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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의사 모두가 회원” 대표성 강조… 의료계선 “전공의 ‘총알받이’로” 비판

    의협 “의사 모두가 회원” 대표성 강조… 의료계선 “전공의 ‘총알받이’로” 비판

    협회 결정권 갖는 직역은 개원의대립 부추기고 집단행동은 미뤄의대 교수·전공의도 대표성 지적“500명 수준 증원 찬성”도 잇따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한민국 14만 의사 모두가 회원으로 등록돼있는 의료법상 유일한 의료계 법정 단체다.” 대통령실이 28일 공개적으로 의협의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반박에 나섰다. 앞서 27일에는 “정부는 의협 비대위가 일부 의사의 단체인 것처럼 장난질을 치고 있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우리 비대위 위원”이라고 강조했다. 24일에는 정부와 협상에 나선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를 겨냥해 “무슨 자격으로 협상하느냐”고 질타했다. 의협은 과연 의사들의 ‘대표 단체’일까. 의협에는 전공의, 개원의, 의대교수, 봉직의 등 다양한 직역 의사들이 속해 있다. 의사 자격증을 가진 모두가 회원으로 자동 가입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협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직역은 개원의들이다. 의협 비대위를 이끄는 김택우 위원장, 비대위 대변인 격인 주 언론홍보위원장도 개원의 출신이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의 ‘회비 납부율 향상 방안’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기준 개원의 회비 납부율은 전체 평균(67%)을 웃돈다. 65세 이상 개원의 86%, 전체 개원의 68%가 회비를 내고 있다. 2년간 의협 회비를 내야 의협회장과 비례대의원, 시도 의사회장 선거권이 쥐어지기 때문에 회비를 내는 ‘진성 회원’이어야 의협 권력 구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의료정책연구원도 2021년에 발간한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의협 회장 선출 방식을 언급하며 “일부 직역 혹은 단체로부터 지지받은 후보자가 회장으로 당선될 수 있다. 이는 전체 회원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대표성 문제”로 이어진다고 자가 진단을 내렸다. 중재에 나선 의대 교수들은 물론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도 의협의 대표성에 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정진행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26일 전공의들과 회동 후 “전공의와 의대생들 대부분 대학병원 소속으로, 그들을 지도하는 것은 의협이 아니라 대학교수들”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단체 대표인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의협 비대위에 속해 있긴 하지만, 사실상 개별 행동을 하고 있다. 전공의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정작 개원의 중심의 의협은 집단행동에 돌입하지 않는데 대한 불만도 파다하다. 전공의와 연락한 한 의료계 인사는 “19일부터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데도 의협이 (개원의 집단 휴진 등) 공동 행동을 미루고 있는 상황, 의협 인사들의 과격한 발언으로 의사 집단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악마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전공의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명도 증원할 수 없다’고 외치는 의협과 달리 의료계에서는 연간 350~500명 정도의 작은 규모이지만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40개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총회를 열어 의대 증원 규모로 350명을 제시했고, 23~24일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소속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24.9%가 ‘500명 수준 증원’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의협이 이런 다양한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며 극단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단독] “지방의료 붕괴, 의대 증원만으로 해결 안 돼… ‘공공 자치 의대’ 필요”

    [단독] “지방의료 붕괴, 의대 증원만으로 해결 안 돼… ‘공공 자치 의대’ 필요”

    기존 40개 의대 대상 공모로 선정필수의료 인력 전원 선발해 지원日 성공 사례로 ‘2류 의사’ 반박도“지속적 인력 확충 시스템 갖춰야” “지방의료 붕괴는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지방·필수의료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해 ‘공공 자치 의대’를 지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로 40년간 의술을 펼쳐온 조준필 군산의료원장(65·전 대한응급의학과 회장)은 28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지방 의료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조 원장은 지역 필수의료 붕괴 위기와 관련, “좋은 인력들이 계속 들어오는 대학병원과 달리 지방의료원은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경쟁력을 잃어간다”면서 “열악한 정주 여건과 적은 인구, 지속적으로 인력 확충할 방편도 없어 의사를 뽑으려면 급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낮은 수가 등 구조적 문제 속에 (의대 증원과 같은) 하나의 처방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사들이 꼭 필요한 곳(필수·지방의료)에 남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데 새로 의과대나 공공의대를 세우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어렵다”면서 “기존 의대 중 공모를 통해 특정 의대는 필수의료분야에 필요한 입학생 ‘전원’을 선발하도록 하고, 국가는 시설과 교수진을, 지자체는 장학금을 지원해 지방 의료사각지대에서 일정 기간 복무하도록 한다면 지역과 공공병원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을 연 2000명씩 늘린다면 ‘2류 의사’가 양산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시행해본 결과 6년 교육과정을 통해 상당수가 좋은 성적으로 의사 시험에 합격했고 일정 기간 지역사회 의사로 일하면서 기반을 잡았다”면서 “지역이탈 등 실패 사례도 있지만 이를 잘 보완한다면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장담했다. 조 원장은 코로나 이전 90%대 병상가동률을 자랑했던 군산의료원이 코로나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기존 80~90%의 환자들을 다 전원시키고 위기 극복에 애썼는데 2년 반이 지나니 나간 환자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공공의료기관 유지 비용은 상당한데 400여개 병상 중 환자는 170~180명만 운영 중이라 적자 회복에 어려움이 있고 다른 지역의료원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출연기관임에도 국가도 지자체도 지역의료원에 대한 투자가 충분치 않았다”면서 “대부분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지역의료원들을 경쟁력 없게 방치하지 말고 지역사회 의료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시스템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922년 개원한 군산의료원은 500여명의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는 전북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이다. 의료대란 속에서도 이탈자 없이 40여명의 전문의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 태아 성별, 임신 32주 전에도 알 수 있다

