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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층의 선택(이동화 칼럼)

    선거법에 따른 여론조사공표 금지기간중에도 각 정당과 일부관련회사에서는 끊임없이 여론의 추이를 조사해 선거전략수립등에 참고하고 있다.발표를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으나 아직도 지지자를 마음속에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선거운동기간전 여론조사 발표때보다 별로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들린다. ○경제위기와 부동표 향배 선거시일이 박두함에 따라 어느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마음을 굳혀가는 사람이 늘어나는 당연한 흐름속에,특별한 사유가 돌출함에 따라 어느 후보를 지지하려던 마음이 관망 또는 재고로 돌아선 사람도 상당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흥미를 끈다.갑자기 몰아닥친 경제위기가 선거와 후보들을 다시한번 쳐다보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기위한 협상결과 꼼짝없이 9개 종금사의 업무가 정지되고 은행통폐합이 논의되며 외국의 금융지배 가능성까지 대투되자 많은 사람들은 위기감속에 당혹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따라서 이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국가지도자를 정말잘 뽑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막연히 어느 후보를 생각하던 사람들도 다시한번 후보들을 새로운 잣대로 보려는 기류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새로운 잣대는 경제난국을 헤쳐나갈 리더십에 맞취질 것이고 후보들도 이런 흐름에 즉각 대처할 수 밖에 없다. ○적극처방이 신뢰받는다 팽팽한 접전속에 부동층 흡수를 당락의 관건으로 보는 후보들로서는 두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하나는 소극적으로 이번 난국의 책임을 상대방에게만 떠넘기는 것이요,다른 한가지는 난국을 돌파할 정책과 경제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 전자는 상대방깎아내기의 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신물나게 써오던 것이지만 의식있는 국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구태로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지난 1일 있은 사상 첫 3당후보 TV토론에서도 이러한 구태가 너무 많이나와 비판을 받은바 있다.자신의 책임과 이를 토대로 한 반성이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충정에서 책임소재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다른 후보를 헐뜯는데만 초점을 맞춘 문책은 공감을얻기 어려운 것이다. 경제위기가 너무 급작스럽게 다가오고 그 강도역시 매우 크기때문에 구태적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후보들은 첫 TV토론회를 전후하여 ‘경제대통령’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가 하면 경제공약을 무더기로 내놓기 시작했다.다투어 대규모 유세활동을 취소하는가 하면 버스투어와 점퍼입고 경제현장찾기의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또 위기해소와 관련된 정책을 포함해 많은 경제정책보따리를 풀었다.이렇게 적극적으로 후보와 당의 이미지를 고양하고 정책공약들을 제시하는 모습을 후보모두가 보여준 것은 늦었지만 매우 다행한 일이라고 일단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눈앞의 표만 바라본 단견이 많아 스스로 신뢰를 잃는 경우도 적지 아니 보인 것은 유감스럽다. ○후보·당·정부 솔선수범을 국회를 열어 실명제를 유보시키도록 하겠다고 서둘어 나섰다가 IMF가 실명제 유지쪽으로 방향을 잡자 오도가도 못하는 것이 그 예다.국회에서 통과된 내년 예산안도 IMF와의 협약에 따라 축소될 판인데 예산 뒷받침없는 공약이 남발되는 것은 문제다.이표 저표 다 모으기 위해 이것도 해주겠다.저것도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위기를 심화시키고 나라를 병들게하는 짓이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참된 지도자라면 후보자신과 정당이 근검절약에 솔선수범하고 ‘작은 정부’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국민들에게 허리띠를 조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예산의 배분도 우선순위를 정해야지 이것저것 모두 만족시키는 두루뭉수리는 있을수 없다.그런 어정한 지도력을 보여서는 안된다.후보들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부동층은 위기 앞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발전시킬수 있는 참지도자를 선별하고 있음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 나체 결혼식 기사를 읽으면서(박갑천 칼럼)

    잠수복입고 물속에서 올리는 결혼식이 있었나하면 낙하산타고 공중에서 뛰어 내리면서 치르는 결혼식도 있었다.남의 눈에 띄게,화제에 오르게 하려는 뜻이었던 듯하다.한데 외국얘기긴 하지만 이번엔 나체결혼식이 사진을 곁들여 외신을 탄다.신부는 타이완 가오슝(고웅)의 슈샤오단(허효란)이다. 가끔씩 운동경기장에서는 스트리킹이라는 것도 펼쳐지고 웃도리 드러내는 패션쇼도 예사롭게 볼 수 있는 세상이다.실내의 그림모델 말고도 더러는 전위예술가가 혹은 사진모델이 햇볕쨍쨍한 야외에서 벌거벗은 몸매를 뒤스른다.한데 이젠 결혼식 신부까지.나체주의자들이 나체촌에서 올리는 예식도 아닌데.입장료내고 들어간 1천명 하객은 하나같이 검측측한마음 끼뜨릴수 있었던걸까.“여자가 옷을 벗으면 부끄러움도 벗는다(헤로도토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결혼하려면서 할수없이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어야 했던 여인이 비극의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다.그가 루이16세한테 시집간 나이는 15세.그런데 오스트리아와 프랑스국경에 세워진 임시궁전의 가신들앞에서끙짜놓을 짬도없이 발가벗은채 속속곳까지 갈아 입어야 했다.오스트리아것은 실오라기 하나라도 걸치고 프랑스로 들어갈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는 나중에 국민들에게 출산하는 몸맨두리까지 보이는 고역을 치른다. 그런경우 말고 옛날에는 임신능력검증을 받기 위해 벗어 보이기도 했던 듯하다.토머스 모어도 그의 〈유토피아〉에서 그걸 주장한다.“사람은 작은집을 하나 사는데도 이것저것 살핀다.한데 일생의 행불행이걸린 아내를 고르면서 얼굴밖에 안보다니.”이말을 뒷받치는 것이 17세기 영국고고학자 J 오브리의 〈짧은목숨〉.결혼전에 신랑아버지가 며느리될 여성의 온몸을 살피고서야 승낙한다는 대목이 보인다.물론 슈샤오단양 결혼식 하객들의 눈길과는 다르다 하겠으나 망상스럽다는 생각 떨치긴 어렵다. E 훅스의 〈세계풍속사〉에는 14세기 초엽께의 뮌헨이나 겐스부르크지방 결혼식 피로연얘기가 나온다.신랑신부와 하객들이 목욕탕에 가서 벌인다는 것.몸과 마음을 맑히기 위해서였다지만 그 광경을 미루어 짐작할만하다.역사는 되풀이한다 했던가.나체신부가 등장했다면 언젠가 그같은 피로연도 나올지 모른다. 남의 얘기라고 함부로 하긴했다.본디 말초신경 건드리는 일이란 더쉽게 번져나는 법.상륙할건가.〈칼럼니스트〉
  • “스튜어디스 지망생 저에게 오세요”/프리랜서 매너강사 손모경씨

    ◎대한항공 현장경험 살려 매주 토요일 무료강의/매너·인간관계·이미지메이킹 등 모든것 지도 ‘나도 스튜어디스가 될 수 있을까’ ‘여승무원이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손모경씨(24)는 스튜어디스가 되는 모든 방법을 무료로 상담해주는 안내자이다.이른바 프리랜서 매너강사이다. ○여 승무원 30개월 근무 지난 94년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학년때 대한항공에 입사,지난 4월까지 스튜어디스로 30개월 근무한 경험을 살린 것이다. “매너를 지도하다 영어회화가 필요해 학원을 다녔는데 함께 수업을 듣는 동료들이 여승무원의 직업에 굉장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손씨는 조심스럽게 다가와 이것저것 묻는 여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이들에게 먼저 알려줘야 할 것은 여승무원 직업에 대한 이해와 정보라고 생각했다.또 어학실력을 먼저 갖출 것과 여성적인 아름다움보다 건강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손씨가 자신이 다니고 있던 서울 강남의 ‘글로발 어학원’에 이같은 뜻을 전달하자 학원측도 상담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지원자들을 학원에 위탁,수강료의 30%를 할인받기도 했다. 지난 6월초 뜻이 맞는 동료 2명과 함께 상담을 시작한뒤 3백여명이 찾아왔다.KAL기 괌 추락사고 이후 지원자가 없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자동차보다 오히려 비행기가 안전하다’는 지원생들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놀라기도 했다. ○300여명 찾아와 상담 손씨는 매주 토요일 상오 10시부터 3시간씩 강의한다.내용은 직장에서의 기본적인 인간관계,직업의 장·단점 등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스튜어디스 생활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매너 자세 이미지메이킹 등을 가르친다. 손씨는 “여승무원의 장점은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고 느끼고 배울수가 있는데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수 있다는데 있다”며 “이 점이 바로 자신의 인생과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자산“이라고 자랑했다.(3467­9284)
  • 당뇨식과 건강식/김광원(전문의 건강칼럼)

