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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지는 불법의료광고지?

    일부 여성지 등에 광고에 가까운 의료기사가 판을 쳐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의료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광고에의학정보,성형·명의칼럼 등의 제목을 달아 마치 칼럼이나 기사처럼 유혹하는 경우도 있으며 특정 의료기관 및 의료인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있다. 서울 YMCA가 지난해 8월호 여성지 7종을 점검한 결과 총 432건의 의료기사가 게재됐다.진료과목별로는 성형외과가 절반 가까운 42.3%나 됐으며 피부과 24.3%,한의원16.3%였다.특히 현행 의료법상 금지돼 있는 진료방법,수술방법,수술전후 사진비교,부작용에 대한 경고없이 확증적인 용어 남발,체험담 소개 등 불법광고가 버젓이 게재되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광고성 기사들은 대부분 ‘메디컬 정보’‘성형칼럼’ ‘의학정보’ ‘명의탐방’ 등의 제목을 달아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의료광고성 기사는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교묘하게 이용, 의료과소비를 부채질하고 해당 의료인 및의료기관의 명성을 과장 선전하고 있다.성형외과 등 일부의료서비스 시장만 키워 의료체계 전반을 왜곡하고 있다. 정부는 17일 일부 여성지 등에 게재되는 광고가 법에 저촉됨에도 불구하고 자정노력에 한계가 있어 대대적인단속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2개월 동안 계도기간을거쳐 3월부터는 의료광고성 기사에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이메일 주소 등을 기재한 경우의료광고로 해석, 의료법에 의해 영업정지 또는 벌금이나징역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연합복권 시스템 잡아라”

    올해 ‘최대의 이권사업’으로 꼽히는 온라인 연합복권의전산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신청이 16일 마감되면서 막후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오는 9월부터 7년간 총 복권판매액의 11. 5%인 6000억원의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수주전쟁 본격 돌입] 국민은행은 이날 입찰업체 접수를 마감한 결과,국내외 복권 관련 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 등 전문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들이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참여 컨소시엄은 미국 복권시스템 전문업체 ILTS와 LG전자·자네트시스템·C&C 등 40여개 업체로 구성된 ‘자네트컨소시엄’을 비롯해 ▲미국 시장점유율 1위인 지텍과 데이콤·LG-CNS 등이 만든 ‘로터리테크’ ▲미국 SGI·스포츠코·현대정보기술 등이 참여한 ‘스포츠코’ ▲미국 2위 업체 AWI와삼성SDS·SK㈜ 등이 손잡은 ‘KLS’ ▲스웨덴 업체 에스넷과 대우정보시스템·쌍용정보통신 등이 가세한 ‘ULC’ 등이다. 각 컨소시엄에는 복권시스템을 3000대 이상 설치하고,5년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해외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측은 평가단을 구성,오는 28일 우선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한 뒤 2월 중순쯤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공정한 심사가 관건]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기술의 국내이전 여부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될 것”이라며 “시스템의 안정성 등 기술력과 사업경험,수수료 등에 대한 공정한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말했다. [온라인 연합복권이란] 이용자가 원하는 숫자를 입력하는 ‘로또’(Lotto)방식의 온라인 복권이다. 건설교통부·과학기술부·행정자치부·노동부·산림청·중소기업청·제주도청 등 7개 정부기관이 공동 발행하고 국민은행이 위탁 판매한다. 1∼49까지 49개 숫자중 6개를 OMR카드에 기입한 뒤 단말기에 넣으면 중앙컴퓨터를 통해 매주 당첨자가 가려진다.당첨확률은 1400만분의 1로 다른 복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채시라 최장수 화장품모델 기록

    탤런트 채시라씨가 국내 최장수 화장품모델 기록을 세웠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최근 채씨와 계약금 3억원에 1년간의전속모델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로써 채씨는 지난 92년 이후 11년째 코리아나 전속모델로 활동하게 됐다.국내 화장품모델로는 최장수다. 안미현기자 hyun@
  • [2002문화계 새인물,새지평] 임옥희 ‘여/성 이론’ 편집장

    ***제도권 탈피 여성의 대안적 삶 실천. 90년대 이후 숱한 문화운동 전선에서 가장 괄목하게 목소리를 낸 분야가 페미니즘이다.그러나 여성의 삶은 형태가 너무 다양해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무엇보다 여전히 거대하고 견고한 소외의 벽에 갇혀 있고 억압의 늪에 빠져 있다. 영문학자이자 반년간(刊) 페미니즘 이론지 ‘여/성 이론’의 임옥희 편집장(48)은 비(非)제도권을 스스로 선택했다.그는 비제도권만이 할 수 있는 여성 주체간 의사소통에 앞장서고 여성의 대안적 삶을 실천하는 페미니스트다.몸 나이는 40대 후반이지만 ‘문화 연령’은 386세대다.‘육체노동’으로 20대를 거의 다 보낸 뒤 80년도에야 대학에 진학한 덕분이다. 여성 3대가 한 지붕에 살았던 가난한 가족사,육체노동자 시절의 뼈저린 불평등 경험,대학시절 내내 타오른 이상사회에대한 열망 등이 자연스레 ‘반사회적’ 성향을 키운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장학금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딴 뒤 대학강사로 7년,강의전담 교수로 3년 정열적으로 일했습니다.그런데 대학측이 외국박사학위,외국저널 논문이 없다고 따지더군요.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만 뒀는데 정말 후련했습니다.”그 뒤 임 편집장은 본격적으로 ‘없는 자’의 길에 나섰다.97년 계간 ‘문화과학’편집위원으로 함께 일하던 고갑희,태해숙씨와 의기투합,‘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를 차렸다.그들과 뭉친 건 두가지 꿈 때문.하나는 이 땅에 여성으로 사는 어려움을 담은 여성주의 이론 생산과 문화연구 틀을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도권 연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이연은 곧 사회적 활동공간에 목말라했던 여성연구자들의‘기지’가 됐고 넘치는 연구성과물을 모으려 잡지 ‘여/성이론’을 펴냈다.참여하는 여성 박사만도 50명이 넘는다. “이론이 바로 변화를 이끄는 것은 아니지만 뜻밖에 많은 영향력을 목도하게 됩니다.미시적 운동과는 별개로,다양한 형태로 숨쉬는 여성의 삶을 분석하고 그에 걸맞는 공간을 만들어 전망을 열어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여성의 섹슈얼리티(성)와 성적 소수자 문제는 98년 ‘여/성이론’ 창간호가특집으로 다룰 때만 해도 전혀 생소한 주제였다.그 뒤 음지를 벗어나 운동의 공간을 확보했다.사이버공간에서 볼 수 있는 ‘거슬러읽기’의 터득도 문화 변화를 실감케 한다.야구스타 이승엽의 결혼을 ‘이승엽 어른됐다’로 표현한 신문제목에 “결혼 안한 사람은 어른이 못되는 거냐”고 딴지를 걸고,대서특필되는 큰스님 입적에 “이 땅의 보살들은 다 어디로 갔나”며 따져 물었다. 그의 연구 관심사는 두 가지다.‘자녀 대학 보내는 교육소비자’로 전락한 여성 삶의 방식 바꾸기와 남성 중심 문화에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이다.이런 맥락에서 교육비평 칼럼‘외계인 뺑덕어미의 서울 교육견문록’을 잡지에 고정적으로 쓰고 있다.또 ‘제도화된 모성과 자녀교육 히스테리’(여/성이론) ‘청바지를 걸친 중세의 우화’(당대비평) ‘우리시대 아버지의 우화들’(문학동네) 등 다수의 논문과 ‘여성과 광기’‘뫼비우스 띠로서의 몸’등 수십권의 번역서를 펴냈다. 연구와 함께 ‘밥·꽃·양’사건,여성백인위사건,정신대사건 등 구체적인 현장과의 연대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철학적 유토피아’를 그리며 ‘중산층’을 포기하고 남성·자본위주의 주류적 삶의 양식에 틈을 내는 그의 대안적 삶이 몹시 아름다워 보인다. 신연숙기자yshin@
  • ‘이무지치’ 창단 50돌 투어연주

