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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전문가에 듣는 논술·구술·면접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전문가에 듣는 논술·구술·면접

    올해 정시모집에서도 대학별고사인 논술과 구술·면접시험은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성적대의 수험생들끼리 경쟁하는 현실에서 논술과 구술·면접 성적의 변별력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논술과 구술·면접 전형까지 남은 기간은 20여일. 입시 전문기관 전문가들에게 남은 기간 논술과 구술·면접 대비요령을 들었다. ■ 지원대학 출제경향 파악 필수 ●논술 대비 이렇게 논술고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출제 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고전을 자료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고, 그 속에 산재해 있는 여러 문제들을 파악하여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형태의 문제들을 출제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이를 통해 자료에 대한 이해 능력과 분석 능력, 사고력, 창의력, 표현 능력 등을 평가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고전에 대한 독해 능력과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 논리적인 표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대학별로 건학 이념이나 학풍에 따라 선호하는 주제나 제재가 있고, 독특한 형식의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 대학의 채점 기준에 대해 정확히 알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논술 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문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내용을 전개하였는가의 여부에 있다. 반드시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해야 하며 문제에서 요구한 주제에 맞는 글을 써야만 한다. 최근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들에서 비판적 사고 능력과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내용 전개에 특히 많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논제에 대한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서술보다는 자료의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충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독창성, 창의성이 결코 남들이 생각해 내지 못하는 기발하고 엉뚱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논술고사에서 독창성, 창의성은 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구체적이고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참신하게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형식적 문장이나 진부한 사례를 제시하기보다 좀더 많이 생각하고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논술고사가 지식적인 측면보다는 깊이 있는 사고력과 비판력,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 설득력 있는 의견 개진 능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임을 고려한다면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실제로 많이 써 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 된다. 논술고사에서 자료로 활용되는 글들은 대부분 동서고금의 고전이다. 이러한 글들을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많은 독서량이 전제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과 연관지어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시사적인 현안에 대한 배경 지식이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는데 이 또한 많은 독서량을 전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논술고사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배경 지식을 넓히는 데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좋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들을 정리하는 정도로 준비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많이 생각하는 것도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논술문은 결국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글이므로,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지 않다면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글을 쓰기는 어렵다.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고 잘못된 점은 무엇인지 비판해 보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도 모색해 본다. 찬반 토론이 벌어질 수 있는 화제에 대해서는 양쪽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고,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그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정리해 둔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답안은 결국 많은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많은 생각이 없다면 구체적인 글을 전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곧 창의력과 독창성의 부재로 평가받게 된다. 실제로 글을 써 보는 것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머릿속에 쓸 말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실제로 쓰려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다. 이는 실제로 쓰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잘 안 되더라도 몇 번 연습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제시문을 분석하고 의도에 맞는 글을 쓰는 것, 문단을 구성하는 것, 주장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는 것, 개요를 작성하는 것, 일관성 있는 글을 전개하는 것, 어법에 맞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구사하는 것, 원고지 사용법에 맞게 답안을 작성하는 것, 주어진 시간 내에서 논술문을 완성하는 것, 분량을 조절하는 것 등 실제로 써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고칠 수도 없는 것들이다. 실제로 글을 써 보고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를 평가받는다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글을 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많이 쓰고 많이 평가받는 방법이 쓰기 능력 신장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장필규 대성학원 논술팀장 ■ 매일 10분씩 말하기 연습하라 ●출제 경향 면접·구술고사는 최근 들어 학문적인 기초 소양, 시사 관련 지식을 묻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심화적인 교과 지식이나 실생활과 연결시키는 응용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연계는 특히 그렇다. 대체로 서울대, 연세대, 전남대, 건국대, 중앙대 등 중상위권 이상의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에서 실시하는 면접·구술고사는 심층면접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만큼 깊이 있는 심화학습을 요구한다. 특히 올해는 논술고사의 기준이 강화돼 면접·구술고사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얼마전 발표된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으로 논술고사에 출제 자체가 금지된 영어 제시문이나, 수학·과학 풀이과정은 면접·구술고사의 평가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심층면접뿐만 아니라 일반 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등을 통한 영어실력 테스트가 예상된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인문계열 수험생은 10∼20분 정도의 제한된 시간에 300∼500단어 정도의 영어 지문을 해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간추려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열의 경우는 과학 과목도 중요하지만, 특히 수학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대학들은 대부분 간단한 문제 풀이부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정의와 용어에 대한 설명, 증명 문제, 응용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출제하고 있다. 여기서 수학은 결과뿐만 아니라 풀이 과정, 구술과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기출 문제를 꼼꼼히 정리하고 핵심 개념과 공식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함수, 행렬, 미분, 적분, 기하(이차곡선, 공간도형, 벡터) 등은 단골 출제 문제이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설사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출제됐더라도 면접관들은 수험생의 논리적 사고력, 이해·분석력,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과 응용 능력을 평가해 부분 점수를 준다. 때문에 답을 완전히 모르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임하면 질문에서 힌트를 얻는 경우도 있다. 기초소양평가는 수험생들이 예상할 수 있는 시사 문제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내용을 정확하게 소화해둬야 한다. 또한 정치·경제·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초 개념 등을 활용해 답변하는 것을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전공능력평가 시험에서는 인문계의 경우 영어 원문을 제시하고 소리를 내어 읽게 하여 독해력을 측정하거나,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하게 하여 실제적인 영어 구사력을 측정하기도 한다. 수학이나 과학은 시험 문제를 현장에서 제시하고 면접관이 보는 앞에서 풀게 하는 대학이 대부분인데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영어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면접·구술고사의 가장 보편화된 문제로 자리잡았다. 예년의 경우 인문계에서는 문화적 대립이나 교류 등 사회적 문제와 연결된 영어 지문이 많았다. 이화여대와 고려대에서는 평등과 관련된 지문이 출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자연계 문제로는 역시 과학 현상이나 법칙, 생명과학과 관련된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자연계열에서는 대부분 3∼4개 정도의 수학 문제가 서술형 주관식이나 단답형으로 출제되고 있다. ●대비 전략 교과서는 물론 수능 지문, 영자신문이나 시사주간지 등 다양한 영어지문을 활용해 정확한 독해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의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의 원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또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갖추어 시사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있는 기출 문제들을 찾아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출제 경향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시험 시간과 동일하게 시간을 제한하여 실제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풀어보고 예시 답안을 마련해 본다. 그러나 시험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답변하기 위해서는 예시 답안을 무조건 외우기보다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충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켜야 한다. 면접·구술고사는 말로 하는 시험이므로 평소 5∼10분이라도 거울을 보며 자신의 말하는 습관과 태도를 점검하고 연습하면 실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미리 문제를 공개하고 20분 정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대학이 늘고 있다. 15분 정도는 문제를 꼼꼼하게 읽어 핵심을 파악하고, 나머지 5분은 어떻게 답변할지 구상해야 한다. 이 때 개요를 정리해두면 일관성을 지키며 답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준섭 종로학원 면접구술고사 위원
  • 암세포 전이과정 규명

    암세포 전이과정 규명

    암이 처음 발생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옮아가는 과정이 규명돼 암 치료에 새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미국 코넬대 데이비드 라이든 박사팀은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 최신호(8일)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종양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가 단순히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이동, 또 다른 종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에 앞서 암의 새 전이장소를 물색하는 ‘특사’를 선발대로 파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따라서 이 특사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차단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암 치료가 힘든 이유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져 통제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정상 골수세포를 전이장소로 먼저 보내 전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 즉 쥐의 피부에 주입한 폐암세포가 즉각 폐로 가지 않고 이동하기 며칠 전 골수세포를 움직여 기착지의 정지작업을 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이지점의 세포들은 피브로넥틴이라는 접착 성분으로 골수세포를 잡아 가둠으로써 암세포의 보금자리를 만든다. 이러한 사전 정지작업 없이는 암의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라이든 박사는 “이 보금자리는 암세포를 심어 기르는 부착인자를 만들어 암세포의 결합뿐 아니라 증식을 유도, 비로소 제2의 종양을 형성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체내를 돌아다니는 특수한 골수세포의 수를 측정하면 암이 확산될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고려대 논술 가이드라인 위반 논란

    고려대가 3일과 4일 이틀 동안 수시 2학기 논술고사를 실시했다.1학기보다 난이도는 다소 평이했지만 수리논술 문항 일부가 지난 8월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가장 논란이 일고 있는 문항은 3일 치러진 자연계 수리논술 2번. 직사각형 넓이의 최솟값을 구하는 풀이과정을 제시한 뒤,‘풀이과정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 올바르게 풀이하라.’는 문제였다. 논술전문학원 바칼로레아아카데미는 “수학 기본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산술·기하평균 단원의 문제”라면서 “풀이과정이 존재하고 정답이 하나인, 교육부가 제한하는 ‘풀이형’ 문제”라고 분석했다.EBS 수리논술 강사인 송파대성학원 서의동 강사도 “수능에도 출제된 적이 있는 유형의 문제로, 특별히 창의력이나 논리력을 평가하는 논술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번 문항도 ‘교과과정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로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뒤따랐다.‘바다에서 항해중인 배가 A,B,C 세 곳에서 발신하는 전파도달의 시간차를 통해 위치를 파악하는데,C 전파발생기가 고장났을 때 A,B의 위치정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능한 배의 위치에 대해 적절한 근거를 들어 논하라.’는 문제였다.바칼로레아아카데미는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논리적 근거는 오로지 ‘쌍곡선’의 정의 하나이며, 서술의 과정이 포함된다 해도 정답과 오답이 분명 존재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웨이중앙교육 강신창 논술팀장은 “2번 문제는 풀이과정의 오류를 찾으라는 것으로 정형화된 풀이과정보다는 논리 전개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문제”라면서 “단순 풀이형 논술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그는 또 “1번 문항도 쌍곡선의 개념을 사용하는 문제지만 교과개념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과정에서의 창의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핵심으로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자연계 언어논술은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한 제시문 3개를 주고 요약 1문제, 공통주제에 대한 논술 2문제가 출제됐다. 인문계 언어논술은 상당히 높은 난이도의 지문 5개를 주고 요약, 문제해결 방법, 공통논제에 대한 논술 3문항이 출제됐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실전 논술] 사회속에서 개인의 책임과 역할

