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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통합진보당 해산 5년 만에 “원상 회복하라” 헌재에 재심 촉구

    “이석기 석방, 文대통령 결단 필요” 촉구2013년 9월 이 의원 내란음모죄 구속2014년 12월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통진당 속 국회의원 5명 의원직 박탈 헌재 “내란회합은 민주기본질서 위배”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가 5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통합진보당의 해산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진상 규명과 재심,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의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재심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과정의 진상을 밝히고 원상 회복조치를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해산 5주년을 맞아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재심 추진을 위해 전국민적 조직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사건 백서 발간과 재심 추진을 토대로 통합진보당 명예회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에 ‘숨겨진 목적’이 있으니 해산해야 한다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면서 “법률에 관련 규정이 없으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헌법재판소는 (의원직을 박탈하는) 초법적 월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박근혜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했음이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와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로 밝혀졌다”면서 “헌법을 지키는 헌법재판소라면 이제라도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고 재심을 통해 판결을 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으로 이석기 의원을 가둔 감옥 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인용 의견 8명, 기각 의견 1명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당시 소속 국회의원 5명(이석기, 김재연,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2015년 2월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5월 청구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통합진보당은 2000년 1월 민주노동당에서 시작해 2011년 12월 만들어졌다. 2012년 4월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 진보정당 역사상 최다 의석인 13석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건이 일어나면서 통합진보당 내 구 당권파의 패권적 당 운영과 친북적 행태를 비판하며 유시민·심상정·노회찬 전 의원 등 비당권파가 탈당해 국민참여당과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을 창당했다. 그해 5월 당시 비당권파인 통합진보당의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이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였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은 출범식에서 태극기를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되 애국가는 부르지 않은 일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과거 민주노동당도 태극기 대신 민노당기를 걸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다. 이석기 의원은 2012년 6월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 애국가를 국가로 정한 바 없고,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고 발언해 종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 전 의원 등 국민참여당 출신들은 통합진보당의 “이런 강령으로는 일반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다”고 주장했다.2013년 8월 28일 국정원과 검찰은 이 의원을 비롯한 우위영 전 통진당 대변인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어 2013년 9월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예비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무부가 제출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다음날 이 의원을 구속했다. 정부는 2013년 11월 5일 법무부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에 반한다며 정당활동금지 가처분과 함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했고 국무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통과시켰다. 2014년 8월 11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형량은 징역 12년에서 9년으로 감형됐다. 핵심 쟁점이었던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는 인정되지 않았다. 이후 헌재는 2014년 12월 1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선고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에 대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숨은 목적을 가지고 내란을 논의하는 회합을 개최하는 등 활동을 한 것은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실질적 해악을 끼치는 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헌정당의 해산을 명하는 비상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 대표성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남시의원, 불륜녀 협박·폭행 혐으로 피소

    경기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불륜관계에 있던 여성을 폭행과 협박을 한 혐으로 피소되는 등 파문이 커지자 탈당계를 내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법무법인 가우는 5일 “내연녀를 폭행, 협박, 감금한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A모 시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시의회는 A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하면서 “A 시의원을 폭행·감금 등의 혐의로 4일 수정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A 시의원이 2015년부터 알게 된 여성 B씨와 2016년 5월부터 부적절한 만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시의원은 데이트 폭력의 정도를 넘어선 폭행과 협박으로 한 여성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만남을 거부하자 남편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무차별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하면서 성폭행·폭력 등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또 “A 시의원이 쌍방폭행, 합의에 의한 성관계 등을 운운하고 있다”며 A의원이 B씨에게 보냈다는 심한 욕설이 담긴 문자 매시지를 공개했다. 변호인 측은 “현직 시의원이 죄질이 극히 불량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는데도 아니라고 해 입장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협의회는 이날 오후 A 시의원의 개인 일탈 관련된 보도에 성남시민에게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협의회는 “매우 불미스럽고 당혹함을 감출 수 없다. 의원으로써 지켜야할 품위와 의무를 상실했다고 판단한다”면서 “긴급의원총회를 통해 해당의원에 대해 즉시 협의회 탈퇴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협의회는 또 “해당 의원은 이미 탈당을 했으며 성남시 의원직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충북도의원 또 중도낙마 ‘망신살’

    충북도의원 또 중도낙마 ‘망신살’

    더불어민주당 하유정(보은) 충북도의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하 의원의 불명예퇴진으로 지난해 7월 11대 충북도의회 출범 이후 의원직을 상실한 도의원은 3명으로 늘었다. 28일 충북도의회 등에 따르면 대법원이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 의원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의원직을 잃은 하 의원은 앞으로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모두 박탈된다. 하 의원은 김상문 전 보은군수 후보와 함께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25일 산악회 야유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대법원은 하 의원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보은군수 후보에게도 이날 원심과 같이 벌금 200만원을 확정했다. 하 의원의 당선 무효로 보은 지역은 내년 4월 총선에서 도의원 재선거가 함께 진행된다.지난 8월에는 대법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자유한국당 박병진(영동1) 도의원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2000만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는다. 박 의원은 2016년 7월 치러진 도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당내 후보 선출 과정에서 동료의원에게 지지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박 의원은 돈을 돌려줬지만,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7월에는 임기중(청주10) 도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의회를 떠났다. 임 의원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금순 전 청주시의원에게 2000만원 상당의 공천헌금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임 의원은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지난 1월 당에서 제명됐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11대 도의회에서 의원 3명이 직을 상실한 것은 지역정치 퇴보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라며 “거대 양당의 정치적 꼼수가 책임정치를 무너뜨리고 무책임한 공천을 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이어 “도의회는 의정공백을 메우기위해 노력해달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은 개혁정치를 위해 분골쇄신하라”고 촉구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부정청탁’ 이현재 1심 1년형… 의원직 상실 위기

    ‘부정청탁’ 이현재 1심 1년형… 의원직 상실 위기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창열)는 26일 경기 하남시의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피고인은 하남시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지위를 남용, 부정한 청탁을 받고 범행했다”며 “이로 인해 국회의원 직무 집행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크게 훼손돼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 의원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4월까지 하남 열병합발전소 시공사가 발주한 21억원 규모의 배전반 납품 공사와 12억원 상당의 관련 공사를 각각 동향 출신 사업가가 운영하는 회사와 후원회 전 사무국장이 근무하는 회사에 맡기도록 시공사 측에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향우회 소속 지인을 시공사가 채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부정청탁’ 이현재 의원 1심서 징역 1년...의원직 상실 위기

    ‘부정청탁’ 이현재 의원 1심서 징역 1년...의원직 상실 위기

    경기 하남시의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경기 하남)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창열 부장판사)는 26일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피고인은 하남시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국회의원으로서,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지위를 남용,부정한 청탁을 받고 범행했다”며 “이로 인해 국회의원 직무 집행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크게 훼손돼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의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국회 동의 없이 구금할 수 없다며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직을 잃는다. 이 의원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4월까지 SK E&S의 하남 열병합발전소 시공사가 발주한 21억원 규모 배전반 납품 공사와 12억원 상당의 관련 공사를 각각 동향 출신 사업가가 운영하는 회사와 후원회 전 사무국장이 근무하는 회사에 맡기도록 SK E&S 측에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같은 향우회 소속 지인을 SK E&S가 채용하도록 하기도 했다. 그는 SK E&S가 신속한 공사계획 인가,환경부의 발전소 연돌(굴뚝) 높이 상향 요구 무마 등에 힘을 써 달라고 부탁해오자 환경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공사 수주를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부정청탁’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 1심서 징역 1년

    ‘부정청탁’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 1심서 징역 1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하남)에 대해 26일 법원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창열)는 이날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현재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현재 의원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경기 하남시 열병합발전소 건설 공사를 지인들이 근무하는 회사가 따낼 수 있도록 SK E&S에 청탁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현재 의원은 동향 출신 사업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21억원 규모의 배전반 납품 공사를, 자신의 후원회 전 사무국장이 근무하는 회사에는 12억원 상당의 관련 공사를 맡기도록 SK E&S에 청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같은 향우회 소속 지인을 SK E&S가 채용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SK E&S 측이 신속한 공사계획 인가, 환경부의 발전소 연돌(굴뚝) 높이 상향 요구 무마 등에 힘을 써 달라고 부탁해오자 이현재 의원은 환경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공사 수주를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장기간의 범행으로 얻은 이득이 적지 않다며 이현재 의원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국회의원이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이에 따라 이현재 의원이 대법원에서 형을 확정받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하남시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청렴 의무를 저버리고 지위를 남용, 부정한 청탁을 받고 범행했다”며 “이로 인해 국회의원 직무 집행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크게 훼손돼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의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국회 동의 없이 구금할 수 없다며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보좌관2’ 이정재, 검찰 자진 출두로 위기 정면 돌파 “김갑수에 역공”

    ‘보좌관2’ 이정재, 검찰 자진 출두로 위기 정면 돌파 “김갑수에 역공”

    ‘보좌관2’에서 이정재가 검찰 자진 출두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김갑수와의 전면전에서 전세는 뒤집혔고, 견고한 벽은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 이하 보좌관2) 4회에서 아버지가 지난 보궐선거 기간 중 청탁성 금품을 제공받은 정황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 장태준(이정재). 힘겹게 얻은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간 장태준의 ‘아킬레스’였던 아버지 장춘배(김응수)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장춘배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고,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법무부장관 송희섭(김갑수)은 야당 의원을 포섭, 장태준 수사 촉구 기자회견까지 열어 여론을 움직였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장태준은 이창진(유성주) 대표의 화학물질 유출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라는 더 큰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찬성하는 의원들의 수가 부족했고, 의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장 조갑영(김홍파)의 힘이 필요했다. 장태준은 자신이 쥔 그의 목줄, 즉 그가 공천권을 돈으로 거래한 현장을 포착한 자료를 협상 카드로 이용했다. 조갑영은 이에 검찰 조사에서 문제없이 돌아온다면, 국정조사를 열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장태준은 검찰로 소환되기 전 자진 출두라는 강수를 뒀다. 그 전에 계좌 내역과 소명자료도 제출했다. 자칫 송희섭이 만든 늪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전진하기 위해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벗어야 했다. 그렇게 검찰 조사실에서 장태준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던 서울지검장 최경철(정만식)에게 소명자료에는 없는 대여금고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드디어 그의 비리를 잡았다 싶은 순간, 장태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대여금고 속에는 그가 아닌 송희섭과 삼일회의 비리 증거가 담겨 있었기 때문. 장태준은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가기 전, 의도적으로 검찰 쪽에 대여금고가 있다는 사실을 흘렸고, 검찰이 이 자료를 입수했다는 것까지 언론에 알렸다. 이 모든 판을 짠 그는 “서초동 호랑이께서 왜 송희섭 장관의 개가 되셨을까요. 제가 기회를 드리죠. 검사님이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기회요”라며 되레 최경철을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검사로서의 명예를 지키느냐, 권력자의 하수인으로 사느냐” 원칙과 소신,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기대를 갖게 된 순간이었다. 이렇게 검찰에서 보란 듯이 살아 돌아온 장태준. 강선영(신민아)은 그가 조사를 받는 사이 이창진 대표의 공장 주변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토지와 지하수 등에 호흡기 질환 및 심장 장애와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조갑영은 과연 장태준과의 약속대로 국정조사를 열어줄까. 또한, 전세가 뒤집힌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김갑수까지 잡을 수 있을까. 위기를 또다시 기회로 바꾼 장태준의 지략이 앞으로의 전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더욱 궁금해지는 엔딩이었다. ‘보좌관2’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보좌관2’ 이정재, 의원직 상실 위기 “김갑수의 늪” 빠져나올 전략은?

