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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준 높은 서풍”… 정조 왕비 효의왕후의 한글 글씨 보물 된다

    “수준 높은 서풍”… 정조 왕비 효의왕후의 한글 글씨 보물 된다

    문화재청은 조선 정조 임금의 왕비 효의왕후 김씨(1753~1821)가 한글로 필사한 ‘만석군전·곽자의전’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왕후의 글씨가 보물로 지정된 건 2010년 선조의 계비인 인목왕후의 ‘어필 칠언시’(보물 제1627호)이후 두 번째다. 이 글씨는 효의황후가 1794년(정조 18년) 조카 김종선에게 ‘한서’(漢書)의 ‘만석군석분’과 ‘신당서’((新唐書)의 ‘곽자의열전’을 한글로 번역하게 한 뒤 그 내용을 적어내려간 것이다. ‘만석군전’은 한나라 경제(景帝) 때 벼슬을 한 석분의 일대기이며, ‘곽자의전’은 안녹산의 난을 진압한 당나라 무장 곽자의에 관한 이야기다. 효의왕후는 표지에 ‘곤전어필(坤殿御筆)’이라고 적힌 어필책 발문에서 ‘충성스럽고 질박하며 도타움은 만석군을 배우고, 근신하고 물러나며 사양함은 곽자의와 같으니, 우리 가문에 대대손손 귀감으로 삼고자 한 것’이라고 필사 이유를 밝혔다. 가문의 평안과 융성함에 대한 염원을 담은 자료임을 보여준다. 어필책을 보관하는 오동나무 함도 보물로 함께 지정 예고됐다. 1762년(영조 38) 세손빈으로 책봉된 효의왕후는 자녀를 두지 못한 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효성이 지극해 시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지성으로 모셨다 하며, 일생을 검소하게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한글 어필은 왕족과 사대부들 사이에서 한글 필사가 유행하던 18세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범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제되고 수준 높은 서풍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왕후가 역사서의 내용을 필사하고 발문을 남긴 사례는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크고, 당시 왕실 한글서예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어 국문학과 서예사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문화재청은 경남 고성 옥천사에 있는 19세기초 대형 불화와 경남 하동 쌍계사가 소장한 16~17세기 목판 3건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은 1808년(순조 8년) 수화승 평삼 등 화승 18명이 화폭 20폭을 붙여 10m가 넘는 높이로 만들었다. 하동 쌍계사 목판은 문화재청이 비지정 사찰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해 불교문화재연구소와 시행하는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에서 발굴한 유물이다. 2016년 조사한 경남 지역 사찰 소장 목판 중 완전성, 제작 시기, 보존상태, 희소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피아노 선율 위 피어난 詩… 음악 순수한 본질에 닿다

    피아노 선율 위 피어난 詩… 음악 순수한 본질에 닿다

    “저는 사실 뭔가 남기는 걸 원치 않았어요. 지금도 사실은 굉장히 부끄러운 마음이 많고, 앨범에 음악가 이름들이 써 있는데 제 이름이 더 크게 나온 것이 정말 어색해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드포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도중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자신의 노래에 베이스 연광철은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김정원마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머리를 무겁게 내려놓자 두 음악가가 모두 얼굴을 싸맨 듯한 묘한 그림이 만들어졌다. 두 사람은 슈베르트와 슈만, 브람스, 슈트라우스의 곡이 바탕이 된 독일 가곡 16곡을 담은 앨범을 냈다. 1993년 국제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뒤 주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한 연광철에게 이번 앨범은 30여년 만에 처음 제대로 녹음한 작품이다. 2010년 정명훈과 낸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연주 실황 앨범이나 오페라 라이브 앨범은 있지만 녹음을 목적으로 두진 않았다. “좋은 음악가들이 얼마든지 있고, 남기는 작업을 좋아하는 음악가도 많은데 ‘굳이 나까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그는 “음악이란 게 현장에서 그 시간에 함께하지 못하면 그 느낌을 충분히 감상하기 어렵다고 여겼다”는 지론을 털어놨다. 게다가 독일어로 노래를 남기는 게 어떻게 들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1996년부터 세계적 음악 축제인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만 100회 넘게 섰고 매년 60~70차례 바그너, 베르디 등의 오페라 주역으로 관객들을 만난 그였다. 2018년엔 독일 주정부가 수여하는 궁정가수(캄머쟁어)로도 선정된 그의 바탕에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 그의 마음을 돌린 건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코로나19였다. 내년 4월까지 유럽과 미국 등에서 계획된 60개 공연이 모두 취소된 연광철에게 김정원은 그의 목소리를 앨범에 담자고 했다. 김정원은 “저도 스물넷에 처음 낸 쇼팽 스케르초 앨범 속 연주가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그때 치기 어린 모습도 내 발자취였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며 “남기는 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올해 한국에서 만난 두 사람은 슈베르트 ‘숭어’, 슈만 ‘헌정’, 브람스 ‘오월밤’, 슈트라우스 ‘내일이면’ 등 국내에도 익숙하고 아름다운 독일 가곡을 한 음반에 모았다. 김정원은 독일 가곡이야말로 연광철의 ‘극 강점’이라고 소개했고, 나성인 음악평론가는 “클래식과 시가 더해진 독일 가곡으로 만났다는 것은 두 음악가가 음악의 가장 순수한 본질에 닿았다는 의미”라고도 설명했다. 두 사람은 앨범 수록곡에 김순애 곡 ‘사월의 노래’, ‘그대 있음에’, 김동진 곡 ‘가고파’ 등을 더해 ‘향수’를 주제로 오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리사이틀로 관객들과도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방방곳곳 신나는 주민 사랑방… 활력 충전소 강북

