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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건강보감]김태욱·채시라 커플의 ‘절제론’

    “어차피 사람이 가진 모든 것이 유한한데 자신의 에너지를 무작정 낭비하며 살 수 있나요.절제해야죠.” 그들,로커 김태욱(33)-탤런트 채시라(34)씨 커플과 만나 얘기하는 동안 내내 유쾌했다.두 사람이 생각보다 밝은 성품을 가졌고,그래선지 썩 마뜩찮은 질문에도 기분좋게 얘기하는 스타일이었다.“우리보고 보기 좋다고들 해요.맨날 남편과 함께 있지,애도 잘 자라지.그러나 세상 일이라는 게 그냥 잘되고,좋은 게 있겠어요.서로 노력하는 게 잘 사는 비결 아닌가 생각해요.” ●결혼 전처럼 밤늦게 술 안마셔 이들과 만난 곳은 서울 한남동의 H미용실.비탈져 전망 좋은 곳에 널찍한 정원을 가진 테라스하우스풍의 이곳이 두사람의 단골집이다.아니나 다를까,나란히 들어서는 두 사람에게 “보기 좋다.”고 인사를 건네자 시원한 웃음이 터진다.‘잘 사는 비결은 노력’이라는,좀 얼렁뚱땅해 보이는 답변이 궁금했다.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또 개인의 세계가 확실한 서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며 사는 걸까.혹시 하나를 열이라고 튀긴 ‘대외용’ 언설은아닐까. “노력이 구체적으로 뭐냐면,음…,자기 그런 모습 있잖아.예전(결혼 전)처럼 늦도록 술을 마신다든가 하지 않고…뭐 그런 거 아닐까요.서로 절제하면서 사는거요.” 채시라는 무척 영민해 보였다.대번에 질문의 의도를 간파했고 거침없이 답했다.하기야 서울 숭인여중 때부터 ‘스타’였으니 오죽할까.시쳇말로 ‘이 바닥,저 바닥’하는 연예계는 전쟁터,언제든 힘이 고갈되면 소리소문없이 가라앉거나 제껴지는 곳이다.힘이란 때로는 ‘노력’이기도 하고 때로는 ‘처세’이기도 한데,이 힘을 갖는다는 것이 바로 개개인의 역량이자 생존 규칙이다.‘절제’라는 보편적 미덕이 그들 부부나 수많은 팬들에게 예사롭지 않게 부각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얘기를 나누면서 채시라의 힘이 자신에게는 얼음처럼 냉혹한 절제의 소산임을 알아차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김태욱은 이런 채시라를 두고 “자신의 연기에 절대 만족하는 법이 없다.”고 귀띔했다.그렇지만 스스로 무너뜨리는 절제의 선도 있다.바로 먹는 일. ●“다 되는데 먹는 건 통제가 안돼요 먹성만큼은 체중 48.9㎏의 채시라가 72㎏의 남편 김태욱을 압도한다.요즘엔 고기가 당겨 등심이든 갈비든 가리지 않는다.체중을 불리려고 민물장어 곰을 벌써 두 박스째 먹고 있다.초콜릿 등 군것질도 많이 하는 편이다.자기 전에 일부러 아이스크림도 챙겨 먹는다.“살 빼려고 애쓰는 사람들 들으면 욕할지 모르지만…”이라면서도 “다 되는데 먹는 게 통제가 안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첫 애 채니를 낳은 뒤 보란 듯 군더더기라곤 없는 몸으로 나타나자 다들 “도대체 무슨 비결이냐.”고 난리를 피웠다.“제가 대단한 비결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그런 것 없어요.굳이 들라면 채니에게 모유를 먹였다는 정도죠.대신 체조는 참 많이 했어요.” 체조라고 특별한 건 아니다.그의 말을 빌리자면 중고등학교때 신물나게 했던 바로 그 ‘새마을체조’다.그중에서 노젓기 등 필요한 동작을 가려뽑아 계속 해댔다.김태욱의 말을 빌리면,보통 1시간,어떤 때는 2시간씩 체조만 해대는데 원래 몸이 유연해 스트레칭은 무용가 수준이다.모유 수유와 체조만으로 출산 부기가 쑥쑥 빠지는 것을 보고 그도 놀랐단다.항간에는 출산후 수술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떠돌았으나 그는 몸에 칼 대는 걸 무척 싫어한다.요즘엔 초등학생도 한다는 귀 뚫는 것도 최근에야 했을 정도.애도 가능한 직접 돌본다.연기든 생활이든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다. ●맨손체조로 출산후 몸매유지 연기자나 가수가 제 몫의 건강을 지켜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일의 부하가 만만치 않고 스트레스도 버겁다.그러나 이들은 아직 체력적 한계를 느끼지 않는다.채시라의 경우 예전 ‘여명의 눈동자’ 촬영때는 5㎏이나 감량하고도 버틴 강단이 있다.드라마 ‘파일럿’과 영화 ‘네온속으로 노을지다’ 촬영때는 교통사고와 체력 고갈로 애를 먹었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이겨냈다. 그들이 하는 운동이라야 가끔 집 근처 공원에서 하는 배드민턴과 골프가 전부다.규칙성이 없으니 운동이라기보다는 기분 전환에 가깝다. 스트레스 해소법도 상식적이다.김태욱은 스트레스다 싶으면 바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스타일.그게 아니면 혼자서높은 산을 오르거나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등의 동화적 상상을 한다.이내 머리가 맑아지고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다.채시라의 생활도 정상의 연기자치고는 소박하다. ●자신엔 엄격하고 타인엔 너그럽도록 결혼 후 시간에 쫓겨 3년동안 못치다 최근에야 꼭 한번 골프장에 다녀왔다는 그는 “내가 먹고 입는 건 다른 사람이 상상을 못할 정도”라고 했다.이렇게 그는 다른 사람과 다름없음을 설명하려 했다.대신 바쁜 일상 속에는 ‘절제’의 룰이 항상 금속선처럼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그는 절제의 방법론을 “내게 더 엄격하고 남에게 더 너그러운 삶”이라고 소개했다. 딱히 특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들은 건강했다.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더 건강해 보인다고 하자 “그렇게 보이느냐.“며 이런 귀엣말을 전했다.“남편이 인터넷 웨딩컨설팅사를 운영하다 보니 낮동안에는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대신 집에서는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눠요.잠자리에서 2∼3시간씩 깔깔대며 얘기하는 건 보통이에요.맨날 그렇게 할 얘기가 있느냐고요.세상일이 다 얘깃거리죠.대신 가능한 밝은 주제,기분 좋은 얘기만 해요.채니 얼굴만 보고 있으면 얘깃거리가 넘쳐나더라고요.” 막간에 채시라가 이런 청을 했다.“이름을 적을 때도 남편을 앞세워 달라.”고.“10년에 한편만 찍을지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하고 싶다.”는 그와 “가을에 새 앨범 내고는 다시 예전처럼 노래 속에 푹,파묻히고 싶다.”는 김태욱을 보면서 ‘사랑’과 ‘배려’로 직조되는 ‘아름다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 ■절제하는 생활 왜 좋은가 김태욱-채시라 커플은 눈길을 끄는 변화를 체험하고 있었다.스스로 ‘절제’라고 부르는 이 변화를 그들은 ‘기분좋은 경험’이라고 했다.채시라를 보자.그의 연기론은 철저하게 ‘절제’에 뿌리 내리고 있다. 어떠냐 하면, “전에는 연기하다 보면 오버도 하곤 했는데,이젠 진정으로 작품이 요구하는 연기,참고 아끼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태욱씨도 그래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공감해요.”하는 식이다.그러면서 이렇게 부연한다.“음악·연기관이 바뀌니까 생활도 바뀌더라.”고. 김태욱은 이런 말도 곁들였다.“연기자들을 보면 더러는 몸을 막 굴리는 사람이 없지 않아요.그런데 이 사람,자신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엄격해요.약속과 시간 관리는 물론 지나가는 말 한마디도 소홀히 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김태욱도 자신을 ‘절제’의 틀에 짜맞추고 사는 스타일.스물 두살때 ‘개꿈’으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로커답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다.술도 ‘일단 시작하면 넘어질 때까지 먹는 스타일’이었다.그런 그가 결혼후 달라졌다.친구들과의 부담없는 술자리에서도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면 미련없이 털고 일어선다.담배도 결혼후 끊었다.채시라가 “아기도 가져야 하는데 담배는 좀…”이라고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채시라도 놀랐다고 했다.변화는 음악에서도 나타났다.“예전에는 음악 한 곡에 모든 걸 담으려고 했는데,지금은 달라요.절정에서 절제하는 음악이 더 좋다고 여겨지거든요.”그는 가을에 나올 4집 앨범에 자신의 변신을 담겠다고 했다.이들에게 ‘절제’는 생활이었다.넘치는 것보다 모자라는 것을 값지게 여기는 것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양심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 즉,초자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의 경우 상식적인 수준까지도 통제의 범주에 포함시켜 절제가 간혹 폭발적인 일탈의 요인이 되기도 하나 의식주를 비롯해 습관이나 관행에 관한 일상적 절제는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지킬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훈련 효과도 있어 매우 중요한 생활강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기고 / 주택양도세제 개편논의 원칙