    ‘보좌관2’ 이정재, 의원직 상실 위기 “김갑수의 늪” 빠져나올 전략은?

    ‘보좌관2’ 이정재가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던 이정재, 그가 오늘(19일) 밤 꺼낼 전략은 무엇일까. 지난 18일 방영된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 이하 보좌관2) 3회에서 장태준(이정재)은 송희섭(김갑수)에 의해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그의 아버지 장춘배(김응수)가 보궐선거 기간 중 청탁성 금품을 제공 받았다는 혐의였다. 동네잔치를 하던 장춘배가 동네 주민에게 뒷돈을 받는 모습을 오원식(정웅인)이 목격했고, 송희섭은 이를 이용해 늪을 만들었다. 장태준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이 가운데 본방송을 앞두고 ‘보좌관2’ 측은 검찰 조사실에서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장태준과 최경철(정만식)의 스틸컷을 공개했다. 장태준이 검찰에 소환됐음이 짐작되는 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최경철과 눈빛을 주고 받는 장태준, 이 두 남자 사이에선 숨 막히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더불어 장태준을 바라보는 최경철의 미소는 과연 그가 쥔 카드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폭발시키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장태준은 회계직원의 증언을 통해 이성민(정진영) 의원 불법 선거자금 연루 의혹을 벗었다. 그러나 그가 회계직원에게 미리 손을 썼다고 생각한 최경철은 “어디까지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제가 지검장으로 있는 한 의원님 국회에서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라며 장태준을 향해 더욱 집요하게 칼날을 겨누겠다고 예고했다. 그렇다면 장태준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수사 역시 철저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전 공개된 예고 영상(https://tv.naver.com/v/11009249)에선 장춘배까지 소환됐지만, 그는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평소에도 장태준의 골머리를 썩이던 그가 과연 어떤 일을 벌였는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좌관2’ 제작진은 “송희섭의 일격에 장태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그의 아버지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아 장태준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게 될지, 장태준은 이 위기를 어떤 전략으로 넘어설지 본방송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보좌관2’ 제4회, 오늘(19일)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6회] 법원장의 재판장 인사평가 배경 법정에서 밝혀질까…김문석 사법연수원장 증인 채택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6회] 법원장의 재판장 인사평가 배경 법정에서 밝혀질까…김문석 사법연수원장 증인 채택

    법원장이 일선 재판부의 부장판사에게 한 근무평정을 법정에서 밝힐 수 있을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검찰이 신청한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에 대한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한 부장판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기게 된 경위를 설명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에 따라 재판부는 김 원장을 다음달 6일 법정에 나오도록 할 예정이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5회 재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의 김문석에 대한 증인신청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증인신문을 할 때 판사 근무평정표는 증인에게만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제발 방청객에는 드러나지 않도록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공소장에도 등장하지 않는 김 원장이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데는 지난 6일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증인신문 과정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2015년 김 원장은 서울행정법원장을, 조 부장판사는 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각각 지냈다. 조 부장판사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각하 판결을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법원행정처 검토 보고서를 재판부에 전달해 달라는 요청을 듣고 나중에 해당 사건을 맡은 재판장에게 구두로 취지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보다 대법원이 사법기관으로서 우위에 있다는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몰두하던 법원행정처의 입장을 법리 설명으로 포장해 일선 재판부에 전달된 것이다. 조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설명하기 전에는 김 원장에게 통진당 사건에 대한 행정처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통진당 소송 각하한 재판장에 부정적 평정…검찰 “당시 법원장 증인신문해야” 그러나 몇 달 뒤 재판부는 행정처가 가장 원하지 않았던 각하 결정을 했다. 헌재가 헌법적 가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심리한 뒤 통진당 해산 및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만큼 법원이 이를 다시 심리하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결정을 한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의 반정우 부장판사의 그해 근무평정에는 공교롭게도 이런 부정적인 평가가 담겼다. ‘일부 사건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여러 객관적인 사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채 주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이는 경우가 있음’, ‘논리적 모순이나 입증책임에 반하는 판시도 보임’. 검찰은 반 부장판사가 행정처의 입장대로 판결을 내리지 않아 이런 평가가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가 “근무평정의 초안을 작성하긴 했지만 저 문구는 쓰지 않았다”며 부인하자 당시 법원장이던 김 원장을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 원장에 대한 증인신청이 받아들여지기까지는 꽤 많은 공방이 오갔다. 재판부도 처음에는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변호인은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반대했다. 이날 재판이 시작된 뒤 검찰은 김 원장을 증인으로 불러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행정법원 수석 조한창은 이규진으로부터 법원행정처 입장 등을 전달받은 뒤 김문석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조한창은 각하라는 것은 법리 문제가 있다며 재판에 개입했는데 행정법원은 소 각하 판결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규진은 ‘행정법원(재판부)에 전달한 것이 맞느냐’는 박병대(당시 법원행정처장)의 질책을 조한창에게 전달했고, 이규진은 구체적인 항소심 재판 계획이 담긴 통진당 소송 결과 보고서를 박병대·양승태에 보고했습니다. 양승태·박병대는 헌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례로 법관 평가에 반영한 교육을 마련하도록 지시했고 이규진 등은 법원행정처 차원에서 소 각하 판결을 한 재판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행정법원 행정13부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을 일삼던 중 반정우는 통진당 소송과 관련해서 배석판사에게 ‘서 판사 말을 들을 걸 그랬나’라며 심경을 토로했고 위로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문석은 연말 회식에서 주심 판사에게 ‘왜 그랬나, 반 부장이 시킨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김문석은…” 그 때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말을 끊었다. “동의되지 않은 진술들을 인용하면서 말한 것은 불필요하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 8일 재판에서 재판장이 “간접증인을 부르기 위해서는 김 원장이 평정표 기재를 했고 피고인들의 지시 때문이라는 사정을 추론할 수 있을 정도로 소명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을 들어 “소명을 위한 것”이라고 변호인의 이의에 반박했다. 그러자 이번엔 재판부가 “그런 단계에서 증거로 동의되지 않은 내용까지 말한 건 더욱 부적절하다”면서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것도 증거능력이 엄격해야 하는데 증거조사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아직 증거로 조사할 수 없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계속 인용하면 더욱 부적절하다. 증거조사 필요성이 있는 이유를 진술하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설명을 이어갔다. “김문석은 행정법원의 특정 사건을 언급하며 인사평가를 했고, 그 사건은 해당 재판부가 처리한 사건에 해당한다”면서 “2015년 당시 행정13부에서 법원장이 관심을 갖는 주요 사건은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이 유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의 반 부장판사에 대한 부정평가가 소 각하에 대한 행정처의 실망과 직접적인 요구에 따라 기재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소사실과 범행 배경, 공모관계를 인정할 주요 간접사실에 해당하고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다툼이 있는 경우 검사와 피고인에게 기회를 동일하게 제공돼야 한다”면서 “검사의 일방적 증거 설명에 의해 예단을 형성하지 않고 동일한 기회로 변호인에게 반박 기회를 주는 것이 형사소송법인데 오히려 검사의 증거설명을 (변호인이) 부정했다는 형식적인 이유로 증거설명을 무의미하게 하고,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호인들 “법정에서 수사하겠다는 건가” 반발…재판부는 채택 그러나 변호인들은 반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이 아닌 내용인데 법정에서 수사를 허용하는 것과 다름 없어 (증인신청이)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나 피고인이 동일해야 한다고 하는데 헌법상 피고인과 변호인, 검사와의 힘의 균형이 없기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여러 권리가 변호인과 피고인에게 있지만 우리가 압수수색을 할 수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도 반박했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부정적 평정을 기재한 사실에 대해 법정에서 입증하겠다는 것은 별도의 공소사실을 논하겠다는 것”이라고 했고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부정적 평정이 통진당 소송에 대한 행정처의 의견에 따라 기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가능성을 갖고 불러댈 거면 재판을 어떻게 하겠나”라며 “법관에 대한 평정은 개인에게도 공개가 어렵고 다 공개해서도 안 되는데 평정한 불러서 왜 그랬냐고 따져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반문했다. 몇 차례 더 공방을 이어간 뒤 재판부는 3분간 휴정했고, 다시 진행된 재판에서 김 원장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평정표를 증인에게만 제시하고 방청석에 드러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김 원장이 실제로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지난 8일 증인을 신청하면서 검찰은 “김 원장을 검찰 조사에 불렀으나 ‘재판하는 법관이 어떻게 나가느냐’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불법자금 수수’ 엄용수 징역 1년 6개월 확정…의원직 상실

