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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집수리·안전 관리까지… 해결사 ‘도봉 모아센터’ 떴다[현장 행정]

    방역·집수리·안전 관리까지… 해결사 ‘도봉 모아센터’ 떴다[현장 행정]

    단독·다세대주택 밀집지역 관리방학2동 등 3곳 이달 초부터 운영2층에 쉼터 ‘도깨비마당’도 조성 “모아센터가 생겨서 동네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어요. 근무하시는 분들이 수도꼭지도 고쳐 주고 골목 청소도 해 주세요. 2층 쉼터도 잘해 놨더라고요. 동네 사랑방이 될 것 같습니다.”(서울 도봉구 허미순씨) 서울 도봉구는 지난 22일 방학2동 모아센터에서 개소식을 열었다. 모아센터는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쓰레기 투기지역 감시와 청소·긴급 방역 및 소독을 하고 범죄 예방 순찰을 한다. 상습 재해지역을 살피고 불이 나거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구조 활동을 지원한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간단한 집수리·주거 안전점검을 하며 독거노인의 안부도 확인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도봉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방학2동과 창2동, 도봉2동에 모아센터를 만들었다. 센터마다 3~4명의 ‘마을 매니저’가 근무한다. 이들 3개 모아센터는 지난 1일 운영을 시작했는데 19일까지 총 364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마을 매니저 신미아(56)씨는 “사업 초기인데도 주민들의 관심이 크다. 많은 주민이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상담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매니저 진유란(38)씨는 “빌라촌의 관리사무소라고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취약계층 어르신 댁에 방충망을 설치해 드렸다”고 했다. 도봉구는 또 방학2동 모아센터 2층에 시민 공간인 ‘도깨비마당’도 조성했다. 기존 공영주차장 위 공간을 쉼터로 개조했다. 이곳에서 주민들이 자유롭게 쉬고 소통할 수 있다. 도봉구는 앞으로 도깨비마당에서 여러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개소식에서 “모아센터 근무자들이 동네 보안관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깨비마당은 사랑방이다. 더울 때 와서 쉬고 추울 때 와서 쉬면 된다. 주민 여러분의 공간이니 마음껏 활용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아기 거실서 울고 있는데…화장실 갔다 갇힌 아빠의 4시간 사투

    아기 거실서 울고 있는데…화장실 갔다 갇힌 아빠의 4시간 사투

    갓 돌이 지난 아기를 집에서 홀로 돌보던 아빠가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4시간 넘게 갇혀 버려 진땀을 뺐다는 경험담이 전해졌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30대 아빠 A씨는 지난주 갓 돌이 지난 딸아이를 돌보던 중 낭패를 겪었던 일을 공유했다. 그날은 A씨가 딸을 돌보기로 하면서 아내가 출근했던 상황이었다. 딸에게 이유식을 먹인 후 갑자기 복통을 느낀 A씨는 딸이 울며 보채자 잠시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어주고 안방 화장실로 향했다. 그런데 볼일을 마친 A씨가 나가려고 했을 때 갑자기 화장실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안방 화장실은 A씨가 급한 일을 볼 때만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다 할 도구도 없었다. A씨는 “처음엔 콧방귀를 뀌었다”면서 “체육 전공에 운동을 열심히 한, 나름 건장한 남성이기에 이것저것 해보고, 안 되면 그냥 문 부수고 나가야겠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시간이 점점 흘렀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A씨는 “안방 화장실이 굉장히 좁고 창문도 없어서 숨쉬는 것도 굉장히 불편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배수로에 대고 “사람이 갇혔어요!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몇 번 악을 쓰니 땀도 나고 호흡이 가빠왔다. 방독면을 쓴 것처럼 산소 부족이 느껴져 어지러웠다”면서 “속으로 계속 ‘패닉이 오면 안 된다, 안 된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했다. 문 상단에 설치한 충격(문콕) 방지 장치를 잡고, 힘껏 당기니 문이 휘어지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문을 열 순 없었다고 한다. 그는 “온몸에 땀이 나고, 숨도 안 쉬어지고, 거실에서 아기는 계속 울고 있고”라며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묘사했다. 화장실에 비상벨이 있었지만 눌러도 소리만 울릴 뿐 별다른 반응도 없었다. A씨는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 문콕 방지 장치에 묶어 당겨 문틈을 조금 벌릴 수 있었고, 그 사이에 변기솔을 끼워 공기를 통하게 해 숨을 쉬는 등 일단 스스로 안정을 취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체중을 실어서 문을 세게 차봐도 문은 꿈쩍하지 않았고, 화장실에 갇힌 지 4시간이 다 되어 갔다.결국 A씨는 점심시간에 집에 돌아온 아내의 도움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평소 가정용 폐쇄회로(CC)TV를 자주 확인하던 아내는 아이가 몇 시간 동안 울어도 A씨가 나타나지 않자 이를 이상히 여겨 돌아온 것이었다. 아내는 119에 도움을 청했고, 구조대가 화장실 문을 부숴 A씨를 구조해냈다. 화장실 비상벨의 경우 경비실에 울렸지만 경비원은 장난인 줄 알고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관리사무소 측에서 경비원에게 제대로 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매일 드나드는 화장실에 ‘설마 갇히겠어? 갇혀도 문 부수고 나오지’라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면서 “다들 조심하시라. 꼭 화장실 갈 때는 휴대전화를 들고 가든지 평소에 비상 연장을 구비해두시라”고 조언했다. 화장실 갇힘 사고 예방책은…‘휴대전화 상비·공구 비치’ 화장실 갇힘 사고는 종종 일어난다. 화장실은 수분과 습기가 많아 경첩이나 문고리에 녹이 슬면서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적이 좁은 원룸 등에서는 화장실 문 바깥에 가구 등이 쓰러지면서 갇히는 경우도 발생한다. 문고리가 고장 난 경우에는 샤워기 헤드 등 단단한 물건을 이용해 문고리를 쳐 고치거나 아예 떼어 버리는 방법을 쓸 수 있다. 그렇게 해도 탈출할 수 없을 때는 환풍기나 배수구 쪽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환풍기나 배수구는 울림이 있기 때문에 이웃 주민이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치는 것이다. 사실 화장실 갇힘 사고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장 쉬운 예방법은 휴대전화를 가지고 화장실에 가는 것이다. 혼자 사는 경우 화장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거나 잠그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화장실에 십자드라이버나 작은 칼 또는 망치 등 공구를 비치해두면 문고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평소 녹 제거 스프레이를 정기적으로 문고리나 경첩에 뿌려주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 박문성 분노 “축협은 박주호에 법적 대응 ‘절대’ 못한다”

    박문성 분노 “축협은 박주호에 법적 대응 ‘절대’ 못한다”