    ●다음은 전광용의 (꺼삐딴 리)에서 발취한 글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이인국의 행적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 속에서 개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유의사항 1)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로 쓸 것. 2)이인국이 친일 행동을 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하지 말 것. 3)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것. 4)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개인의 윤리 덕목을 제시할 것. (가)벌써 육 개월 전의 일이다. 형무소에서 병보석으로 가출옥되었다는 중환자가 업혀서 왔다. 휑뎅그런 눈에 앙상하게 뼈만 남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환자. 그는 간호원의 부축으로 겨우 진찰을 받았다. 청진기의 상아 꼭지를 환자의 가슴에서 등으로 옮겨 두 줄기의 고무줄에서 감득되는 숨소리를 감별하면서도, 이인국 박사의 머릿속은 최후 판정의 분기점을 방황하고 있었다. 입원시킬 것인가, 거절한 것인가……. 환자의 몰골이나 업고 온 사람의 옷매무새로 보아 경제 정도는 뻔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었다. 일본인 간부급들이 자기 집처럼 들락날락하는 이 병원에 이런 사상범을 입원시킨다는 것은 관선 시의원이라는 체면에서도 떳떳지 못할뿐더러, 자타가 공인하는 모범적인 황국신민(皇國新民)의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그는 이런 경우의 가부 결정에 일도양단하는 자기 식으로 찰나적인 단안을 내렸다. 그는 응급 치료만 해 주고 입원실이 없다는 가장 떳떳하고도 정당한 구실로 애걸하는 환자를 돌려보냈다. 환자의 집이 병원에서 멀지 않은 건너편 골목 안에 있다는 것은 후에 간호원에게서 들었다. 그러나 그쯤은 예사로운 일이었기에 그는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버렸다. 그런데 며칠 전 시민 대회 끝에 있는 해방 경축 시가 행진을 자기도 흥분에 차 구경하느라고 혜숙이와 함께 대문 앞에 나갔다가, 자위대 완장을 두르고 대열에 끼인 젊은이와 눈에 마주쳤다. 이쪽을 노려보는 청년의 눈에서 불똥이 튀는 것 같은 살기를 느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어리벙벙하던 이인국 박사는, 그것이 언젠가 입원을 거절당한 사상범 환자 춘석이라는 것을 혜숙이에게서 듣고야 슬금슬금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집으로 이거 들어왔다. 그 후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거리로 나가는 것을 피하였지마는 공교롭게도 어제 저녁에 그 벽보 앞에서 마주쳤었다. (나)나는 코 허리에 내려온 안경을 올리면서 눈을 부릅떴다. 그의 시각은 활자 속을 헤치고 머릿속에는 아들의 환상이 뒤엉켜 들어차 왔다.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시킨 것은 거지의 억지에서였던 것만 같았다. 출신 계급, 성분, 어디 하나 부합될 조건이 있었단 말인가. 고급 중학을 졸업하고 이과 대학에 입학한 바로 그 해이다. 이인국 박사는 그 때나 지금이나 자기의 처세 방법에 대하여 절대적인 자신을 가지고 있다. “얘, 너 그 노어 공부를 열심히 해라.” “왜요?” 이들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버지의 말에 의아를 느끼면서 반문했다. “야 원식아, 별 수 없다. 왜정 때는 그래도 일본말이 출세를 하게 했고 이제는 노어가 또 판을 치지 않니.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바에야 그 물 속에서 살 방도를 궁리해야지. 아무튼 그 노서아 말 꾸준히 해라.” 아들은 아버지의 말에 새삼스럽게 자극을 받은 것 같진 않았다. “내 나이로도 인제 이만큼 뜨내기 화화쯤은 할 수 있는데, 새파란 너의 낫세로야 그걸 못하겠니?” “염려 마세요, 아버지…….” 아들이 대답이 그에게는 믿음직스럽게 여겨졌다. 이인국 박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어디 코 큰 놈이라구 별것이겠니, 말 잘 해서 징정이 통하기만 하면 그것들두 다 그렇지…….” 이인국 박사는 끝내 스텐코프 소좌의 배경으로 요직에 있는 당 간부의 추천을 받아 아들의 소련 유학을 결정짓고야 말았다.(중략) “가만 있어요, 호랑이두 굴에 가야 잡는 법이오. 무슨 세상이 되든 할 대로 해 봅시다.” “그래도 저 어린 것을 어떻게 노서아까지 보낸단 말이오.” “아니 중학교 아이들도 가지 못해 골들을 싸매는데, 대학생이 못 가 견딜라구.” “그래도 어디 앞일을 알겠소…….” “괜한 소리, 쟤가 소련 바람을 쏘이구 와야 내게 허튼소리 하는 놈들도 찍소리를 못 할 거요. 어디 보란 듯이 다시 한 번 살아 봅시다.” 아들의 출발을 앞두고, 걱정하는 마누라를 우격다짐으로 무마시키고 그는 아들의 유학을 관철하였다. ‘흥, 혁명 유가족도 가기 힘든 구멍을 친일파 이인국의 아들이 뚫었으니 어디 두고 보자…….’ 그는 만장의 기염을 토하며 혼자 중얼거리고 희망에 찬 미소를 풍겼다. 그 다음 해에 사변이 터졌다. 잘 있노라는 서신이 계속하여 왔지만 동란 후 후퇴할 때까지 소식은 두절된 채로였다. 마누라의 죽음은 외아들을 사지로 보낸 것 같은 수심에도 그 원인이 있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이인국 박사는 신문 다찌끼리 속에 채워진 글자를 하나도 빼지 않고 다 훑어 내려 갔다. 그러나 아들의 이름에 연관되는 사연은 한마디도 없었다.‘이 자식은 무얼 꾸물꾸물하느라고 이런 축에도 끼지 못한담……. 사태를 판별하고 임기 응변의 선수를 쓸 줄 알아야지, 맹추같이…….’ ● 지문의 분석 이 소설은 정신적 지조 없이 시류(時流)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오로지 자신의 영달과 안일만을 추구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우리나라 지도층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지문으로 제시한 부분은 일제 강점기하에서 모범적인 황국신민(皇國新民)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사상범 춘석의 입원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장면과 소련군 장교를 배경 삼아 아들의 모스크바 유학을 결정짓는 장면이다. 왜정 때는 일본말을, 이제는 노어를 해야 버젓이 살 수 있으며,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는 바에야 그 물 속에서 살 방도를 궁리해야 한다는 말에서 이인국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있다. 식민지 통치, 해방,6·25전쟁, 산업화 등등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오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가, 사회 속에서 개인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이인국은 일제 때 의과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회중시계를 상품으로 받는다. 그는 의술이 뛰어났지만 권력층만 상대하면서 그의 자녀를 일본인 학교에 보내는 것은 물론 시의원에다가,‘국어(國語) 상용(常用)의 가’라는 칭호를 받는 등 철저한 친일파로 살아간다. 해방 후 소련군이 진주해 오고 그는 반민특위에 체포되어 앞날을 알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감방에 돌던 전염병을 퇴치하고 러시아어를 힘써 배운다. 그러던 중 소련군 장군 스텐코프의 혹 제거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 주고 그의 신임을 얻어 석방된다. 뿐만 아니라 소련군 장군의 후원에 힘입어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 보낸다.6.25 전쟁이 터지자 그는 월남하여 병원을 개업하는데, 병원은 종합 병원을 방불케 할 만큼 성공한다. 그는 이제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미국 대사관 직원과 교분을 쌓아 그의 추천으로 미국무부 초청을 받아 미국 길에 오른다. 결국 이 작품은 시류에 타협하면서 일신의 안녕만을 추구하는 인간형에 대한 비판이라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출제의도 이 문제는 현대와 같은 경쟁 사회에서 개인은 사회에 대하여 어떤 책무를 지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요구한다. 이것은 장차 사회 속의 개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소양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대감이 무너지고 개별화, 분자화되어 가는 시대적 병폐를 치유하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기도 하다. ● 생각하기 먼저 이 지문에 나타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이인국이 일제 시대와 해방 직후의시기를 지내 오면서 사회 속에서 어떤 처세를 하였느냐 하는 점이다. 사상범 춘석의 입원을 거절하고 아들을 모스크바로 유학 보낸 이유가 무엇인가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잇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특징과 개인 윤리의 개념을 생각해 본다. 현대 사회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고 그 특징이 무엇인지를 확정해야 거기에 적합한 개인 윤리를 탐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 사회의 특징과 관련지어 개인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덕목이 무엇인지 확정한다. 희생, 봉사, 친절 등 실로 다양한 개인의 윤리적 덕목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인이 왜 그런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를 현대 사회의 특징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 어떻게 쓸까 논제에서 주어진 내용과 연관지어 주제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데, 문제를 삼고 있는 내용으로 보아 건전한 개인 윤리 함양이라는 정도로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제문의 방향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개방적 제도와 건전한 판단력의 윤리가 필요하다.’는 방향에서 잡을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논제에서 주어진 것과 관련하여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하여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면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주인공의 행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의 과제를 제시하면 훨씬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 본론 부분에서는 먼저 주인공 이인국의 성격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자, 기회주의자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반사회적 행위로 지탄받는다는 점을 제시하면 된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현대 사회의 특징에 대한 일반적인 언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는 다원화와 개방화를 지향한다는 점을 언급하면 된다. 그런 다음, 현대인에게 필요한 개인 윤리가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생활 태도와 건전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내용 이외에도 스스로 현대인에게 필요한 윤리가 무엇인지 성찰을 하여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부분에서는 앞서서 논의한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건전한 개인 윤리 함양의 노력이 필요함을 제시하면 된다. 이 논제와 관련하여 ‘이인국이 시대에 따라 변신하게 된 이유를 서술하고, 현대 사회에서 건전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교육적 조치가 어떤 것인지 논술하시오. 사회 환경 속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법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와 같은 논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서울대 2008학년 논술안 발표] 인문답안 300~1600자로 다양화

