야 한다.개혁을지향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지치지 않게 마음 단속을 할 필요가 있다. 유럽 선진국들도 다 몇십년,몇백년의 홍역 끝에 지금의 선진사회를이룬 것이다.우리가 아무리 ‘빨리빨리’해치우는 능력이 있다 해도몇년 혹은 십수년 안에 선진사회를 이룰 수는 없는 것이다.그러나 무작정 시간이 흘러간다고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지금부터 착실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선 우리의 개혁역량이 어느정도인지 솔직하게 따져보고,어느 곳에동맥경화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국민 사이의 보수적인 정서, 분별력 부족,참여의식 부족,관료사회의 부처이기주의,폐쇄성과 비효율성,지식인 집단의 목표의식 부재,정책생산 능력의 부족,실천성부족등등. 정치권을 독립변수로 취급해서 정치권 탓만 하는 국민은 후진국민이다.정치는 많은 표와 영향력 있는 세력을 좇는 것이 근본적인 속성이며,국민이 정치권을 명실상부한 종속변수로 만들 역량이 있느냐 여부가 독립변수인 것이다. 이 모든 점을 따져볼 때 우리의 개혁역량은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알 수 있다.특히나 크고작은 단위에서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 개혁 추진에 크나큰 한계로 작용하였다.우리의 조직문화는 아직도 목소리 크고 과격한 강경파이거나 조직원들의 뒤를 잘챙겨주는 스타일의 사람들이 조직내 주도권을 잡고 있고,일 중심으로생각하고 합리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인사들은 조직내의 리더십을 갖기도 어렵고 또 스스로 미리 포기한다.리더십이 바뀌어야 하며,작은 단위에서의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지도자를 키워내는 일을 지금부터 착실하게 진행하여야 한다. 정치권을 명실상부한 종속변수로 만들려면,정치인이 아니고 정치권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분명한 정치적 입장과 정치적인영향력을 가진 세력이 형성되어야 한다.지금까지는 정치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예비정치인쯤으로 치부하여 제대로 된정치비판이 불가능하였다.그러나 입장이나 신념이 없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일관성 없는 비판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분명하게 가진 합리적인 비판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도 실천력을 강화해야 한다.현재 지식인들의 문제는 대부분실천 부재에서 비롯된다.실천을 하지 않으니 뻔히 아는 문제점도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실천을 하지 않으니 국민 속에서 살아움직이는정책대안이 나오지 않는다.이제 지식인들은 아는 척을 그만해야 한다.시대가 바뀌었고,예전에 알던 것이 바뀌었으며 어떤 것은 고물이 되었다. 지금 당장 현장 가까이에 가서 배우고,치열하게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물론 나 자신부터. 박주현 변호사
  • 美 암벡스벤처그룹 이종문 회장 “벤처 위기 아니다”

    “위기라고 수선 떨기보다는 무엇을 잡아야할지 냉철하게 생각해야할 때입니다”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민족 벤처네트워크’에서 미국 암벡스벤처그룹 이종문(李鍾文·72)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대두되고 있는 벤처위기론은 ‘한국적인 냄비 현상’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70년 미국으로 이민한 이회장은 실리콘밸리에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를 창업하면서 ‘코리언벤처신화’를 이룩한 주인공. 그는 “햄버거 한개 사먹을 돈이 없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면서 “지금 말하는 상황은 위기도 아니다”고 강조했다.이어 “기업이나 국가경제가 어떻게 항상 순풍에 돛을 단듯이 잘 될 수 있느냐”며 “위기도 경제의한 현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회장은 최근 일어난 ‘진승현 스캔들’과 같은 부작용은 탁자 밑에서 이뤄지는 어두운 거래,프로의식이 부족한 기업가,문제점을 감추려고만 하는 기업문화,부족한 전문인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지적했다.이회장은한국 IT(정보기술)산업의 현주소를 ‘0.9버전’에불과한 초기단계라고 평가한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는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지만 지나친 자기 주장과 이기심때문에 외국인들이 같이 일하기를 꺼려한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 [사설] 地自制 개선 함께 나서자

