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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과 비전… 삼성 이재용 시대

    책임과 비전… 삼성 이재용 시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를 예고한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가 27일 열린다. 1988년 이후 28년 만에 열리는 이번 임시주총은 ‘오너가(家)의 입성’이란 점에서 무게감을 더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주인공’ 없는 행사로 끝날 전망이다. 삼성 오너가 중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7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 삼성전자 건물에서 열리는 임시주총에 불참한다. 등기이사 후보자 참석이 현행법상 의무 사항이 아닌 데다 그동안 관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주주의) 90%가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확정된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대상자가 참석하지 않는 예도 많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은 이사회 멤버 9명 중 1명이 되는 것일 뿐”이라며 간접적인 방식의 의사 표명도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 지난 3월 정기주총 때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박재완(전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교수는 주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이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만 참석해 이사 보수 책정의 건 등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2012년 3월 정기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권오현(당시 반도체사업부장) 부회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3년 뒤 자신의 연임안 통과를 묻는 주총에서는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나와 표결을 지켜봤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그룹 회장직에 오른 지 11년 만인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등기이사를 맡았지만 주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상법(제373조)은 총회에 출석한 이사는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도록 하고 있지만 출석을 강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사는 주주총회의 구성원이 아니더라도 주식회사의 기관으로서 직무상 출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있다. 이사가 출석하지 않더라도 총회 성립에는 영향이 없지만 이사의 충실의무에 의해 출석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삼성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도 올해 지배구조 헌장을 만들면서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다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사장도 이사로서 충실의무를 다하자는 취지로 2011년 3월 등기이사 선임 당시 주총장에 참석했다. 그는 등기이사 선임이 확정되자 주주들에게 목례로 화답했다. 이후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5년 연속 의사봉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총 때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이건희 회장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며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인 것처럼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불참 자체가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해관계자들을 향해 설득력 있는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롯데家 신격호·동빈·동주 등 5명 줄줄이 기소…대기업 흑역사 中 이례적

    롯데家 신격호·동빈·동주 등 5명 줄줄이 기소…대기업 흑역사 中 이례적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3명이 19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일괄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신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장녀인 신영자(74)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각각 탈세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 총수 일가에서만 5명이 법정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기업 오너가(家)에서 이렇게 동시에 많은 인원이 재판을 받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다수 롯데 계열사에서 ‘총체적 비리’가 드러났다며 “심각한 수준의 기업 사유화, 사금고화 행태 등 불투명한 재벌 지배구조의 폐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벌 총수나 가족이 비자금이나 조세포탈,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의혹 폭로로 특검 수사까지 받고 배임·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함께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형제가 동시에 기소돼 실형을 받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려 옵션투자 위탁금 명목으로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을 받았다. 근래에는 2013년 6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작년 12월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으나 건강 악화로 형집행정지 등을 반복하다 올해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사면됐다. 5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1년 1월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용 27일 등기이사 선임… 주총 첫 참석할까

    이재용 27일 등기이사 선임… 주총 첫 참석할까

    삼성전자 측 “참석 여부는 미정”… 여론 “위기 돌파 비전 설명해야” 노트7 손실 소액주주 반발 예상… 프린팅사업 직원 항의 집회 예고 오는 27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열리는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는 이재용 부회장 3세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 이날부터 삼성전자 이사회 멤버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만 이날 주총에서 일부 주주의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주가(회사 가치)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어서다. 본격적인 경영에 앞서 첫 심판대에 오른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1988년 이후 26년 만에 열리는 삼성전자 임시 주총의 5대 쟁점을 짚어 봤다. 이번 주총의 공식 안건은 딱 두 가지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 계획서 승인안이다. 정기 주총에서 다루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빠져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지분 0.8%를 보유한 네덜란드 연기금자산운용(APG)을 포함한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안건에 찬성한다”는 위임투표장을 이미 삼성전자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APG 등 외국 기관투자자 ‘찬성’ 위임 이 부회장이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주총이 열리는 삼성 서초사옥 삼성전자 빌딩은 이 부회장의 집무실(42층)이 있는 곳이라 참석이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에도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했던 박유경 APG 아시아지역 지배구조 담당 이사는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만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면서 “주총과 이사회에 75% 이상 출석하지 않을 경우 재선임 때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도 “이번 주총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어떤 비전을 갖고 회사를 이끌고 갈 것인지 설명하는 자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총 때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선임안 등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전자표결을 했다. 결국 원안대로 가결됐지만 이번에도 일부 주주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에 대해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8.69%)을 가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찬성표를 던지는 이상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 ●‘전자 지주사·30조 배당’ 안건 빠져 지난 5일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요구한 주주 제안(삼성전자 지주사 전환, 30조원 특별배당 등)은 이번 주총에서는 다뤄지지 않는다. 상법(제363조의 2)이 정한 주주제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현행 법은 주총 안건에 채택되려면 주주총회일로부터 6주 전에 (안건을)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엘리엇은 현재 0.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6개월 동안 0.5% 이상 지분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엘리엇의 주장에 일부 외국계 투자자들이 동조하고 있어 내년 3월 열리는 주총 안건에 포함될 여지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엘리엇이 명시적으로 주총 안건에 넣어 달라고 제안하면 이사회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7 단종으로 7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데 따른 소액 주주의 반발과 프린팅사업부 직원들의 항의 집회도 변수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120만원대에서 15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노트7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조기에 발화 원인을 찾지 못할 경우 실적 및 주가 반등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다음달 1일 분할을 앞둔 프린팅사업부 직원들은 “고용 보장 약속을 이행하라”며 이날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빼곡한 빌딩숲 사이, 역사는 흐른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빼곡한 빌딩숲 사이, 역사는 흐른다

