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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 확장·건전성 ‘두 토끼 전략’… “증세·연금개혁 적극 추진해야”

    재정 확장·건전성 ‘두 토끼 전략’… “증세·연금개혁 적극 추진해야”

    선진국보다 채무비율 낮아도 속도전 3차 추경 완료 땐 부채비율 46% 전망 세금 올리거나 공제제도 재정비 필요 디지털 인프라 복지로 혈세 누수 막고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편도 서둘러야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주재한 ‘2020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확장 재정과 재정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달라고 재정당국에 주문했다.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돈을 써야 할 곳은 많은데, 경기 위축으로 세수 확보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결국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재정에 부담을 주는 건 아니지만 향후 문제가 될 연금 체제 개편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국가채무 비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재정건전성이 괜찮다고 하는데, 선진국 경제 규모가 지금 우리 수준일 때와 비교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며 “최근 급격하게 빨라진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남은 재정 여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증세가 부담스럽다면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은 3차에서 끝내고, 내년 본예산은 올해와 같은 규모로 가면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7.2%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두 차례 추경을 거쳐 41.4%로 늘었다. 다음달 대규모 3차 추경 편성이 완료되면 46%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1년 새 9% 포인트 가까이 증가하는 것이다. 올 1분기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55조 3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조 1000억원이나 늘었다. 월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대 적자폭이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뒤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으로 정부의 순재정 상황을 보여 주는 지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선 재정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최대한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먼저고, 이후 증세를 통해 추가 여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증세를 한다면 임대소득세를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입이 쉽진 않겠지만 주식투자와 관련한 자본이득에 세금을 매기는 자본이득세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세를 한다면 전반적인 근로소득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지 누진세만 강화하면 효과가 크지 않고 사회갈등을 부추긴다”며 “지나치게 많은 공제 제도도 손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 비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도 재정건전성 강화 방안으로 거론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복지 관리는 후진국이나 다름없다”며 “복지 관리에 디지털 인프라를 도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소영 교수는 “현재 정부는 세원을 마련해 연금 고갈 시점을 뒤로 미루는 방법만 반복하고 있다”며 “인구구조가 바뀌고 있고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한 만큼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창균 교수는 “연금 체제 개편은 단순히 재정건전성 제고 차원이 아닌 지금 세대가 후세 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도록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싱가포르서 운전대 잡고 홀로 오열한 이주노동 버스기사의 사연

    싱가포르서 운전대 잡고 홀로 오열한 이주노동 버스기사의 사연

    타국에서 남편의 부고를 접하고 오열하던 이주노동자에게 행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클레멘티 1가에 덩그러니 서 있던 189번 버스 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다가간 남성 3명은 운전대를 잡고 슬피 우는 운전기사를 발견했다. 승객 없는 버스 안에서 홀로 오열하던 여성 운전기사는 남편이 죽었다며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싱가포르 MS뉴스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이주노동자인 여성 버스운전기사가 고국에 있던 남편이 죽었다는 비보를 듣고 더는 운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행인들은 운전기사를 위로하며 대안을 논의했다. 후속 버스가 뒤따라오긴 했지만, 운행 시간을 맞춰야 해 어쩔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운전기사가 버스회사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도록 도운 행인들은 물과 휴지를 사다 건네며 끝까지 옆을 지켰다. 대체 기사가 도착한 후 남편을 잃은 운전기사는 버스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2주간의 검역 및 격리 조치 때문에 남편의 장례는 못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회사 측은 일단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애달파하는 운전기사에게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현지언론은 이 여성의 사례가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이주노동자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로 대량 실직한 이주노동자가 많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킨 것만으로도 다행인 일이지만, 코로나19로 출입국이 여의치 않은 점은 슬픈 일이라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이주노동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점도 조명했다. 24일 54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싱가포르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만1616명으로 늘었다. 이 중 2만7106명은 이주노동자로 전체 누적 확진자의 90% 수준이다. 해외언론은 열악한 단체 주거형태가 이주노동자의 감염률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이주노동자 140만 명 중 32만여 명이 43곳의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CNN은 이주노동자가 각 기숙사 방마다 10명~20명이 단체 생활을 하며 화장실과 샤워 시설, 식당을 공유하고 있어 감염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달 14일 모든 이주노동자 기숙사를 격리하고 몇몇 기숙사를 폐쇄했지만 아직 기숙사에 남아있는 인원도 많아 확진자는 계속 늘 전망이다. 싱가포르 복지부는 높은 감염위험에 처한 수만 명의 이주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몇 주간 매일 감염 검사를 독려할 방침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①]조국 딸 표창장…“허위 제출로 입시방해”vs“당락에 영향없고 허위도 아냐”

