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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라! 쿠바 개방시대로] “美 투자로 인터넷 빨라졌으면” “美의 문화침략 어림없다”

    [올라! 쿠바 개방시대로] “美 투자로 인터넷 빨라졌으면” “美의 문화침략 어림없다”

    “미국이 들어오는 거 걱정하지 않아요. 인터넷이 하루속히 빨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아바나대학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미국이 통신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에 기대를 나타냈다. 이과대학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수학과 2학년 남녀 학생 4명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는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니엘(20)은 “경제가 나아지고, 특히 인터넷 등 통신이 조속히 빨라지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인데 미국과 협력하면 경제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미국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걱정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쿠바의 자주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원하지 않고 문화적 침략도 원하지 않는다. 쿠바의 정체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델시(21)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는 “쿠바가 지난 50년간 이렇게 살아왔는데 변화가 빨리 올 것 같지는 않다. 쿠바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한다고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지만 지켜보자.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호세미겔(20)은 “한국 드라마를 봐서 안다. 그러나 북한을 더 잘 안다. 북한 선박이 지난해 쿠바에서 미사일 부품을 싣고 가다가 파나마 운하에서 붙잡혔다는 뉴스를 봤다”고 답했다. 법대 4학년 수잔나(22)는 “이번 조치로 미국의 경제 봉쇄가 끝나고 상업 교류의 장애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쿠바 문화는 전통을 자랑하고 뿌리가 깊어 심각한 ‘미국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학과 조교수 릴리아나(27)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발표는 느리지만 큰 걸음을 뗀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혼자서 많은 것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미 의회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무엇이 변할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미국 통신사가 아바나대학에 인터넷 시험 서비스를 할 예정인 것도 변화”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아바나(쿠바)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공대 인기 부활 조짐 바람직하다

    서울대 공대 올해 신입생 중 최소 115명(14%)이 다른 대학의 의대, 치대, 한의대에도 합격했다고 한다. 서울대 공대가 지난달 오리엔테이션에서 설문조사한 것에 따르면 다른 대학 의예과에 합격한 학생은 103명, 치의예과에 합격한 학생은 9명, 한의예과에 붙은 학생은 3명이었다. 고려대 의대에 2명, 연세대 의대에 3명이 합격했다. 연세대 치의예과에 합격한 학생은 1명, 경희대 한의대에도 1명이 중복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입생 800명 중 675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설문에 응한 학생 중 17%는 요즘 이과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소위 ‘의·치·한’에 합격하고도 서울대 공대를 택한 것이다. 공대 인기가 부활하는 조짐으로도 볼 수 있어 다행스럽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고교 이과의 우수 학생들은 이공계를 선호했다. 서울대 공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유수 공대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몰렸다. 공대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부터다. 기업들이 연구소에 있던 엔지니어부터 먼저 정리해고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보이는 의대, 치대, 한의대 쪽으로 인재들이 몰렸다. 의대 선호 현상은 여전하지만 2008년 이후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자리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이공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의대와 치대의 위상은 한창 인기있을 때보다는 낮아진 반면 공대 쪽으로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전국 4년제 이공계 대학의 취업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취직이 잘 되는 게 영향을 미쳤다. 미국도 이공계의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 대학 신입생들 중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전공하겠다고 밝힌 비율은 2007~2011년 동안 21.1%에서 28.2%로 7.1% 포인트 높아졌다. 한 나라의 경제가 튼튼하려면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다. 제조업의 중심은 이공계다.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제조업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우수 이공계 인력은 지금보다 벤처 창업에 더 많이 나서야 한다. 공대를 지원한 우수 인력이 뛰어난 공학도로 거듭나려면 대학의 공학 교육 질이 지금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대학과 정부는 과감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모처럼 살아난 공대 선호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우수한 인재가 여러 분야에 골고루 있는 게 바람직하다.
  • “폐암 전이 유발하는 유전자 찾아냈다”

    “폐암 전이 유발하는 유전자 찾아냈다”

     국내 의학자가 주도한 다국적 연구팀이 폐암 전이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폐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표적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문용화(종양내과. 사진)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조지타운대학병원, 존슨홉킨슨대 연구진과 고동 연구를 통해 폐암의 전이를 촉진하는 유전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폐암은 2012년 기준 국내 암 발생 4위의 높은 발병률과 함께 암 사망률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악성도가 높다. 암세포의 모양에 따라 크게 소세포 폐암과 비(非)소세포 폐암으로 구분하는데, 비소세포 폐암이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비소세포 폐암은 다시 선암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나뉘며, 각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를 해야 하는 까다로운 질병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폐암은 암세포가 주변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퍼지는 전이성이 다른 암에 비해 강하다. 이 때문에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55~80%가 진단 당시 암이 크게 자라있거나 전이가 된 상태이며, 이 가운데 20~25%의 환자만이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수술을 받더라도 20~50% 환자가 암이 발생한 반대쪽 폐나 간 및 뇌, 뼈 등으로 전이, 재발되기 때문에 폐암의 전이를 막는 방안을 찾는 것이 의료계의 중요한 과제였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 연구팀은 비소세포 폐암 중 높은 발생률을 차지하는 폐 선암에 대한 전이 기전을 밝히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다른 대부분의 암과 마찬가지로, 비소세포 폐암 역시 전이과정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기전이 거의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수년에 걸쳐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과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찾아낸 ‘LAMC2’ 유전자가 폐 선암의 전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후속연구를 통해 폐 선암세포에서 LAMC2 유전자가 발현되어 ‘상피세포 간엽성 이행’이라는 복잡한 신호전달체계를 통해 암세포의 ‘이동’과 장기 내부로 파고드는 ‘침윤’ 및 원격 장기로 암세포를 퍼뜨리는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연세암병원을 비롯한 국내외 4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폐선암 환자 479명의 암 조직에서 LAMC2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LAMC2의 발현도가 높은 환자군에서 암 재발과 전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밝혀냈다.  문용화 교수는 “향후 비소세포 폐암의 재발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라면서 “아울러 비소세포폐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표적치료제 개발의 계기를 제공해 대표적으로 난치성 암인 폐암환자의 치료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문용화 교수는 이어 “비소세포 폐암의 전이와 재발에 관여하는 다른 유전자 요인의 규명 연구와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과학예술 새싹 90명의 희망찬 출발

    과학예술 새싹 90명의 희망찬 출발

    국내 첫 과학예술영재학교가 세종시에서 문을 열었다.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는 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아름동에서 첫 입학식을 가졌다. 1학년 6개 학급 90명이 이 학교 첫 입학생이 됐다. 학급당 15명이다. 학교는 1~3학년에 모두 18개 학급, 270명의 학생으로 구성된다. 교사는 324억원을 들여 부지 2만 8327㎡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다. 재학생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 학교의 교육목표는 다재다능한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일반고와 같은 교과과정을 소화하면서 일정 부분은 과학기술, 예술, 인문학 등을 연계한 전문 교과를 배우게 된다. 일반고보다 수업시간이 많다.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해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진행하는 수업도 있다. 인근 대학교수와 연구원도 초빙된다. 현재 교직원은 교장, 교감을 포함해 모두 20명이다. 이들도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해 선발했다. 학교 측은 학년제를 폐기하는 대신 3년간 6학기제를 도입해 운영한다. 문·이과 구별도 없다. 수업은 실험실습과 탐구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개교식은 오는 25일 열린다. 교육부는 세종과 인천에 과학예술영재학교 2개를 인가했으나 인천은 내년에 개교할 예정이다. 특목고 개념인 기존의 과학영재학교와는 교육목적과 과목 등에서 차이가 난다. 이날 첫 신입생들은 입학식에서 자신의 꿈과 진로계획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하며 각오를 다졌다. 박두희 교장은 “현 사회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융합형 인재를 요구한다”며 “과학과 예술이 만나 예술성과 인성이 있는 과학자를 키우는 행복한 꿈의 터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윤석봉 세종시교육청 장학사는 “전국에서 수학·과학에다 인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우수 학생들이 입학했다”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더 좁아진 ‘바늘구멍’… 역사·인문학으로 뚫어라

