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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홀로 남은 朴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홀로 남은 朴

    “박연차 회장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유심히 본 것 같다. 그 글로 인해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박 회장의 심경을 짤막하게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박 회장의 진술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거나 ‘검찰에 사실과 달리 말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며 박 회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에 대해 심적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13일 구치소 인근 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사람이 곧 재산이던 박 회장이다. 동네 주민과도 고가의 양주를 기울이는 통 큰 씀씀이로 폭넓은 교우관계를 유지했던 박 회장에게서 이제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이다. 게다가 그와 각별했던 친노 인사는 물론 사건 변호를 맡았던 로펌마저 사임해 버렸다. 검찰도 “노무현 대 검찰이 아니라 노무현 대 박연차의 싸움”이라며 선을 그었다. 홀로 남은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산과 맞서 싸울 일만 남았다. 그동안 법무법인 로고스와 함께 박 회장 변호를 맡았던 로펌 김앤장은 14일 법원과 검찰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변호를 그만뒀다. 표면적인 이유는 로펌 소속 변호사인 박정규 전 민정수석의 구속이다. 지난 2004년 박 회장이 건넨 상품권 1억원어치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 전 수석 때문에 박 회장 사건을 계속 맡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박 회장 사건이 전 정권과 관련된 게이트로 번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거침 없는 입’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동지’들이 줄줄이 쓰러지자 그동안 각별했던 영남권 친노 인사들도 박 회장에게서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좌희정, 우광재’라 불렸던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각각 구속되고 조사를 받고, 영남권 친노의 좌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등 친노계 대두들이 연이어 검찰에 구속되자 남아 있는 친노 인사들은 “더 이상의 조직와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박 회장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점점 고립되고 있는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상대와 혼자 싸워야 할 처지다. 노 전 대통령이 다음주 검찰에 소환돼 박 회장과 대질을 할 경우 ‘토론의 달인’인 노 전 대통령에게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예측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법리에 정통한 노 전 대통령이 물증을 요구하며 박 회장을 압박해 오면 최악의 경우 박 회장이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 회장의 진술에 크게 의존해 왔던 검찰 수사가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래저래 박 회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검찰과 노측 반격카드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검찰과 노측 반격카드

    노무현 전 대통령 한 사람만 남았다.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은 100만달러(2007년 6월)와 조카사위 연철호(지난해 2월)씨가 받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뇌물’로 보는 검찰은, 마지막 소환자를 위한 압박카드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600만달러와의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서자 검찰은 사용처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 2007년 시애틀 방문때 부부 행적 추적 ‘패밀리 각본’ 뒤집는다 ●檢 압박카드 2007년 시애틀 총영사였던 권모씨를 불러 조사한 것 역시 권 여사가 받아서 빚을 갚는 데 썼다고 주장하는 100만달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100만달러를 받은 직후 미국을 방문해 권씨를 통해 이를 건호씨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당시 행적 재구성을 통해 혐의를 구체화하려는 것이다. 앞서 건호씨가 투자한 미국 벤처회사의 대표 호모씨를 불러 조사한 것 역시 건호씨의 투자금이 600만달러 가운데 일부라는 의혹을 입증, 이 돈과의 연결고리를 노 전 대통령까지 이어가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권양숙 사법처리’ 역시 검찰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압박 카드다. 검찰은 13일 권 여사가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고, 추가 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나중에”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검찰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검찰은 권 여사를 언제라도 기소할 수 있는 패를 거머쥐었다. 바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다. 권 여사는 검찰 조사에서 100만달러를 받아 썼다고 자백했다. 쓰임새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달러가 필요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금융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직원 130여명의 명의를 빌려 10억원을 이틀 만에 100만달러로 환전한 것 역시 불법 행위다. 외국환거래법은 내국인이 외국 거주자나 법인에 투자하거나 이들과 돈거래를 할 때 이를 사전에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나흘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연씨, 권 여사, 건호씨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조사했다. 전격적이고 이례적인 방식이었다. 이는 입맞추기를 차단해 ‘노무현 패밀리(가족)’의 진술에서 모순점을 찾아 내려는 또 다른 압박 카드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6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는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100만달러를 준비했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이 500만달러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갚지 못한 빚이 있어 아내가 100만달러와 3억원을 받았고, 최근에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500만달러는 연씨가 받은 순수한 사업자금으로 퇴임 직후에 가족에게서 들었다고 했다. 정 전 비서관이나 연씨, 권 여사, 건호씨의 진술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사소하더라도 엇갈리거나 상식에 맞지 않는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허점을 밝혀 낼 계획이다. 