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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三色 우리가락

    三色 우리가락

    각박한 현대사회.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국악은 지루하고 고루한 과거의 파편일 수 있다. 하지만 김덕수(58), 황병기(74), 그리고 고(故) 박병천. 이들 명인의 한마당은 그저 과거를 재현한 박물관의 울타리가 아니다. 국악이란 언어로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를 기약하는, 악착같은 소통의 아우성이다. 젊음 : 김덕수 사물놀이라는 농촌 예술을 도심 한가운데에 올려놨던 김덕수. 청년 국악인들을 끌어모아 문을 여는 ‘2010 서울젊은국악축제-청마오름’(www.nowonart.kr)은 국악에 젊음을 담아내려는 국악인들의 안간힘이다. 오는 21일 서울 노원 문화의 거리에서 김덕수의 ‘신명’(神明) 한마당으로 축제의 첫 문을 연다. 축제에서 ‘예술감독’ 감투를 쓰고 있는 김덕수의 길놀이 한판이다. 김덕수의 사물놀이에서 관객과 연희자의 무대 구분은 무의미하다. 모두가 주인공이다. 꽹과리와 장구, 소리가 나는 사물들을 모두 함께 두들겨 패며 열어 젖히는 연희의 판이요, 남녀노소를 넘어 서로가 하나되는 공존의 장이다. 축제는 27일까지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과 구로아트밸리, 인사동과 청계광장 등으로 이어진다. ‘시나위’, ‘홀’, ‘연희집단 The 광대’ 등 혈기 넘치는 국악 신세대들이 가세한다. 발레리노 이원국, 성악그룹 ‘쓰리 베이스’, 기타리스트 최이철 등이 국악의 빈자리를 메운다. 현대와 소통하는 젊은 국악인들이 켜는 기지개다. 실내 공연은 전석 3000원이며 야외 공연은 무료다. (02)951-3355. 통섭 : 황병기 가야금 명인 황병기. 자리잡기가 녹록지 않은 창작 국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대중의 곁에 올려놨던 그다. 그의 손길에는 전통은 물론 아방가르드까지 교차한다. 그는 가야금의 명인 이전에 통섭(通涉)의 대가다. 새달 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2010 황병기의 소리여행 : 가락 그리고 이야기’는 황병기 인생 통섭의 절정이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가즈히토 야마시타가 연주하는 한국 최초 창작 가야금 독주곡 ‘숲’, 록그룹 ‘어어부 프로젝트’가 내놓는 황병기의 역작 ‘미궁’까지, 그의 일흔줄 인생이 얽히고설켜 또 다른 창조물을 일궈낸다. 소설가 이외수의 감성적인 무대 예술, 여기에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가세하면서 통섭의 진면목을 과시한다. 퓨전음악이 난무하는 혼돈의 국악판. 창작음악의 선두에서 상쇠나 다름없던 명인의 작품 한마당은 젊은 예술인에게 진지한 고민을 던지는 듯하다. 과연 우리 국악이 나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옛것 그대로를 마냥 지키는 게 맞을까, 아니면 기계적으로라도 섞는 게 옳을까. 해답까지는 몰라도 통섭의 교훈은 얻어갈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만~10만원. (02)548-4480. 세대교체 : 박병천 씻김굿. 망자를 위한 의식이다. 망자의 몸을 씻길 때 그 앞뒤에 벌어지는 굿 대목이다. 한 대목 한 대목에서 처연한 노래가 불리고 슬픔은 그렇게 산자의 영혼을 닦는다. 죽음도 흥의 빌미가 되는 땅 진도. 그 보배로운 섬의 예술을 뭍에 올렸던 무당 박병천(1932~2007) 선생의 진도 씻김굿이 그의 후예들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 씻김굿 한마당은 14일 밤을 넘긴다.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서 오후 2시부터 열리는 1부 ‘유작전’은 고인이 씻김굿에 나오는 대목을 무용으로 창작한 작품을 제자들이 재연한다. 고인의 막내딸 윤정(30)씨가 살풀이를 더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대를 이어가며 갱생하는, 세대 교체의 한 장면이다. 24대를 이어온 씻김굿 유전자가 뼛속 깊이 새겨져 있었던 고인의 처절한 유산이다. 2부 ‘씻김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로 지정된 진도씻김굿이다. 진도 원로 예술인들이 상경해 이튿날 새벽 1시까지 판을 달군다. 고령이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이들과 고인의 제자들이 함께 펼치는 헌사다. 1·2부 각각 1만원. (02)3011-1720~1.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울 G20회의-정상외교] 美·中·러 정상 겉으론 웃지만… 늦게 입장하려 기싸움 팽팽

