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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유엔가입 발표… 각국 공식논평

    ◎“남북대화 한반도통일에 기여”/미/가입 후 남·북한 유엔활동 기대/영/“단독가입 지지” 국제여론 결과/독/한국의 긴장완화 노력에 부합/불 ▷미국◁ 국무부의 마거릿 터트와일러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유엔가입신청 결정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성명을 환영하며 보편성의 원칙에서 남북한의 유엔가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트와일러 대변인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유엔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정책임을 분명히했다』고 상기시키고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남북대화와 한반도통일에 기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그녀는 북한의 유엔정책변화와 관련한 미­북한 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영국◁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28일 『북한의 결정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과 우방을 위해 매우 좋은 징조로 보이며 앞으로 유엔회원국으로서 남북한의 활동을 기대한다』고 말하고 한국과 우방국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가입시기에 아직 구체적 언급이 없으나 동시가입 또는 비슷한 시기의 가입 등 구체적 사항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북한이 유엔가입 신청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외무부의 관계자는 28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결정을 환영한다. 이는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의 노력과도 합치되므로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진일보한 계기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이 같은 태도변화가 프랑스가 그 동안 부단히 노력해온 「대북한 설득을 위한 국제적 분위기 조성」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프랑스정부측은 최근 뒤마 외무장관이 북경방문중 중국지도자들에게 대북한 압력·설득을 요청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간주,자국이 이번 북한의 태도변화에 일조를 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정말 기쁜 소식』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시하며 소기의 성과가 생각보다 빨리 달성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자신의 입장에 더 이상 동조하는 세력이 없다는 국제적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유엔가입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정부는 28일 북한의 유엔가입 신청 결정을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이 앞으로 남북대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한 대변인은 『조선의 유엔가입 문제는 남북 조선 쌍방이 협상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말해 중국이 이 문제에 초연한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음을 강조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유엔가입 신청결정은 앞으로의 남북대화와 반도의 평화안정에 「적극의식(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소련◁ 비탈리 이그나텐코 소련 대통령대변인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유엔동시가입 신청방침을 밝힌 데 대해 『소련은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교도(공동)통신에 따르면 이그나텐코 대변인은 이날 『이번 북한의 결정은 건전한 사고의 발로』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남북대화의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유엔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혀 온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28일 북한의 유엔가입 신청방침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 북한 외교부 성명

    조선의 유엔가입 문제는 분열된 나라와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고 통일을 실현하려는 우리 인민의 사활적인 이익과 직접 관련되는 중대한 문제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와 민족들 사이의 친선관계 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유엔 헌장을 시종일관 존중하여 왔으며 유엔에 들어갈 것을 희망하여왔다. 우리 공화국은 당당한 자주독립국가로서 유엔 성원국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분열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실정에서 우리는 유엔가입 문제를 온민족의 염원에 부합되게 조국통일의 견지에서 고찰하여왔으며 어디까지나 이 문제를 통일위업 실현에 이롭게 해결하기 위하여 인내성 있는 노력을 경주하여왔다. 우리의 공화국정부는 이러한 입장으로부터 유엔가입 문제와 관련하여 연방제가 실현된 다음 통일된 하나의 조선으로 유엔에 들어갈 것을 일관하게 주장하였으며 통일이 실현되기 전에 북과 남이 유엔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두 개의 의석으로 제각기 들어갈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석을 가지고 공동으로 들어갈 데 대한 합리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우리는 유엔대책 문제를 북과 남이 먼저 협의하고 합의된 결과를 유엔에 내도록 하기 위하여 북남고위급회담에 이 문제를 중요한 안건으로 제기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성의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도 조선의 유엔가입 문제를 북과 남이 협의하여 통일지향적으로 해결할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남조선 당국자들은 저들의 분열주의적인 유엔가입안만을 고집하면서 북남고위급회담에서 단일의석에 의한 유엔가입 제안을 반대하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의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더욱이 최근 남조선 당국자들은 저들의 유엔 단독가입을 완전히 정착화하고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기화로 이를 일방적으로 실현할 목적 밑에 이와 관련한 정부 비망록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정식 제출한 데까지 이르렀다. 남조선 당국자들이 기어이 유엔에 단독으로 가입하겠다고 하는 조건에서 이것을 그대로 방임해 둔다면 유엔무대에서 전 조선민족이 이익과관련된 중대한 문제들이 편견적으로 논의될 수 있고 그로부터 엄중한 후과가 초래될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결코 수수방관할 수 없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남조선 당국자들에 의하여 조성된 이러한 일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서 현단계에서 유엔에 가입하는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유엔헌장을 시종일관 지지하여온 입장으로부터 출발하여 해당한 절차에 따라 유엔 사무총장에게 정식으로 유엔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다. 우리가 유엔에 가입하기로 한 것은 남조선 당국자들의 분열주의적 책동으로 말미암아 조성된 정세에 대처하여 불가피하게 취하게 되는 조치이다. 조선의 북과 남이 유엔에 각각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오늘의 비정상적인 사태는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길에서 또 하나의 커다란 난국으로 된다. 남조선의 각계각층 인민들과 재야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유엔가입 문제를 나라의 통일전도 문제와 연관시켜보면서 남조선의 유엔 단독가입 시도를 반대하여 투쟁하여온 것은 나라와 민족의 영구분열을 막고 통일을 성취하려는 데 있었다. 남조선 당국자들에 의하여 통일도상에 새롭게 조성된 난국은 온민족의 단합된 힘과 막을 수 없는 통일열망에 의하여 반드시 극복될 것이다. 조선의 북과 남이 유엔에 따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오늘의 사태는 절대로 고착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엔에서 북과 남이 하나의 국호를 가지고 하나의 의석을 차지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화국정부는 유엔무대에서 조선의 통일문제와 국제문제들이 우리 민족의 이익과 세계평화와 안전의 요구에 맞게 해결되도록 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다.
  • 정상의 정치·일상의 생활(사설)

    그 동안 20여 일 이상이나 심각한 정도의 사태를 빚어내며 국민을 불안케 했던 이른바 치사정국은 향후 정치발전과 관련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것은 역사의 발전에는 우여곡절이 있으며 정치사회의 발전적 전개에는 많은 갈등과 괴리가 수반한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그 동안 소용돌이 쳤던 시국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셨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5·18을 고비로 안정을 희구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의 기대는 이제 보다 안정적인 정치발전에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정치와 사회를 정상으로 돌리고 국민들의 생활을 일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여당의 확고한 입장 천명이 요청되고 있다. 20여 일간 지난일을 되돌아 보면 사실 그 일련의 과정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6공출범 후 최대의 난국이었음은 분명하다. 이제 그 같은 혼란했던 시국을 수습할 국정쇄신방안이 곧 마련될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기대 또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있고 정부·여당의 사태수습노력이 눈에 보이는 가운데 일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각개편 등 수습내용이 가시화되는 단계인 듯도 하다. 물론 사람만 바뀐다고 해서 일이 잘 되겠느냐는 의문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인간사와 문제의 해결이 결국은 사람손에 달렸다는 오랜 경험을 믿고자 하는 것이다. 한때의 진통과 갈등은 보다 나은 미래를 가꾸기 위한 사람들의 지혜와 노력을 요청하는 발전의 원리일 수도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면 이른바 치사정국은 좋든 나쁘든 그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정부·여당이 시국수습노력과 아울러 당면 정치현안인 광역선거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선거대책에는 선거일자와 공명방안,사람선택의 문제,여야 협조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될 것이다. 특히 이번 광역선거는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에 이어 그 이상으로 앞으로의 정치발전과 사회안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정치 행사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광역선거 자체가 국민적 합의인 데다 시기적으로 치사정국이라는 돌발적인 사태를 겪은 후인만큼 정치권은 물론 전국민적인 기대와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인 모두의 새로운 자세가 요청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금 대도시 집회 등으로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는 야당측의 입장선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들 역시 정치권의 책임있는 세력으로서 한껏 불안했던 사태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들은 경우에 따라 학생 및 재야의 시위투쟁에 참여했고 국정개혁과 내각퇴진은 물론 정권에 대한 퇴진주장도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제도권 정치세력의 장외투쟁이 과연 시국수습과 정상적인 정국전개에 도움이 될 것인가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 야당권마저 일상의 마당을 벗어나 장외에 머문다면 간신히 가닥을 잡은 것 같은 시국수습에 오히려 혼선만 초래할 것이다. 그보다 광역선거에 임하는 대책수립에 더 바빠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당장 시국수습과 정국발전을 위한 여야 정치권의 회동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 “소,한반도 통일여건조성에 노력/야나예프 소부통령 본지 단독인터뷰