    세계 정상의 실내악단 ‘이무지치’가 창단 50주년 기념투어연주를 한국에서 시작한다.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연주단체는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12명의 음악인들이 모여 지난 52년 창단했다.“바로크 음악의 참 맛을 들려 준다”는 토스카니니의 격찬 속에 ‘바로크 음악의 사도’로 급성장한 악단은 젊은 연주자들을 새 단원으로 받아들여 80년대 이후부터는 고전과 낭만주의 음악은 물론,현대에까지 레퍼토리를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해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드보르작의 왈츠등을 들려준다.20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22일 현대자동차 아트홀,24일 세종문화회관대극장,오후 7시30분,(02)789-3726,3464-4998. 신연숙기자 yshin@
  • 브로드웨이 뮤지컬 ‘캬바레’

    뮤지컬 전문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가 19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캬바레’를 올린다. ‘캬바레’는 1930년대 나치 치하 베를린의 캬바레를 배경으로,평범한 소시민들이 정치 이데올로기의 변화와 가치관의 혼란으로 겪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린 작품.베를린으로 건너온 미국인 소설가 클리프와 그의 룸 메이트 샐리를 중심으로 나치시대 동독의 암울한 분위기와 그 안에서부대끼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사회성 깊게 담아내고 있다. 1966년 홀 프린스의 연출로 뉴욕 브로드허스트 극장 초연이후 30여년이 넘게 공연돼온 레퍼토리.이번 작품은 영화‘아메리칸 뷰티’ 감독으로 잘 알려진 영국인 연출가 샘멘더스가 리바이벌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중인 버전으로,정식 라이센스를 얻어 국내 공연되는 첫 ‘캬바레’ 무대이기도 하다.김철리가 번역 연출을 맡았다.최정원 주원성김선경 이경미 출연.24일까지(월 쉼) 화·목·금 오후7시30분 수·토·일 오후4시·7시30분,(02)577-1987. 김성호기자 kimus@
  • 공기업·정부기관 인원동결

    올해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의 임직원수가 지난해말 수준으로 동결된다. 기획예산처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2년 공기업·산하기관 경영혁신추진지침을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의결을거쳐 관계부처에 통보했다. 지침에 따르면 공기업과 산하기관의 인력이 동결되고 인력증원과 조직확대는 법령개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때에만 허용하기로 했다.또 업무에 직접 사용되지 않는 자산을 발굴해 매각하고 자산관리공사 등 전문기관에 매각위탁된 자산도 조속히 매각하기로 했다. 공기업별 특성과 구매절차 등을 감안해 단순물품 구매의전자조달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고,공기업이 자회사에대해 수의계약을 맺거나 채무보증을 하는 것도 원칙적으로금지했다. 또 모든 기관이 외부회계감사제도를 도입하도록 촉구하고연봉제나 성과관리 시스템도 강화하도록 했다.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들은 이 지침을 토대로 기관별 경영혁신계획을 수립하고,각 부처는 경영혁신계획들을 종합해 다음달 15일까지 정부혁신추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함혜리기자 lotus@
  • 청와대 통치사료 1,302점 발굴·공개

