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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강제노역·가혹행위로 12년간 551명 사망… 대검 비상상고 권고로 진실 규명 ‘한 걸음’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강제노역·가혹행위로 12년간 551명 사망… 대검 비상상고 권고로 진실 규명 ‘한 걸음’

    부랑인 관리 지침 근거로 3만명 입소 행정부 조직적 은폐로 원장 ‘면죄부’ 계류 중인 특별법도 제정 탄력받을 듯부산 형제복지원 참상은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 1975년 부랑인 관리 지침인 내무부 훈령 제410호를 발령했고, 복지원은 이를 근거로 경찰과 공무원들이 부랑인으로 낙인찍은 이들을 입소시켜 선도라는 미명 아래 강제 노역에 동원하고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 참상이 세상이 알려져 폐쇄된 1987년까지 12년간 3만여명이 입소했고, 12년간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이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거리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연행되거나 기술을 배우게 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입소한 이들이 태반이었다. 형제복지원의 실상은 당시 부산지검 울산지청에 근무 중이던 김용원 검사(현재 변호사)가 울산의 한 공사장에 동원된 원생들의 노역 현장을 우연히 발견해 수사를 시작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불법 감금과 강제 노역, 구타와 학대, 성폭행 등이 자행된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권력층의 외압과 행정 당국의 조직적인 은폐·축소로 복지원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최근 시의 관리 감독 소홀로 무고한 시민이 불법 감금돼 폭행과 강제 노역 등 참혹한 인권유린을 당했다며 복지원 사건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처음으로 사과했다. 당시 김용원 검사가 외압을 받으면서도 박인근 복지원장을 체포해 재판에 넘겼지만 횡령 등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고, 핵심 혐의인 불법 감금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에 따른 적법한 수용이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 훈령 자체가 위헌·위법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대검 검찰개혁위원회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대법원 비상상고를 권고한 것이다. 비상상고가 받아들여져 대법원이 재심의 절차를 밟게 되면 당시 불법 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피해 생존자들이 간절히 바라는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탄력을 받게 됐다. 특별법은 2014년 처음 발의됐지만, 심의를 미루다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2016년 다시 발의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돼 있지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별법이 제정돼야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 피해자 지원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 이향직씨는 “특별법의 가장 큰 목적은 당시 야만적 인권유린에 대한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이라며 “피해자 보상 등 금전 문제로 초점이 흐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sdragon@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檢, 시험지 원본 못 찾자 공소장 변경… 엉뚱한 범죄목록 덧붙여”

    미국 동부 명문대에 재학 중인 나청년(27·가명)씨는 지난 2013년 11월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대입시험(SAT) 기출문제 유출 사건’ 피고인 20여명 중 한 명이다. SAT 기출문제를 사고판 청년씨는 미국 칼리지보드사가 지닌 SAT 시험문제 저작권을 침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 이 사건 관련 1심 선고가 나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다. 청년씨를 뺀 나머지 피고인도 재판 초반 혐의를 놓고 검찰과 다투었지만, 형사재판이 몇 년씩 지체되자 2015년 12월~지난해 7월 혐의를 수용하기로 하고 간이공판 절차를 거쳐 벌금형을 받았다. 한 미국 공대 유학생은 형사재판 때문에 출국금지를 당하면 자신이 참여한 연구실과 미국 기업 간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검찰이 제시한 혐의를 수용했다고 이 재판을 모니터링한 시민단체 사법감시배심원단은 전했다. #공소장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 제출해야 하고, 그 밖의 사건에 관해 재판부의 예단이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 등을 첨부하거나 인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SAT 시험지 원본을 법정에 제출하지 못한 검찰은 지난 5월 공소장 변경 카드를 썼다. 당초 청년씨가 기출문제를 판매할 때 구매자 측에 타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했다며 부수적인 혐의로 적용해 두었던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에 살을 붙인 것이다. 주 혐의인 저작권법 유죄 입증에 난항을 빚은 검찰이 부수적 혐의 부분을 ‘보험’으로 삼으려고 공소장 변경을 한 것으로 읽힌다. 그런데 기소 당시 청년씨를 공소장에서 ‘단독범’으로 묘사했던 검찰은 기소 뒤 5년 만에 공소장 변경을 하며 청년씨를 주민등록법 위반죄로 이미 벌금형을 확정받은 피의자의 ‘공모범’으로 둔갑시켰다. 공소장엔 또 청년씨가 아닌 제3의 피의자 컴퓨터에서 확보한 주민등록번호 목록 4350건이 ‘범죄일람표’ 명목으로 첨부됐다. 이에 청년씨 변호인은 “청년씨는 검찰이 제시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인데, 청년씨와 관계없는 이의 컴퓨터에서 압수한 목록이 일람표처럼 청년씨 공소장에 첨부됐다”면서 “공소장엔 원래 범죄일람표만 첨부할 수 있지만 검찰은 압수자료를 일람표로 첨부해 공소장일본주의를 어겼다”고 일갈했다. 범죄일람은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무엇을, 왜 등 6하원칙에 맞춰 작성해야 하지만 검찰이 붙인 목록엔 청년씨가 활용하지 않은 이름과 주민등록 목록만 있다. 압수목록을 범죄일람표처럼 잘못 붙임에 따라 검찰의 공소사실에 형용 모순(꾸미는 말이 꾸밈받는 말과 어긋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청년씨가 판매한 SAT 기출문제지 건수를 358차례라고 규정한 검찰이 차명 입금·채팅 건수를 4350건으로 잡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요구를 현재까지 수용하지 않았으며, 청년씨의 다음 재판은 12월 21일에 열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근 3년간 국정감사 발언록을 통해 ‘미국 대입시험(SAT) 기출문제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입장을 전했기에 이번 주 ‘속사정’은 쉽니다. 다음주에는 한꺼번에 여러 개 혐의를 수사한 검사가 시차를 두고 각각의 혐의를 기소해 시민들의 수사·재판 방어권이 침해받는 실태를 다룹니다.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씨줄날줄] 퓨마의 4시간 34분/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퓨마의 4시간 34분/김성곤 논설위원

