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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12억원 → 0원 → 5000만원… 공영형사립대 사업 물건너가나

    812억원 → 0원 → 5000만원… 공영형사립대 사업 물건너가나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영형사립대 사업이 예산 배정 과정에서 연이어 소외되면서 현 정부 임기 내 시행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영형사립대는 지방의 중소 사립대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대신 이사진 과반을 공익이사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22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의 ‘공영형사립대’ 예산은 기획재정부의 수시배정 사업으로 지정돼 올해 전체 10억원 중 5000만원만 우선 배정받았다. 나머지 9억 5000만원은 기재부 재심사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배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선 배정받은 예산으로 올 8월까지 사업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나면 (공영형사립대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시배정이란 기재부에서 ‘기본 구성요건 미확정’ 등을 이유로 사업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 이후 수시로 예산을 배정하는 제도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공영형사립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공영형사립대 예산으로 812억원을 책정해 기재부에 요청했지만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다행히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연구 목적으로 10억원이 증액·확정됐지만 이마저도 수시배정으로 9억 5000만원이 묶인 셈이다. 공영형사립대 사업은 학생수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지방사립대를 살리는 동시에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 등 교육관련 단체들은 지난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등교육 개혁을 위해 공영형사립대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여 의원은 “5월임에도 그나마 늘어난 연구예산 중 5%만 배정한 것은 국정과제인 공영형사립대 사업에 대한 기재부의 인식이 어떤지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태라면 내년 예산 확보는 물론 임기 내 국정과제 이행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공영형사립대 예산 812억→0→10억→5000만원…국정과제 무산 수순?

    공영형사립대 예산 812억→0→10억→5000만원…국정과제 무산 수순?

    예산 배정 과정서 812억짜리 사업이 연이어 예산 감액기재부, 수시 배정 사업으로 지정 5000만원만 우선 배정교육계 “국정과제에 대한 기재부 인식을 보여주는 결과”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공영형사립대 사업이 예산 배정 과정에서 연이어 소외되면서 현 정부 임기 내 시행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영형사립대는 지방의 중소 사립대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대신 이사진 과반을 공익이사로 구성하는 방안이다.22일 여영국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의 ‘공영형사립대’ 예산은 기획재정부의 수시배정 사업으로 지정돼 올해 전체 10억원 중 5000만원만 우선 배정받았다. 나머지 9억 5000만원은 기재부 재심사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배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선 배정받은 예산으로 올 8월까지 사업 타당성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나면 (공영형사립대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시배정이란 기재부에서 ‘기본 구성요건 미확정’ 등을 이유로 사업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 이후 수시로 예산을 배정하는 제도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공영형사립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공영형사립대 예산으로 812억원을 책정해 기재부에 요청했지만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다행히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연구 목적으로 10억원이 증액·확정됐지만 이마저도 수시배정으로 9억 5000만원이 묶인 셈이다. 공영형사립대 사업은 학생수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지방사립대를 살리는 동시에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사립학교개혁과비리추방을위한국민운동본부 등 교육관련 단체들은 지난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등교육 개혁을 위해 공영형사립대 정책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여 의원은 “5월임에도 그나마 늘어난 연구예산 중 5%만 배정한 것은 국정과제인 공영형사립대 사업에 대한 기재부의 인식이 어떤지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태라면 내년 예산 확보는 물론 임기 내 국정과제 이행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트럼프 정부 새로 합류 케네스 쿠치넬리와 바버라 배럿은 누구

    트럼프 정부 새로 합류 케네스 쿠치넬리와 바버라 배럿은 누구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정책을 지지하는 ‘강경파’ 케네스 쿠치넬리 전 버지니아주 법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한다. 쿠치넬리는 불법 이민 방지를 담당한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정책에서의 (강경한) 역할을 위해 쿠치넬리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反)이민정책이 더 강경해질 추세임을 보여준다. 현재 국토안보부 장관 자리는 비어있다. NYT는 이민정책 ‘강경론자’인 쿠치넬리의 발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말했다며 그의 직책과 직무 범위를 포함한 세부 역할은 계속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쿠치넬리는 전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을 비롯한 약 십여 명의 다른 행정부 관리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쿠치넬리를 국토안보부의 책임자인 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쿠치넬리는 행정부의 이민정책 조정을 돕기 위해 국토안보부 최고 직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그가 국토안보부 업무를 맡을 예정이라고 전했지만, 직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쿠치넬리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버지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냈다. 2013년에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하기도 했다.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초강경 이민정책에 드라이브를 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했으며 현재 케빈 맥앨리넌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이 장관대행을 맡고 있다. 그동안 쿠치넬리는 크리스 코백 전 캔자스주 법무장관, 릭 페리 현 에너지부 장관 등과 함께 차기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남쪽 국경의 불법 이민자 유입과 관련, 멕시코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고 거듭 불만을 표출하면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나는 멕시코가 우리 남쪽 국경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의 태도는, 멕시코를 포함한 다른 국가 사람들이 미국으로 들어갈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미국 납세자가 이런 불법 이민과 관련해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멕시코는 틀렸고 나는 곧 답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불법 이민자 및 마약 유입과 관련, 멕시코가 향후 1년간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하고 협박하며 적극적인 해결책을 요구해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방부 산하 공군성의 공군장관에 핀란드 대사를 역임한 바버라 배럿 전 에어로스페이스 회장을 지명하기로 했다. 배럿 전 회장이 상원에서 인준을 받으면 여성 공군 장교를 거쳐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던 헤더 윌슨 현 장관에 이어 연이어 여성 공군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윌슨 장관은 텍사스 대학에서 새 일자리를 가질 것이라며 지난 8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럿 전 회장이 공군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애리조나 출신의 에어로스페이스 회장을 지낸 바버라 배럿을 차기 공군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마사 맥샐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실은 21일 맥샐리 상원의원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럿 전 회장을 공군장관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맥샐리 상원의원은 미국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로 유명하다. 배럿 전 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8~2009년 핀란드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으며 미 민간항공위원회 부회장, 연방항공청 부관리를 지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보좌관’ 이정재X신민아, 캐릭터 티저 공개 “눈빛만으로 압도”

