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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감한 이야기” 이상렬 감독 비판한 박철우... “폭력 뿌리 뽑아야”

    “민감한 이야기” 이상렬 감독 비판한 박철우... “폭력 뿌리 뽑아야”

    프로배구 한국전력 박철우가 12년 전 자신을 폭행한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을 공개 비판했다. 18일 박철우는 OK 금융그룹과의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이상렬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고 충격이 커서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 전 박철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고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는 전날 이상렬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 발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감독은 우리카드전에서 ‘요즘 배구계가 뒤숭숭한데 선수들에게 해준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민감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옛날 같지 않고, 우리는 주목을 받는다.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누가 욕하지 않더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조심해야 한다. 남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다.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감독은 2009년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를 구타해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2년 만에 경기운영위원으로 돌아왔고,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사령탑에 올랐다. 이에 대해 박철우는 “시즌 중 이런 얘기를 꺼내 KB손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박철우는 “이상렬 감독님의 기사를 보고 종일 힘들었다. KB손보 감독이 됐을 때도 힘들었는데, 현장에서 마주칠 때도 힘든 상황에서 그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이 감독이 반성하고 더 나은 지도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 감독의 폭력 성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철우는 “이 감독이 대학 지도자 시절에도 선수에게 ‘박철우 때문에 넌 안 맞는 줄 알아’란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렬 감독님께 사과받고 싶은 생각은 없고, 보고 싶지도 않다”며 “프로배구가 언론에 나쁘게 비치는 게 싫지만, (폭력 지도자 건을) 정면 돌파해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故 백기완 선생이 文대통령에게 전하려던 마지막 메시지는?

    故 백기완 선생이 文대통령에게 전하려던 마지막 메시지는?

    장례위측 “중대재해법, 김진숙 관심 가져달라”… 文대통령 ‘끄덕’ 김복동 할머니 이후 2년만… 김종필, 노회찬, 박원순 등 조문 안해 “아버님하고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살아생전에 하신 말씀이 회담, 해방·통일,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을 대상으로… 살아생전에 (대통령을) 뵈었으면 더 좋은 말씀 해 주셨을 텐데…(고 백기완 선생의 장남 백일씨).” “이제는 진짜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조문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2019년 1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를 조문한 이후 2년 만이다. 빈소를 찾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영전에 술잔을 올렸다. 고인의 장녀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가 “세월호 분들, 아버님이 가장 가슴 아파하셨는데,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의 구조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되고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 규명이 속 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답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입원하기 전에 문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다는 취지로 남긴 영상메시지를 전했다. 영상 속에서 고인은 “다가서는 태도, 방법 이런 것 다 환영하고 싶습니다. 생각대로 잘 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백원담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고인이 남긴 선물의 의미를 설명하며 하얀색 손수건과 책 1권을 전달했다. 백 교수는 “아버님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고향 황해도에 꼭 가고 싶다고 이걸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다”면서 “이건 마지막에 쓰신 책으로, 아버님의 모든 사상이 여기에 담겨 있다”고 했다. 자리를 함께한 양기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관심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양 대변인은 “선생님께서 병원에서 말씀을 못하시고 대화를 하실 때 글로 쓰셨는데 마지막 글이 ‘노나메기 세상이었지만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올바로 모두가 잘사는 세상’이었고, 특별히 관심을 가지신 것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그리고 ‘김진숙 힘내라’였다”고 말했다. 이어 “각별히 선생님께서 마지막 뜻이기도 하시니까 말씀드린다. 각별히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의 조문은 사뭇 이례적이다. 현 정부 들어 김종필 전 총리(2018년 6월)와 노회찬 의원(2018년 7월), 이희호 여사(2019년 6월)에 이어 지난해 7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백선엽 장군 별세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직접 조문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비서실장 등이 대신하고 조화로 갈음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고인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재용 경영 복귀 ‘가시밭길’… 법무부 ‘5년간 취업제한’ 통보

    이재용 경영 복귀 ‘가시밭길’… 법무부 ‘5년간 취업제한’ 통보

    4주 격리 마친 李부회장 일반인 접견 가능삼성, 평택 3라인 등 투자 현안논의 시급면회 만으로는 정상적 경영활동 어려워취업제한 중대 변수 만나 일선복귀 난항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법무부가 취업제한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이 부회장 측에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했다.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는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을 제한한다고 돼 있어 이 부회장은 이같은 조항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된다. 취업 대상 직군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부나 일부를 출자한 기관과 그 출연이나 보조를 받는 기관, 유죄 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다. 지난달 18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4주 격리를 마치고 15일 일반 수용실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까지 제한된 장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허락됐지만, 격리 해제 및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완화로 이 부회장은 이제 변호인 접견실에서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일반인 면회도 가능해졌다. 16일부터 일반인 접견 신청을 받는다면 17일부터 면회가 시작될 수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이 부회장과 경영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됐지만, 법무부의 취업 제한 통보라는 중대한 변수를 만나게 됐다. 삼성전자는 당장 평택 3라인 착공과 미국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신·증설 등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더불어 이 부회장으로서는 고 이건희 회장 재산에 대한 상속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과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 기한에 따라 오는 4월까지는 12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상속세 조달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이 부회장 측이 법무부에 취업승인 신청을 해 심의를 받는 절차가 있지만, 이같은 방법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재상고를 포기해 지난달 25일 형이 최종 확정된 상태다. 취업승인을 신청하면 법무부 장관 자문 기구인 ‘특정경제사범 관리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심의하고 이를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할 수 있다. 수감자라는 신분의 제약이 큰 상황에서 취업이 제한되면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까지는 상당 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면회가 가능한 정도로도 이 부회장이 경영에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재계 관계자는 “아예 면회 자체가 불가능했던 상황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면서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 따라 취업제한을 받은 재벌 총수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취업제한 통보를 받고 모든 그룹 내 보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법무부, 이재용 부회장에 취업제한 통보

