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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공간] 지탱가능한 소비를

    두어 해 전부터 새해 덕담으로 ‘부자 되세요.’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꿈꾼다.흔히 10억원 정도 있으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않을 자유를,20억원 정도 있으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거라고들 한다.인터넷에는 10억원 만들기 동호회가 속속 생겨나고 서점엔 부자되는 기법을 일러주는 책들이 늘고 있다.돈과 행복이 정비례 관계에 있진 않을지라도 많이 가진 사람이 가진 것 없는 사람보다 행복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크긴 할 거다. 하지만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가,우리 사회를 일부로 포함하고 있는 생태계가 건강하지 않다면 돈으로 구할 수 있는 행복은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우리와 우리 아이가 마시고 먹는 공기와 물·먹을거리가,사용하는 물건들과 집·건물이 오염되어 있다면 어찌될까? 환경이 갈수록 상품이 되는 세상에서 풍족한 사람들은 오염된 환경을 잠시 비껴갈 수 있다.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질 못하여 오염된 환경의 반격 앞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여유있는 사람들도 결국에는 닫혀 있는 생태계의 파괴와 오염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리라.너무나 당연하게도 깨끗한 환경이야말로 우리 삶의 토대인 것이다. 한때 환경문제는 잘못된 생산활동 탓이라 여겼다.공장과 농토,가축사육장에서 화학물질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오염물질을 함부로 쏟아내며 대량생산을 위해 대량의 자원을 마구 투입하기에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며 고갈되는 거라 생각했다.이는 사실의 일부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생각해보자.연비가 높고 저황유를 쓰며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있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하더라도 운행차 대수가 늘고 운행거리가 길어지며 도로를 자꾸만 늘린다면 생산과정에서 거둔 오염저감효과는 상쇄되고 만다.그런 차가 보통차보다 비싸다고 외면당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이제 지탱가능한 생산만이 아니라 ‘지탱가능한 소비’ 또한 고민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산업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물질적 풍요와 편리를 추구하는 동안 경제활동규모가 생태계의 부양능력을 넘어서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환경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경제활동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있을까? 시민이자 소비자인 우리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만이 아니라 후대에게서 빌려쓰고 있는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되돌려줄 의무가 있다.‘내가 하지 않아도 남들이 하겠지.’라는 무임승차식 사고나 ‘내가 하더라도 남들이 안 하면 그만인데.’라는 패배주의적 사고를 접자.나만이라도,아니 나부터라도 무임승차하지 말자고 생각하자. 무엇보다 적게 쓰고 적게 버리자.재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을 잘 가려 버리자.장바구니를 쓰고 공회전을 줄이는 등 작지만 중요한 실천부터 시작하자.의식주를 위한 대부분의 것이 상품화된 이 시대,상품들이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피자.그리고 요구하자.생산자가 환경을 반드시 고려하도록.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자.친환경 상품을 아무도 사주지 않으면 친환경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없기에.지탱가능한 소비로 지탱가능한 생산을 유도하자.자발적 환경의식에 기대어 환경문제를풀어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환경친화적이고 지탱가능한 소비양식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데 목소리를 보태자.새해 덕담으로 건강하게 사는 환경지킴이가 되자고,돈부자가 아니라 환경부자가 되자고 서로 말하는 건 어떨까? 윤순진 서울시립대 교수
  • “행운은 실력으로 잡는거야”박진환 네오위즈 사장

    3년 전에 사장을 거의 반(反)협박(?)해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사나이가 있었다. 그는 당시 사장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사장님께서 군대에 가있는 동안 제가 회사를 경영해 보겠습니다.그동안 차세대 주력 아이템으로 게임사업을 주장한 만큼 회사내의 최적임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변에서는 그가 능력보다 학연과 개인적 친분 때문에 CEO에 올랐다는 입소문이 돌았다.특히 1대 주주와 2대 주주가 군복무를 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생긴 덕분이라고 수근거렸다.게다가 그는 창업 공신이 아닌 ‘굴러온 돌’이었다. 그러나 3년 후 그는 전(前) 사장에게 약속한 것처럼 그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아니 기대 이상이어서 당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자랑할 수 있을 정도다. 주인공은 인터넷업체인 네오위즈의 박진환(32) 사장.그는 자신에게 오는 행운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그것을 실력으로 어떻게 증명해 보여야 하는지 고민했다. ●경영 실적은 호조 네오위즈는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서 열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지난해 매출 813억원,영업이익 254억원,순이익 157억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은 95.6%,영업이익 191.6%,순이익은 104.6%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그러나 지난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7%와 37% 증가한 215억원과 47억원에 그쳤다. 지난 3년 동안 박 사장이 걸어온 길은 고난 그 자체였다.그는 지난 3년동안 주로 회사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며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렸다. 이 회사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우리 다시 2002년처럼 살아볼까’다.박 사장이 CEO로 취임한 첫 해 네오위즈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이를 회복하기 위해 2002년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의 연속이었다.모든 경영진들이 집보다 회사에서 잠을 잔 날들이 많았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2001년도 실적발표회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고작 10명에 불과했을 정도로 관심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게임·아바타가 살렸다.” 박 사장은 CEO로 취임하자마자 신규 사업으로 게임을 선택했다.차세대 수익원으로 게임만한 사업이 없다고 판단에서다.2001년 게임개발사인 엠큐브를 인수해 토대를 갖췄다. 그러나 국내 경제 환경은 그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벤처 ‘거품론’이 거세게 일면서 네오위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커뮤니티인 ‘세이클럽’의 아바타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돌파구가 열렸다.여기에 지난해 8월부터 선보인 게임서비스 ‘피망’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2000년 말 700억원대인 시가총액도 4000억원을 넘어섰다. 박 사장은 “올해는 매출 1200억원,영업이익 360억원,순이익 22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매년 영업이익의 1% 이상을 청소년 교육과 문화 육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이만하면 군대간 나 전 사장에게 욕은 안 먹겠죠.”라며 활짝 웃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열린세상] 지난 한 해를 용서하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거는 현재의 기억이고 현재는 우리의 체험이며 미래는 현재의 기다림이라고 했다.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그러나 지난 한 해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였다.거리에는 구세군의 자선냄비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성탄절의 등불이 켜져 있지만,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먼 길을 걸어온 나그네 심정과 같다.지난 한 해가 십년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경제가 어려워 우리들의 살림살이는 잠들었고,신문에는 우리들에게는 느낄 수도 없는 숫자들과 함께 매일 같이 검사들의 활약상으로 가득 채운 한 해였다.경찰국가를 넘어선 검찰국가인가 느낄 정도로 어지러웠던 한 해였다.지난해는 또한 복지와도 거리가 먼 한 해였다.복지라는 것은 잘 사는 것을 말한다.머슬로는 ‘존재의 심리학’에서 의식주와 인권,애정,존경을 기본적 욕구라 했다.이 기본적 욕구 충족수단이 복지정책이고 가능하다면 자아실현을 위한 심리적 건강이 충족되어야 법과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그러나 지난 한 해는 법과 아름다움(美)의 추구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해였다.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인간의 본질은 새로운 조화를 찾기 위하여 충돌하기 때문에 인간은 언제나 갈등을 느낀다고 했으나 지난 한 해는 갈등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너무 지나친 한 해였다.그러나 한 해가 지나가는 연말이 있다는 것은 묵은 것을 털고 감사로 한 해를 보내며 기쁘게 새해를 맞이하라는 의미일 것이다.어두운 밤 지나고 떠오르는 해맞이처럼.지난 한 해가 아름다움을 추구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고 갈등 이상으로 힘들고 고달팠어도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옛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세계로 국한하지 않았다. 옛사람들은 지금의 우리들 같이 세상을 객관화시켜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우리 삶의 현장을 생명을 잇는 대상으로 연속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세상환경을 자신과 가족,종족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졌다.그들은 살기 위해서 살아있는 생명이 다른 생명을잡아먹는 것도 삶의 신비로 해석하며 감사했다.생명이 생명을 먹어야 한다는 엄청난 현실 앞에서 옛사람들은 두려워했고 경외감을 가졌고 결국은 그들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보이지 않는 큰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인류는 수렵시절부터 자신의 생명유지를 위해 먹이가 된 다른 생명에게 감사하였다.그렇게 때문에 사냥꾼과 사냥감은 서로가 적이 아니라 다른 생명의 먹잇감의 친구이며 신의 사자이었다.그래서 친구이며 신의 사자에게 감사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제의적인 감사의례로 표현하게 되었다.그러니 우리도 이 어려운 세상에서 생존하게 된 것에 감사하자.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방문하고 위로하자.지금 사회복지 실현에는 우리들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보통의 어린이들과 노인들,마음과 몸이 고달픈 분들이 있다.이들을 찾아가 우리와 함께 삶의 신비에 감사하게 하도록 하자. 감사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분노로 응어리져 있다면 그 분노의 대상을 용서해주자.용서하는 것의 하나는 잊는 것이다. 삭이기 어려운 큰 분노의 굴레를 떨쳐 버리기 위해서라도 잊자.먼저 정치,경제,사회면에서 책임 있는 지도자를 용서하고 그들의 잘못을 잊자.우리의 용서를 통해서 그들이 반성하게 하자.또 이웃들이 나에게 한 섭섭함을 탓하기 이전에 그들의 성실했던 삶을 높이 평가해주고 그들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처지를 이해하자.가족들,가까웠던 사람들이 나에게 준 상처도 잊자.그들이 한 속 좁음을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그리고 나를 용서하자.지난 한 해 때문에 괴로워했던 나를 잊자.인간은 생명을 존중한다.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존중할 뿐 아니라 영원히 생명을 유지하고자 한다.미래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자손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이 생명 존중의 욕구에서 기인한다. 복지는 인간존엄의 가치를 실현하고 인간다운 생명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우리 사회는 꾸준히 발전해 왔듯이 지금의 현재와 미래도 더욱 발전할 것이다. 김 성 이 이화여대 교수 사회복지학
  • 장엄한 설원위 사랑·질투·살인·용서 에스키모의 원초적인 삶/12일 개봉 아타나주아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 잘 살아 왔다.’ 프랑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의 이론을 압축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그가 저서 ‘야생의 사고’를 통해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적 사유방식과 가치체계를 비판하면서 문화와 인류의 보편성을 강조한 목소리는 후대 이론가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이어졌다.12일 개봉하는 영화 ‘아타나주아(Atanajuat:The fast runner)’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우리는 우리 식으로 이렇게 살아왔다.’고 외치는 듯 영화는 철저히 ‘그들의 눈’에 맞췄다.그 중심엔 북극 툰드라지대에서 태어나 자란 자카리아 쿠눅 감독이 있고 영화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에스키모 언어와 에스키모 배우들이 가세한다.자신의 고향이자 정신적 원형질을 찾으려는 감독의 열정에 힘입어 영화는 에스키모의 숨결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흘러,2시간40여분의 대서사시가 지루하지 않다. ●에스키모 고대 신화 모티브 에스키모의 고대 신화를 모티브로한 이 영화는 두 가족의 흥망사를 얼개로 진행된다.‘툴루막’은악령의 힘을 빌려 부족의 우두머리가 된 ‘사우리’에 밀려 쫓겨난다. 세월이 훌쩍 뛰어 ‘툴루막’의 두 아들 아막주아(힘센 사나이)와 아타나주아(빠른 이)가 용감한 사냥꾼으로 성장해 부족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자 ‘사우리’의 아들 ‘오키’는 이들을 시기한다.더구나 집안끼리 약혼한 사이인 ‘아투아’가 ‘아타나주아’를 사랑하자 질투는 극에 달한다.사랑을 건 결투에서 패배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감정의 앙금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그러다 ‘오키’의 여동생 ‘푸야’가 아타나주아의 둘째 부인이 되면서 영화는 유혈극 등으로 속도를 낸다.이런 뼈대에다 영화는 장엄한 설원을 배경으로 이글루 만드는 장면 등 이색적인 에스키모인의 의식주,회의 과정,샤머니즘 등의 살을 붙이면서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거기에 사랑과 질투,사기,살인 등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 선을 에스키모라는 특수한 프리즘으로 여과시킨다.밑바닥에는 ‘악’(자기를 죽이려 했던 친구나 남편과 정을 통한 시동생의 후처)을 감싸안는 ‘관용’의 미덕을 보여준다.●문화인류학적 메시지 풍부 달빛 아래 혼자 개썰매를 끌고 가는 장면 등 아름답고 황홀한 이미지들이 그득하다.또 아타나주아가 오키 일당에게 쫓기며 설원 속에서 벌거벗고 달리는 장면은 비슷한 상황을 다룬 액션 영화들의 장면을 압도한다. 논리의 비약과 주술 장면 등이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할리우드에 길들여진 눈에 자연스럽지 못한 장면 전환이며 거친 편집이 거슬릴 수도 있다.하지만 에스키모라는 원초적 감성을 담는 형식으로는 제격이다.‘아타나주아’는 에스키모의 상징인 개썰매 위에 단순히 사람과 짐만 싣는 게 아니라 어떤 문화인류학적 교재보다 더 생생한 영감과 풍부한 메시지를 싣고 있다.그것은 할리우드식 인공 세팅과 가공되고 세련된 연기와는 다른,천연의 무대에서 야생의 배우들이 울리는 ‘날 소리’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포털 운영자들이 전하는 트렌드/ 여성 네티즌 최대관심 ‘돈과 사랑’