    ◎일반인들 대부분 오해… 금기 식품은 없어/편식말고 규칙적으로 골고루 섭취해야 45세 남자가 당뇨병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 입원했다.그런데 입원한 첫날부터 부인과 입씨름이 벌어졌다.남자는 아내가 당뇨병에 적절한 음식과 조리에 상당한 식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따라서 이것저것 음식을 제한하는 아내의 명령에 절대복종해 왔다.때로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당뇨식의 전문가(?)인 아내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막상 병원에 입원해서 ‘당뇨식’이라고 나온 식사를 보니,도무지 믿어지질 않았다.당뇨식으로 나온 밥과 반찬이 일반인이 먹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당뇨식에 대해 일반인들이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다.당뇨식은 당뇨병 치료에 필요한 특별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어떤 식품은 당뇨식에 절대 금해야 된다는 등의 인식들이다.그러나 당뇨환자들의 식사지침은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생각하면 된다. 우선 하루 활동에 필요한 적절한 양을 섭취한다는 것.다음은 음식을 골고루 여러 종류의 영양분을 균형있게 섭취하고 정해 놓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다. 적절한 양은 하루 활동량에 필요한 만큼을 말한다.과식하면 잉여분이 축적되어 체중 증가가 일어난다.그렇다고 필요한 양보다 적게 하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체중감소가 일어나고 체력이 약화되어 당뇨병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당뇨환자가 알아둘 사실은 어떤 종류의 식품이라도 금기는 없다는 것이다.단지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최근에 우리나라의 육류소비량이 20년전보다 3∼4배 증가하고,김치를 포함한 채식 기피 현상이 많아졌다.편식도 늘었다.균형된 식사법에 대해서는 약간의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규칙적으로 세끼를 때를 맞추어서 식사하라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다만 실천이 문제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당뇨식처럼 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건강해질수 있다.당뇨식은 건강과 동의어다.
  • 내각제 실현…국민위한 민주주의 펴겠다/김종필 후보 TV토론­중계

    ◎경부고속철 전면재검토 또는 백지화/대학문제 정부 손떼고 자율화 바람직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29일 한국신문협회와 한국방송협회가 공동 주최한 대통령후보 TV토론회에 두번째 토론자로 나서 국정운영에 관한 방향과 각종 현안 등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정치분야◁ ­DJ(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JP(김종필 총재)의 연대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단일후보를 양보할 의향은.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많더라.목적을 공유하고 수행할 수 있는 믿음을 확인할 때 단일화가 될 것이다.양당에서 팀들이 책임을 지고 하고 있다.될 것이다.지켜봐 달라. ○대선자금 당사자 해명을 ­DJ는 16대 국회 초에 개헌하자는 입장인데 받아들일만한 카드인가. ▲아직 양당간에 그런 얘기를 내놓은 일이 없다.양당에서 대표들이 모여 하나하나 확인해 갈 것이다.이 문제가 양쪽에서 굳건하게 합의되어야 단일후보가 될 것이다. ­개헌을 위한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은 두 정당의 의석수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대통령이 호소를 한다면가능하다.여론조사에 따르면 60% 가까운 국민들이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국회의원들도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저가 아니면 이를 이룩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 ­신한국당 정치개혁안이 국회에 제출됐다.기업으로부터 일체 정치자금을 받을수 없도록 고칠 의향은. ▲선거는 완전공영제를 해야 한다.92년 선거는 2조원이 드는 막대한 돈을 썼다.국민 세금으로 쓴 것이다.공영제로 하면 10분의 1 정도로 충분하다.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공영제로 해야 한다.선거구,선거요령 모두 발전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모두 15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해내서 16대 국회부터는 돈안들고 깨끗한 선거를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정당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다.우리가 운영하는 정당은 1963년부터 해온 것으로 한계에 와 있다.모두 바꿔야 한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사법처리된데 대한 견해는. ▲두분이 영어의 신세가 됐는데,역사 바로세우기 보다는 사정 차원에서 손대고 한 것이다. ­집권하면 두 전직 대통령과 현 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대선 자금은 쓴 사람이 국민에게 밝히고 이해와 용서를 바라는 것이 옳다.옆에서 얘기해봤자다.청문회에서 보듯이 권력의 비호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캐내기 어렵다.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는 3김시대 청산을 제기했는데. ▲3김이란 말은 옳지 않다.그 얘기 한 분이 모시고 있는 분을 포함시키는 것은 이상하다.이회창 후보도 나이 적은 분 아니다.나이가 아니고 능력이 문제다.미래지향 의지,국가 리드할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지 김가라고 안된다는 것은 안된다. ­92년 대선당시 민자당 대표로서 대선자금 사용내역을 알지 않는가. ▲2조 정도 썼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정치학회에서 1조6천5백억원을 썼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에 따른 것이다.또 심야토론에서 신한국당의 말단조직책임자가 6천8백만원 받아 썼다고 말했다.전국화하면 조단위라고 하더라.당시 정주영 후보도 상당히 썼고 김대중 후보도 적은 액수 아니다.합치면 2조정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직접 파악한게 있나. ▲명예위원장이라 (대선자금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직접 증거를 갖고 말한 것은 아니다. ­올해 대선에서 자민련의 정치자금 규모는. ▲쓸 돈 없다.국고보조 60억원에 당원 성금을 합쳐 치를거다. ­김후보는 큰 일도 많이 거치고 집권 기회도 있었다.지금와서 대통령을 하려는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신뒤 공화당에서 출마하라고 결의했으나 받지 않았다.박대통령 이룩하신 업적을 심판받고 새 출발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후회하지 않는다.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한 견해는. ▲형은 물론 동생도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것은 궁금하다.해명을 해야 한다.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시장경제 바로 세워야 ▷경제분야◁ ­경제를 살릴 묘책은. ▲묘책이 당장 있을수 없다.경제는 성장과 안정이 기본이다.정부 규제를 철폐해서 시장경제를 세워야 한다.고비용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한자리를 만들어야 한다.임금을 생산성속에서 처리하고,물류비용을 낮추고,물가를 3%로 안정시키고,기술을 다져 조화된 경제를 해나가야 한다. ­부도방지 협약이 부도촉진 협약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기업 보호를 인위적으로 하는게 무리가 아닌가. ▲그렇다.한보사태가 그 때문에 일어났다.중소기업은 2천5백억원 정도가 안되면 해당되지 않는게 잘못됐다. ○물가 3%선서 잡아야 ­물가 고통이 큰데,골프 치면서 서민들 생각해 봤나.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다고 서민들 위하는 것은 아니다.가끔 시장가서 서민들과 얘기하며 물가를 살피곤 한다.물가는 3% 정도로 잡아야 한다.물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눌러놔야 한다. ­경부고속철도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 얘기했는데,백지화도 고려하나. ▲둘 중에 하나다.백지화 하든지.아니면 몇십조가 들지라도 정밀 점검해 계속 추진하든지.사실 기종을 떼제베로 선택한 것부터가 잘못이다.우리나라에는 터널과 교량이 많다.일본의 고속전철을 들여오는 것이 옳았다.아니면 프랑스 기술자들 데려와 같이 일을 했어야 했다. ▷사회분야◁ ­학교교육 정상화나 대입선발제도 개선방안은. ▲대학은 자율화해야 한다.정부가 개입해서 된 일 없다.대학에 맡겨야한다.대학에 제한없이 입학시키고 공부 안하면 졸업시키지 않으면 된다.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한 경영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참여해야 한다.참여하다보면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여성고용 할당제를 20∼30%이상 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놀리지 마시고 대통령 시켜주면 하겠다.정계 관계에서 여성의 특성을 보급했으면 한다. ▷통일·외교·안보분야◁ ­일본의 직선기선 문제와 관련해 한일어업협상 과정에서 독도영유권 문제와 부딛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독도는 우리의 영토다.처음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오염 물질이 국내로 날아와 환경문제 발생하지만 대책도 없다. ▲봄 되면 황사 날아와 안질을 유발하곤 한다.양국간 합의하에 합리적으로 줄여야 한다.본격적으로 중국정부와 협력해서 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 ­황씨는 5,6분내 서울 초토화 계획을 얘기 했는데,우리 방어 능력 어찌 보나. ▲황씨가 말 안해도 그런 가능성은 우리가 다 알고 있다.북에서 미사일 쏘면 서울 불바다 된다.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용이하게 하지 못할만큼 나라도 컸고 군대도 강하다.간단하게 도발할 수 있는 약체의 우리나라가 아니다.유형무형의 억지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과학·기술◁ ­경주 경마장건설 등 문화유산보호와 지역개발이 상충되는 일이 많은데. ▲문화를 훼손하지 않고 후손에게 넘길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제2의 도약에 필요한 과학기술 진흥책은. ▲대통령 인식에 달려 있다.현 정부는 개각 있을 때마다 과학기술처장관을 경질했다.대전의 과학자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있다.기초과학은 정부,기술발전은 기업,창조적인 것은 대학이 맡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 결정 지연으로 준비가 안되고 있다.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개최한 이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위정자들이 관심이 없다.신경을 써야 한다. ­골프를 계속 해도 괜찮은가. ▲자유민주 국가다.자기 분수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다.일에 지장이 없고,자기 시간 즐기는 것 자유다. □기조연설 요지 3대 재벌말고는 어떤 큰 기업의진성어음이라도 은행들이 할인을 꺼리고 있다.개혁이니 사정이니 하면서 경제를 마구잡이로 다뤄 경제가 부서진 것이다.경제뿐만 아니다.정치가 없으며,국가안보가 허물어졌다.사회도덕이 무너졌으며 남북관계가 단절됐다. 새로운 백년,새로운 천년을 열어갈 중요한 시점이다.2005년까지 이룩해야할 3대 국가의제를 제시한다.첫째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해 G­7 그룹에 합류하는 경제대국을 건설해야 한다.둘째 교육,문화,복지,환경 등 삶의 질을 세계 15위권으로 끌어 올려 일류국에 진입해야 한다.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성취해야 한다. 이 중대한 신세기 한국의 미래건설을 책임지겠다.이를 위해 용서 화합 참여의 통합정치를 펴고,내각제를 실현해 국민의,국민을 위한 의회민주주의를 하겠다.
  • 5년만에 국립현대미술관장 물러난 임영방씨