    박주호(37)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 홍명보(55) 감독이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과정을 폭로하자 대한축구협회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맞섰다. 이를 두고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10일 유튜브 ‘달수네 라이브’에서 ‘박주호 법적 대응하겠다는 미친 축구협회, 꼭 법적 대응 하세요’라는 제목으로 “대한축구협회는 절대 법적 대응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문성 위원은 “법적 대응을 하면 진실 공방이 될 수밖에 없고, 그동안 한 게 다 까질 거다. 꼭 법적 대응을 하라”라며 “협회가 법적 대응을 하면 박주호 위원도 할 거다. 그러면서 더 많은 진실이 나올 텐데,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면 전 (축구협회가) 못할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는 5개월 동안 100여명의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계속 내용이 알려져 기사화됐다”라며 “내부적인 협상 과정이라 ‘그래선 안 된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계속 정보 유출이 됐다. 박주호를 고발할 거면 이전에 정보 유출한 사람도 다 고발하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감독이 나설 것”이라며 “우리 박(주호) 위원이 고민 끝에 한 건데 너그러이 봐주자. 덮어주자. 이런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축구협회가 ‘법적 대응’이라는 강력한 발언을 언급한 이유를 “추가로 더 얘기하지 말라는 엄포”라고 해석하며 “다른 위원들, 이 상황 아는 사람들한테도 더는 말하지 말라는 경고다. 실제로는 그런 깡도 없고, 나서지도 못한다. 진짜로 법적 대응하는지 보라”라고 말했다.박주호 위원은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라며 “홍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내부에서 활동한 실무자인데도 몰랐다”고 폭로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에서 “기존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했고, 줌 미팅을 통해 참석한 5명에게 동의를 받았다”면서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 다만 다시 위원회를 소집하면 외부나 언론에 내용이 새어나가는 게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박주호 위원은 “정말 몰랐다”며 “홍명보 감독이 계속 안 한다고 이야기했기에 나도 아닌 줄 알았다. 회의 시작도 전부터 ‘국내 감독이 낫지 않아?’ 하는 대화로 벌써 분위기가 형성됐다. 외국 감독에 대해 논할 때는 이것저것 따지며 반대 의견을 내는데, 국내 감독에 대해 언급하면 무작정 좋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 측은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있었던 일들이라며 폭로한 것은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라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영표(47) 축구해설위원은 9일 유튜브 채널 KBS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너무 놀랐다. 그 전날에도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안 하겠다는 인터뷰를 봤다. 진짜 이번에는 외국인 감독이 선임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영표 위원은 “이번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감독을 모셔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라디오에 나와서 ‘(협회를) 기다려보자, 믿어보자’고 얘기했다. 결론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우리 축구협회 한 번 믿어보자’는 얘기를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리더십, 감독 성과,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인 지도자가 한국 선수를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고 국내 체류 문제 등 8가지 이유를 들어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영표 위원은 “(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를 포함해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저를 포함해 우리는 행정을 하면 안 된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냉면, 도대체 이게 뭐라고…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냉면, 도대체 이게 뭐라고…

    다른 계절엔 그리 동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여름만 되면 ‘냉면’이란 단어를 들을 때 마음에 묘한 파문이 인다. 도대체 육수인지 맹물인지 아리송해지는 슴슴한 평양냉면부터 새콤달콤하면서 매운맛까지 합세한 자극적인 함흥냉면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고명이 올려진 푸짐한 막국수와 구수한 밀면까지.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다른 계절 동안 잠자고 있던 차가운 면에 대한 욕구가 슬금슬금 고개를 쳐든다. 요즘엔 냉면 하면 평양냉면이 대명사처럼 됐지만 차가운 면의 세계는 생각보다 넓고 깊다. 고향이 부산이어서 자연스럽게 인생의 첫 차가운 냉면은 밀면이었다. 가족 외식으로 가끔 가는 밀면집은 어린 내게 있어 역설이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분명 더위를 식히러 먹는 냉면인데 육수는 자극적이다 못해 길게 남는 매운맛으로 인해 혀를 내밀며 땀을 뻘뻘 흘렸기 때문이다. 첫입과 중간까지는 맛있게 먹다가 마치 그동안의 기쁨의 대가를 지불하는 듯한 고통스러운 매운 시간이 올 때면 대체 왜 이걸 먹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더군다나 같이 마시라고 주는 뜨거운 육수는 또 무슨 장난인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다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체득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맛있게 잘 먹는 어른이 됐지만 말이다. 밀면은 평양냉면과 너무나 다른 맛이지만 흥미롭게도 이북식 냉면의 DNA를 지니고 있다.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피란 온 북한 실향민들이 부산에서 만들어 낸 음식이 바로 밀면이기 때문이다. 메밀을 구하기 힘든 남쪽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건 원조물자로 들어온 밀가루였다. 밀가루로만 면을 만들면 쫄깃한 맛이 덜하니 전분을 섞어 냉면을 만들기 시작한 게 밀면의 탄생이다. 값비싸고 귀한 소고기 대신 돼지를 이용해 육수를 만들었다. 여러 잡내를 가리고자 맛과 향이 강한 부재료를 넣고 자극적인 양념장을 곁들인 밀면은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게 했고 어느새 향토음식이 됐다.냉면에 대해 어디가 원조니 어디 식이니 등 이렇다 저렇다 말을 많이 하지만 사실 냉면의 이데아 같은 하나의 완벽한 정답 같은 건 없다. 음식이란 다양한 지역과 사람들의 개성이 만들어 낸 산물이며 꾸준히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살아남을 때 비로소 한 문화가 된다. 시작을 어떻게 했건 시간을 거쳐 살아남은 곳들은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그 이정표를 좇아 후발주자들이 생겨난다. 다양한 아류가 생겨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표정의 스타일들이 만들어진다. 냉면은 이야깃거리가 많은 흥미로운 음식이다. 냉면은 쉬운 음식이면서 동시에 쉽지 않은 음식이다. 여름만 되면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에 대한 뉴스가 매년 나온다. 그때마다 원가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대로 만든 냉면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비용과 노력이 소요된다. 여기서 방점은 ‘제대로’에 있다. 제대로 하는 집들은 값비싼 소고기로 정성을 다해 육수를 뽑아내고, 제분부터 반죽까지 직접 하며 압출기로 면을 뽑아 삶은 뒤 식히는 번거로운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다. 잘 만든 냉면 한 그릇을 위해서 투입되는 인력과 자본을 생각하면 냉면 한 그릇의 가치는 보이는 가격을 초월할 수 있다. 이렇게 제대로 만들기란 고된 일이지만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쉽게 냉면을 만들어 내는 곳도 있다. 모두가 요리사가 최고의 정성을 다한 파인다이닝 요리를 매번 맛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진입 문턱을 낮추고 좀더 대중적인 눈높이와 맛으로 승부를 보는 집들도 있다. 육수에 들이는 정성을 약간의 조미료로 대신하고 면을 매번 뽑아 삶는 대신 간편하게 포장을 뜯어 삶을 수 있는 면을 쓰면 좀더 우리에겐 익숙한 맛을 내는 냉면을 만들 수 있다. 제대로 만든 냉면과 비교하면 되레 이쪽이 훨씬 입맛에도 맞고 흡족스러울 수 있다. 밀면으로 냉면을 처음 접했고 평소엔 언제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막국수를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요즘 같은 날씨에 구미가 당기는 건 여러 종류의 냉면 중에서도 평양냉면이다. 처음 맛보았을 땐 누구나 한번쯤 느꼈듯 의아했지만 ‘선주후면’이라는 규칙만 지킨다면 평양냉면은 다른 표정을 보여 준다. 평양냉면이 가진 고유의 매력이란 ‘부재(不在)가 주는 존재감’이라고 할까. 언제부터인가 한식이 단맛과 감칠맛의 자극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 무언가 빠진 듯한 부재의 맛이 오히려 먹는 이의 오감를 집중하게 만든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지만 한 그릇을 금세 비우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자극과 과함에 지친 이들이 찾는 온화한 오아시스 같은 음식이 바로 평양냉면이다. 기라성 같은 명가들 사이 한켠에선 전통이나 편견에 구애받지 않고 조용히 자신만의 길을 걷는 냉면들도 있다. 얄팍한 냉면이 아닌 제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명가들과는 다른 맛의 짜임새를 보여 주는 곳들이다. 음식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은 포만감도 있지만 차이와 다양성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 만약 모든 냉면이 특정 평양냉면 스타일의 맛이라면 그곳은 평양냉면 마니아들에게 천국보다는 오히려 지옥일 수 있다. 작은 맛의 디테일 차이를 느끼기 위해 오늘도 식도락가들은 더위와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여러 식당들을 전전한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자면서 쓰레기 음식 잔뜩 먹고 울었어요”… ‘수면섭식장애’ 뭐길래