    태아 성별, 임신 32주 전에도 알 수 있다

    헌재 “태아 성별 아는 건 부모의 권리”… 남아 선호 쇠퇴도 영향 태아 성별이 나오면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부모가 알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임신 8개월 전에는 의사가 부모에게 태아의 성별을 알려 주는 것을 금지했는데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온 것이다. 이로써 1987년 제정된 성감별 금지 조항은 37년 만에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헌재는 28일 태아 성감별을 금지하는 의료법 20조 2항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의료인은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이 조항은 바로 효력을 상실했다. 헌재는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고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재 결정은 남아선호사상 쇠퇴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현재 우리나라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함께 양성평등의식이 상당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국민의 가치관과 의식의 변화로 전통 유교사회의 영향인 남아선호사상이 확연히 쇠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였던 과거에는 태아의 성감별이 낙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는 아들·딸 선호 구별이 없어지면서 태아의 성별과 낙태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과거엔 둘째아나 셋째아의 경우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남아 비율이 높았지만, 2014년부터는 셋째아 이상도 자연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103~107명)의 정상범위 내에 도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헌재는 의료인이 임신 32주 이전 태아의 성별을 알려 줌으로써 부모가 낙태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성별 고지 탓이 아닌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 행위가 문제라고 짚었다. 헌재는 “성 선별 낙태 방지와 태아의 생명 보호는 낙태와 관련된 국회의 개선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이듬해 말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다. 그러나 입법시한까지 법이 고쳐지지 않아 불법 소지가 있는 임신 말기 낙태 수술도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은애·김형두 재판관은 이 같은 재판관 다수 의견의 주된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 없이 허용하기보다 32주라는 현행 제한 기간을 앞당기는 게 맞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세 재판관은 “우리 사회에서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국가는 낙태로부터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태아의 성별 고지를 앞당기는 개정을 함으로써 (태아 생명)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단순 위헌 결정을 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한 수단을 대안 없이 일거에 폐지하는 결과가 돼 타당하지 않다”며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할 필요성은 계속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태아 성감별 금지 조항은 남아 선호에 따른 선별 출산과 성비 불균형 심화를 막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당시 조항은 시기와 무관하게 의료인이 태아의 성감별 결과를 알려 주는 행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2008년 헌재가 이 조항에 대해 사실상의 위헌을 뜻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09년 임신 32주가 지나면 성별을 고지할 수 있도록 대체 법안이 입법됐다. 이번 헌재 결정은 임신한 배우자를 둔 변호인 등이 2022년과 지난해 의료법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며 각각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내려진 판단이다. 청구 당시 이들은 이미 암묵적으로 성별을 알려 주고 있고 경찰 수사도 거의 없는 등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및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 의사 단체 역시 32주 규제에 의학적 근거가 없고 낙태죄가 폐지된 상황에서 사전 행위 격인 성감별을 금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 “문제아라 불린 내 아이… 편견에 갇혀 ADHD 진단받기 주저했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문제아라 불린 내 아이… 편견에 갇혀 ADHD 진단받기 주저했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ADHD 자녀 둔 엄마들의 이야기 ‘280조원’ 정부가 2006년 이후 저출산 대책에 15년간 쏟아부은 돈이다. 매해 떨어지는 출산율을 붙잡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가운데 정작 이미 세상에 나온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돌볼 방법에 대한 고민은 뒤로 미뤄졌다. 그러는 사이 F코드(정신과적 질병코드) 진단을 받은 국내 아동·청소년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고 엄마들은 “F코드를 받은 아이를 ‘아픈 아이’가 아니라 ‘나쁜 아이’ 취급하는 한국에서 살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태어날 아이를 늘릴 걱정만큼 태어난 아이를 지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정서·행동 문제가 있는 가정의 어려움을 알아보기 위해 정신 및 행동 장애의 일종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세모’(별난 아이)와 ‘터틀이’(느린 아이)라고 부르는 엄마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진단받고 나서 거의 죽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키울지 막막했어요. 교사일 때 ‘문제아’라고 불리는 애들을 보면서 부모 탓을 한 적도 있는데, ADHD 아들을 키워 보니 부모를 탓하는 게 얼마나 잔인한 건지 알겠더라고요.” 12년차 중등 교사이자 초등학교 3학년 ADHD 아들을 둔 엄마인 이정민(35·가명)씨는 지난달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은 이후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가 ADHD가 됨으로써 갑자기 제가 주류에서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ADHD라면 집중력이 낮아 성적이 안 좋고, 과잉행동 때문에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할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강한데, 공부를 못하고 인기도 없다는 건 한국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교직 생활에서 만났던 정서·행동 위기학생들의 부모를 탓했던 과거를 후회한다고도 말했다.교육 전문가라고 자부해 왔지만 아들의 ADHD 증상을 알아차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역시 정신과 질환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들이 다섯 살 때부터 어린이집에서 과잉행동을 자제하지 못해 힘들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자주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이 너무 예민하다’고만 생각했다. 이듬해 야외활동 날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들에게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을 우연히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들이 일곱 살이 된 해, 새학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으로부터 또다시 생활지도가 어렵다는 전화를 받았다. 의심이 확신이 되자 이씨는 아들의 손을 잡고 병원으로 향했고 ADHD라는 진단명을 손에 쥐었다. 선생님의 첫 권유부터 병원에 가기까지 2년이나 걸린 셈인데, 교사조차 자신의 자녀의 정서 문제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긴 시간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보여 준다. 마침내 병원에 갔지만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가족과 주변인들의 편견이다. 이씨는 “진단받기까지도 힘들었는데 가족들의 편견하고도 싸워야 한다는 게 힘들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애를 정신과까지 데려갔어야 했냐’, ‘네가 긁어부스럼 만드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주변의 이런 반응을 겪은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아이의 정서·행동 장애 진단 사실을 밝히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서울신문이 ADHD 자녀를 둔 학부모 21명을 대상으로 ‘담임 교사에게 자녀의 ADHD 사실을 밝혔느냐’고 물었을 때 절반 이상(12명)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응답자 등 대부분은 교사가 색안경을 끼고 자신의 자녀를 바라볼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이유로 답했다. 하지만 한국과 다르게 교사의 관찰을 ADHD 진단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권장하는 나라도 있다. 교사야말로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이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보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덜란드에는 교사가 ADHD 진단을 추천하면 진료비를 깎아 주는 제도가 있다. 2012년쯤 이 나라에 살았던 김재윤 위드인넷 대표는 “유럽의 의료비는 비싸지만 ADHD 검사의 경우 교사 추천서를 지참하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수도권으로의 의료 인프라 쏠림도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적기 치료를 방해하는 또 다른 요소다. 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이씨는 “저희 지역엔 소아정신과가 아예 없다”며 “근처에 있는 다른 도시로 갔는데 그마저도 소아정신과가 아니라 성인들이 가는 정신건강의학과였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수도권에 있는 유명한 병원의 초진 예약은 1~2년 대기가 기본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한국의 교육제도가 정서·행동 위기학생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 교육시스템 속에선 이들이 늘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과목마다 교사가 바뀌는 중·고등학교에선 수업에 더욱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중3 ADHD 아들을 둔 김모(50)씨는 “과목 수가 많아지는 고등학교 입학이 벌써 두렵다”면서 “마감 기한이 있는 수행평가나 팀프로젝트에 굉장히 취약한 애들이라 수시는 이미 포기했다”고 한탄했다. 미국의 경우 ADHD를 진단받은 학생이 대입자격시험(SAT)을 볼 때 추가 시간을 주거나 진단서를 제출할 경우 별도의 교실에서 시험을 보게 해 주는 등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별도의 지원책이 없다.
  •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전공의 모임도 있습니다”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전공의 모임도 있습니다”