    근대 동물원의 효시는 1752년에 생긴 오스트리아 빈의 쉰브론동물원이다. 당시 국왕 프란츠 1세가 왕비에게 선물로 동물원을 만들어 줬다. 초기 형태의 동물원은 BC 3000년 전 이집트 등지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된다. 그리스 시대에도 동물원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토대로 500여종의 동물을 분류했다. 한국에는 구한말 순종 황제 때인 1909년 11월 서울 창경궁에 들어선 것이 효시다. 당시 창경궁은 어른 아이 없이 모든 이들이 가보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였다. 창경궁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동물원과 관련된 추억은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지난 18일 대전오월드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되면서 동물원 폐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동물원을 폐지해 주세요’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2010년생 암컷 퓨마(60㎏)가 동물원을 나선 것은 오후 5시 10분. 사육사가 청소를 한 뒤 뒷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기 때문이다. 9시 44분 사살되기까지 그에게 주어진 자유는 4시간 34분이었다. 멀리 가지 못하고 동물원 주변을 맴돌았다. 맹수지만 길들여져 야성을 잃어버린 탓일 것이다. 동물원 측이 쏜 마취총을 맞고도 도망쳤는데 날이 어두워지자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살됐다. 과거 동물원의 주목적은 오락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교육과 연구, 멸종 동물 보전으로 확대됐다. 동물복지 개념이 나온 것은 근래다. ‘동물 권리의 사례’(The case for the animal rights)의 저자이자 미국의 철학자인 톰 리건은 1992년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1993년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WC)는 ‘동물의 5가지 자유’를 규정한다. 배고픔과 갈증, 불편, 통증과 부상, 질병, 불안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에다가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를 더한 것이다. 사람에게 적용해도 거북하지 않은 원칙들이다. 지금은 세상이 변해 직접 현지에 가서 동물을 볼 수도 있고,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동물을 볼 수 있어서 동물원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동물원이나 수족관의 찾는 사람들을 감안하면 이들을 없애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동물복지론자들이 주장하는 ‘의인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동물들이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은 개선돼야 한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탓에 4시간 34분의 자유마저 제대로 구가할 줄 몰랐던 퓨마가 불을 붙인 동물권리 논쟁은 그래서 의미 있다. 다만, 동물원의 부주의뿐 아니라 퓨마를 살릴 방법은 정녕 없었나 하는 점이 아쉽다. sunggone@seoul.co.kr
  • 9월 평양공동선언 전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당국 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 다방면적 민간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등 훌륭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 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과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였으며, 이번 평양 정상회담이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ㆍ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 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③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9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 [전문] 9월 평양공동선언…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쇄

    [전문] 9월 평양공동선언…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다음은 남북 정상이 서명하고 공동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 전문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당국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 다방면적 민간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등 훌륭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과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있게 논의하였으며, 이번 평양정상회담이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년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내 개소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③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하였다.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9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평양공동취재단·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왕따 여중생·유기견… ‘소외된 삶’ 파고들다