    ‘보좌관’ 이정재X신민아, 캐릭터 티저 공개 “눈빛만으로 압도”

    ‘보좌관’이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이정재, 신민아, 이엘리야, 김동준, 정진영, 김갑수, 정웅인의 강렬한 등장을 담은 캐릭터 티저 영상(https://tv.naver.com/v/8457728)을 전격 공개했다. 단 20초의 러닝타임, 그러나 찰나의 순간에도 읽을 수 있는 이들의 캐릭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깊은 잔향을 남긴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이 오늘(22일) 공개한 티저 영상에는 “6월 14일 밤 11시 세상을 움직이는 그들이 온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장태준(이정재), 강선영(신민아), 윤혜원(이엘리야), 한도경(김동준), 이성민(정진영), 송희섭(김갑수), 오원식(정웅인)의 캐릭터가 임팩트있게 담겼다. 각기 다른 욕망과 신념을 가지고 국회에 모인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움직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먼저 서류 가방을 들고 걸어오고 있는 한 남자의 실루엣. 이어 팔짱을 끼고 정면을 응시했을 뿐인데도 포스가 읽히는 국회의원 강선영, 서류를 확인하는 비서 윤혜원,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트를 매만지는 인턴 한도경, 책상 위를 가득 메운 서류 앞에 앉은 국회의원 이성민과 의원실 상석에 무게를 잡고 권위를 드러내고 있는 송희섭,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보좌관 오원식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리고 첫 등장한 실루엣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데, 그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수석보좌관 장태준이다.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 그는 눈빛만으로도 분위기를 압도한다. 모든 면에서 프로페셔널한 능력자 장태준이 국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의 궁극적 야망은 어디를 향할지, 그와 함께 세상을 움직일 직업정치인들이 어떤 세상 사는 이야기를 써나갈지, 기대가 폭발하는 순간이다. ‘보좌관’ 제작진은 “그동안 많은 예비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보좌관’의 인물들이 짧은 영상에서도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실감나게 담았다. 세상을 움직이는 그들이 안방극장을 찾아갈 6월 14일까지 식지 않는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리얼 정치 플레이어들의 위험한 도박. 권력의 정점을 향한 슈퍼 보좌관 장태준의 치열한 생존기 ‘보좌관’. ‘미스함무라비’, ‘THE K2’, ‘추노’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과 ‘라이프 온 마스’, ‘싸우자 귀신아’를 집필한 이대일 작가, 그리고 ‘미스 함무라비’,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제작사 스튜디오앤뉴 등 믿고 보는 제작진의 만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 후속으로, 오는 6월 14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北으로 돌아가는 날 온다면 당당하게 38선 넘고 싶다”

    “北으로 돌아가는 날 온다면 당당하게 38선 넘고 싶다”

    지독한 가난에 북한서 배움 기회 못 얻어 2004년 입국 후 성균관대 정치외교 전공 대학생활 거치며 진보 어젠다 익숙해져 “어떤 식으로든 정치 도전해보고 싶어”“북한을 탈출할 때는 목숨 걸고 두만강을 넘었지만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때는 당당히 걸어서 38선을 넘어가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조경일(31) 정책비서(9급)는 21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남북 간 분단으로 만들어진 나 같은 조난자가 당당하게 북한으로 들어가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비서는 지난 2004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민이다. 그간 새누리당 등 보수 정당에서는 탈북민 출신 보좌진이 여럿 있었지만 민주당 등 진보 정당에서는 찾기가 드물었다. 이를 두고 남북 간 교류를 우선하는 민주당 분위기상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 신분 자체가 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선입견도 존재했다. 조 비서는 “제 삶의 궤적은 민주당과 맞았다”며 “남북 관계 개선과 대북정책도 저와 생각이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주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대표적인 게 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빛 정책’을 계승하는 민주당은 식량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적극적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위기로 대량 아사자가 발생한 일명 북한의 ‘고난의 행군’을 경험한 조 비서는 자신을 ‘장마당 세대’로 규정했다. ‘장마당 세대’란 북한의 배급제가 붕괴된 직후 국가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시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간 세대를 말한다. 장마당 세대의 특징은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낮다는 데 있다. 조 비서는 지독한 굶주림과 가난으로 북한에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지만 한국에 입국 후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한림국제대학원대에서 정치외교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국회 보좌진을 하는 이유에 대해 “무모할지 모르지만 정치를 통해 탈북민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며 “그런 것을 빨리 바꾸는 게 정치라고 판단해 이 직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학생 때부터 ‘민중가요 율동패’에서 활동하며 반값 등록금 집회,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 집회 등 진보 정당 어젠다에 익숙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정당 정치와 관련된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도 했다. 조 비서는 “아직은 불가능한 도전일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정치를 해보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며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내려올 때는 두만강을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때는 당당히 걸어서 38선을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글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폭력 남편” SOS 세 차례 묵살… 30년 맞던 아내 결국 스러졌다

