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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학원 ‘메뚜기 강사’ 퇴출?

    고시학원 ‘메뚜기 강사’ 퇴출?

    지난 5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유명 고시강사 A씨가 행정고시 2차 시험을 한달여 남겨 놓고 강의를 중단했다.A씨는 “B학원에서 C학원으로 옮기게 됐다.”면서 “더 좋은 강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학생들은 “시험을 한달 남겨 놓고 갑자기 어쩌란 말이냐.”며 B학원에 환불을 요구했다. 환불을 받은 학생들은 A씨를 따라 C학원으로 옮겨갔고 사건은 조용히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 7월19일 A씨는 새로운 C학원에서도 강의를 접어야 했다.B학원이 A씨를 상대로 강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강사들 계약금 5~6년사이 10배 올라 신림동 학원가에서는 이번 사건을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강사들이 계약을 파기하고 몸값을 올려 다른 학원으로 옮겨다니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법원에서 강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학원가에서는 법원이 이번 사건의 계약금이 수억원에 달하는 데다 ‘메뚜기 강사’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해 강의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 들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강사들이 몸값을 올리면서 학원을 옮겨다니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부터다. 사법시험 합격자가 1000명으로 늘어나고 취업난 등으로 고시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학원들의 강사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졌다. 경쟁 학원의 소위 ‘잘 나가는’ 강사에게 더 많은 계약금과 위약금까지 물어주는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하고, 실제 강사가 옮기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강사를 따라 수백명의 학생이 옮겨 다니는 학원가의 특성상 스카우트 비용 수억원은 몇달 사이에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개월에 한번씩 옮겨 다니거나 이중계약을 통해 상도덕을 흐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한 행시 강사는 “강사들은 최소한 한두번쯤 그런 경험이 있다.”면서 “몸값을 올리면서 옮겨 다녀야 실력있는 강사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학원들도 제살 깎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좋은 강사를 모시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불과 5∼6년사이에 강사들의 계약금은 10배 가까이 올랐다. ●과열 경쟁, 수험생 부담으로 직결 과도한 출혈경쟁은 고스란히 수험생들의 부담으로 남는다. 수억원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수강료를 올리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실제로 신림동 학원의 수강료는 매년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한 사법시험 수험생(29)은 “결국 학원과 강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 수강료는 매년 오르면서 서비스의 질은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행정고시 수험생(26)은 “학원비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다.”면서 “돈 없는 사람은 고시도 못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원가에서는 거품을 빼고 학원간의 과도한 강사 스카우트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공정거래 위원회에서 스카우트 금액의 인상률을 제한하거나 이를 어기면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한 쪽에서는 이번 사건의 파장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신림동의 한 강사는 “자신에게 맞는 강의인지는 따지지 않고 무조건 유명강사를 쫓아 다니는 학생들의 태도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인사]

    ■ 대법원 ◇판사 전보 (고등법원)△서울고법 李濟正△부산고법 金紋希(지방법원)△서울남부지법 金東玩△인천지법 朴宣俊 朴英朱△수원지법 성남지원 광주시법원 金允秀△춘천지법 속초지원 朴柱炫△전주지법 成忠容■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신규위촉 △비상임위원 姜貞暳■ 해양경찰청 △정책홍보관리관 김수훈△경비구난국장 윤혁수△장비기술〃 김상철△남해지방해경청장 김승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승진 △선임연구위원 金炳國 金銑基 林聖日 韓豹桓△연구위원 이효 韓富榮 趙錫柱 徐廷燮 琴敞淏 李三周■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승진 (본부장급)△경영관리본부장 朴東奎△감사실장 曺基鉉(실장급)△기술평가본부 평가총괄실장 文種德△기반기술본부 기반조성〃 高秉喆△정보화기획단장 李京學△경영관리본부 홍보팀장 李現淑◇실장급 전보△전략기획본부 전략기획실장 韓聖龍■ 코트라 △감사 金成珍■ 서울대 ◇보직겸무 △농업생명과학대 교무부학장 李鶴來△〃 학생부학장 鄭喆永△국제대학원 부원장 金鐘燮△교수학습개발센터소장 梁豪煥△기초과학공동기기원장 李仁盛◇4급발령△사무국 총무과장 鄭炳述△교무처 교무〃 趙泳畿△학생처 복지〃 趙惠英△연구처 연구지원〃 宣泰武△입학관리본부 입학관리〃 李鐘實■ 성균관대 △나노튜브및 나노복합구조연구센터 소장 朴鍾允△성균어학원장 洪德善△성대방송국주간 겸 성균타임즈사주간 金浩淵△자연과학부행정실장 金赫△학사처 학사지원팀장 吳時澤△동아시아학술원행정실장 崔秀薰■ 한국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소장 윤석만△BRICs센터소장 오승렬△디 아거스 편집인 겸 주간 한경민△교육방송 주간(용인) 전종섭△모현학사장 정환승△한국어문화교육원 부장 김재욱△통번역원 〃 최성은△중국연구소장 맹주억△철학〃 윤성우△언론정보〃 김영찬△영미〃 박시영△외국문학〃 이영구△중앙아시아〃 김대성△영어대학부학장 이동일△동양어대학〃 박흥수△법과대학〃 김학태△상경대학〃 조남신△경상대학〃 백재승△자연과학대학〃 김연규△정보산업공과대학〃 이경식■ 한양대 △부총장(안산) 元亭淵△대외협력부총장 呂鴻九△경영대학장 芮鍾碩△생활과학〃 겸 디자인경영센터장 朴在玉△음악〃 康海根△국제문화〃 趙興胤△언론정보〃 金鼎基△과학기술〃 景鎭範△총무관리처장 全炳坤(서울캠퍼스)△출판부장 皮宗昊△한대방송국주간 黃相宰△한양레파토리씨어터극장장 겸 백남소극장관장 崔馨仁△어린이복지센터소장 李廷燮△핵심소재특성화사업단장 李晟澈(안산캠퍼스)△창의인재교육원장 柳太洙△사회〃 南相男△학술정보관장 李尙鎬△사회봉사단기획운영실장 金鍾烈■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 장하성(연임)△보건대학원장 김순덕■ 이데일리 △이데일리TV 대표이사 孫東榮△〃 제휴사업본부장 河泳燮△〃 미디어전략〃 朴哲珉△〃 편성기획부장 姜守政■ 매일경제 △논설위원(부장대우) 장경덕■ 기은신용정보 ◇부장△경영관리부 엄주철△정보사업부 신환균△채권관리부 정지수△전산실 화문옥△영업추진팀 김관호 ◇지점장△영등포 김지수△서부 이범식△구로동 최문엽△부산 조규문△광주 류용호△대전 안종기■ 교보생명 ◇팀장 전보△투자포트폴리오관리 金鐘雲△연금자산운영 李濟雲■ 대한생명 ◇팀장 △보험심사팀 金容鉉 ◇지원단장△광주 尹秉喆△중부 趙益煥 ◇RM△부천 鄭哲宇△광주 權容洙△구리 朴相彬△은평 趙東孝△광진 卓興源△남부 金容東△광명 金鐘千△남수원 趙鎭熙△부평 金潤植△둔산 金 星△청주 金相萬△전북 兪炳曄△순천 金吉洙△무등 韓圭童△여수 劉榕植△제주 奉學鐘△충남 金善九△달서 南晳根△대구 金泰守△수성 金柄顯△포항 趙相濟■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 李相逑■ 하나대투증권 ◇승진 (부서장·지점장)△주식법인영업부 李誠洙△월평중앙지점 宋寅壽△수지상현〃 李鍾泰 ◇전보 (지점장)△광장동 李宗成
  • 마지막 영남 巨儒의 ‘유월장’

    마지막 영남 巨儒의 ‘유월장’

