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의안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재선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군부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차트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치안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473
  • 한·중FTA 협의체 26일 비준안 처리 불투명

    한·중FTA 협의체 26일 비준안 처리 불투명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가 진통 끝에 18일 출범했다. 하지만 피해 보전 대책 수립에 대한 여야의 간극이 여전해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대로 이달 26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협의체는 이날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김정훈·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정부 측 대표로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여했다. 협의체는 이날 전체회의 이후 19일부터 관련 상임위원회별로 FTA 피해 보전 대책에 대해 논의한 뒤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지만 26일 비준안을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 정부·여당은 올해 연말까지는 한·중 FTA가 비준돼 발효돼야 올해까지 한 차례 관세 인하 효과에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추가로 관세가 인하된다며 서두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중 FTA의) 연내 발효가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새정치연합의 초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미진한 부분에 대한 추가 협상과 함께 미세먼지·불법 어로 문제, 무역이익공유제, 생태보전직불금, 농어민 보전 대책 등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정책위의장은 “무역이익공유제 도입, 피해보전직불제를 위한 정책 자금 금리 인하 등의 핵심 대책에 대해 정부는 1년째 손을 놓고 있으며 지금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농어민 피해 보전 대책과 불법 어로 문제 등은 상임위와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요구하는 추가 협상과 무역이익공유제 등 일부 보완책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 오늘 출범

    여야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18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양당 정책위의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는다.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한 정부·여당의 방침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는 17일 ‘3+3 회동’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양당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여야는 이미 법정 시한을 넘긴 20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지침을 오는 20일까지 마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겨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프랑스 파리 테러로 주목받고 있는 대테러방지법 입법 논의를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시작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절수 의무법이라도…” 절박한 지자체

    최악의 가뭄이 장기화하자 17일 지자체들이 생활용수와 내년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도법 개정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거나 가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최근 연속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보령댐의 저수율은 20.1%로 5일 전 19.1%보다 1% 포인트 늘었지만 ‘심각’ 단계이다. 내년 봄까지 가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가뭄이 가장 극심한 충남도는 정부에 수도법 개정을 요청했다. 체계적이고 강제적인 절수 실천이 필요한 탓이다. 수도법 개정 건의는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받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롤모델로 삼았다. 도는 환경부에 6개의 절수실천 의무를 담은 건의안을 보냈다. 건의안에서 물 수요 관리목표제를 평상시와 비상시로 분리해 대응할 것을 수도법에 명시하도록 요구했다. 그래야 위기상황 시 단계별로 절수계획을 따로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수도법은 목표제를 5년마다 수립해 비상시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수도법에 절수 매뉴얼을 담자는 제안도 했다. 비상시 주민, 업소, 공장 등의 단계별 대응 방식을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수설비 의무 사업장 확대도 요구했다. 현재는 객실 10개 미만의 숙박업소는 절수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 대상이 확대되면 펜션도 절수설비를 갖춰야 한다. 또 제안서에는 시·도지사가 강제 절수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주민에게 절수기를 지원하고 수돗물을 공업용수로 쓰는 공장은 절수시설과 대체수원을 함께 마련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도중원 도 주무관은 “충남 서해안 8개 시·군의 제한급수 초기 11%에 머물던 절수율이 18%까지 올랐으나 목표치인 20%에 못 미쳤다”면서 “수도법이 개정되도록 환경부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날 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가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대책본부에는 도내 14개 시·군은 물론 수자원공사 전북본부, 농어촌공사 전북본부, 전주기상지청 등 유관 기관이 모두 참여했다. 우선 대책본부는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저수지의 하천 유지용수 방류를 중단키로 했다. 또 하천 생태계를 위해 방류하던 섬진댐 방류를 조기 단수하고 13곳의 양수·저류 저수지의 사전 담수, 171개 저수지 준설, 관정개발 120곳, 간이양수장 설치 9곳 등 대체 농업용수 확보 사업도 추진한다. 한 관계자는 “현재는 물고기나 하천의 생태계를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뭄 상황이 악화하면 즉시 동원할 수 있도록 민방위 급수시설 293개와 급수차량 43대, 급수탱크 56개, 관정 3320공, 양수기 3210대, 송수호스 493㎞ 등 비상급수 장비를 확보, 점검했다. 최병관 도민안전실장은 “42년 만에 찾아온 가뭄에 대처하려면 물 아껴쓰기 등 물절약 캠페인에 도민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일정에 떠밀려 합의… 이행 여부 불투명

    일정에 떠밀려 합의… 이행 여부 불투명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17일 국회에서 정기국회 주요 쟁점들에 합의했지만 영유아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과 선거구 획정안·노동 개혁 5대 법안 등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날 합의가 향후 실제로 이행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여야가 이날 회동에서 합의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18일부터 가동되지만 실질적 논의는 다음주쯤 돼야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바라는 대로 26일까지 비준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과 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 등 경제민주화법을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지만, 여야 이견은 여전하다.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된 노동 개혁 5대 법안 역시 이날 회동에서는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당이 주장하는 노동 개혁과 야당이 주장하는 노동 개혁 법안의 간극을 메우려면 갈 길이 멀다.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합의를 하기에는 조금 미진하고 서로 간에 아직 공감대가 덜 형성됐다고 판단해서 오늘은 이 정도로 합의했다”며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는 24일까지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앞서 당정 간담회에서 야당의 정부 재정 부담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만큼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어떤 식으로 예산을 지원할지는 합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즉시 가동하고 20일까지 선거구 획정안 관련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당 지도부 간 회동에서도 합의하지 못한 안을 사흘 안에 마무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선거구 획정안이 연말까지 확정되지 못하면 선거구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앞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긴급 현안 간담회에서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정은 오는 20일에도 협의회를 열어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 등 노동 개혁 5대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비롯한 경제활성화 법안 등의 처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새누리당은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파리 연쇄 테러] 접점 못 찾는 안보 vs 인권… 테러 범위도 논란

