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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쿨 출신 59명 재판연구원 임명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제3기 재판연구원(로클럭) 59명이 14일 임명장을 받고 각급 법원에서 재판업무 보조에 들어갔다. 이번 로클럭 임용에서도 여성이 59%를 차지하는 등 ‘여풍’(女風)이 두드러졌다. 대법원은 이날 전국 5개 고등법원별로 로스쿨 출신 신임 재판연구원에 대한 임명장 전수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임용돼 이미 전국 법원에 배치된 사법연수원 출신 로클럭 46명까지 포함하면 3기 재판연구원은 모두 105명이다. 서울고법에 69명, 대전고법과 대구고법, 광주고법에 각 8명, 부산고법에 12명이 배치됐다. 신임 재판연구원은 앞으로 각급 법원에서 구체적 사건 심리와 재판에 관한 조사·연구 업무를 맡게 된다. 로클럭 임용자 59명 가운데 여성이 59%(35명)를 차지해 1기 55%, 2기 58.18%에 이어 여성의 강세가 이어졌다. 연령별로는 25세 이상 30세 미만이 22명, 30세 이상 35세 미만이 23명이었다. 이미 임용된 연수원 출신 로클럭까지 포함하면 최고령은 39세, 최연소는 25세, 평균연령은 30세로 지난해(평균 연령 32세)보다 다소 젊어졌다. 신임 로클럭에는 약사 1명, 공인노무사 2명, 교사 1명, 이공계 전공자 10명도 포함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대, 130억 들여 ‘실험실 재건축’

    서울대가 130여억원을 들여 40년 된 자연과학대 건물(26동)을 ‘첨단실험교육동’으로 재건축한다. 전국 347개 대학 이공계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연평균 100여건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대의 재건축은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관계자는 13일 “1974년에 지어진 26동 자연과학대 건물을 허물고 6200㎡ 면적의 물리·화학·생물 등 기초과학 실험교육동을 내년에 착공, 2016년 말 완공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대 이공계 실험실 1181곳 중 약 47%인 554곳이 안전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실험실이 집중된 26동이 재건축되면 이공계 학생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실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새 건물에는 물리·화학·생물 등 기초과학 과목을 수강한 1~2학년생이 실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실험실과 강의실 등 30여개가 들어선다. 강의실에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가 물리학 강좌에서 실시하는 ‘TEAL’(Technology-Enabled Active Learning) 교수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시설 설비가 갖춰진다. TEAL 교수법이란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컴퓨터시스템을 이용해 바로 구현해 보면서 교수, 다른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유재준 자연과학대 교무부학장은 “기초과학을 공부하는 학부생들이 실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다”면서 “실험실이 한곳에 집중되면 안전 관리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이공계 홀대 개선이 공대 혁신의 전제다

    정부가 공과대학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그제 지금의 이론중심 공대를 실용성이 한층 강화된 창조경제의 산실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밝혔다. 한국은 외형상으론 ‘공학인재 강국’이다. 인구 1만명당 공대 졸업생이 2011년 기준 10.9명으로 독일(5.5명)이나 미국(3.3명) 등 선진국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그것은 숫자에 불과할 뿐 정작 전공지식이나 실무 능력을 따져보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한국 공대 학생들의 전공 필수과목 이수율이 선진국 학생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게재를 대학이나 교수 평가의 ‘절대적’ 척도로 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산업현장과 연계된 실용기술 개발보다는 상아탑 위주의 ‘연구를 의한 연구’ 풍조가 만연되다 보니 우리 공대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SCI 논문의 권위는 권위대로 인정하되 다양한 실용연구 성과 또한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정부가 SCI 논문이 없어도 우수한 산업체 실적만으로 교수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아울러 학제 간 통섭교육 활성화 등 공대의 소프트웨어 교육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실용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교수충원 시스템을 개선한다 해도 우수한 학생들이 공대를 기꺼이 선택하려 하지 않는다면 허망한 노릇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더욱 두드러진 우수 인력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지금도 연구와 산업 현장의 인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웬만한 의과대학을 다 채우고 나서야 비로소 입학지원 학생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 공대의 현실이라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명문 공대를 졸업하고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로를 바꾸는 일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의 이공계 ‘홀대’ 풍조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공대 출신의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에 따른 박탈감 해소와 전문직으로서의 자긍심 회복이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의미 있는 특허기술 보유자의 경우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공대를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삼으려면 그 이상의 조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공대를 공대답게 만드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 [특파원 칼럼] 오보카타와 황우석/김민희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보카타와 황우석/김민희 도쿄특파원