    법무부, 이재용 부회장에 취업제한 통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법무부가 취업제한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이 부회장 측에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했다.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는 5억원 이상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을 제한한다고 돼 있어 이 부회장은 이같은 조항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 된다. 취업 대상 직군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부나 일부를 출자한 기관과 그 출연이나 보조를 받는 기관, 유죄 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다. 지난달 18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4주 격리를 마치고 15일 일반 수용실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까지 제한된 장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허락됐지만, 격리 해제 및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완화로 이 부회장은 이제 변호인 접견실에서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일반인 면회도 가능해졌다. 16일부터 일반인 접견 신청을 받는다면 17일부터 면회가 시작될 수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이 부회장과 경영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됐지만, 법무부의 취업 제한 통보라는 중대한 변수를 만나게 됐다. 삼성전자는 당장 평택 3라인 착공과 미국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신·증설 등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더불어 이 부회장으로서는 고 이건희 회장 재산에 대한 상속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과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 기한에 따라 오는 4월까지는 12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상속세 조달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이 부회장 측이 법무부에 취업승인 신청을 해 심의를 받는 절차가 있지만, 이같은 방법을 택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재상고를 포기해 지난달 25일 형이 최종 확정된 상태다. 취업승인을 신청하면 법무부 장관 자문 기구인 ‘특정경제사범 관리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심의하고 이를 법무부 장관이 최종 승인할 수 있다. 수감자라는 신분의 제약이 큰 상황에서 취업이 제한되면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까지는 상당 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내에서는 면회가 가능한 정도로도 이 부회장이 경영에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재계 관계자는 “아예 면회 자체가 불가능했던 상황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면서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기대하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14조에 따라 취업제한을 받은 재벌 총수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취업제한 통보를 받고 모든 그룹 내 보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신년 초에 해남에 사는 지인에게 안부를 물었다. 나도 요즘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코로나를 염려하며 생업에 어려움이 없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지인은 농사를 짓고 있는데 겨울 한 철 동안은 김장용 절임배추를 주로 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절임배추는 주문량이 오히려 늘었고 김장배추는 약간 줄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보니 농촌분들은 코로나 때문에 입는 어려움이 비교적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는 현실에서 귀촌과 귀농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실상사와 인근 마을은 귀촌ㆍ귀농이 제법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98년 이곳 실상사에 장기 귀농학교가 개설되면서 삶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런 노력으로 실상사가 자리 잡은 산내면과 이웃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둥지를 틀었다. 이제는 이 동네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덧 고등학생이 돼 실상사에서 세운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모두들 어려운 시절이다.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귀촌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겸손하고 따뜻한 ‘훈수’를 전하고 싶다. 먼저 ‘나는 왜 삶의 터전을 농촌으로 옮기고자 하는가’에 대해 분명한 뜻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많은 돈을 벌고 소비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오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귀촌은 단순히 공간과 직업의 이동이 아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위한 결단과 전환이다. 농촌에서 벌어야 할 것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고 우정이고 이웃이다. 농촌에는 대대손손 뿌리내리고 사는 선주민이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귀촌자가 선주민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골 인심이 왜 이래?”, “텃세가 심해서 못 살겠네” 이런 하소연과 분노가 섞여 있다. 곳곳마다 갈등과 불화의 사정은 다르다. 그 갈등의 원인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점도 있다. 간혹 사람들은 농촌에 대해 미리 어떤 나름의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이른바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도 좋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하나의 확고한 답을 미리 정하고 있는 ‘답정너’다. 분명 물은 좋고 공기는 맑다. 그러나 일방적인 자기 생각으로 규정하고 있는 그런 좋은 인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착각이고 이기적인 속셈이다. 사람 관계는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일단 농촌에 내려왔으면 기존의 생각과 습관과 미련 없이 이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유 가치에서 존재 가치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과잉의 소유와 소비의 악순환을 끊고 단순 소박한 일상에 만족해야 한다. 단순 소박한 삶은 단지 돈과 물질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생각도 단순해야 한다. 몸은 부지런하면서도 일과 관계는 줄여야 좋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허둥지둥 사는 일을 뜻하지 않는다. 소로가 ‘월든’에서 말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직한 사람은 열 손가락 넘게 헤아릴 게 거의 없다. 당신의 일을 둘이나 셋으로 줄이라. 단순하게, 소박하게, 수수하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오려는 사람들은 또 과거의 기억과 습관에 사로잡혀서는 안 될 것이다. 귀촌한 사람 중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습관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삶이 상처를 입고 살았든, 영광스러운 대우를 받고 살았든 그런 기억을 붙들고 사는 사람은 비록 몸은 지금 농촌에 있을지언정 마음은 과거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는 자의식과 자만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의식이 만들어 내는 인정 욕구는 매우 위험하다. 마지막 당부가 있다. 자칫 과도한 이념과 신념에 사로잡혀 농촌 마을을 개조하고 계몽하려는 열정은 애초부터 접으시라. 농촌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지 자기 잣대로 만들어야 할 운동판이 될 수 없다. 농촌에 오시면 부디 하심과 공경, 배움과 성장의 자세로 살아가기 바란다. 이념과 목적에 사로잡혀 행하는 섣부르고 서투른 짓은 자기도 이웃도 괴롭게 한다. 농촌은 자연이다. 마음도 행동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보는 시선과 몸짓이 자연이다.
  •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법인의 활발발] 코로나19와 귀촌 희망자

    신년 초에 해남에 사는 지인에게 안부를 물었다. 나도 요즘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 코로나를 염려하며 생업에 어려움이 없느냐고 인사를 건넸다. 지인은 농사를 짓고 있는데 겨울 한 철 동안은 김장용 절임배추를 주로 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절임배추는 주문량이 오히려 늘었고 김장배추는 약간 줄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보니 농촌분들은 코로나 때문에 입는 어려움이 비교적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는 현실에서 귀촌과 귀농을 모색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실상사와 인근 마을은 귀촌ㆍ귀농이 제법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98년 이곳 실상사에 장기 귀농학교가 개설되면서 삶의 전환을 꿈꾸는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런 노력으로 실상사가 자리 잡은 산내면과 이웃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둥지를 틀었다. 이제는 이 동네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어느덧 고등학생이 돼 실상사에서 세운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모두들 어려운 시절이다.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귀촌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겸손하고 따뜻한 ‘훈수’를 전하고 싶다. 먼저 ‘나는 왜 삶의 터전을 농촌으로 옮기고자 하는가’에 대해 분명한 뜻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많은 돈을 벌고 소비의 즐거움을 누리고자 오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귀촌은 단순히 공간과 직업의 이동이 아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위한 결단과 전환이다. 농촌에서 벌어야 할 것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고 우정이고 이웃이다. 농촌에는 대대손손 뿌리내리고 사는 선주민이 있다. 그런데 적지 않은 귀촌자가 선주민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시골 인심이 왜 이래?”, “텃세가 심해서 못 살겠네” 이런 하소연과 분노가 섞여 있다. 곳곳마다 갈등과 불화의 사정은 다르다. 그 갈등의 원인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런 점도 있다. 간혹 사람들은 농촌에 대해 미리 어떤 나름의 그림을 그려 놓고 있다. 이른바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도 좋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자면 하나의 확고한 답을 미리 정하고 있는 ‘답정너’다. 분명 물은 좋고 공기는 맑다. 그러나 일방적인 자기 생각으로 규정하고 있는 그런 좋은 인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착각이고 이기적인 속셈이다. 사람 관계는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일단 농촌에 내려왔으면 기존의 생각과 습관과 미련 없이 이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유 가치에서 존재 가치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과잉의 소유와 소비의 악순환을 끊고 단순 소박한 일상에 만족해야 한다. 단순 소박한 삶은 단지 돈과 물질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생각도 단순해야 한다. 몸은 부지런하면서도 일과 관계는 줄여야 좋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허둥지둥 사는 일을 뜻하지 않는다. 소로가 ‘월든’에서 말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의 삶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직한 사람은 열 손가락 넘게 헤아릴 게 거의 없다. 당신의 일을 둘이나 셋으로 줄이라. 단순하게, 소박하게, 수수하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오려는 사람들은 또 과거의 기억과 습관에 사로잡혀서는 안 될 것이다. 귀촌한 사람 중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습관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삶이 상처를 입고 살았든, 영광스러운 대우를 받고 살았든 그런 기억을 붙들고 사는 사람은 비록 몸은 지금 농촌에 있을지언정 마음은 과거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는 자의식과 자만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의식이 만들어 내는 인정 욕구는 매우 위험하다. 마지막 당부가 있다. 자칫 과도한 이념과 신념에 사로잡혀 농촌 마을을 개조하고 계몽하려는 열정은 애초부터 접으시라. 농촌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지 자기 잣대로 만들어야 할 운동판이 될 수 없다. 농촌에 오시면 부디 하심과 공경, 배움과 성장의 자세로 살아가기 바란다. 이념과 목적에 사로잡혀 행하는 섣부르고 서투른 짓은 자기도 이웃도 괴롭게 한다. 농촌은 자연이다. 마음도 행동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지 않고, 보이는 대로 보는 시선과 몸짓이 자연이다.
  • “못 알아들어 속터지는 AI 스피커 이제 끝”

    “못 알아들어 속터지는 AI 스피커 이제 끝”

