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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공관 한남동으로 이전

    서울시장 공관 한남동으로 이전

    서울시장 공관이 2009년 4월 용산구 한남동으로 이전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구 혜화동의 현 서울시장 공관을 2009년 4월까지 한남동 옛 한강시민공원사업소 부지(726의78번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시장 공관 이전은 현 공관이 서울성곽 터 위에 지어져 문화재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시장 공관의 한쪽 벽은 예전 서울성곽이 그대로 보존된 채 벽의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4년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서울시장 공관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했다. 또 지난 6월에는 문화재청이 서울시에 이전을 권고하기도 했다. 현 서울시장 공관은 일제 시대인 1940년 건축된 목조 건물로 대법관 공관으로 쓰이다가 1980년 9월부터 서울시장 공관으로 쓰이고 있다. 한남동에 들어설 새 공관은 대지 면적 2698㎡(816평) 위에 지상 3층, 지하 2층에 연면적 2490㎡(753평) 규모로 지어진다. 주거 공간은 건물 2∼3층 339㎡ 규모로 들어선다. 나머지 공간은 대회의실과 소회의실(지하 1층·688㎡), 게스트하우스 및 응접 공간(1층·282㎡), 지하 주차장(지하 2층·1181㎡) 등 업무나 의전용으로 사용된다. 시는 새 공관 건립 비용으로 59억 6100만원을 책정했다. 내년 3월쯤 공관 신축 공사에 들어간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현직으로 첫 영장청구된 전 국세청장

    검찰이 어제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전군표 국세청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국세청장이 비리에 연루돼 영장이 청구되기는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이다. 국가적 망신이지만, 국세청을 끼고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부산지역 건설업자가 주고받은 세무조사 무마 등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모를 밝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전 청장은 영장이 청구되기 직전까지도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1만달러 환전 명세표 등을 증거물로 제시하며 혐의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그의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국세청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정 전 청장이 건설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조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이번에 다시 현직 국세청장까지 상납 비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으니 국세청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전 청장이 자신의 혐의를 감추기 위해 의심을 살 만한 부적절한 처신도 했다. 전 청장은 정 전 비서관과 정권인수위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가 정 전 비서관과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잇는 삼각 커넥션의 연결고리가 아닌가 하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이 추가적 증거보강 수사에 나서야겠지만 이쯤에서 전 청장도 거취를 분명히 하는 게 조직의 수장으로서 도리라고 본다. 설혹 상납이 오랜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진솔하게 털어 놓고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야 할 때다.
  •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대작 오페라의 향연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대작 오페라의 향연

    대작 오페라 ‘카르멘’‘라 보엠’‘라 트라비아타’ 등 3편이 연말 국내 무대에 오른다. 14∼1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은 예술의전당 기획작품. 오페라 ‘카르멘’은 몰라도 ‘하바네라’‘투우사의 노래’ 등 극 중에 나오는 아리아는 누구나 들어봤을 정도로 대중적인 작품이다. 출연진을 선정하기 위해 1년 전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에서 오디션을 실시했다. 카르멘역에는 소프라노 김선정과 함께 메조소프라노 최승현이 뽑혔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보체크’ 공연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한 김선정은 “강한 여자 카르멘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싶다.”며 “남자들이 불나방처럼 꼬이는 카르멘의 ‘마력’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휘는 상암동 월드컵 오페라 ‘투란도트’를 지휘하는 등 한국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이탈리아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가 맡았다. 연출을 맡은 최지형씨는 “카르멘은 관능미가 넘쳐 남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팜므 파탈’이 아니라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의지를 지닌 여성”이라며 새로운 카르멘을 그려내겠다고 밝혔다.4만∼12만원.(02)580-1300.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극장이 제작한 ‘라 트라비아타’는 15∼1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세계적인 천재 오페라 연출자로 불리는 피에르 루이지 피치가 만든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연출가를 비롯한 지휘자, 주요 배역 및 무대, 의상, 소품 등이 그대로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공수된다. 최신 오페라 공연에 목말라했던 국내 관객들에게 한발 앞선 오페라를 제시할 것이라는 게 공연을 주최하는 한국오페라단측의 귀띔이다. 14세기 프랑스 사교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무대는 파티장처럼 화려하다. 아름다운 무희들과 스페인 투우사들의 정열적인 춤사위, 감각적인 의상과 상반신 누드까지 등장해 현란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3만∼31만원.(02)587-1950. 국립오페라단은 12월6∼14일 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푸치니의 ‘라 보엠’을 선보인다.19세기 파리, 방황하는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을 성탄 전야를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앞으로 매년 성탄절이면 공연되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처럼 ‘라 보엠’을 크리스마스 특화 상품으로 공연한다는 방침이다.1만∼15만원.(02)586-5282.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평생교육 명예의전당 대상자로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평생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성인평생교육 명예의전당 대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워터사이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 뮤지컬 라디오 스타