    [파리 연쇄 테러] 접점 못 찾는 안보 vs 인권… 테러 범위도 논란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380여명의 사상자를 낸 무장 테러의 여파로 국내에서 테러방지법 입법 논란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2001년 미국 9·11테러 이후 처음 발의됐다가 폐기를 반복해 온 국내 테러방지법 입법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 본다. ●미국 9·11테러 이후 14년째 발의·폐기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에 발의된 테러방지법은 2013년 3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한 ‘국가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 등에 관한 기본법안’ 등 총 5개다. 국가정보원 직속 대테러센터를 두고 테러 위험인물의 통신·출입국·금융 거래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게 법안들의 주된 내용이다. 대테러 활동은 사전 정보 입수가 핵심이기 때문에 근간이 되는 법안이 마련되면 정보 인권 침해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테러방지법 입법 추진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도 파리와 같이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 테러’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슬람국가(IS)는 물론이고 과거 알카에다도 한국을 타격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은 “2004년에는 알카에다 2인자인 알자와리가 알자지라 TV에 나와 한국을 일본, 필리핀과 함께 타격 대상 2순위로 지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보 인권 침해·안보 명목 정치적 남용 우려 국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파리에서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 중 일부는 벨기에와 프랑스 등 유럽 현지에서 나고 자란 이민자”라며 “국내에도 사회 불만 계층이 많아지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 1월 IS에 가담한 김모(18)군처럼 ‘외로운 늑대’들이 출현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주의 가치 훼손을 무릅쓰고서 테러방지법 입법을 강행할 만큼 국내 무장 테러 발생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발의된 테러방지법을 검토했던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반(反)서방, 반기독교를 주창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수년 안에 우리나라 및 일본 등과 동아시아에서 테러를 자행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테러 컨트롤타워 제3 조직 신설도 대안” 국가 안보와 개인 정보 보호 중 어느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론자 간에는 시각차도 크다. 일각에서는 국가 안보라는 명목으로 테러방지법이 정치적 권력에 의해 남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정보인권연구소 이사)는 지난달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대테러법을 근간으로 미 정부에 제공하는 개인 정보 때문에 유럽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당한다고 보고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정보 이전 협정인 ‘세이프 하버’ 협정을 무효 판결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국내 대테러 컨트롤타워로 국정원이 아닌 제3의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 학회장은 “정보를 다루는 전문 기관이 지휘권을 잡는 게 맞지만 정치적 남용이 우려된다면 독립 기관을 만드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노사정 ‘비정규직 대책’ 합의 실패… 공은 국회로

