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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형준의 노화학 교실](2)老化와 노인병

    그림형제의 동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신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에게30년이라는 수명을 부여했다.그런데 나귀와 개와 원숭이는 그렇게 오래 살기에는 너무 고달프다 하여 신에게 부탁해 나귀는 18년,개는 12년,원숭이는 10년의 수명을 감축받는다. 곁에있던 욕심쟁이 인간이 이 세 동물이 버린 수명을 주워 생명을 70년으로 연장한다.그리하여 본래의 30년은 인생 준비한다고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고 노새로부터 얻은 18년은 가족을 위해 무거운 짐만 진채 지새우며 개로부터얻은 12년은 이가 빠져 쓸모 없어진 늙은 개처럼 이구석 저구석 눈치만 보고 다닌다.뒤이은 원숭이의 10년은 노망으로 치기가 들어 아이들의 놀림감이되어 지낸다.동화속 이야기지만 인간은 나이들면 왜 병들고 약해지는 걸까. 노화를 정의하기는 만만하지가 않다.어떤 학자들은 수태에서 사망까지의 변화를,또다른 학자들은 성숙기 이후의 인체변화를 노화라고 한다.일반적으로후자를 노화라 하고 전자는 따로 구별하여 나이가 보태어진다는 의미로 가령(加齡)이라고 한다. 코헨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매거진에 노화가 갖는 특징적인 성질들을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일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지고,지난 날의 고생을이야기하고 싶어하고 과거를 자주 후회하며 다가올 일에 대해 무관심하다.아울러 사회의 변화에 적응이 둔하고 의혹을 많이 가지며 계획의 변경이 어렵고 잡다한 것을 수집한다.이러한 특성은 세월에 따라 누구에게나 모두 일어나고 진행되며 결국엔 사망에 이르는 것이 순리이다.이를 거부한다해도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노화해 가며 위에 든 특성들을 나타낸다. 이에 반하여 노인병은 노화에 비해 돌발적으로 얼마간은 가역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노력에 의해 거부(예방)할 수도 있다.노인병은 노화처럼 진행되어 사망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노인병 속성에 따라회복되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노화와 같이 누구에게나 다 오는것이 아니고 반드시 점점 불편해지는 것도 아니다. 이렇듯 노화와 노인병은 다르다.그러나 노인병은 노화를 촉진시키고,역으로 노화는 노인에서 병이 잘 생기게 한다.결국 노인병과 노화는 다르지만 양쪽을 모두 잘 다듬어야만 고운 늙음과 건강한 늙음을 가져다 주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세월의 축적 현상들임에 틀림없다. 한림대의대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학
  • [기고] 주한 미군병사들

    지난주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60대 초반의 한 신사가 머리를 짧게 깎은 세 명의 젊은 외국인에게 열심히 지하철 노선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그들은 첫 번째 외출이라서 서울 지하철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 온지 오래 되지 않은 미군 병사들임에 틀림없었다.신설동 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 타라는 안내를 받고 내리는 그들은 공손하게 “Thank you very much,sir.”를 여러번 하고 내리면서 참으로 친절한 분이구나 하고 고마워하는 모습이었다.이에 이 신사는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고는 “시간이 있었으면 같이 내려서 더 도와주었어야 하는데…”하면서 아쉬워했다. 스무 살 전후의 이들은 수줍으면서도 깨끗하고 밝은 인상이었고,서울 구경에 잔뜩 기대를 하는 듯 했다.이러한 광경을 보고 나는 문득 상념에 잠겼다. 저 젊은이들이 미국에 있는 애인과 부모에게 오늘 어떤 편지를 쓸까! ‘뉴욕 지하철보다 훨씬 깨끗한 차 안에서 친절한 분의 도움을 받았다.젊은이들은 차 안에서도 부지런하게 전화통화를 해야 할 정도로 바쁜 것같다.놀랍게도 젊은 남자 중에 금발이 많다.젊은이들이 우리를 아주 반기는 것 같지는 않다.한국에 있는 동안에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부대 상관들이 외출에서 조심하고 주의하라고 귀가 따갑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한국사람이 미군을 경계하나! 우리가 한국의 안보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고 왔는데….제대하고 다시 와도 그럴까! 한국음식은 주문하기가 힘들어서 못 먹겠고 미국에서 흔히 먹는 패스트 푸드만 먹었다’ 주한 미군중에는 직업군인과 장기 근무자도 있지만 16개월 정도 단기 복무자들이 가장 많을 것이다.이들은 미국 각 지역에서 온,만 22세가 채 되지 않은 젊은이들이다.한국에 처음 온 것은 물론 해외가 처음인 경우도 많을 것이다.미국을 떠날 때 부모와 친구에게 한반도 지도를 펴놓고 서울을 지키기 위해 휴전선 바로 밑에서 북한군과 대치하는 곳까지 간다고 말하고 왔을 것이며,이에 대해 그들은 한국은 경제와 민주주의가 급속도로 발달한 모범적인나라이며 한국사람은 부지런하고 친절해 좋은 것을 배우고 오라고 격려해 주었을 것이다. 이들은 귀국 후 제대하면서 복학이나 복직을 하는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들이다.그런데 이들이 군복을 입고 엄격한 군기를 지키는 딱딱한 모습이나 휴가 또는 외출 중에 입은 옷으로는 그렇게 말쑥해 보이지도 않고 민간인만큼세련되지 않을 수도 있다.더구나 미군과 관련된 사건기사를 많이 접한 한국사람은 이들을 다소 경원시하는 경우도 없다고 할 수가 없겠다.사실은 주한미군 병사들과 관련된 아름다운 얘기들이 끝없이 많을 텐데 알려지지 않았을 뿐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참된 민주주의와 높은 수준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6·25전쟁 때 미국을 비롯한 참전국 용사들이 많은 피를 흘렸고 그 후에도 우리와 함께 나라를 지켜 주었기 때문이다.70년대초만 해도 주한미군 1개 사단이 철수한다고 해서 한때 온 나라가 시끄러웠고,카터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려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서 철회한 바 있다.주한미군은 대북억지력과 함께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하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을 바로앞에 두고 있는 지금도 한국과 미국은 그필요성에 대해 같은 인식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동맹국답게 한·미행정협정(SOFA)관련 사항들을 새로운 변화에 맞도록 빠른 시일 내에 결말을 지어야 하고,우리 국민은 우리를 도우러 와 있는 젊은 군인에게 더 따뜻함을 보이자.우리는 입대한 아들의 100일만의 휴가를 손꼽아 기다린다.그런데 주한미군 병사들의 부모와 가족은 16개월을 기다리면서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 그저 무사하고 건강하기만을 기도한다.우리의 가정에도 초청하면서 우리의 한결같은 정을 보여줌이 어떨까! [박건우 경희대 NGO대학원장 前주미대사]
  • [대한포럼] 母性의 눈으로 분단을 보자