    ◎“고르비,제주정상회담 성과에 큰 만족/한국기업등 투자 「보호법」 곧 마무리”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한­소간에 선린우호 협력조약의 체결을 통해 두 나라 사이의 장기적 관계전망과 신사고에 따라 형성되는 양국간 관계의 성격이 표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겐나디 야나예프 소련 부통령이 밝혔다. 야나예프 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난 4월의 한­소 정상회담과 방한결과에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으며 특히 제주도민들의 따뜻한 환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하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서울신문을 통해 한국국민과 정부에 대한 감사 및 안부를 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야나예프 부통령은 15일 하오(현지시간) 크렘린궁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 김영일 모스크바특파원과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소련은 노태우 대통령이 남북한간의 대화를 심화,화해를 이룩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련의 권력서열 제2인자가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언론을 통해 직접 한국 국민과 정부에 감사를 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과 제주도에서 있었던 한·소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소련정부의 평가를 말씀해주십시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방한성과에 대해 대단히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제주도민들의 따뜻한 환대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오늘 서울신문과의 인터뷰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내게 서울신문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에 자신의 감사와 안부를 전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십니까. 『양국관계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역동성과 다양성을 심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첫째 성과는 양국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의 관계확대심화에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발전이 한반도의 안정과 안전에 기여한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이 지역의 일부 심각하고 어려운 문제들의 해결에 대한 입장이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대한민국 지도부는 소련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유지,공고히 하려는 입장을 이해했습니다. 또한 소련은 노태우 대통령이 남북한간의 대화를 심화,화해를 이룩하고 신뢰회복을 하려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소련간의 경협확대에 대한 소련정부의 희망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들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알려주십시오. 『현재 양국의 경제는 서로 다른 수준에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과정에 있고 주·객관적 다양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적인 경협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특히 우리는 소련의 기초과학기술과 한국기업들의 상업적 능력을 합한다면 훌륭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자본과 경영능력,인재양성에 대한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지난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95년까지 무역규모를 1백억달러로 높이기로 했습니다만 이것이 최종목표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의 많은 기업 자본들이 합작투자 등의 형태로 소련에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한 외국투자보호법이 곧 연방최고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으로 있기 때문에 투자여건은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합작가능사업의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우리는 사할린 남쪽의 천연가스 매장지를 공동개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목재·구리 등 주요자원에 대한 합작개발들이 거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한국기업들이 소련에 대한 투자를 조심스러워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보다 유리한 조건들이 계속해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적극적인 한국기업의 투자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한국기업들이 계속해 조심스러워하기만 한다면 서유럽 쪽의 기업들에 선수를 빼앗길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소련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한반도 통일은 민족의 내부문제라는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소련의 기본입장은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갈등과 이견을 축소해 나감으로써 통일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남북한의 총리회담이 보다 빨리 재개돼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북한 문제는 정치적 대화와 정치적 과정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외의 다른 방안은 없다고 봅니다. 한반도는 우리의 인접지역이면서 핵문제를 포함한 수많은 무기가 배치된 곳입니다. 3개국의 군대가 배치된 이 지역에 소련은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소련과 미국 등 주변국들이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남북의 내부조건이 통일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해가도록 외부조건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독일 통일이 보여주듯이 양측이 성의를 기울이고 대외적 조건이 유리하게 조성된다면 통일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독일통일에서 적용됐던 4+2회담을 한반도에서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소련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오늘의 한국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예견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정치는 움직이는 것이고 어떤 틀에 박아놓을 수는 없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 하겠습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난번 제주도방문에서 남북한을 동시방문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그 시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남북한 동시방문 가능성은 여러조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합니다. 우선은 남북한간의 대화가 어떻게 발전할 것이냐가 중요하며 남북한이 양측 입장을 일치시켜 주어야만 합니다. 두 번째는 한반도의 주변정세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한국과도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으며 또한 두 나라 관계발전이 제3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국기업의 투자확대는 결국 소련 경제개혁의 불확실한 미래와 깊이 연관돼 있습니다. 소련 경제개혁의 미래를 전망해 주십시오. 『오늘날 소련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데필요한 과도기적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통제경제체제에 대한 낡은 기구들은 사라졌는데 시장경제기구,수단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시장경제로 가는 과정이 몇 년 걸려야 합니다만 제일 중요한 시장경제기구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최소한 올해와 내년 1·4분기까지는 위기수습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내년 2·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시장경제메커니즘 도입을 위한 대대적인 조치들이 취해질 것입니다. ­위기극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습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외국자본이나 지원이 소련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물론 외국의 지원이 우리의 과업수행을 보다 용이하게는 할 것입니다만 주요한 것은 자력으로 일어서는 것입니다. 자기자원,자기자본,자기힘으로 시장경제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대단한 자연과학과 기술잠재력이 있습니다. 근면하고 능력있는 인민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위기극복의 그 자체입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 “이제 일상의 제자리로 가자”/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돌멩이와 화염병이 먼저인가,최루탄과 물대포가 먼저인가 하는 논쟁은 이제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의 삿대질처럼 매우 우매스럽고 무의미하다. 화염병이 먼저라는 사람도 있고 최루탄이 먼저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화염병을 던지니까 최루탄을 쏜다. 아니다.최루탄을 쏘니까 화염병을 던진다. 이런 소리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무석무탄이요 유석유탄을 경험해본 지 오래니 이제 모두들 일상의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 4월말에서 5월초에 걸쳐 일어난 「치사분신」의 소용돌이가 무엇인가를 지금은 모두들 알게 됐다. 그것을 타고 넘어서 이제 각자 본래 위치에서 앞으로 해야 할 태산같이 큰 일들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 뿐이다. 누가 왜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 또 그 싸움의 끝은 무엇인가. 곰곰 따져 볼 적에 더욱 그러하다. 참다운 삶을 누리고자 하던 한 대학생의 죽음이나 연이은 분신은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요,경악스런 사태이다. 그러나 냉정히 살펴봐야 할 것은 우리 모두는 이 사건과 사태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해자가 될 수도 없고 피해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논쟁과 대치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날 문득 모두가 가해자가 되고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뒤죽박죽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제자리 잡고서 이 격앙된 사태를 끝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온갖 지혜를 모아야 한다. 많은 학생들은 사회개혁을 부르짖고 민주화 정착을 희구한다. 그것이 목표라 할 때 그 대학운동은 다른 곳이 기지가 될 수 없다. 학생회관이 있고 서클룸이 있으며 도서관과 강의실과 학생처가 자리잡은 대학캠퍼스가 그 최초 최후의 기지여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대학가의 폭발적인 가두시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파괴적인 행태와 소모적인 행동으로 해서 심각한 우려와 부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까닭이다. 시위하면 으레 화염병이 날고 돌이 난무한다. 때로는 파출소나 경찰차량 같은 공공건물이나 국가기물에 기습방화가 감행된다고 할 때 그것이 정당화되고 합리화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은 「기지」를 이탈한 학생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물론 시위학생들에 대응하는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발사나 구타 등 공격적인 진압양태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거기에는 공격과 방어,방어와 공격 사이에 내재하는 같은 젊은이들끼리의 깊은 갈등과 괴리를 외면하고 싶은 거부심리도 작용할 것이다. 시위 쪽이나 진압 쪽의 그들 모두가 나와 이웃의 아들 딸들이요,꽃다운 젊은이들인 탓이다. 갈등의 틈새가 깊고 크면 극단과 흥분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선다. 가정에서의 그것은 젊은이들의 외향적인 기지탈출 심리를 부추겨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유인한다. 똑같이 사회의 그것은 기성의 현실에 대한 저항의 행동으로 확산된다. 갈등과 대치,대결과 증오의 끝이 무엇인가를 매우 차갑게 분석해봐야 한다는 경각심의 근거 또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그들 의사를 확연하게 표시하는 데 있어 사회가 그들에게 거의 완전무결하게 부여한 그들 기지를 이탈함이 없이,또 폭력의 사용이나 파괴적 수법을 중단함으로써 최소한의 사회규범성을 확보한다면 그들 정당한 의사에 대한 객관적인 공감대는 형성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 스스로가 폭력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계기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용기가 없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 눈에 비친 모든 현실과 기성의 것들이 성에 차지 않고 불만투성이라면 학교 안에서 마음껏 되풀이 해서 지탄하라. 왜 자꾸 밖으로 나오려 하는가. 공권력의 행사와 행태에 대해서도 국민의 비판적인 시선은 머물게 된다. 시위의 주체인 학생과 이를 진압해야 하는 경찰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마주쳐서 노려보고 주의의 격정적인 분위기가 가세된다면 이미 그 국면은 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다. 소속집단의 유형과 현재적인 위상과 국면을 감싸고 도는 분위기와 여건이 각기 공격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돼 있다고 보면 된다. 현재로서는 세상을 책임지는 기성세대들이 눈을 비벼 그들을 보호하고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또 젊은이들끼리의 대결임으로 하여 혈기와 패기가 맞서다 보면 폭력은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불법과 폭력은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그것들이 맞부딪힐 때 그 상승속도와 무게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글자 그대로의 공권력이어야 한다. 닭과 달걀의 하선논리가 아니더라도 과잉방어나 공격적 대응이 폭력의 악순환을 부추긴다는 사실 또한 알아야 할 일이다. 시위 쪽의 주장인 민주화 발전이나 정권퇴진요구도 그러하다. 민주화가 학생이나 재야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그것은 어느 집단 어느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국민적 합의인 것이고 그러니 만큼 그것의 발전적 전개에는 폭넓은 대중성이 그 기반이 돼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정권퇴진요구가 내포하는 바 권력에 대한 저항 역시 일정한 자기규율과 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변천하는 시대상황과 대중적 기반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때 그 주장은 공허하고 소원한 메아리로 그치게 된다. 나도 좀 알아 달라는 자기현시욕밖에 되지 않는다. 이 단계에서 지나친 민주화 욕구에 따른 성급한 행동이나 공소한 정권퇴진공세가 격화된다면 그로 인해 빚어지는 정치·사회적 갈등과 균열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냉엄한 판단을 앞세워야 하리라고 본다. 우리들 모두에게 있어 일상의 위치와 중용의 이성은 그래서 소중한 것이다. 이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사설)