검찰은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 간, 박 회장과 권 여사 간 통화내역을 추적하는 등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朴 특별한 사정’ 부각… 檢과 밀약설 공세 朴진술 신빙성 뒤흔든다 ●盧 반격태세 이젠 반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격의 화살이 검찰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모든 의혹의 발화점인 박 회장의 입을 압박함으로써 검찰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나오는 박 회장의 진술이 예외없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는 점에 노 전 대통령은 상당한 의구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특정 언론에서 담당검사나 알 수 있는 박 회장의 진술이 연일 대서특필되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의 진술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 때문에 나온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의 ‘특별한 사정’을 밝혀내 자신을 향하는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의 뿌리를 흔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새벽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 기각 전까지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을 ‘신빙성 100%’의 금과옥조처럼 여겼다. 박 회장의 진술은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을 구속했고,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입에서 “이 의원에게 돈을 줬다.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자백을 이끌어 내는 개가를 올렸다. ‘술술 분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검찰에 협조적이었다. 물론 검찰 관계자는 “피할 수 없는 물증을 제시하면”이라는 전제 하에 “박 회장이 세세한 정황까지 기억해서 이야기한다.”고 말해 왔다. 일각에서 제기될지 모를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 의혹을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이 같은 의혹을 노 전 대통령이 제기하고 나섰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검찰과 박 회장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실제 노 전 대통령 측은 대검 중수부 수사팀이 수사대상인 태광실업의 차량을 이용하고, 태광실업 별관에 있는 베트남 총영사관 사무실을 사용하는 등의 ‘플리바게닝’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이 항소심에서 풀려나는 것을 조건으로 검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술술 부는 박 회장이 검찰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박 회장의 오버가 노 전 대통령에겐 반전의 기회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한나라당 한 중진은 “노 전 대통령은 검찰에 명확한 물증을 요구하는 전략으로 난관을 일단 헤쳐 나간 뒤 후일 정치적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정치적인 영역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끼며, 수사는 사법적인 영역”이라면서 “‘박 회장 진술이 맞기는 맞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수사팀에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성규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농구] 동부 챔프전 진출 “1승만 더”

    12일 전주체육관 원정팀 대기실에서 만난 동부 전창진 감독은 “내 컨디션이 좋으니 (선수들이) 잘하겠죠.”라며 밝게 웃었다. 이어 “변칙엔트리를 냈다. 허재 감독한테 꼭 전해달라.”고 말했다. 스타팅 멤버로 이광재·강대협을 빼고, 이세범·윤호영을 넣은 것. 주전들을 체력적으로 배려하면서 KCC의 1쿼터를 묶겠다는 심산이었다. 지난 2번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1쿼터에 23점, 25점이나 내준 것이 패인이었다고 생각한 끝에 내놓은 묘책이었다.전반은 40-39, KCC의 1점차 리드. 하지만 흐름은 KCC 쪽이었다. 동부는 웬델 화이트가 18점을 넣었을 뿐, 공격루트가 단조로웠다. 김주성은 전반 2개(7개 시도·성공률 29%)의 골밑슛과 자유투 5개를 보태 9점을 넣는 데 그쳤다. 아직 발목이 온전치 않은 듯 종종 절룩거렸다.그러나 3쿼터 들어 동부가 흐름을 잡았다. 시작부터 2개의 골밑슛에 1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인 윤호영(6점)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화이트(28점), 표명일(13점), 이광재(7점), 김주성(19점 9리바운드)이 고루 득점포를 가동했다. 3쿼터가 끝났을 때 67-58, 동부의 9점차 리드. 4쿼터 들어 KCC가 반격을 시작했지만 완전히 살아난 동부의 공격력 앞에 속수무책이었다.4강 PO 3차전에서 정신력으로 중무장한 동부가 KCC를 87-75로 꺾고 먼저 2승째(1패)를 챙겼다. 동부의 새내기 윤호영은 31분을 뛰며 KCC의 주포 추승균을 6점으로 꽁꽁 묶어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윤호영은 “(추)승균이형을 무득점으로 막자고 생각했다. 다부진 각오로 임한 게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팀의 4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전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숨죽인 친노

    8일 친노(親) 진영은 공식적인 언행을 삼가며 이틀째 숨을 죽였다. 최대한 말을 아끼고 몸을 낮췄다.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백’ 말고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참여정부 최대의 무기였던 ‘도덕성’이 무참히 무너지며 비난의 화살을 맞는 처지가 됐지만, 수사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신중론도 제기했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에 누를 끼쳐 미안하다.”고 사죄의 뜻을 밝힌 뒤 “생살까지 벗겨내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지난 1년은 너무너무 지독하고 힘들었다.”며 검찰의 저인망식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자신의 지지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참여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사람으로서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관련 내용이 포함된 강연은 자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면서 시국 강연과 저자 강연을 모두 취소했다. 그만큼 친노는 참혹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죄가 되면 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혐의 내용도 모르고, 검찰 조사가 계속 중인데 주변에서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가급적 대외 접촉을 끊고 간간이 서로 전화를 주고받으며 상황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광재 의원이 구속되고 서갑원 의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안희정 최고위원 등 핵심 인사들이 모두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방위로 조여 오는 검찰 수사가 ‘친노 초토화 수사’가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간혹 터져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예전 같으면 10억원이 아니라 100억원, 1000억원이 거론됐을 것”이라면서 “그나마 누가 이렇게 정치판을 (과거보다) 깨끗하게 만들었느냐.”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말이다. 그는 “살아있는 정권에 숨을 죽이고, 정권이 교체되자마자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서 뒤지는 게 최고 사정권력의 행태냐.”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프로농구] 동부 표명일 ‘연장전 승부사’