    민족분단의 최대 피해자는 여성이다.같은 난리를 겪으면서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은 여성의 모성(母性) 때문이다.여기 그단적인 일화가 있다. 1947년 초겨울,칠흑 같은 밤,일단의 무리가 북을 탈출하려고 임진강 나루에모였다. 뱃사공이 한 아낙의 등에 있는 아이를 강에 버리자고 했다.아이가울기라도 하는 날이면 일행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었다.아이 아버지는 여럿을위해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러나 아이 엄마는 ‘죽으면 죽었지 못한다’며당신들(남편을 포함해)이나 가라고 했다.일행은 그들을 남겨놓고 떠나버렸다.아이 아버지도 할 수 없이 남았다.둘은 망연히 서있다가 강 상류로 올라갔다.걸어서 강을 건너기로 한 것이다.초겨울이라 물은 차가웠다.아이 엄마는아이를 연신 치켜올렸지만 물은 가슴께까지 차 올랐다.하늘의 도움인지 아이는 그 난중에도 새근 새근 잠을 자 부부는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여럿을 위해 아이를 강에 던지자고 한 아버지의 판단은 합리적이다.그러나어머니는 아이를 안고 강물에 뛰어들망정아이를 버리지 못한다.그것은 비합리가 아니라 초월이다.그 모성의 힘이 유난히 울보였다는 아이를 초겨울 싸늘한 밤공기에도 잠들 수 있게 했다.. 분단의 극한상황에서 비일비재했을 이 슬픈 이야기 속에 담긴 기적,아이도살리고 강도 무사히 건넌 모성의 힘을 민족통일의 에너지로 동원할 수 없을까. 모성의 눈으로 분단을 보면 모든 것이 달라진다.이산가족 문제를 만약 여성들이 다뤘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진전됐을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모성은 조건부가 없다.그러므로 상호주의란 말도 없다.민족의 일원이 굶어 죽는데 더구나 성장기의 아이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발육이 부진하다는 데 기브 앤드 테이크를 따질 수 있을까. 이번 정상회담이 과거와 다른 것은 북측이 ‘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해 보인다는 점이다.북측의 이같은 변화는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햇볕정책을 추진한 것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있다.북한은 지난 몇년 동안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다.오죽하면 북한이자존심을 무릅쓰고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호소했겠는가.다행히 북한의 굶주림을 우리가 외면하지 않았다.민간단체들이 나서서 음으로 양으로 도왔다.이과정에서 북한의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역시한핏줄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만약 우리가 북한의 식량난을 외면했더라면? 일부 냉전론자들의 주장대로 군량미로 비축될지 모른다는둥 이유를 달아 민간단체의 구호손길을 정부가 나서서 막기라고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김일성(金日成) 사망후 남북관계가 급랭했던 것처럼 지금쯤 남북한은 냉전에 휩싸여 있을지도 모른다. 분단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패권주의 그리고 좌우파 정치세력간 권력투쟁의 산물이다.그것은 가부장적 권위주의 산물이기도 하다.이 패권주의가냉전을 부추겼다.그것은 죽임의 이데올로기였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에서 여성의 주체적 참여를 모색하고 나선 데는 가부장적 패권문화의 극복은 ‘민족의 어머니’인 여성의 참여가 지름길이라는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단이 여성에게 더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으므로 통일은 누구보다도 여성특히 어머니들의 관심사라야 한다.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땅의 여성들은 통일을 정치적인 문제로 그리고 남성들의 일로만 치부해 왔다.그렇게 된 것은 역시 남성들의 냉전 이데올로기 세뇌 때문이다.이 땅의 절반인 여성들이 모성의 눈으로 통일문제를 바라볼 수 있으면 통일은 훨씬 앞당겨질 수 있으련만….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국전 비구상계열 10일 발표

    한국미술협회가 박석원 이사장측과 김선회 이사장측으로 양분된 가운데 10일 발표 예정인 제1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제1부(비구상계열)의 심사과정과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석원 이사장측은 7일과 8일 한국화,판화,양화,조각화 분야의 응모작품을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접수받은 다음 9일 심사위로 하여금 심사토록 하고 10일대상 수상자 1명과 우수상 수상자 4명 등을 일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선회 이사장측도 국립현대미술관에 접수된 작품을 대상으로 9일 자신들이구성한 별도 심사위에게 심사케 하며 이튿날 박 이사장측과 같은 시간에 수상자를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술대전은 양측이 각각 수상자를 발표하는 파행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미술협회는 지난 2월 17일 서울 용산 구민회관에서 열린 제39차 총회에서 김선회씨측이 별도의 정통성을 들고나오면서 양분돼 그동안 두 이사장 체제라는 기형적인 동거를 계속해왔다.
  • 탄광촌어린이의 청와대 구경

    “야! 여기가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일하시는 곳이구나” 강원도 태백시 탄광촌에 있는 미동초등학교 학생 48명이 4일 마포구 연남동사무소 한 공무원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서울을 방문,일정의 첫번째로 청와대를 찾았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쪼이는 가운데 학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을 연신굴려가면서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내부시설 등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청와대를 둘러본 뒤엔 국회의사당도 방문했다.“여기가 여러분들의 부모님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모여 나라 일을 논의하고 법을 만드는 곳”이라는 국회 사무처 관계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났다. 지난 95년부터 산간벽지의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초청해 온 연남동사무소 최형규 계장은 “산간벽지 어린이들에게 서울의 명소를 보여줌으로써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올해로 5번째인 이번 행사를 갖게 됐다”고말했다. 학생들은 어린이날인 5일에는 경복궁 및 창경궁 등 시내 고궁과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과천 서울대공원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면서호기심 주머니를 가득 채울 계획이다. 문창동기자 moon@
  • 전북대 강준만교수 계간 ‘인물과 사상’서 심층 분석