    ‘불법자금 수수’ 엄용수 징역 1년 6개월 확정…의원직 상실

    20대 총선 당시 거액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엄용수(53·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자유한국당 의원이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그는 의원직을 상실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가 된다. 엄 의원은 자신의 지역 보좌관과 공모해 총선을 앞둔 2016년 4월 초 함안 선거사무소 책임자이던 기업인 안 모씨로부터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안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검찰의 증거에도 부합한다며 엄 의원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런 판단을 유지했다. 엄 의원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가 정당 후원 제도를 허용하도록 한 2015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한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은 정당이 후원금을 수수한 행위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엄 의원은 2심까지 법정 구속을 면했지만, 이날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조만간 형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재판에 나오는 전·현직 법관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이 가담한 행위들이 재판 개입 의혹의 단초가 됐다는 지적에 부적절했다고 말한다. 일선 법원 재판부에 특정 사건에 대한 내용을 파악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하거나 법원행정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일을 지시받았을 때에도 당황스럽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시를 거부하거나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다. 대부분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이 상급자들의 지시를 받은 경우였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사법행정조직의 분위기 또는 평가가 직설적인 상급자의 업무 성향 등이 거부할 수 없던 이유로 주로 거론됐다. 그런데 상급자가 아닌 동기 법관의, 지시 아닌 제안이라고 해서 거부나 무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 고위 법관이 법정에서 말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평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얘기다. 2015년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였던 조 부장판사는 그해 5월 26일 이규진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서울 강남의 한 일식당에서 초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였고 서울고등법원에서도 함께 근무해 가까웠다. 조 부장판사는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는 이 전 상임위원의 전화에 편한 마음으로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이 서류봉투를 건네면서 조 부장판사의 마음이 불편해졌다.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서류봉투 안에 담긴 이 문건은 그해 1월 7일자 김종복 전 사법정책심의관 등 법원행정처 통진당 태스크포스(TF)에서 작성한 ‘통진당 행정소송 검토’ 보고서에서 법원 이미지(CI)와 작성자를 빼고 ‘법원행정처가 수립한 판단 방법’을 추가한 문건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통진당에 대한 해산결정을 한 뒤 통진당 국회의원들이 의원직 지위 확인을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낸 것에 대한 판단 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소송 경위부터 사건의 구조, 행정소송에 대한 학계 입장 등과 함께 법원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이 돼있고 각 예상 주문별로 시나리오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맛있는 점심 먹자”던 이규진, 스시집에서 내민 서류봉투엔 ‘판결 방향’ 정리된 문건 이 전 상임위원은 봉투에서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문건을 꺼내 본 조 부장판사에게 “통진당 사건에 대해 검토한 내용이니 잘 읽어봐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건에는 사건 처리의 방향이 담겼다. “헌재와 관련 있는 사건이니 각하하는 건 곤란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이 전 상임위원이 말했는지 검찰이 물었지만 조 부장판사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했다. “그냥 전반적으로 ‘법률 규정이 없다’며 국회의원 지위와 정당해산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했다”면서 “제가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정당해산과 그 소속 지역구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의 지위 상실과 관련된 명문 규정이 없어서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문건을 재판부에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조 부장판사는 진술했다. 조 부장판사는 순간 “이걸 어떻게 재판부에 주느냐”고 반발했다고 했다. “그런, 재판부 관련된 부탁을 받아본 적도 경험이 없어 거부감이 있었고 문서 자체가 각하, 기각, 인용 등 (상황별로) 이유와 근거들이 나열돼 있는 것을 보고 그 자체가 판결문에 작성되는 거라서 재판부에 직접 준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조 부장판사가 난색을 표하자 이 전 상임위원은 “잘 읽어보시고 재판부에 법리를 전달해주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직접 (법리 등 문건의 내용을 재판부에 전달해달라는) 말을 한 것은 아닌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런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조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법리를 전달해 달라던 이 전 상임위원의 이야기를 행정처 차원의 입장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특별히 개인적으로 관심 가질 만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냥 직접 하지, 왜 나한테 (부탁)할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문건을 받은 것 자체가 찝찜해서” 이 전 상임위원에게 받은 문건은 파쇄를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는 결국엔 법원장과 해당 재판부에 문건 속 내용들을 전달했다. 당시 김문석 서울행정법원장에게 통진당 행정소송 관련 이야기를 했는데 “보고를 드린 건지, 다른 말씀을 드리면서 드렸을 수도 있고 정확하지는 않다”고 그는 설명했지만 어쨌든 사건 이야기를 법원장에게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해 7월쯤엔 통진당 행정소송을 맡은 행정13부 재판장인 반정우 부장판사에게 “각하로 결론내는 것은 법리적인 문제가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보라”는 취지의 뜻을 전했다. 단 둘이 있을 때는 아니고 부장판사들 서너명과 회식을 하게 된 자리에서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다 중요사건이 거론되자 ‘마침 기회가 됐다’며 반 부장판사에게 통진당 행정소송 관련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반 부장판사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기만 했다고 한다. ●찜찜하지만 거절하지 못한 이유… “그런 일도 못하냐는 평판 문제 때문” “(재판부의 법리를 전달해 달라는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검찰이 묻자 조 부장판사는 “허허” 웃었다. 그리곤 말을 이어갔다. “제가 검찰 조사에서도 말했듯… 평판의 문제로 그랬습니다. 업무를, 그런 업무도 못하느냐(는 소리를 들을까봐)…. 제가 두루두루 잘, 이렇게 좋은 소리를 듣는 성격이라서 그런 취지에서 이걸 만약에 제대로 안 하면 좋지 않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 뒤로 검찰과 조 부장판사의 문답이 이어졌다.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건, 누가 그렇다는 겁니까” (검사) “이 전 상임위원도 그럴 수 있고…” (조 부장판사)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이 사실상 대법원의 요청으로 이해됐고, 행정처에서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까?” (검사) “전체적으로 보면 취지는 맞는데, 법원행정처 처장, 차장 이렇게 특정한 건 아니고 행정처 내에서 그렇게(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정도였습니다.”(조 부장판사) “증인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문건을 받은 뒤 재판부에 전달해야 하는지 고민했고 심리적 부담을 느꼈습니까?” (검사) “통상적으로 그런 걸 해본 적도 없고 저도 재판을 30년 가까이 하며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 부분은 생소한 경험이어서 좀 주저한 건 있었습니다.”(조 부장판사)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이 안 되면 질책받을 것을 걱정한 겁니까?” (검사) “질책이야 뭐 하겠습니까.” (조 부장판사) “증인은 당시 통진당 행정소송의 구체적 주문에 대한 결론이 적힌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게 부적절한 재판개입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전달을 안 한 것입니까?” (검사) “재판개입인지 여부는 제가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고요. 그걸 전달하거나 받아온 적은 없었기 때문에…“ (조 부장판사) “부적절하다는 인식은 했습니까?” (검사) “네. 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조 부장판사) “그렇지만 (이 전 상임위원의 요청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서 문건 내용을 구두로 재판부에 전달한 사실은 있습니까?” (검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한 건 아니고 대략적 내용은 말했습니다.” (조 부장판사) 결국 문건을 직접 건네지는 않았지만 문건 속 핵심 내용은 반 부장판사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고민을 하던 끝에 부장판사들과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중요사건이 거론되자 말을 꺼냈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반 부장판사. 조 부장판사는 그의 표정을 비롯한 반응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재판부에 전했다”는 취지로 다시 전달을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떨떠름하더라, 시큰둥하더라”라는 취지의 피드백도 덧붙였다고 한다. 그해 11월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는 통진당 국회의원들의 행정소송에 대해 “헌재의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 결정은 헌재가 정당의 해산심판을 관장하는 범위에서 민주주의라는 헌법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통진당 해산이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직접 적용해 이끌어낸 결론에 해당하므로, 법원이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을 침해한다”면서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을 했다. 헌재와의 위상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던 행정처가 원하던 방향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각하 판결 소식을 들은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이 전 상임위원에게 “행정처 입장이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된 게 맞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고 지적했다. 반 부장판사의 그해 근무평정에는 이런 기록이 남겨졌다. ‘일부 사건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객관적인 여러 사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채 주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이는 경우가 있음’, ‘논리적 모순이나 입증책임에 반하는 판시도 보임’. 조 부장판사는 수석부장판사인 자신이 근무평정표의 초안을 작성했다면서도 이러한 표현들을 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종헌 전화받고 ‘서기호 재판’ 사건번호 검색하며 재판부에 연락 조 부장판사는 그해 서기호 전 의원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는 박 전 대법관의 공소사실에도 연루됐다.서 전 의원은 서울북부지법 판사로 근무하다 2012년 2월 판사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뒤 그해 7월 통진당 비례대표를 승계해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 서 전 의원은 그해 8월 28일 서울행정법원에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연임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 취소소송’을 냈다. 검찰은 소송이 접수된 때부터 행정처에서 조직적으로 소송 진행상황을 관리하거나 서 전 의원이 법사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알리는 등 재판이 법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파악했다. 2012년 12월 18일 첫 변론기일이 열린 뒤 계속 추정(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하고 기일진행을 보류하는 것)되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은 정다주 당시 기획조정심의관에게 서 전 의원의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의원은 2014년 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재판부를 상대로 세 차례 자신의 근무평정 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내려줄 것을 신청했다. 2015년 1월 15일 재판부가 서술식 근무평정 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기각하자 서 전 의원은 1월 27일 항고했고, 다시 3월 6일 항고가 기각되자 3월 17일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몇 차례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변경됐다를 반복하다 그해 1월 22일로 예정됐던 재판은 문서제출명령 신청 문제로 또 추정됐다. 그리고 그해 5월 22일 대법원 역시 서 전 의원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2015년 3월 27일,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였던 조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을 통해 서 전 의원의 사건을 검색했다. 오후 3시 19분부터 51분까지 6차례를 검색했다. 그 직전인 오후 3시 14분에는 임 전 차장이 서 전 의원의 사건을 검색했다. 임 전 차장이 사건검색을 한 뒤 1월 22일 재판이 추정된 내용 등을 확인하고 조 부장판사에게 연락한 것이다. 임 전 차장이 사건번호를 불러주면서 “이런 사건이 있는데, 추정돼 있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좀 알아봐달라”는 취지의 통화였다고 조 부장판사는 설명했다. 전화를 받은 조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불러준 사건번호를 다시 검색했고, 재판부와 재판장을 확인했다. 조 부장판사는 곧바로 당시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 재판장인 박연욱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부장판사의 전화를 받은 박 부장판사는 오후 5시 24분, 25분, 28분 각각 서 전 의원의 사건을 코트넷으로 검색했다. 다만 조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요청이 재판부에 직접 연락해서 확인해보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이 지시한 이유를)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추정된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생각해보면 문서제출명령 신청 항고 때문에 추정돼 있는 것 말고 다른 사유가 있는지 그걸 알고 싶은 게 아닌가 추측했다”고만 말했다. 재판부에 직접 물어보라는 지시로 이해하지는 않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런데도 박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건 조 부장판사는 직접 특별한 추정 사유가 있는지 물었다. 조 부장판사는 “제가 부담을 주려고 했다는 생각은 없었고 단순히, 이게 국회의원 사건이고 장기미제 사건이기 때문에 관리를 해야해서 그런 차원에서만 말한 것”이라며 박 부장판사에게 부담이나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판사에게 들은 추정 사유도 재항고 때문인 것 같다는 자신이 추측한 내용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종결하라고 종용 안 했다…공소장 내 진술과 달라 기분 나빠” 그로부터 두 달 뒤인 5월 29일 오전 9시 46분. 조 부장판사는 다시 서 전 의원 사건을 검색했다. 처음 검색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임 전 차장의 연락을 받은 뒤였고, 임 전 차장은 서 전 의원이 재항고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이 결국 대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 재판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임 전 차장 지시의) 의미를 잘 모르겠는데 진행이 가능한지, 진행할 수 있으면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기억했다. 그동안 재판이 열리지 못한 이유가 문서제출명령 신청 항고와 재항고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마무리됐으니 재판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이후 조 부장판사는 다시 박 부장판사에게 전화해 문서제출명령 재항고가 기각됐음을 알려주었고 박 부장판사는 “그런가요?