    최근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음성인식 수준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내놓거나 다른 명령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 여전히 ‘못 알아들어’ 속터지는 경우가 잦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귀를 흉내내 초고감도 인공지능 기반 음성센서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은 음성 주파수 영역에서 센서의 막이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공진현상을 활용해 전기신호가 만들어지는 공진형 유연 압전 음성센서를 개발해 정확도가 높은 초고감도 인공지능 기반 화자 식별 및 음성 보안기술을 구현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스피커에 탑재해 제품화하는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2일자에 실렸다. 인간이 먼 거리의 소리를 인식하는 방법은 달팽이관에 있는 사다리꼴 막이 가청주파수 대역에서 공진현상을 발생시켜 소리를 증폭시킨다. 연구팀은 사람의 귀를 흉내내기 위해 얇은 유연 압전막을 사용해 여러 공진 채널을 구현해 소리를 초고감도로 식별할 수 있는 공진형 음성 센서를 만들었다.유연 압전 음성센서는 신호 대 잡음비(SNR)가 우수해 음성인식 기능이 뛰어나고 다수의 채널을 이용해 적은 데이터양으로도 화자 식별 정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원거리에서 스마트 기기들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음성센서를 같은 조건에서 기존 기술과 비교한 결과 음성인식 오류율을 60~95%까지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건재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높은 민감도를 갖고 있으며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미래 인공지능기술을 작동시키는데 핵심 센서로 적용할 수 있다”라며 “현재 대량생산 공정이 완성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곧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국어사전의 기술

    [이경우의 언파만파] 국어사전의 기술

    “이건 나무요, 저건 풀이요, 그건 꽃이다.” 여기서 ‘나무’와 ‘풀’ 뒤에 붙은 ‘요’는 ‘나무’와 ‘풀’을 나열한다. 그러면서 다음에 오는 말과 연결해 준다. “그렇게 했어요”의 ‘요’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했어요’의 ‘요’가 ‘했어’에 ‘요’를 붙여 상대를 높인다면 ‘풀이요’의 ‘요’는 ‘풀’에 ‘이요’가 붙은 것이고 상대를 높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꽃이다’의 ‘이다’가 활용한 형태의 ‘이요’다. ‘이고/이네/이니/이니까/이어서/이지’ 등으로 활용되는 ‘이다’의 한 형태다. ‘나무이다’ 대신 ‘나무다’라고 ‘이’가 생략되듯 ‘나무요’에서도 ‘이’가 떨어졌다. ‘-이요’의 ‘요’는 “이건 나무고, 저건 풀이고, 그건 꽃이다”의 ‘(이)고’와 같은 기능을 한다. 역사적으로도 이때의 ‘요’는 ‘고’의 ‘ㄱ’이 약화된 형태이기도 하다. 문장 가운데뿐만 아니라 끝에도 ‘(이)요’가 온다. ‘했어요’처럼 존대의 표시다. 한데 식당에 가서 “여기 냉면이요”라고 말하면 얼마 전까지는 표준어가 아니었다. “냉면요”라고 해야 ‘맞는 말’로 취급됐다. 표준어의 틀에서는 문장 끝에서 상대를 존대하는 말은 ‘요’뿐이었다. “저 애는 누구지”라고 물었을 때 “친구요”라고 답하듯 “냉면요”가 규범이었다. ‘저건 풀이요, 그건 꽃이다’에서처럼 일상의 말들은 “여기 냉면이요”였지만, 규범적인 표현은 “냉면요”였다. 교과서도, 현실보다 규범을 더 존중하는 매체들도 다 그랬다. ‘사람요’, ‘동물요’, ‘짬뽕요’라고 적었다. 규범을 우선시하는 게 말글살이를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어떤 국어사전도 ‘이요’를 표제어로 올리지 않았다. ‘요’가 바른 것이니 이것을 따르라는 신호였다. 최근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이요’가 표제어로 실렸다. “(받침 있는 체언이나 부사어 따위의 뒤에 붙어) 주로 발화 끝에 쓰여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여기 냉면이요’, ‘거스름돈이요’, ‘가득이요’ 같은 예문이 올랐다. 물론 기존의 규범이었던 ‘냉면요’, ‘거스름돈요’, ‘가득요’도 규범이다. ‘냉면요’를 썼다고 지적받지 않아도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국가가 만들어 가는 대표적인 규범 사전이다. 현실의 쓰임새를 바로 반영하기보다 기존 규범과의 관계를 엄밀히 따진다. 그러다 보니 종종 현실과 차이를 보인다. ‘이요’를 반영한 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記述)한 것이다. 표준사전은 국어생활을 하는 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전이다. ‘이요’를 표제어로 올렸듯이 더 유연하고 친절한 국어사전이 되기를 바란다. 현실을 더 정확하게 담은 사전이 권위 있는 사전으로 가는 길이다. 어문부 전문기자 wlee@seoul.co.kr
  • ‘고령자 접종’ 현장에 책임 떠넘겨… 의협 “당분간 접종 보류해야”

    ‘고령자 접종’ 현장에 책임 떠넘겨… 의협 “당분간 접종 보류해야”

    식약처, 추가 임상 제출 ‘조건부 허가’65세 이상 임상 결과 4월 말 나올 듯질병청 “19일까지 1분기 대상자 확정”요양병원·시설 세부 접종계획 정할 듯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일 최근 논란이 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고령층 접종 여부에 대해 임상 자료 부족을 이유로 ‘제한을 두진 않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의사들이 결정하도록 했다. 백신 허가·심사를 총괄하는 식약처가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하면서 결국 식약처 판단을 바탕으로 접종 대상과 순서를 확정하려던 질병관리청과 현장 의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모양새가 됐다. 당장 의사단체에선 ‘자료 부족이 이유라면 추가 자료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접종을 보류하는 게 맞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는 24일부터 전국에 75만명분(150만 도스)을 공급해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접종을 시작하려고 했던 질병청으로선 이날 식약처 결정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약 77만 6900명에 이르는 접종 대상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많기 때문에 접종 순서 변경 여부를 놓고 숙고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앞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그리고 식약처의 최종 허가 과정을 살펴보고 접종계획을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질병청은 식약처의 결정을 참고해 오는 19일까지는 1분기 접종 대상자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아직 코로나19 백신자문단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일정은 미정이지만 최대한 빠르게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세부적인 접종계획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당초 계획대로 고령층에도 접종을 하는 것이다. 식약처가 이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접종은 가능하다며 길을 열어 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 주의사항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 혼선이 생길 수 있는 건 부담이다.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상 현장에서 접종 시 이익 대비 위험도, 감염의 위험도, 사회경제적인 필요도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면 될 것”이라며 “식약처가 허가 차원에서 세부적인 항목까지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김대하 대변인은 “식약처가 내놓은 결론만 보면 실제 접종할 때 의사가 판단하라는 건데, 이건 책임 회피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어떤 의사도 지금 접종하라고 자신 있게 권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 달 뒤에 추가 (임상)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는 65세 이상에 대해선 접종을 보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이날 백신을 허가하면서도 추가 임상시험 결과를 제출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65세 이상 약 7500명이 참여하는 3만명 규모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중간 결과는 4월 말쯤 나온다. 고령층이 대다수인 요양시설 입소자의 접종 시기를 아예 2분기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있다. 종사자만 먼저 접종을 하고 입소자는 2분기에 효과성이 입증된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9일 국회에서 ‘고령층 접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런 제한이 있으면 다른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2분기에는 얀센, 모더나 백신 도입이 예정돼 있다. 식약처는 임신부에 대해서는 접종을 통해 이롭다는 분명한 판단이 없다면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접종 대상에서 배제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미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서 91세 떠밀어 넘어뜨린 28세 용의자 검거