    최근 김성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모 주간지와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말들이 많다.김 수석은 지난 4·13총선과 관련,“영남과 호남의 단결을 같은맥락에서 보고,양쪽에서 싹쓸이를 한다고 양비론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면서 “소수의 단결은 정의지만,다수의 단결은 불의”라고 했다.곧이어 여당 대변인은 비난성명과 함께 김 수석의 교체를 촉구했다.각 신문들도 일제히포문을 열었다.지역감정의 망령이 다시 도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거침없는 글쓰기와 실명비판으로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최근 계간지 ‘인물과 사상’ 14호에서 지역감정 문제를 정면으로다뤘다. 우선 이번 호를 아우르는 머리말의 제목 ‘지역감정 예찬론’이 인상적이다.한마디로 패러디다.그는 “이번 총선결과를 두고 ‘국민의 절묘한선택’이라며 언론과 지식인은 민의를 잘 헤아리라고 정치권,특히 김대중정권에 호통을 쳐대기 시작했다”며 “그렇다면 ‘지역감정 망국론’이 아니라‘지역감정 예찬론’이 아닌가”라고 묻고 있다.나아가 그는 이제 ‘지역감정 망국론’을 과감히 쓰레기통에 내던질 때가 됐다고 단언한다.그간의 ‘지역감정 망국론’은 존재하지도 않는 허깨비와의 싸움,즉 허공에 대고 주먹을휘두른 격이라는 것이다. 물론 강 교수의 ‘지역감정 예찬론’이 지역감정을 예찬하자는 건 아니다. 그나름대로는 타파책이다.지역감정을 생산해내는 적(敵)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헛발질을 멈추고 급소를 가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그는 지역감정을 생산·조장하는 5적으로 ▲국민의 일상적 정실주의 ▲수구기득권 세력의 분할지배주의 ▲언론의 상업주의 ▲개혁세력의 보신주의 ▲호남차별을 외면하는 근본주의를 들고 있다.학술적 접근보다는 현상적 접근방식인 셈이다. 5적의 첫번째가 ‘정실주의’, 즉 연고주의라는 지적은 낯선 게 아니다.애향심과 지역감정을 구분하는 잣대는 바로 ‘정실주의’의 유무라는 것.한국인의 일상적 삶은 모든 것이 ‘줄’에 의해 돌아가고 이를 따라가는데 정권교체 이후 영남인들이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권력의 ‘줄’의 단절,파괴 때문이라고 한다.강교수는 “한국의 정실주의 문화에서 지역감정은 ‘감정’의문제인 동시에 경제적 이해득실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한다. ‘수구기득권 세력의 분할지배’는 기존 지역감정의 지속,내지 강화를 도모하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5적에 올랐다.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후 일부 신문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감정 해결’을 주문했는데 이는 역대정권들이 저질러온 기존 ‘호남차별’정책의 고수를 요구한 것이라고 강 교수는 해석한다.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이 현정권의 인사정책을 두고 ‘호남 독식론’을 주장하다가 반론에 부딪히면 슬그머니 ‘알맹이 독식론’,‘껍데기 안배론’을내놓은 것이 그 예라고 말한다.특히 언론은 한쪽에선 ‘지역감정은 망국병’이라고 외치면서 다른 한쪽에선 ‘지역감정은 현실’이라며 지역감정을 부추겨 왔다고 지적한다.한마디로 언론은 영남 대 호남의 비율이 65대 29인 현실에서 65에 영합하는 ‘시장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의 ‘호남차별을 외면하는 근본주의’도 5적 반열에올랐다.‘호남은 변혁의 기수로서의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지역주의 투표를먼저 그만둬야 한다’는 식의 ‘호남차별’심리에 있어서는 진보·보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강 교수는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같이 장황한 설명끝에 의외의 간결한 결론을 맺는다.그는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냄새가 풀풀나는 제안”이라고 전제한 뒤 “‘반DJ정서’를 극복하고 영남인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지려면 김 대통령이 스스로 ‘김대중 죽이기’를 해야한다”고 고언했다.이제 ‘희망’의 공은 김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SK 시장점유율 줄이기 묘수 없나요

    ‘마이너스를 향한 딜레마’.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맹주격인 SK텔레콤(011)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신세기통신(017)인수의 ‘대가’로 내년 6월 말까지,앞으로 14개월 안에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춰야하기 때문이다.SK텔레콤의 기획,마케팅 등 담당부서는 27일 내내 회의를 거듭하며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3월말 기준으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3.2%와 13.8%로 57%.이를 50% 이하로 낮추려면 지금의 시장규모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신규가입자를 전혀 안받더라도 160만∼170만명을 떨어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감량’(減量)의 큰 축은 불량가입자에 대한 직권해지와 휴대폰 보조금 축소를 통한 신규가입자 억제.그러나 둘다 간단치 않다.직권해지의 경우,PCS 3사의 ‘맞불작전’이 우려되고,신규가입자를 억제하자니 대리점 등 유통망의붕괴가 걱정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직권해지에 나서면 PCS 3사도 이참에 불량가입자 해소에 덩달아 나설게 뻔하다”면서 “이렇게 되면 시장 점유율 축소는 상당히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현행 약관상 직권해지 조건이 ‘2회 연속요금미납으로 통화정지된 뒤 3개월이 지나도 미납금을 내지 않을 때’여서해지사유가 발생해도 최소 5개월은 걸린다는 것.때문에 SK텔레콤은 해지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약관변경을 검토중이다. 또 SK텔레콤은 신규가입자 억제를 위해 PCS 3사와의 휴대폰 보조금 격차를10만 이상 둘 계획이다.‘스피드011’과 ‘TTL’ 등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불과 몇만원 차이로는 신규가입자들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때에도 마케팅 능력의 전반적인 후퇴와 일선 대리점주들의 강력한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PCS 3사는 이구동성으로 SK텔레콤의 ‘엄살론’을제기했다.한 PCS사 관계자는 “시장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수백가지”면서 “오히려 SK텔레콤이 14개월이라는 여유기간을 이용해 우량 가입자는더욱 늘리고 불량 가입자는 줄인 뒤 내년 6월 이후 강력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건다면 PCS사들에게는 더욱 위협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대한시론] 정치지도자의 성실성