    “자면서 쓰레기 음식 잔뜩 먹고 울었어요”… ‘수면섭식장애’ 뭐길래

    수면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음식을 먹는 증상인 ‘수면섭식’(sleep eating)이 전문가가 말하는 가장 치명적인 수면장애(sleep disorder)라고 미국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 인근에 살고 있는 62세 여성 질(가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면섭식을 오랫동안 앓고 있는 환자의 고통이 어떤지를 전했다. 질이 수면섭식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 다닐 무렵부터였다. 그는 “아침에 눈을 떠 보면 제 침대 옆엔 크래커나 쿠키 포장지가 놓여 있었지만, 매일 밤 제가 음식을 침대 위로 옮겼다는 사실을 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수면섭식을 하면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었다. 그는 “자다가 일어나서 이것저것 한 입씩 베어먹는 게 아니라 쿠키 한 봉지를 다 먹고, 그 다음엔 시리얼 네 그릇을 먹은 뒤에 크래커 한 상자를 다 먹는 식”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로 다 하기 어렵다”며 “밤중에 수없이 일어나서 쉬지 않고 엄청난 양의 ‘쓰레기 음식’(garbage food)를 먹는 거다. 잠에서 깨면 펑펑 울면서 남은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것이 제가 수십년간 해온 일”이라고 덧붙였다. 수면섭식 증상은 잠을 자는 동안 뇌의 일부가 깨어 있는 각성 상태에서 나타난다. 그런 면에서 몽유병, 잠꼬대, 야경증(sleep terror), 수면섹스(섹솜니아·sexomina) 등 수면장애와 유사하다고 CNN은 설명했다.미네소타대(大) 헤네핀카운티 의료센터 교수인 카를로스 솅크 박사는 “모든 수면장애 중에서 수면섭식이 사람들의 삶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친다”며 “매일밤 먹는 환자들은 살이 찌고 아침이면 비참함을 느낀다. 이는 그들의 삶 전체에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수면과 각성이 혼합된 상태에서 벌어지는 수면섭식은 신체가 만족 욕구를 최대한 충족할 음식을 찾는다. 솅크 박사는 수면섭식에서 선호되는 음식은 사탕, 쿠키, 케이크, 도넛, 크래커 등 극도로 가공된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땅콩버터, 초콜릿, 크림파이, 파스타 등 살을 찌게 하는 가공된 음식을 선택함으로써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발병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솅크 박사에 따르면 그러나 수면섭식의 성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몽유병, 야경증, 수면섹스 등의 치료 성공률은 75% 이상인데 수면섭식 치료율은 이보다 30% 이상 낮다는 게 솅크 박사의 설명이다. 질은 이 같은 증상을 수십년간 겪으면서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혼자 간직해왔다. 그러다 아들에게 특발성 과잉수면(idiopathic hypersomnolence)이라는 병이 있다는 건 알게 되면서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고백했다. 수면섭식은 성별과 가족력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솅크 박사는 말했다. 그는 “수면섭식 70%는 여성이 겪는 반면, 수면섹스의 경우 80%가 남성이다”라며 “또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가 수면섭식에 기여할 수 있다. 만약 낮에 충분한 칼로리 섭취를 하지 못하면 수면 중에 식사를 더 많이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직장 갑질 의혹’ 강형욱, 복귀 시동…반려견 교육 유튜브 재개

    ‘직장 갑질 의혹’ 강형욱, 복귀 시동…반려견 교육 유튜브 재개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6일 유튜브 채널에 반려견 교육 관련 영상을 올리며 활동을 재개했다. 6일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 올라온 ‘오랜만에 만난 세상 해맑은 강아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강형욱은 반려견 훈련법을 소개했다. 채널에 반려견 훈련 영상이 올라온 건 지난 5월 18일 이후 약 50일 만이다. 영상에서 강형욱은 한 반려견 보호자의 고민을 듣고 훈련 방법을 제안했다.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에게 달려들거나 강아지가 이것저것을 물 때 교육하는 법, 강아지 운동장에서의 보호자의 태도 등을 소개했다. 앞서 지난 5월 강형욱은 자신이 운영한 보듬컴퍼니의 직원들에 대한 ‘직장 내 갑질 의혹’에 휘말렸다. 폐쇄회로(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고, 직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감시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보듬컴퍼니 전 직원 2명은 실제로 강형욱 부부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강형욱 부부가 직원들의 사내 메신저 내용을 무단 열람했다고 주장했다. 강형욱은 지난달 2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경찰서에 저와 아내에 관한 고소장이 접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해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다”면서도 “다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으로 저와 가족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거나,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비방한 분들, 허위로 고소한 분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달여간 많은 일을 겪으며 제 삶을 깊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회사 대표로서의 삶은 접고, 제 본업인 훈련사로서의 삶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상극’ 데드풀과 울버린의 만남… “절친 우리 셋이 뭉쳐 좋았다”

    ‘상극’ 데드풀과 울버린의 만남… “절친 우리 셋이 뭉쳐 좋았다”

    “‘데드풀’이 나온 지 10년이 됐다. 특히 한국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격스럽다.” 국내 개봉을 앞둔 마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주연배우 라이언 레이놀즈(47)가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영화를 들고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 캐릭터인 데드풀을 주인공으로 한 ‘데드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특히 마블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 울버린이 합류해 화제가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울버린 역의 휴 잭맨(56)과 연출자 숀 레비(56) 감독도 함께 참석했다. 레이놀즈는 “마블 영화들이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어 ‘리셋’이 필요하다. 이번 영화는 전 세계 관객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자 만들었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우정에 관한 영화이자, 친한 친구인 우리 세 명이 같이 일하고 싶었던 꿈이 현실로 이뤄진 영화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방문은 레이놀즈가 세 번째, 잭맨이 여섯 번째다. 특히 잭맨은 2019년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종료 기간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서울시 홍보대사라 생각한다”며 “울버린 역을 25년 동안 했고 이번이 열 번째다. 울버린으로서 진심을 담은 영화이자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만들어 더 기쁘다”고 밝혔다. 영화는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처음 한국을 방문한 레비 감독은 “내 영화 중 한국 개봉 영화들이 꽤 있는데 첫 방문이라 설렌다”며 “두 히어로의 만남을 구현하는 건 어떤 감독에게도 의미가 있다. 액션, 유머, 감동을 버무린 여름용 블록버스터이니 재밌게 즐겨 달라”고 강조했다. 세 ‘절친’은 기자간담회 후 한복을 선물로 받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레이놀즈는 “한복을 입으니 힘이 솟는 느낌이다. 밖에 나가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시켜도 될 거 같다”며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했다.
  • “‘데드풀과 울버린’ 우리 셋의 꿈이었다”…한국 찾은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 숀 레비

    “‘데드풀과 울버린’ 우리 셋의 꿈이었다”…한국 찾은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 숀 레비