    노사정 ‘비정규직 대책’ 합의 실패… 공은 국회로

    노사정이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 파견업무 확대, 차별시정 등 비정규직 쟁점에 대한 후속논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는 17일 각 쟁점에 대한 노사정 및 전문가 의견을 병기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노사정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관련 입법은 국회에서 여야 논의로 이뤄질 전망이다. 노사정위는 16일 제21차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별위원회를 열고 전문가그룹으로부터 기간제 쟁점 관련 논의 결과를 보고받았다. 기간제 관련 쟁점은 ▲기간제 사용기간 ▲퇴직급여 적용 확대 ▲계약 갱신횟수 제한 ▲생명·안전 핵심분야 비정규직 사용제한 등이다. 전문가그룹은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 전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계약이 끝나면 실직되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 기간 연장이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의 연장신청 강요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가 필요하다”며 “대상을 35~54세로 한정하는 것은 차별 및 위헌 소지 논란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기간 연장보다는 현행 제도의 실효성 제고 및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주장했고, 경영계는 “사용기간 제한을 아예 폐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노사정위는 지난 9일까지 진행된 파견·차별시정 관련 쟁점에 대해서도 절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날 기간제 쟁점과 관련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후속논의키로 했던 비정규직 관련 모든 사안에서 어떠한 절충안도 내놓지 못한 셈이다. 특위는 노사정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만큼 각 쟁점에 대한 노사정 의견과 전문가그룹 의견이 병기되는 형태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최영기 노사정위 상임위원은 “특위 논의 결과를 정리한 내용에 대해 수정이 필요한지를 노사정이 검토하고 특위 간사회의를 거쳐 (문제가 없다면) 내일(17일) 중 국회에 송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기고] 여성 리더의 시대를 꿈꾸며/이은재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 여성 리더의 시대를 꿈꾸며/이은재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다양성의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전히 획일화돼 있는 곳이 있다면 남성 중심의 우리 국회일 것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할당제’ 등의 제도적 보완을 도입해 온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 지역구 의원의 94%, 전체 국회의원의 84.3%를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거, 육아 등의 복지 상태가 미비해 젊은이들이 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가 돼 가는 사회적 문제에 국회에 필연적으로 만연해 있는 남성 중심의 사고가 반영된 탓은 아닐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칠레의 여성 대통령인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3500여개의 국립 보육시설을 만들었다. 여성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됐고, 미혼모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출산율도 덩달아 올랐다. 물론 남성 정치인도 이에 못지않게 여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여성만큼 직접적인 불편과 어려움을 겪지 못해 경험의 차이에 따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남성 위주의 국회 구성이다 보니 성폭력 등에 대한 반인권적 발언 등 시대 조류를 거스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회의원 징계·자격윤리 심사에 대한 의안 목록을 보면 19대 국회의 총 40건 가운데 7건, 18대 국회 56건 가운데 4건이 위와 같은 사유에 해당되며 모두 남성 의원들이 관련돼 있다.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관행과 인식이 국회에 만연하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관련된 부패 문제의 대부분이 윤리 심사의 대상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8대와 19대 전체를 합해 부패 관련 윤리심사 의안은 1건에 불과한 반면 언론에서 보도된 부패 의원들에 대한 사건은 33건 이상이고 이 가운데 남성 의원들과 관련된 사건이 2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최근 세계 각국의 의회가 국제의회연맹(IPU)에 제출한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전 세계 국회의원 중 여성 의원의 비율은 22.3%다. 우리나라는 평균보다 낮은 16.3%로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같다. 르완다는 전체 의원 80명 중 여성 의원이 51명에 달해 63.8%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의원 130명 가운데 69명이 여성으로 2위(53.1%)를 기록했다. 우리가 여러 방면에서 참고로 삼는 국가인 독일은 36.5%였다. 물론 1948년 초대 국회 당시 1명에 불과했던 여성 국회의원이 현재는 47명 수준으로 늘어난 것은 민주주의의 발전과 우리 국민의 성숙한 유권 의식을 보여 주는 분명한 지표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이제 내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기점으로 여성 국회의원의 시대를 열어 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숙명이나 다름없다. 흔히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올해 3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 중 25.6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선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시작은 여성에게 있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가 사회를 바꾸는 가장 빠르고도 바른 길이 될 것이다.
  • ‘철도 비리’ 송광호·‘입법 로비’ 김재윤, 의원직 상실

    ‘철도 비리’ 송광호·‘입법 로비’ 김재윤, 의원직 상실

    송광호(왼쪽·73) 새누리당 의원과 김재윤(오른쪽·50)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12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송 의원에게 징역 4년과 벌금 7000만원, 추징금 6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직 의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금품 공여자의 진술을 믿을 만하고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뇌물을 받았다는 원심 판단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뇌물을 여러 차례 나눠 받았더라도 하나의 수뢰행위로 보고 총액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기준인 3000만원을 넘을 경우 가중 처벌한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했다. 송 의원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고속철도 궤도공사에 납품하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철도부품업체 AVT 대표 이모씨에게서 11차례에 걸쳐 6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송 의원은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은 송 의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송 의원과 함께 ‘철도 비리’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같은 당 조현룡(70) 의원은 1,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상고심 재판 중이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도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에게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의원은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교명 변경과 관련한 법률을 개정해 주는 대가로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SAC) 김민성(56) 이사장에게서 5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이사장에게서 받은 400만원어치 상품권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 성격이 있는 뇌물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1심은 상품권 400만원을 포함해 4400만원을 받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2013년 9월 SAC 이사장실에서 현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까지 전부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4년으로 형량을 늘렸다. 김 이사장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된 같은 당 신계륜(61)·신학용(63) 의원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통시장 인근 대형마트 규제 5년 연장…특허소송 1심 서울·부산 등 5곳서 관할

    전통시장 인근 대형마트 규제 5년 연장…특허소송 1심 서울·부산 등 5곳서 관할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전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 입점을 금지하는 현행 규제를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 무쟁점 법안 37개를 처리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오는 23일까지 효력을 갖는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의 존속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11월 23일까지 전통시장 인근 1㎞ 이내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수 없게 된다. 특허법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현재 고등법원에서 담당하는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 등 특허침해소송의 2심을 특허법원이 전담하도록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민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라 전국 지방법원이 갖고 있는 특허 관련 소송 1심 관할권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고등법원이 설치된 5개 지역 지방법원이 담당하게 된다. 본회의에서는 삼각합병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 인수·합병(M&A)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삼각합병이란 모회사가 자회사를 통해 다른 기업을 합병할 경우 피합병법인에 모회사의 주식 등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소년원에 수용되는 소년범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소년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태와 관련해 자동차 제작자는 배기가스 부품의 결함시정 현황을 매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본회의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비롯한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등 쟁점 법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여야는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및 주택 전월세난 대책에 대해 추후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쟁점 눈감고 본회의만 ‘시한폭탄 국회’