    온 라인 세상에서도 부익부빈익빈의 경제 논리는 계속될 것이란 말은 몇년 전만 해도 여성들을 우울하게 했다.정보홍수 시대에 많은 여성들이 외로운 섬이 될 것이라는 상상만으로도 그랬다.그러나 여성들은 인터넷에서 마음껏 유영(遊泳)하면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집에 홀로 남아 외로웠던 주부들,‘여자가 무슨…’이란 덫때문에 궁금증을 꼭꼭 숨겨뒀던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기 시작했다.여성들을 위한 포털사이트가 80여개나 되고 한창 성황을 이루고 있다.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남성들보다 오히려 여성들의 사이트 이용이 더 활발한 시대가 됐다.여성포털사이트 운영자들과 함께 인터넷과 친해진 여성들의 트렌드를 읽어보는 자리를 가졌다.참석자는 박수진(32·여자와닷컴 콘텐츠팀장) 황상윤(30·아줌마닷컴 마케팅 랩 실장) 손영희(32·엠파스 포털사업본부 근무) 임선화(30·위민넷 운영팀 근무)씨 등 4명. -요즘 포털사이트에서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박수진:단연 돈 버는 것이죠.경기 침체로 생활에 압박을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잘 쓰고 잘 사는 것,부동산 재테크 등이에요.남성들과 거의 차이가 없어요.30대 초반의 석사 출신 한 전업 주부는 ‘젊을 때 함께 벌자.’며 직업갖기를 권하는 남편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었죠.인터넷을 하면서 우연히 부동산 정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게 ‘대박’을 터뜨렸대요.그 사람의 성공기같은 것에 여성들이 고무돼요. 황상윤:대부분의 주부들은 횡재를 바라는 것 같지는 않아요.‘어려운 때,가정 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을 갖고 있지요.저희 사이트에서 기업모니터 요원을 소개하고 있는데,모니터 요원의 기회를 갖게 된 뒤 5만원을 번 여성이 “결혼 후 처음으로 내가 돈을 벌었다.”고 감격해서 사이트에 자랑 글을 올리세요.자신감을 얻은 것이지요.그래서 이런 기회를 되도록 늘려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임선화:여성들의 교육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지만 정작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하위에 속하지요.그러니 주부나 고학력 여성들이사이트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합니다.인터넷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것은 고학력 여성들이 많은 탓인 것 같아요.경제적인 자립에 대한 열망,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몸짓 등 여성들의 움직임이 사이트에는 고스란히 드러나 있지요. 황상윤:요즘엔 인터넷쇼핑몰을 여성들끼리 개설하는 것이 유행이에요.저희는 ‘아줌마비즈니스센터(ABC)’를 개설했는데,여기에서 고추장을 잘 담그시는 60대 여성이 20∼30대 여성들에게 고추장을 판매하기도 하고요,시댁 과수원에서 키운 배로 즙을 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쇼핑몰에서 파는 여성도 있어요.큰 돈이 되지는 않지만 뭔가 이런 일을 기획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업 주부인 여성들은 행복해하지요.또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이용한 회원들이 계속 이용합니다.최근에는 유기농이나 건강을 위한 상품 등 웰빙 상품들에 관심이 많으니까요.또 감각있는 여성들은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떼다가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등 소규모 쇼핑몰을 열기도 합니다.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정도이지요. 박:그 다음 관심은 역시 사랑과 성(性)이죠.게시물만도 1000여건씩 있으니까요.거의 모든 고민에 조언이 뒤따르는데 대개 20대 초반 여성들은 남자 친구와의 관계나 연애에 관심이 많죠.최근에는 남성들도 여성을 잘 이해하기 위해 여성사이트를 이용하는 추세예요.저는 저희 사이트에서도 글을 쓰고 스포츠 신문에도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연재하고 있는데,인터넷에서 성이 떳떳하고 당당하게 담론화됐다고들 말하지만 제가 보기엔 여전히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아직도 ‘처녀막 신화’에 20대도 젖어 있긴 마찬가지고 특히 “내가 거절하면 ‘남친’이 싫어할까봐 거절하지 못하겠다.”고 고민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아요.남자들은 여자들이 엄청나게 주의주장이 강해졌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보기엔 오히려 여자들이 여전히 의존적인 것이 이 시대,남녀 부조화의 원인인 것 같아요. 황:그점에서는 주부들도 마찬가지예요.19세 이하는 못 들어가는 ‘행복한 부부의 성’코너가 있어요.선정적인 것이 아니라 의식주 등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서의 성이야기인데요,리얼한 이야기에 리플도 많이 붙지요.그러나 정말 생각하는 것만큼 여성들이 달라졌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여전히 남성의존적이고,틀 속에 갇혀 있지요. -여성들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친근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흔히 ‘수다’로 비하돼 왔지만 여성 소비자들을 잡으려면 입소문마케팅이 최고이고,이것이 바로 21세기적 마케팅이라고 하지요.그런데 우물가나 담장너머 이웃들과 만날 수 없고,각기 문을 걸어 잠근 아파트에 있는 여성들은 자신이 사용해보고 좋은 물건을 스스로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내게 됐어요.그런점에서 인터넷과 여성은 굉장히 잘 맞는 것같아요. 임:21세기는 여성적인 생각,사고가 더 요긴할 것이라고들 말하지요.‘접대’ 등 남성적 기업문화,서로 합의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밀어붙이는 식,목표치 그래프 등이 발전을 이끌었다면 인터넷을 통한 매스 마케팅,이벤트와 프로모션 등 체험마케팅이 늘어나는 것은 모두 여성적인 것이지요.그래서 결혼과 동시에 집에 머무는 여성들에게 바깥으로 연결된 통로로서 인터넷이야말로 유용한 매체라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손:인터넷은 친구를 만들어줘요.외로운 주부들에게,친구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인터넷이야말로 같은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단숨에 만들어주지요.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인터넷을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추세랍니다.젊은 주부들,육아란 공동관심사를 가진 엄마들,또한 직장을 갖고 바쁘게 일하는 여성들 역시 시간이 늘 부족하다 보니 인터넷과 빨리 친해집니다.쇼핑몰도 그들이 빨리 이용했고요.대부분 뉴스,게임이나 주식 등에 관심이 많고,원하는 정보가 없으면 재빨리 들렀다 나가버리는 남성들과 달리 깊숙이 들어와 꼼꼼하게 체크하고 게시판에 글도 남기는 여성들이 인터넷의 주인이 된 것 같아요. 황:50∼60대 여성들의 커뮤니티에는 손주들 자랑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요.손주 사진 올리기 위해 컴퓨터에 대해 더 관심도 갖게 되고,또 메신저를 통해 대화도 하지요.늘 활달한 미국회원 한 분이 속마음을 털어놨어요.“남편이 암인데 한국에는 각종 비법이 많다는데 좀 도와달라.”고 요청한 겁니다.그랬더니 곳곳에서 암에 대한 정보는 물론 좋은 재료를 보내겠다는 회원들의 사연도 물밀듯 쏟아졌지요.여성들이 인터넷을 정이 흐르는 휴먼 공간으로 만들고 있어요. 손: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인터넷은 도구에 지나지 않지만,전업 주부들에게는 ‘일’이지요.아침에 집안일이 끝나면 여성들도 인터넷에 들어가는 것을 ‘출근’이라고 합니다.남편에게 의존했던 여성들이 뜻을 공유하는 친구들을 사귀면서 “내가 그동안 남편을 너무 괴롭혔다.”라고 말할 정도로 ‘나의 세계’를 갖게되면서 여성들이 성장한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부정적인 면도 이야기할까요. 황:우리 사이트에서 인기코너 중 하나는 가슴아프게도 ‘나 너무 속상해’예요.속상한 일,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남편의 외도와 부정에 대해서 여성들이 털어놓지요.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아줌마사이트의 그많은 걱정거리 때문에 괜히 남자 친구에게도 “남자들은…”,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지레 못을 박고 그러죠. 손:외도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예요.결혼 2년밖에 안된 신혼의 남편이 바람이 나고,능력있는 여성들 중에서는 남편에게는 이야기 못하지만 마음을 털어놓는 또 다른 연인을 갖는 것에 대해서 죄의식도 없어요.서로 모른 체하면서 사는 부부도 적잖은 것 같아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결혼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것은 아닐까,염려될 때도 있어요. 박: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성적인 이야기를 쉽게하는 것은 사실이죠.그러나 저는 그 전에 없었던 것이 갑자기 인터넷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라 숨겼던 것을 이제 인터넷에 드러냈다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더욱이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정보들이 널려 있는 인터넷에 대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결국 여성들의 의식을 인터넷이 깨울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아요.흔히 성지식이 없이 ‘남자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얼핏 생각하면 나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이 의존성을 벗어난다는 것을 결코 나쁘기만한 일이 아니거든요. -‘지금 우리 사이트에서는…’이라는 제목 아래 공지하고 있는 것을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황:저희 사이트는 1인 미디어 블로그를 지난달에 오픈했어요.여성들이 자신의 할 말을 하는 것인데,홈페이지와 달리 단순하지요.한 달 만에 1000개의 블로그가 생성됐는데 하루 평균 20만회 이상의 접속통계가 나와 있어요.전문가급 아줌마는 물론 자녀교육에 대한 직접 경험을 털어놓는 보통 아줌마를 통해 표현의 욕구,발언의 욕구를 이해하게 됩니다.물론 아줌마라고 무시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도 되지요.소비자모니터센터(cmc.azoomma.com)에서는 면사랑맛체험단 1기모집 이벤트를 실시하는 중인데 마케팅 주부사원 100명을 채용합니다. 임:공익포털사이트인 저희 위민넷에는 각종 사이트의 유료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대용량 웹메일과 웹폴더,홈페이지 구축 서비스는 물론 유아와 초등학교 교육프로그램,창업관련프로그램인 창업적성검사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연말까지 취업관련 서비스,금융자산 관리를 위한 ‘머니 다이어리’ 서비스 프로그램도 구축할 예정이며,위민넷(Women-net.net)에서 활동할 국내 기자 25명,해외 기자 20명을 모집중입니다.많은 참여바랍니다. 사회·정리 허남주기자 hhj@
  • [편집자문위원 칼럼] 집값 안정 언론이 나서야 한다