    ◎“볼거리 제공이 미술관 참기능”/95년 파격적 민중미술전 개최… 대중화에 앞장/“직제개편 등 할 일 많은데 떠나 마음 무거워” 지난 5년간 ‘미술관의 대중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어왔던 임영방 관장(68).지난달 말 문화체육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영국으로 떠날 채비중인 그를 만났다.런던대학의 미술사연구소로부터 초빙교수로 초청돼 오는 9월초부터 1년간 강의를 하게 되는데 8월1일 출국할 예정이다. “시원섭섭합니다.그동안 미술관 분위기를 바꿔 놓으려고 이것저것 손을 대봤는데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너무 많아 떠나면서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지난 92년 이경성 관장의 뒤를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수장이 된 임관장은 무엇보다도 미술관이 일반인과 동떨어진 귄위적인 분위기를 지워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춰 여러가지 구경거리를 제공하며 관람객 모으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자기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는 강직하고 직선적인 성격 탓에 일부 미술인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 완고한 주장이 낳은 결실이 적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학예연구실의 기능 활성화가 그렇고 해외전시 유치때 작품 대여료 등 경비를 명문화해 올해부터 예산에 책정시킨 점이 그것이다.국립미술관으로선 매우 파격적으로 대규모 민중미술전을 기획,성사(1995년)시킨 것도 임관장이 아니면 감히 엄두를 못낼 일이었다.취임 다음해에 유치했던 뉴욕 휘트니미술관의 휘트니비엔날레를 비롯,잇따라 들여온 프랑스의 세자르전·독일 알프레드 뒤러판화전 등은 외국에서도 쉽사리 시도할 수 없는 굵직한 전시들로 기록됐다. “현재 미술관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직제의 구조적인 개편이라고 봅니다.관장부터 문체부의 다른 산하단체와 비교해볼때 동등한 직급에서 처져있어 해외기관·단체 섭외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무엇보다도 학예실은 연구직책,전시과는 기획실행 담당부서로 명문화돼 있어 손발이 맞지 않는 것입니다.미술관은 전시기획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학예연구실의 고유기능을 배제한 직제는 모순이라고 봅니다” 임관장은 특히 미술관의 문제점을 직원들은 잘 알고 있지만 문체부 본부 관리들이나 작가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개탄하면서 전문가 기용을 통한 내실화와 작가 등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계획은 초빙교수 기간이 끝난 뒤 결정할 생각입니다.일단 영국 생활중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인본주의 사상’과 ‘미술에 있어서의 고전과 바로크’ 등 쓰다만 책들을 완성해 볼 계획입니다” 인천태생인 임관장은 파리대·대학원에서 철학·미술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프랑스통.지난 66년부터 서울대 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92년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을 맡았다.
  • 중고차 보상제“득이냐 실이냐”/대우자 새판매방식 싸고‘티격태격’

    ◎경쟁업체 “11.7% 금리로 할부판매격”/대우 “20개월이상 무이자효과” 반박 대우자동차가 새로 도입한 획기적인 자동차 판매방식이 경쟁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이 판매방식의 요체는 차값의 60%를 3년동안 할부로 내고 3년뒤 차를 반납하는 것.60%에 대해서는 13.8%의 금리를 적용하고 40%는 그 10%의 보증금과 9%의 이자만 내면 된다.신문 보도와 광고가 나간 1일 대우자동차 본사와 영업소에는 문의전화가 폭주했다.대우는 이 판매제도의 시행으로 판매량이 30∼50% 늘 것이라고 자신한다. 경쟁업체에서는 이 판매방식이 11.7% 정도의 금리로 차를 할부판매하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이는 6∼8%의 금리로 할부판매하는 현대나 기아자동차의 조건보다도 불리하다는 것.또 3년후 중고차 가격이 차값의 40%를 넘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 지와 40%를 완전히 보장해 줄 것인 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대우 측은 이에 대해 이번 제도는 할부금리 11.7%보다 훨씬 나은 조건이라고 강조한다.무엇보다 대우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13.8%의 할부 금리를 고수하고 있으므로 낮은 금리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와 기아와 비교하면 안된다고 주장한다.또 3년후 중고차 시세가 자동차 값의 40% 이상일 경우에는 고객이 직접 중고차 시장에 팔아도 무방하다고 반박했다.현재 3년된 대우차의 중고차 시세는 새차값의 35% 정도이므로 40%보다 낮다고 설명했다.물론 사고가 났거나 훼손된 차는 40%를 전액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대우측은 “따라서 이것저것 다 따지면 20개월 이상의 무이자 할부판매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제도로 대우측의 금융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매월 회수되는 할부금이 40%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자동차의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늘어나는 금융비용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대우측은 보고 있다.
  • 상상의 세계/프리먼 다이슨(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차세대 과학은 「기구의 혁명」 유력/뇌·유전자관련 엄청난 진보… 「인간」개념 급변 한 세기,더 나아가 천년(밀레니엄)이 새로 시작되는 2000년을 눈 앞에 두고 당연히 세계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유행하고 있다.대개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은 현재의 무거운 문제와 씨름할 때처럼 끙끙대지 않고 한달음에 앞 창을 열어제쳐 저멀리까지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그러나 간혹 너무 가벼워 무책임해 보일 수도 있다. 아이슈타인 박사와의 인연으로 유명한 미 프린스턴대 물리학과에 오래 재직하다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는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 박사의 「상상의 세계」는 길지 않은 분량(216쪽)에 포커스가 뚜렷하다.미래,상상이란 말이 들어가는 많은 책들처럼 이것저것을 마구 집어넣는 잡탕식이 아니라 과학,인간,미래를 보는 자신의 독특한 눈을 끝까지 유지하고 있다.다이슨 박사가 볼때 앞으로 과학은 과거와는 달리 개념의 혁명 보다는 어떤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기구의 혁명을 통해 전진할 공산이 크다. 물리학자인 그는 『21세기의 주축 과학은 생물학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특히 생물학 지식 가운데 유전자와 뇌 부문에 엄청난 진보가 이뤄여져 인류의 일상적인 삶 뿐아니라 「인간」의 의미가 크게 확장,변화하게 된다. 유전자 공학 부문에서 세포핵에 든 유전자 코드를 그대로 해독해 읽어내는 슈퍼 현미경적 기구가 고안된다.현재는 화학적 방법으로 시간당 수백개 유전인자 해독에 그치고 있지만 이것이 중간과정 없이 직접 디지탈정보로 기록되는 물리학적 방법으로 바꿔지면 초당 백개 속도로 해독된다는 것이다.그래서 다이슨 박사는 주저없이 『과학 혁명을 꿈꾸는 젊은이라면 이 기구 발명에 운을 걸어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을 비롯해 수많은 생명체의 유전자 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독해낸다 해도 유전자 인위조작의 유전자 공학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간단한 알이나 씨앗에서 생명체가 각각의 고유한 형상으로 성장해나가는 데는 DNA코드화란 「첫 점프」에 이어 「여기에 눈이 자라라」라는 식의 「두번째 점프」의 유전자 초언어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그리고 첫번째 DNA해독 정보에서 이 두번째 초언어를 끄집어낼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면 『한적한 항구 앞의 상점에서 컴퓨터프로그램으로 배를 디자인할 수 있듯 집에서 맘에 맞는 개나 고양이를 디자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한 걸음 나가면 살아있는 애완용 공룡을 만들어낼수 있다.여기서 더 나가면? 천재 갓난애기,즉 슈퍼차일드를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이 일테지만 언제나 그랬듯 장기적으로 기술이 이기게 된다. 뇌생리학과 관련해 저자는 「무선 텔레파시」란 용어를 선보이는데 한마디로 우리의 뇌속에 무선전화를 심어 이심전심으로 정신감응,교감한다는 것.『신경중추 시스템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를 알아내개 되면 뇌의 전자적 신호체계를 공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외과수술로 뇌에다 미세한 수신 마이크로칩을 심거나 여러 동물에 존재하는 전자적 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이렇게 되면 같은 수신기를 뇌에 이식한 집단의 상호이해가 본능적으로 이뤄져 현재의 갈등,오해 그리고 분쟁이 대폭 축소된다는 것이다. 수십억년 전에 생명체가 태어났고 백만년 전에 인간이 출현한 과거와 관련지어 다이슨 박사는 백년,천년,백만년,영원에 이르는 인류의 미래를 과학적이자 철학적인 시선으로 조망한다.아까 말한 DNA배열의 물리학적 해독은 10년에서 20년사이에 성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1세기 첫 50년간에는 현재의 석유,컴퓨터,생화학 등 중추 공학과 유전자공학,인공지능 등 새 멤버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며 100년뒤 무렵에는 유전자공학,인공지능이 성숙단계에 이르면서 무선 텔레파시가 이들을 대체할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간안에 달이나 소혹성에 인류정착촌이 건설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1천년뒤인 3000년 경에는 우리 인류의 후예는 태양계 전역으로 확산,분산된다.인구나 거주지나 자원 모두 지금보다 5억배 정도로 커지게 되는데 언어,문화,종교 현상에선 아직 인간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겠지만 생물종으로선 전문화가 이뤄져 우리 인간은 많은 변종으로 다기해진다.1만년이 지나면 과학은 존재의 의의가 별로고 대신 죽음과 영생,현실성과 정신적온전함 등이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인식되는 철학의 시기가 된다는 것이다. 거대한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개인의 취미와 재미에서 비행기 같은 기계,공학이 성취되었다는 말로 시작한 이 책은 끝무렵 10만년,1백만년뒤의 인류,우주의 모습과 그 의미를 시적으로 예측한다.무엇보다 지금 현재의 인간과 그 사회가 고정,불변의 완성품이 아니라 무한한 변화와 진보의 한 대상이라는 것을 강하게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원제 「Imagined Worlds」 하버드대 출판부 발행.216쪽.22달러.
  • 1센트짜리 동전과 미국 물가/양해영 논설위원(서울논단)