    비운의 흥화문… 혁명의 경교장… 낭만의 성우이용원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도시관리분과 세부 선정기준에 따르면 지어진 지 40년 이상 된 건조물로서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중 특히 근대 건축 특성이 잘 나타나 있거나 훼손·멸실 가능성이 높은 건물 위주로 선정한다. 서울의 도시 발전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조물이나 흔적도 미래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름난 건축가의 건축물 중에서는 시대별 대표작이나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 대상이다. 다음 회엔 문화예술분과 세부 선정기준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서울신문·문화지평과 공동 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총 20회 중 지난주까지 13회차를 진행했다. 오는 22일 답사는 웃대 일대 문화유산을 배건욱 서울미래유산해설사와 함께 돌아본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11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지난 1일 오전 10시 서울역사박물관 뒤에 있는 경희궁에서 시작했다. 이날 해설은 한선영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맡았다. 이번 답사 경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서대문역~충정로역 라인과 많이 겹친다. 그 길 위에 놓여 있는 숱한 서울미래유산들을 이번 답사에서 확인했다. 광화문역에서 경희궁까지는 500여m를 걸어야 한다.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새문안로를 따라 정동사거리 방향으로 걷다 보면 구세군 본영회관을 만날 수 있다. 회관 1층에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기독교 서점 ‘생명의 말씀사’가 있다. 1953년 팀선교회 선교사들이 만든 기독교 서적 전문 출판사다. 1985년 김재권씨가 인수한 뒤 아들과 함께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 교회 양서 보급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기독교 서점의 대형화를 시도하는 등 기독교 서점 문화를 주도해 왔다는 데 큰 의의를 지닌다”는 이유로 이곳을 미래유산에 선정했다. 경희궁과 정문인 흥화문은 통째로 뜯기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유물이다. 조선조 광해군 10년(1618년)에 지어진 경희궁은 1910년 일제가 경성중학교를 세우기 위해 전각들을 헐거나 매각하고 일부는 이전하는 등 무참히 유린당했다. “동향이던 흥화문도 1915년 남쪽 담장으로 옮겨졌다가 1932년 장충동 박문사로 옮겨져 정문으로 사용됐습니다. 박문사는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한 이토 히로부미를 위해 만든 절인데요, 이때는 경춘문이란 이름의 현판을 달고 있었습니다. 해방 직후 박문각이 헐리고 신라호텔이 들어서자 다시 영빈관이라는 현판을 달고 정문 기능을 하다가 1988년 가까스로 경희궁으로 돌아왔습니다.” 반세기 가까이 엉뚱한 곳에 있다가 돌아왔지만, 흥화문은 끝내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흥화문이 간직한 비운의 역사를 한 해설사가 풀어내자 답사단에서는 낮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경희궁 정전이던 숭정전은 한일합병 이후 세워진 경성중학교 교실 건물로 사용되다가 1926년 지금의 동국대 자리에 있던 일본 조계사에 매각된 뒤 옮겨져 본당으로 사용됐다. 해방 후에는 동국대 강의동으로 쓰이다 지금은 정각원(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0호)이란 이름의 법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날 답사에 나온 전수정(36·여)씨는 “지난 역사가 순조로웠다면 서울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 먹먹하다”며 “하루하루가 켜켜이 쌓여 빚어진 결과물이 역사라면 좀더 세심하게 주변을 기억하고 기록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흥화문에서 조금만 걸으면 강북삼성병원 앞에 있는 돈의문 터 표지를 만날 수 있다. 돈의문은 한양 4대 문 중 하나로 서쪽 대문이다. 서대문, 새문, 신문(新門)이라고도 불렀다. 신문로, 새문안로, 새문안교회 같은 명칭으로 흔적이 남아 있다. 1396년 한양도성 축조 때 만들어졌고 1915년 도로 개설에 따라 철거됐다. 한 해설사는 “당초 서울시는 2013년까지 돈의문 원형을 복원할 계획이었으나 예산·원형 복원 등의 문제로 2022년까지 중장기 과제로 미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북삼성병원 안에는 경교장(사적 제465호)이 있다. 일제강점기 부호인 최창학의 저택이었던 경교장은 최씨가 친일 경력을 무마하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헌납했다. 그 뒤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구 선생의 숙소이자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건물로 사용했다. 김구 선생은 1945년 11월 23일 환국해 안두희에게 저격당해 서거하기까지 3년 7개월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건물 이름은 근처에 있던 경교라는 다리에서 따왔다. 백범 서거 후 외국 대사관저, 미군시설, 병원 등으로 사용되다가 2013년 원형대로 복원됐다. 현재 문화일보 자리는 옛 동양극장 터다. 이번 답사 주제의 한 축은 ‘영화 같은 역사’다. 동양극장 터를 비롯해 서대문 로터리에는 지금은 헐려서 사라진 화양극장이 있었다. 한 해설사는 “동양극장은 1935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연극 전용극장으로 신파극을 공연했다”며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란 연극이 공연될 때는 장안 기생들이 대거 모여들었다”고 했다. 동양극장은 광복 후 운영난으로 영화관으로 사용되다가 1976년 폐관된 뒤 1995년 철거됐다. 정면 길 건너에는 매끈한 대리석 건물의 4·19 혁명 기념도서관이 있다. 이 자리는 제1공화국 실세로 불리던 이기붕과 박마리아 부부가 살던 집이 있었다. 1960년 일어난 4·19 혁명은 이기붕이 부정선거로 부통령에 당선된 3·15 부정선거가 발단이 됐다. 이기붕 일가는 자살했고 이후 집은 국가로 환수됐다. 정부는 4·19 혁명 희생자 유족들에게 이곳을 무상으로 빌려 주다가 1982년 증여했다. 유족들은 1964년 사설 도서관으로 시작해 공공 도서관으로 발전시켰다. 한 해설사는 “4·19 혁명 기념도서관은 자유·민주·정의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4·19 혁명의 숭고한 이념과 역사적 사실을 후세에도 계승, 발전시킨다는 목표 아래 설립된 특수 도서관”이라며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등 대비되는 두 역사를 모두 간직한 곳이라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충정로역 주변에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효시라고 불리는 1932년 지어진 충정 아파트, 1900년대 초기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의 충정각, 1892년 세워진 약현성당(사적 제252호), 1940년 개교한 미동초등학교 등 고풍스럽고 이야기를 한껏 담은 건축물이 즐비하다. 충정 아파트 내부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니 거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역정을 내며 “사진 같은 거 찍지 말고 빨리 나가라”고 고함을 쳤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탐방객들이 답사할 때 거주민 입장을 배려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충정각은 문동수(46)씨가 임대해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충정각 뒤 건물은 1906년 설립된 이명래 고약(명래제약)이 있던 자리”라고 충정각 직원이 귀띔했다. 답사단은 아현동 가구거리를 지나 한동안 걸어 만리시장으로 향했다. 그사이 답사단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국제KEY디지털’이란 열쇠 만물상과 손기정기념관을 지났다. ‘국제KEY디지털’은 1961년 현 위치에 창업주 최창윤씨가 개업해 1991년 아들에게 물려줬다가 2001년부터 최씨가 다시 운영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반세기 넘게 운영된 철물점으로, 만리동 1가 일대의 한 시대를 반추해 주는 장소다. 옛 양정고 자리에 들어선 손기정기념관은 2012년 개관했다. 양정고는 1905년 양정의숙으로 세워져 인재를 배출하다가 1988년 서울 목동으로 이전했다. 이 자리에는 양정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옹 기념관이 세워졌다. 만리시장 꼭대기에 있는 성우이용원에 들어서자 이남열(68) 사장이 속사포처럼 설명을 쏟아냈다. 성우이용원은 슬레이트 지붕에 기우뚱한 외관이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이 사장은 “서울시를 통해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느냐”며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 성우이용원 내부는 196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 선 듯하다. 타일과 시멘트로 만든 세면대와 저수조, 그리고 연탄 난로가 당시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성우이용원은 1927년 이발 기술자였던 서재덕씨가 문을 열었다. 서씨 사위인 이성순씨가 1935년부터 이어받았고 현재는 3대째인 이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발만 56년째라고 했다. 성우이용원은 내년이면 창업 90년을 맞는다. 이씨는 “요즘 유행하는 ‘투 블록’ 머리 스타일은 유럽 거지들이 하고 다니는 것이고, ‘블루클럽’(이발소 브랜드) 커트 방식은 인도네시아, 미장원 방식은 대만에서 유행하는 이발법이지요”라고 농담 섞어 말했다. 그러면서 “정통 일본 이발 기술을 익히려면 적어도 15년이 걸리고 칼·가위를 제대로 갈려면 30년이 걸려요”라고 덧붙였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재벌 총수와 대기업 임원들도 많이 찾아왔고, 동네 손님은 채 열 명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사장은 자신의 이발 기술은 물론 이용원이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데 자부심이 상당했다. 다만 낡고 불편한 시설 개선에 서울시의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답사에 참여한 박태백(64)씨는 “43년 서울살이를 하고 있지만 집과 직장만 알았다”며 “서울미래유산과 골목답사를 통해 서울의 애환 어린 인생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서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임윤재(65)씨는 “인천에서만 40년을 살지만 한양 도성과 성저십리 답사에 관심이 많다”며 “그동안 역사 유물 위주로 답사했는데 근대와 미래유산을 둘러보니 큰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조직 소통 능력 키우고 기본기 다져 중장기 혁신 방안 마련을”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조직 소통 능력 키우고 기본기 다져 중장기 혁신 방안 마련을”