    아이러니하게도, 전문적인 분야일수록 전문성보다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과학이다. 과학을 잘 모르는 대중은 특정한 이미지가 부과되지 않으면 과학자의 전문성을 알아보지 못한다. 가령 세계적인 연구를 선도했다든가, 외모가 수려하다든가, 대중을 사로잡는 언변이 있다든가 하는 경우다. 이렇게 과학자에게 오라가 입혀지면 엄청난 폭발력을 갖는다. 한국에서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그랬다. 나중에는 가짜로 판명됐지만 화려한 업적과 이미지에 힘입어 그는 과학자를 넘어 영웅이 됐었다. 새로운 만능세포인 ‘STAP세포’ 논문 날조 의혹에 휩싸인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의 지난 9일 기자회견을 TV로 지켜보면서 ‘황우석 광풍’을 떠올렸다. 그때의 한국처럼 일본도 ‘노벨상을 노려볼 만한 세계적인 업적’과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여성 과학자’에 열광했다. 일본에 있는 특파원들은 이 사건을 ‘일본판 황우석 사태’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 황 전 교수와 오보카타 주임 사건에는 다른 점이 있다. 전자는 50대 남성(사건 당시), 후자는 30대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황 전 교수와 달리 오보카타 주임은 ‘미모의 젊은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사회에서 얼마나 간편하게 소비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잘나갈 때는 그 타이틀이 대단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오보카타 주임이 2년차에 불과한 예쁘고 어린 여성 과학자이기 때문에 그의 논문은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제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은연중에 깔려 있었다. 이 시점에서 당사자가 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젊고 예쁜 여자’ 이미지에 편승할 것이냐, 아니면 저항할 것이냐다. 오보카타 주임은 전자를 택했다. 실험실을 핑크색으로 꾸미는가 하면 실험복 대신 할머니가 물려주셨다는 일본식 앞치마를 입고 실험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논란이 일기 전까지 그는 ‘리케조’(이공계에 종사하는 여성)의 아이돌로 군림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그는 이 전략을 고수했다. 눈물이 고인 촉촉한 눈망울에 떨리는 입술로 “STAP세포는 확인된 진실이다. 200차례 이상 제작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모습은 대중의 동정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또 그는 “(조작의) 악의를 갖고 논문을 쓴 것은 아니다. 논문이 불충분한 것은 내 부주의와 공부 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TAP세포 논문 논란에서 악의와 선의는 중요하지 않다. 정당한 과정을 거쳐 제대로 된 결과가 나왔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프로의 세계다. 그 회견에서 오보카타 주임은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던 STAP세포 제작 증거를 결국 제시하지 않았다. 젊고 예쁜 여성 과학자라는 프레임 안에 자신을 집어넣은 한계가 거기서 드러났다. STAP세포를 둘러싼 논란은 진행 중이다. 오보카타 주임이 논문을 조작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를 제외하고 편성된 이화학연구소의 재현 실험팀이 어떤 결과를 갖고 나올 것인지가 현재 초미의 관심사다. 한때 일본 과학계의 혜성이었던 그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큰 실망이겠지만 나는 오보카타 주임의 기자회견을 보며 이미 실망했다. 쉽고 화려한 길을 가려 했던 과학자가 그다지 미더워 보이지는 않는다. haru@seoul.co.kr
  • 박대통령 “대학과 기업, 연애하듯 해야”

    박대통령 “대학과 기업, 연애하듯 해야”

    “정부 출연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의 70% 이상이 활용되지 않고 쌓여만 있는 ‘장롱특허’다. 기술무역수지도 적자인데, 이런 기술이 사장되면 참 억울한 일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공공기관 개발 기술의 사업화’를 강조하면서 ‘민관 사이의 칸막이 허물기’를 호소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과 연구 인력에 민간기업의 자본 및 경영 능력을 결합시켜 국가·사회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자”며 ‘기술출자기업 제도’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소 벤처기업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커 나가는 데 정부 출연연구소가 조력자가 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정부 출연연구소가 연구소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초기 기술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인력확보가 원활하도록 공공연구기관에 기술인력 파견 확대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진입과 성장단계에서 외부투자유치를 용이하게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개발 창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금융권에도 “금융기관이 보증위주 대출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특허나 콘텐츠 같은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기술창업 기업에 적극 투자하는 선진 금융 시스템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은행권이 기술신용평가 등의 결과에 따라 대출한 경우는 면책하거나 책임을 경감해주고, 기업의 부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분리 처분해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이공계 출신답게 ‘기술’ ‘공학’ ‘산학협력’을 수없이 되뇌였다. 박 대통령은 특히 ‘산학협동’에 대해서는 ‘연애론’까지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학생과 대학은 ‘기업의 관심이 부족하다’ 하고, 기업은 ‘재교육이 필요없는 인재를 달라’며 서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연애할 때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것 아니냐. 몸치장에 애도 쓰고 상대방이 무엇이 필요한지 선물도 맞춰 사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열정을 가지고 대학도 기업도 서로에게 어필하는 과정에서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테니스’론도 폈다. “옛날에 테니스를 열심히 쳤는데, 기본 연습도 별로 없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그러나 게임 요령으로으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면서 “역시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고, 공학도가 깊이 발전할 수 있는 바탕도 기본기”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논문 없어도 공대 교수로

    논문 실적이 없어도 산업체 실적이 우수한 전문가를 공과대학 교수로 영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논문 대신 산·학 프로젝트 수행 결과에 따라 석·박사 학위를 주자는 의견도 검토된다. 공대 재정 지원을 할 때 SCI 논문 수뿐 아니라 기술료, 기업연구비 수주, 실무교육비율 등을 평가지표로 균형 있게 포함시키고 연구년 공대 교수를 산업체로 파견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모두 ‘이론 중심 공대’에서 벗어나 ‘산업 중심 공대’를 만들기 위한 구상들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8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대 혁신 방안’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지난 1월 발족한 공과대학혁신위원회를 이끈 이준식(서울대 연구부총장) 위원장은 “우리나라 공대 졸업생 수는 지난해 기준 6만 900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지만, 산업계에서는 전공지식·실무능력·기업현장 적응 능력 부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교수 채용·평가 시스템을 논문 중심에서 현장 중심으로 개편해 공학 교육과 연구 개선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대(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면서 “공과대학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중 이공계 출신이 20년 만에 상공·사회계를 앞질렀고 ‘이공계 프리미엄’이란 신조어도 나왔는데 바람직한 변화”라면서 “이런 걸 놓치지 말고 공대도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이공계 두뇌 유출 심각하다