    “데드풀이 나온 지 10년이 됐다. 특히 한국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격스럽다.” 국내 개봉을 앞둔 마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주연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47)가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방문 소감을 밝혔다. 24일 개봉하는 영화는 마블 코믹스 히어로 캐릭터 데드풀을 주인공으로 한 ‘데드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특히 ‘엑스맨’ 시리즈 캐릭터인 ‘울버린’이 합류해 화제가 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울버린 역의 휴 잭맨(56)과 연출자 숀 레비(56) 감독도 함께 참석했다. 한국 방문은 레이놀즈가 세 번째, 잭맨은 여섯 번째 방문이다. 특히 잭맨은 2019년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했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하는 배우로 알려졌다. 그는 “종료 기간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서울시 홍보대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울버린 역을 25년 동안 했고, 이번이 10번째다. 울버린으로서 진심을 담은 영화이자,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함께 만든 꿈의 프로젝트여서 더 기쁘다”고 밝혔다. 영화는 히어로 생활에서 은퇴한 후 평범한 중고차 딜러로 살아가던 데드풀이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아 모든 면에서 상극인 울버린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 레비 감독도 벅찬 감동을 전했다. 그는 “내 영화 가운데 한국 개봉한 영화들이 꽤 있는데, 한국 방문은 처음이어서 설렌다”면서 “두 히어로 만남 구현하는 건 어떤 감독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영화는 액션, 유머, 감동을 버무린 여름용 블록버스터이니 재밌게 즐겨달라”고 강조했다.세 명이 전날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레이놀즈는 “우리는 매일 만나 노는 친구들이다. 가까이 살고 있고, 형제들만큼 친하다”면서 “어떤 도시를 갈 때마다 한 명이 그 나라의 문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가보자고 제안하면 나머지 두 명이 거부하지 않기로 했다. 야구장은 레비가 고른 장소였고, 그야말로 ‘서프라이즈’였다”고 했다. 레비는 이에 대해 “고척돔의 에너지가 정말 엄청나더라. 지금 기자간담회의 에너지도 열정적인데, 한국은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영화는 최근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이번 영화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레이놀즈는 “마블 영화들이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어 ‘리셋’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의 가장 강력한 마법은 즐거움일 것이다. 이번 영화는 전 세계 관객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자 만들었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우정에 대한 영화이고, 세 명이 같이 일한다는 꿈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디즈니 영화이지만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레비는 “디즈니에서도 이것은 다른 영화이자 대담한 영화로 알고 있다. 그래서 제작 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영화에 흐르는 피는 ‘데드풀’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잭맨은 “그런 부담과 기대를 모두 이해한다. 다만 저희만큼 우리들에게 기대치가 높은 사람 없다는 걸 알아달라. 그게 우리의 공통점”이라며 “레이놀즈가 각본을 쓸 때 최고의 울버린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기했을 때 ‘울버린을 나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구나’ 느낄 정도였다. 이번에 확실하게 차별화했으니, 관객들은 새로운 울버린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은 기자간담회 이후 한복을 선물로 받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레이놀즈는 “한복을 입으니 힘이 솟는 느낌이다. 밖에 나가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시켜도 될 거 같다”며 재치 넘치는 입담을 과시했다.
  • “인구 위기가 국가 존립 뒤흔든다”[인구 대반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인구 위기가 국가 존립 뒤흔든다”[인구 대반전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이대로 가면 인구 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이 이제 5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경고를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서울신문 인구포럼 축사에서 “2031년 국민 절반이 50세 이상이 되고, 2044년 생산가능인구가 1000만명이 줄어들게 되는 등 인구 감소에 따른 암울한 미래가 예고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 위기는 국가 존립에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의 인구절벽, 저출산은 국난이라고 불릴 정도”라며 “이것저것 따지면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하겠다’, ‘할 수 있다’는 답을 시원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저출생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저출생 추세 반전의 핵심은 청년들이 고용, 일·가정 양립, 주거 등에 대한 불안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면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청년들이 느끼는 경쟁 압력과 고용 불안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인구 대반전, 지금이 골든타임’이란 포럼 주제는 매우 시의적절하다”면서 “인구문제는 교육·노동·지역 문제가 얽힌 고차방정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출산율 제고뿐 아니라 경제활동인구·생산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다차원적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기존 대책으론 백약이 무효하다. 코페르니쿠스적 사고를 통해 획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소설가인 김별아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오늘 인구포럼이 천금 같은 행복의 가치를 밝히는 첫 등불을 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회째를 맞는 서울신문 인구포럼은 저출생 대책 관련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재계와 금융계, 지방자치단체, 학계에서 200여명의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 “덴마크 불닭볶음면 금지는 외국인 혐오”…스웨덴 유튜버의 분석

    “덴마크 불닭볶음면 금지는 외국인 혐오”…스웨덴 유튜버의 분석

    덴마크 정부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리콜 조치를 한 것을 두고 외국인 혐오라는 한 유튜버의 해석이 나왔다. 스웨덴 출신 유튜버 ‘스웨국인’은 16일 유튜브에 ‘외국인 혐오 심해서 덴마크 한국 삼양 라면 금지시키는 사실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덴마크와 스웨덴은 같은 사고방식 가지고 있다”면서 “재료 때문에 너무 매워서 사람들 죽고 있다는 이유로 금지시켰다고 말하는데 이유는 따로 있다”고 입을 열었다. 스웨국인은 “삼양라면 들어있는 매운 재료 때문에 사람들 죽을 수 있다는 위험 있을 수 있지만 생각해보라. 한국인들 얼마나 매운 음식 먹고 있는데 죽는 사람 어딨냐”면서 “매워서 금지시키는 거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첫 번째로 실제로 한국에 가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주로 유럽만 여행하다 보니 한국, 일본, 중국 이런 나라는 무섭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불닭볶음면 금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웨국인은 “어렸을 때 독일 펜팔 친구가 ‘일본 라면 먹었다. 한국 이것저것 먹었다. 혹시 스웨덴에서 그런 거 있냐’고 물어봤을 때마다 ‘미안하다. 우리나라(스웨덴) 수입품 많이 없고 국내 생산물밖에 없다’라고 항상 말했는데 아직도 그렇다”면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우리는 수입품 말고 국내 생산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덴마크랑 스웨덴에서 한국 수입품을 먹으려면 세금이 엄청나다고 한다. 그는 “스웨덴에서 소주 한 병에 2만~3만원 정도 든다. 불닭볶음면도 한국보다 3배 비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입품에 대한 우려와 위험함,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덴마크 사람들 한국 많이 안 가봤으니 너무 낯설고 위험하고 ‘이건 왜 이렇게 맵지? 한국에서 이런 거 먹으니 당연히 그것 때문에 죽지’(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스웨국인은 “무서워서 수입 안 하고 판매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금지시키는 것”이라고 사태를 요약했다. 자국에서 생산한 물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어 자국 브랜드 라면이 있으니 정부와 시민들이 굳이 다른 나라의 라면을 먹어야 되느냐고 생각해 문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덴마크 라면과 한국 라면을 비교하면 엄청 매울 수 있지만 매워서 죽는 거 아니다. 자기 나라 라면을 선호하니 단순히 수입을 안 하는 것”이라며 “스웨덴도 10년 전에 빨간색 색소 때문에 어떤 캔디를 먹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하나도 안 위험했다”고 말했다. 스웨국인은 “10년 전에 스웨덴도 이런 문제가 있었는데 덴마크가 또 그러고 있다”면서 “삼양라면 연구한 끝에 뭘 찾을 거냐. 매워서 사람들 죽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덴마크는 11일(현지시간) 삼양식품의 ‘3배 매운 핵불닭볶음면’, ‘2배 매운 핵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등 3개 제품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캡사이신 성분이 지나치게 많아 어린이나 일부 성인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제품을 구입한 매장에 반품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속사포 같은 대사의 향연…너무 재밌어서 금방 또 옵니다