    최근 몇년동안 집값 급등문제로 떠들썩하더니 요즈음은 주택관련 세금 개편 논의들로 무성하다.특히 정책당국은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제도가 문제점이 많아 개편이 필요하고,이를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제도’라는 것이 무엇인가.쉽게 말해,3년 이상 소유했던 집을 팔아 이득이 생겨도 소유자 가구가 전국에 집 한채만 갖고 있었다면 과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얼핏 보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그러나 이 제도를 ‘1가구1주택 소유’라는 대상자 선정 기준과,‘자동 비과세’라는 혜택 부여 방법론의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적잖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한 데도 세금을 안 내도 된다고 할 때에는 정당한 취지에 부합되어야 한다.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손에 쥐었는데 집을 한 채만 소유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금액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이 “너 다 가져라.”하는 혜택을 준다면,모든 국민들에게 집을 사라고 장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실제로 들어가 살기를 원하는 집을 소유하도록 유도하는 데 조세지원을 하려면 소유보다는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살고 있던 집을 팔아 새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주택을 사는 경우로 혜택의 대상을 한정한다면,옛집을 판 돈이 다시 새집을 사는 데 들어가므로 손에 잠시 쥐었던 양도소득이 실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생활의 기본욕구이자 필요경비로 대우해 줘야 하는,의식주 중의 하나인 주거 소비행위의 취지에도 맞는다. 둘째,경기활성화를 위해 신축주택 구입에 대해 양도세 감면혜택 등으로 다주택 보유시대에 살고 있는 현 상황에서,1가구가 1주택을 소유하는 것을 이상(理想)으로 삼아 여전히 주택의 숫자라는 물리적인 기준으로 차등과세를 하는 것은 형평성,효율성,단순성을 크게 깨뜨리게 된다.우리나라의 부자 순위는 주택소유 수로 결정되지 않는다.또한 양도시점 기준으로 1가구1주택자인지를 판정하는 현행 기준 아래에서는 다주택 보유자도 가장 나중에 파는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있어 양도차익이 가장 큰 주택을 늦게 팔도록 유도하는 왜곡을 낳을 수 있다.반면 과세당국은 전국의 가구별 주택보유 현황을 항상 정확하게 파악해 양도세 행정을 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결국,다주택 보유자들을 투기꾼으로 보기보다는 임대사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로 보아 임대소득과세를 정상화하고,사업용 자산이 아닌 자가 거주주택 한 채에 대해서는 양도세 혜택을 부여하는 ‘주거주 주택(main home)’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이 궁극적인 대안일 것이다.주로 거주하는 주택이라고 신고한 1주택의 매매에 대해서 실수요자 차원에서 현재 수준의 양도세 혜택을 준다는 데 반대할 명분은 찾기 힘들 것이다. 셋째,세금혜택 방법 중 현재의 ‘비과세’ 방식이 실거래가액에 의한 양도세 과세로의 발전에 최고 장애물이라는 점은 많이 지적되었다.비과세라는 것은 세무서에 신고할 필요도 없이 가만히 있어도 되니,거래당사자 가운데 한쪽이 양도세 비과세 대상자라면 거래가격이 노출되지도 않고 담합에 의한 불성실 신고가 매매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작성하는 ‘다운계약서’를 통해 양산되기 때문이다.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감면신청을 받아 동일한 규모의 혜택을 주는 100% 세액공제나,보유연수별 일정금액(예:연간 3000만원) 소득공제 등 거래가격을 과세자료로 확보하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을 최소화시켜 제도 변화에 따른 세제의 안정성 및 형평성을 보장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무릇 다른 정책 사안에서도 그러하듯이,‘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어떻게’라는 해법을 찾는 것보다도 더 중요하다.1000만 이상의 주택 소유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올바른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제도 아래에서 불이익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비과세라는 방법론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기보다는 ‘무슨 경제 행위를 대상으로 조세지원을 하는지’의 원칙에 대해 좀더 초점을 맞추기를 기대해 본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 [열린세상] 내 집은 어디에…

    우리 생활에 기본적이며 필수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가 의식주라는 걸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웠다.입고,먹고,자는 집,소박하게 말하면 그렇다.옛 이야기에도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지만 집 없는 설움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유리걸식하는 거지들의 이야기 말고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가삼간이라도 자기 집은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자식을 스물 몇을 두었던 흥부 역시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어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을 받았을지언정 집없는 설움까지는 당하지 않았다.부자 이야기도 아흔아홉 칸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나 사시 사철 비단옷에 몇 마리의 소가 몇날 며칠을 갈아대야 하는 넓은 전답 이야기지,집 여러 채를 가진 부자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도시가 형성되고 사람들이 너도나도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수요와 공급의 가장 민감한 자리에 주택 문제가 들어온 것이다. 지난해였던가.두 차례 연거푸 총리 인준이 거부되었다.그들의 도덕성에 가장 문제가 된 것이 바로‘집’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문제였다.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살 집을 가지고 장난을 쳐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그러나 어디 그 두 사람뿐이었을까. 겉으로 낱낱이 드러나지 않았다뿐이지 이 땅의 이른바 경제적 기득권층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벌고 부자가 된 과정 자체가 바로 그런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 얻은 불로소득을 다시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과정이 아니었던가.더 직접적으로 말해 지금 이 땅의 5%도 안 되는 기득권층의 풍요와 사치의 절반 이상은 다른 사람이 필요한 보금자리거나 잠자리를 가지고 장난을 쳐 번 돈이 아닌가? 한 가구가 장기적으로 두 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그런 기대 심리에서가 아닌가? 최근 대통령의 지시로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국세청 등의 유관 부처가 대대적으로 부동산 투기 억제에 발벗고 나섰다는 보도를 접했다.투기 과열지구에서의 분양권 전매 금지 조치도 나오고 과표 현실화를 통해 부동산 보유세를 대폭적으로 올리겠다는 얘기도 나왔다.그러나 그걸로 잡힐 집값이고 부동산 투기라면 애초 사회 문제로 불거져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단돈 만원만 있으면 다섯 게임 한 세트의 로또복권을 살 수 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꿈으로 매주 거기에 매달린다.매번 혹시나가 역시나로 이어지지만 그걸 알면서도 거기에 매달리는 열풍 안에는 그렇게 말고는 달리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절망감이 짙게 배어 있다.이런 모습을 국민성 운운해가면서 뒷전에서 비웃는 사람들이 꿈꾸는 또 다른 로또 열풍을 우리는 얼마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공아파트 분양 현장에서 보았다.아파트 분양에 4000대1이라니.이러고도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실수요자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 현장에 와 있었던 사람들 대부분 정작 그 집이 필요한 남의 보금자리를 가지고 장난을 쳐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 아니겠는가? 1000만원대의 중형 자동차보다 수억원대의 아파트가 세금이 더 적은 나라,피땀 흘려 받는 몇푼 월급의 근로소득세율이나 1가구 다주택의 양도소득세율이나 사실 따지고 보면 별 차이가 없는 나라,그 구조 안에 서민들의 내집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대학 입시가 문제고,8학군이 문제라면 그것 자체를 없애고 공동학군제로 운영한다고 해서 안 될 일이 어디 있는가? 그런다고 동등한 교육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땅의 부동산 투기 문제는 ‘어떤 대책’으로 잡힐 단계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필요한 것은 ‘어떤’ 대책이 아니라 ‘특단’의 대책이다.내 집에서 태어나고,내 집에서 살며,내 집에서 노후를 보낼 이 기본적인 생활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 도시 생활자 30%에겐 어쩌다 시작부터 꿈같은 일이 되고 말았다는 것인가? 이 순 원 소설가
  • 기고 / 北核관련 다양한 대응책 마련해야