    어쩌면 ‘이 시대 마지막 유월장(踰月葬)’이 될지도 모를 한 장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장례는 ‘영남 기호학파의 마지막 유학자’로 불리다가 지난달 20일 경남 김해에서 77세를 일기로 별세한 화재(華齋) 이우섭(李雨燮) 선생의 전국 유림장(유월장). 16일간에 걸쳐 조선시대 사대부의 전통 장례 형식과 절차 그대로 재현하는 독특한 장례행사로 눈길을 끈다. 장례에서는 두건, 굴건제복 등 성복과 거친 옷을 입고 짚멍석에서 지내는 상주, 그리고 장례 1년 뒤의 소상과 2년 뒤의 대상 등 3년상 등이 모두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된다. 이번에 치러질 유월장은 1997년 경북 청도의 한학자 박효수 선생의 유월장 이후 처음이다. 전통식 유림회의인 ‘개좌’에서 이우섭 선생의 장례를 유월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달 29일. 개좌에서는 조선 중종의 15대손인 이우섭 선생이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간재 전우, 석농 오진영으로 이어진 전통 기호학맥의 후예로,200여명의 문하생을 배출한 영남의 거유(巨儒)라는 점을 높이 사 유월장을 결정했다. 부친이 별세했을 때 3년의 상제를 지킨 데 이어 어머니 별세 후에도 3년상을 꼬박 지킨 고인의 덕을 추모하자는 뜻을 모았다고 한다. 개좌에서 장례위원장에 최근덕 성균관장과 충북 천안의 유학자 임용순 선생이 선정됐으며 세부적인 장례절차는 장례 하루 전날 최근덕 성균관장이 주재하는 유림회의에서 공식 결정된다. 개좌의 결정에 따라 전주이씨 종친회(서계령파)에서도 비상종중회의를 열어 장례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접수된 장례 참여인원만도 4000여명. 장례위원회에 따르면 장례 당일인 4일에는 2만 3000여명이 모여 2㎞에 달하는 장사진을 이룰 전망이다. 상여소리꾼(명인 1명), 상두꾼(32명), 상주 및 복인(200여명), 조객, 만장 행렬이 선산까지 운구한다. 이준규(한문학) 부산대 교수는 “근대 이후 전국 유림장인 유월장이 전국에서 1∼2차례 있었지만 그것도 간소화한 작은 행사로 치러졌다.”며 “이번 유월장은 유림의 종장들이 거의 세상을 떠난 시점에서 ‘효(孝)’라는 우리의 정신문화를 전국의 유림들이 결집해 되살려낸다는 행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유월장(踰月葬)이란 조선시대 학문과 덕망이 높은 유학자가 별세했을 때 행하는 전통 장례 형식. 주로 유림의 종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전국에 퍼져 있는 유림들의 뜻을 모아 지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제의 압박과, 이후 제정된 가정의례준칙으로 인해 유월장은 자취를 감췄다. 유월장(踰月葬)은 초상난 달을 넘겨 치르는 장례라는 의미를 지닌다.
  • [열린세상] 제헌절의 주인공은 도덕적 국민/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 제헌절의 주인공은 도덕적 국민/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대한민국을 건국한 제헌헌법이 제정된 지 올해로 59주년이다. 그 세월, 헌법에 담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는 간난을 겪으면서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7월17일 제헌절을 기리는 이유가, 거기에 우리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기리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입법부·행정부 그리고 사법부의 주요한 자리를 차지한 공직자들이 단상을 빛낸다. 하지만 헌법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국가 기능을 이끌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준 이 헌법에 좋은 영향을 미친 이들은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이었다는 점이다. 제헌이후 9차례의 헌법개정사를 보면, 헌법의 가슴과 팔과 다리에 가장 큰 상처를 입힌 사람들이 바로 권력의 자리에 있거나 그 과정에 참여한 일부이었기 때문이다. 건국과 부국(富國)의 공은 인정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직선제 개헌 및 초대 대통령에 한한 3선연임제 개헌이나 박정희 정부의 대통령 3선연임제 개헌이 그 범주에 속한다. 심지어 대통령을 통일주체국민회의 인사들이 뽑은 유신 대통령, 대통령선거인단이 선출토록 한 제5공화국 헌법에 따라 구성된 전두환 정권도 있었다. 그 곡절 끝에,1987년 6월 시민항쟁으로 제정된 현행 헌법에 의하여 국민 직선으로 뽑힌 단임 대통령인 노태우·김영삼·김대중의 정부에 이어 지금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 있다. 이를 보면 우리 헌정사는 헌법을 무시한 권력자들의 공적이 아무리 크더라도 이를 징벌한 도덕적 국민의 역사였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대통령 4년연임제 개헌 의사를 밝히면서 헌법을 시대정신의 표현이라고까지 말한 노 대통령이 반년도 되지 않아 ‘이놈의 헌법’이라고 한 말은, 그래서 의외였다. 헌법이 곧 시대정신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 헌법이 표출하는 시대정신은, 권력자가 일방적으로 헌법 정신을 재단 또는 훼손하는 일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국민 의지임을 노 대통령은 정녕 몰랐던 것인가. 헌법은 국민 전체가 만들고 형성하는 규범이지 권력자가 재단하고 자르는 옷감이 아니다. 그래서 그 국민을 노동자·농민 등에 한정하고 그들을 민중 내지 프롤레타리아로 부르면서, 그들에게만 주권이 있으며 나머지 국민에게는 주권자가 아닌 현대판 농노 내지 신민으로 남게 하는 인민독재의 소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한국헌법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 북한의 이른바 사회주의헌법조차도 무시하고 아버지의 피로 권력을 승계 받아 북한 인민들을 아사시킨 김정일 체제를 우리 헌법 제3조는 명확히 부인하는 것이다. 그런 헌법 원칙을 지키면서 북한 인민을 위한 대북정책을 펴는 일이야말로 국민을 위하는 위민(爲民)의 헌법정신이다. 제헌절은 권력자들이 새삼 옷깃을 여미고 가슴에 손을 얹어 이를 살피도록 하여 헌법 제정일이 대한민국을 억만년의 터로 만든 날임을 이해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명박·박근혜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한 당내경선 레이스가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관련 발언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고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국가정보원은 대선 주자의 부동산 관련 정보를 불법으로 열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예상되는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점유, 사생활 소문, 정당 바꿔치기 등의 헌법부적합 행태, 김정일의 노골적 헌정 개입이 우려된다. 우리는 5년에 한번 찾아오는 이 대통령선거가 한국사회를 위헌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하면서 헌법을 블랙홀로 몰고 가는 일만은 절대 헌법의 정신으로 막아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제헌절 기념식이 그 노래가 말하듯, 헌법이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임을 확인하여 내년 헌법 제정 60주년을 맞이하게 하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 이명박·국정원 진실공방

    이명박·국정원 진실공방

    ‘국정원 이명박 TF’와 ‘국정원 직원의 자료 열람·유출’을 놓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측과 국정원이 ‘죽기살기식’ 공방을 벌였다. 13일 오전에는 이 후보측이 “이명박 죽이기 공작정치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국정원을 거세게 공격했다. 오후에는 국정원측이 “허위 사실 유포”라며 초강경 대응을 했다. 국정원측은 이례적으로 9쪽짜리 보도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하며 “제보자와 제보 내용을 정정당당하게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이명박 캐기” vs “수도권공직자 투기조사” 이 후보측은 국정원이 ‘이명박 TF’를 꾸려 서울시장 시절 업적인 청계천 복원 사업 관련 비리 의혹과 이 후보의 친·인척 부동산 거래 내역에 관한 정보를 캤다는 제보를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측의 주장은 김승규 전 국정원장 재임 시절에 국정원 직원이 이 후보 관련 부동산 보유 내역을 열람했다는 보도에서부터 비롯됐다. 국정원은 이 후보측이 첫 단추부터 잘못 짚었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 관련 부동산 자료를 열람한 것은 ‘수도권 공직자 부동산 투기사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보고서 작성의 주체는 2004년 5월에 구성된 ‘부패척결 TF’이고, 이 팀은 다단계 업체인 제이유 그룹 비리 등을 적발해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이상업 당시 국내담당 차장 산하 TF 이 후보측은 행자부 자료를 열람한 국정원 직원 A씨 등 4∼5명이 당시 정권실세와 인척관계에 있던 L모 차장 산하에 소속됐다고 주장했다.L씨는 이상업 당시 국내담당 2차장으로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매제다. 박모씨를 팀장으로 구성된 이른바 이명박 TF가 05년 3월부터 반년 동안 활동했고, 자료 열람이 이 시기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A씨가 04년 5월부터 부패척결 TF 소속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A씨가 ‘서초동 부지 명의인이 이 후보 측근으로 돼 있는데, 측근의 체납 의료보험료가 이 후보 계좌에서 이체됐다.’는 첩보를 받고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해 8월 행자부에 자료 열람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정원에 ‘이명박 TF’라는 조직이 애초부터 없었고,A씨가 서울시를 담당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국정원 내부제보” vs “보고서도 없어” 이 후보측은 최근 보도된 이 후보 친인척 부동산 내역과 국정원에서 열람한 자료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캠프 관계자는 “국정원 내부 인사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이 후보를 ‘죽이기’ 위해 만든 자료이기 때문에 유출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국정원은 “외부 유출은 없었을 뿐 아니라 이 후보 관련 보고서도 만들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국정원은 내부 인사에게 들었다는 말은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쳤다. 또 부패척결 TF 조사에서 혐의가 드러난 인사들에 대해서는 보고서를 만들어 수사기관 등에 통보했지만, 이 후보와 관련해 부동산 차명 은닉 등이 확인되지 않아 보고서를 만들지 않고 통보도 안 했다는 설명이다. ●“꼬리자르기” vs “9차례나 거짓말 탐지기” 이 후보측은 최근 이 최고위원이 의혹을 제기하자, 국정원이 활동 증거를 인멸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내부 감찰을 한다고 둘러대고는 국정원 직원들의 통화기록 내역과 이메일을 검열하며 양심적 내부 고발자 색출에 나서고, 각종 전산 흔적을 지우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측은 “국정원이 내부 감찰을 합법적 증거인멸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A씨 선에서 꼬리를 자르려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수사를 받아도 상관 없다며 감찰이 철저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A씨의 통화내역과 PC의 출력 내용, 이메일 송수신 내역을 모두 조회했고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9차례에 걸쳐 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A씨가 차명보유 의혹을 확인하지 못하고 자료를 전량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비리 수집” vs “시기 안맞아” 이 후보측은 국정원 팀의 정보수집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고, 청계천 복원 비리 의혹에 관한 사항도 수집 대상이었다고 주장했다. 말 그대로 ‘야당 후보 죽이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A씨가 자료를 열람한 시기는 지난해 8월로 검찰의 청계천 수사가 이미 끝났을 때”라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또 “당시 자료열람은 사회부조리 척결을 위한 행자부의 부동산 자료에 국한돼 있어 내용면에서도 청계천 복원 등 이명박 전 시장의 비리조사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책꽂이]