    정부가 정한 집단이탈 전공의 복귀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가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모임을 구성하기도 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12명이 복귀했다. 건국대병원 교육수련팀 관계자는 “지난 월요일에 돌아온 것으로 판정된 전공의들이 12명이었다”며 “전공의들은 스케줄 따라 근무하기 때문에 현재 병원에 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2022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집계 기준에 따르면 건국대병원 전공의 수는 인턴 29명, 레지던트 169명 등 총 198명이다. 다만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빅5’로 불리는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은 아직 전공의들의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 환자들의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보건복지부의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당일 상담 건수는 48건이었다. 이 중 26건은 피해신고서가 접수됐다. 피해신고 센터가 가동한 지난 19일부터 누적 상담 수는 671건으로, 이 중 피해신고가 접수된 건 304건이다.일부 전공의 복귀 속에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를 표방하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개설됐다. 이 계정 운영자는 ‘2024년 의대생의 동맹휴학과 전공의 파업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모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운영자는 게시글에서 “의대생의 경우 집단 내에서 동맹휴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낙인찍고 있으며, 찬반의 문제 이전에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채 선배의 지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위기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집단행동에 휩쓸리고 있는 의대생·전공의를 위해, 더 나은 의료를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활동하고자 한다”고 했다. 운영자는 “그동안 병원과 의대가 가진 폐쇄적 환경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저희를 찾아달라”며 “하루빨리 지금의 대치 상태가 해소되고 의료진과 의대생이 무사히 병원과 학교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썼다. 조용수 응급의학과 교수 “전공의 없어 몸 갈린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정부에 빠른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고존엄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로 시작하는 글을 적었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생긴 의료 공백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조 교수는 “이러다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응급의학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이어 “코로나19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몸이 갈려 나간다”며 “이제는 진짜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의협 “정부가 처벌? 전공의와 전문의는 배출되지 않을 것” 다만 의협의 입장은 강경하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의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발언에 이어 정부의 무리한 고발과 겁박을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3월 1일 이후 정부가 처벌을 본격화하면 앞으로 전공의와 전문의는 배출되지 않을 것이며, 선배 의사들도 의업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정부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특례법안에는 종합보험에 가입하면 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했어도 공소 제기를 면제해주는 등 당초보다 의료인의 부담을 더 완화해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주 위원장은 “어떤 의사도 정부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 “삽관까지 했다”…수술받은 英왕세자빈 ‘음모론’ 확산

    “삽관까지 했다”…수술받은 英왕세자빈 ‘음모론’ 확산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억측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남편인 윌리엄 왕세자가 갑작스레 공식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자는 이날 오전 윈저성 성조지 예배당에서 열린 전 그리스 국왕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왕실은 공식 일정 참석 취소 이유를 개인 사정이라는 점 외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왕세자빈 건강상태를 둘러싼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왕세자빈은 계속 잘 지낸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퍼지고 있던 왕세자빈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루머가 증폭된 상황이다. 왕세자빈은 지난달 16일 복부 수술을 받고 약 2주간 입원했다. 그러나 왕세자빈이 병원을 떠나는 모습이나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되지 않아 음모론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스페인의 한 방송에서 왕세자빈이 수술 직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페인 방송은 “수술은 잘 됐는데 예상 못 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왕세자빈을 혼수상태로 만드는 과감한 결정을 해야 했다”며 “삽관까지 했다”고 말했다.왕실 “왕세자빈 혼수상태? 터무니없는 주장” 이에 대해 영국 왕실은 “지어낸 얘기”라며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있다는 스페인 진행자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분노했다. 그러나 왕세자빈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아버지인 국왕도 암 투병 사실을 알리고 공개활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윌리엄 왕세자가 공식 일정까지 취소하자 영국 왕실 구성원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미확인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언론들과 왕실 전문가들은 왕세자빈의 건강에 대한 기밀이 어느 정도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 진행자 에마 울프는 “그 스페인 진행자는 언론인 자격을 박탈당해야 하며 해당 채널은 케이트와 왕실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왕세자빈의 사생활이 존중받아야 한다. (음모론은) 비열하고 악의적인 ‘낚시성 기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위크는 정보의 공백, 특히 사진이 없을 때 음모론이 번성하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던 패턴이라고 평가했다. 음모론을 없애는 방법은 왕세자빈의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지만, 왕실은 아직 이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헌재 “32주 전 태아 성별 고지 금지 조항 위헌”

    헌재 “32주 전 태아 성별 고지 금지 조항 위헌”

    임신 주수 상관 없이 성별 고지 가능아들·딸 선호 없어진 시대상 반영헌재 “부모의 권리 필요 이상 제약”낙태 위험성은 우려...“고지 탓 아닌 성별 이유로 한 행위의 문제” 앞으로 태아 성별이 나오면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부모가 알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임신 8개월 전에는 의사가 부모에게 아들일지, 딸일지 태아의 성을 알려주는 것을 금지해왔는데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로써 1987년 제정된 성감별 금지 조항은 37년만에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헌재는 28일 태아 성감별을 금지하는 의료법 20조 2항에 대해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의료인은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이 조항은 바로 효력을 상실했다. 헌재는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고,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한다”고 밝혔다. 이번 헌재 결정은 남아선호사상 쇠퇴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현재 우리나라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함께 양성평등의식이 상당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국민의 가치관과 의식의 변화로 전통 유교사회의 영향인 남아선호사상이 확연히 쇠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였던 과거에는 태아의 성 감별이 낙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는 아들·딸 선호 구별이 없어지면서 태아의 성별과 낙태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과거엔 둘째아나 셋째아의 경우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남아 비율이 높았지만, 2014년부터는 셋째아 이상도 자연성비(1대1)의 정상범위 내에 도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헌재는 의료인이 임신 32주 이전 태아의 성별을 알려줌으로써 부모가 성별을 이유로 낙태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성별 고지 탓이 아닌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행위가 문제라고 짚었다. 헌재는 “성 선별 낙태 방지와 태아의 생명 보호는 낙태와 관련된 국회의 개선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이듬해 말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다. 그러나 입법시한까지 법이 고쳐지지 않아 불법 소지가 있는 임신 말기 낙태 수술도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종석 헌재 소장과 이은애·김형두 재판관은 이 같은 재판관 다수 의견의 주된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 없이 허용하기보다 32주라는 현행 제한 기간을 앞당기는 게 맞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세 재판관은 “우리 사회에서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으므로 국가는 낙태로부터 태아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태아의 성별 고지를 앞당기는 것으로 개정함으로써 (태아 생명)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단순 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한 수단을 대안 없이 일거에 폐지하는 결과가 되므로 타당하지 않다”며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할 필요성은 계속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태아 성감별 금지 조항은 남아 선호에 따른 선별 출산과 성비 불균형 심화를 막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당시 조항은 시기와 무관하게 의료인이 태아의 성감별 결과를 알려주는 행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헌재가 이 조항에 대해 사실상의 위헌을 뜻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09년 12월 임신 32주가 지나면 성별을 고지할 수 있도록 대체 법안이 입법됐다. 이번 헌재 결정은 임신한 배우자를 둔 변호인 등이 2022년과 지난해 의료법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며 각각 헌법소원을 제기하면서 내려진 판단이다. 청구 당시 이들은 이미 암묵적으로 성별을 알려주고 있고 경찰 수사도 거의 없는 등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및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 의사 단체 역시 32주 규제에 의학적 근거가 없고 낙태죄가 폐지된 상황에서 사전 행위 격인 성감별을 금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 양오봉 전북대총장 “대학이 기업보다 지역경제 효과 월등”