    더 좁아진 ‘바늘구멍’… 역사·인문학으로 뚫어라

    올 상반기 국내 주요 10대 그룹의 대졸 공개 채용이 본격화됐다. 각사는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경기침체로 다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업 예비생들은 올해도 ‘좁은 문’을 뚫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그룹들은 자신들만의 맞춤형 인재를 뽑겠다며 자체적으로 인적성시험을 보고 있다. 삼성(SSAT), 현대차(HMAT), 롯데(L-TAB)에 이어 현대중공업도 올 들어 자체 개발한 인재선발검사(HATCH)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 시험들은 대부분 4월에 치러진다. 반면 한화의 경우 자체 인적성검사 시험을 올해부터 없앤다. 삼성과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역사와 인문학 비중을 높였다. LG그룹도 지난해부터 한자와 한국사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경우 몽골, 로마제국 사례를 통해 현대차가 나아 갈 방향을 묻는 주제가 주어진 바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3일 “HATCH는 600여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역사 인문 소양 이외에도 응시자가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가졌는지를 보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회의 일정 계획, 결제 서류 작성 등 제시된 상황 정보를 활용해 문제 원인을 찾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설명이다. 시험 문제를 푸는 데 주어지는 시간은 180분이다. 업무에 맞는 역량을 중시하는 만큼 스펙 비중은 낮춘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부터 봉사활동, 해외거주 경험 등 이른바 일반 스펙난을 없앴다. 대신 영어 능력을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문과생 대상으로 하는 상시 채용도 이과생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공개채용과 함께 진행되는데 상시채용에서는 중국어 등 다른 외국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어학 점수나 봉사활동 등 스펙난을 없앴다. 여성 인재 선발을 표방하는 기업들은 별도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여성 채용 비중은 20% 수준으로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신입 사원 1000명 중 여성의 비율을 지난해 35%에서 올해 40%로 확대했다. 롯데는 국방부와 협의해 여군 장교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채용도 하고 있다. 서비스업에 필요한 섬세함을 키우기 위해 이에 걸맞은 여성 인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의 여성 간부는 2014년 말 기준 870명이 넘는다. 삼성은 전체 30%를 여성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CJ그룹은 오는 13일부터 지원서를 받는다. CJ 인적성시험인 CAT는 4월 19일에 치른다. CJ는 글로벌·장교전형을 올해도 진행한다. 두산은 지난해처럼 상반기에는 인턴만 뽑고, 하반기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산은 지난해 상반기 정규직 전환형 인턴 70여명을 뽑았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해군사관학교 임세한·김옥희 교수 세계인명사전·저명학술지 등재

    해군사관학교 임세한·김옥희 교수 세계인명사전·저명학술지 등재

    해군사관학교 소속 교수 2명이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각각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되거나 저명한 과학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사 해양학과 교수 임세한(왼쪽·42) 중령과 이학처(이과대학) 조교수인 김옥희(오른쪽·34·여) 소령. 임 중령은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퀴스 후즈후’ 2016년판에 이름이 등재된다. 그가 2012년 발표한 연구 논문 ‘동해 해양혼합층 깊이의 기후치’가 국제해양학계 저명 학술지인 ‘저널 오브 마린 시스템스’를 통해 전 세계의 관련 학자가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에 인용했기 때문이다. 김 소령은 서울대 박사과정 교육 중 작성한 ‘간편하고 대량 합성이 가능한 비금속 촉매: 연료전지에의 실제 적용을 위하여’라는 논문을 세계적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3월 2일자로 게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앙대 내년 학과 폐지… ‘기업식 구조조정’ 또 논란

    중앙대 내년 학과 폐지… ‘기업식 구조조정’ 또 논란

    중앙대가 내년부터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뽑는 학사구조 개편안을 내놓았다. 학내 구성원들은 “학생, 교수와 협의 없는 일방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했다. 2008년 두산그룹 인수 이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인기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 ‘기업식 구조조정’ 논란을 일으켰던 중앙대가 학내외 반발을 비켜가면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중앙대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6학년도부터 학과가 아닌 단과대별로 신입생을 뽑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학과별 모집 정원이 정해졌던 기존 방식 대신, 내년부터 단과대학별 모집 정원을 정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단과대 소속으로 교양과 단과대학별 전공기초 과목을 수강한 후 2학년 2학기부터 전공을 정하게 된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배우는 고교생들이 입학하는 2021학년도 이후에는 모집단위를 넓혀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체육, 사범, 의·약·간호 등 계열별 모집을 시행한다. 중앙대가 계획하고 있는 방식은 이미 일부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다. 서강대는 계열별로 학생을 뽑고, 성균관대는 광역 단위 모집은 유지하면서 전공별 정원만 따로 두고 있다. 반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은 계열별 혹은 단과대별로 뽑다가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중앙대 관계자는 “학과제를 유지하면서 모집단위만 광역화한 대학들과 달리 학과 자체가 없어지고 단과대를 중심으로 전공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공선택 과정에서 ‘쏠림현상’이 가속화할 경우 취업이 잘 안 되는 인문·자연과학 등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대 관계자도 “선택을 받지 못한 전공은 다른 학문과 융·복합 등 다른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전공 통폐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회의 인력 수요만 고려해 학과 구조를 개편하면 결국 대학은 취업 양성소 이상의 의미를 찾기가 어렵다”며 “비인기 전공에 관심 있는 학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학생·교수 등과 협의 없이 이뤄진 일방적 구조조정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전체교수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대학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전·현직 회장 6명으로 구성된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간담회장에 들어와 “일방적·비합리적 구조조정 추진이 도를 넘고 있다”며 “총장에 대한 불신임과 함께 법적 대응도 준비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누리(독어독문학과 교수) 비대위원장은 “밀실에서 소수 교수가 음모적으로 진행한, 학문에 대한 쿠데타”라며 “한국에서 기업이 대학을 장악했을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중앙대가 지금껏 추진해 온 학내 구조조정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용성 이사장 체제에서 중앙대는 2010년 18개 단과대를 10개로 줄이고 77개 학과를 46개로 통폐합했다. 2013년에는 비교민속·아동복지·가족복지·청소년학과를 폐지했다. 윤지관(덕성여대 영문학과 교수) 한국대학학회 회장은 “학문에 대한 고려 없이 수요·공급에 따라 대학 정원과 학과 존속을 결정하는 건 철저한 시장 논리”라며 “결국 중앙대가 계속해서 시행해 온 학과 통폐합의 연장선”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200억 들인 ‘국세행정 시스템’ 회원가입 또 해?