    “폭력 남편” SOS 세 차례 묵살… 30년 맞던 아내 결국 스러졌다

    경찰 “가족끼리 해결하라”… 방치 일쑤 올 1분기 재범률 11.1%… 3년 만에 3배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1.1%에 그쳐 범정부 대책 내놨지만 ‘法의 사각’ 신음지난해 12월 안수현(가명)씨의 어머니는 30년 가까이 이어진 가정폭력 끝에 남편에게 살해됐다. 안씨 가족은 그동안 3번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사회에 꾸준히 SOS를 쳤지만, 아버지가 체포되거나 구속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출동한 경찰은 “집안일이니 가족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돌아갔다. 자녀들까지 흉기에 찔릴 뻔하거나 목을 졸리는 지경에 이르러 두 번 가정법원을 찾았지만, 가해자는 상담소 위탁 교육 처분만 받고 다시 집으로 걸어 들어왔다. 법원도 별것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아버지는 “신고할 테면 해보라”며 더욱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둘렀고, 결국 어머니는 아버지가 휘두른 흉기에 잔인하게 살해됐다. 안씨는 “아무도 아버지를 우리 가족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아 주지 않았다. 살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절규했다. 20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재범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8%였던 가정폭력 재범률은 2017년 6.2%, 2018년 9.2%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는 11.1%에 달했다. 가정폭력 사범 10명 중 1명이 다시 가족 구성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셈이다. 신고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올해 1분기 1.1%에 불과했다. 2016년~2018년 구속률은 1%를 밑돌았다. 강하게 처벌하지 않거나 가해자를 피해 가족들에게서 완벽하게 격리시키지 않으니 마음 놓고 재범을 저지르는 것이다. 한 가정법원 판사는 “가정폭력은 가해자가 집에 계속 머물며 습관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재범률이 높다”면서 “왕따 현상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를 가정 밖으로 완전히 밀쳐 내거나, 피해자가 가해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등 가정에 특별한 변화가 있지 않는 한 가정폭력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경찰청,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은 지난해 11월 중대 가정파탄 사범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출동한 경찰관이 가정폭력 현행범을 즉시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3월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 출동 경찰의 응급조치 유형에 ‘현행범 체포’를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대책은 여전히 관료들과 경찰들의 서랍 속에 방치돼 있다. 현행범 체포 및 피해 가족과의 분리는 형사소송법이 개정돼야 이루어질 수 있다. 안씨 가족과 같은 피해를 막을 대책이 전무한 셈이다. 가정폭력은 집안에서 반복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신고도 쉽지 않다. 우리 사회가 강요해 온 특유의 온정주의 탓에 용기를 내 신고해도 무시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가정폭력이라는 ‘뫼비우스의 띠’는 안씨의 어머니처럼 피해자가 죽어야 끝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은 21일 부부의날을 맞아 3회에 걸쳐 가정폭력의 실태와 특성, 대안을 찾아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석면으로 범벅된 장애인 직업 훈련 시설

    석면으로 범벅된 장애인 직업 훈련 시설

    장애인의 직업 훈련을 전담하는 전국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원 5곳 중 3곳에서 1급 발암 물질인 석면이 다량 검출됐다. 정부가 예전부터 이런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원 5곳 중 부산, 대구, 경기 고양시 일산 개발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가장 넓은 면적에서 석면이 검출된 곳은 부산 개발원으로 전체 전용면적 1만 5026㎡ 중 1만 57㎡(66.9%)에서 석면이 나왔다. 일산 개발원은 1만 4895㎡ 중 9705㎡(65.2%), 대구 개발원은 1만 325㎡ 중 255㎡(2.5%)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이나 악성중피종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2009년부터 국내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원은 기숙사 방식으로 운영하며 1곳당 연간 700~1000명의 장애인이 직업 훈련을 받는다. 수많은 장애인이 온종일 시설을 이용하며 석면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사실을 과거에 인지했지만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장애인공단 관계자가 2013~2014년에 석면 검출 사실을 파악했고 제거를 위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삭감되고 나서 현재까지 방치했다”면서 “그간 예산 확보를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다가 이번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끼워넣기 식으로 반영했다”고 비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발의 하루 만에 돌연 폐기…환자단체 반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발의 하루 만에 돌연 폐기…환자단체 반발

    의료사고 피해자, 환자단체 등이 국회에서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이 철회된 데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하루 만에 폐기되는 입법 테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지난 14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5일 민주당의 김진표·송기헌 의원, 바른미래당의 이동섭·주승용 의원, 민주평화당의 이용주 의원이 하루 만에 공동발의를 철회해 법안이 폐기됐다. 환자단체는 “(국회의원들이) 공동 발의자 명단에서 먼저 빠지려고 경쟁하듯이 앞다퉈 철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법안을 심의 중 수정하거나 보완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루 만에 철회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자단체는 “법안을 폐기한 국회의원들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을 대표발의했던 안규백 의원실 측은 “다음주 내 다시 발의할 예정”이라면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추진은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군 장성 10명 ‘北 발사체’ 소식에도 계속 골프 쳐