    8일 원주 치악체육관. KCC 허재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의 긴장이 좀 풀린 듯했다. 초·중·고 2년 선배인 동부 전창진 감독과의 대결인 데다 6년 동안 선수로 뛴 곳이라 편안했을 터. 그래도 허 감독은 “무조건 (챔피언결정전) 올라가야 돼. 감독 4년차인데…”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동부가 정규리그 패턴 다 바꿨을거야. (전)창진이 형이 워낙 단수가 높아 모르겠어.”라며 웃었다. 전 감독에게 허 감독의 얘기를 들려줬다. 전 감독은 “당연히 (패턴을) 다 바꿨지.”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일본 전지훈련 때 하승진에 대비해 233㎝짜리 중국 선수를 상대로 수비패턴을 연습했다. 정규리그때 써먹지 못 했는데 통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KCC를 만날 것에 대비해 여름부터 준비했던 완벽주의자의 면모였다. 2쿼터가 끝났을 때 47-46. 동부가 앞섰다. 슈팅가드 이광재(12점), 강대협(18점·3점슛 5개)이 좋았다. KCC에선 맏형 추승균(22점)이 전반에만 16점으로 펄펄 날았다. 두 팀의 공방은 4쿼터까지 이어졌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숨막히던 승부는 표명일의 손끝에서 매조지됐다. 표명일은 4쿼터까지 8개의 3점슛을 난사했지만 단 1개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전 감독이 “그만 좀 쏘지.”라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81-80으로 앞선 연장 종료 2분39초 전 3점포를 꽂아넣은 데 이어 1분 여 뒤 또 한방을 쏘아올렸다. 전 감독은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87-80, 승부는 사실상 그걸로 끝이었다. 동부가 4강 PO 1차전에서 연장에만 10점을 몰아친 표명일(15점·3점슛 4개)을 앞세워 KCC를 93-84로 눌렀다. 발목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던 에이스 김주성도 16점 9리바운드를 올리는 한편 하승진(12점 12리바운드)을 잘 틀어막았다. 2차전은 10일 오후 7시 원주에서 열린다. 전창진 감독은 “2주 이상 경기를 안 한 게 영향이 컸다. 디펜스가 너무 안 됐다. 내용은 불만족스럽지만 이긴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일이한테 4쿼터 막판 그만 쏘고 돌파를 시도하라고 했다. 참 아이러니하다. 그 친구도 나만큼 고집이 셌던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원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盧고백 이끌어내기까지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盧고백 이끌어내기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과글을 올리며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나서기까지 검찰은 측근 인물들을 집요하게 파헤쳐 왔다. 측근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전주곡이었다. 출발은 지난해 대검 중수부가 세종증권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를 구속시킨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검찰은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올들어 검찰의 대대적인 인사를 계기로 다시 박연차 리스트가 불거졌다. 지난달 19일 이정욱(60)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 이어 장인태(58)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봉하마을을 향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어 고향에서 함께 사법시험 공부를 하며 동고동락했던 박정규(61)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박 회장한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386의 좌장 이광재(4 4) 민주당 의원도 이들의 뒤를 이었다. 수사는 현역 국회의원에 수사의 장벽인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박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36)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가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지면서 8부능선을 넘는 듯했다. 옥에 갇힌 형이 다시 욕을 먹고, 고향친구와 정치적 동지가 차례로 구속되고, 본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세간의 눈과 귀가 봉하마을로 쏠려도 노 전 대통령의 굳게 다문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정치에 입문하던 시절부터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고 의리를 지켰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또 정치적 생명을 함께해 왔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면서 노 전 대통령의 침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7일 오전 검찰이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해 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체포하면서 노 전 대통령은 결국 입을 열었다. 검찰은 이제 ‘잔인한 4월’, ‘무소의 뿔처럼’ 홀로 선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힘겨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부패 낙인… 친노진영 몰락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 진영이 집권 시절부터 ‘훈장’처럼 달고 다니던 ‘개혁성’과 ‘도덕성’이 치명타를 입었다. 노 전 대통령이 7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친노 진영도 치유불능의 깊은 내상을 입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주변은 거의 초토화 수준이다. 후원자 3인방인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씨는 이미 구속됐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의 직계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강 회장으로부터 10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고, 이광재 의원은 박 회장으로부터 2억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박정규 전 민정수석도 구속됐다. 가족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는 세종증권 매각과 관련해 불법 로비를 벌이고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건평씨의 사위인 연철호씨도 박 회장으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사며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로써 친노 진영의 정치적 재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친노 진영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제대로 된 후보조차 내세우지 못하고, 연이은 총선에서도 줄줄이 낙선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정치적 재기를 노려 왔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개설하고, 친노 진영은 안 최고위원이 주도하는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를 정치적 교두보로 삼는 등 보폭을 조금씩 넓혀 왔다. 