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 부장판사의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조 부장판사에게 전했다. “박 부장판사가 검찰에서 진술할 때는 ‘재항고가 끝났다는 말을 조 부장판사에게 들었을 때 재항고가 끝난 사실만 알려주기 위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문서제출명령 신청이 기각됐으니까 원 사건을 종결시키라는 임 전 차장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 연락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게다가 조 부장판사가 박 부장판사와 통화하며 “행정처에서 물어보는데…”라고 말한 뒤 사건의 진행 관련 질문을 했기에 더욱 박 부장판사로서는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이해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조 부장판사는 “종결해 달라고 말한 적 없다”면서 “행정처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의 사건으로 장기미제사건이었으니 진행해야 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조 부장판사와 통화를 한 뒤인 그해 6월 1일 박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근무하던 서기보에게 서 전 의원의 변론기일을 7월 2일로 입력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사건을 조속히 종결하라는 취지의 증인의 연락을 받고 기일을 정한 것 아닌가” 물었지만 조 부장판사는 종결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부장판사는 같은 취지의 질문이 검찰과 변호인과의 신문에서 반복되자 목소리를 높였다. “공소장에는 제가 종결을 종용했고 결론도 피고 패소로 하라고 (박 부장판사에게) 말했다고 적혀있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이고 검찰에 묻고 싶다”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이 조사받을 때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통진당 소송 관련해서도 “검찰이 공소사실을 발표했을 때 제가 조사받을 때의 내용과 다르게 나와서, 제가 말하지 않은 내용이 어떻게 공소사실이 되는지 기분이 나쁘다면 나쁘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소사실에는 헌재의 위헌정당 해산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직위 상실에 대한 판단 권한이 헌재에 있다고 보는 것이 부적절하고, 사법부에 판단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행정처 입장을 반 부장판사에게 직접 전달해 반 부장판사의 재판의 독립을 침해했다고 적시됐는데 그런 입장을 전달하지는 않았다는 게 조 부장판사의 주장이다. 조 부장판사는 자신이 조사를 받을 때 조서를 함께 열람한 검사가 법정에 나왔는지도 물으면서 “(진술)내용은 ‘각하 등 법리적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조서에 ‘등’이 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1회] “도대체 어떤 일에 엮인 건지”… ‘통진당 재산 가압류’ 검토 문건의 배경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1회] “도대체 어떤 일에 엮인 건지”… ‘통진당 재산 가압류’ 검토 문건의 배경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판단하고 해산 결정을 했다. 당장 통진당 소송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여부가 쟁점이 됐고, 서울행정법원과 광주·전주지법에 의원직 지위확인을 청구하는 행정소송이 제기됐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행정소송을 맡은 일선 재판부에 소송과 관련된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한 것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가운데 대표적인 재판 개입 의혹으로 꼽히고 있다. 헌재의 결정으로 의원직만 잃은 것이 아니다. 정부는 정당 해산의 후속 조치로 통진당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통진당 중앙당 및 각 시·도당을 관할하는 법원에 통진당이 보유한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다.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인복 대법관이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0회 재판에서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사법지원실 심의관을 지낸 최우진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통진당 재산 가압류 신청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입장이 일선 법원에 전달된 과정을 설명했다. 가압류 신청사건이 접수된 뒤 통진당 각 시·도당에 당사자 적격이 있는지, 보전처분(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소송이 확정되거나 집행되기 전 법원이 하는 잠정적인 처분), 가압류와 가처분 중 어느 것이 가능하고 적정한지 등 여러 법률적 쟁점이 문제가 됐다. 이 사건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청와대가 법원의 의견을 받아보기로 하면서 당시 김종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에게 연락해 “통진당 잔여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가압류나 가처분 중 어느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검토자료를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과 임 전 차장이 사법지원실을 통해 검토자료를 만들고 일선 재판부에 전달하게 했다는 게 박 전 대법관의 공소사실이다. 2014년 12월 22일 최 부장판사는 대전지법 기획법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국에 통진당 재산 가압류 사건이 많은데 검토를 해보니 가압류 신청이 부적절하고 여러 쟁점이 있으니 행정처 차원에서 검토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요청이 이어졌다. 전국 다수의 법원에 가압류 사건이 신청됐는데 각 법원별로 결론이 달라지면 혼선이 빚어질 수 있으니 행정처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쟁점을 검토해서 일종의 기준을 마련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당황해서 ‘조치’ 이야기하는데 무슨 조치인지 어려워 통화의 세부적 내용은 생각을 못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기억했다. 그는 “전화와서 말한 내용 자체가 당황스러워서 뭐를 해야할지 막막했고 말 그대로 무슨 조치를 해야하는지 생각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당 사건의 쟁점이 문제인 것 같고 해서 일단 행정처 차원에서 조치를 하기 보다는 연구회 등에서 개별적으로 쟁점을 올려서 토의하는 방법을 활용해 보면 어떻겠냐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헌재 통진당 해산 결정 후 잔여재산 환수 착수…일선 법원 “혼란” 그런데 같은 날 대전지법 천안지원의 판사에게서도 일선 재판부가 혼란스러워한다는 내용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최 부장판사는 “(대전지법의) 전화를 끊고 나니 각급 법원에서 재판에 혼란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 (행정처의 검토를) 요청한 건데 내가 그대로 묵살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면서 “사건이 뭔지 파악하기 위해 검색을 해 실제로 전국 법원에 가압류 사건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잔여재산에 대한) 보전 처분 사례가 없어서 고민을 한 시간 정도 한 걸로 기억한다. 그 때 천안지원의 다른 판사가 같은 취지의 건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법지원실 총괄심의관인 전지원 대전고법 부장판사에게 전국 법원에 통진당 재산 가압류 신청사건이 접수됐고 일선 법원에서 혼선을 겪고 있으니 행정처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전 부장판사는 “일단 사건 내용을 파악해보라”고 한 뒤 윤성원 당시 사법지원실장(전 인천지방법원장)에게 보고를 하러 자리를 떠났고 최 부장판사는 자신에게 연락을 한 대전지법과 천안지원 판사들에게 해당 사건의 검토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그날 저녁 무렵 최 부장판사는 전 부장판사에게 “부장판사 재판연구관들에게 사건 검토를 부탁했으니 쟁점을 보내주고, 부장들의 의견을 구한 뒤 각 쟁점 검토 내역을 일선 법원에 알려주는 게 어떻겠느냐”는 지시를 받았고, 다음날 부장 연구관들에게 의견을 받아 검토문건을 최종 정리했다. 부장판사인 재판연구관들이 검토한 내용은 통진당 예금 보전처분은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론이었고, 이는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통진당 예금계좌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사건에 관한 검토’ 보고서에 담겼다. ‘징수위탁은 유효한 집행방법이 될 수 없으므로 민사집행법에 따른 보전처분에 의할 수밖에 없고, 국고귀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시·도당이 당사자 능력과 적격을 모두 갖추었다고 보는 견해를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이며, 국가의 해산정당에 대한 권리는 특정물에 대한 권리라고 할 것이어서 그 보전처분은 가압류가 아닌 가처분이 되어야 할 것’. 그러나 검찰은 “이 사건의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되거나 논의된 전례가 없었고 참고할 수 있는 판결례 등도 없었으며, 각 쟁점과 관련, 예상되는 상반된 견해들도 각각 충분한 논리적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특정한 결론이 가장 적합하다는 식의 판단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행정처 보고양식 뺀 일반 문서 양식으로 “자연스럽게 공유된 것처럼” 최 부장판사가 일선 법원들에 보낸 보고서는 기존의 행정처 내부 보고서와는 양식이 달랐다. ‘대외비’ 등의 단어가 빠졌고 제목을 표기하는 방식 등이 달랐다. 또 전달 방식도 조금 독특해 보였다. 최 부장판사는 자신에게 요청을 한 대전지법과 천안지원 판사들에겐 직접 메일로 이 보고서를 전달했고, 나머지 법원에는 신청 사건을 맡은 단독 판사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가장 먼저 서울중앙지법에서 신청 사건을 맡고 있던 김모 부장판사에게 일선 법원의 신청 단독을 맡은 판사들에게 배포해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을 당했다. 이러한 전달 방식에 대해 최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판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공유되는 것으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최 부장판사는 보고서를 보내면서 “권위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식도, 전달 방식도 남달랐던 데 대해 최 부장판사는 “행정처 표시가 나는 보고서를 보낼 경우 행정처에서 검토한 걸로 오해가 될 수 있어서 (기존 양식을) 지우고 보냈다”고 말했다. “우리(행정처)가 검토한 게 아니고 쟁점도 대전이나 천안지원 판사들이 검토한 것을 정리하기만 했을 뿐”이기 때문에 행정처가 공식적으로 내려보낸 보고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행정처의 조치를 요청한 해당 판사들이 분석한 쟁점 정리를 토대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세 명의 결론 정리가 이뤄졌고 자신은 이 모든 내용을 취합해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행정처 공식입장이 담긴 문건은 아니고 판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내용이 되길 바랐다. “증인은 당시에 법원행정처가 일정한 방향으로 정리한 검토 자료를 일률적으로 배포하지 않았다면 1심 재판의 결론이 다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검찰의 이 물음을 시작으로 검찰과 최 부장판사 사이의 약간의 신경전이 법정에서 오갔다. 최 부장판사가 “그 부분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하자 검찰은 “검찰에서의 진술과 다르다”며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저 역시 통진당 잔여재산 1심 재판의 결론은 다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결정 내용의 법리 오류가 있을 때도 비난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부장판사는 “그 조서를 작성할 때 검사와 오래 이야기를 했고, 그렇게 단언하게 진술한 것은 아닌데 최종적으로 검사가 저렇게 말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취지로 말한 거였다”면서 “판사들이 어떻게 검토할지는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다양한 결론이 나왔을 때 어떤 비난을 받을지 우려는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몇몇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주 다양하게 결론이 나온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행정처 문건 일선 판사들에 배포한 판사… “그 상황에선 괜찮은 방안” 이어 검찰이 “증인은 당시 윤 실장이나 전 부장판사로부터 검토 자료를 일선 담당 판사들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거절하거나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는가?“ 물었다. 최 부장판사는 “네. 행정처 내 외부 전문지식이 있는 부장판사들로부터 검토 의견을 받아서 결과를 취합해 담당 판사들에게 전달해주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생각할 수 있었던 막연한 생각으로는 행정처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 중에선 그 상황에서는 가장 괜찮을 수 있겠다, 문제가 안 되겠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문건을 검토해서 배포하는 게 가장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했다는 건가?” (검사) “가장 적절했다는 취지가 아니고 당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중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최 부장판사) “검토 자료 작성 및 배포 지시에 대해 재판에 공정성과 독립을 침해할 수 있어 부적절한 지시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 (검사)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 안 했다.” (최 부장판사) “전혀 하지 않았나?” (검사) “네.” (최 부장판사)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과 다르다”며 검찰의 지적이 이어졌다. “조사 당시에도 (지시의) 부적절한 부분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진술을 해서 다시 물었다. ‘(앞선 조사에서) 윤 실장이나 전 부장판사로부터 자료를 담당 판사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부적절하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데 이유가 뭔가‘ 물으니 ‘일단 재판 기록을 특정한 방향으로 검토한 자료를 심의관인 제가 전달하는 것 자체가 아무리 재판을 지원한다는 순수한 의도를 설명해도 자료를 받는 판사들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거고 행정처가 부당하게 관여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전달 자체가 부적절하다. 제가 (그런 일을)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진술했다.” (검사) “저것도 마찬가지로 오랜시간 검사와 이야기를 하다가 처음에는 지금 (법정에서)한 것처럼 말했는데 검사가 ‘청와대가 개입됐다’고 말하고, 나는 전체 상황은 모르는 가운데 어쨌든 검사가 ‘재판에서 문제되는 쟁점에 대해 행정처 문건을 주는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추궁을 이어갔고 그에 대해 반박했지만 검사가 보는 입장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니까, 최종적으로는 저렇게 조서에 정리되는 것을 확인하고 날인했다.” (최 부장판사) “부담스럽다는 진술을 한 적이 있나, 없나.” (검사) “그 멘트는 검사가 한 멘트이고 내가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부담스럽다고 내가 이야기했더라도 그 상황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거지, 지시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은 아니었다.” (최 부장판사) 최 부장판사는 자신이 쓴 보고서가 청와대로 전달된다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도 강조했다. 지시를 받을 때는 물론이고 자신이 일선 판사들에게 보고서를 배포할 때에도 청와대로 건네질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가 작성되는 무렵, 전 부장판사는 선관위를 통해 ‘채권 가압류 신청 제기 상황’ 자료를 받아 최 부장판사에게 건넸다. 가압류·가처분과 같은 신청 사건은 밀행성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법원의 규정 때문에 어떤 재판부의 누구 판사가 맡는지 행정처에서는 파악할 수 없도록 돼있기 때문이었다. 이 자료는 윤 전 실장이 선관위원장인 이 전 대법관에게 문의해 확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신청 사건 당사자인 선관위에 자료 요청…재판부 ”이상하지 않았나?“ 증인신문이 끝날 무렵 좌배석 판사가 최 부장판사에게 “윤 전 실장이 이 전 대법관을 찾아가 사건 전체 현황과 내부검토 자료를 요청하면서 사법지원실에서 검토가 완료되면 보고하겠다고 한 것을 증인은 자세하게는 몰랐다고 했는데 눈치는 챘던 건가?” 물었다. 최 부장판사는 “그 무렵 전 부장판사가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니까’라며 변경된 내용을 보고서에 반영해서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처장님이나 차장님께 보고하거나 아니면 선관위에 보고될 수 있겠다고는 생각했다”고 답했다. 다만 최 부장판사는 “그러나 이 전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관위가 신청사건의 당사자인데 보고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최 부장판사는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해서… 최근에는 규칙이 개정돼서 안 되지만 (이전에는) 가처분 신청할 때 직접 당사자와 연락해서…(할 수 있어서) 그런 식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당시 문제의식을 갖진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가장 마지막 질문을 보탰다.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분위기가 어땠는가?” 앞선 증인신문 과정에서 최 부장판사가 검찰에서의 진술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설명한 부분을 꼬집은 것이다. 최 부장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추궁이라면 추궁이고요. 일단은 처음에 소환됐을 때 이 건 관련이라고 들었고 이 건이 외부에 행정처 문건으로 알려지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정처에서 가장 고민하면서 처리했던 문제입니다. 다만 (행정처 문건을 일선 재판부에 보낸 것의) 범죄성립 여부 관련해서 간단하게 이 사건은 제가 경험한 것은 크게 문제 없이 받아들여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길래 제 얘기를 들어봐달라고 하면서 기억나는 이야길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무나 조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스탠드 잘 잡으라’(※최 부장판사는 이 말을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이어진 고 전 대법관 변호인의 질문에 설명했다) 하고 청와대 얘길 했습니다. 그 때는 (청와대 얘기는) 거기서 처음 듣는 거라 제가 어떤 일에 끼어서 한 건지 가늠이 안 가고 위축되는 게 없지 않았습니다. 물론 검사님은 그 외 부분에서는 친절하게 했지만 그런 과정에서 의견을 물을 때는 저도 초반에 적극적으로 했는데 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일정도 있고 서울에서 잘 곳도 없어서 가급적 빨리 끝내는 것으로 조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해서 했고 완전히 제가 얘기한 것과 다른 취지의 기재된 것만 수정했고 다 반영했습니다.” 자신이 취합해서 정리한 보고서가 과연 어디까지 전달됐는지, 대체 자신이 어떤 사건에 엮였는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그는 강조하며 증언을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보좌진 급여 반납’ 황영철 의원직 상실