    [법정으로 옮겨온 조국대전①]조국 딸 표창장…“허위 제출로 입시방해”vs“당락에 영향없고 허위도 아냐”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이른바 ‘조국대전’이 벌어졌습니다. ‘정치 검찰의 횡포’라는 입장과 ‘강남 좌파의 민낯’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여러 의혹의 진위를 밝히는 일은 이제 법원의 몫이 됐습니다. 법정으로 옮겨 온 조국대전의 공방을 전합니다.지난 21일 열린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14차 공판에는 모두 4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인턴 활동을 했다는 부산의 아쿠아팰리스 호텔의 임원진 두 명과 조씨가 지원했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신모 교수, 조씨가 재학중인 부산대 의전원의 김모 교수다. 증인신문에 앞서 재판부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파일에 대해 정 교수 측에 마지막으로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전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던 정 교수의 PC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나온 이유가 뭔지 설명을 요청한 바 있다. 정 교수 측이 ‘표창장은 직원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정 교수 측은 “2014년 업무용 백업하거나 복사하는 과정에서 집에 있는 PC의 파일이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주심인 권성수 부장판사는 “누가 (백업을) 했는지, 컴퓨터 파일 전체를 백업한 건지, 집에서 쓰려고 선별해서 가져갔다는 건지 설명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잘 알지 못해 ‘추정된다’고 쓴 것”이라고 답한 뒤 “개인의 생각이지만 검찰 측에서 계속 석명 요구를 하고 과거 오랜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형사소송이라는 게 검찰에게 입증 책임이 있는데 민사소송처럼 (이런 식의) 석명하는 절차는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권 부장판사는 그러나 “피고인의 입장이 뭐냐”면서 “기억이 안나면 안난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객관적인 판단을 재판부가 할텐데 (피고인 측은) 가능성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가능성을 우리가 다 심리할 수 없기 때문에 피고인의 기억을 들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질문의 의도를 재차 설명했다. 정 교수 측은 “피고인이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임 재판장은 “저희가 질문하는 취지는 이제 정리하실 때가 됐다”면서 “피고인이 기억을 못하고 있고, 검찰 측이 입증해야 한다고 정리를 할 수도 있지만 해명을 불명확한 상태이므로 6월 12일까지 의견서를 정리해서 내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이후에는 추가로 묻지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아들 조원씨의 수료증에 있는 총장 직인 파일을 사용해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허위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 측은 정상적으로 발급된 표창장이라는 입장이지만 딸의 표창장도, 앞서 발급받은 아들의 수료장 모두 원본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정 교수 측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는 정 교수의 PC는 휴게실 관리 조교로부터 임의제출받은 것이기 때문에 증거 능력이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표창장을 비롯해 각종 서류들이 허위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의전원 입시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조씨의 자기소개서와 서류가 입시 당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진술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하던 2013년 당시 교무부학장으로 있으면서 학생 입학업무를 총괄했던 신 교수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나왔다. 검찰 조사 당시 신 교수는 ‘조민의 학부 성적이 높지 않고 영어성적은 지원자들 사이에 큰 편차가 없기 때문에 자소서와 각종 서류가 1차 합격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으나, 이날 “기존 검찰 진술을 수정하고 싶다”고 했다. 신 교수는 “증인신문 전 당시 학생들의 성적을 확인해 본 결과 조민의 서류전형 점수는 10점 만점에 7.08점으로 1차 합격생 138명 중 108등에 해당했다”면서 “검찰 진술 당시 다른 학생들의 성적을 잘 알지 못해서 한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 받은 각종 인턴증명서나 총장상 등이 의전원 입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정 교수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양측의 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가 건넨 질문에서 재판부의 의중이 다소 드러났다. 김선희 부장판사는 “합격자 당락은 결국 최종 점수로 산출하는 거냐” “다른 원칙 없이 점수로만 들어가는 거냐”고 물었고 신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합격자와 불합격자 사이에 점수차가 얼마나 나냐”는 질문에 신 교수가 “68등(최종 합격자에 들어가는 마지막 등수)과 69등 사이에 0.1점이 날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김 부장판사는 “0.1점 가지고도 당락이 좌우되는 건 맞죠”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한 신 교수의 답변은 “네”였다. 임 부장판사는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의 입학 취소 사례를 들며 “입학 성적에서 (허위) 논문의 비중을 고려해 입학을 취소한 건지 아니면 제출된 서류 자체가 허위라서 취소된된 건지”를 물었다. 신 교수가 “허위 사유만으로 취소된 것 같다”는 취지로 답하자 임 부장판사는 “(조민이) 서울대 의전원에서 결과적으로 1차 전형을 통과했는데 이에 대해 검토한 적이 있느냐”면서 “허위라면 그런 점수를 못받았을텐데 그렇다면 한 명이 통과를 못한 것이 되지 않냐”고 지적했다. 신 교수 측은 ‘제출 서류가 위조된 사례가 의전원에선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각종 서류 등이 허위가 아니라는 피고인 입장에서 이날 재판은 부차적인 쟁점에 관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실제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던 부산대 의전원의 당시 입학전문위원장이었던 김모 교수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부산대 차원에서 당시 입학생들이 제출했던 서류 전체를 검토한 사례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조씨가 현재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 중인 데다 표창장의 위조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뚜렷한 입장을 밝히긴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조씨는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성적이 필요하지 않은 국내대 자연계 출신 수시전형(15명)으로 합격했다. 학부 성적과 영어, 서류, 면접으로 당락이 결정되고, 고교 시절의 활동 내역은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학부생 때 받은 총장 표창장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입시 전형이었다. 신문이 끝난 뒤 김 교수는 “진실이 빨리 좀 밝혀져서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고 이날 재판이 마무리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몰디브에서 두 달 신혼부부 “우리 허니문 끝나질 않네요”

    몰디브에서 두 달 신혼부부 “우리 허니문 끝나질 않네요”

    “우리의 신혼여행은 도무지 끝나질 않네요.”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몰디브에 옴짝달싹 못하고 붙들려 있는 이집트 신혼부부 칼레드(36)와 페리(35) 얘기다. 만난 지 8년 만에 지난 3월 6일(이하 현지시간) 카이로에서 예식을 올린 두 사람은 며칠 뒤 직장이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멕시코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다 뭐다 말들이 많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되기 전이라 남의일로만 여겨져 칸쿤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바이 집에 돌아가기 위해 같은 달 19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내린 뒤에야 두바이로 가는 하늘길이 막혔다는 것을 알았다. 페리는 23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이스탄불행) 기내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친구들이 보내온 메시지가 가득했다. 두바이에 돌아올 수 있겠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들은 새 법 때문에 입국이 어려울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둘은 별 일 없겠지 하고 말았다. 경유편 수속을 밟다 둘은 멕시코를 출발하던 즈음 UAE의 새 법이 공표됐으며 두바이행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틀을 공항에서 보냈다. 터키 당국은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도, 이스탄불 시내에 들어가는 일도 안된다고 했다. 탑승권이 유효하지 않아 화장실 휴지나 옷을 살 수도 없었다. 짐을 찾을 수도 없었다. 이집트 항공편도 모두 취소돼 고국에 돌아갈 수도 없었다. 구글 검색을 해보니 이집트인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으며 비행편이 있는 나라는 몰디브 뿐이었다. 부부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씻 웃었다. 한때 몰디브를 허니문 장소로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투명한 물빛의 해변, 스노쿨링 같은 것보다 공항 벤치나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일만 아니라면 이 세상 어디를 가도 상관 없다 싶었다. 통신사 엔지니어인 칼레드는 웃으며 “짐을 되찾은 것만 해도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제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 떠올랐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페리는 “노트북 컴퓨터도 챙겨오지 않았다. 신혼여행 가면서 일할 게 많다고 생각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리조트에 도착하니 투숙객이 많지 않고 그나마 귀국 비행편만 주어지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신혼부부들 뿐이었다. 투숙객들이 떠나면 호텔은 문을 닫는다며 나가라고 했다. 할 수 없이 부부는 계속 호텔들을 전전해야 했다. 결국 지난달은 몰디브 정부가 올후벨리 섬에 마련한 생활격리시설에서 지냈다. 할인된 가격에 묵게 해줘 그나마 다행이었다. 현재 둘이 묵는 리조트에 70명, 몰디브 전체로는 300명의 여행객이 남아 있다. 새로운 입국 여행객을 받지는 않는다.둘은 몬순 기간이라 비도 많이 내리고 무슬림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이어서 같은 해변을 수십 번 찾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휴가 기간이 끝나 어렵사리 연결된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직장 일을 보고 있다. UAE 국민이 아니고 영주권자라 걸프 영내 다른 나라로 비행할 수도 없다. 이집트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로 귀국하는 방안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는데 정부시설에 14일 격리돼야 한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두바이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처럼 해외에 발이 묶여 있는 영주권자들에게 귀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원하고 있지만 답이 없다. 여행 비용이 계속 불어나는 것에 대해 “돌아갈 때까지 계산도 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다른 곳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는데 본인들은 얼마나 다행인가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행복한 신혼부부들로 북적거려야 할 이곳에서 두 달째 갇혀 지내니 스트레스와 부담이 만만찮다고 했다. 페리는 조금 더 직설적으로 “우리 얘기를 듣는 이들은 웃으며 ‘뭐라고? 몰디브 같은 곳에서 신혼여행을 두 달씩이나? 당신의 처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닥 편안하거나 행복하지 않다. 분명 스트레스 가득이다. 집에서 가족과 있는 것을 즐겨라. 나라면 어떤 것도 제쳐놓고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WTO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까닭은