    뮤지컬 라디오 스타

    “이스트리버, 더 오버하세요. 자, 표정 살려서… 갑니다.” ‘라디오 스타´가 스튜디오에 모였다. 지난 10월30일 정성화(32), 서범석(37), 김다현(27) 세 배우의 포스터 촬영 현장. 내년 1월26일부터 3월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라디오 스타’의 얼굴부터 매만지는 작업이다. 올해 ‘맨오브라만차’로 배우로서 옹이를 단단히 박은 정성화는 매니저 박민수가 된다. 가수 최곤 역할을 맡을 줄 알았다고 하자 그는 씩 웃었다. “최곤 역할도 자신 있었지만 소탈하고 인간적인 페이소스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 다현이가 캐스팅되고 나니 그런 생각이 싹 달아나더라고요.”(웃음) ‘인간적이면서 위신도 세워야 되겠고 가진 건 없는 박민수’. 정성화의 인물 분석이다. “굽신거림 약간, 무식함도 묻어나야 할 것 같고, 스포츠형 머리에 늘 정장을 입는데 왠지 어디서 빌려 입은 느낌 있잖아요.” 농담을 곁들이면서도 그는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를 연기하면서도 그랬던 것처럼 박민수에게 녹아든 제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이내 진지해졌다. 정성화는 요즘 후배 네 명과 명륜동 사무실에서 한 달에 15만원씩 내며 대본도 써보고 분석도 한다.‘정성화가 저럴 줄 몰랐다.’는 반응을 얻어낸 건 그런 스스로의 발짓 때문이었다. ‘라디오 스타’의 가수 최곤에게 늘 짐처럼 남아있는 건 ‘왕년’이라는 빛나고도 무거운 시절이다. 정성화에게 왕년은 지금일까.“맞아요. 맨오브라만차에 이어 바로 좋은 작품을 하게 됐으니까요. 나중에 돌아보면 정말 후회 안 남기고 혼자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의 미소가 단단했다. 가장 연장자이면서도 한껏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촬영장 분위기를 띄우던 서범석. 그는 요즘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꿰뚫고 싶은 건 김밥을 팔면서도 최곤을 생각하던 박민수의 심리다. “내가 쟤를 키워냈다는 자부심도 있을 거고 내 인생은 네가 전부라는 소유욕도 있겠고…. 널 위해 다 버릴 수도 있다는 마음도 있을 거고요. 자식, 친구, 애인 같은 두 사람의 관계를 요소요소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에요.” 서범석은 현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프롤로 신부역을 맡고 있다. 설상가상 ‘노트르담 드 파리’의 내년 서울 공연 일정이 ‘라디오 스타’와 겹친다. 그러나 그는 아이디어를 내는 데도 적극적이다.“영화에서는 최곤이 마지막에 콘서트를 안 하는데 우리는 했으면 좋겠다, 또 여자 PD와의 러브 라인도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들어갈지는 모르겠지만요.”(웃음) 뮤지컬 배우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외모라는 평을 받는 김다현. 그의 역할은 박중훈이 열연했던 최곤이다. 그의 허리 아래 매달린 로커의 표지, 은색 체인이 조명빛을 반사했다. 실제로 김다현은 10년 전 그룹 ‘야다’의 멤버로 활동했다. 이력만큼은 최곤과 겹치는 셈. 그러나 최근 드라마 ‘왕과 나’,‘로비스트’로 평일 황금시간대 드라마에 연달아 얼굴을 내미는 그의 결 고운 얼굴은 왕년의 가수라기엔 너무 매끈하다. “저도 최곤처럼 무대에 올라 팬들이 제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환호성 쳐줄 때가 제일 좋았죠. 최곤은 어때야 한다는 공식은 없어요.” 하루에 네다섯 시간 자며 새벽마다 촬영장으로 향하는 그는 남는 시간은 ‘라디오 스타’를 구상해 본다. “드라마도 재미있지만 제 꿈은 뮤지컬 배우였어요. 한날 한시 스태프와 배우, 관객이 다같이 호흡하는 게 그리워서 빨리 오고 싶었죠.” 최곤을 바라보라는 사진 기자의 주문에 정성화와 서범석은 사이에 둔 김다현에게 나란히 고개를 돌렸다. 매니저 박민수의 인간적인 주름에서 우러나왔던 짠한 우정이 찰나, 렌즈에 포착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전군표 국세청장 검찰 출두] 혐의 확인땐 정권 도덕성 치명상

    현직 국세청장의 첫 검찰 소환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긴 전군표(53) 국세청장의 비리 혐의가 입증되면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청렴을 생명으로 여기는 국세청 조직의 동요는 물론이고 도덕성을 강조해온 노무현 정권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검찰이 혐의에 대한 확증을 내놓지 못하면 부실 수사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혐의 입증 공방 치열할 듯 1일 부산지검에 출두한 전 청장에게 제기된 의혹은 정상곤(53·구속) 전 부산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받았는지 여부와 상납 진술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넣었는지 여부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두한 전 청장의 신분은 ‘피내사자’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전 청장의 혐의가 확인돼 사법처리되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이 비리로 구속된 데 이어 국가 세정(稅政)의 최고 수장이 부하가 받은 뇌물을 상납받았다는 사실은 어떤 변명을 들이대도 국민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검찰이 전 청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최모(49) 변호사는 “뇌물은 통상적으로 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현금을 전달하기 때문에 물증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공여자의 진술만 앞세워 피의자를 기소하기 어렵고, 기소를 해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늑장 수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검찰은 정 전 부산청장이 받은 뇌물의 용처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하고도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양측의 치열한 법리논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대질 심문때 고성 오가기도 전 청장은 이날 자정을 넘긴 밤 늦은 시각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일단 청사를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금명간 전 청장에 대해 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전 청장은 변호인 2명을 조사과정에 참여시켜 조언을 받아가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차장 검사는 “현직인 전 청장을 배려해 조사에 앞서 지검 차장실에서 차 한잔을 대접하고 인사말을 나누었다.”고 덧붙였다. 전 청장은 점심으로 검찰 구내식당에서 차조밥과 갈비탕을 조사실로 배달해 수사 검사와 함께 먹었다. 정 전 부산청장과 대질심문을 할 때에는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차장검사는 “조사 내용과 법리를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정할 것”이라면서 “전 청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해 사법처리로 가닥을 잡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 청장은 이날 밤 청사를 나서며 “성실히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뒤 검은색 에쿠스 관용차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연두색 넥타이를 맨 그는 아침과 달리 피곤해 보였다. 아침에 출두할 때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내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청사 주변에는 국세청 직원 2∼3명이 조사가 끝날 때까지 배회했다.부산 이정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주말탐방]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의 세상