    ‘보좌진 급여 반납’ 황영철 의원직 상실

    보좌진 월급을 돌려받아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선 황영철(54)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실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31일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치자금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돼 내년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황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자신의 보좌관, 비서관 등의 월급을 일부 반납받아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로 쓰는 등 2억 8000여만원의 정치자금을 부정수수한 것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6년 5월부터 1년간 16차례에 걸쳐 경조사 명목으로 290여만원을 지역구 군민에게 기부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체계적 방법으로 정치자금를 불법수수했고 조직적으로 자금을 써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정한 선거를 실현하려는 관련법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약 2억 8799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 일부 혐의를 무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추징금도 약 2억 3909만원으로 낮아졌다.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의원직 상실한 황영철 “재판부 판결 존중…정치인생 막 내려”

    의원직 상실한 황영철 “재판부 판결 존중…정치인생 막 내려”

    정치자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대법원이 31일 확정했다. 이 확정 판결로 황영철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영철 의원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선거 관련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가 확정되면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가 된다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조항에 따라 황영철 의원은 이날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황영철 의원은 2008년~2016년 자신의 보좌진 등의 월급을 일부 반납받아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는 등 2억 3000여만원의 정치자금을 부정 수수했다(정치자금법 위반). 또 경조사 명목으로 약 290만원을 기부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황영철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만원 및 추징금 2억 8700여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픽인이 계좌 형성과 이용에 장기간 관여했고 그 이익을 누린 주체로서 이 사건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지난 2월 황영철 의원의 범죄사실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 및 추징금 2억 3900여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피고인이 초선인 18대 국회 임기를 시작한 때부터 8년 간 계속됐고 부정 수수액이 2억 3900여만원의 거액에 달한다”면서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고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부정축재의 목적으로 정치자금의 부정 수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다른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류를 밝혔다. 황영철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자유한국당의 국회 의석 수는 110석에서 109석으로 줄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정론관에서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 저는 법을 어겼고, 이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받았다”면서 “지난 1990년 겨울에 졸업고사 마치고 고향으로 가서 시작된 제 정치인생 30년이 이제 막을 내린다. 그동안 저에게 주셨던 많은 사랑들, 고마움을 기억하면서 이걸 갚기 위한 노력 또한 계속 해야 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속보] ‘정치자금법 위반’ 황영철 의원직 상실형 확정

    [속보] ‘정치자금법 위반’ 황영철 의원직 상실형 확정

    보좌진 월급을 빼돌려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54·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이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향후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돼 내년에 있을 21대 총선에도 출마하지 못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1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영철 의원 상고심에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위반죄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나머지 정치자금법 위반죄에 벌금 500만원, 추징금 2억 3909만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황영철 의원은 초선으로 18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보좌진 등의 급여를 일부 반납받아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로 쓰는 등 2억 8799만여원의 정치자금을 부정수수한 것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5월부터 1년간 16회에 걸쳐 경조사 명목으로 총 293만원을 지역구 군민에게 기부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정치자금법은 이 법 45조를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곧바로 상실하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월호 보도 개입’ 이정현 2심 벌금형… 의원직 유지