    ●소통의 기술(하지현 지음, 미루나무 펴냄) 정신과 전문의인 지은이가 진심이 통하는 인관관계를 맺기 위한 소통의 원칙을 제시한다. 인간관계의 심리를 읽고, 인간 사이에 놓여 있는 수많은 ‘심리적 필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감과 경청, 오픈 마인드, 배려, 거짓말과 진실 다루기 등 관계를 풀어가는 마음의 기술을 알려준다.1만 2000원.●역사(이이화 지음, 열림원 펴냄) 역사학자인 지은이가 한반도가 형성된 시기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 한국의 역사를 정리했다. 그는 임진왜란을 조일전쟁으로, 병자호란은 조청전쟁으로 각각 바꾸어 부른다. 전체적인 서술 비중은 자주와 개혁에 두었고 생활사, 풍속사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며, 자아비판과 자기반성도 곁들여졌다고 설명하고 있다.1만 4500원.●사기의 인간경영법(김영수 지음, 김영사 펴냄) 사마천의 ‘사기’를 20년동안 연구한 지은이가 중국 역사 속 제왕과 현인들의 인재 경영술과 처세술의 특징을 뽑아냈다.‘사기’에 등장하는 인물의 특성을 인재를 대접하는 지혜, 기회를 간파하는 직관, 사람을 설복시키는 논리, 대세를 인정하는 유연성, 신념을 지키는 당당함 등 열가지로 정리했다.1만 6000원.●이산 정조대왕(이상각 지음, 추수밭 펴냄) 이산은 정조 임금의 이름.‘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등 인간관계의 해법과 삶의 지혜를 조망하는 글을 써온 지은이는 인간으로서 이산과 왕으로서 정조를 전면적으로 파고든 대중 교양 역사서이다. 정조의 삶을 화성행차, 반대파에 둘러싸여 있던 세자 시절, 개혁과제를 실천하는 모습 등으로 재구성했다.1만 3000원.●나는 지금 싸이질로 세상을 바꾼다(임승수 양준석 지음, 시대의창 펴냄) 싸이월드 클럽 ‘함께 만드는 참세상’의 운영자와 부운영자가 사용자 쪽에서 바라본 싸이월드 비평서이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싸이월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미니홈피의 개인화와 개인정보 유출 등은 아쉬운 점으로 바라본다.1만 800원.●시베리아 예찬(김창진 지음, 이룸 펴냄) 성공회대 교수인 지은이가 일곱 차례 시베리아를 다녀오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었다. 자작나무와 숲 속의 통나무집, 그 옆을 흐르는 강의 풍경, 그리고 시베리아의 문학과 예술 이야기를 담았다. 지은이는 시베리아 오지가 개발되면 검은 담비와 샛강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걱정한다.1만 1700원.●바람이 흙이 가르쳐 주네(박효신 지음, 여성신문사 펴냄) 한국일보 기자와 온양민속박물관장 등을 지낸 지은이가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살고 있는 이야기를 적었다.40대 중반을 넘어서 은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시골로 가자, 흙을 만지면서 노동하며 살자. 더 욕심내지 말고 있는 것 하나하나 버리면서 살자.”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1만 1000원.●진보의 역설-우리는 더 잘살게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그레그 이스터브룩 지음, 박정숙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오늘날 미국인들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자녀들의 미래는 더 암울하다고 생각한다. 혜택받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행복하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모순이 우리의 미래에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점검했다.1만 8000원.●무이암차(武夷岩茶)-녹차 청차 홍차의 뿌리를 찾아서(맹번정 박미애 지음, 이른아침 펴냄) 무이암차는 글자그대로 중국 푸젠(福建)성에 있는 무이산에서 채취한 청차(반발효차 혹은 우롱차)를 말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무이구곡의 골짜기를 찾아가 직접 경험한 무이암차의 역사와 종류는 물론 제다법과 색향미를 친절하게 안내한다.1만 5000원.
  • “단식·삭발농성 왜 하는거죠 경제·사회적 권리 나눠야죠”

    지체된 민주주의를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제·사회적 인권보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회양극화와 확산·심화되는 신빈곤 등 민주화 20년에 제기되는 민주주의 지체와 위기담론은 그 자체로 인권이 처한 딜레마적 상황을 방증한다.‘민주화 이후’의 인권은 곳곳에서 본질적 질문을 받고 있다. 집단해고에 항의하는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홈에버 및 뉴코아 점거농성과 수십억원의 영업피해를 강조하며 강경대응을 고수하는 이랜드의 주장 중 어느 쪽이 인권적 요구인가. 정부의 재산세 인상에 반대하는 서울 강남구 의회의 조례제정은 지방자치인가, 지역이기주의인가. 경기도 광역 화장장 유치에 반대하는 하남시 주민들이 김황식 시장을 주민소환하는 것은 주민 인권보호의 당연한 절차인가, 직접민주주의를 가장한 ‘님비’현상인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해석에 따라 질문들에 대한 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권담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온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민주화 이후’의 인권개념에 대한 재고찰을 요구한다. 조 교수는 최근 출간한 ‘인권의 문법’(후마니타스 펴냄)에서 “과거 생존 자체가 경각에 달려 있던 독재정권 시절엔 인권개념의 본질을 따지는 것이 한가한 지적유희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저항 중심의 ‘탄압 패러다임’에서 요구 중심의 ‘웰빙 패러다임’으로 인권개념의 외연이 넓어진 지금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의제로서 경제·사회적 권리를 특별히 강조했다. 조 교수는 “모두가 인권을 잘 아는 것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눈높이, 관점, 방식으로 인권을 제각각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핵심 원인의 하나로 그는 사적 이익과 인권적 요구와의 혼동을 지적한다.“실제로는 사익에 불과한 내용을 비장한 표현으로 포장하고 저항적인 방식(단식, 삭발, 농성 등)으로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사적 이익의 요구가 아닌 경제·사회적 인권 강화가 민주주의 심화와 직결됨을 강조한다. 이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진척시키지 않고서는 지금까지 일궈온 ‘불완전한 민주주의’조차 심각한 퇴행을 피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 현 단계에 대한 평가와도 일맥상통한다. 조 교수의 책 자체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와 후마니타스가 민주화 20년을 통과하고 있는 한국 민주주의의 정치·경제·사회·역사적 쟁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민주주의 총서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사람들이 권력에서 배제될 정도가 되면 민주주의를 위해 경제적·사회적 권리를 보호해 줄 필요가 생긴다.”면서 “권력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로 인한 악영향은 결국 사회 전체로 퍼지는 ‘여파효과(spillover)’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물질적 조건과 지위의 불평등이 직·간접적으로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려면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의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의제의 핵심은 경제·사회적 인권 강화다. 조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최소한의 경제적 인권도 보호되지 않아 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게 될 경우 사적 소유권을 그토록 중시하는 사람들의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씨줄날줄] 조총련 중앙본부/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도쿄의 지요다구 후지미초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가 들어선 것은 1963년이다. 신주쿠에 있던 조선회관이 60년 우익세력의 방화로 소실되자 조선인 동포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지었다. 일본과 국교가 없는 북한은 이 곳을 주일 대표부처럼 써왔다.725평의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0층인 이 건물은 언제나 경계가 삼엄하다. 반북 우익테러에 대비해 경찰이 중앙본부 앞에 상주한다. 자체 경비도 엄중해 건물 앞에서 사진이라도 찍을라치면 곧바로 직원이 나와 제지하곤 했다. 건물에 들어서면 1층 로비에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 대형 그림이 걸려있다. 점심 시간이면 북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직원들은 치마저고리를 입는다. 일본 속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 셈이다. 2002년 9월 김정일 위원장의 일본인 납치 시인 이후 조총련은 시련을 맞는다. 치마저고리를 입은 학생들이 폭행 당하는가 하면 중앙본부 앞은 반북 시위대로 시끄러웠다. 극우파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는 2003년 외국공관에 준해서 면제해 오던 고정자산세를 중앙본부에 물리는 ‘보복조치’를 취했다. 조총련은 최근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를 한 투자회사에 팔았다. 파산한 조총련계 신용조합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일부를 조달하기 위해서다. 건물은 조총련이 그대로 쓴다는 이면계약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매수자가 조총련에 우호적인 전직 공안조사청 장관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계약 자체가 백지화될 공산이 커졌다. 유형무형의 압력에 거래가 깨지면 중앙본부는 제3자에 넘어갈 수 있다. 일왕이 사는 ‘황거(皇居)’와 이웃한 중앙본부는 야스쿠니 신사 바로 옆에 있으면서 후지산이 보이는 1급지이다. 우파 세력들은 ‘신성한 장소’에 들어선 재일 조선인의 본산이 눈엣가시여서 쫓아내지 못해 안달인 모양이다. 납치문제가 터지기 전에는 무라야마, 하시모토, 모리 등 전직 총리나 자민당 간부들이 김일성, 김정일 생일과 북한 건국기념일에 초청받아 연회에 참석했던 곳이다.‘미래의 대사관’으로 여겼던 일본이다. 이제는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할 의지가 정말 없는 것인지 요즘 하는 일은 너무 심하다 싶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열린세상] 연좌제의 망령을 경계하며…/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열린세상] 연좌제의 망령을 경계하며…/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좌제란 어떤 사람이 특정 사건과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범인과 혈연적, 즉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다하여 연대 책임을 묻는 봉건시대의 처벌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산주의 사상에 관련해서는 광범위하게 연좌제를 실시하여 선량한 사람들을 울리고 그들의 미래를 짓밟은 적이 많았다. 다행히도 민주화와 더불어 매카시즘적 반공주의가 그 세력을 잃으며 연좌제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 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연좌제적 의식이 우리 시민들과 지도자들에게 아직도 뿌리 깊게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 때면 조상 문제가 단골 메뉴이다. 과거 어떤 대통령 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한국인이 아니다.”,“출생지가 일본이다.” 등에 대한 소문이 돌았었다. 박근혜씨에 대해서는 ‘독재자의 딸’이라는 것 자체가 공격의 소재가 된다. 박근혜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폭압정치를 지지하거나 아버지의 후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모를까, 그의 여식이라는 이유로 공격받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일이다. 지난번 서울대 총장 선거 때는 한 후보의 할아버지에 대한 친일 논쟁이 있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문명국가에서 왜 이런 것들이 상대방의 흠집을 내는데 사용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얼마 전 버지니아 공대 총기 사건에 대한 우리의 태도도 연좌제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정신질환이 있는 교포 한 사람이 벌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유감을 표시하고 언론도 뭔가 사과해야 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한국의 대미 수출에 대해 염려하는 예측까지 있었다. 한국계 이민자 한 사람이 벌인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우리가 마치 전체주의 사회에 사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최근 친일행위자들의 재산에 대한 환수조치 발표가 있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친일분자들이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받은 토지를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비록 60여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국가의 기강을 살리는 것은 물론, 독립 투쟁에 몸을 바친 의인들과 그 후손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후세에 교훈이 되는 조치가 되리라 본다. 그러나 그 과정은 최소한의 상식을 지키며 진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작성하고 있는 친일파 후손들에 대한 가계도가 공개될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 감안하면 이에 대해 극도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 친일파 자손들은 그들의 조상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지금 나이가 40세인 시민이 그의 3대 할아버지쯤 되는 사람이 친일파였다는 사실 때문에 90여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으로 지탄받거나 불이익을 당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근대국가가 아닐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민족정기를 중요시 여기는 모 국회의원의 아버지가 일제하에서 헌병이었다는 것이나 모 인사의 조상이 동학혁명의 원인제공자인 고부군수라는 사실이 이들을 비아냥대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좌우를 막론하고 상대방을 조상의 행적과 연루하여 공격하는 비열한 행위는 없어야 한다. 역사 바로잡기를 감정적으로 처리하면, 그 때 사용된 단죄의 칼날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고, 현재는 과거의 유령이 지배하게 될지 모른다. 대한민국에서는 조상이 누구든, 부모의 직업이 무엇이든, 집안이 아무리 가난하든,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사회의 최고 명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어야 한다. 시민들은 이런 나라를 사랑할 것이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몸을 바쳐 지킬 것이다. 연좌제적 사고방식은 정부나 제도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온 시민이 선진 문화인이 되어 척결해야 할 원시적 씨족사회의 잔재이다.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여수 엑스포와 해양환경 보호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여수 엑스포와 해양환경 보호