    4·13 총선의 열풍이 지나갔다.4풍(납세,북풍,병역,전과)의 교차 속에서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선거열전이었다.금권·관권선거,국부유출 등의 공방과 지역감정이 표출됨으로써 정당간의 판세를 가늠할 수 없는 격전이었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의 문턱에 선 우리 사회의 변화도 엿볼 수 있는 선거이기도 했다.인터넷을 통하여 후보자들의 인적 배경을 판단할 수 있었다.정보와 지식은 이미 엘리트 계층의 독점물이 아니다.각성된 시민의식과 그 목소리가 정치지도자를 선택하는 일에 무관심할 수 없지 않은가. 총선시민연대의 활약은 적법성의 논란은 접어두고서라도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이번 선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보다 세련된 시민의 소리가 정계에 영향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또한 386세대의 약진과 여성들의 국회 진출 향상도 괄목할 만한 일이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16대 국회를 형성할 선량들이 선출되었다.과반수를 훨씬 넘는 제1당이 없는 오늘날 각 당 간의 정쟁은 나라의 경제를 새로운 위기상태로 몰아갈 위험이 없지 않다.북한과 정상회담을 놓고 두 당이 합력할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보다 깊은 문제는 정치불신풍조이다.1969년 전 미국 대통령 제럴드포드가 말한 ‘신뢰성의 갭’이 벌어져 가는 것이 개탄스러운 현실이다.곧정치지도자들의 말을 국민이 불신하는 풍조의 심화다.“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기대할 것이 있나?”하는 사회풍조이다. 민주주의이론의 비조들-존 로크,장 자크 루소-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한 정치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언약(言約)이다.정당의 공약과 개개인이 유권자들에게 말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건국 이후 우리는 여러 선거를 겪으면서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거공약을 들어왔다.그러나 대부분 그것들이 헛된 약속,곧 공약(空約)으로 끝나버리고 정치는 권모술수의 거짓말판이라는 통념이확산되어 왔다. 이제 새 세기를 맞이하여 우리가 참으로 바른 정치풍토를 이룩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성실성의 상실은 오늘의 지도자들을 격하시켜온 핵심요소인 듯이 보인다. 1950년 한국전쟁시 윌리엄 딘 장군이 북한의 포로가 되었다.그는 그의 아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자 했다.그는 수용소에서 어렵게 마련한 종이쪽지에 그의 아들로 하여금 세상 사는 지혜를 단 한 마디의 단어로 써놓았다.딘장군이 선택했던 그 한 마디의 말은 ‘성실성’이었다.성실성 없이는 어떤지도자도 신뢰도를 유지할 수가 없다.약속에 대한 책임은 어떤 조직의 성장에도 본질인 것이다.만약에 한 그룹의 우두머리되는 사람이 천박하고 비윤리적인 사람으로 간주된다면,전체의 조직은 얼마가지 않아 와해되어 버릴 것이다. 예수는 세 가지 유형의 거짓지도자들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그중 첫번째가 ‘삯군’-돈만을 위해 일하는 자-으로서,자신이 위험에 처할 때는 도망쳐버리는 자요,두번째가 ‘도둑’으로 남의 것을 훔치는 자요,세번째는 ‘강도’인데 이는 무기로 남의 것을 강탈하는 자이다.이들 모두는 거짓지도자들로서 “오직 훔치고 죽이고 파괴할 뿐이다”.성실성이 없이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양의 탈을 쓴 ‘이리’라고 말할 수 있다. 성실성은 모든 리더십 자질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모름지기 4·13 선량들은자기들의 언약을 그대로 지키기 위하여 성실하게 노력하기를 국민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李元卨 前 한남대 총장
  • 세종문화회관 개관후 첫 기획전

    세종문화회관이 자체 기획전을 통해 본격 미술전시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있다.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첫 기획전은 ‘미디어 아트21-버추얼리 유어즈(Virtually Yours)’.세종갤러리에서 열리는 있는 이 전시엔 조혜승 김이진박희준 유비호 김기라 등 젊은 작가 25명이 참가했다.세종문화회관이 자체기획전을 갖는 것은 1978년 개관후 처음.최근 이구열·임은미씨를 전시고문과 큐레이터로 각각 영입한 세종문화회관은 매년 봄,가을 두차례에 걸쳐 기획전을 열 방침이다.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은 대관 위주의 소극적인 전시장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특히 미술전시의 경우 자체 기획력이 부족해 교통요지에 넓은 공간(320평)이라는 유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전시를 열지 못했다.그런점에서 이번 전시는 세종문화회관이 본격적인 미술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할지그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무대라 할 수 있다. 전시는 21세기 영상미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미디어아트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전시작은 조윤주 ‘열린 새장안에 갇힌 새’,박희준 ‘디지털 호흡’,유비호 ‘검은 질주’,김기라 ‘인식공간’등.모두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터액티브한 상황을 염두에 둔 작품들이다.이원곤 전시기획위원은 “그동안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는 외국작가의 작품이 거의 무비판적으로 국내에 유입돼 온 게 사실”이라고 전제,“미디어혁명의 세례 속에 감수성을 키워온 젊은 작가들에게서 독자적인 가능성을 찾고자했다”고 말했다.전시는 5월7일까지.(02)3991-626. 김종면기자
  • 국제사회 “아프리카를 돕자”

    집단기근으로 아프리카 중동부지역 신음소리가 갈수록 깊어감에 따라 국제사회의 긴급지원 촉구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유력국가들이 아프리카 지원의사를 피력하고 있기는 하다.유럽연합(EU)이 17일 191만달러 긴급구호자금 및 40만t 식량지원을 약속했고,미국도 1차로 40만t을 지원키로 했다.또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전세계네티즌 등을 상대로 5,000만 달러 모금운동을 진행중이며 어린이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도 ‘에티오피아 기근기금’을 조성하는 등 비정부기구(NGO)들도 대거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식량난에 시달려온 아프리카는 참극을 막기 위해당장 필요한 식량만도 120만t 정도다.각 구호주체들의 약속이 얼마나 이행될지는 별도로 하더라도 일단 현지에 도달하고 난 뒤에도 만연한 내전,극히 취약한 사회기반시설 등으로 인해 굶주린 민간인 손에 가닿기까지는 다시 얼마나 극심한 난관을 넘어야 할지 모른다. 이와 관련,EU는 진작부터 아프리카 문제에 꾸물거리기만 한다는 국제사회의호된 비난에 직면해 왔다. 구호관련 비정부기구 옥스팸은 이달초 EU의 1999년 식량지원이 당초 약속분의 절반정도만 집행됐고 새해에도 5만t 지원을 제시,48만t 기부를 약속한 미국에 현저히 뒤졌다고 질타했다.최근 아프리카 중동부를 일주일간 둘러본 캐서린 버티니 WFP 사무총장도 19일 “국제사회가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여기에 극빈국 아프리카의 열악한 정치,지역환경이 지원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에티오피아로의 가장 유력한 식량수송통로는 인접국 에리트레아의 아삽,마사와 두 항구지만 내전중인 양국의 신경전으로 사용이 어려워질 전망이다.지부티,수단항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최대 하역용량 10만t 미만으로 국제사회의 대규모 지원물량 소화에는 한계가 있다.일단국경안으로 진입한다 해도 좁은 도로,잦은 약탈위협,교통수단 부족 등이 가로막고 있다.현지 요원들은 외부지원이 본격화해 현재 400여대 정도의 트럭이 오가는 에티오피아 내부 진입로에 1,000여대 정도가 투입될 경우 10∼20㎞ 전진에 몇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책/ ‘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 ‘반야심경...’