    얼마전 부동의 코카콜라를 누르고 상표인지도에서 세계1위를 차지한 맥도널드 햄버거에 관한 얘기는 많다. 수표나 각종 카드에 의해 거의 모든 상거래가 이뤄지는 미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현금에 의해서만 거래되는 상품이 맥도널드 햄버거다. 맥도널드에서 판매되는 패스트푸드는 수십종에 이르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이 빅맥이다. 전세계에 체인점이 퍼져있고 거의 모든 세계인이 즐기는 식품인지라 영국의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오래전부터 빅맥 가격 하나만으로 각국의 물가수준을 비교하는 빅맥지수까지 내놓고 있다. 생활비다,소비자물가지수다,이것저것 복잡하게 따질것 없이 전세계적으로 표준화된 빅맥값만을 비교하면 한나라의 물가수준을 일목요연하게 알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빅맥지수를 기준으로 할때 선진국은 물론이고 한국 등 아시아국가,일부 후진국 등에 비해 미국이 가장 낮은 물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빅맥지수」로 각국 물가가늠 이 빅맥은 미국의 물가안정에도 적지않게 기여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미국 각 주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대다수 주의 빅맥값은 1개당 1달러99센트다. 지난 74년에 69센트였으니까 지금 가격은 23년동안 약 3배가 오른 것이다.많은 미국인들은 빅맥을 살때 페니라고 하는 1센트짜리 동전을 수북히 내놓곤 한다. 1페니는 한국돈으로 친다면 9원꼴인데 경제규모로 따진다면 단 1원의 가치도 안된다. 이 페니가 처음 등장한 것이 1792년이니까 2백년 이상의 유통역사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1원짜리 수명이 몇년을 지탱했는지를 생각지 않을수 없다.지금은 10원짜리 동전마저 모자라 희귀품이 돼있어 언제 그 수명을 마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거의 모든 미국의 상품가격은 몇달러짜리 채소는 물론이고 몇천달러가는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센트단위까지 표시되어 있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 빅맥처럼 1.99달러라든가 또는 2천9백95.97달러라든가 하는 식이다. 한국에서처럼 9만원,5천원 하는 상품가격 표시는 찾아볼 수 없다. 어느쪽의 가격표시가 잘 되어 있고 못되어 있는지의 판단보다 그만큼 화폐단위를 십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상품가격표시의 관행이 페니의 역사를 2백년이상 유지시키고 그래서 그것이 물가를 안정시킬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가격표시단위가 10원단위는 고사하고 1백원 단위도 없다.그래서 5천원하던 상품이 올랐다하면 6천원이고 2만원짜리는 2만2천원이나 2만5천원이 된다. 가격구조에 있어서 정교성이 없고 구체적인 상승이유가 상실되어 있다는 명백한 증거일 것이다. 올해도 예외없이 물가안정이 정부경제정책의 맨 위에 올라있다.물가안정이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올라 있는지가 벌써 30년도 넘었다. 지난해에도 물가상승률이 정부의 목표선상에 머물러 있고 이정도의 물가수준유지가 그러한 정책의지 덕인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물가가 너무 오른다고 불만이고 정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로 물가안정을 꼽고 있다. 국민들의 이러한 불만은 물가상승속도가 지수와는 관계없이 지나치게 빠르고 물가장래도 불안하다는 의견의 표시일 것이다. 80년대 초반 미국물가가 10%대에 있을때 미국인의 82%가 국가정책의 가장중요한 목표가 인플레억제에 두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갤럽조사는 밝힌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율이 1∼3%대인 지금 그 응답비율은 10%도 안된다.미국의 물가가 그만큼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실제물가보다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또 물가상승률이 지금보다 더 낮아져서는 성장이나 고용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보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이사회의장 같은 사람이 그런 부류다. 부러운 물가수준이 아닐수 없다. 지난해 우리가 OECD에 가입할 때 정부는 선진국으로부터 고급정보를 얻고 선진화된 정책수단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입의 중요한 이유로 내세웠다. 그 정보란 몇몇 경제관료나 학자들의 지식놀음을 위해 이용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국민생활편익에 활용해야 진정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물가정책이 30년동안 펴온 구태를 벗는데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정책 구태서 벗어나야 걸핏하면 투기조사반 구성이고 세무조사고,무제한 방출이거나 긴급수입하는 식으로 잡힐 물가가 아니다.과거식으로 한다면 30년이 아니라 100년을 물가우선정책을 편다해도 국민들은 물가우려에서 해방될 수 없을 것이다. 소비자나 상인들도 그렇다.불만자체가 물가를 안정시킬수는 없다.빅맥에서처럼 미국의 소비자에서 보는것처럼 10원짜리 하나를 소중히 여기고 간수하고 지출하는 관행이 서지 않는다면 물가는 결코 안정될 수 없을 것이다.
  • 운명과 행복/양태진 영토문제연구가(굄돌)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그런데 그 행복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찾으려는데 불행이 뒤따른다.옛날 어느 임금이 자기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이 세상에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그래서 신하에게 동갑내기를 찾아 보도록 하였다. 대궐로 들어온 동갑내기는 벌을 치며 살아가는 미천한 백성이었다.이것저것 물어보니 불쌍하기 이를 데 없었다.그런데 그자의 태도가 조금도 구김살 없이 당당하고 비굴한 곳이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그래 『지금의 생활이 만족한가』물었더니 『그러하오이다』하는 것이었다.『빨리 돌아가서 벌을 돌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벌통이 얼마나 되는가 물었더니 13통이라 하였다.짐이 다스리는 성이 13이니 숫자는 같구나 하면서 대궐에 함께 머물러 살기를 권했다.그랬더니 『벌통 하나에 여왕벌 하나씩 있습니다.저도 13통의 여왕벌을 통할해야 하는 몸이오니 통촉하옵소서』하고 물러가기를 청하였다.또 다른 동갑내기를 찾아 보도록 하니 이번에는 남루하기 이를데 없는 거지가 나타났다.지금의 생활이 어떤가 물으니 『저는 밤마다 천자가 되어 온갖 영화를 다 누리고 삽니다.그러니 밤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살고 있습니다.임금께서는 낮으로 영화를 누리고 저는 밤으로 영화를 누리니 저 또한 임금님이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조선조 성종 임금도 꼭 같은 생각을 했던지 어느날 일관을 시켜 사주가 같은 자를 찾아오도록 하였더니 한 여인이 나타났다.과거사를 물으니 종의 신분으로 있다가 속량되었다고 하는데 그 때가 성종이 즉위한 시점과 같았다.남편이 있느냐 하니 죽었다고 하는데 그 시각이 왕비가 승하하던 시간과 딱 맞아 떨어졌다.하도 이상해 여인에게 후궁이 여러 있는데 너 또한 후궁이 되면 어떻겠느냐 하니 천인은 본래 성품이 번화한 것을 좋아해 그 옛날 무후가 남첩 여럿을 두듯이 현재 13명의 남첩이 있아와 즐겁게 사오니 가당치 않습니다 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행복은 부귀영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곧 바로 우리들 마음 속에 있으며 불행은 그 원인이 욕심을 부리는데 있다 하겠다.
  • “문화유산 훼손은 「역사파괴」 행위”/문화재 관련 전문가 정담