    ‘세월호 보도 개입’ 이정현 2심 벌금형… 의원직 유지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이정현 의원이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받았다. 이 의원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었다. 형량이 줄면서 의원직 상실 위기를 일단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부장 김병수)는 28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죄라고 판단하면서도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 의원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의원의 행위는 방송편성 간섭에 해당하고 청와대 홍보수석이라 해도 방송법을 위반하는 것을 정당한 직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면서도 “해당 지위에서 이러한 행위가 관행처럼 이뤄져 가벌성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 21일 KBS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와 해경의 대처를 비판하는 보도를 이어 가자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간다”, “10일 후에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하라”고 항의해 편집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에서는 이 의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관행이란 이름으로 국가 권력이 언론에 관여하는 행위가 계속되는 것은 시스템의 낙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이 의원은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거나 선거법 위반 외 범죄를 저질러 금고형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 당선이 무효가 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벌금 1000만원…징역형 집유서 감형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벌금 1000만원…징역형 집유서 감형

    대법 확정시 방송법 위반 처벌 첫 사례李 “오보에 항의…정당한 직무집행”2심 “방송 영향 중대…독립 엄격히 보장”2014년 4월 16일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정현(61·무소속) 의원이 2심에서는 벌금형으로 감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김병수 부장판사)는 28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이 의원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해경이 구조 작업에 전념하도록 하거나, 사실과 다른 보도를 시정하기 위해 범행에 이른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또 “청와대 홍보수석 지위에서 이런 행위가 종전부터 관행으로 이어져 가벌성(처벌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국회의원은 형사사건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통상 선거법에서는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지만 형사사건은 선거법과는 다르다.이 의원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 방송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주요 뉴스로 다루자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간다”, “10일 후에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하라” 등 편집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을 위해 제정된 방송법 제4조와 제105조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 의원은 당시 자신의 행동을 두고 “친분이 있는 사이에 오보에 대해 항의한 것이고, 홍보수석의 정당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과 김시곤 국장의 지위와 둘 사이의 관계, 대화 내용 등을 보면 단순한 항의나 오보를 지적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향후 해경을 비난하는 보도를 당분간 자제해달라거나 보도 내용을 교체·수정해달라고 방송 편성에 간섭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또 “청와대 홍보수석이라고 해도 방송법에 금지된 행위를 하는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항소심에서 방송법이 금지한 ‘간섭’ 개념이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고, 다른 언론기관과의 평등 원칙에 반해 위헌적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재판부는 “간섭이란 굳이 정의하지 않아도 그 의미와 방송법의 체계에 비춰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용어”라면서 “죄형 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는 방송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다른 언론매체에 비해 방송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해 그 자유와 독립을 엄격해 보장해야 하고, 방송 보도에 대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비평하거나 정정보도를 요청할 절차적 수단이 마련돼 있다”면서 “이런 점에 비춰보면 방송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다만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1심의 형이 다소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 판단을 유지한 채 벌금형으로 형량을 낮춰줬다. 이 의원은 선고를 받은 뒤 유죄 판단이 유지된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9회] “유치하고 말 안 되는 것도 모두 담아”···심의관들에게 보고서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9회] “유치하고 말 안 되는 것도 모두 담아”···심의관들에게 보고서란