    이제 그만 모두들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더 이상 이토록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이며 가슴아픈 대결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누가 왜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또 그 싸움의 끝은 무엇인가를 곰곰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한 대학생의 폭행치사나 연이은 분신은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요 불안한 사태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이 사건과 사태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다. 가해자가 될 수도 없고 피해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모두 일상으로 돌아가 자리잡고서 이 격앙된 사태를 끝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온갖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학생 폭행치사사건 관련자들이 여럿 구속됐고 치안책임자인 내무장관이 문책 경질된지도 오래됐다. 숨진 대학생 강경대군의 부모들은 구속중인 전경들의 석방을 원했고 강군의 장례식 일정이 거론되고 있다. 거기에 노태우 대통령이 비통한 심정으로 국민에게 간곡한 사과의 뜻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강군 사망사건은 매우 가슴아픈 일로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며 국민에게 슬픔과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고 『이런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 경찰운용 방법을 개선토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이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형식이나 명분에 구애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사과는 한편으로는 외아들을 잃은 부모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같이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또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통치권자로서의 그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다시 한 번 오늘을 냉철히 살펴보는 예지를 가다듬어야 하리라고 본다. 오늘날 우리 대학가의 시위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 파괴적인 형태와 소모적인 행동으로 해서 심한 우려와 부정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위하면 으레 화염병과 돌부터 던지고 보는 행위가 정당화·합리화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때로는 파출소나 경찰차량 같은 공공건물과 기물을 부수고 불태우는 극단적인 과격행위마저 돌출해 국민의시선을 더욱 차갑게 한 바도 있다. 학생들이 그들 의사를 표시하는데 있어 언제나 또 어디에서나 먼저 폭력사용을 중단함으로써 최소한의 규범성 만이라도 확보할 경우 그들 정당한 의사에 대한 객관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요컨대 학생들 스스로가 폭력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위학생들에 대응하는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 발사나 구타 등 공격적인 진압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찬성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의 객관적인 원인 또한 거기에 있다는 점을 부인해서도 안 될 것이다. 시위의 주체인 학생과 이를 진압해야 하는 경찰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젊은이들 끼리의 대결임으로 하여 혈기와 패기가 맞서다 보면 폭력의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경찰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글자 그대로의 공권력이어야 한다. 과잉방어나 대응이 폭력의 악순환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이 몰고온 긴장국면이 지금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일부학생과 재야가 중심이 되어 민주화 투쟁이니 정권퇴진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일부 교수와 종교계 인사들이 항의농성을 벌이면서 공공연히 정권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모두가 이제 그만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대다수 국민의 뜻과는 다르다고 본다. 민주화가 학생과 재야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민주화 정착자체가 국민적 합의인만큼 가급적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정권퇴진 공세가 내포하는바 권력에 대한 저항 역시 일정한 자기규율과 한계가 명확해야 하고 시대상황과 대중의 기반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단계에서 이른바 정권퇴진공세가 격화된다면 그로 인해 빚어지는 정치 사회적 균열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앞세워야 한다. 그 정치적 혼란과 국민의 심정적 균열의 피해자는 두말 할 것 없이 국민 모두이다. 오늘의 국면을 있게 한 전후과정과 추세,그리고 민주화 진행전개에 비추어 확언컨대 지금이 정권퇴진운동을 전개할 때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 소모적이고 자해적이기까지한 긴장국면을 모두의지혜와 노력으로써 극복하고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 동남아국가 순방/이 동자,5일부터/23일엔 중동으로

    정부는 걸프전 이후 원유 도입 의존도가 높은 중동산유국들과의 관계증진이 필요하다고 판단,산유국과의 자원외교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희일 동력자원부 장관은 오는 23일부터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양국의 석유상들과 만나 향후 국제원유가격 및 도입확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장관의 이번 중동산유국 방문은 88년 10월 이후 동자부 장관으로선 처음이다. 특히 오는 27일에는 아가자드 이란석유상의 제의로 열리는 산유국과 소비국간의 회의인 「오일·가스세미나」에 참석,소비국 대표로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5일부터 10일 동안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자원부국 등을 차례로 방문,현재 진행중인 가스 및 원유도입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말레이시아와는 「한·말레이시아 자원협력위원회」 설치를 합의,내년부터 정기적인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와는 액화천연가스(LNG) 연간 4백만t,원유 하루 5만배럴,말레시이아와는 LNG 1백만t,원유 3만배럴의 장기도입협상이 진행중이다.
  • 외언내언

    고르바초프는 정말 무사한 것인가. 저러다가 소련이라는 나라 자체가 거덜나고 마는 것은 아닌가. 소련의 되어가는 모양만 보고 있으면 그런 걱정이 앞선다. 한마디로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25일의 소련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의 고르바초프 당 서기장직 사임소동도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고르바초프의 줄타기 곡예정치였다. ◆급진개혁파로부터는 개혁을 제대로 않는다는 압력이고 보수파는 개혁이 지나치고 성과가 없다는 비판이다. 양쪽을 오가는 줄타기식 중도노선의 고르바초프가 질서를 강조하며 보수로 기울자 독재가 부활한다는 개혁파의 아우성이었고 옐친과 타협하자 보수파가 들고 일어나 그의 서기장직 사임을 외쳤다. 화가 난 것인지 고도의 정치술수인지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직 사표를 던지는 선수를 치자 보수파는 오히려 그를 말리느라 부산을 떠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결국 고르바초프는 건재하다는 이야기다. 오늘의 소련 상황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의문을 갖게 된다. 개혁파나 보수파나 아직은 고르바초프를 위협할 만한 적이 못 된다는 데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개혁파는 서방언론에 보도되는 것만큼 지지 기반이 강하지도 못하고 분열되어 있다. 보수파는 고르바초프에 의해 시작되어버린 이 엄청난 사태를 수습할 자신이 없다. 고르바초프 없는 혼란이 시작되면 동구 공산당을 보다 더 심하고 비참한 곤욕을 치를지 모른다는 불안도 있다. ◆개혁파나 보수파 모두 싫거나 좋거나 지금은 고르바초프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술의 천재라는 고르바초프는 이것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이제이 아닌 이파제파의 곡예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페레스트로이카는 소련을 근본부터 뒤흔들어놓았다. 실패로 끝난다면 국민에게 무어라고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이것은 내 인생에서도 한차례뿐인 마지막 페레스트로이카다』라고 답했다. 배수의 진을 쳤다는 결의인 것이다. 그의 곡예정치가 언제까지 효험이 있을지. 그는 성공할 것인지. 한 세기를 마감하는 이 역사적인 크렘린 정치극의 결말이 정말 궁금해진다.
  • 고려 「인물좌상」 벽화 첫 발견/파주 고분서

    ◎기존의 것과는 판이한 형식 앉은 모습의 인물좌상을 담은 고려말기 벽화가 육군 ○○사단지역인 경기도 파주군 진동면 서곡리 112 남방한계선 남쪽 1㎞ 지점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돼 26일 취재진에 발굴현장이 공개됐다. 이 인물좌상의 고려벽화가 북쪽 벽에 그려진 청주 한씨 묘의 동·서 벽에는 십이지상을 의인화한 5인의 인물입상이 각각 그려졌고 천장엔 북두칠성과 삼태성을 담은 성숙도도 그려져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고려 벽화고분은 남북한을 합쳐 8개인데 이같은 형식의 고려벽화 고분은 처음이다. 벽화가 발견된 묘는 청주 한씨 문중에선 조선시대 초기 영의정을 지낸 한명회의 조부 문열공(1350∼1400)의 묘로 알려진 곳이다.
  • 외언내언