    여야가 12일 본회의를 열기로 우여곡절 끝에 합의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여파로 지난 3일 ‘원포인트’ 본회의와 5일 본회의 등이 줄줄이 무산됐던 상황에서 꽉 막힌 국회 일정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그러나 쟁점 현안을 놓고선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전면적인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11일 회동을 갖고 본회의 개최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개운해하지 않았고, 표정은 어두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개최 합의에 불만족스러운 듯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협상장을 떠났다. 본회의에는 37개 무쟁점 법안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간(11월 15일) 연장안, 국토교통위원장 선출안 등 의사 일정상 어쩔 수 없이 처리해야 하는 41개 안건만 상정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알맹이 없는 요식 행위에 불과한 본회의가 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그나마 유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 입점을 금지하는 규제를 5년 연장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이날 법제사법위를 통과하고 본회의로 부의된 것은 성과로 인식된다. 국회 파행의 시한폭탄은 아직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새누리당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경제활성화 관련법, 노동 개혁 법안 등을 조속히 처리하자고 주장했지만 야당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국비로 지출하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중 누리과정 예산은 새해 예산안 심사의 ‘뇌관’으로 인식되고 있어, 여야 지도부가 조속히 매듭짓지 못한다면 국회는 또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누리과정이든 전·월세든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하면 된다”면서 “누리과정 예산은 교육 재정이 얼마인지 확인한 뒤 부족분을 어떻게 충당할지를 봐야 하고, 전·월세 문제는 용역을 준 연구보고서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나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로 보내면 하루 종일 그것만 붙들고 있어야 한다”며 “원내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맞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노동개혁 5대 법안 16일 국회 상정

    與, 노동개혁 5대 법안 16일 국회 상정

    정부와 새누리당이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등 이른바 ‘노동 개혁 5대 법안’을 16일 해당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노동선진화특위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및 청와대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오는 16일 노동 개혁 5대 법안을 상임위에 상정하고 소위원회에서 심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는 18일과 20일에는 법안소위를 열어(법안에 대해) 본격 논의하자는 부분에 대해서도 내일(11일) 야당 측과 만나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야 노동 개혁 방향 놓고 공방 예상 노동 개혁 5대 법안이 16일 상임위에 상정돼 법안소위로 넘어가게 되면서 노동 개혁의 방향을 놓고 여야의 공방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당·정·청 만찬 간담회에는 새누리당에서 노동선진화특위 위원들과 환노위 소속 의원, 정부에서 황 총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청와대에서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등이 참석해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15 노사정 대타협’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노사정위원회를 압박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21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노사정위는 기간제와 파견 규제 합리화에 대한 논의를 오는 16일까지 끝내고 결과를 바로 국회에 제출해 달라”며 “시한을 넘기면 여당 발의안의 틀 내에서 국회 법안 심의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주부터는 근로계약 체결·해지와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노사정 논의에 착수해 달라”면서 “정부는 다음달에 관련한 2대 행정 지침을 확정, 발표해 노사 현장의 불확실성을 없애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환 “16일까지 끝내 달라” 최 부총리는 11일 출범하는 ‘부처 합동 수출진흥 대책회의’를 통해 수출 현장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올해 안에 비준되지 못하면 1조 5000억원의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며 한·중 FTA의 조속한 국회 처리도 요청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與 “예산·법안 연계” 野 “TK예산 송곳심사”

    새누리당은 10일 새해 예산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노동 개혁 및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등을 연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야당이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도 의미가 없다”면서 “정부 원안대로 예산안이 처리되는 한이 있더라도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 개혁 법안, 한·중 FTA 비준안 등은 반드시 연계해 같이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연계 처리 배경에 대해 “야당은 민생법안 처리에는 관심이 없고, 내년 총선에 대비한 지역구 관련 예산을 국회에서 증액하려는 게 주 관심사”라며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야가 꼭 필요한 법안이나 예산안을 협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야당이 필요로 하는 예산안만을 내어 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통상 야당이 써 온 ‘연계 전략’을 여당이 꺼내 든 것은 이례적이다. 여야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법안 처리는 야당이, 여야가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정부안을 본회의에 자동 부의할 수 있는 예산안 처리는 여당이 각각 ‘칼자루’를 쥔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 배정된 ‘선심성 예산’에 대한 대폭 삭감 의지를 드러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마를 노리는 경주에 특별교부세 28억원의 ‘예산 폭탄’을 투하했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 지역구인 하양-안심 복선전철은 0원에서 288억원으로 순증했고 대표적 ‘최경환 예산’인 대구권 광역철도도 12억원에서 168억원으로 뛰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서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TK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국토교통부가 요구한 것보다 7800억원 증액 배정했다”면서 “충청과 호남 지역 예산은 각각 1391억원, 569억원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현미경 심사를 통해 총선용 퍼 주기 예산, 지역 편중 예산, 국민 편가르기 예산 등 세금 남용 사업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700년간 귀족 증세 반대한 상원… 왜 저소득층 증세 막았나

