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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軍, 맹독성 질산탱크 또 포격”…독구름 뒤덮인 돈바스 [영상]

    “러軍, 맹독성 질산탱크 또 포격”…독구름 뒤덮인 돈바스 [영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맹독성 질산탱크를 또 공격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자유유럽방송(RFE/RL)은 돈바스 지역에 속하는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맹독성 질산탱크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유럽방송에 따르면 9일 러시아군이 쏜 포탄은 조준사격이라도 한 듯 정확히 질산탱크를 명중했다. 질산탱크 폭발 후 루비즈네시 일대 하늘은 주황색 독구름으로 뿌옇게 뒤덮였다. 자유유럽방송이 드론으로 본 루비즈네시는 시뻘건 맹독성 연기로 가득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5일에도 현지 질산탱크를 폭파한 바 있다.이에 대해 루한스크 군사행정위원장 세르히 하이다이는 “러시아군이 또다시 극도로 위험한 화학 물질 공격을 감행했다. 이건 넷플릭스 시리즈의 영상이 아니다. 러시아군 오크(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흉측한 외모의 가상 종족)가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 저지른 일이다”라고 밝혔다. 하이다이 위원장은 “탱크에서 나온 질산과 독성 연기는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모든 문을 닫아라. 밖으로 나오지 말고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경고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4t짜리 질산탱크가 러시아군 포격으로 폭발했으며,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고 소식통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러시아군 포격으로 주택 여러 채가 파괴됐으며 어린이 1명을 포함해 4명이 다쳤다. 포격으로 무너진 집 잔해에서 4명이 구조됐으나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현지 보도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번 폭발로 인한 맹독성 연기는 심지어 러시아 쪽으로 날아갔다. 하이다이 위원장은 “멍청한 오크들은 싸우는 법을 모른다. 바람이 부는 방향도 계산하지 않았다”고 비웃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은 현재 동부 돈바스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돈바스의 ‘해방 달성’을 새로운 군사행동 목표로 삼고,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민간인 4000여 명이 모인 도네츠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토치카-U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포격했다. 해당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약 5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00명이 다쳤다. 같은 날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 위성에는 장갑차와 대포 등을 실은 러시아군 화물차가 우크라이나 동부 벨리키 부를루크를 지나 남쪽으로 이동 중인 것이 포착됐다. 행렬 길이만 13㎞로 교전이 치열한 동남부 지역에 화력을 더욱 집중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전역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전쟁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유럽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향한 열망을 지지하는 것은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도덕적 의무일 뿐 아니라 모든 문명국가를 위한 방어 전략이다”라고 지적했다.
  • “‘윤핵관’ 나라 예고” “‘육남영’ 내각”…민주, ‘尹정부 내각’ 비판

    “‘윤핵관’ 나라 예고” “‘육남영’ 내각”…민주, ‘尹정부 내각’ 비판

    “특권층을 위한 끼리끼리 내각…한숨 깊어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구성과 관련해 연이어 비판을 내놓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국민통합과 능력중심의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보은, 회전문 인사로 채워진 내각 명단을 국민앞에 내놨다“며 ”특권층을 위한 끼리끼리 내각으로, 국민 바람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임대왕’ 한덕수 총리 후보자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더니 결국 윤핵관 내각으로 국민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며 ”발표된 인선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숨이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경제를 사사건건 발목 잡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환경파괴에 앞장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성폭력 피해는 안중에도 없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기자 시절 ‘윤비어천가’ 쏟아내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청년에게 출산 기피부담금을 물리자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당선인 40년 친구란 것 말고는 검증된 것이 없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TK 군부인맥 출신인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윤핵관을 위한 윤핵관의 나라를 예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후보자를 철저히 검증하겠다. 원칙 있는 검증으로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육남영’(60대 남성 영남출신), ‘경육남’(경상도출신 60대 남성)내각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당선인이 발표한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육남영’, 연령으로는 60대, 성별로는 남성, 지역으로는 영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차기 윤석열 정부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로 균형과 안배를 완전히 무시했다”라며 “윤 당선인이 공정과 상식을 강조했는데 그 공정과 상식에는 균형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尹당선인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 말씀 드려” 신 의원은 “‘할당과 안배’ 없는 능력주의 인선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지, 얼마나 몰역사적이고 허망한 것인지 머지 않아 알게 될 것이다”며 “이건 역행이다”고 청년, 여성을 무시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윤 당선인은 전날 8개 부처 장관 인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 이끌 분을 지명하다 보면,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있지 않아서 지역, 세대, 남녀가 균형 있게 잡힐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켜 봐 줄것을 당부했다.
  • 샤넬 가방 찢는 러시아 여성들 왜?

    샤넬 가방 찢는 러시아 여성들 왜?

    러시아 TV 진행자인 마리나 에르모시키나는 두바이에 있는 샤넬 매장 직원이 한 러시아 고객에게 ‘이 가방을 러시아에서 착용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이 고객이 거절하자 판매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충격을 받았다. 28세의 에르모시키나는 화가 나 그 길로 원예용 가위를 샀다. 그리고 자신의 샤넬 가방을 반으로 자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이건 순수한 형태의 차별이자 러시아 공포증”이라고 반발했다.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그의 영상을 지켜봤고 러시아 텔레비전에서도 이 영상이 소개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93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러시아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빅토리아 보니야 역시 수천 달러에 팔리는 샤넬 가방을 가위로 찢어 그 영상을 올렸다. 빅토리아 보니야는 가방을 자르며 “샤넬이 고객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샤넬 하우스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반문했다. “샤넬이 고객 존중않는다면 우리도 필요없다” 러 여성 반발 샤넬은 많은 해외 기업과 마찬가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중단했다. 특히 샤넬은 러시아에서 일시적으로 매장을 폐쇄하고 배송을 중단하는 것 외에도 다른 국가의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샤넬 제품이 러시아에서 사용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청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 등의 대러 제재 조치에 따라 러시아의 법인이나 단체 등에 직간접적으로 사치품을 판매, 공급, 수출할 수 없게 돼 있다는 것이다. 샤넬 측은 “이 제재 조치는 품목당 300유로(약 326달러)를 초과하는 사치품에 적용된다”며 “이는 대부분의 샤넬 제품에 적용된다”고 밝혔다.하지만 에르모시키나는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것은 회사의 선택일 수 있지만 고객이 외국서 산 물품까지 러시아로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정책은 지나치게 차별적이고 굴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 똑같은 여성인데 왜 샤넬은 국적으로 러시아 여자를 차별하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샤넬 측은 잇단 러시아 셀러브리티들의 반응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지만 성명을 통해 “어느 국가인지 관계없이 모든 고객을 환영하는 것이 샤넬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샤넬 “모든 고객 국적 상관없이 환영...오해는 사과” 에르모시키나는 샤넬이 사과한 것은 기쁘지만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샤넬 제품을 판매하려고 내놨으며 판매대금을 친러 성향의 주민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사람들을 돕는 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플루언서들도 샤넬 옷과 액세서리 착용을 거부하는 데 합류하고 있다. 팔로워 50만명을 자랑하는 러시아 DJ 카티아 구세바도 “나는 더 이상 샤넬 가방이 필요하지 않다”며 자신의 왓츠앱에 “샤넬 없이도 우리는 계속 완벽하게 살 것”이라고 적었다.
  • “바다산업 매출 200조… 바다 아는 인수위원 두셋은 있어야”

    “바다산업 매출 200조… 바다 아는 인수위원 두셋은 있어야”