    북한의 김일성 주석.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남반부」 땅 제주도에 다녀간 일은 물론 알고 계실 것이오. 그쪽 방송에서도 남한 학생들이 「방한 반대투쟁」한다는 뉴스를 내보내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오. ◆심기가 대단히 불편하시리라는 것쯤 헤아릴 만하오. 북한 땅에는 아직 발을 들여놓아 본 일이 없는 「맹방」의 지도자가 남한 땅에 일부러 찾아갔으니 그렇지 않겠소. 더구나 노태우 대통령과는 이번으로 만난 것이 세 번째가 아니오. 그래서 북한의 방송들이 소련을 공개비판하고 있음을 우리는 듣고 있소. 김 주석으로서는 불쾌해지는 강한 배신감에 잠 못 이루는 밤도 있었으리라 생각되오. ◆「1보 전진 2보 후퇴」 속에서 레닌이 했던 말을 문득 생각해보오. 그는 이렇게 말했었소. 『자기의 질병을 분명하게 밝히고 가차없는 진단을 내림으로써 그 치료법을 찾아낼 만한 용기가 없는 정당은 존경할 수가 없다』고 말이오. 물론 레닌은 냉엄한 자기비판만이 당과 계급을 맺는 수단이 된다는 뜻으로 했던 말임을 알고 있소. 하지만,이 말을 「당과 계급」에 묶지 말고 일반적으로 해석해보기 바라오. 바로 김 주석 자신을 거기 대입시키면서 말이오. ◆지금 지구촌은 적어도 동서로 대립되는 냉전시대에서는 해빙되어가고 있소. 그렇게 봄은 오는데 겨울잠에서 깨지 못한 채 땅 속에 웅크린 동물을 생각해봅시다. 봄바람이 얼마나 웃어대겠소. 김 주석이 엊그제 일본 기자와 만나 한 말도 그것이오. 「봄」은 왔는데 겨울잠에 들던 냉전시대에 한 말만을 되풀이한다면 그것은 겨울잠에서 못 깨어난 잠꼬대로만 들릴 것이 아니겠소. 그 점이 참으로 답답하다는 말이오. ◆종주국 소련이 어째서 70년 역정의 그 길을 수정하고 있겠소. 그 나라 지도자가 어째서 일본에 들르고 남한 땅에까지 들르겠소. 계절이 바뀐 때문 아니겠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만이 끝내 지구촌의 「동토」로 남을 수는 없는 일이오. 냉엄한 「자기진단」과 「자기치료」 있기를 바라오.
  • 미인 여배우의 유학 사기(사설)

    미인 영화배우가 낀 외국유학 불법알선업체에 의한 비리가 또다시 문제로 드러났다. 법적으로 해외유학 자격이 없는 한국의 중고교생들이 관광비자를 이용하여 불법 유학을 할 수 있도록 알선해주고 엄청난 수업료와 비용을 받아내어 챙긴 혐의인 것이다. 이 사건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우리에게 충격과 우려를 깊게 한다. 우선 이런 불법유학이 너무 많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단순한 어학연수만으로도 1만달러 이상 2만달러까지를 들이는 이런 유학생이 부유층의 자녀들 가운데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많은 미국 어느 도시의 중고등학교에는 서울의 강남에서 유학간 학생들이 하도 많아서 「강남분교」라고 부를 지경이라고 비꼬는 소리도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알선업체가 주로 연결해준 한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45명 1클라스에 40명의 한국학생이 다니고 있다고 한다. 학교측은 몰려오는 한국학생을 수용하기 위하여 따로 분교를 만들었는 데 그렇게 수용해서 가르치는 것이 졸업장도 없는 어학연수과정 정도라고 한다. 한국 중고교생들의 이 같은 불법유학은 대개가 대학입시에 자신이 없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도피성으로 가는 경우다. 그러나 이런 학교들의 경우 부실한 학교에서 「유학」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공부는 커녕 먼 타국에 떨어져 비행이나 불건강한 생활에 빠지는 지름길과 만나기가 십상이다. 부모들의 이 왜곡된 자녀교육관이 아이도 버리고 돈도 버리고 나라도 우습게 만드는 결과를 부른다. 숫자로 보아 이런 방식의 유학생들은 연간 최소한도 1만명은 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만명이 연간 2만달러만 소비한다고 추산해도 엄청난 외채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교육제도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국가는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알선업체의 비리도 매우 심각한 일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영화배우의 경우 최근에도 학생들을 거의 폐교가 되다시피 한 학교에 알선하여 학생들이 오갈 데가 없어진 사례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을 깊이 추적해본 결과 알선과정에서 토플성적을 위조하여 유학을 주선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토플성적」은 미국측이 주도하는 외국 유학지망생에 대한 평가수단이다. 이 성적으로 모든 유학생들은 지망과 선정과정을 거친다. 특히 한국학생들은 동남아의 어느 나라 유학지망생들보다 이 성적이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영어를 상용하는 나라들의 젊의이보다도 월등히 수준이 높아서 시험 위주로만 성적을 높인 것에 대한 회의론까지 미국측에서 대두되고 있을 지경이다. 그런 토플성적을 한국측 알선회사들이 위조까지 했다면 국제간의 신뢰에 아주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일에 사회적 유명도를 악용한 집단이 개입하여 불법과 비리를 자행했다는 사실이 불쾌하다. 핵심구성원들이 미국으로 도피해 있다고 알려졌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검거되어 응분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사한 범법행위가 그들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추적해서 불법 학생들은 귀국시킬 수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개방압력이 멀잖아 교육기관에도 불어닥칠 것이다. 그 대응책을 겸하여 유학부조리에 대한 정책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패전 이라크,이번엔 내란위기/「백기 든 이후」의 바그다드

    ◎학정에 시달린 시아파,정권탈환 노려/쿠르드족도 반감고조… 반정봉기 태세 걸프전 종전뒤 이라크는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인가. 이에대한 답변은 사담 후세인의 장래와 연결지어서 풀어나가야 한다. 후세인의 앞날에 대해서는 갖가지 설과 가정이 소개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유럽언론들은 전쟁의 진행상황으로 미루어 그의 실각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전쟁은 당초의 예상대로 후세인의 완패로 결말이 지어졌으며 후세인이 권좌를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 이라크 국민들에게 후세인의 제거를 공개적으로 부추겨온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지난해 8월2일 이후 많은 사람들은 이라크인들 스스로 후세인을 쫓아내길 고대해 왔었다. 종전후 이라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변화를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군부 쿠데타이다. 어떤 전문가들은 후세인의 장기독재에 따른 몸서리 쳐지는 학정을 자각한 군장성들이 특히 패전에 대한 책임으로 후세인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군부쿠데타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왜냐하면 이라크 군지휘부는 후세인이 엄선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후세인의 충복중의 충복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후세인은 집권이래 군고위층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치만 보여도 숙청의 칼날을 뽑아 왔었다. 집권 초기에는 나세르주의를 지향하는 좌파장교들을 무더기로 숙청했고 그뒤 얼마 안가서는 바트당 당원이 아닌 장교들이 당했다. 정권유지를 위한 무자비한 숙청은 걸프사태 이후에도 계속되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쿠웨이트 침공 작전개시일 결정에 대한 의견 제시를 미루었다는 이유만으로 군지휘관 10여명이 처형됐으며 다국적군의 공습이 개시된 바로 다음날 방공포대 지휘관들이 공습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총살됐다는 것이다. 또 며칠 뒤에는 공군 지휘관들도 같은 이유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이 군부는 솎아내고 걸러낸 친위조직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쿠데타를 일으키기는 어렵다는게 이에대한 신중론의 근거이다. 또한가지 가능성은 민간쿠데타 즉 시민혁명이다. 30여년간 줄곧 핏물 튀는 군부독재가 계속 되어온 탓에 이라크에는 언뜻 손꼽히는 정치엘리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영국 독일 또는 미국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들 중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은 드물다. 게다가 이라크에는 후세인의 바트당이 일당독재 지배체제를 확립하고 있으며 「3인1조」식으로 구성된 세포조직은 지역·기업 및 군대까지 파고 들어 반대정치 세력의 출현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유럽의 전문가들은 바트당내의 지도층에 의한 쿠데타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다보기도 한다. 제2인자인 이자 이브라힘 알 듀리 제3인자인 타하 야신 알 지즈라위 부총리인 사돈 하마디 소장층의 대표주자인 하산 압둘 마지드 등의 당지도층을 대상으로 모반을 가정해 보지만 그동안의 후세인 통치스타일로 미루어 역시 가능성은 미지수일 수밖에 없다. 그 보다는 오히려 종족간 대립이나 이슬람교내의 갈등이 이번 기회에 표면화되어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관심을 끌고있다. 이교간의 갈등 이상으로 집권층인 이슬람교도 수니파와 심한 대립현상을 보이고 있는 시아파가 관심의 대상이다. 8백만명인 시아파는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쪽을 연고로 두고 있는 사람들이며 집권 수니파에 눌려 오랫동안 학정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시아파는 항상 폭발직전의 불만에 싸여 살아오고 있으며 77년 2월 및 79년 6월 등에는 걷잡을수 없는 폭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앙정계에서 활약하는 정치지도자는 한명도 없으나 나자프 또는 게르발라와 같은 도시의 종교지도자들은 반정부 행동을 위한 군중동원 능력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종교조직을 바로 정치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짜놓고 있다. 후세인에게 가장 도전적인 세력은 바로 쿠르드족이다. 이라크 북부지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항상 바그다드 정부에 적대적인 자세를 보여오고 있다. 그들은 특히 지난 87년 화학무기로 쿠르드 양민을 무차별 살상한 후세인을 증오,기회만 있으면 봉기의 횃불을 올릴 자세를 갖추고 있다. 5백만명의인구를 포용하고 있는 쿠르드족의 지도자들은 이미 몇주일전에 이라크 북부지방에서 대대적인 반후세인 봉기에 착수할 준비가 다 되어있다고 워싱턴에 알리기도 했다. 시아파나 쿠르드족은 그동안 뚜렷한 활동은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정치조직을 가지고 있다. 시아파는 이라크 이슬람전선,이라크 이슬람교 혁명최고위원회,이라크 무자헤딘운동 등의 조직이 있으며 쿠르드족은 이라크 쿠르디스탄전선,쿠르디스탄 민주당,쿠르디스탄 애국연합,쿠르디스탄 인민민주사회주의 등이 있다. 후세인 이후의 이라크에 중앙집권 형태가 사라지고 수니파 시아파 및 쿠르드족 등 3개파가 조화있게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게 전쟁에 참여했던 주요 국가들의 바람인 것 같다.
  • 걸프전 지속과 우리의 태세(사설)