    “소통하라. 숲을 보라. 진화하라.” 리콜 사태를 겪은 갤럭시노트7을 단종시킨 여파로 비용·신뢰가 훼손된 삼성전자가 12일 다양한 타개책 모색에 나섰다. 부정적인 이미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갤럭시노트’란 제품명을 없애는 강경책부터 주력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7의 성능을 개선해 선보이는 방안,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을 조기 출격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매년 말 실시되던 그룹 인사를 앞당겨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많다. 그러나 삼성 외부의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야말로 스스로를 점검하고 기본기를 새롭게 다질 기회”라면서 중장기적인 혁신 방안을 마련하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두 달 만에 전 세계 250만대 물량을 두 차례 리콜하는 전례 없는 조치로 삼성전자의 손실이 3조 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지만, 삼성전자가 감당할 범위 내 사태라는 설명이다. 송원근 경남과기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위기의식을 과장하면 비정상적인 해법을 찾게 될 수도 있다”면서 “위기를 조기 수습하기 위해 갤럭시S8 출시를 서두르거나 그룹 차원에서 사업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신수종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등의 비상 대책을 세울 상황은 절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도 “노트7 사태로 불거진 한·미 간 소비자 차별 논란, 부서 간 유기성이 떨어진 상황을 타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구축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있어 부재한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정체성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위 교수는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대로 수립해 중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을 핀테크·사물인터넷·보안 등의 산업과 결합시키는 융합 플랫폼 사업기회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28일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를 계기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일, 삼성의 성장을 국민들이 진심으로 박수 칠 수 있는 공생 방안을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김용석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도 “이번 사건은 위기이면서 기회”라며 “조급증을 버리고 이 회장이 신경영을 외쳤듯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 원인을 배터리 결함에 국한 지었던 것은 결국 숲을 보기보다 나무에서 원인을 찾으려 했기 때문에 나타난 실수였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시장의 수요를 급하게 맞추려다 보니 공정을 등한시한 게 아닐까 싶다”면서 “제품을 빨리 만들어 내놓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치중했지 그만큼 기술력을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맹 교수는 이어 “삼성은 지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기술을 내부에서만 확보해 왔지만 이제 그 한계가 드러난 만큼 중소·벤처 기술을 수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구조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김 교수는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결정하고, 계열사들은 실행하는 ‘톱다운’ 방식의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가 갤럭시노트7 사태의 발단이 됐다”면서 “미래전략실이 권한만 지니고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에서 벗어나, 권한과 책임이 적절하게 분산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그동안의 큰 성공에 익숙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간 관리자들의 문제제기 기회를 은연중에 차단한 게 아닌지 조직문화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의 몰락은 스마트폰으로의 트렌드 변화를 읽지 못해서가 아니라, CEO들이 방향을 정하면 중간 관리자들이 비판이나 이의제기 없이 그냥 따르던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헤지펀드 엘리엇 측이 삼성전자를 지주·사업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 박 교수는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가전, 반도체, 스마트폰 등으로 물적 분리해 경영환경 변화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성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外人지분 높고 족벌체제… 韓대기업은 ‘방어력 부족한 먹잇감’