    북한이 첫 번째 ‘단거리 발사체’를 쏜 지난 4일, 주말 골프를 치던 일부 군 장성들이 발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계속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실이 육군 인사사령부에서 받은 ‘긴급 요구자료답변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육·해·공군 3군 통합기지인 충남 계룡대에 있는 골프장을 이용한 장성은 총 16명이었다. 이 중 6명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 소식이 전해진 오전 9시 이후 골프를 중단하고 서둘러 복귀했지만, 10명은 골프를 중단하지 않았다. 또 이날 영관급 이용자 133명 중에 운동 중지 후 복귀한 영관급은 단 6명이었다. 이날 하루 동안 현역 군인 195명을 포함해 총 326명이 계룡대 골프장을 이용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6분부터 10시 55분까지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 발사체와 240㎜, 300㎜ 대구경 방사포를 쏘며 화력타격 훈련을 벌였다.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약 17개월 만에 북한이 발사체를 쏘면서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는 비상 대응에 나섰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군에 대해 기강해이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 의원은 “왜 10명이나 되는 장군들은 계속 골프를 치고 있었는지 군은 국민께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위기조치 상황에 따라 작전기관 인원들은 예외 없이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속 골프를 친 장성들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회의원, 무보수 명예직으로” 일부, 지역민 항의에 외유 취소

    “세금 아깝다” “최저임금으로 시작을” 비판 “의원, 무노동 무임금 실시” 靑 국민청원 정치권 “비공개 해외체류 의원도 있어” ☞ ‘無노동 월급 1140만원’ 뻔뻔한 의원들 ‘동물국회’ 정쟁 끝에 국회 문을 닫아놓고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월 1000만원이 넘는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국회의원들의 어처구니없는 ‘무노동 유임금’ 실태를 고발한 16일자 서울신문 보도에 민심의 분노가 폭발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비판 여론이 쇄도했다. 특히 선거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놓고 정치권이 겉으로는 나라를 위한 충정인 것처럼 온 나라가 싸우면서도 뒤로는 그 틈을 타 지역구 관리와 외유성 출장에 혈안이 된 것으로 드러나자 “국회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해야 한다”는 여론이 쏟아졌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실시합시다”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일하지 않고 딴 짓거리 하는 의원들, 모범적이지 못하고 솔선수범 못하는 국민의 대변인 호의호식을 더이상 못 본다”며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을 주장했다. 이 청원엔 오후 10시 현재 1243명이 서명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진짜 세금이 아깝다”(rhrh****) 등의 성토가 줄을 이었다. 지난 12~13일 이틀 사이 고강도 장시간 근무 여건에 3명의 집배원이 과로사한 것을 거론하며 “집배원 업무 등 노동 형태와 대비되는 뉴스다. 안타까운 현실 반성 좀 하라”(hoin****)는 일침도 나왔다. 특히 “저런 짓을 하는데 안 잘릴 수가 있다니. 회사였으면 일주일 안에 잘렸지”(dews****)라는 댓글은 직장인들의 많은 공감을 샀다. ‘선양’이라는 네티즌은 “전 국민의 70%가 200만원 이하 월급자인데 해도 너무한다”고 성토했다. 네티즌 ‘교관’은 “공무원은 해당 기관에, 사기업은 해당 기업에 근무태도 및 업무실적을 평가 받는다”며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출했으니까 회의출석, 출장, 지각, 결석 등 자료와 업무실적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해병’은 “국회의원도 최저임금으로 시작하라”며 “국민이 준 특권이기에, 국민이 국회의원 소환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 국민청원 동참을 촉구했다. 국회 휴업을 틈타 해외 출장을 잡은 의원들의 일정이 서울신문 보도로 공개되자 해당 의원실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의원실은 출장 취소 등 일정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항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의원외교 일정이라 불가피하지만 될 수 있으면 취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당에 알리지 않고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의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의원외교 차원으로 출장을 가서 공식 일정이 공개된 국회의원은 그나마 확인할 수 있지만 당 사무처에 출국 언질도 없이 해외 체류 중인 의원들도 있다”며 “이러다 갑자기 국회가 열리면 즉시 귀국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無노동 월급 1140만원’ 뻔뻔한 의원들