    [서울 G20회의-정상외교] 美·中·러 정상 겉으론 웃지만… 늦게 입장하려 기싸움 팽팽

    11일 세계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G20 서울 정상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속에서도 신경전이 팽팽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환영 리셉션에 참석한 정상들의 의전 서열을 두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국 정상들 간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벌어져 초반부터 긴장감이 연출됐다. 이런 가운데 호스트인 이명박 대통령은 조크를 통해 전반적인 회의 분위기를 유도했다. 정상 만찬에 앞서 각국 정상 간에는 진지한 대화가 오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도열한 국군 전통의장대의 사이를 지나 속속 입장했다. 원래 행사장 도착은 의전서열 역순인 ‘국제기구 대표→정상대리 참석국→초청국→정부수반 총리→대통령’ 순이었다. 대통령 중에서는 가장 오래 재임한 정상이 맨 마지막에 입장해야 한다. 그런데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기로 돼 있는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3국 정상이 양자회담 등으로 예정시간보다 10여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들보다 먼저 입장하면서 혼선이 생겼다. G20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 입장 행사가 총 20분가량 지연되는 ‘의전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얘기를 나누면서 어색한 시간을 보냈고, 현관에 도열한 의장 요원들도 힘겨운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었다. 국제 정상 행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외교가에서는 3국 정상들이 서로 맨 마지막에 들어오려고 신경전을 벌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행사 관계자는 “원래 입장 순서가 정해져 있었지만, 몇몇 정상들이 가능한 한 나중에 입장하려는 보이지 않는 ‘기싸움’까지 더해져 실제 입장 순서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외교 전문가는 “국제 행사를 하다 보면 미·중·러 등 강대국 정상들이 행사장에 서로 나중에 입장하려고 숙소에서 일부러 늦게 내려오는 등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면서 “최근 미·중이 사사건건 각종 현안에서 힘겨루기를 벌이는 등 관계가 순탄치 않은 것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상들은 공식 환영장인 으뜸홀을 지나 리셉션장으로 입장했다. 리셉션 홀 양쪽으로는 반가사유상과 백제금동대항로, 청자 등 국보급 유물 12점이 전시됐고, 퓨전 궁중음악이 흘러나왔다. 이 대통령은 정상들이 들어올 때마다 두 팔을 들고 ‘환영합니다(Welcome)’라는 말을 연발하거나 ‘안녕하세요(Good evening)’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국제 무대에서 몇 차례 얼굴을 익힌 정상에게는 ‘또 만나서 반갑습니다(Nice to see you again)’라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기념촬영 이후 정상들이 인도된 리셉션 홀에는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음식이 제공됐다. 소고기, 버섯,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산적과 빵에 바닷가재를 올린 카나페, 잣과 은행을 올린 곶감, 데리야키 소스를 뿌린 장어 등이 마련됐다. 정상들은 리셉션 홀에 들어서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서로 인사를 나눴다. 가까운 거리에 마주 서서 웃거나 부둥켜안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만찬 테이블은 직사각형으로 정상들이 둘러앉도록 했다.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왼쪽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리를 잡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맞은편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이 대통령 건너편에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마주했다. 이 대통령은 “어텐션 플리즈(Attention, please)”라고 주의를 환기한 뒤 건배를 제안, 서울 G20 정상회의의 공식 개막을 알렸다. 이 대통령은 “서울 정상회의에서 국제 공조를 위해 한 걸음 더 나간 구체적인 계획과 합의를 이끌자.”고 말했다. 또 “국제 공조를 통해서만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이해시키자.”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이 시작되기 전까지 30여분간 착석하지 않고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김성수·임일영·오달란기자 argus@seoul.co.kr
  • 원탁 회의땐 의장국 오른쪽이 상석

    원탁 회의땐 의장국 오른쪽이 상석

    의전으로 시작해서 의전으로 끝나는 정상들의 모임에서는 앉는 자리도, 사진을 찍는 자리도 철저히 외교관례를 따라 정해진다. 자리배치에는 원칙이 있다. 기본적으로 상석의 개념이 없는 원탁의 테이블에서는 의장국 자리를 중심으로 오른쪽이 상석, 왼쪽이 그다음 상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오른쪽에 차기의장국인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왼쪽 자리에는 전임 의장국인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자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엔 의전 순서에 따라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가며 자리배치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3차 정상회의 개최국 대통령 자격으로 3번째 상석 자리에 앉는다. 이 대통령으로부터 오른쪽 2번째 자리다. 이어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4차 정상회담 개최국의 대표로 이 대통령으로부터 왼쪽 2번째 자리에 앉을 예정이다. 이렇게 의장국과 개최국을 우대하는 의전이 끝나면 그다음 부터는 먼저 대통령이 된 사람부터 상석에 앉는다. 단 정상(Head of State)이 정부 수반(Head of Government)보다 위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Green 20’ 경찰 친환경 전동차 순찰

    ‘Green 20’ 경찰 친환경 전동차 순찰

    ‘G20’은 ‘Green 20’의 약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회의장의 키워드는 ‘친환경 녹색’이다. G20 비즈니스 서밋의 4대 의제 가운데 하나가 ‘녹색성장’인 만큼 회의 진행에도 친환경이 강조됐다. 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코엑스 1층 정문 밖에서는 바퀴가 세개 달린 친환경 전동차 ‘세그웨이’를 탄 경찰관들이 줄지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좁은 지역을 꼼꼼하게 순찰하는 데 제격인 세그웨이는 휘발유를 쓰지 않고 전기 충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경오염 걱정이 없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G20 정상회의 기획단은 회의 참가자와 취재진, 행사진행 요원들에게 20개국의 국기 그림이 그려진 머그컵을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회의 기간 동안 일회용 물병과 종이컵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또 행사장 곳곳에 걸린 대형 현수막은 회의가 끝나면 번듯한 가방으로 변신하게 된다. 주최측이 쓸모 없어진 현수막을 잘라 ‘에코 쇼핑백’으로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기획단 관계자는 “행사기간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각국 정상과 대표단이 탈 의전차량도 친환경이 대세다. 현대·기아차는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기술 수준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전기승용차 10대, 수소연료전지차 14대 등 32대의 친환경차량을 지원했다. GM대우도 전기차 10대를 제공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오바마 印尼화산재 피해 조기 입국…서울공항 의전·경호원들 ‘초비상’