    미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서 91세 떠밀어 넘어뜨린 28세 용의자 검거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차이나타운 거리를 걷던 91세 아시아계 노인을 뒤에서 밀어 넘어뜨린 용의자가 체포됐다. 알라메다 카운티 검찰은 야햐 무슬림이란 28세 청년을 지난 8일 붙잡았다고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밝혔다고 abc뉴스가 전했다. 무슬림은 백주 대낮에 힘겹게 걸음을 옮기던 91세 할아버지를 넘어 뜨린 뒤에도 60세 남성과 55세 여성을 공격했다. 역시 아시아계였다. 두 사람 모두 길바닥에 쓰러졌는데 여성은 한동안 의식을 잃었다. 남성도 다쳐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무슬림이 체포된 것은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43)과 중국계 배우 대니얼 우(49·吳?祖)가 함께 용의자에 대해 제보하면 2만 5000달러(약 2800만원)의 보상금을 책임지겠다고 지난 5일 밝힌 지 얼마 안돼 이뤄졌다. 경찰은 아직 그가 어떤 동기에서 이렇게 아시아계를 상대로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는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무슬림은 지난달 1일에도 차이나타운에서 아시아계를 상대로 똑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업 등으로 어려움에 내몰린 이들이 아시아계에 분풀이하는 일이 종종 있어왔는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더욱 심해졌다. 대니얼 대 킴이 이 잔인한 범행을 고발하면서 예로 든 것이 1982년 빈센트 친 사건이었다. 디트로이트에서 중국계 미국인 빈센트 친이 공장에서 해직당한 두 백인에게 무참히 희생된 사건이다. 일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막대한 대일 무역 적자 등으로 미국인들은 두려워했는데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으로 대량 수입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게 되자 극우 단체들이 일본산 자동차를 때려부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야스다 고이치가 쓴 책 ‘거리로 나온 넷우익’(후마니타스)에는 당시 미국의 뒷골목에 일본인을 겨냥해 “너희 나라에 다시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전에 빨리 미국에서 꺼져!” 낙서가 눈에 띄었다. 크라이슬러 공장 감독관 에벤스와 의붓아들 니츠는 직장을 잃은 뒤 빈센트 친이 결혼식을 앞두고 총각파티를 벌인 술집 밖에서 시비가 붙었다. 둘은 빈센트 친을 붙잡고 “너같은 XX 때문에 우리가 실직했다”고 말하며 방망이로 머리를 때렸다. 빈센트 친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뇌손상으로 절명하였으며 유언 “이건 공평하지 않아”를 남겼다. 둘은 벌금형만 받고 풀려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라방’ 보면서 내방 꾸며 볼까

    ‘라방’ 보면서 내방 꾸며 볼까

    매트에 계란·골프공 떨어뜨려 소음 체크행거로 재택공간 만들기 등 ‘꿀팁’ 전수실시간 채팅으로 물어보고 바로 구매도 라이브커머스, 비대면 타고 3조 급성장한샘·이케아·LG하우시스 등 방송 사활# “자, 지금 25㎝ 높이입니다. 한번 떨어뜨려 볼게요.” 진행자가 떨군 달걀 한 알이 푹신한 매트 위로 통통 튀어 오른다. 달걀에는 작은 흠집도 나지 않았다. 매트를 걷어 내고 떨어뜨렸을 땐 어림도 없었다. 책상 위로 떨어진 달걀은 힘없이 그대로 깨져 버렸다. LG하우시스가 지난달 27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최초로 공개한 ‘LG지인 안심매트’를 홍보하는 장면이다. 신혼집처럼 꾸며진 ‘지인스퀘어 목동점’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장나영 쇼호스트와 함께 실제 LG하우시스 직원인 노훈감 사원이 진행자로 나서 호흡을 맞췄다.# “이건 ‘니케뷔’라는 제품입니다. 원래는 행거(옷걸이)라서 옷이나 가방을 거는 것이지만, ‘디바이더’(공간을 분리해 주는 가구)로도 활용 가능하답니다. 지금 보이는 것처럼 식물을 넣어 주면 공간이 훨씬 살아 있고 자유로운 느낌이 들거든요.” 이케아가 최근 ‘나에게 맞는 재택공간 만들기’라는 주제로 진행한 라이브 방송(라방)의 한 장면. 직원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영상 옆에는 제품의 가격과 구매할 수 있는 링크가 첨부돼 있다. 전문 진행자가 아니어서 ‘프로다운’ 느낌은 들지 않지만 ‘인테리어를 좀 아는’ 친한 형이 ‘꿀팁’을 전수해 주는 기분이라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 이케아 사이트에는 ‘똑똑한 우리 집, 스마트 조명’, ‘작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옷장 만들기’ 등 6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인테리어 기업들이 요즘 ‘랜선 집들이’에 푹 빠져 있다.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온라인 시장이 새로운 판매 채널로 떠오르면서다. 지난해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라이브 방송 시장은 2023년 8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최근 길어지는 ‘집콕’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군을 내놓으며 판매 방식 차별화에도 나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가 지난달 처음 선보인 ‘지인 안심매트’ 라이브 방송은 영상이 끝날 때쯤 조회수 2만 9000회, 좋아요 4만건을 돌파했다. LG하우시스가 지금껏 선보인 라이브 방송 중 가장 높은 조회수다. 이날 방송에선 달걀뿐만 아니라 골프공을 떨어뜨리는 시연도 진행됐다. 골프공을 안심매트와 일반 바닥재에 떨어뜨렸을 때 발생하는 소음을 시청자들에게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다. 지인 안심매트의 핵심 기능은 ‘층간소음 방지’다. 회사가 굳이 이 제품을 라이브 방송에서 선보인 이유가 있다. 제품의 장점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홍보 채널이 가질 수 없는 라이브 방송만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재택근무 장기화 등으로 곳곳에서 층간소음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제대로 저격한 것이란 평이다. 한 시청자는 “이 방송을 아래층에서 좋아합니다”라고 화답했다.가구업계 1위 한샘도 자사 온라인몰인 ‘한샘몰’에서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는 채널 ‘샘LIVE’(샘라이브)를 론칭하고 지난 3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한샘은 지난해 2월부터 다양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을 10여 차례 진행했다. 평균 시청자 수가 1만명을 넘길 만큼 반응이 좋아 이번에 아예 정식으로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3일에는 한샘디자인파크 기흥점에 적용한 ‘수퍼화이트 리모델링 패키지’를 보며 현관, 욕실, 부엌 등 각 공간을 자세히 안내해 줬다. 리모델링 패키지 제품 특성상 방송에서는 실제 결제가 아닌 상담 예약이 이뤄졌다.‘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도 라이브 방송에 뛰어들었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 연말 ‘이케아 라이브’를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에 이케아코리아 공식 온라인몰에서 생중계된다. 이케아코리아 소속 홈퍼니싱 전문가들이 이케아의 다양한 가구와 액세서리 제품들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노하우를 전수해 준다. 실시간 채팅을 통해 궁금한 점을 진행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고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현대리바트도 지난 연말 자체 라이브 방송 채널 ‘리바트 LIVE’를 구축해 홈카페, 홈오피스 등 ‘집콕 맞춤 방송’을 매주 화요일 저녁에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테리어 시장이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앞으로 라이브 방송의 콘텐츠나 진행 방식 등에서 차별성을 갖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 한복판 ‘프란치스코’… “명동밥집 필요 없는 게 소망”

    서울 한복판 ‘프란치스코’… “명동밥집 필요 없는 게 소망”