    ◎무분별한 발굴로 매장문화재 손상 안타까워/소중함 알리는것부터 시작… 알고 찾고 가꾸자 □참석자 ·한병삼 문화유산의해 조직위 집행위원장 ·임효재 서울대 고곡미술사학과 교수 ·조유전 국립민속박물관장 97년은 정부가 정한 「문화유산의 해」.연극 책 미술 국악 문학의 해에 이어 정해진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올해에는 문화유산을 보존·전승하려는 각계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할 전망이다.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회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며 민간단체들의 문화보존 노력도 한층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조상의 얼이 담긴 살아있는 역사이자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근거가 되는 문화유산.서울신문은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우리 문화유산을 어떻게 가꾸고 발전적으로 계승시켜나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신년정담을 마련했다.한병삼 문화유산의 해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임효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조유전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한위원장=정부가 올해를 특별히 문화유산의 해로 정한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은 있지만 반가운 일입니다.그동안 우리는 개발논리에 밀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국민의 문화유산 의식이랄까 문화재감각은 우려할만한 수준이에요.지난해 터져나온 가짜 거북선총통사건은 그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일깨우는데 문화유산의 해 지정의 1차적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임교수=우리 사회가 그동안 정치우선주의에 경도돼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게 사실입니다.올해를 문화유산의 해로 지정한 것은 문화가 더이상 문화외적인 것에 좌우되거나 뒷방신세로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행사의 내실이 중요 ▲조관장=민족문화의 창달없이는 지구촌시대 총체적인 경쟁력을 지닌 국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다가오는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것은 문화,그중에서도 특히 전통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해요. ▲한위원장=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특히 안타까운 것은 우리 문화재가 「건설논리」에 압도당해 무차별 훼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환경영향평가제의 한 항목으로 들어가 있는 문화재 평가부분을 독립시켜 전문화할 필요가 있습니다.또 토지공사 같은 기관에 공신력있는 「매장문화재연구센터」(가칭) 등 자체 발굴팀을 두는 것도 문화재보존과 예산절감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만 합니다.최소한 불도저 굉음을 들으면서 문화재를 발굴하는 해프닝은 더 이상 없어야죠. ▲조관장=문화유산의 개념을 살펴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국보·보물 등의 문화유산은 요컨대 문헌으로 기록되지 않은 「겨레의 발자취로서의 역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행위는 곧 역사를 파괴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한위원장=저는 개인적으로 보물이란 명칭에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왠지 골동같은 냄새가 나거던요.아울러 우리의 국보심의도 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예컨대 회화작품을 국보로 올릴때 미술관계자들만의 의견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관계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해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일본 국보심의위원회의 경우를 참고로 삼을만 합니다. ▲임교수=보물 가운데 명실공히 세계적인 대표성을 지닌 것을 국보라고 지칭할때,그 선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미국에서는 물건 자체에 국보라는 말은 쓰지않아요.대신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합니다. ▲한위원장=문화유산의 해를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호만의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내실을 다지는게 중요합니다.잡화점식으로 이것저것 사업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부터 이뤄져야죠.우리의 피상적인 문화재교육은 그런 점에서 재검토돼야 합니다.한때 시행되다가 유명무실해진 「문화재 명예관리인」제도를 새롭게 부활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임교수=우리도 이제 선진외국처럼 박물관을 핵심적인 사회교육기관으로 활용해야 합니다.미국의 박물관은 교육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박물관을 각급학교의 커리큘럼과 연계해 문화의 산 교육장(장)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위원장=멕시코인들이 세계에 자랑하는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보세요.멕시코 정부는 박물관 설립당시 노른자위땅을 골라 페드로 라밀레스 바스케스라는 한 천재 건축가로 하여금 재량껏 설계토록 했습니다.그만큼 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고했던 거죠.그런 마음자세가 내면화될 때 우리의 문화도 제자리를 찾아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우리 문화유산을 온전히 보존하고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문화관련 제도와 법령을 개선하는 등 보다 획기적인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신라 천년고도 경주를 가보면 마치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분당 신도시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고도(고도)풍치법」같은 것이라도 있어 엄격히 적용했다면 그렇게 일그러진 모습은 안됐을 것입니다.일본 교토(경도)는 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록돼 있습니다.또 이탈리아는 로마시와 별개의 신도시를 마련해 개발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어요.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문화를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발상의 대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발상의 대전환 시급 ▲임교수=되돌아보건대 암사동 신석기 유적발굴과 그 이후의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자신의 동네에 유적이 있기 때문에 대대손손 유·무형의 혜택을 입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개발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인근에 상권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의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조관장=무분별한 발굴과 비전문적인 처리로 손상되는 매장문화재들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우리 문화유산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신도시 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임교수=전국에 흩어져 있는 유·무형의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화재관리국을 외청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전문인력 특히 기술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입니다.일본 다카마쓰(고송)고분엔 1년 내내 전문가가 주재하다시피하고 있습니다.보존상태를 일상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지요.이에 비해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의 문화재로 지정된 불국사 석굴암의 관리실태는 어떻습니까.로마의 문화재센터처럼 고도의 전문 기술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일이 긴요합니다. ▲한위원장=문화재관리국을 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 문화재관리국의 숙원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중요한 것은 기구의 몸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개발논리 이제 그만 ▲조관장=전문인력의 확보는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작은 정부」의 기치와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박물관 등에 큐레이터나 보조큐레이터 양성과정을 둬 자격취득후 임의봉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합니다. ▲한위원장=외국의 경우 특정목적을 위해 설정된 해에는 제도의 미비점을 개선하거나 발전기금을 마련하는 등 근본문제를 해결하는데 행사의 초점을 맞추는게 통례입니다.올해는 「문화유산 알고 찾고 가꾸기」를 위해 마련한 연중계획이 정부의 지속적인 예산사업으로 정착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임교수=문화유산의 해의 본질이 일과성·전시용 행사로 변질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해외에 나가있는 6만여점에 이르는 우리 문화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도 한번 따져볼만 합니다. ▲조관장=해외에 흩어져있는 우리 문화재는 우리가 되찾아 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외국 박물관의 한국관 등에 수용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차선책으로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한위원장=동감입니다.『모자라는 것이 있으면 우리가 줘서라도 해외 박물관 등에 우리 방을 만들자』고 했던 고 김원용 박사의 말이 생각나는군요.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제화·세계화 시대를 맞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감성적으로 알리는데만 힘을 쏟기 보다는 독창성을 평가받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관장=그렇습니다.우리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독특한 표현법과 원리에 외국인들이 얼마나 진지한 호기심을 보이는가만 봐도 문화의 세계성은 바로 독창적인데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한위원장=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작업이 정부차원의 관심만으로는 제대로이뤄질수 없습니다.국민 모두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지켜나갈때 올해 문화유산의 해는 소담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저무는 ’96년… 「은혜」를 생각하자(박갑천 칼럼)

    일은 잔뜩 벌여놓은채 마무리짓진 못한 경우들이 많다.그건 남에게 되통스런 모습만 보일뿐이다.시작하다가 흐지부지 도깨비꼴이 된다면 옛시조마따나 『가다가 중지 곧하면 아니감만 못하다』.이런 경우를 일러 『소인은 시작은 있되 끝이 없다』(소인유시무종:「진서」)면서 옛사람들도 경계했다.그게 자발없어 뵌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걸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용두사미)라 했다.이말은 「벽암집」의 진존자 얘기에서 나왔다.그는 깊은 경지에 이른 고승이었다.어느날 한스님을 만나 말을 주고받는데 상대가 갑자기 『에잇!』하고 소리친다.네뚜리로 여기는구나 싶어 움츠렸다가 고개를 드니 또 『에잇!』.진존자 눈에는 그가 제법 도를 깨친듯하고는 있지만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일 것 같은 앙달머리로 비쳤다.그래서 땀직하게 나무란다.『그대는 에잇에잇 하면서 위세는 좋지만 그다음엔 무엇으로 마무리지으려는고』 상대방은 자기 엄펑소니 속셈이 드러난걸 알고서 뱀의 꼬리를 내보이고 말았다는 것이다.알맹이가 따르지 못하는 시작은 위세가 좋다해도 마침내 되양되양해 뵐뿐이다.그러느니 차라리 뱀의머리로 시작했다 뱀의 머리로 마무리짓는 한결같음이 얼마나 더 바람직스러운가. 『세상사람들이 일을 해나가면서 거의 이루어내다가 실패하거니와 나중 삼가기를 처음과같이 한다면(신종여시) 실패가 없을 것이다』.「노자」(64장)에 나오는 이 「신종여시」는 「서경」(태갑하편)에도 보인다.용두사미됨을 경계하는 가르침이다.새해의 의욕찬 계획을 탓함이 아니다.그자세를 끝까지 이어나가라는 뜻.그러나 사람들은 한해를 보내면서 새해아침 생각을 뒷갈망 못했다는 회한에 젖으며 살아온다. 설사 이것저것 아쉬움이 남는다 하더라도 베풂받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만은 느끼면서 이해를 넘겼으면 한다.「한비자」(열림하편)의 말을 떠올린다.『…주주라는 새는 머리가 무겁고 꽁지는 굽어있어 강물을 마시려면 고꾸라진다.그래서 다른 새가 그 날개를 물어주고 있어야만 물을 마실수 있다』.그것이다. 『굴껍질 하나만 먹어도 동정호 잊지 않는다』지 않았던가.주주는 날개 물어준 새의 은혜를 잊지않아야한다.하물며 사람이겠는가. 이해에 가버린 어른 친지들을 떠올리며 서산마루를 지켜본다.누구나 가는 길이어니….고개숙인다.〈칼럼니스트〉
  • 건전한 문화 상품 만들자/공유식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그동안 우리보다 한발 앞선 나라들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이것저것 열심히 흉내내다 보니 어느새 일상생활에서 조차 고유한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왜래적 양식과 문화의 침투가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잘못된 흉내내기의 결과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런 와중에서 먹고 마시는 것에 관한 한 마지막 남은 민족정신의 상징처럼 강한 국수주의적 집착이 발동한다.초청을 받아 서울에 온 외국인이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두가지 의례적 절차가 있다.하나는 적어도 한번쯤은 한국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공포의 술좌석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질릴만큼 근사하게 차린 한국식당에서 매운 김치를 시식하도록 권유받는다.그 매운 김치를 먹고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면 초청자에게 친근감을 선사하는 것이고 얼굴을 찌푸릴라 치면 그것은 그것대로 초청자의 새디스트적 즐거움을 충족시킨다. 그 첫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면 온갖 신기한 주법이 동원되어 주거니 받거니 죽도록 마셔대는 술좌석에서 또한번의 시련을 겪게 된다. 분명히 세계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한 마당이 되어가고 있다.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어쩔수 없이 외국의 생활양식들을 이해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동시에 우리의 고유의 것을 갈고 닦아 보존해야 하는 힘겨운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피와 땀의 결실로 우리경제는 다른 나라가 흉내낼 만한 수준에 올라있다.이제 다음의 작업은 다른 나라가 흉내낼 만한 문화적 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다.그러나 스스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먹고 마시는 문화는 결코 아니며 더욱이 문화의 전파가 강제보다는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인성교육 절실하다”고는 했지만(박갑천 칼럼)