    이공계 인재의 국내 취업 기피 현상이 여전한 것은 국가경쟁력의 미래에 짙은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밝힌 지난해 한국의 두뇌유출(Brain Drain) 지수는 4.63이었다고 한다. 지수는 10에 가까울수록 국내에서 취업한 인재가 많고, 0에 가까울수록 해외에서 일자리는 찾는 인재가 많다는 뜻이다. 2012년에는 3.40으로 59개국 가운데 49위에 그쳤으니 개선된 것 아니냐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의 두뇌유출 지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 7.0을 넘어서는 상위권이었다. 두뇌유출 지수와 국가경쟁력의 상관관계는 너무나 뚜렷하다. 지난해 상위 1~5위 국가는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미국이었고, 하위 1~5위는 불가리아, 베네수엘라,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였다. 그러니 갈 길은 정해졌다. 이공계 인재의 국내 취업이 활성화되면 북미·북유럽 같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것이고, 해외 유출이 지속되면 중남미·동유럽처럼 중진국 대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인적 자원이 성장 동력을 갖는 데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요소라는 것은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한국처럼 국토가 좁고 자원이 빈곤한 나라는 인적 자원 개발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개발연대 이후 한 번도 부정된 적이 없는 명제다. 그럼에도 우리는 최근 사람의 문제, 특히 이공계 인력의 문제에서 쌍방향 협공을 당하고 있다. 과학고에 입학한 과학인재가 의대나 법대로 진로를 바꾸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어렵게 길러진 이공계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 현상마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우리의 경제 및 사회 환경이 이공계 고급 두뇌가 보람을 느낄 만한 기반을 조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이공계 출신이 어떤 분야보다 먼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이 자녀에게는 과학기술 전공을 최대한 말릴 수밖에 없었고, 전공했다 해도 국내 취업을 막는 현상이 촉발됐다는 지적은 의미가 있다.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선 좌절이었을 것이다. 이공계 기피현상과 두뇌유출 현상으로 우리의 성장 잠재력은 이미 크게 훼손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정부는 이공계 연구환경을 개선하고, 취업도 늘리는 실질적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과학기술 인력의 일자리도 창출하는 정책도 대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과학기술 인력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전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인정받지도 못하는 과학기술이라면 누가 인생을 다 걸겠는가.
  • 표준모델 ‘서울대·이공계 출신·58세 男’

    표준모델 ‘서울대·이공계 출신·58세 男’

    ‘10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표준 모델은 서울대·이공계 출신으로 58세 남성.’ 10대 그룹 CEO 3명 중 1명 이상은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CEO도 이공계 출신 규모와 비슷해 CEO의 양대 축을 형성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 91곳의 대표 124명(공동대표·각자 대표 포함) 중 대학 전공 기준으로 이공계 출신은 43명(34.7%)이었다. 최치준 삼성전기 대표와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대표, 박영기 LG화학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박재홍 한화 대표는 한양대 기계공학과, 마용득 현대정보기술 대표는 홍익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이형근 기아차 대표와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대표, 이상철 LG유플러스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동문이다. 경영·경제학 전공자도 43명(34.7%, 경영 33명·경제 10명)이나 됐다. 이공계와 경제·경영학과 출신을 합하면 전체 70%에 육박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48명(38.7%)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16명)와 연세대(11명), 한양대(9명), 성균관대(5명), 한국외대(5명), 경희대(3명) 등이 뒤따랐다. 10대 그룹 CEO의 평균 나이는 58세였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만 42세로 가장 젊었다. 신격호 롯데쇼핑 대표가 91세로 가장 많았다. 대주주 일가를 뺀 전문경영인 중에서 가장 젊은 CEO는 이한상(46) SK컴즈 대표였다. 40대는 11명, 50대 66명, 60대 64명, 70대 2명, 90대가 1명이었다. 그룹별 평균 나이는 SK의 CEO가 55세로 가장 젊었다. 삼성·한화·두산 57세, 현대차 58세, 현대중공업 59세, LG 60세, 롯데·GS·한진이 61세였다. 여성 대표는 이부진 대표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2명뿐이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공기업 탐방] 인문·이공 소양 고루 갖춘 융합형 인재 선호…공공기관 인턴 경험자 우대

    정보통신기술(ICT) 정책·기술 전문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취업하고 싶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정보화진흥원은 상·하반기 각각 정규직을 뽑고 수시로 계약직을 선발한다. 따라서 홈페이지나 취업 포털 등에 나온 공고를 수시로 살필 필요가 있다. 올해 상반기 채용은 완료됐고 하반기 8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상반기 정규직 선발에는 3100여명이 몰려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보화진흥원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먼저 영어 점수를 마련해야 한다. 토익 기준 700점을 넘어야 서류 지원이 가능하다. 지원 시에는 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 영어성적 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전기, 전자, 컴퓨터와 통신 등 이공계 전공자를 비롯해 공공기관 청년인턴(연속 5개월 이상) 경험자, 비수도권 지역 인재를 우대한다. 변민기 정보화진흥원 창의인재부 수석은 “이공계를 우대한다고 하면 이공계만 뽑는다고 오해를 하는데 경영, 법학, 행정 등 인문학적 요소도 비중 있게 본다”면서 “ICT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인문학적 요소들을 고루 갖춘 융합형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주요 직무는 정보화 국제협력, 공공데이터 활용 지원, 정보화정책 기획연구, 전자정부 지원, 개인정보 보호 빅데이터 신기술 서비스, 스마트 네트워크, 경영기획 등이다. 정보화진흥원은 각 직무별 순환 근무가 원칙이어서 채용 단계에서 모든 부문을 통합해 선발한다. 변 수석은 “정보화진흥원의 핵심 가치는 고객 감동, 성과와 열정, 창의·협업·청렴”이라면서 “면접 때 이런 핵심 가치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美 GDP 40% 혁신서비스서 창출… 창조경제도 융·복합 중요”

    “美 GDP 40% 혁신서비스서 창출… 창조경제도 융·복합 중요”