    “해운, 조선, 국제물류, 수산을 모두 합쳐 바다산업 매출이 200조원입니다. 국내총생산(GDP)의 15%입니다. 그러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 25명 가운데 바다를 잘 아는 위원이 적어도 두셋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선장 경력에 2024년까지 유효한 선장 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인현(63) 고려대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바다전문가로 통한다. 김 교수는 10일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의 인터뷰를 통해 200해리까지 바다영토가 확대되는 반도국가인데도 국민들이 바다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 정부 정책에서 바다가 늘 뒷전이라고 쓴소리부터 했다.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화하면 우리 상선들은 남중국해~믈라카 해협 대신 필리핀 남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항해가 길어져 비용이 늘어난다. 중국이 바다를 무기로 활용했을 때 정부에 종합적인 대비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조직 개편 논의가 미뤄지기는 했지만 해양수산부를 해상안보, 기후변화, 해양환경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해양부로 확대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현 상태로 존속하거나 아예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방안(서울신문 3월 29일자 27면)이 제시된 데 대해 그는 “기능으로 헤쳐 모였을 때 지금보다 나은 결과가 있을지 따져야 한다”며 “바다에서의 활동은 부처를 독립시켜 관리할 만큼 특유성이 있고 바다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부처 조정 기능을 생각하면 프랑스처럼 국가해양연안위원회를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 개편 논의에서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대목을 묻자 김 교수는 “바다와 선박이 매개되는 산업은 하나로 묶어 해수부가 다루는 것이 옳다. 여기에 지방소멸위기 해결책을 해양과 연안에서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해수부가 담당하는 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노력이 이합집산으로 힘을 빼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답했다. 또 해수부의 전통적 기능인 해운·항만·수산은 스마트·친환경으로 전환하면서 해양연안경제를 활성화하고,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위원회를 통해 다른 부처 기능과의 조율 능력을 키우면 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정작 새 정부에 해양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인물이 없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왜 이런지. “해양력의 개념 확대, 미중 패권경쟁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주로 해군이나 외교부의 일로 인식된다. 해양수산부도 이를 공적인 영역으로 보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관련 연구소를 두고 중요하게 다룬다. 우리 상선대는 대만해협을 지나는데 중국이 남중국해를 군사화하면 남중국해~믈라카 해협 대신 필리핀 남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항해가 길어지고 비용이 늘어난다. 경제안보도 중요하게 됐다. 요소수를 중국에서 싣고 와야 한다. 컨테이너 박스는 전부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이 무기화를 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운송주권의 문제다. 바다의 수송로를 지킬 해군력이 필요하며 이어도, 제7광구도 영유권 관련 대처를 잘 해야 한다. 이 문제들을 다루는 해양정책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해양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국민 실생활과 해양이 얼마나 밀접한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동산, 의료, 복지 정책은 실생활에 곧바로 작용하다 보니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지만, 해양정책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다 보니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지난해 수에즈 운하 사건 이후 세계적인 물류대란이 발생하면서 수출입 물류 등 해양수산업의 중요성에 눈을 뜨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또 국민들의 바다에 대한 인식이 기본적으로 3해리 영해 시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1980년대에 비하면 바다의 중요성은 더 커졌는데 우리 정치계의 인식은 제자리 걸음이 아닌가.”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해양정책에 대한 의견을 비중있게 실어낼 방법과 수단은. “바다산업과 관련해 1000인회, 바다 전문가와의 대화, 부산항발전협의회 등에서 각자 의견을 냈지만 인수위에 바다 전공자가 없으니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해양 관련한 유권자 숫자가 너무 적어서 그렇다고 본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며 수출입 품목의 95%가 바다를 통한다. 바다안보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물가가 오른다. 대국민 홍보활동부터 시작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바다 국회의원이 있어야 한다. 항상 국회에 바다 출신 의원이 한 명은 있어서 의견을 전달하도록 해야겠다.” - 이석우 교수는 해상안보, 기후변화, 해양환경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해양부로 확대돼야 하며 이렇게 안될 경우 존치와 해체 2가지 방안이 있고 각각의 실익이 있어 잘 논의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교수는 존경하는 국제법 해양법 학자다. 그는 바다를 공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난 해상법 학자라 바다를 해운물류, 수산업 등 민간산업이 이뤄지는 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시각의 차이가 있다. 해양수산부라고 할 때 ‘해양’이란 단어를 놓고 많이 오해한다. 해양수산부는 해운항만청과 수산청이 합쳐졌기 때문에 ‘해양’은 해운항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유엔해양법의 발효로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갖게 돼 다섯 배나 넓은 바다영토가 생겼다. 이를 잘 관리하여 국익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해양수산부가 신설됐다. 해운항만업과 수산업이라는 전통적인 산업뿐만 아니라 정책 영역을 해양환경, 해양산업, 해상안보 등으로 확대한 것이다. 해양수산부에도 3개 실(室)이 있는데 해양정책실이 이를 담당한다. 기능을 중심으로 부가 이뤄지지 않아 항상 새 정부의 조직개편 논의에 해양수산부가 흔들리게 된다는 지적이 있다. 이 교수의 지적은 나도 맞다고 본다. 하지만, 바다를 대상으로 한 부서를 만들었는데 다시 기능으로 헤쳐모여 했을 때 지금보다 나은 결과가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 신설되고 부활될 때에는 나름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난 해양수산부가 기능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바다 영역에서의 활동은 독자적인 부(部)를 가지고 국가가 관리할 충분한 특유성이 있고, 바다 산업간의 공통점이 있으며 산업 간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본다.”- 조금 더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첫 번째가 선박이다. 해운산업과 수산업, 그리고 바다를 매개로 하는 모든 산업은 선박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울릉도 남쪽 포항 앞바다에 묻혀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는 데도 과학탐사선이 동원된다. 탄소 중립을 위해 육상의 탄소를 포집해서 동해 바다 깊숙이 넣자는 CCUS도 배를 이용하게 된다. 해양관광도 잠수정을 타고 바다밑을 구경할 수 있다. 풍력 발전을 해도 선박을 이용해 건설하고 사람이 관리를 해야 한다. 심지어 선박에 발전소를 세운다. 모든 선박은 출항 후에 침몰하지 않고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 선원들이 필요하고, 면허도 필요하고, 교육도 필요하다. 선박의 건조에는 자금이 많이 필요하며 금융도 필요하다. 이렇게 모두 선박과 연결되기 때문에 전담 부서인 해양수산부에 해운-수산-해양과학을 모은 것이다. 수산산업을 다른 부로 떼가면 안전과 면허는 여전히 해양수산부에서 처리해야 하는 비효율이 따른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조선산업도 안전과 건조에 대한 분야는 해양수산부에서 일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조선산업의 수출 비중이 90%를 넘어 산업자원부에 배속됐다. 한국해양대학에서 1947년 조선과가 제일 먼저 만들어졌고 3~4기까지 배출했다. 선각자들은 해운과 조선을 같이 가는 것으로 보았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공간과 환경을 공유해 생기는 시너지 효과다. 예를 들어 수산물 안전은 해양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양환경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는데 그 혜택은 수산물 안전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도 마찬가지다. 해양영토 관리는 해양 부문에서 담당하지만, 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어업인 복지 및 지원 정책은 수산부문에서 담당한다.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에서 이행하고 있는 우리 바다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어선들에 대한 관리와 보호 기능은 해양영토 관리와 직결된다. ‘해상안보, 기후변화, 해양환경을 해양수산부가 더 잘 해라. 그렇지 않으면 존치할 때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두고, 아니면 발전적으로 해양수산부를 해체하라’는 것이 이석우 교수 주장의 요지다. 난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해상안보는 해수부의 모든 실국이 협력하고 해양경찰이 잘 하는 것으로 안다. 해상안보는 기본적으로 외교, 안보와 관련되므로 외교부, 해군과도 연결될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 해양환경 관리는 해양수산부에서 선제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해양수산부의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며, 부처 간 조정 기능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면 특별위원회 같은 것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프랑스는 2010년 국가해양연안위원회를 설치했다가 2020년에 해양부로 개편됐는데 이것을 보더라도 해양수산부는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이 교수의 지적도 해수부가 더욱 역할을 잘하라는 취지로 이해한다.” - 해양수산부가 존치돼도 해경은 행안부로 이관돼야 한다는 의견, 해수부가 부처 간 해양정책을 조정할 능력을 갖췄는지, 그만한 파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데. 또 경제 부처와 치안 부처가 함께 있는 문제점은. “오래 논쟁한 대목이다. 해양경찰은 (1) 경비 임무, 해양안전, 환경관리와 (2) 해양관련 범죄 수사 기능으로 양분돼 있는 것으로 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해양경찰이 수사하는 내용 대부분이 해양수산 관계법령에 위반되는지 여부다. 불법어업 등을 포함한 수산업 관계법령 위반, 선박안전이나 해양환경 관련 법령 위반이다. 독자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밀입국 단속 등의 업무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법 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치안의 대상이 바다라는 특수성이 있으니까 해양수산부의 독립 외청으로 둔 것이 아닐까 한다. 또 해양경찰청의 기능은 선박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 경비정이라는 선박을 건조하고 운용하고 관리하는 일은 해운이나 수산의 선박과 같다. 그래서 한국해양대학 등 해기사들이 해양경찰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 1만 3000명 가운데 20%가 해기사 출신인 것으로 안다. 항해와 기관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박과 경비정, 선원과 해양경찰관의 구조는 동일하다. 해양경찰청 간부의 3분의 2는 해기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양성된다. 이렇게 서로 연결된다. 치안부처로 해양경찰이 간다면 해양수산 종사 선원을 양성하는 해양대학에서 왜 해양경찰 간부들이 배출되는지 연결이 쉽지 않을 것이다.” - 김영삼 정부 시절 해수부가 출범한 뒤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어떻게 봐야 할까. “1996년 해수부가 출범한 뒤 톤세제도, 국제선박등록법, 해양진흥공사의 설립 등 해운산업의 안정화에 큰 도움을 줬다. 한진해운의 파산은 아쉽지만 많이 회복된 상태다. 적정한 선박 수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2020년 시작된 호황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일어업협정이 재타결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해양환경과 연계해 수산자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 어족자원이 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그 원인 중 하나가 출범 당시 해양수산 통합행정 기능을 모두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한다. 조선, 해양광물, 연안관광, 해상국립공원 등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는 기능들을 일부 가져오지 못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에 방점을 찍는 선생님 의견이 수세적이거나 보수적이란 비판도 있을 것 같다. “난 바다와 선박이 매개되는 산업은 하나로 묶어 해양수산부가 다뤄야 한다고 본다. 조선산업에서 무역을 뺀 안전과 환경, 설계 부분, 해운산업이 주축이 된 국제물류 부분, 그리고 수산업과 지역개발이 연계된 연안 어촌 활력제고 사업이 해당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주택 문제와 지방 소멸, 인구 감소란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해양과 연안에서 해결책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 해수부에서 어촌활력증진과 노후항만 재개발을 통한 연안도시재생, 연안침식방지, 해양생태관광, 마리나, 해양레저ㆍ문화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 이를 더욱 강화하고 해양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연안어촌지역의 소멸을 방지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서·연안 주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방문객 증가와 인구 유입을 통해 육지면적의 4.4배에 달하는 해양영토의 실효적 지배 강화와 함께 수도권 집중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해수부 기능인 해운항만수산 부문은 스마트·친환경 쪽으로 더 전환하면서 해양연안 경제를 활성화하도록 기능을 강화하고,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위원회를 통해 다른 부처 기능과 연계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 다양한 부처의 기능들을 조정할 다른 부서를 가져오는 것은 또 다른 비효율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조정 기능은 위원회를 통해서 하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 견해가 수세적이거나 보수적일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담당하는 산업분야를 더 탄탄하게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합집산으로 힘이 분산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는 해양부도 있고, 국가해양연안위원회도 있다. 해양부는 해양수산업을 발전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위원회는 부처끼리 중첩되는 부분의 이견을 조정하고 있다. 해외의 이런 사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어느 견해이건 모두 우리 바다산업과 해상안보를 발전시키는 노력임을 잊지 말자.“
  • 하객으로 이건희 왔던 ‘재벌 배우’ 근황