    속사포 같은 대사의 향연…너무 재밌어서 금방 또 옵니다

    어차피 깔깔 신나게 웃을 것을 알기에 안내원이 시작부터 마음껏 웃고 박수치기를 권고하는 연극이 있다. 배우들도 웃음을 조율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지라 관객들의 웃음은 정말로 멈출 새가 없다. 요란하고 정신없이 이렇게 재밌는 덕에 끝났는데 금방 다시 돌아온다. ‘바스커빌 : 셜록홈즈 미스터리’가 이례적인 인기 속에 챕터2로 다시 돌아온다. 지난 9일 끝난 공연이 오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또 하는데 대학로에서 리미티드런인 연극이 이렇게 다시 금방 무대에 오르는 일이 드물다는 점에서 그 인기와 재미를 실감할 수 있다. ‘셜록홈즈’는 설명이 필요 없는 영국 추리소설의 대가 아서 코난 도일의 장편 추리소설. 연극은 이를 원작으로 토니상 수상자이며 국내에선 뮤지컬 ‘크레이지포유’로 알려진 미국의 극작가 켄 루드윅이 집필한 작품이다. 2015년 미국 워싱턴의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초연한 이후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추리 감각이 남다른 셜록은 극의 시작부터 지팡이 하나만 보고 모든 상황을 유추하는 대단한 솜씨를 자랑한다. 셜록의 추리야 워낙 익히 알려진 덕에 새로울 건 없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건 속사포 랩 같은 대사다. 마치 빨리 말하기 챌린지라도 하는 듯한 엄청난 대사를 치면서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하는데 약장사를 했다면 아무리 나쁜 약이라도 금방 다 팔아치웠을 기세다.“니가 대사 많은 거 해봐.” 셜록은 주인공이니 예외지만 다른 배우들은 이 연극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하는 게 많다. 이들이 원망의 눈빛을 보낼 때면 셜록을 맡은 배우는 잠시 연극을 벗어나 이런 대사를 하며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만든다. 그래도 또 원망하려 들면“대사 많은 거 해보라고”라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자랑한다. 셜록홈즈 시리즈는 누가 범인인지 잡아내는 과정이 핵심이지만 ‘바스커빌’은 인물들의 관계와 이들이 만들어가는 서사에 조금 더 집중한 느낌이다.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추리해가기보다 중간중간 배우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니 관객들에게는 더 재밌게 다가온다. 특히나 외국 작품임에도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웃음 요소를 많이 집어넣은 덕에 마치 한국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다.일일이 설명할 수 없게 웃긴 장면이 많다 보니 때로는 배우들도 웃음보가 터진다. 객석을 향해 “웃기면 그냥 웃어”라고 하는 거침없이 하는 말도 관객들을 사로잡는 요소다. 연극이 지닌 본연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고 싶은 관객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손색없다. 대학로에서 재밌는 연극을 보고 싶다면 선택해도 후회 없을 작품이다. 초연작이고 대학로 소극장이라는 무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좁은 공간에서 풍성한 이야기를 구현해냈다. 챕터2에서는 새로운 캐스트가 참여해 작품의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구 아트원씨어터). 셜록 역에 정다희·이예준·이은호, 왓슨 역에 오소연·송광일·배훈이 나선다. 유성재·황호진·장원혁·이석진·양성령·이다은·박도연이 작품에 필요한 다양한 인물들을 오가며 명품 조연 연기를 선보인다.
  • “쓰레기 없는 세상 만들기 위해 ‘쓰레기 박사’로 삽니다”

    “쓰레기 없는 세상 만들기 위해 ‘쓰레기 박사’로 삽니다”

    “환경운동가들이 저를 만날 때마다 쓰레기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그분들이 ‘소장님 꼭 쓰레기 박사 같아요. 우리만 알고 있기는 아쉬운데 소셜미디어(SNS) 콘텐츠를 만드는 게 어때요’라며 ‘쓰레기 박사’란 별명을 지어 줬습니다.(웃음)” 홍수열(50)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10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자신이 ‘쓰레기 박사’란 별명을 얻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홍 소장은 “처음엔 쓰레기 박사로 불리는 게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면서도 “지금은 강연을 시작할 때 ‘저는 쓰레기 같은 박사는 아니고 쓰레기 알려 주는 박사’라고 소개하면 분위기가 금새 풀어진다”며 웃었다. 홍 소장은 서울대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했다. 졸업반 무렵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이정전 서울대 교수가 쓴 ‘녹색 경제학’을 읽고 눈을 뜨게 됐다. 그는 “역사를 좋아하긴 했지만 사회에 좀 더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현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11년간 활동했고, 2014년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를 세웠다. 지금은 서울환경연합과 함께 ‘도와줘요 쓰레기 박사’ 등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쓰레기 상식을 주제로 강의 활동을 병행한다. 가장 헷갈리는 분리배출은 무엇일까. 홍 소장은 “강의하다 보면 ‘전단지는 일반 쓰레기 아니냐’고 많이 물어본다”면서 “양면 모두 비닐 코팅된 경우에만 일반 쓰레기다. 종이컵도 코팅이 안 돼 있으면 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파망도 당연히 쓰레기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비닐로 분리해서 버리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홍 소장은 앞으로도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위한 연구와 강연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폐기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의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일회용 컵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민들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업주도 다회용 컵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심수봉 “10·26 때 그분 당하는 거 보고 제정신 아니었다”

    심수봉 “10·26 때 그분 당하는 거 보고 제정신 아니었다”

    가수 심수봉이 10·26 사건을 언급했다. 6일 방송된 tvN 스토리 ‘지금, 이 순간’에 출연한 심수봉은 자신의 음악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심수봉은 1979년 10월 26일 사건에 대한 기억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 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했던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연행됐고 이후 4년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수봉은 당시를 회상하며 “제 노래도 좋아해 주시고 따뜻하게 잘 해주셨으니까 이것저것 떠나 저한테는 귀하게 생각이 되는 분이셨다”며 “그분이 그렇게 당하는 걸 보고 저는 뭐 그때 제정신이 아니었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런 자리에 제가 있어서 여러 가지 힘든 상황으로 가기도 하고, 참 많이 슬픈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 “맨몸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고 싶다”[파리 올림픽 주인공은 나!]

    “맨몸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고 싶다”[파리 올림픽 주인공은 나!]

    “3위 메달 따는 게 1차 목표더 나아가 金에 맞춰 훈련 집중”하루 5시간 스피드·근력 강화다른 발 크기에도 2.38m 도전“높이 뛰어오르면 희열기록보다 행복하게 날고 싶어” “맨몸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뛰어오르고 싶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육상이 28년 만에 메달을 노린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8)이 있기에 가능한 도전이다. 우상혁은 2021년 열렸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육상 종목 결선에 올랐고 2.35m로 한국 신기록까지 세우며 4위를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2.36m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상혁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3위까지 올라 메달을 따는 게 1차 목표이고 더 나아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 그 목표에 맞춰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상은 오랫동안 우리와 큰 인연이 없는 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유일한 예외가 마라톤이었는데 그마저도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딴 이후로는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그런 가운데 높이뛰기에서 등장한 우상혁은 한국 육상에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우상혁은 파리올림픽에서 2.38m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woo_238’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상혁은 “기록보다는 즐겁고 행복하게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평생 한 번이라도 뛰어 보고 싶은 게 올림픽인데 나는 세 번째 출전이다. 믿어지지 않는다”며 “그만큼 나는 운이 좋은 선수, 행복한 선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2개월이 채 남지 않은 파리올림픽 준비를 위해 우상혁은 요즘 하루 다섯 시간가량 훈련을 하며 스피드와 근력강화훈련 비중을 높이고 있다.우상혁은 “처음 출전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체계적으로 준비를 못 하고 의욕만 앞섰다”며 “두 번째 출전한 도쿄올림픽에선 오로지 결선 진출에만 집중했다. 김도균 감독 지도로 슬럼프도 극복했고 한국 신기록까지 세워 정말 기뻤다”고 회상했다. 당시 경기에 출전한 우상혁이 “할 수 있다, 올라간다”는 말을 계속 되뇌던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상혁은 자신의 장점에 대해 “스피드를 잘 연결해 점프를 하는 부분이 다른 선수보다 낫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큰 대회에 강하다고 말해 주는 분이 많다. 평소에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오로지 높이뛰기만 생각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며 웃었다. 단점으로는 어릴 때 당한 교통사고로 한쪽 발이 조금 더 크다 보니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상혁은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남들보다 균형 감각 훈련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높이뛰기의 매력을 묻자 우상혁은 “높이 뛰어오르는 희열”이라고 답했다. 그는 “높이뛰기는 말 그대로 높이 뛰는 종목이다. 맨몸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 때 나 자신을 이긴 느낌이 들면서 희열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컨디션이 좋은 날은 가장 높이 올라간 상태에서 공중에 붕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그런 날은 더 높이 뛰고 싶고 더 재밌기도 하고 기분도 정말 좋다”고 말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스페인 요리에 매료된 어느 이탈리아 요리사의 고백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스페인 요리에 매료된 어느 이탈리아 요리사의 고백