    세계 석학들의 기고 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서는 총 54명이 칼럼을 쓰고 있다. 미국 금융계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 보좌관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인도 중앙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인은 딱 한 명, 이종화(54)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다. 미 경제학논문학회가 논문의 인용도를 가지고 순위를 매기는 한국의 경제학자 1위도 오래전부터 이 교수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비서관과 수석 사이 직급)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교수를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만났다. →인용될 만한 논문을 영어로 많이 발표하는 것은 힘든 일인데 왜 꾸준히 하나. -내가 한국 경제학자 중에서는 1위이고 아시아에서는 3위이지만 전 세계로 따지면 상위 1%라도 100위 밖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해 학계의 위상이 약하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더 많이 알려야 한다. 경제학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영역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순위가 어느 정도 공정성이 있다. →어렵게 공부했다던데. -나는 복받은 사람이다.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의미보다 점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데 획일화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해서 오히려 좋았다. 당시 시골(강원 태백)에서 내가 대학을 처음 갔다. 고대 다니면서 정주영 전 회장이 강원도 출신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4년 내내 받았다. 미국에 가서 공부할 기회도 얻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근무했다. 내 목표는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징대와 연결해서 ‘한국·아시아·세계 경제의 최근 쟁점’이란 강의를 지난해부터 만들었다. 반드시 토론을 하게 하며 많은 부분을 중국 경제와 한국 경제를 비교하도록 했다. →강의하면서 아쉬운 점은. -우리는 아직도 어느 대학을 가느냐, 어디서 뭘 하느냐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둔다. 아직도 서울대, 고려대 몇 명 들어갔는지 따진다. 하버드대 간다고 다 좋은가(이 교수는 풀브라이트장학생으로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땄다). 교육 시스템은 다양성과 자기가 할 수 있는 정체성을 길러 줘야 한다. 명문대 입시에 치이다가 대학 들어오면 어떻게든 평생 다닐 직장에 한 번에 들어가려고 재학 시절 재수, 삼수를 한다. 예컨대 한국은행에 들어가서 뭘 하느냐가 아니고 한은에 들어가는 것을 남한테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대학생들로부터 창업한다는 이야기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베이징대에 가 보니 어디 가서 뭘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하버드대에서 강의할 때도 그런 걸 느꼈는데 여기서는 못 느꼈다. →왜 창업할 생각을 안 한다고 생각하나. -어려서부터 완벽하게 상자 안에 있는 아이들을 키우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은 대학에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다. 원하는 좋은 직장을 잘 못찾아가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공계에 여성이 적은 것도 한 원인이다. 이공계가 최근 취직이 잘되는데 이공계에 여성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의료 부문이다. 물리, 화학, 생물 등 과학 분야에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그렇게 관심이 없을 리가 없다. 실습 위주로 재미있게 가르쳐야 하는데 매일 외우니까 흥미가 사라지는 거다. →정부도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의지를 가지고 오랫동안 노력해야 한다. 고용률 숫자에 집착하면 파트타임(시간제)을 늘리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여성의 잠재력을 높이는 일은 교육 개혁은 물론 노동시장 개혁, 특히 서비스 분야의 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뜻하나.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면 비정규직 많이 만들자는 소리인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회사에 들어가서 1년 정도 있다가 나한테 안 맞는다고 생각하거나, 여기서 배울 만큼 배웠으니 다른 곳에 가서 해보겠다고 하면 그걸 잘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자기한테 맞는 자리를 찾아가고, 기업도 발전단계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쓸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0%가 의료, 문화, 비즈니스서비스(컨설팅), 교육 등 고부가가치 혁신 서비스에서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는 과거 철강산업, 자동차산업, 정보기술(IT) 등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듯이 우리 경제를 도약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제조업에서 굉장히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창조경제는 이런 제조업과 새로운 서비스업의 융·복합에서 올 거 같다. 의료와 IT가 합쳐지는 부분도 될 수 있다. 원격진료가 누구의 밥그릇을 뺏는 차원이 아니고 새로운 큰 기술이 될 수 있다. 경제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다.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야를 많이 키워야 한다. 의료, 컨설팅, 금융 등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간다. 훌륭한 인재가 있는 만큼 산업으로서 커갈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관련 분야의 규제개혁이 화두다. -양이 아니라 효율적인 규제에 초점이 놓여야 한다. 금융은 정보가 불완전하고 서로 연결돼 있어 문제가 생기면 급속도로 파급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금융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있다. 돈을 빌려서 달아날지, 믿고 정보를 줬는데 팔아 넘길지를 그 사람이 안다. 시스템의 문제도 있고 교육도 필요하고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필요하다. 교육이 산업 현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만 했듯이 금융은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만 했다. 이제 금융과 교육이 실물 부문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10년 뒤에 한국에 필요한 인재를 고민하고 키워 내야 한다. 외국, 특히 아시아에서 뛰어난 학생들을 데려다가 지도자로 만드는 작업도 계속해야 한다. 우리의 재산이 될 수 있다. →장기 과제에 대한 정책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정책을 개발해서 끌고 나가는 연구기관이 약하다. 현재 정책을 내놓는 연구기관들은 대부분 정부와 연관돼 있다. 선진국은 브루킹스연구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등 중립적 기관이 활동한다. 대학에서 연구소를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난해 8월 고대에서 아시아문제연구소를 연 것이 좋은 예다. 공무원들이 정책을 발표할 때도 6개월 뒤에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발표하는데 10년 뒤에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싶다. 정치적 측면에서 어렵기는 한데 멀리 보고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수한 관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실패하면 뭐라고 하니까 약간씩 작은 것에서 조금씩 티가 나는 것만 한다. 정치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회 양극화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나. -분배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산업구조와 지식산업이 발전하면서 무형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무형 기술을 가진 고소득자와 일반인의 소득 차이가 커졌다. 두 번째로 기술 발전이 고학력 고기술자에게 유리하게 발전돼 왔다. 세 번째로 근로자가 가져가는 몫은 줄어들고 자본가가 가져가는 몫은 늘어났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의 미흡, 급속한 노령화와 가족제도 해체, 주택 등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중산층 문제 등이 겹쳐졌다. 이제는 정부가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의 합의를 구해야 한다. 우리가 압축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라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안타깝다. 글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종화 교수는 ▲강원도 태백 ▲고려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제학 석·박사 ▲고려대 정경대학 경제학과 교수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현)
  • [지금&여기] 박 대통령, 메르켈과 닮은꼴 되려면/김민석 국제부 기자