    ‘無노동 월급 1140만원’ 뻔뻔한 의원들

    추경·민생 법안 등 줄줄이 쌓였는데지역구는 현역·예비 얼굴 알리기 ‘법석’교류 명목 경쟁적 외유성 출장 행렬한국당 보이콧으로 5월 일정도 못 잡아국민들 “일 안하는데 연봉 왜 주나” 성토지난달 20일 국회의원 300명의 통장에 각각 1140여만원의 월급이 들어왔다. 4월 임시국회를 열어 놓고 ‘동물국회’로 점철된 정쟁을 벌이느라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국회의 ‘무노동 유임금’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여야는 15일에도 5월 국회 일정을 잡지 못함에 따라 오는 20일 의원들의 통장엔 어김없이 ‘무노동 월급’이 들어오게 된다. 국회 문을 닫아 놓은 지금 의원들은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서울신문 취재 결과 상당수는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벌써부터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도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서울에서 약속이 있는 날을 빼고는 지역에 계속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지역에만 있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한국당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내 지역구를 노리는 다른 당 비례대표 의원이 요즘 틈만 나면 지역구를 돌며 인사를 하고 다니는 게 신경이 쓰여 나도 되도록 지역구에 있는다”고 했다. 민주당 3선 의원의 한 보좌관은 “지역 축제와 행사가 많은 5월에 바짝 지역구를 돌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실 보좌관은 “솔직히 의원들은 지금 국회가 열리지 않는 걸 속으로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외유에 나선 의원들도 많다. 국회 사무처에 5월 해외출장 일정을 신고한 여야 국회의원만 30명이다. 이석현(민주당)·함진규(한국당)·이태규(바른미래당) 의원은 16일부터 21일까지 한·아세안 의원포럼 차원으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을 방문한다. 같은 날 박찬대·이용득(민주당), 이종구·주호영(한국당) 의원은 스위스와 세르비아 의원친선협회 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다만 박 의원은 당초 초청을 받긴 했지만 원내대변인 직을 맡게 되면서 출장에는 불참했다. 김진표(민주당)·정우택(한국당) 의원 등 5명은 19일 국회 한미의회외교포럼 차원에서 대표단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21일에는 김영춘(민주당)·강석호(한국당)·윤영일(민주평화당) 의원이 국내해양치유센터 도입을 위해 독일 방문에 나선다. 최연혜(한국당)·윤준호(민주당) 의원은 오는 25일 제2차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위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의회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몽골을 찾는다. 김병기·서영교·유동수(민주당) 의원과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26일 마셜군도·피지 의원친선협회 차원에서 피지 등을 방문한다. 박병석(민주당), 김관영(바른미래당), 추혜선(정의당), 손금주(무소속) 의원 등 9명은 한반도평화번영포럼 차원에서 19일 일본을 방문한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국제 업무와 관련한 예산은 이미 잡혀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국회가 바쁘지 않을 때를 틈타 의원들 다수가 해외출장을 떠난다”며 “출장 갈 때는 여야 간 협치가 잘 된다”고 꼬집었다. 의원외교가 아니라 순전히 친목 차원의 여행을 떠난 의원들도 있다. 1년 임기를 끝낸 민주당의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원내부대표단 8명은 지난 1년간 매달 30만원씩 모은 사비를 들여 ‘쫑파티’ 차원에서 지난 11일 포르투갈로 출국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국회의원들의 연봉 수준은 과도한데 국회 파행 등으로 실제 일하는 시간이 적다 보니 국민들은 ‘연봉을 반으로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한다”며 “국회의원의 연봉·보좌진 규모 등을 결정하는 독립기구 설치에 대한 논의를 진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검경 ‘공수처 동상이몽’

    ‘제3의 수사기관’으로 불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바라보는 검찰과 경찰의 입장이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소권을 독점해 왔던 검찰은 기소권 일부를 넘겨받는 공수처 도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다. 반면 경찰은 공수처 설치에 “공감한다”고 했다. 공수처 등장에 따른 검경의 우려도 서로 달랐다. 검찰은 ‘위헌 소지’를, 경찰은 ‘제2의 검찰화’를 걱정했다. 15일 자유한국당 윤한홍·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대검찰청은 이들 의원실에 보낸 공수처 의견서에서 “국회에서 공수처에 관한 바람직한 방안을 마련하면 국민의 뜻으로 알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도 덧붙였다.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공수처 도입을 반대할 명분은 없지만, 법안대로 통과되면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 공수처가 설치되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사를 하게 되는데 헌법에 근거하지 않은 독립기구가 수사·기소권을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법학자도 있다. 정웅석(서경대 교수)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부회장은 “국가인권위원회와 달리 공수처는 강제력을 행사한다”면서 “행정부 소관으로 두지 않으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정·입법·사법의 삼권 분립이라는 헌법 정신은 기능적 분립이지 조직상의 형식적 분립이 아니기 때문에 권력 분립의 본래 목적인 통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독립 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한상희 건국대 교수)도 있다. 경찰도 최근 윤 의원실에 의견서를 보내 “공수처와 검찰의 인사 교류를 강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공수처장이 될 수 있어야 하고, 검사 출신도 전체 정원의 2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한편 문무일 검찰총장은 다음주로 미루려 했던 기자간담회를 16일 열기로 확정하고, 이를 통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해 검찰의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KISDI,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 개최