    의식주(衣食住)의 기본적 욕구를 해결한 이후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뭔가 ‘가치’ 있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자신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던 ‘물질’에 일정한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소유하거나 소비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즉,물질의 소유나 소비는 단순한 소유나 소비가 아닌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행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그런데 물질에 대한 가치의 부여가 불합리한 경우 분배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 극단적인 예가 바로 강남의 집값이다. 최근 언론은 이러한 강남 집값과 관련된 내용들을 중요한 의제(agenda)로 다루고 있다.대한매일도 지난 일주일 내내 크고 작은 기사들로 집값 문제를 다루었다.강남의 집값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이라고 하는 것을 내놓을 때만 약간 가라앉는 기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하는 숨바꼭질을 계속해 왔다.급기야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부동산 투기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으며 강력한 토지공개념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언론은집값을 둘러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진 뒤,더 이상 자율적으로는 집값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좀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같이 한다.언론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강남 불패’라는 잘못된 믿음이다.이런 믿음은 마치 정부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너도 나도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리게 만들었고 결국 강남의 집값은 터무니없이 뻥튀기 될 수밖에 없었다.언론은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을 강도 높게 질타하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한매일 10월 8일자 1면의 ‘집값 로드맵 세워라’는 기사는 폭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한 다각도의 입체적 대책을 요구하면서 정부정책의 비효율성을 비판하고 있다.동시에 부동산의 공급(안정적인 공급)과 유통(거래 투명성 확보),그리고 세제(투기심리 차단)와 정책(정책 일관성 유지) 측면에 걸친 로드맵(정책지표)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진단하고 있다.또한 10월 8일자 22면의 1가구 2주택 보유자 거래 때 고세율을 적용하고 단타 거래시 양도세를 중과세하는 것이 묘약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금융규제로 집값을 못 잡는다면 어떤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있는지(10월 10일자 14면 사설) 알려 주기도 하며,법원과 검찰이 집값 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10월 8일자 1면)은 중요한 제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과 제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부동산 투기행위에 대해 확실한 ‘윤리성’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즉,부동산 투기를 비윤리적인 것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집값 안정이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공적 의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절실히 요구된다.서구와는 달리 우리의 경우 아직 윤리적인 문제로 부동산 투기를 바라보는 의식은 약한 것 같다. 이러한 측면에서 토지 공개념의 재도입에 대한 제안(10월 10일자 15면 열린세상)은 비록 외부인사의 칼럼이지만 참신해 보인다.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윤리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언론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즉,언론이 윤리적 의식을 정착시키기 위한 여론을 선도해야 하는 것이다.그래서 훗날 집값 안정에 기여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집값 안정,이제 언론이 나서야 할 때다. 이 재 진 한양대 교수 신문방송학과
  • [CEO 칼럼] 사회복지시설 환경개선을