    [지금&여기] 박 대통령, 메르켈과 닮은꼴 되려면/김민석 국제부 기자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났다. 박 대통령이 독일에 발을 들여놓기 바쁘게, 언론은 두 정상의 공통점과 연관성을 찾아내 ‘닮은꼴’, ‘인연’이라면서 갖은 분석을 쏟아냈다. 그런 분석들은 박 대통령의 당선 즈음부터 나왔다. 두 나라 첫 여성 정상들이 각각 ‘독재자의 딸’, ‘동독 정부 출신 정치인’이라는 정치적 그늘을 갖고 있다거나, 둘 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등의 얘기다. 분단을 경험한 나라의 성공적인 여성 정상이라는 점에서 메르켈 총리는 박 대통령의 알맞은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독에서 메르켈의 정치활동은 순전히 민주화를 위한 것이었다. 정치계에 입문한 것도 1989년 민주화 운동 단체에 가입하면서였고 정부 활동도 동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민주정부에서였다. 동독 출신 정치인들이 과거 국가보안부(슈타지) 경력 때문에 정치인생을 끝내는 상황에서, 당시 슈타지 채용을 거절하고 오히려 감시를 받았던 그는 정치적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으로 정치적 혜택을 입고 ‘과’ 때문에 공격을 받아 온 박 대통령과는 다르다. 두 정상이 이공대 출신이라는 것도 공통점으로 지적됐지만, 둘의 정치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 ‘암 덩어리’, ‘쳐부술 원수’ 등 파격적인 어휘로 당국자들을 움직이는 반면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은 화려한 수사를 자제하고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를 냈다. 메르켈은 집권 2기 8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을 22.9%나 끌어올렸다. 박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벤치마킹한다면 그의 포용력과 소통의 리더십을 닮았으면 좋겠다. 중도 보수 성향의 메르켈이 연정을 구성하면서 사회민주당의 복지 정책을 대폭 수용하고, 집권 중엔 녹색당의 핵발전소 폐기 방안을 받아들였던 것처럼 박 대통령도 대통합을 위해 국민과 야권의 소리에 귀를 열었으면 한다. ‘통일 대박’도 마찬가지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표현을 독일어로 바꿔 맞장구쳐 준 메르켈도 “통일 전에 다른 삶을 산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부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귀띔했다. 두 정상이 통일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도 북한은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화해할 때는 기본적으로 싸운 상대와 먼저 대화를 한다. 등 돌린 상대는 그냥 둔 채 주변 친구들에게 도와달라고만 하지 않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두 사람의 화두는 오직 ‘통일’… 獨 NGO와 협력사업 협의

    두 사람의 화두는 오직 ‘통일’… 獨 NGO와 협력사업 협의

    14년간의 교분, 다섯 번째 만남이지만 그 상징성과 의미를 볼 때 이번 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간의 만남은 이전의 것과 비교할 수 없다. 50년 전 독일을 찾아 분단국가의 동질성을 공유하며 통일의 염원을 함께 되새긴 한국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의 자격으로 통일 독일의 아이콘 메르켈을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50년 전 함께 통일을 꿈꾸며 서독 국민을 위로하던 한국 지도자의 딸은 이제 이 나라가 이룬 통일을 부러워하고 열망하는 처지라는 아이러니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만남이었다. 두 사람은 많은 공통점을 지녔다. 박 대통령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메르켈 총리는 독일 최초의 여성 재상이다. 박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메르켈 총리는 라이프치히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다. 보수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야당 당수로 위기에 놓인 당을 구해 낸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개인적 인연의 깊이도 여느 지도자들이 나눌 수 있는 것 이상이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첫 만남은 2000년 10월 시작됐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재외공관 국정감사를 위해 독일을 찾았다가 독일 야당 기민당 당수이던 메르켈 총리와 1시간가량 회담했다. 두 번째는 박 대통령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석 달이 지난 2006년 9월 독일을 방문했을 때였다. 독일 총리 집무실에서 30여분간 단독 면담을 한 뒤 박 대통령은 “서로 생각하는 데 공통점이 많다고 느꼈다. 메르켈 총리의 경제·사회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나라도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2010년 11월에는 메르켈 총리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을 때였고, 네 번째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였다. 이 밖에도 서로 선거에서 승리했거나 주요 자리를 맡았을 때 두 사람은 늘 전화통화를 하거나 축하 메시지를 전해 왔다. 이날 두 사람은 ‘통일’을 협의했다. 대북 인도적 사업과 북한 인력 초청사업을 진행 중인 독일의 비정부기구(NGO) 및 정치 재단 등과의 협력사업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비무장지대(DMZ) 보전 및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과거 동서독 접경 지역의 보존 경험을 공유하는 방안 등도 협의했다. 베를린(독일)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인문계 교육·연구직, 자연계 보건·의료직 가장 선호