정치권에서는 친노 진영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혁 세력을 결집, 정치활동을 본격 재개하면서 2012년 총선과 차기 대선까지 넘보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같은 친노의 시나리오는 한낱 물거품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친노 진영이 쑥대밭이 되면서, 현 정세균 대표 체제를 비롯한 민주당 내부 역학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盧·검찰 질긴 악연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악연’은 2003년 3월 검사와의 대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인사 쇄신을 통한 검찰 개혁을 내세워 판사 출신의 강금실 전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해 평검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인사제청권을 검찰에만 쥐어 주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직접 나서 평검사들과 생중계 토론을 벌였다. 당시 “대통령도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맞받아쳐 화제를 모았고, 여론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이듬해 3월 검찰이 고(故)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형 건평씨를 불구속기소하자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와 함께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라고 발언했다. 남 전 사장은 이 방송을 보고 몇 시간 뒤 한남대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노 전 대통령은 큰 비판을 받았다. 친노 인사들도 검찰 수사로 고난을 겪었다. ‘구속 1호’는 영원한 집사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기록했다. 2002년 대선 때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22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좌희정 우광재’라 불리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민주당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특히 이 의원은 측근 비리 의혹 등 두 번의 특검을 포함해 10여 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의 칼끝은 마침내 본인을 직접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 ‘e지원 서버(옛 청와대 온라인업무관리시스템)’를 봉하마을에 구축하고 임의로 기록물을 가져간 데 대해 검찰이 지난해 8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것. 기록물 유출 혐의가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검찰이 방문조사 카드를 꺼내자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혐의가 있다면 내가 자진출석해 조사받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후 노 전 대통령쪽과 의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 시간을 소요했고, 세종증권 매각비리 사건이 터져 건평씨가 구속되면서 수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에도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의 범죄사실을 밝히고 사과하면서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투자 명목으로 건넨 5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자신의 직무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인이 잘못한 부분을 솔직히 시인하면서 이런 해명을 한 것은 500만 달러와 관련해 자신이 결백하다는 점을 검찰에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檢, 정대근 리스트 본격 수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는 정대근(65·구속기소) 전 농협 회장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 사건을 본격 수사한다고 1일 밝혔다. ‘박연차 리스트’에 이어 ‘정대근 리스트’가 정·관계를 뒤흔들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정 전 회장은 전날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신문에서 2007년 6월 태광실업의 홍콩법인인 APC 계좌를 통해 250만달러를 받은 것을 자백했다.”면서 “정 전 회장이 종전과 태도를 바꿔 돈을 받은 사실은 물론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해 다른 정치인에게 건넨 (로비) 자금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2006년 5월 현대차에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그는 또 8년간 농협 회장으로 있으면서 세종증권 인수(50억원), 휴켐스 매각(20억원) 등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민주당 이광재(44·구속) 의원에게 3만 달러, 이강철(62·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무특보에게 1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고, 추가 명단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박연차 리스트 수사에 올인하던 검찰이 이처럼 갑자기 수사 방향을 바꾼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쪽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데에 따른 부담으로 풀이된다. 역공이 우려되는 만큼 정대근 리스트로 숨을 고르려는 의도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지난해 2월 박 회장한테서 받은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50억원)와 관련해 “돈을 받기 전에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박 회장의 투자 주선을 부탁했다.”고 밝힘에 따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김 의원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진화하는 ‘검은돈’ 거래

    1980년대 말쯤이다. YS(김영삼)가 야당을 할 때다. 광주에 내려갔다. 한 시민의 연락을 받았다. 광주역 앞에서 만났다. 시민은 한참을 걷더니 화장실로 들어갔다. YS는 졸졸 따라갔다. 측근이 수행했다. 좁은 빈칸에 셋이나 모였다. 시민은 봉투를 건넸다. YS는 “고맙다.”며 받았다. 단돈 100만원이었다. 멋쩍은 듯 웃었다. 명색이 야당 총수였다. 창피스럽기도 했다. 한편으론 고마웠다. 야당 정치인에게 준 용기에 감동했다. 적지인 호남이어서 더했다. 정치 사찰·도청이 있던 시절 얘기다. 정치인들은 보안이 필요했다. 강창성 전 의원은 보안사령관 출신이다. 사찰이나 도청에 예민했다. ‘볼 일’을 볼 때는 승용차를 이용했다. 정형근 전 의원은 의원 시절 휴대전화를 자주 바꿨다. 정치권의 검은 돈 거래는 조심스럽다. 극도의 보안이 뒤따른다. 서울 강남에 ‘지안’이란 고급 룸살롱이 있었다. 23년간 권력 실세들이 애용했다. 지난해 매각됐다. 정치권 전설로만 남게 됐다. YS 아들 현철씨는 지안에서도 돈을 받았다. 1997년 구속될 때 드러났다. DJ(김대중) 아들 홍업씨도 지안을 즐겨 찾았다. 청탁이나 접대 장소로만 썼다. 이곳에선 돈을 받지 않았다. 개인 사무실을 이용했다. 외부에선 김성환씨가 대신했다. 고교 동기이자 집사였다. 권노갑 전 의원 때는 아파트 뒷길을 접선장소로 이용했다. 자금 관리인 김영완씨가 운반책이었다. 현대 돈 200억원을 다섯차례 전달받았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은 ‘차떼기’를 했다. 양재동 만남의 광장에서 주고받았다. 150억원이 실린 2.5t 트럭을 통째로 받았다. 삼성자금 112억원은 채권으로 전달됐다. 임동원·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은 홍업씨에게 3500만원을 줬다. 국정원 수표로 제공했다. 검은 돈 루트는 글로벌화, 다양화 추세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전방위였다. 검찰 조사 결과 7곳에서 받은 혐의다. 장소는 다르다. 해외는 두 번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강서회관(2만달러), 태광실업 베트남법인 사무실(5만달러) 등이다. 국내 접선장소도 다양하다. 롯데호텔 메트로폴리탄 식당(5만달러), 양재동 만남의 광장(2000만원), 강원도 평창 모텔(1만달러), 농협중앙회장 사무실(1만달러), 자신의 승용차 안(1만달러) 등이다. 한강 둔치는 증거 인멸 시도를 위해 이용했다. 서갑원 의원도 강서회관에서 돈을 받았다는 게 검찰 얘기다. 대부분이 달러다. 수표, 양도성 예금증서(CD) 와는 달리 용처 추적이 어렵다. ‘달러로비’란 신조어가 나온다. 노건평씨는 자재창고 주차장을 아지트로 썼다. 봉하마을 집 부근에 있다. 박연차 회장이 준 5억원을 배달한 장소다. 우리 정치에는 ‘5년짜리 영욕’이 있다. 5년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노무현 정권 때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 됐다. 5년 뒤 부메랑은 어김없다. 검찰의 칼날은 여야를 겨누고 있다. 하지만 상처는 친노가 더 클 것 같다. 도덕성으로 포장했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화당사를 팔았다. 천막당사로 사죄했다. 천안 연수원도 헌납했다. 노 전 대통령은 침묵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글도 자제하고 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dcpark@seoul.co.kr