    1968년 북한 도발에 의한 ‘1·21사태’ 및 푸에블로호납북사건 직후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력히 주장,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미국측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음을 확인해 주는 청와대 통치사료등이 9일 공개됐다. 발견자료는 이승만(李承晩)·윤보선(尹潽善)·박정희(朴正熙)·최규하(崔圭夏)대통령 당시의 서한철과 공식 외교문서철 123점,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공식행사 녹음테이프 719점,김영삼 전대통령 관련 기록물 460점 등 모두 1,302점이다.이날 공개된 통치사료 중 중요한 대목을 사안별로 정리한다. [1·21사태 당시 박정희의 대북응징 요구] 68년 1월21일북한 특수부대원들의 청와대 습격사태 및 1월23일 미 푸에블로호 피랍사건 발생 직후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린든 B존슨 미 대통령간에 오간 편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공격을 취할 것을 주장한 반면존슨 전 대통령은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의 귀환을 위해 북한과 비밀협상을 진행시키면서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를 풀려는 태도를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사건 직후인 2월5일 존슨 전 대통령에게보낸 친필서한에서 “공산주의자들에 대해선 그들의 침략행동이 반드시 적절한 응징(due punitive action)을 받게된다는 교훈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2월9일자서한에서는 판문점 군사정전위를 열어 북한으로부터 시인과 사과를 받고 재발방지를 다짐받아야 하며,북한이 불응할 경우 한·미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즉각 보복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존슨 전 미 대통령은 2월9일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서한에서 사이런스 밴스 전 국방차관을 개인특사로 서울에 파견했다는 사실만을 밝힌 채 대북 군사응징 요구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또 2월28일자 편지에서 “밴스는 평양정권의 위협과 침략행위로 야기된 사태에 대한 각하의 우려와 견해에 관해 상세한 보고를 했다”면서 “본인 역시이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으나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이 있다”며 대북 군사행동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5·17 전후 최규하의국정장악력 상실] 80년 전두환 장군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민주인사들을 체포한 ‘5·17 사태’를 전후해 최규하 전 대통령의 의전일지가 거의 공란으로 남아 있어 당시의 국정공백 상황을 짐작케 한다. 당시 의전일지에 따르면 최 전 대통령은 원유가 폭등에대처하기 위해 5월10일 출국해 말레이시아·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를 방문하고 5월16일 오후 10시10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그러나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17일부터5 ·18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한 18일은 물론 21일까지 닷새 동안 행사 참석은 물론 정부 요인이나 군 관계자 등의접견 기록이 전혀 없다.다만 5월22일에 이르러서야 박충훈(朴忠勳)전 총리서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는 기록이 있다. [50년대 북한의 ‘핵보유설’] 미국측이 57년 당시 북한공산군이 핵무기와 유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제기한 ‘남북한 군사력 비교 보고서’도 관심을 끈다. 미측 군사전문가가 작성해 이승만 당시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이 보고서는 북한이 공군기지 건설,초현대식 제트기 및 기폭탄,박격포 및 대공포 도입 등으로휴전협정을 어기고 있으며 “북한 공산군이 핵무기와 유도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측의 월남전 참전 요청] 존슨 전 대통령은 65년 월남전이 본격화되자 박 전 대통령에게 수차례 친서를 보내 한국군 전투병력의 월남전 파병을 줄기차게 요구했고,박 전대통령은 경제적 이득과 한반도 안보 등을 고려해 이를 적극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존슨 전 대통령은 그해 7월25일자 서신에서 “현재 월남에 있는 병력 8만명을 배 또는 그 이상으로 증가해야 된다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국군의 참전을우회적으로 요청했다.이에 박 전 대통령은 7월29일자 답신에서 “월남을 공산침략으로부터 수호해야겠다는 각하의정의로운 결의는 공산침략의 가능성 속에 살고 있는 수억명의 자유애호 약소민족에게 큰 고무와 용기를 줬다”며파병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승만의 ‘원조 정상외교’]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 종전직후인 54년 당시 아이젠하워 전 미 대통령과 교환한 수차례의 외교서신은 파탄지경에 이른 경제를 살리고북한에 비해 열등한 군사력을 만회하기 위해 애국심을 바탕으로 ‘굴욕에 가까운 정상외교’를 펼쳤음을 보여준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해 12월8일 보낸 편지에서 “한국은역사상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아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미국에 대해 경제·군사적인 원조를 요청했다.이 전 대통령은 같은해 3월11일,11월5일,11월29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 “서울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100만명 이상의 중국 인민군과 수십만명의북한군이 대한민국을 침략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지원을 호소했다. [육영수 여사 관련자료] 74년 8월15일 국립극장에서 거행된 광복절 기념식에서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文世光)이 쏜 총탄에 의해 박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陸英修)여사가 사망한 후 각국 사절이나 외교관이 보낸 조전과 우리정부의 답신, 육 여사가 생전에 각국 정상 부인들에게 보낸 서한도 포함돼 있다. 육 여사는 67년 7월7일 사토(佐藤) 당시 일본 총리의 부인으로부터 장난감 선물을 받고 “재미있는 장난감을 보내줘 우리 지만이(박 대통령의 외아들)가 크게 기뻐하고 있다”는 답신을 보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카운터테너 슬라바 첫 내한공연

    올해 국내 클래식 음악무대를 장식할 첫 유명 해외 연주인은 다소 진기한 가객이다.남성이면서도 여성같은 목소리를구사하는 구소련 출신의 카운터테너 슬라바(본명 비야첼사프 파간 팔리·38).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을 그의 첫 내한 리사이틀은 명상적인 분위기에서한 해를 여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카운터테너는 남성이 가성으로 여성 알토,혹은 메조소프라노 음역의 높은 음을 내는 것이다.정상적인 변성기를 거친남성이 두성(頭聲)훈련을 통해 발성을 한다는 점에서,거세된 남성이 보이소프라노 음색을 유지하는 ‘카스트라토’와는 근본적으로 구별된다.카운터테너는 남성만이 교회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중세때 3부,혹은 4부의 다성부를 구성하기위해 개발됐으며 17세기까지 전성기를 누리다 카스트라토가부상하면서 쇠퇴하게 된다. 현대에 카운터테너가 부활하게 된 것은 1940년 영국의 한작곡가가 성당 합창단에서 우연히 카운터테너 목소리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바로크 음악의 부흥과 함께 다시 각광을 받게 된 카운터테너는 다양한 창법과 가수의 등장으로 ‘소프라니스트’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제2전성기를누리고 있다. 슬라바는 극도의 자연스러움 속에서 청명하고 높은 목소리를 내는 가수로 정평이 나 있다.벨로루시아 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국립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노래로 방향을 바꾸었다.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의 눈에 띄어 재능을꽃피울 기회를 잡는가 싶었으나 번스타인의 타계로 불발됐다.영국 길드홀 음악원 유학을 계기로 런던에 성공적으로데뷔한 그는 95년 ‘아베마리아’만 12곡을 모은 동명의 데뷔앨범이 일본에서 25만장이나 팔리는 히트를 기록했다.이후 이스라엘에 거주하며 프랑스 영국등의 오페라 출연과 CD출반,러시아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의 동반연주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슬라바의 노래를 들으면 기이하다는 느낌은 잠깐이고 곧 가슴 속에 파고 들며 영혼이 순화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의 음악이 치유음악으로서도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다.이번 연주에서는 카치니,구노,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등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곡들로 전반부를 채우고 후반부엔엔니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 등 크로스오버 곡들을 준비하고 있어 그의 또다른 면모가 기대된다.(02)599-5743. 신연숙기자yshin@
  • 주거안정대책 ‘해부’…약효 의문