    WTO 사무총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까닭은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평소 WTO가 미국과 중국을 차별대우해왔다고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는 문제없다(I‘m okay with it)”며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WTO 비공식 대표단 회의에서 임기 만료일인 내년 8월말보다 1년 앞서 오는 8월 31일자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WTO의 6번째 사무총장인 그는 2013년 9월 취임한 뒤 4년의 임기를 마치고 2017년부터 2번째 임기를 맡았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와 개인적인 무릎 수술 등을 거론한 뒤 “가족과 상의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에 대해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어떠한 정치적 기회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국인 브라질에서 정치경력을 쌓을 것이라는 관측도 전면 부인했다. 그의 부인은 마리아 나자레트 파라니 아제베두 제네바 주재 브라질 대표부 대사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중도 사임으로 오는 9월부터 4명의 사무차장 중 한 명이 대행을 맡아 잔여 임기기간 WTO를 이끌 전망이다.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올해 12월부터 후보접수 등을 시작으로 내년 5월 말 마무리된다. 새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9월부터 시작된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사임 시기에 대해 WTO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으로는 각료회의(MC12)가 2021년 중반이나 그해 말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중반에 열릴 경우 선거 일정과 겹치게 돼 “MC12의 준비 작업에 부담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퇴 고려 시 타이밍에 대한 고려가 마음에 걸렸다”며 “(차기 사무총장) 선발 과정을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할수록 더 좋다는 것이 내 결론”이라고 전했다. 아베제두 사무총장의 이 같은 설명에도 일각에서는 그의 사임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봉쇄령을 내리면서 글로벌 교역이 멈춰서고 실업과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 이때 세계 무역 질서를 관장하는 수장으로서 급작스러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돌연 조기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의 사임 발표는 전날까지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사무국 내부나 회원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사임 계획을 알리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WTO 사무국이 이날 급박하게 화상 대표단 회의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브라질 출신의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발표에 앞서 자국의 경제 신문인 발로르 에코노미코와 인터뷰를 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런 까닭에 아베제두 사무총장의 갑작스런 중도 사퇴 발표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연일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의 견제가 연일 심화된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WTO는 현재 ‘자유무역’을 경시하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견제·압박 속에 분쟁해결 절차 등 제 기능을 사실상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은 WTO가 중국에 편향적이라면서 노골적으로 비토를 놓아왔다. 무역분쟁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리는 WTO 상소기구는 미국의 위원 선임 반대로 지난해 12월 이후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지난 1월 체결된 1단계 무역합의로 봉합되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코로나19 책임론을 시작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 점도 WTO가 골머리를 앓게 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무역이 30%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WTO의 어깨를 짓눌렀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베제두 사무총장의 조기 사임 소식에 “WTO는 중국을 특별 대우했다”면서 비난하며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WTO는 끔찍하다. 우리는 아주 나쁜 대우를 받았다”면서 “WTO는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대하기 때문에 중국은 미국이 못얻는 이익을 많이 누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개도국인 다른 나라들이 있다”면서 “백악관 집무실에 앉은 사람들이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했어야 한다”고 전임 행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면서 불공정 사례의 대표 격으로 중국과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TO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다가 세계보건기구(WHO)를 함께 거론하면서 “곧 WHO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다음주쯤”이라고 밝혔했으나 어떤 발표인지는 추가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기존 국제기구들과의 갈등을 확대하고 있다. 유엔(UN), 유네스코(UNESCO), WHO 등 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목표가 된 주요 국제기구들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m
  • [단독] ‘5·18 헬기 사격’ 푸른 눈의 목격자 “한국 국민 위해 재판 증언 하겠다”

    [단독] ‘5·18 헬기 사격’ 푸른 눈의 목격자 “한국 국민 위해 재판 증언 하겠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을 목격한 미국인이 억울하게 죽어 간 광주 시민을 위해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광주에 머물렀던 데이비드 돌린저(64)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광주 시민들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직접 재판에 출석해 증언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처님오신날 헬기 탄 군인 사격 모습 봤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헬기 사격을 거듭 부인하는 전씨 측에 맞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돌린저를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돌린저는 당시 헬기 사격 장소와 상황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부처님오신날이던 5월 21일 광주에서 헬기에 탄 군인이 총을 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내로 가는 길에 헬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 사람들이 도망쳤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헬기가 전남도청 바로 앞 금남로 위를 맴돌고 있었다”면서 “헬기의 열린 옆문으로 군복을 입은 한 사람이 문밖으로 총을 겨눴고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다음날 응급실서 총 맞은 청년 만나” 헬기 사격의 피해자를 만난 사실도 떠올렸다. 돌린저는 “헬기 사격 다음날인 22일 광주기독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의사는 ‘헬기에서 쏜 총을 맞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총알이 왼쪽 어깨 윗부분에서 오른쪽 엉덩이까지 관통한 엑스레이를 보여 줬다”면서 “헬기에서 쏜 총에 맞은 청년도 직접 만났다”고 주장했다. ●7월께 방한… 코로나로 원격 증언도 검토 돌린저는 오는 7월 한국을 방문해 전씨 재판에 출석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에 확산한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돌린저는 최근 영국 북동부 뉴캐슬어폰타인에 머물고 있다. 돌린저는 원격 영상을 통해서라도 증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판부의 허락이 필요하다. 고 조비오 신부 측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돌린저가 7월에 출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해외에 체류 중인 증인을 위한 원격 영상 재판이 열린 적은 없다”면서 “재판장의 해석이 필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단독]“광주 헬기 사격 있었다”…푸른눈 목격자, 전두환 재판 증언 나선다