    [서울대 2008학년 논술안 발표] 인문답안 300~1600자로 다양화

    28일 서울대가 공개한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 예시문항은 당초 목표대로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형’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인문계 문항은 대부분 교과서에서 지문을 인용했고, 자연계 문항들은 세부문항으로 나눠 추론을 통해 단계적으로 결론에 접근하게 했다. 본고사 논란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서울대는 내년 예시문항과 같은 유형의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인문계의 경우 사회, 경제, 도덕, 수리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 문항들이 출제됐다.2번 문제의 경우 A,G,C,T 등 4개의 문자로 만들어진 순열의 앞뒤에 한 문자를 추가해 일정시간 뒤 특정순열로 변형될 확률을 구하는 과정을 제시했다.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알려준다고 설정한 뒤 제시된 문제와 풀이과정, 답을 두고 이런 결론이 도출된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교육부에서 금지한 수학문제의 풀이 과정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연구위원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는 것이지 본고사처럼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번 문제는 존 로크의 ‘통치론’에 서술된 ‘사유권’에 대한 고전적인 지식을 현대 정보화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다.3번은 정부의 시장개입에 대해 기업·개인·국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내용이었으며,4번에서는 여러가지 이혼율 산정방식을 제시하고 이를 비판·분석하도록 했다. 모두 4개의 지문이 교과서에서 인용됐고, 학습자료로 자주 쓰이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도 나왔다. 자연계 문제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이나 상황을 문제에 활용했다.1번은 어느 부부가 n쌍의 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었을 때 집 주인의 부인은 악수를 몇 번이나 할지 횟수를 일반화해서 설명하는 문제였다. 널리 알려진 일명 ‘악수문제’로 경우의 수와 귀납법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어려워할까봐 문제에는 ‘9쌍의 부부를 초대했을 때 집 주인을 제외한 19명이 악수한 횟수는 모두 다르다.’는 예를 들었다. 2번은 최종적으로 자와 컴퍼스를 이용해 타원의 초점을 구하는 문제지만, 결과에 이르기 위해 문제를 2개 단계로 나눴다. 첫번째 세부문항에서 ‘타원에서 주어진 방향과 평행인 현의 중점은 현의 위치가 변하더라도 모두 일정한 직선 위에 있음을 설명하라.’고 요구한 뒤 두번째 문제에서 ‘자와 컴퍼스를 가지고 타원의 중심, 타원의 장축과 단축, 타원의 초점을 어떻게 구하는지 설명하라.’고 해 단계적으로 초점유도 공식을 설명하도록 했다. 중학교 과정의 작도법과 고등학교 과정의 타원의 성질을 이용하는 문제이다. 3번은 공상과학영화를 보고 왔다는 설정 하에 ‘크기와 모양의 관계’에 대한 원리를 근거로 코끼리만큼 커진 개미, 혹은 개미만큼 작아진 코끼리가 존재할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기술하게 했다. 물리, 생물 등을 통합한 이 문제에서는 ▲표면적과 부피의 관계 ▲무게와 압력 및 뼈의 재질과의 관계 ▲생물체의 크기와 신진대사의 관계 등에 대한 참고자료를 제시했다. 4번은 지구의 반경이 달라졌거나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달라졌을 경우 지구의 모습과 지질, 대기, 환경 및 생명체의 탄생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진화의 관점에서 논하라는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이다. 문제유형에 있어서도 변화를 줬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논술고사는 시험시간 3시간에 답안 길이 2500자로 제한되어 있지만,2008년부터는 시간을 4시간 내외로 늘리는 한편 인문계열은 문항에 따라 길이를 300∼1600자로 다양화하기로 했다. 자연계열은 답안 길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모집단위에 따라 문항 수도 달라지며, 문항 난이도에 따라 점수비중을 다르게 해 변별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대 2008학년 논술안 발표] “논술 교육과정 통해 준비 가능해야”

    “불필요하게 어려운 문제로 학교에서 준비할 수 없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서울대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 예시문항을 두고 보인 반응이다. 김화진 대학지원국장은 28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고사 여부는 논술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할 일이지 교육부가 나서서 뭐라 말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 본고사라고 인식하지 않아야 하고 (학생들은)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일선 학교 교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자체 분석에 들어갔다. 서울대가 일선 학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본고사 논란이 일지 않도록 사전에 서울대와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대의 요청이 없었지만, 분석 결과에 따라 심의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그 결과를 서울대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당초 대학이 요청했을 때만 공식적인 사전심의를 하기로 했다. 김 국장은 “정식 도입까지 3년이나 남아 있고, 서울대가 이번 예시문항을 토대로 계속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마련한 대학별 논술고사 기준을 보면 ▲단답형 또는 선다형 문제 ▲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 ▲수학·과학과 관련된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이나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 등은 본고사 문항으로 분류돼 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자연계 “소화 힘들다”

    본고사형 출제여부로 교육당국과 마찰을 빚었던 서울대의 2008학년도 논술문제가 28일 예시 형태로 얼개를 드러냈다. 일선 학교와 입시기관들은 예시문제가 본고사 형태는 아니며, 기본적인 원리나 개념 연습을 통해 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연계 일부 문항은 난이도가 높아 학교 교육으로 소화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았다. ☞ 2008학년도 서울대 논술고사 예시문항 바로가기 서울대는 이날 인문계 4개, 자연계 4개 등 8개의 정시모집 논술고사 예시 문항을 공개했다. 이종섭 입학관리본부장은 “단순한 암기지식이나 공식을 이용한 풀이과정이 아니라 이해력과 비판적 사고력 등을 묻는 것으로,7차 교육과정을 공부한 학생들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가 추구하는 통합형 논술고사는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과 공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시전문가들은 서울대의 예시문항이 본고사 논란을 비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정답을 정해놓고 공식을 대입해 풀라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들”이라면서 “당장 객관식형 수학능력시험에 익숙한 학생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기본적인 원리나 개념이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연습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통합형 논술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경기고 허익(국어) 교사는 “과거 논술은 제시문이 어렵거나 추상적이어서 그것조차 이해 안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번 예시문항 수준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면서 “남은 2년간 다양한 읽기와 요약정리, 주제파악 등 연습을 하면 일선 학교에서도 충분히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연계 일부 문제는 고도의 종합적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과학고 박완규(과학) 교사는 “일부 자연계 문제는 평소 분석·추리 훈련을 쌓지 않았다면 학교교육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고교과정 정상화를 말하면서 이런 문제를 내면 학생들이 곤혹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자연계 예시 1번… “한번 풀어보세요” 어느 부부가 아홉 쌍의 부부를 집으로 초대하여 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열 쌍의 부부는 서로 아는 사이도 있고, 처음 만나는 사이도 있다. 이들 가운데 서로 알던 사람들은 악수를 하지 않았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정중하게 악수를 한번씩 나누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집 주인은 그 자리에 모인 19명(집 주인의 부인과 손님들)에게 오늘 모임에서 악수를 몇번 하였는지 질문하였다. 놀랍게도 이들이 악수한 횟수는 모두 달랐다. 이때 집 주인의 부인은 악수를 몇번이나 하였을지 생각해보고, 부인이 악수한 횟수를 일반화하여 설명하시오. 서울대가 자연계 예시문항으로 제시한 1번 문제는 ‘경우의 수’와 ‘수학적 귀납법’을 종합한 것이다. 문제에 제시된 19명을 먼저 염두에 두지 말고 작은 경우의 수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집주인 부부를 포함한 각 커플들에게 1과 1′,2와 2′,3과 3′ 등으로 번호를 부여한다. 초대된 부부가 한쌍이라면 1과 1′(집주인 부부)와 2와 2′(손님 부부)가 존재한다. 문제의 조건대로 1(집주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악수한 횟수가 다르게 되는 경우는 1′가 1차례,2가 2차례,2′가 0차례일 때다.(2와 2′는 바뀌어도 무방하다.)초대된 부부를 두쌍이라고 가정하면 1′,2,2′,3,3′가 각각 2차례,4차례,0차례,3차례,1차례씩 악수를 하게 될 때 조건에 부합한다. 두 가지 경우를 통해 집주인의 부인(1′)은 초대된 부부의 쌍과 같은 수만큼 악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수학적 귀납법으로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n쌍의 부부가 초대됐을 때 집주인의 부인이 n차례 악수를 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새로운 부부가 등장했다고 하고 이 부부의 남편은 n+1, 아내는 n+1′로 명명해 보자. 문제의 조건을 유지하려면 n+1은 ▲그동안 악수를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나 ▲자기 부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과 악수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이미 와 있던 부부들은 악수를 한번씩 더 하게 된다. 또 새 부부가 등장하기 전에 악수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을 A씨라고 하면 n+1은 A씨와 같은 수만큼 악수를 하게 돼 조건과 맞지 않는다. 여기서 n+1′에게 A씨와 악수를 하게 하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악수를 1차례도 안한 사람부터 최대 2n번까지 악수를 한 사람까지 나오게 돼 모두 다른 횟수만큼 악수를 하게 된다. 이같은 결과를 종합해 보면 집주인 아내는 초대한 부부의 쌍과 같은 수만큼 악수를 하게 된다고 일반화할 수 있다. 문제풀이에 도움을 준 중동고 차순규(EBS 수리영역 전문위원) 교사는 “난이도 자체만 봤을 경우 기존의 서울대 논술문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학부·학과 올 가이드](10)농생·수의대