    한 보험회사가 중학교 선생님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결과가 알려진다.그 가운데 『요즘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은?』이 끼인다.47.8%가 『인성교육』을 들어 으뜸자리를 차지했다.중학교 선생님들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성교육은 잘 되고 있는 것일까.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않을 듯하다.인성은 날로 배뚤어져 가고만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인성교육은 왜 안되고 먹혀들지 않는 것일까.그 알짬을 바로 짚어야겠다. 무엇보다도 환경이 문제다.잘못된 환경에서는 「공자말씀」도 마이동풍이 될밖에 없다.맹자어머니가 왜 세번이나 이사하면서 맹모삼천지교(맹모삼천지교)의 일화를 오늘에 남기는가.맹자가 송나라대부 대불승에게 한 얘기도 그것이다(「맹자」등문공하편).초나라사람이 자기 아들에게 제나라말을 가르치고자 제나라사람을 스승으로 모신다 치자.제나라사람이 아무리 가르쳐도 초나라사람들이 주변에서 다떠윈다면 교육이 제대로 될리 없다.그러나 그 아들을 제나라 번화가인 장이나 악에 데려다놓으면 초나라말을 쓰라고 잡도리해도 제나라말을 쓰게 된다는 환경중시 비유법이었다. 환경만이 아니다.인성교육에서 중요한건 본보임이다.스스로는 무람없고 사막스레 구는 어른이 입으로만 공자왈 맹자왈 한대서 먹혀들겠는가.효도만 해도 내가 내 어버이께 하는걸 내자식들이 보면서 배우는 법이다.나는 볼강스러우면서 내 자식의 효도를 기대할 일이겠는가. 공자의 제자 가운데서도 덕행으로 이름높은 증자가 병들자 제자들을 불러놓고 말한다.『내 발을 보아라,내 손을 보아라』(「논어」태백편).몸의 털하나에서 살갗에 이르기까지 어버이에게서 받았으니 그를 다치지 않는게 효의 시작이라는게 「효경」의 가르침이다.그러니까 증자가 내 손발을 보라고 한것은 몸에 상처하나 내지않고 죽음에 이르렀다는 본보임 그것이었다. 이렇다 할때 오늘의 어른사회가 청소년들에게 펼쳐보이는 환경은 어떤 것인가.또 어버이나 어른들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절실한」 인성교육이 잘 안되는 까닭을 알것만 같다.『…네가 입버릇처럼 삼강오륜을 떠들어봤자 길거리에 뻔뻔스럽게 쏘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글깨나 안다는 양반들이다.이들은 갖은 수단으로 나쁜 짓들을 하면서 도무지 고치질 못한다…』.박연암의 「호질」에 보이는 호랑이의 꾸짖음이다.이런 「양반」이 득시글대는 환경에서 인성교육이란 건 아득해 보이기만 하는구나.
  • 8월 남산의 일본인들/안병준 특집기획부장(서울논단)

    애국가 2절의 「남산」은 우리의 기상을 상징한다.그래서 남산은 비단 서울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봄 여름 가을 겨울 많은 사람들이 남산을 찾는다.외국인들에게도 남산은 주요 관광코스의 하나이다.남산에는 서울시가 지난 94년 복원한 봉화대를 비롯해 많은 유적과 기념관들이 산재해있다. 광복51주년을 맞는 1996년8월의 남산.안중근의사기념관과 서울시과학교육원 사이 주차장에 대형 관광버스들이 거의 시간대별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쏟아놓고 있다.그들의 계층은 다양해 보인다.초등학생들도 있다.그들은 각본을 짠듯이 식물원을 배경으로 ○○견학단이라는 플래카드를 앞에 들고 사진을 찍는다.그리고 삼삼오오 흩어져 이것저것을 구경한다.꼼꼼한 국민성답게 대부분 열심히 기록을 한다.식물원은 일제 때 신사가 있던 자리이다. 남산으로 피서를 온 한국인들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낮소주를 마시며 담소를 한다.그들의 대화는 광범위하다.제6차 범청학련통일대축전을 둘러싼 경찰과 학생들의 충돌,97년 대권을 향한 정치권의 혼전,8·8개각에서의 국방장관 유임,공권력을 무시한 강력범죄의 잇단 발생,경제난과 무역수지적자,곰발바닥을 찾는 한국인관광객의 추태,사치와 과소비풍조 등등.어떤 사람들은 라면박스를 펴고 낮잠을 잔다.평화롭다.담론과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그들 사이로 조깅을 좋아하는 미국인 세명이 땀을 흘리며 지나친다.무표정한 얼굴로 한국인들을 내려다 보며.미국인들은 아마 휴일을 맞은 미8군 병사들이었으리라.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일본인들은 91년 이래 꾸준히 증가,지난 5년간 7백68만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열린 세계화(Globalization)시대에 이들 모두가 물론 정탐원은 아니겠으나,우리는 지난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조선은 세종 때 신숙주가 일본을 방문한 이후 무려 134년동안 일본을 가지 않았다.그에 반해 일본은 임진왜란 1년전인 1591년만 해도 이런저런 신분으로 무려 5천명을 보내 조선을 정탐케 했다. 일본은 항상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민족으로 유명하다.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군사력은 올4월 미국과 일본이 신안보선언을 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 분명하다.한양대 김경민 교수는 최근 일본의 군사력을 분석한 논문에서 『일본은 적의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폭격기와 실전에서 F­15 및 F­16이 대항하기 어려운 F­2전투기는 물론,세계 정상급의 구축함과 잠수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일본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언제든 우수한 기술력으로 핵무기는 물론 첨단무기를 대량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일본 보수우익의 대표적 인물인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의 3당 연립정권을 출범시킨 이래 계속되고 있는 일본각료들의 신사참배와 망언도 우리가 유념해야할 부분들이다.그들은 「치고 빠지는」 전략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안중근의사기념관측에 따르면 지난 7월 일본사회당 간사장 사토 간즈 등 참의원일행 9명을 비롯,한해 9천명 정도의 일본인들이 꼭 안의사기념관을 찾았다.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잘 찾지도 않는 이곳을 왜 그들이 열성적으로 오는가.그들의 영웅 이토 히로부미를쏴죽인 안의사 영정 앞에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한 것일까.또 무엇을 기원했을까. 8월의 남산은 우리들에게 「대비」를 요구하고 있다.그런데 우리네는 뭔가 빈수레처럼 시끄럽기만 하다.낮소주로 시끌버끌 결론없는 담론만 나누는 한국인들 너머 서울하늘이 뿌옇다.
  • 딸의 아르바이트/노희상 다물민족연구소 이사(굄돌)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 4학년인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다.그러나 가장 만만했던 과외지도도 수능세대가 아니라서 이제는 여의치 않다며 입이 부어 있다.예비고사를 마지막으로 치른 학번이라 1년 사이에 과외전선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방학시작 며칠이 지난 어느날 지도교수가 부르신다며 학교에 갔다오더니 잔뜩 일거리만 맡았다고 투덜거렸다.8월 말에 정년퇴임을 하시는 교수님이 방을 정리하는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노라는 것이었다.학기 초부터 무시로 불러 이것저것 일을 시키셨고,또 그때마다 눈썰미 있게 일을 도와드렸던 관계로 아마 맘에 드셨던가 보았다.그러나 조교도 아닌 학생에게 일을 시키시곤 미안했던지 한가지 일을 끝낼 때마다 저녁을 사먹이거나 책을 선물하거나 혹은 당신이 아끼시는 물건들을 딸에게 주어 보내곤 했다.참 고마운 교수님이요,아름다운 사제지간이라고 생각해오던 우리 부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달랐다.가을에 유학을 준비중인 아이로서는 제딴에 한푼이라도 버는 일이 급했던 모양이다.이삿짐싸기가 얼마나 고된 일인데 왜 하필 나를 시키시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이었다.평소에 교수를 깍듯이 모셔오던 아이였는데 벌써 돈에 물이 들었나 좀 씁쓰레한 기분을 누르며 『돈 몇푼 버는 것보다 네가 앞으로 학문의 세계에 들어가든 직장생활을 하든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타일렀다.딸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일주일 가량을 다니며 교수님과 함께 이얘기 저얘기를 나누면서 차근차근 짐을 꾸려 이사를 끝냈다.처음의 불평과는 달리 딸애는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짐을 옮긴 다음날 교수님이 또 부르신다며 갔다 온 아이의 손에는 중국돈 8백위안이 들려 있었다.유학가서 북경에 도착하면 소용될 것이니 받아두라며 주시더란다.우리 부부와 딸은 교수님의 자상한 마음씨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 한화유통 남자사원 「간 큰 남자」 설문조사