  • ‘4월 방탄국회’ 檢에 뚫리나

    ‘4월 방탄국회’ 檢에 뚫리나

    검찰의 ‘창’을 피할 수 있는 4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제대로 된 ‘방탄’ 효력이 발휘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이 4월 내내 보강 수사를 벌인 뒤 국회가 다시 문을 닫는 5월에 사정의 그물에 걸린 국회의원의 신병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방탄국회’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대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4월 집중 보강 수사를 벌인 뒤 회기 중에라도 혐의가 있는 의원들을 계속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속도전’에 비중을 두겠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수사 일정을 늦추지 않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소환대상 의원들을 다각도로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4월 수사의 칼 끝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근접시켜야 하는 검찰로서는 ‘편파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른 수사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31일 “불구속이든, 구속이든 기소 이후 재판 과정에 속도를 내면 혐의자 대부분은 연내에 배지를 떼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4월이면 두자리 숫자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의 ‘속도전’으로 한나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박연차 회장과 금전을 주고 받은 흔적이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은 한껏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가장 깨끗한 대통령으로 자임하면서 한나라당 전체를 부패집단으로 몰고 갔던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과연 깨끗한 대통령이었는지 의문”이라면서 “가족공동체가 저지른 비리에 대해 정말로 깨끗한 대통령으로 끝났는지 수사결과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보겠다.”며 노 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사사건건 홈페이지를 통해 정치를 해온 노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국민이 의아해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은 ‘박연차 리스트’를 완전 공개하라며 역공을 폈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가 70명이라는데 검찰이 이 리스트에 대한 정확한 수사를 할지 의문이 든다.”면서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리스트를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노 대변인은 “박 회장의 활동무대가 부산·경남 지역이라는데 왜 강원도의 이광재, 호남의 서갑원, 종로의 박진 의원 이름만 나오고 해당지역 의원의 이름은 안 나오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서울광장] ‘權不五年’의 망각/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權不五年’의 망각/이목희 논설위원

    김대중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권력의 2인자’였던 박지원 의원이 한 상갓집을 찾았다. 취기가 적당히 오른 한나라당 인사가 시비를 걸어 왔다. “정권 끝나고 감옥 가기 싫으면 똑바로 하쇼!” 박 의원은 여유가 있었다. “우리가 그런 꼴을 얼마나 봤는데….” 단단히 대비하고 있으니 염려 말라고 했다. 얼마 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다. 다른 자리에서 만난 박 의원은 표정이 좋았다. “정권 재창출까지 했으니 다리를 뻗고 잘 수 있겠구나.”라는 분위기였다. 영리한 박 의원은 권좌에서 물러났을 때를 대비했을 것이다. 그랬던 박 의원도 차가운 감방살이를 피하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정권 초부터 고초를 겪었다. 대선자금 수사와 건평씨를 비롯한 대통령 친인척·측근 인사의 구설수. 당시 실세 중 한 명이 큰소리를 쳤다. “우린 끝이 좋을 거요. 김영삼·김대중 정권이 비리로 말년에 곤욕을 치르지 않았습니까. 김현철씨, 박지원씨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더구나 정권 초에 이렇게 힘든 시련을 겪었는데….” 참여정부 인사 가운데서도 이광재 의원은 깨끗한 척했던 이였다. 비싸지 않은 밥집을 애용하고, 양주보다는 소주폭탄주를 즐겼다. 여러 차례 비리의혹 수사를 비켜간 것은 나름대로 치밀한 관리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의원은 ‘박연차 수사’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제는 이 의원 차원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리 몸통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참여정부 인사들의 장담은 헛말이 되었다. 알면서도 실천을 못했으니 우둔해서인가, 정치적 치매인가. 대통령직선제 도입 후 정권이 5년마다 바뀌고 있다. ‘권불오년(權不五年)’의 교훈은 어린 학생들도 안다. 그럼에도 비리의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김영삼 정권에서 청와대를 취재하면서 왜 비리가 발생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느꼈던 적이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99% 부패한다는 것이다. 그때는 김현철씨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청와대 수석과 내각, 안기부(지금의 국정원)까지 모두 현철씨 인맥이 장악했다. 정권 초 김덕룡·한완상씨가 현철씨를 외국으로 보내자는 건의를 했다가 혼쭐이 났다.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 대부분을 현철씨 인맥이 생산하니 도무지 견제 받을 틈이 없었다. 김광일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현철씨를 비판하다가 도청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권력자들의 비리 반복은 개인이 스스로 조심해서 근절될 일은 아닌 듯싶다. 공직 인사와 정부 정책에 개입하려는 유혹은 너무나 강하다. 월권을 하게 되면 돈의 유혹 또한 뿌리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복수의 통로로 권력 주변인물을 살피는 제도를 갖추어야 한다. 친인척·측근 관리팀을 여러 곳에 만들어 크로스 체크를 함으로써 대통령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옥상옥 소리를 듣더라도 강력한 수사권을 가진 공직비리조사처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철저하게 견제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제2의 노건평, 제3의 이광재는 도처에서 나온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와 혜안이다. 