    [학부·학과 올 가이드](10)농생·수의대

    우리나라는 공업화와 인구증가로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70%나 되는 식량부족 국가다. 세계적으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기아인구가 8억명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황우석 교수 연구에 대해 지구촌이 뜨거운 관심을 보인 것은 동식물 자원의 개발과 이용 방법에 대한 연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증거다. 식량 및 농·축산물 수요증대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곳이 농생대나 수의대다. 농생대와 수의대 교육과정을 소개한다. 과거 농과대학과는 사뭇 달라졌다. 교육의 중심이 농학에서 생명공학(BT)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수확 후 가공·저장 기술, 생산환경기술, 병충해에 대한 생물적 제어 기술, 메카트로닉스기술(ET), 정보화 기술(IT), 자연자원 이용기술, 초미세화 기술(NT) 등 다양한 첨단과학과 접목되고 있다. 그래서 이름도 많은 대학에서 농업생명과학대학으로 바뀌었다. 농업생명과학은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사양하는 생산활동뿐만 아니라 육종(育種), 가공, 유통, 경영분야와 연결된 다양한 과학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생물학, 물리학, 화학, 수학, 공학 등 다양한 기초 학문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에는 인간의 정신건강을 위한 휴양산업, 지역사회 개발에 대한 농업생명과학분야 역할이 커지면서 사회과학 및 의학과도 연결되고 있다. 관련 학과나 학부로는 농학과, 농화학과, 농생물학과, 식물자원학과, 식물산업공학과 등이 있다. 대학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서울대는 식물생산과학부, 응용생물화학부, 식품공학과 등으로 구성된 농업생명과학대학을 두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농업환경생명과학대학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동국대나 강원대의 경우, 식물생명공학과와 생명공학부를 각각 두고 있다. 학과별로 배우는 과목도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학년 때에는 농업 및 식물 등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는다. 전공과목별 수업은 고학년이 되면서 받는다. ●졸업후 진로는? 졸업 후 진로는 다양하다. 대학교, 작물시험장, 원예연구소, 농업과학기술원 등 국가기관이나 한국화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한국식품개발원 등 정부출연기관에서 일할 수 있다. 이밖에 국제식량농업기구, 세계은행 및 아시아개발은행, 국제 벼 연구소, 아시아 채소 연구개발센터, 국제열대 농업연구소 등 국제기구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도 있다. 농림부 등 정부 중앙부처나 농어촌진흥공사, 농수산물 유통공사, 농협 등도 대상이다. 일반 기업으로는 종묘회사, 농약회사, 비료회사, 식품가공 및 유통업체, 농산물 무역회사, 시설농업 관련회사, 조경 관련회사 등의 기술직 및 연구직으로 취직할 수 있다. ●누가 적합한가? 농생계열은 자연과학계열이다. 따라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는 호기심과 창의력이 있어야 한다. 농촌을 이해하고 작물상태를 정확히 지각, 판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생물, 화학, 물리 등 자연과학에 흥미가 있으면 좋다. 특히 평소 농업발전을 위해 일해보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수의학 분야는 가축에서부터 실험실의 실험동물, 가정의 애완동물, 어류동물, 야생동물 등 모든 동물에 대한 질병예방과 치료를 담당하는 동물을 주 연구대상으로 하는 의학 분야다. 관련학과로는 동물공학과, 응용동물학과, 수산생명의학과, 수의예과, 수의학과 등이 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애완동물과 등 애완동물 관련 학과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 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하면서 최근들어 일반인들의 수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의과 대학은 전국에 모두 10개, 건국대를 제외하면 모두 국립이다. 국립대학으로는 서울대,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9곳이 있다. ●수의사 인기 고조 저출산에다 삭막해지는 도시생활의 단조로움을 덜려는 듯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이런 애완동물을 돌보는 의사들과 동물병원도 필요해졌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할 때 이들 소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사람도 바로 수의사들이다. 수의학부를 전공하려면 동물에 대한 애착심과 탐구정신을 갖춰야 한다. 가축에 대한 사랑과 동물의 생명을 중시하고 화학과 기초과학에 대한 흥미도 필요하다.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수의사 면허를 받는다. 개인동물병원을 개업할 수도 있고 학자의 길을 걷거나 공무원으로도 일할 수 있다. 수의대는 의대와 마찬가지로 6년제다. 반드시 2년 동안의 수의예과를 마치고 4년 동안의 본과를 이수한 후 수의사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하여야 한다. 수의학은 1998년부터는 수업이 6년으로 바뀌었다. 예과 1,2학년과 본과 1,2,3,4학년이다. 예과 1,2년 과정은 주로 교양과목을 배우며, 생물학, 화학 등의 과목이 기초 과목으로서 중요하다. 전공은 본과 1,2,3,4학년 과정에서 배우게 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농생·수의학계열 지원전략 농생·수의학과 계열은 그동안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에 따라 수험생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수의학 계열은 애완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면서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수의예과의 경우 서울에서는 서울대와 건국대, 지방에는 국립대에만 개설돼 있다.2002학년도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의대와 약대 다음 갈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서울대의 경우 수능 점수로 약대와 건축학과 사이인 수학교육과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수능 성적 상위 3% 안에는 들어야 한다. 건대도 서울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상위 3% 안팎에서 합격선이 결정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는 ‘나’군, 건대는 ‘가’군과 ‘다’군에서 나눠 뽑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게다가 의대나 약대를 지원하기에 자신없는 수험생들이 안전 장치로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 국립대의 경우 대도시권에서는 점수가 높은 편인 반면, 그 밖의 지역에서는 10점 정도 낮게 합격권이 형성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위 5% 안에는 들어야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정시모집에서는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서울대와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내신과 수능만 반영한다. 내신의 경우 국립대에서는 평어 대신 석차를 반영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농생명공학은 예전에 비해 인기가 많아졌지만 다른 전공에 비하면 여전히 홀대를 받는 편이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농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 공대보다는 낮은 편이다. 서울대와 고려대에서는 그나마 학과 인기가 유지되는 편이다. 지방 국립대의 경우 정원 미달인 경우가 많다. 서울대 농생대와 고대 생명과학대는 수능 성적 상위 5% 이내면 지원할 수 있다. 반면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는 이과대 수준으로 7∼8%대 성적이면 무난하다고 한다. 지방 대학의 경우 학생들의 지원이 없어 수능 4∼5등급이면 합격권이라고 할 수 있다. 농생명공학과에서도 정시모집에서는 내신과 수능만 반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생명 계열은 틈새를 노리는 수험생이라면 과감히 도전해볼 만한 분야다. 현재 인기도가 다른 학부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적성과 생각하는 진로가 맞다면 농생명 계열이 경쟁 부담도 적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 도움말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졸업생들의 진학 조언 “환상부터 버리세요.” 농생명·수의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은 지원하기에 앞서 관련 전공을 꼼꼼히 사전 조사해볼 것을 당부했다.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입학해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관련 전공 졸업생이 수험생들에게 주는 조언을 소개한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졸업생 두루미(23)씨 졸업 후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영업 업무를 맡고 있다. 외국 제약회사에서는 영업부터 시작해 마케팅이나 의약정보 업무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론적인 것만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학부 때부터 신약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연대에서는 3학년 때 바이러스, 의약화학, 면역학, 천연물연구 등 분야별 실험실을 선택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생물이나 화학을 좋아해서 오지만 반응공학과 물리화학, 공학수학 등 공대 기초과목을 모두 다룬다. 진로는 신약개발 분야가 주를 이룬다. 국내 대학과 국내·외 제약회사, 벤처기업 등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한다. 학부 때부터 산업체와 연계해 공부하기 때문에 졸업 후에도 관련 업계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생명공학과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매스컴에서는 첨단 부분만 부각되지만 실제 기초적인 것을 많이 공부한다. 또 대학마다 강점 분야도 다르다. 때문에 지원에 앞서 대학별로 어떤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는지 대학별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궁금한 점을 구체적으로 질문해보면 도움이 된다. ●건국대 수의학과 졸업생 한현정(27)씨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건대 수의학과 대학원 수의외과 실험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대학원 실험실은 기초와 임상으로 구분된다. 임상은 외과와 내과, 방사선 등 직접 동물을 진료하는 분야다. 기초연구는 미생물 등 기초 학문을 연구한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학부를 졸업하면 인턴 1년, 레지던트 3년을 거친다. 진로는 임상 분야의 경우 동물병원을 개업하거나 큰 병원에 취직할 수 있다. 유학을 떠나거나 포스트닥터 과정을 밟기도 한다. 기초연구 분야는 수의나 검역 관련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수의과학검역원이나 공항에서 검역 업무를 맡거나 일반 제약회사나 동물 관련 약품회사, 사료회사로 진출하기도 한다. 수험생들은 흔히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 일단 공부가 쉽지 않고 여러 동물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는 것도 다양하다. 동물 실험이나 해부도 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외국처럼 수의사의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은 편이다. 동물병원의 겉모습만 보고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백혈병 전교 1등생 수능 포기

    전남 순천고에서 줄곧 1등을 다투던 고영성(17·3년)군이 백혈병 때문에 23일 치러지는 수능을 포기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담임 김종원 교사는 22일 “병원에서 혈소판 수치가 바닥이어서 1시간 앉아 있는 것도 무리이며 더욱이 병원 밖에서 시험을 치르면 안된다고 해 영성군이 이번 수능을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낙인(46)씨는 “건강이 중요하고 아쉽지만 다음에 보는 게 현실적으로도 좋겠다.”며 울먹였다. 고군은 지난 8월초 머리가 아프고 몸살 기운이 이어져 병원에 갔다가 백혈병이란 진단을 받았다.여름방학 때까지 그의 성적은 이과 전체에서 1∼2등으로,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했다. 올 4월 전남도교육청이 주관한 영어와 수학 경시대회에서는 1등과 3등을 차지했다. 고군은 지난 8월9일부터 1주일 항암치료를 하고 2주일 회복기를 거치면서 병세가 좋아지고 있으나 재발우려와 골수이식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순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도쿄대 문·이과 전공 개방

    |도쿄 이춘규특파원|앞으로 도쿄대에서는 전공과정이 시작될 때 성적이 우수하고, 필수 요구과목을 이수했을 경우 문과생이 의학부 등 이과로 진학하거나 이과생이 법학부·경제학부 등 문과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도쿄대는 15일 내년도 이후 입학자를 상대로 교양과정에서 전공과정인 3학년으로 올라갈 때 소속 계열에 상관없이 학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계열별로 입학시험을 치른 뒤 2학년을 마쳤을 때 문과1계열은 법학부(법학·정치학)로, 문과2계열은 경제학부, 문과3계열은 문학·교육학부로, 이과1계열은 공학·이학·약학부, 이과2계열은 농학·이학·약학 등으로(세부전공이 다름), 이과3계열은 의학부(치학과)로 진학하는 구조로 돼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에서는 모든 학부와 학과 정수 가운데 일부를 계열과 상관없이 개방토록 했다. 문·이과를 뛰어넘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계열을 뛰어넘는 대상은 한정된다. 입학정원 415명인 문과1계열은 문과1계열에서 395명을 뽑고,14명만 다른 계열 출신에 배당된다. 계열을 뛰어넘어 선발하는 인원은 학부·학과별로 차이를 둔다. 법학, 공학부는 정원의 10% 이내만 선발하지만 교육학부는 40%가 넘게 책정하는 등 차이가 크다. 학교측은 “문과와 이과가 서로의 학문적 시각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계열을 넘어 폭넓게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는 탄력적인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taei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평양그룹-창업주 故서성환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태평양그룹-창업주 故서성환 회장家