    지난여름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사랑의 집짓기 행사’인 해비탯(Habitat)운동을 앞다투어 보도했다.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의 취지에 동참해 자녀 혹은 직원들과 함께 노력봉사를 하고,기업들 또한 각종 건축자재나 협찬금을 희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해비탯 운동을 지켜보면서 아쉬움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었다.‘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까지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참가자들 중 일부는 사진 찍는 일에 너무 열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과 함께 왜 우리나라에는 우리가 주도하는 주거개선 혹은 사회복지시설 개선 프로그램이 없는가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봉사활동은 보다 다양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방문하여 물품을 전달하며 사진이나 찍는 행태에서 벗어나 봉사활동 주체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돼야 하는 것이다. 주변에는 장애인이나 아동,무의탁 노인,각종 질환자,장애인,부랑인 등 소위 사회적 약자들이그들의 고달픈 삶을 의탁하고 있는 각종 사회복지시설들이 많다.이곳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기본적인 삶을 영위토록 하는 ‘대안가정’이자 안식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시설은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니와 시설의 열악함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울 정도다.그나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는 인가시설은 나은 편이지만 미인가시설들은 심각함이 도를 넘어선 경우가 허다하다.대부분 가건물 형태로 환경이 극히 불량하고 비위생적이며 화재 등 재난의 위험이 상존한다.소득 2만달러 시대니,선진국이니 하면서 우리 사회 저변에 이러한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사회구성원들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열악한 사회복지시설들에 대한 환경개선작업을 사회 구성원 스스로가 해결해 보려는 시도도 훌륭한 형태의 차별화된 사회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기업이나 각종 단체는 기금을 내고,이 분야의 전문가 집단은 시설개선 계획과 사업진행에 자문역할을 수행하며,종업원들은 시설 개선작업에 직접참여하여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이런 프로그램에 의해 형편이 되는 기업들이 복지시설 하나씩만 지원하더라도 단시간 내에 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회사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하여 차별화된 사회봉사활동을 실천해 오고 있다.이 날은 외국인을 포함한 전 직원들이 장애인 시설을 중심으로 한 사회복지시설 개선 프로그램에 동참하여 땀을 흘린다.창사 이래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계속되어 온 이 행사를 통해 직원들 대다수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짐을 느낀다고 한다.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다듬고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사회봉사활동이란 우리가 ‘가진 자’들에 대해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진 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바를 베풀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주5일 근무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요즘,쉬는 토요일 중 하루를 ‘사회봉사활동의 날’로 정하여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찾아보는 캠페인을 펼쳐보면 어떨까. 김 종 훈 한미파슨스 대표
  • ‘팍스아메리카나’ 실체 들여다보기 / 살림지식총서 - 미국알기

    유일 초강대국 미국은 ‘현대의 로마제국’이다.분노와 선망의 대상으로서의 미국.그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는 것은 곧 어제의 우리를 되돌아보고 내일의 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그런 만큼 미국은 단순한 관심의 차원이 아니라 그 근원부터 천착해 들어가 알 필요가 있다.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10권의 미국 관련 책이 한꺼번에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좌파와 우파’(이주영 지음),‘미국의 정체성:10가지 코드로 미국을 말한다’(김형인 지음),‘마이너리티 역사 혹은 자유의 여신상’(손영호 지음),‘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김형인 지음),‘MD,미사일 방어체제’(정욱식 지음),‘반미’(김진웅 지음),‘영화로 보는 미국:할리우드 영화의 문화적 의미’(김성곤 지음),‘미국 뒤집어 보기’(장석정 지음),‘미국 문화지도’(장석정 지음),‘미국 메모랜덤’(최성일 지음).도서출판 살림에서 펴내는 ‘살림지식총서’ 1차분으로 나온 이 책들은 모두 3300원짜리 문고본으로,번역서가 아니라 국내 필자들의 땀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크다. 비교문명학의 거장 아널드 토인비의 지적대로 두 문명이 만날 때는 먼저 피상적인 의식주에 관한 부분이 섞이고 그 다음에야 문화의 진수라 할 비(非)가시적인 가치체계의 교류가 있게 마련이다.우리는 미국인들의 표피적인 삶의 방식에만 익숙해 있는 것이 아닐까.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미국 문화의 핵심,즉 미국인들을 움직이게 하는 근본적인 가치체계를 이해하는 것이다.이 ‘미국총서’가 겨냥하는 것은 바로 미국 바로 보기,미국 깊이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살림지식총서’는 인문·사회·자연과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현재 200여명의 필자들이 집필 계약을 마쳤다.올해는 70여권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출판사측은 프랑스의 ‘크세즈’,독일의 ‘레클람문고’, 영국의 ‘펭귄북스’에 견줄 만한 문고의 고전으로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종면기자
  • 책꽂이

    ●우리의 마음은 남쪽을 향한다(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천미수 옮김,웅진북스 펴냄)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의 여행편지.그의 발자취는 유럽은 물론 대서양 건너 미국에까지 이른다.말년엔 구강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로마 여행을 잊지 않았다.프로이트는 혼자서 여행을 떠난 적은 없다.주로 동생 알렉산더와 함께 다녔고 처제인 민나와 여행한 경우도 적지않지만 아내 마르타 베르나이스와 함께 한 적은 많지 않다.1만 8000원. ●너츠(케빈 프라이버그 등 지음,이종인 옮김,동아일보사 펴냄)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와 그 회장인 허브 켈러허의 이야기.미국 항공산업계 1위를 달리는 사우스웨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평가받고 있다.성공비결은 유머경영과 파격경영.너츠(nuts)는 미친,열중하는,기발한,파격적인이라는 뜻의 미국 구어로 사우스웨스트 특유의 기내식인 땅콩을 뜻하기도 한다.1만 5000원. ●조선전기사회경제사연구(이종영 지음,혜안 펴냄) 정인보·백남운·홍이섭 등이 개척한 국학의 이념과 방법을 계승·발전시킨 저자의 유고집.국가 및 왕도의 생명선이었던 조운(漕運)의 모순 등을 다뤘다.1만 4000원. ●침묵하는 의사 절규하는 환자(김승열 지음,아이피아이커뮤니케이션즈 펴냄) 응급의학 의사인 저자가 쓴‘의학외의 의학’이야기.‘고통중심 의학을 위하여’‘글리벡과 승마치료’‘남성의 마지막 식민지,여성’등 90여편의 글이 실렸다.9000원. ●도올의 청계천 이야기(김용옥 지음,통나무 펴냄) 청계천 복원사업이 노자철학의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틀 속에서 어떻게 이해되는가를 밝힌다.‘유교적 풍류의 도시철학’이란 글을 통해 ‘천지(天地) 코스몰로지’‘삼간론(三間論)’‘삼초론(三焦論)’의 개념을 소개한다.8500원. ●욕망의 진화(멜린다 데이비스 지음,박윤식 옮김,21세기북스 펴냄) 이전엔 의식주나 섹스 등 육체적 욕구가 ‘원초적 욕망’을 구성했지만 앞으론 마음의 안정이나 정신적 생존,영혼의 기쁨 같은 것이 원초적 욕망을 대신한다는 주장이 담겼다.또한 우리 사회에 보편화된 이런 새로운 욕망이 어떻게 21세기의 소비행동을 이끄는가를 살폈다.1만 3000원.●소로의 오두막(스티븐 슈너 엮음,피터 피오레 그림,김철호 옮김,달리 펴냄) 19세기 미국의 대표적 지성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명저 ‘월든’을 원작으로 한 환경그림책.호수와 숲을 사랑했던 소로의 이야기가 서정짙은 인상주의 그림과 함께 재현됐다.5세 이상.8500원.
  • 기고 / 주택양도세제 개편논의 원칙