    정부가 8일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서울 강남 등 집값폭등지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집값 오름세가 다른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그러나이번 조치가 당장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투기자본에 의한 시장 교란현상을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얼마나 올랐나] 부동산시장에서 비수기로 간주되는 겨울철이지만 이번 겨울에는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뛰는 기현상이나타났다. 11월 이후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8.4% 뛰었고,서초구는 5.4% 올랐다.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은 두달새 3억5,25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무려 30.5%나 치솟았다. 이처럼 집값이 뛴 것은 저금리로 시중 부동자금이 강남권재건축 아파트 등으로 유입된 데다 강남의 나대지 등이 고갈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강남권에 이른바 명문학원 및 명문고교가 몰려 있다는점도 집값을 치솟게 만든 요인이었다.방학철에 학군이 좋은곳에 집을 마련해두자는 움직임이 학부모들 사이에 두드러졌다.저금리에 따른 투자와 공급부족이 어우러져 가수요를 유발한 셈이다. [고강도 엄포 ‘약발’ 의문] 정부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집값 오름세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뜻에서 이번 조치를 내놓았다.단속내용도 투기우려지역 지정,수시 기준시가 변경 고시,‘떴다방’ 실태조사 등 초강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집값 상승에 대한 정확한 원인파악 없이 집값부터 내려놓고 보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단속 일변도의 미봉책이라고 평가한다.세무조사나 부동산중개업소단속은 그동안 주택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내놓은 단골처방이었지만 제대로 약효를 거둔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값 안정을 위한 처방책과 주택경기 활성화란 서로 상충되는 명제를 과연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쪽에선 양도세 인하 등 부양책을 쓰면서 다른 쪽에선 세무조사 등 고강도 단속에 나설 경우 주택시장이 혼란에 빠질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강남지역 저밀도 아파트의 재건축 시기를 무작정 뒤로 미루겠다는 것도 사태 파악을 제대로 못한 데서비롯됐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서울시와 관할구청이 강남지역 재건축 사업승인을 미뤄온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해 아파트 값을증폭시켰다고 보고 있다. [그린벨트 260만평 택지 조성] 이번 주거 안정대책의 핵심은 서울시청 반경 20㎞ 이내 개발제한구역 11곳 260만평을 택지개발지구로 조성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들 지구의 조성이 별도의 기반시설 확충을 전제로 하지 않은 것이어서 가뜩이나 혼잡한 서울 진출·입로의 교통체증을 가중시킬 것으로보인다. 택지지구로 조성될 그린벨트는 모두 6개 통근권으로 ▲동북지역 의정부(10만평)·남양주(20만평) ▲동남지역 하남(30만평)·성남(25만평) ▲서북지역 고양(20만평) ▲서남지역 광명(30만평)·부천(20만평) ▲남부지역 의왕·군포(이상 10만평) ▲기타 시흥(60만평)·안산(25만평) 등이다. 정부는 260만평 가운데 주택건설용지로 150만평을 개발해 10만가구의 임대·분양주택을 건설할 방침이다.전체 용지의 40%인 100만평은 도로·공원·녹지 등 기반시설 용지로,나머지 10만평은상업업무용지로 각각 활용할 계획이다. 주택건설용지 150만평 중 50만평(33%)에는 전용면적 18평이하의 국민임대주택 4만3,000가구를 짓고,20만평(13%)에는25.7평 이하 공공임대주택 1만7,000가구를 세운다. 18평 초과∼25.7평 미만과 25.7평 이상의 분양주택 용지는각각 30만평(20%)으로 2만가구,1만5,000가구 분량이다.단독주택용지는 20만평(13%)으로 5,000가구가 들어선다. 구체적인 대상지역은 오는 22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확정된다.상반기 중 택지지구지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2004년상반기 사이에 주택을 분양,2005년부터 입주토록 할 예정이다. [시장반응] 대치동 청실공인 이철종씨는 “정부발표 이후 ‘어떻게 되느냐’는 문의전화만 올 뿐 매도·매수세가 완전히 끊어지는 등 분위기가 썰렁하다”며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박규선 기획홍보실장은 “집값을 안정시키는것은 좋지만 일부 지역 과열 때문에 주택시장 전체가 냉각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전광삼기자 hisam@
  • 가르시아 시즌 첫승 ‘환희’

    “올해는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큰소리는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 가르시아는 7일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7,263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1개로 9언더파 64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74타로 6타를 줄인 데이비드 톰스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이로써 가르시아는 지난해 2승에 이어 PGA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72만달러를 거머쥐었다. 특히 시즌 오픈전 우즈를 겨냥,‘올해 PGA 투어 15개,유럽투어 11개 등 양쪽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하겠다고 공언한그는 지난해 PGA 투어 대회 우승자 31명만이 치른 ‘별들의전쟁’에서 이겨 올 세계 골프계를 호령할 강자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보였다. 선두에 4타 뒤진 채 최종 4라운드에서 나선 가르시아는 전반에만 이글 1개 버디 3개로 순식간에 5타를 줄인 뒤 후반들어서도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를 포함,5개의 버디를 보태전반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뒤 후반에 4개의 버디로 4타를 줄인 톰스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들어섰다. 우즈는 모처럼 퍼팅에서 제 컨디션을 찾으며 보기없이 8개의버디를 낚아 8타를 줄였으나 합계 11언더파 281타로 공동 10위에 그쳤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공무원 Life & Culture] 서울지방노동청 일일취업센터 이영종씨

    “IMF 직후에는 매일 5,000명이 몰렸으나 요즘에는 50명정도에 불과하니 상황이 많이 나아진 거죠.하지만 아직도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수은주가 영하 13도를 오르내리던 지난 3일 새벽 6시.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약국 앞 사거리에 돼지머리와 떡등이 올려진 제사상이 차려졌다.50여명의 건설 일용근로자들이 돼지 코에 만원권 지폐를 꽂고 절을 올린 뒤 빈 속에 막걸리를 들이켰다.올 겨울을 사고없이 무사히 넘기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고사였다. 그곳에서 50m쯤 떨어진 허름한 상가건물 2층에 자리잡은서울지방노동청 중부일일취업센터(02-741-1010)에는 불이환하게 켜져 있었다.지난 98년부터 이곳에서 새벽 5시면문을 열고 일용직 근로자 취업이나 공공근로 접수를 해온이영종(李煐淙·34)씨가 실직자들에게 알선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김철수씨(가명·55)는 “그만한 사람은 없습니다.우리들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모릅니다.집에서 쉬고 있을 때도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볼 정도지요”하고치켜세운다. 이씨는 IMF 직후인 지난 98년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그때는 어찌나 사람이 많았던지 북새통에 컴퓨터가 부서질정도였다”고 회고했다.이씨는 일요일에도 취업센터에 나온다.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 어른거려 편안히 쉴 수 없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제가 공무원 출신이었다면 버텨내지 못했을 겁니다.” 이씨는 군에서 제대한 뒤 1년 동안 막노동판에서 뒹군 경험이 있다.십장의 눈에 들어 총무 일을 맡으면서 현장 노동자들을 다루는 방법과 협업체계 등을 익혔다.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오전 7시45분.현장에 나갔던 한 근로자가 “지금까지 일당 6만원씩 받았는데 왜 5,000원이 깎였느냐”며 목청을높였다.이럴 때면 이씨는 몹시 속이 상한다.“겨울철 새벽 5시에 일어나 두어 시간이나 떨면서 기다린 끝에 어렵게얻은 일자리인데….”이씨는 목젖까지 치밀어 오른 말을끝내 내뱉지 못했다. 해가 떠오르자 사무실 근처에 몰렸던 구직자들이 하나둘흩어지고 일당 1만9,000원에 식대·교통비 3,000원을 받는 공공근로라도 하겠다는사람들이 취업센터로 몰려왔다. 공공근로로 받은 일당으로는 생활이 안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들을 대하는 이씨의 마음도 울적해진다. 이씨는 낮 12시쯤 퇴근,한숨 잔 뒤 오후 4시쯤 창신동 가파른 산비탈 동네를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수소문했다.오후 6시 다시 취업센터에 나와 일손을 구하는 건설현장 등의전화를 기다렸다.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 이씨는 가끔 사설 직업소개소까지기웃거렸다.“우리 인부들은 성실하고 일도 잘 한다”면서 써달라고 매달렸다.직업소개소를 통하면 일당 6만∼7만원짜리 일자리도 소개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구직자들이현장에서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낸 적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이씨는 일시적인 실업으로 이곳을 찾았던 이들이 안정된직장을 구할 때면 각별한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 ‘먹물’이 들어보이는 30대 남자가 건설현장 잡역부라도 하겠다며 찾아왔다.궁금증을 억누르고 현장을 소개해 줬더니 1주일 동안 성실하게 다녔다.어느날 연락이끊겨 전화했더니 “명문 K대를나온 학원강사 출신”이라고 뒤늦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다른 학원에 취업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기쁜 마음으로 전화기를 내려놓았다고 이씨는 회고했다.이씨는 일자리를 구하러 오는 이들에게 ‘된다’‘잘 될 것이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어느덧 저녁 7시.“어디 가서 식사나 하자”고 했더니 이씨는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임병선기자 bsnim@
  • 反昌연대 불씨 ‘조기 진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신년 벽두부터 대선 행보를 위한 정지작업을 확대하고 있다.여권을 비롯한 정치권의‘반창(反昌) 연대’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엿볼 수 있다. 이 총재는 지난 3일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관계개선을 모색한 데 이어 노태우(盧泰愚·7일)·전두환(全斗煥·8일)전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어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와도 회담을 고려하고 있다.노·전 두 전직 대통령의방문이 새해를 맞아 의전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YS를 비롯한‘3김’과의 회동은 대선행보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YS와의 관계 개선이 우선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총재가 ‘지방선거때 YS 지분 인정’ ‘현철씨에 대한 배려’ 등의 제의를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그러나 이 총재는 4일 문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나 예의상 밝히지 않는 게 좋다”고 함구,궁금증만 증폭시켰다. 강동형기자 yunbin@
  • [신경영 트렌드] (1)새로운 100년 탐색 두산