    23∼25일,베이징에서 북·미·중 3자 회담이 열린다.이라크 전쟁 종료 이후 한반도 핵위기를 걱정했던 우리에게 일단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회담에서 당사국인 한국과 일본이 배제되었지만,핵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3자 회담은 파월 미 국무장관의 말처럼 ‘긴 논의의 시작’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북한이 최근 폐연료봉 재처리와 3자 회담은 북·미 직접대화라고 규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도 이번 회의를 통해 유리한 입지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핵문제와 관련,북한은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과 북한체제의 보장,상당량의 경제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미국은 선 핵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그동안 북한은 위험도가 높은 ‘벼랑 끝 전술’까지 마다하지 않은 반면,미국은 핵포기를 전제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패배와 같으며,나쁜 선례만 남길 뿐이라고 강조해 왔던 터라 양국이 쉽게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과 미사일,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 무기의 문제도 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의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3자 회담을 다자회담으로 발전시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지만,군사적 갈등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특히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미국의 전략 변화 등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입지 강화를 위해 포괄적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공고한 한·미 공조를 통한 ‘다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앞으로의 회담에서 한국이 반영해야 할 입장은 북한 핵위협 및 재래식 군사위협 제거를 통한 안보의 강화이며,한국의 안보에는 미국도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안보의 증진이 없는 협상 타결은 무의미하다.특히 한국이 독자적 의견을 냄으로써 미국이 다자회담을 포기하고,제한적 군사행동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우리의 안보능력을 보완해야 한다.힘의 뒷받침이 없는 외교는 무기력할 뿐이다.지난 10년 동안 국방비를 감축한 결과,우리 군은많은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1990년대 중반만 해도 국방비의 비중이 정부재정의 20% 이상이었으나 요즘은 15% 수준이다.그 결과 우리의 국방비는 세계 평균 군사비 부담률(GDP 대비 3.8%)에도 못 미치는 수준(2.7%)이다.또 국민 1인당 군사비 부담은 이스라엘의 6분의1,타이완의 3분의1,미국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군의 장비와 무기의 노후화다.이는 국방비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정해 놓고,정해진 범위 내에서 조정하다 보니 인건비와 의식주(衣食住)에 소요되는 경직성 경비를 줄일 수 없어 매년 ‘전력증강사업’ 예산만 삭감한 결과다.이런 국방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군의 현대화는 물론,외교력 강화도 불가능할 것이다. 셋째,북한 핵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유엔 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틀 안에서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본래 북핵은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빼고 논의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북한의 요구에 의해 ‘3자 회담’이 구상되었지만,이 문제는 앞으로 유엔의 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이것이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마련함과 동시에 ‘다자회담’의 합리성도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북한은 남북한 장관급 회담을 제의했다.이는 3자 회담에서 소외된 우리의 여론을 혼란시키고,경제적 이익을 위한 전략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채널은 될 수 없다.따라서 지금은 3자 회담에 우리의 뜻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외교역량을 집중하고,흔들림 없이 북핵문제를 주도하기 위해 우리의 안보능력을 포함한 포괄적 안보전략의 검토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익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세계 지도자 신년사

    각국 지도자들은 1일 신년사를 잇달아 발표했다.이라크전을 염두에 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다짐했고,교황 바오로 2세는 모든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1일 행한 ‘세계평화의 날’ 기념 설교에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긴장과 충돌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다시 기도하자.”고 당부했다.그는 특히 “오랫동안 피로 얼룩져온 형제간 살인 무력충돌의 긍정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며 중동지역의 폭력 종식을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동시에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동정심을 고양하고,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경제적 안보를 보증할 것”이라며 미국을 정의·자유·관용의 땅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도 올해 과제로 이라크와 북한,중동지역,알카에다의 위협을 꼽은 뒤 전쟁의 위협과 테러,경제적 불확실성이 주요 도전 과제지만 영국은 이에 맞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 위협과 전쟁 위기로 국제정세가 “불확실하고 위험해지고 있다.”면서 프랑스는 올해도 유엔과 함께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경제 재건을 약속했다.그는 “경제 회복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일본 사회 건설을 위해 부실채권 처리의 속도를 높이고 디플레이션 억제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그는 또 “개혁만이 일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유일한 길로 믿고 있다.”며 자신의 개혁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1일 신년사를 통해 타이완(臺灣) 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그는 “타이완 동포들이 신년에 다복(多福)하기를 빈다.타이완 동포를 포함한 모든 중국인들의 노력으로 중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조기에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석은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전면적인 사오캉(小康·의식주가 해결된 중등수준의 생활)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박상숙기자 khkim@
  • 한국문화 향기 러시아서 ‘솔솔’

    한국인들이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을 지난 20일 러시아의 동쪽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연해주를 대표하는 아르세니예프 주립박물관에 러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실이 문을 연 것이다. 30평 남짓한 크기의 ‘한국민족문화실’이 꾸며진 곳은 아르세니예프박물관 국제전시센터.극동함대가 있는 군사도시답게 제2차세계대전 때 12척의 독일함정을 격침했다는 S-59잠수함을 전시한 잠수함박물관이 불과 100여 m 떨어져 있는 요지이다. 한국실 개관은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연해주 6개 도시에서 연 ‘한국문화로의 초대’전이 계기가 됐다.이곳에 사는 고려인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고,러시아와의 활발한 문화교류 토대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가 이제 제대로 결실을 맺은 셈이다. 한국실은,전시공간을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이 제공했을 뿐 우리 민속박물관이 전시내용을 구상하고 전문인력을 파견해 꾸몄다.비용 3억원도 우리가 부담했는데,주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긴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의 사정이 감안됐다. 개막식은 민속박물관 관계자들이 들뜬 표정을 짓기에 충분할 만큼 성황이었다.400여 참석자는 대부분 러시아인들로,음악가 바로닌이 이끄는 앙상블이 플루트와 러시아 전통악기 발랄라이카로 ‘고향의 봄’‘아리랑’을 연주한 것도 한국문화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전시는 ‘한국의 전통생활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과거와 현재 한국인의 삶을 보여주려 했다.전시실을 들어서면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 도자기와 인쇄,금속공예 기술이 눈에 들어온다.이어 혼례복과 평상복,해주반과 놋쇠 반상기,반닫이와 평상 등 의식주 생활의 단면이 소개된다.사물놀이의‘사물’과 가야금 등 악기로 대표되는 놀이문화,무당의 신복·장군칼·작두 등 한국인의 신앙생활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러시아인들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스크린에 손을 눌러가면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러시아어·영어와 비교하여 보여주는 ‘한글 터치 스크린’.콤팩트디스크(CD)에 담긴 한국전통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 ‘한국음악 체험’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기 코너였다. 갈리나 알렉시우크 아르세니예프박물관장도 이 점이 마음에 드는 듯 “민속박물관의 전시기법이 세련되고 전시기술 수준이 매우 높은 데 놀랐다.”면서 “한국실 개관을 계기로 한국 박물관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관계를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국실 개관은 한국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뜻깊은 듯했다.인가 파시코(18·극동대 한국학과 2년)는 “모두 재미 있지만 특히 한복이 아름다웠고,북같은 악기들도 흥미 있었다.”고 말하고 “같이 온 러시아친구들이 둘러보고는 한국학을 공부하는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한편 이번 한국실 개관을 주도한 이종철 민속박물관장은 개막식에 앞서 시베리아의 관문이자,한민족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이르쿠츠크의 유서깊은 향토박물관을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한국실 개설 방안을 타진했다. 이 관장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에 한국실이 마련됨으로써 러시아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두보가 확보됐다.”면서 “앞으로 이르쿠츠크와 모스크바,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TSR의 거점 도시마다 한국실을 만들어 한국문화를 더욱 폭넓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동철기자 dcsuh@
  • 이런책 어때요/ 성서 속 의문점 해결

    성서를 읽다 보면 누락된 부분,건너뛴 대목이 많아 이야기가 단절되고 비약하는 경우가 적잖다.예를 들어 창세기에는 하느님이 아담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 낟알을 얻어먹으리라.”고 했지만 의식주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이 책은 성서를 읽으면서 한번쯤 의문을 가질 만한 대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예수시대의 로마와 유대지방의 관계,예수의 재판과 십자가 처형,부활을 둘러싼 그리스도교의 관점 등 역사적 정황도 생생하게 그렸다.쿰란의 ‘사해문서’ 등 초기 그리스도교문헌을 고증자료로 삼았다.1만 5000원.
  • [글로벌 시각] 북한 개혁 얼마나 진지한가