    外人지분 높고 족벌체제… 韓대기업은 ‘방어력 부족한 먹잇감’

    헤르메스, 삼성·현대차 지분 다수 블랙스톤도 삼성전자 지분 사들여 업계 “韓, 헤지펀드 놀이터로 찜” 지배구조 불투명성도 공격 부추겨 경영권 보호장치 취약… 대책 시급 삼성 공습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 엘리엇 매니지먼트 외에도 상당수의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우리나라 대기업 지분을 속속 사들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헤지펀드인 헤르메스는 삼성정밀화학 지분 4.65%를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0.034%), 삼성화재(0.47%), 현대차(0.025%), 현대모비스(0.129%) 등 삼성과 현대차그룹 핵심 기업 지분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삼성전자 지분(0.0002%)을 사들였고, 싱가포르 시장을 중심으로 한 헤지펀드 ASP자산운용도 삼성전자(0.0002%)와 현대모비스(0.7%)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이미 “한국은 헤지펀드가 찜한 놀이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왜 한국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적당히 살이 붙었으면서도 방어 능력은 부족한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기업은 외국인 지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 7일 현재 국내 10대 기업의 외국인 평균 소유 지분은 42.66%다. 외국인 간 합종연횡만으로도 언제든 경영권을 뒤흔들 수 있다. 삼성전자만 해도 외국인 지분율(50.71%)이 절반을 넘는다. 반면 오너 일가 4.84%(이건희 회장 3.49%,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0.76%, 이재용 부회장 0.59%)를 포함한 삼성 측 지분율은 18.15%(삼성생명 특별계정 0.54% 포함)다. 헤지펀드들이 눈독을 들인다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 역시 각각 43.21%와 49.08%다. 한전(33.12%), SK하이닉스(51.83%), 네이버(61.05%) 등도 외국인 지분이 높다. 한 투자은행(IB) 고위 임원은 “운용자산만 150조원이 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국내 기업은 몇 개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고질적 약점인 족벌 체제와 경영 불투명성도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헤지펀드들은 몇 년간 치밀하게 준비한 뒤 지배 구조가 취약한 가족 기업을 겨냥하는 일이 많은데, 국내 대기업은 대부분 오너를 중심으로 한 가족 기업 형태다. 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는 “국제적인 기준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기업은 한참 뒤처진 잣대로 기업을 운영하는 일이 태반”이라며 “굳이 경영권 획득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투명한 경영과 주주 이익 보장을 명분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이익을 취하려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 엘리엇의 2차 공격은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보호 수단이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점도 공격을 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 종류별로 의결권 수에 차등을 두는 ‘차등의결권’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8개국이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금지하고 있다. 적대적 기업 인수 비용을 높이는 ‘황금낙하산’ 제도는 허용돼 있긴 하지만 도입하려면 각 기업이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 외국인 지분이 높아 정관 변경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영권 보호 장치가 미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자칫 이런 말을 꺼내면 ‘대기업 편만 든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순환출자 해소 등 투명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의 노력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인 토론과 공감대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美 헤지펀드 엘리엇 “삼성전자 지주-사업회사로 분리하라”

    美 헤지펀드 엘리엇 “삼성전자 지주-사업회사로 분리하라”

    미국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을 주장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삼성전자의 분사와 주주에 대한 특별배당 등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이들 펀드는 스마트폰사업, 반도체사업, 가전사업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현재 구조는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초래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른 경쟁 기업의 사례를 기준으로 할 때 30∼70% 저평가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펀드는 삼성전자를 2개로 분리한 뒤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렇게 삼성전자의 구조가 바뀌면 지금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서 벗어나고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주요 종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2개 펀드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0.62%이다. 이들은 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독립적인 3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추가하라고도 요청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주주들을 위한 특별배당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기 배당과 별개로 현재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 이르는 현금 중에서 총 30조 원, 주당 24만5천 원을 배당하라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 운영회사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주주에게 돌려주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엘리엇이 삼성전자의 분사를 주장한 데 대해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식 행동주의 투자를 아시아 기업 세계에 심으려는 야심에 찬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엇은 미국의 억만장자 폴 싱어가 운영하는 펀드로 지난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등 삼성의 경영에 공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워준다며 반대했고 다른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지지를 얻었지만, 표결에서 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이오 승부수’ 띄운 JY 삼성 1등 신화 2막 연다

    ‘바이오 승부수’ 띄운 JY 삼성 1등 신화 2막 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이건희 회장의 반도체, 휴대전화 1등 신화를 바이오에서 이어 가겠다는 포부다. 삼성그룹도 이 부회장의 의중을 읽고 바이오 사업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 20일 그룹 사내방송을 통해 ‘미래의 길, 바이오에 묻다’ 2부작 중 1회를 내보냈다. 오는 27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과를 세세히 소개한다. 삼성은 “매일 오전 사내방송에서 계열사 소식을 전한다”면서 “이번 시리즈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선을 긋지만, 다음달 이 부회장의 공식 ‘등판’(등기이사 선임)과 11월로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그룹이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기회만 되면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계열사로 옮기겠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소속 부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거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는 반면 바이오 계열사는 미래가 밝아 보여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22일 “바이오 사업을 키우겠다는 그룹 경영진의 의지가 분명하고, 성장 잠재력도 커 보이자 직원들이 먼저 (옮기겠다고) 손을 드는 분위기”라면서 “실제 파견 또는 차출됐던 직원들이 원부서로 복귀하지 않고 바이오 계열사 쪽에 자리를 알아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 본격 뛰어들기로 한 것은 2010년 5월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모아 놓고 미래 신수종 사업을 논의했다. 그 결과 바이오를 비롯한 다섯 가지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부회장(당시 부사장)도 참석했다. 6년이 지난 지금 5대 신수종 사업 중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바이오산업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부친의 뜻을 잇기 위해서라도 바이오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일단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까지 착공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연구개발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관절염 치료제 등 일부 제품 개발을 마치고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바이오 업체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위탁생산에서는 론자(스위스), 베링거잉겔하임(독일) 등 선두 업체들이 버티고 서 있다. 2000년대 후반 삼성보다 앞서 위탁생산에 나섰던 셀트리온도 이들 업체의 견제에 못 견뎌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품질 등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삼성이 규모(36만ℓ)에서 앞선다 해도 물량을 따내는 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젠과 기술 및 지분 문제로 얽혀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2014년 별도로 세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인 아키젠 바이오텍이 성과를 내줘야 한다. 이 업체는 삼성의 원천 기술(세포주)을 기반으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약 250조원 규모로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리스크 또한 큰 게 사실”이라면서 “삼성의 투 트랙(생산·개발) 체제가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결국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른바 ‘돈이 되는 사업’ 하나에 역량을 모아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오는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라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다면 1등을 못 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롯데 신동빈 소환] 이재현·최태원 특별사면… 김승연은 4차례 기소