    하객으로 이건희 왔던 ‘재벌 배우’ 근황

    연예계 ‘로열패밀리’ 배우 윤태영이 베일에 가려졌던 일상을 공개한다. 9일 방송되는 TV조선 ‘골프왕 3’에서는 윤태영과 김지석이 새로운 멤버로 합류한다. 윤태영은 삼성전자 윤종용 전 부회장의 아들이다. 윤 전 부회장은 일반 사원에서 임원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로, 2006년 당시 월급으로 약 21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7년 배우 임유진과 결혼한 윤태영의 결혼식에는 하객으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참석해 더욱 화제가 됐다. 윤태영은 베일에 가려졌던 집과 가족을 공개하기로 했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골프 고수답게 집안 곳곳에 골프 연습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베란다 전체를 퍼팅 연습장으로 꾸며놓기도 했다. 윤태영의 아내 임유진은 남편이 골프 연습하는 모습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더니 끝없는 잔소리를 펼치면서 ‘멘탈 훈련’을 시켰고, 골프하는 남편을 위해 저녁 한 상을 푸짐하게 차리기도 했다. 윤태영의 쌍둥이 아들들은 “아빠와 김국진 아저씨 중 누가 골프를 더 잘 치냐”라는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윤태영은 대답을 얼버무려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쌍둥이 아들이 각각 과거 유치원에 다닐 때 아빠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한 명은 ‘야구선수’, 한 명은 ‘골프선수’라고 답했다는 엉뚱한 일화도 전해져 웃음을 안겼다.
  • 최선 다한 90점 ‘신하리’… ‘로코 퀸’ 세정이 다하리

    최선 다한 90점 ‘신하리’… ‘로코 퀸’ 세정이 다하리

    “대본을 읽자마자 감이 왔어요. ‘이건 바로 반응 오겠는데?’라고요.” 최근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주인공 신하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세정은 7일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이렇게 말했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한 뒤 구구단에 몸담고 있는 김세정은 ‘연기돌’로도 유명하다. KBS2 ‘학교 2017’에서 첫 주연을 맡았고 지난해 초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연기 변신을 보여 줬다. 김세정은 “평소 체력이 좋고 밝은 이미지가 강한데, ‘사내맞선’에선 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세정이가 저런 것도 할 줄 알아?’라는 놀라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웹툰이 원작인 ‘사내맞선’은 김세정 특유의 유쾌함과 밝은 모습이 잘 드러난다. 신하리는 한 식품회사의 평범한 직원인데, 친구 대신 나간 맞선 자리에서 외모부터 능력까지 모든 게 완벽한 사장 강태무(안효섭)와 맞닥뜨리며 발생하는 해프닝을 그렸다. 재벌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따르지만, 통통 튀는 매력으로 진부함을 벗어던졌다는 평가다. 지난 5일 최종회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13.4%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2위까지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세정은 “크고 심각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일도 특별하게 보여 주는 게 한국 로맨스물이 사랑받는 이유라 생각한다”며 “연기가 까다로웠고 코로나19 등으로 촬영 환경이 계속 바뀌었지만, 결과가 끝까지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특히 신하리는 맞선 자리에서 직원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신금희’라는 가상 인물을 내세우는데, 평범한 신하리와 천연덕스러운 신금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모습에서 김세정의 연기력이 빛난다. 그는 “대본을 읽을 때마다 혼란스럽더라. 무조건 하리처럼 보이면 안 되고, 그렇다고 금희의 톤이 너무 튀면 나중에 태무가 사랑에 빠지는 게 어색할 것 같았다”며 “현재의 하리는 아주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로코 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김세정은 “최선을 다했단 의미에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90점”이라며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만 그게 또 저를 키워 주는 것 같다. 더 잘하고 싶다”고 웃었다. 이어 “열심히 했는데 반응이 안 오면 어떡하지 하면서 겁먹은 적도 있는데, 이번 드라마로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누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열심히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세정은 올 하반기 다시 SBS에서 일본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 ‘오늘의 웹툰’의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칠 계획이다.
  • “복지보다 공정함”… 美블루칼라, 보수와 손잡다