    최근 몇년동안 집값 급등문제로 떠들썩하더니 요즈음은 주택관련 세금 개편 논의들로 무성하다.특히 정책당국은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제도가 문제점이 많아 개편이 필요하고,이를 위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제도’라는 것이 무엇인가.쉽게 말해,3년 이상 소유했던 집을 팔아 이득이 생겨도 소유자 가구가 전국에 집 한채만 갖고 있었다면 과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얼핏 보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그러나 이 제도를 ‘1가구1주택 소유’라는 대상자 선정 기준과,‘자동 비과세’라는 혜택 부여 방법론의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적잖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한 데도 세금을 안 내도 된다고 할 때에는 정당한 취지에 부합되어야 한다.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손에 쥐었는데 집을 한 채만 소유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금액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이 “너 다 가져라.”하는 혜택을 준다면,모든 국민들에게 집을 사라고 장려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일 실제로 들어가 살기를 원하는 집을 소유하도록 유도하는 데 조세지원을 하려면 소유보다는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살고 있던 집을 팔아 새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주택을 사는 경우로 혜택의 대상을 한정한다면,옛집을 판 돈이 다시 새집을 사는 데 들어가므로 손에 잠시 쥐었던 양도소득이 실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생활의 기본욕구이자 필요경비로 대우해 줘야 하는,의식주 중의 하나인 주거 소비행위의 취지에도 맞는다. 둘째,경기활성화를 위해 신축주택 구입에 대해 양도세 감면혜택 등으로 다주택 보유시대에 살고 있는 현 상황에서,1가구가 1주택을 소유하는 것을 이상(理想)으로 삼아 여전히 주택의 숫자라는 물리적인 기준으로 차등과세를 하는 것은 형평성,효율성,단순성을 크게 깨뜨리게 된다.우리나라의 부자 순위는 주택소유 수로 결정되지 않는다.또한 양도시점 기준으로 1가구1주택자인지를 판정하는 현행 기준 아래에서는 다주택 보유자도 가장 나중에 파는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있어 양도차익이 가장 큰 주택을 늦게 팔도록 유도하는 왜곡을 낳을 수 있다.반면 과세당국은 전국의 가구별 주택보유 현황을 항상 정확하게 파악해 양도세 행정을 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결국,다주택 보유자들을 투기꾼으로 보기보다는 임대사업에 종사하는 사업자로 보아 임대소득과세를 정상화하고,사업용 자산이 아닌 자가 거주주택 한 채에 대해서는 양도세 혜택을 부여하는 ‘주거주 주택(main home)’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이 궁극적인 대안일 것이다.주로 거주하는 주택이라고 신고한 1주택의 매매에 대해서 실수요자 차원에서 현재 수준의 양도세 혜택을 준다는 데 반대할 명분은 찾기 힘들 것이다. 셋째,세금혜택 방법 중 현재의 ‘비과세’ 방식이 실거래가액에 의한 양도세 과세로의 발전에 최고 장애물이라는 점은 많이 지적되었다.비과세라는 것은 세무서에 신고할 필요도 없이 가만히 있어도 되니,거래당사자 가운데 한쪽이 양도세 비과세 대상자라면 거래가격이 노출되지도 않고 담합에 의한 불성실 신고가 매매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작성하는 ‘다운계약서’를 통해 양산되기 때문이다.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감면신청을 받아 동일한 규모의 혜택을 주는 100% 세액공제나,보유연수별 일정금액(예:연간 3000만원) 소득공제 등 거래가격을 과세자료로 확보하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을 최소화시켜 제도 변화에 따른 세제의 안정성 및 형평성을 보장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무릇 다른 정책 사안에서도 그러하듯이,‘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어떻게’라는 해법을 찾는 것보다도 더 중요하다.1000만 이상의 주택 소유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올바른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제도 아래에서 불이익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비과세라는 방법론을 집중적으로 문제삼기보다는 ‘무슨 경제 행위를 대상으로 조세지원을 하는지’의 원칙에 대해 좀더 초점을 맞추기를 기대해 본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 [나의 건강보감]김태욱·채시라 커플의 ‘절제론’

    “어차피 사람이 가진 모든 것이 유한한데 자신의 에너지를 무작정 낭비하며 살 수 있나요.절제해야죠.” 그들,로커 김태욱(33)-탤런트 채시라(34)씨 커플과 만나 얘기하는 동안 내내 유쾌했다.두 사람이 생각보다 밝은 성품을 가졌고,그래선지 썩 마뜩찮은 질문에도 기분좋게 얘기하는 스타일이었다.“우리보고 보기 좋다고들 해요.맨날 남편과 함께 있지,애도 잘 자라지.그러나 세상 일이라는 게 그냥 잘되고,좋은 게 있겠어요.서로 노력하는 게 잘 사는 비결 아닌가 생각해요.” ●결혼 전처럼 밤늦게 술 안마셔 이들과 만난 곳은 서울 한남동의 H미용실.비탈져 전망 좋은 곳에 널찍한 정원을 가진 테라스하우스풍의 이곳이 두사람의 단골집이다.아니나 다를까,나란히 들어서는 두 사람에게 “보기 좋다.”고 인사를 건네자 시원한 웃음이 터진다.‘잘 사는 비결은 노력’이라는,좀 얼렁뚱땅해 보이는 답변이 궁금했다.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또 개인의 세계가 확실한 서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며 사는 걸까.혹시 하나를 열이라고 튀긴 ‘대외용’ 언설은아닐까. “노력이 구체적으로 뭐냐면,음…,자기 그런 모습 있잖아.예전(결혼 전)처럼 늦도록 술을 마신다든가 하지 않고…뭐 그런 거 아닐까요.서로 절제하면서 사는거요.” 채시라는 무척 영민해 보였다.대번에 질문의 의도를 간파했고 거침없이 답했다.하기야 서울 숭인여중 때부터 ‘스타’였으니 오죽할까.시쳇말로 ‘이 바닥,저 바닥’하는 연예계는 전쟁터,언제든 힘이 고갈되면 소리소문없이 가라앉거나 제껴지는 곳이다.힘이란 때로는 ‘노력’이기도 하고 때로는 ‘처세’이기도 한데,이 힘을 갖는다는 것이 바로 개개인의 역량이자 생존 규칙이다.‘절제’라는 보편적 미덕이 그들 부부나 수많은 팬들에게 예사롭지 않게 부각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얘기를 나누면서 채시라의 힘이 자신에게는 얼음처럼 냉혹한 절제의 소산임을 알아차리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김태욱은 이런 채시라를 두고 “자신의 연기에 절대 만족하는 법이 없다.”고 귀띔했다.그렇지만 스스로 무너뜨리는 절제의 선도 있다.바로 먹는 일. ●“다 되는데 먹는 건 통제가 안돼요 먹성만큼은 체중 48.9㎏의 채시라가 72㎏의 남편 김태욱을 압도한다.요즘엔 고기가 당겨 등심이든 갈비든 가리지 않는다.체중을 불리려고 민물장어 곰을 벌써 두 박스째 먹고 있다.초콜릿 등 군것질도 많이 하는 편이다.자기 전에 일부러 아이스크림도 챙겨 먹는다.“살 빼려고 애쓰는 사람들 들으면 욕할지 모르지만…”이라면서도 “다 되는데 먹는 게 통제가 안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첫 애 채니를 낳은 뒤 보란 듯 군더더기라곤 없는 몸으로 나타나자 다들 “도대체 무슨 비결이냐.”고 난리를 피웠다.“제가 대단한 비결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그런 것 없어요.굳이 들라면 채니에게 모유를 먹였다는 정도죠.대신 체조는 참 많이 했어요.” 체조라고 특별한 건 아니다.그의 말을 빌리자면 중고등학교때 신물나게 했던 바로 그 ‘새마을체조’다.그중에서 노젓기 등 필요한 동작을 가려뽑아 계속 해댔다.김태욱의 말을 빌리면,보통 1시간,어떤 때는 2시간씩 체조만 해대는데 원래 몸이 유연해 스트레칭은 무용가 수준이다.모유 수유와 체조만으로 출산 부기가 쑥쑥 빠지는 것을 보고 그도 놀랐단다.항간에는 출산후 수술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떠돌았으나 그는 몸에 칼 대는 걸 무척 싫어한다.요즘엔 초등학생도 한다는 귀 뚫는 것도 최근에야 했을 정도.애도 가능한 직접 돌본다.연기든 생활이든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다. ●맨손체조로 출산후 몸매유지 연기자나 가수가 제 몫의 건강을 지켜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일의 부하가 만만치 않고 스트레스도 버겁다.그러나 이들은 아직 체력적 한계를 느끼지 않는다.채시라의 경우 예전 ‘여명의 눈동자’ 촬영때는 5㎏이나 감량하고도 버틴 강단이 있다.드라마 ‘파일럿’과 영화 ‘네온속으로 노을지다’ 촬영때는 교통사고와 체력 고갈로 애를 먹었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이겨냈다. 그들이 하는 운동이라야 가끔 집 근처 공원에서 하는 배드민턴과 골프가 전부다.규칙성이 없으니 운동이라기보다는 기분 전환에 가깝다. 스트레스 해소법도 상식적이다.김태욱은 스트레스다 싶으면 바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스타일.그게 아니면 혼자서높은 산을 오르거나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등의 동화적 상상을 한다.이내 머리가 맑아지고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다.채시라의 생활도 정상의 연기자치고는 소박하다. ●자신엔 엄격하고 타인엔 너그럽도록 결혼 후 시간에 쫓겨 3년동안 못치다 최근에야 꼭 한번 골프장에 다녀왔다는 그는 “내가 먹고 입는 건 다른 사람이 상상을 못할 정도”라고 했다.이렇게 그는 다른 사람과 다름없음을 설명하려 했다.대신 바쁜 일상 속에는 ‘절제’의 룰이 항상 금속선처럼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그는 절제의 방법론을 “내게 더 엄격하고 남에게 더 너그러운 삶”이라고 소개했다. 딱히 특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들은 건강했다.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더 건강해 보인다고 하자 “그렇게 보이느냐.“며 이런 귀엣말을 전했다.“남편이 인터넷 웨딩컨설팅사를 운영하다 보니 낮동안에는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대신 집에서는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눠요.잠자리에서 2∼3시간씩 깔깔대며 얘기하는 건 보통이에요.맨날 그렇게 할 얘기가 있느냐고요.세상일이 다 얘깃거리죠.대신 가능한 밝은 주제,기분 좋은 얘기만 해요.채니 얼굴만 보고 있으면 얘깃거리가 넘쳐나더라고요.” 막간에 채시라가 이런 청을 했다.“이름을 적을 때도 남편을 앞세워 달라.”고.“10년에 한편만 찍을지라도 제대로 된 작품을 하고 싶다.”는 그와 “가을에 새 앨범 내고는 다시 예전처럼 노래 속에 푹,파묻히고 싶다.”는 김태욱을 보면서 ‘사랑’과 ‘배려’로 직조되는 ‘아름다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 ■절제하는 생활 왜 좋은가 김태욱-채시라 커플은 눈길을 끄는 변화를 체험하고 있었다.스스로 ‘절제’라고 부르는 이 변화를 그들은 ‘기분좋은 경험’이라고 했다.채시라를 보자.그의 연기론은 철저하게 ‘절제’에 뿌리 내리고 있다. 어떠냐 하면, “전에는 연기하다 보면 오버도 하곤 했는데,이젠 진정으로 작품이 요구하는 연기,참고 아끼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태욱씨도 그래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는데,공감해요.”하는 식이다.그러면서 이렇게 부연한다.“음악·연기관이 바뀌니까 생활도 바뀌더라.”고. 김태욱은 이런 말도 곁들였다.“연기자들을 보면 더러는 몸을 막 굴리는 사람이 없지 않아요.그런데 이 사람,자신에 대해서는 놀랄 정도로 엄격해요.약속과 시간 관리는 물론 지나가는 말 한마디도 소홀히 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김태욱도 자신을 ‘절제’의 틀에 짜맞추고 사는 스타일.스물 두살때 ‘개꿈’으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로커답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다.술도 ‘일단 시작하면 넘어질 때까지 먹는 스타일’이었다.그런 그가 결혼후 달라졌다.친구들과의 부담없는 술자리에서도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면 미련없이 털고 일어선다.담배도 결혼후 끊었다.채시라가 “아기도 가져야 하는데 담배는 좀…”이라고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채시라도 놀랐다고 했다.변화는 음악에서도 나타났다.“예전에는 음악 한 곡에 모든 걸 담으려고 했는데,지금은 달라요.절정에서 절제하는 음악이 더 좋다고 여겨지거든요.”그는 가을에 나올 4집 앨범에 자신의 변신을 담겠다고 했다.이들에게 ‘절제’는 생활이었다.넘치는 것보다 모자라는 것을 값지게 여기는 것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양심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 즉,초자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의 경우 상식적인 수준까지도 통제의 범주에 포함시켜 절제가 간혹 폭발적인 일탈의 요인이 되기도 하나 의식주를 비롯해 습관이나 관행에 관한 일상적 절제는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지킬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자신을 통제하는 훈련 효과도 있어 매우 중요한 생활강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열린세상] 내 집은 어디에…