    양오봉 전북대총장 “대학이 기업보다 지역경제 효과 월등”

    “대학 교직원과 재학생들이 연간 총 3443억원을 소비한다.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되는 대학을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획기적으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지역 유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학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오봉 총장은 28일 전북대 뉴실크로드센터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8000여 명의 구성원과 2만 1000여 명의 학생 등으로 구성된 전북대와 전북대병원이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등 지역 주요 지자체와 기업체들보다 월등한 지역경제 기여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북대가 통계청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전북대 구성원들의 연간 소비액을 분석한 결과 대학병원 포함해 교직원 3196억원, 재학생 247억원 등 연간 총 3,443억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외부 연구비 수주를 통해 연구에 참여하는 청년인구를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등 직원과 연구원, 재학생 등을 포함해 모두 3909.7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냈고, 이에 따른 소비 창출 효과는 551억 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 총장은 “전북대가 연구 분야 종사자 고용으로 청년 인구의 지역 유출을 막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장 앞장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산 3조 6000억원의 미국 UC 버클리의 경우 주 정부 지원이 전체 예산의 14%인 5040억원인 데 비해 총예산 5500억 원의 전북대는 지방정부 지원이 전체의 2.5%인 142억원에 불과해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양 총장은 올해 2개 학문 분야에서 세계 100위권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재료과학과 농·임학, 화학공학, 기계·항공·제조공학, 환경과학 등 선도형 5개 분야와 물리·천문학, 생명과학, 전기·전자공학, 화학, 의학 등 도약형 5개 분야 등 모두 10개를 선정해 QS 세계대학 학문 분야별 평가 100위권 진입을 위한 글로벌 연구성과 창출을 이끌어 내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총장은 종합청렴도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감사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전북대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019년부터 5년간 최하위권인 4단계를 기록했다. 양 총장은 “감사관실의 규모를 키워 감찰 활동을 강화하는 등 청렴도를 높일 만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길성 중구청장, 의료대란 속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격려

    김길성 중구청장, 의료대란 속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격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 현장 이탈로 의료공백이 심각해진 가운데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이 지난 27일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주영수 원장을 만나 추후 대책을 논의했다. 주 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은 35개 진료과목에 대해 모두 정상 운영하고 있다”며 “이중 소아과와 산부인과도 진료중이니 지역주민들의 많은 이용 바란다”고 말했다.정부가 보건의료 재난 위기 단계를 ‘심각(최고단계)’으로 격상하면서 국립중앙의료원 가정의학과는 지난 23일부터 연장 진료에 들어갔다. 평일 오후 8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응급실은 기존과 같이 24시간 운영한다. 중구 역시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보건소 진료를 평일 오후 8시까지 연장한다. 비상 진료 병의원과 약국은 서울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은 “보건의료 재난 위기가 닥쳤지만, 중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 “몸 갈려나가, 이러다 순직하겠다”…일 몰린 응급의학과 교수 호소

    “몸 갈려나가, 이러다 순직하겠다”…일 몰린 응급의학과 교수 호소

    정부가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을 향해 29일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행정·사법처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한 응급의학과 교수가 정부에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 27일 조용수 전남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조 교수는 “다 잡아다 감방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냐”며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하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응급의학과를 전공하고 대학병원에 취직한 게 죄는 아니지 않나.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면서 “나이 먹어서 (하려니) 이제는 진짜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더라”며 “어차피 시민들에게 저는 돈만 밝히는 ‘의새’(의사를 비하하는 은어)의 한 명일 따름이고 동료들에게는 단결을 방해하는 부역자일 따름”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실상은 그저 병든 환자 곁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소시민 의사”라며 “총이든 펜이든 얼른 꺼내달라. 이러다 저는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고 간곡히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는 주요 99개 수련 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를 제출한 사람이 소속 전공의의 약 80.6%에 해당하는 9909명이었다고 밝혔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7%인 8939명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전공의 이탈 사태에 대해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위협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면서 “과학적 근거 없이 이해관계만 내세워 증원에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금 증원해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늘어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미루라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이달 29일까지 복귀할 경우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 사법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초대장 필수, 취재 금지”… 침묵의 의대 졸업식