    여수엑스포 유치 홍보물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여수시나 전남도 차원을 넘어 나라 전체가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는 형국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관련부처 고위 관계자들은 외국 인사들을 만나면 빼놓지 않고 여수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한다. 얼마 전엔 주한 외교사절단을 이끌고 여수에 내려가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국회에도 여수엑스포 유치특위가 구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 수장들도 유치를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월드컵·올림픽과 함께 지구촌 3대 축제 왜 이렇게 엑스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걸까? 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지구촌 3대 축제의 하나로 산업발전, 국가 홍보 등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 건축문화의 한 상징인 파리 에펠탑이 1889년 파리엑스포 때 세워졌고, 전화기는 필라델피아엑스포에서 처음 소개됐다. 특히 국제기구인 세계박람회사무국이 공인하는 엑스포를 개최하게 되면 그 효과가 비공인 엑스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각국이 유치활동에 열중이다.1993년 대전엑스포가 공인 엑스포의 한 예인데, 당시 14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생산 유발효과만도 3조 1000억원에 달했다. 만일 여수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3개월여의 개최기간 중 약 800만명이 관람하고,10조원가량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 엑스포는 단순한 상품전시 차원을 넘어서 별도의 주제를 갖고 열리는 게 보통이다. 예를 들어 1953년 예루살렘엑스포는 ‘사막의 정복자’가 주제였고,1957년 베를린 엑스포는 ‘한자동맹의 재건’을 기치로 내세웠다.1981년 불가리아 프로부디브엑스포는 ‘사냥, 낚시 그리고 인간’이 주제였고,‘더 나은 도시, 더 나은 삶’은 2010년 상하이 엑스포의 테마다. 특히 최근에는 환경을 주제로 한 엑스포가 증가 추세에 있다. 미국 스포켄엑스포는 ‘내일의 쾌적한 환경을 위한 축제’를 주제로,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는 ‘물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주제로 개최되어 지구촌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주제로 2012년 여수엑스포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 주제이다. 해양과 연안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해양환경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전 세계 생물상품의 25%가 바다에서 나오고 있고, 국제교역의 78%가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구사회 산소의 75%, 육지담수의 36%가 바다로부터 생긴다. 지구 인구의 40%가 해안으로부터 60km 이내 연안지역에서 거주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중요한 해양환경이 급증하는 경제활동으로 인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 지금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은 여수엑스포의 주제로서 시의적절하다. 특히 2012년에는 중요한 국제환경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초의 지구환경회의인 스톡홀름회의 개최 40주년, 리우 환경정상회의 20주년, 그리고 요하네스버그회의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여수엑스포 추진위는 여수엑스포 기간중 소위 ‘여수선언’을 통해 해양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또 국제기구와 함께 ‘여수프로젝트’를 추진해 개발도상국에 대해 해양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지원을 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이제 올해 말이면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여부가 결정난다. 그간 나라 전체가 일심동체가 되어 유치에 전력을 다해 온 만큼 마지막 순간 더욱 피치를 올려 해양환경과 지속가능한 개발의 조화를 강조하는 지구촌축제 엑스포가 여수에서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명지대 교수(국제법), 바젤협약 이행준수위원회 위원
  • [종교건축 이야기] (29)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서울대성당