    G20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전세계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속속 한국 땅을 밟았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40분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편으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6시40분쯤 에어포스 원이 서울공항 청사 앞 A행사장으로 들어서자 청사 안에서 대기하던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와 월터 샤프 유엔군사령관 겸 한미 연합군사령관, 신각수 외교부 1차관, 한덕수 주미대사 등이 에어포스원 앞에 도열했다. 이어 20여대의 경호차량과 의전차량이 줄이어 행사장으로 들어섰으며, 에어포스 원의 뒤쪽 탑승구로 먼저 내려온 미 정부 관계자와 미국 측 취재 기자단이 행사 차량에 올라탔다. ●오바마, 취재진에 손 흔들며 여유 푸른 넥타이와 검은 정장 차림으로 에어포스 원의 출입구에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마중나온 한·미 양국 관계자에게 왼손을 들어 답례한 다음 가벼운 발걸음으로 탑승구와 연결된 랜딩카의 계단을 내려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븐슨 미 대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 다음 곧바로 의전차량에 올라탔다. 그는 의전차 안에서 국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오후 8시10분쯤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 일행을 태운 비행기가 서울공항에 착륙했으며 2분 뒤에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호주총리 정상회담 1시간전 입국 당초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던 오바마 대통령 일행은 이날 오후 11시 도착 예정이었으나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에 따른 화산재 피해때문에 당초 일정을 4시간 앞당겨 한국을 찾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정오쯤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오전 9시55분쯤 입국했다. 미국과 캐나다 외에도 이날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정상 전원이 도착일정을 변경해 경호 및 의전 관계자들은 온종일 바쁘게 움직였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를 태운 비행기도 예정보다 조금 일찍인 오후 4시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길러드 총리가 도착한 시각은 한·호주 정상회담이 열리기 1시간 전으로 매우 촉박한 상황이었지만 무사히 제 시간에 청와대에 도착해 정상회담을 마쳤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중 가장 먼저 첫 테이프를 끊은 인사는 오전 5시쯤 도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반 총장이 워낙 이른 시각에 도착한 탓에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반 총장 부부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차기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국 사정으로 12일 오전 7시 마지막으로 입국해 정상회의에 합류할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문화마당] 어느 발레리나의 몸/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어느 발레리나의 몸/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시월의 마지막 토요일. 모처럼 완연한 가을을 만끽하며 예술의전당에 가서 발레공연을 보았다. 발레의 제목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La Bayadere). 인도 힌두사원 무희와 전사의 비극적 러브스토리를 3막으로 구성한 발레극이다. ‘라 바야데르’는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화려한 발레동작, 풍부하고 웅장한 무대와 서정적인 음악으로 시청각적 쾌락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정작 필자를 감동시킨 것은 한 발레리나의 복근이었다. 보통 고전적인 발레의상 튀튀(Tutu)의 경우 허리를 직접 드러내지 않지만, 인도 무희의 의상은 상의와 하의가 분리되어 배와 허리가 노출되는 형태여서 자연히 발레리나의 복부가 드러났다. 발레리나의 몸의 선, 특히 복부와 허리의 선은 유연하고 부드러운 것으로만 여겨오던 필자에게 조각칼로 새긴 듯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가파르고 선명한 복근은 낯설었다. 특히 갈비뼈가 두드러져 보일 정도로 마른 그의 몸은 보기에 애처로울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는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춤동작은 무대를 가득 채웠다. 요즘 얼짱·몸짱이 대세이고, 다이어트는 거의 필수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은 느낌마저 들 만큼 그 기세가 대단하다. 그래서 여성은 S라인, 남성은 초콜릿 복근이 기어코 도달해야 할 필수코스라도 된 듯 온통 그에 몰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인터넷에는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며, 몸 관리는 그 사람의 능력과 연계되고, ‘꿀복근’ ‘꿀벅지’ ‘꽃남’ 등 몸과 관련된 표현이 생활용어가 되다시피 하며, 미디어는 멋진 몸매를 전시하고 확산시키기에 바쁘다. 좀 과장하자면 모두가 미모에 목숨이라도 걸 태세다. 그러나 발레리나의 몸은 미모의 한 방편으로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생존의 한 방식이라고 느껴질 만큼 절실한 데가 있었다. 무대에서 발끝으로 서고 도약하고 날기 위해서 부단히 자신의 몸을 혹사시킬 만큼 단련해 온 흔적이 그것이었다. 좀 더 아름답고 빛나는 발레동작을 해내기 위해 그는 먹고 싶고 쉬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신체의 아픔마저 일상으로 껴안아야 했을 터다. 언젠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피멍이 들고 발톱은 몇 차례나 빠진 듯 뒤틀어지고, 거듭된 상처로 옹이가 박힌 ‘볼품없는’ 발이었다. 강수진의 우아하고 화려한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그 볼품없는 발은 충격인 동시에 감동이었다. “발레를 하면 거의 매일 아프기 때문에 통증을 친구로 여기게 되었다.”던 강수진. 하루에 19시간씩, 1년에 1000여 켤레의 토슈즈가 닳도록 춤을 추었다는 그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그 볼품없는 발에 오롯이 새겨져 있었다. 강수진의 발레는 보는 이를 황홀하게 하지만, 그의 볼품없는 발은 뭉클함으로 가슴을 뻐근하게 한다. 백조의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는 수면 아래에서 헤엄치기 위해 부단히 발을 움직인 결과라고 한다. 진주는 몸속에 모래알 따위의 이물질이 들어간 조개가 고통을 참으며 만들어낸 물질이다. 영광과 성취는 화려해서 쉽게 눈이 가지만, 그 이면에 새겨진 상처와 고단함에 대해서는 간과하거나 놓치기 일쑤다. 그러나 영광과 성취는 고통과 인내를 통해서 획득할 수 있고, 그래서 영광의 상처가 더 갚진 것임을 또한 우리는 안다. 그러고 보면 몸은 기실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과 삶의 태도를 말해주는 것 같다. 필자의 외할머니는 살아 생전 시장에서 좌판을 벌여 야채를 파셨다. 외할머니의 손은 나무 등걸처럼 딱딱하고 거칠었지만, 그 손은 자식들을 먹이고 입힌 손이고, 요령을 부리지 않은 정직한 손이었다. 그래서 아름다운 손이었다. 그 손으로 종종 손녀의 등을 긁어주시곤 했는데, 그 투박하지만 따뜻한 감촉이 아직도 선연하다. 몸은 누군가의 삶을 드러내주는 기표이자, 삶의 역정이 새겨지는 공간이다. 무엇을 새길 것인가,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 [인사]

    ■국무총리실 ◇국장급 고위공무원 승진 △국정운영1실장 홍윤식△사회통합정책〃 이호영◇국장급 고위공무원 전보△기획총괄정책관 오균△사회총괄교육정책관 김원득△공보기획비서관 이종성△의전관 최병환 ■기획재정부 ◇과장급 전보 △조세정책과장 임재현 ■병무청 ◇승진 △차장 권용덕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안전국 영양정책관 박혜경△바이오생약국 바이오생약심사부장 손여원 ■이데일리 △미디어사업본부장 정기화△정보사업〃 황인환△솔루션사업〃 윤보현△IT〃 박상환△경영지원실장 정재환△편집국장 안근모 ■서울메트로 △홍보실장 장상덕△인력관리팀장 서정식△CS경영〃 이효철△감사실장 전민우△인재개발원장 오영명
  • 슈퍼스타K2 ‘TOP11’ 콘서트 예매열기 후끈