    태평양그룹 창업주 고 서성환(1924∼2003) 회장은 화장품업계의 신화가 됐다.‘미와 향을 파는 마케팅의 귀재’인 서 창업주는 어려서부터 개성에서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기업경영에서 개성상인의 맥이 면면히 흘렀다. 서 창업주는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가의 사회적 책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태평양이 직접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이 3개이며 후원 단체는 셀 수없이 많다. 신용과 근검절약을 가장 큰 밑천으로 삼는 개성상인의 기질,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업윤리는 2세 경영으로 넘어온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가업 태평양은 1945년 9월5일 창립됐지만 연원은 좀 더 거슬러올라간다. 태평양의 역사를 알려면 서성환 회장의 가족사부터 살펴봐야 한다. 서 회장은 1924년 7월 황해도 평산군 적암면에서 부친 서대근(1890∼1973)씨와 모친 윤독정(1891∼1959)씨의 3남3녀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서 창업주 가족은 소학교 시절인 1930년 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개성으로 이사를 했다. 개성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동현동에 정착했다.‘상인의 도시’ 개성 생활은 소년 서성환에게 이후 기업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개성에 정착한 가족들의 생계는 어머니 윤 여사가 책임졌다. 전 재산을 털어 조그마한 상점을 열고 잡화를 취급하다가 화장품 제조에 눈을 돌렸다. 윤 여사는 당시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비상한 머리를 지녔다. 이웃으로부터 ‘여중군자’라고 불릴 만큼 활동적이고 사교적이었다. 인삼 매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개성지방은 소득수준이 높아 우수한 품질의 동백기름이 잘 팔린다는 것을 간파한 윤 여사는 직접 동백기름을 짜 만든 머릿기름을 팔았다. 당시 서민들은 피마자 기름을 썼지만 상류층은 고가의 동백기름을 애용했다. 참빗으로 곱게 빗어 쪽진 머리에 머릿기름을 자르르 바른 모습은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이도록 하는데 필수적이었다. ●태평양 모체는 어머니의 ‘창성상점’ 동백기름에서 자신을 얻은 윤 여사는 차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1932년부터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던 미안수를 자가 제조법으로 만들어 판매를 시도했다. 또 구리무(크림), 가루분(백분) 등으로 화장품 제조의 종류와 품목을 넓혔다. 소년 서성환도 물건을 도매상에 배달해주는 등 잔심부름을 하며 가업에 참여했다. 당시 제조방식은 물론 가내 수공업이었다. 솥을 걸어놓고 그안에 물과 기름을 섞어 손으로 직접 젓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품질은 우수하다는 평을 얻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윤 여사는 ‘창성상점(昌盛商店)’이라는 생산자 명칭을 표기했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 상품에 ‘창성당제품’‘오리지날’ 등을 표기했다. 가업에 참여한 소년 서성환의 경영 수업은 계속됐다. 보통학교시절부터 소년 서성환은 하루 끼니인 도시락 세개를 자전거에 싣고 해뜨기 전에 개성을 출발, 화장품 제조에 필요한 물건을 사오곤 했다. 중경보통학교를 졸업한 1939년부터 화장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거래 도매상에게 물건을 납품하거나 예성강 20리를 따라 형성된 상로(商路)를 따라 직접 팔기도 했다. 자전거로 화장품을 팔러 다니면서 유통에도 눈을 떴다.10대 소년 서성환은 개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글리세린과 향료, 빈 병을 사는 일을 도맡았다. 창성상점의 제품은 1941년 개성 최초의 백화점인 3층 양옥의 김재현백화점에도 들어갔다. 백화점에 작은 코너를 개설, 자사의 제품뿐만 아니라 인기가 높던 다른 회사의 제품도 위탁 판매했다. 제조와 판매를 함께 할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도 함께 판다는 서성환의 생각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러면서 화장품 제조법도 어머니 윤 여사로부터 직접 배웠다. 물과 기름의 혼합비율, 열을 가하는 강약 정도,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의 비율 등에 따라 화장품의 품질은 천차만별이었다. 화장품 유통에 이어 제조까지 현장 경험을 쌓았지만 스물한살이던 1944년 강제징용되면서 그의 화장품 수업은 중단됐다. ●‘블루오션’ 태평양으로 광복을 맞아 다시 개성으로 돌아온 청년 서성환은 화장품에 집중했다. 어머니가 세운 창성상점을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바꿨다. 태평양만큼이나 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웅지와 태평양을 건너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도전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광복정국의 혼란속에서 서성환은 1947년 개성을 떠났다. 서울로 이주, 회현동에 새 터전을 마련했다. 청년 서성환은 당시 누님 한분이 내려오지 못한 이산가족의 한을 평생 간직하고 살아야 했다. 이 즈음 부인 변금주(77) 여사를 만나 결혼했다. 모조품과 위조 화장품이 기승을 부리던 50년대 서성환은 “남보다 월등한 제품을 만들어야 제 값에 팔 수 있다.”며 시종일관 품질을 강조했다. 이때 내놓은 메로디크림은 태평양 1호 제품의 영예를 안았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지만 6·25가 터졌다. 그는 피란길에도 화장품 원료를 싣고 부산으로 내려갈 정도의 집념을 보여줬다. 임시수도 부산에서 1951년 순식물성의 ABC포마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대단한 인기를 끌며 화장품 시장을 석권했다. 당시 멋쟁이들의 필수품이었다. 서성환 회장이 직접 작명한 ABC포마드는 60년대까지 대히트 브랜드로서 태평양의 성장 기틀이 됐다. 청년 서성환은 환도 이후 1954년 후암동시대를 열면서 기술력에 대한 갈증에서 장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만들었다.1953년 처음 열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등을 통해 화장문화가 태동한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향기나는 밥, 그리고 최초의 연속… 서성환은 후암동 시절 잘 팔리던 화장품을 구해 직원들과 함께 실험을 거듭했다. 생산직 여종업원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었다. 가내 수공업에 실험기구가 부족한 것은 당연지사. 향료가 밴 솥과 물바가지를 이용해서 밥을 하면 향내 나는 밥이 되고, 크림을 만들었던 도구를 쓰면 구리무 향밥이 됐다고 한다. 56년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성장가도에 들어섰다. 서성환은 57년부터 해마다 기술자들을 독일과 일본에 유학시켰고,58년엔 동양 최초로 고성능 미분기를 도입했다.59년 주식회사 체제로 출범했고 프랑스 코티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장업사의 새 장을 열었다.60년 장업계 최초의 해외방문,64년 오스카 브랜드로 최초의 화장품 수출, 당시 획기적인 방문판매제와 아모레화장품 개발 등에 힘입어 급신장했다.68년 매출이 14억 2800만원으로 창업 이후 처음 10억원대를 돌파했다. 당시 태평양의 품질은 어느 정도였을까?지난 71년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화장품 콘테스트에서 3개의 금상을 수상했다. 화장품 제조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74년 장업계 최초의 소비자과를 신설, 정부의 소비자 기본법안보다 3년 빨리 소비자 중심을 지향했다. 순항하던 태평양은 90년대 들어 무한경쟁시대를 맞았다. 서 창업주는 창업 50년을 맞은 95년을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다짐했다. ●태평양에 순항중인 2세 경영 서 창업주는 개성상인 특유 기질을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서 창업주는 지난 82년 장남 영배(49)씨를,87년 차남 경배(42)씨를 입사시키면서 2세들에게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영배씨는 태평양화학에 입사해 도쿄 및 뉴욕 지사를 거쳐 태평양증권 부사장 태평양종합산업의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태평양개발 회장으로 기업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영배씨는 태평양개발을 연매출 1000억원대의 중견 건설업체로 키웠다. 차남인 경배씨는 재경본부를 시작으로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과감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태평양증권·태평양패션·프로야구단 돌핀스·여자농구단 등 계열사를 정리했다.97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태평양에 2세 경영의 배를 띄웠다. 지난해 매출은 1조 1053억원. 후계작업이 부드럽게 진행되던 2003년 1월 장원 서성환 회장은 영면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가 태평양은 해마다 50억원 가량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여성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여성에게 되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주로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윤의 사회환원은 기업윤리 이전에 창업주 서성환 회장의 소신이라는 게 한 측근의 설명이다. 그는 “창업주는 ‘사회에 기여하면서 돈을 버는 게 바로 우량기업’이라고 자주 언급했다.”고 말했다.‘불쌍한 사람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후덕함도 있었다. 그러나 창업주 자신의 일상 생활에서는 개성상인의 ‘짠돌이’가 느껴질 정도였다. 서 창업주는 지난 63년 중앙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성환 장학금’을 만들었다. 중앙대 최초의 외부장학금이다. 당시의 기업가치고는 사회적 책무를 빨리 깨달은 편이었다. 첫 수혜자는 리대룡(64)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이후 75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학업 성적이 좋은 여고생 9700여명에게 17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9월부터 태평양학술문화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학술연구사업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성들에게 유방은 모성의 상징이자 여성답게 해주는 상징적인 기관이다. 여성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태평양은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을 만들었다. 태평양이 전액 출자한 재단은 국내 최초의 유방암 전문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지금까지 1만 2000여명의 여성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하거나 무료로 검진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회 환원은 태평양이 출연한 재단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6월 서 창업주가 타계한 다음 태평양 주식 7만 4000주와 이익배당금 전액 등 50억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전달했다.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아들 서경배 사장으로 이어졌다. 서 사장은 선친의 고향이 북한인 것을 감안, 북한 어린이와 여성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 오늘의 태평양 일군 3인방 오늘날의 태평양을 일군 데는 창업주 서성환 회장을 그림자처럼 보필한 3인방이 있다. 태평양의 사사에 남을 정도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들은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재인식시키고, 국민 생활양식을 한층 높인 신화 창조의 주역이다. 오원식(69)전 부사장은 40년이 넘게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 ‘아모레’를 1961년 작명했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끌었던 이탈리아 가곡 ‘아모레미오(난 당신을 사랑합니다)’에서 따왔다. 상금으로 당시 거금인 1만원(당시 월급 7000원)을 받았다. 오 전 부사장은 1967년부터 한방미용법을 연구, 지난 73년 인삼 사포닌을 이용한 화장품 아모레 진생삼미를 탄생시켰다. 진생삼미는 브랜드 진화를 거듭하다가 가장 한국적인 명품 ‘설화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설화수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이 2000년 1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화장품 사상 유래가 없는 기염을 토했던 브랜드다.82년 대한화장품학회 회장을 지낸 오 부사장은 87년 기술연구소 초대 소장을 맡아 기술개발에 힘썼다. 이후 90년대 초까지 연구부문을 총괄하면서 태평양 40년 연구와 생산 분야의 산증인으로서 화장품 기술의 과학화에 큰 획을 그었다. 그 어렵던 50년대의 태평양 생존 기틀을 닦은 데는 구용섭(81)초대 연구실장의 공을 빠뜨릴 수가 없다. 좋은 원료 확보를 위해 암거래 시장에서 발품을 팔았다. 서울 환도이후 후암동의 가내 수공업 시절의 ‘향기나는 밥’과 ‘구리무밥’을 먹으면서도 제품개발을 진두 지휘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태평양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화장품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발판을 마련했다.68년 한국화장품 화학자회 창립회장에 취임,80년까지 회장을 지내면서 한국의 화장품 발전에도 공이 크다. 머리를 감을 때 비누에서 샴푸로 바꾸게 한 사람이 김창규(66) 고문이다. 프랑스 파리 이과대학 연구소의 실장으로 재직중 태평양에 스카우트됐다. 그가 73년 개발한 브랜드 ‘타미나’는 70년대를 대표하는 히트 상품이 됐다.78년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화장품학회 국제회의에서 인삼사포닌이 모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논문을 발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김 고문은 80년대 태평양의 생활용품 사업을 일궜다.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리도 푸로틴 샴푸는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비누로 머리를 감던 국민들의 생활양식을 샴푸로 머리를 감게 바꿨다.88년 가정용품을 연구하는 기술연구소장과 92년 태평양중앙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냈다.91년부터 대한화장품학회장을 연임하면서 화장품학계 발전을 위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chuli@seoul.co.kr ●정·관·재계로 연결된 화려한 혼맥 창업주 서성환 회장은 1947년 변금주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2남 4녀, 송숙(58), 혜숙(55), 은숙(52), 영배(49), 미숙(47), 경배(42)를 두고 모두 성혼시켰다. 서 창업주의 사돈가는 한마디로 쟁쟁한 집안들이다. 정·관계를 비롯해 기업인과 언론인으로 인연이 이어진다. 방우영(77) 조선일보 명예회장을 비롯해 신춘호(73) 농심그룹 회장, 최두고(84) 전 국회의원 등의 기업인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을유문화사 정진숙(93) 회장, 최주호(작고) 전 우성그룹 회장, 박세정(88)대선제분 회장과는 혼맥을 쌓았다가 끊어졌다. 서 창업주는 또 사돈가의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을 통해 정재문(69) 대양산업 회장(전 의원), 신춘호 농심 회장을 통해 서봉균(79) 전 재무장관과는 ‘사돈의 사돈’으로 간접 혼맥을 이루고 있다. 김치열(84) 에이오에스 회장(전 법무·내무장관)과는 신춘호 농심 회장을 거쳐 박남규(85)조양상선 회장을 통해 연결된다. 서 창업주는 이같은 순환 혼맥을 통해 김일환(작고) 전 내무장관, 정운갑(작고) 전 농림부 장관, 김영생(작고) 전 의원, 김도창(작고) 전 법제처장 등 정·관계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이같은 현상은 서 창업주 특유의 신중함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자녀 혼사를 사람됨됨이를 중시하여 중매 형식을 택한 서 창업주의 성격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돈가의 ‘유명세’와 관련해 정략적이라는 세인의 오해를 받기 쉬우나 태평양측은 이를 극구 부인한다. 정관계의 발판을 만들 필요도 없었거니와 ‘정경유착’의 시선을 받고 싶지도 않았다는 게 서 창업주 측근의 설명이다. 관계(官界)의 집안과는 모두 현직에서 물러난 뒤 맺어졌고, 재계 인사들과는 업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대부분 양쪽 집안 가장들의 친분으로 혼사가 이뤄졌다고 전한다. 혜숙씨는 이화여대 사회생활과 출신으로 김일환씨의 3남인 의광(56)씨와 지난 74년 결혼했다. 김일환씨는 6·25전쟁 당시 국방차관을 역임한 전형적인 무관 출신으로 상공·내무·교통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의광씨는 연세대 정외과 출신으로 태평양 계열사의 장원산업 회장으로 활동하다 물러났다.4명의 사위 가운데 유일하게 장인 회사의 경영에 참여했다가 서울 인사동에서 목인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공부하고 있는 근종(29)씨와 LG전자에 다니는 우종(27)씨를 두고 있다. 3녀 은숙씨는 국회 건설위원장을 지낸 최두고씨의 차남인 상용(53)씨와 지난 77년 결혼했다. 상용씨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은숙씨와 결혼, 미국에서 7년간 수련의 생활을 끝내고 귀국해 현재 고려대 의과대학장으로 재직중이다. 부부에겐 ㈜태평양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는 환석(27)씨와 미국에서 학업중인 양희(23)씨 등 1남1녀가 있다. 서 창업주의 두 아들인 영배씨와 경배씨의 혼사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장남인 영배씨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기 직전에 이미 그룹경영에 참가했다. 그는 일본 와세다대학 대학원을 수료한 후 증권회사로 자리를 옮겨 90년도 태평양증권 부사장을 거쳐 태평양개발 회장을 맡고있다. 영배씨는 조선일보 방우영 명예회장의 1남3녀 가운데 장녀인 혜성(45)씨와 지난 83년에 결혼했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재원인 혜성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마친 후 조선일보에 입사, 문화부 기자로 근무하다가 서씨 집안의 맏며느리가 됐다. 혜성씨는 태평양학원(성덕여중·성덕여상)의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영배씨 부부는 2남1녀를 두고 있는데 모두 학생이다. 차남인 경배씨는 지난 90년 11월, 농심 신춘호 회장의 막내딸인 윤경(37)씨와 화촉을 밝혔다. 서 창업주와 신춘호씨는 같은 용산구 관내에서 평소 자주 만나 인사를 나누던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 이러한 인연이 훗날 사돈으로 연결된 것. 경배씨는 경성고·연세대 경영학과를 마친 뒤 미국 코넬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수재로 87년 태평양화학 과장으로 그룹에 첫발을 내디뎠다.90년 태평양그룹 기획조정실 실장을 지내는 등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및 대한화장품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경배씨는 학생인 두딸 민정(14), 호정(10)을 두고 있다. chuli@seoul.co.kr ■ 故서성환 회장의 차사랑 “기다리는 시간의 맛도 있고, 잔의 맛도 있고, 차 맛도 있다.”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을 모신 회의에서 손수 차를 우려드렸던 서경배 사장의 회고담이다. 요즘 차는 단순한 기호식품이나 전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상상력을 뛰어넘는 초스피드 시대에서 여유를 찾아주는 음료이다. 철학이 담긴 고급 문화로 이해된다. 이런 차가 화장품 회사 태평양과 어떻게 이어졌을까? 서 창업주는 60년대 일본 등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나라 고유의 차를 대접받았다. 일본 거래처를 찾았을 때 가루차가 늘 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커피가 고작이었다. 특히 서 창업주는 일본 거래처 사람들이 고려·조선왕조의 다구(茶具)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에 차에 관심을 기울여 70년대 후반부터 녹차사업을 시작했다. “차밭을 조성하되 반드시 불모지를 개간해야 한다.”80년 녹차밭을 구상하면서 서 창업주는 이렇게 마음먹었다. 당시 차밭 개간은 무모한 사업으로 비쳐졌다. 80년대 초 우리나라는 차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부족한 전문인력과 제주도 땅의 척박함 등 그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았다. 골프장을 짓는다거나 땅투기를 한다는 등의 오해까지 받았다. 축적된 기술과 자료도 없었다. 주위에서는 회사 전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모두 만류했다. 그러나 서 창업주는 뚝심을 발휘해 밀어붙였다. 대한농구협회 회장 시절인 80년 중국을 방문, 공안(公安)을 설득해 황제차로 유명한 용정차(龍井茶)의 고향 항저우를 둘러봤다. 차가 거대한 산업임을 확인했지만 차 박물관은 그저 형식만 갖춰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해결의 실마리는 우연히 풀렸다.90년대 초 사업을 위해 찾았던 그는 미국 하와이의 파인애플농장 안에 있는 돌(Dole)사의 파인애플하우스, 즉 파인애플박물관에 들렀을 때 무릎을 탁 쳤다. 그러나 겨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까말까 하던 차사업을 차박물관으로 견인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차박물관은 가슴에 고스란히 묻어두었다. 말년, 몸이 쇠약해진 서 창업주는 휴양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면서 파인애플하우스를 가보곤했다. 지난 99년 아들 서경배 사장이 부친 문병을 위해 하와이에 들르자 그는 짐을 풀던 아들을 다짜고짜 차에 태우고 돌사의 파인애플농장으로 데려갔다.“바로 이거야, 이렇게 만들어봐라.”와병중이던 아버지의 말은 그게 전부였다. 이렇게 해서 설록차박물관 오’설록이 탄생했다. 지난 2001년 9월 남제주군 안덕면 서광리에 문을 연 오’설록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찻잔 등 다구가 잘 진열되어 있다. 차에 관한 명상의 최적 공간으로 소문나면서 연간 30여만명이 찾는다. 장원 서성환의 정성과 숨결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곳이다. chul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코드로 읽는책] 도덕교과서 없는게 더 도덕적이다