    왕따 여중생·유기견… ‘소외된 삶’ 파고들다

    서울시극단은 다음달 5~2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그 개’를 선보인다. 공연 당시 매진 사례가 이어졌던 ‘로풍찬 유랑극단’을비롯해 ‘썬샤인의 전사들’, ‘달나라 연속극’ 등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 온 김은성 작가와 부새롬 연출가가 2년 만에 다시 뭉쳐 만든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그 개’는 16세 여중생 ‘해일’과 유기견 ‘무스탕’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 소외된 이들의 삶을 그려낸다. 틱장애를 갖고 왕따를 당하며 지내는 ‘해일’과 저택의 운전기사인 아빠 ‘상근’, 저택에 살고 있는 제약회사 회장 ‘장강’ 등이 주요 인물이다.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해일과 무스탕이 장강의 저택 정원 등에서 겪는 사건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무의식 중에 욕을 하는 틱장애를 겪는 해일 역은 이지혜가 연기하고, 상근 역은 유성주가 맡는다. 그리고 장강 역은 윤상화가 맡아 열연한다. 해일의 ‘무스탕’과 장강의 반려견 ‘보쓰’도 배우의 의인화한 연기로 만날 수 있다. 김은성은 지난해 서울시극단의 ‘함익’에서 고전 ‘햄릿’을 재해석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동아연극상 희곡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차범석 희곡상 등을 수상하는 등 동시대의 이야기를 치열하게 파고드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극단 달나라동백꽃 대표인 부새롬 연출가는 김은성과 다수의 작품을 함께하며 화제작을 낳았다. 부 연출가는 “주인공 해일의 틱장애는 세상의 고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닐까 싶다”며 “이 세상이 어떻게 돼야 할지 생각을 함께 나누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20년 연장…한·미 FTA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20년 연장…한·미 FTA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를 2040년까지 유지한다는 내용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공공기관 임원이 중대한 위법행위를 했다는 혐의가 있으면 주무부처 장관이 반드시 검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 정부는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33건의 안건(법률안 7건, 대통령령안 20건, 일반안건 6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일반안건으로 상정된 한·미 FTA 개정안은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에 먼저 공개됐다. 애초 미국은 한국산 화물차(픽업트럭)에 대한 관세(25%)를 2021년 1월 1일에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20년 연장하기로 합의해 한국산 화물차 관세는 2041년 1월 1일에 철폐된다. 사실상 한국에서 생산하는 픽업트럭 수출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미국 기준만 통과해도 국내 수입을 허용하는 차량의 수입 한도량을 현 2만 5000대에서 5만대로 늘렸다. 대신 독소조항으로 꼽히던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의 남발을 방지하고자 중복 제소를 막는 내용을 담았다. ISDS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해당 국가의 정책으로 손해를 봤을 때 그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미 FTA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미국과 서명한 뒤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통과돼야 효력이 생겨난다. 공공기관 채용 비리 제재를 강화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이날 의결됐다. 공공기관 임원이 인사·금품 비위, 성범죄, 조세포탈, 회계 부정, 불공정 거래 행위 등 중대한 위법행위를 했거나 혐의가 있으면 기획재정부 또는 공공기관의 주무부처 장관이 검찰·감사원에 수사·감사를 의뢰하도록 했다. 중대한 불법행위가 있으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기관의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반영하고 직원 성과급도 삭감할 수 있게 했다.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해 채용·평가·승진 등 인사 운영 전반을 감사할 수 있다는 규정도 만들었다. 공공기관 임원이 채용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기재부 장관 등은 공운위 심의를 거쳐 비리로 채용·승진 등을 한 직원에 대한 합격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이는 대통령령안이기 때문에 별도의 국회 절차 없이 대통령 재가·공포를 거쳐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 앞으로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 외에도 물에 들어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여름철 개장 기간이 아니면 물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으나 해수욕장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이날 의결했다. 해수욕장 이용객 준수사항을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게 하고 해수욕장 시설사업 시행자격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밖에도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 술에 취한 상태로 자전거를 타다가 단속에 걸리면 범칙금을 3만원을 무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과 여권 유효기간 만료일 3개월 전에 여권 명의인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 주는 ‘여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등도 함께 의결됐다.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문 대통령, 환영만찬서 “평화·번영 큰 그림 그릴 것”…김정은 “문 대통령에 사의”