    슈퍼스타K2 ‘TOP11’ 콘서트 예매열기 후끈

    기존 슈퍼스타보다 더 슈퍼스타가 된 ‘슈퍼스타K2’ TOP11이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열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엠넷(M.net) 공연사업부는 “허각, 존박, 장재인 등 슈퍼스타K2 TOP 11이 올 한해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 같은 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곡 선정부터 음악을 사랑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특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TOP11의 콘서트 소식이 알려지자 벌써부터 예매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에 따르면 엠넷닷컴을 비롯한 티켓 예매 사이트에는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으며, 특정 연령층이 아닌 가족·단체 단위의 관람 문의가 많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경쟁을 떠나 처음으로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진행하는 첫 콘서트에서 TOP11은 색다른 공연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감춰진 끼를 발산한 허각과 존박부터,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한 김은비와 강승윤, 장재인 등 ‘스타’들을 다시 한 번 한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K2 콘서트는 오는 11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엠넷닷컴(www.mnet.com)을 비롯해 예스24등 사이트를 통해 예매 가능하며, 26일 금요일 밤 8시부터 11시까지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환영리셉션→코엑스 세션회의→업무오찬→결과브리핑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환영리셉션→코엑스 세션회의→업무오찬→결과브리핑

    월 11일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원이 우리나라 영공에 접근하자 공군 F-16 전투기들이 양측으로 편대비행을 하며 경호에 나선다. 바다 위 함정들에도 ‘데프콘 3’(전군 준비 강화태세)가 내려졌다. 한미연합사령부와 우리 군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비상 근무체제로 들어갔다.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에 도착하는 특별기만 42대. 각국 정상들의 안전한 입국을 돕기 위해 이날 F-16이 수도권 상공을 42차례나 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상들이 서울에 들어오는 관문은 인천과 김포, 서울 공항 등 3곳이다. 정부는 우선 인천공항을 주 공항으로 삼는다는 계획이지만 미국과 중국같이 특별히 경호나 의전에 신경 써야 할 국가원수는 서울공항을 이용하도록 했다. 장관의 공항 영접 등 각국 정상에게 최고의 예를 갖춘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전례를 감안해 레드카펫이나 도열병 사열 등은 생략했다. 먼저 도착한 정상 등은 숙소로 이동해 여장을 풀기도 한다. 정상들의 숙소는 서울 시내 12개 특급호텔에 나뉘어 있다. 안전을 고려해 호텔 도로 주변엔 3중 경계망이 펼쳐진다. 도로에서 5㎞ 떨어진 곳까지 경호 구역으로 지정되며 정상들이 이동할때 도로는 주변 500m까지 통제된다. 첫 공식행사인 환영 리셉션은 정상 내외와 재무장관·차관, 셰르파(사전교섭 대표), 수행장관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6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리셉션장의 이름은 ‘역사의 길’. 장중한 건축미 속에 담긴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우리문화의 멋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환영 리셉션이 끝나면 정상들은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만찬장에서 곧바로 업무 만찬에 들어간다. G20 정상회의는 철저하게 업무 중심이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 EC) 등에서는 각국 정상이 여유 있게 담소도 나누고, 개최국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 촬영도 하지만 G20은 업무에 큰 무게를 둔다. 배우자들은 인근 리움미술관에서 별도의 만찬자리를 갖는다. 공식일정은 오후 9시에 끝나지만 바로 숙소로 향하는 정상은 거의 없다. 각국이 손익계산에 따른 회담 일정을 잡는 데 분주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8개국 정상과 별도의 양자(兩者)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최근엔 영토 문제로 러시아와 일본, 중국 등이 서로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서울에서 화해의 장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공식일정 둘째 날인 12일 새벽밥을 먹은 정상들은 숙소를 출발해 오전 9시 본행사장인 강남 코엑스에 모인다. 모이는 시간에도 의전의 룰이 숨어 있다. 다른 정상의 양보(?)로 회의장에서 가장 가까운 코엑스 내 호텔을 숙소로 배정받은 정상은 답례성으로 가장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 나머지 정상을 기다린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정상과 대표들은 의전서열의 역순으로 행사장에 도착한다. 예를 들어 국제기구 대표가 먼저 와 기다려야 하고 이어 정상을 대신해 참석한 국가 대표, 그 다음이 초청국, 마지막이 회원국이다. 오전 9시부터는 첫 세션 회의가 진행된다. 참석자들이 빙 둘러앉은 대형 원탁은 위에서 보면 커다란 도넛 3개를 겹쳐 놓은 꼴이다. 안쪽 테이블에는 각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바깥쪽 테이블에는 재무장관과 셰르파들이 배석하는 형태다. 줄줄이 이어지는 릴레이 회의의 중간에 쉬는 시간은 고작 10분 정도다. 오전회의를 마친 정상들은 짬을 내 단체사진을 찍는다. 낮 12시 30분에는 워킹런치(업무점심)로 불리는 오찬으로 정상들은 오후 일정을 시작한다. 회의에 방해되지 않도록 제공 오찬 코스는 3가지로 간단하게 준비된다. 사실상 마지막 회의인 만큼 어느 때보다 집중도 높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후 4시부터 정상들은 코뮈니케(공동성명)의 내용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내외신 기자들에게 정상회의 결과를 브리핑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 회담장 바로 옆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는 일부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비즈니스 서밋 참석자 등 200여명이 함께하는 특별만찬이 열린다. 서울회의의 성과들을 공유하고 축하하는 자리다. 우리 민요 아리랑을 테마로 한 30분간의 문화공연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8시 45분. 단군 이래 최대의 외교행사라는 서울 G20은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정상들 무엇을 타고 먹고 마실까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정상들 무엇을 타고 먹고 마실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어젠다나 코뮈니케(공동성명서)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대목은 ‘각국 정상이 무엇을 먹고 마시며 경험하는가’이다. 33명의 국가·기구 수장들이 모이는 G20 정상회의에 잠깐 등장하는 것으로도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은 PPL(Product Placement·특정 상표 간접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품질을 인정받는 동시에 마케팅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까지 노릴 수 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오해가 없도록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공식 후원사’나 ‘공식 지정’ 등의 개념은 쓰지 않지만, 협찬 업체들이 PPL 효과를 얻는 데는 무난할 전망이다. 의전 및 경호용 차량의 협찬사로는 현대기아자동차(에쿠스 리무진, 스타렉스, 모하비, 카니발 등 172대)와 BMW 코리아(750i 34대), 아우디 코리아(A8 34대), 크라이슬러 코리아(300C 9대) 등 5개사가 선정됐다. 정상들은 국내 양산차 중 최고급형인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을 타게 된다. 정상의 배우자에게는 BMW 750i와 아우디 A8가, 국제기구 대표에게는 크라이슬러 300C가 제공된다. 11~12일 10차례의 오·만찬이 예정돼 있다. 롯데와 조선, 워커힐, 신라, 인터컨티넨탈 등 최고급 호텔 연회팀이 총동원된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식음료 자문위원회와 송희라 한식재단 부이사장 등이 참여한 메뉴 개발팀에서 정상들의 먹거리를 선정했다. 11일 정상 업무만찬과 12일 정상 업무오찬은 회의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단순화한 양식 코스(수프를 곁들인 전채요리-주요리-디저트)가 준비된다. 원래 수프가 없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입이 까끌까끌할 텐데 수프도 없느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곧바로 떠나지 않고 하룻밤을 더 머물고서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을 위한 12일 저녁 특별만찬은 한식으로 준비된다. 식자재는 우리 땅에서 수확한 계절 특산물이 이용된다. 양식 주요리인 스테이크 재료로는 상주 곶감을 먹여 키운 상주 한우와 횡성 한우를 쓸 계획이다. 서해산 넙치와 남해산 줄돔, 영덕 대게 등 해산물도 정상들의 식탁에 오른다. 환경 및 동물 보호 차원에서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상어알(캐비어)이나 거위 간(푸아그라)은 물론 값비싼 송로버섯 등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같은 채식주의자를 위해서는 주요리로 고기나 생선 대신 두부요리를 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등 이슬람국가 출신 정상들을 위해서는 쇠고기 요리를 준비하되, “신의 이름으로”라고 주문을 외운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살한 할랄 음식이 제공된다. 주류업계의 뜨거운 구애가 있었던 정상회의 만찬주도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달 G20 준비위가 각 주류업체로부터 받은 만찬주 샘플만 400종류에 이른다. 건배주나 만찬주로 쓰인다면 단박에 뜰 수 있어서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건배주 ‘천년약속’은 2004년 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06년 185억원까지 뛰었다. 만찬주 ‘보해 복분자주’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6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급증했다. G20 준비위 측은 프랑스산과 미국산, 뉴질랜드산 와인 350여종을 2개월 이상 시음하면서 오·만찬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렸다. 정상회의에는 부티크와인(소규모 와이너리에서 한정된 양만 생산하는 고급와인)인 온다도로(Onda D’oro)가 채택됐고 재무장관 만찬에는 바소(Vaso)가 나온다. 온다도로는 미국의 대표적 와인 산지 나파밸리에 있는 한국 회사의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와인 양조가인 필립 메카가 양조 총책임을 맡았다. 이는 ‘황금 물결’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이다. 숙소도 관심거리다. ‘국빈이 묵었던 스위트룸’, ‘해외 정상이 격찬한 식단’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호텔의 대외적 평판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정상들은 롯데와 그랜드하얏트, 신라, 리츠칼튼, 밀레니엄서울힐튼 등 서울 시내 12개 특급호텔에 투숙할 계획이다. 정상들의 투숙현황은 철저한 보안에 부쳐지고 있지만, 코엑스에서 가까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 가장 많은 정상이 묵을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 미군기지와 가까운 호텔을 애용해온 미국은 이번에도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보안을 이유로 450여개 객실을 예약하는 등 사실상 호텔을 통째로 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고] 2010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울신문사가 11번째 가을밤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1부에서는 조치호 교수가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1악장’,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연주합니다. 2부에서는 사제지간인 두 피아니스트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합니다. 박상현이 지휘하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더욱 화려한 무대를 꾸며 드릴 것입니다. 2010 가을밤 콘서트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일 시 2010년 11월 11일 (목) 오후 8시 ●장 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입 장 권 VIP석 10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예 매 처 예술의전당(www.sacticket.co.kr 02-580-1300) ●공연문의 서울신문사 문화사업부 (02)2000-9751~6 ●협 찬 posco alleh kt KT&G
  •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 손진책씨