누구라도 비리가 드러나면 싱가포르의 리콴유처럼 이를 악물고 처단해야 한다. 리콴유는 단돈 10만원을 받은 공무원을 처벌했다. 뇌물 수수 의혹을 받은 오랜 동지가 “한 번만 봐달라.”고 매달렸지만 뿌리쳤다. 친구가 자살함으로써 리콴유는 우정을 잃었지만 청렴을 얻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1000억 비자금 추적 시작된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자금 출처는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 APC 계좌로 관리하던 6746만달러(당시 환율 685억원)와 태광실업 ‘위장’ 계열사가 마련한 개발이익 400여억원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의 ‘2라운드 수사’는 이 돈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APC는 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려고 2002년 10월 차명으로 세운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이다. 박 회장은 자본금 전액(51만달러)을 대고도 태광아메리카의 대표이사인 미국 국적자 조모씨와 조씨의 딸을 APC 대주주로 내세웠다. 2002년 10월~2005년 10월 태광실업의 중국·베트남 현지법인은 원자재 납품 전문업체와 신발 원자재를 직접 거래하고도, APC에서 ‘중개무역’을 맡은 것처럼 위장했고, 이 덕분에 6746만달러가 APC 계좌에 쌓였다. 검찰은 이중 일부가 박 회장의 ‘달러 로비’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금은 태광실업의 베트남 공장인 태광비나실업에서 주로 건네져 검찰은 태광비나의 회계담당 이사 L씨를 불러 대체적인 윤곽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정대근(65·구속) 전 농협 회장과 이광재(44·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서갑원(47) 민주당 의원에게 건네진 ‘검은 달러’ 가 APC 비자금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재미교포에게 건너간 500만달러도 APC 계좌에서 빠져나온 것이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돈거래가 드러난 것은, 박 회장이 APC 계좌를 공개해도 좋다는 동의서를 홍콩 당국에 제출하면서 검찰이 최근 자료를 대부분 확보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APC 달러는 태광실업의 ‘위장’ 계열사로도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6월 태광실업의 계열사인 정산개발이 경남 진해의 옛 동방유량 공장부지를 사들인 직후 고도제한이 완화돼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박 회장의 위장 계열사로 의심받은 DNS가 이 땅을 매입해 아파트를 건설, 300억원대의 이익을 올렸고, 이중 일부가 APC 계좌로 흘러간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DNS를 비자금 조성을 위한 ‘국내형 APC’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11일만에 전·현 정치인 6명 구속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11일만에 전·현 정치인 6명 구속

    ■ 수사 1라운드 결산·전망 민주당 서갑원,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끝으로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1단계 수사가 마무리됐다. 4월 임시국회기간에는 현역 의원 소환이 쉽지 않은 데다 재충전을 위한 숨고르기 차원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은 기소 준비 등에 전념할 계획이며, 5월 일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역의원이 들어있는 ‘박도라의 상자’ 2탄은 임시국회 뒤에 열릴 전망이다. 반면 전직 소환은 4월에 본격화된다. ●4월 임시국회땐 기소준비 지난해 11월 시작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개인비리 사건은 박 회장 정·관계 로비 사건의 예고편이었다. 검찰은 당시 34일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과 고교동창, 측근 등 12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17일 정치권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이정욱(60)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을 전격 체포해 구속시켰다.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였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의 구속은 피바람의 서막에 불과했다. 뒤이어 송은복(66) 전 김해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고, 추부길(53)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걸려들었다. 거침없는 검찰의 칼날은 장인태(58) 전 행정자치부 2차관과 박정규(61)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베었다. 장 전 차관은 2004년 6월 경남지사 보궐선거 직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다. 박 전 수석은 박 회장이 사돈인 김정복(63) 전 서울 중부국세청장의 인사검증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1억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아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여세를 몰아 노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민주당 이광재의원을 소환, 28시간 동안 조사한 뒤 구속시켰다. 더구나 박연차 리스트에도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한나라당 중진인 3선의 박진 의원이 27일 전격 소환되면서 검찰의 수사방향은 예측불가로 돌변했다. 정치권이 대혼돈에 빠져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역의원 수사는 虎視牛行 검찰 수사는 당초 3월 안에 ‘소환조사-구속’이라는 속전속결 양상으로 갈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검찰은 1라운드와 달리 현역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준비란 점을 고려해 ‘호시우행(虎視牛行)’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4월 임시국회를 목전에 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현직 의원에 대해 단 한번의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시도하지 않았다. 출석을 차일피일 미뤄도 끈질기게 기다렸다. 그만큼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홍 기획관은 이날 “회기가 시작되더라도 의원들과 소환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면서 “소환 조사 후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사법처리 수순을 밟겠다.”고 말했다. 통과되지 않을 것이 뻔한 체포동의안을 내면서 ‘사정수사’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보다 박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현직 의원을 확실히 옭아매기 위한 증거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특히 현직 의원들이 받은 돈의 액수가 1억원이 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일괄 사법처리할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임시국회가 끝난 뒤인 5월에는 현직 의원들이 줄줄이 법정으로 향할 전망이다. 반면 신병처리에 문제가 없는 ‘전직’인 김혁규(70) 전 경남지사 등에 대한 수사는 빨라질 전망이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hot@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檢 소환불패 뒤에 ‘비나의 입’ 있었다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檢 소환불패 뒤에 ‘비나의 입’ 있었다