    지난 주 북한이 죽어가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시장개혁방안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그리고 이번 주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연례적 모임으로 여름 휴양지에 모여 개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가난에 찌들고 절망적인 북한은 경제개혁 실시를 고민 중이고 중국은 이를 실행하고 있다.북한에 식량 등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는 중국의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경제 중 하나다. 북한을 세운 고 김일성 주석의 아들은 중국이 강요해온 것처럼,어리석고 미친 스탈린주의를 포기하고 진정으로 현대적 시장개혁을 도입하기를 원하고있는 것인가.2200만 북한 주민 중 많은 사람이 굶거나 심각한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이는 도덕적·정치적 위반행위이며 중단돼야 한다. 김정일은 고르바초프처럼 통제력을 잃지 않고 개혁하기를 원한다.중국 공산당은 이를 이뤘다.공산당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고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있다.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고 변하는 국가 중 하나를 계속 유지해나갈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휴양지에서 이를 고민하고 있다.그래도 중국이 경제분야에서 엄청나게 많은 개혁을 이뤘음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정치적 자유는 다른 문제다. 중국의 최대 영자 신문인 차이나 데일리가 발행하는 비즈니스 위클리의 부편집장 웨이 케이는 최근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경제발전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여러 면에서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이며 해야 할 일이 많다.점점 더 많은 개혁이 없다면 국가의 통일성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맞다.중국인들은 그들이 경제적으로 이룬 것에 대해 뽐내지 않는다.반면 북한 정부는 개혁으로 괴롭힘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부도덕하게 만족하고 있다.비즈니스 위클리를 보면 중국의 급박함이 더 확실해진다.단독보도한 머리기사는 정부가 곡물 분배에 있어 독점을 끝내려 한다고 보도했다.식품 소매업의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는 큰 뉴스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혁명적인 개혁이다. 미국에서 늘고 있는 회계부정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다양하다.중국인들은 미국이 회계설명 의무와 투명성에 대해 주장하는 것이 실행할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그러나 전반적 평가는 긍정적이다.이 잡지의 사설은“우리는 미국 회계체계의 단점을 지적하고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정직과 효율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보도했다.사설들은 일반적으로 공산당의 공식적 생각을 반영한다. 중국의 비즈니스 위클리는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다.한 기사는 ‘중국의 불안전한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또 다른 기사는 중국이나 다른 지역에서의 새 선물지수 도입 계획을 환영하고 있다. ‘간장 콩 풍년’은 물론 ‘전자레인지 산업의 경쟁 격화’ 등 다른 기사들은 뉴욕 사람들의 잡지와는 경쟁이 안된다.그러나 이들은 엄격한 공산주의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과 정서의 독립에 대한 표준을 제시한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개혁을 시작했다.이를 따라가려면 김정일과 그의 경제팀들은 엄청나고 거대한 도약이 필요하다.또 그들은 남한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은 지난 주 6월29일의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2200만 주민의 지도자들이 공산주의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만 한 일일까.13억 인구에 공산주의가 다스리는 이웃나라 중국이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자.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그 모든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토머스 플레이트/ UCLA 교수 국제정치학
  • 어린이 책 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성경 등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성경(로이스 로크 글,크리스티나 발리트그림,오광만 옮김)=성경 속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 100편을 엄선,천연색 삽화와 함께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어린이 성경’.몽당연필.2만 9000원. ◇불보다 생명보다 귀한 선물(장수하늘소 글,강은경 그림)=마틴 루터 킹,마더 테레사 등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을 등장시켜 세계 인권투쟁사를 되짚어보고 현실을 조명했다.아이세움.7500원. ◇난 하나도 안 졸려,잠자기 싫어(로렌 차일드 글·그림,조은수 옮김)=잠자기 싫어하는 앙증맞은 여자 아이 롤라가 주인공인, 엉뚱하고도 유쾌한 상상이 넘쳐나는 영국산 그림동화.국민서관.8500원. ◇제인 구달(서경석 글,김형배 그림)=제목 앞에 ‘침팬지를 사랑한 동물학자’란 부제처럼,현존하는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이자 침팬지 연구의 권위자,환경운동가를 다룬 위인전기용 만화책.제인 구달은 실험실에서 연구되던 침팬지를 자연 속에서 생생하게 연구해 20세기를 빛낸 여성 100인 중 과학자분야에 꼽혔다.사회평론.7000원. ◇나는 엄마가좋아(사카이 고마코 글·그림,이선아 옮김)=꼬마토끼는 쿨쿨잠만 자고,TV연속극만 보고,빨리빨리 서두르라고만 하는 엄마가 밉다.그런데 정말 미운 건 엄마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가출한 꼬마토끼는 금세 돌아와 엄마의 “너를 너무너무 사랑한단다.”는 말에 화를 풀어버린다.4∼7세용.중앙출판사.8000원.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할 우리 민속 이야기(우리누리 글,김용철 그림)=오줌싸개에게는 왜 키를 씌웠을까,아기를 낳으면 대문 앞에 왜 금줄을 쳤을까.조선시대 남녀가 사랑을 고백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했을까.잊혀져가는 풍습을 중심으로 의식주와 이사,출산,혼례,명절,민속신앙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예림당.8000원. ◇참동무 깨동시(김용희·박덕규 엮음) =국내 동시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있는 동시 모음집.총 56편의 동시가 원색 그림과 함께 들어있다.초등학교 저학년용.청동거울.7000원.
  • 근질근질 아토피 피부염…인내심이 ‘약’

    회사원 김모(41)씨는 요즘 초등학교 2년생 딸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2살때부터 아토피 피부염을앓아온 딸이 학교급식을 시작하면서 증상이 악화한 것.할수 없이 학교에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고 도시락을 싸보내고 있다.한의원에서 오래 전부터 침과 약을 통해 꾸준히치료를 받아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유아습진 또는 전신성 신경피부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아토피 피부염은 유아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습진성질환의 하나.피부과 외래 환자의 약 5%를 차지한다.옛날에는 자연스럽게 낫는 영아습진 정도로 알려졌으나 환경과대기 오염이 심해지고 의식주의 변화,스트레스 상황이 많아지면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연령층도 청소년이나 성인에까지 높아진 추세이다.아토피 환자를 위한 전문 용품점까지 등장했다.심한 가려움증과 전형적인 피부병변이 특징.천식,비염,결막염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진단은 용이하지만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원인= 선천적 대사이상설,면역학적이상설 등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부모의 양쪽이 아토피 피부염이면 아이가 아토피일 확률은 80%,한쪽이면 50%일 정도로 유전적 요인이크다.주로 소화기가 아직 미완성인 유아기 때 소화효소가충분치 않아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의학적으로는 폐가 허한 태음인 체질에 많고 그밖에 피부 저항력이 약하거나 스트레스 음주 과로 불면 피로도 원인이다. ●증상= 연령에 따라 3기로 나눈다.생후 백일을 전후해 발생하는 유아형은 얼굴,머리에 불그스름한 좁쌀 같은 것이돋기 시작해 진물이 나고 딱지가 앉으며 심하면 몸과 팔다리로 퍼진다.소아형은 유아형에서 지속될 수도 있고 4∼10세때 갑자기 발생할 수도 있다.이때는 진물,딱지가 적어지고 건조해지면서 일부부위에 국한된다.주로 팔다리의 접히는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며 손목과 목주위에도 생긴다.가려움이 심해 자꾸 긁게 되므로 하얀 가루가 앉고 두꺼워지며 2차적 세균감염이 생기기 쉽다.성인형은 주로 12세 이후에 시작되며 팔다리의 접히는 곳과 얼굴이나 목,손발의말단부에 잘 생긴다.증상은 유소아형에서와 같고 대부분의 환자가 20세 이전에 좋아지나 25% 정도에서는 성인이 된후에도 지속될 수가 있으며 이 경우는 치료해도 잘 낫지않는다. ●치료및 대응= 진단에 대해서는 그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고 병변이 전형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진단 자체는 어렵지 않다.그러나 병태생리나 원인 경과에서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표준화된 치료방침도 없고,각종치료 방법의 효과에 대한 통일된 의견도 없는 상태이다.무엇보다 원인을 확실히 규명할 수 없으므로 대부분 대증요법에 의하며 악화시키는 요인을 제거하고 염증이나 가려움 감소에 치중한다.피부 건조와 자극이 시작이므로 환자는가려움증이 생기지 않도록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지나친 목욕이나 강알카리성 비누는 피부를건조하게 하므로 피한다. 의류는 면제품이 좋으며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모직물은 피하는 게 좋다.음식은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게 중요하지만 고단백식(과잉영양)과 가공식품은 피한다.특히 지나친 음식제한은 아이에게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아이가 분노를 폭발하게 되면 더욱 긁게 되므로 증상이 악화된다.호르몬제의 사용은 피부상태를 점점 악화시키므로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화학세제의 사용을 피하고 세탁후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난 뒤 입히는 게 좋다.수영장,해수욕은 소독물과 강한 햇빛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절대 금연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대부분 많은 병의원이나 약국,한의원을 다녔고 민간요법도 다양하게 써본 경험이 많다.병자체도 만성적이다 보니 치료에 지쳐있는 경우도 많다.따라서 전문가들은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그 동안의 치료 방법과 그 효과를 확인하여 새로운 치료 계획을 세우고치료에 끝까지 잘 따라 오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정겨운 ‘추억 여행’ 인터넷속으로