    연출가 손진책(63)씨가 국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재단법인으로 위상이 바뀐 국립극단 예술감독에 연출가 손진책씨를 임명했다.”고 8일 밝혔다. 신임 손 예술감독은 한국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대한민국 대표 연출가로 2006년 예술의전당 이사를 역임했다. 또 극단 ‘미추’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올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바 있다. 임명장 수여식은 9일 오후 2시 서울 와룡동 문화부에서 열린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G20정상회의 치안대책도 글로벌화돼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회원국 정상 20명과 초청국 정상 5명, 국제통화기금(IMF) 등 7개 국제기구 대표 등을 포함해 무려 40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이 이 회의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내일부터 이틀 간은 세계 34개국에서 최고 경영자 등 120명이 참석하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다. 우리나라를 찾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 외국 기업인들에게 친절한 의전과 완벽한 경호·경비가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가 행사기간 동안 국민에게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협조를 요청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부분 국민도 G20회의 개최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행사가 의미있고 안전하게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경호·경비를 빌미로 국민의 사소한 일상생활이나 영업활동까지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와 걱정이다. 경찰은 이미 G20회의가 열리는 당일 자동차 자율 2부제 등 교통계획을 내놓았고, 행사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중심으로 반경 600m 이내에서는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공식행사가 예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주변과 정상들이 머물 숙소 등에 대한 통제도 불가피하다. 그런만큼 일부 노동·시민단체는 과격·폭력시위를 자제하는 게 옳다. 하지만 경찰이 경비통제선 밖의 노점상들에게 수일 전부터 영업을 중지시키고, 행사장과 멀리 떨어진 서울역과 시청 주변의 노숙자들을 수시로 위압적으로 검문하는 것은 지나치다. 사업·관광차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기내에서 집회장소 근방에도 못 가도록 안내문을 나눠주는 것도 웃음거리라고 한다. 정부가 민간기업에 출근시차제 협조를 요청하는 일은 수긍하나, 연월차 사용까지 관여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다. 최근 외국 언론이 한국의 G20 과잉 열기를 지적한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국민의 협조 아래 성공적으로 치렀다. 정부는 시시콜콜 국민을 가르치고 통제하려 할 게 아니라 G20 의장국에 걸맞게 차분하고 세련되고 글로벌화된 치안 및 경호·경비 솜씨를 보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 “이자 내려 다행” “대출기준 달라 헷갈려”