    ‘통합진보당 TF’ 작성 보고서에 “통진당 행정소송 각하는 부적절”‘민변 우군화’ 문구에 前심의관 “조금 오버했지만 정보 전달한 것”변협 압박 검토 보고서엔 “행태가 도 넘어서” 임종헌 표현 그대로강제징용 재상고심 외교부 의견 반영 위해 새 제도 신속 도입 정황 “구체적인 소송에 대해 유불리를 전제하며 법원의 판단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사법행정을 검토하는 한계를 넘고 재판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질책하지는 않았습니까”, “검토하는 자체가 사법행정의 한계를 넘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고 사법행정의 본질을 망각한다는 질책을 받을 것이라는 염려를 하지 못했습니까”. 여러 차례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반복하던 검찰이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사법행정에 대해 검사와 인식이 다른 것 같은데, 증인에게는 당시 문제의식이 없었다고 보면 됩니까?”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8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종복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은 그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 줄곧 논란이 되고 있는 심의관(판사)들의 각종 보고서를 과연 어떻게 봐야 하는지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했다. 지난 16일 증인으로 나온 문성호 판사의 전임자로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행정처에서 일한 그는 이후 광주지법 목포지원 부장판사를 지낸 뒤 올해 초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의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징계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하고 정의당 등이 추진한 탄핵법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 진행 과정에서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기 위해 행정처가 추진한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와 관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를 받아 ‘강제징용 사건 외교부 의견 반영 방안 검토(2014년 12월 13일자)’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또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 이후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 등이 예상되자 행정처가 꾸린 ‘통진당 행정소송 태스크포스(TF)’에서 간사를 맡으며 관련 재판의 방향을 전망하거나 진행상황을 검토하는 내용의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이 담긴 보고서도 썼다. 검찰은 김 전 부장판사가 쓴 각종 문건들에 등장하는 여러 표현이나 문구들이 일선 법원의 재판에 개입한 정황으로 보이거나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그러나 김 전 부장판사는 시종일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인으로 법정에 나오고 있는, 심의관을 지낸 여러 전·현직 판사들이 자신들의 보고서를 ‘과소평가’하며 아이디어를 담은 것 뿐이라고 한 것은 공통적인 모습이지만 김 전 부장판사는 더욱 적극적으로 보고서의 의미를 줄이고 또 줄였다. ●‘통합진보당 TF’ 작성 보고서에 “통진당 행정소송 각하는 부적절” 2014년 12월 19일 헌재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하자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비례대표 지방의원 등이 의원직 상실과 퇴직 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행정처에서는 12월 말쯤 ‘통진당 행정소송 대응 TF’가 꾸려졌는데, 검찰은 이와 관련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을 통해 “헌재 결정에 대해 법원이 사법심사를 함으로써 대외적으로 대법원의 최고 법원성을 선언함과 동시에 헌재에 대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통진당 해산 결정을 한 헌재가 대법원보다 청와대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대법원보다 우월한 지위를 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전 부장판사가 간사로 참여한 통진당 TF는 2014년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활동하며 10건의 보고서를 완성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2015년 1월 7일자 ‘통진당 행정소송 검토’ 보고서 등을 작성했는데 ‘현 상황이 법원에 미칠 영향은 유·불리가 공존하므로 위 소송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법률상 권한 없는 결정이므로 현행 헌법과 법률 해석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더 큼’이라는 문구와 함께 ‘각하는 부적절하고 기각이나 인용 결정을 하는 경우에도 위헌정당해산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 소속 의원의 직위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 권한이 헌재에 있다는 이유 구성은 부적절하며, 사법부에 위 사항에 대한 판단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이유 설시 필요’ 등의 ‘법원행정처가 수립한 판단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각 문구를 기재한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 “질문이 너무 길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TF에서 작성한 보고서들이 당시 TF를 꾸리는 데 승인한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만 언급했다.“이런 인식을 통진당 TF가 갖고 있었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김 전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인식을 갖는 것과 정보를 갖는 것 자체는 다르기 때문에 저런 상황들이 있다는 것을 쭉 나열하고 연구보고서로 만든 것이다. 꼭 저렇게 해야한다거나 어떻게 해야한다는 게 아니고 연구 기초보고서라는 측면이 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측면이 있는지를 양가적으로 제시해 놓아야 특정 상황에서 의사결정이나 질의답변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초 정보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렇게 행한다는 차원이 절대 아니었다.” 그러자 검찰은 “검토보고서에 기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인가?” 물었고 김 전 부장판사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재판에 활용하는 문건을 심의관이 작성한다는 게 맞나?”(검사), “재판에 활용한다는 게 아니다.” (김 전 부장판사) “검토하는 자체가 사법행정의 한계를 넘는다고 생각 안 했나?”(검사), “그 당시엔 아니었다.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뿐 저게 사법행정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 당시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인식으로 출발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김 전 부장판사) “증인은 통진당 행정소송을 헌재 압박하는 카드로 쓰는 것에 대해 (상급자였던) 이진만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으로부터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고 사법행정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는 질책을 받을 염려는 하지 않았나”(검사), “네.” (김 전 부장판사) ●‘민변을 우군화’ 문구에 前심의관 “조금 오버했지만 정보 전달한 것일 뿐” 특히 이 보고서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당시 행정소송을 낸 통진당 소속 의원들의 소송 대리를 맡은 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민변이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헌재에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소송에서 유리한 절차를 적용해 법원의 ‘우군’이 되도록 포섭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매우 부적절해 보이는데 이 전 상임위원이나 박 전 대법관으로부터 질책받을 염려는 없었나”라고 물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 오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은 있었을 건데, 그런(재판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취지는 절대 아니고 현재 상황이 그렇다는 거고 원고 측에 유리한 결과를 내린다 이건···”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민변을 우군화한다는 내용을 기재하면서 상부에 보고했을 때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우리가 기재할 내용이 아니라는 질책을 들을 것을 염려하지 않았는지 묻는 것”(검사), “저건 조금 오버했다고 생각했지만, 정보를 드리는 거라서···” (김 전 부장판사) “이 부분에 대해 질책받은 것이 있나?”(검사), “그런 거 없다. 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연구가 끝나기 때문에 질책을 받거나 그런 건 없다.”(김 전 부장판사) “이런 연구를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증인과 검사의 전제가 다른 것 같은데 질책을 받은 적은 없다는 건가?” 검찰이 재차 확인을 요구해도 김 전 부장판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각하는 부적절하다는 식으로 재판의 결론을 예측한 듯한 내용에 대해서도 김 전 부장판사는 “법원 입장에서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경우의 수를 각각의 유·불리에 따라 전부 망라한 것”이라며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극구 부인했다. 일선 재판부에 보고서의 내용이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다만 이처럼 특정 사건을 주제로 결론의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다룬 보고서는 자신의 기억 속에는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 외에 없다고 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재판부에 전달하려는 취지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상급자들에게) 우려를 표명했을 것”, “실제로 재판개입이 있었다면 (자신이 쓴 보고서가) 그 단초가 된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정에서 검찰이 이러한 내용의 진술조서를 소개하며 김 전 부장판사에게 “일선 재판부에 보고서가 전달된 게 일부 확인됐는데 지금은 어떤 생각인가?”고 묻자 김 전 부장판사는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2014년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게 된 과정과 내용도 이날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4년 8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법의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이 참석해 있는 그 자리에서 대한변협이 대법관 증원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공식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다. 대법원장이 참석한 행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당시 “(대한변협이) 약속을 어겼다, 있을 수 없을 일”이라며 매우 격앙됐다고 김 전 부장판사는 기억했다. 임 전 차장은 그날 곧바로 김 전 부장판사에게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김 전 부장판사도 그날 바로 보고서를 작성해 오후 9시 21분쯤 임 전 차장에게 메일로 보냈다. 문건에는 ‘대한변협 법률구조 예산지원(공탁지원금 5억원) 중단, 대한변협신문 광고 게재 중단, 대법원 각종 외부교류행사 시 대한변협 초청 중단, 대한변협 초청행사 전면 불참, 변호사 평가제도 전면도입 검토’ 등과 함께 당시 대한변협 회장이던 위철환 변호사 개인을 겨냥해 ‘사법부 주관 각종 행사에 대한변협 회장 초청 중단, 선거 당시 회장 공약사항에 대한 반대 또는 비협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 전 차장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모아보라”고 지시해 정말 모든 방안을 다 담은 것이라고 김 전 부장판사는 말했다.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보고서엔 “행태가 도를 넘어서” 임종헌 표현 그대로 사법정책지원심의관으로 대법원과 대한변협의 소통창구 역할도 했던 김 전 부장판사는 “(대한변협 간부들과) 사이가 좋았고 잘 지내보자고 그랬다. (보고서 내용이) 상당히 유치한 것도 있었고 사소한 것도 방안에 있었다”면서 “그런데 아이디어가 없어서 기조실이나 여기저기에 의견을 많이 물었던 것 같고 다만 모아두고 보니 너무 이상해서 그 보고서를 보면 알겠지만 굳이 그걸 시행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런 걸로 이익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지시가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부담스러웠다”면서도 “그냥 취지에 따라 다 모아봐라 했기 때문에 실제로 저걸 시행해서 사이가 나빠질지는 생각 못했다. 변호사 평가제도에 대해서는 곧바로 시행될 것처럼 말하길래 변호사나 재판장의 의견을 물어보고 반영돼야 한다고 하는 등 (임 전 차장에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거나 하면 대한변협과 소통을 해야하니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한다고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대한변협과 임원진의 일련의 행태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임’이라는 문구는 임 전 차장이 자주 사용하는 “도를 넘어섰다”는 표현이 그대로 들어간 것을 봐서 임 전 차장의 워딩을 그대로 적은 것이라고도 했다.행정처는 다음해 1월 대한변협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하창우 변호사가 후보 공약사항으로 대법관 증원 및 상고법원 도입 반대 의사를 밝히자 앞서 검토한 대한변협 압박방안을 비롯해 하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압박방안을 다시 검토했다. 보고서는 역시 김 전 부장판사가 작성했다. 대한변협과 직접 소통을 하는 입장에서 이런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어땠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김 전 부장판사는 “기억 안 난다”면서도 “불안한 것보다는 저는 잘 지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관계가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여러 아이디어를 다 모은 ‘기초 보고서’이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그해 12월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 과정에서 외교부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한 보고서도 작성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으로부터 대법원 규칙 개정업무를 지시받으면서 대법원에서 국가기관 등의 참고인 의견제도의 신설을 요청했다고 전달받았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참고인들도 재판부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검찰은 그해 11월 열린 이른바 ‘2차 소인수회의’ 직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외교부의 의견을 강제징용 사건 재판부에 전달해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대법원 규칙인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국가기관 등 참고인 의견제출 제도’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에 외교부 의견 반영 위해 ‘참고인 의견 제출제도’ 신속 도입 정황 김 전 부장판사는 2014년 12월 13일자 ‘강제징용 사건 외교부 의견 반영 방안 검토’ 보고서를 통해 민사소송법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 또는 소부에서 공개변론을 열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소송대리인을 통한 의견 제출, 재판부가 소송지휘권 행사의 방안으로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 요청, 외교부의 일방적인 의견제출 등의 방안들이 있다고 적으면서 각각 공개변론이 필요한데 ‘이미 대법원이 결론을 낸 사안에 대해 부담이 있을 수 있음(외부에 잘못된 사인을 제공할 우려)’이라고 기재했다. 이미 결론이 정해진 파기환송심 사건인데 공개변론을 연다는 것은 결론을 뒤집기 위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 참고인 의견서를 활용할 소송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또 한 전 실장으로부터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를 다음해 1월 대법관회의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빠른 시간에 제도를 마련해야 하다 보니 김 전 부장판사는 소송관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국회를 통해 민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원칙이지만 신속하게 도입하려면 법률 개정으로는 어렵고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으로 김 전 부장판사는 2015년 1월 2일자 ‘이해관계자 의견제출 제도 도입을 위한 대법원 규칙 일부 개정안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는 ‘법원의 요구 없이 국가기관 등이 일방적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규정을 둘 것인지’에 대해 ‘필요성 낮음’으로 검토한 뒤 ‘국가기관에만 한정할 것인지 일반 사인(私人)도 포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필요성 있음(국가기관에 한정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법원의 제도운용 폭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이라는 검토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실제로 개정된 민사소송규칙은 법원의 요구 없이 일방적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주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뿐이고 그 밖의 참고인은 법원의 요구가 있을 때만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됐다. 결국 강제징용 사건에 외교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서둘러 국가기관 등의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김 전 부장판사는 이러한 검토과정과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하지는 않았고, 박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박 전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했을 것이며 대법관회의에 올라가는 안건이니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법정에서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 헌재 견제 ‘비상적 대처’ 검토‘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진술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행정처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통진당 행정소송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는 것 알게 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 가운데 한 축에는 헌법재판소를 견제한 부분이 있다. 헌재는 사법부와는 독립된 기관이었지만 ‘양승태 사법부’는 법률에 대해 위헌심판을 할 수 있는 헌재가 대법원의 판단과 비슷한 역할을 하거나 특히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결정을 할 경우 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법원이 최고의 사법기관이 될 수 있도록 헌재를 견제하고 위상을 떨어뜨리자는 것이 당시 사법부의 중요 과제였다고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판사들은 말한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6차 공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문성호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문 판사는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받아 헌법과 헌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 여러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의혹으로 지난해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문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행정처가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계획하거나 실제 실행한 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014년 출범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에서 사법부의 권한과 관할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의견서가 채택된 상황이어서 행정처에서 고위 법관들은 헌재와 관련된 사안들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는 게 문 판사의 설명이다.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헌재 견제 위해 ‘비상적 대처’ 검토한 행정처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2015년 7월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헌재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여러 방안을 불러줬다고 한다. 석 달이 지나 완성된 문건에는 ‘헌재 재판소원 관련 민감한 현안이 다수 계류 중이고 상고법원 국회 심사 등 주요 국면에서 법원의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임’, ‘헌재 역량을 악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서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헌재 관련) 좋지 않은 소문 확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들이 담겼다. 대부분 이 전 상임위원이 불러준 방안들을 토대로 적은 방안들이었다고 문 판사가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한 번도 ‘톤 다운’(표현의 수위를 낮추라는) 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점점 (수정 지시에서 요구한 표현의) 강도가 세졌나”라고 검찰이 묻자 문 판사는 “그런 기억은 안 나고 저로서도 어떤 것이 비상적인지 잘 떠오르진 않고 여러 방안에 대해 구두로 말씀해 주셔서 제가 가져간 메모지에 적어왔고 9월 중하순 무렵쯤부터 (문건 작성에) 착수했을 땐 메모에 있는 내용을 주로 활용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만 말했다. 톤 다운 지시를 받지 않았는지, 수정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풀려지거나 양이 많아지지 않았는지 검찰이 거듭 묻자 “어느 부분을 누가 수정했는지 몰라도 ‘노골적 비하’ 이런 표현은 저로선 좀 생경하고 혼란스러웠다”고 답했다. 노골적인 표현들에 검찰은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했으면 작성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문 판사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문 판사는 “그 점에 대해선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그해 3월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지시에 따라 헌재 내부의 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웠다가 당시 헌재에 파견된 최모 부장판사가 헌재 내부 정보를 전달한 이후 직접 정보를 수집하진 않았다. 문 판사는 “사법정책심의관으로 부임한 초기였는데 이 전 상임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헌재 내부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나 걱정이 없었는가“라는 검찰 질문에 “완전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사실 나중에는 (최 부장판사를 통해) 보고서도 오고 평의 내용도 받고 해서 당시엔 그 정도까지는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문 판사는 “부연하자면 2015년 4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 전 상임위원이 업무방해 사건에 관한 헌재 보고서를 저에게 보내주셔서 헌재 내부 보고서를 어떻게 입수해서 보내시나 놀란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최 부장판사로부터 다른 자료까지 오게 돼 (헌재가) 보안이 매우 취약한 조직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는가 생각도 했지만, 제가 소극적으로… 나서서 저지하거나 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진 못했는데… 다만 마음의 부담은 있었고 지금도 후회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전 상임위원이 누구의 지시로 문 판사에게 헌재 정보수집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임 전 차장 등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평의에서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만약 헌재에서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로 하여금 집단적 휴일 특근을 거부하도록 한 업무방해죄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하는 경우 대법원의 위상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해 이를 막으려 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이 보고한 업무방해 사건 관련 헌재 내부 보고서에는 헌법재판연구관들의 1·2차 토론 결과와 헌법재판관들의 1차 평의 결과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행정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그해 4월 17일자 ‘업무방해죄 헌법소원 사건 대책 보고(대외비)’ 문건이 만들어졌는데 헌재의 평의 결과를 담은 뒤 대처방안으로 ‘헌법재판관들을 개별 접촉해 설득’, ‘법원 내 유사사례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무죄 취지 판결을 선고’ 등이 검토됐다. 특히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의 협조를 받아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중 업무방해 관련 유사사건을 발굴해서 헌재 결정 이전에 조속히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선고하고 친(親)법원 헌법재판관들로 하여금 헌재 결정 일자를 최대한 늦추게 하는 방안’도 문건에 포함됐다. 한정위헌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 법률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두고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혀 법률 자체의 효력을 없애는 위헌과는 구분되고, 헌재가 특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며 법원 해석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헌재와 사법부의 권한과 위상에 민감했던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당시 사법부 고위 법관들에게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대법원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봤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 계류된 관련 사건을 대법원이 먼저 헌재의 결정과 정반대의 판결을 선고해 헌재의 결정에 힘이 빠지도록 해야한다는 게 앞서 문건에 담겼고 검토가 됐다. 심리를 서두르게 하거나 선고를 앞당기는 것 역시 엄연히 재판 개입에 해당한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헌재를 견제하는 방안들이 검토되던 상황에서 특히 일선 법원에서 한정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을 해달라고 결정하는 행정처 윗선의 ‘우려’와 정면으로 부딪혔을 것이다. 2015년 4월 8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부에서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날 결정문을 받아본 문 판사는 고민 끝에 상부에 이를 보고했다. “보고하지 않고 곧바로 헌재에 보낼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려졌을 때) 책임을 추궁당할 것 같기도 하고 보고하는 것이 원칙이라 동료들과 상의해 보고하는 게 맞겠다고 결론냈다”고 한다. 다만 문 판사는 보고서에 ‘논리상 한정위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없어 그대로 헌재에 송부해도 문제없다’는 문구를 담아 4월 10일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고했다. “법률의 해석에 대한 위헌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법률 자체의 위헌성 문제인데 재판부가 착오해서 한정위헌 취지의 결정을 해서 실제로 한정위헌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보고했다”고 문 판사는 설명했다. ●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결정, 행정처가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 문 판사의 표현을 빌리면 상부에 보고를 하자 “갑자기 일이 커졌다”. 한 전 실장은 “이 건이 발생한 자체는 법원행정처 차장, 처장이 아니라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돼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정책결정이 필요한 사안이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향후 유사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까지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문 판사는 전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보고를 듣자마자 “그대로 보내면 안 되겠네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보고를 올린 그날 오후 이 전 상임위원이 문 판사를 불러 ‘정리’라는 제목의 문건을 주며 “직권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보고서를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판사는 “상급자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를 했거나 보고가 됐다고 듣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로 직권취소 방향이 잡힐 정도면 대법원장에게도 충분히 보고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미 제가 보고를 드리고 나서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일이 커져버린 셈이어서 이럴 바엔 그냥 (헌재에) 보낼 걸 그랬나 생각이 들었고, 당일 오후에 이 전 상임위원이 저를 불렀을 때는 이미 남부지법 재판장과 통화까지 마친 상태였다. 최초 보고할 때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너무 짧은 사이에 일이 커져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의 지시에 따라 다시 작성한 보고서에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신청대리인인 제청법원과 행정처 뿐’이라는 기재를 더했다. 그리고 법원 내부 전산망에 등록된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문이 보이지 않도록 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정보화심의관과 연락해 삭제 조치를 하기도 했다.위헌심판제청 결정을 한 재판장에게 삭제를 위한 공문까지 받았다. 이렇게 흔적까지 모두 지워낸 이유에 대해 “위헌제청결정의 직권취소가 법률적·윤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 판사는 “제가 이해하는 법률지식으로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고, 윤리적으로도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선 “일선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진당 행정소송 과정서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고 있다는 것 알게 돼” 행정처의 헌재 견제는 통진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행정소송에도 이어졌다. 행정처에서 통진당 소송 관련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소송 진행상황 등을 검토한 문건을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문 판사는 “간담이 서늘했다”고 표현했다. “상당히 많은 양이 있었고 거북했던 것은 인용, 기각 시 설시 등이 다 적혀있어서 ‘뭐 이렇게까지 다 검토해봤나’ 하는 인상을 가졌던 것이고 이후 하나 둘씩 읽으면서 내용이 지나친 것이 있어 간담이 서늘한 감정까지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15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행정처의 의견과 달리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이 나오자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크게 화를 냈다고도 증언했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절 불렀을 때 얼굴이 상기된 상태로 ‘처장이 뭐라고 한다’며 말끝을 흐리면서 ‘내가 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에게도 말을 했는데 (각하를) 했다’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얘기를 듣고 어떤 식으로든 재판부에 의사를 전달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진당 지방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사건이 심리 중이던 전주지법에서는 2015년 11월 25일자로 행정처에서 작성된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이 전주지법 공보판사를 통해 기자단에 배포된 이른바 ‘전주 공보사태’가 일어나자 박 전 대법관 등이 크게 당황하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달려갔다고도 말했다. 문건에는 ‘헌재가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위’라는 행정처의 판단과 함께 소송에 행정처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담겼다. 이런 문건이 11월 26일자 신문에 보도되자 당시 행정처 간부들은 행정처 공식입장이 아닌 심의관의 개인 생각이라고 언론에 대응하기도 했다.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 상황에 대해 문 판사는 “상황을 보고받은 처장이 놀라서 급히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부속실 여직원은 11층에 전화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는데 대법원 11층은 대법원장 집무실이 있는 층이다. 문 판사는 지난해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법관들이 공동으로 입장을 내고 “재판 거래나 재판 개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행정처 간부들이나 심의관들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묻자 문 판사는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해서 이미 재판부랑 연락했다는 사정을 전해듣기도 했고 그래서 그 형태나 빈도는 잘 모르겠지만 간부들 중에 일부는···일선 재판부와 연락을 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6회] 행정처 의견 재판부에 전달 못하겠다는 법원장에 “그 양반은 항상 그런 식”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6회] 행정처 의견 재판부에 전달 못하겠다는 법원장에 “그 양반은 항상 그런 식”