    [종교건축 이야기] (29)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서울대성당

    한국정교회. 신교인지, 구교인지, 아니 한국에선 그 존재마저도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종교. 하지만 엄연히 전국에 2000명의 세례교인이 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교회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부산 전주 춘천 양구 용미리 등 7개의 정교회 성당에서 매일 하루 두번씩 예배가 열리며 주말엔 어김없이 성찬예배가 진행된다. 이 가운데 서울 마포경찰서 맞은 편 언덕의 성 니콜라스 대성당(마포구 아현1동 424-1)은 한국정교회의 총본산격으로, 한국에선 처음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독특한 공간이다. “하나인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정교회 교인들은 신앙의 신조 ‘니케아 신경’을 외울 때 이렇게 말한다.‘그리스도께서 세우셨고, 오순절에 거룩한 사도들에 의해 세상에 널리 전파되었고 위대한 교부들에 의해 조직되고 지역공의회와 세계 공의회의 보호를 받은 교회’. 예루살렘에서 시작해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 콘스탄티노플, 로마 등 5대 교구가 형성되어 내려오던 그리스도교는 1054년 동서방 교회의 분열로 인해 예루살렘,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 콘스탄티노플의 4개 지역을 관할하는 정교회와 로마를 배경으로 한 로마 가톨릭으로 갈라졌다. 이 가운데 정교회는 서방교회라 부르는 로마 가톨릭과 구분해 동방교회로 통한다. 한국정교회는 아직 독립교회나 자치교회로 인정받지 못한 채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를 모교회(母敎會)로 선교활동을 펼치는 작은 교회. 그리스에서 파송된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를 중심으로 그리스 출신의 주교와 한국인 신부 6명, 한국인 보제신부 1명, 러시아 출신 신부 1명 등 9명의 사제가 사역하고 있다. 종교로서의 정교회는 1900년에야 이 땅에 처음 들어왔지만 정교회와 우리와의 만남은 800년전 고려시대부터 있어왔다. 몽골 군이 유럽을 유린하던 중세시대 몽골에 파견되었던 로마 교황청의 사절이 남긴 기록을 들여다 보면 몽골의 왕실은 그리스도교에 호의적이어서 러시아에서 온 대공(大公)을 후하게 대접했다. 당시 볼모로 잡혀가 있던 고려 왕실 등의 귀족 자제들이 이들과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조선 영조시대 청나라 베이징에 사신으로 갔던 이윤신은 ‘문견사건(聞見事件)’에서 ‘큰 코 오랑캐’라는 의미의 대비달자(大鼻獺子)를 만났다는 기록을 남겼는데 이 대비달자는 바로 ‘코 큰 러시아 정교회 선교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1900년 조선 선교책임자로 입국한 러시아 흐리산토스 쉐헤트콥스키 대신부가 그해 2월17일 러시아 공사 관저의 큰 방에서 성찬예배를 드린 것이 한국정교회의 시초. 한국정교회는 그 날을 생일로 삼고 있다. 고종으로부터 부지를 하사받아 지금 경향신문 자리인 서울 정동 22번지에 첫 성당을 세웠는데 러시아에서 제작해 들여온 7개의 크고 작은 이색 종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소리가 당시 장안의 화제였다고 한다. 이후 정교회는 러일전쟁에서 패한 러시아의 선교사가 모두 추방되면서 사실상 단절됐지만 해방 이듬해인 1946년 교구로 조직되어 교세를 늘여가다가 한국전쟁을 맞아 다시 철퇴를 맞았다.1947년 한국인 사제 알렉세이 김의한이 서품되었지만 전쟁 발발 두 달뒤 납북되어 처형되었고 신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던 것이다. 정동성당도 전쟁의 와중에 대부분 파괴되었는데 당시 한국에 파병된 그리스 병사들이 매월 1달러씩 모아 성당 복구 비용에 보태기도 했다. 한국 전쟁에 참전한 그리스 육군의 종군 사제인 안드레아스 할쿄풀로스 대신부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보리스 문이춘이 교회재건에 나서 1968년 아현동 언덕에 지금의 성당을 세워 놓았다. 로마 가톨릭 교회들이 긴 사각형의 공간을 도드라지게 만들어 신과의 만남을 강조하는 바실리카 양식을 택한다면 정교회 교회들은 한결같이 중앙의 둥근 돔을 통해 쏟아져 내리는 하늘의 빛을 수렴하는 비잔틴 양식을 쓴다. 성니콜라스 대성당도 다르지 않다. 멀찌감치서 볼 때도 지붕의 둥근 돔이 가장 먼저 눈에 든다. 성당 입구 왼쪽에 선 아치형 종탑도 보통 교회나 성당의 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모두 5개의 크고 작은 종들에 내리 걸린 줄을 잡아당겨 치도록 했는데 요즘도 매일 예배 때 어김없이 종이 울린다. 정교회가 처음 들어오면서 선교사들이 러시아에서 7개의 종을 들여왔는데 전쟁중 2개만 남긴 채 모두 파손되었고 지금은 이 2개와 나중에 그리스 정부가 기증해온 3개의 종을 모아 5개의 종을 걸었다.1978년 종탑을 세울 때도 파병 그리스 병사들이 모금한 돈이 쓰여졌다고 한다. 정문 위에 걸린 수호성인 성 니콜라스의 금색 모자이크상을 보며 성당 문을 들어서면 비잔틴 양식 그대로 천장의 거대한 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중앙 돔을 기준으로 신자석과 전례공간인 지성소가 나뉘지만 중앙 돔 양쪽에 사각형 공간을 각각 두어 결국 내부 공간은 십자가 모양을 갖추고 있다. 성당 문 바로 앞에는 양쪽에 촛불을 밝히는 성초대가 있는데 신자들이 이곳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 나를 희생하고 이타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는 정화의 공간이다. 전례공간으로 가다 보면 신자석 앞 왼편에 세례조가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 침수 세례를 고수하는 정교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지하 1.5m 깊이의 공간에 물을 채워 신자들이 세번 물속에 잠기는 과정을 통해 세례를 받는다. 정교회는 로마 가톨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화(聖畵)를 중시한다고 한다.4세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성화는 대부분 복음서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리스도교의 심오한 진리를 신자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보조교재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성당 안은 온통 성화로 도배되다시피 장식됐다. 모두 그리스 아테네대학의 소존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제작해 들여온 것이라고 한다. 중앙 돔 역시 거대한 성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상 만물을 주관하는 꼭대기의 예수를 정점으로 성모 마리아와 천사·세례요한, 구약의 예언자 아브라함·다윗·모세, 하나님의 뜻대로 살았다는 이른바 구약의 의인들이 차례로 그려져 있다. 결국 이 돔은 천상의 예수님부터 지상의 인간까지 연결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신자석과 전례공간인 지성소를 구분하는 이코노스타시스(성상 칸막이)도 천주교 성당과는 달리 높게 쳐져 있어 독특하다. 꼭대기에는 정교회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꽃봉오리 십자가가 올려져 있다. 인간의 죄를 대신해 짊어진 예수의 고귀함을 아름답게 표현한 십자가이다. 성상 칸막이 중간의 ‘아름다운 문’ 양쪽에는 역시 예수와 세례요한, 성모마리아상이 새겨졌다. 성상 칸막이 안쪽의 전례공간 구성은 천주교 성당과 비슷하지만 제대 벽은 성모상과 아기예수, 최후의 만찬을 형상화한 성화로 마감하고 있다. 성당 왼쪽, 선교사관과 사무실·교육실로 쓰이는 건물의 지하엔 성 막심 성당이 있다. 중앙 성당이 일요일 성찬예배가 열리는 곳이라면 이곳은 평일 두차례씩 예배가 열리는 소성당. 초기 선교사들이 입던 제의와 18세기 제작된 성화, 복음경, 한글 기도문, 성가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러시아 신자들을 위한 예배와 영어 예배도 이곳에서 열린다. kimus@seoul.co.kr ■ “교세 확장보다 진실된 믿음 전파에 힘써” 소티리오스 트람바스(78) 대주교는 1975년 문이춘 신부의 후임으로 그리스 정교회에서 부임해 32년간 한국정교회를 이끌고 있는 한국정교회의 가장 웃어른. 교인 2000명에 불과하지만 한국정교회를 대표하며, 세례며 온갖 성사를 주례하는 ‘영적 아버지’로 통한다.“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달랑 성당 하나밖에 없었어요. 종탑도 없이 성당 한 쪽에서 종 몇 개를 매달아 예배를 알리곤 했는데, 돌이켜 보면 놀랄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할 수 있지요.” 한국정교회는 천주교 못지않게 이 땅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세계 어느 지역 정교회에도 뒤지지 않는 신자들의 열성과 신심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소티리오스 대주교. 그는 “한국의 정교회 교인들은 ‘올바른 믿음’과 ‘올바른 가르침’의 의미를 가진 정교회 교리에 존경스러울만큼 충실한 채 성숙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거듭 자랑한다. “서구 기독교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인해 교세를 확장시켜 나갔지만 정교회는 초기 교회의 진리를 훼손하지 않은 채 진실된 믿음(복음) 전파에 치중해온 역사를 갖습니다. 지금도 세계의 정교회는 이같은 초기 교회의 정신을 올곧게 지키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수많은 종교들이 분쟁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은 지구상 유례없는 다종교국가라는 소티리오스 대주교는 “그러나 같은 종파이면서도 분열을 재생산하는 한국의 개신교는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성장과 신자 확보에 치중하지 않는 정교회를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 [토요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BS 밤 12시5분) 2003년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작품.CNN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라고 평할 만큼 평단의 반응 또한 매우 우호적이었다. 이 영화로 다이앤 키튼은 2004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남녀 사이의 다양한 역학관계를 조명해 온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젊은 남자와 나이든 여자’라는 새로운 관계의 조합을 보여줬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나이가 많아도 이들의 사랑은 20대의 열정적 사랑 못지않으며 오히려 그 상처는 더 클 수 있다.”고 말한다. 새로 사랑을 시작하려는 이들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한 번쯤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다. 부유한 독신남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20대 여성만 사귀는 진정한 ‘플레이보이’. 미모의 경매사인 마린(아만다 피트)과 함께 주말을 보내기 위해 해변의 별장에 놀러가 나이를 잊은 애정행각을 벌이려다 심장 발작으로 병원에 실려간다. 동생 조(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주말을 보내려고 별장에 온 희곡작가 에리카(다이앤 키튼)는 엉겁결에 해리를 돌봐야 할 처지가 된다. 이혼녀인 에리카는 딸 마린이 나이도 많고 여성을 무시하는 해리와 사귀는 게 못마땅하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같은 연배인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감정이 싹튼다. 한편 해리의 주치의인 젊은 의사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은 에리카를 만나자 그녀에게 매료돼 저돌적인 구애를 시작한다. 해리는 줄리안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에리카 역시 줄리안보다 해리에게 끌리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마침내 마음을 열게 된 두 사람. 하지만 자유로운 독신생활을 누려 온 해리는 ‘정조’를 기대하지 말 것을 선언한다. 에리카는 해리와 자신이 기대치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실연의 상처로 아파하는데….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데스크시각] 미국의 ‘오만’/김균미 경제부 차장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타결 선언 이후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다시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우리 정부는 아직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추가 협상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설령 요구해오더라도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입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른바 원칙과 룰을 강조한다는 미국이 원칙에 어긋나는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리나라와 FTA 협상을 마무리짓고 내부 절차를 밟는 전과정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다름아닌 ‘미국의 오만’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4월2일 10개월동안 9차례의 협상 끝에 한·미 FTA를 극적으로 타결했다. 하지만 FTA 타결 선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국 쪽에서 재협상 가능성 얘기가 흘러나와 우리 정부와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비준 권한을 쥐고 있는 의회에서 노동과 환경 등에 대한 추가조건들을 내걸며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고,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됐다. 한·미 FTA는 미국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우리 정부와 타결한,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정부의 약속이다. 그런데 한쪽에서 내부적으로 변화가 생겼다며 일방적으로 수정을 요구하는 형국이다. 아무리 국제사회에서 힘의 논리가 통용된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미 의회와 정부가 드러내놓고 비준 카드를 꺼내들며 협상 상대국을 압박하는 것이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칠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 국제협상에서 협상 당사국들이 국익의 극대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협상 당사국간의 신의이고, 예측 가능성이며 안정성이다. 미국이 단골로 제기하는 ‘투명성’인 것이다. 그런데 열달 동안 수백명이 머리를 맞대고 합의해 공식적으로 타결 선언까지 마친 마당에 내용을 일부 수정하겠다고 들고 나오는 것이 소위 미국식 원칙주의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협정에 합의한 것이 협상의 끝이 아니며, 자국내 내부 절차에 따라 언제 어떻게 내용이 바뀔지 모른다면 제대로 된 국제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 지난달 미국 출장 때 만났던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이 떠오른다. 북한과의 문제가 어려운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문화적으로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대를 너무 모른다는 설명이었다. 이같은 논리는 한국에도 적용된다. 미국은 협상을 하면서 한·미 FTA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한·미 FTA에 대한 지지 못지않게 반대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는 것도 알고 있다. 때문에 내용과 처리절차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재협상 내지 추가협상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반대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자국 의회 비준만이 문제가 아니라 자칫 우리 국회에서 비준 반대라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려한 뒤 재협상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번 주 우리 정부에 새로운 요구사항을 전달할 때 이같은 한국적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깔려있기를 기대해본다. 그런 다음에는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무엇보다 솔직해야 한다. 미국측의 새로운 요구와, 우리의 입장이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 한·미 FTA 비준이 지금까지의 주장처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래서 당초 재협상 불가 입장을 고수할 수 없게 된다면 이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양측 모두 힘들더라도 정도(正道)만이 정답이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특성화고 전환한 실업고 ‘즐겁다’