    문 대통령, 환영만찬서 “평화·번영 큰 그림 그릴 것”…김정은 “문 대통령에 사의”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마련된 환영 만찬에서 “남북 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환영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 번영을 지향해 나가는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시 중구역 소개 국빈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 중요한 의제”라면서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나는 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여기 목란관을 찾은 세 번째 대한민국 대통령이며, 김 위원장과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라면서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남북 정상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북 간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 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과 남에 굽이치는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데 아낌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김 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과 이후의 여정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판문점에서 시작한 역사적 첫 출발이 온 겨레를 불신과 대결의 늪 속에서 과감히 벗어나 화해와 평화 번영에 접어듦은 물론,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 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남모르는 고충을 이겨 내며 이러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문재인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몇 달을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됐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면서 “(우리는)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물론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공동취재단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기 없이 태어난 남성 결국...인공성기 이식술로 성 기능 찾았다

    성기 없이 태어난 남성 결국...인공성기 이식술로 성 기능 찾았다

    선천적으로 성기가 없이 태어난 영국의 한 40대 남성이 5만 파운드(약 7300만원)에 인공 성기 이식 수술을 받고 성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4월 미국 케이블 채널인 TLC 방송의 한 토크쇼에서 선천적으로 성기가 없는 사실을 고백해 화제가 됐던 맨체스터 출신 앤드류 워들(오른쪽·44)이 지난 6월 유니버시티런던칼리지병원(UCLH)에서 성공적인 수술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들은 당시 방송에서 “40년 동안 가족과 친구들을 속이는 게 싫어 사실을 고백하기로 했다”면서 “그동안 사귀어온 100명 이상의 여성들 가운데 20%에게는 사실대로 털어놨는데 한 여성은 뺨을 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좌절감을 안고 살아온 워들은 2012년 UCLH의 비뇨기과 전문의인 댄 우드와 상담 후 10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워들의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에 있는 피부, 근육, 신경, 정맥을 이식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데일리메일은 그가 수술을 받은 지 6주 후에 지난 6년간 교제해온 헝가리 출신 여자친구 페드라 페이비언(왼쪽·28)과 첫 성관계를 가졌으며 두 사람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공민왕릉과 남북의 문화유산 보호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공민왕릉과 남북의 문화유산 보호

    올해로 고려 건국 1100주년(918~1392)을 맞았다. 고려는 470여 년을 이어온 왕조이지만, 삼국시대나 조선의 역사와 문화만큼 가까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거리감은 고려의 문화유산이 휴전선 너머에 몰려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공민왕릉만 해도 그렇다.고려말의 공민왕(재위 1351-74)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뤄져 우리에게는 비교적 친숙하다. 그러나 공민왕릉이 1905년에 도굴되었고, 왕릉 내부에 역사적으로 귀중한 벽화가 있었다는 것은 우리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알아도 고려 왕릉벽화는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공민왕릉 묘실 내부의 동벽과 서벽, 북벽에는 각각 4구씩 모두 12구의 인물상 벽화가 있다. 묘실 벽에 넓은 화강암 판석을 세우고 회반죽을 바른 뒤 그림을 그린 것이다. 일설에는 그림 솜씨가 좋은 공민왕이 직접 벽화를 그렸다는 설도 있지만 분명하지는 않다. 관복을 입고 홀(笏)을 든 인물상은 머리에 12개의 다른 동물머리가 그려진 관을 쓰고 있어 12지신임을 드러낸다. 관에 동물 머리가 표현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저 조회에 참석한 문무백관들이라 단정했을지도 모른다. 12지를 미술로 표현한 것은 통일신라시대부터다. 김유신묘를 비롯해 경주의 여러 능에는 12지신 조각을 무덤 주위에 두른 예들이 적지 않다. 흥미롭게도 이 조각들은 모두 짐승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지니고 무기를 든 무장의 형상이다. 때로는 갑옷을 입고, 때로는 일상복을 입었을지언정 머리는 동물 모양이다. 둘 다 무덤과 관계가 있었으나 한쪽은 능 외부, 다른 쪽은 능 내부로 위치가 바뀌었다. 신라와 고려에서 달라진 동물의 신격화와 의인화는 그에 깃든 사상도 달랐기 때문이다.공민왕릉은 노국공주의 정릉(正陵)과 공민왕의 현릉(玄陵) 두 기를 합쳐 현정릉이라고 한다. 1365년에 노국대장공주가 난산으로 죽자 공민왕이 직접 공주의 능 축조를 지휘하여 9년 만에 완공했다. 공민왕릉의 구성과 건축에는 당시 고려의 수학, 천문, 석조건축 기술이 집대성되었고, 능침제도는 조선 왕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왕릉만 봐도 조선은 고려와 이어져 있음이 확연하다. 문화와 역사는 이처럼 퇴적되며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고려의 왕릉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고려사에는 왕릉이 87기 나오지만, 실제 왕이나 왕비릉으로 추정된 곳은 58기에 불과하다. 북한에서 고려 왕릉의 공식 발굴은 해방 이후 20여 차례 이뤄졌다고 한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많은 고분이 도굴되어 유물이 해외로 유출되었다. 고려 왕릉이 이럴진대 휴전선 너머에 있는 문화재의 실상은 우리에게 백지나 다름없다. 대북특사가 오가고 남북협상 진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그려지고, 남북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남북경제공동체의 구축이 논의된다. 하지만 휴전선 너머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우리의 거리감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오랜 분단으로 남과 북의 문화재 인식, 그 보존 방식과 훼손에 관한 규제가 다르게 구축됐다. 북한 문화재가 도굴되거나 파손되어 ‘탈북’ 대열에 합류한 지 오래다. 남과 북이 이제라도 문화재의 실태파악과 보호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경제와 함께 문화재 협력 방안을 남북협상의 테이블에 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은 지금이 그 적기이다.
  • 고려 건국 1100주년 공민왕릉과 남북의 문화유산 보호