    “초대장 필수, 취재 금지”… 침묵의 의대 졸업식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 가능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지난 26일 열린 ‘2023학년도 연세대 의과대학 학위수여식’. 통상적인 대학가 졸업식과 달리 보안요원들이 입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참석자들의 초대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강당 보수 공사로 초대권을 소지한 분들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었지만 옥상 정원을 증축하기 위한 공사이기에 강당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길어지고 의대 졸업생도 인턴 임용을 포기하자 일부 대학들이 의과대학 졸업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를 둘러싸고 환자를 내버려둔 채 병원을 떠났다는 지탄이 쏟아지고, 내부에서도 자성 촉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자 일부 학생회는 ‘기자와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며 단속하는 모양새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는 의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있는 초대권을 졸업생 1인당 3장씩 배부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연세대 의대 졸업식에서 참석 인원을 제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학부모 A씨는 “이전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며 “인원 제한 때문에 둘째는 (첫째의 졸업식에) 못 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는 당초 이날로 예정된 ‘의학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했다. 이날 서울대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도 “졸업식은 비공개”라며 보안요원들이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특히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자 보안요원들이 화장실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이날 만난 졸업생과 학부모 20여명 모두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했다. 한 석사 졸업생은 “(학교에서) 인터뷰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에도 졸업생만 출입이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집단 휴학에 들어간 재학생들의 언론 접촉도 제한되고 있다. 한 지방대 의대에 재학 중인 B씨는 “학생회에서 어떤 질문에도 기자와 인터뷰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후 전체 의대생의 70% 수준인 1만 3189명이 휴학계를 냈다.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은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며 사전 원고에 없던 인사말을 했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생 대표 주모씨는 “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라고 답사했고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무리한 정책으로 (의료계가) 깊은 혼돈에 빠졌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 [단독] “서이초 그 반에 문제아동 최소 3명”… 교사들만 눈치챈 비극의 전조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단독] “서이초 그 반에 문제아동 최소 3명”… 교사들만 눈치챈 비극의 전조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직 끝나지 않은 교사들의 시위3~4명이 1학기 초부터 문제행동폭언·폭행하고 몇 시간째 울기도보조교사 도움도 일주일에 2회뿐‘금쪽이도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사망한 교사 수많은 글 남기기도 지난여름 뜨거웠던 교사들의 시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겨우내 서울 서이초 사건 관할서인 서초경찰서 앞에서는 1인시위가 열렸다. 지난 17일 광화문엔 교사 1만명이 모였다. 결국 27일 통보된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에 대한 교사들의 열망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3~4명이 있었다”는 한 문장에서부터 출발했다. 한 학급 26명 중 정서·행동 문제를 보이는 아동이 3~4명이 되면 수업은 파행되고 교실은 붕괴되며 교사는 소진된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하지만 제자의 일이라 학교 밖으론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다.‘문제행동 3~4명, 1학년, 초임 교사.’ 학교 밖 시선으로 보면 난수표 같지만, 교사들에게는 트라우마를 주는 단어의 나열이다. 코로나19를 전후해 정서·행동 문제를 보이는 학생, 이른바 ‘금쪽이’들이 늘자 교사들은 새 학년 반 배정 때 금쪽이를 반마다 1~2명씩 분산 배치한다. 그런데 신입생 정보는 학교에 없어서 유독 1학년에서는 한 학급에 문제행동을 지닌 아이들이 집중 배치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담임 교사 혼자 문제행동을 지도하면서 반을 이끄는 건 역부족이란 것이다. 그래도 많은 교사들이 특수교육 연수에 참여하거나 금쪽이들과 직접 부딪쳐 가며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도해 낸다. 지난해 7월 학교에서 사망한 서이초 교사가 남긴 일지와 일기장, 블로그에도 정서·행동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내용이 빼곡했다. ‘아이의 문제행동에는 소속감과 자존감이라는 목적이 있다’는 메모부터 ‘우리 반 금쪽이도,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라는 다짐, 그리고 아이들의 좋은 점을 기록한 수많은 글들이 남았다.서이초 교사의 사촌오빠인 박두용씨는 이 글들을 보고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해 말을 아꼈었다. 정서·행동 문제를 지닌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의학적인 치료나 임상적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을 담임 교사에게 모두 맡겨 버린 게 더 문제라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이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며 서이초 사건이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사건’이 되자 교실의 무질서한 상황을 담은 영상을 이달 초 순직 인정 심의회에 제출했었다. 순직 신청서 내용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보면 지난해 1학기 서이초의 그 교실에는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을 지속하는 학생이 최소 3명 있었다. A는 같은 반 친구들을 밀치거나 물건을 집어던졌다. 폭언을 하고 교사를 향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밀쳐진 친구의 입안이 붓고 상처가 난 적도 있다. B는 짝꿍을 쫓아다녔다. 짝꿍이 피해 다니면 욕을 하거나 거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짝꿍 쪽에서 “학교 가기 싫다”는 성토가 나왔다. 짝꿍을 겨우 달랜 서이초 교사가 친구에게 집착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B의 부모에게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했지만 실제 상담을 받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수업 내용에 아랑곳없이 옆 친구에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여 주는 식으로 딴짓을 자주 하던 C도 있었다. C는 점심 무렵부터 몇 시간 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도 많았다. 결국 집으로 연락해 아이를 귀가시켜야 했다. 조퇴 횟수가 5차례가 넘어갈 즈음부터는 부모가 아이를 귀가시키지 않겠다고 한 적도 있다.순직 사건을 대리한 문유진 변호사는 “1시간 넘게 친구가 우는 소리를 듣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며 아이를 달래느라 교사는 진이 빠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이초 교사 요구로 보조교사가 배치되긴 했지만 일주일에 단 2회밖에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문제행동에 교실에는 수많은 피해 학생이 생겼다. 교사는 학교가 끝난 뒤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설명을 해야 했다. 90일 만에 약 2000건의 대화가 교육용 메신저인 하이톡에 쌓였다. 하지만 교사와 대화한 학부모가 수십 명에 달한다는 이유로 결국 경찰은 학부모 개개인이 서이초 교사를 불법적으로 괴롭힌 게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서이초 사건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서이초 교사처럼 1학년을 담당했다. 이 반에는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들이 최소 4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초등 교사의 일지에도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한 간략한 기록과 함께 ‘(아이들을) 칭찬하기’라는 다짐이나 부모 면담에서 “(아이가)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혼내기보다는 친구를 치고 다니는 것은 놀이가 아니라는 것을 지도해 달라”고 당부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학생을 변화시키려던 의지에 대한 응답은 아동학대 고소로 돌아왔고,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홀로 사투를 벌여야 했다.
  • 의협 따로, 전공의 따로… 협상단 구성부터 첩첩산중