    ‘꿩(수익) 잡는 게 매(기업)’ 새해 재계 화두는 단연 수익창출이다.얼마전까지만 해도 회사 덩치가 기업평가 기준이 됐다.자산이나 매출 규모가 클 수록 대기업 대접을 받았다.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곧바로 퇴출의 길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재계서열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기업들은 돈만 된다면 대대로 물려 받은 가업(家業)도 내다 팔고,본사 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심지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찾아 고국을 등지는 사례도 있다.그만큼 재계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선단식 황제경영 시대를 접고 실속경영으로 새틀을 모색하는 재계의 달라진 풍속도를 연재한다. “이제 두산에서 맥주 얻어 먹긴 다 틀렸네”란 우스갯소리가 시중에 나돈 적이 있다.두산이 OB맥주 서울 영등포 공장을 매각했던 1996년 12월 무렵의 일이다.두산하면 으레 0B맥주를 떠올리는 현실이여서 충분히 그럴 만했다.더욱이영등포공장은 1933년 창업주인 고 박승직(朴承稷) 선생이맥주공장을 처음 세운 창업지나 다름없는터전이었다. 그러자 주위에서 수근거렸다.아무리 구조조정도 좋지만 알짜배기(한국3M·한국코닥)를 처분하는 것도 모자라 유업(遺業)까지 팔아치우느냐는 것이었다.“이제 뭘 먹고 사느냐”는 동정도 받았다.회사처분 소문이 나면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때라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수근거림은 칭찬으로 바뀌었다.재계는 두산의 선견지명에 혀를 내둘렀다.두산의 매각행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코카콜라·한국네슬레 등 돈되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팔았다.서울 을지로 본사사옥과 OB맥주(50%),두산씨그램까지 넘겨 버렸다.1997년 11월 이후불과 10개월 사이에 9,842억원어치를 매각했다.급기야 지난해 6월에는 간판기업인 OB맥주의 지분 45%마저 네덜란드 홉스사에 처분했다. 두산의 변신은 우연이 아니었다.1996년 8월 창업 100돌을맞아 새로운 100년을 탐색했다.하지만 불행하게도 ‘백세(百歲)’ 두산은 덩치만 크게 불린 공룡에 불과했다.당시 부채비율은 600%를 웃돌았다.차입금이 1조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영업이익으로 은행이자를 대기도 벅찼다.은행 대출이율이 13%인 때라 사업을 하느니 차라리 저축을 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었다.“이대로 가다가 앞으로 100년은 고사하고 10년도 못버틸 것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그간 뭣 때문에 장사를 했는가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더군요. ”박용성(朴容晟) 두산중공업 회장의 회고다. 자연스레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시만 해도 낯선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컨설팅사인맥킨지로부터 얻은 수확은 ‘현금흐름이 곧 왕’이라는 깨달음이었다.장사를 하는 까닭이 매출 확대가 아닌 돈,즉 현금을 벌기 위한 것이란 맥킨지의 평범한 훈수는 두산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다.곧바로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팔릴 만한 물건은 죄다 팔았다.박 회장은 엘비스 프레슬리의노래 제목처럼 ‘지금 아니면 영원히 불가능하다(It’s Now,Never)’고 믿었다고 했다. 박 회장은 현금확보를 위해 세가지 대원칙을 내걸었다.그중에서도 ‘나한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철학은 두산 구조조정의 키워드가 됐다.‘적자(赤字)’는 팔고 ‘적자(適者)’만 남기는 게 아니라 적자(適者)를 팔아 적자(赤字)를 남겨야 한다는 논리다.적자기업(걸레)은 아무도 사려들지 않으므로 알짜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리라는 메시지다. 아울러 ‘감상적 가치’를 포기하라고 주문했다.‘오래된땅,재수좋은 땅,기(氣)가 살아 있는 땅,창업한 땅’ 따위의감상적 가치는 수익창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영등포공장을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또 ‘성역을 깨라’고 독려했다.창업자가 벌인 사업,창업자가 관심있는 사업 등의 식으로 성역을 인정하면 손댈 곳이 없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박 회장이 직접 선봉에 섰다.그만큼 의사결정 과정은 신속했다.이 덕분에 현금흐름이 지난 96년 6,900억원 적자에서97년 13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박용만(朴容晩) 두산 사장은“동맥에서 피가 한방울 새지 않고 실핏줄로 흘러가듯 자금이 돌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도 130%로떨어졌다. 2001년 경상이익은 4,510억원.98년 이후 연평균51%씩 급증했다. 두산의 구조조정은 현금흐름 흑자전환(96∼97년)→재무구조 개선(98년)→성장기반 구축(99년)→성장엔진 발굴(2000∼2001년)의 4단계로 이뤄졌다.2단계까지는 생존이 목표였다.생존이 다급해 살림을 처분하다 보니 ‘먹고 살 것’이고민이었다.그래서 주저없이 산업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재편하는 카드를 꺼냈다. 그 결정판이 2000년 12월의 한국중공업 인수였다. 소비재 위주에서 생산재 기업으로 뱃머리를 돌린 대변신의전략은 적중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상이익은 2000년 500억원손실에서 지난해 700억원의 흑자로 반전됐다. 두산이 경영을 맡으면서 구조조정의 효과가 빛을 발했다.또 8억달러 규모의 해외공사를 따내 해외건설 수주액면에서 현대건설을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 2000년 3.4%에 지나지 않던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7%대로 끌어 올렸다.올해에는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간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앞세워 두산경영진은 목표 달성을 낙관한다. 지난 연말 계열사 경영진에게는 엄명이 떨어졌다.매년 사업부별로 30% 이상의 수익을 못내는 CEO는 옷을 벗으라는오너의 지시였다.이른바 ‘신(新) 성장전략’이란 이름의 5단계 구조조정(2002∼2006년)이 발진한 것이다.‘변신은 무죄(無罪)’라고 했던가.두산의 끝없는 도전이 어떤 결과로귀착될지 지켜 볼 일이다. 박건승기자 ksp@ ■두산을 움직이는 실세들은 누구?. 1896년 포목점인 ‘박승직 상회’로 출발한 두산은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초기 반세기가 ‘포목점 시대’라면 1952년 OB맥주 설립 이후 반세기는 ‘맥주시대’였다.2000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중공업 시대’를 열었다. 기업 역사만큼 경영체제도 뿌리깊다.계보는 고 박승직(朴承稷) 창업주→고 박두병(朴斗秉) 회장→박용곤(朴容昆·70) 명예회장→박용오(朴容旿·65) 두산 회장→박용성(朴容晟·62) 두산중공업 회장→박용만(朴容晩·47) 두산 사장으로이어진다. 최근 4세들까지 경영일선에 합류했다.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원(廷原·40)씨가 두산 상사BG 사장,차남 지원(知原·37)씨가 두산중공업 부사장으로 활동 중이다.박용오 회장의 장·차남은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박용성 회장의두 아들도 두산 맨이다. 그러나 여전히 ‘용’자 돌림 3세3형제가 전권을 행사한다. 두산가(家)는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 이름 높다. 후계구도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 장자승계 원칙을 깨고 박용곤 회장이 박용오 회장에게 후계자리를 물려 줬을 때도 일절 잡음이 없었다.‘용만(머리)-용오(결재)-용성(후원)’의 3각 역학구도가 매우 탄탄하다. 전문경영인은 3형제가 결정한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발노릇을 한다. 그룹경영의 정점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인 박용오 회장.평소 “돈 벌어 주는 직원이 최고”라고 말한 데서 알수 있듯 주인정신이 강한 기업가형 CEO를 선호한다.박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핫라인 역할은 박용만 사장 몫이다.‘두산 머리는 박 사장에게서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전략통이다.그룹살림도 직접 챙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성 회장은 ‘구조조정의 전도사’로 불린다.‘일벌레’란 별명도 따라 붙는다.1주일에 3∼4차례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들러 중공업 관련 보고를받고 회의를 직접 주재한다.그룹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빠짐없이 참여한다. 김대중(金大中·54) 주류BG 사장과 이정훈(李正勳·58) 전자BG 사장,강문창(姜文昌·59) 두산건설 사장,이재경(李在慶·52) 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두산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박건승기자.
  • 월드컵 2002/ 문화 월드컵