    “복지보다 공정함”… 美블루칼라, 보수와 손잡다

    진보적 자유주의·분배 한계 체감소수자의 무임승차·폭력에 반감‘자수성가’ 리조, 그들 대변해 인기백인 노동자, 트럼프에 투표 늘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는 미국 사회 주류에서 밀려난 성난 백인 노동자(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미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2000년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선에서도 블루칼라의 보수주의는 당락을 가르는 지배적 정치양식으로 떠올라 있었다. 자유주의와 국가 주도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보수주의 정치가 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에서는 2018년에 출간된 ‘블루칼라 보수주의’는 미국 정치 보수주의 변종의 발전사를 추적한다. 사우스앨라배마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그 실마리를 1960~70년대 활약한 프랭크 리조(1920~1991)라는 자수성가한 정치가에서 찾고 있다.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 속에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교육이나 의료 등 다양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이들은 자유주의와 국가 주도 경제발전을 강조한 ‘뉴딜’이 더는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흑인이 대다수인 빈민층을 위한 공공주택이 들어서면 범죄가 늘어난다고 반대하고, 소수인종과 여성에 대한 고용 차별을 폐지하라는 요구는 ‘역차별’이 된다고 거부했다. 백인 블루칼라들은 ‘근면·희생·자기계발’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하고, 사회 정책들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은 열심히 노력해 권리를 획득했지만, 가난한 유색인종은 이와 유사하게 권리를 얻은 것이 아니라고 믿었다. 이들 입장에서 보면 공정과 정의를 위한 의로운 싸움이었고 이를 자극한 사람이 리조였다.특히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말단 경찰에서 시작해 시 경찰청장이 된 리조는 부유하고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들과 자신을 대비시키면서 ‘근면을 통해 자격을 획득했다’는 블루칼라들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부추겼다. ‘우리 중 한 명’이라는 이미지로 필라델피아 시장에 당선된 그는 ‘거저 얻기만을 바라는’ 소수자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며 정치적 기반을 유지했다. 1964년 필라델피아에서 경찰과의 갈등으로 일어난 흑인 폭동은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인종차별적 성향과 법질서 우선주의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자격 없는 사람들’에 대한 블루칼라의 불만을 자극하는 우파 포퓰리즘은 레이건과 트럼프 시대까지 이어져 왔다. 인종적 특권을 은폐하는 백인들에 비판적인 저자는 미국 보수주의의 발전을 복지국가 확장의 실패나 좌우파의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바라보고자 했다. 백인 블루칼라가 자신들을 위협하는 경제적 구조조정과 싸우면서도 흑인을 포함해 중산층 백인들의 경제적 권력을 탈취하려는 자들과 이들을 옹호하는 자유주의자들을 더 큰 위협으로 본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수주의가 자유주의의 한계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사회에는 흑백 인종 갈등이란 변수가 있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화에 정규직 직원들이 ‘공정’과 ‘역차별’을 내세우며 비난하는 모습, 재개발·재건축 지구에서 집값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임대주택 건설에 반대하는 모습 등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요구를 시민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고 비난하는 정치권 등의 혐오를 매개로 한 우파 포퓰리즘과 ‘선별적 수용과 거부’는 이 책이 남의 얘기가 아님을 보여 준다.
  • “러시아, 전쟁범죄 증거 없애려 점령지 시신 소각”

    “러시아, 전쟁범죄 증거 없애려 점령지 시신 소각”

    “러군, 사살한 민간인 시신 불태워 없애”보이쳰코 “새로운 아우슈비츠이자 마즈다네크”dpa “주장 진위 확인 못해”AP “5000명 이상 숨져…210명은 어린이”젤렌스키 “그들은 나치”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 의혹을 받는 가운데 전쟁 범죄 증거를 없애려 시신을 소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러시아군이 ‘이동 소각장’을 이용해 마리우폴에서 자신들이 사살한 민간인 시신을 불태워 없애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와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한달 이상 집중 포격·공습을 가해 대부분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보이쳰코 시장은 6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이것은 새로운 아우슈비츠이자 마즈다네크이다”라고 나치의 집단 수용소를 언급했다. 아우슈비츠와 마즈다네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 있는 독일의 유대인 강제 수용소로 제노사이드가 이뤄진 곳이다. 보이쳰코 시장은 마리우폴에서 발생한 잔혹행위 일부는 현지 러시아군 지지 세력에 의해 자행됐다고 했다. dpa 통신은 그러나 보이쳰코 시장의 주장 진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AP 통신에 따르면 보이쳰코 시장은 또 최근 몇주간 러시아의 포격과 시가전으로 5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으며 그중 210명은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또 병원에 쏟아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한곳에서만 50명이 불에 타 숨졌으며 도시기반 시설 90% 이상이 파괴됐다고 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학살을 은폐하려 마리우폴에 대한 인도적 접근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하베르투르크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도적 화물을 싣고 마리우폴에 갈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비극이고 생지옥이다”라며 “수십명이 아니라 수천명이 죽고 수천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숨기고 우크라이나 사상자를 모두 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등에서 범죄 증거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가족을 불태웠다”며 “어제 우리는 아버지, 어머니, 두 아이 등 숨진 새 일가족을 발견했다. 내가 ‘그들은 나치’라고 말한 이유다”라고 했다. 다만 “평화협상 없이 전쟁을 멈추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곳곳 격전 지역에서 인도적 통로를 대피한 민간인은 약 5000명으로 집계됐다. dpa 통신은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의 말을 인용, 마리우폴에서 1100여명이 자가용을 타고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자포리자 쪽으로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약 2500명이 자포리자로 피했고 동부 루한스크에서도 1200여명이 대피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전국에 11개의 인도적 통로를 개방했다고 발표했다.
  • ‘로코 퀸’ 등극한 김세정…“대본 읽자마자 감 왔어요”

    ‘로코 퀸’ 등극한 김세정…“대본 읽자마자 감 왔어요”

    “대본을 읽자마자 감이 왔어요. ‘이건 바로 반응 오겠는데?’ 라고요.” 최근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주인공 신하리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세정은 7일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이렇게 말했다. 걸그룹 아이오아이, 구구단 출신인 김세정은 ‘연기돌’로도 유명하다. KBS2 ‘학교 2017’에선 첫 주연을 맡아 활기찬 여자 주인공 라은호를 연기했고, OCN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악귀를 잡는 까칠한 히어로 도하나를 맡았다. 김세정은 “평소 체력이 좋고 밝은 이미지가 강한데, ‘사내맞선’에선 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세정이가 저런 것도 할 줄 알아?’라는 놀라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웹툰이 원작인 ‘사내맞선’은 김세정 특유의 유쾌함과 밝은 모습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신하리는 한 식품회사의 평범한 직원인데, 친구를 대신해 나간 맞선 자리에서 외모부터 능력까지 모든 게 완벽한 사장 강태무(안효섭)와 맞닥뜨리며 발생하는 해프닝을 그렸다. 재벌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따르지만, 통통 튀는 매력으로 진부함을 벗어던졌다는 평가다. 지난 5일 방송된 최종회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13.4%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까지 차지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인기를 끌었다. 김세정은 “크고 심각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일도 특별하게 보여주는 게 한국 로맨스물이 사랑받는 이유라 생각한다”며 “연기가 까다로웠고 코로나19 등으로 촬영 환경도 계속 바뀌었지만, 결과가 끝까지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했다.특히 신하리는 맞선 자리에서 직원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신금희’라는 가상 인물을 내세우는데, 평범한 신하리와 천연덕스러운 신금희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모습에서 김세정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그는 “대본을 읽을 때마다 혼란스럽더라. 무조건 하리처럼 보이면 안되고, 그렇다고 금희의 톤이 너무 튀면 나중에 태무가 사랑에 빠지는 게 어색할 것 같았다”며 “현재의 하리는 아주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리가 너무 오버스럽거나 과장된 캐릭터로 보이지 않는 건 같이 호흡을 맞춰준 안효섭과 절친 진영서 역으로 출연한 설인아의 공이 크다”며 “주위 캐릭터가 하리를 잘 받아줬기에, 모든 행동이 사랑스러워 보였던 것 같다”고 했다. 발랄하지만 진지하고, 엉뚱하지만 열정적인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연기하며 ‘차세대 로코 퀸’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김세정은 “최선을 다했단 의미에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90점”이라며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게 또 저를 키워주는 것 같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웃었다.이어 “열심히 했는데 반응이 안오면 어떡하지, 하면서 겁먹은 적도 있는데 이번 드라마로 그런 생각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누가 알아봐 주지 않아도 열심히,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예요. 깨져 봐야 성장하는구나, 여러 모습을 보여줘야 한발짝 더 크는구나 깨닫고 있습니다. 20대 초반이 아이오아이, 구구단으로 채워졌다면 후반은 ‘사내맞선’으로 소중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갈게요.” 김세정은 올 하반기엔 다시 SBS에서 드라마 ‘오늘의 웹툰’ 주인공을 맡아 연기를 펼친다. 일본 인기 만화 ‘중쇄를 찍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유도 선수 출신 주인공이 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고 웹툰회사 편집부에 취직하는 이야기다.
  • [속보] “러시아는 ‘나치’…어린이 210명 숨졌다” 젤렌스키 규탄

    [속보] “러시아는 ‘나치’…어린이 210명 숨졌다” 젤렌스키 규탄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숨진 민간인이 5000명을 넘겼으며, 그 중 어린이는 210명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최근 몇주간 러시아의 포격과 시가전으로 5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고, 한곳에서만 50명이 불에 타 숨졌으며, 도시기반 시설 90% 이상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학살을 은폐하려 마리우폴에 대한 인도적 접근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건 비극이고 생지옥”이라며 “수십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이 죽고 수천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숨기고 우크라이나 사상자를 모두 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젤렌스키 “그들은 가족을 불태웠다.어제 우리는 아버지와 어머니, 두 아이 등 (숨진) 새로운 일가족을 발견했다”며 “제가 ‘그들이 나치’라고 말한 이유”라고 했다.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대해서는 “평화협상 없이 전쟁을 멈추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역규정 어기고 외출한 中남성, 거리에서 ‘강제 삭발’ 당했다