    어릴적 만난 김수환 추기경 “신부 돼라”운명처럼 그가 세운 곳서 밥집 주인장문 연 지 한달, 일요일 400명 넘게 찾아SK도 3월까지 도시락 1만6000개 지원 술 취해 난동, 도시락 분란보다 힘든 건‘왜 저런 사람들 오냐’는 일부 신자 편견다 똑같은 생명… 살리는 건 모두의 일밥 한끼가 삶의 의지 갖게 할 힘 됐으면코로나19는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특히 감염병 확산 우려로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으며 ‘밥 한 끼’라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지엄한 생존의 조건을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었다. 이들을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명동 한복판에 밥집을 차렸다. 지난달 6일 시범 운영을 시작해 22일 문을 연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이다. 매주 수·금·일요일, 일주일에 세 번 오후면 명동성당 안쪽 옛 계성여중 운동장이 수백명의 인파로 가득 차는 이유다. “밥이란 생명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란 믿음으로 급식소를 이끄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장 김정환(52) 신부를 만나 ‘명동밥집의 한 달’을 들어 봤다. 서울대교구가 노숙인,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밥집을 처음 열게 된 이유는 뭘까. 김 신부는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분들에게 손을 내밀고 초대하고 환대하는 것이 교회 정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손을 뻗으라’, ‘교회는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야전병원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2014년 방한 때도 ‘이곳(명동성당)이 누룩이 되는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지금 우리 교회가 더 관심을 갖고 집중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사각지대에 내몰린 이들을 돌보고 배려하는 일입니다. 결국 한국 교회가 어디에 중심을 놓고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게 ‘명동밥집’인 셈이죠. 우리 교회가 성숙된 교회인지 아닌지를 밥집의 운영, 밥집을 바라보는 시선 등을 두고 기준을 잡아 볼 수 있을 겁니다.” ●“서로의 밥 돼라” 던 김수환 추기경 뜻 따라 명동밥집을 운영하는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서로에게 밥이 되어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이 1988년 처음 세운 곳이다. 초등학생 시절 성당에서 복사로 활동하다 성당을 찾은 김 추기경에게 “이 다음에 꼭 신부가 돼라”는 말을 들었다는 김 신부는 ‘운명처럼’ 한마음한몸운동본부장을 맡아 명동밥집의 주인장이 됐다. “미사 전례에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나누는 행위가 있는데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마크가 바로 그 성체를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우리는 한 몸이고 한 마음이라는 것, 쪼개어서 나눠지는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거죠. 김 추기경이 이곳을 세우실 때 그런 정신을 살면서 실천하자는 정체성을 심어 주셨는데 명동밥집은 그 정체성을 실현하는 큰 장인 셈입니다. ‘코로나19로 더욱더 사지에 내몰린 이들은 남이 아니다. 이들을 누가 돌보느냐’고 물었을 때 노숙자들이 많이 머무르는 도심, 명동 한가운데 서울대교구청, 명동성당이 있으니 직접 따뜻한 밥을 나눠 보자고 시작하게 된 거죠.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지금 당장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 생존을 가르는 밥 한 끼이니까요.”●빈자들 위해 ‘교회의 심장’ 명동 품 내줘 특히 서울대교구가 빈자들을 위해 한국 교회의 심장인 명동성당의 품을 내줬다는 덴 큰 의미가 있다. “한편에서는 그걸 꼭 명동에서 해야 되느냐는 의견도 있었죠. ‘외진 외곽 성당에서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거였어요. 하지만 변두리에 창고같이 지어 놓고 하면 우리가 밥을 베풀어야 할 분들에게 밥을 드리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겠어요? 지금은 명동이 화려해졌죠. 성당 주변 건물도 현대식으로 잘 지어지고 들머리도 아름다워 누구나 사진 찍는 관광명소가 됐고요. 하지만 명동은 과거 민주화 운동의 성지 등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억압받던 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던 곳입니다. 인근에 노숙인들도 많으십니다. 다행히 이런 장소에서 밥집을 열게 돼 기쁘고 흐뭇하죠.” 일요일에 문을 여는 무료급식소가 드물기 때문에 문을 연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대폭 늘었다. 지난달 6일 시범 운영 첫날 110명이 찾았던 데서 2주차 일요일엔 2배 이상 늘어난 250여명, 3주차 일요일에는 450여명, 4주차 일요일에는 468명까지 늘었다. 당초에는 매주 수·금·일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반 식당 문을 열어 서울 종로·을지로·남대문 일대의 노숙인, 홀몸 노인들이 정해진 배식 시간 없이 자유롭게 찾아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도시락과 간식을 지급하고 있다. 각오는 했지만 어려움은 또렷이 있다. 무료 도시락을 받으러 오는 이들끼리의 갈등과 분란, 술에 취한 이들의 난동 등이다. “처음에는 노숙자 분들이 많이 오셨지만 최근에는 탑골공원이나 인근 쪽방촌 등의 홀몸 노인들도 찾아오십니다. 그러면 일부 분들은 ‘저 사람들은 집이 있다. 도시락을 주지 말라’고 하세요. 많은 상처를 받고 소외되는 경험을 한 분들이라 상대적으로 ‘내가 덜 받고 저 사람이 더 받을 수 있다’는 예민함이 있으신 거죠. 그럴 때마다 ‘그런 것 상관없이 저희는 공평하게 드립니다’라고 정중히 말씀드려요. 가끔 술을 드시고 오셔서 봉사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셔서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있지만 그건 저희가 견디고 인내하면 되는 부분이죠.” 명동밥집은 1986년 영등포본당 주임 시절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을 연 염수정 추기경의 사목적 관심이 더해져 지난해 8월 설치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축복식에 다녀간 염 추기경도 이미 무료급식소의 어려움을 체화해 아는 터라 김 신부에게 따로 “헌신적으로 나누는 마음으로 인내를 갖고 끝까지 함께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신부는 이런 상황들은 예측했던 것이지만 명동밥집의 정체성을 흔드는 어려움은 따로 있다고 했다. 바로 급식을 받으러 오는 이들을 향한 세간의 편견과 선입견이다. “명동밥집을 오려면 명동성당 들머리부터 걸어올라와 성당 마당을 지나 계성여중까지 내려가야 해요. 오시는 분들로선 접근성 면에서 편하지 않죠. 하지만 밥 한 끼를 위해 기쁘게 오십니다. 그런데 주일에 성당에 미사 오시는 일부 분들이 불편해하시는 거예요. ‘왜 저렇게 위험하고 지저분한 사람들이 오나’ 하고요. 한 번도 해를 끼친 적이 없어도 그런 시선으로 보시는 거죠. 이건 봉사자 분들도 힘들어하는 부분이고 저도 밥집을 다녀가는 분들에게 미안한 점입니다. 밥집에 오시는 분들은 상대방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에 예민한 분들이라 일부 신자들의 그릇된 시선이 더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지원한 봉사자만 460명… 용돈 모아 기부도 현재 명동밥집은 SK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SK는 명동, 회현동 일대 골목식당 12곳에 비용을 대고 도시락을 받아 명동밥집에 지원한다. 지난달 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6700개의 도시락을 제공한 데 이어 오는 3월 말까지 총 1만 6200개의 도시락을 지원할 계획이다. SK 지원 이후에는 밥집은 후원으로 꾸려진다.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이 용돈을 모아 오기도 하고 한 개신교 신자는 ‘명동밥집’ 기사를 보고 5000만원을 보내오기도 했다. 명동밥집에서 봉사하겠다는 이들만 지난해 10~11월에 460여명이 모여들었다. 김 신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끼니 해결’에서 훨씬 더 나아간 ‘자활’이다. “당장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밥을 제공하지만 식사를 통해 몸에 생기가 생기면 삶의 의지를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들 가운데는 알코올 중독자도 많고 삶을 포기하다시피 한 이들도 많거든요. 때문에 심리적인 돌봄과 의료 지원, 물품 지원, 커뮤니티 활동, 정착 시설 안내, 직업 연계 등으로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원래 참 건강하고 좋은 사람들이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태어난 분들인데 어느 시점에 어렵게 된 만큼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실 수 있게 도와드리려는 거죠.” ●세례명처럼 사랑하고 나누는 일 실천할 것 김 신부의 세례명은 ‘가난한 이의 성자’로 불리는 프란치스코다. 그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생일이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받고 나눔을 실천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으니 운명인가 싶기도 하다”며 “하지만 제 자신이 나눔을 실행하지 않으면서 신자들 앞에서 ‘사랑하라, 나누라’고 하는 건 모순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생명을 살리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생명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주어진 겁니다. 생명이 주어진 것에 맞는 목적의 삶이 있을 테죠. 그 근본은 나도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정 종교, 집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런 마음으로 나눔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그의 꿈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명동밥집’이 필요가 없어져 문을 닫는 날이 오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들이 모두 스스로가 밥을 드실 수 있는 세상이 돼 더이상 밥을 드릴 분이 없어지는 게 제 소망입니다. 하지만 그런 꿈 같은 날이 올 때까지는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명동밥집의 문은 늘 활짝 열려 있을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청룡 최우수상 ‘남산의 부장들’…“이병헌과 하면 상받아”