    우리 생활에 기본적이며 필수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가 의식주라는 걸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웠다.입고,먹고,자는 집,소박하게 말하면 그렇다.옛 이야기에도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지만 집 없는 설움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유리걸식하는 거지들의 이야기 말고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가삼간이라도 자기 집은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자식을 스물 몇을 두었던 흥부 역시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어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을 받았을지언정 집없는 설움까지는 당하지 않았다.부자 이야기도 아흔아홉 칸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나 사시 사철 비단옷에 몇 마리의 소가 몇날 며칠을 갈아대야 하는 넓은 전답 이야기지,집 여러 채를 가진 부자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도시가 형성되고 사람들이 너도나도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수요와 공급의 가장 민감한 자리에 주택 문제가 들어온 것이다. 지난해였던가.두 차례 연거푸 총리 인준이 거부되었다.그들의 도덕성에 가장 문제가 된 것이 바로‘집’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문제였다.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살 집을 가지고 장난을 쳐 돈을 벌었다는 얘기다.그러나 어디 그 두 사람뿐이었을까. 겉으로 낱낱이 드러나지 않았다뿐이지 이 땅의 이른바 경제적 기득권층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벌고 부자가 된 과정 자체가 바로 그런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 얻은 불로소득을 다시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과정이 아니었던가.더 직접적으로 말해 지금 이 땅의 5%도 안 되는 기득권층의 풍요와 사치의 절반 이상은 다른 사람이 필요한 보금자리거나 잠자리를 가지고 장난을 쳐 번 돈이 아닌가? 한 가구가 장기적으로 두 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그런 기대 심리에서가 아닌가? 최근 대통령의 지시로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국세청 등의 유관 부처가 대대적으로 부동산 투기 억제에 발벗고 나섰다는 보도를 접했다.투기 과열지구에서의 분양권 전매 금지 조치도 나오고 과표 현실화를 통해 부동산 보유세를 대폭적으로 올리겠다는 얘기도 나왔다.그러나 그걸로 잡힐 집값이고 부동산 투기라면 애초 사회 문제로 불거져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단돈 만원만 있으면 다섯 게임 한 세트의 로또복권을 살 수 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의 꿈으로 매주 거기에 매달린다.매번 혹시나가 역시나로 이어지지만 그걸 알면서도 거기에 매달리는 열풍 안에는 그렇게 말고는 달리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절망감이 짙게 배어 있다.이런 모습을 국민성 운운해가면서 뒷전에서 비웃는 사람들이 꿈꾸는 또 다른 로또 열풍을 우리는 얼마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공아파트 분양 현장에서 보았다.아파트 분양에 4000대1이라니.이러고도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실수요자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 현장에 와 있었던 사람들 대부분 정작 그 집이 필요한 남의 보금자리를 가지고 장난을 쳐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 아니겠는가? 1000만원대의 중형 자동차보다 수억원대의 아파트가 세금이 더 적은 나라,피땀 흘려 받는 몇푼 월급의 근로소득세율이나 1가구 다주택의 양도소득세율이나 사실 따지고 보면 별 차이가 없는 나라,그 구조 안에 서민들의 내집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대학 입시가 문제고,8학군이 문제라면 그것 자체를 없애고 공동학군제로 운영한다고 해서 안 될 일이 어디 있는가? 그런다고 동등한 교육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 땅의 부동산 투기 문제는 ‘어떤 대책’으로 잡힐 단계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필요한 것은 ‘어떤’ 대책이 아니라 ‘특단’의 대책이다.내 집에서 태어나고,내 집에서 살며,내 집에서 노후를 보낼 이 기본적인 생활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 도시 생활자 30%에겐 어쩌다 시작부터 꿈같은 일이 되고 말았다는 것인가? 이 순 원 소설가
  • 기고 / 北核관련 다양한 대응책 마련해야

    23∼25일,베이징에서 북·미·중 3자 회담이 열린다.이라크 전쟁 종료 이후 한반도 핵위기를 걱정했던 우리에게 일단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회담에서 당사국인 한국과 일본이 배제되었지만,핵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3자 회담은 파월 미 국무장관의 말처럼 ‘긴 논의의 시작’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북한이 최근 폐연료봉 재처리와 3자 회담은 북·미 직접대화라고 규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도 이번 회의를 통해 유리한 입지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핵문제와 관련,북한은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과 북한체제의 보장,상당량의 경제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미국은 선 핵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그동안 북한은 위험도가 높은 ‘벼랑 끝 전술’까지 마다하지 않은 반면,미국은 핵포기를 전제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패배와 같으며,나쁜 선례만 남길 뿐이라고 강조해 왔던 터라 양국이 쉽게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과 미사일,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 무기의 문제도 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의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3자 회담을 다자회담으로 발전시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지만,군사적 갈등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특히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미국의 전략 변화 등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입지 강화를 위해 포괄적 대응이 필요하다. 먼저 공고한 한·미 공조를 통한 ‘다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앞으로의 회담에서 한국이 반영해야 할 입장은 북한 핵위협 및 재래식 군사위협 제거를 통한 안보의 강화이며,한국의 안보에는 미국도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안보의 증진이 없는 협상 타결은 무의미하다.특히 한국이 독자적 의견을 냄으로써 미국이 다자회담을 포기하고,제한적 군사행동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이 조성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우리의 안보능력을 보완해야 한다.힘의 뒷받침이 없는 외교는 무기력할 뿐이다.지난 10년 동안 국방비를 감축한 결과,우리 군은많은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1990년대 중반만 해도 국방비의 비중이 정부재정의 20% 이상이었으나 요즘은 15% 수준이다.그 결과 우리의 국방비는 세계 평균 군사비 부담률(GDP 대비 3.8%)에도 못 미치는 수준(2.7%)이다.또 국민 1인당 군사비 부담은 이스라엘의 6분의1,타이완의 3분의1,미국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군의 장비와 무기의 노후화다.이는 국방비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정해 놓고,정해진 범위 내에서 조정하다 보니 인건비와 의식주(衣食住)에 소요되는 경직성 경비를 줄일 수 없어 매년 ‘전력증강사업’ 예산만 삭감한 결과다.이런 국방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군의 현대화는 물론,외교력 강화도 불가능할 것이다. 셋째,북한 핵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유엔 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틀 안에서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본래 북핵은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빼고 논의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북한의 요구에 의해 ‘3자 회담’이 구상되었지만,이 문제는 앞으로 유엔의 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이것이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마련함과 동시에 ‘다자회담’의 합리성도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북한은 남북한 장관급 회담을 제의했다.이는 3자 회담에서 소외된 우리의 여론을 혼란시키고,경제적 이익을 위한 전략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채널은 될 수 없다.따라서 지금은 3자 회담에 우리의 뜻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외교역량을 집중하고,흔들림 없이 북핵문제를 주도하기 위해 우리의 안보능력을 포함한 포괄적 안보전략의 검토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익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세계 지도자 신년사