    겉으로 내세운 구호·명분과 그 속사정이 달라 야유와 비웃음거리로 전락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교육이야말로 가장 비(非)도덕적이고 반(反)도덕적”이라는 비판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과학적이고 법칙적인 수학과목에서도 정답보다 풀이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세상인데, 복잡한 인간세상의 문제를 다루겠다는 도덕과목에서만은 희한하게 오직 메말라 비틀어질 것만 같은 답안만 내놨다는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이런 주장을 담은 전남대 김상봉 교수의 ‘도덕교육의 파시즘’(도서출판 길 펴냄)이 눈길을 끄는 것도 ‘관점의 참신함’보다 ‘서술의 적나라함’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를 콕 찍어서 “민방위훈련장에서 가소로운 정신훈화를 늘어놓는 것”에 비유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더 이상 국민들의 정훈장교 노릇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먼저 국민윤리교육과의 탄생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전두환 정권이 1981년 서울대에 설치한 뒤 여기에 도덕 교육에 대한 전권을 줬다. 왜 그랬을까. 답은 ‘도덕’에서 ‘국민윤리’로 과목이름이 바뀐 데서 짐작할 수 있다.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갖추라는 뜻이나 국민윤리 교과서는 ‘이래야만 한다.’는 잔소리로만 채워져 있다. 그 때야 시절이 그랬다손 치더라도 20년이 더 지난 지금 상황이 바뀌었을까. 물론 바뀐 측면도 있다. 각 대학에 있던 국민윤리교육과의 간판은 ‘국민’을 슬쩍 떼내고 윤리교육과가 됐고, 국민윤리 과목은 도덕과목이 됐다. 그러나 내용상으로 변한 것은 없다. 중학교 도덕교과서의 절반은 예절을 가르친다. 그런데 이 예절은 오직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따르라.’는 식으로 채워져 있다. 부당한 요구나 지시를 거부할 수 있다거나, 여러 개의 정당한 요구나 지시 사이에 갈등이나 충돌이 일어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도덕이 보기에는 쉬워도 실천이 어려운 것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고등학교 도덕교과서는 한 술 더 떠서 정권에 의해 위로부터 부여된 과제, 즉 새마을운동·정의사회 구현·신한국 건설·제2건국운동을 찬양한다. 공동체 붕괴를 막기 위한, 좋은 운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래로부터 솟아나는, 국가의 의무에 대한 요구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기에 “도덕적 의무라는 이름으로 권력에 순종하도록 한 노예도덕과 파시즘에서 단 한걸음도 진보하지 못했다.”는 저자의 결론은 당연해보인다. 이러니 도덕이 시험 때 답만 맞히면 그뿐인, 실생활에서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과목이 됐다.저자는 학생 스스로 도덕적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성찰적 교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게 어렵다면? 도덕교과서를 없애버리는게 더 도덕적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1만 8000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언어·수리·외국어 성취도 “평준화지역이 더 우수”