    [주말탐방]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의 세상

    지난 9월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 언론 설명회. 노무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회담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두차례나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한반도 안보체제’나 ‘한국전 종결을 위한 평화조약 서명’에 대해 미국측 통역이 한국어로 번역,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옮기지 않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등 추상적 표현으로 축약하는 바람에 오해를 산 것이다. 이는 정상회담이나 장관회담 등 주요 외교행사에서 통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를 누비며 외교활동을 벌이는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장관 옆에는 그들의 말을 가장 정확하게 통역, 전달하고자 구슬땀을 흘리는 외교관들이 있다. 바로 외교부 통역전문가다. 통역외교관들을 통해 외교가에서 벌어지는 통역의 보람과 애환 등을 들어봤다. ●언어별 2∼3명씩 국내외 포진 현재 대통령 통역을 맡는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은 10여명 정도다. 일반적으로 언어별 본부에 2명, 재외공관에 1명 등 3명씩 두는데, 이들 중 본부 베테랑 1명이 대통령 통역을 담당한다. 1990년대까지는 언어·국제관계 특채 외무관들이 주로 통역을 맡았으나 2000년대 들어 통역의 전문·분업화에 맞춰 언어별로 통역 전문 계약직을 뽑고 있다. 이들은 3년쯤 후 외무공무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외대 등 통번역전문대학원이나 해외 석·박사 출신으로, 대통령 및 외교장관 통역뿐 아니라 대통령부인·국무총리 등 고위인사 통역과 북핵 6자회담 등 주요 회담·협상 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대통령 통역의 최고참은 추원훈(43·스페인어) 정책총괄과 1등 서기관. 한국외대 서반어과, 마드리드국립대 박사 출신으로 1998년1월 국제관계전문 특채로 입부했다. 지난 2월 중남미국에서 정책기획국으로 옮겼지만 대통령 통역은 여전히 그의 몫이다. 대통령 통역은 물론,6자회담 통역을 담당하는 서명진(36·일본어) 일본과 2등 서기관과 신희경(36·중국어) 중국몽골과 2등 서기관은 2003년 입부한 동갑내기 베테랑.2004년 2월 2차 6자회담때부터 최근까지 6자회담만 10여차례 참여, 북핵 전문가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어는 정수영(31) 러시아·CIS과 3등 서기관과 배선경(30) 3등 서기관이 책임지고 있다. 이들과 함께 6자회담에서 영어 통역을 맡고 있는 김종민(30) 북핵협상과 2등 서기관은 해외파 통역장교 출신으로,6자회담 통역 중 ‘청일점’이다. 외교부 인사기획관실 관계자는 “영어는 기본이기 때문에 따로 통역을 두지 않고 담당 과에서 통역 수준의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정연(28) 서유럽과 3등 서기관이 불어 통역을, 한수진(32) 중유럽과 3등 서기관이 독일어 통역을 맡고 있다. 아랍어 통역은 정선미(31) 걸프지역과 3등 서기관이, 스페인어 통역은 임재금(27) 중미과 3등 서기관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매순간 긴장 늦출 수 없어” 이들은 외교 관련 통역이 일반 통역과 달리 민감한 내용이 많아 “정확성과 함께 보안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끄러운 통역으로 일본측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서명진 서기관은 “한·일 관계는 사연이 많고 감정적 현안도 많아 항상 조심스럽다.”며 “통역은 일반 직원들보다 회담 등 관련 내용에 대해 더 조심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양자협의 통역 등으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신희경 서기관은 “대외 보안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통령·장관 등 고위 인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옮길 때마다 조심스럽게 단어를 선택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신 서기관은 6자회담 ‘2·13합의’때 합의문 작성 과정이 새벽까지 이어져 이를 기다리며 애를 태웠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귀뜀했다. 정수영 서기관은 “일반 통역과 달리 의전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대통령의 우회적 표현도 제대로 파악,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중요하다.”고 말했다. 6자회담 통역은 정확한 단어 선택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한다. 정 서기관은 “회담 성격상 단어 하나에 모두 민감해 정확한 단어 선택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전문 용어도 많아 공부를 하며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6자회담 통역들은 전문 용어의 혼동을 막기 위해 사전에 상의하고 외국어에 없는 것을 어떻게 표현, 일관성을 유지할 것인지 고민한다고 한다. 회담이 성공한 뒤 오는 보람과 기쁨도 크지만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통역의 운명이다. 한 서기관은 “통역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호된 질책을 받게 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그러나 통역이 외교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후배들을 맞았다. 지난달 특채된 실무인력 90여명 중 5명이 통역 전문으로 뽑혔다. 외교부 이원익 인사운용팀장은 “해마다 본부 및 재외공관 수요에 따라 언어별 통역을 충원한다.”며 “최근 일본어 1명, 러시아어 2명, 독일어 1명, 스페인어 1명 등 총 5명을 뽑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젊어진 청와대 영어통역 대통령의 영어 통역은 다른 언어와 달리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담당한다. 