    가끔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하곤 한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웠고,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프랑스 와인이며, 지금은 스페인식 타파스바를 운영하고 있노라고. 이토록 아이러니한 삶이라니. 듣는 이가 웃으라고 하는 농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심이다. 파스타의 매력에 빠져 요리의 길에 접어들게 한 이탈리아는 지금의 나를 낳은 어머니 같은 존재다. 이탈리아 와인으로 시작했지만 이것저것 마시다 보니 프랑스 와인의 섬세함에 유독 매료됐다. 마치 첫사랑 같다고 할까.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난 후 견문을 넓히고자 밟은 스페인 땅에서 나지막이 이렇게 외쳤다. ‘아, 스페인으로 유학 올걸….’ 그 후로 스페인을 더 많이 찾고 스페인 음식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나를 기른 아버지 같은 존재랄까. 뭇 남자들이 그러하듯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첫사랑의 영향을 받고 남자는 세상에 던져진다. 스페인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는 손님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면 이렇게 대답한다. 이토록 전 국민이 음식에 진심인 나라는 흔치 않다고 말이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하면 그 나라의 식당과 시장에 가 보면 된다. 시장에 있는 식재료들의 품질이 좋고 다양할수록, 음식을 허투루 내는 경우가 적을수록 식문화 수준이 높은 편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런 곳일수록 음식이 형편없는 식당 같은 건 애초에 유지조차 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토록 많은 곳을 다녔지만 스페인에서 음식으로 실망한 적은 별로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렇다면 스페인 요리의 매력은 뭘까. 요리사의 관점으로 볼 때 프랑스는 고급 요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돈이 있는 만큼만 잘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요리는 일상의 영역에서 꽤 다양함을 추구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프랑스 요리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듯한 모습을 꽤 목격하게 된다.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이탈리아 요리들은 프랑스 요리의 그것과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고급 식당에선 파스타의 유무로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를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스페인 요리는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 직관적이다. 손을 많이 더하지 않아도, 복잡한 스킬을 구사하지 않더라도 좋은 재료가 갖고 있는 맛을 잘 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토마토, 올리브오일, 마늘, 고추만 있으면 그 어떤 재료를 쓰더라도 간단하지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입맛에도 이탈리아, 프랑스보다는 마늘과 고추를 잔뜩 쓰는 스페인 요리가 더 맞는 편이다.스페인을 찾는 관광객들은 주로 남쪽을 향한다. 관광 아이콘들이 주로 남쪽에 있기 때문이다. 먹는 데 더 진심인 식도락가라면 남쪽보다는 북쪽을 향하는 걸 권장한다. 음식에 진심인 스페인인 중에서도 북쪽의 바스크 지역 사람들은 스스로가 음식 그 자체인 사람들이다. 흔히 타파스라고 불리는 안주 겸 식사거리인 작은 음식 중에서도 핀초스를 탄생시킨 곳이다. 빵에 각종 재료를 올린 후 꼬챙이에 꽂아 나온 타파스를 핀초스라고 하는데 바스크 지방의 주도인 산세바스티안(도노스티아)은 핀초스 바가 즐비해 있다. 한 도시 안에 미슐랭 별이 가장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길거리 음식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급 요리를 한곳에서 맛볼 수 있다. 해산물을 좋아한다면 대서양이 인접한 북쪽 지방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갈리시아 지방을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그 유명한 스페인식 문어 요리와 홍합, 각종 해산물 요리의 본산이다. 바스크 지역과 갈리시아 지역 사이에 있는 아스투리아스 지역은 산이 많아 낙농업이 발달했는데 질 좋은 유제품들과 염소고기, 콩과 돼지고기, 모르시야란 스페인식 피순대를 넣어 겨울을 이겨 낼 수 있는 따듯한 수프인 파바다가 유명하다. 사과주인 쿰쿰한 시드라도 이 지역만의 별미다. 스페인엔 이베리코 돼지만 있는 건 아니다. 품질 좋은 소고기로도 유명한데 어느 식당에서든 ‘출레톤’이란 이름이 보이면 반드시 주문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두꺼운 뼈등심스테이크를 부르는 말인데 우리가 흔히 먹는 기름 낀 소고기보다 훨씬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으로 인해 고기에 대한 관념이 바뀔 수도 있다.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만 내려놓는다면 스페인은 음식에 있어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스페인에 한껏 매료돼 있지만 아직 가 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와 조우하면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다음 목적지는 이미 정해 놓은 상태다. 기회가 온다면 남미 요리에 담긴 스페인 요리의 DNA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갑자기 업종이 바뀌어도 이해해 주시기를.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마감 후] 그녀가 온다

    [마감 후] 그녀가 온다

    “방금 저에게 질문하신 분, 잘 안 들려요. 조금 더 크게 말해 주실래요?”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2’에서의 일이다. 세계 각국에서 엄선된 스타트업 가운데 현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영국 로봇기업 엔지니어드아트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였다. 아메카는 많은 방문객들이 쏟아내는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갔다. 눈동자를 굴리거나 잠시 생각에 잠기고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사람과 비슷한 대화 패턴을 보였다. 아메카는 금속과 플라스틱, 전선 등으로 구성된 몸체에 얼굴만 회색 실리콘을 씌운 형태로 제작됐다. 인간과 너무 닮은 휴머노이드에 공포를 느끼는 현상인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었다. 이는 ‘사실적으로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보였다. 아메카가 더 인간스러워지기 위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사이 또 다른 인공지능(AI) 신인류가 등장했다. 창조주는 생성형 AI 챗GPT 개발로 글로벌 AI 개발 경쟁에 불을 지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새로운 AI 모델 ‘GPT-4o’를 공개한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그녀’(her)라는 단 한 단어만 올렸다. 이는 AI 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her’의 스토리를 빌려 영화적 상상력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GPT-4o를 조금 더 대중적인 영화 속 사례로 비유하자면 아이언맨 시리즈와 어벤져스 시리즈의 AI 비서 ‘자비스’와도 흡사하다. 사용자의 질문과 요구를 시각, 청각 정보로 입력해 추론하고 그 결과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사람처럼 다양한 감정 표현까지 가능하다. 문제는 AI 산업의 눈부신 발전 속에 한국 기업들이 관전자 혹은 조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AI 산업계는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새로운 AI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AI 모델에 적합한 AI용 반도체 개발과 고객사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이런 경쟁도 녹록지 않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 조성 정책에 따라 미국 반도체의 10나노미터(1㎚·10억분의1m) 이하 첨단공정 비중이 2022년 0%에서 2023년 28%로 늘어나며 한국(9%)을 제치고 대만(47%)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 구조 급변에도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느긋하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 요청에도 ‘타 산업군과의 형평성’, ‘대기업 퍼주기 비판’ 등을 내세우며 세제 지원 정책 유지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보조금 관련 질문에 “시간이 보조금”이라고 했다. 직접 보조금 불가론을 ‘속도감 있는 사업 지원’ 정도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 역시 막대한 보조금을 푸는 경쟁국에서 더 빠르게 흐르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더는 없다. 박성국 산업부 차장
  • ‘기술+인재’ 강조하는 뉴삼성… “과감한 도전과 변화 주도해야”[2024 재계 인맥 대탐구]