    중국의 강력한 도시 봉쇄 조치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방역규정을 어기고 외출한 시민이 강제로 삭발 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 산둥성 허쩌(河澤)시에서 한 시민이 강제 삭발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영상에서 중국 방역요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한 남성을 붙잡고 바리깡으로 머리를 강제로 밀고 있다. 남성은 머리카락을 사수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요원들은 막무가내로 남성의 머리를 밀었다. 바리깡을 든 요원은 “외출하지 말라고 했으면 절대 나가선 안된다”고 소리쳤다. 영상을 본 후 중국 네티즌들은 “이건 범죄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 있는 것이냐”, “이건 구시대적 행동”, “이건 불법이다” 등의 댓글을 달며 방역당국을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관련 사실을 확인했으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하면서도 “정부 직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중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4일 하루 중국 본토 내에서 집계된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641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한 사태 당시인 2020년 2월12일 기록한 역대 최고인 1만 5152명을 넘어선 수치다. 강력한 도시 봉쇄령이 들어간 상하이에서도 좀처럼 감염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대부분이 무증상 감염자로 증상은 약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바이러스 등이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하이시에 대한 봉쇄 조치는 무기한 연장됐다.
  • “16살 아들 스스로 삶 마감” 푸른나무재단 설립 이유

    “16살 아들 스스로 삶 마감” 푸른나무재단 설립 이유

    김종기 명예 이사장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재단을 설립한 이유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때문이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학교 폭력과 27년간 싸운 푸른나무재단의 설립자 김종기 명예 이사장은 6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김종기 이사장은 푸른나무재단을 세우기 이전 S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하다가 S전자 홍콩 법인장을 한 인물. 20년 넘게 회사 생활하다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이유를 묻자 망설이던 그는 “1995년, 27년 전에 제가 사랑하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이 16살 고1때 학교폭력으로 자기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고 털어놨다. 김종기 명예 이사장은 “그 뒤로 모든 직장을 버리고 나와 학교 폭력 예방 활동에 뛰어들게 됐다. 아들 죽음을 말한다는 게 자랑도 아니고 부모로서 힘든 일이다. 스스로 아파트에서 투신을 해서, (바로) 죽은 게 아니라 5층에서 뛰어내려 살았다. 다시 걸어서 아파트에 걸어올라가 다시 투신해 그 아이가 죽었을 때 부모의 심정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저는 평생 그 아들을 가슴에 대못 박듯이 묻고 살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베이징에 일이 있어 출장을 갔는데 어쩐지 밤에 잠이 안 오고, 새벽에 감이 이상해 아내에게 전화했는데 아내 목소리가 안 나온다. 한참 침묵 속에 있다가 갑자기 폭포처럼 ‘여보 대현이(아들)가 죽었어’ 하며 우는데 저는 그때 호텔이 폭파되고 땅이 무너지는 침통에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영안실로 돌아왔다. 그때도 우리 대현이가 왜 몸을 두 번이나 던져 어린 나이에 삶을 마감했나 영문을 모르고 있었다. 너무 원통하고 한심하고 내 스스로 죄책감, 회한. 아들을 돌보지 못하고 회사에 몰입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전했다. 그는 “지나고 보니 그런것 같다. 출장길이 1995년 6월 6일이었다. 뭘 놓고 와 5층에 불러 ‘아빠 것 좀 가져다줄래’ 하는데 얼굴이 어두웠다. ‘야 힘내’하고 공항에 나갔다. 돌이켜보니 대현이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던 게 아닌가. 그래서 그날 밤 6월 8일 투신했는데 낮에는 엄마가 장을 보는데 찾아와서 엄마가 물건 산 것을 조용히 들어 집에다 놔주고 인사하고 나갔는데. 그게 엄마에 대한 자기 마지막 효도가 아니었나. 자기 스스로 신변을 정리했더라. 죽은 다음 보니 모든 물건이 정리되어 있어 더 부모로서 비통한 마음. 무엇이 우리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나 하는 통한의 슬픔이 깔려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종기 명예 이사장은 짐작 갈 만한 상황이 없었냐는 질문에 “학교 폭력 당했다는 건 구체적으로 모르고 옷 찢겨오고 흙 묻혀 오고 안경 부러지고 오고 상처입고 왔다. 애가 덩치가 크다. 저보다 잘생기다. 학교서 반장도 하고 대현이 팬클럽도 있었다. 상급생으로부터 맞은 거 같은데 그 얘길 안 하고 육교 지나다 깡패를 만나 맞았다, 넘어져 다쳤다 해서 파출소 가서 따진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밤에 삐삐가 오면 불려나가 놀이터, 노래방에 가서 힘든 시간이 반복되어 왔던 거 같다. 입학해서부터 몇 달 지나온 거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영안실에서 겪은 황당한 일도 전했다. 때린 가해 학생들이 나타나 ‘대현이 죽어 골치 아프게 생겼구나’라며 술 취해서 행패를 부렸다고. 그는 “그보다 결정적인 건 대현이가 삐삐가 있었는데 계속 문자가 온다. ‘천사야 잘가,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 끊임없이 몇달을 왔다. 그래서 대현이가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상급생에게 폭력을 당했는데 그 사실을 진실을 아빠에게 말하지 못한 거다. 말했다간 선배들에게 더 힘들까 봐”라며 마음 아파했다. 유재석은 가해자가 마땅한 처벌을 받았는지 물었다. 이에 김종기 명예 이사장은 “그러기 전에 우리 대현이 친구들을 그 가해자들이 엄청 폭행한 사실을 알았다. 내가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내가 얘들을 수단방법 안가리고 없애버리고 한국을 뜨겠다, 한 명씩 빵집에서 만나 왜 그랬나 했다. 여러 얘기하는데 걔들이 벌벌 떨더라. 측은한 마음이 들더라. 복수를 하려했다. 하지만 복수가 능사가 아니라 하늘에 맡기자 싶더라. 하늘이 처벌해주고 다시는 이런 비극적 죽음이 이 땅에서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제2의, 제3의 대현이가 없어야겠다고 선회했다”고 했다. 이어 “너무나 한스럽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 빠져있다가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세상이 뛰어들어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 그게 신문 한페이지에 보도되니 엄청난 반향이 일어났다. YMCA에 창구를 만들었는데 전화가 쇄도해 YMCA도 놀랐다. 88올림픽보다 더 많이 왔다더라. 전화오신 분 중 각 분야별 5분을 모아 학교에도 경찰에도 맡길 수 없으니 우리 스스로 잘 맡아 키우자 해서 시민 모임으로 출발했다. 그것이 현재의 푸른나무재단의 전신이 됐다”고 고백했다.
  • [전민식의 달달한 삶] 우생/소설가