    정부가 민선자치 5주년을 맞아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에 나선다고 한다.현행 제도가 민선 단체장의 전횡,방만한 예산 운용,지역 이기주의 심화 등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자치단체의 난맥상에 대한 손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왔다고 판단한다.하지만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데는 정부의 노력만으론 불가능하다.행자부 관계자가 “모든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점을 토론한다면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같은 한계를 읽을 수 있다.정치권,자치단체가 함께나설 것을 당부한다. 지자제는 그동안 주민 밀착형 재정수요 반영,지역 이미지 사업개발,경영수익 확대 등 주민자치 실현의 이념에 걸맞은 성과를 거뒀다는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풀뿌리민주주의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탈과 부작용이 만만찮게 드러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아울러 지자제의 부작용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려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노력이 일선 자치단체의 반발과 정치권의 눈치보기로물거품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차기 당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집행 남발,무분별한 축제행사,정실인사 등 단체장 전횡은 오래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정부는 이를 견제하는 방안으로 기초단체 부단체장의 국가직 전환을 제기했다. 일부 광역자치단체장이 공개적으로 지지할 만큼 광범위한 공감을 얻고 있는 방안이다.하지만 자치단체장들의 반발에 묶여 난항을 겪고있다.‘표밭’ 단체장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는 국회의원들의 이기심도 한 몫 하고 있음은 선량(選良)의 존재의의를 의심하게한다.단체장 서면(書面) 경고제도 도입도 마찬가지다.단체장의 직무태만과 위법,부당한 명령·처분 등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하려 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까지 했지만 정기 국회에서는 처리하게 힘들게 됐다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또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의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시민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납세자소송법 제정을 시민단체들이 제안했으나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지방의회 운영 개선,대도시 자치구제 개선,지방행정체제의 합리적 개편,지방재정의 건전성 확보,지방재정 조정제도의 합리적 개편 등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접근조차 어렵다고한다.지자제 발전방향 모색은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다. 범정부 차원의 지자제 발전기구 구성도 고려할 만하다.고칠 것은 빨리 고치고 발전시킬 것은 발전시켜야만 지자제의 앞날이 보장된다.
  • [외언내언] 재앙 불감증

    자고나면 두 배로 증식하는 죽음의 이끼가 있다.처음 호수 한 쪽에손바닥만한 이 이끼가 나타날 때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죽음의 이끼가 점점 공간을 넓혀 호수의 절반을 덮으면 사람들은 그제야위기를 감지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말한다.하지만 아무도 먼저 뛰어들어 그 이끼를 걷어버릴 생각은 안한다.‘누군가 하겠지’ 아니면 ‘어떻게 되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한다.건강한 호수가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어 실감을 못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다음날 아침,사람들이잠에서 깼을 때는 그 호수는 이미 죽음의 호수가 돼버린 뒤다. 이 비유처럼 인류는 지구에 재앙이 닥친 후에야 온난화 현상을 실감할 수 있을 듯싶다.전문가들은 수개월마다 지구 온난화 자료를 발표한다.그 때마다 걱정하면서도 대책은 없다.