    국세청이 2011년부터 1200여억원을 들여 만든 ‘차세대 국세행정 시스템’이 오는 23일 문을 연다. 납세자가 쉽고 편리하게 세금을 신고·납부할 수 있도록 그동안 8개로 나뉘었던 세무행정 사이트가 통합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거의 없고, 기존 사이트 이용자도 회원 가입을 다시 해야 하는 등 납세자의 불편이 우려된다. 국세청은 17일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을 23일 가동한다고 밝혔다. 홈택스, 현금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연말정산간소화, 근로장려세제, 공익법인 공시, 국세법령정보, 고객만족센터 등 8개 사이트를 하나로 묶는다. 납세자는 세금 신고, 세무정보 조회, 해명자료 제출, 민원 신청·발급, 잘못된 세금에 대한 이의 신청 등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상속세 이외의 세금에 대한 수정 신고와 경정 청구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세금 신고 증빙서류도 제출할 수 있어 세무서를 가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는 세금 납부, 고지, 체납 내역, 민원처리 현황 등에 대한 조회 기능만 추가됐다. 일부 영세 사업자(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세를 신고할 수 있지만 나머지 납세자들은 세금을 신고·납부할 수 없다. 윤영석 국세청 차세대기획과장은 “납세자가 회원 가입을 다시 해야 하는데 기존 사이트에 등록한 아이디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오픈 초기에 접속 지연, 서비스 중단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국세청은 차세대 국세행정 시스템 개발에 지난해까지 개발비 910억원, 장비 리스료 330억원가량을 썼다. 2020년까지 약 660억원(연간 110억원)의 리스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15학년도 수능, 탐구영역 선택과목 최적 조합 어땠나

    2015학년도 수능, 탐구영역 선택과목 최적 조합 어땠나

    2015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들의 희비는 영어·수학이 아니라 국어와 탐구 영역에서 엇갈렸다. 특히 이과 수험생의 경우 탐구과목이 입시 결과를 좌우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교육부가 ‘쉬운 수능’ 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입장에서 어떤 탐구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본격적인 수능 준비에 돌입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16일 탐구 영역 과목 선택 방법을 알아봤다. 유웨이닷컴에 2015학년도 수능 점수를 입력한 14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회탐구 영역의 과목별 선택 조합을 살펴보면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 ‘한국지리’와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와 ‘윤리와 사상’ 등의 과목 조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다. 과목별 학습 내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과목 간 유사성을 고려해 선택 조합하는 경향이 높은 편인데,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는 교과 내용이 어렵지 않고 암기해야 하는 내용이 다른 과목에 비해 적기 때문에 가장 많은 수험생들이 고른 조합이었다. 학습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과목 간 연계성을 고려해 ‘생활과 윤리’는 고난도 문항이 사상사에서 출제되므로 ‘윤리와 사상’과 함께 공부하면 효율적이고 ‘세계사’와 ‘동아시아사’, ‘한국사’와 ‘동아시아사’,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는 일부 내용이 겹치므로 같이 선택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선택 과목의 난이도에 따른 변환 표준점수의 편차를 고려해 쉬운 과목만 선택하는 것보다는 어려운 과목을 조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또 가급적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을 선택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과탐에서 과목을 선택할 때 가급적이면 응시생의 수가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응시생이 많다는 것은 표준점수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으며,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인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특별히 대학에서 Ⅱ과목을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Ⅱ과목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Ⅰ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Ⅰ과목에서는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을 선택하는 것이 물리Ⅰ나 지구과학Ⅰ을 선택하는 것보다 좋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원 대학의 요구에 따라 Ⅱ과목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Ⅰ과목과의 연계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동일 과목 내 Ⅰ, Ⅱ의 경우 관련된 개념이 많아 함께 선택 시 기본 원리의 이해 및 문제 풀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즉 Ⅱ과목을 잘하게 되면 Ⅰ과목도 잘할 가능성이 크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교과서에 ‘위안부 참상’ 자세히 담는다

    초·중·고교생에게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교육이 강화된다. 역사 교과서에 위안부 참상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별도의 교사용 교재도 개발돼 보급된다. 교육부는 13일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위안부 교육 관련 현황 및 추진 과제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서 위안부 관련 내용은 0.5~2쪽 정도에 불과하고 내용 역시 일제의 인적·경제적 수탈 중 일부로 포함해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현행 고교 동아시아사의 ‘일제강점기 및 근대국가 수립’ 단원은 교육 목표를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그로 인한 가해와 피해의 실상을 알아보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피해’의 일부로 포함시켜 놓은 것이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역시 태평양전쟁 시기 징용·징병, 강제 동원, 물적 수탈과 함께 위안부 문제를 다룰 것을 제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제의 다른 수탈과 달리 위안부 강제 동원의 핵심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 인권 유린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현재 개발 중인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일제 침탈 과정 관련 내용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인권 문제를 더욱 명시적으로 서술토록 했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사의 학습 목표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수탈과 일본군 위안부 인권 문제 등 가해와 피해의 다양한 실상”으로 확대, 변경된다. 또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에도 오는 9월까지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상세화해 기술토록 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부적인 표현에서도 ‘강제 연행’ 또는 ‘여성 인권 유린’ 등 보다 선명한 표현을 사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별로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등의 관련 수업 활동 자료 및 교사용 교재를 개발해 다음달까지 보급을 마칠 계획이다. 교재 세부 내용에는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과 위안소 실태, 한국인 위안부 피해 실태 및 한국인 피해자의 삶과 운동, 한국 정부의 피해자 지원 정책, 국제사회의 활동 등이 포함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안부와 관련된 연구·조사·홍보 활동은 여성가족부가, 학교 교육은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낚시에 걸린 대어 낚아채 뜯어먹는 거대 바라쿠다 ‘살벌’

    낚시에 걸린 대어 낚아채 뜯어먹는 거대 바라쿠다 ‘살벌’

    낚싯줄에 걸린 대어를 낚아채 잡아먹는 거대 바라쿠다(barracuda)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바라쿠다는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 등에 서식하며 멸치, 숭어, 하스돔 같은 작은 어류를 잡아먹는 약 1.2 ~1.8m 크기에 달하는 꼬치고기류다. 영상에는 최근 아프리카 인도양 서부 마다가스카르 북동쪽의 섬나라 셰이셀의 알퐁스 섬 인근 해역에서 낚시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보트 위 2명의 남성은 낚싯줄에 걸린 대어 무명갈전갱이(giant trevally: 농어목 전갱이과 바닷물고기)와 씨름 중이다. 낚싯대를 잡은 남성이 힘겹게 줄을 당겨 보트 주위로 무명갈전갱이를 이끈다. 나머지 남성이 뜰채를 들어 물고기를 뜨려는 순간, 거대한 바라쿠다가 나타다 무명갈전갱이를 낚아챈다. 갑작스러운 바라쿠다의 습격에 남성도 놀라는 눈치다. 잠시 뒤, 가까스로 건져올린 75cm의 무명갈전갱이를 남성이 카메라 앞에 들어 보인다. 하지만 물고기의 몸통 절반이 바라쿠다에게 뜯어먹힌 모습이다. 한편 바라쿠다는 대담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의 물고기로, 큰 바라쿠다는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어류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AOS GmbH - Fly Fishing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靑 “새 총리 제청받아 소폭 개각”

    靑 “새 총리 제청받아 소폭 개각”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교육부 차관에 김재춘 청와대 교육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에 최재유 미래부 기획조정실장,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 박민권 문체부 체육관광정책실장을 임명했다. 신임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 대선캠프 때부터 호흡을 맞췄으며 정권인수위를 거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맡아 왔다. 최재유 제2차관은 미래부 정보통신방송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정보통신 분야 전문가로, 정부가 추진하는 새로운 정보기술(IT) 융합 신산업을 육성하고 방송통신 분야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돼 발탁됐다. 박민권 제1차관은 문체부에서 미디어정책관을 비롯해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또한 청와대는 이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신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각 폭과 관련해 민 대변인은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을 포함해 소폭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각 발표는 10∼11일 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와 청문보고서 채택, 12일 본회의 인준 표결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빠르면 13일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청와대 개편 내용도 이때 함께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다.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의 관측은 여전히 여러 갈래다. ‘소폭’으로 공식 정리된 개각의 폭도 2~4개까지 여러 예상이 제기된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와 관련해 이날 민 대변인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하니 보자. 되는지 안 되는지 봐야 될 것”이라고 말해 한때 김 실장의 잔류설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총리 교체 인사를 발표했을 때 비서실장 거취에 대해선 ‘청와대 조직 개편이 완전히 마무리된 상황이 아니고 조금 더 할 일이 남은 상황’이라고 한 적이 있고, 여기에서 변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개각부터 정무특보단 및 후임 비서실장 발표 등 청와대 개편까지 인사 발표는 가급적 한번에 끝내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이 원활치 않으면 설을 기점으로 2회에 나눠 오는 25일 취임 2주년을 즈음해 완료할 수 있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후임 비서실장은 발표가 임박한 탓인지 하마평은 잦아들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신임차관 프로필 ●김재춘 교육차관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의 청사진을 그린 교육 전문가다. 앞으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등 교육 현안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인 최예정씨와의 사이에 2녀. ▲광주(52) ▲서울대 교육학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육학 박사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전문위원▲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 ●최재유 미래2차관 정부의 방송·정보통신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정보기술(IT) 융합 신산업 육성과 방송통신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충북 옥천(53) ▲연세대 경영학과 ▲행정고시 27회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보호국장·방송통신융합정책실장 ▲미래부 정보통신방송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 ●박민권 문체1차관 지난해 1월 미디어정책국장에서 10월 체육관광정책실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다시 3개월여 만에 차관에 발탁되는 등 초고속 승진했다. 행시 33회로 정부 부처 차관 중 가장 기수가 낮다. 균형 잡힌 업무 기획력과 함께 전북 부안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영동고, 연세대 신학과 ▲저작권과장, 문화정책팀장, 예술정책과장 ▲미디어정책국장, 관광체육레저실장
  • 수학 잘하면 이과 체질?… 문·이과 결정전 적성검사부터