    ***‘전통의 美' 디지털기술에 싣는다. ■김치곤 예술총감독의 '문화행사'구상. “88올림픽대회 정신이 좌우 이데올로기의 화합을 모색하는 것이었다면 2002 한·일월드컵대회는 동·서양 문명의상호보완 추구에 무게를 둘 것입니다.” 2002월드컵축구대회가 다섯달 앞으로 다가왔다.대회조직위원회 김치곤 예술총감독(65)은 눈코 뜰 새 없다.월드컵관련 문화예술행사의 총지휘자로서 조언과 자문을 비롯,관련 단체와 입장을 조율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정도다.88년 올림픽때 문화식전 본부장을 맡은 그의 노하우는 큰 자산이다.하지만 이번 월드컵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그의 입장은 달랐다. “88올림픽 문화행사와 비슷해서는 안됩니다.국내외 관객에게 ‘또 저거야’라는 식상한 반응이 나오지 않아야죠.88올림픽 때는 아날로그 시대이고 한국이 국제 무대에 알려지지 않았기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면 디지털 시대의 월드컵 문화행사는 ‘동방의 은자’ 이미지를지양하고 첨단기술 속에 한국문화의 정수를 녹여내야 합니다.” 큰 골격은 세계의 보편성을 담아낸 전통문화를 첨단기술에 실어내겠다는 것이다.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잡히지않았지만 밑그림을 들려주었다. “세 가지 원칙을 정했습니다.먼저 동양 최초의 월드컵개최라는 의미를 살려 한국·중국·일본 등을 아우르는 동양의 전통사상과 가치를 서양에 이해시킨다는 것입니다.두번째는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높은 수준의 기술로 예술이란콘텐츠를 실어 나르겠습니다.마지막으로 ‘평화 추구’정신을 최대로 살릴 계획입니다.미국 테러와 보복 전쟁이 보여주듯 지구촌은 여전히 분규에 휩싸여 있는데 스포츠이벤트에 평화메시지를 담아 크고 작은 인종·종교 갈등을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지구촌 25억 시청자들이 지켜볼 잔치가 가진 광고효과도 강조했다.이런 뜻에서 월드컵 문화행사가 단순히 민속 차원의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조직위의 이런 원칙이 대회를 분산개최하는 10개 도시에도일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이와 관련,남은 과제를 물어보았다. “지역마다 재원·기술 등 상황이다르니 모든 행사가 첨단의 수준을 담보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다만 그 원칙에가깝게 다가간다는 것입니다.또 필요한 기자재 서베이(조사)는 끝났지만 이를 구비한 뒤 어떻게 ‘감동’을 연출하는가가 중요합니다.무엇보다 사람의 문제이지요.”이종수기자 vielee@ ■어떤 행사 열리나.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는 지난달 18일 개막전야제를 비롯한 다채로운 문화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이에따르면 크게 서울 일원에서 벌어지는 중앙 행사와 전국 10개 개최도시가 주관하는 지방행사 등 70여회의 문화행사가월드컵을 무대로 세계의 눈길을 끌어당길 예정이다.오는5월30일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서울시 일원에서 펼쳐질 전야제와 개막일 국내 10개 개최도시의 경기장 안팎에서 열리는 행사는 KOWOC가 총괄하고 월드컵기간 중 국립문화예술기관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는 문화관광부가 총괄한다. 양 기관이 계획하고 있는 주요 행사를 알아본다. ●전야제= 지난해 12월1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한 본선 조추첨 행사와는 달리 KOWOC와 서울시가 주관하는 개막전야제는 종묘와 잠실 한강시민공원,서울 월드컵경기장,광화문,선유도,여의도 등 모두 6곳에서 입체적으로 화려하게펼쳐진다. 먼저 오전 10시 종묘에서 중요무형문화재 1호인 종묘제례악과 함께 전통 제의행사를 진행하고 광화문 일대에서 고싸움놀이 등을 열어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서울시 주관으로 잠실과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밀레니엄공원에서는 서울시민과 세계인의 만남을 축하하는 민속축제가 열린다.또오후 3시부터 여의도에서 세계타악축제,선유도에서 세계깃발축제를 개최해 흥을 고조시킨다.오후 9시에는 상암경기장에서 ‘오늘·세계·젊은이’를 주제로 팝축제를 열어젊은이들을 사로잡는다. ●개막식= FIFA가 주관하는 개막식 문화행사는 5월31일 오후 7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다.개·폐막식 때 연인원 1만7,000여명이 그라운드를 메운88올림픽에서처럼 매머드급 행사는 불가능하다.개막식 다음에 프랑스-세네갈의 경기가 있기 때문에 운동장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반면 KOWOC는 연출가 손진책씨를중심으로 개막식에 사용할 정보기술(IT)과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질적 이벤트로 승부할 계획이다. ●중앙 문화행사= 개막을 전후해 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극장,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서울예술단 등 15개 중앙문화예술기관·단체가 ‘조선시대 풍속화전’‘세계 춘향대축제’‘한국근대미술 100선전’ 등 25개 행사를 마련해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전략이다.이와 관련,문화부 관계자는 “전국을 월드컵문화축제로 물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문화행사= 10개 개최도시들은 경기가 열리는 날 지역문화를 선보이는 행사를 갖는 것은 물론 국제 패션쇼,록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또한 개최도시의중심가에 모두 21곳의 ‘월드컵 플라자’를 만들어 대형스크린으로 경기를 생중계함과 동시에 각종 놀이마당과 종합안내소,전시공간 등을 갖추고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아울러 개최도시별로 ‘세계와 함께하는 지방’을 내걸고지역문화의 특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살릴 계획이다.뮤지컬 ‘자갈치’(부산)와 ‘처용’(울산),국제패션아트쇼(대구),연극 ‘장경공주’(인천) 등 70여개의 크고 작은 행사를준비하고 있다. 이종수기자. ■방송기술 대변화 예고. “골!골!” 2002년 6월4일 한국과 폴란드의 경기도중 유상철 선수가선취점을 빼낸다. 순간 화면이 일시 정지되고 유상철 선수를 중심으로 배경은 360도 회전한다.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유명한‘발차기’ 장면과 비슷하다.동시에 발에 공이 맞은 각도,풍향,공의 속도가 표시되고 유상철 선수의 간단한 프로필이 뜬다.한국의 응원단 ‘붉은 악마’가 환호성을 지르며파도타기를 시작하면 파도의 흐름에 따라 소리의 강약이달라지며 안방에 전달된다. 다시 월드컵 마스코트 중 코치격인 아토가 3D 애니메이션으로 꾸며진 경기장에 등장해 방금 전 상황을 다시 한번설명해 준다. 2002년 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아 6월에 열리는 월드컵 경기중계에 새로운 방송기술들이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시청자는 일방적으로 TV에서 전해주는 화면이 아닌 현장에 설치된 60여개의 카메라 중에서 자신의 원하는 위치의카메라를 선택해 자신만의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이 카메라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몇 번이고 자유롭게 바꿀 수있다. 또 원하는 장면은 다양한 각도로 여러 번 볼 수 있다.모든선수들의 프로필도 리모컨을 이용해 경기를 보면서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다.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면 즉석에서 감독의 지시가 3D 애니메이션으로 꾸며진 경기장에서 시범적으로 펼쳐져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미 축구경기 중계 때 잔디구장에 펼쳐지는 반투명 광고나 공의 방향을 나타내는 실선이 등장했다.월드컵 때에는이것이 좀더 확장되어 나타난다.반투명 광고도 여러 종류중에서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 30분 동안 화면의 한 측면에는 이길 것 같은 팀에 돈을 걸어 배당을 알아보는 복권이나 간단한 퀴즈도 등장한다. sky KBS의 최종건 방송 본부장은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송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월드컵 때까지 한국의방송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주러·주일대사 경질 공방