    ◎한국병 뿌리 고쳐야 미래가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근본을 생각하자’ 우리나라가 21세기에 선진 문명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많은 지식인들과 언론매체들이 새 밀레니엄을 맞아 여러가지 해법을견해를 피력해왔다.그러나 대부분 단편적이거나 일부분만을 바라본 견해여서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전 문화일보와 인천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이자 사회평론가인 이성주씨는 ‘문명의 발전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역사적 발전을 꾀하려는 노력에의해 이뤄진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본다.그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즉 인간의식의 일대전환이라고 단언한다.이씨는이런 주장을 최근 펴낸 ‘우리 스스로 바꿔야 산다’(지식산업사 펴냄)에담았다.30여년동안 언론인으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끝에 찾은 결론이다.한마디로 새로운 ‘의식개혁론’인 것이다. 책은 이른바 한국병으로 일컬어지는 연고주의와 편견,획일성과 집단주의 등각종 사회적 폐단의 실태와발생원인을 살펴본 다음 동서양 고금의 사례를검토한다.이어 문명과 계급의 형성,동서양 격차의 발생원인과 과정 등에 대해서도 독특한 견해를 펼친다. 광범위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술술 읽는 중 ‘느낌’을 갖게 한다.‘정말 이런게 우리 문제이구나’하고 깨닫게 해준다.책은서양의 한 과학사가의 언급으로 끝맺는다.‘근대서양의 과학은 아리스토텔레스 없이 싹 틀 수 없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극복 없이 성장할 수 없었다’저자는 이 말로써 우리가 스스로를 극복(개혁)하지 않으면 선진문명국가의달성이 요원하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밝힌다.값 1만원. 박재범기자 jaebum@. ◎쉽게 풀어쓴 반야심경. 반야심경을 쉽게 풀어쓴 ‘반야심경-어떻게 하면 깨어날 수 있을까?’(한국불교연구원 펴냄)가 발간됐다.저자는 명상불교 이론가인 김사철씨와 불교학자인 황경환씨. 반야심경은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불자들이 아침 저녁으로 독송하지만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이는인도말을 한문으로 다시 옮긴 탓이다. 반야심경의 원문은 ‘프라즈냐아 파라미타 흐리다야 수트라(prajna paramita hrdaya sutra)’.모두 260자이다. 이 책의 가치는 반야심경의 핵심인 다섯개의 짧은 만트라(주문),즉 ‘가테가테,파아라가테,파아상가테,보디,스바아하아’(간다 간다,넘어간다,넘어가버렸다,붇다,내고향으로)를 쉽게 해설한 데 있다.이 구절의 해설은 불교계에서는 한국 불교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성과라 평가하고 있다.값 7,500원. 정기홍기자
  • 성북구 中企브랜드 사이버 등록

    성북구의 지역 공동브랜드 트리즘이 사이버 공간에 오르고 트리즘 상품에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성북구는 19일 관내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트리즘’ 판촉홍보를 위해 전용홈페이지를 구축하고 도메인을 등록했다고 밝혔다.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적극적인 판로개척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전용 홈페이지는 제품의 특색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업체별로 구축되며모든 업체가 등록 도메인 ‘kr.trizm.com’을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했다.트리즘 상표의 무분별한 사용을 억제하고 등록업체의 책임한계를 명확히 하기위해 오는 29일까지 30개 참여업체와 2년 기한의 공동상표 사용계약도 체결하기로 했다. 성북구는 이와 함께 현재 30평 규모인 공동브랜드 참여업체의 전시·판매장외에 금명간 개원 예정인 벤처기업 창업지원센터에 추가로 40평의 전시 ·판매장을 확보,제공할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의 쑨이구(區)에 상설 전시·판매장을 개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빠르면 상반기중 쑨이구측과 실무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이를통해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공동브랜드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섬진강 120리 물길따라 봄내음