    각국 지도자들은 1일 신년사를 잇달아 발표했다.이라크전을 염두에 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다짐했고,교황 바오로 2세는 모든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1일 행한 ‘세계평화의 날’ 기념 설교에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긴장과 충돌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다시 기도하자.”고 당부했다.그는 특히 “오랫동안 피로 얼룩져온 형제간 살인 무력충돌의 긍정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며 중동지역의 폭력 종식을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미국의 안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동시에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동정심을 고양하고,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경제적 안보를 보증할 것”이라며 미국을 정의·자유·관용의 땅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도 올해 과제로 이라크와 북한,중동지역,알카에다의 위협을 꼽은 뒤 전쟁의 위협과 테러,경제적 불확실성이 주요 도전 과제지만 영국은 이에 맞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 위협과 전쟁 위기로 국제정세가 “불확실하고 위험해지고 있다.”면서 프랑스는 올해도 유엔과 함께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경제 재건을 약속했다.그는 “경제 회복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일본 사회 건설을 위해 부실채권 처리의 속도를 높이고 디플레이션 억제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그는 또 “개혁만이 일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유일한 길로 믿고 있다.”며 자신의 개혁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1일 신년사를 통해 타이완(臺灣) 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그는 “타이완 동포들이 신년에 다복(多福)하기를 빈다.타이완 동포를 포함한 모든 중국인들의 노력으로 중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조기에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석은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전면적인 사오캉(小康·의식주가 해결된 중등수준의 생활)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박상숙기자 khkim@
  • 한국문화 향기 러시아서 ‘솔솔’

    한국인들이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분주했을 지난 20일 러시아의 동쪽끝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연해주를 대표하는 아르세니예프 주립박물관에 러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실이 문을 연 것이다. 30평 남짓한 크기의 ‘한국민족문화실’이 꾸며진 곳은 아르세니예프박물관 국제전시센터.극동함대가 있는 군사도시답게 제2차세계대전 때 12척의 독일함정을 격침했다는 S-59잠수함을 전시한 잠수함박물관이 불과 100여 m 떨어져 있는 요지이다. 한국실 개관은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연해주 6개 도시에서 연 ‘한국문화로의 초대’전이 계기가 됐다.이곳에 사는 고려인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고,러시아와의 활발한 문화교류 토대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가 이제 제대로 결실을 맺은 셈이다. 한국실은,전시공간을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이 제공했을 뿐 우리 민속박물관이 전시내용을 구상하고 전문인력을 파견해 꾸몄다.비용 3억원도 우리가 부담했는데,주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긴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의 사정이 감안됐다. 개막식은 민속박물관 관계자들이 들뜬 표정을 짓기에 충분할 만큼 성황이었다.400여 참석자는 대부분 러시아인들로,음악가 바로닌이 이끄는 앙상블이 플루트와 러시아 전통악기 발랄라이카로 ‘고향의 봄’‘아리랑’을 연주한 것도 한국문화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전시는 ‘한국의 전통생활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과거와 현재 한국인의 삶을 보여주려 했다.전시실을 들어서면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 도자기와 인쇄,금속공예 기술이 눈에 들어온다.이어 혼례복과 평상복,해주반과 놋쇠 반상기,반닫이와 평상 등 의식주 생활의 단면이 소개된다.사물놀이의‘사물’과 가야금 등 악기로 대표되는 놀이문화,무당의 신복·장군칼·작두 등 한국인의 신앙생활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러시아인들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스크린에 손을 눌러가면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를 러시아어·영어와 비교하여 보여주는 ‘한글 터치 스크린’.콤팩트디스크(CD)에 담긴 한국전통음악을 이어폰으로 듣는 ‘한국음악 체험’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기 코너였다. 갈리나 알렉시우크 아르세니예프박물관장도 이 점이 마음에 드는 듯 “민속박물관의 전시기법이 세련되고 전시기술 수준이 매우 높은 데 놀랐다.”면서 “한국실 개관을 계기로 한국 박물관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관계를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국실 개관은 한국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더욱 뜻깊은 듯했다.인가 파시코(18·극동대 한국학과 2년)는 “모두 재미 있지만 특히 한복이 아름다웠고,북같은 악기들도 흥미 있었다.”고 말하고 “같이 온 러시아친구들이 둘러보고는 한국학을 공부하는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한편 이번 한국실 개관을 주도한 이종철 민속박물관장은 개막식에 앞서 시베리아의 관문이자,한민족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이르쿠츠크의 유서깊은 향토박물관을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한국실 개설 방안을 타진했다. 이 관장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에 한국실이 마련됨으로써 러시아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두보가 확보됐다.”면서 “앞으로 이르쿠츠크와 모스크바,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TSR의 거점 도시마다 한국실을 만들어 한국문화를 더욱 폭넓게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 서동철기자 dcsuh@
  • 이런책 어때요/ 성서 속 의문점 해결

    성서를 읽다 보면 누락된 부분,건너뛴 대목이 많아 이야기가 단절되고 비약하는 경우가 적잖다.예를 들어 창세기에는 하느님이 아담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 낟알을 얻어먹으리라.”고 했지만 의식주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이 책은 성서를 읽으면서 한번쯤 의문을 가질 만한 대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예수시대의 로마와 유대지방의 관계,예수의 재판과 십자가 처형,부활을 둘러싼 그리스도교의 관점 등 역사적 정황도 생생하게 그렸다.쿰란의 ‘사해문서’ 등 초기 그리스도교문헌을 고증자료로 삼았다.1만 5000원.
  • [글로벌 시각] 북한 개혁 얼마나 진지한가