    방방곳곳 신나는 주민 사랑방… 활력 충전소 강북

    “주민들이 자유롭게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고 동네의 일을 의논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 공간이 생겨서 기쁩니다.” 서울 강북구 번동의 주민 김영숙(66)씨는 16일 주민 어울림 공간으로 탄생한 마을활력소 ‘하늘숲속’에 대해 “주민들이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앞다퉈 이곳에 오고 싶어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평범한 동네주택에서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한 ‘하늘숲속’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꾸며졌다. 공유부엌과 배움터, 체력단련실, 옥상텃밭 등 이웃과 함께 음식도 만들고 운동도 하며 동네 모임을 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공유부엌은 오가는 음식 속에 번동 주민의 돈독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독거노인 등에게 반찬 나눔도 가능하다. ‘육아맘’이 안심하고 요리 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부엌 한편에 아이 놀이방이 붙어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오패산 자락 주택가에 위치한 ‘하늘숲속’은 주민들이 직접 이름을 붙였다. 피톤치드 가득한 잣나무숲과 꽃샘길로 유명한 오패산에서 하늘을 본다는 의미다. 번2동 주민들로 이뤄진 마을활력소 운영단체의 이름인 동시에 건물의 명칭이기도 하다. 마을활력소는 주민이 주도하고 구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시작은 주민 건의 사항이었다. 동네 구민들이 자생적으로 모여 마을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나 모일 장소조차 마땅치 않아 공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구는 곧장 주민간담회와 설명회를 열고 주민참여단을 꾸렸다. 건물이 조성되기까지 주민, 공무원, 마을활동가들이 수차례에 걸쳐 머리를 맞댔다. 연구모임과 간담회를 열면서 시설 운영 규정과 공간 구성계획을 논의했다. 열띤 토론의 과정을 거쳐 주민 스스로 활력소 조성과 운영 체계의 토대를 만들어 나갔다. ‘하늘숲속’ 운영단장인 안기철(59)씨는 이날 박겸수 강북구청장의 아낌없는 성원이 큰 힘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활력소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면서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 거점 공간이자 사랑방으로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늘숲속’은 구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강의, 공연, 전시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작점은 다소 유동적이지만 결식 우려가 있는 독거노인과 아동에게 반찬배달을 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마을활력소에서 동네의 일을 이야기하고 참여하다 보면 마을에 깃든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늘숲속’이 지역공동체 활동에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너무 사소해 그 소중함을 잊었는가… ‘곱슬머리 음악가’ 된 박상원의 외침

    너무 사소해 그 소중함을 잊었는가… ‘곱슬머리 음악가’ 된 박상원의 외침

    40여년 연기를 하면서 이토록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정리 안 된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평소보다 한 톤 올린 듯한 목소리로 대화를 한다.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박상원은 그렇게 확 달라진 모습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첫 모노드라마를 만들어 갔다. 작품 속 그는 국립오케스트라에서 제일 끝자리에 앉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다. 무대 위의 그는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된 인물이고, 연주를 마친 뒤엔 코끼리 같은 콘트라베이스와 단 둘이 사는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한다. 오페라 소프라노 세라를 흠모하지만 말도 못 붙여 봤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맡으면서 절대 빠지지 않지만 썩 주목받진 못하는 콘트라베이스 같달까. 극 초반에 이 악기의 존재감을 열심히 알리지만 중반부터 배우는 이 애증의 악기와 단 둘이 놓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듯 ‘콘트라바쓰’를 원망하고 질책한다. 다소 지질해 보이지만, 배우의 에너지와 지금 상황을 절묘하게 반영한 유쾌한 대사,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을 적절하게 대변하는 클래식 음악들이 조화롭게 무대를 채우면서 극을 따뜻하게 완성해 간다. 무대 위에서 박상원은 다정하게 말을 걸다가도 좌절하고, 맥주를 마시며 만족스러워하다가도 견디지 못한 씁쓸함을 드러낸다. 가볍게 춤을 추고는 급기야 거친 작은 자갈밭을 하염없이 걷는다. “(소크라)테스형, (모차)르트형”부터 “그땐 코로나19가 없어서 마스크도 안 썼는데”, “마스크를 쓰고들 계시니 표정을 알 수가 없네” 등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하며 관객들과 소통한다. 1시간 30분이 훌쩍 넘도록 무대는 물론 극장을 가득 채워내는 에너지는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간다. 이런 그의 감정을 음악이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음악극으로 불려도 손색 없을 만큼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나단조 1악장, 자유분방한 하드 밥 재즈, 말러 교향곡 1번,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서곡,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다양한 음악이 대사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놓여 무대에 흐른다. 미완성 교향곡과 함께 “그래요, 우리는 인생의 결과를 알 수 없이 인생을 여행하죠. 그래서 이 미완성 교향곡은 형식적으로는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 완성을 의미하죠”라는 대사가 녹아드는 식이다. 한 음악가의 쓸쓸한 독백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결국 누구나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게 아닌가 깨닫게 된다. 너무 평범하고 사소해서 소중함을 인지하는 것이 오히려 낯선 많은 존재들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은 하나하나 객석에도 와 닿는다. 무대 말미,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는 마침내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는 이 기대를 안고 깔끔한 연미복을 입고 무대로 나가는 그를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속 꽉 차고 아삭아삭… 20시간 천일염 목욕 ‘명품 배추’

    속 꽉 차고 아삭아삭… 20시간 천일염 목욕 ‘명품 배추’