    확전인가 장기전인가. 걸프전쟁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양상으로 가는것 같다. 「기름바다」 「갈매기 떼죽음」 「기름띠 확산방어작전」 「환경전쟁」 등으로 표현되면서 전쟁원인을 제공한 이라크측의 사악한 대응이 갈수록 전율적인 관심이 되고 있다. 그 걸프전쟁에 우리 의료진이 파견돼 있고 추가파견이나 화학전 제독병파견이 검토되고 있는 듯하다. 또한 그 진행상황이 우리의 추가부담을 불가피하게 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경제 지원금액도 약 1억3천만달러를 추가 부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찍이 걸프전운앞에서 염려하던 모든 예측이 맞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다시 우리의 입장과 태세를 확고히 할때가 되었다. 화학전 제독병파견을 검토중이라면 그 지원과 보호경계를 위한 공병대 지원대,탄약 및 군수송기의 파견도 불가피하게 된다. 다시말해 파병이 되는 것이다. 전쟁에는 명분과 논리가 따른다. 지원이든 파병이든 우리로서도 타당한 명분과 논리를 갖춰야 한다. 우선 추가파견 및 추가부담이 실현 불가피한 것이라면 곧바로 이에 대한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회에서의 국정논의를 통해서,또 필요하다면 직접적인 「파병동의안」 논의를 통해서 국민적인식과 합의의 토대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의 희생과 부담이 따르는 일,다시말해 인명과 재산의 희생이 전제되는 안팎의 「전쟁」을 수행하는데 가장 긴요한 것이 그 명분과 논리이며 국민일치의 합의인 것이다. 더구나 걸프전쟁에의 참여는 우리의 현실상황과 안보현황을 감안할 때 매우 신중한 대처를 요구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일부의 여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보다 단합된 자세와 입장으로 이에 참여할 때 우리의 국제적인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이고 내부적인 결속도 다져진다고 보는 것이다. 걸프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우리 국방당국은 의료진 파견에 이은 전투병파견 가능성을 부인한게 사실이었다. 이종구 국방장관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어느단계」에 가서 요청이 있다면 신중히 「검토해볼 문제」라는 의견을 보인 적이있다. 또 한편으로는 미국측이주한 미군의 이동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와 같은 예견과 추측을 정리하면 이렇다. 즉 미측이 걸프전이 장기화하는 경우 주한 미군의 이동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 전투병력의 파견을 요청하거나 이에 우리측이 반대하여 주한 미군이 빠져나가는 일이 현실화할 사태도 상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한반도의 안보위험성과 국론분열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국은 이같은 국민의 우려와 현실적인 위험상황에 대비하여 주도면밀한 대책을 세워햐 한다. 의료진을 파견하고 전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일은 걸프전쟁의 명분과 논리에 대한 우리측의 긍정과 합의의 표시이다. 그것은 또한 평화를 지향하는 약속의 이행이며 우리의 평화의지를 세계에 선양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에 따른 우리측의 희생과 부담에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며 우리 안보여건과 경제현실에 걸맞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은 거듭 강조돼야 한다.
  • 무더기 인상에 물가파동 우려

    ◎철도등 공공요금 조정의 파장/적자보전 처방이라지만 “인플레 자극”/새해엔 10여종 또 올라 불안 가중/유가 추가조정땐 상승작용 위험 연말연시를 틈탄 기습적인 공공요금의 무더기 인상이 단행됐다. 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극심한 물가불안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단행된 공공요금 인상의 효과는 지수 편제상 내년의 물가지수에 반영되는 것이며 이번 인상에 이어 다른 공공요금도 내년 1월과 2월 사이에 차례로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 한자리 수는 유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말까지 9.5%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까스로 한자리 수를 유지해 물가당국의 체면을 세웠지만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 수준이었던 8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극심한 물가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한자리 수」라는 모양을 갖추기는 했으나 내용면에서는 「한자리 고물가」로 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말과 내년초에 있을 공공요금 인상 러시는 서비스,농·공산품 등 여타 일반물가를 자극,인플레 심리를 부추김으로써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극심한 물가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번에 조정된 철도·지하철·상수도요금 등은 모두 서민생활과 직결된 요금들인 데다 인상폭도 최저 12.3%(철도)에서 최고 27.4%(부산 지하철)까지 이르고 있다. 이 밖에 국공립대등록금이 7%,초·중·고교의 교과서 대금이 3.1%로 이번에 함께 인상된 철도·지하철·상수도·국내항공료에 비해서는 비교적 소폭 인상됐다. 이 가운데 철도·지하철·상수도·국내항공료 등 4개 공공요금의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기여하는 정도는 0.199%포인트로 지수 자체로는 미미한 것이다. 문제는 이번 공공요금 인상이 사회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흐트러지기 쉬운 연말에 이루어짐으로써 심리적인 파급효과에 민감한 각종 서비스부문 요금의 동반상승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연말 및 연초에 잇단 공공요금 인상이 임대료 폭등과 맞물려 서비스요금의 무차별 인상을 초래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4∼5년간 적자 누적 정부가 이들 공공요금의인상시기를 연말로 잡은 것은 이번 요금인상이 오는 25일자로 지수가 확정되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한자리 수 유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즉 금년중 인상요인을 안고 있는 일부 공공요금을 「털고 넘어가자」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공공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내년초에 또 한차례의 무더기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재 내년 1∼2월 사이에 요금인상이 계획돼 있는 공공요금을 열거하면 시내·시외·좌석·고속버스 등 각종 버스요금,지방자치단체가 인상률과 인상시기를 결정토록 돼 있는 청소료와 전기 및 도시가스요금,중고등록금,의료보험수가와 고속도로통행료 등 10여 개나 된다. 더구나 페르시아만사태의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국내유가의 추가인상이 단행될 경우 이들 공공요금 조정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 전반적인 물가폭등사태로 확산될 소지가 다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지난 4∼5년간 이들 공공요금의 인상이 억제돼 적자누적이 심각한 상태에 있으며 재정지원도 이미 한계에 도달하고 있어 물가불안을 촉발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인상요인의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상수도·교통요금 왜 올렸나/맑은 물 공급 위한 시설개량 투자/상수도/유가·인건비 상승에 원가 높아져/교통 ▷상수도 요금◁ 이번에 상수도요금을 올리기로 한 것은 맑은 물 공급대책에 따라 정수시설의 현대화와 확충,낡은 급수시설의 개량,상수원 오염을 막기 위한 하수처리장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당초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매년 상수도요금을 9%씩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지난해엔 올리지 않고 인상시기를 그 동안 미뤄왔었다. 이번에 인상률이 13.5%로 높아진 것은 지난해와 올해 인상계획분이 이월된 때문이다. 정부는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이번에 13.5% 올리는 데 이어 95년까지 상수도요금을 47.8% 인상할 계획이다. 상수도요금과 함께 고지되는 하수도요금은 사용하는 물의 양에 비례하여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상수도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는다. 지난 89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상수도요금은 t당 1백88원으로 일본의 9백62원 등 외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교통운임◁ 그 동안 정부의 물가안정시책에 따라 대체로 4년 이상 억제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종사자의 임금이 크게 오른 데다 원유가 등의 폭등현상 등으로 운송원가가 높아져 경영개선만으로는 흡수할 수 없는 인상요인을 원가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으로 조정하게 됐다는 것이 교통부의 설명이다. 교통부는 철도의 경우 지난해 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운임에 있어 여객 28.2%,화물 45.1%,소화물 95.4% 등 평균 36.1%의 인상요인을 안고 있어 이를 최소한으로라도 보상하기 위해 평균 12.3%를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하철의 경우 서울이 2조8천9백84억원,부산은 1조1천7백81억원 등의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어 재무구조가 취약한 데다 서울은 올해 4백6억원,부산은 2백24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내선 항공요금의 경우 지난해 결산결과 대한항공이 4백74억원,아시아나항공은 3백14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대한항공이 48.6%,아시아나항공은 62.1%의 인상요인을 안고 있다고 교통부는 추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선에서 8백억원 가량의 흑자를 냈으므로 국내선 적자분을 상쇄하고도 상당한 여유가 있는 등 인상률의 조정폭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철도청 등에서는 이날 요금인상 발표와 함께 오는 31일 이후에 승차하게 될 철도승차권의 예매와 지하철 회수권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미 예매된 열차표와 전철회수권은 새해 1월31일까지는 그대로 쓸 수 있으며 정액권은 오는 31일 이후 인상요금을 적용받는다.
  • 부동산 등기이전 청구/최종 소유자에 내면 돼/대법원 판시