    [글로벌 인사이트] 700년간 귀족 증세 반대한 상원… 왜 저소득층 증세 막았나

    ‘307대277.’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상원이 부결시킨 보수당 정부의 저소득층 증세안은 끝없는 파문을 몰고 왔다. ‘하원 우위의 원칙’이 확고한 영국에서 상원은 법안을 수정하거나 입법을 지연하는 권한만 갖고 있어 관습법(헌법)에 대한 ‘이례적’ 도전이자 용기로 받아들여졌다. 증세안 부결로 굴욕을 당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튿날 상원에 대대적인 ‘칼 대기’를 단행하겠다며 정략적 선언을 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도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하원이 입법한 세금 관련 재정 조치를 임명직에 불과한 상원의 야당(노동당·자유민주당) 의원들이 부결시켰다”면서 불만을 표출했다. 캐머런 내각은 주요 결정과 관련해 보수당이 장악한 하원의 영향력을 상원보다 앞세우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장기적 청사진을 갖고 꾸준히 추진해온 기존 ‘상원 개혁’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파성을 앞세운 캐머런 총리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국민적 동의를 끌어낼지도 알 수 없다. 보수당 지도부가 공공연히 상원 개혁을 외치는 배경에는 과거 노동당 정권이 주도한 개혁으로 수백년간 기득권을 유지해온 상원을 송두리째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자리한다. 상원은 이제 귀족들의 사교장이라기보다 국가의 중심을 잡는 비정파적 성격의 원로원 성격이 더 강하다. 내각 책임제인 영국에서 실질적 통치자인 총리와 총리를 배출한 집권당이 하원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보루이기도 하다. 앞서 1911년과 1949년 잇따라 개정된 의회법은 모든 법률안이 원칙적으로 상하 양원을 거치도록 했다. 다만 조세와 재정 지출 관계 법안(Money Bill)은 예외가 인정된다. 상원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왕의 재가를 받아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상원은 정부의 세금 감면 철회안을 일반 법안이 아닌 위임안으로 해석해 부결시켰다. 상원의 정식 명칭은 ‘귀족원’이다. 이런 측면에서 세습 귀족들의 모임에서 유래한 상원이 저소득층의 세금 감면 혜택을 지키겠다고 나선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과거 의회가 왕과 갈등을 빚을 때 쟁점 역시 세금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특권층에 대한 ‘부자 증세’가 문제였다. 이번 세금 감면 철회안을 놓고 상원은 4시간 넘는 토론을 벌였다. 복지를 둘러싼 기득권층과 젊은층의 세대 간 전쟁으로 비화된 정부안을 놓고 원칙을 강조하며 약자의 편을 들었다.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분분한 세제 개편안을 밀어붙인 캐머런 총리의 폭주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는 앞선 노동당 정부(1997~2010년)의 상원에 대한 체질 개선 덕분이다. ‘영악한’ 토니 블레어 총리는 1330명에 이르던 세습 귀족 의원들을 단 92명만 남겨 놓고 퇴출시켰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당 지지자들이었다. 세습 귀족을 몰아낸 빈자리는 총리의 제청을 받아 여왕이 임명한 종신직 의원들로 야금야금 채워졌다. 이는 상원이 보수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보수당이 (정당한) 상원 개혁을 미뤄왔던 점에서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미리 상원 개혁의 고삐를 잡았더라면 뒤통수를 맞는 일이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증세 문제 때마다 갈등 빚어 영국 정치권에서 상원 개혁이 화두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세기 들어 국민 여론은 세습과 특권을 인정받는 상원에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미국처럼 선거를 통해 상원을 구성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9일 현재 상원에 등록된 정식 의원은 819명에 이른다. 이 중 의원직이 세습되는 귀족이 88명, 성직자가 25명이며 나머지는 종신직(706명)이다. 성직자인 대주교·주교 등은 자리에서 물러날 때 의원직을 상실한다. 정치 성향별로는 여당인 보수당 당적을 지닌 의원은 249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야당인 노동당(212명)과 자유민주당(112명)이 우위를 점한다. 이 때문에 상원은 하원에 비해 정파성이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습 귀족이 대거 퇴장하면서 중도세력이 늘어난 덕분이다. 당적도 고정적이지 않다. 보수당에서 자유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개혁을 추진한 처칠 전 수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게다가 1910년대까지도 영국 유권자들은 ‘비국교도=자유민주당’, ‘국교도=보수당’이란 등식 아래 종교적 성향에 따라 투표했다. 영국 의회 홈페이지(www.parliament.uk)는 상원이 의학, 법률, 예술, 경영, 과학, 스포츠, 교육 등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갖는 존경받는 직업인들로 구성됐다고 기술했다. 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연합왕국에 속한 성인이면 누구가 상원 의원이 될 자격을 갖는다고 명기했다. 1295년 완전한 모습을 갖춘 과거의 상원은 귀족과 성직자, 법률가 등이 주축이었다. 17세기 청교도혁명을 이끈 크롬웰이 공화정을 선포해 잠시 폐지되기도 했으나 20세기 초까지 수백년간 예산 결정과 법률 제정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백발의 가발을 뒤집어쓴 채 망토를 착용한 예전 의원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의회법 개정 뒤 실질적 권한 빼앗겨 1900년대 초반부터 잇따라 이뤄진 의회법 개정은 실질적 권한을 대부분 하원에 넘겼다. 의원들의 구성도 귀족보다 전문 직업인에 초점을 맞춰 점차 바뀌었다. 현재 상원은 주요 법안에 대한 토의와 국가 중대사에 대한 위원회 구성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드레스코드’도 변화했다. 의원들은 특별한 행사 때가 아니면 일반적인 정장 차림으로 등원한다. 홈페이지의 갤러리에는 평상복 차림으로 토론에 나선 의원들의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방청객들이 모습이 담겨 있다. 이곳에는 또 신규 의원, 자격 정지 의원, 사망한 의원 등으로 세분화된 신상 정보가 매일 업데이트된다. 지난달에만 41명의 신규 의원들이 임명됐고, 각기 2명의 의원이 사망하거나 은퇴했다. 신규 의원의 당적을 살펴보면 과반이 넘는 21명이 보수당 소속이다. 야당인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은 각각 7명, 11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중립이거나 전문직 할당자다. 보수당 정권이 노골적으로 상원에서 세 불리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과거 영국 언론은 노동당 정부의 상원 개혁도 정파적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당시 개혁은 장기적 로드맵을 갖고 이뤄졌다. 어느 정도 보수당과 정치적 합의도 이뤄냈다는 점에서 지금과 달랐다. 영국은 2007년 집대성한 ‘상원 개혁에 관한 백서’에 근거해 꾸준히 개혁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2010년 합의안에 따라 상원의 의석 수를 300석까지 줄이고 80% 이상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일이다. ●상원의 뿌리 깊은 반정부 정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로드맵에는 세습 귀족 의원뿐 아니라 종신 의원 폐지까지 담겨 있다. 매번 선출되는 의원의 임기는 10~15년으로 5년마다 3분의1을 선거로 물갈이한다. 임명직도 총리의 제청이 아닌 상원 임명 위원회의 제청을 따르도록 했다. 또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의원에게는 연간 약 6만 4000파운드(약 1억 1245만원)에 이르는 세비도 지급될 예정이다. 이를 추인할 마지막 선택은 국민 여론에 달렸다. 700년 전통의 귀족원이 ‘원로원’으로 개칭되는 순간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변화가 자칫 총리·상원·하원을 단일 정당이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걱정한다. 견제와 상생이란 영국 정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앵글로·색슨족의 왕국이던 영국은 8세기 말부터 노르만인에게 정복당하면서 차츰 서유럽화했다. 노르만왕조의 혈통이 섞인 프랑스 귀족이 왕위를 이어받았고 존 왕에 이르러선 과도한 세금 부과로 귀족 계층과 대립했다. 이때 존 왕은 귀족들이 강요한 ‘대헌장’(마그나카르타)에 서명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는 의회 정치의 효시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상원은 정부 정책을 견제하며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정부 정책의 균형을 잡아줬다는 평가도 듣는다. 2002년 정부의 인간배아 복제 법안, 2006년 안락사 허용 법안, 2008년 테러용의자 구금연장 법안에 각각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6월 하원이 압도적 표 차이로 승인한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시행안도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노사정委 ‘비정규직 차별시정·파견’ 합의 불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는 9일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를 열어 전문가그룹의 차별시정 및 파견 관련 검토 의견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전문가그룹이 제시한 의견은 오는 16일까지 일부 수정을 거친 뒤 쟁점에 대한 노·사·정 입장과 함께 국회에 제출된다. 노사정위는 쟁점에 대해 노·사·정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만큼 합의안이 아닌 의견 검토 보고서로 제출할 예정이다. 전문가그룹은 고소득 전문직과 고령자에 대한 파견을 허용하고 뿌리산업에도 상용형 파견 형태로 파견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그룹 간사인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고령자나 고소득 전문직을 파견제도로 흡수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다만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인 뿌리산업에 대해서는 현재의 등록·모집형이 아닌 상용형 파견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용형 파견은 파견노동자를 파견업체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파견 기간이 아니라도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그룹 단장인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뿌리산업의 인력 부족을 해소하면서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며 “정부의 지원과 사용자 책임성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차별 시정과 관련해 전문가그룹은 노동조합에 비정규직 차별시정 신청대리권을 부여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그룹은 의견 검토보고서에서 “독일, 프랑스 등 외국 사례와 제도 보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도입이 합리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수원 살해범’ 사이코패스 여부 ‘뇌 영상 촬영’해 재판서 가린다