    해마다 김장철이면 충북 괴산군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절임배추가 불티나게 팔려서다. 지난 13일 괴산군 문광면에 자리잡은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 공장. 싱싱한 생배추들이 박스에 담겨 산더미처럼 앞마당에 쌓여 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자 큰일이라도 난 듯 빨리 나가라는 직원들의 고함이 들려 왔다. 군이 30억원을 투입해 마련한 이 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해썹(HACCP) 인증을 받아 위생모자, 위생가운 등을 착용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못 들어온다고 한다. 부랴부랴 복장을 갖추고 들어간 곳은 절단실. 직원들이 연신 자동절단기로 배추를 반으로 자르고 있었다.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이동하는 배추를 따라가 보니 절임실이 나왔다. 직원들이 배추를 차곡차곡 쌓으며 소금을 뿌리느라 분주하다. 이곳에서 20시간 가까이 절임과정을 거친 배추는 세척 후 포장돼 소비자들에게 발송된다.●괴산, 저공해 배추 최대 생산지 공장에서 만난 김기운(73) 괴산절임배추영농조합 상임이사는 “우리 절임배추가 유명해지다 보니 강릉, 봉화 등 전국 곳곳에서 노하우를 배우고 갔다”며 “4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저공해 배추를 재배해 공급하는데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자랑했다. 이어 “절임배추는 받으면 바로 김장하는 게 가장 좋다. 개봉만 하지 않으면 상온에서 5일까지는 괜찮다”며 “절임배추를 물에 한 번 씻는 사람들이 있는데 몸에 좋은 미생물이 제거되고 맛도 없어진다”고 했다.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괴산 절임배추는 1996년 전국 최초로 문광면에서 시작됐다. 도시 주부들이 배추 절이는 과정과 김장쓰레기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는 뉴스를 접하고 농민들이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누군가 바로 김장할 수 있도록 배추를 절여 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한국 주부들의 오랜 숙원이 한 방에 해결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일종의 김장혁명이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절임배추가 생산되지만 괴산 절임배추는 최고로 평가받는다.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맛이 있다. 절임배추 역시 배추가 좋아야 하는데 괴산은 배추생산의 최적지다. 고도는 높고 기온은 서늘하다. 가을철 일교차는 10도가 넘는다. 토양은 pH 5.5~6.8의 약산성이다. 또한 농민들은 유기농엑스포를 여는 고장답게 계분과 천연영양제, 여름 내내 길렀던 옥수수대 등을 거름으로 사용하는 등 자연의 힘으로 90일간 배추를 길러 낸다. 이런 기후조건과 농민들의 노력은 최상의 배추를 만든다. 속은 꽉 차고 색깔은 먹음직스럽게 노랗다. 맛은 고소하고 아삭아삭하다. 양념까지 잘 배 김치맛이 그만이다. 절임배추의 풀질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는 소금이다. 괴산 농민들은 국내산 천일염으로 배추를 절인다. 2012년 전남 신안군 도초농협과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내 최고의 천일염을 쓴다. 청결도 한몫한다. 생산과정에서 자동버블세척기와 수작업으로 3번 세척한다. 세척에 사용하는 물은 지하 150m 암반수다. 세척이 끝난 절임배추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곳을 통과해야만 포장된다. 청주에 사는 유근자(72)씨는 “사 먹는 음식은 맛과 함께 위생상태가 매우 중요한데 배송된 절임배추가 생각보다 깨끗해 너무 만족스러웠다”며 “4년 전부터 해마다 주문한다”고 말했다.●‘자연한포기’ 브랜드… 20kg당 3만 5000원 착한 가격도 괴산 절임배추의 대박비결이다. 지난해까지 8년째 예년과 같은 수준인 1상자(20kg)당 3만원을 받았다. 착한 가격 때문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2010년 10월 괴산에 오기도 했다. 당시는 배추값이 폭등해 금배추로 불렸다. 작황 부진으로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괴산 농민들은 배추 8~10포기가 들어간 시골절임배추 20㎏들이 한 상자를 2만 5000원에 팔았다. 그동안 절임배추를 팔아 준 손님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군청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군청에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인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인건비가 상승하고 각종 자재값이 올라 어쩔 수 없이 1상자 가격을 3만 5000원으로 결정했다. 괴산 절임배추는 군이 만든 ‘자연한포기’라는 브랜드로 판매된다. 올해는 670농가에서 115만 1000박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완판되면 402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한다. 괴산 절임배추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군이 명성을 이어 가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2년간 공동연구해 신품종 ‘괴산1호’를 개발했다. 괴산1호는 통이 크고 줄기가 길며 단맛이 자랑이다. 기존 인기품종 4개와 진행한 평가회에서 모두 종합 1위를 차지해 전망이 매우 밝다. 군은 현재 4000㎡ 규모로 실증재배하며 재배 특성을 평가하고 있다. 절임배추 대박으로 자신감을 얻은 군은 지난해부터 김장축제까지 열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열린 김장축제는 추운 날씨에도 총 10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축제의 백미인 우리가족 김장하기 행사는 참가비 12만원(4인 기준)을 부담해야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500여 가족, 2000여명이 몰려 현장에서 상당수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에게는 절임배추와 논산강경젓갈, 단양마늘 등 최고의 김장재료들이 공급됐다. 탄자니아와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 대사들도 축제장을 찾아 김장체험을 즐겨 김치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까지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온·오프라인 병행해 개최됐다. 김장체험은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속에 예약한 240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장세트는 온라인 판매도 했다. 김장축제에 참가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11월 한 달간 지역의 거점마을 12곳에서 괴산군 농가 김장행사도 진행된다. 현재 320개 팀이 예약했다. 군은 축제 기간 독도경비대와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한 김장나눔 행사도 가져 40박스(800kg)의 김치를 담갔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괴산김장축제는 청정자연에서 자고 나란 괴산절임배추로 김장을 담그며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축제”라며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통해 명품축제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리뷰] 박상원이 풀어내는 소외된 삶과 사랑…맨 끝 자리 ‘콘트라바쓰’의 외침

    [리뷰] 박상원이 풀어내는 소외된 삶과 사랑…맨 끝 자리 ‘콘트라바쓰’의 외침

    배우 박상원은 40여년 전, 소극장에서 본 모노드라마에 매료돼 배우의 길을 들어섰다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연극이 배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며 무대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었으니 아마도 시작부터 높은 기준을 갖고 연극과 연기에 발을 디뎠을 거다. 그런 그가 42년 만에 첫 모노드라마에 도전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변신해 100분 이상 쉬지 않고 혼자 해설하며 연기하고 춤도 춘다. 지난 7일 막을 연 연극 ‘콘트라바쓰’로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 박상원은 잔뜩 흐트러진 덥수룩한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쓰고 평소보다 한 톤은 올린 듯한 목소리로 관객들과 대화를 한다. 작품 속 그는 오케스트라 제일 끝자리에 앉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다. 음대를 나온 국립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무려 공무원 신분이지만 아무도 무대 위의 그를 주목하지 않는 소외된 인물이고, 연주를 마친 뒤엔 코끼리 같은 콘트라베이스와 단 둘이 사는 집에서 평범한 맥주를 마시는 일상을 반복한다. 오페라 무대에 서는 소프라노 세라를 흠모하지만 말도 못 붙여본 것은 물론이고 세라가 자신의 존재를 아는지조차 자신이 없다. 글로만 봐선 다소 찌질해 보일 수도 있는 이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멋드러지게 그려진다. 그간 보여준 이미지와 사뭇 다른 배우가 만들어내고 끌어가는 에너지와 지금 상황을 절묘하게 반영한 유쾌한 대사,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을 적절하게 대변하는 클래식 음악들이 조화롭게 무대를 채운다. “(소크라)테스형, (모차)르트형”부터 “그 땐 코로나19가 없어서 마스크도 안 썼는데”, “마스크를 쓰고들 계시니 표정을 알 수가 없네” 등의 천연덕스러운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며 관객들과 바로바로 소통했다.극 초반부터 박상원은 관객에게 열심히 ‘콘트라바쓰’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낮은 음을 내며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중요한 존재감을 자랑하지만, 실상은 가장 말단에 놓여 눈에 띄지 않는 악기로 취급받지만 그래선 안 되는 존재라는 점을 열심히 알린다. 그러나 중반부턴 이 애증의 악기와 단 둘이 놓여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듯 ‘콘트라바쓰’를 원망하고 질책한다.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반복…” 되는 일상의 허무함을 괴롭게 쏟아내기도 한다. 무대 위 박상원은 끊임없이 관객에게 말을 걸듯 다정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좌절하기도 하고, 맥주를 마시며 만족스러워 하다가도 씁쓸함을 견디지 못하기도 한다. 가볍게 춤을 추고는 급기야 거친 작은 자갈밭을 하염없이 걷는다. 한 시간 반이 훌쩍 넘도록 무대는 물론 극장을 가득 채워내는 에너지는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간다. 직접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의 울림은 대사를 읊는 것보다도 상징적으로 그의 마음을 전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러한 그의 감정을 음악이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음악극으로 불려도 손색 없을 만큼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나단조 1악장, 하드 밥 재즈, 말러 교향곡 1번,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서곡,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다양한 음악이 대사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놓여 무대에 흐른다. 미완성 교향곡과 함께 “그래요, 우리는 인생의 결과를 알 수 없이 인생을 여행하죠. 그래서 이 미완성 교향곡은 형식적으로는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 완성을 의미하죠”라는 대사가 녹아드는 식이다. 한 음악가의 쓸쓸한 독백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결국 그의 삶이 평범한 우리네와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너무 평범하고 사소해서 소중함을 인지하는 것이 오히려 낯선 많은 존재들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들은 하나하나 객석에도 와 닿는다. 무대 말미, 콘트라바쓰 연주자는 마침내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터무니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이 기대를 안고 깔끔한 연미복을 입고 무대로 나가는 그를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LED 60대로 합주…‘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공연