전문가들이 그럴진대 일반인들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기온이 3℃ 차이만 나면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11℃ 상승하면 공룡시대로 되돌아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이는 공상과학이 아니다.1990년대 10년은 지난 1,0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가장 높았던 시기라고 한다.현재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1.5℃.금세기 말이면 6℃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보고서가나왔다.빙하와 산 정상의 눈이 녹아내려 바다수면이 점점 높아지고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히치콕이 영화 ‘새’를 만들 때만 해도 그것은 하나의 공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난데없는 메뚜기 떼,벌 떼 소동이 일어났다.남극의 오존층은 이미 구멍이 뚫렸다.머잖아 북극의 오존층도 뚫릴 것이라고환경주의자들은 경고한다.그렇게 되면 식물의 엽록소가 말라버린다. 사람과 가축은 일사병에 걸리고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대기권 중에오존층이 1% 감소하면 피부암 환자가 10% 늘어난다. 25일 폐막된 헤이그 유엔 환경회의는 환경주의자들의 이처럼 다급한 경고를 무색케 한다.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2% 감축하자는 교토의정서(1997년) 실천방안 마련을 위한 이번 회의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개발도상국의 이견조정 실패로 성과 없이끝났다.특히 미국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농경지 및 산림지역만큼 가스 배출량을 공제하자고 우겼다.허용 배출량 미달 국가의 쿼터를 초과 배출국이 사들일 수 있도록 하자는 쿼터거래 제도의 무제한 허용을 주장해 EU와 개발국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생명의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고 인간복제도 해 낼 수 있는 인류지만 눈앞의 재앙은 감지하지 못한다.이기심이 감지 능력을 마비시켜 버린 것이다.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한 생명공학이 아무리 발달해도인류는 인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불교계 800년 금기 깬 ‘看話禪’ 논쟁

    ‘간화선(看話禪)은 이 시대에도 적합한 수행법인가’ 불교계가 간화선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불교에서 깨달음을 얻기위한 ‘방편’은 수없이 많지만 ‘간화선’은 한국불교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선 수행법으로 자리잡았고 ‘최고의 수행법’이란당위론에 따라 지난 800년간 논의 자체가 금기시됐다. 중국 송대 임제종 대혜 종고(大慧 宗고·1089∼1163) 선사가 제창한수행법인 간화선은 묵조선과 함께 선종의 양대 수행법으로 받아들여져왔다.묵조선이 ‘좌선을 통해 망연(妄緣)을 멸하면 그것이 그대로붓다의 깨달음’으로 봐 좌선 그 자체를 중시한다면 간화선은 화두(話頭)를 참구해 깨달음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에선 1209년 보조(普照)가 절요(節要) 말미에서 “생사에서벗어날 한가닥 살길(出身一條活路)”로서 제시한 것이 최초인 셈이다.당시 송광사의 수선사에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전국의 선원들이 간화선 참구도량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의 논쟁은 이같은 금기를 깨고 가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간화선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깨닫는 돈오의 한 방법으로 훌륭한 수행법이긴 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견해와 “간화선은 대승불교최고의 수행법이며 간화선을 능가하는 수행법은 없다”는 종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간화선에 비판적인 입장은 화두는 참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한 방법일 뿐 유일하게 뛰어난 수행법이란 인식은 옳지 않다고 비판한다. 