    수학 잘하면 이과 체질?… 문·이과 결정전 적성검사부터

    중학교를 그만두고 꿈도 없었던 김모군. 우연히 적성검사를 받았는데 ‘예술 방면에 소질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기가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았다. 상담 교사가 김군에게 검사 결과를 보여 주며 물었다. “네 성격과 적성을 보면 예술 방면으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예고에 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하루에 10시간 넘게 앉아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할 수 있겠니?” 처음으로 하고 싶은 게 생긴 김군은 미술 입시학원에 등록해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그는 다음해에 예고에 입학했다. 다음달 새 학년이 시작되지만 여전히 목표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학생들은 우선 적성검사부터 제대로 받아 보자. 새 학기가 되면 학교에서 각종 적성·진로검사를 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부모가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수학을 잘하면 ‘우리 아이는 이과 체질이야’ 하는 식으로 단정하는 이도 상당수다. ●‘동기부여 강연’ 등 듣게 하라 전문가들은 학생이 적성검사를 받기 전 ‘동기부여’ 강연 등을 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꿈을 가지고 진로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학생들이 정성껏 검사에 임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세종시교육청이 함께 펴낸 ‘학부모와 함께하는 진로진학지도’에 따라 올바른 진로·진학 지도 방법을 2일 알아봤다. 적성검사는 크게 흥미를 측정하는 검사와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로 나뉜다. 학교에서 하는 보편적 검사들 가운데 흥미를 측정하는 검사는 ‘직업 흥미 검사’와 흥미와 직접 적성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홀랜드 진로 탐색’, ‘U&I 진로 탐색’, ‘STRONG 진로 탐색’ 검사 등이 있다.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로는 워크넷과 커리어넷이 하는 ‘청소년 적성’과 ‘직업 적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전공 대학원생들의 데이터를 기초로 중고생의 반응을 비교해 적합한 학과와 계열을 안내하는 ‘와이즈 멘토’가 고교에서 주로 실시된다. ●초등 4학년부터는 年 1회씩 검사를 초등학교 4학년 이상부터는 연 1회씩 정기적으로 적성검사를 하는 게 좋다. 부모는 해마다 자녀의 관심과 선호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매년 쌓인 적성검사 자료가 한곳으로 꾸준히 일치한다면 자녀의 꿈을 정하는 게 쉬워진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과학 과목을 좋아했던 자녀라도 올해에는 과학보다 국어 과목을 더 좋아할 수도 있다. 자녀가 매년 다른 성향을 보인다면 다양한 체험 활동의 결과를 토대로 전문 상담자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좋다. 초·중학교 시기는 적성이 유동적일 수 있다. 좋은 습관을 길러 주고 어떤 꿈이든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중3이나 고1 정도가 되면 적성 파악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다. 특히 고등학교 진학 이후부터는 적성이 잘 변하지 않는다. 자녀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어떻게 굳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적성 파악 후에는 단점보다 장점이 어떤 분야에서 발휘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 분야에서 최고에 도달할 수 있는 설계를 해 주면 좋다. 진로 설계는 적성검사 자료를 토대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어디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잘하고, 어떤 직업을 알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장래희망은 주로 교사, 의사, 간호사, 경찰관, 요리사, 대통령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10개 안팎의 직업이다. 아이들은 장래희망을 말하라고 하면 멋있다고 생각되거나 주변에서 들어 본 적이 있는 직업들을 적게 마련이다.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로 목표를 결정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충분한 탐색이 이뤄지도록 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중학교 시기에는 큰 계열을 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15세 즈음에는 진학할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부모는 이때 일반고, 특수목적고, 특성화고 등을 놓고 저울질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를 고르는 경향이 있다. 중1 때 수학을 잘하면 과학고를 목표로 정하고 영재반, 수학올림피아드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학 잘하는 문과 체질’도 의외로 많다는 것을 유의하자. 중학교 때 계열을 정하려면 우선 초등학교 고학년 때 좋아하던 것을 심도 있게 해 살펴봐야 한다. 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 진짜 좋아해서 집착까지 형성된 것인지 유심히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과학을 좋아했다면 중학교에서는 과학 심화, 방과 후 과학 활동을 해 보도록 권한다. 어려운 숙제 등의 힘든 트레이닝을 시켜 보고 그래도 좋아하면 집착까지 형성된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 만약 힘든 것을 해 본 후에 멈춘다면 단순하게 선호하는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집착까지 형성된 데다가 중3 때 성적이 좋다면 과학고를 노려볼 만하다. 과학을 좋아하지만 성적이 부족하다면 인문계 고등학교 가운데 과학 중점 고교를 선택하면 좋다.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 수학으로 이과와 문과를 나누는 경향이 강한데, 전문가들은 사회, 과학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상대적으로 과학보다 사회 과목을 좋아한다면 문과가 더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과학에서 물리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사회에서 지리나 일반사회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여부로 문과, 이과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교 때 사회·과학 기준으로 나눠라 고등학생에게는 의사, 변호사처럼 부모가 생각하는 좋은 직업보다 자녀의 특성을 반영해 현실감 있는 목표를 주는 것이 좋다. 막연히 의사가 되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고등학교 성적이 좋지 않다면 자녀의 적성을 반영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해 주자.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을 돌보고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의대에 갈 성적이 안 되면 심리 상담사라는 직업을 추천해 주는 것도 좋다. 고교의 경우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진로 목표에 맞춰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이 잘 이뤄졌는지를 중요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핵물리학자가 되고 싶다면 물리학과에 진학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진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큰 도움이 된다. 중점 교과로 수학과 물리를 선택하고 물리 연구 동아리, 과학축제 진행, 토요 방과 후 학교 등을 통해 비교과 활동을 강화하면 대입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 도쿄식 도로안전 관리 ‘벤치마킹’한다