    인감위조 등으로 등기명의가 여러사람을 거친 부동산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이들 모두를 상대로 이전등기말소 소송을 내야했으나 앞으로는 최종 등기명의인만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윤관대법관)는 15일 국가가 김정대씨(서울 강남구 삼성동 123의1)를 상대로 낸 부동산 소유권 확인 등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국가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국가는 국유지였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일대 대지 1백여평이 6·25 사변으로 관련장부가 소실된 관계로 아무런 원인없이 함모씨 앞으로 소유권 보존등기가 돼있다가 여러사람을 거쳐 피고 김씨 명의로 최종 등기가 나있자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원심에서 해당 부동산이 국가소유임을 확인하는 부분은 승소했으나 등기의 이전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씨에게 해당 부동산의 등기말소를 청구하는 것은 몰라도 직접 소유권 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는 없다』며 기각하자 상고했었다.
  • “헌재 판결 검찰 로비설 사실인가”/1일(국감중계)

    ◎연초농가에 양담배 판매수익 지원을/이근안 검거 수사비 사용내역 밝혀라/대졸 미취업자에 전산교육,직장알선 검토/지하상가 상인에 진폐증 무료검진 실시 방침 서울시 ▷내무위◁ 내무부와 치안본부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민생치안 부재에 대한 당국의 무성의와 지방자치선거를 앞둔 내무부의 준비상황 및 선심행정 여부를 집중추궁. 최봉구 의원(평민)은 『잠적한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문경관인 이근안을 검거치 않는 것은 고의인가 아니면 경찰의 수사능력부족 때문인가』라고 묻고 『동료경찰관이 이씨 가족을 방문,위로금까지 전달하고 있다는데 사실인지 밝히라』고 요구한 뒤 이씨에 대한 수사비 1천3백48만원의 집행내역 제출을 요청. 김충조 의원(평민)은 『경찰이 유급 정보원을 활용해 정보수집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장기집권 16년 만에 비극적 종말을 맞은 유신말기의 정보경쟁을 연상케 한다』면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적인 수사관행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내무부 훈령에 명시한 것은 현 정권의 도덕성을 의심케 한다』고 공격. 김제태 의원(민자)은 『현재 우리나라의 히로뽕 밀조기술자만도 약 2백∼3백명 정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마약관련 업무가 검찰의 단속수사와 보사부 단속,마약류 관리 등 2원체제로 되어있어 외국과 같이 단속관련 업무를 통합할 중앙통제부가 필요하다』며 장관의 견해를 밝혀 줄 것을 주문. 홍희표 의원(민자)은 『최근 폭력조직이 전국에서 활개치면서 정치인들과의 배후관계 의혹을 자아내고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는데 전국에 분포돼 있는 조직폭력배의 현황과 검거실적을 밝히라』고 요구. 안응모 내무장관은 답변을 통해 『10·13특별선언 이후 강·절도,조직폭력배 93개파 5백31명 중 총 9만9천3백65명을 검거해 그중 4천1백33명을 구속하고 9만5천2백32명은 불구속,즉심 등으로 조치했다』고 설명하고 『민생침해 5대 주요범죄 발생 및 검거율이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발생은 13.7% 감소하고 검거율은 15%가 증가되는 등 범죄분위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방위◁ 병무청 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유승국 병무청장의 답변내용 및 자세를 놓고 호통을 치며 한동안 실랑이. 정웅 의원(평민)은 병역특례제도의 형평문제를 들고 나와 『병무청은 「군대도 안갔다온 사람들에게 어떻게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을 맡기느냐」는 식의 논리로 국교교사들에겐 병역특례를 적용치 않으면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는 특례자를 1백명씩이나 배정했다』며 『그렇다면 군대생활도 안해본 사람이 어떻게 한국의 혼을 연구해 정신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말이냐』고 추궁. 이에 유 청장이 잠시 머뭇거리며 『정문연은 특정연구기관육성법에 따라 지정된 연구기관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자 민자당 의원들조차도 유 청장의 논리가 다소 궁색하다고 느꼈던지 『개선한다고 하세요』라고 충고. 정 의원은 『교육개발원에도 특례를 주고 있는데 군대생활도 안한 사람들이 교육개발은 어떻게 하느냐』고 재차 추궁하자 유 청장은 『잘못된 것 같다. 다시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답변해 일단락. 또 유준상 의원(평민)은 수원지방 병무청 직원 1명의 승진인사가 정실에 치우친게 아니냐는 자신의 추궁에 유 청장이 『나는 그 직원을 한번 만난 적도 없다』며 부인으로 일관하자 『그런 원론적인 얘기를 들으려고 국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문제 때문에 수원병무청의 여론이 어떤지나 아느냐』고 질타한 뒤 『무조건 발뺌하자는 식의 답변서를 써주는 참모들이 더 문제』라고 호통. 한편 유 청장은 『범죄와의 전쟁도 선포된 마당에 2년 이상 실형을 받으면 병역이 면제되는 현행제도를 개선,전과자도 순화차원에서 군에 보내는게 어떠냐』는 권노갑 의원(평민)의 제의에 『강군육성 등의 측면을 고려할 때 어렵다』고 답변. ▷재무위◁ 담배인삼공사와 조폐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수입담배의 불법 판촉활동 규제방안,잎담배 수매문제 및 경작농가지원대책,조폐공사의 수의계약 시정방안 등을 따졌다. 김덕룡(민자) 임춘원 유인학 강금식 의원(이상 평민) 등은 『수입담배의 불법·불공정행위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4천1백66건이나 적발되는 등 조금도 감소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데 이는 당국의 대처방안이 미온적이고 형식적이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추궁. 김덕룡 의원은 『외국담배회사들의 적극적이고 집요한 판매전략에 비해 담배인삼공사는 과거 독과점시대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 소매상인들에게 팔리지 않는 담배를 잘 팔리는 담배에 끼워주어 불만을 사는가 하면 광고전략도 기껏 애국심에나 호소하는 안일함을 보이고 있다』고 책망. 조부영 의원(민자)은 『잎담배 수매가를 추곡가 인상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외제담배판매 수익금을 담배재배 농가에 생활지원금으로 활용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질의. 김봉욱 의원(평민)은 『조폐공사가 노동운동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풍산금속과 90% 이상의 수의 계약을 계속 맺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홍두표 담배인삼공사 사장은 잎담배 수매가 문제와 관련,『추곡수매가와 동등한 선에서 책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 ▷노동위◁ 노동부 산하 한국노동연구소·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한국산업안전공단 등에 대한 감사에서는 국감현장에 처음 나온 평민당 김대중 총재가 노사관계에 대한 대책과 대졸출신자들의 취업확대방안을 질의. 노동연구소 감사에서 김 총재는 『최근 경제실패의 원인이 노동자의 비협력에도 있다』고 전제한 뒤 『노사관계에 자발적인 협력체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과 품질저하로 수출이 안 되고 있는데 후기산업사회에서 노사관계의 자발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대책이 무엇인가』고 물었다. 이에 손창희 원장이 『우리나라와 근로여건이 비슷한 아시아 지역국가에 대해 사례별 연구를 한 뒤 내년에 종합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넘어가자 이상수,홍기훈 의원(이상 평민)은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동문서답식으로 회피하려 한다』며 김 총재를 지원. 김 총재는 또 직업훈련관리공단의 이찬혁 이사장에게 『얼마전 TV를 통해 어떤 기업가로부터 「대졸실업자 해소방법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날로 늘어나는 대졸출신 실업자들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추궁. 이에 대해 정동우 노동부 차관은 『과기처·체신부·문교부 등과 합동으로 컴퓨터·정보처리 등 첨단과학분야에 대졸 출신자들을 6∼12개월씩 단기 집중교육으로 훈련시켜일자리를 마련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답변. ▷교체위◁ 국회에서 진행된 체신부 및 한국전기통신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우루과이라운드통신 협상대책과 한미통신회담 합의문의 문제점 ▲우정행정의 낙후성 극복문제 ▲유선방송시설 낙찰의혹 등을 골고루 지적. 특히 야당 의원들은 전파관리법상 방송국 개설허가 업무의 주무부서인 체신부가 태영의 민방 허가신청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이곳에서도 「태영공방」이 한차례 전개. 조찬형 의원(평민)은 민방 설립허가와 관련,『방송국 개설 때 주파수결정은 시설자의 허가신청서를 받은 뒤 체신부가 공보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신청서도 받기전에 채널6을 배정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지고 『이같은 사실로도 민방 사전내락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청와대·안기부 등이 92·93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관제민방」을 창설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계속 추궁. 이상하 의원(민자)도 『통신시장이 개방될 경우 IBM 등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외국의 거대사업자들이 대거 국내에 진출함으로써 초보단계에 있는 우리 사업자들이 외국회사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측의 시급한 보완대책 마련을 촉구. 이 의원은 이와 함께 『국가기관의 통신요금 체납액이 육군본부 1백72억원,주한외국공관 1백20억원,치안본부 85억원 등 4백44억원에 이르고 있다』면서 『일반 가입자의 경우 체납이 늦어지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통화 정지를 시키면서 이들 기관의 체납을 용인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추궁. ▷보사위◁ 서울시 감사에서 박영숙 의원(평민)은 『서울시가 지난 4월 시내 26개소의 지하상가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잠실·영등포역·청계·강남 등 4개 지하상가의 먼지오염도가 기준치(3백㎍/㎣)의 2배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이 지역 상인들을 대상으로 『진폐증 검진을 실시할 용의는 없느냐』고 질의. 또 김한규 의원(민자)은 『서울의 강우산도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기준치보다 무려 13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특히 대기중에 발암성이 강한 디벤조피전·디벤즈안트라센 등이 섞여 있다』고 지적,『산성비를 맞을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라』고 추궁. 이철용 의원(평민)은 『상수도 사업본부의 조사결과 물탱크가 설치된 서울시내 아파트의 24%가 인체에 치명적인 카드뮴·수은·비소 등이 들어있는 방청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대한 규제 및 관리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 송두호 의원(민자)은 『지옥철이라고 불릴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지하철내에 마련된 장애인 및 노인 등을 위한 「노약자보호석」이 유명무실하다』며 『「노약자 전용객차」를 지정,운용하라』고 요구. 고건 서울시장은 답변을 통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지하상가의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오염기준설정 및 벌칙 등을 법제화해 주도록 환경처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지하상가에서 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료 진폐증검진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법제처·헌법재판소·군사법원·감사원 등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위헌심판을 둘러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간의 마찰 ▲헌법재판소의 결정선고전 사전누설파문 등에서부터 이문옥 전 감사관사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추궁. 특히 이날 감사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내용 사전누설과 관련한 변정수 헌법재판관에 대한 증인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입씨름을 벌인데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의 법안 변칙처리와 관련,「날치기」 시비를 재연하는 등 감정대결 양상. 오탄 의원(평민)은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나오기 전에 그 결과가 사전에 누출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법무사법 시행규칙에 대한 위헌결정도 대법원이 결과를 미리 알고 로비했다는 설이 있었고 사회보호법 제5조 제1항 필요적 감호제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도 검찰의 로비로 연기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 유수호 의원(민자)은 『법무사법 시행규칙에 대한 위헌심판과 관련,선고전에 사전 누락한 것은 명백한 법률위반일 뿐 아니라 헌법을 수호해야할 헌법재판관이 공정한 재판청구권을 침해해 헌법 위반한 것은 탄핵사유에 해당한다』며 변정수 주심재판관에 대한 증인채택을 요구하는 한편 일주일 후 증인조사를 벌이자고 전격 제의. 이에 대해 조승형 의원(평민)은 『헌법재판관과 재판연구관 가운데 일부가 법원과 검찰에서 파견이나 지명받은 관계로 결정내용이 사전에 유출돼 헌법재판소측에 연기를 요청하는 로비까지 있었다』면서 『엉뚱한 주심재판관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되므로 진실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유 의원의 동의에 제청한다』고 「동상이몽」격 맞장구. 이에 김중권 위원장이 나서 『증인채택여부는 증언감정법상 적어도 7일전에 의결해 당사자에 통보해야 한다』고 전제,『여야 총무간 합의에 따라 3일 국감 일정을 마치도록 돼 있어 증인채택은 물리적으로 불가』라고 난색을 표시. 변정일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헌재가 명령·규칙에 대한 위헌심사권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밝히고 『법무사법 시행규칙과 관련,대법원에서 사전에 알고 로비했다고 보지는 않으며 고의로 사전누설했다고도 보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 유엔 대 이라크 결의 일지