    [전민식의 달달한 삶] 우생/소설가

    엘리베이터에서 아파트 동을 대표하는 분을 만났다. 아파트 일에 매사 적극적이어서 그를 응원했다. 그런 그가 좀 엉뚱한 말을 꺼냈다. 옆 단지하고 우리 단지 사이에 펜스를 치려고 논의 중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가 말하는 옆 단지는 국민임대아파트였다. 펜스를 치면 우리가 사는 아파트 가격이 더 상승할 거라고 덧붙였다. 잠시 눈앞이 캄캄했지만 그러지 마시라 말했다. 한동안 나 역시 국민임대아파트에 살았다. 사는 곳이 그 사람의 전부인 양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이를 보기도 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편을 가르고 다툼이 일면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그런데 이건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일일 것이다. 잊을 만하면 이런 유형의 기사들이 뉴스에 나왔다. 근래에 들어 친하게 지내게 된 유튜버가 있다. 그는 권력의 정점에 서 있을 때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런 후 유튜버로 살아가고 있는데 단 한 명도 예외없이 그의 은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은퇴했다. 그에게 물으니, 어느 한쪽에 서서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건 결국 나머지 절반을 적으로 삼거나 혹은 상대는 열등하다 믿어 경멸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 말했다. 그동안 그게 가장 큰 슬픔이어서 결국 손을 놓았다고 한다. 나는 그의 용기에 손을 잡아 주었다. 한동안 백수로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 할 일이 막막한 줄 알았으면서도 그는 권력의 손을 놓았다. 그도 배워 온 것이 차이 나고 가진 것이 차이 나지만 사람은 본래 높낮이가 다르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듯했다. 찰스 다윈은 인간은 진화의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나 역시 진화론을 믿는 사람인데 그보다 더 흥미로운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찰스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이라는 생물학자다. 그는 우생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열등한 인종을 모두 과감히 제거해야만 우수한 유전자를 보존할 수 있다는 학문을 천명해 사람들을 분류하려고 했다. 그의 우생학은 나치의 인종 청소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단순한 일이지만 우리 아파트에 펜스를 친다는 건, 우리가 옆 단지 사람들보다 월등한 존재라는 편견에 따른 것인데 이러한 편견 역시 타락한 학문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나이 든 경비원을 함부로 대하는 일에서부터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꼰대들이 청년들을 ‘~라떼’라는 말투로 훈계하고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짐승 우리와 같은 곳에 지내게 하는 등의 다양한 이면에 이런 우생학적 개념이 깔려 있다. 저들은 나보다 열등한 인종이라는 개념이. 우생학은 나치의 인종개량법에 닿아 있으며, 한 인간이 가진 이념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부류의 인간을 별다른 이유 없이 증오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주었다. 그가 우생학을 알고 있어서 그런 궁리를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 푼이라도 아파트 가격을 올려 보려는 욕망이 그를 부추겼을 것이다. 그러니 단 하나인 자산을 빛나도록 만들겠다는 그의 욕망을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자 얼굴도 모르는 어떤 사람들을 증오하거나 경멸해서는 안 될 일. 뭔가 되고 싶고, 이루고 싶고, 갖고 싶은 욕망은 분명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 욕망이 아름다우려면, 내 상처가 아프면 다른 사람의 상처도 아프다는 걸 알아야 하고, 가진 게 부족한 자들을 깔보지 않으며, 옳은 의지를 보려 노력해야겠고, 거리낌없이 소통해야겠고, 미지의 것들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오늘 책 한 페이지라도 더 읽어야 할 일이다.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대전관 설립해 5관 체제”…미술한류 원년 선언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대전관 설립해 5관 체제”…미술한류 원년 선언

    최근 연임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시즌2의 중점 사업으로 대전관 설립을 포함해 전문성·확장성·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윤 관장은 6일 서울관에서 언론 공개회를 열고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 혁신’을 테마로 미술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연임에 성공한 윤 관장의 새로운 임기는 2025년 2월까지다. 내년 착공하는 대전관(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대전)이 계획대로 2026년 상반기 개관하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과천관·덕수궁관·청주관까지 5관 체제가 된다. 대전관은 1932년 건립된 국가등록문화재 ‘대전 충청남도청 옛 본관’을 활용해 조성한다. 연면적 2만 6000여㎡, 지상 3층·지하 2층 규모다. 투입 예산은 454억원이다. 윤 관장은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지역과 미술계 여론을 모아 중부권 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와 더불어 청주관은 미술품을 보존하는 ‘종합병원’ 기능을 강화하고, 과천관 미술연구센터는 ‘한국미술연구소’로 확대·재편한다. 특히 서울관은 ‘동시대성’, 과천관은 ‘건축’과 ‘생태’, 덕수궁관은 ‘동아시아 전위미술’과 ‘소외 장르’, 청주관은 ‘보존 과학’, 대전관은 ‘과학과 예술 특화’ 등 미술관마다 중점 연구 주제를 설정해 운영하게 된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광주시립미술관·경남도립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 등 10여 곳을 통해 전시하고, 3개 전시 주제를 만들어 각각 순회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윤 관장은 또 올해를 미술한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류 바람에 순수예술이 동참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며 “미술한류 핵심이 될 ‘국제교류 TF’를 꾸려 미술 연구자 초청과 작가 레지던시, 외국 기관과 전시·학술 행사 등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11월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와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하고, 해외 연구자들이 한국 미술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다. 오는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내년 뉴욕 등 해외에서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도 꾸준히 열 계획이다.
  • 삼성호암상에 김혜순 시인·하트-하트재단…5명·1개 단체 선정

    삼성호암상에 김혜순 시인·하트-하트재단…5명·1개 단체 선정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김혜순(67) 시인 등 5명과 장애아동 복지단체 하트-하트재단이 선정됐다. 6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올해 수상자는 ▲ 예술상 김혜순 시인 ▲ 사회봉사상 하트-하트재단 ▲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오용근(61) 포스텍 교수 ▲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장석복(60) 카이스트 특훈교수 ▲ 공학상 차상균(64) 서울대 교수 ▲ 의학상 키스 정(57)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등 개인 5명, 단체 1곳이다.재단은 국내외 저명 학자, 전문가로 구성된 46명의 심사위원과 47명의 해외 석학 자문위원이 참여해 4개월간의 심사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봉준호 영화감독이 받은 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 시인은 여성의 존재방식에 대한 끊임 없는 사유와 언어적 실험을 통해 고유한 시적 성취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스웨덴 문학상 ‘시카다상’을 받는 등 동시대 한국 시인으로는 가장 뚜렷한 국제적 존재감과 평판을 인정받았다. 하트-하트재단은 1988년 설립 후 취약 장애아동 복지사업과 인식 개선 사업을 벌여왔고, 2006년부터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 등 국내외에서 1000여 회 공연을 펼치며 장애인 문화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과학상 물리·수학부문을 받은 오 교수는 현대 수학 분야인 사교기하학에서 교과서적 업적을 남긴 세계 수학 분야의 한국인 리더로 꼽힌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을 받은 장 특훈교수는 유기화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화학자이며, 공학상을 받은 차 교수는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던 데이터를 D램에 압축·저장해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의학상을 받은 정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올해 시상식은 내달 31일 열릴 예정이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호암재단은 삼성호암상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이 탁월한 수상자들을 앞으로도 지속 발굴해 인류 문명의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삼성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생의 유지에 따라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제32회 시상까지 총 164명의 수상자에게 307억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 [글로벌 In&Out] 대통령의 소통을 둘러싼 오해들/서정건 경희대 교수

    [글로벌 In&Out] 대통령의 소통을 둘러싼 오해들/서정건 경희대 교수

    대통령제의 가장 큰 특징인 1인 리더십은 때로 선동 정치를 낳기도 하지만 기득권 세력을 일거에 타파하고 개혁을 주도하기도 한다. 이런 대통령의 권력 자원 중에서 특히 소통 리더십은 세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대통령의 소통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잘못된 이해들은 간과되기 쉽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알아야 할 소통을 둘러싼 오해들을 따져 보자.  첫째, 대통령의 소통은 자주 하면 잘하는 것일까? 역대 45명의 미국 대통령 중 유일하게 ‘위대한 소통자’라는 별칭을 얻은 대통령은 레이건이다. 그런데 레이건의 재임 중 기자회견 수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적었다. 그의 소통 비결은 양보다 질이었다. “국민 여러분이 직장을 잃으면 경기 불황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직장을 잃으면 경기 호황”이라며 카터 전 대통령에게 도전할 때도 레이건 후보는 늘 유머를 잊지 않았다. 당선 후 경제 회복의 조짐이 나타날 때 “항로 유지”(Stay the course)라는 희망 메시지로 소통하던 레이건에게 국민들은 압도적 재선으로 화답했다. 결국 대통령의 소통은 빈도가 아닌 효과로 평가돼야 한다.  둘째, 대통령의 소통은 대통령만의 몫일까. 생애 마지막 선거를 치르고 당선된 한국 대통령의 경우 소통에 소홀해도 큰 문제가 없다. 성과보다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재선이라는 경쟁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면 대통령이 소통하도록 압박하는 환경 조성이 대안이다. 예컨대 거대 야당이라도 국민을 위한 개혁 의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경험하면 대통령은 소통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반대로 대통령의 잘잘못과는 상관없이 콘크리트 지지 여론이 요지부동이라면 대통령이 굳이 소통에 나설 이유가 줄어든다. 50년간 10명의 미국 대통령에게 늘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것으로 유명했던 백악관 출입기자 헬렌 토머스의 전설은 언론의 역할을 제시한다. 베테랑 청와대 출입 기자들의 송곳 질의가 이어져야 대통령은 미리 숙제하고 다음 소통을 준비하게 된다. 결국 대통령의 소통은 개인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정치 질서의 결과이기도 하다.  셋째, 대통령의 소통은 대통령의 성공을 보장할까? 대중 연설의 달인으로 알려진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한 흑인 교회에서 벌어진 총기 참사를 위로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창했다. 대통령의 소통 덕분에 국민들의 고통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마법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보다 2년 앞서 미국 상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이 부결된 다음날 오바마 친화적이던 뉴욕타임스가 “오바마 대통령은 어디 있었느냐”고 일갈했다. 대통령이 같은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몇 명만 설득했더라면 법안이 통과됐을 거라는 비판이었다. 퇴임을 앞두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가장 후회되는 일로 총기 규제에 실패한 점을 꼽았다. 감동을 안겨 주는 즉흥적 소통과 개혁을 완수하는 끈질긴 소통은 종종 결이 다르다. 둘 다 가진 대통령이라면 금상첨화겠으나 결국 대통령의 성공은 문제 해결 여부에 달려 있다.  소통 잘하는 대통령이 드물었던 우리 현실에서 그나마 자주 소통하는 대통령이라도 선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대통령의 소통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요구하는 것 또한 대통령제 민주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대통령의 소통은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대통령 개인의 능력일 뿐만 아니라 정치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사실, 소통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결국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소통에 뛰어난 성군(聖君)을 하늘이 내려 주길 더이상 기다리지 말자. 국민과 소통 잘하는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맞추어야 할 민주주의의 퍼즐이기 때문이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경건한 세차 의식의 비밀/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경건한 세차 의식의 비밀/작가