    법원이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피고인 박춘풍(55·중국 국적)씨의 항소심에서 그의 뇌 영상을 촬영해 양형 자료로 검토한다. 전문의의 정신 감정이 아닌 뇌 영상 자료를 직접 재판에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상준)는 박씨의 뇌 영상 촬영을 통한 사이코패스 정신병질 감정을 이화여대 뇌인지과학연구소에 의뢰했다고 9일 밝혔다. 정신병질 감정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여러 가지 질문과 사진을 제시했을 때 박씨의 뇌가 활성화하는 부위를 기록·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박씨가 재판에서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쪽 눈을 다쳐 현재 ‘의안’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의 두뇌에서 손상된 ‘안와기저부’(눈 바로 뒤 뇌의 일부) 등이 일반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주목적이다. 범행 당시의 심리 상태와 근본 원인 등을 분석해 범죄의 고의성 여부 등을 따지기 위해서다. 사람의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안와기저부가 손상을 입으면 공감 능력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뇌 상태 분석을 제안한 김상준 부장판사는 법심리학 분야 전문가로 범죄 심리를 파악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1심은 박씨를 사이코패스로 진단해 살인의 고의가 분명히 있었다고 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수원 자신의 집에서 동거녀를 목 졸라 살해한 뒤, 다음날 오전부터 28일 오후까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그는 1심부터 항소심까지 살인 의도가 없었으며 우발적인 폭행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고법 형사5부는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 피고인 김하일(47·중국 국적)씨 역시 뇌 영상 촬영을 통한 정신 감정을 같은 연구소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비정규직 쟁점 평행선… ‘3각 파고’ 넘어라