    8일은 은행권 서민대출상품 ‘새희망홀씨’가 출시된 첫날이었다. 각 은행 대출 창구는 대체로 차분한 표정이었다. 지난 2년간 미소금융, 희망홀씨대출, 햇살론 등 다양한 서민금융상품에 익숙해진 덕분이다. 문의가 폭증한 건 아니지만 창구와 전화를 통한 상담은 꾸준히 이어졌고 일부 지점에서는 대출이 실행됐다. ●신용 5~8등급 문의전화 많아 새희망홀씨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높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일부 대출희망자들은 대출 기준이 은행마다 다르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첫날부터 새희망홀씨 판매에 적극 나섰다. 우리은행 서울 회현동 본점은 지난주부터 대출 상담을 시작해 이날 2명의 고객에게 각각 1500만원과 1100만원을 대출했다. 오는 11일에도 1건의 대출이 예정돼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연 금리가 20%를 넘는 카드론을 이용하던 고객이 제1금융권에서 10%대 금리로 돈을 빌린다는 점에 만족해했다.”면서 “연체 없이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 1년 뒤에는 신용도가 올라가 일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거절자 대상 홍보 강화 신한은행 서울 종로6가 지점은 2건의 대출 신청을 받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지점 관계자는 “지난주에 일반 신용대출을 거절당한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 조건이 완화된 새희망홀씨를 추천하는 등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 상담 요청도 줄을 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상담 고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항은 대출 가능 여부, 대출 가능한 금액, 금리 순”이라면서 “연소득이 3000만원을 넘지 않는 신용 5~8등급대 고객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은 전화를 통해 대출 가능 여부 및 한도와 금리 등을 확인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이 제2금융권의 햇살론 대출 경력이 있으면 새희망홀씨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지난 9월 햇살론을 통해 800만원을 대출받은 정모(32)씨는 “하나은행과 농협은 햇살론 경력이 있으면 대출이 안 된다.”면서 “은행마다 들쭉날쭉한 대출 기준이 통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G20 D-3] 정상들 의전차를 보면 국력이 보인다?

    [G20 D-3] 정상들 의전차를 보면 국력이 보인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는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가 의전 차량으로 제공된다. 배기량 5000㏄급에 가격은 1억 4600만원으로 명실공히 국내 최고급 세단이다. 이 차의 장점은 실내공간이 넓다는 것이다. 벤츠 S클래스 등 경쟁 차종보다 앞뒤 길이가 31㎝ 길다. 뒷좌석은 마사지 기능도 갖췄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에쿠스 리무진을 이용하지 않는다. 냉전시대 세계를 양분했던 두 나라는 대통령이 외국에 나갈 때 전용차를 공수해 가는 ‘관행’이 있다. 미국 대통령은 GM사의 ‘캐딜락 원’ 방탄 리무진을 가지고 다닌다. ‘야수’라는 별명을 가진 이 차의 가격은 6억 2000만원에 이른다. 미국은 똑같은 캐딜락 2대가 동시에 이동하는 식으로 어느 차량에 대통령이 탔는지 알 수 없도록 하는 기법을 쓴다. 미국 대통령은 외국에 갈 때 전용차뿐 아니라 전용 헬기인 ‘머린 원’도 공수해 가는 등 유난을 떠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련 제국 붕괴로 국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러시아도 ‘꿋꿋이’ 전용차를 가지고 나간다. 차종은 메르세데스-벤츠 방탄차로 알려져 있다. 반면 ‘G2’로 급부상한 중국은 아직 전용차를 공수하지는 않는다. 특이한 나라는 일본이다. 전용차는 가지고 다니지 않는 대신 언제나 예비 전용기가 총리를 따라붙는다. 외교 소식통은 7일 “총리가 타는 비행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용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면서 “타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항상 1대가 더 따라다닌다.”고 했다. 서울 G20에 참석하는 정상의 배우자들에게는 BMW의 최고급 시리즈인 BMW750Li가 의전차량으로 제공된다. 가격이 1억 8000만원에 이른다. 현대자동차 등 업체들은 G20 정상회의에서 사용된 의전차량들을 시가보다 저렴하게 일반에 판매할 계획이다. 정상급 VIP가 탔던 차로 희소성이 있는 데다 성능과 안전성이 인정된 만큼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고] 2010 가을밤 콘서트

    서울신문사가 11번째 가을밤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1부에서는 조치호 교수가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1악장’,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연주합니다. 2부에서는 사제지간인 두 피아니스트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합니다. 박상현이 지휘하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더욱 화려한 무대를 꾸며 드릴 것입니다. 2010 가을밤 콘서트에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일 시 2010년 11월 11일 (목) 오후 8시 ●장 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입 장 권 VIP석 10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예 매 처 예술의전당(www.sacticket.co.kr 02-580-1300) ●공연문의 서울신문사 문화사업부 (02)2000-9751~6 ●협 찬 posco KT KT&G
  • 11일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 첫 사제 공연 조치호·김정원 교수