    정부가 30일 최상룡(崔相龍) 주일대사와 이재춘(李在春)주러대사를 교체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3월 부임한 지 2년도 되지 않은데다 이 대사의 경우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지난 11월 모스크바 방문 당시 ‘과잉 의전’으로 도마에 올랐던탓에 경질배경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이번인사로 정부 외교안보팀의 전면 개편 가능성이 점쳐지고있는 가운데 4강 대사의 잦은 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교체 배경=정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4강외교마무리 차원의 인사”라고 설명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보복성 인사가 아니다”면서 “러시아의 경우 특히 한반도상황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통치이념과 남북관계를 잘 아는 직업외교관 출신의 정태익(鄭泰翼) 외교안보수석을 내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월의 ABM 파동과 지난해 10월 러시아를 방문한 이한동(李漢東)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간 면담 무산 등의 사례를 들며‘무능’이 경질 배경의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이 총재에 대한 과잉의전 논란에 따른 오해와 잡음을 우려,인사를 철회하려 했으나 국익을 위해 경질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주일대사에 대해서는 “지난 10월의 두차례 한·일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의 진전이 없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이어 월드컵 등 중대 현안을 앞둔데다 최근 주일 대사관과 민단이 함께 추진한 드래곤은행 설립이 무산된 것도 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조세형(趙世衡) 민주당 상임고문을 내정한 것은 한·일관계의 특수한 성격상 전문 외교관보다 일본을 잘 알고,정치력이 있는 중량급 인물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조 고문이 일본과의 인연이 거의 없다며 ‘봐주기 인사’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야 공방=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성명에서“이 총재의 방러 당시 호의적인 의전태도를 문제삼은 보복인사”라며 주러대사 경질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공관장 인사철도 아닌데다 3년 임기중 2년도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대사 교체는 정상적이지 못하다”면서 철회를 요구했다.이어 “항공안전 2등급 판정 등을 야기한 주미대사는 그대로 두고 무슨 4강대사 교체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주 러시아·일본대사의 경질 방침은 4강외교의 변화 차원에서 이 총재의 방러 이전에 결정된 것”이라면서 “교체에 앞서 이총재의 방러 때문에 오해를 받으면 어쩌나 걱정했을정도”라며 한나라당의 공세를 일축했다. 김수정 이지운기자 crystal@. ◆조세형 일본대사 내정자 ▲전북 김제(70) ▲서울대 독문학과 ▲합동통신 정치부 차장 ▲한국일보 워싱턴특파원,편집국장 ▲10·13·14·15대 의원 ▲국회 교청위원장 ▲국민회의 부총재,총재권한대행 ▲민주당 상임고문 ▲민주당당발전쇄신특대위원장 ▲부인 박경자씨와 2남1녀. ◆정태익 러시아대사 내정자 ▲충북 청주(58)▲서울대 법학과 ▲외시 2회 ▲구주총괄과장 ▲미주국장 ▲이집트대사 ▲제1차관보 ▲기획관리실장 ▲이탈리아대사 ▲핵통제공동위원장▲외교안보연구원장▲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부인 민강희(閔康姬·57)씨와 1남1녀
  • [사설] 공직사회 비리사슬 끊자