    [단독]“광주 헬기 사격 있었다”…푸른눈 목격자, 전두환 재판 증언 나선다

    5·18 당시 광주에 있었던 미국 평화봉사당원데이비드 돌린저, “전두환 재판 증언 나서겠다”“헬기 탄 군인이 총 쏘는 것 봤다”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을 목격한 외국인이 억울하게 죽어간 광주시민을 위해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광주에 머물렀던 데이비드 돌린저(사진·64)는 14일 서울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광주 시민들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직접 재판에 출석해 증언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헬기 사격을 거듭 부인하는 전씨 측에 맞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돌린저를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돌린저는 당시 헬기 사격 장소와 상황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부처님 오신 날이던 5월 21일, 광주에서 헬기에 탄 군인이 총을 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내로 가는 길에 헬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 사람들이 도망쳤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헬기가 전남도청 바로 앞 금남로 위를 맴돌고 있었다”면서 “헬기의 열린 옆문으로 군복을 입은 한 사람이 문밖으로 총을 겨눴고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헬기 사격의 피해자를 만난 사실도 떠올렸다. 돌린저는 “헬기 사격 다음 날인 22일 광주기독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의사는 ‘헬기에서 쏜 총을 맞은 사람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총알이 왼쪽 어깨 윗부분에서 오른쪽 엉덩이까지 관통한 엑스레이를 보여줬다”면서 “헬기에서 쏜 총에 맞은 청년도 직접 만났다”고 주장했다. 돌린저는 오는 7월 한국을 방문해 전씨 재판에 출석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에 확산한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다.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돌린저는 최근 영국 북동부 뉴캐슬 어폰타인에 머물고 있다. 돌린저는 원격영상을 통해서라도 증언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판부의 허락이 필요하다. 고 조비오 신부 측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돌린저가 7월에 출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해외에 체류중인 증인을 위한 영상원격재판이 열린 적은 없다”면서 “재판장의 해석이 필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 코로나19에 유튜브로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 코로나19에 유튜브로

    새달 20일부터 7일간 온라인 개최30여팀 참여…원격 만남 등 마련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CJ ENM이 매년 열어 온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KCON)도 올해는 온라인으로 한류 팬을 만난다. CJ ENM은 “다음 달 20일부터 26일까지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한 ‘케이콘택트 2020 서머’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유튜브 ‘엠넷 K팝’ 채널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를 매일 24시간씩 7일간, 168시간 연속으로 선보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뮤지션 30여팀이 참여해 라이브 콘서트를 꾸민다. 그동안 ‘마마’(MAMA)를 통해 증강·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무대를 선보였던 CJ ENM은 이번에도 디지털에 특화된 신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티스트와 팬 간 원격 만남, 콘서트 백스테이지 영상, 세로직캠 등도 마련된다. 케이팝 아티스트와 ‘다이아 TV’(DIA TV) 파트너 크리에이터들이 협업해 케이 뷰티, 케이 푸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디지털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콘텐츠에 따라 유·무료로 나뉘어 서비스된다. 행사 수익금의 일부는 유네스코 ‘러닝 네버 스톱’(Learning Never Stops) 캠페인에 기부돼 코로나19로 교육에서 소외된 전 세계 학생들의 학습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CJ ENM 관계자는 “한국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적었던 팬들에게는 양질의 콘텐츠를, 해외 공연이 여의치 않았던 아티스트들에게는 팬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행사는 온라인 플랫폼 특성을 충분히 살려 새로운 방식으로 기획되며, 추후 오프라인 행사도 계획 중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법무부 ‘한지붕 식구’ 되는 공수처...이래서 독립수사 될까

    법무부 ‘한지붕 식구’ 되는 공수처...이래서 독립수사 될까

    오는 7월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정부과천청사에 들어설 예정이다. 법무부와 공수처가 사실상 ‘한 지붕 식구’가 되는 것이어서 독립성 논란이 제기된다. 공수처설립준비단 관계자는 13일 “과천청사 5동 일부를 사무실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공공·민간건물 입주를 타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과천청사 입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단 측은 “건물 규모와 시설 보안, 공수처 사건의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후보지 중 정부과천청사 5동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과천청사 1동과 5동 일부를 쓰고 있지만 5동은 공사 때문에 임시로 사용 중이라 문제 없다는 게 준비단 설명이다. 업무 공간이 분리돼 독립성 침해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굳이 행정·입법·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공수처가 법무부가 있는 청사에 입주하는 것만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사 출입시 신분증을 제출하는 보안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공수처 수사대상의 정보가 행정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준비단은 “보안구역 설정을 통한 외부인 출입통제, 피조사자의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한 별도의 출입조치 등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역점 과제인 공수처 설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후속 작업도 한창이다. 직접수사 범위 등 세부적 내용에서 검찰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대검찰청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 11일부터 전국 검찰청을 돌며 간담회를 열기 시작했다. 오는 20일까지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법무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전날 수도권 내 지검 소속 8명의 형사부장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관련 의견을 들었다. 형사부는 수사권 조정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서다. 형사부 강화에 방점을 둔 추 장관은 여러 방안을 찾기 위해 추가 만남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트럼프는 왜 그럴까/이경주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트럼프는 왜 그럴까/이경주 국제부 차장