    인문계 교육·연구직, 자연계 보건·의료직 가장 선호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문계 학과생을 공채가 아닌 상시모집으로만 선발하기로 하는 등 구직 선호도가 높은 기업들의 이공계 선호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취업을 대비한 토익 점수를 가늠할 때에도 ‘인문대 900점대, 공대 700점대’ 식으로 이공계생들에게 요구되는 학점 외부 스펙 요건이 관대했던 점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특히 입시 점수에서 인문계 최상위권을 형성하던 법과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과 함께 선호학과에서 밀려나면서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에 대비해 선택할 만한 학과가 부족하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나 교수, 문화·예술·방송 관련직 등을 꿈꾸는 학생들은 인문계 진학을 통한 진로·직업 찾기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기업 진학사는 지난달 21~28일 고교 1학년생부터 고교 졸업생까지 960명을 대상으로 ‘장래희망 직업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문계열 학생들은 ‘교육·연구직’을, 자연계열 학생들은 ‘보건·의료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계열과 성적에 따라 직업 선호도가 달라졌다고 17일 밝혔다. 계열별로 인문계에서는 ‘교육·연구직’에 이어 ‘문화·예술·디자인·방송직’을 선호했고, 자연계에서는 ‘보건·의료직’에 이어 ‘교육·연구직’과 ‘기술 관련직’이 뒤를 이었다. 계열을 불문하고 상위권일수록 장래희망 직업을 정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기록부 9등급 내신 기준에 따라 살펴보면 자연계에서 ‘장래희망 직업을 선택했다’고 답한 그룹은 1등급이 85%, 2등급 76%, 3~4등급 69%, 5등급 이하는 59%로 격차를 보였다. 인문계에서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등급에 따라 1등급이 78%, 2등급 75%, 3~4등급 70%, 5등급 이하는 59%였다.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계열과 성적을 막론하고 ‘아직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학생이 가장 많았다. 성적에 따라 선호직업에 미묘한 차이가 엿보이기도 했다. 인문계에서 여자 1등급(36%), 남자 2등급(27%), 남자 3~4등급(21%)이 특히 ‘교육·연구직’을 선호했다. 반면 여자 3~4등급(27%), 여자 5등급 이하(27%), 남자 5등급 이하(18%)에서는 ‘문화·예술·디자인·방송직’ 선호가 높았다. 자연계에서 ‘보건·의료직’은 여학생 선호도가 높은 분야로 여학생이라면 5등급(52%), 1등급(50%), 3~4등급(35%), 2등급(27%) 모두 높은 비중으로 ‘보건·의료직’을 선호했다. 자연계 남학생들이 보인 선호도는 다소 달랐는데, 1등급(43%)과 2등급(25%)이 ‘교육·연구직’에 흥미를 보인 반면 5등급 이하(27%)와 3~4등급(24%)은 ‘기술 관련직’을 원했다. 진로진학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정보 부족으로 인해 편중된 직업군을 희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실장은 “우리나라에 다양한 직업군이 있지만 수험생의 장래희망 직업군은 일부 직업군에 편중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장래희망 직업군은 대학 전공 선택과 직결되므로 다양한 직업을 탐색하는 기회를 가져보고 자신의 비전과 역량을 살릴 수 있는 직업과 전공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졸업해 봤자 백수” 중국인 유학생 유턴

    “졸업해 봤자 백수” 중국인 유학생 유턴

    “지한파(知韓派)는커녕 혐한파(嫌韓派)가 되겠어요.” 지난달 수도권의 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중국인 장모(24)씨는 이달 말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4년 전 한국 땅을 밟을 때만 해도 한국 기업 취업을 꿈꿨던 장씨는 지난해 20여곳에 입사 원서를 냈지만 줄줄이 낙방했다. 한국어가 발목을 잡았다. 장씨는 “대학 측에서 장학금 등 좋은 조건을 내걸어 입학했지만 막상 어학교육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한국어가 늘지 않았고 학과 수업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툰 한국어 탓에 F학점이 쌓여 2~3학년 때 자퇴하는 유학생도 많다”면서 “대부분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이 사라진 채 떠난다”고 털어놓았다. 한때 국내 대학에 입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70% 가까이를 차지했던 중국인 유학생의 한국 기피 현상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은 8만 5923명으로 2년 전인 2011년(8만 9537명)보다 4.0% 줄었다. 지난해 중국인 유학생(5만 343명)이 2년 전(5만 9317명)보다 15.1%나 줄어든 탓이다. 중국 유학생이 감소한 이유는 ‘정원 외 입학’ 형태란 점을 감안한 대학들이 “장학금을 많이 주고 뽑아도 남는 장사”라는 식으로 마구잡이 유치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의 적응을 위한 지원은 외면해 “한국 대학을 졸업해도 경쟁력이 없다”는 인식이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 퍼졌다. 상당수의 중국 학생들도 낮은 입학 기준과 장학금 혜택만 보고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유학 온 사례가 많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능력시험(TOPIK) 3등급만 받으면 입학이 가능하다”면서 “전공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대학을 졸업한 중국 유학생 중 국내 기업에 취업하는 비율은 5% 남짓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유학생 숫자를 늘리기에만 급급해 내년부터 이공계열에 입학할 수 있는 TOPIK 등급을 3급에서 2급으로 낮추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 감소세는 2011년부터 각 대학의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을 평가해 일부 대학에 비자 제한 조치 등을 취하는 과정에서 잠시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민귀식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가 2020년까지 유학생 수를 20만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과도한 목표를 잡고 있다”면서 “숫자에 급급하기보다 현재 유학 중인 학생들을 잘 관리해 내실을 기하는 ‘강소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LS그룹-초등생 과학실습·문화체험 프로그램

    [사회공헌 선도 기업들] LS그룹-초등생 과학실습·문화체험 프로그램

    LS그룹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한국공학한림원과 손잡고 방학기간 3~4주간 초등학생에게 과학실습과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LS드림사이언스클래스’를 시작했다. LS그룹 직원과 지역의 이공계 대학생이 강사로 나서 초등학교 5~6학년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자기부상열차, 호버크래프트, 광섬유액자 만들기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주제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과학 원리를 일깨우는 자리다. 별도로 열악한 복지관 시설도 개·보수했으며, 먼 곳에 사는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버스를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부산, 인천, 울산, 동해까지 대상 지역을 늘리는 한편 모집 인원도 2배(80명→160명)늘렸다. 변화는 아이들로부터 엿볼 수 있었다. 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참여아동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약 87%의 아동들이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구자열 회장은 “사회적 약자층과 미래세대를 후원하는 것은 LS의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면서 “앞으로도 차세대 과학 꿈나무 육성과 지역사회 발전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엄마 과학기술인’ 현장으로 돌아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 복귀 지원사업’에 참여할 경력 단절 여성과학기술인과 이들을 활용할 연구기관을 신규로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미래부가 2012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일자리 복귀를 희망하는 경력 단절 여성과기인들을 연구인력이 필요한 연구소나 대학, 기업 등과 연결해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 것이다. 임신·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됐거나 미취업 중인 이공계 학사 이상 학위를 소지한 여성과기인들이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을 채용하는 기관은 미래부가 지원하는 1인당 2000만원과 별도로 1인당 400만원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퇴직금 및 4대 보험 등 채용 기초 지원도 함께한다. 사업 기간은 오는 5월부터 내년 2월까지로, 미래부는 평가를 거쳐 3년 이내까지 지원하게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했지요”… 소액대출 심사로 재능 기부 큰 보람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했지요”… 소액대출 심사로 재능 기부 큰 보람