    LED 60대로 합주…‘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공연

    LED 화면 60개를 무대에 세워 놓고 전국 18곳의 아동·청소년 단원 200명이 함께 합주하는 공연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오는 17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공연을 무관중으로 열고 교육진흥원 유튜브(www.youtube.com/c/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온라인 생중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공연을 위해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강사들이 가이드 음원을 만들어 사전에 제공하고, 단원들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연습하며 사전 녹음과 촬영을 마쳤다. 특히, 마지막 합주는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만큼 권역별 거점 4곳에 미디어 서버와 인터넷망을 설치해 각지 단원들을 연결하고, 소리 지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첨단기술과 음향 기술을 적용했다.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 클래식 메들리 등을 연주한다. 꿈의 오케스트라 홍보대사인 가수 헨리와 경북예술고 김나래 학생이 바이올린과 첼로로 ‘보칼리제’를 협연한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포함한 아동·청소년들이 단편적인 음악교육에서 벗어나 협력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시작한 ‘엘 시스테마’를 모방한 프로그램으로, 2010년 전국 8개 거점기관에 단원 470명으로 시작해 현재 모두 49개 기관에서 단원 28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日 “美바이든 인맥 구축” 비상…오바마 때 푸대접 재연될까 전전긍긍

    日 “美바이든 인맥 구축” 비상…오바마 때 푸대접 재연될까 전전긍긍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바이든 당선인 및 민주당과 인맥 구축을 위해 전방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같은 보수 계열의 공화당 정부와 궁합이 더 좋았던 현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자민당 정권은 민주당 정부와 소원했던 과거 전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일본 정부가 미국의 바이든 정부 출범을 맞아 그동안 깊은 관계를 맺어온 민주당 인사들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미국의 외교정책 주도권이 백악관에서 국무부로 넘어올 것으로 보고 실무 차원의 의사소통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스가 총리와 바이든 당선인의 조속한 전화회담 및 내년 2월 조기 방미를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스가 총리는 특히 2013~2017년 오바마 정권 때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캐롤라인 케네디와의 개인적 친분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케네디 대사 재임 때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총리는 당시 매월 1차례 꼴로 식사를 같이 했으며, 이후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지난해 5월 방미 때에는 케네디 전 대사 자택으로 초청을 받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케네디 전 대사가 대선에 앞서 스가 총리에게 바이든 후보를 소개해 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인 그는 민주당 내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오바마 정부 때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였던 커트 캠벨 등 민주당 내 다른 지일파 인사들에 대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정부와의 전례를 들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9년 2월 아소 다로 당시 일본 총리는 갓 출범한 오바마 정부의 첫 해외 정상으로 초대받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의전행사·공동발표 생략 등 푸대접을 받았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재집권 직후인 2013년 2월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비슷한 경험을 당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스가 총리가 바이든 당선인과 한국시간으로 12일이나 13일 오전 전화회담을 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황수영 경기도의원, 경기도 예술단의 운영방식 변화 필요

    황수영 경기도의원, 경기도 예술단의 운영방식 변화 필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황수영(더불어민주당·수원6) 의원은 지난 10일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경기아트센터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 예술단의 운영방식에 대한 변화와 도민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촉구했다. 황수영 의원은 “현재 한창 활동해야 할 젊고 유능한 신진예술가들이 무대에 설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도 예술단체들은 경기도의 큰 자원이나, 예술단원들의 기량이 경력과 함께 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경기도 예술단의 현 실태를 꼬집었다. 이어 황 의원은 “경기도 예술단체가 도민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구나 보고 싶은 작품을 만들고, 공연을 올리는 것”이라며 “콘텐츠나 제작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구성원인 예술단원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황 의원은“지난해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경기아트센터로 명칭을 바꿨고, 예술단체들 역시 명칭을 바꿨는데, 수십 년간 사용한 명칭을 바꾼 만큼의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명칭이나 치장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변화와 도민에 대한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황 의원은 “예술단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시대에 맞춰 예술단의 역할과 기능을 고민하고 도민의 눈높이에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리가 선 이 무대가 ‘신의 기적’

    우리가 선 이 무대가 ‘신의 기적’