    비정규직 쟁점 평행선… ‘3각 파고’ 넘어라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후속 논의 과제인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한, 파견 대상 업무, 노동조합의 차별시정대리권 등 비정규직 의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는 오는 16일까지 각 쟁점에 대한 노사정 및 전문가 검토 의견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노사정 합의안 형태가 아닌 의견 검토보고서 형태로 제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노동 개혁 5대 입법안이 처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노사정위에 따르면 노동시장구조개선 특별위원회(특위) 전문가그룹에서 논의 중인 쟁점은 ▲노조의 차별시정 신청대리권(혹은 신청권) ▲차별시정제도 강화 ▲파견·도급 구별기준 명확화 ▲파견 허용 업무 ▲생명·안전 핵심 업무 비정규직 사용 제한 ▲퇴직급여 적용 확대 ▲기간제 계약 갱신횟수 제한 ▲사용기간 연장 등이다.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은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쟁점 가운데 3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 중 신청자에 대해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방안과 고령자·고소득 전문직·뿌리산업으로 파견 허용 업무를 확대하는 방안은 정부·경영계와 노동계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대책”이라며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사유를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간을 늘리는 것보다는 사용을 제한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이다. 반면 경영계는 아예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 제한을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당초 진행하기로 했던 비정규직 관련 실태조사도 조사 대상과 방법·문항 구성 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실태조사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조사기간 및 분석시간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정기국회 내에 조사가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파견 확대와 관련해 노동계는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정부안 가운데 뿌리산업으로 파견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파견이 금지된 제조업 직접생산공정까지 모두 파견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32개로 한정된 파견 허용 업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정부 방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비정규직 차별시정에 대해 정부는 노조에 차별시정 신청대리권을 부여하자는 안을 내놨지만 노동계는 대리권이 아닌 노조가 직접 신청할 수 있는 신청권을 요구하고 있고 경영계는 두 방안 모두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쟁점마다 노사정이 충돌해 합의안 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의안보다는 전문가 검토 의견이 국회에 제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그룹 간사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노사정 간극이 줄어들거나 접점이 찾아지는 단계라고 하기 어렵다”며 “합의안 도출보다는 국회에서 입법할 때 참고할 좋은 참고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노사정위 전문가그룹은 9일 특위 전체회의에 차별시정과 파견·도급 관련 논의 결과를, 16일 전체회의에 기간제 관련 논의 내용을 제출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野, 수권 정당으로서 의연한 정책대결 펴야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의정 활동에 돌입한다. 지난 3일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이후 일주일간 지속된 국회 파행과 대치 정국을 끝내고 그동안 미뤄 뒀던 예산안과 경제 관련 법안 심의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국회 일정이 정상화됐지만 예산과 법안 심사가 순탄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야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편성한 예비비는 물론 새마을운동·창조경제·문화융성 등 현 정부의 최우선 사업을 비롯한 다수 예산안 삭감을 공언하고 있다. 예산안 통과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여야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경제활성화 법안과 비슷한 상황이다. 야당이 이번 주 안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금지법’을 발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이래저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어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국회 등원에 앞서 주거와 중소기업, 갑을, 노동 등 4개 분야에서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을 살려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한편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극심한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노동개혁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이는 국회를 보이콧하고 대규모 장외투쟁 등에 나서야 한다는 내부의 강경투쟁 노선 대신 민생과 경제 현안을 챙겨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했다는 의미가 크다. 야당이 여론에 밀려 국회 보이콧 전략을 철회했지만 여당 역시 경제와 민생 챙기기에 집중할 시기에 분열성이 강한 국정화 문제를 들고나와 정국을 요동치게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 투쟁을 접고 국회 등원을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를 수렴한 결과일 것이다. 국정화 문제가 민생을 우선할 수 없다는 민심을 직시한 것이다. 야당이 국정화 문제를 민생·경제 현안과 분리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정한 만큼 예산안 심의와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건설적인 정책 대결을 기대한다. 정부가 국정화 편찬 작업을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야당은 이를 감시할 의무는 있지만 소모적인 정쟁과는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전·월세 문제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청년 실업 등 서민과 중산층이 고통을 받고 있는 사안에 전념하는 것이 수권 정당으로서 의연한 자세다.
  • [특파원 칼럼] 혼다와 아베, 그리고 위안부 기림비/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혼다와 아베, 그리고 위안부 기림비/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백발에 인심 좋은 아저씨 같은 인상의 일본계 ‘친한파’ 마이크 혼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을 워싱턴DC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것은 지난해 7월 ‘제1회 미주 한인 풀뿌리 활동 콘퍼런스 갈라 및 위안부 결의안 7주년 리셉션’에서였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강일출 할머니와 함께 단상에 올라가 연설을 하고 내려오는 혼다 의원에게 악수를 청했는데, 그는 안경을 올려 눈물을 닦고 있었다. 순간, 마음이 찡했다. 한국이 아닌 미국, 그것도 수도 워싱턴에서 누군가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그 뒤로도 혼다 의원을 자주 볼 수 있었다. 2007년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인 그는 위안부 관련 행사라면 빠짐없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지난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에 앞서 일본 측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하원 본회의장에서 20분간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최근 워싱턴 인근 한식당에서 한인단체들이 주최한 ‘혼다 의원 후원 행사’에 찾아가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한·일 문제를 넘어 인권 문제,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인데 일본이 이를 부정하고 돈으로 막으려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놀라웠다. 일본계인 그가 일본 측의 집요한 훼방에도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지성인의 양심이 살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다 의원에게 “차기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힐러리 클린턴”이라며 “힐러리가 당선되면 박근혜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아베 총리를 몰아붙여 꼭 사과를 받아 내야 한다”며 또다시 위안부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위안부 문제로 꽉 차 있는 것 같았다. 혼다 의원을 만나고 며칠 후인 지난 주말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 도서관 옆에 있는 위안부 기림비를 찾았다. 5년 전 미국 내 최초로 세워진 이 기림비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주변 나무·꽃과 함께 어우러져 빛을 내고 있었다. 시 당국과 함께 기림비 설립을 주도한 한인풀뿌리단체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는 “1호 기림비에 이어 인근 버겐카운티 청사 옆에도 2013년 기림비를 세워 미국인들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미국의 지자체들이 직접 나서 기림비를 세우는 것은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혼다 의원에 대한 방해공작뿐 아니라 미 지자체들의 기림비·소녀상 건립을 기를 쓰며 막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 의회도, 정부도, 싱크탱크도, 언론도 역사 왜곡을 시도하는 아베 총리 편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위안부 문제 해결은 정당한 지지를 받으며 후세를 위해서라도 꼭 풀어야 하는 숙제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미 의회 연설과 8월 종전 70주년 ‘아베 담화’ 발표에 이어 또다시 기회를 놓쳤다. 그는 오히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는데, 양국 정상이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해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믿어야 할까. 아베 총리는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손가락질하고 있음을 깨닫고 전향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한국 ‘초국가 조직범죄방지협약’ 가입… 김현웅 법무장관, UN에 비준서 기탁