    검찰이 예고한 ‘잔인한 4월’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공장격’인 베트남 현지법인(태광비나실업)의 자금관리담당 이사 L모씨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 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민주당 이광재 의원 등에게 건네진 달러화는 다름아닌 태광비나에서 조성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L모씨는 현재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어 ‘핵폭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수사는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자료와 박 회장의 여비서 다이어리, 박 회장 돈 전달자로 드러난 뉴욕 K식당 곽모(60) 사장, 계좌 추적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L모 이사의 진술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인 것으로 전해졌다. L모씨는 연 매출 2억달러가 넘는 태광비나의 자금을 총괄하고 있다. 매출에서 발생하는 태광비나의 수익은 한국으로 송금할 필요가 없다. 베트남에 소속된 태광실업의 현지법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자금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 쪽에서 나이키 신발을 만드는 데 쓰이는 소재, 반제품, 완제품을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보내는 방법도 비자금 조성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광실업 안에서도 “L씨가 베트남 쪽에서의 자금 준비를 도맡아 했다.”면서 L씨가 박 회장이 원하는 ‘비자금’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재 의원에게 전달된 달러도 L모씨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박 회장의 입과 곽모씨의 입, 그리고 L모씨의 입이 살생부인 셈이다. 10차례 이상 검찰의 칼날에도 굳건하게 버텨 온 이광재 의원도 ‘3개의 입’을 통해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27일 소환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나 주중에 출두할 민주당 서갑원 의원도 굴레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환 대상자들은 “(박 회장을)만난 적도 없고, 돈을 받은 일도 없다.”고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지만 ‘3인의 입’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을 통해 검찰의 수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다는 말이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온다. 검찰의 한 인사가 말하는 “피의자의 인간적인 본능과 진술을 이끌어내는 과학수사”가 결국엔 박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L모씨 등의 진술인 것이다. 철저히 준비된 검찰에 불려올 이들에겐 잔인한 4월일 수밖에 없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이광재의원 초라한 수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27일 영등포구치소에서 첫 아침을 맞았다. 그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 앞서 구속된 ‘박연차 리스트’ 주인공들이 갇혀 있는 서울구치소에 가지 못했다. 자백한 다른 구속 피의자들과 달리 돈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의원이 구치소에서 박 회장과 조우하는 것은 (증거인멸 시도 등의 우려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다른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치소는 서울구치소보다 시설이 열악해 ‘범털(배경이 든든한 재소자를 일컫는 은어)’을 잘 보내지 않는다. 이 의원은 386운동권 출신으로 노 전 대통령을 옆에서 지키며 지난 200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고, 1년 뒤 청와대를 떠나서도 국회의원 배지를 2차례나 달아 정치인으로 입지를 굳히는 듯했다. 때문에 2006년 8월 뭉칫돈을 들고 나오다 베트남 공항에서 적발됐지만, 무사 통과할 수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태광실업의 베트남 공장인 태광비나실업에서 박 회장에게서 5만달러(약 67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당시 이 의원과 동행했던 보좌관이 뭉칫돈을 들고 나오다가 베트남 공항에서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직후 태광실업 직원한테도 연락했지만, 정권의 실세답게 베트남 공항에서 일하던 한국인 공항직원의 도움을 받아 세관을 무사 통과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 실세의 ‘해프닝’은 족쇄가 됐다. 법원은 이런 단서 등을 볼 때 돈을 받지 않았다는 이 의원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 27일 구속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박회장의 ‘실탄’은 달러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가 실체를 드러내면서 박 회장이 주무른 ‘검은 달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해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로비자금으로 달러를 애용했다. 1만달러를 ‘1만원’으로 부를 정도로 일상적으로 사용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미국 뉴욕의 한인식당과 태광실업의 베트남 공장,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차례에 걸쳐 12만달러(약 1억 6000만원)를 받았다. 다음주 초에 검찰에 출석할 예정인 서갑원 민주당 의원도 같은 한인삭당에서 수만달러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이 부산·경남지역 경찰 간부들에게 뿌렸다는 전별금 역시 달러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왜 달러를 선택했을까. 고액권이어서 원화보다 부피가 작다는 게 장점이다. 박 회장은 주로 100달러짜리 지폐를 사용해 큰 액수도 쉽게 전달했다. 1만원짜리 원화라면 봉투에 100만원 이상 담지 못하지만, 100달러짜리 미화라면 1만달러, 즉 1000만원 이상을 가뿐히 건넬 수 있다는 말이다. 수사당국의 추적이 어렵다는 것도 매력이다. 계좌수표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고, 사용자가 서명해야 하기에 계좌 추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금은 돈을 건넨 사람과 받은 사람의 ‘진술’이 없으면 돈거래를 알아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때문에 검찰에서는 5만원권이나 10만원권이 나오면 부정부패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 걱정한다. 특히 박 회장은 베트남 등 해외사업이 많아 달러를 만질 기회가 많았다. 검찰은 특히 태광실업의 홍콩 법인 APC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를 이용해 조성된 박 회장의 미신고 배당소득 6746만달러(약 909억원) 가운데 일부가 정·관계 로비에 이용됐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은 박 회장과 정대근(65·구속) 전 농협중앙회장이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인수 대가로 250만달러(약 35억원)를 홍콩 계좌를 통해 주고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사법 공조를 통해 홍콩 계좌의 흐름을 좇는 검찰은 정치인에게 전달된 추가 달러 뭉칫돈이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파장 가늠 못해”… 여의도는 패닉

    “파장 가늠 못해”… 여의도는 패닉