    청룡 최우수상 ‘남산의 부장들’…“이병헌과 하면 상받아”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제 41회 청룡영화상이 열린 가운데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진행을 맡았다. ‘남산의 부장들’로 최우수작품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우민호 감독은 “정말 예상 못했다. 감독상만 사실 조금 예상했는데, 이건 전혀 예상 못했다.청룡이 참 대단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내부자들’로 작품상을 받았는데 또 받았다. 이병헌 선배님이랑 하면 꼭 받는다. 다음에 또 받고 싶으면 선배님과 하도록 하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객석에 앉아있던 이병헌은 마스크를 쓴채 미소로 화답했다. 남녀 주연상은 배우 유아인과 라미란이 각각 받았다.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대사 한 마디없이 명연기를 펼친 유아인은 “이 자리에 계신 많은 선배님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여러분이 곧 제 영감이었고 배우로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해주셨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또 “저는 사용 당할 준비가 돼 있다. 마음껏 가져다 써 달라”라며 웃음을 선사했다.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로 라미란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트로피를 받자마자 “저한테 왜 이러세요”라며 너스레를 떨며 울먹였다. 이어 “코미디 영화라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상을 주고 그러시냐”라고 울컥해 웃음을 샀다. 더불어 ‘정직한 후보2’가 제작 준비중이란 사실을 알려 기대감을 높였다. 이밖에 남녀 조연상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솜에게 돌아갔다.신인상은 ‘버티고’ 유태오,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강말금이 가져갔다. 시상식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 두기를 실천했다. 영화 팬들은 인터넷 중계를 통해 시상식에 참여했다. 다음은 제 41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작품상=남산의 부장들 ▲감독상=임대형(윤희에게) ▲남우주연상=유아인(소리도 없이) ▲여우주연상=라미란(정직한 후보) ▲남우조연상=박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여우조연상=이솜(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청정원 단편영화상=실 ▲청정원 인기스타상=유아인, 정유미 ▲신인감독상=홍의정(소리도 없이) ▲최다관객상=백두산 ▲신인상=유태오(버티고), 강말금(찬실이는 복도 많지)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냉전 끝낸 신뢰외교 대가… 88올림픽 직전 3金 회동

    냉전 끝낸 신뢰외교 대가… 88올림픽 직전 3金 회동

    소련과 INF 협상 주도… 군비경쟁 종식88올림픽 안전 개최 중·소련 협조 구해인류화합 큰 기여… 서울평화상 수상 1986년 ‘전두환 정권 양심수 석방’ 압력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에게 요청받기도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 있는 자택에서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미 싱크탱크 후버연구소가 밝혔다. 그는 최근까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 후버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해 왔다. 1920년 뉴욕에서 출생한 그는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국제학을 공부한 뒤 2차 세계대전 기간 해병대에 입대해 장교 생활을 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MIT와 시카고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벡텔그룹 대표를 지내는 등 정부 기관과 재계, 학계 등에서도 성공한 인사로 평가된다. 슐츠는 62세이던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국무장관으로 발탁돼 1989년까지 7년간 재임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무장관으로 최장수를 기록했다. 앞서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도 노동장관과 재무장관, 예산관리국장을 역임했다. AP에 따르면 그는 “1980년대의 대부분을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에 보낸 인사”다. 1987년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협상을 주도하고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것으로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협상으로 꼽힌다. 이 조약으로 두 나라는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면서 2019년 INF에서 탈퇴했다.그는 ‘신뢰’를 중시했다. “슐츠는 ‘신뢰는 나라의 법정통화’라는 말의 가치를 알았고, 그것을 원칙으로 고수했다”고 후버연구소는 회고했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6차례 방한했으며, 1980년대 한국 민주화에 힘써 달라는 요구도 많이 받았다. 1986년 11월 20일 조 바이든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31명이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석방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슐츠 전 국무장관에게 부탁한 사실도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공개한 서한을 통해 확인됐다. 1988년 7월 방한 때는 ‘3김(金)’을 동시에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중국, 소련 지도자들로부터 서울올림픽의 안전한 개최에 적극 협력할 것이란 다짐을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1992년 세계 평화와 인류 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지난 30여년간 대한민국이 이룩한 놀라운 업적은 유능하고 정력적인 국민에게 자유, 격동 그리고 지도력이 주어진다면 어떠한 일도 성취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잘 보여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슐츠 전 美국무 100세로, 냉전시대 미·소 핵감축 주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슐츠 전 美국무 100세로, 냉전시대 미·소 핵감축 주도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첫 핵무기 감축 조약을 이끌어냈던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싱크탱크 후버연구소에 따르면 슐처 전 장관이 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A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사인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AP 통신은 “슐츠 전 장관은 1980년대의 대부분을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에 보낸 인사”라며 “그는 생존해 있는 역대 정부 전직 내각 각료 중 최고령이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수 국무장관이었다”고 전했다.  1920년 12월 13일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뉴저지주 잉글우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해병대원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55년 경제자문으로 영입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 노동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낸 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6년 넘게 국무장관을 지내며 1987년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체결할 당시 협상을 주도했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조약에 따라 두 나라는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러시아가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INF에서 탈퇴했다.  레이건 정부는 전체적으로 소련 등과 적대하는 인파이터 기질을 드러냈는데 슐츠 장관만 예외였다. 늘 타협적이었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협상으로 이끌어낸 것은 그의 몫이었다. 이란을 상대하면서 더욱 힘들어했다. 2013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다루기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표현하며 이란인은 “미소지으며 뭘 하라고 부추기는데 알고 보면 당신 목을 따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최근에도 미국이 세계질서를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시대 백악관에 대해 논평하며 “일들을 성취하기가 어려운 곳에서 놀라울 정도의 엉뚱한 일들이 벌어졌던 것 같다”며 “그들은 이들 합의, 어떤 합의든 회의적인 것처럼 보였다. 합의란 대체로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법이다. 조금씩 절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100세 생일을 맞아 워싱턴 포스트(WP)에 기고문을 보내 평생을 정치에 바치면서 얻은 교훈을 갈파했다. “신뢰야 말로 나라의 법정통화다. 신뢰가 있는 방이라면 어느 방이든지, 가족의 방이건 학교의 방이건 라커룸이건 사무실이건 정부 방이건 군대 방이건 좋은 일이 일어난다. 신뢰가 없는 방이면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슐츠가 1985년 레이건 대통령이 정보 유출을 막고자 고도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수천 명의 공직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도록 하자 “내가 이 정부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순간은 내가 떠나는 날”이라고 말해 관련 조치를 철회시킨 일화가 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을 수행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여러 차례 방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이던 1987년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석방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슐츠 당시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1992년 세계 평화와 인류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후버연구소장 겸 전 국무장관은 “우리 동료는 위대한 미국 정치인이었으며 진정한 애국자였다”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 남자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주 5년 연장하는 것을 타결 지은 조약은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을 토대로 2011년 체결한 뉴스타트 협정이었다. 넓은 뜻에서 슐츠 전 장관이 지적한 방향의 길이 시작됐으니 그가 안심하고 눈을 감게 만든 것은 아닐까.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19 시절의 설 보내기/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열린세상] 코로나19 시절의 설 보내기/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민족의 대명절 설이 코앞에 다가왔다. 설을 앞둔 주말은 설 준비 이야기로 소셜미디어가 시끄럽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좀 다르긴 하다. 하기야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예년과 같은 일이 뭐 그리 많았던가. 어쨌거나 주로 나오는 이야기는 코로나가 찝찝하고 두렵기는 한데, 보고 싶기도 하고 안 가면 어른들이 서운해하실까봐 고민이다 뭐 이런 거다. 말하자면 고향집에 갈까요 말까요. 명절이 다가오니 한국에서 안부를 묻는 문자가 왔다.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던 끝에 한국은 다섯 명 이상 모이는 것이 금지돼 심심하고 불편하다고 한다. 아니 지금 누구 약 올리시나. 여기는 같이 사는 가구원 이외의 사람은 원칙적으로 한 명도 만날 수가 없다. 공원 등 야외에서 만나는 것도 안 된다. 학교는 문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근무 역시 재택이 원칙이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사람만 출근을 해야 한다. 실내 운동시설은 몽땅 문 닫았고 야외 운동 역시 같이하는 것은 금지다. 식료품이나 의약품 등 필수품 이외의 상품을 파는 가게들도 문을 닫았다. 카페고 식당이고 가서 먹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고 미리 주문해 놓고 찾아가거나 배달을 시켜야 한다. 그나마 작년 봄 1차 록다운 시절에 비해서 나아진 것은 물품이고 음식이고 온라인 주문이 조금 원활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런 식의 전면 록다운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방역 단계가 높아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더 엄격해졌다지만 일상은 그럭저럭 유지할 수 있다. 무려 네 명이 만나서 카페도 가고, 쇼핑도 가고, 밥도 먹을 수 있고, 심지어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가던데. 부럽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9시면 헤어져야 한다고? 그럼 그전에 일찍 만나면 되지. 아니면 시간을 알뜰하게 보내거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하루에 한 차례 가족과 하는 동네 산책이 전부인 입장에서는 그 정도만 할 수 있어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겠다. 사회생활을 음식과 같이 사람 사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본다면 록다운은 강제로 단식을 하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여기에 대면 한국의 방역 2.5단계는 부족하지만 끼니는 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고. 하지만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사람이기도 하다. 영국은 이제 세 번째 록다운 중이다. 이미 한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언제 해제될지는 알 수가 없다. 하루 4만명이 넘게 확진자가 발생하더니 그나마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하루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새로 코로나19에 걸린다. 사망자도 하루 1000명이 넘는 지경이니 사실 집에만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아무 데도 갈 수 없고 아무도 만날 수 없어 지겹다고 투덜거릴 일이 아니라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나가서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걱정하고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안다. 하지만 거듭되는 록다운이 길어지니 무력한 기분이 들고 답답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백신이 효과가 있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올해 초 유럽에 코로나19가 세 번째로 크게 확산된 것은 전염 속도가 빠른 변종이 등장한 탓도 있지만 지난겨울 크리스마스 시즌 때 사회적 거리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란 한국으로 치면 설과 추석을 합쳐 놓은 것 같은 명절이다. 게다가 1년 가까이 서로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으니 비록 보건 당국에서 여행을 자제하고 가족이라고 해도 동거하고 있지 않으면 서로 만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그 결과는 엄청난 확진자 및 사망자 수와 록다운으로 돌아왔다. 힘든 1년을 보냈고 명절이고 하니 대가족이 모이고도 싶을 것이다. 하지만 섣불리 그랬다가는 보지 못하는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 만일 전면 록다운이라도 하게 되면 어쩌겠는가. 아무리 국난 극복이 특기인 민족이라지만 록다운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이건 해봐서 알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아,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보고 싶은 사람을 못 보는 것보다 보기 싫은 사람을 안 봐도 되는 것이 더 좋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설에는 조용히 보내면서 보고 싶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궁리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대니얼 대 킴 “91세 어르신 등 밀어 넘어뜨린 남자 제보자에 2800만원”