    1983년 국내 초연한 명작무대 이동이나 암전 없이두 시간 물 안 마시고 연기 20년 만에 정통 연극 도전 박해미 “입이 바짝 마른다”30년 경력 베테랑 이수미 “주저앉아 울고 싶어” 토로데뷔 8년차 이지혜도 “부담”“지금 이 시기에 하느님의 기적은 더이상 없어요. 그런데도 난 기적을 갈망하고 있어요.” 한 오라기 실만큼이라도 기적이 있기를 바란다고 무대에서 외친 배우 이수미가 “지금 이게 바로 기적”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무대를 딛고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때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 간 캐릭터를 얻었으니 절로 나올 법한 말이었다. ‘여배우들의 성지’로도 꼽히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지난 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82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한 연극은 1976년 뉴욕 수녀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영아 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게임 속에는 종교와 구원에 관한 물음,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족에 대한 상처 등 갖가지 실타래가 얽혀 있다. 무대에선 도발적이고 치밀한 설전이 이어지며 극이 전개될수록 각 인물은 절제했던 감정들을 극단적으로 쏟아 낸다. 당연히 탄탄하고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만 세 가지 캐릭터 중 하나로 선택받을 수 있다. 1983년 국내 초연 당시 윤석화와 고 윤소정이 아그네스와 닥터 리빙스턴으로 열연했고, 이후 신애라(1992), 김혜수(1998), 전미도(2008), 선우(2011) 등 당시 높은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아그네스를 연기했다. 올해 작품에선 1998년 ‘신의 아그네스’를 좀더 인간과 가까운 이야기로 해석했던 윤우영 연출이 22년 만에 돌아왔다. 박해미는 아이를 가진 것도, 낳은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수녀를 돕겠다며 질문으로 실타래를 풀어 보려는 닥터 리빙스턴으로 분하고, 이수미와 이지혜가 각각 법보다 성스러움으로 아그네스를 지키겠다는 미리암 원장 수녀, 순수하지만 광기도 감추고 있는 아그네스의 옷을 입었다. 넓은 무대에서 세 사람은 온전히 각자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거미줄 같은 갈등을 엮었다. 무대 이동이나 암전은 없고 배우들도 거의 무대 밖을 떠나지 않는다. 두 시간 가까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고도의 신경전이 빈틈없이 벌어지니 베테랑 배우들도 기진맥진이다. ‘햄릿’ 이후 20년 만에 정통 연극에 도전한 박해미는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며 도망가고 싶었다고 했고, 동아연극상 수상자이자 경력 30년의 베테랑 이수미도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데뷔 8년차 이지혜도 “어깨가 많이 무겁고 부담됐다”며 신인처럼 떨었다. 다만 이들은 너무나 소중한 시기에 소중한 작품에 임하게 된 감사함을 ‘기적’이라 여기며 도망가거나 주저앉지 않고 머리를 맞댔다. 훌륭한 선배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전작들과 차라리 비교하지 말고 셋만의 스타일을 다지기로 했다. 작품 속 신을 향해 갈망하던 기적은 결국 인간의 몫이었듯, 명작 무대에 서는 기적을 세 배우가 자신들만의 열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트롯페스타’ 서울 공연 성료…신인선, 다채로운 매력 ‘눈길’

    ‘트롯페스타’ 서울 공연 성료…신인선, 다채로운 매력 ‘눈길’

    가수 신인선이 ‘트롯페스타’ 서울 공연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신인선은 지난 7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트롯페스타:미스터트롯4인&레전드 전국투어 콘서트’(이하 ‘트롯페스타’)에서 발라드부터 뮤지컬,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로 3000여명의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트롯페스타’는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준결승에 진출하며 신흥강자로 떠오른 신인선, 김수찬, 나태주, 류지광이 레전드 가수와 함께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다. 7일 공연에서는 설운도가 레전드로 출연했다. ‘미스터트롯’ 4인방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환희’를 열창하며 막을 올렸다. 신인선은 자신의 신곡 ‘신선해(Fresh)’를 비롯해 ‘바램’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또 만났네요’ ‘고맙소’ 등을 불렀고, 류지광과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이룰 수 없는 꿈‘을 열창하며 시원한 가창력을 선보였다. 레전드 설운도와 함께한 무대에서는 ‘다함께 차차차’ ‘쌈바의 여인’ ‘사랑의 트위스트’ 등에 맞춰 춤과 노래를 선사했다. 신인선은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오랜만에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어 행복했다. 노래에 맞춰 박수로 화답해 주셔서 더 신나게 무대를 마쳤다“면서 ”팬들과 함께 해 에너지를 많이 얻었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공연에서 또 만나 뵙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트롯페스타’는 서울 공연에 이어 21일 대구 엑스코(EXCO) 컨벤션홀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12월 12일 울산 KBS홀, 2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2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021년 1월 9일 김대중 컨벤션센터 다목적홀, 23일 일산 킨텍스 3A홀에서 전국 투어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신인선은 ‘내일은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불후의 명곡’ ‘히든싱어’ KBS2라디오 ‘김혜영과 함께’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베테랑 배우들도 “입이 바짝 말라”…무대 넓히고 판 키워진 ‘신의 아그네스’

    베테랑 배우들도 “입이 바짝 말라”…무대 넓히고 판 키워진 ‘신의 아그네스’

    “지금 이 시기에 하느님의 기적은 더이상 없어요. 그런데도 난 기적을 갈망하고 있어요.” 한 오라기 실만큼이라도 기적이 있기를 바란다고 무대에서 외친 배우 이수미가 “지금 이게 바로 기적”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무대를 딛고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때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 간 캐릭터를 얻었으니 절로 나올 법한 말이었다. ‘여배우들의 성지’로도 꼽히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지난 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982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한 연극은 1976년 뉴욕 수녀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영아 살해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사건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치열한 심리게임 속에는 종교와 구원에 관한 물음, 여성으로서의 아픔, 가족에 대한 상처 등 갖가지 실타래가 얽혀 있다. 무대에선 도발적이고 치밀한 설전이 이어지며 극이 전개될수록 각 인물은 절제했던 감정들을 극단적으로 쏟아 낸다. 당연히 탄탄하고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배우만 세 가지 캐릭터 중 하나로 선택받을 수 있다. 1983년 국내 초연 당시 윤석화와 고 윤소정이 아그네스와 닥터 리빙스턴으로 열연했고, 이후 신애라(1992), 김혜수(1998), 전미도(2008), 선우(2011) 등 당시 높은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아그네스를 연기했다. 올해 작품에선 1998년 ‘신의 아그네스’를 좀더 인간과 가까운 이야기로 해석했던 윤우영 연출이 22년 만에 돌아왔다. 박해미는 아이를 가진 것도, 낳은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수녀를 돕겠다며 질문으로 실타래를 풀어 보려는 닥터 리빙스턴으로 분하고, 이수미와 이지혜가 각각 법보다 성스러움으로 아그네스를 지키겠다는 미리암 원장 수녀, 순수하지만 광기도 감추고 있는 아그네스의 옷을 입었다.넓은 무대에서 세 사람은 온전히 각자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거미줄 같은 갈등을 엮었다. 무대 이동이나 암전은 없고 배우들도 거의 무대 밖을 떠나지 않는다. 두 시간 가까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 고도의 신경전이 빈틈없이 벌어지니 베테랑 배우들도 기진맥진이다. ‘햄릿’ 이후 20년 만에 정통 연극에 도전한 박해미는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며 도망가고 싶었다고 했고, 동아연극상 수상자이자 경력 30년의 베테랑 이수미도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데뷔 8년차 이지혜도 “어깨가 많이 무겁고 부담됐다”며 신인처럼 떨었다. 다만 이들은 너무나 소중한 시기에 소중한 작품에 임하게 된 감사함을 ‘기적’이라 여기며 도망가거나 주저앉지 않고 머리를 맞댔다. 훌륭한 선배들의 이름이 나열되는 전작들과 차라리 비교하지 말고 셋만의 스타일을 다지기로 했다. 작품 속 신을 향해 갈망하던 기적은 결국 인간의 몫이었듯, 명작 무대에 서는 기적을 세 배우가 자신들만의 열정으로 풀어내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글꾼, 소리꾼, 통했군