    의협 따로, 전공의 따로… 협상단 구성부터 첩첩산중

    29일까지 병원으로 돌아오라는 정부의 ‘최후통첩’에도 전공의들은 묵묵부답이다. 정부는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 최소 3개월의 면허 정지 처분과 사법 절차를 진행하기로 하고 법률 검토까지 마쳤지만, 전공의 단체와 연락이 닿지 않아 대화는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협의회장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 김창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신문 통화에서 “어제 총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협상에 나설 때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교수들이 대화 협의체의 주체가 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전했다. 정부는 전날 ‘대표성’ 있는 회의체가 꾸려지면 의대 정원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의제를 다룰 수 있다고 공개제안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대화보다 회의체 꾸리는 게 더 어렵다’는 자조가 나온다. 개원의 단체인 의협은 자신들이 유일한 협상 창구라고 주장하며 중재에 나선 의대 교수들에게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전공의 단체인 대전협은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구심점 역할을 하지 않고, 의협과도 거리를 둔 상황이다. 구심점이 없어 정부와의 대화나 집단행동 중단 여부를 논의할 수도 없는 형편으로 보인다. 의협 중심 개원의들의 집단행동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만 ‘총알받이’가 된 형국이다. 대화가 시작돼도 증원 규모 축소 등은 어려워 보인다. 40개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이날 총회에서 의대 증원 규모로 350명을 제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6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위협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 없이 이해관계만 내세워 증원에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지금 증원해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늘어나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미루라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필수의료 체계 균형이 무너진 것은 의사 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줄어든 의사는 수입이 높은 비급여에만 몰리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날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박명하 조직위원장,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과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인터넷에 선동글을 올린 성명불상자 1명을 의료법 위반죄, 업무방해죄, 집단행동 교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경기 수원지검·수원고검에서 “(검찰은) 의료법 절차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그것이 국민생명과 건강권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의대 교수회 비대위는 정부의 ‘29일 미복귀시 면허정지 처분’ 방침에 대해 “국민을 겁박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의협도 “정부가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면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무효화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26일 오후 7시 기준 99개 주요 수련병원의 사직서 제출자는 9909명(80.6%)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8939명(72.7%)으로 확인됐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일부 병원에선 전공의들이 꽤 복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열악한 처우에 의사 없는 공공병원… 의대증원 통한 인력난 해소도 의문

    열악한 처우에 의사 없는 공공병원… 의대증원 통한 인력난 해소도 의문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떠밀린 수요가 공공의료로 집중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공공의료란 국공립병원, 시립병원, 지방의료원, 군병원, 보건소 등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뜻한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만성적인 운영난과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사립병원과 급여 차이가 있고 일은 더 힘들다’는 인식이 의료계 전반에 깔려 있어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2년 43명(일반직·임기제)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 인원은 절반 정도인 2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모집 인원 21명 가운데 6명만 응시했다. 공공의사 지원자 수 미달 사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으로 불리는 인기 과는 지원자가 더 없다. 시립병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특화 병원인 은평병원은 지난해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재공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21년 이후 당일 외래 접수 진료도 못 하고 있다. 의사들이 공공병원을 외면하는 건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병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민간 분야의 인건비는 많이 상승했지만 공공 쪽은 제자리걸음이라 임금 격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7656만원이었던 시립병원 의사 평균 기본 연봉액을 지난해 1억 465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개원의나 봉직의(월급 의사)에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은 19만 2749달러(약 2억 5683만원)다. 공공병원의 인력 부족 현상은 공공병원을 자주 찾는 의료 취약계층의 피해로 이어진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은평병원의 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서북병원의 재활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은 의료진이 없어 휴진 중이다. 여기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진료까지 공공의료기관이 떠안으면서 남은 의료진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 기관의 비율은 5.4%다. 4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던 공공병원을 방치하다 이제 와서 부탁과 격려를 남발하는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의대 정원 증가가 공공의료 인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추가 배출된 의사들이 공공병원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시니어 의사 활용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7.0%가 퇴직 후 국공립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학교 번호로 전화하면 안 받아”...‘괴물’ 부모만큼 무서운 ‘방임형’ 부모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학교 번호로 전화하면 안 받아”...‘괴물’ 부모만큼 무서운 ‘방임형’ 부모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교사 지치게 만드는 ‘방임형 부모’ “아이가 밉진 않아요. 근데 부모님이 아이 문제를 회피하거나 방임할 때 우울감이 크게 오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생각도 들고…”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 교사인 이성재(39·가명)씨는 고학년을 맡는 해에도 매년 학기 초마다 아이들 연필 잡는 법부터 다시 가르칠 정도로 ‘열정 교사’다. 그런 이씨에게 교직 생활 5년차인 2018년쯤 수업 시간에 유난히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분명 칠판을 보고 있지만 딴생각하듯 초점 잃은 눈, 준비해온 물품을 쉴 새 없이 만지는 손, 정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 책상 서랍과 유독 낮은 학업성적이 공통점이었다.처음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는 주의력 검사를 시켜서 아이들 상태를 진단하고 학습 결손이 심한 아이들을 위해서는 주말에도 시간을 내어 보충 수업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씨는 “교육청 지원 검사인 ATA(정밀주의집중력검사) 결과가 나와서 ADHD 검사를 한번 받아보시라고 했는데 어머님이 폰을 끄고 일을 하시나 봐요. 계속 연락이 안 돼서 답답하네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10명의 학부모에게 검사를 권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절반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몬스터 페어런츠 못지않게 ‘방임형 부모’ 역시 교사의 마음을 지치게 하는 것이다. 교사의 훈육을 차별이라고 바라보는 부모도 있다. 이씨는 학부모에게 아이의 정서·행동이 보인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일이 잦아지자 ‘선생님이 애를 미워하는 거 아니에요?’, ‘선생님이 왜 이렇게 예민하시지’라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결국 그는 2년 전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려 심리 상담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사의 개인심리상담 신청 건수는 지난해 1,723건으로 2021년(625건)에 비해 약 3배나 늘었다.이씨처럼 정서·행동 문제가 있는 아이에 대한 생활지도의 어려움, 학부모와의 갈등 등으로 마음이 아픈 교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발표한 ‘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에서 우울감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전체의 63.4%에 달했다. 일반 성인의 4배 수준이었다. 학생의 정신건강이 아파지는 만큼 교사들의 마음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홍현주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와 이에 대한 학부모의 치료 미동의 문제가 교사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질의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건강한 교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업·태도·사회성 모두 성장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인 아이들을 보는 게 괴롭다고 이씨는 말했다. 방과 후에 저학년 수학 시험지를 만들어 가르치고 풀게 해도 도통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 때 “내가 왜 이렇게 일을 만들어서 하는지” 허탈감이 밀려왔다. 아이들이 지능지수가 낮은 경계선 지능이나 ADHD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알게 되었을 땐 드디어 원인을 찾은 것 같아 시원함 마저 느꼈다. 이씨는 “그러나 곧 아이들이 개선되려면 제힘으로는 역부족이고 상담가와 전문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도 선생님은 끝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다. 이씨는 “저는 3월에 교정기 끼워서 연필 잡는 거부터 시키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 못 하겠더라 그러면서 ‘1년만 버티자’고 되뇌었는데 아이들을 보니까 안 되겠더라”며 “고쳐지는 애가 없어도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조금만 변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지난 학기에는 우연히 도넛 가게를 들렸다 그림 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 반 아이들을 참여시켰다. 미술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집중력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ADHD 아이를 위해서다. 그는 “남자앤데 그림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에 밀리지 않아요. 확실히 센스가 있어요”라며 그림자와 반사광이 살아있는 물방울 그림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눈총을 받는 아이에게 잠시라도 마음껏 칭찬받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길어지는 의료대란…의사인력 늘리면 공공병원 ‘인력난’ 해결될까