    [롯데 신동빈 소환] 이재현·최태원 특별사면… 김승연은 4차례 기소

    대기업 총수들이 검찰 문턱을 넘는 일은 왕왕 있는 일이다. 이번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전에도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78)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56) SK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고, 재판에 넘겨져 유죄를 선고받았다. 가장 최근엔 이재현(56) CJ그룹 회장이 거론된다. 이 회장은 2013년 6월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구속기소됐다. 1,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지난해 12월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252억원이 확정됐다. 이후 건강 악화로 형집행정지 등을 반복하다 지난달 특별사면됐다. 2011년 12월엔 최태원 회장이 수백억원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2013년 1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으나 옥살이 2년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김승연(64) 한화그룹 회장은 모두 네 차례 기소가 됐다. 1993년 10월 650만 달러어치의 불법 외화 유출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구속됐고 2004년 8월엔 당시 한나라당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 수사 끝에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07년 6월에는 ‘보복폭행’ 사건으로, 2011년 1월엔 횡령·배임·주가조작, 탈세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건희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대검 중수부에 처음 소환됐고 2008년에는 김용철(58)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로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특검까지 도입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계 2위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역시 2006년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승계 비리 의혹 등으로 대검 중수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선대의 맞수, 후대는 맞손… 히트다! 히트

    선대의 맞수, 후대는 맞손… 히트다! 히트

    “할아버지 세대엔 경쟁자, 우리 세대엔 협력자.” 국내 대기업이 2세와 3세 경영체제로 넘어가면서 창업주 세대에선 이뤄지기 힘들었던 2·3세들 사이의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너 2·3세들은 자라면서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옆에서 지켜봐 왔던 만큼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협력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성과에 대한 목표 의식이 뚜렷해 이런 일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은 다음달 4일 예정인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추가 입찰 모집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 삼성가(家) 3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범현대가 2세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HDC) 회장이 지난해 성공에 이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는 셈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손녀인 이 사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카인 정 회장의 만남은 지난해 삼성과 현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기업 문화가 전혀 다른 삼성가와 현대가의 두 사람은 면세점 사업 확대와 진출이라는 각각의 명분을 앞세워 손을 잡아 실익을 톡톡히 챙겼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지난 2분기 하루 평균 매출 9억 6773만원으로 지난해 신규 진출한 6개 면세점 중 1위를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번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 강남 지역에 신규 면세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장소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맞은편에 있는 현대산업개발 사무실 건물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이 사장과 정 회장의 합자에는 사업적 판단뿐 아니라 선대 사이의 각별한 인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폐암으로 미국의 MD앤더슨센터에 입원해 있을 당시 정 회장의 부친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도 같은 병원에 입원해 인연을 쌓은 일이 후대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현대가와 범삼성가의 의기투합은 최근에도 이뤄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걸고 추진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단독 전시·체험관이 들어선 것이다. 스타필드 하남에 제네시스 1호 전시장이 들어선 데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당초 스타필드 하남에 제네시스 전시장만 입점시킬 예정이었으나 개장하기 전에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둘러본 뒤 스타필드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추가로 입점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이들 재계 2·3세 간의 협력에 대해 무엇보다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급변하는 경영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협력의 경우 당초 실무진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다 이 사장과 정 회장의 만남 이후 급격하게 진전이 이뤄져 면세점 사업 공동 진출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합자법인을 설립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재계 2·3세 사이의 논의는 기업 간 초대형 인수·합병(M&A) 건에서도 빛을 발한다. 2014년과 2015년 연이어 이뤄진 삼성과 한화(삼성의 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 삼성과 롯데(삼성의 화학계열사를 롯데에 매각)의 ‘빅딜’도 삼성가 3세인 이재용 부회장이 한화와 롯데가의 2세인 김승연, 신동빈 회장과 직접 만나 논의한 끝에 성사됐다. 각각 1조 9000억원, 3조원에 달하는 M&A로 창업주들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래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두 어렸을 때부터 가족 등을 통한 인맥으로 사업적 의견을 나누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도 오너가 2·3세 간 논의가 활발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대기업 오너가 자신의 자녀를 다른 회사에 입사시켜 경영 수업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오너 사이의 인맥을 돈독히 하는 동시에 다른 회사에서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라는 의미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의 장남 김오영씨는 2014년 신세계백화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근무 중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LG애드(현 HS애드)에 입사해 광고 업무를 배웠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1조원대 ‘슈퍼’ 주식부호들 한남동·이태원동 모여 산다