    며칠 있으면 설날을 맞는다.어릴 때의 명절 풍경 속에는잊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그 가운데에는 장독대,곳간,처마,마루,큰 솥뚜껑 같은 것들도 있다. 요즘엔 다 만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의식주 세 테마로 인터넷의 추억 풍경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아름다운 한복문화 한자리에. ▲털고무신부터 한복까지=아버지를 기다리는 밥상 위에 다소곳이 올라 있던 보자기.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국자수박물관'(korea.insights.co.kr/korean/pojagi/)에 가보면 소박한 인정이 느껴지는 보자기를 만날 수 있다. 보자기는 여인들의 혼수 품목 중 하나로 이불을 싸는 이불보,예단이나 혼수를 싸는 혼수보,밥상을 덮는 상보 등 헤아릴수 없이 종류가 많다.허동화 관장은 “물건을 포장할 때 복도 함께 들어 간다는 믿음이 담겨져 어느 물건보다 정성이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이런 보자기처럼 아련한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들은 의외로 많다.털고무신이나 장화,호빵 모자 같은 것들이다.이런 것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인터넷에는 우리가 잊고 있는 과거의 옷과 장신구들을 보여주는 기행 사이트들이 많다.‘21세기 박물관'(www.museum21.org/folk-48.htm)은 과거의 복식 문화를 사이버 갤러리 안에모아 놓았다. 그 가운데 우리 옷의 대표 격인 한복은 인기를 많이 모으고있다.그러나 전통 한복부터 실용 한복까지 관심은 높아졌지만,제대로 한복을 입는다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전통인형작가 이승옥(36) 씨의 ‘석란전통인형'(www.ahakorea.co.kr),고종건씨의 홈페이지(myhome.edunet4u.net/~hongil/)가 안성맞춤이다.이들 사이트는 설과 같은 고유명절 속의 아름다운 의복 문화를 둘러볼 수 있는 보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전통 의복과 과거의 향수를 불러 모으는 갖가지 소지품들을 온전히 감상하기도 전에 전자상거래 상품으로 치부되는 것은 아쉽다. ■불량식품 종합세트도 팔아. ▲추억의 음식 여행=학교 난롯불에 구워 먹던 ‘쫀디기',손바닥으로 비벼 하나하나 빼먹었던 ‘아폴로'.추억의 먹거리가되살아나고 있다.코 묻은 동전으로 사먹을 수 있었던 쫄쫄이,호박꿀,맛기차콘,월드컵,씨씨 등 이른바 불량식품들도 다시 돌아왔다. 불량식품 판매 사이트 ‘쫀디기몰'(www.zondigi.com)은 이들식품을 맛있게 먹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심지어 “건강 해친다고 못 먹게 해 더 감칠맛이 났다.”는 회고담도 쏟아진다.‘엔토크'(entalk.co.kr),‘언더몰'(undermall.co.kr) 등에선 아예 20∼25종의 불량식품 종합세트까지 팔고 있다. 또 학창 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들을 소개하는 곳도 나왔다.‘오키의 잊혀져 간 것들'(myhome.naver.com/okyjjang)은 지난 30년간의 도시락 변천사를 정리했다.이 사이트에는 소시지,깍두기,멸치조림,콩조림,계란 등도시락 반찬 이야기가 구수하게 배어 있다. 한 네티즌은 “아직도 도시락 반찬통 한 귀퉁이에 담겨있던소시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설렌다.”며 먹거리 추억 여행에나선다.이밖에 ‘1980년대'(b612kh.dive-studio.net)는 네티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1980년대 먹거리에 관련된 글만 모아 뒀다. 한편 고유의 먹거리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계속돼 눈길을 끈다.특히 과거의 전통식품을찾는 동호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대표적인 경우가 ‘청국장닷컴'(chungkookjang.com).최근패스트푸드 음식과 외식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의 손맛을 읊는 일은 또다른 감동을 선사해준다. ■한옥의 모든것 미학으로 승화. ▲“아랫목에서 몸 녹이세요”=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매서운 계절.아랫목 이불 밑으로 언 몸을 넣으면 발 언저리엔 밥 공기 하나가 닿는다.그 따뜻한 밥그릇에 따뜻한 사랑까지 느꼈던 시골집 아랫목은 이제 보일러와 라디에이터에밀려 사라졌다. 하지만 요사이 전통적인 주거 환경을 재조명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아랫목도 덩달아 떴다.남대문에서 전남 송광사 미륵전까지 내로라하는 전통 건축물을 보수한 목수 신영훈(67)씨의 ‘사이버 한옥문화원'(www.hanok.org)이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서는 전통 한옥을 3D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하여 절기마다 다른 태양 방향과 각도까지 계산한 전통 처마,한국인의평균신장과 눈 높이를 가늠해서 설계한 방과 지붕 등 한옥의 모든 것을 미학으로 격상시킨다. 한편 황토집,귀틀집 등 나무와 흙과 같이 친환경적인 전통가옥은 신용만 씨의 사이트(home.hanmir.com/~wamo/)에서,전통 사찰은 ‘아즈의 홈페이지'(azcul.zotta.net)에서 만나볼수 있다. 이들 사이트에선 마당 깊은 집과 장독대 위를 배회하던 고추 잠자리,마루,옛날 부엌과 세간들,재래식 화장실 등 아련한유년의 집 풍경들을 고루고루 선사한다. 그러나 전통 가옥에 관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한옥에서 거주하는 인구는 줄고 있다.서울시(hanok.seoul.go.kr)가 벌이는 한옥 지원 사업은 잘 알려지지도 않은 데다 실적도저조한 편이다. 마지막 양반 마을인 서울시 북촌의 전통 가옥은 15년전에 비하면 그 절반인 850여동만 남았다.우리가 가슴으로 느꼈던아랫목의 온기는 정녕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고향의 아랫목은 그대로인지 귀경하는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허원 전효순 유영규 kdaily.com기자 whoami@
  • 국립민속박물관 생활상 현지답사 보고서/사할린동포 명절·제사 꼭 챙겨