    글꾼, 소리꾼, 통했군

    “이자람님은 누구나 산책하고 등반하도록 허락하는 너르고 깊은 산 같아요.” “김애란님은 이야기를 함께 도란도란 나누고 싶은 작가예요.”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애틋한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은 서로의 ‘찐’ 팬이 틀림없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에서 열린 ‘소소살롱’에 마주 앉은 소리꾼 이자람과 소설가 김애란은 수줍게 서로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한 관객이 “세계관의 대충돌”이라며 흥분을 전할 만큼 참신한 조합이다. 둘의 인연은 몇 해 전부터 이어졌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으며 “작가와 잡담을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던 이자람은 2016년 김 작가의 데뷔작인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2002)으로 핑곗거리를 만들었다. 소설을 판소리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 신기하게도 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소설이 ‘여보세요’라는 판소리로 태어난 뒤엔 서로 공연과 작품을 챙겨보고 함께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사이가 됐다. 김 작가는 지난해 낸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 속 에세이 ‘아는 얘기, 모르는 노래’에 이자람과의 인연을 적기도 했다. ‘소소살롱’은 올해 줄줄이 중단된 예술 아카데미 강좌들을 대신해 예술의전당이 처음 선보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소리꾼과 소설가의 편안한 대화를 주제로, 두 이야기꾼의 만남이 첫 무대로 꾸며졌다. 둘은 창작자로서의 삶과 각 장르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혼자 배우와 연출, 음악을 모두 해내는 점에서 소리꾼과 작가는 비슷해요. 물론 저는 무대에 서지는 않지만요. 게다가 요즘처럼 브이로그나 유튜브로 자기를 얘기하는 1인칭 시대에 판소리는 3인칭 시점으로 건강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정한 장르 같아요.”(김애란) “저는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자 소설가가 더욱 부러웠어요. 독자들이 집에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작가는 언제든 독자와 소통할 수 있더라고요.”(이자람) 따스한 눈빛과 함께 오간 창작과 판소리에 대한 대화는 꽉 찬 객석도 쉴 새 없이 웃음을 보내도록 유쾌했다. 40분쯤 지나자 이자람이 화들짝 놀라며 급히 부채를 들었다. “앗, 저 판소리 해야 돼요.” 한마디에 김애란은 객석으로 내려가 팬의 자세로 앉았다.이자람은 ‘수궁가’ 중 대신들이 토끼 간을 구하러 육지에 나가기 싫어 갖은 핑계를 대던 중 말단 별주부가 갑자기 자신이 가겠다고 나서는 대목을 불렀다. 무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인데 “기회가 되면 판소리 공연을 예매한다”는 김 작가의 안목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어 ‘여보세요’의 새로운 작창 버전이 처음 공개됐다. 각자 방에서 하숙을 하는 젊은 여성 5명이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 문구들이 감칠맛 나게 살았다. “이 집엔 서로 마주치지 않아야 한다는 룰이 있는데,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면 가장 발달해야 하는 것은 청각이라. 드르르르륵 물 내리는 소리, 다라락 다라락 화장실 슬리퍼 소리, 찰칵 문 닫히는 소리….” 이자람은 “내 방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모두가 너이기도 나이기도 한, 공감할 이야기”라 이 소설을 판소리로 꾸몄다고 했다. 그러자 김 작가도 “20대 때 내가 살던 방 이야기”라면서 “미래를 모르고 듣던 그때의 소리들을 다시 듣는 기분”이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어딘가 닮게 맞닿은 두 이야기꾼은 정해진 90분보다 20분 가까이를 더 앉아 관객들과 도란도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의 창작에 깊은 인상과 자극을 준다는 두 사람은 각자의 계획에도 눈을 반짝이며 기대를 드러내고는 사이좋게 무대 뒤로 돌아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소리꾼 이자람과 소설가 김애란의 만남… “우린 서로를 부러워하고 있어요”

    소리꾼 이자람과 소설가 김애란의 만남… “우린 서로를 부러워하고 있어요”