    코로나19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수는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다. 초기에는 계절독감과 비유하며 “곧 사라질 것”이라고 하더니, 말라리아 약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게임체인저”라고 찬양했다가 효과가 없자 슬며시 꼬리를 내렸다. 봉쇄 발령은 질질 끌더니 경제재개는 과학계의 만류에도 빨리 못해 안달이다. 부활절(4월 13일) 봉쇄 해제를 시도했다가 감염자 급증으로 포기하더니 결국 이달 1일부터 주별로 단계적 해제에 들어가게 했다. 정작 백악관에 확진자가 나와 방역수장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민간에서는 요양원 사망자가 전체의 35%나 되면서 사각지대임이 드러났지만 끄떡없다. 그는 총 13시간 브리핑(3월 6~24일) 중 2시간은 다른 이를 비난했고, 45분간은 자화자찬을 했으며, 불과 4분 30초간 희생자를 애도했다. 브리핑 중 유세장에서나 틀 법한 홍보 동영상을 틀었다가 CNN 등이 도중에 생방송을 끊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백악관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없애겠다더니 하루 만에 취소했다. 인기가 그리 많은 줄 몰랐단다. 늘 성공적 대응이라지만 미국의 확진자는 130만명, 사망자는 8만명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다. 세간의 눈총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멈출 생각이 없다. 국민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 준 뒤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가짜 백신’을 퍼뜨린다고 언론이 공격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앙”이라고 비판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을 모르는 건 아닌 듯싶다. 바뀌지 않는 그의 기조 뒤에는 지지세력이 있다. 이들 덕택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불거진 탄핵 위기도 이겨 냈다. 이들은 경제재개를 하라며 곳곳에서 시위를 열고 미국 우선주의를 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실수와 실정을 여하튼 국민을 위한 노력이라고 여긴다. 트럼프 지지층은 적지 않다. 이들은 국내정치 지향적 행보를 요구한다. 사실 이는 국제정치의 커다란 조류다. 이미 국제사회는 민족주의, 일방주의, 반세계화, 보호무역 등의 새로운 질서를 맞고 있었으며 코로나19로 더욱 두드러졌다. 어쩌면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보다 민감하게 이런 기류를 읽어내고, 화답하고, 부추기는지 모른다. 코로나19로 ‘큰형님 부재’의 상실감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방역을 이끄는 국제보건기구(WHO)에 대한 지원을 끊었고 백신·치료제 개발 공조를 위한 각국의 자금 마련에 불참했다. 과학계가 부정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국 우한연구소 발원설을 고집하며 책임을 회피한다. 공동체는 안중에 없는 듯싶다. 게다가 중국이 미국 부재의 틈을 노려 방역물품 공급을 무기로 공공외교에 나서자 미중 갈등이 재부상하는 모양새다. 미중 간 1차 무역합의 파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미국의 해양세력과 중국의 대륙세력 간 긴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 사태처럼 한국이 다시 미중 샌드위치에 낄 가능성이 상존한다. 한국이 봐야 할 것은 트럼프의 실수가 아니라 그 뒤에 깔린 ‘각자도생’ 국제질서다. 바로 눈앞에 있는 2020년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잘 보여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지난해의 5배를 달라고 하더니 1.5배로 줄이고는 ‘유연성’을 보였다고 주장한다. 한미 협상단이 만들어 낸 1.3배 합의안도 수용하기 부담스러웠던 한국에는 무리한 압력이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국면에서 각국은 동맹도 적도 개의치 않는 방역물품 쟁탈전을 벌었다. 지구촌에 ‘작은 트럼프’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kdlrudwn@seoul.co.kr
  • 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 선구자’ 리틀 리처드 별세

    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 선구자’ 리틀 리처드 별세

    로큰롤 선구자 중 한 명인 미국 작곡가이자 가수 리틀 리처드(본명 리처드 웨인 펜니먼)가 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87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처드의 가족들은 그가 이날 테네시주 툴라호마에서 골수암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리처드는 자신을 ‘로큰롤의 설계자’라고 불렀다. 그는 악을 쓰는 창법과 격렬한 피아노 연주 등 독특한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고인이 “가스펠과 블루스의 원천에 깊이 파고들어 목숨 건 것처럼 소리치며, 항상 새롭고 짜릿하고 위험한 뭔가를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1932년 조지아주 메이컨 태생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 명곡을 남겼다. 전 세계에 30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를 기록했고 그의 음악은 R&B(리듬앤드블루스)가 뿌리를 내리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에 리처드의 음악은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로큰롤이 모든 인종을 하나로 묶는다는 생각을 해 왔다”면서 “나는 흑인이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는다. 그것이 기분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뮤지션에게 영감을 줬다. 엘비스에서부터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믹 재거, 제임스 브라운, 데이비드 보위, 로드 스튜어트,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 쟁쟁한 가수들이 리처드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티스트로 돌아온 림킴 “동양인·여성 고정된 틀 깨고 싶다”

    아티스트로 돌아온 림킴 “동양인·여성 고정된 틀 깨고 싶다”

    ‘슈스케’ 덕에 데뷔했지만 정체성 고민“내 아이덴티티 표현한 음악 인정 뭉클어떤 캐릭터든 가능함을 보여 주고파”한국대중음악상 2관왕·美 랜선 공연도음반을 낸 뒤 조용하지만 강하게 팬덤을 만들고 있는 뮤지션이 있다. 엠넷 오디션 슈퍼스타K 3 ‘투개월’의 김예림으로 더 익숙한 림킴(26)이다. 이름을 바꿔 낸 첫 앨범으로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2개 부문까지 거머쥔 그는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받는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했다. 림킴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호평에 대해 “처음으로 나만의 음악적 아이덴티티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고민해 낸 결과물”이라며 “좋은 반응을 얻어 기쁘고 뭉클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칼을 갈았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신비로운 소녀’였던 과거는 강렬한 메시지로 무장한 ‘전사’에 완전히 부서졌다. 총 동영상 조회수 200만회를 넘긴 ‘옐로’, “남성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는 내용의 ‘살기’(Sal-ki) 등 6곡은 동양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담아내면서도 이들에 대한 서구 사회의 오리엔털리즘을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굿의 제사의식을 전유한 ‘민족요’에서는 전주판소리합창단과 협업했고, 호접몽에서 영감을 얻은 ‘몽’의 뮤직비디오에서는 규정을 거부하려는 듯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새장에 갇혔던 용이 나왔다”, “림킴이 새 장르”라는 댓글은 물론, 영어 가사와 이미지를 해석한 팬들의 영상도 올라온다.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2월 “버티고 도전하며 주변에 개의치 않고 거침없이 자기 목소리를 낸다. 억지스러운 마케팅 없이 정면 승부를 통해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소속사 미스틱을 나와 3년간 ‘잠수’를 탔다. 공백은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었다. “2011년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자고 일어나니 가수가 돼 있었지만 무슨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단지 노래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내 정체성이 바탕이 되는 게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한국과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자신의 정체성은 동양인이자 여성이었다.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장르도 주제와 이미지를 사운드로 풀어내면서 나왔다. 작업 방식은 기획사에 소속됐을 때와 전혀 달랐다. 앨범 전곡을 전곡 작사·작곡했고, 프로듀서 노아이덴티티 등 스태프도 직접 섭외했다. 제작비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았다. 자신의 목소리에 공감하는 후원자 약 2000명이 9000만원을 모아주었다. 여성 가수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보통 여성 가수의 이미지는 아티스트만의 색깔로 인식되기보다 성별로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청순, 섹시, 귀여움 등 특정 이미지를 추구하면서 정형화되고요. 그 정형화에서 벗어나 상상하는 어떤 캐릭터든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방송 활동은 하지 않지만 음악 작업도 꾸준히 한다. 7일 미국 음반 레이블 88라이징이 개최한 온라인 콘서트 ‘아시아 라이징 포에버’에 참여해 다른 아시아 뮤지션들과 함께 관객을 만났다. “해 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망설임이 없는 성격이에요. 올해도 새 싱글 발표를 목표로 달리고 있어요. 어떻게 선보일지 고민해 조만간 새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두 발로 선 고릴라와의 슬픈 셀카…인간이 가져온 끔찍한 비극