    얼어붙었던 지리산의 겨울이 온통 섬진강으로 녹아들고 있다.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지리산의 겨울 잔해들.그 잔해를 자양분 삼아 지금 섬진강의 봄이통통하게 알이 배어 있다. 전남 곡성에서 구례를 거쳐 경남 하동까지.섬진강 물길 120여리를 돌아보았다.500여리 섬진강 물길중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비집고 흐르는 곳.옛날고향집 누이의 저고리 고름처럼 굽이쳐 흐르는 곡선이 예쁜 곳이다. 그래서 시인 김용택은 ‘섬진강5’란 시에서 ‘저무는 강변을 바라보며/팍팍한 마음 한 끝을/저무는 강물에 적셔/풀어보낼 일이다’라고 했나 보다. 남원에서 곡성에 들어서니 섬진강 강변길이 이어진다.허기를 느껴 차를 세우고 보니 침곡리란 마을이름이 눈에 띈다.아직 상류라서 강폭이 좁다. 물가를 따라 촘촘히 서 있는 버드나무들.발그스름하게 물이 오른 나뭇가지에서 금방이라도 털이 뽀송뽀송한 버들개지가 솟아날 듯 하다. 강변의 한 허름한 식당엔 이미 봄기운이 완연하다.참게장백반을 주문하니 압록 유역에서 잡힌 참게로 담궜다는 참게장과 지리산 자락에서막 나오기 시작한 봄나물 등 15가지 반찬이 소담스럽게 담겨 나온다.밥 두 그릇이 게눈감추듯 뚝딱이다.밥값으로 5,000원만 내고 나오려니 왠지 죄지은 마음.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가면서 강폭은 서서히 넓어지고,곱디고운 새색시 속살같은 모래톱이 이어진다.뱃사공도 없는 흔들거리는 나룻배 주위에서 아낙네몇이 허리까지 차는 물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언가 열심히 잡고 있다. ‘아 재첩이구나’.한겨울 강바닥에 숨어 살다가 이맘때면 어김없이 떠오르기 시작한다는 재첩.끓이면 뽀얗게 우러나오는 재첩국물.뱃속의 온갖 불순물을 걸러내는 듯한 시원함이 그만이다. “아직 날씨가 차서 많이 잡히지는 않아요.며칠만 있으면 온통 재첩잡는 강풍경이 볼만 하지요”.잠시 물에서 나와 앉아 쉬던 임순례 할머니(67·하동화개마을)가 담배를 꺼내 물며 입을 연다. 쌍계사로 꺾어지는 길목을 지나쳐 하동읍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니 전남 광양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온다.다리 건너는 매화마을로 불리기도 하는 유명한섬진마을이 있는 곳. 3월 중순경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면서 상춘객이북적거리는 동네다.아직 쌀쌀한 날씨 탓에 꽃봉오리만 간간히 올라오고 있다. 섬진강에 재첩이 나오고 매화꽃 봉오리가 나올 무렵이면 지리산 일대엔 고로쇠 수액이 쏟아지기 시작한다.뜨끈한 방에 앉아 짭짤한 북어포를 안주삼아수액을 들이키는 사람들.아무리 마셔도 배탈이 없는 것이 고로쇠 수액의 특징이란다.미네랄과 각종 에너지원이 풍부해 위장병과 신경통에 즉효라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자랑이다. 고로쇠 나무는 지리산 피아골과 문수골 일대,인근 백운산 자락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예전엔 도끼로 상처를 내 수액을 채취,나무를 고사시키는 일이 많았으나 요즘엔 드릴로 1∼2개의 구멍을 뚫어 주사기를 꼽아 수액을 받아낸다.나무 보호와 남획을 막기 위해 해당 관청에서 인근 주민 200여명에게만 채취허가를 내주고 있다. 문수골에서 수년째 고로쇠 수액을 채취해 인근 호텔에 공급한다는 양해춘씨(45).“고로쇠 수액은 경칩(올해는 5일)을 전후한 시기에 채취한 것이 가장약효와 맛이 좋다”며 “삼월 중순이후 끝물에 나오는것은 보통 물과 다를게 없다”고 귀뜸해준다. ◆가는길◆ 섬진강의 봄기운을 느끼려면 승용차 여행이 편리하다.곡성에서 구례까지는17번 국도,구례부터 하동까지 19번 국도로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풍광이 그만이다.이렇게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전주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17번 국도를타야한다.기차는 구례 구역에서 내려 여행길을 잡아야 한다.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새마을호가 하루 2회,무궁화호는 9회 있다.버스는 강남고속터미널에서구례행 고속버스가 하루 4회 운행한다. ◆식당◆ 참게와 재첩,산채는 꼭 맛보아야할 음식.구례에서는 화엄사 아래 그옛날산채식당(0664-782-4439)이 유명하다.하동에선 화개장터 태봉식당(0595-83-2466)의 참게탕,동흥식당(〃84-2257)의 재첩국이 맛좋기로 소문나 있다. ◆숙박◆ 구례 화엄사 밑에 자리잡은 지리산프라자호텔(0664-782-2171)이 가깝고 깨끗하다.재첩국과 참게장,산채정식으로 식단을 꾸민 식당과 사우나시설을 갖췄다.고로쇠 수액도 채취업자에게 공급받아 판매한다. 고로쇠 수액은 현지에 가지 않아도 지리산프라자호텔이나 지리산 구례영농조합(0664-783-2626)에 신청하면 택배로 받아 마실 수 있다.18리터 한통에 5만8,000원,10리터 짜리는 3만2,000원. 이밖에도 화엄사 주변에선 지리산스위스관광호텔(〃-783-0700), 월등파크호텔(〃782-0082) 등이 비교적 깨끗하며,민박집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밖에 필요한 정보는 구례군청 문화관광과(0664-782-5301),하동군청 관광진흥계(0595-80-2544)에 문의하면 자세히 알려준다. 구례 글 임창용기자 sdragon@
  • MBC 시트콤 ‘세 친구’ 틈새전략 적중…시청자 반응 좋아

    SBS ‘이홍렬쇼’가 아성처럼 버티고 있는 월요일 심야시간대에 지각변동의조짐이 일고 있다.지난달 14일부터 방영된 MBC 주간시트콤 ‘세친구’(송창의 기획·연출)가 심야시간대에 보기드문 시청률 19%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 본격 성인시트콤을 표방하고 나선 ‘세친구’의 28일 장면.헬스클럽에서 ‘손님 안녕하십니까’를 연발해 눈길을 모은 안연홍이 평소 흠모하던 정웅인에게 접근하기 위해 갖은 모략을 꾸민다.친구를 소개해준다며 불러내 바빠서못온다는 내용의 거짓통화를 한 뒤 데이트를 즐기고 용돈으로 포섭했던 자기 동생이 따지고 들자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등 뻔뻔하고 극악한(?) 일을 저지른 것. 상큼한 이미지에 갇혀있던 안연홍이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눈알을 데굴데굴굴리는 장면에 포복절도했다는 이들이 많았다.너무 웃겨 죽는 줄 알았다며“MBC를 살인죄로 고발하겠다”는 이도 있었다. ◆재미있는 캐릭터 의리파며 완고한 보수주의자로 등장하는 정신클리닉 원장정웅인, 누나의 의상실에 빈대붙어 용돈이나 뜯어내지만 한없이 착하기만 한박상면, 헬스클럽 매니저로 여자 밝힘증 환자 윤다훈이 기둥인물.이들의 솔직한 연기는 또래들로 하여금 ‘내 얘기’로 여기게 했다. 정통극에서 갈고 닦은 이들의 연기력은 정말 오랜만에 연기의 조화란 이런것이구나 느끼게 한다. ◆틈새전략의 적중 SBS ‘순풍 산부인과’가 가족의 일상사를 다루고 후속시트콤들이 청춘남녀들의 연애담에 초점을 맞춘 것과 ‘세친구’는 차별화된다.성인들만의 이야기 마당을 갈구해왔던 시청자들의 기호에 영락없이 맞아떨어졌다. 직장 상사와 불륜에 빠진 여자의 연애를 다루고 젊은 처녀 의정과 나이 지긋한 중년남자(김용건)의 연애를 다룬 것도 이런 틈새전략의 산물이다. 어쩌면 성인들은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키득키득” 웃어가며 즐기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대를 바꿔라 성인만 보기 아깝다며 시간대를 바꾸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저녁 7시대에 방영되는 시트콤 ‘가문의 영광’이 그 표적. 그러나 조금은 표현에 삼가야 할 대목도 있다.의상실 주인 반효정이 동생 상면에게 “남들보다 두배는 처먹는다”고 상소리를 늘어놓는 것이나 아무리동창들이라고 하지만 ‘임마’‘짜식’ 등 거친 언어들이 여과없이 전파를타고 있는 것은 주의를 기울여야할 대목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신당 깃발 달기’ 장애물 많다