    2001년 한해동안 우리사회는 진승현·이용호·정현준씨가 연루된 세칭 ‘3대 게이트’사건을 비롯해 각종 의혹·비리 사건으로 된통 몸살을 앓았다.게다가 ‘수지 김’사건의 살인용의자인 윤태식이 벤처산업의 대표 기업인으로서행세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국정원·경찰청 직원의 비리,공적자금 배분에 얽힌 김용채 자민련 부총재의 ‘2억원 수뢰’혐의 등 연말에도 새로운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그야말로 ‘부패 공화국’이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회가 총체적인 부패구조에 빠진 상태다. 이같은 현실은 대한매일이 엊그제 보도한 ‘공직사회의전반적인 부패 실태’분석자료에서도 다시금 확인된다.한국행정연구원이 전문 여론조사기관을 동원해 중·대기업체 관계자와 자영업자 500여명을 조사해 보니 그들 대부분은 행정기관에 민원을 할 때면 금품을 제공하거나 접대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그들의 70%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인식했다.그동안 밝혀진 비리가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로 나온데 비해,이번 조사는 제공자 쪽에서 ‘일상적인’부패구조를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욱 크다. 이제 이 사회는 거대한 비리의 사슬로 얽히고 설켜 있으며 구성원 대부분은 이와 관련해 공범의 위치에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따라서 그같은 비리 사슬을 끊고 투명성을 확보해 사회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부과된 책무라고 본다.이를 위해서는 먼저 부패의 온상이 되는 각종 연고주의를 뿌리뽑아야 한다.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시 한번 다잡고,인사탕평책을 써야 할것이다.김대중대통령이 지난 29일 밝힌 것처럼 능력·개혁성·청렴도를 중시한 인사가 시행되어야 하겠다.지연·학연에 따라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서로 챙겨주고 갈라먹는행태가 더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현재 수사중인 비리사건을 한점 의혹없이 밝혀내고,새해 초 출범 예정인 부패방지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부패구조 청산 없이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공동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 ‘쇄신안 운명’ 한대표 손에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의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한광옥(韓光玉) 대표의 ‘소걸음 행보’와최종 선택에 당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당무회의 주재권이 있는 그의 ‘결심’에 따라 쇄신안 운명이 좌우될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예비주자들은 전당대회 시기와 방식,대선후보·당대표 동시출마 제한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 있다.“당을 조속히 정비,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표결을 통해서라도 연내 결정해야 한다”는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과 “무리하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표결시 별도의전당대회 소집 으름장을 놓는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이축이 돼 팽팽하게 대치중이다. 안팎곱사등이 형국의 한 대표는 일요일인 30일 출근,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조속한 쇄신논의 정리 ▲합의원칙 준수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안 도출 등 3대 원칙을 쇄신논의의 최종 원칙으로 해 “관련 당사자들과 직·간접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히려 노력 중”이라고말했다. 그는 또 31일 오전 예정된 당무회의에서 가급적 결론을끌어내기 위해 100명에 가까운 당무위원들에게 개별연락을 통해 회의 참석을 종용하고,오후엔 이협(李協) 사무총장,김민석(金民錫) 특대위 간사 등과 함께 난마처림 얽힌 쇄신대책을 논의했다. 참으로 답답한 처지의 한 대표다.그러나 97년 대선때 DJP 단일화 협상과 대선직후 초대 노사정 위원장으로서 희박해 보이던 재계와 노동계의 대타협을 이끌어내는 역할을해 ‘화합의 명수’‘조정의 달인’이라는 호칭을 받아온그의 선택 여하에 따라 민주당의 순항여부와 내년 ‘초기대선 지형’의 큰 틀이 짜여질 것 같다. 이춘규기자 taein@
  • 아르헨사태 전화위복 될수도

    아르헨티나 국가부도 선언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단기적이고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7일 ‘아르헨티나 모라토리엄 선언의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 사태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흥시장 차별화 효과로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신흥시장의 리스크가 커져국제자본의 신흥시장 유입이 둔화하거나 일부 이탈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흥시장이 차별화되면서 국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올들어 신흥시장 가운데 대표적인 우량국가로 알려져 외평채 가산금리가 급락하고 국가신용등급이상향조정돼 외국인의 직간접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신흥시장 차별화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당분간 연간 3억달러 규모인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 감소는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또 아르헨티나 주변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휴대전화와 모니터등 브라질 현지조립제품을 아르헨티나로 재수출하는 국내가전업체들이 신규 수출계약 감소와 대금회수에 어려움을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경제정책 당국은 신흥시장의 차별화를 위해 시장원리에 따른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기업들은 브라질과 우루과이 등 주변국으로 경제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에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박건승기자 ksp@
  • 또 진승현식 금융사고

    신용금고에 출자한 뒤 거액을 불법대출받은 ‘이용호·진승현·정현준’식 사건이 또다시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朴用錫)는 26일 서울 한신금고의전·현 대주주가 467억여원의 출자자 불법대출을 한 사실을 확인,현 대주주이자 회장인 송모씨(56)와 부회장 장모씨(52),사장 신모씨(46),전 소유주 C사 전 대표 박모씨(55),전 한신금고 사장 황모씨(57)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송씨는 지난 6월 부도 위기에 처한 C사로부터 주당 1원씩 670만원에 한신금고 주식 전량을 인수한 후 장씨,신씨 등과 공모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194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 등은 또 사채업자 김모씨(수배중)에게 인삼제품 전문수출업체인 K사 발행 어음을 할인해 주는 형식으로 50억여원을 불법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0억원을 대출받은 김씨는 G&G그룹 이용호(李容湖·수감중)씨와 지난해 6월과 11월 제주 K금고와 경기도 안양의 D금고를 함께 인수하는 등 ‘이용호 게이트’의 숨은몸통(대한매일 9월28일자 1면)으로 알려져 있다.김씨는 지난해 말부터 K사에 70억을 투입해 경영권을 쥔 뒤 이용호씨와 주가조작에 들어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는 한편 K사 명의로 어음을 마구 발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씨는 지난해 8월 이씨가 구속되기 직전 이씨와 동업관계를 청산한 뒤 잠적했다.전 소유주였던 박씨는 98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12차례에 걸쳐 223억4,000여만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불법대출이 대규모로 이뤄지고▲주당 1원에 금고가 매각됐고 ▲불법 대출금 중 179억여원이 아직까지 변제되지 않은 점 등을 중시,정·관계에 대한 로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출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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