    대니얼 대 킴 “91세 어르신 등 밀어 넘어뜨린 남자 제보자에 2800만원”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대니얼 대 킴(43)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차이나타운 거리를 걷던 91세 할아버지의 등을 떠민 남성을 제보하거나 기소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에게 2만 5000달러(약 2800만원)를 약속했다. 인터넷 매체 넥스트샤크의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킴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절대로 말도 안되는 폭력의 손아귀에서 고통 받는 수많은 미국인들을 돕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 범죄자를 정의로 이끄는 데 도움을 달라”고 호소했다. 중국계 배우 대니얼 우(49·吳?祖)가 함께 보상금을 책임지기로 했다. 그가 올린 동영상을 본 동료 배우 애슐리 박, 젬마 챈, 헨리 골딩 등이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배우 네스토 카보넬은 “이 사안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도록 킴이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 반갑다”면서 “나이 든 신사들이 잘 지내길 기도한다. 이 끔찍한 범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붙잡는 데 성공하길 진정으로 바란다. 나도 피가 끓는다”고 적었다. 언론인 리사 링은 “황당하고 미친 짓”이라고 개탄했다. ABC7 뉴스에 따르면 아직 신원이나 단서가 포착되지 않은 이 남자는 지난달 31일 힘겨운 걸음을 옮기는 어르신을 길바닥에 쓰러뜨린 뒤에도 곧이어 60세 남성과 55세 여성을 공격했다. 두 사람 모두 길바닥에 쓰러졌는데 여성은 한동안 의식을 잃었다. 남성도 다쳐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차이나타운 상인협회장 칼 챈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 순찰 인력을 늘려줄 것과 새로운 폐쇄회로(CC)TV 감시 체계를 수립해달라고 주문했다. 한 주민은 고펀드미 페이지를 만들어 취약한 사람들이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경보 장치를 나눠줄 수 있도록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한편 킴이 트위터 글에서 언급한 빈센트 친 사건은 1982년 디트로이트에서 중국계 미국인 빈센트 친이 공장에서 해직당한 두 백인에게 무참히 희생된 사건이다. 일본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막대한 대일 무역 적자 등으로 미국인들은 두려워했는데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으로 대량 수입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게 되자 극우 단체들이 일본산 자동차를 때려부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야스다 고이치가 쓴 책 ‘거리로 나온 넷우익’(후마니타스)에는 당시 미국의 뒷골목에 일본인을 겨냥해 “너희 나라에 다시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전에 빨리 미국에서 꺼져!” 낙서가 눈에 띄었다. 크라이슬러 공장 감독관 에벤스와 의붓아들 니츠는 직장을 잃은 뒤 빈센트 친이 결혼식을 앞두고 총각파티를 벌인 술집 밖에서 시비가 붙었다. 둘은 빈센트 친을 붙잡고 “너같은 XX 때문에 우리가 실직했다”고 말하며 방망이로 머리를 때렸다. 빈센트 친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뇌손상으로 절명하였으며 유언 “이건 공평하지 않아”를 남겼다. 둘은 벌금형만 받고 풀려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에어포스 원 머무르는 앤드루스 기지 민간인 침입에 ‘뻥’

    에어포스 원 머무르는 앤드루스 기지 민간인 침입에 ‘뻥’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 원이 머무르는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 남성이 침입해 활보한 사실이 다음날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미군 공군기지들의 보안 실태를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문제의 남성은 기지 안에 몰래 들어와 정부 지도자들이 이용하는 수송기 C-40 수송기 안에 들어가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5일 “모두가 이 사안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침입자가 극단주의 테러 단체와 연결돼 있는지 여부는 이렇다 할 단서가 없는 상태다. 공군의 성명에 따르면 용의자는 보안 병력에 의해 구금된 상태이며 불법 침입 혐의로 현지 사법당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그가 침입했을 당시에 다치거나 한 사람은 전혀 없다. 그는 두 차례 체포영장이 발부된 적이 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더 이상 구체적인 사항은 제공되지 않았다. 앤드루스 기지는 백악관으로부터 24㎞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곳을 통해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으로 날아갔다. 대통령과 부통령, 정부 고위 관리들이 수시로 이용하는 곳인 만큼 엄중한 경계와 보안이 취해지는 곳인데 취임 보름 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6일 의회 의사당 난입 및 난동 사태가 벌어져 워싱턴DC 전역에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수천명의 주방위군 병력이 다음달까지 주둔할 예정인데도 이런 사달이 벌어졌다. 공군 감사국은 성명을 통해 전 세계 기지들에 대한 “설비 보안과 트렌드를 총괄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루스 기지 사령관인 로이 오베르하우스 대령은 “우리 시설의 보안은 매우 위중한데 이건 심각한 보안 구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며 오는 7일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을 시청할 예정이며 경기 시작 전 CBS방송의 녹화 인터뷰에도 출연한다. 슈퍼볼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스포츠 행사로,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경기 전 인터뷰에 나선 이래 대통령의 출연은 연례 행사가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욕 문자’ 한번 날렸다가…두바이서 2년 옥살이하게 생긴 여성