    주식 1조원어치 이상을 보유한 ‘슈퍼’ 부호들은 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가진 이들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상당수 거주하고 있었다. 18일 재벌닷컴이 8월 말 기준 상장사 주식자산 1000억원 이상을 가진 243명의 자택 주소를 분석한 결과 한남동과 이태원동에 거주하는 사람이 48명으로 전체의 19.8%를 차지했다. 이 중 14명은 주식 자산이 1조원을 넘었다. 이태원동 거주자는 주식 부자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다.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 저택은 3422㎡에 공시 가격만 177억원으로 2005년부터 단독 주택 가격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남동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신동주 SDJ 회장이 살고 있다. 전통 부촌인 성북동에도 24명의 주식 부호가 거주했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조현준 효성 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이수영 OCI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성북동 주민이다. 강남 3구에는 1000억원 이상 주식 자산가의 37.9%에 해당하는 93명이 살고 있다. 강남 3구에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강호찬 넥센 사장 등 벤처 기업인과 재벌 2세들이 많았다. 경기 성남 분당과 부산 해운대구도 1000억원대 주식 자산가 11명이 거주해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했다. 분당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이, 해운대구에는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등이 거주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재용 새달 27일 이사로 등재… 삼성그룹 3세 경영 본격 돌입

    이재용 새달 27일 이사로 등재… 삼성그룹 3세 경영 본격 돌입

    사업재편 신속 추진 동력 얻어 거버넌스 투명·공정 관리 책무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되며 삼성그룹이 ‘3세 경영’ 체제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아니라 다음달 27일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직을 받아들인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인해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 부회장이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08~2012년 삼성전자·소니의 합작회사인 S-LCD 등기이사를 제외하면,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은 적이 없다. 대외적인 환경이 여의치 않은 탓도 있었다. 이 부회장이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임원이 된 뒤 그룹 관련 검찰·특검 수사가 연이어 있었고, 2014년 5월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이 회장 와병 중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주도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벤처를 인수하고, 기업문화 혁신 등을 지속 추진해 왔다. ‘실용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이 부회장은 화학·방산 계열사들을 한화와 롯데에 잇따라 넘기고, 대신 바이오·소프트웨어 등 신수종 사업 육성에 집중력을 발휘해 왔다. 지난해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최근 갤럭시노트7 리콜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직 수락을 재촉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갤럭시노트7 250만대 전량 리콜’ 결정 이후 삼성전자 내부에서 품질관리 강화를 위한 전사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갤럭시노트7에 대해 사용 중단 권고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이날부터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갤럭시노트7 광고를 전부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를 맡는 방안을 오랫동안 권유해 왔다”면서 “이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는 와중에 책임경영 필요성 요구가 커지자, 이 부회장이 이를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등기이사 체제로 삼성 오너가의 책임경영 체계가 완성되며, 삼성 내부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소송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등기이사는 사실상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라면서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가 된 것은 스스로 전면에 나서 위기에 처한 회사를 본인이 직접 지휘하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역으로 이 부회장은 속도감 있게 사업 재편을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됐다”면서 “삼성전자가 이날 프린터사업 부문을 미국 HP 측에 매각하기로 한 것도 사업 재편 속도감의 증거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의 거버넌스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책무가 이 부회장에게 더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를 맡은 것만으로 책임경영이 완수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해 통합 삼성물산 출범 와중에 벌어진 엘리엇 사태 때 불거졌던 ‘거버넌스의 위기’와 이번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서 엿보인 ‘비즈니스 위기’를 극복하며 이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그룹 인사철(11~12월)에 임박해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며, 연말 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2년 12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게 이 부회장에 대한 가장 최근의 인사조치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재용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달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이건희 회장이 2년 4개월째 병석에 누워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 등으로 위기를 맞자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위해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변화무쌍한 정보기술(IT) 사업환경 아래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지속 추진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해 “이건희 회장 와병 2년 동안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실적 반등, 사업 재편 등을 원만히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등기이사가 되면 주총 소집, 대표이사 선임권 등의 권한을 갖지만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삼성전자가 집단소송 대상이 됐을 때 소송 당사자가 되며, 연봉이 5억원 이상일 때 개별연봉 공시 대상이 된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가 되면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한 지 25년 만, 2001년 이 회사 상무부로 임원이 된 지 1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회장직으로 승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연말 인사 때 회장직으로 승진할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날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HP 측에 포괄양도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세계 부호 1위, 빌게이츠 제친 ‘자라’ 창업자 오르테가

    세계 부호 1위, 빌게이츠 제친 ‘자라’ 창업자 오르테가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세계 부호 명단 1위 자리에 여성복 브랜드 ‘자라’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스페인)가 올랐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2위로 밀려났다. 8일(현지시간) 포브스가 인터넷판에 게재하는 실시간 부호 명단에서 이날 의류업체 인디텍스의 창립자 오르테가는 빌 게이츠를 제치고 순 자산 795억 달러(86조 7000억 원)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빌 게이츠로 순 자산은 785억 달러(85조 6000억 원)였다. 스페인 라코루냐 지방의 철도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오르테가는 고향 마을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다가 100달러로 자신의 사업체를 열었다. 아내와 함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속옷, 잠옷, 나이트가운 등을 짓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가게가 번창하면서 그는 1975년 ‘자라’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8년 만에 스페인 9곳으로 점포를 확장했다. ‘자라’는 이후 다른 의류업체들은 5개월씩 걸리는 디자인-제조-공급-판매 과정을 불과 3주로 단축해 유행을 빠르게 소화해내며 2000년대 들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섰다. 3위는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0)(676억 달러), 4위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673억 달러), 5위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560억 달러)로 나타났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앨리슨(512억 달러)이 6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7위(512억 달러),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헬루(511억 달러)가 8위, 미국 에너지기업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소유주인 찰스 코크와 데이비드 코크 형제(각각 430억 달러)가 공동 9위를 차지했다. 11∼15위는 화장품 기업 로레알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세계적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 창립자의 아들인 짐 월턴이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46억 달러의 자산으로 67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8억 달러로 202위였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390위에 랭크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노트7 전량 신제품 교환…수거한 제품들은 어떻게 하나