    ‘제4당’의 깃발이 제대로 내걸리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22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수성(李壽成) 전총리 등 3인을 비롯,신당추진세력들은 이구동성으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5년 ‘2·12총선’을 앞두고 신민당이 한달만에 창당,돌풍을 일으켰던 예를들면서 촉박한 기일이 신당 창당을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신당추진세력들의 이념적·정치적 배경이 너무나 다른 점도 걸림돌이다.장기표(張琪杓)씨와 같은 반독재 민주투사 출신과 정호용(鄭鎬溶) 전의원 같은 5·6공세력이 무리없이 한 울타리에 모일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이수성·이기택(李基澤)·김윤환(金潤煥)씨 등도 나름의 정치경력을 내세워 쉽사리 남의 밑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는 인물들이다.특히 지난 98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김윤환고문과 이 전총리 사이가 아주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시선을 의식,김고문은 이 전총리에 대해 “나쁜 사이가 아니다”고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조순(趙淳)명예총재도 총재직 등 적절한예우가보장되어야 신당에 합류할 전망이다. 신당 페달을 강하게 밟던 조명예총재와 이기택고문 등이 다소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신당 추진의 ‘주도권’문제를 의식한 것으로 이해된다. 당명 등신당 창당의 구체적 방법을 놓고도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지도체제와 함께창당자금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최광숙기자]
  • 인터넷 뉴스 서비스 인기몰이

    ‘인터넷신문’이 ‘종이신문’을 대체할 수 있을까. 최근 인터넷이용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인터넷신문 형태의 ‘온라인 뉴스서비스’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이들 온라인 뉴스서비스는 네티즌의 정보욕구에 맞는 각종 뉴스를 다양하게 제공,독자의 입맛을 맞추고 있다. 인터넷신문이란 네티즌을 중심으로 운영중인 10여개의 ‘웹진’을 비롯해기존 언론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1∼2년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딴지일보’와 ‘대자보’,‘토로’ 등종합지 성격의 웹진,‘대한매일 뉴스넷’,‘디지틀조선’ 등 언론사 홈페이지들이 네티즌들의 높은 호응속에 ‘인터넷 신문’으로서 위치를 굳혀 나가고 있다. 지난 1월말 미국의 한 인터넷 회사가 발표한 ‘세계 1,000대 인터넷 조회수 순위’에 따르면 디지틀조선,대한매일,중앙일보 등 한국 언론사의 홈페이지 7곳이 들어있다.이는 국내 인터넷 신문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지고 있음을보여주는 것이다.특히 지난 1월1일 정보기술(IT) 분야의 본격 인터넷 신문으로 창간된 ‘머니 투데이’(www.moneytoday.co.kr)는 한달여만에 910위에 랭크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근 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IT뉴스 서비스는 10여곳.활자매체에 의존하지않고 독자적인 취재활동을 통해 ‘인터넷 벤처신문’이라는 새로운 영역을개척하고 있다.올들어 ‘I비즈투데이’(ibiztoday.com),‘I뉴스24’(inews24.co.kr)등이 창간러시를 이루면서 기존 언론사의 기자들 마저 하나둘씩 이들 인터넷신문으로 자리를 옮기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머니 투데이’의 관계자는 “하루 조회수가 30만∼40만명에 이른다”면서 “인터넷이 대중화될수록 적은 자본과 간단한 정보전달 과정이장점인 인터넷 신문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부산에서 열린 ‘21C 한국언론의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동아닷컴’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5∼10년 내에 전자신문의 매출액이 종이신문을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이들은 “인터넷신문이 성장한다고해도 깊이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한 종이신문의 고유영역은 계속 유지될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전망한다.이효성 성균관대 교수(신방과)는 최근 기자협회가 발간한 ‘저널리즘’에서 “완벽한 전자신문이 나온다 해도 인쇄신문의 정보와 결합,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행량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매체경제학 박사)은 아예 인터넷신문의 장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기존 언론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는 인쇄신문의 컨텐츠(내용)에 철저히 의존하게 돼 인쇄신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며,언론사와 관계없는 인터넷 벤처신문의 경우 마케팅 능력과 전문성의 부족으로 다채널 뉴스시대를 맞아 고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서울 마포구 ‘오피스스쿨제’ 도입

    서울 마포구(구청장 盧承煥)는 15일 다른 업무에 대해서도 민원인 문의에답변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이 각 부서의 업무를 숙지하는 ‘오피스 스쿨제’를 도입,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각 부서별로 민원인의 문의가 많았던 업무를 중심으로 민원제기사례 및 처리방안 등을 담아 별도 교본을 제작할 계획이다.해당 업무담당자가 강사로 나서 부서별로 매일 아침과 저녁 일과외 시간을 이용해 강의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평상시 교본을 가지고 소속 부서의 업무에 관해 교육받는 한편 타부서의 업무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 모든 직원이구청의 모든 민원업무를 상세히 알도록 할 방침이다. 문창동기자 moon@
  • 정의원 자진출두 압박·설득