    두 발로 선 고릴라와의 슬픈 셀카…인간이 가져온 끔찍한 비극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악의 피살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밀렵꾼에게 어미를 잃은 고릴라들이 사람으로 인해 ‘부모’를 두 번이나 잃게 된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AFP,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 소속 무장대원 약 60명은 지난달 24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불리는 밀렵단속 경비대원 12명을 포함해 총 17명을 살해했다. 당시 무장대원들은 경비대원 15명의 보호 아래 가던 민간인 차량 행렬을 매복했고, 이 과정에서 경비대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망한 경비대원들이 비룽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고아 고릴라’들의 부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사실이다. 이 공원에서 경비대원들이 보살피던 고릴라들의 어미들은 2007년 7월 당시 밀렵꾼들에게 모두 죽임을 당했다. 이후 이 고릴라들은 비룽가 국립공원 내 보호구역에서 새 삶을 시작했고, 사망한 경비대원들과 10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이들을 부모처럼 따랐다. 피살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 비룽가 국립공원 측은 SNS에 경비대원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고릴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속 고릴라는 마치 사람처럼 두 발로 선 채 편안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고, 이들의 맨 앞에는 부모 역할을 했던 경비대원 중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국립공원 측은 당시 사진과 함께 “이들은 항상 ‘건방지게’ 행동한다. 이 사진은 (연출이 아닌) 진짜”라며 재치있는 글을 남겼고,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고릴라들은 곧잘 사람 흉내를 낸다. 두 발로 서는 것도 사람의 행동을 배우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은 “이 사진을 너무 좋아하는 두 살배기 아이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비룽가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지만, 실제 비룽가 국립공원과 야생동물을 지키는 경비대원들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십수 년 째 정부군과 여러 무장반군 세력 간 내전이 진행중인 민주콩고에서 밀렵 단속 활동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특히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면적이 7800㎢가 넘는 비룽가 국립공원은 반군단체, 민병대, 밀렵꾼들의 공격이 잦은 곳이다. 이 때문에 1996년 이후 비룽가에서만 130명 이상의 단속반원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는 반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매복 공격으로 단속반원 5명이 숨지기도 했다. 화제가 된 ‘두 발로 선 고릴라의 인생샷’ 속 경비대원의 생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밀렵꾼들에게 어미를 잃었던 고릴라들이 어미 대신 자신들을 지켜주던 몇 안 되는 ‘부모들’을 잃은 것만은 확실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무서운 10대들…차타고 다니며 ‘묻지마 총격살인’ 충격

    美 무서운 10대들…차타고 다니며 ‘묻지마 총격살인’ 충격

    미국에서 10대 청소년들이 포함된 4인조 일당이 총기를 이용한 모의 살인을 저질러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애리조나 주(州) 피닉스 지역경찰은 6일(현지시간) “지난달 30일에 발생한 묻지마 총기살인의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피닉스 경찰청이 밝힌 용의자 중 21세인 오스틴 올슨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18세와 19세로 밝혀졌다. 일반인의 총기소지가 가능한 미국에서 총기관련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용의자 대다수가 10대인 경우는 흔치 않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이들 용의자 4명은 지난달 30일 이른 새벽 시간에 자동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불특정 상대를 대상으로 총격을 가했다.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롱라이플(Long Rifle)로 불리는 장총이었다. 이들 10대 4인조의 첫 번째 범행대상은 38세 여인이었다. 그녀는 피닉스 도시 19가와 벨로드에 위치한 맥도날드 인근에 서있다 총에 맞았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4인조는 이후 맥도날드에서 수㎞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길을 걷고 있던 17세 청소년에게 묻지마 총격을 가했다. 이 피해자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아직까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들의 범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 한 남성의 차를 훔치려 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차에 총을 쏴 유리창을 파손했다. 차주는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이들 10대 4명은 살인, 폭력, 무장강도 등의 혐의로 체포돼 법의 심판을 받을 예정이다. 법원기록에 따르면 용의자 4명 모두 범행에 이용된 차량 안에 함께 있었고, 이들은 또 노숙자를 상대로 총격살인을 모의했다는 것도 시인했다. 허남주 피닉스(미국) 통신원 willbeback2@naver.com
  • 김태흠 “부덕의 소치” 불출마…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3파전’

    김태흠 “부덕의 소치” 불출마…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3파전’

    주호영·이명수·권영세 3자 구도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은 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우리 당의 재건과 새로운 변화를 위해 정치적인 생명을 걸고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는 각오로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지만, 부덕의 소치로 이만 출마의 뜻을 접고자 한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서천에서 3선이 된 김 의원은 지난 3일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영남권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삼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출마를 철회하면서 8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은 주호영(5선, 대구 수성갑)·이명수(4선, 충남 아산갑) 의원과 권영세(4선, 서울 용산) 당선인의 3자 구도가 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장 팝니다” 장기매매 나선 가장…코로나19 실업쓰나미에 벼랑끝

    “신장 팝니다” 장기매매 나선 가장…코로나19 실업쓰나미에 벼랑끝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인도네시아의 한 40대 가장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기를 팔겠다고 나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도네시아 데틱뉴스는 3일(현지시간) 자바섬 클라텐 지역의 한 남성이 ‘신장 매매’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프란스 래리 오타비우스(43)는 얼마 전까지 인근 세차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일주일 전 해고됐다. 그의 손에 쥐어진 건 퇴직금 30만 루피아(약 2만5000원)가 전부. 그마저도 얼마 안 가 동이 났다. 그는 “젖먹이 아기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자녀가 넷이다. 아내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일을 하지 못하고 내가 가장 노릇을 했는데 일자리를 잃었다”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여의치 않았다. 자카르타에서 이사한 지 겨우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자격 미달이었기 때문이다. 가장은 결국 거리로 나가 손을 벌렸다. 목에는 “신장 사실 분을 찾습니다. 신장 팝니다. 빚도 갚고 아이들도 먹이고 입히고 교육해야 합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해요. 구걸해서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빼곡히 적힌 피켓을 둘렀다. 20시간 동안 100㎞를 걸어 자바섬의 주도시 세마랑으로 향한 그는 “가능하면 중부 자바주 주지사를 만나 해결책을 얻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일자리를 잃고 신장을 팔겠다고 거리로 나선 40대 가장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지역 경찰과 행정기관 등이 마을회관에 모여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는 ‘실업 쓰나미’가 휘몰아쳤다. 미국에서만 300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 신세가 됐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5개국의 취업자 중 5분의 1에 달하는 3000만 명 역시 정부 보조금 덕에 겨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달 말 발표한 ‘코로나와 세계 일자리’ 보고서에서 “코로나 록다운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2분기 전 세계 노동시간이 10.5%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약 3억500만 명의 정규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과 맞먹는 노동시간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 보조금이나 일자리 나누기,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공식 실업자 집계에서 제외된 이들이 실업자로 전락해 실업률이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휘경학원으로 증여된 일산 학교용지 결국 고양시로