    ◎30대 남편 대부분 “기죽어 산다”/68% 아내 묻는말에 「왜」라고 못해/휴일에 외식하자면 60%가 응해 우리나라 30대 남편의 대부분(79%)은 아내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정도는 기억한다. 신혼이 아니라도 35%가 아내의 속옷을 직접 사주며,휴일에는 피곤하더라도 60%는 아내가 외식을 하자면 군소리 없이 응한다. 한화유통은 최근 30대 남자사원 1백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간 큰 남자들의 가정생활은?」을 통해 「간 큰 남편은 소수」라는 결론을 내렸다.누워서 아내에게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키던 남편은 구시대인물로 사라지는 중이다. 68%는 아내가 묻는 말에 『왜』라는 말꼬리를 달지 못한다.술을 마시고 밤늦게 귀가해 아내에게 밥을 달라는 남편은 57%,아내와 같이 TV를 보면서 여자배우를 보고 예쁘다고 할 수 있는 남편은 60%정도다. 「휴일에 가정을 위한 서비스」는 외식(34%)·집안일(20%)·아이돌보기(15%)·요리(6%)의 순이다. 아내는 「가족에 대한 서비스」(49%),「사회적 지위」(15%),「월급의 많고 적음」(17%) 순으로 남편을 남과비교한다.〈이지운 기자〉
  • 민족문화 보존의 현장(압록강 2천리:29)

    ◎심양 금싸라기땅에 「한글서점」 한곳 의연히…/“음식점·가라오케 차리자”… 온갖 유혹 거절/“서점은 민족문화의 샘터” 자부심으로 지켜/단동조선족문화관도 농악 등 보급에 앞장 요령성 심양시 서탑거리는 조선족이 많이 몰려서 사는 조선족 집거구다.광복 전에는 너와집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었으나 지금은 고층건물이 촘촘히 자리잡았다.조선족기독교회관과 고려호텔이 우뚝 솟았는가 하면 조선족 상점과 한국식 전문음식점,나이트클럽,가라오케,사우나가 즐비하게 들어섰다. 그 호사스러운 거리에서 정말 신기한 상점 하나를 발견했다.조선어문,그러니까 한글판 책을 파는 서점이었는데 비좁기 한량없었다.빌딩가를 비집고 끼어들 듯했으니 전봇대에 매미 붙은 꼴이었다.서점 안을 들어섰을 때 점원 셋에 손님이라고는 나 하나뿐이었다.조선어문 서점이기는 했으나 3분지2는 한어문 책들이 서가를 메웠다.1백여종에 불과한 조선어문 책들은 그나마 나온지가 오래된 고서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조선족 출판사들의 위기가 서점에 그대로 반영되었다.출판시장은 여느 시장과 다르다.인간의 심성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서점의 책이거니와 지식시장이 바로 출판시장인 것이다. 우리 말로 된 책과 한어문 도서의 비례는 수천대 1이 되고도 남는다.이를 조선족의 독서율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차이가 난다.한어문 도서를 보는 사람들도 많겠지 하는 자위를 해보았으나 사정은 그렇지 않았다.조선문서점을 드나드는 사람들 대부분이 조선족인데도 한어문 도서를 사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중국의 소수민족 가운데 문화수준이 가장 높다는 조선족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조선어문 책 100여종 그 서점에서 점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 시간여를 머물렀을까,마침 중년의 손님 한 분이 들어왔다.그는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책을 이것저것 골랐다.「국어대사전」에서 소설,시집 등을 한 무더기 골라놓고 선뜻 돈을 치렀다.점원들은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반가워했다.나도 덩달아 반가워 웬 책을 그리 많이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출판사와 무관하지 않은터라 자연히 관심이 쏠렸다. 그는 서관시에서 심양으로 출장오는 길에 서점을 찾았다고 했다.서관시에도 조선족이 3만2천명이 살지만 조선어문 서점이 없다는 것과 모처럼 출장을 오면 한 보따리씩 책을 산다는 것이었다.물론 한어문 서적을 보긴 해도 우리 민족의 말로 쓴 서적처럼 정감이 우러나지 않는다면서 책을 가져가면 너도나도 달려들어 책에 보푸라기가 일 정도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그리고 자신의 직업은 교원이라고 일러주었다. 그 손님의 이야기 줄거리는 대강 그러했는데,사투리 말의 억양이 너무 강하다고 느꼈다.심양이나 연변에는 한국 바람이 불고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 사투리가 상당히 순화된 것과는 아주 대조를 이루었다.이를테면 출장을 「툴당」이라고 한다든가,책을 「택」,정감을 「덩감」이라고 서슴지않고 표현했다.우리 민족문화에 소외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울컥 일었다.심양이나 연변 사람들은 그런대로 민족문화를 곁에 두고 쉽게 접할 수 있음에도 그 고마움을 못 느끼고 사는지도 모른다.우리가 살아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공기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심양시 관할구역에 사는 조선족은 9만명에 이른다.또 요령성 전체에는 14만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다.그런데 조선어문 서점은 달랑 하나밖에 없다.조선족 숫자로만 보아서는 이 서점의 책들은 벌써 동이 났어야 한다.가라오케나 나이트클럽에서 수백원,수천원씩 날리고 몇 백원 하는 한국화장품을 얼굴에 칠하면서도 몇원에 불과한 책은 비싸다고 도리질을 한다.하루에 한 권을 못파는 날도 더러 있다는 것이 서점 책임점원의 말이다. ○조선족 14만명 거주 『우리 서점은 심양시의 금싸라기 땅입네다.이런 자리라면 무얼해도 장사가 되디요.건물을 빌려 술집이나 복장점 차리겠다는 조선족 장사꾼이나 한국 사람들의 협상이 자주 오디요.이 서점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문화진지인데 그럴 수야 있습네까.진지를 버린 군인은 도주병이라 하디요.우리는 절대 도주병이 안될 겁네다』 그렇듯 장사가 안되는 서점을 민족문화의 진지로 여기고 고수하는 그 사람들에게 존경이 갔다.조선족문화사업은 돈을 죽이는 사업이다.그래서 돈을 벌지 않고는 문화사업을 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문화사업을 하는 이들도 있다.안동시 조선족 문화관 윤희봉 관장이 그런 사람이다.요령성 봉성현 대보진 진장으로 있다가 문화관장을 자청해온 그는 젊은 정열을 문화사업을 위해 불사르고 있는 참이다. 『봉성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한족 학생들과 씨름을 해서리 내가 이긴 적이 있수다래.그러자 뭐라고 한지 아십네까.너희 조선족들은 술 잘 먹고 싸움 잘 하는줄만 알았는데 씨름도 잘 하는구나라고 합데다.그때는 약이 오르더니만 곰곰이 생각하니끼리 일리가 있더란 말입네다.민족에게는 어떤 자질이 있는 것이라고….그래서리 민족의 자질이나 문화전통을 지켜야한다는 결심을 했수다.연변대학 조선어학과에 들어간 것도 그 때문이디요.문화사업을 하기 위해 진장 자리를 버리고 문화관장을 원해서 왔습네다만 어려운 일도 많았다 이겁네다』 그가 관장으로 취임했을 무렵 단동시 조선족문화관의 살림은 말이 아니었다.국가에서 주는 돈으로는 21명의 문화관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도 벅찼다.그러지않아도 비좁은 사무실 방 한칸을 도서실로 쓰고 나면 관원들이 한꺼번에 앉을만한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그는 우선 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문화관 이름으로 음식점과 무역회사를 꾸렸다.그리고 수입금에 대부금을 보내 단동시 교외에 농장을 만들었다. ○음악·미술반 등 운영 돼지 1백마리와 소 40마리로 시작한 농장은 번창했다.당시 64만원을 들여 만든 농장에서 나오는 돈으로 지금은 각종 문화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단동시 조선족학교를 중심으로 음악·미술·무용반을 운영하는 이외에 관전현 석초구향 보산촌 퉁소대,의권향 은가촌 농악대를 육성했다.그리고 봉성현 대보진 조선족학교 악대편성을 도왔다.특히 조선족 민속활동을 크게 후원하여 지난해 5월 단동시가 대규모로 주최한 「동방 비단의 길 절」행사에 참가한 조선족팀이 큰 인기를 끌었다. 세상이 어떻게 꼬여가든 민족문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그들이 있는 한 조선족은 압록강 유역 주체 민족의 하나로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는 기대어린 생각을 해보았다.
  • 데이비드 램턴 양국 강경주의에 경고(해외 논단)