영어는 그만큼 쓸 일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영어 통역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지난 8월 별세한 조상호 전 체육부 장관이 의전수석을 맡아 10여년간 영어 통역을 했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 때는 고(故) 김병훈 의전수석이 영어 통역을 맡았다. 이때만 해도 차관급인 의전수석이 영어 통역과 의전을 같이 하던 시절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는 외교부 출신들이 청와대 비서관실로 옮기거나 파견을 나가 영어 통역을 담당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았던 노창희 당시 의전수석은 주영국대사, 외무부 차관 등을 지낸 뒤 청와대로 옮겼다. 노 수석과 함께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도 노 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으로 영어 통역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외시 11회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외교부를 떠나 영국으로 유학한 뒤 귀국,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맡아 영어 통역을 했다. 박 의원은 하루종일 통역을 한 뒤 지쳤을 때 김 전 대통령이 “밥 먹었느냐.”며 챙겨줬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김 전 대통령 후반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초반까지는 최종현(51·외시 19회) 외교부 정책기획협력관이 의전비서실로 파견, 영어 통역을 했다. 이어 당시 외교장관 보좌관이던 강경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이 탁월한 영어 실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를 의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대 젊은 서기관들을 영어 통역으로 받아들였다. 김일범(34·외시 33회) 정책개발과 서기관을 시작으로 이여진(33·외시 31회) 서기관, 이태식 주미대사 아들인 이성환(31·외시 33회) 서기관에 이어 정의혜(32·외시 31회) 서기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실무형 영어 통역과 의전을 함께 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여소영 주중국대사관 서기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어 통역의 가장 큰 적은, 방언(方言)과 고어(古語)’. 대통령 중국어 통역 출신인 주중 대사관 여소영 서기관이 겪은 일.2003년 중국 지방 고위인사들이 단체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갑자기 한 인사가 벌떡 일어나더니 시를 한 수 읊겠다며 예정에 없는 발언을 했다. 문제는 ‘고어투’로 된 ‘자작시’인데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지방의 ‘사투리’. 중국 사극에서나 들을 수 있는 옛 표현들이 쏟아졌다. 앞뒤 문맥과 분위기에 맞춰 무리없이 통역을 마쳤지만, 아찔했던 순간. 특히 중국 사투리는 다른 지방 중국인들에게도 ‘외국어’인지라, 중국인들도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이라 할 만 했다. 여 서기관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외교부의 외국어 능력 시험 1급 획득자다. 영어·일어 등 모든 외국어를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다. 초·중·고교를 한국에서 화교학교를 다니고 국립타이완대학교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것이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지금도 라디오를 들으며 아나운서의 발음대로 따라해보고 한시(漢詩)를 외우며, 들어보지 못한 사투리를 접하려 노력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한 주요 인사가 서예 작품을 선물하면서 띄엄띄엄 광둥(廣東)어를 섞기 시작했다. 중국측 통역이 쩔쩔 매며 당황할 때 그의 통역을 도와줬던 적도 있다. 과거 유학 시절에 광둥 친구를 룸메이트로 만나 광둥말을 익힌 덕분이다. 그가 꼽는 중국어만의 공부 포인트.“중국어는 대화 가운데 고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외우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고전을 다 외울 수는 없잖아요. 외운 것도 또 잊게 돼있기 때문에 계속 반복하는 수 밖에 없지요.” 과거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부인이 방한했을 때, 중국 대사관 직원인 줄 알고 이것저것 부탁하다가 한국 외교관임을 알고 뒤늦게 그에게 사과를 했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jj@seoul.co.kr
  • [부고]

    ●김정녕(서울신문 서울 중부·남대문지국장)씨 부친상 1일 국립의료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2262-4820●감신(경북대 의대 교수)운안(외교통상부 의전2팀 서기관)라원씨 부친상 이호인(MBC 사회부 차장)씨 빙부상 31일 경북대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30분 (053)420-6149●한요섭(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과장)씨 부친상 최성원(화가)씨 빙부상 31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30분 (02)590-2697∼8●오종엽(전 미도극장 대표)씨 별세 건일(상미조경 대표)건수(현대건설 상무)건복(한국산업단지공단 비상계획관)건영(혜성교회 집사)건식(SBS 기획본부 기술연구소 부장)씨 부친상 김상춘(중계초등학교 교사)씨 시부상 서장하(전 산림청 양산항공대장)박유신(충남대 학생과장)씨 빙부상 3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3010-2230●오인성(전 한전 토목부장)정성(오정성산부인과 원장)창성(사업)씨 모친상 오범준(한국동서발전 차장)씨 조모상 유세진(사업)성낙규(〃)석정일(〃)씨 빙모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3410-6905●이대범(사업)범(서양물산 이사)씨 부친상 이종휘(대한수상스키협회장)최낙근(사업)씨 빙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10시 (02)301-2292
  • [아름다운 기업들] 한화-연인원 3만여명 ‘봉사의 바다’로