    ‘욕 문자’ 한번 날렸다가…두바이서 2년 옥살이하게 생긴 여성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 영국 여성이 욕 문자 한 번 잘못 날렸다가 2년 옥살이를 할 처지에 놓였다. 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국적의 한 30대 여성이 아랍에미리트(UAE) 사이버 범죄 관련법에 따라 두바이에 억류돼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여성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출신 룸메이트와 말다툼을 벌였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잔뜩 날카로워진 그녀는 누가 식탁에서 일을 하며 어지럽혔느냐고 룸메이트를 몰아세웠다. 감정이 격해진 두 사람은 페이스북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왓츠앱’에서 언쟁을 이어갔다. 2018년 고향을 떠난 여성은 가족 옆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두바이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지난달 30일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좌석에 자리를 잡고 이륙을 기다리던 그때, 공항 당국 관계자들이 그녀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그들은 형사 사건에 연루됐기 때문에 두바이를 떠날 수 없다는 설명과 함께 여성을 경찰서로 연행했다. 소지품은 이미 영국 집으로 부친 상태였지만, 여성은 경찰 손에 끌려 비행기에서 강제 하차당했다.경찰과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항의한 끝에 그녀는 자신의 옛 룸메이트가 자신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룸메이트는 과거 그녀가 보낸 욕 문자를 문제 삼았다. 해당 여성은 영국 비영리 인권단체 ‘두바이 구금’(Detained in Dubai)과의 대화에서 “룸메이트가 한 짓을 믿을 수가 없다. 같은 아파트에 살며 별문제 없이 지냈다”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이어 “소지품도 모두 영국 집으로 보내고, 항공편 예약까지 끝마쳤다. 더군다나 비자도 곧 만료된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몇 달 전 문자 하나를 문제 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원통해 했다. 고소 취하를 간청했지만, 룸메이트가 ‘이건 형사 사건’이라며 딱 잘라 거절했다고도 말했다. 여성은 “자신이 무슨 일을 벌인 건지, 또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살면서 한 번도 곤경에 처한 적이 없다. 룸메이트와 사적으로 주고받은 문자가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니 충격이다. 아랍에미리트가 유럽인에게 이렇게 엄격한 법 적용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덧붙였다.만약 두바이가 여성을 기소, 관련법에 따라 처리할 경우 여성은 최고 2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두바이 구금’ CEO 라다 스털링 변호사는 “두바이에 억류된 영국 여성을 돕고 있다”고 확인했다. 스털링 변호사는 “도시 봉쇄로 인한 가정 내 분쟁,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사적인 욕 문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엄격한 현지법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스털링 변호사는 “아랍에미리트의 사이버 범죄법 때문에 수많은 외국인이 체포됐다. 현지법은 사이버상에서의 모욕적 발언에 대해 최고 징역형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욕설 한 번 잘못 내뱉었다가 체포, 구금,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두바이는 법적 절차가 길고, 이런 시시한 사건은 현지 시스템을 통과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숙박비, 법정 수수료, 만료 비자 벌금 등 체류비로 순식간에 수천만 원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화려한 두바이의 이면에는 엄격하면서도 매우 황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근거한 전근대적 처벌 기준이 바로 그것이다. 2017년 관광객으로 두바이에 입국해 다른 운전자에게 ‘손가락 욕’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던 남성은 재차 두바이에 입국했다가 5주간 경찰서에 구금됐다. 과거 보도에 따르면 두바이는 해당 남성에 대해 인터폴 수배 명령까지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광장] 김익붕씨의 4년 3개월/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익붕씨의 4년 3개월/임병선 논설위원

    정말로 문서복합기에는 ‘38555’란 숫자가 찍혀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법원, 검찰,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에 제출한 의견서, 이유서 등이 3000장 이상이다. 참고 자료를 출력한 숫자까지 합치면 3만 8000장을 넘겼다. 복사비로만 300만원쯤 들었을 것 같다. 변호사의 조언을 듣는 데도 같은 액수를 썼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사는 김익붕(65)씨, 그는 억울하다. 세상에 그런 사람, 참 많다. 이춘재 8차 연쇄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누명을 쓴 윤성여씨나 전북 익산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처럼 무고한 죄를 뒤집어쓰고 수십년 옥살이를 한 사람들에 견줄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 김씨는 2016년 10월 14일 건강보험공단 지사 직원과 실랑이를 하다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업무방해와 모욕혐의로 벌금 5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공단이 김씨에게 ‘사과한다’는 공문을 법원에 전달했는데도 유죄가 선고됐다. “사과받은 쪽이 처벌돼야 한다는 판례가 있으면 보여 달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폭행이 따르지 않고 소리만 지른 사건을 업무방해로 기소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2009도4166, 대법원 2015도3430, 서울서부지법 2015노946 판례를 찾아 냈다. 아울러 검찰이 모욕죄의 증거로 제출한 동영상이 조작된 것과 관련, 재판장이 촉구한 포렌식 감정 결과서가 나왔는데도 검사는 제출하지 않고, 재판장은 안 받아 본다고 해 행정심판위원회에 청구했더니 동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답변이 와 이를 기초로 한 재결서를 받았다. 그러나 2심도 대법원도 부존재 증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전과자가 됐다. 김씨의 전화를 처음 받은 것은 지난 1월 4일이었다. 그의 억울한 심경을 50분쯤 듣다 지쳐 “그깟 50만원 벌금형 갖고 그렇게 오래 싸웠느냐?”면서 전화를 마쳤다. 조금 뒤 그는 다시 전화해 나직이 말했다. “벌금 50만원이건 5년 징역형이건 재판 원리는 하나다. 상식대로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10장 안팎의 팩스가 다섯 차례 내 책상 위에 놓였다. 재판 기록을 오려 붙이고 투박한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지난 1월 27일 그의 집을 찾아 3시간쯤 만났다. 왜 집에까지 찾아오느냐고 묻길래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집요하게 법원과 다투는지 속 깊은 얘기를 듣고 싶었다”고 답했다. 지난 2일에도 그의 얘기를 들었다. 그는 “법과 재판의 토대는 상식이고 재판이 상식과 반하면 상식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믿음이 약해지고 인생 전체가 흔들린다”면서 “기소와 재판은 이 사회의 가장 강한 공권력인데 상식을 무력화하면 사회가 오염된다”고 말했다. 소신이니 최적의 판단이란 핑계로 같은 사실에 대해 3000명의 판사가 제각기 판결하면 검사나 피고인을 무력하게 만드는 꼼수가 된다는 것이었다. 벌금 50만원 나오는 결과를 놓고 4년이나 재판을 끈 것이 말도 안 된다고 필자가 재차 지적하자 징역형보다 벌금형이 가벼운 사안이지만 벌금형 재판도 전체 형사 사건 가운데 33%가 약식, 벌금형이라 가볍게 여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항변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외하는 등 판검사 혼자만 아는 논리법칙, 경험법칙으로 제외하고 재판하면 누구나 전과자가 될 수 있고, 다른 누구보다 동료 판검사가 재판 결과를 이해할 수도, 신뢰할 수도 없어 이런 재판 방법은 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운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신형사소송법’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형사법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을 유지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권위와 국민의 신뢰 확보를 위해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공무원의 직무상 범죄를 재심 사유로 인정한 것이다.’ 그가 재심을 준비하는 근거이다. 국회는 어제 한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사상 처음으로 가결했다.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라는 국민의 주문을 판사들이 일종의 신변보호장치로만 활용한다는 사법부 불신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그래서 미국처럼 배심원 제도를 채택해 판사 개인의 오류 가능성을 차단하는 노력이나 검찰의 기소권 독점에 맞서 독일처럼 이해 당사자가 직접 소추하게 하는 방법 등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국민이 지난해 기소독점주의를 견제한 검찰개혁에 쏟은 관심을 법원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사법부 스스로 이런 지적에 얼마나 떳떳한지 돌아봤으면 한다.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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