    갤노트7 전량 신제품 교환…수거한 제품들은 어떻게 하나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판매한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10개국에서 회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회수한 제품을 어떻게 처리하는 방안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회수한 갤럭시노트7의 처리 방안으로는 3가지가 있다. 불량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재활용, 신흥시장 공급용 리퍼폰 제조, 이상 유무와 상관없이 전량 폐기 처분이 그것이다. 우선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재활용이 가장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스피커 등 다른 핵심 부품에서는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품 재활용은 수거한 제품을 검사해서 이상이 없으면 그대로 다시 판매하는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 리콜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다만, 한 증권사 연구원은 “문제없는 부품까지 전부 폐기하면 결국 그 비용이 다른 제품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며 “큰 틀에서 부품 재활용이 소비자들에게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리퍼폰을 제조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9일 갤럭시노트7 출시 직후 로이터 등 외신은 삼성전자가 리퍼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퍼폰은 중고 스마트폰을 수리해 원래보다 싼 값에 파는 재생폰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 등에서 갤럭시노트7을 회수해 품질 검사를 거친 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기존 출고가보다 25∼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퍼폰 시장이 지난해 10% 커진 데 이어 올해도 14% 성장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중남미에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전량 폐기 처분은 가능성이 희박한 편이다. 회사 측의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21년 전 이건희 회장 지시로 구미공장에서 불량으로 드러난 500억원어치 애니콜 휴대전화 15만대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거행한 전례를 언급한다. 그러나 출고가를 단순 계산해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전처럼 전량 폐기 처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제품 교환 결정으로 이미 소비자 신뢰 회복을 어느 정도 이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수거한 갤럭시노트7을 어떻게 처리할지 분명히 정하지 않은 상태다. 늦어도 제품 교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1∼2주 뒤에는 처리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노트7’ 250만대 리콜] 고객 안전과 맞바꾼 1조 5000억… 20년전 ‘제품 화형식’ 닮은꼴

    [‘갤노트7’ 250만대 리콜] 고객 안전과 맞바꾼 1조 5000억… 20년전 ‘제품 화형식’ 닮은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는 음극과 양극의 단락(短絡·전기 회로끼리 접촉)에서 비롯됐다. 음·양극이 직접 연결되는 단락이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과전류가 흘러 엄청난 열이 발생하고 발열량이 과하면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트7 품질 분석 결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 사장은 “노트7용 리튬이온 2차전지 납품 업체의 제조 공정에 미세한 문제가 있었고, 그래서 발견이 어려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품질관리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 공정상 음극과 양극이 만나는 게 불가능한데 이게 발견됐다”면서 “배터리셀 내 극판이 눌리거나 절연 테이프 건조 과정에서 일부가 수축되면서 잘못 연결되는 단락 문제가 발생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품개발 과정에서 없었던 결함이 노트7의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했지만, 결함은 노트7 배터리에만 해당된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가 내장 배터리를 한두 해 사용한 게 아니기에 이번 사건은 노트7에 국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중국 등 해외공장 배터리 라인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에 대해선 “국내외 공장의 품질관리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함이 의심되는 배터리를 사용한 노트7이 공급된 지역은 10개국, 140만~150만대에 이른다고 삼성전자는 추산했다. 각국 통신사 매장에 진열된 제품까지 합치면 250만대에 달한다. 삼성은 판매가 기준 2조 5000억원, 원가로 추산해도 1조~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결정을 내렸다.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사장은 “노트7 전량 리콜로 인한 소요 비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단지 마음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 리콜 결정을 내린 것은 고객의 안전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국내외에서 출고된 뒤 2주 동안 노트7을 산 고객들은 사전예약 결정을 내린 이들”이라면서 “그분들을 생각했을 때 단순히 배터리만 교체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 직원들도 이것은 금전 규모에 상관없이 고객의 안전과 만족, 품질 기준에 상응하는 응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관련 의견 개진이 활발했음을 시사했다. 제품 결함을 투명하게 밝히고 손실을 감수한 삼성전자의 결정에 시민단체와 네티즌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삼성의 전량 교체는 이례적이며 혁신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리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신뢰를 회복하는 윤리경영”이라거나 “리콜이 노트7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전량 리콜’ 조치를 두고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제품 화형식’이 생각난다는 반응도 많았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불량률이 높은 무선전화기 15만여대를 불태우는 화형식이 거행됐고, 삼성전자는 이때의 충격으로 ‘품질경영’에 돌입해 한 단계 더 도약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번 선제적인 리콜 조치가 삼성전자가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으며 전화위복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강영중, 통합체육회장 불출마… ‘원심력’만 커지는 체육계

    [스포츠 돋보기] 강영중, 통합체육회장 불출마… ‘원심력’만 커지는 체육계

    평창·도쿄올림픽 앞두고 리더십 실종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성과와 과제를 결산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와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한국 체육계가 ‘원심력’(중심에서 멀어지려는 힘)만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10월 5일 통합체육회장 선거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강영중(67) 대한체육회 공동회장이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6차 이사회에 앞서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강 공동회장은 “처음부터 통합체육회장을 할 뜻이 없었다”며 이사직에서 사퇴하지 않았다. 체육회 회장을 포함한 임원, 회원종목단체 및 시도체육회 회장 또는 임원 등이 통합체육회장 선거에 나오려면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에 사퇴해야 했는데 이날 이사회에서 선거운영위가 구성됐기 때문에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 방열 대한농구협회장 등은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와병 중인 김정행(73) 대한체육회 공동회장이 입후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건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사위인 김재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부위원장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직책을 새로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평창동계올림픽도 임박해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볼리비아올림픽위원회 스포츠대사를 지낸 장정수씨가 유일하다. 이 밖에 이기흥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 전병관 전 한국체육학회장, 오지철 전 문화관광부 차관, 이연택 전 체육회장 등이 거론되지만 흠결이 있거나 단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결국 선거를 한 달 보름 앞두고도 뚜렷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는 가운데 다음달 22일 후보자 등록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정부 주도로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을 밀어붙이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림픽 준비에 한창 매달려야 하는 시기에도 종목단체 회장 선거를 시한에 맞춰 하라고 압박했다. 자율성과 자부심을 앗아간 통합체육회장 자리에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선수단 해단식 기자회견 도중 최종삼 선수단 총감독이 뼈 있는 한마디를 날린 것도 여전히 체육계가 한 몸이 아니란 것을 반증한다. 이래저래 체육계는 산적한 현안을 단도리할 리더십의 부재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300자 뉴스] ‘이건희 사망설 유포’ 30대 수배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모(30·미국 거주)씨가 지난 6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을 조작해 최초 유포한 것으로 보고 최씨를 전기통신기본법상 이익 목적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서버를 압수수색해 최씨가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이란 글을 쓴 것을 확인했다. 최씨는 지난 4·5월에도 이 회장 사망 글을 올렸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합성사진도 여러 건 게시했다. 경찰은 최씨를 지명수배하고 다음주에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 이건희 사망설 유포자 지명수배 “美거주 30대 남성, 일베 이용자”