    ▲8월2일=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규탄하고 이라크군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 660호를 14대 0으로 채택. ▲8월6일=이라크 및 점령 쿠웨이트와의 교역 및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결의안 661호를 13대 0으로 채택. 쿠바와 예멘은 기권. ▲8월9일=국제법상 이라크의 쿠웨이트 합병이 무효임을 선언하는 결의안 662호를 15대 0으로 채택. ▲8월18일=이라크에 억류된 모든 외국인의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 664호를 15대 0으로 채택. ▲8월25일=경제제재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미국등 다국적군의 해군에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항해하는 선박을 정선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 665호를 13대 0으로 채택. ▲9월13일=이라크와 쿠웨이트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원조를 허용하되 「인간적인 고통을 구제」해야할 상황이 존재하는지는 안보리만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결의안 666호를 13대 2로 채택. ▲9월16일=쿠웨이트 주재 외국외교사절에 대한 이라크의 공격적 행위를 규탄하는 결의안 667호를 15대 0으로 채택. ▲9월24일=안보리의제재위원회만이 이라크 또는 점령 쿠웨이트에 식량·의약품 및 기타 인도주의적 원조를 허가하는 권한이 있음을 강조하는 결의안 669호를 15대 0으로 채택. ▲9월25일=경제제재조치를 확대,이라크 및 점령 쿠웨이트로 오가는 모든 항공화물운송을 포함시킬 것을 명백히 하고 모든 유엔회원국에 제재조치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이라크선박을 억류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 670호를 14대 1로 채택. 쿠바는 반대. ▲10월29일=이라크가 전쟁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보상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회원국들에 쿠웨이트점령 이라크군의 인권침해사례에 대한 증거를 수집할 것을 요청하고 이라크에 모든 인질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 674호를 13대 0으로 채택. 쿠바와 예멘은 기권. ▲11월11일=쿠웨이트의 인구성격을 변경시키려는 이라크의 기도를 비난하고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에게 쿠웨이트의인구조사 및 시민권에 관한 기록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을 요청하는 결의안 677호를 15대 0으로 채택.
  • 「하나의 유럽」 정지작업 본격화/EC 특별정상회담 오늘 이서 개막

    ◎정치통합 방법등 이견해소에 비중/통독후 국제질서ㆍ페만사태도 논의 유럽공동체(EC) 특별정상회담이 2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 더블린 정상회담에서 원칙이 결정된 대소 경제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이 예고되었던 것이지만 그동안 국제정세의 급변에 따라 통독 이후의 국제질서 재편문제,페르시아만사태,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제 등이 더욱 비중있게 다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담은 오는 12월의 정례 EC정상회담,경제ㆍ금융통합을 위한 정부간 회담 및 정치통합을 위한 정부간회담에 앞서 열리는 만큼 「하나의 유럽」건설을 위한 이들 회담의 사전의견조정회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 회담개최의 원래목표였던 EC의 대소 경제지원문제는 지난 6월회담에서 서독 및 프랑스에 의해 제기되어 지원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에만 의견이 모아졌고 EC 집행위로 하여금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수립,보고토록 했었다. 그러나 집행위는 소련의 경제개혁조치의 앞날이 불투명하며 경제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믿을만한 통계자료도 없을 뿐더러 국내정치상황도 유동적이어서 구체적인 경제지원 방안을 마련키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역시 대소 지원문제는 지원원칙의 재확인선에서 그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그보다는 오히려 당면과제로 등장한 국제질서의 재편문제와 관련,EC 정상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갈 것인가에 더욱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통독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인 만큼 EC각국은 거대독일로 인한 불안감을 덜 수 있는 다짐과 장치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통독은 비핵ㆍ군사력제한ㆍ북대서양조약기구잔류 등의 제어장치가 마련된 뒤에서야 가능했지만 EC국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EC의 통합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라는 두개의 틀안에 독일을 위치하게 함으로써 유럽공통의 질서에서의 일탈을 방지시키려는 구도를 짜고 있다. 이번 회담은 오는 11월19일부터 파리에서 개최되는 CSCE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열리게 되어 이에 대한 EC 회원국간의 의견조정이 시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체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을 포함한 34개국으로 구성되는 CSCE는 아직은 협의기구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오는 11월 회합을 통해 의결기구로의 전환이 모색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EC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위해 프랑스가 제안하고 있는 행정사무국설치 등 CSCE의 활성화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는 EC 각국에서 대외정책과 안보문제에 관한한 행동통일과 공동보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실감시켜 주었다. 군대를 보낸 나라가 있는가 하면 형식적인 파병마저도 거부한 국가가 있고 무력으로 쳐부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협상으로 해결하자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라크의 압력에 버티도록 요르단 터키 이집트 등에 대해 경제원조를 주기로 해놓고 아직 각 회원국의 분담금액수 마저 정하지 못하고 있는 등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EC의 일관된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이번 정상회담은 원칙론적인 선에서나마 EC의 기본입장을마련,공표하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발의되어 외무장관회담에 실무작업이 맡겨진 EC의 정치통합문제도 12월의 정부간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 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세차례의 외무장관 회담이 있었으나 통일된 방안을 마련치는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는 각국의 의견과 입장을 정리한 보고서가 제출되어 이를 토대로 의견조정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EC통합과 관련된 제반 국제기구의 위치 선정문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루과이 협상과 관련한 EC의 공동대응 바안도 의제에 포함되어 있으나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렸던 외무장관회담이 아무런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했듯이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행동통일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 “10인10색” 일 각료들의 「파병론」