    KISDI,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 개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김대희)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전해철·이학영·유동수·성일종·김성원 의원실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는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를 1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이번 ‘데이터 기반 정책시뮬레이션’ 컨퍼런스는 경제·사회 분야의 데이터에 대한 이해증진과 정보공유를 촉진하고 융·복합 연구를 발굴·시행하여 ‘미래예견적 국정관리’ 지원이라는 새로운 국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연구원 및 산업계가 참여하는 7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구성된다. 본 컨퍼런스 주제발표 세션의 첫 번째 연사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백의현 프로젝트리더는 정부의 노인복지정책 변화에 따른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 기초연금 수급률, 빈곤율 변화 등을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소개한다. 두 번째 연사인 한국개발연구원 서중해 소장은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형을 소개한다. 특히 기술변화에 따른 자본과 노동의 대체·보완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세 번째 연사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재정연구센터의 고제이 연구위원은 재정운용에서 차지하고 있는 사회복지·보건 분야 지출 규모와 정책비중이 커짐에 따라 재정지출의 효율성과 정책성과를 도모하기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동수당 지급 및 사회보장 국고보조금 지방재정이 중장기에 걸쳐 누적적으로 나타나는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모형을 소개한다. 네 번째 연사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심창섭 대기환경연구실장은 최근 이슈가 되는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하여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여 국내 주요 산업단지의 미세먼지 영향 및 주요 배출원에 따른 위해성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정책방향을 제언한다. 다섯 번째 연사인 국토연구원 변세일 센터장은 시스템 다이나믹스 기법을 활용하여 보유세·거래세 조정, 저리융자·상환기간 연장, 공공주택 확대 등 주택관련 정부정책변화에 따른 주택가격 변화와 사용자비용 예측 사례들을 소개한다. 여섯 번째 연사인 SAP Korea 서원설 상무는 미국 인디애나 주 정부에서 수행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 및 공공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적용하여 영아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를 소개한다. 일곱 번째 연사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용찬 그룹장은 증거기반 정책결정 체계를 통한 정확한 미래예측과 주요 국가현안에 대한 융합연구로 정책의 적시성을 제고하기 위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중심의 데이터분석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가 아젠다 수립과 대내외 환경변화와 위험에 대한 사전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후 종합토론 세션에서는 국회 미래연구원 박진 원장의 사회로 문명재 교수(연세대), 임채원 교수(정책기획위원회), 김성중 정부혁신기획관(행정안전부), 손승원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빅데이터의 공유·연계를 통한 연구기관 간 공유와 협업의 풍토 조성과 데이터를 활용한 정책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정책기획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과 정부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립대 교수 10명 중 7명 총장 직선제 선호”

    “사립대 교수 10명 중 7명 총장 직선제 선호”

    교비 횡령 등 비리·총장 교체 빈번해 교육부 7월 고등교육 혁신안 포함 검토사립대 교수 10명 중 7명은 총장 직선제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립대의 총장 직선제가 부활한 가운데 사립대에도 직선제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교육부도 교수들의 요구에 인식을 함께하면서 실행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13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을 통해 교육부로부터 입수한 ‘대학의 가치정립과 사립대학 총장 선출 방식 개선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사립대 교수들은 교수 직선제(38.8%)와 구성원 직선제(35.6%)를 선호했다. 74.4%가 어떠한 형태로든 직선제를 선호한 것이다. 이밖에 간선제 20.1%, 임명제 4.0%, 기타 1.5% 순이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6월 사립대 교수 87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사립대 총장은 주로 재단 측이 내리꽂는 방식으로 임명된다. 때문에 학내 분규 등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사립대학교수연합회 김용석 이사장은 “설립자의 아들이 총장으로 있는 세한대는 2007년과 2014년 두 번 교비 횡령이 적발됐지만, 세한대 총장은 같은 재단의 다른 대학 총장까지 겸임하고 있다”면서 “비리를 고발한 교수들만 파면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인하대에서도 지난해 조원태 현 한진그룹 회장의 부정편입학 의혹이 제기되면서 총장 직선제 목소리가 커졌지만, 결국 이사회가 새 총장을 임명했다. 2018년 6월 기준으로 교육부에 자료를 제출한 131개 사립대학 중 97개 대학(74%)이 임명제를 유지하고 있고, 직선제는 6개(4.6%)에 불과했다. 임명제를 원하는 사립대 교수들은 4.0%뿐이었지만 현실에서 오히려 직선제가 4.6%인 셈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비리 문제 등으로 70개 사립대학 총장이 교체됐지만, 재단의 일방적 임명이 강행되거나 순조롭게 총장이 선임되지 못한 사례가 52개교(74.3%)에 이르렀다. 사립대 교수들은 현재 총장 선출 제도에 대해 평균 이하의 낮은 평가를 했다. 5점 만점을 기준으로 ‘구성원의 대표성’에 대해 1.72점, ‘법인 이사회로부터의 자율성’은 1.93점, ‘중요 정책의 의견수렴성’은 1.99점으로 평가했다.이렇듯 학내 민심은 ‘직선제’로 쏠려 있지만 교육부는 선뜻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 사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교육부 마음대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확실한 방법은 연구보고서에서 제안한 대로 교육부의 ‘대학 역량진단 평가’에 총장 선출 제도를 평가 항목으로 넣어 직선제를 도입하면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재정으로 대학을 통제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책 판단을 할 때 이번 조사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고등교육 혁신방안에 사립대 총장 선출 방식과 대학평가 연계방안을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검찰 ‘강원랜드 채용비리’ 권성동 의원에 징역 3년 구형