    휘경학원으로 증여된 일산 학교용지 결국 고양시로

    ㈜요진개발이 일산 옛출판단지 터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특혜를 받는 대가로 고양시에 기부하기로 했다가 4년째 이행하지 않고 있는 학교용지를 결국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증여세를 부과받지 않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요진개발 최준명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휘경학원(사립중·고 운영)이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일산동구 백석동 1237의 5 일대 학교용지 1만 2092㎡(개별공시지가 합계 277억원)를 10년 전 협약대로 고양시에 기부채납(사업시행자가 재산을 무상으로 주는 것) 하기로 했다. 고양시는 개회중인 시의회 임시회에서 학교용지 관련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승인받는 대로 공공시설용지로 용도변경과 동시에 소유권이전해 올 방침이다. 요진개발은 1998년 쯤 일산 백석동에 들어서려던 출판단지가 파주로 가자, 백석동 출판단지 터를 당시 한국토지공사(현 LH)로 부터 3.3㎡당 200만원도 안되는 헐값에 분양 받았다. 이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 위해 도시계획 변경을 추진하다, ‘특혜’라는 지적에 무산됐다. 10여년 동안 매듭을 풀지 못하던 요진개발은 2010년 1월 학교용지를 포함해 전체 사업부지 11만1013㎡중 32.7%와 건축연면적 6만6000㎡의 업무빌딩(약 1240억원 상당)을 지어 고양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토지 용도변경허가를 받아 2016년 9월 2400여 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복합상가 등을 완공했다. 추후 협약변경 과정에서는 개발이익의 약 절반도 고양시에 내놓기로 했으나 이날 현재 3가지 조건 모두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는 2010년 1월 전임 시장(강현석)이 요진개발과 체결한 최초 협약서가 잘못됐다며 2012년 4월 최성 전 고양시장이 요진개발과 추가협약을 맺고도 협약 조건을 지키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최 시장과 요진개발은 ‘학교법인이 아닌 자(고양시)는 사립학교를 설치 경영할 수 없다는 사립학교법을 근거로 시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전격적으로 학교용지를 사학재단(휘경학원)에 넘겨 주기로 했다. 대신 공동주택(주상복합아파트) 등 사용승인 이전 까지 학교설치 절차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공공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고양시가 기부채납받기로 했다. 그러나 최 시장 재임 당시 고양시는 요진개발이 1240억원대 업무빌딩, 277억원대(공시지가 합) 학교용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개발이익 등 그 어느 한 가지도 기부채납 협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도 2016년 9월 요진Y시티 주상복합단지에 대한 사용승인을 내줬다. 당시 고양시가 사용승인을 조건으로 취한 ‘안전장치‘는 요진 측 부동산에 대한 363억원대(채권 최고액) 근저당권이 전부다. 최소 1500억원 이상 받을 돈이 있는 고양시가 겨우 363억원에 불과한 근저당권만 확보한 상태에서 사용승인을 내준 것을 두고 고양시청 내부에서 조차 “배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요진개발은 이후 2년 여 동안 학교설립 승인이 여의치 않자,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휘경학원으로 2014년 11월 학교용지를 고양시에 알리지 않고 증여 했다. 이후에도 경기교육청이 자사고 또는 사립초교 승인 신청을 계속 불허하자, 2016년 10월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내준 것은 잘못이라며 고양시를 상대로 ‘부관 무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모두 패소했다. 지난 해 최종 패소 후 고양시의 6차례 기부채납 이행 요구에 묵묵부답이던 요진개발과 휘경학원은 지난 달 동대문세무서가 증여세 과세를 검토하자, 기부채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는 이재준 시장 취임 후 요진개발이 기부채납 협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자 동대문세무서에 증여세 과세 법리 검토를 요청하고 요진 측 부동산 18건(49억원 상당)을 가압류 하는 등 압박해왔다고 밝혔다. 1240억원에 가까운 업무빌딩은 아직 터 파기 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학교부지 기부채납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요진개발은 (백석동)개발사업으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것이 분명하다”는 취지로 고양시 손을 들어줬으나 고양시는 개발이익 환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손 조차 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현 이재준 시장은 지난 2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엄청난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 고철용 본부장은 “요진개발 및 휘경학원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온 고양시와 세무 당국이 수수방관하다가 증여세 과세 시점이 임박하자 느닷없이 요진 및 휘경에 피해가 없도록 협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준연동형 넘는 완전한 선거법 꼭 필요”

    “준연동형 넘는 완전한 선거법 꼭 필요”

    “연동형도 아니고 준연동형도 아니고 준준연동형이라는 불완전한 정치개혁의 결과물이 비례 위성정당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이 실현되는 완전한 선거법 개정이 꼭 필요합니다.” 더불어시민당 용혜인(30) 당선자는 어찌 보면 위성정당의 수혜자다. 군소정당인 기본소득당 당대표로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국회에 전파하기 위해 거대 정당에 몸을 의탁하는 ‘우회로’를 택했으나, 21대 국회에서는 제대로 된 선거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용 당선자가 꼽은 우선 과제다. ● ‘매월 60만원 지급’ 기본소득법 꼭 발의 21대 국회에 입성한 1990년대생 의원 3명 중 한 명인 용 당선자는 진보계열 정당에서 10년간 활동했다. 대학 시절인 2010년에 진보신당에 입당했고, 지난해에는 노동당 당대표로 당선된 후 기본소득당으로 당명을 바꾸려다 실패하자 집행부와 탈당해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다. 용 당선자는 꼭 발의하고 싶은 법안으로 ‘온국민 기본소득법’을 꼽았다. 기본소득당은 매월 60만원씩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용 당선자는 “기본소득의 개념부터 정리하는 기본법이 필요하다”면서 “온국민 기본소득법에는 기본소득의 정의와 지급 액수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위원회에 들어가는 걸 소망한다. 다만 기재위 경쟁이 치열해 여의치 않으면 보건복지위원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성폭력·탈가정 여성청소년 입법에 관심 보건복지위는 용 당선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진보 의제들을 주로 다루는 상임위다. 그는 “n번방 사건 등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은 법안과 탈가정 여성청소년을 위한 입법 등에 관심이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입법 과정이 사회적 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용 당선자는 다음 초선 버킷 챌린지 후보로 정의당 장혜영 당선자와 미래한국당 허은아 당선자, 더불어시민당 양이원영 당선자를 추천했다. 용 당선자는 “환경전문가인 양이원영 당선자에게 기대가 크고, 같은 청년 정치인인 장혜영 당선자를 꼭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KBO, 정규시즌 경기일정 재편성 및 취소경기 시행세칙 발표