    11일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 첫 사제 공연 조치호·김정원 교수

    예전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했던 제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함께 무대에 올라 피아노로 대화를 나눌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김정원(35) 경희대 음대 교수와 조치호(57) 중앙대 음대 교수 얘기다. 이들이 오는 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2만~10만원, 문의 02-2000-9751~6)에서 첫 사제 콘서트를 펼친다. 최근 두 사람을 함께 만났다. 장소는 서울 대치동 조 교수의 연습실. 초등학생이었던 김 교수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던 “유서 깊은” 곳이란다. 인터뷰는 기자와의 문답보다 사제 간의 수다가 더 많았을 정도로 화기애애했다. 기자 두분의 인연, 어떻게 시작됐나요. 김정원(이하 김) 제가 9살이었어요.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원장님이 (오스트리아) 빈 유학파 출신의 선생님을 소개해 주신다고 하셨죠. 선생님이 귀국하자마자 제자가 된 거고요. 14살까지 배웠죠. 조치호(이하 조) 제 첫 제자예요. 정원이는 하나를 해오라고 시키면 둘을 해올 정도로 성실했죠. 김 근데 선생님은 저한테 칭찬 전혀 안 하셨어요. 제가 선생님한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넌 5류야, 5류.”란 말이었어요. 3류도 못 된다는 뜻이죠. 하하. 그런데 선생님은 절대로 고압적으로 소리지르시는 분이 아니에요. 나지막한 음성으로 야단치시죠. 그게 더 무서웠다니까요. 조 정원아, 우리 시대엔 다 그랬어. 자만하면 안 되니까. 김 그러다 빈으로 유학갈 때 처음 칭찬을 들었어요. 제가 사사한 분이 빈 국립대 미카엘 크리스트 교수님인데, 선생님 스승이기도 하거든요. 물론 선생님이 소개해 주셨고요. 그때 선생님이 “(너의 연주가) 마음에 드셨을 거야.”라고 하셨죠. 조 전 정원이를 스승에게 소개할 때 자신감이 있었어요. ‘아마 선생님이 정원이를 보면 깜짝 놀랄 거야’라고 생각했죠. 기자 어찌 보면 어릴 적 잠깐 배운 건데, 조 교수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이세요. 김 제가 손가락 연골이 약해요. 이걸 보시더니 선생님은 ‘체르니’나 ‘하농’ 같은 연습곡만 2~3년을 시키셨죠. 어려운 곡을 치고 싶었지만 못하게 하셨어요. 기본기를 충실히 하란 뜻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교육 방식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유학도 그래요. 부모님도 말리고 저도 선뜻 결정을 못했는데 선생님이 밀어붙이셨죠. 당신께서 유학을 늦게 가서 받지 못했던 혜택들을 누리도록 하고 싶으셨던 거죠. 솔직히 스승 입장에서는 제자를 가급적 더 오래 곁에 두고 싶어 할 것 아니에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조 실력도 실력이지만 전 항상 피아노를 치는 사람은 인간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원이는 이런 면에서 참 훌륭했죠. 2008년 정원이가 전국 리사이틀을 할 때의 일입니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객석을 향해 인사를 어정쩡하게 하는 거예요. 속으로 ‘왜 저러나’ 싶어 좀 실망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마이크를 들고 “선생님이 오셨을 텐데….” 그러는 거예요. 날 찾느라 인사를 그렇게 한 거였던 겁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김 그 전엔 선생님 건강이 안 좋으셔서 제 공연에 못 오셨거든요. 그러다 그때 처음 참석해 주셨어요. 얼마나 설레고 부담스러웠던지…. 그래서 무대에서 꼭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이번에 함께 무대에 서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기자 공연 얘기가 나온 김에…. 2부에서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하는데 이 곡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조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기에 좋은 곡이라 생각했어요. 스승과 제자 사이 천상의 호흡도 과시할 수 있겠고. 김 두대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은 한정적이기도 하지만, 모차르트의 곡은 밝고 사랑스러워요. 지나치게 드라마틱한 곡보다 선생님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죠. 조 관객들이 우리 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느끼는 감격과 행복을 함께 공유하면서 관객들도 편한 마음으로 우리의 대화를 지켜봐 줬으면 합니다. 김 이제 ‘차세대 피아니스트’란 표현이 민망할 나이가 됐어요. 이제 내면을 잘 구사할 수 있는 연주자가 돼야겠죠.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인격적인 부분을 돌보면서 훌륭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공식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사제의 대화는 끝이 없다. 잠깐 커피를 마시면서 나눴던, 격의 없는 수다도 소개한다. 김 아, 선생님. 저 모차르트 연습이 부족한 것 같아요. 열흘간 미친 듯이 하려고요. 조 괜찮아. 넌 소리가 좋으니까. 김 지금 연습하려는데 시간 괜찮으시죠. 조 그래, 나도 연습해야 돼. 요즘엔 나이가 들어 손에 땀이 많이 차서…. 김 (기자를 보며) 아 참, 제 와이프도 선생님 제자예요. 기자 아, 그런가요? 중매도 서주셨군요! 조 중매라기보다…. 제자 중에 한명이 빈으로 유학간다고 하길래 정원이한테 연락을 넣어 뒀죠. 잘 도와달라고. 그랬더니 이 녀석이 너무 도와줬더라고요. 하하.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서울광장] 김황식총리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황식총리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 승차 반대 발언 여파로 마음이 불편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일각에서는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번 일로 총리께 적지 않은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그 발언이 감사원장 시절 감사를 통해 복지 예산이 헛되이 줄줄 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이죠. 감사원·총리실을 출입해 본 저로서는 감사원장으로서 중앙부처는 물론 공공기관이 안고 있는 각종 문제를 현미경으로 보듯 자세히 들여다 보셨다는 뜻이니, 앞으로 최소한 ‘의전총리’는 탈피해 정책을 제대로 챙기실 것 같았습니다. 제가 본 한 총리는 아랫사람이 써준 ‘말씀자료’도 제대로 소화를 못해 회의가 엉망이 된 적이 있었어요. 그러고도 그 총리는 자료가 부실했다고 간부를 혼냈다고 하네요. 참, 총리께서 전임자들이 ‘자원외교’, ‘세종시’ 총리를 내세워 요란한 행보를 한 것을 행여 벤치마킹할 생각이라면 그러지 마세요. 그들은 별 실권이 없어 그런 타이틀이라도 필요했던 겁니다. 정책을 아신다면 그런 대외 과시용 ‘모자’를 일부러 쓰실 필요는 없지요. 이해찬 전 총리야말로 특별한 것을 내세우지 않아도 실세 총리였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평소 말 많던 한 부총리도 그 앞에서는 입을 다물고, 총리 주재 회의에 불참하던 일부 장관들도 결석하지 않는 착한 학생이 되었답니다. 이미 눈치채셨는지 몰라도 대통령과 가까운 장관들은 총리 알기를 좀 우습게 여기거든요. 이 전 총리의 막강 파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측면이 강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힘센 총리는 ‘까칠한 정책통’이었기에 가능했지요. 장관들을 불러 묻고 따지니 기강이 안 잡히겠습니까. 이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총리 앞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관들은 행정부 공무원들을 다잡게 되고, 그러니 내각이 팽팽 잘 돌아갔죠. 이회창 전 총리처럼 헌법에 나온 총리 권한을 들먹이지 않아도, 인사권을 논하며 청와대와 괜한 신경전을 펼치지 않아도 총리가 힘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정책 챙기기입니다. 어떤 이들은 청와대와 부처가 다 조율하는데 총리가 무슨 끼어들 일이 있냐고 하지만 부처 간 정책 갈등, 중앙·지방정부 간의 문제 등을 청와대가 일일이 다 챙기긴 어렵죠. 각종 행사에 다니시느라 시간 내기 어렵더라도 정책을 차고 앉아 챙기신다면 힘은 절로 실릴 겁니다. 그럼, 총리께서 급히 챙겨야 할 과제 하나 알려드릴까 합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권익위원회가 ‘행정규제의 피해구제 및 형평보장을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해 국무회의를 거쳐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한답니다. 획일적인 규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면 ‘예외’를 인정한다는 뜻은 좋아요. 그러나 법의 안정성·형평성·신뢰성 등에서 문제가 많지요. 불합리한 규제라면 법령을 고치면 될 것을 그러지 않고 규제를 피해가는 법을 제정한다는 것인데, ‘법위의 법’을 만드는 겁니다. 살아 있는 기존 법령을 무력화시키는 법 제정은 법치주의에 어긋날뿐더러 어떤 경우에 규제대상에서 예외로 할 것인지 기준도 모호해 특혜시비 등 논란이 일 게 뻔합니다. 묶인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부패·비리도 생길 겁니다. 당초 정부내에서조차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요술방망이 법’이라며 부정적 견해가 많았지만 대통령 측근이 밀어붙인다는 얘기가 있어요. 게다가 이 법은 규제완화 신청의 주체와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정비법’에 묶여 한 대기업이 공장을 짓지 못할 경우 권익위에 규제 완화를 신청해 공장허가를 받더라도 아무도 모르죠. 기존 법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누군가에게 밀실에서 특혜를 주고 싶지 않다면야 이런 법을 도대체 정부가 왜 만드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규제 완화도 좋지만 의욕이 과해 잘못된 법을 만든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법을 전공하신 총리께서 더 잘 아실 겁니다. 이런 일에 제동을 거는 것이 총리가 할 일입니다. bori@seoul.co.kr
  • 부산·동아대 의전 폐지하기로