    “보증은 부자간에도 서지 않습니다. 다시는 보증을 서지 마세요.” 기업은행 지점장 출신 장기명(59)씨는 유모씨를 따끔하게 혼냈다. 유씨가 1500만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아닌 아내 이름으로 대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용불량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알아보니 유씨는 친구와 동생의 보증을 서다 빚을 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대출명목으로 낸 병원 빌딩 주차관리사업은 전망이 밝아 대출서류에 사인을 해줬다. 대신 보증을 잘못 섰다가는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며 단단히 주의를 줬다. 마음 약한 남편의 성격에 속을 끓던 유씨 아내도 고마워하며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107의 37 사단법인 희망도레미 이사다. 이사라는 직책을 달았지만 월수입은 50만원 안팎이다. 30%는 사무실 유지관리비로 떼고 나머지는 경비로 쓰니 실제 손에 쥐는 건 거의 없다. 그래도 항상 기쁘고 생활에 활력이 넘친다. “친구들을 만나 술 마시고 등산 가는 것보다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퇴직 이후의 삶은 돈보다는 사회공헌 등 자존감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삶입니다.” 장 이사는 은퇴한 이후 더욱 재미있게 산다. 남을 도우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이다. 희망도레미는 소액대출을 해주는 ‘(사)신나는 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출심사와 사후관리를 해주는 곳이다. 소요 경비는 신나는 조합이 지원한다. 전직 은행원에겐 안성맞춤의 재능기부다. 희망도레미는 뜻이 맞는 은퇴자들이 모여 남자는 300만원, 여자는 100만원씩 출자해서 만든 사단법인이다. 36명이 회원으로 있으며 이 가운데 15~20명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나는 조합이 대출자 명단과 관련 서류를 넘겨주면 현장에 나가 확인하고 대출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대출자들을 만나 경영컨설팅을 해주고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지도한다. “실사를 통해 사업성이 없으면 냉정하게 대출불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현장지도를 나가 하루가 다르게 사업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열기 위해 대출을 신청했으나 요건이 안 돼 대출금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는 대출심사를 할 때 진실성에 우선점을 둔다.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부풀린 것은 없는지 서류를 꼼꼼히 따져보고 30여가지 질문을 한다.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실현가능성이 없으면 대출해주지 않는다. 얄팍한 동정이 당사자를 더욱 큰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40대 남자가 점포를 확대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청담동에서 25년간 공방을 해온 40대 남자가 가계를 접을 때에는 장인의 정성이 깃들여진 수공예 기술이 사장되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그는 희망도레미에서 한 달에 10일 정도 일한다. 소액대출을 담당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C) 팀장 회의가 월 2회 열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업무로 현장을 둘러본다. 현장지도를 나가서는 상환금보다 먼저 자녀가 학교에 잘 다니는지, 가게는 잘되는지 등에 대해 물어본다. 원리금을 갚으며 가족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것을 보면 내 일처럼 신이 난다.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2010년 8월 기업은행 지점장을 끝으로 28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그만뒀다. 그는 여느 사람에게 찾아오는 상실감이나 박탈감 등 은퇴증후군을 겪지 않았다. 항상 일이 있어 눈을 뜨면 오늘은 어디 가야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온 덕에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지내고 있다. 2010년 봄 직원들과 강원도 영월로 1박 2일 야유회를 갔다. 마지막 야유회였다. 단종이 묻힌 장릉을 둘러본 소회와 직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감회를 담아 인터넷에 ‘아름다운 이별여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직원들이 무척 좋아했다. 자신이 정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조선 왕릉에 대한 궁금증도 한층 더 커졌다. ‘다른 왕들은 어디에 있을까’, ‘어떻게 죽었을까’ 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퇴직한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 근교와 경기도 이천 세종 영릉 등 44개 왕릉의 사진을 찍고 도서관 등을 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좋아하고 궁금한 것을 하니까 힘든지 몰랐습니다.” 하루 8시간씩 글 쓰는 데 매달려 2011년 7월 44편의 원고를 모두 탈고했다. 제목은 ‘조선왕과의 만남’으로 정했다. 그러나 출판사가 막바지에 책 내는 것을 주저해 인터넷 카페에만 올렸다. 같은 해 5월부터는 자서전을 쓰는 심정으로 한 달에 하나씩 에세이를 써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렸다. 2012년 5월부터는 ‘간략삼국지’를 썼다. 삼국지는 등장인물이 많고 내용이 방대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 권으로 추려야겠다고 생각하고 40개 단락으로 나눈 뒤 1주일에 한 단락씩 썼다. 조조 등 위나라 인물은 파란색, 유비 등 촉나라 인물은 초록색, 손권의 오나라 인물은 빨간색으로 구분, 독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고 중간에 삽화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그는 노후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부터 눈을 떴다. 고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아버지의 상심이 커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생은 노년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은행에 들어갔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라 재직기간의 3분의 1을 전산분야에서 보냈다. 비금융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뭔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8년 외환위기로 동료, 선후배들이 대량 해고되는 것을 보면서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것을 실행에 옮겼다. 월급의 절반을 저축했다. 생활비와 용돈이 줄어들자 아내와 자녀가 울상을 지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옷 사치를 없애고 과외 등 자녀교육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늦게 사줬다. 스스로도 낡은 승용차를 계속 끌고 다니는 등 모범을 보였다. 다행히 가족들도 미래를 위해 참자는 그의 말을 잘 따라줬다. 퇴직 이후의 경제적 인프라를 일찍부터 구축하게 된 것이다. 퇴직 전 지점장으로 7년 있으면서 실적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덜 먹고 덜 쓰더라도 퇴직 후에는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직장선배가 추천해준 2차 취업자리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는 퇴직교육을 받던 중 업체로부터 퇴직교육을 해달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노후준비가 잘돼 있는 것을 안 업체가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양했다. 노후준비는 최소 10년 정도 해야 하는데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에게 교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퇴직 후 개인택시를 몰려 했다. 돈벌이보다는 하루 6시간 정도 소일거리로 생각했으나 성격이 급해 승객들과 온종일 싸울 것이라는 아내의 말에 생각을 접었다. 왕릉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서 고궁가이드로도 나서보려 했으나 지원자가 많은 것을 보고 그만뒀다. 2012년 4월에는 대학에서 사무자동화 관련 전산강의를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석사학위가 없어 무산됐다. 이후 은행 퇴직동료가 희망도레미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희망도레미에서 희망제작소의 행복설계 아카데미 교육을 먼저 받으라고 해 이 해 9월부터 11월까지 교육을 이수했다. 그는 기타가 수준급이다. 학창 시절 대학축제에 초청받았을 정도였다. 아내는 팬 플루트를 연주한다. 간혹 합주 공연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희망도레미의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회원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재능을 이용해 강연을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은퇴후 재무설계, 사주와 명리학 등 20여개를 준비했다. 40여개가 만들어지면 구청 구민복지관 등을 다니며 홍보를 할 예정이다. 물론 실비를 받고 강연을 한다. 은퇴 후의 삶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stslim@seoul.co.kr
  • 컨설팅 없어 쪽박 찬 알짜기술 수두룩