    언어·수리·외국어 성취도 “평준화지역이 더 우수”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에서 학업성취도가 더 높고, 고등학교 3년 동안에 성적 향상 정도도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평준화 제도 때문에 학력이 떨어졌다는 일부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연세대 강상진 교수와 서울대 김기석 교수가 한국교육개발원의 의뢰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전국 고교생들의 학력평가를 횡단·종단적으로 비교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횡단적 연구는 일반계 126개 고교생 858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종단적 연구는 지난 2001년 국가교육성취도 검사를 받은 전국 175개교 고1 7337명의 2·3학년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추적 조사했다. 강 교수의 횡단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점수는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보다 언어 영역의 경우 4.72점, 외국어 4.37점 더 높았다. 수리 영역에서는 문과가 10.28점, 이과 7.91점 높았다. 평준화 지역이 서울과 광역시 등 대도시에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해 평준화 학교와 비평준화 학교가 함께 있는 중소도시 지역만을 따로 비교한 연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김 교수의 종단적 연구결과를 보면 입학 시점의 성적을 통제하고,3년 동안의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적 향상 효과는 비슷했다. 특히 특목고의 경우 100점 만점에 평균 71점 이상의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 향상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공부 잘하는 학생은 어딜 가나 잘하지만 잘 못하는 학생은 학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 관련 연구와는 다른, 의미있는 성과”라면서 “고교 평준화 때문에 전체적으로 학력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 그러한 ‘평둔화’(平鈍化)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이달 28∼29일 부산 신라대에서 열리는 한국교육학회 2005년 추계학술대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 다음달 3일 서울대에서 평준화정책을 주제로 교사와 학부모, 전문가 등 각계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부·학과 올 가이드] (7) 사범·교육

    [학부·학과 올 가이드] (7) 사범·교육

    사범대나 교육대학은 학생들을 가르칠 미래의 교육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최근 들어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비교적 신분이 안정된 이들 계열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초·중등 교사는 정년이 62세로 긴 편이다. 사범계열의 교과 내용과 임용고시 응시 등 졸업 후 교사가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 사범대 일반 교육학과와 국어교육, 영어교육, 사회교육 등 중·고교의 교과목별 교육학과가 있다. 유치원 선생님을 양성하는 유아교육학과도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철학, 교육공학, 교육심리학, 교육행정학 등 교육학과 관련된 과목을 배운다.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등 중·고교의 언어교과와 관련된 학과에서는 교육학은 물론 언어학, 문학 등에 대한 이론과 교육방법을 배운다. 회화·작문 등 실용 외국어 향상을 위한 교과목도 배운다. 예를 들어 영어교육의 경우, 영어학, 영문학 분야의 과목과 영어회화, 영문학 개론, 영어교수법, 영미문학 비평, 영작문, 영문법, 영어교육론, 영미 문화교육 등을 배운다.4학년 1학기 때에는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교생실습을 한다. 졸업 이후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에서 교육정책을 입안할 수도 있다. 이밖에 교육관련 연구소나 기업체, 각종 청소년상담실, 사회복지기관 등에서도 일할 수 있다. 유아교육학과의 경우, 유치원 교사로 일할 수 있다. ■ 교육대학 교육대학은 초등학교 교사양성을 위한 전문대학교다.4년제다. 서울·부산 등 전국 주요지역마다 해당지역의 이름을 붙인 교육대학교가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학 분야와 교과교육 분야로 나뉜다. 교육학 분야는 현장 초등교사와 학문적 전문인력이 될 사람들에게 교육학의 기초이론과 교사로서의 사명과 의무를 가르친다. 교과교육 분야는 초등학교 교사가 알아야 할 교과에 대한 교육과정과 교수방법을 교육하고 모의수업을 통해 실습도 한다. ●학생들을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 어떤 학생이 교사로서 적합할까? 교대나 사범대 입학은 다른 대학입시와 마찬가지로 수능과 논술고사 등의 평가에서 계량화된 점수가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어린이를 좋아하는 심성이 필요하다. 항상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춰야 한다. 나아가 초등학교 교사는 교과목 외에 부진아 지도, 특별활동반 지도 등 학생생활 지도도 병행하기 때문에 생활지도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상담자로서의 소양과 실천 능력도 갖춰야 한다. ●4년 대학공부 뒤, 교대로 재입학 교육계열로 진학할지에 대한 고민은 빠를수록 좋다. 어릴 때부터 교육자로서 일하겠다고 마음먹고 교단에 서는 교사와 취직난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교단에 서려는 사람 간에는 학생에 대한 애정도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학 졸업생이 다시 수능시험을 봐서 교대에 입학했다. 지방 국립대를 졸업한 남매도 교대에 재입학하는 등 최근 교사직에 대한 인기가 높다. 가르치는 보람도 있지만 무엇보다 직업 공무원으로서의 안정성이라는 매력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이 4년간의 대학생활에 쏟아부은 돈과 시간을 감안하면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대학진학을 앞둔 고교 수험생들로서는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가짐 못지않게 언어능력 또한 중요하다. 학생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없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기때문이다. 음악교육과, 미술교육과, 체육교육과 등 예체능 계열의 경우, 교사로서의 자질 이외에 예술가로서의 창의력, 예술적 감각,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고 있다면 유리하다. 예체능 계열은 입학전형 때 실기시험을 치른다. ●교사 되려면 임용고시 합격해야 졸업 이후 중·고교 교사든 초등학교 교사든 교사가 되려면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사 자리가 빈 학교에서 단기 계약교사로 일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약기간이 끝나면 신분 불안이 뒤따른다. 사범대를 나오면 중등교사(중·고교 생님)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임용시험의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교대는 초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이 나온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면 된다. 교원임용시험의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이 2대1 정도다. 지방의 경우, 이보다는 경쟁률이 다소 낮다. 중·고교 교사는 교과목별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국·영·수 과목의 경우, 경쟁률이 6대1 이상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범·교육대학 지원전략 대학 입시에서 사범계열 학과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외환위기 이후 갈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을 불문하고 사범 계열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수험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대학마다 최상위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비교적 안정된 직업을 구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대 전국에 11개 교대와 한국교원대와 이화여대의 초등교육 전공을 합쳐 모두 13개가 있다. 예전에는 지역 교대에 입학하면 해당 지역의 초등학교에만 임용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든지 지원해서 임용고사를 치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수도권 지역의 교대와 지방 교대의 대입 합격권 점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전형요소는 내신과 수능, 면접, 논술 등이다. 특히 인성을 강조해 논술보다는 면접을 강화하는 대학이 많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의 경우 논술과 면접을 모두 치른다. 전형요소 가운데 정시모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부분은 수능이다. 내신은 지원자들의 수준이 비슷한 데다,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질을 보는 면접도 심층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당락이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교대 지원자들이 주의할 점은 인문 계열 수험생들이 자연 계열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탐구 등 4가지 영역을 다 반영하는데,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인문 계열의 경우 백분위와 표준점수에서 자연 계열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범대 관련 학과들이 대부분 해당 대학의 상위권 학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국어·수학·영어교육 등 주요 과목 전공들의 인기는 다른 사범계열 전공에 비해 훨씬 높다. 사대 역시 내신과 수능, 논술, 면접 등을 반영하지만 변별력은 수능에서 가려진다. 대학별고사는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만 치르지만 서울대는 논술과 면접을 모두 실시한다. 수능은 국립대나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문과는 수리, 이과는 언어 영역을 빼고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사대에 지원할 때 주의할 점 하나.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곳에나 지원하는 것은 금물이다. 배출 인원이 워낙 많아 4년 뒤 졸업할 때는 포화 상태에 이르러 지금처럼 취업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제2외국어나 한문·컴퓨터·지구과학·지리·일반사회교육 등의 전공은 지금도 모집 인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해마다 임용고사를 치르지 않고 있는 전공도 있다. 때문에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소신파 수험생이 아니라면 지원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도움말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생위해 욕심내면 한없이 바쁜 직업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 체력과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도 필수적입니다.” 교대와 사범대를 졸업한 박은영(25)·최태선(32) 교사는 “교사란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그 이상의 의미와 보람이 있지만 그만큼 힘든 직업”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선배들이 사범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에게 주는 조언을 소개한다. ●서울 양강초등학교 박은영 교사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임용 2년차 교사다. 교대에서 이론으로 배우거나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생활지도는 다르다. 이론과는 달리 학생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애정이 없으면 지도하기 어렵다.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경험하니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상대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척 고되다. 방학이 되면 적지 않은 교사들이 앓아 눕는다. 평소 하루종일 말하고,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교사를 할 수 없다는 선배 교사들의 조언을 실감하고 있다. 공부만 가르쳐서는 아이들이 따르지 않는다. 공부도 스스로 계속하지 않으면 가르치기 어렵다. 다양한 연수를 통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교사들은 방학 때 놀고 근무가 일찍 끝난다.’며 부러워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이 일찍 끝나는 것은 맞지만 다음날 수업할 과목의 교재 연구도 해야 하고 행정 업무도 적지 않다. 또 해마다 가르치는 내용이 같더라도 교재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해 욕심을 내면 한없이 바쁜 직업이 교사다. ●서울 현대고등학교 최태선 교사 4년차 역사 교사다. 교사를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소명의식이더라. 교사가 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학생들과 친해질 수도 없다.‘안정성이 있는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생각없이 지원하면 후회하게 된다.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사대를 졸업할 필요는 없다. 일반 대학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하거나 교육대학원을 나와도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대학의 경우 대학 학점이 최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교직과목을 들을 수 없다. 사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임용고사 준비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사대를 졸업한 뒤에도 재수·삼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에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임용고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임용고사는 주로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치르는 편이다. 임용고사가 필요없는 사립학교의 경우 남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사립학교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조류독감 ‘제2의 스페인독감’ 되나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인 스페인독감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일으킨 것이며, 현재 유행하는 조류독감의 바이러스(H5N1)와 유사점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머잖아 현재의 조류독감이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고 예상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인 스페인독감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일으킨 것이며, 현재 유행하는 조류독감의 바이러스(H5N1)와 유사점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머잖아 현재의 조류독감이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고 예상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군병리학연구소의 제프리 타우벤거거 박사 연구팀은 9년 동안의 연구 끝에 1918∼1919년 전세계를 휩쓸며 최대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바이러스(H1N1)의 유전자 배열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시나이 의대 연구팀은 타우벤거거 박사팀의 자료를 이용,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는 논문을 과학지 사이언스에 실었다. 이로써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의 실체가 드러났다. 연구 결과 스페인독감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인체에 적응된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8개 유전자가 각각 4∼6차례의 변이를 거쳐 인체에 직접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의 일부가 현재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는 H5N1 바이러스에서도 발견됐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와 달리 H5N1 바이러스가 인간독감 바이러스와 결합하지 않고 바로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는 보통 독감바이러스와 달리 폐 깊숙이 침투할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특징 때문에 스페인독감이 엄청난 사망자를 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CDC 연구팀이 재생된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를 쥐에 주입한 결과 폐 깊숙이 염증과 출혈이 나타나면서 3일 만에 죽었다. 연구팀은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변이과정과 치명적인 폐 질환을 일으키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규명했기 때문에 치료약과 백신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조류독감에 대한 지구촌의 대응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주최하는 국제조류독감회의가 65개국과 국제기구의 보건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다. 오는 31일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아시아-태평양 조류독감 방역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재생된 스페인독감 바이러스가 연구실에서 유출돼 테러에 이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DC는 현재 엄격한 조건 아래 바이러스를 보관하고 있으며,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쯔~쯧 싱글즈~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 싱글들에게는 해마다 겪는 환절기 몸살과도 같은 기념일이었다. 가까운 친인척과의 대민전(對民戰)을 치른 싱글 남녀가 위문의 시간을 가졌다.29,34,38,41…50까지 그야말로 멀쩡한(?) 인생들이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각자가 겪은 전쟁담을 푸는 것이었지만 주제는 동일한 내용이었다. 단지 30대까지는 결혼에 대한 미련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반면 40세가 넘어간 남녀들은 대충 현실적인 노후대책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가 하면 아는 사람끼리 한 동네에 모여서 의지하며 살자는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50세가 다 된 독신남이 자신이 혼자 사는 이유에 대해 토로하는 것이었다. 그의 뼈아픈 자가진단을 듣던 싱글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1) 자신의 현실적인 입장과 처지는 무시하고 이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남자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결혼조건에 중요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눈 높이만 키워서 힘든 상대만 쫓아 다녔다는 것이다.(2) 여성과 남성은 여성성과 남성성의 표현에 있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자신은 여성들의 고양이과 속성이 싫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해줘도 길들여지지 않는 것이라든지 뻔히 보이는 걸 숨기려는 습성이 매력보다는 이질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3) 어쩌다 진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얼어붙은 것처럼 긴장이 되어 소위 작업(?)이란 걸 못했고 그런 일이 몇 번 생기면 더 주눅이 들어 나중에는 노력하는 것조차 귀찮아졌다는 것이다.(4) 자신은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모친은 생활전선에 나서서 고달팠기 때문에 서로 대화할 시간도 없었고 그래서 ‘행복한 가정’이라는 것이 뭔지 모르고 성장하였다는 것이다.(5) 자신이 연애를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자신의 결단성 부족과 우유부단한 태도라는 것이다. 형제는 누나밖에 없었고 늘 외로웠기 때문에 자신이 책임지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여자와 데이트할 때도 메뉴나 장소 등 거의 모든 결정을 상대에게 미뤘다는 것이다. 특별히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은 것이 자신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였다.(6) 자신이 스무 살이 되자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면 사랑에 목숨을 걸려고 결심하였다고 한다. 사랑만이 자신과 세상을 구원하는 기적이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사귀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한 방에서 뒹구는 걸 목격한 이후 자신의 이성관계는 꼬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배신감과 불신은 오랜 세월 속에서도 휘발되지 않고 상처라는 파편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아직도 여자라는 존재가 버겁게 느껴진다고 하였다.(7) 자신이 40세가 될 때까지도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는데 이제야 비로소 자신에 대해 알 것 같다고 하였다. 결국 지나친 자기애와 집착이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너무 많았다고 한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를 던져야 하는데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사관학교 1차시험 문제 오류”