    [아름다운 기업들] 한화-연인원 3만여명 ‘봉사의 바다’로

    올해는 한화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이 큰 전기(轉機)를 맞는 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2년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화했으나 올해 창사 55주년을 맞아 이달 김영배 한화증권 부회장을 단장으로 한화사회봉사단을 설립해 별도 사무국을 두고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화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사회봉사단의 주도로 매년 2만 3000여명 규모의 자원봉사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1인당 자원봉사 시간도 연간 16시간으로 늘리고,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종전의 400개에서 6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 기부 형태를 넘어 재정적 지원과 함께 임직원 자원봉사가 반드시 병행되도록 하는 참여형을 추구한다. 2003년부터 일부 계열사별로 빈곤층 아동들의 방과후 활동공간인 공부방 90여개를 선정해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임직원들이 자원봉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빈곤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랑의 집’ 수리 봉사에 대한 재정 지원 및 자원봉사 활동도 병행해 이뤄지고 있다. 이 두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그룹 전 임직원이 근무시간에도 자유롭게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유급자원봉사제도를 도입했다. 태풍·폭설 등 재난현장에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봉사도 빠지지 않는다. 2006년 기준으로 연인원 3만 2000여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계열사 전체 임직원이 2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원이 한두 차례씩 참여한 셈이다. 게다가 임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액을 공제하고, 회사가 이 금액의 150%를 추가 출연해 ‘밝은세상 만들기’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기금의 사용 내용을 확인하고 사용 방식도 결정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소외 아동에 대한 사회복지, 장애인 배려, 문화의 대중화 등을 주요 테마로 사회공헌 활동을 펴고 있다. 한화그룹측은 “한화그룹의 사회공헌의 슬로건이 ‘사랑의 친구, 미래의 친구’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아동권리보호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장애-비장애 아동통합 프로그램인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 월드비전과 함께 저소득층 어린이 지원사업인 ‘꿈밭의 아이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은 전국 50여개 장애복지시설과 비장애아동복지시설을 동시에 지원한다. 두 기관의 아이들이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해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임직원 2500여명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권 계열사들이 진행하는 ‘꿈밭의 아이들’은 외부 지원이 거의 없는 열악한 아동보호시설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이다. 전국 14개 기관을 지원한다. 가족기능 강화와 특기교육으로 이뤄져 있다. 겨울방학을 활용해 금융권 계열사들이 특성을 살려 경제교육 캠프도 진행한다. 매년 북한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지원, 남북한 어린이 모두가 ‘우리의 희망’이라는 그룹의 인식을 재확인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시각장애인용 점자달력 배포는 작지만 섬세한 마음이 돋보인다.2003년부터는 제작 전에 장애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탁상용과 벽걸이용 세트를 만들어 한 해 3만여부씩 한국 시각장애인복지관과 희망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문화예술 부문에서는 지난해 한국메세나 대상을 받은 청계천 문화예술마당을 비롯해 서울세계불꽃축제,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자체 보유한 전문기술, 인력, 장비를 동원해 문화 재청과 협의해 각종 문화재 지원 활동을 펴는 ‘1문화재 1지킴이’ 운동도 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생색내기나 허례허식은 배제하자는 게 회사의 원칙”이라면서 “사업장이 있는 지역사회에 실질적이고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사회공헌 모델 발굴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명박 vs 이회창·박근혜 ‘3각 갈등’… 대선 49일 앞두고 혼란에 빠진 한나라당

    이명박 vs 이회창·박근혜 ‘3각 갈등’… 대선 49일 앞두고 혼란에 빠진 한나라당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대통합신당이 정동영 후보 선출 이후 당내 갈등을 잠재우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과 상반된다. 분열과 갈등의 모습이 노출되고, 서로를 불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이명박 후보측은 박근혜 전 대표측과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로 내홍을 맞고 있다.3인은 측근들을 통해 의중을 간접적으로 드러낼 뿐 직접 언급을 자제한다. 반면 복심(腹心)이나 주변 인사들이 서로를 향해 쏟아내는 말들은 훨씬 격정적이고 공격적이다. 끝내 어느 한쪽이라도 다른 행보를 보인다면 이 후보 대선 가도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내부 악재 이명박 “昌·朴을 믿는다” 이 후보는 이 전 총재의 출마설에 대해 측근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라.”며 “이 전 총재는 현명한 판단을 하실 분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가 직접 출마 선언을 하기 전까지는 절대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도 내렸다. 대변인은 물론 주요 당직자, 측근 의원들에게도 이 전 총재의 출마설에 대해 직접적인 의견 개진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에 대한 당내 논의 자체가 오히려 논란을 더 확대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나오는 것도 박 전 대표측이 적극적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후보측의 시각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가)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큰 틀에서 협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 섞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이 후보측에서는 강·온 두 기류가 감지된다. “그래도 박 전 대표측을 달래서 껴안고 가야 한다.”는 온건론이 겉으로는 다수다. 내부적으로는 “이참에 협조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아야 한다.”는 강경론도 적지 않다. 특히 박 전 대표 경선캠프에 몸담았던 일부 인사들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강경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오 최고위원이 전날 “경선이 언제 끝났는데 아직도 경선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구별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한 달 전에 비해 적게는 2%에서 12%까지 높게 나왔다.”며 ‘이명박 대세론’을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표 지역구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5%포인트가량 올랐다.”면서 “이 후보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이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 한상우기자 kjh@seoul.co.kr ■폭발 직전 박근혜 “李, 말로만 화합”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화가 났다. 측근 의원들은 폭발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가 서청원 전 대표 지지 산행에 참석한 것을 두고 “아직도 경선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해서다. “저를 도운 사람이 죄인인가요.”라며 이 후보측의 당 운영방식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는 박 전 대표는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고받고 “이럴 수가 있느냐.”며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거의 폭발 직전”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왜 대응하지 않느냐.”며 항의전화를 곳곳에 걸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 박 전 대표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30일 이 최고위원을 정조준해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A4 용지 2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 최고위원 같은 분열주의자, 반민주적 독선가야말로 당 화합의 최대 걸림돌이며 정권교체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사람”이라면서 “이명박 후보가 직접 나서 엄중한 가시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최고위원직 박탈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어 내홍은 확산될 조짐이다. 유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를 직접 공격하고, 박 전 대표측을 이회창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를 부추기는 세력으로 음해하고 있다.”면서 “2인자라는 분이 패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언행을 일삼는 것이 과연 당 화합과 정권교체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금 이 최고위원의 마음속에는 대선 후 당권을 장악하려는 개인적 야심밖에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초 전날 이 최고위원의 발언이 나오자 박측 의원 여러 명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항의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집단행동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비판이 나와 유 의원이 개인 성명을 내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다른 박측 의원들도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의원은 “이재오가 무슨 말을 해도 놔두고 후보는 진노했다고 하면, 쇼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진정성을 보이려면 이재오에게 최고위원직을 물러나게 하든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다른 의원도 “말로는 우리를 껴안는다고 하면서도 겉다르고 속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까지 등을 돌리게 하는 행위”라면서 “지금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전했다. 이틀 동안 이 최고위원이 인터뷰와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차례, 이날 이방호 사무총장이 한 차례 박 전 대표측에 대한 비난성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음모론도 나왔다. 박 전 대표측 인사는 “일련의 발언 추이를 보면 이 후보측이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BBK 사건에 쏠린 관심을 돌리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대선 승리 뒤 박 전 대표측을 배제하기 위해 미리 두 진영을 갈라놓는 게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기회보는 이회창 “아직은 할말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 결심을 이미 굳히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결단이 늦어질 것이란 세간의 예상과 달리 이르면 이번 주말쯤 전격적으로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총재가 이번 주 금요일(11월2일) 또는 주말쯤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등록일(11월25일)이 임박한 만큼 결단을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다.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려면 2500∼5000명의 추천인 서명을 받아야 하고, 추천인은 5개 이상의 시·도에 500명 이상씩 골고루 분포돼야 한다는 선거법 조항을 감안하면,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빅 이벤트’인 남북총리급회담이 열리는 다음달 14∼16일 어간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주 초를 넘기진 못할 것이란 관측도 곁들여진다. 그러나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조기 결단설’에 대해 “적어도 이번 주 금요일은 아니다. 그랬다면 이 전 총재가 발표 장소를 섭외하라고 벌써 지시하셨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 특보는 그러면서도 ‘그렇다면 이번 주는 일단 넘기는 것인가.’란 질문에는 “구체적인 시기는 말할 수 없다.”고 대답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 측근 가운데 결단을 늦추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명분이 적은 만큼,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논리다. 당사자인 이 전 총재는 이날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은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서빙고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점심 약속을 위해 잠시 외출한 것을 빼고는 줄곧 자택에 칩거하며 숙고를 거듭했다. 당 원로급 인사를 포함한 5∼6명의 면담 요청도 완곡하게 물리쳤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재의 측근이었던 서상목 전 의원은 이날 ‘보수진영 복수후보론’으로 ‘이회창 출마론’에 힘을 보탰다. 몇 주 전 이 전 총재를 만났다는 서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현행 선거법상 선거기간 중 후보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정당은 후보 없이 선거를 치러야 한다.”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보수진영도 복수후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천리타향 LA에서 붓 든 채…