    구한말 돈벌이를 위해,또는 일제 강점기에 징용으로 국경을 넘었다가 끝내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사할린 한인동포들.반세기를 훌쩍 넘긴 기간동안 이들의 생활과 문화에서‘조선(한국)’은 어떻게,얼마나 살아 있을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이종철)이 러시아 사할린 한인동포들의 생활상을 현지답사를 통해 기록한 보고서(420쪽)를 냈다.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된 답사팀은지난해 7월 19일부터 8월3일까지 16일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 지역에서 한인들의 이주 역사,지역사회의 구조,의식주 생활,신앙과 의례,언어 생활,혼인과 친족,경제 생활,세시풍속 등을 조사했다. [한인동포 구성과 언어] 사할린엔 4만2000여명의 한인들이살고 있다.이들은 크게 네 집단으로 구분되는데 먼저 러시아 본토출신 한인들은 ‘큰땅배기’라고 불리며 교육수준이높아 주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두번째는 일제시대에 일본을 거쳐 자발적으로 들어왔다가 억류된 사람들로,숫자는별로 많지 않다. 한인사회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부류는 일제 말기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사람들.대부분 남한 출신으로 수가 제일 많은 이들은 영주귀국 및 전후 보상문제에 대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지막은 북한에서 온 파견 노무자들로 이들은 페레스트로이카 이전엔 큰땅배기와 함께 한인사회에서 우월한 위치에있었지만 지금은 주변적 위치에 머물러 있다. 이들의 언어는 문법적으로는 기본적으로 우리말을 따르지만 일본어와 러시아어도 함께 사용한다.이에 따라 ‘할아버지 마가진 아키마쇼’(할아버지 시장 갑시다)와 같은 혼합된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혼인과 풍습] 한인 1세대는 가능한 한 한국여자와 결혼하려고 했으나 여자가 많지 않아 상당수가 러시아나 일본 여자들과 결혼했다.2,3세대는 그러한 숫자가 더욱 늘어나는추세.이에 따라 한인문화도 급속히 러시아 문화에 동화되고있다. 결혼의 경우 혼인신고와 예식 등은 완전히 러시아식을 따르고 있으며 예단 보내기 등 부분적으로만 한국 전통이 남아 있다. 조상에 대한 제사는 장남이 기일제사 뿐만 아니라 명절제사도 지내고 있다.러시아에선 양력 1월1일이 휴일이어서 양력설을 쇠어 왔지만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자유로워지면서 음력설을 쇠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인사회에선 추석이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양력 8월15일에 쇠고 있는데 여기엔 일본으로부터 해방됐다는 의미도 있고 음력 8월15일엔 야외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춥기 때문이다.이날 한인들은 씨름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노래,춤,운동을 즐기며 친목을 다진다. [영주귀국과 영구잔류 사이에서 고민하는 노인들] 이곳 노인회에선 한인 1세대들에 대한 보상과 영주귀국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영주귀국은 1세대에한해 허용되기 때문에 자녀들과 헤어지는 아픔을 감수해야한다. 또 한국에서 새로 찾은 친척들과의 관계가 우호적으로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한국에서 결혼한 뒤 사할린에서 다시결혼하는 복잡한 관계 등으로 인해 노인들은 귀국과 잔류를놓고 고민이 많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미금 할머니 “죽기전에 정식국민돼 여한 없어”

    호적없이 80평생을 살아온 할머니가 최근 주위의 도움으로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맺혔던 한을 풀어 화제다. 기구한 삶의 주인공은 경남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 이미금(86)할머니.창원지법 통영지원은 지난 10월 24일 이 할머니의 호적취득 결정을 내렸으며,통영시는 지난달 말 주민등록증을 발급,평생 소망을 이뤘다. 이 할머니는 1916년 일본 오카야마(岡山)현에서 출생,일찍이모집에 입양돼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통한의 삶을 살아야했다. 출생신고 없이 성장한 이 할머니는 지난 42년 일본에서 한국인 변모씨와 동거하며 두딸을 낳고 48년 귀국,남편의 고향인 경북 청도에서 국내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탓에 국내 생활에 적응하지못한데다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나이 마흔이던 57년두딸과 함께 시댁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두딸과 함께부산 등 전국을 떠돌며 고된 삶을 이어오다 69년 욕지도에정착,지금까지 살고 있다. 섬 생활은 이웃의 따뜻한 배려로 의식주는 해결됐지만 호적없이 살아야하는 마음고생으로 고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적이 없어 의료혜택은 물론 어려운 형편에도 생활보조금조차 받지 못했다. 이씨의 무적 사실은 지난 7월 노환으로 쓰러지면서 알려졌다.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욕지면사무소 이정구(43)호적계장은 지난 3개월간 이씨의 일본과 국내의 행적을 조사,증빙자료를 만들어 법원에 호적취득을 신청했고 최근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호적취득 결정을 내렸다. 86세에 처음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이 할머니는 “죽기전에 정식으로 이 나라 국민이 돼 단 하루라도 살다 눈을감는 게 소원이었다”며 “이제 뜻을 이루었으니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통영 이정규기자 jeong@
  • [우리부처 이런일도 합니다] 문화부 내년 이색사업

    문화관광부는 말그대로 문화에 대한 모든 분야의 예산을 담당한다.최근 문화산업에 무게가 많이 가고 있지만 종교나 순수예술 분야 지원도 적지 않다.이 가운데 일반인들이 알고있는 것도 많으나 낯선 것도 있다.예산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재미있고 기발한 ‘문화적’ 발상이 담긴 사업 몇 가지를알아본다. [왕의 옷을 보관] 공연계의 숙원이 있다.공연에 사용된 무대 세트와 의상 등이 컨테이너 등 아무 곳에나 방치되는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다.공들여 만든 세트들이 1회용으로 사라지고,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버려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공연예술인들의 꿈을 돕기 위해 문화부는 내년부터 ‘무대용품공동보관시설’을 건립키로 하고 20억원을 지원한다.건물은내년 상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국악·연극 과외비(?)지원] 공교육 사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특히 예술분야는 거의 사교육에 의존한다.다른 한쪽엔 문화예술 전공자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문화부는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지난해부터 1년 동안 10억원을 투입해 전국 680개 초·중·고교에 국악강사를 파견했다. 아직 전체 학교 중 6.8%에 불과하지만 반응이 좋아 내년엔예산을 15억원으로 늘린다.모자라는 강사인력을 확보하고 국악 관련 전공자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일거양득이다. 내년부터는 ‘연극강사 풀제’도 실시한다.예산은 5억원.전국 초·중·고교 260곳에 8개월 동안 연극강사를 지원한다. 프랑스는 벌써부터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의예술교육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연극배우나 연출가가 학교에 나와 연기나 발성 등을 지도하는 것이다.말하기 인성교육 읽기 쓰기 등 직접효과는 물론 예술에 대한 감성과 애정을 어릴적부터 키워 ‘될성부른 나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교도소에서 연주회를] 교도소·양로원·고아원에서 연극을보고 음악을 듣는다.지난 90년부터 국립시설 중심으로 조금씩 해오던 사업을 지난 해부터 대폭 늘렸다.200회에 머물던공연·전시를 1,700차례로 늘리면서 농어촌,장애인시설·노숙자 쉼터 등 ‘문화 소외지역’을 방문해 문화균형 맞추기에 한몫해 온 프로그램이다.연말엔 고아원·양로원·노인복지회관 등에 집중한다.지난해 예산은 10억원.문화에 굶주렸던 지역이라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게 담당자들의 귀띔. [독수리 치료비] 천연기념물 지정 동물들이 부상 당하면 치료비를 어떻게 할까.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동물치료소 경비’ 예산 2억원을 내년부터 신설한다.전국 230곳 동물치료소에 오는 천연기념물 동물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올해까진따로 예산이 없어 다른 경비로 막았다.단골(?)은 독수리.독극물을 먹고 죽은 동물을 먹다 변을 당하곤 한다.또 겨울에산양이나 사향노루 등은 폭설이 내리면 먹을거리가 없어 탈진한 상태로 발견되곤 한다.이밖에 올빼미나 수달 등도 대상이다. [나락뒤주·투구도 삽니다] 나락뒤주(짚 등으로 엮은 벼 보관용 뒤주),투구,강화반닫이,방상시(그믐날·장례 때 역귀나 사신을 쫓던 의식에 쓰던 도구)….국립민속박물관이 5년 동안 구입할 유물 목록이다.‘명품 위주의 단발성 전시보다 생활사 전시로 구체적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원칙에 따라109억여원을 들여 생업·의식주 생활·신앙 등의 분야에서다양한 유물을 구입할 예정이다.잊혀져가는 우리 뿌리를 되살리려 얼핏보면 아무 것도 아닌 물품들을 사모은다. 이종수기자 vielee@
  • 독자의 소리/ 노인·보육시설 함께 운영을

    우리 회사에서는 9월 한 달을 ‘소외이웃 찾아보기의 달’로 정해 독거노인,어린이 가장,사회복지시설들을 찾아보는봉사활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나도 거기에 자원 참여해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그런데 무의탁 노인 거주시설을 찾아다니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이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노인들이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물질적 도움을 원하는 줄 알고 있었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그 분들이 원하는 것은 정을 나눌 수 있는 가족이었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봉사활동 내내 대부분의 노인들이 나에게 한결같이 외로움을 하소연했다.특히 올해 103세인 어느 할머니께서는 80세 되던 때부터 103세가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매일 죽기만을 기도했다고 털어놓으셔서 마음이 아팠다.노인끼리 모여 함께 살면 외로움이 없거나 최소한 덜할 것이라는 평소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내 생각에는 무의탁 노인 거주시설과 보육시설을 함께 운영한다면 이같은 문제를 다소해결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노인들과 아이들이 서로결연, 가족같이 생활한다면 자식이나 손주의 정이 그리운노인들은 외로움을 덜 수 있고 부모와 헤어져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에게는 심적으로 의지할 어른이 생겨서 좋을 것이다. 조정진 [전남 순천시 삼산동]
  • 성매매 처벌기준 논란