    고려 건국 1100주년 공민왕릉과 남북의 문화유산 보호

    올해로 고려 건국 1100주년(918~1392)을 맞았다. 고려는 470여 년을 이어온 왕조이지만, 삼국시대나 조선의 역사와 문화만큼 가까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거리감은 고려의 문화유산이 휴전선 너머에 몰려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공민왕릉만 해도 그렇다. 고려말의 공민왕(재위 1351-74)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뤄져 우리에게는 비교적 친숙하다. 그러나 공민왕릉이 1905년에 도굴되었고, 왕릉 내부에 역사적으로 귀중한 벽화가 있었다는 것은 우리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알아도 고려 왕릉벽화는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공민왕릉 묘실 내부의 동벽과 서벽, 북벽에는 각각 4구씩 모두 12구의 인물상 벽화가 있다. 묘실 벽에 넓은 화강암 판석을 세우고 회반죽을 바른 뒤 그림을 그린 것이다. 일설에는 그림 솜씨가 좋은 공민왕이 직접 벽화를 그렸다는 설도 있지만 분명하지는 않다. 관복을 입고 홀(笏)을 든 인물상은 머리에 12개의 다른 동물머리가 그려진 관을 쓰고 있어 12지신임을 드러낸다. 관에 동물 머리가 표현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저 조회에 참석한 문무백관들이라 단정했을지도 모른다.12지를 미술로 표현한 것은 통일신라시대부터다. 김유신묘를 비롯해 경주의 여러 능에는 12지신 조각을 무덤 주위에 두른 예들이 적지 않다. 흥미롭게도 이 조각들은 모두 짐승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지니고 무기를 든 무장의 형상이다. 때로는 갑옷을 입고, 때로는 일상복을 입었을지언정 머리는 동물 모양이다. 둘 다 무덤과 관계가 있었으나 한쪽은 능 외부, 다른 쪽은 능 내부로 위치가 바뀌었다. 신라와 고려에서 달라진 동물의 신격화와 의인화는 그에 깃든 사상도 달랐기 때문이다. 공민왕릉은 노국공주의 정릉(正陵)과 공민왕의 현릉(玄陵) 두 기를 합쳐 현정릉이라고 한다. 1365년에 노국대장공주가 난산으로 죽자 공민왕이 직접 공주의 능 축조를 지휘하여 9년 만에 완공했다. 공민왕릉의 구성과 건축에는 당시 고려의 수학, 천문, 석조건축 기술이 집대성되었고, 능침제도는 조선 왕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왕릉만 봐도 조선은 고려와 이어져 있음이 확연하다. 문화와 역사는 이처럼 퇴적되며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고려의 왕릉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 왕릉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고려사에는 왕릉이 87기 나오지만, 실제 왕이나 왕비릉으로 추정된 곳은 58기에 불과하다. 북한에서 고려 왕릉의 공식 발굴은 해방 이후 20여 차례 이뤄졌다고 한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많은 고분이 도굴되어 유물이 해외로 유출되었다. 고려 왕릉이 이럴진대 휴전선 너머에 있는 문화재의 실상은 우리에게 백지나 다름없다.대북특사가 오가고 남북협상 진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그려지고, 남북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남북경제공동체의 구축이 논의된다. 하지만 휴전선 너머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우리의 거리감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다. 오랜 분단으로 남과 북의 문화재 인식, 그 보존 방식과 훼손에 관한 규제가 다르게 구축됐다. 북한 문화재가 도굴되거나 파손되어 ‘탈북’ 대열에 합류한 지 오래다. 남과 북이 이제라도 문화재의 실태파악과 보호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경제와 함께 문화재 협력 방안을 남북협상의 테이블에 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은 지금이 그 적기이다.글: 강희정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장
  • 김정은, 9·9절 맞아 김일성·김정일 안치 금수산궁전 참배