    ◎총리ㆍ외상ㆍ법제국장 등 서로 다른 논리/“수정ㆍ철회”… 견해 통일안돼 횡설수설 질의에 나선 사민연의 나라자키 야노스케의원은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이 법안에 대한 정부당국자들의 견해는 구구각색이다. 이쪽에서 문제가 수습됐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 문제가 터진다. 법안을 제안한 사람들조차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한마디로 모순 투성이의 법률이다』 19일 개최된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의 질의답변은 6번이나 중단되는 소란을 피웠다. 총리와 외상의 답변이 다르고,내각법제국장관은 장관대로,외무성 조약국장은 또 그 나름대로 서로 말이 달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엔평화협력법안」에 이한 협력대원이 다국적군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인가가 초점이었다. 이날 야마구치 의원은 유엔협력대 파견의 전체가 되는 유엔결의와 협력대에 의한 다국적군 지원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가이후 총리는 『유엔결의를 근거로 파견 또는 결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국적군이 행하는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 외상은 다국적군에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근거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비난한 유엔결의 6백60호(8월2일),이라크 경제제재 결의인 6백61호(8월6일)와 이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6백65호(8월25일) 3결의안을 들었다. 야마구치 의원은 이 답변에 대해 『미군의 사우디아라비아에의 전개는 8월8일이었다. 유엔결의 6백60회는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비난만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제재조치까지는 담지 않고 있다』며 정부측의 통일된 견해 제시를 요구,질의를 한때 보류했다. 나카야마 외상은 답변을 취소하고 위원회 종료 직전 총리답변대로 통일견해를 내놓았다. 일본정부의 통일견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하는 다국적군은 유엔안보리결의가 추구하는 이라크의 쿠웨이트로부터의 무조건 철수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결한 전제』라는 것이다. 이날의 논란은 유엔군이 창설됐을 경우 자위대 참가문제에서도 빚어졌다. 구도 아쓰오(공등돈부) 내각법제국장관은 자민당의 다니가와 가즈오(곡천화수)의원의 『유엔군에자위대 참가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유엔헌장에 따른 정규 유엔군에 어떻게 관여할까라는 문제는 아직 연구중이어서 명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해외파병은 자위를 위한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는 헌법 제9조의 해석을 거듭해 추론하면,그 임무가 일본을 방위하는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유엔군에 자위대가 참가하는 것은 헌법상 문제가 남는 것이 아닌가』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는 당초 『집단적 안전보장행동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자위대참가는 가능하다』는 새로운 헌법해석을 제시할 방침이었으나 이 해석을 앞세우면 오히려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심리에 지장을 줄 염려가 있다는 견지에서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등 자민당 집행부는 지금까지 『동서냉전구조의 해소라는 새로운 국제정세의 흐름속에 장래 유엔군에의 대응도 명확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정부에 대해 유엔평화협력법의 심의에 앞서 자위대의 유엔군참가에관련되는 헌법해석을 명확히 하도록 요청했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이번 임시국회중에 새 견해를 밝힐 방침을 세우고 가이후 총리가 외무성과 내각법제국에 의견조정을 지시했었다. 그러나 가이후 총리는 지난 17일 「연구」는 하되 이번 국회에서는 결론을 내지 않기로 작정,연기를 선언했다. 가이후 총리로서는 지금단계에서 무리하게 신해석을 했을 때 「유엔군참가는 헌법상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올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길을 열었다는 야당측의 반발로 국회는 공전되고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성립은 절망적으로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이것은 바로 정국혼란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이번 유엔평화협력법안은 이같은 심의과정중의 난항이 아니더라도 장애가 많다. 우선 「평화헌법」과 「국회결의」를 뒤집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장벽이 있으며,여론의 반대도 강하다. 또 자민당내부와 정부관련기관 사이에도 불협화음이 크다. 게다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의 경계와 저항이 거세며,참의원에서는 여야가 역전되어 있다. 오는 11월12일 거행되는 일왕의 「즉위의 예」까지라는 시간상 제약도 간과할 수 없다. 자위대파병법인 유엔평화협력법안의 행방과 「파병국회」의 거취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 결국 정상회담으로 가야 한다/남북고위급 1ㆍ2차회담을 보고(사설)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듯 희망을 갖게 하면서도 역시 험난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오늘의 남북한 문제 아닌가 여겨진다. 남북한은 당국간 고위급회담을 계속하고 접촉을 유지하도록 합의했다. 정상간 회담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서울과 평양의 두 차례 고위급회담에서 양쪽은 어떤 합의문건 하나 채택하지 못했다. 분단 45년간 남북에 가로놓인 보이지 않는 장벽은 역시 두껍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통일에 이르고자 하는 대화와 교류의 길 또한 멀고 험하다. 남북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더욱더 남북 사이의 거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의 한반도,남북한의 현실이다. ○북한이 변해야 하는 이유 남북고위급 제2차 평양 본회담 역시 그러했다. 7천만 한민족의 기대에 찬 시선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회담이었다. 그것은 이번 회담에서 당장 어떤 가시적 성과를 기대해서라기보다는 서울회담 이후 전개된 직접적인 남북한 관계 및 남북 양측과 주변국간 관계의 급변 전개가 어떤 형태로 투영될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결과는 지금 세계에서 마지막 분단국으로 남게 된 한반도의 남북한 문제 해결은 보다 오랜 시간에 걸친 진지한 노력과 변화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겠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었다. 서울회담 이후 근 40일간에 걸친 안팎의 변화요인에 비추어 우리는 이번 평양회담에서 남북한 관계개선과 화해 및 협력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북한측의 성의있고 변화된 자세가 보여지리라고 기대했었다. 북한측은 그러나 그들 「두 개의 조선」 거부논리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해명을 유보한 채 여전히 정치 군사문제 우선토의를 고집했다. 북한의 일관된 「하나의 조선」 논리에는 근본적으로 대남적화혁명논리가 잠재돼 있다. 그들의 양당국간 회담과 접촉에 현실적으로 참여하면서도 「하나의 조선」을 고수하는 것은 대남전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사표시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율배반성과 자기모순적인 한반도정책을 배격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주석 김일성의 긍정적인 언급 역시 정상회담의 필연성 및 효용성을 강조한 것이기보다 의례적인 것이 아닌가여겨져 앞으로의 진전을 주시하게 된다. ○대화의 계속,교류의 축적 그러나 어떻든 남북한의 대화는 진전되고 접촉과 교류는 축적돼야 한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도 역시 상이한 기본입장과 주장을 해소하지는 못했으나 서울회담에서의 포괄적인 내용을 각기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3차 서울회담의 결실전망을 밝게 해줬다. 다시 서울에서 만나고 평양으로 이어지는 고위급회담은 언젠가 가시적인 결실로 나타날 것이다. 남북한은 이제 한반도의 통일이 갖는 역사적 필연성과 민족적 당위성으로 하여 그 과정에서 더이상 떨어질 수 없고 조만간 합일돼야 한다는 대원칙을 함께 수용한 것이다. 북한측이 주장하듯 정치 군사문제의 선결,남북 불가침선언도 그러하고 이산가족 재회와 3통협정 체결 등 남한측의 주장도 모두 남북 화해와 통일을 위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요건임은 분명하다. 특히 남측으로서도 정치 군사문제의 선결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우선 순위의 문제는 하나의 방법론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도알아야 한다. 쉬운 것부터 시작,점차적으로 어려운 것을 해결하여 본질문제에 접근하는 방법 또한 바람직한 것이다. 당국간 접촉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민간차원으로 넘길 수 있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주장하는 「다방면에서의 다각적인 접근」인 것이다. ○정상의 만남이 뜻하는 것 남북관계 해결의 출발은 무엇보다도 상호 이질적인 체제와 이념이 존재하고 있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한 현실과 원칙이 인정되지 않는 한 대화와 접촉은 형식적인 명분에 그칠 뿐이다. 거기에는 인간이나 국제관계의 핵심요소인 상호 신뢰와 존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북한 화해시대의 막을 여는 것이 정상간의 만남으로 비롯돼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은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 정상간의 대좌와 격의없는 대화로써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상호 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우리는 보는 것이다. 또한 상호 통치권적 결단에 의한 문제의 원천적인 해결의 길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반도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김일성을 만나 정상의 메시지를 전하고 평화통일 문제를 협의한 것은 그야말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남북고위급회담의 성사 및 진행과정에서 빚어진 양쪽의 상이한 입장이나 주장에 대해서,또는 회담의제가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인 내용의 차이에 관해 구체적인 논평은 유보하고자 한다. 다만 남북의 화해라는 민족적 대의와 대도가 무엇인가를 자각하는 쌍방의 노력이 계속 요청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남북이 더이상 서로 외면하지 않고 당사자로서 문제해결에 임하는 가운데 통일의 그날까지 공존번영하는 한민족공동체임을 자각할 수 있는 토대가 제공됐다면 그것으로 고위급회담의 성과는 나타난 것이다. 남북은 계속 만나고 얘기해야 한다. 서울과 평양,평양과 서울에서 대화는 계속되고 교류는 축적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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