    “이자람님은 누구나 산책하고 등반하도록 허락하는 너르고 깊은 산 같아요.” “김애란님은 이야기를 함께 도란도란 나누고 싶은 작가예요.”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애틋한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은 서로의 ‘찐’ 팬이 틀림없었다. 7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에서 열린 ‘소소살롱’에 마주 앉은 소리꾼 이자람과 소설가 김애란은 수줍게 서로를 소개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한 관객이 “세계관의 대충돌”이라며 흥분을 전할 만큼 참신한 조합이다. 둘의 인연은 몇 해 전부터 이어졌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으며 “작가와 잡담을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던 이자람은 2016년 김 작가의 데뷔작인 단편소설 ‘노크하지 않는 집’(2002)으로 핑곗거리를 만들었다. 소설을 판소리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 신기하게도 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였다. 소설이 ‘여보세요’라는 판소리로 태어난 뒤엔 서로 공연과 작품을 챙겨보고 함께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사이가 됐다. 김 작가는 지난해 낸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 속 에세이 ‘아는 얘기, 모르는 노래‘에서 이자람과의 인연을 적기도 했다. ‘소소살롱’은 올해 줄줄이 중단된 예술 아카데미 강좌들을 대신해 예술의전당이 처음 선보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소리꾼과 소설가의 편안한 대화를 주제로, 두 이야기꾼의 만남이 첫 무대로 꾸며졌다. 둘은 창작자로서의 삶과 각 장르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혼자 배우와 연출, 음악을 모두 해내는 점에서 소리꾼과 작가는 비슷해요. 물론 저는 무대에 서지는 않지만요. 게다가 요즘처럼 브이로그나 유튜브로 자기를 얘기하는 1인칭 시대에 판소리는 3인칭 시점으로 건강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정한 장르 같아요.”(김애란) “우와, 그럼 저는 다정한 일을 매일 하는 거였군요? 참 좋네요.”(이자람) “저는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자 소설가가 더욱 부러웠어요. 독자들이 집에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작가는 언제든 독자와 소통할 수 있더라고요.”(이자람) “저는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자 소설가가 더욱 부러웠어요. 독자들이 집에서 책을 읽을 수는 있으니, 작가는 언제든 독자와 소통할 수 있더라고요.”(이자람) “소설가는 쇄를 찍으면 수정이 어려운데 판소리는 즉흥적인 수정이 가능해 전 그게 부럽던데요. 그러면서 소통을 하잖아요.”(김애란) “소통의 포인트가 달랐네요. 우린 서로를 부러워하고 있어요!”(이자람) 따스한 눈빛과 함께 오간 창작과 판소리에 대한 대화는 꽉 찬 객석도 쉴 새 없이 웃음을 보내도록 유쾌했다. 40분쯤 지나자 이자람이 화들짝 놀라며 급히 부채를 들었다. “앗, 저 판소리 해야 돼요.” 한마디에 김애란은 객석으로 내려가 팬의 자세로 앉았다.이자람은 ‘수궁가’ 중 대신들이 토끼 간을 구하러 육지에 나가기 싫어 갖은 핑계를 대던 중 말단 별주부가 갑자기 자신이 가겠다고 나서는 대목을 불렀다. 무대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인데 “기회가 되면 판소리 공연을 예매한다”는 김 작가의 안목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어 ‘여보세요’의 새로운 작창 버전이 처음 공개됐다. 1.5층 독특한 구조의 거꾸로 된 ㄱ자 모양의 층에 놓인 각자 방에서 하숙을 하는 젊은 여성 5명이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 문구들이 감칠맛 나게 살았다. “이 집엔 서로 마주치지 않아야 한다는 룰이 있는데,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면 가장 발달해야 하는 것은 청각이라. 드르르르륵 물 내리는 소리, 다라락 다라락 화장실 슬리퍼 소리, 찰칵 문 닫히는 소리….” 이자람은 “내 방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모두가 너이기도 나이기도 한, 공감할 이야기”라 이 소설을 판소리로 꾸몄다고 했다. 그러자 김 작가도 “20대 때 내가 살던 방 이야기”라면서 “미래를 모르고 듣던 그때의 소리들을 다시 듣는 기분”이라고 받아쳤다. 이처럼 어딘가 닮게 맞닿은 두 이야기꾼은 정해진 90분보다 20분 가까이를 더 앉아 관객들과 도란도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의 창작에 깊은 인상과 자극을 준다는 두 사람은 각자의 계획에도 눈을 반짝이며 기대를 드러내고는 사이좋게 무대 뒤로 돌아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니스트 조성진, 성남·대전 관객들도 만난다…전국 투어 추가 공연

    피아니스트 조성진, 성남·대전 관객들도 만난다…전국 투어 추가 공연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조성진이 오는 13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24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각각 추가로 관객들을 만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내 리사이틀을 가진 조성진은 지난달 28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창원, 서울에서 연주했고 9일 춘천 일정만 남겨두고 있었다. 조성진은 성남에서 지난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공연과 같이 오후 3시엔 슈만의 ‘숲의 정경’과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을 선보인 뒤 오후 7시 30분 공연은 슈만의 ‘유모레스크’,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선보인다. 대전에서는 슈만 ‘숲의 정경’과 쇼팽 스케르초 1·2번,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가 이어진다. 성남 공연의 티켓 예매는 9일 오후 2시에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으며, 대전 공연의 경우에는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사] 환경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 환경부 ◇ 실장급 전보 △ 자연환경정책실장 김영훈 ■ 외교부 ◇ 실장급 △ 기획조정실장 김완중 △ 대변인 최영삼 ◇ 국장급 △ 국제안보대사 이충면 △ 의전기획관 윤성미 ■ 보건복지부 ◇ 실장급 △ 기획조정실장 박민수 ■ 국토교통부 ◇ 과장급 전보 △ 공항안전환경과장 윤성배
  • 피아니스트 유자왕 첫 내한 리사이틀 취소

    피아니스트 유자왕 첫 내한 리사이틀 취소

    개성 넘치는 연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피아니스트 유자왕이 다음달 예정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취소하기로 했다.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6일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지정 방역단계는 완화됐으나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 등의 문제로 공연이 취소됐다”면서 “유자왕의 국내 첫 리사이틀이 성사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방법을 강구했으나 국내외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부득이하게 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유자왕은 다음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고 국내 팬들과 처음 만날 예정이었다. 7일부터 정부가 조정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될 전망이지만 해외에서 입국할 경우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조치는 여전해 일정 등 국내 공연을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 결국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사 측은 공연을 예매한 관객들에게 전액 환불 조치를 한다고 알리며 “관객 여러분의 깊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평일 오후 3시, 앙코르만 30분…조성진의 ‘도발’ 찐감동이 ‘만발’

    평일 오후 3시, 앙코르만 30분…조성진의 ‘도발’ 찐감동이 ‘만발’