    김정은, 9·9절 맞아 김일성·김정일 안치 금수산궁전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인 9일 ‘9·9절’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에 즈음하여 9월 9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었다”고 밝혔다.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도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 소식을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 입상에 자신 명의의 꽃바구니를 진정했으며,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영생홀을 방문했다. 이날 참배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한 당과 정부 간부들과 우당위원장, 당 중앙위, 정권기관, 내각, 근로단체, 근로단체 일꾼들이 참가했다. 무력기관 성원들도 참가했다고 중앙통신은 언급했다. 중앙통신은 “당과 정부, 군대의 간부들은 당 중앙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고 공화국의 전면적 부흥을 안아오기 위한 총진군 대오의 앞장에서 혁명의 지휘성원으로서의 본분을 책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고귀한 넋과 필생의 염원이 어린 내 나라, 내 조국을 주체의 사회주의 강국으로 끝없이 빛내어 나갈 애국 열의에 충만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직후 맞은 9·9절 당시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당·정·군 지도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곧바로 전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 9·9절 다음날 김정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6차 핵실험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종석 총괄조정자 재등판… 文대통령도 깜짝 참석

    임종석 총괄조정자 재등판… 文대통령도 깜짝 참석

    특사단 성과 토대로 회담일정 논의 도종환 문체·김현미 국토장관 합류 ‘판문점 선언 이행 점검 분과’ 신설도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총괄조정자로 재등판했다. 임 실장은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6일 청와대에서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대북 특사단의 방북 성과를 토대로 회담 준비 일정 논의에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첫 회의인 만큼 참관한다”며 예정에 없던 깜짝 발걸음을 했다.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는 기존의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를 전환해 구성한 것이다.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가 판문점 이행추진위원회로, 다시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로 세 차례 바뀔 때마다 임 실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4·27 남북 정상회담 때도 역사적 만남의 밑그림부터 의제까지 회담 전반을 챙겼다. 4·27 회담 당일에는 문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 회담 전 과정을 지켜봤다.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인물로 문 대통령의 뜻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 현안에 정통하고 북한에도 신뢰를 주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1월 방한한 아랍에미리트(UAE)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에게 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의 이야기는 그것이 바로 제 뜻이라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직접적으로 신뢰감을 표시한 바 있다. 임 실장은 특사단 방북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결국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이라며 남북, 북·미 관계의 선순환을 이루고자 정부의 촉진자 역할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번에 임 실장을 대북 특사로 검토했다가 협의의 연속성을 고려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특사로 파견했다.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에는 기존 멤버 외에 추가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 주영훈 경호처장이 합류했다. 국토부 장관과 산림청장이 추가된 것은 정상회담에서 철도·산림 협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선언 이행 점검 분과’도 신설돼 의제·소통홍보·운영지원 등 4개 분과 체제로 개편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마성의 기쁨’ 송하윤, 왜 국민 밉상녀가 됐나