    ◎“미·중 관계 악화땐 신냉전시대 온다”/강경파들 상호 비난… 「대만해협 분쟁」으로 비화/중­대만 군비경쟁 갈수록 치열… 아태안보 위험 중국·대만간의 긴장증폭 못지않게 미·중관계의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데이비드 램턴 미·중협회장은 최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양국의 강경주의자들이 새 냉전돌입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기고했다.관계악화의 심대한 파장을 경고한 그의 글을 소개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종래와는 성격이 다른 냉전이 재발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이 냉전은 하찮은 어떤 것에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전혀 불필요한 것이다.만약 이것이 현실화한다면 미국내의 예산논쟁이 불러일으킨 헛된 소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함을 미국인은 알아야 한다. 중국의 강택민국가주석과 개혁주의자들은 미국 「패권주의자」에게 너무 무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국내비판을 피하려고 애쓰고 있다.미국 또한 공화당 대통령출마자 패트 부캐넌 같은 보수강경인사들은 클린턴행정부는물론 공화당 출마자 대부분이 중국에 관한 한 「미 대기업의 의사를 충실히 전하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고 호되게 질책한다. 양국의 강경파는 서로에게 비난거리를 제공하면서 양국간에 마찰과 잘못된 인식을 산처럼 높이 쌓고 있다.일반대중 역시 상대방에 대해 나쁜 쪽으로 생각이 굳어진다.미국인은 대대적으로 보도된 중국 고아원의 「아이들을 일부러 죽도록 내버려두는 방」을 상상하곤 몸을 떠는가 하면 미국은 중국을 약하게 만들고 창피줄 방도만 궁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이런 상호작용결과의 하나로 대만해협에서 분쟁위기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은 두번째 냉전을 우려케 하는데 이것은 첫 냉전과 여러 모로 다르다.우선 미국과 중국은 이전 미·소 때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미·중은 갈등을 서로 자제하면 득을 볼 요인을 갖고 있다. 둘째 첫 냉전의 2차대전이후 시기에서 연합국은 미국의 경제적 월등함과 소련 침략 및 핵무기위협의 강한 현실성에 밀려 미국의 뜻을 좇았다.지금은사정이 달라 전통적 우방들이 무조건 미국을 따르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더구나 아시아내 미국 우방들도 지난해 아시아국가간 교역이 5천억달러를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이것저것을 재보고 태도를 결정할 것이다.마지막으로 정보혁명과 기술확산은 한 나라를 여러 나라로부터 격리시키고 제자리에 가둬둔다는 50년대의 「봉쇄」전략을 우습게 만들어버린다. 이런 차이점을 차치하고 중국과의 관계가 다시 냉각된다면 첫 냉전때 일반화된 사태가 재연될 것인데 일부는 이미 목전에서 일어나고 있다.예전에 미국은 소련의 한 분야에 제공한 혜택이 다른 분야에서의 태도변화로 연결되기를 꾀했다.소련에게 부여한 관세최혜국대우는 유태인 이민허용등과 연계되었으며 미국의 곡물판매,공산권개최 올림픽참여는 소련의 제3세계정책과 묶여졌다.그런데 이같은 연계는 생산적인 미·소관계를 불가능하게 했다.관계 자체가 현안들의 볼모로 잡혀 있어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국에 대한 관세최혜국대우와 인권상황,대만 이등휘 총통의 방미와 미·중 군비통제회담 등이 연계되었다.연계정책은 갈등을 확대하며 공동의 이해기반구축을 불가능케 한다.억제력과 확실성이 첫 냉전 때의 표어였다.미·소는 상대방의 공격적 행태를 사전에 막기 위한 방안으로 위협을 활용했으며 억제력으로서 위협이 효과적이기 위해선 확실해야 한다.지금 억제력·위협·확실성의 개념이 미·중관계에 나타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무력행사를 억제하기 위해 더욱 더 많은 현대적 무기를 원하고 있고 중국은 대만의 독립노선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군사력의 현대화와 군사훈련 대규모화를 택한다.미국은 대만이 독립하는 것과 중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각각 억제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미국의 이 자세를 대만·중국 모두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남중국해상의 전략적 항해요충지인 섬들을 중국해군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내에서는 이를 보다 확실성 있게 억제할 방안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작용과 반작용이 거듭되면서 첫 냉전의 군비경쟁이 이루어졌다.이 현상이 지금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나타나기 시작했다.중국은 최근 국방경비를 증액했고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등을 구매했으며 전략군사력을 현대화했다.대만 인근에서 미사일실험을 실시했으며 핵실험도 강행했고 상륙작전연습을 대대적으로 거행했다.대만은 무기구입에 한층 열을 올렸다.한편 대만해협에 군사비지출이 폭증하고 군비경쟁에 박차가 가해지며 미·중간에 적의가 커지는 걸 본 인근국가 사이에도 무기구입의 붐이 일고 있다. 상황이 새 냉전으로 발전된다면 아시아·태평양전역은 이전보다 훨씬 비싼 대가가 우려되는 안정보장위기에 놓일 것이다.지금 미국과 중국지도자들은 한발씩 물러나서 긍정적 관계의 전략적 효과를 인식,각자의 현안에 자제력을 발휘하고 잘못됐을 경우의 엄청난 대가를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 한 코미디언의 정계진퇴를 보며(박갑천 칼럼)

    하늘이 내린 능력을 올바로 깨달아서 그에 충실해야 하는게 사람의 길이라고 옛사람들은 말했다.그래야 나라가 공골차게 발전한다는 데서였다.사실,말재주 있다해서 글재주 있는건 아니고 손재주 있다해서 돈버는 재주 있는건 아니잖던가.그러므로 그 제각기의 재주들이 옆길로 빠져들지않고 서로 기우며 뒷받쳐 나가는것이 바람직스러운 사회의 모습이라는 뜻이었으리라. 「한비자」(양각편)의 다음 구절도 그것이다.『…무릇 사물에는 적성이 있고 재능에는 쓸모있는 길이 있으니 각기 그 알맞은 곳에다 배치하면 임금은 무위의 경지가 된다.닭한테는 때를 알리도록하고 고양이한테는 쥐를 잡게 하듯이 그능력에 따라 일을 맡겨쓰면…』.임금은 할일이 없을정도로 세상이 잘 굴러가리라는 뜻이다. 토정 이지함도 포천군수로 갔을때 『사람을 씀에 있어서는 마땅히 그 재능에 따라야한다』면서 다음과같은 비유법을 쓰고있다.『해동청은 천하에 이름높은 매(응)지만 만약 새벽을 알리게 한다면 저 늙은 수탉만도 못할 것이요,한혈구는 천하에 으뜸가는 말이지만 만약 쥐를 잡게 한다면 저 늙은 고양이만 못할 것이다』.일에 따라서는 거듭되는 훈련으로써 달인의 경지에 이를수 있는 것이 있다고도 하겠으나 하늘이 내린 재능은 또 따로 있다는 뜻이다. 사람 웃기는 재주도 아무나 갖는건 아니다.정치9단으로 이름높은 사람에게 그일 맡긴다해서 될 일이겠는가.한데,한 코미디언이 그 명성을 업고서 정치에 뛰어들었다.그판에서도 이런저런 희극성을 보여주더니 얼마전 귀거래사를 읊는다.고향(연예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해동청과 늙은 수탉의 구실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는 뜻일까.이번에는 에멜무지로 하는말 같아뵈지 않는다.이소프우화 가운데 무대배우집에 들어가 이것저것 훔쳐보던 여우가 탈바가지를 보고서 하는 말이 있다.『이건 어떻게된 머리빡이기에 낯짝만 있고 골은 없어?』.그런 의아로움과 에푸수수함을 느껴서의 물러남인지. 그의 귀거래사는 『우리정치는 코미디수준』으로 요약된다.『냉수에 이 부러질 일들』 겪고나서의 자성의 뜻인지.아니면 정치판을 게접스럽게 본다는 뜻인지.어쨌거나 나름대로의 거취를 두고 『누가 흥이야 항이야 하랴』.하지만 문득 찰리 채플린의 「비극적 희극(트래지코미디)」이 느껴지게도 하는 귀거래사다.어차피 인생이란 비극적 희극과 희극적 비극의 무대라 보면 고만이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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