    올해 부산 영상(映像)고교에 입학한 새내기인 이모(16)군은 학교 생활이 즐겁다. 영화를 좋아하던 이군은 중3때 인문계와 실업계에 대한 진로로 고민하다 영상·영화 특성화고교인 부산영상고로 진학을 결정했다. 이군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부산지역 실업계고교들이 특정 분야의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고교로 전환 하면서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직업군이 다양화하면서 한 때 공업계와 상업계로 나뉘었던 실업계고교들이 디자인고, 마케팅고, 신발고, 자동차고 등 특성화 고교로의 개편이 잇따르고 있다.●특성화고 현황 및 운영 1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에는 1998년 전국 처음으로 부산공예고교가 디자인·공예 특성화고인 부산디자인고로 개편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44개 실업계고교 가운데 15개가 특성화고교로 전환했다. 시교육청은 부산지역의 산업 인력 수요를 철저히 분석해 특성화 고교를 확대,2010년까지 20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이달 중으로 학교별 특성화 계획을 신청받아 6월까지 컨설팅 및 심의를 거치고 8월에 2∼3곳을 추가 지정할 방침이다. 특히 부산으로 이전이 확정된 금융 해양 수산 영화·영상 관련 분야, 최근 타결된 한·미 FTA 등과 관련된 분야의 산업 인력수요에 부응하는 특성화고교를 개편할 계획이다.●문제점 그런데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특성화고교의 특성을 못살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005년도 1.3대1,2006년 1.4대1로 일반실업계고의 1.13대1.1.14대1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02대1로 일반실업계와 지원율이 같았다. 따라서 특성화고가 취업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한 방편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지성 더 오래 뛰라고 구단서 수술 권한 것”

    “지성이의 무릎연골 재생 수술은 심각한 부상 때문이 아니라 선수 생활을 연장하기 위한 예방책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다 오른쪽 무릎을 다친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콜로라도주 베일밸리메디컬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박지성을 돌보다 8일 귀국한 부친 박성종씨는 “지성이가 당초 구단에서 X-레이만 찍은 뒤 뛰지 말라고 했을 때는 낙담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로 쾌활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수술은 매우 잘 됐다.”면서 “상태가 심각해 받은 게 아니라 선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예방 조치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주치의인 스테드먼 박사에 의하면 지성이 정도의 부상이면 보통 선수들은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계속 뛰면 더 크게 다칠 수도 있고,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려 구단 측에서 수술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7일 맨체스터에 돌아온 직후 우승 자축 기념 촬영에 목발을 짚은 채로 참석, 모처럼 만에 활짝 웃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비디치, 루니, 호날두, 박지성 등이 영입되면서 보다 균형잡히고 파워풀한 스쿼드가 구성됐다.”면서 박지성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거론, 그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토종 안전인증 ‘S마크’ 외국사도 획득 열풍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토종 안전인증 ‘S마크’ 외국사도 획득 열풍