    서울, 도쿄식 도로안전 관리 ‘벤치마킹’한다

    “이곳은 하루 4만여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지하철도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깊이 40㎝ 규모의 도로 함몰이 발생했는데 긴급공사를 했고 다음날 또 발생해 확인해 보니 동공이 있었습니다.”(도쿄 제1건설사무소 관계자) 일본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오전 11시 30분 도쿄대학교 앞 도로를 찾았다. 박 시장은 도쿄도 제1건설사무소 관계자에게 도로 함몰 대응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도쿄는 서울보다 지질 상태가 열악하고 지진, 노후 하수관 등으로 연 1000건의 도로 함몰이 발견된다. 하지만 노후 하수관에 대한 대대적 정비와 첨단 탐사장비를 활용한 동공탐사 등 사전 예방을 통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1% 미만에 불과하다. 현장을 둘러본 박 시장은 구와노 레이코 도쿄대 지반기능보전공학과 교수, 세카자아 아이 도쿄이과대학원 국제 화재 과학연구과 교수와 도시 안전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구와노 교수는 지난해 잠실 제2롯데월드 주변에서 발생한 동공에 대해 “서울도 급격한 성장 이후 인프라가 노후화되면서 동공이나 도로 함몰이 생겼을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일본의 경우 도쿄올림픽 개최 이후 1960년도 고도성장을 했고 30~40년이 지난 현재 도로 함몰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일본의 도로 함몰 방지기술을 도입하고 도로 함몰 대응 방식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활동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도쿄와 ‘도로 함몰 대응업무 기술협력에 관한 행정합의서’를 교환하고 양 도시가 보유한 도로 함몰 선진기술을 상호 조건 없이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일본 출장길에서도 서울시향에 대한 근심은 쉬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주일특파원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거취에 대해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찾지 못하면 이분과 계약해야 하는 것이고…”라면서 고심 중인 속내를 털어놓았다. 박 시장은 “혹시 적은 비용으로 초빙할 수 있는 더 훌륭한 지휘자가 있다면 알려 달라”고 막막한 심경을 밝혔다. 도쿄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희귀 ‘아프리카 황금고양이’의 원숭이 사냥 포착