    길어지는 의료대란…의사인력 늘리면 공공병원 ‘인력난’ 해결될까

    의료대란 사태로 인해 떠밀린 수요가 공공의료로 집중되면서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공공의료란 국공립병원, 시립병원, 지방의료원, 군병원, 보건소 등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뜻한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만성적인 운영난과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사립병원과 급여 차이가 있고 일은 더 힘들다’는 인식이 의료계 전반에 깔려 있어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2년 43명(일반직·임기제)의 의사를 모집했으나 응시 인원은 절반 정도인 2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모집 인원 21명 가운데 6명만 응시했다. 공공의사 지원자 수 미달 사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으로 불리는 인기 과는 지원자가 더 없다. 시립병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특화 병원인 은평병원은 지난해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어 재공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2021년 이후 당일 외래 접수 진료도 못하고 있다. 의사들이 공공병원을 외면하는 건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병원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민간 분야의 인건비는 많이 상승했지만 공공 쪽은 제자리걸음이라 임금 격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9년 7656만원이었던 시립병원 의사 평균 기본 연봉액을 지난해 2023년 1억 465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개원의나 봉직의(월급 의사)에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은 19만 2749달러(약 2억 5683만원)다. 공공병원의 인력 부족 현상은 공공병원을 자주 찾는 의료 취약계층의 피해로 이어진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은평병원의 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서북병원의 재활의학과·소아청소년과 등은 의료진이 없어 휴진 중이다. 여기에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 진료 체계까지 공공의료기관이 떠안으면서 남은 의료진에게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 기관 수 비율은 5.4%다. 40여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히는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던 공공병원을 방치하다 이제와서 부탁과 격려를 남발하는 행태는 후안무치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의대정원 증가가 공공의료 인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추가 배출된 의사들이 공공병원으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한 공공병원의 고위 관계자는 “소아과나 외과 등 비급여 진료가 많은 과에 대한 환자 수요가 많지만 이들 과는 의료계 전체에서도 비인기과로 꼽힌다”고 말했다. 시니어 의사 활용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7.0%가 퇴직 후 국공립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 “서이초 그 반에 문제아동 3명…” 교사들만 눈치챈 비극의 전조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서이초 그 반에 문제아동 3명…” 교사들만 눈치챈 비극의 전조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아직 끝나지 않은 교사들의 시위 지난여름 뜨거웠던 교사들의 시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겨우내 서울 서이초 사건 관할서인 서초경찰서 앞에서는 1인시위가 열렸다. 지난 17일 광화문엔 교사 1만명이 모였다. 결국 27일 통보된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에 대한 교사들의 열망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3~4명이 있었다”는 한 문장에서부터 출발했다. 한 학급 26명 중 정서·행동 문제를 보이는 아동이 3~4명이 되면 수업은 파행되고 교실은 붕괴되며 교사는 소진된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하지만 제자의 일이라 학교 밖으론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다.‘문제행동 3~4명, 1학년, 초임 교사.’ 학교 밖 시선으로 보면 난수표 같지만, 교사들에게는 트라우마를 주는 단어의 나열이다. 코로나19를 전후해 정서·행동 문제를 보이는 학생, 이른바 ‘금쪽이’들이 늘자 교사들은 새 학년 반 배정 때 금쪽이를 반마다 1~2명씩 분산 배치한다. 그런데 신입생 정보는 학교에 없어서 유독 1학년에서는 한 학급에 문제행동을 지닌 아이들이 집중 배치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담임 교사 혼자 문제행동을 지도하면서 반을 이끄는 건 역부족이란 것이다. 그래도 많은 교사들이 특수교육 연수에 참여하거나 금쪽이들과 직접 부딪쳐 가며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도해 낸다. 지난해 7월 학교에서 사망한 서이초 교사가 남긴 일지와 일기장, 블로그에도 정서·행동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내용이 빼곡했다. ‘아이의 문제행동에는 소속감과 자존감이라는 목적이 있다’는 메모부터 ‘우리 반 금쪽이도,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라는 다짐, 그리고 아이들의 좋은 점을 기록한 수많은 글들이 남았다. 교사의 집에는 아이들과의 추억을 담은 사진과 편지가 전시돼 있었다.서이초 교사의 사촌오빠인 박두용씨는 이 글들을 보고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해 말을 아꼈었다. 정서·행동 문제를 지닌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의학적인 치료나 임상적 상담이 필요한 아이들을 담임 교사에게 모두 맡겨 버린 게 더 문제라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이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경찰 수사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며 서이초 사건이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사건’이 되자 교실의 무질서한 상황을 담은 영상을 이달 초 순직 인정 심의회에 제출했었다. 순직 신청서 내용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보면 지난해 1학기 서이초의 그 교실에는 학기 초부터 문제행동을 지속하는 학생이 최소 3명 있었다. A는 같은 반 친구들을 밀치거나 물건을 집어던졌다. 폭언을 하고 교사를 향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밀쳐진 친구의 입안이 붓고 상처가 난 적도 있다. B는 짝꿍을 쫓아다녔다. 짝꿍이 피해 다니면 욕을 하거나 거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짝꿍 쪽에서 “학교 가기 싫다”는 성토가 나왔다. 짝꿍을 겨우 달랜 서이초 교사가 친구에게 집착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B의 부모에게 상담을 받아 볼 것을 권했지만 실제 상담을 받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수업 내용에 아랑곳없이 옆 친구에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여 주는 식으로 딴짓을 자주 하던 C도 있었다. C는 점심 무렵부터 몇 시간 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도 많았다. 결국 집으로 연락해 아이를 귀가시켜야 했다. 조퇴 횟수가 5차례가 넘어갈 즈음부터는 부모가 아이를 귀가시키지 않겠다고 한 적도 있다.순직 사건을 대리한 문유진 변호사는 “1시간 넘게 친구가 우는 소리를 듣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며 아이를 달래느라 교사는 진이 빠졌을 것”이라고 27일 설명했다. 이어 “서이초 교사 요구로 보조교사가 배치되긴 했지만 일주일에 단 2회밖에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문제행동에 교실에는 수많은 피해 학생이 생겼다. 교사는 학교가 끝난 뒤 피해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설명을 해야 했다. 90일 만에 약 2000건의 대화가 교육용 메신저인 하이톡에 쌓였다. 하지만 교사와 대화한 학부모가 수십 명에 달한다는 이유로 결국 경찰은 학부모 개개인이 서이초 교사를 불법적으로 괴롭힌 게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서이초 사건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서이초 교사처럼 1학년을 담당했다. 이 반에는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들이 최소 4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초등 교사의 일지에도 아이들의 문제행동에 대한 간략한 기록과 함께 ‘(아이들을) 칭찬하기’라는 다짐이나 부모 면담에서 “(아이가)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혼내기보다는 친구를 치고 다니는 것은 놀이가 아니라는 것을 지도해 달라”고 당부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학생을 변화시키려던 의지에 대한 응답은 아동학대 고소로 돌아왔고, 교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홀로 사투를 벌여야 했다.
  • “졸업식 오려면 초대장 필수”…의료대란 속 ‘철통보안’ 의대 졸업식