    “당시에는 사실…부끄러운 말씀이지만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결정을 내렸다. 이후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지방의원들이 “의원 지위를 돌려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는데 당시 법원행정처는 이 소송이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에서 대법원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일부 법률에 대해 판단을 하는 역할에서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 대법원과 헌재의 관계는 당시 사법부에게선 중요한 과제였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위상을 확고하게 할 기회를 놓칠 수 없던 법원행정처는 통진당 소속 의원들의 소송이 진행되던 일선 법원 재판부에 ‘전략’을 보낸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5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심준보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당시 헌재와의 관계 문제는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의) 최우선 관심사”였다고 밝혔다.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지낸 심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행정처에선 헌재와 권한이 겹치는 사건들을 두고 대법원이 권한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를) 행정처 실장 등 모두가 받아들이는 행정처의 공식 입장으로 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이날 법정에서 알려졌다. “(이런 입장이) 너무 확고해서 누구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의미없다”면서 “대법원장도 같은 입장”이라고 설명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박한철 당시 헌재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심의관에게 대필하도록 지시해 법률신문에 게재했다는 것도 직권남용죄의 한 혐의로 돼있다. 심 부장판사가 설명한 당시 행정처의 입장은 실행으로도 옮겨졌다. 행정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을 논의했고 통진당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행정소송이 진행된 서울행정법원과 전주지법, 광주지법 등에 판단 논리를 정리해 전달했다. “통진당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 여부 판단 권한은 헌재가 아닌 법원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줘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통진당 의원들의 지위확인을 청구하는 소송을 기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행정처의 입장이라는 의견도 전달하려 했다. 검찰은 2016년 2월 행정처가 통진당 지방의원 사건 재판부에 각하는 부적절하다며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요구를 담은 ‘행정처가 수립한 판단방법’ 문건을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민걸 전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공모해 2014년 12월~2016년 3월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일선 재판부에까지 행정처의 검토 의견 문건을 전달하는 것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심 부장판사는 이날 “임 전 차장이 김광태 당시 광주지법 법원장이 재판부인 행정1부 재판장인 박길성 부장판사에게 행정처 검토 의견을 전달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을 알고 역정을 냈다”면서 “‘그 양반은 항상 그런식’이라고 짜증도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전 상임위원이 ‘박 부장판사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인데’라고 말한 장면이 기억난다”고도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6년 2월 김 전 법원장은 이민걸 전 기조실장으로부터 행정처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해 줄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았지만 “재판부에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거절했다. 그 뒤 이 전 상임위원이 박 부장판사에게 직접 전화해 “행정처는 청구 기각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지만 박 부장판사도 행정처의 의견을 따르지 않았다. 앞서 2015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헌재의 결정은 법원에서 심리할 수 없다”며 소송을 각하한 반정우 부장판사에게도 조한창 당시 서울행정법원장을 통해 행정처의 의견이 전달됐다. 그러나 반 부장판사는 그에 따르지 않았다. 2015년 12월 당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부장판사였던 노정희 대법관에게도 ‘행정처가 수립한 판단방법’이 전달됐다. 심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에 열린 재판이 끝나갈 무렵인 오후 8시쯤 검찰이 재주신문 과정에서 “이민걸 전 실장이 김광태 법원장에게 행정처 의견 전달을 요구하며 재판부에 접촉하려 했던 경험을 했는데, 당시에는 재판 개입이라거나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안 가졌나”라는 질문에 “당시에는 사실 (사법정책실장이 된) 초기이기도 하고,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별 생각이 없었다”면서 “지금 생각은 적절하지 않지 않을까…. 다만 그런 생각이랄까 입장이 좀 더 양지에서 공식화된 방법으로 적절히 표현되고 전달되는 제도가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검찰이 “당시 법원장을 접촉한다든지 하는 내부 논의를 접했을 때 어떤 관점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했느냐”고 다시 물었지만 심 부장판사는 “다시 말하지만 사실 그 당시에 별 생각이 없었다. 제 일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검찰은 “행정처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논의와 관련해 부당한 재판 개입이니 당장 그만두라고 대법원장 등이 질책하거나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심 부장판사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에는 극히 초기라서 나도 바쁘고 업무 파악이 안 돼서 그 생각을 깊이 해보지 않았지만 외부에서 알아서 적절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일선 재판부에 행정처가 구체적인 사건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재판 개입으로 비춰져서 사법부로서는 예민한 행위가 맞는가“라고 검찰이 심 부장판사의 답변 취지를 확인하자 심 부장판사는 “그렇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일선 재판부에 행정처의 판단 논리를 전달하는 것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의 뜻에 배치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한 게 맞느냐는 물음에도 심 부장판사는 “특별히 그 당시 그 문제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짧게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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