    ‘기술+인재’ 강조하는 뉴삼성… “과감한 도전과 변화 주도해야”[2024 재계 인맥 대탐구]

    3년차 ‘이재용의 삼성’ 향한 제언반도체·스마트폰·가전만으론 불안하만 이후엔 대규모 M&A도 끊겨격차 큰 파운드리 확신 투자 필요 “세부 리더 키워 더 집중 지원해야”바이오에 10년간 조 단위 들어가“우수 스타트업과 협업을” 주문도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합니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습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냅니다.” 이재용(56)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기술과 인재를 재차 강조했다. 회장 3년차인 지금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술 인재 확보에 미래가 달렸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여러 부문에서 추격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삼성이 살아남는 길은 판을 뒤엎는 신기술과 이걸 가능하게 해 줄 사람에 달렸다고 본 것이다. 1969년 삼성전자공업이란 이름으로 출발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기술 격차를 좁힌 삼성전자는 1992년 D램 분야 1위에 이어 1993년 메모리 반도체 1위에 올라섰다. 이 성공 경험은 그해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의 원동력이 됐다. 2006년과 2012년 각각 TV와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백년 기업 도전에 나선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 자리를 탐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더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축소하는 등 경영진이 오판을 했던 것도 D램 등 다른 메모리반도체의 성공에 만족해 미래 준비를 소홀히 한 방증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에 계열사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냈을 때도 “5년 후, 10년 후 삼성이 무엇으로 먹고살지를 생각하면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자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의 삼각편대로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지난해 매출 259조원, 영업이익 6조 5700억원(연결 기준)을 올렸지만 주력 사업들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빅테크가 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인수해 기술과 인력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음 단계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삼성은 2016년 전장·오디오 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M&A도 끊겼다. 사업부별로 M&A 대상을 물색해 놨지만 이것저것 따지느라 지체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회장이 역점을 두는 사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1위 업체인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워낙 격차가 크다 보니 추격이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61.2%, 삼성전자 11.3%(트렌드포스 기준)다. 장기적으로 고객사와의 신뢰 구축, 생태계 확장을 위해 분사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선 사업부 형태로 남아 있어야 한다. ‘홀로서기’를 할 수 없는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결국 오너가 확신을 갖고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는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상무 시절부터 시스템LSI사업부를 종종 방문해 파운드리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임형규(71) 당시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과 함께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을 만나기도 했다. ‘히든 히어로스’ 저자인 임 전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 초반 힘들 때 이 회장이 도움을 많이 줬다”면서 “(그때와 비교하면) 파운드리 사업이 많이 올라왔지만 마지막 고비를 남겨 두고 있다. 더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사 입장에선 세부 역량 하나하나가 취약점이 없어야 자신의 운명이 걸린 핵심 칩의 제조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세부 기술 분야 리더(히든 히어로)의 역량을 키워 선단 공정뿐 아니라 설계자산(IP), 패키징, 수율(합격품 비율), 일정 관리 등 전 분야에서 합격점을 받는 게 급선무”라고 임 전 사장은 말했다. 지난 10여년간 조 단위 투자를 이어 온 바이오 사업은 이 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키우기 위해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2월에도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찾아 경영진으로부터 중장기 사업 전략을 보고받은 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 기구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하고 전영현(64·전 삼성SDI 이사회 의장) 단장에게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을 발굴하도록 한 것도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권오현(72·서울대 이사장) 전 삼성전자 회장은 자신의 저서 ‘초격차’에서 “현재 호황기에 접어든 사업부라 할지라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변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용석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롭게 도전하는 문화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면서 “신사업은 모험과 실패를 통해 얻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의 방법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이라면서 “삼성이 늦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의 경우 스타트업을 인수한 뒤 삼성의 우수 인력들을 투입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 엔비디아와도 경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어쩌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말이 생겼을까 [인마이포캣]

    어쩌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말이 생겼을까 [인마이포캣]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시절에 ‘고양이 목숨이 9개’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홉 꼬리를 가진 구미호’가 생각났다.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엄마의 말에 세뇌된 탓이었을까. 세상 만사 그렇지만 ‘알면 보이고’ 모르면 배워야 한다. 9개의 목숨을 가졌다는 고양이는 9번 환생한다는 마녀도 아니요 불사신도 아니다.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었던 인간의 마음이 투영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A cat has nine lives)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A cat has nine lives)라는 이 말은 영어 속담이다.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 엔네아드라는 아홉명의 신의 집단이 있었다. 숫자 ‘9’는 아홉명의 신에게서 비롯되어 이집트인들에게는 아주 신성한 숫자였다. 그런데 이 신들 중 오시리스와 이시스라는 신에게서 고양이 여신인 ‘바스테트’가 태어났다고 믿었다. 고양이를 숭배한 이집트인들이 고양이의 목숨에 이 신성한 숫자를 붙여주었다는 설이다. 또 다른 추측은 고대 이집트 때와 다르게 고양이들의 흑역사였던 중세 이집트 시대에서는 신성시했던 고양이를 마녀들과 함께 악마로 몰아갔다. 마녀는 9번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고양이들 또한 9개의 목숨이 있을 거라고 믿은 것은 아닐까 하는 얘기다. 어쩌면 이 시기의 숫자 ‘9’ 아홉은 부정적인 숫자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고양이 목숨 9개’라는 말을 믿지 않지만 많은 집사들은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을 거다. 그런데 실제로 엄청난 재난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리고, 몸이 아팠던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 나아서 돌아오는 이야기 등을 들으면 옛 어르신들이 ‘요물’이라고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양이들의 놀라운 생명력 2019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폭설에 파묻혀 거의 냉동상태가 되었던 세 살짜리 고양이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발견되었을 당시 체온계에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낮은 체온으로 얼어 있었지만 의료진의 노력으로 수 시간 뒤 의식을 되찾고 완전히 정상이 되었다고 한다. 2011년 영국에서는 공기총의 총알 30개를 맞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양이 ‘호프’(HOPE)가 있다. 다리와 몸통 전반에 걸쳐 총알이 박혀 있었고 그 중 4발은 머리에 박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2014년 부산의 한 아파트 24층에서 6개월 된 고양이가 추락했다. 가족들이 함께 있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무려 60 여m에서 추락한 이 고양이는 골절상 한 곳 없었고 가벼운 폐출혈만 있어 치료 후 며칠 뒤 퇴원했다고 한다. 놀라운 점프력, 연체동물 같은 유연함, 순간 이동급 스피드 등 고양이들에게는 여러 놀라운 신체적 특징이 있다. 이 신체능력으로 고양이는 부상의 위험을 잘 피할 뿐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생존력을 보이곤 한다.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고양이는 자기 몸길이의 3배 정도는 사뿐히 오르고 평균 6배 정도의 높이를 뛰어 넘는다. 날개 없는 동물 중 이런 점프력을 가진 동물이 있을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는 높이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거다. 이를 실험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간혹 우리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중세시대 종탑에서 던져진 고양이들 중에서도 살아남아 도망치는 고양이가 있었고, 10층 건물에서 낙하되었지만 살아남은 고양이도 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일까.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는 공중에 놓였을 때 뛰어난 반사신경과 균형감각으로 재빨리 몸을 돌려서 발로 착지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정위반사라고 하는데 추락 시 머리를 항상 올바른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반사를 말한다. 고양이는 낙하 시 뒤집힌 몸을 앞뒤로 뒤틀며 회전시켜 머리와 몸이 바른 자세가 되게 함으로서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인다.이런 고양이의 유연성 비밀은 관절의 숫자에 있다. 고양이의 척추뼈는 52~53개다. 척추뼈가 많으면 관절이 많아져서 더 많이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사람의 척추는 32~34개다. 또한 고양이는 쇄골이 짧아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도저히 들어가기 어렵다고 보이는 작은 공간에도 들어간다. 고양이의 신체 중 가장 큰 부위는 머리인데 즉 머리만 들어가면 어디든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거다. 고공 낙하하는 상황에서도 몸을 재빠르게 바꾸며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는 것은 유연한 관절 덕분이기도 하다.찐 1개의 목숨을 잘 지키기 위해서 그러나 이런 불사신 같은 고양이들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순간들은 오히려 우리 생활 곳곳에 있다. 특이한 혀의 돌기 때문에 입 크기 보다도 더 큰 물체나 장난감, 끈 등의 이물질을 삼켜 집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우는 흔하다. 나의 삼색냥 토리는 몇 년 전 피자를 묶는 긴 리본끈을 삼켰는데 다행히(?) 항문으로 삐져 나와서 발견했다. 자그마치 1m 의 긴 끈이었다. 일반적인 경우 뱃속에 머물러 있으면 절개를 해서 꺼내야 하는데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 항문으로 리본을 정말 조심히 꺼내서 큰 일을 피한 적이 있다. ‘고양이 감기’는 경미한 경우 자연치유 되지만 심해지면 폐렴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고양이는 외과적 질환 보다 바이러스성 질환의 내과치료가 필요한 질병에 매우 취약하다. 조기발견이 중요하지만 아프면 숨는 야생동물의 특징이 있어서 때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평소와 다른 점들이 보이는지 잘 살펴봐야 하고, 1년에 한번씩 고양이 정기검진도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 우리 집에 온 천사같은 첫 고양이 ‘미나’는 우리를 만난 지 4개월 만에 생후 6개월의 어린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고양이에게 가장 치명적인 복막염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 되어 생기는 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발병 이유는 찾지 못했고 당시만 해도 직접 치료제가 없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본 것 같다. 2개월 넘게 밤낮으로 간호했지만 보내야 했다. 미나는 1개의 목숨을 쓰고 우리에게서는 떠났지만 어디선가 나타나 8개의 목숨을 가진 채 건강히 지내고 있으리라 믿어본다.
  • 지독한 허무와 기묘한 희망… 전지전능함에 맞서는 인류