즉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화두만 붙잡고 수행한다는 것 자체도 어려울뿐 아니라 그런 방식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은 매우 힘들어 오히려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불교의 실용주의와 상대적 가치관의 유연성이 수천년간 불교를 혁신시켜온 힘이며 불교가 현대사회의 변화에 맞춰 미래의 가르침으로살아나려면 화두에 매달려온 전통을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정신문화연구원 한형조교수)“선불교를 잘못 이해한 스님들이 경전이나어록 등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지도 못하고 심지어 경전 어록공부를 하지도 못하게 해 불교를 모르는 불교인을 만드는 현실이 안타깝다”(성본스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반론자들은 선 수행이 독특한 수행법이긴 하지만 어려운 것이 아니며 논쟁의 대상으로 삼기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이다.“선이나 화두를 중국의 어느 선사가 만들었다는 식의분류는 불교에 대한 모독”(명진스님),“화두란 스승으로부터 점검을받기에 깨달음이 객관화되는 것”(영진스님)이란 주장이 그것이다. 최근 일고있는 이같은 논쟁은 이미 불교계에서 ▲화두공부 ▲수행법▲선 수행자 사회 등이 적지않게 거론돼왔던 터라 결과가 주목된다. 불교계 한켠에선 선승들이 주로 화두로 들고있는 ‘이뭐꼬’등은 간화선을 수행할 수 있는 화두가 아니라는 주장을 적지않게 펴왔다.수행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간화선 수행자들에게서 오히려 편견 독선 편협 배타 이기심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조계사에서 열린 간화선 토론회에 참석했던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은 “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는 일반인들을 감동시키고 이끌어가는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참선수행하는 승려들은 만인이감동받을 수 있도록 온몸을 바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간화선 수행 선승 해마다 줄어. 선원은 스님들이 모여 참선하는 도량으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막혀있다.대부분의 선원은 하안거 동안거 등 안거때가 되면 참선 스님들로붐비지만 평소엔 객승들의 거처로 사용돼 한적하기만 하다. 이땅에 간화선이 등장한 이래 800년간 전국의 선원은 간화선을 좇는선승들의 참구도량으로 자리잡아왔고 여전히 한국불교의 선을 잇는요람이 되고 있다.하지만 근래 들어 수행 선승의 수와 질이 떨어지고있다는 게 교계의 귀띔이다. 현재 전국에 산재해 있는 선원은 총림 5개,비구선원 42개,비구니 선원 30개 등 모두 77개.이들 선원은 대부분 화두를 주된 참구 방편으로 삼는 간화선을 택하고 있다. 하안거 동안거 결제기간중 선원에 입실한 선승들은 엄격한 규율에따라 정진 법문 포살(참회수행) 경책(큰스님 훈시) 운력(공동노동)산행 삭발·목욕 자자회(自恣會)에 참여해야만 한다.정진은 3가지로구분한다.일반정진은 하루 8∼10시간,가행정진은 12∼14시간,용맹정진은 일반적으로 1주일간 매일 18시간 이상 참선을 해야하는 고행시간이다.용맹정진은 종전엔 매철마다 반드시 했으나 지금은 철마다 하는 곳은 드물고 1년에 한번씩만 하는 곳도 있다. 법문 포살은 보름마다 하는게 원칙이지만 현재 법문·포살을 함께시행하는 곳은 해인총림과 조계총림 뿐으로 조실이 궐석인 선원에선법문도 듣지 못하는 곳이 많은 실정이다. 운력은 모든 선승들이 빠지면 안되는 가장 엄중한 규칙이며 삭발·목욕은 보름에 한번 하는 것이 원칙으로 요즘도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안거의 마무리는 자자회.안거에 참여했던 모든 선승들이 마지막날모두 큰방에 둘러앉아 그간의 수행을 평가하는 의식이다.서로 상대방의 허물을 지적해줌으로써 잘못을 고치도록 한다. 한편 선원의 운영에 대해 해인총림 원융 스님은 “지금 전국의 선원에는 조실이 공석인 곳이 많고 수행자 수도 해마다 줄어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간화선은 참선스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불자들이누구나 참구할 수 있는보편적 참선법으로 일반화할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김성호기자
  • [대한포럼] 전문가들의 집단주의

    시대는 바야흐로 전문직업인들의 세상이다.의사들이 파업한 지 오래됐고,예비의사인 의대생들은 31일 스스로 유급을 결정하는 총투표를했다.의약분업의 또 다른 당사자인 약사들 역시 조금도 손해보지 않겠다는 자세다. 교사들 또한 마찬가지다.전교조 소속 7,000여명은 지난 24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도심 시위를 벌였다.교사들이 평일에 연가를내고 시위에 나서는 바람에 각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일찍 귀가시키거나 자습으로 대신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그뿐인가.대한항공 조종사들은 파업 17시간 만에 회사를 굴복시켰는데,그 과정에서 이 회사의 국내외 항공편 대부분이 하루 반 동안 결항했다.