    컨설팅 없어 쪽박 찬 알짜기술 수두룩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과학기술 분야 논문과 특허 출원·등록 건수는 꾸준히 늘어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기술 이전과 사업화 성과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서울대 공대에서 이공계 기술 사업화를 전문적으로 자문하는 엔지니어링 컨설팅 법인 설립을 추진하려는 까닭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2년 국내 과학기술논문 수는 4만 7066건으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분야의 국내 특허 출원은 2만 2933건으로 전년 대비 20.8% 증가했고 외국특허 출원은 3464건으로 22.6% 늘었다. 대학의 기술 이전율도 2007년 15.3%에서 2012년 19.5%로 증가했다. 하지만 연구 성과가 기술 상용화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종훈 서울대 공학연구소장은 “데이터상으로 기술이전 성과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 이후를 추적해 보면 망한 회사들이 수두룩하다”면서 “중소기업들 가운데서도 기술적 컨설팅이 필요한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대학·출연(연)의 기술사업화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의 기술이전 건수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기술이전으로 얻은 수익은 미국 주요 대학의 5% 수준에 불과하다.<표 참조> 보고서를 집필한 김선우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은 연구 개발 목표가 상용화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우리는 상용화보다는 논문이나 특허 등의 과학적 성과를 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공대의 컨설팅 사업은 이런 흐름과 맥을 함께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이건우 서울대 공대 학장은 공대가 연구 논문이나 특허 실적을 내는 데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며 사업 추진을 시작했다. 개별 교수나 연구소 차원에서는 이전부터 기업에 컨설팅을 지원해 왔으나 공대 차원에서 컨설팅을 지원하는 것은 서울대 공대가 처음이다. 한 소장은 “320여명의 교수진과 6만 5000여명의 연구진을 보유한 공대가 마케팅에서부터 사업화, 사후관리까지 통합적이고 조직적으로 컨설팅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학교 밖에 독립된 법인을 설립하고 회계나 법률 쪽 전문인력은 네트워크 형식으로 운영해 전담인력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상황이다. 여인국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경영기획본부장은 “기존의 대학 기술지주회사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공대 차원에서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면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하면 기존 기술지주회사나 산학협력단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윤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학협력단도 별도 법인이지만 대학 울타리 안에서 독립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컨설팅 법인도 공대 차원에서 추진하는 만큼 완전한 독립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대학기술지주회사 자회사 대표는 “공대 교수들이 전부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술 자문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사업화는 비즈니스를 주목적으로 하는데, 대학에서 추진하면 이 부분에서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이공계우수생 장학금 1만여명 지원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장학재단은 13일 이공계대학에 진학한 우수 인재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우수학생들에게 모두 640억원의 국가장학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성적기준을 충족하는 한 재학 중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으며 기초생활수급자는 학기당 180만원의 생활비를 추가로 지원받는다. 모두 1만 1000여명의 이공계 대학생들이 대상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대 공대 기술 컨설팅 법인 내년 출범

    서울대 공대가 이공계 기술의 사업화를 전문적으로 자문하는 엔지니어링 컨설팅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서울대 공대는 지난달 말 대학 내 공학연구소 산하에 ‘SNU컨설팅센터’를 설립했고, 내년 초 독립된 법인을 설립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국내 대학에서 기술 분야를 자문하는 법인이 생기는 것은 처음이다. SNU컨설팅 사업 영역은 ▲기술 개발 사업화 ▲기업·정부기관 등에 대한 기술 자문 ▲민·형사 소송에서의 기술 감정 ▲기업·정부기관 등에 대한 교육 등 네 가지 분야다.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신기술을 사업화하거나 중소기업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공대 교수들을 연결해 주고 팀을 꾸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다음 달 10일 개소식을 갖고 출범할 SNU컨설팅센터는 학내에서 시범사업과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친 뒤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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