    KBO, 정규시즌 경기일정 재편성 및 취소경기 시행세칙 발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9일 2020 신한은행 SOL KBO 정규시즌 재편성 경기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5월 5일로 개막이 연기되며 열리지 못한 160경기 가운데 75경기가 도쿄올림픽 리그 중단(7월 24일~8월 10일) 기간에 편성됐다. 올림픽 중단 기간에 편성되지 못한 나머지 3연전 경기는 9월 29일부터 순차적으로 10월 18일까지 편성했다. 3월 28일과 29일 편성됐던 개막 2연전은 동일 대진인 8월 19일 경기와 붙여 8월 7일부터 3연전으로 재편성했다. 마지막 2연전이었던 9월 29일~30일 경기를 8월 18일~19일로 당겨 편성했다. 당초 8월 22일이었던 2연전은 8월 18일부터 시작한다. 2연전이 시작되는 8월 18일부터는 KBO 리그 엔트리를 기존 28명(26명 출장)에서 33명(31명 출장)으로 확대 엔트리(5명)을 적용을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KBO는 취소되는 경기에 대한 시행세칙도 확정됐다. 취소경기 시행세칙은 5월 12일부터 적용한다. 취소되는 경기는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로 편성한다. 7,8월 혹서기와 월요일에는 더블헤더를 진행하지 않는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는 연장 없이 9이닝까지만 진행된다. 한 팀 기준 9경기 연속 편성은 불가하다. 더블헤더는 일주일에 최대 1회만 진행해 일주일에 최대 7경기를 초과할 수 없게 했다. 5, 6, 9, 10월의 3연전 중 첫 두 경기와 2연전의 첫 경기 취소 시에는 다음날 더블헤더 편성을 1순위로 하고 여의치 않으면 동일 대진 둘째 날 더블헤더 순으로 편성된다. 다만 선수단의 체력적 부담을 고려해 5회 정식경기 성립 이전에 우천 등의 사유로 경기가 종료된 경우 노게임 후 다음날 서스펜디드 경기로 진행한다. 3연전과 2연전 주중 마지막 경기들이 취소될 경우에는 동일 대진 둘째 날 더블헤더로 편성된다. 한편 일요일 경기는 모두 월요일로 밀린다. 해당 주에 이미 더블헤더가 편성되어 있을 경우에는 동일 대진 둘째 날 더블헤더로 편성한다. 7,8월 혹서기에는 주 중 경기가 취소될 경우 모두 9, 10월 동일 대진 둘째 날 더블헤더로 편성한다. 주말 경기는 월요일, 9,10월 동일 대진 둘째 날 더블헤더 순이다. 선수단 운용의 폭을 넓히고, 체력적 부담을 고려해 더블헤더와 관련된 특별 엔트리도 시행된다. 확대 엔트리 기간 제외하고 더블헤더 개최 시 기존 정원에 1명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등록된 선수는 다음날 자동 말소되며, 말소 후 10일이 경과하지 않아도 재등록이 가능하다. 한편, 10월 11일 수원구장에서 열리는 두산-KT 경기는 수원 종합운동장 정조대왕 능행차 행사로 혼잡을 피하기 위해 19시로 변경되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종인 비대위, 4년 전 좌초한 ‘새누리당 비대위’ 전철 밟나

    김종인 비대위, 4년 전 좌초한 ‘새누리당 비대위’ 전철 밟나

    당선자총회 先소집파 전국위 ‘비토’ 경고 2016년 친박계 ‘김용태 비대위’ 무산시켜 3선 당선자 15명 오늘 국회에서 입장정리 심재철 “연기는 불가… 말 없는 다수 많다”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의결할 전국위원회를 이틀 앞둔 26일 전국위 강행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 갔다. 전국위를 서두르지 말고 21대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어야 한다는 측과 전국위를 통해 하루빨리 ‘김종인 비대위’를 띄워야 한다는 찬성파가 맞선 모양새다. 당선자 총회 선(先) 소집을 요구하는 반대파는 전국위 ‘비토’까지 경고했다. 28일로 예정된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 800여명으로 구성된다.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다. 4·15 총선에서 3선에 오른 15명은 27일 국회에서 만나 입장을 정리한다. 당선자 총회 이후로 전국위를 미뤄야 한다는 요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재선 당선자들도 지난 23일 김종인 비대위에 조건부 지지 선언을 하면서도 전국위를 미루고 28일 당선자 총회를 열자고 공식 제안했으나 묵살당했다. 한 3선 당선자는 통화에서 “5월 8일 원내대표 경선까지 며칠 남지도 않았다”며 “당론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국위만 열면 의결이 안 되고 또 망신만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3선 당선자는 “재선들이 어영부영 지지 표명을 했는데, 3선들은 좀더 구속력 있는 입장을 낼 것”이라며 “당선자 총회 거부는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반면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위 연기는 불가하다”며 “당선자 총회는 수요일(29일)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어 “지금 말 없는 다수보다 소수의 반대 목소리만이 들리는 것처럼 돼 있지만, 말 없는 다수가 훨씬 많다”며 “(부결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지지파도 적극적인 분위기 환기에 나섰다. 낙선한 신상진(4선) 의원은 “우리끼리 끝장 토론을 하면 결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느냐”며 “자강론은 말만 아름다울 뿐 현재 상태를 지속시키는 환각제”라며 전국위에서 비대위 의결을 촉구했다. 최다선(5선)을 앞둔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일부에서 ‘전국위가 열리면 딴지 걸겠다’는 말이 들린다”며 “저는 2016년 일부 정파의 전국위 보이콧을 참담한 마음으로 목도했고,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또 벌어진다면 우리 당은 궤멸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 참패 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아 ‘김용태 혁신비대위’를 추진했으나 당시 친박(친박근혜)계가 물리력을 동원해 전국위를 무산시킨 바 있다. 한편 김 전 위원장 측은 “김 전 위원장은 정당의 시스템을 잘 알고, 당내 이견의 본질도 잘 아는 분”이라며 “개의치 않고 전국위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의 일이라 정해진 일정을 존중할 방침이고, 무소속 복당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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