    #1. 경북 성주군에서 포장지 절단기를 생산하는 ㈜욱일기계는 1998년부터 지금까지 생산품목 6개,40종의 모델 설비에 대해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안전인증(S마크)을 획득했다. 그 결과 제품은 내수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 등 해외수출이 부쩍 늘어 지난해에만 400만달러를 수출했다. 올 상반기에는 벌써 200만달러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방금필 회사대표는 “S마크 인증이 제품의 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S마크 안전인증 취득과정에서 전직원이 합심하며 결속을 다지는 효과도 거뒀다.”고 자랑했다. #2. 일본의 세계적인 안전장치 전문 생산업체인 ㈜오므론. 유럽연합의 CE마크, 미국의 UL마크 등 세계 유수의 안전인증 마크를 모두 갖고 있다.2004년부터는 한국의 안전인증인 S마크를 획득하기 시작해 지금은 312개 안전부품에 S마크를 취득했다. 한국의 반도체와 LCD 산업분야에서는 S마크의 영향력이 크고 일본내 여러 유수기업도 S마크 인증을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계 및 설비 등에서 발생되는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도입된 한국산업안전공단의 ‘S마크 인증’제도가 국내기업뿐 아니라 외국 업체들에까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GE와 동시획득 856건… 국제인지도 높아 이유는 재해예방뿐 아니라 제품의 신뢰성 및 안전성을 대폭 높이고 공장 가동률 향상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효력에 힘입어 지난 한 해 동안 S마크는 1097건이나 발급됐다.‘S마크 인증제도’의 도입 초기인 97년 40건, 이듬해 71건,2000년에 372건,2002년에 359건,2004년 487건 등을 합하면 9년 동안 모두 4211건의 S마크가 인증된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설비나 제품에서 단 1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특히 인증제품 가운데는 외국기업의 제품이 867건으로 전체의 20.6%나 된다. 또 S마크 인증을 통해 유럽의 CE마크를 동시에 받은 것이 856건 등으로 S마크가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성과 서비스 업그레이드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안전인증은 세계적인 추세인 데다 새로운 기술무역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S마크가 우리 제품의 안전성을 국제 수준으로 높여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전공단은 앞으로 국제적 통용인증 기준을 제정해 S마크 인증과 동시에 해외인증 취득이 가능하도록 엄격히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또 인터넷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각종 인증정보의 제공, 인증제도 및 절차의 개선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까다로운 인증기준, 복잡한 인증절차, 과다한 수수료 등으로 해외 안전인증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계류 제조업체의 기술지원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인증절차 및 주요대상 품목 S마크 인증절차는 제품설계상의 안전성 평가인 서면심사, 제조자의 품질관리 체제를 평가하는 현장심사, 제품 자체 안전성을 시험·검사하는 제품심사로 진행된다. 신청자가 희망할 경우 사전에 예비심사를 거쳐 안전인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신청에서 취득까지의 기간은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간단한 설비의 경우 2개월 정도면 충분하다.S마크 인증을 받은 제조자는 인증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연간 1회 이상 사후관리 확인심사를 받아야 된다. S마크의 주요 대상품목은 ▲산업용 로봇, 롤러기 등과 같은 위험기계·기구 ▲사출성형기, 밀링기, 방전가공기, 컨베이어, 고소작업차 등 일반 산업용 기계류 ▲혼합기, 분석기, 세정기 등과 같은 화학장치류 ▲비상정지장치, 각종 센서 등과 같은 안전 부품류 ▲위험기계·기구의 방호장치, 보호구 등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외국의 안전인증 사례 ●미국, 호흡용 보호구 인증 온라인 발급 미국의 개인보호구 인증제도는 자율인증과 강제인증으로 구분하여 시행중이며, 호흡용보호구는 강제인증 대상에 해당한다. 이에 대한 인증은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에서 담당하고 있다.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은 개인보호구 중에서 강제인증 대상인 호흡용 보호구의 인증신청을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함으로써 민원인의 편의를 증대시켰다. 호흡용 보호구를 제외한 안전화, 안전모 등 일반 개인보호구는 자율인증에 해당되며, 미국표준협회(ANSI) 및 미국기술표준원(NIST) 등에서 인증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 금속절삭용 기계 안전방호 기준 개정 중국 표준화관리위원회(SAC)는 금속절삭용 기계의 안전방호 요건에 관한 기준을 전면 개정하고 이에 대한 인증을 임의인증에서 강제인증제도로 전환했다. 개정된 금속절삭용 기계의 안전방호 요건에 관한 기준은 유럽연합의 CE 마크 인증보다 높은 수준의 규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공단 제공 ■모범사례-남양주 (주)하이로드 “S마크(안전인증 마크)는 제품의 신뢰도를 높였고 회사를 키운 일등공신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하이로드는 S마크의 덕을 톡톡히 본 기업중의 하나다. 이 회사 박청익(47) 대표이사는 “사실 회사 설립 초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S마크 획득이 회사발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빌딩이나 체육관 등 대형건물 내부의 높은 곳이나 천장 등의 작업에 필요한 ‘유압식 고소 작업대’를 제조하는 전문업체로 국내에서는 2∼3개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2년 2월 회사 설립 당시만해도 100% 수입에 의존하던 분야였다. 처음 이 시장에 뛰어들 때만 해도 박 대표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비교적 간단한 기술을 요구하는 기계인데 수입제품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초기 생산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좀처럼 기술력을 믿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 작업중 추락하지는 않을까, 다른 잔고장이라도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불신감으로 영업에 엄청 어려움을 겪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불신감을 가장 빨리 없애는 방법으로 S마크 취득을 꼽았다. 준비한 지 불과 3개월 만인 그해 6월 높이 10m 내외에서 사용되는 1인용 유압식 고소작업대 4개 모델에 대해 S마크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비용도 100만원 정도로 충분했다. 그러나 S마크를 취득한 효과는 엄청나게 달랐다. 사업 초기 월 2∼3대밖에 팔지 못했던 고소 작업대의 판매는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연간 250대 정도에 불과했던 국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데 불과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2000년 7월 2인용 유압식 고소작업대 4개 모델을 비롯해 2002년 8월까지 모두 12개 모델의 생산제품에 대해 S마크를 획득하는 등 기술개발에 꾸준히 노력했다. 현재 이 회사는 연간 710여대의 고소 작업대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470여대는 수출하고 240여대는 국내에서 팔렸다. 시장 점유율은 어느새 90%를 육박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는데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아프리카에까지 진출해 있다. 물론 유럽 등지의 수출에 필요한 안전인증 마크인 CE를 취득하는데도 S마크 인증이 밑거름이 됐다. 대당 700만∼1300만원 정도 하는 비교적 고가 장비인 만큼 연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50억원에서 올해는 80억원대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가을에는 경기도 포천에 3000평 규모의 새 공장으로 이사도 한다. 박 대표는 “S마크 안전인증이 공신력을 더해가면서 외국제품과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이 한결 높아졌다.”면서 “앞으로 국제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452명 명단 작성… 확인후 추가환수”

    “452명 명단 작성… 확인후 추가환수”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김창국 위원장은 2일 “이번 결정은 1949년 반민특위가 와해하고 활동이 좌절된 지 58년 만에 얻는 친일청산의 첫 가시적인 성과로 의미가 크다.”면서 “시간적 제약이 있지만 정해진 기간에 위원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9명의 재산에 대한 추가 환수는. -추후 확인되면 (추가 환수를) 할 것이다. 조사를 진행한 것 중 일부 재산은 의문점이 있어 이번에는 보류했다. ▶환수한 재산은 모두 후손 명의인가. 제3자에게 넘어간 것도 있는가. -후손 명의다. 일부는 본인 명의도 있다. 앞으로 일본인 명의의 토지에 대해서도 조사해 실제 일본인의 재산이면 국가에 귀속시키고 창씨개명한 조선인의 재산이면 친일재산에 해당하는지 조사한 뒤 국가에 귀속시킬 것이다. ▶명백한 소급입법이라 법리적 논쟁이 있을 듯하다. -조사위는 국회에서 정당하게 만들어진 법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이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제기된 바 없지만 위헌 문제가 제기되면 그건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할 문제다. ▶추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사람은. -452명의 명단을 작성해놨다.‘독립운동에 참여한 자를 살상하는 등 친일의 정도가 지극히 중대하다고 인정되는 자’도 조사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452명 중 가계도가 파악된 대상은 얼마나 되나. -350명 정도 파악됐다.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단 가계도 공개는 어렵다. ▶해방 후 토지를 팔아 재산을 증식, 변형시킨 경우는 어떻게 하나. -그럴 경우 재산을 추적하기가 물리적으로 곤란하다. 그래서 주로 부동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8)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8)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한·미 FTA협상이 타결돼 벌써 미국산 쇠고기가 터진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는 가운데 이제 광우병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심각한 보건위생상의 문제가 됐다. 이 광우병과 가장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 질환이 바로‘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Creutzfeldt-Jakob Disease)이다. 변형된 ‘프리온 단백’이 체내 중추신경계에 축적되어 퇴행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발병 사례가 없어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이 병이 현실적인 고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우병과의 상관성 때문입니다.1986년 영국에서 처음 광우병이 확인된 이후 1996년에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후 발병한 변종 CJD가 보고됐었지요. 세계적으로는 1980년 1건,1990∼2003년 사이에 모두 78례가 확인됐는데, 이 추세에서 보듯 광우병 확산과 이 질환의 발병률이 비례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CJD를 유발하는 프리온 단백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핵산이 없는 무세포성 단백 병원체로, 동물의 세포질막에 존재하는데, 이 프리온 단백이 변형을 일으키면 문제가 된다. 변형 프리온 단백은 전염성이 강해 일반 세균과 달리 1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정도의 여과막을 통과하는 특성이 있으며, 매몰된 사체 조직 속에서도 1년 이상 생존할 만큼 생존력도 강하다. 또 열이나 자외선, 일반 소독제에도 내성을 보인다. “발병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통계는 없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인구 100만명당 0.5∼1명 정도지요. 전염 경로나 임상 소견에 따라 산발성, 가족성, 의인성, 변종CJD로 나뉘는데, 이 중에 주로 55∼75세의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산발성의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문제는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변종 CJD입니다.” 이 변종이 바로 2005년 일본에서 아시아권 최초의 사망자를 낸 ‘인간 광우병’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나 뼈, 내장 등을 먹으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전북 진안에서 당시 40세의 변종 의증 환자가 발생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CJD 환자는 20여명가량 있었지만 아직 변종 CJD 환자는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존재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이 병의 확실한 전파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그렇지만 뇌경막 이식, 사체에서 얻은 뇌하수체 호르몬의 투여, 각막 이식 등 의인성 원인에 의해 전파된 사례는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 변종 CJD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 섭취와 관련이 있는 만큼 광우병 취약지역인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지요.” 증상은 주로 신경학적 이상으로 나타난다.CJD는 수십년의 잠복기를 거쳐 더디게 진행되는 혼돈 상태나 진행성 치매, 다양한 운동실조 현상이 나타나다가 이 단계를 지나면 근경련 등 신경학적인 징후들을 보인다.“모든 연령층이 감염될 수 있지만 잠복기가 길어 대부분의 환자는 35세를 넘긴 상대적 고령층입니다. 지금까지의 임상사례를 보면 질병의 경과가 매우 빨라 증상이 나타난 뒤 3개월에서 길어야 1년 안에 사망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임상적 특성으로는 동일한 형태의 뇌파가 반복되는 ‘주기성 뇌파’와 20번 염색체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들 수 있다. 또 환자의 5∼10%에서는 가족력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정형화된 특성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변종 CJD의 경우 CJD보다 젊은 20∼3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주기성 뇌파소견을 보이지 않으며, 발병 초기부터 우울증, 불안감, 초조감, 공격적 성향, 무감동증 등의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어 기억장애나 감각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중 가장 흔한 증상은 팔, 다리의 감각 이상과 여기에서 발전한 운동실조증이며, 이어 인지장애와 운동불능, 무언증(無言症) 등 치매와 흡사한 말기 증세를 보이다가 첫 증상 후 14개월쯤 지나 사망에 이르지요.” 가장 중요한 임상적 진단 기준은 운동실조와 치매 등 중추신경계 증상이다. 특히 변종CJD는 진행성 신경정신 질환과 함께 대뇌·소뇌에서 프리온 단백의 축적이 확인된다. 꽃 모양의 이 흔적을 ‘개화성반’이라고 한다. 불행하게도 아직 CJD나 변종CJD의 예방 및 치료법은 없다.“정상 상태에서는 뇌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리온 단백이지만 일단 비정상적인 구조로 바뀌면 신경세포를 죽이면서 CJD나 광우병, 전염성 뇌질환과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키는데, 아직까지 이 프리온의 생성 경로를 알지도 못하며, 제거 방법도 없습니다. 결국 인간이 아직은 ‘인간 광우병’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이런 의학적 한계를 정책적 대안으로 상쇄하려는 게 현실이다. 예컨대 유럽연합(EU)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가 광우병에 걸림에 따라 권역 내에서 영구적으로 동물성 사료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실제로 이후 광우병 발병 추세가 크게 수그러들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학자들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기는 합니다. 한 예가 바로 퀴나크린을 이용한 치료인데, 우리에게 말라리아 치료제로 잘 알려진 퀴나크린을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병증의 진행 속도를 약간 늦추기는 했지만 완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환자가 발생하면 초보적 보존적 치료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셈이지요.” 우 교수는 끝으로 이런 사실을 귀띔했다.“변종 CJD가 우리에게 새롭고도 가공할 위험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와 영국에서만 이 병으로 벌써 수백명이 숨졌으니까요. 그때 프랑스 정부는 놀라운 예측을 제시했습니다. 향후 10년간 변종 CJD로 인한 자국의 인명피해가 300명을 넘을 것이라는 것이지요. 우리도 이제 이 병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해야 할 때입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하재봉의 영화읽기]오래된 정원