    천리타향 LA에서 붓 든 채…

    부산 흥사단 사람들이 불시에 필자를 찾아 왔다. 1975년 필자가 국제신문 문화부장으로 있던 시절이다. 오늘 아침 운여 김광업 선생이 미국에서 타계했다는 부음이었다. 1973년에 로스앤젤레스로 이민간 지 3년만이다. 한국 쪽은 부산에 있는 국제신문의 필자에게 제일 먼저 알리라는 것이 유가족 측의 부탁이었다고 했다. 이 분이 한국에, 아니 부산에 살고 계실 때 그다지 짙은 정을 못 느꼈던 터라 다소 망연자실한 순간이었다. 실은 운여 말고는 그의 유족에 대해 평소에 들은 바는 있지만 면식은 없었다. 아들이 의사라는 것과 운여의 생활이 다소 어렵다는 것 등이다. 또 더 이상 아버지를 고국에 두고 미국에서 자식들만 떨어져 살 수 없다는 것이 아들의 간절한 충정임을 들어 알고 있었다. 운여가 어느 날 “이제 더 못 버티겠어”라고 말했다. 왜냐고 물으니 “아들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의절하겠대”라고 말했다. 듣고 보니 정말 난감한 노릇이었다. 운여는 부산이 이미 정든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부산을 떠나 일단 서울로 옮겼다가 미국으로 가야 할 운명이었다. 거의 절망 상태에 빠졌다. 거기 가면 글씨며 전각이며 골동 감정하는 재미를 깡그리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이 그를 번민케 했다. 운여가 부산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동광동 김춘방 시인이 운영하는 벨모르 독서실에서 운여를 보내는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교인인지라 아예 술 같은 건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 김춘방과 필자 등은 지필묵만 준비해 놓는 것으로 전송모임의 준비를 마쳤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을 때 창간 기념 휘호라든지 새로운 연재기획물이라도 마련되면 그 제호쓰기는 10중 8, 9는 운여 몫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 양반 한 번도 귀찮아하는 내색도 없이 묵묵히 응해주었다. 성품이 워낙 소박한데다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자신의 서예작품뿐 아니라 전각 작품까지도 남 주기를 좋아했다. 물욕 같은 것은 버린 사람 같았다. 물론 필자도 어느 날 한글체로 된 이름을 새긴 전각 도장을 받은 적이 있다. 운여는 송별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6절지 한 장씩에 전자(篆字) 글씨를 정성스레 써 손에 쥐어줬다. 다음 날 운여는 서울로 떠났다. 필자는 그에 대한 송별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운여체’란 어휘를 쓰면서 부산에서 전각과 서예를 위해 큰 터전을 일군 그의 공로를 기렸다. 1950년대 월남한 이래 정든 부산을 떠나는 그에 대한 필자의 작은 헌사에 지나지 않는다. 운여는 환속한 청남 오제봉을 위해 창선동 대각사의 선방을 빌려 동명서화원을 차리도록 주선했다. 해마다 서화 전람회도 열고 대구와 교류전도 빠짐없이 열면서 한국화와 더불어 서예, 전각으로 청남과 배재식, 조영제 등 그 제자들이 기량을 나타내고 향상시키는데 적잖이 이바지했다. 그는 기독교 장로이면서 불경에도 조예가 깊었다. 오늘에 와서 중진의 경지에 들어선 맷돌 수안 스님 등이 전각을 배우러 드나든 것도 이 무렵이다. 운여는 일찍이 도산 안창호를 흠모하는 사상가로 63년엔 흥사단 부산분회를 창립, 분회장직을 맡아 청년운동에 남다른 열성을 보였다. 그는 또 우리 골동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감식안을 갖고 있었다. 이를 자타가 공인 할 정도였다면 그 감식안의 수준을 알 만하지 않겠는가. 그는 진위를 가려 달라는 청을 받으면 그것이 비록 위작이라 하더라도 “그냥 가지고 계세요”라고 답한다. 상대가 그것을 밖으로 내돌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애호가들을 위해서 좋은 길이란 암시다. 그는 미국 이민 이후에도 부산을 너무 그리워하고 다시 오고 싶어했다. 이민 간 그 해 필자에게 부산 살던 간절한 그리움과 회한을 담은 서신을 보내면서 서신 끝에 ‘나성(羅城)에서 나부 운여(拿父 雲如)’란 서한을 받고 한동안 어리둥절한 적이 있다. 나부란 뜻은 나포된 아버지란 뜻이 아닌가. 그제서야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토록 가기 싫은 미국 이민을 아들의 강권에 못 이겨 갔으니 나포된 애비가 아니냐는 그런 눈물겨운 뜻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운여는 미주흥사단의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려고 서예전시에 골몰하고 있었다. 밤낮 없이 쓰고 깎고 하다가 밤새 붓을 든 채 책상머리에 엎드려 영원의 잠을 청한 운여! 자기 겸손이 지나쳐 초기 국전 서예부문의 심사위원 위촉마저 사양한 선비. 우리 서예계의 독보적 존재, 고국에 묻히고 싶다던 소원도 이루지 못하고 이국땅에 잠든 운여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 그는 1906년 평양에서 태어나 경성의전(현 서울의대)을 나와 평양에서 안과를 개업했다. 광복 후 북한 정부에 차출돼 종합병원에서 종사하다가 1·4후퇴 때 피란 대열에 섞여 대구로 내려 왔다가 수년 뒤 부산으로 옮겼다. 가족들은 수정동 산 언덕배기 판자촌에 기거시켜 놓고 한때 지게꾼 노릇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 뒤에 겨우 자금을 꾸려 창선동에서 ‘광명안과’로 개업하다가 대교동으로 옮겼다. 안과를 개업했으나 서예 쪽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의 운필은 딴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매우 독창적인 것이어서 추사(秋史) 이래 큰 재목으로 평가받아 왔다. 글 김규태 시인, 전 《국제신문》논설주간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하는 그들만의 밤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 2명이 새달 한국을 찾는다. 한명은 반짝반짝 뜨는 별, 그리고 다른 한명은 지는 별이라고만 하기엔 아쉬운 거장이다. 클래식계에 중국 신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랑랑(25)이 2년여 만에 세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밝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청중과의 탁월한 교감을 자랑하는 랑랑은 11월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낭만 계열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독주회를 꾸민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해 쇼팽 소나타 3번, 슈만의 ‘어린이 정경’, 호로비츠가 편곡한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2번’ 등이 연주된다. 올해 개봉한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연주를 맡는 등 대중적인 행보도 활발하다.3만∼9만원. 타계한 파바로티와 함께 3대 테너로 꼽히는 호세 카레라스(61)도 1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11월14일 오후 8시 역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카레라스의 내한 콘서트는 그러나 ‘가기 힘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전체 2500여석의 티켓 가운데 6만원인 무대 뒤편의 합창석 270석만을 일반인들이 예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10만∼30만원의 VIP석을 비롯한 나머지 좌석은 협찬사인 HSBC은행과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가져갔다. 협찬사의 고객이 아니라면 카레라스의 뒤통수밖에 볼 수 없을 판이다. 입장료도 지난해에 22만원이었던 VIP석이 올해는 30만원이며, 가장 싼 좌석도 지난해 5만 5000원에서 6만원으로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9∼36% 값이 상승했다. 얼마 전 내한한 빈 슈타츠오퍼가 45만원에 이르는 초고가 티켓으로 인해 정작 공연 땐 빈 자리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카레라스 공연은 일단 좌석이 빌 염려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입장료를 고가로 책정한 뒤 이를 대부분 협찬사에 넘기는 기획사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클래식 장벽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 이번 카레라스의 공연은 KBS교향악단이 반주를, 지휘는 카레라스의 전속 지휘자이자 그의 조카인 성악 전문 지휘자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맡았다. 소프라노 박미혜가 특별출연하여 카레라스와 듀엣곡을 부를 예정이다.(02) 541-6234.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월요일마다 ‘평양 이야기’ 방영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남북정상회담 때 대통령을 특별 수행했던 이들을 초청하는 ‘번영과 평화 선언 이후-특별수행원의 평양이야기’를 시리즈로 방영한다. 첫 방송은 29일 낮 12시에 나가며, 매주 월요일 같은 시간에 스카이플러스(채널 100번)에서 방송된다. 1편에는 문화예술분야 특별수행원으로 따라간 문성근 영화진흥위원이 출연한다. 그는 여흥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와 영화부문을 비롯한 문화계 전반 교류 계획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서 판소리 명창인 안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신경림 시인, 이세웅 예술의전당 이사장,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진행은 김현경 MBC 북한전문기자가 맡는다.
  • [음악]