    청소년 성매매 사범에 대해 2,000만원대의 고액 벌금형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가출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성인남자 5명에게 ‘대가성이 없다’며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그러나 상당수의 가출소녀들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성을 제공해온 점을 감안하면 대가성의 ‘범위’를 두고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지법 형사4단독 윤남근(尹南根)판사는 9일 가출소녀 안모양(15)과 성관계를 가졌다가 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모(27)피고인 등 5명에 대해 “피고인들이쓴 돈은 안양과 함께 지내는 데 필요한 부대비용일 뿐 성관계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윤 판사는 판결문에서 “청소년 성보호법은 ‘청소년 성을사는 행위’를 미성년자나 그 보호자에게 어떤 이익 제공을약속하고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는 행위로 규정,성을 상품으로 거래했을 때 처벌토록 하고 있다”면서 “피고인들은안양이 가출소녀인 사실을 알고도 성관계를 가졌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비난은 받을 수 있으나 안양과 만나는 과정에서성관계에 따른 대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윤 판사는 또 “남성이 여성의 호감을 얻기 위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법이 관여할바 아니고,이때 재산상 이익과 성관계 간의 대가 관계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사생활과 애정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소년보호위원장을 지낸 서울고검 강지원(姜智遠) 검사는 “청소년 성보호법의 취지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미약한 청소년을 특별법 형식으로 보호하려는 것”이라면서“이번 판결은 조그만 호의에도 쉽게 넘어가는 청소년들의특성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성인 수준의 대가성 기준을 적용한 남성중심적인 판결”이라고 비판했다.그러나 윤 판사는“성을 거래하려는 의도만 명확했다면 단 1원을 건네도 위법이고 그런 의도가 없었다면 건넨 돈의 액수가 많더라도 무죄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CT의 시대가 온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경제를 견인해 가는 대표적인 산업장르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저임금에 바탕을 둔 경공업에서 출발하여,조선,자동차,반도체 등의 산업분야가 경제발전을 이끌어 왔다.그리고 최근에는 정보기술(IT) 분야가 새로운선도적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첨단산업 중 CT(Culture Technology:문화 테크놀로지)는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새로운 산업 영역이다.그동안 게임,음반,영화,애니메이션,출판 등 문화산업 분야는 종래의 아날로그 산업에 기초해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문화산업이 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발전과 연계되어,이른바 콘텐츠산업으로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미국과 같이 콘텐츠를 선도하는 국가에서는 이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분류하는데,이 분야는 현재 국방산업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세계적인 기업인 소니의 경우에도 게임이나 음악같은 문화콘텐츠 부문이 이미 가전기기 부문의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인간은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는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한다.즉,의식주가 충족되면 우리는 문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최첨단의 기술 영역이 인간의 감성 영역인 문화로 발현되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CT의 세계이다.CT는 인간의 정신적 풍요로움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잡는,21세기를 이끄는 기술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문화산업은 인터넷이 주조를 이루는 IT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하지만 IT기술은 문화의 영역에서는 CT라는 응용기술 영역으로 발전해가고 있다.콘텐츠와디지털 기술이 융합(Fusion)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인간의 정신과 감성은 더 이상 종래의 매체로는 표현이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방송,영화,음반,애니메이션,게임,출판 등 종래의 문화산업이 새로운 기술과 융합하여 각각 인터넷방송,디지털영화,MP3,웹 애니메이션,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전자책(E-book) 등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다.이 모든 것이 CT에 의해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CT산업은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무엇보다중요한 것은 CT가 단순한 IT기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인간의 감성 영역을다룬다는 점이다.따라서 종래의 아날로그 문화산업 분야에서 제기되어 온 새로운 기술에 대한필요가 CT기술 발전으로 승화되어야 한다.즉,창조 영역과기술 영역의 결합이다.CT는 하드웨어나 단순 소프트웨어적인 디지털기술이 아니다.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이기 때문이다.CT를 프로그래밍 기술이나 정보통신산업으로만 보면우리는 기술에 대한 문화의 종속을 피할 수 없다.인간의창조력이 상실된 기술만의 세계가 아니라 한국 사람의 냄새가 나는 문화 테크놀로지의 세계를 기대해본다.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
  • [사설] 책값 지나친 할인 문제있다

    일부 인터넷 서점이 책 정가의 50%까지를 할인판매하는 등최근 도서시장에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다.소비자로서는 당장 책값이 절반으로 떨어져 부담이 줄어드니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그러나 이같은 덤핑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수 없으며 결국은 출판산업 및 서점업계의 붕괴까지 불러올지 모른다는 점에서,독서 애호가는 물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중대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책은 그 사회 지식창출의 기반이자 지식보급의 통로다.따라서 책을 생산·유통하는 구조가 일반 소비품과 똑같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예컨대 의식주를 비롯해 일상에서 쓰는 소비품은 외국산으로 대체 사용할 수 있다.그러나 책에 담긴 정신과 지식은 그같은 방식으로 100% 대신하기가 불가능하다.우리 사회는 고유한 정신과 지식체계를 갖고있는데 그 보급을 남에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책의 생산·유통에 단순히 시장경제 논리를 적용하려는발상은 위험하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영어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온라인 서점이 등장,장점을 살려 오프라인(일반) 서점보다 싼 값으로 책을 파는 현상은 막을 수 없는 대세이자 바람직하기도 하다.다만 지금같은 과당경쟁이 몰고 올 폐해가 문제인 것이다.요즘처럼 출혈경쟁이 지속되면 일반 서점은 물론이고 온라인 서점도 대부분 문을 닫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서점업계의 과열경쟁아래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손실을 감수해야 하니 살아남을출판사도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도서정가제의 틀을 일단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책값을 출판사에서 정하고 어느 서점에서나 그대로 받는 도서정가제는 1978년부터 시행돼 우리 출판·도서 유통업의 성장·발전에 기여해 왔다.시대가 바뀐 만큼 예전 방식만고집할 수 없으며 할인제 도입은 불가피한 현실이다.다만 도서정가제는 그대로 살리되 할인율 범위를 따로 정해,그 안에서 각 서점이 융통성 있게 운용하는 방식이 옳다고 본다.할인율은 지난달 12일 온·오프라인 서점이 합의한 ‘10% 할인에5% 마일리지’도 좋고 새로 기준선을 마련해도 좋을 것이다.이마저도 시행하기 힘들다면 최소한 정부·지방자치단체가 공공도서관 장서구입 예산을 늘려 기초학문 분야 서적만이라도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구입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제의한다.인터넷 시대의 승패는 콘텐츠가 좌우하는데,콘텐츠를 키우는 것은 결국 책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 NGO네트워크 “세계여성의 힘 하나로”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가 세계여성을 이끈다’ 7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제 45차 유엔여성지위위윈회에서 NGO 네트워크가 새로운 여성파워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 1,900여개 여성NGO들이 서로서로 연결돼 전세계를하나로 잇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NGO 네트워크란 세계 곳곳에 흩어진 NGO들이 서로 긴밀하게 의견을 나누고 행동통일을 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미줄이 쳐진 그물과 같은 조직’이다.NGO들이 네트워크를형성하는 것은 그만큼 세계여성정책 형성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 한국여성 NGO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코디네이터 한지현(韓智現) 원불교여성회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개별 NGO들이평소에 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되면서 NGO네트워크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여성운동을 이끄는 대표적인 NGO네트워크는 120여년전인 1877년 창설된 ‘세계여성단체협의회’(ICW).세계 최대의 여성기구로,현재 100여국가의 NGO들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이 기구는 이번에 에이즈,인종차별문제 등 주요의제를설정하는 데 크게 영향력을 행사했다.이번 위원회처럼 국제회의가 있으면 미리 의견 등을 구해 종합적인 견해를 피력하는 일을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가입해 있다. 85년의 역사를 가진 ‘평화와 자유를 위한 국제여성동맹’(WILPF)역시 새롭게 주목받는 NGO네트워크이다.이 기구는전세계에 1만여명의 회원과 45개 회원국을 두고 있으며 19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여성운동가 제인 아담스를 배출한영향력있는 기구다.올해 소구경화기 국제 매매 금지 캠페인을 벌여 각국 NGO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고,이에 힘입어 이문제는 이번 위원회의 주요의제로 설정됐다.국내에도 한국WILPF지부를 설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NGO네트워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지난 95년 중국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 부터.700여명의 NGO 대표들이 이 대회에 참석해 처음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최근 NGO네트워크가 일구어 낸 대표적인 성과로는 2000년 도쿄 성노예(위안부)전범 국제법정의재판결과를 꼽을수 있다.동티모르,네덜란드,중국,일본 등 9개국 NGO들이 모여 성노예문제를 외면하는 일본정부를 공동기소해 일본정부의 책임을 물었다.이들 9개국 NGO는 네트워크를 형성해 10여년 가량 공동보조를 맞췄다. 유엔에서 성문제와 여성지위향상 특별보좌관을 맡고 있는안젤라 킹(63) 사무차장은 “2002년 여성빈곤,2003년 인신매매,2004년 여성과 군축,2005년 성주류화,2006년 여성과정보통신기술 등의 다개년계획 등 각종 유엔의 여성계획이NGO네트워크들에 의해 수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은희(池銀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여성의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NGO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NGO들이 뭉치면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펠리시티 힐 “세계문제 해결에 젊은이들 참여를”. “여성이 평화를 위한 협상테이블에 참여한다면 사회구조가 바뀔 수 있어요” ‘평화와 자유를 위한 국제여성동맹’(WILPF·www.wilpf.org) 유엔사무소 대표 펠리시티 힐은 ‘전쟁중에 사람을 돌보고 사회를 지킨 것은 여자’라면서 “그동안 평화를 위한여성의 역할이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WILPF는 1915년 좌익 성향의 여성정치인,언론인 등 1,800명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모여 발족한 기구.당시 언론은 이들에 대해 “돈많아 여행다니는 특이한 여자들”이라고 비아냥거렸으나 이들은 꾸준히 여성에 의한 평화정착에 힘을쏟았다.이 결과 지금은 유엔 등에서 목소리를 뚜렷하게 내는 국제기구로 성장했다.현재 팔레스타인,파나마,러시아,레바논 등 세계분쟁지역 등에 지부가 설치돼 있다.힐이 WILPF에서 일하게 된 것은 호주 멜버른대학을 다닐 때 만난 한친구 때문이었다.WILPF의 활동가였던 그 친구의 열정에 감명을 받아 제네바의 WILPF본부에서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섬나라인 호주에서 태어나 ‘우물안 개구리’로 살다 WILPF 인턴으로 일하면서 세계를 향한 눈을 뜨게 됐어요” 힐은 제네바에서 고함을 지르는 시위보다,대화와 협상을 통해진보를 이루어내는 방법을 배웠다. 힐은 냉전 종식 이후 여전히 분단국으로 대치중인 우리나라의 처지에 대해 “북한을 주적개념이 아닌,같은 언어를쓰는 가족으로 여기고 안보를 정치·경제·사회적 권리가확보된 인간 안보로 보라”고 조언했다.즉 안보개념을 의식주,건강,교육 등 인권이 보장되는 훨씬 큰 것으로 확장할것을 제시했다. 힐은 끝으로 “NGO는 모든 것에 ‘안티’만 거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이어야 하고 그 생산력의 원천은 젊은이들”이라면서 “세계문제의 해결을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창수기자
  • vision 2001-우리구 새해살림/ 강서구