    희귀 ‘아프리카 황금고양이’의 원숭이 사냥 포착

    멸종위기종인 '아프리카 황금고양이'(African golden cat)가 대낮에 사냥하는 모습이 사상 처음으로 카메라에 촬영됐다.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우간다 야생동물보존협회 측은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포착된 아프리카 황금고양이의 모습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현재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멸종위기 등급표에서 취약근접(Near Threatened) 종으로 분류돼 있는 아프리카 황금고양이는 개체수가 적고 야행성인 관계로 좀처럼 야생에서는 구경조차 힘들다. 지난 2011년에서야 아프리카 서부 가봉의 밀림에서 처음으로 야생에서의 모습이 카메라에 촬영됐을 정도. 이번에는 놀랍게도 아프리카 황금고양이가 대낮에 원숭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영상에 담겼다. 아프리카 황금고양이의 타깃이 된 원숭이는 '붉은 콜로부스속 원숭이'로 옹기종기 모여있다가 순식 간에 공격을 받았으나 운좋게 화를 면했다. 동물보존협회 소속 데이비드 밀스는 "지난 2010년 부터 공원 내에 총 7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아프리카 황금고양이를 관찰 중" 이라면서 "약 300마리 정도가 이 지역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년 전 부터 그 존재가 확인돼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아프리카 황금고양이의 생태와 행동 방식에 대해서 밝혀낸 것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름다운 황금빛 털 색에서 이름 붙여진 아프리카 황금고양이는 식육목 고양이과 동물로 주로 쥐와 같은 설치류를 먹이로 삼는다. 그러나 지난 15년 간 인간의 사냥은 물론 서식지와 먹잇감 감소로 개체수가 20% 이상 줄어 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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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청 ◇과장급 <승진>△산업재산창출전략팀장 이선우<전보>△국제특허출원심사1팀장 이태영△특허심판원 심판관 정성중△국제지식재산연수원 교육기획과장 김헌주 ■경기도 △인사과장 이원영△총무과장 우미리 ■전남도 ◇4급 승진 <과장>△인재양성 김선호△회계 유영걸<단장>△혁신도시건설지원 안기홍△규제개혁추진 신재춘<의회>△수석전문위원 서재근<파견>△통일교육원 이춘봉△세종연구소 강형석△지방행정연수원 황인섭△국회사무처 김영철△행정자치부 나윤수△디자인조직위원회 정한권△평생교육진흥원 이두성△생물산업진흥재단 김준상△전남복지재단 손점식△장애인체육회 고병수△한국전력공사 이건섭△한국농식품유통공사 최청산△환경산업진흥원 신연호△한국농어촌공사 김희원<전출>△행정자치부 김정완△나주시 김홍남<공무원교육원>△교육운영과장 유영춘<농업기술원>△농산업연구담당관 김춘성<담당관>△정보화 문형석◇4급 전보△F1대회지원담당관 오재선△일자리정책지원관 박노원<과장>△지역경제 김범수△스포츠산업 나정수△국제통상 배유례△총무 김경호△자치행정 장영식△관광 심남식<파견>△전남테크노파크 이광수△지방행정연수원 박준수△세종연구소 고병주△지방행정연수원 송원석 남창규<의회>△수석전문위원 정현주<공무원교육원>△교육지원과장 김영권<해양수산과학원>△해양자원연구부장 최연수<사업소장>△도로관리 고덕일△기획부장 안병옥<농업기술원>△기술지원과장 황수정△농업교육과장 박혜량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이사△안전관리이사 김성문△기술이사 권정락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문장△행복주택 정건기△경영지원 김양수△기술지원 이상곤◇실장△비서 신동철△감사 윤석총△기획조정 조성순△경영관리 권욱△사업계획 김수종△법무 원명희◇단장△미래발전기획 김완희△환경교통 조부영△신사옥건설 신용문△도시정비사업 오예근△토지은행기획 추교영△조달계약 홍표학△기술지원 김정진◇처장△재무 백경훈△판매보상기획 선병채△주거복지기획 이재혁△주거복지사업 박광식△주거자산관리 정석현△도시계획 홍성덕△택지사업 오채영△신도시사업 이경민△도시경관 백운해△도시시설 강차녕△공공주택기획 성광식△주택시설 양보흡△주택원가관리 주희식△도시재생계획 한효덕△국책사업기획 신인철△산업경제 조병일△해외사업 선병수△공간정보 윤재각△총무고객 최기영△인사관리 신숙진△노사협력 김종환△경영정보 이창훈△단지기술 최은수△주택기술 김인기△건설안전 하영배△연구지원 이익수◇센터장△디자인 엄정달◇본부장△서울 현도관△인천 권석원△경기 방성민△부산울산 이명호△강원 배재국△충북 조승용△대전충남 이일상△전북 김경기△광주전남 조명현△대구경북 박수홍△경남 소병로△제주 신맹돈△미군기지 박두용 ■메트로신문사 △대표이사 사장 김종학△신매체준비위원회 국장대우 오필승◇편집국 <부장>△산업 김종훈△생활유통 염지은△글로벌IT 이국명△문화스포츠 김민준△정치(직대) 송병형△사회 정영일 ■경희대 △총장실장 김중섭△글로벌센터장(국제교류처장 겸임) 박용승△법학전문대학원장(법무대학원장·법과대학장 겸임) 오준근△호텔관광대학장(관광대학원장 겸임) 변정우△이과대학장 이기태△국제교육원장 조현용△총장실 정책위원장 신상협△체육대학원장 선우섭△테크노경영대학원장 김선국△공과대학장 황주호△국제캠퍼스 연구산학협력처장(국제캠퍼스 산학협력단장 겸임) 조민형△평생교육원장(언어교육원장 겸임) 이창수 ■동부증권 ◇보임 및 전보 <지역본부장>△영남 이병성△재경1 김우상△충청호남 서배수△재경2 박원태<금융센터장>△을지로 문태웅△강남 김성수△청담 김태수△도곡 서경훈<지점장>△압구정로얄 김지훈 ■NH투자증권 ◇전무 승진△IC사업부 정자연◇상무 승진△상품총괄 최영남△준법감시본부 나헌남△강남지역본부 공현식△동부지역본부 김대영△중서부지역본부 서영성△에퀴티세일즈사업부 지화철◇상무보 승진△여의도 NH금융PLUS+센터 박대영△강서지역본부 서원교△경영전략본부 염상섭△에퀴티세일즈본부 박종현◇이사 승진△감사실 양진영△경영지원부 양천우△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유현숙△건대역WMC 김은주△테헤란로WMC 고유찬△법인영업1부 김두헌△IC영업2부 이수석△채권영업부 도관호△ECM2부 한흥수△헤비인더스트리부 이성△신디케이션부 송창하 ■KB생명 ◇부사장 신임 <본부장>△영업1 김세민△영업2 이병용△경영기획 이동철 ■안랩 ◇승진△상무 서홍석△상무보 김정훈 안병규
  • [이슈&논쟁]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이슈&논쟁]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또다시 한자 병기 논란이 점화됐다. 1970년 한글 전용화 정책에 따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가 퇴출당했다. 하지만 지난 47년 동안 초등학교 교육에서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한자 병기를 내세우는 이들은 자연스러운 한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문맥 이해도와 어휘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초등학생에게까지 한자 교육을 하게 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한자 병기를 반대한다.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에 따른 효용과 부작용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贊] 한자로 익히면 정확한 개념파악 도움… 적극적인 자기주도학습도 가능해져 이명학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국어·사회 교과서의 중요 낱말에 대해 한자를 병기하겠다고 발표하자 예상했던 대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은 끊임없는 논쟁거리다. 한편에서는 ‘우리의 것을 아끼고 잘 가꾸어 나가자’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 어휘 중 대부분이 한자어니 한자를 공부해 정확한 뜻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얼핏 보면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가만히 따져 보면 모두 우리말을 잘 가꾸자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글 창제 이전부터 우리말의 상당 부분이 한자 어휘였던 만큼 표음문자인 ‘한글’과 표의문자인 ‘한자’가 수레의 두 바퀴처럼 균형을 이루면서 상호 보완을 해 나간다면 가장 이상적인 문자체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양선’이라는 한글 낱말은 한자어 ‘異樣船’의 독음이다. 즉 ‘이양선’이라는 한글에는 어떤 뜻도 없고 그저 異樣船을 읽는 소리일 뿐이다. 異樣船이라는 한자어를 한자로 ‘다를 이(異), 모양 양(樣), 배 선(船)’ 즉 ‘모양이 다른 배’라고 풀이해야 비로소 한글 ‘이양선’의 뜻이 생긴다. 하지만 학생들은 한글로 된 ‘이양선’과 사전에 있는 뜻(대한제국 때 외국 선박을 이르던 말)을 함께 익힌다. 한자어를 한자를 통해 그 뜻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한글 낱말을 사전적인 의미와 함께 단지 기계적으로 외우고 있다. 한자어를 익힐 때 무조건 그 뜻을 외우는 것과 한자 풀이를 통해 학습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어느 쪽이 효과적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자어를 한자를 통해 학습하다 보면 자연스레 흥미가 생겨 학습효과도 증진될 것이다. 또 다른 교과 한자어의 의미도 한자의 뜻을 통해 스스로 유추해서 풀어 보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해질 것이다. 맞춤법을 자주 틀리는 대다수 낱말들은 한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해 생기는 일이다. ‘희한’(稀罕)은 말하는 사람도 ‘히한’ 또는 ‘희안’으로 말하고 듣는 사람도 ‘히한’ 또는 ‘희안’으로 듣는다. ‘후유증’(後遺症)도 ‘휴유증’으로, ‘명예훼손’(名譽毁損)도 ‘명예회손’으로 말하고 듣는다. 이처럼 말하는 사람조차 정확하게 발음을 하지 않다 보니 듣는 사람이 한자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들은 대로 쓸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球根植物’(구근식물)이 ‘알뿌리 식물’로, ‘方眼紙’(방안지)가 ‘모눈종이’로, ‘打製石器’(타제석기)를 ‘뗀석기’로, ‘磨製石斧’(마제석부)를 ‘간 돌도끼’로 바꾼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교과서 용어 가운데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의미에 맞게 우리말로 변환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은 한자로 익히는 것이 정확한 개념 파악에 도움이 된다. 서울에서 수년간 한자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설문 조사를 해본 결과 학생들은 ‘학습 부담이 전혀 없다’ ‘다른 교과 학습에도 도움을 받았다’ ‘배우지 않은 낱말의 뜻을 한자의 뜻으로 미루어 알게 되었다’ ‘한자 학습지를 따로 구독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초등학생들에게 ‘한자 공부마저 시킨다면 가뜩이나 힘든데 얼마나 더 힘들어하겠는가’라는 염려와 한자 교육으로 사교육비가 더 들 것이라는 주장이 한낱 기우임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다. 한글 한자 혼용도 아니고 교과서에 한글 다음에 한자를 쓰는 병용을 하겠다는 방침에 반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주장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오직 교과서 한자어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한자어의 뜻과 개념을 바르게 익혀 우리말을 정확하게 말하고 올바른 글쓰기를 하게 하기 위함이다.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시행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反] 국어 읽기·이해능력 더 떨어질 우려… 사교육 열풍으로 부모·아동 부담도 이창덕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교육부가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 과정에 따라 만들어지는 초·중·고교 모든 과목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고 한다. 인문·사회적 소양을 함양하고 인성 교육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중등학교에서 이뤄지는 한자 교육을 초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초등학교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것은 사회 전반에 야기할 문제가 크고 시대의 흐름을 볼 때도 부적절하다. 초등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게 되면 초등 국어 교육은 파행을 면하기 어렵다. 한자 교육을 인문 소양·인성 교육과 직접 연관시키고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기까지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한자 몇 자를 배워 그리듯이 쓴다고 학생들의 인문 소양이 커지고 인성이 좋아진다고 말할 수 없다. 이솝 우화가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고대 그리스 문자를 배울 필요가 없는 것처럼 중국 고전이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한자를 배울 필요는 없다. 또한 컴퓨터(computer), 호르몬(hormon), 피자(pizza)라고 쓸 필요가 없는 것처럼 우리말 한자어는 한자로 쓸 필요가 없다. 특히 초등 국어에서는 먼저 중요한 우리말을 알고, 언어 예절을 익히고, 상황과 목적에 맞게 말하고 글을 쓰고, 상대방과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런데 초등 교과서에 많은 낱말을 한자로 채우게 되면 정작 중요한 국어 교육을 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학교에서는 먼저 교과서 한자를 익히는 데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현장의 초등 교사들도 한자가 교과서에 실리게 되면 교사들의 수업 부담이 늘고 학생들의 국어 읽기와 이해 능력이 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한자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초등학교에서 창의·체험 활동으로 한자를 가르치고 학생들에게 한자 급수를 따도록 강요함으로써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게 되면 현재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으로 한자 사교육 열풍이 불어닥칠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학습 부담 과중으로 행복지수가 낮고 초등학교 아동들이 사교육이 무서워 방학을 싫어한다는 현장 조사 보고서와 교사들의 증언은 우리 어른들이 얼마나 초등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몰아붙이고 있는지 잘 말해 준다. 한자와 한문 교육이 정말 필요하다면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것이 아니라 현재 국가 수준에서 가르치도록 정해져 있는 중등학교 한자를 제대로 가르치도록 하면 된다. 인류 문자는 그림문자, 상형문자, 낱말문자, 음절문자, 음소문자 순으로 발전해 왔다. 상형문자, 낱말문자인 한자를 교과서를 비롯한 공문서에 쓰자는 것은 인류 문명을 거스르는 결정이다. 인터넷 정보의 80% 이상이 영어로 소통되고 중국도 전통 한자를 포기하고 5000자 정도의 간체자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중국도 사용하지 않는 과거 한자를 되살려 쓰자는 것은 고속철을 버리고 짚신 신고 서울 가자는 격이다. 현재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성인 신문을 읽고 이해하는 비율이 한국의 경우 90%를 넘는 것은 음소문자인 한글 덕분인데 상형문자인 한자를 교과서와 공문서 등에 쓰는 것은 국민을 다시 문맹의 어둠으로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것은 모든 초등학생들의 학업과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교육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올 문제다. 신중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 없이 시행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중등학교에서 배울 한자를 이미 국가가 지정하고 있다. 교육부가 갑자기 초등학교로까지 한자 교육을 확대하고 모든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며 밀고 가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1) 상위 1%의 자녀 교육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1) 상위 1%의 자녀 교육