    검찰 ‘강원랜드 채용비리’ 권성동 의원에 징역 3년 구형

    강원랜드 인사팀장 등에게 압력을 넣어 의원실 인턴 비서 등을 채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권성동 의원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24일로 잡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 심리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채용비리 범행은 공정사회의 기반을 뒤흔드는 중대 범죄”라면서 권 의원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지역의 유력 국회의원으로서의 지위를 지녔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 강원랜드 현안 해결에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강원랜드는 청탁을 거절할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강원랜드 인사팀장 등에게 압력을 넣거 교육생 공개선발 과정에서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9월부터 이듬해 초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으로부터 “감사원의 감사를 신경써달라”는 등의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씨를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고교 동창이자 과거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다른 김모씨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강원랜드 채용 청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최흥집 전 사장은 자신의 재판에서 “권성동 의원이 직접 찾아와 청탁 명단을 줬고, 권 의원 비서관인 김모씨를 뽑아달라는 부탁도 받았다”고 증언한 적이 있다. 하지만 권 의원은 “어떠한 인사 청탁도 한 적이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권 의원의 변호인은 특히 ‘권 의원이 인사 청탁을 했다’는 최 전 사장의 진술을 문제 삼으며 “진술이 계속 바뀌고 청탁 시기나 장소도 기억을 못 하는데 자신의 기억에 따른 진술이 아닌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나는 정말로 억울하다”면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 수사권 남용, 재판 방해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맞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서울 자사고 9개교 수학시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9개교 수학시험지 분석 결과교육과정에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도 등장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자사고) 9곳이 수학 시험에서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출제했다는 교육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자사고 9곳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수학 시험에서 2학기 이후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문제를 출제하는 등으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걱세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서울 자사고 9개교의 수학 시험지를 현직 수학교사 17명이 분석했다. 선행학습금지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시험에 출제해 평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 9개교 모두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를 시험에서 출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개정 교육과정부터 1학년 1학기에서 2학기로 미뤄진 ‘유리함수와 무리함수’ 관련 문제를 1학기 시험에 출제하는 등 2학기 이후 배우는 내용을 1학기에 출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학년 1학기 범위이나 교육과정을 위반한 고난도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2015개정 교육과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보고서’에서는 고교 1학년 수학 평가에서 “이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를 활용하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삭제됐거나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한 사례도 있었다. 1학년 1학기 수학 학습내용에서 삭제된 ‘미지수가 3개인 연립일차방정식’과 ‘부등식의 영역’, 교육과정에 아예 없는 ‘삼차방정식의 근과 계수의 관계’ 등도 이들 학교 시험에 등장했다. 사걱세는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7~8월 23개 자사고 전체를 전수조사한 결과 고1 시험에서 선행학습금지법을 위반한 학교가 없었다고 보고했다”면서 “교육청은 자사고의 선행학습금지법 위반 사례를 재조사하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버스·방송·금융 등 특례 제외 사업장 “주 52시간 지키려 인력 5000명 충원”

    오는 7월 노동시간 단축에 들어가는 노선버스, 방송, 금융 등 ‘특례 제외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위해 5000명에 가까운 인력 충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특례 제외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 1057곳(민간 778곳, 공공 279곳) 가운데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어 대책이 필요한 사업장은 170곳(16.1%)이었다. 이 중 주 52시간제 시행을 위해 인력 충원을 계획 중인 사업장은 96곳이었고 충원 규모는 4928명으로 집계됐다. 특례 제외 업종은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노동시간 제한 특례에서 제외된 노선버스, 방송, 금융, 교육서비스, 우편 등 21개 업종을 가리킨다.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넘는 사업장은 인력 충원 외에도 탄력근로제를 포함한 유연근무제 도입(80곳)과 근무 형태 변경(44곳), 생산설비 개선(3곳) 대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꼽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어려움으로는 인건비 부담(93곳)을 비롯해 유연근무제 활용(70곳), 구인난(64곳), 근무 형태 변경(57곳), 노동시간 확인(30곳) 등이었다. 고용부는 특례 제외 업종의 주 52시간 근무제 안착을 위해 노선버스·방송·교육서비스 업종에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장별로 밀착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선버스 업종은 임금 문제 등을 둘러싼 노사 이견으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출생 신고에만 몇 년... 국민 아닌 ‘법 밖의 아기들’

    출생 신고에만 몇 년... 국민 아닌 ‘법 밖의 아기들’