    ‘마성의 기쁨’ 송하윤, 왜 국민 밉상녀가 됐나

    산뜻한 출발을 알린 배우 최진혁, 송하윤 주연작 ‘마성의 기쁨’이 여주인공 주기쁨(송하윤 분)의 추락 이유와 기억을 잃은 공마성(최진혁 분)의 사연을 전하며 본격적인 스토리를 시작한다. 6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MBN, 드라맥스 수목드라마 ‘마성의 기쁨’ (극본 최지연 / 연출 김가람 / 제작 골든썸) 2회에서는 1회에서 동료 배우 민형준 사망사건에 연루돼 소환 조사를 받는 주기쁨의 모습이 그려진다. 포토라인에 선 주기쁨의 표정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후 쇼핑몰을 운영하며 생활력 강한 모습을 보이는 주기쁨이지만 매번 쇼핑몰 댓글창에 달리는 악플을 보며 아픈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다. 공마성은 주기쁨과의 우연한 만남 이후 가끔씩 떠오르는 알 수 없는 기억 때문에 괴로워한다. 끊임없이 메모를 하며 기억의 조각을 맞추려 하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결국 공마성은 다시금 기발한 방법으로 주기쁨과의 만남을 성사시킨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공마성을 대해야 하는 주기쁨은 계속 상처를 받게 된다. 한편 공마성은 자신의 주치의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윤박사(김민상 분)과의 면담을 통해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 한다. 윤박사 역을 맡은 김민상은 최진혁의 전작인 ‘터널’에서 살인자와 형사로 만나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콤비. 때문에 과연 ‘마성의 기쁨’에서는 두 사람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마성의 기쁨’은 신데렐라 기억장애를 앓는 남자 ‘공마성’(최진혁 분)과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톱스타 ‘주기쁨’(송하윤 분)의 황당하지만 설레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드라마 ‘마성의 기쁨’ 2회는 MBN과 드라맥스로 동시 편성되어 9월 6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로 다시 법정가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검찰이 비상상고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지 여부가 5일 결정된다. 4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5일 오후 회의를 열고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9일에도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해 위원회 마지막 회의인 5일로 미뤄졌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대해 법령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절차를 말한다.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장애인, 고아 등 약 3000명을 불법감금하고 강제 노역시켰다. 비상상고는 재심과는 다르다. 통상 재심은 유죄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에 청구하는데,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재심을 청구할 수는 없다. 특수감금 혐의를 받았던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재심이 불가능하다. 비상상고를 주장하는 검찰개혁위원회 박준영 변호사는 “당시 감금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된 내무부 훈령에 위헌 요소가 있어 비상상고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 ‘부랑아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지침’은 1987년 폐지됐다. 대법원은 박 원장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당시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고 판단해 1989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하더라도 대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다며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 및 특별법 제정 촉구 예술인행동은 전날인 3일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사법부가 원장에게 면죄부를 줘서 피해자들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만큼, 비상상고가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야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코코넛 오일 과연 몸에 좋을까?…진실공방 후폭풍

    코코넛 오일 과연 몸에 좋을까?…진실공방 후폭풍

    지난달 체중감량과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코코넛 오일이 사실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일 뿐이라는 하버드대 교수의 강연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학계에서는 이와 관련한 후폭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린 미첼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7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한 강연에서 코코넛 오일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순수한 독(毒)일 뿐”이라며 “몸에 가장 나쁜 음식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코코넛 오일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 있는 포화지방 비율이 80% 이상이며, 이는 돼지비계의 두 배가량 수준이라는 것. 해당 내용을 담은 강연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140만을 훌쩍 넘겼고, 이내 학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서리에 있는 프림리파크병원에서 근무하는 심장병 전문의인 애심 마호트라 박사는 “미첼스 교수가 코코넛 오일을 ‘순수한 독’이라고 말한 영상을 접했다”면서 “모든 증거를 종합해 봤을 때, 그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미첼스 교수에게 직접 전화했고, 직전의 주장에 대해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주장을 철회할 것을 권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버드대학의 명성이 완전히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호트라 박사가 주목한 것은 포화지방의 기능이다. 미첼스 교수는 당시 강연에서 코코넛 오일에서 건강에 유해한 포화지방의 비율이 매우 높다고 말했지만, 마호트라 박사는 이 포화지방이 실제로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호트라 박사는 “식단에서 포화지방을 제거하면 설탕이나 탄수화물로 대체 섭취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이것이 도리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올 초 영국 캐임브리지대학의 연구결과를 예로 들었다. 당시 연구진은 총 94명의 실험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눈 뒤, A그룹에게는 4주간 매일 코코넛 오일 50g을, B그룹에게는 올리브 오일 50g을, C그룹에게는 버터 50g을 먹게 했다. 그 결과 4주 뒤 버터를 먹은 C그룹의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이전보다 10% 높아졌지만 코코넛오일과 올리으보일을 섭취한 나머지 그룹에게서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는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버터와 올리브오일을 먹은 B, C그룹에게서는 ‘착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이 5% 높아지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코코넛오일을 먹은 그룹에게서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5% 높아져 있었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쌓여있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다시 빼내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코코넛 오일이 순수한 독이라는 주장에 제동을 건 것은 마호트라 박사만이 아니다. 브라질의 심장학 전문가인 루이스 코헤이아 교수 역시 “코코넛 오일 속 포화지방이 심장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무엇을 근거로 코코넛 오일을 독이라고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초 코코넛 오일의 유해성을 주장한 미첼스 교수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남 하동에서 내년 5월, 동북아농업유산협의회 컨퍼런스 개최