    ●베토벤, 그 위대함의 재발견 11월3일 오후 6시 세종체임버홀.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곡 전곡을 윤철희, 데니스 김, 배상은, 홍웨이 황, 박상민, 이창형 등 국내 최정상 독주자 6명이 피아노 6중주로 연주.3만∼5만원.(02)780-5054.●태교 음악회 11월11일 오후 3시 호암아트홀. 모차르트, 비발디, 하이든 등 산모와 태아에게 안정감을 주는 음악을 서울 시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2만∼5만원.(02)780-5054.●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프랑스 리퍼블릭 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연주회 11월1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 시대 최고의 트럼페터 나카리아코프가 최정상 관악오케스트라와 꾸미는 무대.4만∼10만원.(02)580-1300.
  •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첫 공연 2% 부족해…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첫 공연 2% 부족해…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콰지모도가 축 늘어진 에스메랄다를 품에 안고 울부짖는다. 순간 객석의 반응은 최고조로 부풀어오른다. 2005,2006년 국내에서 19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11월11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가 경남 김해에서 한국어 공연으로 다시 선보였다. 근위대장 페뷔스, 대주교 프롤로,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 세 남자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싸고 사랑과 욕망, 배신과 헌신을 노래했다.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무대 위를 7명의 배우와 16명의 무용수들이 넘나들었다.23일 첫공연은 원작의 감동을 되새기게 했지만 오리지널 공연의 원숙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해를 거쳐 성남을 찍고 내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오를 ‘노트르담 드 파리’가 좀더 발효되길 기대해본다. ●귀의 즐거움 vs 불안정 ‘노트르담 드 파리’를 다녀간 관객들은 54곡의 유려한 음악을 기억한다. 프랑스에서는 OST가 1000만장이나 팔려나갔을 정도. 이번 라이선스 공연은 작사가 박창학이 1년동안 번역한 가사가 큰 무리 없이 맞춤했다. 그러나 라이브가 아닌 반주음악이 둔탁한 음향으로 극을 열었고 배우들의 노래 소화에 편차가 컸다. ●볼거리의 향연 vs 산만 높이 10m의 거대한 성당의 벽을 능숙하게 타고 오르며 7m 높이에 매달린 100kg짜리 종을 장난감 만지듯 다루며 매달리는 몸짓, 매트리스와 함께 무대를 구르고 철제 바리케이드를 주고 받으며 걸인들을 가두는 역동성, 꼽추 콰지모도가 바퀴에 묶여 멸시당하고 죽은 에스메랄다가 공중에 떠올라 춤을 추는 장면.‘노트르담 드 파리’의 매력은 다채로운 아크로바틱과 무대장치·소품을 활용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몸놀림이 하나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산만하게 펼쳐져 아쉬움을 남겼다. ●신인들의 선전 vs 미숙 ‘노르르담 드 파리’에는 유난히 신인들의 등장이 두드러진다. 극의 마지막에 감동을 뽑아냈던 신인 가수 윤형렬은 목소리를 눌러 거친 호흡으로 노래하는 콰지모도의 음색을 재현해냈다. 페뷔스 역의 김성민은 단 한번도 무대에 서 본적 없는 ‘초짜’지만 무대 적응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대서사시를 읊으며 극을 열고 닫는 음유시인 그랭구아르는 중요한 곡인 ‘대성당의 시대’에서 흔들림을 보였다. 신인들의 선전은 높이 살 만했지만 들쭉날쭉한 진행으로 감상의 격차는 컸다.1400석의 규모의 대극장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 셈. 그래서 상대적으로 프롤로 신부 역의 서범석의 안정적인 연기와 호흡이 돋보였다. 김해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권력 독법의 오류/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 개막식.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뒤로 입장하더니 나란히 앉는다.‘파격 예우’라는 평가와 함께 ‘장쩌민의 파워’가 새삼 부각됐다.‘후진타오의 권력 장악 실패’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자세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의전상 ‘넘버2’는 지난 6월 황쥐(黃菊) 전 부총리의 장례식 등 이미 2차례에 걸쳐 확립된 형식이다. 장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2번째 입장’이라는 의전으로 미루어 판단할 일은 아니다. 논리적 순서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날의 의전은 누구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을까.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장과 그의 세력인 상하이방(上海幇)의 작품일까? 중국인들의 반응은 대동소이하다.“후가 원로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쑹핑(宋平),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리루이환(李瑞環) 등 57명의 원로들은 후와 당 지도부가 초청했으되, 본인들이 싫으면 나오지 않아도 무방한 일. 많은 원로들을 모신 후는 TV를 본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 역시 5년 뒤 영향력 있는 ‘원로’로 남아야 한다. 17차 당대회는 ‘중국 읽기’가 쉽지 않음을 새삼 일깨워준다. 곳곳에서 ‘중국 독법(讀法)의 오류’가 드러났다. 이번에 장쩌민은 도리어 ‘등장’보다는 ‘은둔’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했을지 모른다. 지난 1년간 거의 베이징을 떠나지 않으며 인사 물밑 작업을 했다는 전언들이다.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이 소개된 22일. 리커창(李克强)에 앞서 시진핑(習近平)이 입장하자 바로 ‘차기 후계자, 시진핑’ 전망이 제기됐다.‘후진타오, 장쩌민에 패배’ 분석과 함께. 한 중국인의 반응은 이렇다.“상무위원 9명이 함께 서자 5년 뒤 남을 두 사람만이 분명해짐을 느꼈다.”는 것이다. 많은 중국인들은 순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시진핑-리커창간의 경쟁을 좀 더 염두에 두는 인상이었다. 입장 순서에 대한 생각이 이러하니, 퇴장 순서는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퇴장하다 말고 대열을 이탈해 기자들에게 한참 손을 흔든 데 대한 해설이 더 어렵겠다. 권력구도에 대해서도 후진타오-장쩌민의 대립구도가 지나치게 부각됐다. 중국 정치에서 작용하는 ‘타협’의 공간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그만두고서라도,‘한 뿌리 두 가지’라는 후-장의 관계마저 가려졌다. 두사람 모두 덩샤오핑(鄧小平)의 지명과 보호아래 성장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시진핑의 부상은 기본적으로 후와 장이 이룬 타협의 산물일 뿐 아니라, 원로를 비롯한 각 정파간의 동의속에서 진행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상하이방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의 은퇴를 가장 말린 것이 후진타오였다는 소식은, 중국 정계 구도를 상하이방-베이징방으로만 재단하려는 흑백 구분법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당 대회에서 기업인들의 활동이 부각됐지만, 시장(市場)의 첨병들이 당(黨)의 영도 아래에 있음을 자처하며 정치를 논하는 어색한 장면은 간과됐다. 실제로 지방의 우량 기업들이 지방 정부와 지도자의 실적을 위해 불필요한 투자를 남발하는 사례는 숱하다. 단순히 ‘목소리 커지는 기업인’으로만 바라보기에 ‘중국적 특색’은 여러 색이다. 중국을 읽는 코드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그간 중국 정치 현장에 얼마나 많은 ‘예외’가 생산됐는지를 되돌아볼 만하다. 중국 정치의 진면목은 ‘관행’를 고집하는 데에서보다는 현안을 타개할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쪽에서 더욱 빛을 내오지 않았나.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무용]