    4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던 예술의전당이, 평일 오후에 이토록 북적인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콘서트홀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는 그 자체로 설렘을 줬다.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는 ‘금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을 보기 위해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모인 또 다른 ‘금손’들이었다. 공연 한 시간 반 전부터는 친필 사인 음반을 사러 100여명이 줄을 서며 아이돌 콘서트 현장 느낌을 풍겼다. 단정한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성큼성큼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마스크 위로 반짝이는 눈들과 반갑게 인사한 뒤 앉아 피아노 건반을 손수건으로 스윽 문질렀다. 이어 슈만의 ‘숲의 정경’을 시작하며 객석을 청량한 숲으로 인도했다. 독일 극작가 하인리히 라우베의 ‘사냥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숲을 묘사하는 9개 곡으로 구성됐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의 입구로 들어섰지만 사냥꾼과 저주받은 장소를 마주하기도 하고, 새소리를 지나 이별의 쓸쓸함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했다.조성진은 이어 이번 전국투어 무대마다 공통적으로 선보인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로 공연을 정점으로 이끌었다. 폴란드의 드뷔시라고도 여겨지는 작곡가이지만 유럽 무대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다. “베토벤만큼 좋은 곡을 썼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길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이 담긴 선택이 객석에도 통했다. 기계음이 켜진 듯 다소 그로테스크한(괴기스러운) 음이 반복되기도 하고 피아니스트의 손이 건반 양 끝을 힘차게 오간다. 조성진의 넘치는 에너지와 눈을 뗄 수 없는 테크닉은 이 낯선 곡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강렬함과 섬세함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찰랑이는 머리와 쿵쿵 페달을 밟는 발소리도 원래 악보에 적혀 있던 것처럼 음악이 됐다. 새로움을 흡수하느라 한껏 집중하고 긴장됐던 흐름은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으로 사르르 녹았다. 지난 5월 발매한 앨범 ‘방랑자’의 수록곡으로 귀에 익은 선율을 경쾌하면서도 힘있게 이어 갔다. 지난 4월 도이치 그라모폰 중계로 온라인으로 선보일 때보다 알차고 깊어진 느낌이었다. 인터미션 없이 세 작품을 전력질주한 조성진은 앙코르에서 또 한 번 객석을 놀라게 했다.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전곡을 30분 동안 연주한 것이다. 2018년 1월 앙코르로 40분에 달하는 쇼팽 발라드 전곡을 연주하는가 하면 지난달 30일 대구에선 쇼팽 녹턴과 스케르초를 연달아 다섯 곡 선사하면서 앙코르를 ‘3부’로 끌고 가는 그다운 진행이다. 어렵게 다시 만난 관객들에게 선물을 주듯 무대를 마친 조성진은 여러 차례 객석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박수를 보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다음 무대 피날레를 앙코르로… ‘평일 오후 3시’ 조성진의 특별한 선물

    다음 무대 피날레를 앙코르로… ‘평일 오후 3시’ 조성진의 특별한 선물

    4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던 예술의전당이, 평일 오후에 이토록 북적인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콘서트홀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는 그 자체로 설렘을 줬다.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는 ‘금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을 보기 위해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모인 또 다른 ‘금손’들이었다. 공연 한 시간 반 전부터는 친필 사인 음반을 사러 100여명이 줄을 서며 아이돌 콘서트 현장 느낌을 풍겼다. 단정한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성큼성큼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마스크 위로 반짝이는 눈들과 반갑게 인사한 뒤 앉아 피아노 건반을 손수건으로 스윽 문질렀다. 이어 슈만의 ‘숲의 정경’을 시작하며 객석을 청량한 숲으로 인도했다. 독일 극작가 하인리히 라우베의 ‘사냥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숲을 묘사하는 9개 곡으로 구성됐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의 입구로 들어섰지만 사냥꾼과 저주받은 장소를 마주하기도 하고, 새소리를 지나 이별의 쓸쓸함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했다. 조성진은 이어 이번 전국투어 무대마다 공통적으로 선보인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로 공연을 정점으로 이끌었다. 폴란드의 드뷔시라고도 여겨지는 작곡가이지만 유럽 무대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다. “베토벤만큼 좋은 곡을 썼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길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이 담긴 선택이 객석에도 통했다.기계음이 켜진 듯 다소 그로테스크한(괴기스러운) 음이 반복되기도 하고 피아니스트의 손이 건반 양 끝을 힘차게 오간다. 조성진의 넘치는 에너지와 눈을 뗄 수 없는 테크닉은 이 낯선 곡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세헤라자드, 광대 탄트리스, 돈 쥬앙의 세레나데가 역동적으로 이어지는 동안 강렬함과 섬세함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찰랑이는 머리와 쿵쿵 페달을 밟는 발소리도 원래 악보에 적혀 있던 것처럼 음악이 됐다. “귀에 꽂히는 멜로디는 없지만 듣다 보면 계속 생각나는 음악”이라는 그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새로움을 흡수하느라 한껏 집중하고 긴장됐던 흐름은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으로 사르르 녹았다. 지난 5월 발매한 앨범 ‘방랑자’의 수록곡으로 귀에 익은 선율을 경쾌하면서도 힘있게 이어 갔다. 지난 4월 도이치 그라모폰 중계로 온라인으로 선보일 때보다 알차고 깊어진 느낌이었다. 인터미션 없이 세 작품을 전력질주한 조성진은 앙코르에서 또 한 번 객석을 놀라게 했다.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전곡을 30분 동안 연주한 것이다. 2018년 1월 앙코르로 40분에 달하는 쇼팽 발라드 전곡을 연주하는가 하면 지난달 30일 대구에선 쇼팽 녹턴과 스케르초를 연달아 다섯 곡 선사하면서 앙코르를 ‘3부’로 끌고 가는 그다운 진행이다. 어렵게 다시 만난 관객들에게 선물을 주듯 무대를 마친 조성진은 여러 차례 객석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함께 박수를 보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몸짓, 마음을 두드리다

    몸짓, 마음을 두드리다

    마스크 속에 땀과 호흡을 감추며 힘겹게 연습실을 지켰던 무용수들이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나 무대 위에서 훨훨 날았다. 국립발레단은 4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해적’으로 올해 첫 정기공연을 열었다. 지난 6월 예정된 정기공연이 취소되고 해외 창작진의 내한이 어려워지자 작품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해적’으로 변경했다. 영국 낭만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한 마리우스 페티파의 원안무를 국립발레단 안무가 송정빈이 재해석했다. 박슬기·김리회·박예은, 이재우·허서명·박종석 등 간판들이 전면에 섰다. 배가 난파되면서 비극으로 끝나는 원작과 달리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배신자 비르반토를 처단한 콘라드가 메도라와의 사랑을 지키며 새로운 모험을 향해 나아가 희망을 노래한다. 기존 3막 전개에서 2막으로 줄이며 빠르고 다이내믹한 흐름으로 재미를 높였다. 더욱 화려해진 무대와 의상, 군무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를 더해 공연을 풍성하게 채웠다. 공연은 오는 8일까지 이어진다. 한국무용협회가 여는 제41회 서울무용제도 4일 오후 개막식을 갖고 20일까지의 여정을 시작했다. ‘무념무상’을 제목으로 양성옥·박재희(태평무), 양길순(살풀이춤), 채상묵(승무) 등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인 명인들의 몸짓으로 개막 무대를 열었다. 6일엔 김지영(발레), 장현수·차수정(한국무용), 이경은(현대무용) 등 현재 무용계를 이끄는 4인방이 무대를 꾸민다. 코로나19로 관객들을 대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모든 공연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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