    부산대와 동아대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폐지하고, 의과대학 체제로 복귀한다. 부산대는 지난 2일 교무회의를 열고 2006년 도입한 의전원을 2017년부터 폐지하고, 의과대학 체제로 전환한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대는 2015~2016학년도에는 의대생과 의전원생을 동시에 모집하고, 2017학년도부터는 의대생만 선발한다. 2008년부터 의전원과 의대 체제를 병행해온 동아대도 최근 2015년부터 의전원을 폐지, 의료인력 양성을 의대 체제로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했다. 동아대는 2015학년도부터는 의대생만 뽑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 2010 꿈의숲 오후의 휴식 7080 콘서트Ⅱ-동물원 2일 오후 3시 서울 번동 꿈의숲 아트센터 콘서트홀. 5000원. (02)2289-5401. ●기타리스트 함춘호 밴드 위드 박정현, 유리상자, 유희열, 루시드 폴 5~6일 오후 7시30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 5만원. (02)3144-9114.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라이브 콘서트 6일 오후 7시, 7일 오후 5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7만 7000원. (02)517-0394. ●콘서트 라이브열전 인 대학로-크라잉넛 콘서트 5일 오후 8시, 6일 오후 6시, 7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4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2010 토요명품공연 6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국립국악원이 올해 개최하고 있는 ‘2010 토요명품공연’ 시리즈. 경풍년, 경기민요, 피리상령산, 아쟁산조, 사물놀이 등 초보자들을 위한 가·무·악 종합 프로그램. 전석 1만원. (02)580-3300. ●이연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시리즈 II 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피아니스트 이연화가 펼치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과 5번.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 2만~5만원. (02)706-1482~2. ●조이오브스트링스 정기연주회 3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악장인 데이비드 김과 조이오브스트링스의 만남. 모차르트 ‘아다지오 E장조’ 등. 전석 3만원. (02)3471-6686. ■연극·뮤지컬 ●연극 ‘이’(爾) 4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이 됐던 작품으로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산군 역엔 김내하, 공길 역엔 정태우가 캐스팅됐다. 4만~6만원. 1588-5212. ●연극 ‘스카펭의 간계’ 9일까지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귀족들의 정략결혼을 하인 스카펭이 막는다는 내용의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소극. 1만 2000~2만원. 1544-1555. ●연극 ‘엄마를 부탁해’ 12월 31일까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신경숙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의 앙코르 공연. 손숙, 허수경, 김여진 등이 출연한다. 4만~6만원. 1544-1555. ■미술·전시 ●조용묵 ‘빵의 진화’ 7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 폴리우레탄 소재의 가짜 빵으로 만든 의자, 탑, 우산 등 사물과 인물 조각. (02)720-5114. ●인도 작가 ‘투크랄 앤 타크라’전 21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회화와 조각 등 순수미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넘나드는 작업을 해온 지텐 투크랄과 수미르 타그로의 국내 첫 개인전. (02)723-6191. ●키스 소니에 ‘형광룸 전’ 12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아트클럽 1563. 1970년대 미술계 처음으로 산업 재료인 네온을 예술작품에 차용한 키스 소니에의 작품 국내 첫 전시. (02)585-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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