    코로나 확진자 추이의 상승 기세가 예사롭지 않더니, 이제는 주변 사람 중 반 정도는 앓아누웠다가 일어나는 것 같다. 나도 결국 그 대열에 합류해 한동안 고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나의 시청각 레이더망!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유난히 자주 마주치는 사람군이 있다. 그중 한 명. 은퇴하고 집에 온종일 계시는 게 거의 분명한, 한 할아버지다. 그분의 일과 중 내 눈에 보이는 것을 하나 들자면 식후 연초. 시간대가 딱 그러하다. 식사 후에 바람도 쐴 겸 1층으로 내려와 담배를 태우시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그분의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과로 보인다. 아니, 일과가 아니라 거의 ‘종교의식’과도 같은 것인데 보면 볼수록 신기했다. 할아버지에게는 중소형 차가 한 대 있는데, 그걸 그렇게 애지중지 여겨서 보이기만 하면 닦는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황사가 지나가면 그땐 비상이고. 눈이 오면 득달같이 책받침 같은 것을 가지고 나와서 눈이 더 쌓일세라 계속 털어낸다. 식사하고 나오는 시간, 한 손에는 어김없이 생수병을 들고 있다. 담배를 맛있게 다 피우시고는 생수병에 든 물을 자동차 앞 유리에 뿌리고 수건으로 닦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정말 차에 어떤 곡진한 사연이라도 하나 걸쳐 있지 않으면 이상한 것 아닌가?  아, 여기에서 또 하나 재미난 것은 할아버지의 인상이다. 3년을 넘게 만나면서 할아버지가 웃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못 봤다. 늘 엄격, 근엄, 진지다. 한 3~4개월 정도 할아버지가 기타를 배우러 다니신 적이 있는데, 아니 악기를 어깨에 메고도 무슨 송장 치우러 가는 표정을 짓고 다니셨다. 게다가 그렇게 이분을 자주 마주치는데도 가족과 함께 지나가는 광경은 단 한 번도 못 봤다. 입성은 늘 반바지 바람이지만, 상당히 깨끗하다. 젊어서 거친 일 하시던 분은 분명히 아니고…. 그러던 어느 날 모든 궁금증이 다 풀렸다.  일요일 저녁, 어떤 젊은 여성이 할아버지가 애지중지하는, 바로 그 차를 몰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 뒤에는 어린 딸 두 명이 타고 있었다. 그리고 표정이라고는 전혀 없던 분이 차 안을 들여다보며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안녕~ 우리 이쁜이들!”  세상에! 웃는 얼굴도 처음 보지만, ‘이쁜이들’이라니! 우리 아기들 귀여워 죽겠다는 이 단어가 그분 입에서 절로 흘러나왔다. 즉 그 차의 주인은 따님이고, 아침에 와서 아이들을 맡겼다가 저녁 때 데려가는 것 같다. 그리고 낮에는 끊임없이 따님 자동차를 청소해 주는 것이 할아버지가 한 일이다. 주변에서 쉽게 보기는 어려운 아빠 사랑의 형태랄까.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에 내 마음이 다 안심이 될 정도다. 이쯤 되니 딸 자동차 청소 말고도,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정 붙일 일이 한두 가지 더 생기면 좋겠는데 말이다.
  • 美 “尹정부 쿼드 협력 의지 환영” 韓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 공감”

    美 “尹정부 쿼드 협력 의지 환영” 韓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 공감”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인태) 조정관이 윤석열 정부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국 안보협의체) 협력 의지를 환영했다.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하는 한편 대중 견제에 호흡을 맞춰 줄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캠벨 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을 만나 “한국이 쿼드 협력 의지를 보여 준 것을 환영한다. 워킹 그룹 차원에서 한국과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군사동맹으로 시작한 한미 동맹이 경제 안보와 기술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며 윤 당선인의 ‘포괄적 전략동맹’에 공감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캠벨 조정관은 이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태 지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인태 전략에서 한미일 협력과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이 면담에는 에드거 케이건 NSC 동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타룬 차브라 기술국가안보 선임보좌관, 애덤 파라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과 함께 로라 로젠버거 중국 담당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 대표단의 박진(국민의힘 의원) 단장은 이후 국무부에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을 110분간 만난 뒤 기자들에게 한미 간 대북 공조의 초점이 대화에서 억지·압박 중심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제대로 역할을 못 했던 확장 억제를 위한 협의체를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양국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2018년 남북미 협상으로 잠정 중단됐던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실질적 활성화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협의체가 재개되면 한반도 위기 고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 또는 전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또 박 단장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전을 구현한다는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을 설명했다”며 “이에 대해 미국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비핵화 방안을 문재인 정부의 용어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북측이 ‘리비아식 모델’(비핵화 후 독재자 축출 방식)이라며 반발해 온 ‘CVID’로 대체한 것도 대북 강경 기조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와 달리 북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인권 문제에 대해 박 단장은 “윤석열 정부에서는 북한 인권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 문제를 앞으로 진지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며 “특히 유엔 등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한국이 가장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적극적 입장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 대해 미 국무부는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셔먼 부장관이 윤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새 정부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대표단은 존 케리 기후변화 대통령 특사도 만나 한미 간 기후변화 및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 등을 논의했다.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알피에이’(RPA)는 ‘업무 처리 자동화’로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알피에이’(RPA)는 ‘업무 처리 자동화’로

    신조어라는 것은 새로 생긴 말인 만큼 생소하다. 우리말로 쉽게 쓸 수 있도록 다듬는 작업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새말 모임 구성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전문 영역의 신조어는 특히 그렇다. 전문가들은 신조어가 외국어라도 원래 사용하던 말을 쓰는 것이 훨씬 편하겠지만, 이 신조어가 전문 영역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 일반인들은 어렵고 낯설 수밖에 없다. 이번에 올라온 다듬을 말은 ‘알피에이(RPA)’다. 오, 이런. 자동차 알피엠(RPM·Revolution Per Minute)은 많이 들어봤는데, 이건 또 뭔가? 신조어를 그냥 쓰면 안 된다는 강한 신조는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이 말은 우리말로 얼른 바꾸는 것이 좋겠다. 행정안전부에서 이 말을 급히 다루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알피에이가 뭔가 했더니 ‘Robotics Process Automation’의 첫 글자를 딴 말이었다. 직역해 보면 ‘로봇을 통한 공정 자동화’ 정도. “인간을 대신해 수행할 수 있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알고리즘화하고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기술”(인간 작업을 모사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을 뜻한다고 한다. 단순히 풀어 써서 ‘로봇을 이용한 처리 자동화’라고 하면 말이 너무 길어진다. 그래서 ‘로보틱스’(robotics)를 빼면 처리 자동화인데, 그렇게 되면 말맛을 살리기가 어렵고, OA(Office Automaion)와 차별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 이번에는 ‘자동처리 로봇’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로봇이기도 하고, 매크로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어서 적절하지 않았다. 로봇이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되면 ‘공정 자동화’가 어떤가 하는 의견도 나왔다. 열띤 토의 끝에 사전에도 나와 있고, 로봇에 대한 우리의 관념이 일단 몸체가 있는 것을 로봇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로봇 처리 자동화’가 후보로 채택됐다. ‘로봇식’이 맞는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로봇식’의 반대말로 ‘인간식’이라는 것은 없으니 ‘식’은 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으로 뜻이 모였다. 또 실제 쓰임을 보았을 때 로봇 방식이라는 어떤 개념보다는 전산화, 기계화, 자동화되는 것들을 좀더 폭넓게 쓰고 있는 점에서 ‘업무 처리 자동화’ 역시 우리말 용어로 떠올랐다. 행정안전부도 ‘일하는 방식 개선 추진의 일환으로 알피에이(RPA) 활성화를 추진 중에 있어서 정부 기관에서 사용하기가 적절한 RPA의 우리말 명칭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고, ‘프로세스’를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이유였다. 이렇게 ‘업무 처리 자동화’, ‘로봇 처리 자동화’ 두 개의 용어가 후보로 채택됐다. ‘알피에이’라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데 국민들은 80.6%가 동의했다. 우리말 후보인 ‘로봇 처리 자동화’와 ‘업무 처리 자동화’ 가운데 어느 말이 더 높은 선택을 받았을까? ‘로봇 처리 자동화’(72.5%)보다 ‘업무 처리 자동화’(85.7%)가 높았다. 다른 우리말 의견으로는 ‘반복 업무 처리 자동화’, ‘로봇 공정 자동화’, ‘로봇 업무 처리 자동화’, ‘AI 업무 자동화’, ‘사무 처리 자동화’ 등이 제시됐다. 문득 신조어를 우리말로 자동 변환해 주는 업무 처리 자동화 시스템이 개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세계화 후퇴로 정치가 경제 지배… 경제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