    지독한 허무와 기묘한 희망… 전지전능함에 맞서는 인류

    지구를 침공하겠다는 외계문명과 그들에 응전하는 인류. ‘스페이스 오페라’의 전형을 그대로 따른다. 살짝 진부한가 싶다가도 메시지에 밀착하면 상당히 무게감 있는 문제의식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지전능한 존재가 인간을 멸하려고 할 때 우리는 허무와 희망 중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만든 것으로도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가 지난달 21일 공개된 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전 세계 93개 국가에서 ‘톱10’에 올랐고 독일 등 15개국에선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SF계의 노벨상’ 받은 탄탄한 원작… 입소문 속 한국서도 3위 탄탄한 원작의 힘이다. 엔지니어 출신 작가 류츠신(61)이 쓴 동명의 소설은 은연중에 장르소설의 문학성을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는 중국 문단의 시각을 뒤집은 기념비적 작품이다. 저명한 SF 소설가인 켄 리우(48)의 번역으로 ‘SF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휴고상도 받았다. 책은 총 3부로 이번 넷플릭스 시리즈는 1부에 해당한다. 시즌2 제작도 이미 확정됐다고 한다. 앞서 중국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됐다. 원작의 설정을 거의 그대로 가져갔던 중국판과 달리 넷플릭스는 배경과 등장인물의 세부 설정을 대폭 각색했다. 이야기의 핵심인 중국인 과학자 예원제(청년 자인 쳉, 노년 로잘린드 차오)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 개의 태양이 뜨는 자신들의 항성계에서는 도저히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삼체문명’이 지구를 정복하러 온다. 그들이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00년. 인류는 그동안 그들을 막아 낼 방법을 찾고자 분투한다. 제목은 ‘삼체문제’에서 유래했다. 질량이 같거나 비슷한 물체 세 개가 서로의 인력 아래에 놓여 있다면 어떤 궤도로 움직일까.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1854~1912)는 1887년 이 문제의 일반해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AI 스파이 ‘지자’ 등 삼체문명 앞에서 만난 뿌리 깊은 허무 가장 소름 끼치는 존재는 양성자 컴퓨터 ‘지자’다. 지구를 염탐하고 인간의 과학 발전을 방해하고자 삼체문명이 파견한 ‘인공지능 스파이’다. 입자가속기에 침투해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지구의 모든 이야기를 엿듣는다. 무엇이든 알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가 우리를 멸망시키려고 한다. 인간이 뭘 할 수 있는가. 아니, 애초에 도전이 의미가 있는가. 삼체문제와 삼체문명은 인간 지성의 한계와 그것을 뛰어넘는 존재 앞에서의 뿌리 깊은 허무를 상징한다. 삼체문명과 인류의 대결은 단순히 지구라는 공간을 지키는 것을 넘어선다. 인간 근원의 허무를 극복하는 일이라서다. 삼체문명은 인간들에게 “너희는 벌레다”(You are bugs)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들과 대적하고자 이것저것 시도했던 과학자들은 지독한 절망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 정부 비밀 요원 클래런스 시(베네딕트 웡)는 실의에 빠진 과학자들을 교외의 늪으로 데려간다. 거기에는 수많은 벌레가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단 한 번이라도 지구상에서 벌레를 멸종시킨 적 있느냐고. 수없이 살충제를 뿌리고 그들을 박멸코자 했지만 벌레들은 끝끝내 살아남아 여전히 저렇게 번성하고 있다고. 벌레로 비하된 인간이 도리어 벌레를 통해 희망을 회복하는 기묘한 역설이 무릎을 치게 만든다.
  • “수컷 정액 빼내 암컷에 강제 주사”…‘강아지 공장’의 참혹한 현실

    “수컷 정액 빼내 암컷에 강제 주사”…‘강아지 공장’의 참혹한 현실

    값비싼 품종견들을 강제로 임신시켜 강아지를 생산하는 이른바 ‘강아지 공장’의 참혹한 현장이 공개됐다. 지난 26일 MBN ‘뉴스7’은 강아지 공장으로 사용된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한 농장의 모습을 보도했다. 내부는 참혹했다. 임신한 개부터 갓 태어난 새끼까지 수십 마리가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있었고 썩은 악취가 진동했다. 현장에서는 주사기도 발견됐는데 매체는 “번식견에게 항생제를 맞혀가며 자가진료하고 강제 교배할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컷의 정액을 추출해 강제로 암컷에게 주사했다는 것이다. 참혹한 현장은 농장 밖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병든 개들이 발견됐는데 새끼만 낳다가 버려진 것으로 매체는 추측했다. 이 농장은 1년 전부터 운영됐는데 동물단체의 지속적인 감시로 적발됐다.동물보호법이 강화되면서 정부는 개 농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지자체는 단속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전북 진안군청 관계자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뭐 바빠서.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다. 사업도 해야 하고”라고 말했다. 동물권 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구조 소식을 알리며 “육안으로도 건강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개체들이 많아 현재 모두 동물병원으로 이송 중이고 정밀검사가 끝나는 대로 필요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시설들은 군청의 철거명령에 따라 소재 내 모든 건축물과 시설물을 철거할 계획”이라면서 “농장 업주는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번식장과 펫숍의 완전 종식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라며 “가정에 있어야 할 반려동물을 이용해 강제로 출산케 하고 이득을 취하는 강아지 공장은 논리적으로 명백하게 동물학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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