    서울 도곡동에 사는 A(50)씨는 1년 전 이맘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장남이 명문 K대 이과계열에 입학한 덕분이다. 자수성가한 중소기업 오너로 개인 순자산만 200억원대에 달하는 그는 아들을 명문 사립초등학교에 보냈지만 성적이 문제였다. 특목고 입시에 실패한 데 이어 일반고에서도 1학년 말까지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잘해야 서울시내 대학 ‘턱걸이’ 수준이었다. ‘비상 대책’이 시급했다. A씨의 부인은 현직 유명 입시학원 강사들로 구성된 ‘드림팀’ 과외진을 아들에게 붙였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이었다. 과목당 1주일에 4시간씩 100만원, 한 달에 총 1600만원이었다. 전체적인 공부 계획을 짜 주는 일명 ‘코디네이터 강사’도 월 100만원씩 주고 따로 붙였다. 한 달 과외비만 1700만원에 달한 것이다. 이마저도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강남 아줌마 인맥’에서 비롯된 정보력 덕분에 구할 수 있었다. A씨는 아들이 고3이 되자 일부 강사들을 학원장급으로 끌어올렸다. 부인이 직접 학원을 찾아가 책상 위에 슬그머니 전화번호를 남겨 연락을 주고받는 ‘007 작전’을 동원했다. 한 달 과외비는 4000만원에 육박했다. 수능 직후에는 대치동 유명 학원에서 운영하는 2주 속성 논술 준비반에 보냈다. 여기에도 500만원을 따로 썼다. 그해에만 과외비로 총 5억원을 넘게 썼다. A씨는 “아들이 고2 때는 매달 중형차, 고3 때는 매달 외제차 한 대 값을 과외비로 썼고, 대학 입학 땐 실제로 독일제 스포츠카를 선물로 뽑아 줬다”면서 “솔직히 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교육특구’인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의 한 입시 컨설팅 전문가는 “상위 1% 부유층의 자녀 교육 목표는 ‘사립초→국제중→특목고→명문대’로 이어지는 ‘KTX’ 라인을 타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돈에 구애받지 말고 계획을 짜 달라’고 요구한다”고 귀띔했다. 경기 북부의 한 중형병원 원장 부인 B(52)씨 역시 ‘자본의 힘’을 동원해 자녀 교육에 성공한 사례다. B씨는 수학 성적이 거의 바닥이었던 딸에게 명문 S대 수학과 박사과정 학생을 과외 선생으로 붙였다. ‘수학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던 선생이었다. 매달 200만원의 과외비와 별도로 과외 시작 전에 격려금 조로 1000만원을 따로 챙겨 줬다. 성적이 2등급 오르면 5000만원을 인센티브로 준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B씨는 “수학 성적이 기대했던 것만큼 오르면서 딸아이가 지방대가 아닌 서울 시내 중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면서 “대학을 졸업하면 명문 외국 대학원에 진학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치동 학원가 관계자는 “고액 과외로 성적이 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오르는 건 어렵지만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상승하는 건 가능하다”고 했다. 상위 1%가 시키는 고액 과외는 보안 유지가 생명이다. 시간당 1만 4280원(서울 강남구 기준)이 넘는 과외는 불법인 데다 능력 있는 과외 선생을 소수가 독점하려는 욕심에서다. 이 때문에 고액 과외 강사진은 점조직 식으로 친분 있는 학부모를 통해서만 학생을 받는다. 이런 강사들은 학원에도 나가지 않고 은밀하게 상류층 비밀 과외만을 업으로 삼는 ‘선수’라는 게 정설이다. 바꿔 말하면 아줌마들 사이의 ‘네트워크’ 없이는 아무리 돈이 있어도 선수들을 만날 수 없다는 얘기다. 몇 년 전 ‘옥수동 선생님’이라 불리던 전직 수학교사 출신 유명 강사에게 과외를 맡겼던 중소기업 사장 부인 C(52)씨는 “함께 과외받는 학생 중에는 유명 정치인과 기업인의 자제도 있었다”면서 “과외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입조심은 기본”이라고 했다. 상위 1% 학부모들이 선택하는 특급 강사는 잘 가르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정보력 역시 핵심 자격 요건이다. 특히 고3 학생들을 맡는 ‘족집게 강사’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은 “특급 강사들은 평소 다져 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울대 어떤 학과의 교수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정보를 얻으면 수능 출제 위원으로 들어갔다고 보고, 해당 교수의 전공이나 관심사 등을 토대로 족집게 강의를 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도 논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문 강사가 단 한 번 봐주는 데 최소 50만원은 준다고 한다. 한 논술 강사는 “전문가를 붙여 고1 때부터 자기소개서 코치를 받게 하는 부모도 많다”면서 “모범 자기소개서에 맞춰 경제단체 인턴 등을 하는 식으로 ‘스펙’을 쌓는 상류층 자식들을 일반 학생들이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자녀의 성적이 기대만큼 안 오르는 경우 예체능 전공을 대안으로 노리는 것도 상위 1%들의 특징이다. 일단 전공을 예체능으로 돌려 명문대의 ‘간판’을 확보하는 식이다. 실제로 명문대 입학은 예능 쪽이 유리하다. 입시업계 분석에 따르면, 2015학년 서울대 수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낸 학교는 서울예고(92명)다. 경기과학고(59명), 서울과학고(54명), 대원외고(48명) 등을 멀찍이 따돌렸다. 한 입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돈만 있으면 없는 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이쪽 업계의 정설”이라면서 “하다가 정 안 되면 하프와 같은 희소 악기를 사서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도 동원된다”고 했다. 일부 부유층이 실기시험 심사위원들을 돈으로 매수한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 등 예능 학과는 입시 비리를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 등의 보완 장치가 어느 정도 생긴 반면 골프, 승마 등 체육은 상대적으로 그런 장치가 더 허술하다고 한다. 갖은 수를 다 써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 외국 유학도 대안이 된다. 한 해외유학 업체 관계자는 “부유층은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일단 미국 등에 조기 유학을 보낸 뒤 외국에서도 탈선을 하면 다시 국내로 데려온다”면서 “돈은 있을 만큼 있으니 시행착오를 겪어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식”이라고 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대학교수 D(52)씨의 차남은 경기 성남시 분당의 외국인학교를 거쳐 지난해 미국 동부의 한 중위권 사립대에 입학했다. 학비 5만 달러를 포함해 집세와 용돈, 방학 때마다 한국을 오가는 항공료 등 비용까지 합치면 아들은 한 해 최소 1억 5000만원을 쓴다. D씨는 “아들이 한국에 있었다면 과외로 돈은 돈대로 쓰고 변변찮은 대학에 진학했을 것”이라면서 “아들의 유치원 동창 대부분도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점집 출입도 불사한다. 입시 상담만 전문적으로 하는 점집들이 강남에 10여곳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아파트 가정집에 점집처럼 보이지 않는 점집을 차려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주팔자와 입시정보 등을 조합해 중학생 학부모가 가면 고교를, 고교 학부모에게는 대학을 찍어 주는 식이다. 복채는 1인당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B씨는 “서쪽에 기운이 보이니 신촌의 대학을 가라는 식”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상위 1%의 본격적인 자녀 교육 투자 시작 시점이 갈수록 앞당겨지는 추세다. 서울 평창동에 사는 중견기업 사장 E(59)씨는 각각 초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손녀를 인근 사립초등학교에 보낸다. 1명당 학비와 교통비, 교내 활동비 등을 합쳐 월 20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과외는 집으로 강사를 불러 시킨다. 과목당 50만원에 영어와 산수, 미술, 피아노, 야외놀이 선생까지 고용했다. 손주들 교육비에만 매달 1000만원가량 쓰는 셈이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변호사 부인 F(47)씨는 대표적인 ‘대치동맘’이다. 초교 5학년 아들의 사교육비로만 한 달에 200만원 넘게 쓴다. 수학과 영어학원은 기본이고 논술과 수학 과외를 따로 받는다. 축구와 음악 학원도 빼놓을 수 없다. F씨의 ‘계획’은 수학으로 승부를 내 아들을 과학고에 입학시키는 것이다. 각종 경시대회나 수학 올림피아드 수상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초교 4학년까지는 6학년까지의 과정을, 5학년 때는 중학교 과정을, 6학년 때는 고교 과정을 끝내는 게 목표다. F씨는 “이 동네에서 수학을 제대로 가르치는 부모들은 수학 한 과목에 학과목과 사고력, 연산, 개념풀이 등 서너 개 과외나 학원을 함께 붙인다”면서 “여기에 예체능 진학에 대비해 미술과 음악, 승마, 골프 등도 반드시 함께 시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초교 때부터 자녀들의 인맥을 관리하는 것도 상위 1% 학부모들의 특징이다. 유명 사립초교의 입학 경쟁률이 5대1을 훌쩍 넘는 것은 학습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초교 때 만난 친구들은 평생 밀어주고 끌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을 아버지로 둔 G(28)씨는 서울의 명문 사립초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가 몇 년 전 귀국했는데, 초등학교 동창 20여명과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동창들은 모두 국회의원이나 의사, 변호사, 사업가 등 ‘쟁쟁한’ 집안 출신이다. G씨는 “가까운 친구가 얼마 전 사업을 시작했는데 나를 포함한 주변 동창들의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현재 中3, 2018년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대처하는 자세