    세계화 후퇴로 정치가 경제 지배… 경제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내각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다. 공무원들은 정부 조직 개편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향후 5년 동안, 아니 공직생활 내내 중대한 영향을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사안의 하나는 통상 기능의 주무 부처다.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1994년 그 기능을 산업부(통상산업부)에 두었지만,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외교부(외교통상부)로 넘겼고,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다시 산업부(산업통상자원부)로 옮겼다. 주소지가 이전될 때마다 해당 부처 이름도 달라졌다. 그런 점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은 성(姓) 전환 수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성(性) 전환 수술이기도 하다. 통상 기능의 정체성이 경제에 있느냐, 외교에 있느냐를 둘러싼 행정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제냐 외교냐… 통상 기능 논란 그 논쟁의 뿌리는 18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1776년)을 통해 자유무역을 옹호했다. 그런데 그의 논리가 좀 궁색했다. “개는 뼈다귀를 교환하지 않지만, 인간은 무엇이건 교환하는 습성이 있다”는 비유를 통해 분업과 자유무역의 장점을 설명했다. 다윈의 진화론에 비하자면 설명이 좀 어설프다. 그래서 오해를 불렀다. 미국의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국부론’을 읽고서도 정반대 결론을 내렸다. 신생국 미국이 영국 같은 부국이 되려면 유치원 수준에 불과한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 공산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유치산업 보호론’이다. 그러자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토머스 제퍼슨 국무장관이 제동을 걸었다. 관세를 높이면 품질 좋은 유럽 공산품의 값이 올라 조악한 미국산 물건만 쓰게 되므로 국민들 불만이 커진다는 이유였다. 제퍼슨의 걱정은 옳았다. 미국 북부 지역의 조잡한 공장들을 보호하느라고 겪는 남부 주민들의 관세 부담은 지나쳤다. 현직 부통령 존 캘훈마저 ‘증오의 관세’를 집어치워야 한다면서 연방정부를 뛰쳐나와 고향 남부의 분리독립운동에 가담했다. 13개 주로 출발했던 미국은 40년 만에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이쯤 되면 관세와 무역은 경제도 외교도 아닌 국내 정치 문제다. 그런 점에서 노예해방 문제와 성격이 똑같다. 오늘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3의 독립기구로 설치된 까닭은 바로 그런 연유다. 따지고 보면 관세와 무역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선 기간 중 논란이 됐던 기축통화도 성격이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이나 은을 돈으로 썼던 상품화폐 시대에는 기축통화라는 말조차 없었다. 각국 화폐에 함유된 금과 은의 비중에 따라 환율만 있었을 뿐이다. 기축통화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현했다. 금본위제도가 사라진 뒤 전 세계를 상대로 금과의 무제한 교환을 유일하게 약속(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했던 미 달러화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런데 30년도 지나지 않은 1971년 8월 15일 미국이 그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뜨렸다. 흔히 ‘닉슨 쇼크’라고 하는 사건이다.●USTR이 독립기구로 설치된 까닭 그러면서 등장한 것이 특별인출권(SDR)이라는 것이다. 미 달러화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가 합의해 만든 세계 최초 가상화폐다(암호화폐는 아니다). 처음에는 그 가치를 금에 맞춰서 ‘디지털 금’(1SDR=금 0.88671g)이라고 할 만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주요국 화폐 가치를 평균해 가치를 매겼다. 거기에는 미 달러화, 영국 파운드화, 독일 마르크화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얄화까지 포함됐다. 계산 편의를 위해 오늘날에는 SDR 가치 산정에 5개 통화만 포함된다. 그런데 2016년부터 포함된 위안화를 기축통화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지급 수단으로서 기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스위스 프랑화는 SDR 가치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그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전쟁이 터지건,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건 안전 자산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SDR 편입 여부는 기축통화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 기축통화는 경제를 넘어선 문제다. 그러니 지난 대선 기간 중 한국 경제 규모를 이유로 원화의 SDR 편입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한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기축통화는 경제가 아닌, 국제정치의 문제다. 1960년대 초 브레턴우즈 체제가 아직 유지되고 있었지만, 미 달러화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 전 대통령마저 달러화에 회의감을 표시하면서 금으로 바꿔 달라고 공공연히 요구할 정도였다. 달러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자 미국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 표시 미국 국채(루사 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와 다를 것이 없었다. ●기축통화 편입은 국제정치 문제 당시 유일무이한 기축통화국이었던 미국의 그런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출범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미국은 1962년 궁여지책으로 유럽의 10개국과 ‘상호통화계약’을 맺었다.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의 옛 이름이다. 처음에는 3개월짜리 계약이었다가 계속 연장되고, 1971년부터는 거래 대상에 일본, 덴마크, 멕시코가 추가됐다. 그때 기축통화 개념이 등장했다. 달러 패권을 지탱하는 화폐, 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통화 스와프를 맺은 나라의 화폐를 말한다. 그러니까 기축통화의 실질적인 기준은 미 연준과의 ‘궁합’이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도 통화 스와프를 통해 미 연준과 궁합을 맞췄다. 원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은 2008년부터 열려 있는 것이다. 계약의 항구화가 관건이다. 처음에 한국은행은 통화 스와프가 한국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이한다면 그것은 한국의 잘못이 아니라 국제통화 시스템의 중대한 결함 때문이요, 이는 설계자인 미국의 잘못이다. 한국이 가진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다 팔면 미국 금리가 오른다. 미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나아가 한국은행은 1950년 미 연준 도움으로 세워진 ‘형제 중앙은행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필자가 네이든 시트 연준 국제국장에게 누누이 강조했다). 논리와 감정이 섞인 그런 설득 속에 2008년 한미 통화 스와프가 체결됐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재계약됐다. 지금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계기로 해외에 진출했던 미국 공장들이 되돌아가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 위기 이후 공급망 차질 속에서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 공급 채널을 확장하려고 몸부림친다. 세계화를 넘어 경제안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통화 스와프는 외교수단’ 단언도 세계화의 후퇴 속에서 한국은행 출신 이코노미스트(강태수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가 경제가 아니라 외교 수단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의 경제안보 차원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세우기를 바란다면 한국도 거기에 상응하는 흥정거리를 통화 스와프에서 찾으라고 주문한다. 15세기 유럽에서는 백반이 오늘날 반도체에 해당했다. 무슨 옷을 만들건 옷감에 물을 들여야 했고, 그래서 착색제인 백반이 필요했다. 백반의 독점적 공급자였던 메디치 가문은 그것을 이용해 약소국 피렌체의 안보를 교황청과 흥정했다. 교황청과 메디치 가문의 백반계약은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에 지배됐다. 그것이 세상이다. 새로운 정부의 제일 중요한 과제도 경제안보다. 강조점은 ‘안보’에 있다. 그러면 새 정부는 통상 기능을 어디에 둬야 할까. 한국은행 자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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