    검찰은 14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에 대한 4차 긴급체포도 실패,쓴맛을 봤지만 내부 문단속과 함께 법집행에 대한 엄정한 결의를 다졌다.정의원의 신병확보에 대해서는 적법절차를 밟아 압박하기보다는 자진출두로 방향을 돌렸다. ◆정상명(鄭相明) 서울지검 1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임시국회가 열려도 정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절차를 밟기보다는 자진출두하기를 종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차장은 정의원의 자진출두설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을 뿐 한나라당이나 정의원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들은 바 없다며 15일 임시국회가 열려도정의원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 벌여 자진출두를 유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을 중단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법규정이나 전례가 없어서…”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정차장은 정의원이 검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것은 공권력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현재 검찰이 취할 방법은 없다.공은 정의원쪽으로 넘어갔다”며 정의원의 자진출두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통해 일선 검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의 배경과 검찰의 입장을 설명토록 당부하고 원칙대로 사태를 처리하라고 거듭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휘윤(任彙潤) 서울지검장은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전 8시쯤 출근,정상명(鄭相明) 1차장검사와 박만(朴滿) 공안1부장 직무대리 등 간부들과 정의원 체포문제를 논의한 뒤 4차체포시도를 지시했다. ◆검사들은 이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부서별로 모여 지난 주말에 단행된 문책인사 배경과 3차례나 실패로 돌아간 정의원 체포작전이 앞으로 어떤 해법을찾아 매듭지어질 것인지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검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당한 검찰권 행사를 교묘하게 방해하고 있는 한나라당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야당의 폭로정치를 그대로두고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여권 핵심부의 의중에 따라 정의원 체포작전이단행됐다”는 의혹은 검찰권 행사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음모론’이라며이같은 시각을 일축했다. 공안부의 검사도 “정의원이 자신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사조차 받지 않으려는 점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경북대 양승영교수 ‘한국공룡 대탐험’

    우리나라가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공룡들의 천국이었다면 믿겨질까. 한반도에서 공룡의 흔적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72년.그 후 이 땅에 공룡들이 살았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우리나라 서점의 공룡에대한 책들은 외국서적을 번역했거나 공상에 가까운 흥미 위주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공룡 대탐험’(양승영 지음 명지사 출간)은 우리 학자가 쓴 우리나라의 공룡 이야기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공룡이 어디서 어떤 상태로,어떤 종류가 발견되었는 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또 지금까지 공룡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앞으로는 어떤 연구가 가능한 가도 적어 놓았다. 저자는 책에서 공룡은 상상의 동물이나 막연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인 과거의 동물이라고 강조한다.특히 그동안국내 공룡 화석 발견에 대부분 참여한 경험을 통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공룡 연구의 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공룡 대탐험’은 5개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먼저 ‘공룡이 알려지기까지’에서는 공룡이라는 이름이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된 유래와 학명인 이구아노돈(iguanodon)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국내에서 발견된 공룡’에서는 72년 첫 발견돼 76년 대한지질학회에 보고된 경남 하동군 금남면 수문동 해안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과 공룡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상식의 허점을 지적했다. ‘공룡 화석과 관련된 이야기’는 공룡 화석 발굴과 연구방법을 짚었고 공룡과 관련된 잘못된 보도들을 통해 실체에 접근했다.‘공룡에 관한 상식’에서는 공룡의 체구와 체중,어떻게 걸었을까 등을,마지막으로 ‘공룡은 왜 사라졌을까’에서는 공룡 멸종과 관련된 다양한 해석을 모았다. 저자 양씨는 경북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룡 화석을발견했으며 30여년 동안 공룡을 비롯한 중생대 화석을 탐사한 고생물학계 국내 권위자이다.책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공룡 화석 발굴 당시의 체험 중심으로 쓰여졌다.값 1만원. 김명승기자 mskim@
  • [굄돌] 진실이 꿈틀대는 삶

    사무실을 마포로 옮겼다.필자들을 초청해 신명난 집들이 잔치도 치렀다. 마이크를 들고 ‘꿈꾸는 백마강’에서 ‘바꿔’까지 한국 가요사를 내리훑는 문인들의 소리는 저마다의 개성과 열정으로 감동적이었다.그들은 남을 흉내내지 않았고 노랫말 한 구절,올리고 내리고 꺾는 소리 운용 한 마디에도온힘을 기울여 뜨겁게 노래했다.오십 중반의 중진 작가에서 이제 갓 데뷔한 이십대 청청한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그들은 하나같았다. 춤도 있었는데 그 춤도 그랬다.그들의 춤은 제각각이었고 하나같이 괴이했다. 텔레비전에서 매일 보는 전문가들의 능란한,그러나 틀에 갇혀 있는 춤과는달리 그들의 춤은 서투르지만 저마다의 강렬한 개성으로 신선했다.살아 퍼덕이는 힘이 있었다.그 괴이한 춤을 그들은 온몸으로 온 마음을 기울여 추고있었다. 노래에도 춤에도 숙맥인 나조차 덩달아 신이 나 소리를 보태고 어깨를 들썩거렸다. 마포대로 옆 높이 솟은 빌딩의 14층 작은 출판사 사무실의 하룻밤은 그렇게무르익어 갔다.그 자리에 한 변호사도 참석했다.마흔 셋의 젊은 중년.변호사경력 15년.‘민주화를 위한 변호사협회’와 지금 한창 국회의원 낙선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 시민단체의 중심에서 열심히 일해온 분이다.흰 와이셔츠에 감색 양복을 정갈하게 입고 있었다.그런데 넥타이는 마티스,고호 류의색채와 문양으로 강렬했다. 나에게는 그것이 단정한 외모 속에 깃든 그분의,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정열로 읽혔다.마이크가 돌아 그분의 차례가 되었다. 그분의 외모처럼 어디 한 부분 건너뛰지도,넘치지도 쳐지지도 않는 정확한 노래였다.소리는 맑고 강인했다.그런데 놀라워라 저 넘치는 신명은 무엇인가. 저 굳은 듯한 속 꿈틀대는 기운으로 가득찬 괴이한 몸짓은 또 무엇인가. 그분의 소리와 춤은 문인들의 그것과 똑 같은 것이었다. “아 그렇구나”라는 깨우침이 피곤과 술기운으로 혼미한 정신을 꿰뚫었다. 자신을 굳게 세우고 시류를 거슬러 진실을 찾아 사는 사람들의 내부에는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신명으로 역동하는 정신이 깃들여 있는것이구나.그렇다면 나는? 안쪽에서 느닷없이 솟아올라 뒷덜미를 채는 이 물음 앞에 모골이 송연하다. 이성희 도서출판 프레스21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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