    ●현대무용단 탐 ‘비밀의 변주’ 30·31일 오후 7시30분 서강대 메리홀. 제27회 정기공연 겸 가을신작 무대. 예술감독 조은미 안무.(02)3277-2584.●김영희무트댄스 ‘꽃’ 11월1·2일 오후 7시30분 호암아트홀. 안무가 김영희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되돌아본 자신의 삶. 꽃을 소재로 절망 속에서 발견하는 생의 기쁨과 성장과정.(02)2263-4680.●이경옥 무용단 ‘눈물’ 11월4일 오후 4시·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연산군과 장녹수, 광대 공길의 이야기.(02)2263-4680.●안애순 무용단 ‘3 Tenses’ 30·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세 명의 무용수가 과거·현재·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을 각각 춤으로 풀어낸 신작. 안애순 안무.(02)522-5476.●재불무용가 김희진 ‘동반’ 11월4일 오후 6시,5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중년남자의 고독을 통해 현실감 부재를 드러내는 ‘로항의 집’등 3부작.(02)2263-4680.
  • [공직 인맥 열전] (7) 행정자치부 (4)·끝

    [공직 인맥 열전] (7) 행정자치부 (4)·끝

    행정자치부 정책홍보관리실·정부혁신본부·전자정부본부 등 옛 총무처 관료들은 ‘과’나 ‘팀’, 이른바 ‘같은 방’에서 근무했느냐의 여부가 인맥 형성의 주요한 연결고리다. 때문에 옛 총무처의 양대 기능이었던 조직·인사 업무를 중심으로 두 개의 ‘인맥 라인’이 형성돼 있다. 자타가 능력을 인정하는 이들은 ‘페이퍼워크(보고서 작성)의 대가’들로 통한다. 참여정부 들어 정부혁신·전자정부 등으로 업무영역이 확대되면서 희석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조직을 이끄는 동력이다. ●‘같은 방´ 근무가 학연·지연보다 우선 ‘조직국 라인’은 박명재(행시 16회) 장관, 김호영(행시 21회) 외교통상부 제2차관, 김남석(행시 23회) 정책홍보관리실장, 서필언(행시 24회) 전자정부본부장 등으로 내려온다. 김 실장과 서 본부장에 이어 ▲김상인(행시 26회) 조직혁신단장 ▲심덕섭(행시 30회) 외교통상부 기획심의관 ▲윤종인(행시 31회) 충남 아산부시장 ▲해외연수 중인 전성태(행시 31회) 전 재정기획관 ▲임만규(행시 33회) 청와대 민원제도비서관실 행정관 ▲한창섭(행시 34회) 성과조직팀장 ▲장수완(행시 36회) 진단기획팀장 ▲최재용(행시 38회) 전자정부본부 전략기획팀장 ▲해외연수 중인 김성중(행시 39회) 서기관 ▲김하균(행시 39회) 중앙조직진단팀장 ▲이창규(행시 41회) 국가기록원 제도기획팀장 등으로 이어진다. 이들 가운데 김 단장, 심 심의관, 윤 부시장, 최 팀장 등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김 단장은 리더십과 친화력을 겸비해 조직 내에서 ‘대부’로 통한다. 심 심의관은 김 제2차관이 외교부 조직개편을 위해 중용한 인물로, 한때 이화여대에서 교수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실력파이다. 윤 부시장은 참여정부 정부혁신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 팀장은 업무능력·대인관계 등에서 두루 능해 오히려 승진 등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변에서 얘기한다. 또 임 팀장과 한 팀장도 적극성만 기르면 나무랄 데가 거의 없다는 평가다. 이 팀장도 단점을 언급하는 사람이 드물지만,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동고동락’, 인맥 형성의 키포인트 조직국 라인과 더불어 옛 총무처를 지탱했던 ‘양대 축’인 ‘인사국 라인’ 상당수는 역할과 기능이 강화된 중앙인사위원회로 옮겨갔다. 하지만 지금도 최양식(행시 20회) 제1차관을 정점으로,▲정남준(행시 23회) 정부혁신본부장 ▲전충열(행시 26회) 주미한국대사관 주재관 ▲오형국(행시 27회) 혁신기획관 ▲김일재(행시 31회) 유엔경제사회국(DESA) 파견 ▲이정렬(행시 36회) 혁신전략팀장 ▲김우호(행시 37회)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오병권(행시 36회) 조직기획팀장 ▲정선용(행시 38회) 변화관리팀장 등이 남아있다. 이 중 전 주재관, 이 팀장, 김 행정관, 오 팀장 등이 조직 내·외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들이다. 분명한 성격의 소유자인 전 주재관과 이 팀장은 각각 뛰어난 상황판단력·유머감각, 기획력·활동성 등을 인정받고 있다. ‘마당발’인 김 행정관은 ‘고시 출신으로는 드물게 직원들에게 욕먹지 않는 상사’로 꼽힌다. 최근 인사에서 조직 쪽으로 갈아탄 오 팀장은 업무능력과 함께 언변도 뛰어난 팔방미인으로, 오히려 지나치게 빠른 승진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이밖에 조직·인사국 라인은 아니지만, 기획통인 박찬우(행시 24회) 대전부시장, 박제국(행시 31회)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정순교(행시 33회) 컨설팅기획팀장 등도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주목해야 할 여성·비고시 두각을 나타내는 비고시 출신들도 있다. 현재 행자부 본부 국장급 이상 공무원 중 유일하게 비고시인 황인평 의정관은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업무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각각 연금과 공직윤리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이민원 연금복지팀장, 권순록 공직윤리팀장도 주변에서 신임을 얻고 있다. 정부행사와 의전을 도맡아 챙기는 정현규 의정팀장도 맡은 일을 빈틈없이 처리한다. 행자부내 여성 공무원 중에서는 김경희(9급 공채) 인사혁신팀장, 최근 해외연수를 마치고 귀국해 대기 중인 김혜순(5급 특채) 서기관 등 2명의 입지가 독보적이다.‘폭탄주’도 마다 않는 여장부 스타일의 김 팀장은 적극성이, 김 서기관은 친화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세청 ‘상납 스캔들’로 번지나

    국세청 ‘상납 스캔들’로 번지나

    정윤재(43) 전 청와대 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42)씨 비호의혹 사건에 전군표 국세청장이 연루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대가로 1억원을 받은 정상곤(53) 전 부산국세청장이 전 국세청장의 6000만원 수뢰설을 밝힌 이후 이들의 관계와 함께 뇌물의 최종 도착지가 어디일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정 전 청장과 정 전 비서관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공직자 모임에서 한두 번 만난 것 외에는 아무런 친분이 없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의 전화 한 통으로 건설업자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줄 만큼 가깝지 않았다는 얘기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소개한 지난해 7월에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총리실 민정비서관을 그만두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발령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정 전 비서관이 국세청의 고위 간부를 통해 정 전 청장과 연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국세청 고위 간부는 전 청장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 전 비서관과 전 청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김씨의 애로사항(세무조사)을 전해들은 정 전 비서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청장에게 부탁, 정 전 청장을 소개받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정 전 비서관이 정 전 청장에게 김씨를 소개했고, 전화로 김씨를 만나 줄 것을 다시 부탁, 세무조사를 무마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정 전 청장은 검찰에서 “정 전 비서관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김씨를 그렇게까지 선처할 이유가 없었다.”며 “돈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해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작용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기왕에 돈을 받은 정 전 청장은 2∼3등분해 제3의 인물에게 ‘구명용’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청장이 지난 8월9일 구속된 날과 전날 두 차례 전 청장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상황을 전하면서 자신에 대한 구명과 주변을 당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 전 청장이 전 청장에게 건넸다는 돈의 성격은 인사 청탁용 가능성 외에도 자신의 구명을 겸한 관행적인 상납일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돈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다. 검찰 수사 결과 국세청장이 부하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국세청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참여정부의 도덕성마저 무참히 짓밟히게 된다. 부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사설] 국세청장 수뢰의혹 조속히 가려라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씨와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그리고 이들을 소개한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 간 삼각 스캔들의 불길이 더 번지고 있다. 김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조로 1억원을 받았다가 구속된 정 전 부산지방청장이 수수한 돈 중 6000만원을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사실이라면 국가의 중추기관인 국세청이 위·아래 없이 혼탁해졌거나, 권력의 눈치를 보며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정 전 청장이 받은 1억원의 용처에 대해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섣부른 예단은 금물일 것이다. 김태현 부산지검장은 그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뇌물 상납 여부에 대해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는 일부 진술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전 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펄쩍 뛰고 있다. 검찰이 상반되는 진술 이외에 다른 물증이 없다고 해서 어물쩍 넘길 게 아니라, 철저한 보강수사를 서둘러야 할 이유다. 우리는 전 청장이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본다. 백번 양보해 “인사혜택을 준 적도 없는데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전 청장의 해명은 일리가 있다고 치자. 그러나 국세청의 해명대로 정 전 청장이 “오랜 구속수사로 궁박한 처지에 있다.”고 해서 거짓말로 현직 상관을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지고 있다고만 보기도 상식적으로 무리다. 특히 지난 9월 전 청장은 수사자료 수집차 방문한 검찰측에 “용처를 더 조사하지 말아달라.”며 수사 수위조절을 시도한다는 의심을 자초한 적도 있었다. 차제에 검찰은 금품 상납 의혹뿐만 아니라 이번 스캔들의 배후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그것만이 전직 청와대 실력자가 끼는 바람에 늑장수사를 했다는 오명을 벗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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