    병원밖 출생 1개월내 신고 성공률 45% 미혼부모들, 출생신고 문턱 넘기 어려워법원 허가 수개월··· 보육·의료 공백 호소“유전자 등 최소 확인 후 긴급복지 필요”미혼모 A(30)씨는 지난해 6월 인천의 한 고시원에서 홀로 아이를 출산했다. 아기는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폐렴에 걸렸다. 급히 병원에 데려가 생명을 살렸지만 A씨에게는 병원비 300만원이 청구됐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강보험 적용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뒤늦게 구청에 찾아갔지만 병원이 발부해 주는 출생증명서가 없어 법원에 출생확인신청을 했고, 법률지원을 받아 2개월 후 어렵게 아이를 호적에 올릴 수 있었다. A씨는 그사이 몇 달간 아이가 또 아플까 봐 마음을 졸여야 했다. 정부가 5월 10일을 ‘한부모가족의날’로 정해 올해부터 법정 기념일로 시행하고 있지만 미혼모들은 “배려 없는 법 탓에 출생신고조차 제대로 못한다”고 호소한다. 병원 밖에서 아이를 낳은 미혼모가 법적 부모가 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친모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미혼부도 마찬가지 처지다. 법적 절차가 길어지는 사이 아이들은 의료·보육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현재 출생신고는 의료인이나 조산사가 발급한 출생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9일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의료기관 밖에서 출산한 산모들이 1개월 내에 출생신고에 성공한 비율은 45%였다. 절반 이상의 산모는 2개월 정도 기다려야 했다는 의미다. 미혼부의 출생신고 절차는 더 까다롭다. 2015년 ‘사랑이법’(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 시행 후 친모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미혼부들의 출생신고 절차가 간소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호적에 올리려면 생모와 헤어진 사유나 생모의 인적 정보를 모르는 이유를 법원에 소명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30대 미혼부 B씨는 혼자 딸의 출생신고를 하려 했지만 법원은 ‘생모와 같이 살지 않는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며 불허했다. B씨는 딸이 4살이 되어서야 출생신고를 할 수 있었다. B씨와 같은 사연을 가진 미혼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혼부들이 2015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제기한 ‘친생자 출생신고 확인 사건’은 588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19.7%(113건)가 불허됐다. 출생 신고가 한 번 기각되면 다시 하는 데 1년 이상 걸린다. 그사이 미혼 부모들은 경제적 또는 정신적으로 지치게 된다. ‘사랑이 아빠’ 김지훈(42)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은 “여러 자원이 부족한 미혼부들에게는 법원을 상대로 상황이 합당한지 소명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느낀다”며 “국민으로 인정받는 첫 단계를 넘지 못한 미혼부모들은 육아 과정에서 큰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출생신고 전 유전자 검사 등 최소한의 확인 절차만 거쳐도 긴급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미숙 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어떤 경우든 아동의 권리를 우선으로 둬야 한다”며 “아이의 법적 지위와 관계없이 일단 출생사실을 등록시키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전라도 한 섬마을에 사는 신지연(21·가명)씨가 18살 때 아기를 낳은 곳은 뭍으로 가는 배 안이었다. 찢어질 듯한 복통 탓에 큰 병원으로 향했다. 임신인 줄 몰랐다. 아니, 임신이면 안 됐다. 대학입시 스트레스를 겨우 버텨내고 이제 곧 졸업인데 억울했다. 갓난아기가 눈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면서 피하고 싶었던 악몽은 현실이 됐다. 미혼모 시설에 가 있으면 데리러 오겠다고 한 남자 친구는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직감했다. 꼼짝없이 내가 이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구나. 신지연씨는 그렇게 엄마가 됐다. 부모가 된다는 건 대다수에게는 축복이지만 신씨처럼 누군가에게는 비극이다. 특히 아무 대책 없이 어쩌다 부모가 된 청소년에게는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다. 지난해 청소년 기본법상 청소년(9~24세)이 낳은 출생아 수는 모두 1만 4600명. 같은 해 태어난 또래(32만 6900명)의 약 4.4%다. 출생신고가 안 돼 투명인간처럼 키워지거나, 조부모의 호적에 올려졌거나, 출생과 동시에 버려진 아기들까지 합치면 2만명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출생아 16명 중 1명은 청소년이 낳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지만 청소년 부모는 여전히 낯선 존재다. 어린 부모들은 ‘사고 친 아이’, ‘미숙한 부모’라는 싸늘한 시선 앞에 움츠러들고 죄인처럼 숨는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의 삶을 이른 나이에 짊어진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청춘들은 인간관계의 단절과 힘든 취업, 심리적 위축감, 생활고에 허덕이며 산다. 이들의 고통은 그대로 자녀에게 전이된다. 서울신문은 어버이날인 오늘 사회가 애써 눈감아 온 청소년 부모의 삶을 추적한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시리즈를 시작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기획한 이번 취재를 통해 전국의 청소년 부모 100개 가정을 대면과 서면 등으로 심층 인터뷰했다. 준비 없이 가정을 꾸린 이들의 생활과 구조적인 원인을 들여다봤다. 고통과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한 대안도 찾아봤다. 첫 회에서는 극단적인 출산 공포 속에 아기를 유기하거나 사망케 해 범죄자로 전락한 청소년 부모 20여명의 이야기를 판결문 등을 통해 살펴봤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070명의 아이가 버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 또 유기범죄 통계로 잡히지 않는 베이비박스에 맡긴 영아는 매년 200명 선이다. 베이비박스를 찾은 부모 중 10대와 20대의 비중은 64%였다. 서울신문은 또 어린 부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일부터 5일간 성인 500여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응답자의 52.6%는 ‘청소년 부모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청소년이 낙태나 입양을 선택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사회는 무방비 상태에서 부모가 된 그들의 미숙함을 지탄하면서도, 임신의 책임을 오롯이 짊어지라는 모순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지역균형발전 위한 제도” vs “수도권 학생 역차별 제도”

    “지역균형발전 위한 제도” vs “수도권 학생 역차별 제도”

    도종환 의원 법안 발의에 일부 반발 “여론 수렴 없이 지방대생 우대 안 돼” “지역인재 범위 넓히자” 의견도 나와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선발을 40%까지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수도권 대학생들 사이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 법령은 공공기관과 상시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인 기업에 신규 채용 인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이 권고사항에 그쳐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일각에선 이번에 발의된 법안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이는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앞서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022년까지 채용률 30%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수도권 지역 대학생을 중심으로 해당 법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고려대 커뮤니티인 고파스엔 도 의원실에 전화 항의 운동을 벌이자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도종환 의원의 공공기관 지역인재 40% 의무채용 법안에 반대 이메일을 보냅시다”라며 “지방대 나온 사람을 대상으로 40% 의무 채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국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오모(24)씨도 “블라인드 제도 도입에 이어 지방 대학생 우대까지 이뤄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론 수렴 과정 없이 지방인재를 40%나 늘리는 것은 수도권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지역인재 지원 가능 범위를 넓히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르면 지역인재는 ‘공공기관 본사가 이전한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에서 최종 학교를 졸업한 자’를 말한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A씨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다면 지역인재 자격이 안 되는 것이다. A씨와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해당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면 지역인재로 인정하는 것도 역차별 우려를 해소하는 하나의 해법으로 거론된다. 도 의원실 관계자는 “지방 출신으로 수도권 대학을 나온 취업준비생으로서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세부적인 적용 기준에 대해서는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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