심지어는 국가의 개혁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해야 할 공무원조차 공무원직장협의회를 무기로 집단의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불쑥불쑥 내보인다. 이제 우리 사회는 ‘전문직 공화국’이 됐다.해방 이후 지금처럼 전문직이 힘을 발휘한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그러나 누구를 탓하겠는가.능력이 모자라서,또는 학업을 게을리 해 전문직을 갖지 못했음을 자책해야지 노력해서 힘을 얻은 그들에게야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전문직들이 거리낌없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간단하다. 그들을 배제하고 나면 대체할 만한 수단이 우리 사회에는 없기 때문이다.의사들이 파업한다고 외국에서 수입할 수 없으며 아무나 진찰하고 수술하기는 더욱 불가능하다.전문직답게 이같은 사실을 뻔히 알기에 그들은 시체말로 ‘배 째라’하며 기세등등하게 나아간다.이 모든일들은 개혁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들이다.누구나 개혁을 원한다는 점은 분명하다.지난 8월 국정홍보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성인의 91. 6%가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의 걸림돌인 집단이기주의가 심각하다는데 94.7%가 동의했다. 개혁 추진이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보여주었다.개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경우 감수한다는 대답은 45.8%였으며반대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사람은 43.8%나 됐다.국민의 절반 가량이 본인은 손해보지 않는 개혁,곧 ‘나를 위한 남들의 개혁’만을인정하겠다는 이기심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집단이 앞서 말한 전문직들로 보인다.환자가 죽어나가도 아랑곳하지 않는 의사,아이들 수업을 내팽개치는 교사에게서 집단의 이익 말고 그들이 존중하는 가치를 찾아보기는 힘들다.그들은 “제대로 된 의약분업을 시행하려고”“공교육을 파탄시키는 정책을 분쇄하고자” 파업하거나 거리에 나선다고 주장한다.그렇지만그 깊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바깥사람들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비춰질 뿐이다. 전문직의 저항이 완강하면 개혁은 힘없는 보통사람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그래서 그 전문직들에게 묻는다.1970∼1980년대 대학 캠퍼스는 ‘독재 타도’시위로 타올랐다.시위대 선봉에 선학생마저 의대생에게만은 “민주주의가 된 다음에도 의사는 꼭 필요하다”면서 동참을 말렸다.민주화한 지금 그때의 빚을 기억하는가?전교조운동이 시작되자 적잖은 국민이 불안해하면서도 지지했다.‘참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에 공감했고 교실을 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믿어서였다.전교조의 합법화는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루어졌고 그러므로 그때의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엄혹한 독재의 시절 공무원들은 단체결성은 커녕 입 한번 제대로 뻥끗하지 못했다.이제 공무원단체를 결성했으니 법적으로 인정받은 권리 말고 다른 일에도 그 힘을 확인해 보려는가? 고통 분담 없이 개혁은 없다.개혁의 대상은 보통사람이 아니라 사회에서 더 많은 권리를 누리는 계층이다.전문직으로서 자아실현을 이룬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 사회에 더욱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의 원칙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지구촌 共生씨앗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여러 나라에서 온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자율·자립과 공생의 소중함을 체험하며 출신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나라.서커스단과 공장,주유소,학교,은행 등을 직접 운영,스스로 살림을 꾸리고,대통령과 시장 등 대표를 뽑아 자치하는 진정한 교육공동체.스페인갈리시아지방 오렌세에 자리잡은 44년 역사의 벤포스타 얘기다.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도서출판 보리 펴냄)는 독일에서 어린이극장을 운영하는 에버하르트 뫼비우스가 지난 72년 1개월 동안 이곳을 둘러보고 펴낸 방문기다. 