    한국 ‘초국가 조직범죄방지협약’ 가입… 김현웅 법무장관, UN에 비준서 기탁

    한국이 유엔의 초국가적 조직범죄방지협약(UNTOC)에 186번째 당사국으로 가입했다. 법무부는 김현웅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법률국 소아레스 사무차장에게 ‘UNTOC 및 3개 부속 의정서’의 정부 비준서를 기탁했다고 6일 밝혔다. UNTOC는 ‘국제연합 부패방지협약’(UNCAC)과 더불어 초국가적 범죄 척결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유엔협약으로, 초국가적 조직범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00년 11월 15일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부속의정서는 조직범죄단체가 주로 개입할 수 있는 범죄와 관련된 ‘인신매매방지의정서’, ‘불법이민방지의정서’, ‘불법총기류규제의정서’로 구성됐다. 우리나라는 2000~2001년 UNTOC 및 3개 부속의정서에 모두 서명했지만, 이행입법이 마무리되지 않아 협약 가입이 늦어졌다. 법무부는 2013년 4월 형법을 UNTOC 및 부속의정서 기준에 맞게 개정하는 등 이행입법을 마쳤고, 올해 5월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됐다. 앞으로 우리나라 수사당국은 협약 가입국에서 국내로 도피한 외국 범죄 조직원 등에 대한 수사와 본국 이송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반대로 국내 범죄 조직원들이 협약 가입국으로 도피했을 때에는 그 나라로부터 적극적인 협력을 받을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野 국회 복귀 가닥… 내주 정상화되나

    野 국회 복귀 가닥… 내주 정상화되나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강행으로 사흘째 정기국회 의사일정이 파행 중인 가운데 여야는 5일 정의화 국회의장 중재로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날 예정했던 법률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도 무산됐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의원총회와 전국 시도당·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투쟁은 계속 벌이되 ‘국회 회군’을 통한 원내외 병행 투쟁을 하기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국회는 다음주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국정 역사 교과서도 저지해야 하지만 위기에 빠진 경제와 민생을 살려 내는 것도 우리 몫”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다음주 중에 (의사일정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생 외면’이란 역풍을 초래할 수 있는 데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을 감안하면 보이콧 장기화가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여야는 6일 오전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5자 회동’을 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과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하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유신헌법 이후 긴급조치를 발령한 것과 같은 상황이라 국회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며 “확정고시가 철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생·경제를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맞섰다. 새정치연합은 교육부가 국정화 예비비 편성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는 것 등을 정상화 요건으로 제시했지만 새누리당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새누리당은 “예산안 심사만큼은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개최했다.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이던 예결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여당의 단독 진행에 강하게 항의한 뒤 일제히 퇴장했다. 여야 지도부의 설전도 날카로움을 더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당내 여러 정치적인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시도당·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의)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주장은 헌법에 반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없애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 행위”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