    2006학년도 육·해·공군사관학교 1차 선발시험에서 수리 영역의 한 문항이 잘못 출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 수리 영역 강사인 이상익씨는 23일 “3군 사관학교 선발시험에서 이과 수학 문제 가운데 A형 6번(B형 19번) 문제에 명백한 잘못이 있어 5지선다형으로 제시된 답지에는 정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는 주어진 조건에서 두 벡터의 합의 길이의 최대값을 묻고 있다. 이씨는 “이미 2차 합격자까지 발표한 상태지만 배점이 높은 3점짜리 문제라 이 문제로 당락이 갈린 학생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 박석봉 교수는 이와 관련,“출제 의도는 특정값을 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풀이과정에서 결론을 도출하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오류는 없다.”고 반박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지역 외고생 64% 타계열 진학

    올해 서울지역 외국어고 졸업생의 63.6%가 비어문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의학계 진학 비율도 20% 가까이 됐다. 서울시교육청이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대원·한영·대일·명덕·이화·서울외고 등 서울지역 6개 외고를 졸업한 학생 2175명 가운데 동일계열인 어문계열로 진학한 학생은 36.4%인 792명에 불과했다. 인문·사회계열로 진학한 학생이 41.3%로 가장 많았고, 이공계가 13.7%, 의학계도 5.1%나 됐다. 나머지 3.4%는 해외유학을 택했다. 특히 이공·의학계 진학이 18.9%나 돼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를 무색케 했다. 외고 졸업생의 타계열 진학 비율은 2003년 56.1%,2004년 62.3%에서 올해 63.6%로 높아졌다. 이공·의학계 진학 비율도 2003년 11.7%,2004년 15.3%였던 것이 매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해외유학을 떠난 학생도 지난해 2.9%에서 올해 3.4%로 다소 증가했다.시교육청 관계자는 “2008학년도 대입개선안은 외고 내 이과반 개설을 금지하고 전문교과 운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면서 “전공외국어 이수 비율을 확대하는 등 외고가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교육과정 지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수시2학기 구술·면접 대비 어떻게

    수시2학기 구술·면접 대비 어떻게

    추석 연휴가 끝나면 오는 25일 서강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을 시작으로 수시 2학기 대학별고사가 시작된다. 논술가이드라인 발표로 대학들이 바뀐 출제 방침과 예시문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이번 수시 2학기는 어느 때보다 심층면접 및 구술고사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까다로운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는 논술고사를 대신해 심층적인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출문제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올 수시2학기 구술·면접의 경향을 예측해 보고, 대비법을 소개한다. 구술 및 심층면접은 논술과는 달리 답안을 작성하지 않고 면접관들에게 말로 설명하는 시험이다. 이 때문에 수험생과 평가자 사이의 쌍방향적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주관이 개입될 요소도 있다. 그러나 그 내용만큼은 수년 전까지의 단순 인성면접이나 시사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수준을 넘어, 점차 깊이있는 지식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상위권대의 경우 내용으로 보면 사실상 본고사라는 것이 공공연한 얘기일 만큼 고난이도의 문제가 나온다. 올해는 논술의 출제 방침 변화로 이같은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출문제 들여다 보니 구술·면접 역시 시험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는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서울대 수시1학기 자연계열 면접·구술고사는 수학·물리·화학 등 교과목의 심층적인 지식을 묻고 있다. 수학 문제로는 복소수에 대한 설명을 준 뒤 ‘복소수 계수를 갖는 z에 관한 이차방정식 x1/3+αx+β=0(α,β는 복소수인 상수)은 두 개의 복소수 해를 가짐을 증명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물리에서는 공기 중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속력과 힘 등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반경 1㎜ 크기의 빗방울이 낙하하는 경우 공기의 저항으로 인해 일정한 속력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빗방울의 종단 속도의 크기를 구하라.’는 문제 등을 냈다. 지구과학에서는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대기 상단에서의 태양복사 흡수량과 지구복사 방출량, 순복사량을 위도에 따라 나타낸 그래프를 주고 ‘북반구 중위도 저기압의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저기압 주변 공기의 이동이 열의 북쪽 수송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물론 모든 문항에 대해 ‘기본 개념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해 다양한 후속질문과 추가질문을 통해 개념간의 연결과 확장을 확인하고, 종합적인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지만, 교과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서강대 수시2학기 자연계열 전공구술시험에는 ‘길거리 농구대회에 출전한 영수가 모두 15개의 슛을 성공시켰고,2점슛과 3점슛 개수의 합이 자유투 개수의 2배일 때,2점슛 臍?3점슛 胄? 자유투 漬냄?관한 연립방정식으로 나타내라.’는 수학문제가 나왔다. 성균관대, 홍익대 등 자연계열 논술에도 다양한 수식을 바탕으로 하는 면접·구술 문제가 출제됐다. 영어 활용능력도 면접·구술의 관건이다. 지난해 이화여대 수시1학기 계열공통 문제로는 사진에 대한 비교적 짧은 영어 지문을 주고 ‘지문에 의하면 사진이 문자보다 선호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는 글쓴이의 주장을 적절한 예를 들어 입증하거나 반박하라.’고 요구했다. ●올해 영어·수학 중심 심화예상 이같은 출제 경향은 엄밀히 따진다면 ‘구술·면접시험 역시 본고사식으로 변질·변칙 운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에서 벗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논술가이드라인은 지필고사를 실시하는 ‘논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구술·면접에 대해서는 ‘각 대학과 긴밀히 협력한다.’ 정도의 원칙적 내용 외에 구체적인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영어지문과 수학 풀이과정을 낼 수 없게 된 논술고사를 대신해 구술·면접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할 가능성이 크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중상위권 이상 대학에서는 깊이있는 교과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영어·수리논술이 그대로 면접으로 형식만 달리해 출제될 수도 있다.”면서 “결국 영어와 수학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본고사를 준비한다는 자세로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인문계열의 경우 10∼20분 정도의 제한된 시간에 300∼500단어 정도의 영어 지문을 해석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정리해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전통적’ 면접에서 많이 다뤄지던 시사적인 이슈와 접목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중요한 시사 문제에 대한 영자신문 사설 등을 읽으면서 핵심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 핵심이다. 대학들은 대부분 간단한 문제 풀이부터 정의와 용어에 대한 설명, 증명, 실생활 응용문제까지 다양하게 출제하고 있다. 핵심 개념과 공식을 익혀둘 필요가 있으며, 특히 행렬·미분·함수 등은 단골 출제 영역이다. 면접에서는 결과보다는 풀이 과정과 접근 방법을 중시하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나왔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나름의 논리로 수학적 사고력을 보여줘야 한다. ■ 도움말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평가연구실, 김영일교육컨설팅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면접·구술 영어평가 대비를”

    올해 대입 수시 2학기 및 정시모집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치르는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영어와 수학이 합격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입 전문기관인 종로학원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06 수능대비책 및 수시 2학기 모집지원전략 설명회’를 열고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수시 2학기 모집 전형에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80곳에 이른다.종로학원은 이 가운데 건국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포항공대 등 주요 대학들을 중심으로 심층면접 수준의 면접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석을 보면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대학들의 면접·구술고사에서 영어 문제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문제의 내용도 단순한 시사 관련 지식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수준 높은 교과지식이나 실생활과 연계한 응용 문제가 크게 늘었다. 종로학원은 이와 함께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논술 출제기준을 발표하면서 논술에서 출제할 수 없는 영어 제시문이나 수학과 과학의 풀이 과정을 요구하는 문제가 면접·구술고사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심층면접이 아닌 일반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에서도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등을 통해 영어 실력을 평가할 수도 있다. 김용근 평가실장은 “대학들이 결과보다는 풀이과정을 중요시해 부분 점수를 주기 때문에 미리 겁 먹을 필요는 없다.”면서 “기본 개념을 정리하면서 지원하는 대학의 기출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고 면접 현장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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