헤수스 실바 멘데스 신부(67)는 좀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있는 유일한 존재인 아이들을,형제들의 아픔을 알고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할 미래의 일꾼으로 새롭게 교육해야 한다고 믿었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기심과 돈,권력,악습 따위에서 그들을 구출,손수 집을 짓고 살며 스스로 관리하는 어린이 나라를 세워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지난 56년 15명의 사내아이들과 함께 소년들의 도시를 세웠다.이들은 실바 신부의 부모 집에 묵으며 빈병과 종이등을 주워자금을 마련,2년만에 벤포스타(위치가 좋다는 뜻)란 별명의 포도농장을 구입했다.손수 건물을 세우는 등 삶의 터전을 일구며 가난한 어린이들을 주민으로 끌어들였다.4∼15살의 아이로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부모가 동의하면 누구나 주민이 될 수 있다.그 수는 시기에 따라300∼2,000명에 달했다.세계 순회 공연을 다니는 최고 수준의 서커스단에 매력을 느껴 찾아오는 어린이들도 많다.당시 프랑코 총통의 독재에 영향받지 않는 자유지대로서,정식 국가는 아니지만 국경초소까지 세웠다. 이곳 아이들은 공장에서 일을 해도,학교 수업에 출석해도 돈을 받는다.모두 공동체를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대신 돈을 내고 숙·식권을 사야 먹고 잘수 있다.독자 화폐인 코로나만 쓰기 때문에 외부의도움은 기대할 수 없다.놀고 먹을 수는 없는 것. 외부에서 오는 성인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이들의 자유로운결정권을 되도록 제약하지 않는 것이다.아이들에게 필요한 전문지식을 주는 조언자에 그쳐야 한다.때문에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학교에갈 수 있다.희망자에 한해 대모험을 하기도 한다.1년동안 병원,고기잡이,교도소,빈민가 청소년 돌보기,구걸,잡역부 등 궂은 일을 하며 삶을 대하는태도를 바로잡는 체험을 하는 특별수련이다. 출판사측이 홈페이지(www.arrakis.es/∼benposta) 등에서 찾은 최신자료를 책 말미에 추가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벤포스타는 아직도 잘운영되고 있다.70년대 중반부터는 여자아이들도 함께 지낸다.벤포스타는 조숙한 아이들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삶과 동떨어진 낡은 생각을 어른들로부터 이어받아 되풀이하는 성인세계의 축소판이 아니다.자기 나름의 궤도 위에서 스스로를 만들어 나가는 독립조직이다.이제까지 어린이공화국을 거쳐간 수십개국 수만명의 주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공생을 실천하고 있다.김라합 옮김,7,500원. 김주혁기자 jhkm@
  • 서울대병원 응급실 르포

    “죽어가는 사람을 두고 뭣하는 짓입니까? 허준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할 사람들입니다” 의료계의 총파업 첫날인 6일 오후 2시,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환자들의 신음과 원성이 가득했다. 응급실 침상은 58개지만 환자 수는 84명이나 됐다.병원측은 응급실에 모두 수용할 수 없게 되자 복도에 12개,보호자 대기실인 응급실입구에 10개의 침상을 설치,‘야전병원’을 방불케 했다. 응급실의 환자들은 침대 시트 위에서 가족들이 집에서 마련해 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했다.떨리는 손으로 수저를 들다 응급실 바닥에 국을 쏟기도 했다. 보호자들은 응급실에서 간이의자에 의지해 꼬박 밤을 새거나 돗자리를 바닥에 깔고 잠을 청했다. 간경화로 9일째 응급실에 누워있는 홍모씨(56)는 “총파업 때문에언제 의사들의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며 쪼그려 앉아있는 아내를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무릎에서 시작된 암이 폐까지 번져 지난 4일 밤 응급실을 찾은 정모군(19)은 의사들의 파업으로 항암주사를 맞지 못해 의료용 산소탱크에 의지해 진료받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월남전 고엽제 후유증으로 혈액암 2기 판정을 받은 김모씨(52)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내과 외래병동 앞에서 입원시켜달라며 2시간 남짓 병원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응급실로 옮겨졌다. 서울대병원에서 6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모씨(67)는 “지난달에는 응급실 환자수가 120명일 때도 있었다”면서 “봉사정신의 대변자로 자처해 온 의사들이 이기심에 젖어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윤창수기자 geo@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