    “박연차 회장이 로비용 달러를 컨테이너로 들여왔다고 한다.” 27일 정치권은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여권의 한 주요인사는 “엄청나게 많은 돈이 뿌려졌다는 징후가 속속 드러나 그 파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가 전적으로 박 회장의 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사안의 크기를 전망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수사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날 “박 회장이 먼저 입을 떼면 검찰이 관련 증거 등을 챙기고 이를 토대로 다시 박 회장이 진술을 보강하는 식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때문에 금품 수수 정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박진 의원의 검찰 소환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박 회장의 로비 그물이 박 회장의 주 무대인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아니라 서울에 지역구를 둔 중진의원에까지 미치자 “도대체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되는 것이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의 한 핵심인사는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의원들도 곧 소환당할 것”이라면서 “곧이어 터질 ‘정대근 리스트’와 맞물려 일찍이 없었던 메가톤급 폭풍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386 출신 의원과 참여정부 핵심으로 분류된 의원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 박 회장에게서 50억원을 받았다는 소문까지 나돌자 참여정부 전체를 뒤엎는 사정(司正)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며 당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수사가 예고된 ‘정대근 리스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후원한 옛 열린우리당 의원이 5명이나 되고, 전날 구속된 이광재 의원도 정 전 회장에게서 한 번 만날 때마다 1만달러씩 받았다는 검찰 수사 내용이 알려지면서 정 전 회장의 동선과 겹치는 또 다른 의원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리스트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한 주요 소식통은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사업한 박 회장이 해외 인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외교관 출신으로 미국 쪽 인맥이 넓은 박진 의원을 주목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광재·서갑원 의원이 17대 국회 당시 산업자원위원회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산자위 소속 의원들도 위험하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정대근 리스트’와 관련해서는 농협 소관 상임위인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거쳐간 의원들이 로비 대상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한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또다른 의원 1~2명 31일 소환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는 태광실업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태광비나실업을 박 회장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비자금 공장’으로 보고 최근 태광비나의 자금담당 이사인 L씨를 소환조사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L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번 수사는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소환에 불응하던 민주당 서갑원(47·전남 순천) 의원은 이르면 28일 검찰 소환에 응하기로 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진(53·서울 종로) 의원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또 31일쯤 현직 의원 1~2명을 부를 방침이다. 박 의원처럼 ‘의외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연간 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태광비나의 이익이 현지에서 관리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됐으며, L씨가 베트남 공장을 찾은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출두의사를 밝힌 서 의원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박 의원을 상대로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 회장으로부터 달러로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박 회장과 서울의 한 행사에서 인사를 한 정도이며 전화통화조차 한 일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넸다는) 모든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혀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또 이날 박 회장과 박 의원을 대질시켜 박 의원을 압박했지만,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금품 수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44·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의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 맨해튼 K식당에서 곽모(60) 사장으로부터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벼랑 끝 민주, 특검카드 꺼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조종(弔鐘)이 울려퍼지고 있다.”‘박연차 리스트’로 시작된 사정(司正) 태풍에 휩싸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7일 검찰 수사를 “야당 말살을 위한 표적 수사”로 규정하며 거세게 비난했다. 급기야 민주당은 이날 특검 카드까지 꺼내들었다.부산·경남을 주무대로 활동했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가 여·야를 가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주로 민주당 의원들이 표적이 됐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게다가 ‘박연차 리스트’ 수사로 당 정책위 부의장인 이광재 의원이 구속되고, 수석 원내 부대표인 서갑원 의원도 연일 소환을 종용받고 있는 마당에 ‘정대근 리스트’ 수사까지 예고되자 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는 엄중 대응 기조에서도 드러난다.정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수사를 보면) 단순히 이 정권이 4월 재·보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표적 사정하고 공안 정국을 만들고 야당을 탄압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판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민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노영민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공정한 특검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특검 촉구는 국회 의사일정 협의와 연계해야 하기 때문에 4월 임시국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 칼바람으로 벼랑 끝에 몰린 민주당이 추경안 처리와 비정규직법 개정 등 현안을 볼모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4월 임시국회가 극심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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