    “졸업식 오려면 초대장 필수”…의료대란 속 ‘철통보안’ 의대 졸업식

    연세대 “초대장 필수”·서울대 “비공개 원칙”일부 학생회 “기자 인터뷰 금지” 지침도서울의대 학장 “의사는 사회적 책무 수행해야” “초대장이 있어야 입장 가능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지난 26일 열린 ‘2023학년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위수여식’. 통상적인 대학가 졸업식과 달리 보안요원들이 입구에서 두차례에 걸쳐 참가자들의 초대장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강당 보수 공사로 초대권을 소지한 분들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었지만 옥상 정원을 증축하기 위한 공사이기에 강당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행동이 길어지고 의대 졸업생도 인턴 임용을 포기하자 일부 대학들이 의과대학 졸업식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의료계를 둘러싸고 환자를 두고 병원을 떠났다는 지탄이 쏟아지고, 내부에서도 자성 촉구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자 일부 학생회는 ‘기자와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며 단속하는 모양새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연세대는 의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있는 초대권을 졸업생 1인당 3장씩 배부했다.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연대 의대 졸업식에서 참석 인원을 제한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학부모 A씨는 “이전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며 “인원 제한 때문에 둘째는 (첫째의 졸업식에) 못 왔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는 당초 이날로 예정된 ‘의학과 진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했다. 이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도 “졸업식은 비공개”라며 보안요원들이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특히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다’고 하자 보안요원들이 화장실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이날 만난 졸업생과 학부모 20여명 모두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했다. 한 석사 졸업생은 “(학교에서) 인터뷰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에도 졸업생만 출입이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집단 휴학에 들어간 재학생들의 언론 접촉도 제한되고 있다. 한 지방대 의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 B씨는 “학생회에서 어떤 질문에도 기자와 인터뷰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후 전체 의대생의 70% 수준인 1만 3189명이 휴학계를 냈다.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은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며 사전 원고에 없던 인사말을 했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생 대표 주모씨는 “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라고 답사했고,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무리한 정책으로 (의료계가)깊은 혼돈에 빠졌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 “의사, 받은 혜택 사회 돌려줘야” 서울대 의대 졸업식 ‘뼈 있는 축사’

    “의사, 받은 혜택 사회 돌려줘야” 서울대 의대 졸업식 ‘뼈 있는 축사’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은 서울대 의과대학장이 제자들에게 의사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에서는 제78회 전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모두 133명의 학생이 의학사를 받았다. 김 학장은 이날 축사에서 “요즘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 붕괴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 의사과학자 양성 등 사회적 화두에 대해 국민들은 우리 대학에 한층 더 높은 사회적 책무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교수님들께 배운 대로 필수 의료 지킴이와 의사·과학자·연구자로 평생을 살겠다는 여러분의 순수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민들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여러분은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숨은 많은 혜택 받고 이 자리 서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두고 여론의 비판이 따가운 것을 언급한 김 학장은 “의사라는 직업은 국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에서 함께해야 하는 숭고한 직업”이라며 “의사가 숭고한 직업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높은 경제적 수준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의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가 될 때 서울대 의대의 위대한 전통은 국민 신뢰 속에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 서울대 의대에서 배우고 익힌 것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라고 생각하고 훌륭한 지식과 능력을 주변과 나누고 사회로 돌려주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항상 생각하라”고 재차 강조했다.축사에 나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역시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건강이 최우선이고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행사였지만 다른 입장의 발언도 나왔다. 이웅희 동창회 부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졸업생들이) 2020년 정부의 불합리한 의료 정책으로 전국 의대생들이 동맹휴업에 나섰을 때 중심에 섰다”며 “또다시 무리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깊은 혼돈에 빠졌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정부가 대화와 협치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단합된 의지와 지혜로 그동안의 어려움을 극복해왔듯 이번에도 국민이 바라고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했다. 졸업생 대표 주모씨는 “의료계가 갑작스럽고 어느 때보다 추운 혹한기 속에 있다”며 “모두 어쩌다 이렇게까지 억센 겨울이 찾아왔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누가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닌 건지 복잡한 생각이 가득하실 것 같다”고 답사했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또다시 걱정이 있을 것으로 안다”며 “졸업생들이 숱한 시험을 거쳐내며 의대 6년을 잘 마쳤던 것처럼 앞으로의 일도 저희 스스로 무탈하게 잘 헤쳐 나가리라 믿어 달라”고 했다. 학생들은 “개인적 이익과 이해상충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환자와 사회의 신뢰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의사 윤리 강령 선서를 끝으로 졸업식을 마쳤다.
  • 검사 출신 홍준표 “법조인 한물갔다…앞으로 의사도 마찬가지”

    검사 출신 홍준표 “법조인 한물갔다…앞으로 의사도 마찬가지”

    정부가 ‘2월 29일까지 미복귀 시 처벌한다’며 최후통첩을 했으나 전공의들이 여전히 1만명 가까이 사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병원의 의료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의사들의 직역 지키기가 도를 넘으면 의사들도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직종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정치인인 홍준표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때 법조인 전성시대가 이제 한물간 것처럼 앞으로 의사들도 똑같아질 겁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전자공학이 최고 인기과였던 1970년대는 30년 후에 대한민국을 전자, 반도체 세계 최강국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는데 뜻 모를 의대 열풍이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지금 대한민국의 30년 후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라며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당국도 변호사 수 늘리듯이 순차적 증원으로 서로 타협했으면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앞서 한국은행은 인공지능(AI) 노출 지수를 근거로 AI로 대체되기 쉬운 직업으로 의사를 상위 1% 위험 직업으로 꼽기도 했다. 의사 일의 영역에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몰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픈AI의 ‘GPT-4’는 미국과 일본 의사 면허 시험에서 합격 수준 점수를 받았고, 세계적인 AI 석학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2016년 “AI가 수년 내 영상의학과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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