    ‘문화 황무지에서 전통과 문화의 향기가 흘러 넘치는 살맛나는 고장으로’강서구는 올해를 지역문화 진흥의 출발점으로 잡았다.문화적 환경이갖춰지지 않은채 아파트만 들어서는 베드타운의 이미지를 벗고 다양한 전통문화를 꽃피운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따라서 올해 사업의 역점을 향토문화 활성화에 두었다.이와함께 ‘푸르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미래지향적인 도시기능 구축’‘활력이 넘치는 지역경제 육성’ 등을 사업의 주요 테마로 잡았다. [고유의 향토문화 활성화] 강서만의 독특한 색깔과 향기가 서린 문화를 구축하는 사업이 본격 시작된다.가장 큰 사업은 허준기념관 건립이다.강서는 조선조 한의학자 구암 허준선생의 출신지.따라서 그의업적을 기리고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야심찬 목표와함께 올해 첫삽을 뜨게 된다. 가양동 26의26 외 2필지 3,000여평 부지에 지어지는 기념관에는 허준선생 관련자료를 선보이는 전시관 및 한의학연구소,한약재전시관및 기념탑 등이 들어서게 된다. 구는 허준전시관 건립과 함께 국내외관광객들을 겨냥해 한방의 모든 것을 모아놓은 ‘한의학체험타운’을 설립,관광명소화하는 방안을적극 검토하고 있다.한방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관광수입도 적지않게 올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것. 또한 구암축제와 양천향교 석전제 등 전통 문화행사의 규모를 확대하고 내용도 충실히 하는 한편,관내에 산재된 유·무형 문화재를 적극 발굴·재현해 강서지역을 ‘전통문화의 고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푸르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쓰레기의 원활한 처리에 중점을 두었다.청소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그 처리결과를 알려주고 문제점을 분석,평가해 구정에 반영하는 ‘청소민원 환류제’와 청소대행업체에 대한 다양한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청소관련 서비스를 강화했다. 또 현장처리능력을 키우기 위해 ‘그린청소서비스반’을 도입,운영하는 한편 폐자원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구민들에 대한 홍보활동도강화한다. [미래지향적인 도시기능 구축] 염창·화곡·등촌·발산·공항동 일대 공항로 주변에 지구단위계획을 추진한다.또 공항동 1117,547번지 일대 자연·생산녹지를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고 개화동 집단취락지역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한다.중장기사업으로 마곡지구조기개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 도시기본계획 재정비시 마곡지구를 우선 반영토록 건의할 방침이다. [활력 넘치는 지역경제 육성] 중소기업의 민원 및 고충 처리를 돕기위해 25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1사1공무원 민원후견인제’를 실시하고 해외시장 개척단 파견규모를 늘려 기업들의 해외수출을 적극 돕는다. 또 ‘원스톱 실업대책센터’를 운영,실업관련 업무를 일원화하고 매월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을 개최,실직자들의 취업기회를 늘린다. 그러나 김포공항 국제선이 신공항으로 옮겨감에 따라 세수가 100억원가량이나 감소할 것으로 보여 구의 재정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김춘식 재정경제국장은 “현재로선 뾰족한 보전방안이 없다”며 “공항 이전이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정부와 시에서 관심을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한의학체험타운’ 조성 사업. 강서구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한의학체험타운’ 조성계획은 한방치료와 관광을 한데 묶어 세계적인 한의학 리조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의성(醫聖) 허준 선생과의 지역적 연고성을 십분 활용해 2010년까지 마곡지구 일부에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휴양을 취할 수 있는 타운을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구는 지난해 이미 한양대 관광연구소에 용역을 의뢰,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계획에 따르면 체험타운에는 한방자연요법·면역요법·사상의학요법 등을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허준의학체험 리조트타운’, 심신 및 기 수련장을 갖춘 ‘허준 스쿨’,한국의전통적인 의식주 문화공간’과‘토종 재배 관광농장’, ‘레크리에이션·스포츠타운’ 등이 들어서게 된다.구에선 한의학체험타운이 조성되면 기존의 볼거리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건강을 접목시킨 새로운테마의 관광상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자신한다. * 노현송 구청장 “영세민 의료혜택 확대”. “민선 구청장을 해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어렵고도 중요한 것이 단체장의 역할이란 생각이 듭니다.올바른 판단력과 자세로 구정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학자에서 단체장으로 변신한 노현송(盧顯松) 강서구청장의 정책적판단의 출발점은 주민들의 삶의 질이다.올해의 경우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히 취약계층의 삶의 질과 직결된눈높이 행정을 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중인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저소득 주민을위한 복지행정에 충실할 생각입니다.법이 생겼으니 단순히 따라하기보다는 한 사람이라도 빠지지 않고 제때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리에힘쓰겠습니다.아울러 법적으로는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대상자 못지않게 어려운 틈새계층을 찾아내 지원해주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지요” 노 구청장은 또 아플 때만큼 서럽고 고통스러운 것이 없다며 저소득층이 보건소에서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 기능을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서구엔 영구임대 아파트가 9,000여세대나 몰려 있습니다.그러나국가나 서울시 차원의 지원이 부족해 그들을 돕는데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그는 특히 영세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려면 숫자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원해 주거나 아니면 특정지역에 몰려 살도록 하지말고 각 구별로 분산 거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높이 행정과 관련해서는 또한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동기능 전환 등 행정체계 변화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행정력을집중할 계획이다. 임창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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