    현재 中3, 2018년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대처하는 자세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게 되는 현재 중학교 3학년인 1999년생들은 “우리가 실험 대상이냐”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겠다. 실제 대입제도나 교육정책이 바뀐 첫해의 수험생들은 혼란 속에 피해를 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누군가는 목표를 이뤘다. 학습 전략을 잘 세워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치르고, 영어는 절대평가를 받게 될 현 중3 학생들이 향후 대입제도와 교육 현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즉 시험이 쉬워진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2018학년도 절대평가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16~2017학년도 수능 영어를 2015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쉽게 출제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절대평가로 바뀐 수능 영어는 대입 전형에서 어떻게 반영될까. 크게 3가지 방향이 점쳐진다. 첫째로 절대평가 등급에 대학이 자체 점수를 부여해 다른 영역과 함께 총점에 합산하는 방식, 둘째는 현행 서울대의 제2외국어 반영 방식처럼 총점 합산 점수에는 넣지 않고 절대평가 등급을 근거로 일정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 마지막은 최저등급기준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정시에서는 첫 번째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절대평가의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평가 방식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동점자가 양산될 수 있어 대학들이 대학별 고사를 요구하며 수시 선발 비중을 높이는 빌미를 제공할 우려도 높다.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 면접을 확대하고 영어 특기자를 부활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수능 영어를 대체할 수도 있다. 수시의 경우 절대평가를 시행해도 현재처럼 최저등급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상위 등급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일부 대학은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점자 많은 최상위大, 수시 비중 높일 수도 절대평가의 목표는 학생 간 상대적 순위를 매기는 변별이 아니라 고교 교육과정에서 익혀야 할 것들을 다 습득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중위권과 상위권, 상위권과 최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일부 고난도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대학은 수능 영어 성적만으로는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평가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 대학들이 교육부 방침에 잘 따른다면 대학별 고사를 요구하지 않고 대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신을 중요하게 판단 근거로 삼을 개연성이 크다. 절대평가 시행과 함께 현재 논의 중인 문·이과 통합 및 융합 교과과정에서의 영어 교육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수능에 맞춰 읽기와 듣기에 집중됐던 고교 현장의 영어 교육에서 말하기와 쓰기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선 중·고교에 영어 교육의 말하기, 쓰기 등을 위한 환경이 미흡한 현실이다. 결국 학생들은 몇 해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학습하고 평가받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혼란을 피할 수 없겠지만 대입 전형에 있어 학생부와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당초 교육부가 의도했던 공교육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절대평가로 치러질 영어만 놓고 봤을 때 중3 입장에서 고교 입학 뒤 적합한 영어 학습 전략은 내신에 집중하는 것이다. 학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면 된다. 문제는 일단 영어와 한국사만 절대평가라는 사실이다. 대입 전형에서 영어의 비중이 약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어와 수학 등의 변별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육과정의 편성이 자유로운 일부 고교에서는 영어 수업을 줄이고 수학이나 국어 시간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학생 입장에서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국어와 수학 등 다른 과목에 대한 학습 시간을 늘리고 심화 학습을 해야 한다. 또 논술이나 구술 등 대학별 고사 준비도 필요하다. ●전 과목 자격고사화… 또 제도 바뀔 가능성 중1, 2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17학년도 한국사에 이어 2018학년도 영어까지 절대평가로 치르는 교육 당국은 수능제도의 중장기적 개선 방향을 전 과목 절대평가 및 자격 고사화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수능의 변별력 및 대학별 고사의 부활을 두고 교육 당국과 대학의 의견 대립이 이어질 것이고, 대입제도의 재구성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선호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면 오산이다. 현재 영어를 잘하기 위해 외고에 진학한다기보다는 대입에서 비교과 준비의 수월성, 우수한 교육 환경 및 교육과정, 비슷한 학생들 간의 경쟁, 우수한 학생들 간에 이뤄지는 상호 협동 등을 염두에 두고 진학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기고] 문·이과 교과개정과 한국사 제자리 찾기/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기고] 문·이과 교과개정과 한국사 제자리 찾기/김명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현재 교육부에서 추진 중인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은 21세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변화의 방향을 반영한 당연한 조치다. 또한 세계적 변화 추세를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에 걸맞게 미래 인재 양성을 선도하는 교육과정이라는 차원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교육과정에는 국가·사회의 요구 사항과 이념에 부합하는 철학이 담겨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사회적 합의와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심리적 기초 등의 토대를 바탕으로 구성돼야 한다. 이 때문에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전문가들의 혜안과 고뇌가 필요하다. 특히 국사 교과는 더더욱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념 투쟁으로 상처를 남기는 교육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체성과 자긍심, 그리고 균형 잡힌 역사관에 따른 교과 교육과정이 구성되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역사 과목을 필수로 가르친다. 중국은 주당 3~4시간씩 ‘중국사’를 매 학년 필수로 가르치고 있으며, 일본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부분 ‘일본사’를 필수 과정으로 선택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역시 고교 졸업 필수 학점으로 ‘미국사’를 요구하는 등 세계 각국은 자국의 역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자국의 언어, 풍속, 고유한 역사를 지키기 위한 위대한 움직임”이라고 볼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수능 필수 과목 지정 이후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 한국사를 고등학교 기초 영역 교과로 필수 이수하도록 한 것은 매우 반갑고도 긍정적인 일이다. 자칫 우리 아이들을 역사도 모르는 사람으로 길러 낼 수 있었는데 늦으나마 현명한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수능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핵심 내용을 출제하는 만큼 학생들의 국가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2009년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국사는 한국근현대사 과목과 통합돼 한국사로 과목명이 변경됐다. ‘국사’라는 명칭 자체에서 풍기는 국가주의적 관념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취지였는데, 국어를 한국어로 바꾸지 않는 것처럼 한국사도 국사로 남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형 인재를 육성하려는 교육과정 개정의 철학에 걸맞게 한국사 교과서 개발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특히 극단의 대립으로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검정교과서, 인정교과서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대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건전한 역사 의식과 미래지향적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전문성과 권위를 겸비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개발하고, 공청회나 검토 단계를 거치면서 모두가 공감하는 좋은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사 교과를 비롯해 새로운 교육과정은 나열된 지식을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과 창의력을 더욱 풍부하게 교육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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