    경남 하동에서 내년 5월, 동북아농업유산협의회 컨퍼런스 개최

    농업유산 관련 국제회의인 동북아농업유산협의회(ERAHS) 국제 컨퍼런스가 내년 5월 경남 하동에서 열린다. 하동군은 31일 제6회 동북아농업유산협의회(ERAHS) 국제컨퍼런스를 2019년 5월 19~22일 하동군 화개면 켄싱턴리조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하동군과 한국농어촌유산학회가 공동 주최한다. 동북아농업유산협의회 국제 컨퍼런스는 한국·중국·일본 농업유산 관련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북아시아시아 농어촌 발전 방안 등을 연구·토론하는 국제회의로 한·중·일 3개 나라에서 돌아가며 열린다. 내년 하동 국제컨퍼런스에는 한·중·일 농어촌유산학회 관련 연구자 등 200여명이 참가해 농업유산 관련 연구주제를 발표하고 농업유산 관련 현장 견학도 할 예정이다. 내년 회의가 열리는 하동은 지리산 자락 야생차 재배와 섬진강 재첩잡이 등 전통방식 농·어업이 그대로 잘 계승되고 있는 지역이다.지리산 자락 야산에서 전통방식으로 야생차를 재배하는 하동 전통차 농업은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군은 섬진강에서 어민들이 손틀방류(거랭이)를 이용해 강물 바닥을 긁어 재첩을 채취하는 전통방식의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도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및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올해 제5회 동북아농업유산협의회 국제 컨퍼런스는 8월 26∼29일 일본 와카야마현 미나베에서 열렸다. 하동군 관계자들도 올해 일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가해 행사운영 등을 둘러봤다. 군은 세계 농업유산전문가들이 모이는 국제회의를 하동에서 개최하면 지역의 다양하고 풍부한 관광명소를 알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단독]경찰, ‘봉화 엽총사건’ 범인 제압한 주민에 보상금 200만원 지급

    [단독]경찰, ‘봉화 엽총사건’ 범인 제압한 주민에 보상금 200만원 지급

    지난 21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발생한 ‘엽총난사 사건’ 때 위험을 무릎쓰고 범인을 제압해 추가 피해를 막은 주민이 경찰로부터 표창과 함께 검거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봉화경찰서 서장실에서 주민 박종훈(53)씨는 경북경찰청장 명의의 감사장과 검거보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건축업에 종사 중인 박씨는 경로당 보수 관련 일로 사건 당일 오전 소천면사무소를 찾았다가 엽총을 든 범인을 발견하고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총알 두 발이 발사돼 박씨가 맞을 뻔 했지만 다행히 빗나갔다. 범인이 바지 속에 있던 칼을 뽑아든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범인 칼을 빼앗아 멀리 던진 뒤 직원들을 향해 “경찰에 빨리 신고를 하라”고 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박씨는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또 다른 피해를 막았다”면서 “지방청에서 지급할 수 있는 최대 보상금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 검거에 공을 세운 용감한 시민들에게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사형, 무기징역 등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한 보상금은 30만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시민이 단독으로 현행범을 검거했을 때는 경찰서 내 보상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보상금을 추가로 더 챙겨준다. 박씨는 지난 27일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상금 3000만원을 받게 되자 “상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재단과 봉화군 관계자에게 밝히기도 했다.한편, 경찰은 봉화 총기 사건 이후 유해조수 구제용 총기 사용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고 다음달 12일까지 총기 사용 적정성 재심사를 펼친다고 밝혔다. 대상 총기는 보관 해제 중인 총기 6371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포획 허가 지역 현장 방문을 통해 피해 발생 정도 등 필요성을 살피고, 총기 소유주의 가정폭력·이웃과의 다툼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마을 이장, 청년 회장 등 마을 대표가 참석하는 심의위원회에 회부해 만장일치로 찬성하는 경우에만 보관해제 승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안희정 무죄 규탄 성명서’ 역풍…서강대 총학, 학내 반발에 사퇴

    서강대 학생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을 비판한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을 사퇴시켰다. 30일 서강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중운위는 총학생회장 및 부총학생회장 사퇴와 회장 직무대행이 임시의장을 맡는 안건을 지난 28일 의결했다. 앞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총학 명의로 ‘한국의 사법 정의는 남성을 위한 정의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이 성명서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기만”이라며 “사법부가 마치 안희정 측의 또 하나의 변호인단 같았고 정의를 위해 고뇌하는 사법부의 고민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연대의 물결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성명을 놓고 서강대생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총학이 학내와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함부로 한다”, “학생회가 아니라 여성학회에서나 낼 법한 내용”, “선거 때는 비운동권으로 나왔다가 당선 후 운동권처럼 활동한다” 등의 비판이었다. 가톨릭 계열의 서강대가 성 관련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하다 학내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지난달 퀴어 퍼레이드에 총학이 참가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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