    이건희 사망설 유포자 지명수배 “美거주 30대 남성, 일베 이용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을 최초로 유포한 30대 남성이 지명수배됐다. 25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이건희 회장이 사망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미국에 거주 중인 최모(30)씨를 입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6월29일(한국시간) 오후 7시55분께 극우 성향 인터넷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속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이 글에 ‘아시아엔’이라는 인터넷 언론사가 이 회장이 사망했다고 2014년 보도했던 기사의 캡처 화면에서 사망일자와 보도일자만 바꾼 그림 파일도 첨부했다. 경찰은 이 파일의 유포 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베의 서버를 압수수색해 최씨가 이 회장의 사망 조작 기사를 처음으로 게시한 것을 확인하고 피의자로 특정했다. 최씨는 이전에도 올해 4∼5월 ‘야 XX 이건희 사망했다 속보다’, ‘[속보]이건희, 한방의학으로 소생’ 등 이 회장의 생사와 관련한 글을 두 차례 더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4월에 올린 글에는 삼성전자 주가·거래차트를 함께 게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합성사진을 다수 게시한 전력이 있어 사진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 능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이메일과 전화를 통한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글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기사를 조작했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포토샵으로 편집했다”, “구글에서 내려받았다”, “트위터에서 내려받았다” 등 여러 차례 진술을 번복했다.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추천을 받아 인기글로 등록되면 관심을 받을 수 있어 그랬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최씨가 앞서 삼성전자 주가·거래차트 등을 게시했던 점을 들어 주식 차익을 노린 계획성 여부와 다른 세력의 개입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씨는 2000년 출국한 이후 군입대도 연기한 채 10여년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경찰에 자신이 마트에서 시간제 노동(파트타임잡)을 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가 미국 시민권·영주권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외교부와 대사관 등에서 불법체류자라는 통보는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경찰의 이메일·전화 조사에 응하며 수사에 협조할 것처럼 하다가 경찰의 출석요구를 무시한 채 지난달 30일 이후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경찰은 다음 주 중에 최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생명 중심 ‘중간금융지주사’ 가시화

    삼성생명 중심 ‘중간금융지주사’ 가시화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170만원에 육박하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생명이 삼성그룹 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사서 모을 때마다 삼성생명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삼성중공업·삼성SDS·삼성SDI·삼성전기 등 제조사 계열끼리,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금융사 계열끼리 각각 헤쳐 모인다는 게 골자다. 삼성 측은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로,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하지만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 이렇게 개편될 것이란 시장의 믿음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제조)와 삼성생명(금융)을 두 축으로 삼는 구조 개편안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지녔던 그룹 지배력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온전히 승계할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회자된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20.76%·23일 종가 기준 4조 1436억원)인 이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3.49%·8조 3409억원)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43%) 등을 통해 그룹을 지배했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는다면, 최고 50% 세율인 상속세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 회장 지분만큼을 이 부회장이 확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팔아 상속세를 낸다면, 현재 삼성생명의 2대주주인 삼성물산(19.34%)이 최대주주로 올라갈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현재의 금산분리 체제에서 이 같은 지배구조는 용납되지 않는다. 삼성물산은 보유 중인 삼성생명 혹은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혹은 삼성전자 중 한 곳에 대한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단 얘기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역시 약화된다. 만일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신설하고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세운다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팔 필요가 없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을 대입하면 삼성생명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금융 계열사 주식은 지주회사가, 삼성전자 주식은 사업회사가 갖는 게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기존 금융지주사들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것과 다르게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된다면 이제까지의 금산분리 원칙은 깨진다. 삼성생명보다 더 위에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 역할을 맡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단, 금융 당국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제해 그룹의 입김이 금융사에 미치는 것을 차단할 길은 열린다. 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에 전향적인 입장이지만, 아직 관련 입법은 미비하다.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두는 사업 개편이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이 지난 1월 삼성카드 지분 37.6%를, 지난 18일 삼성증권 지분 8.0%를 매입할 때마다 시장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체계가 곧 성사될 것처럼 생각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 근거 법령은 언제든 만들어질 수 있고, 삼성생명이 그 순간을 염두에 두고 미리 지분 정리를 해두는 중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신중한 전망은 삼성그룹 내부에서 제기됐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 발의는 요원한 상태인 반면 20대 국회엔 반(反)삼성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험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약 5%를 처분해야 한다. 또 삼성생명이 1980년대까지 보험을 들었던 유배당 보험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이 늘게 된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의 ‘성실공익법인 폐지법’이 시행되면,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이 늘어난다. 자금 측면에서도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은 녹록지 않다. 보험사 부채를 장부가 대신 시가로 평가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적용되는 2020년까지 삼성생명은 20조원대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개편 과정에서 계열사 간 손바꿈 대상인 삼성전자 주가는 높고, 나머지 계열사의 실적은 좋지 않다”면서 “내년 대선 국면을 피하거나 이 부회장 체제 조기 안정을 위해 구조개편을 서두르고 싶겠지만, 삼성의 위기가 곧 한국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해 재무적인 무리 없이 사업 개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서민들의 보험료로 자산을 키워 온 회사라는 점, 삼성그룹 내 상장사가 15개사에 이른다는 점 때문에 삼성이 공익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유배당 보험가입자에게 성의 있는 보상을 할지, 삼성그룹과 총수 일가의 관점이 아니라 상장사별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관점에서 사업 구조 개편이 단행될지 보는 눈이 많다. 중간금융지주사가 설립될 때 가장 큰 이득이 이 부회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은 국회와 정부가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제화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근거로 작동 중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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