    [하재봉의 영화읽기]오래된 정원

    80년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살아남은 우리들은 모두 가슴 속에 죄의식을 갖고 있었다. 무엇이 정의인지 알면서도 두려움으로, 자신의 안락한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이기적인 마음, 시대의 전면에 나설 수 없었던 우리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숨져 간 그 사람들 앞에서 모두 죄인이었다. 80년대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인 광주의 비극을 이야기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불러일으킨 엄청난 집단적 상처를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80년대 중반부터 훗날 장선우 감독이 <꽃잎>으로 영화화 한 최윤의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등 80년대 후일담 문학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황석영 원작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을 보면서, 나는 가슴이 쓰라렸다.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가슴 벅찬 감동보다는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곳에 소금을 뿌린 듯,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영혼이 쓰라렸다. 80년대를 비겁하게 살았던 회한이 온몸의 실핏줄까지 사무치게 말달려갔다.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십 몇 년 전 당시의 우리의 삶은 암울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과연 우리들 앞에 빛이 있기는 하는 것인지, 시계제로의 캄캄한 상황 속에서 몸부림쳤다. 그 어둡고 고통스러웠던 날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지난 뒤 그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다. 살아남은 우리는 모두 죄인이었다. <오래된 정원>은 지나간 우리의 아픈 역사에 바치는 진혼가이다. 80년대를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결코 자신의 지나온 삶과 무관하게 볼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나도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시절 나의 삶들이 떠올랐다. 시대와 정면으로 맞서서 치열하게 싸우지는 못했지만 그 상처를 잊고 살지도 못했다. 광주라는 도시 이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던 시절, 편안하게 먹고 마시며 즐겁게 살던 것이 죄악이던 시절, 살아남은 자들이 느껴야만 했던 죄의식은 일종의 시대적 부채였다. <오래된 정원>은 그 부채의식을 멜로 장르 속으로 녹여서 표현한다. 영화는 머리가 희끗한 40대의 남자가 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상범으로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16년 8개월 만에 풀려난 현우는 사회주의자였다. 자신이 감옥에 있는 그 긴 세월 동안 세상은 너무나 변해 있었다. 사회주의자 아들을 둔 어머니는 그러나 땅 투기를 해서 거대한 부를 획득했고, 풀려난 아들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명품으로 외양을 바꿔 준다. 그리고 한 선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한윤희, 현우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 한윤희를 떠올리면서 영화는 현우가 감옥에서 있었던 16년 8개월보다 조금 더 이전인 1980년대 초로 플래시백 된다. 80년 5월, 진압군이 광주로 진입하기 직전, 전남도청에 마련된 시민군 지휘부에서 빠져나가 도피생할을 시작한 현우(지진희 분)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시골학교 미술교사인 한윤희(염정아 분)의 집에서 은거를 한다. 수배중인 사상범을 숨겨만 주어도 신상의 불이익은 물론 심각한 처벌을 받던 그 시절, 수배자의 연고지에는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인들의 소개로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집에서 은거를 해야만 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외딴 오지 갈뫼에서 두 사람만의 생활을 보내면서 그들은 뜨겁게 사랑한다.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야산 중턱에 있는 낡은 집. 그곳이 그들의 보금자리였다. 시대가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어도 사랑은 피어나는 법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영원할 수는 없다. 현우는 동지들이 모두 붙잡힌 상황에서 자신만 안락하게 살고 있다는 죄의식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한윤희 곁을 떠나 도시로 잠입한다. “숨겨줘 먹여줘 재워줘 몸줘. 그런데 왜 떠나니 이 바보야” 비오는 날 버스를 타고 떠나는 현우를 보면서 윤희 역의 염정아가 던진 이 대사는 <오래된 정원>에서 가장 기억되는 대사다. 그러나 현우는 갈뫼를 떠나 도시로 들어오자마자 잠복근무하던 형사에 붙잡혀 감옥에 수감되고, 그 이후 한윤희는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리고 현우를 은닉한 죄로 수사를 받고 처벌을 받았기 때문에 사건 연루자는 면회도 하지 못한다는 법에 의해, 다시는 현우를 만나지 못한다. 현우가 한윤희의 곁을 떠날 당시 윤희가 임신 상태였다는 것을 현우는 알지 못한다. 그는 17년이 지난 시간 동안 윤희를 만나지 못했고 풀려난 후 갈뫼에 다시 와서야 자신에게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현우가 풀려나기 얼마 전, 혼자서 그림을 그리며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던 한윤희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갈뫼에 다시 온 현우는 회한에 사무쳐서 옛 생각을 하며 눈물 흘릴 뿐이다. 우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현우의 비극적 사랑에 우리 모두 공범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치열했던 시절, 우리가 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저처럼 크고 많은 수많은 비극들이 만들어졌다. <오래된 정원>은 80년대 후일담 영화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아픔이 개인에게 미치는 고통스러운 삶을 드러낸다. 임상수 감독은 10·26 당일의 이야기를 정치하게 묘사해 가면서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그린 <그때 그 사람들>에 이어 그 바로 뒤 전개된 광주의 비극, 그리고 신군부가 지배하던 80년대 초의 암울했던 전두환 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뜨거운 사랑이야기를 만들었다.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되면서, 17년 뒤 감옥에서 풀려난 현우가, 한윤희와 함께 지내던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들이 파편적으로 삽입된 편집은 대중적으로 불편한 양식이지만,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룩하고 있다. 임상수 감독은 잦은 플래시백으로 의도적으로 관객들의 몰입을 차단하고 그들이 비판적 이성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기를 원한다. 감독의 이러한 의도는 <오래된 정원>이 단순한 멜로로 끝나지 않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원작과는 다르게 염정아의 너무나 세련된 도시적 이미지는, 사회주의자 청년을 숨겨주고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불길처럼 사랑하는 한윤희 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지진희도 너무나 인텔리적이다. 더 좋은 배우의 조합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캐스팅이 나쁜 것은 아니다. 두 배우 모두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모자람 없이 전력투구하고 있다. 원작소설을 읽은 사람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한윤희의 생기와 도시적 이미지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겠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염정아가 창조한 또 다른 한윤희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다만 시대의 차갑고 무서운 공기가 더 느껴졌다면 역설적으로 그들의 절박한 사랑이 더 빛나지 않았을까? 현우의 체포 뒤 오랫동안 이어지는 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의 이념적 사투와 위장취업 노동운동 등이 현실적이기는 하지만 밀집도는 조금 떨어진다. 감독이 애정을 갖고 창조한 영작이라는 인물은 원작과 가장 다른 부분이며 임상수 감독의 전작인 <바람난 가족>의 주영작과 이어지는 인물이다. 그러나 삶에 대한 도덕적 의지와 정열을 갖고 어두운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열정적으로 화면에 옮긴 감독의 노력은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정몽준 회장 中 ‘스포츠어코드’ 참석차 24일 출국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은 오는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스포츠어코드´에 FIFA 공식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다. 정 회장은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회의인 이 행사에서 축구계 IOC 위원들을 상대로 평창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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