    지난 주 북한이 죽어가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시장개혁방안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그리고 이번 주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연례적 모임으로 여름 휴양지에 모여 개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가난에 찌들고 절망적인 북한은 경제개혁 실시를 고민 중이고 중국은 이를 실행하고 있다.북한에 식량 등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는 중국의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경제 중 하나다. 북한을 세운 고 김일성 주석의 아들은 중국이 강요해온 것처럼,어리석고 미친 스탈린주의를 포기하고 진정으로 현대적 시장개혁을 도입하기를 원하고있는 것인가.2200만 북한 주민 중 많은 사람이 굶거나 심각한 영양부족을 겪고 있다.이는 도덕적·정치적 위반행위이며 중단돼야 한다. 김정일은 고르바초프처럼 통제력을 잃지 않고 개혁하기를 원한다.중국 공산당은 이를 이뤘다.공산당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고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있다.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고 변하는 국가 중 하나를 계속 유지해나갈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휴양지에서 이를 고민하고 있다.그래도 중국이 경제분야에서 엄청나게 많은 개혁을 이뤘음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정치적 자유는 다른 문제다. 중국의 최대 영자 신문인 차이나 데일리가 발행하는 비즈니스 위클리의 부편집장 웨이 케이는 최근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경제발전을 지속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여러 면에서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이며 해야 할 일이 많다.점점 더 많은 개혁이 없다면 국가의 통일성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맞다.중국인들은 그들이 경제적으로 이룬 것에 대해 뽐내지 않는다.반면 북한 정부는 개혁으로 괴롭힘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부도덕하게 만족하고 있다.비즈니스 위클리를 보면 중국의 급박함이 더 확실해진다.단독보도한 머리기사는 정부가 곡물 분배에 있어 독점을 끝내려 한다고 보도했다.식품 소매업의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는 큰 뉴스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혁명적인 개혁이다. 미국에서 늘고 있는 회계부정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다양하다.중국인들은 미국이 회계설명 의무와 투명성에 대해 주장하는 것이 실행할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그러나 전반적 평가는 긍정적이다.이 잡지의 사설은“우리는 미국 회계체계의 단점을 지적하고 여기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정직과 효율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보도했다.사설들은 일반적으로 공산당의 공식적 생각을 반영한다. 중국의 비즈니스 위클리는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다.한 기사는 ‘중국의 불안전한 주식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또 다른 기사는 중국이나 다른 지역에서의 새 선물지수 도입 계획을 환영하고 있다. ‘간장 콩 풍년’은 물론 ‘전자레인지 산업의 경쟁 격화’ 등 다른 기사들은 뉴욕 사람들의 잡지와는 경쟁이 안된다.그러나 이들은 엄격한 공산주의체제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과 정서의 독립에 대한 표준을 제시한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개혁을 시작했다.이를 따라가려면 김정일과 그의 경제팀들은 엄청나고 거대한 도약이 필요하다.또 그들은 남한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은 지난 주 6월29일의 서해교전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2200만 주민의 지도자들이 공산주의를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만 한 일일까.13억 인구에 공산주의가 다스리는 이웃나라 중국이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자.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그 모든 것들을 배울 수 있다. 토머스 플레이트/ UCLA 교수 국제정치학
  • 어린이 책 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성경 등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성경(로이스 로크 글,크리스티나 발리트그림,오광만 옮김)=성경 속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 100편을 엄선,천연색 삽화와 함께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어린이 성경’.몽당연필.2만 9000원. ◇불보다 생명보다 귀한 선물(장수하늘소 글,강은경 그림)=마틴 루터 킹,마더 테레사 등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을 등장시켜 세계 인권투쟁사를 되짚어보고 현실을 조명했다.아이세움.7500원. ◇난 하나도 안 졸려,잠자기 싫어(로렌 차일드 글·그림,조은수 옮김)=잠자기 싫어하는 앙증맞은 여자 아이 롤라가 주인공인, 엉뚱하고도 유쾌한 상상이 넘쳐나는 영국산 그림동화.국민서관.8500원. ◇제인 구달(서경석 글,김형배 그림)=제목 앞에 ‘침팬지를 사랑한 동물학자’란 부제처럼,현존하는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이자 침팬지 연구의 권위자,환경운동가를 다룬 위인전기용 만화책.제인 구달은 실험실에서 연구되던 침팬지를 자연 속에서 생생하게 연구해 20세기를 빛낸 여성 100인 중 과학자분야에 꼽혔다.사회평론.7000원. ◇나는 엄마가좋아(사카이 고마코 글·그림,이선아 옮김)=꼬마토끼는 쿨쿨잠만 자고,TV연속극만 보고,빨리빨리 서두르라고만 하는 엄마가 밉다.그런데 정말 미운 건 엄마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가출한 꼬마토끼는 금세 돌아와 엄마의 “너를 너무너무 사랑한단다.”는 말에 화를 풀어버린다.4∼7세용.중앙출판사.8000원.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할 우리 민속 이야기(우리누리 글,김용철 그림)=오줌싸개에게는 왜 키를 씌웠을까,아기를 낳으면 대문 앞에 왜 금줄을 쳤을까.조선시대 남녀가 사랑을 고백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했을까.잊혀져가는 풍습을 중심으로 의식주와 이사,출산,혼례,명절,민속신앙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예림당.8000원. ◇참동무 깨동시(김용희·박덕규 엮음) =국내 동시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있는 동시 모음집.총 56편의 동시가 원색 그림과 함께 들어있다.초등학교 저학년용.청동거울.7000원.
  • 근질근질 아토피 피부염…인내심이 ‘약’

    회사원 김모(41)씨는 요즘 초등학교 2년생 딸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2살때부터 아토피 피부염을앓아온 딸이 학교급식을 시작하면서 증상이 악화한 것.할수 없이 학교에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고 도시락을 싸보내고 있다.한의원에서 오래 전부터 침과 약을 통해 꾸준히치료를 받아왔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유아습진 또는 전신성 신경피부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아토피 피부염은 유아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습진성질환의 하나.피부과 외래 환자의 약 5%를 차지한다.옛날에는 자연스럽게 낫는 영아습진 정도로 알려졌으나 환경과대기 오염이 심해지고 의식주의 변화,스트레스 상황이 많아지면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연령층도 청소년이나 성인에까지 높아진 추세이다.아토피 환자를 위한 전문 용품점까지 등장했다.심한 가려움증과 전형적인 피부병변이 특징.천식,비염,결막염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진단은 용이하지만 치료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원인= 선천적 대사이상설,면역학적이상설 등이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부모의 양쪽이 아토피 피부염이면 아이가 아토피일 확률은 80%,한쪽이면 50%일 정도로 유전적 요인이크다.주로 소화기가 아직 미완성인 유아기 때 소화효소가충분치 않아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의학적으로는 폐가 허한 태음인 체질에 많고 그밖에 피부 저항력이 약하거나 스트레스 음주 과로 불면 피로도 원인이다. ●증상= 연령에 따라 3기로 나눈다.생후 백일을 전후해 발생하는 유아형은 얼굴,머리에 불그스름한 좁쌀 같은 것이돋기 시작해 진물이 나고 딱지가 앉으며 심하면 몸과 팔다리로 퍼진다.소아형은 유아형에서 지속될 수도 있고 4∼10세때 갑자기 발생할 수도 있다.이때는 진물,딱지가 적어지고 건조해지면서 일부부위에 국한된다.주로 팔다리의 접히는 부위에 병변이 발생하며 손목과 목주위에도 생긴다.가려움이 심해 자꾸 긁게 되므로 하얀 가루가 앉고 두꺼워지며 2차적 세균감염이 생기기 쉽다.성인형은 주로 12세 이후에 시작되며 팔다리의 접히는 곳과 얼굴이나 목,손발의말단부에 잘 생긴다.증상은 유소아형에서와 같고 대부분의 환자가 20세 이전에 좋아지나 25% 정도에서는 성인이 된후에도 지속될 수가 있으며 이 경우는 치료해도 잘 낫지않는다. ●치료및 대응= 진단에 대해서는 그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고 병변이 전형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진단 자체는 어렵지 않다.그러나 병태생리나 원인 경과에서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표준화된 치료방침도 없고,각종치료 방법의 효과에 대한 통일된 의견도 없는 상태이다.무엇보다 원인을 확실히 규명할 수 없으므로 대부분 대증요법에 의하며 악화시키는 요인을 제거하고 염증이나 가려움 감소에 치중한다.피부 건조와 자극이 시작이므로 환자는가려움증이 생기지 않도록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지나친 목욕이나 강알카리성 비누는 피부를건조하게 하므로 피한다. 의류는 면제품이 좋으며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모직물은 피하는 게 좋다.음식은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게 중요하지만 고단백식(과잉영양)과 가공식품은 피한다.특히 지나친 음식제한은 아이에게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아이가 분노를 폭발하게 되면 더욱 긁게 되므로 증상이 악화된다.호르몬제의 사용은 피부상태를 점점 악화시키므로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화학세제의 사용을 피하고 세탁후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난 뒤 입히는 게 좋다.수영장,해수욕은 소독물과 강한 햇빛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절대 금연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대부분 많은 병의원이나 약국,한의원을 다녔고 민간요법도 다양하게 써본 경험이 많다.병자체도 만성적이다 보니 치료에 지쳐있는 경우도 많다.따라서 전문가들은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그 동안의 치료 방법과 그 효과를 확인하여 새로운 치료 계획을 세우고치료에 끝까지 잘 따라 오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정겨운 ‘추억 여행’ 인터넷속으로

    며칠 있으면 설날을 맞는다.어릴 때의 명절 풍경 속에는잊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그 가운데에는 장독대,곳간,처마,마루,큰 솥뚜껑 같은 것들도 있다. 요즘엔 다 만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의식주 세 테마로 인터넷의 추억 풍경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아름다운 한복문화 한자리에. ▲털고무신부터 한복까지=아버지를 기다리는 밥상 위에 다소곳이 올라 있던 보자기.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국자수박물관'(korea.insights.co.kr/korean/pojagi/)에 가보면 소박한 인정이 느껴지는 보자기를 만날 수 있다. 보자기는 여인들의 혼수 품목 중 하나로 이불을 싸는 이불보,예단이나 혼수를 싸는 혼수보,밥상을 덮는 상보 등 헤아릴수 없이 종류가 많다.허동화 관장은 “물건을 포장할 때 복도 함께 들어 간다는 믿음이 담겨져 어느 물건보다 정성이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이런 보자기처럼 아련한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들은 의외로 많다.털고무신이나 장화,호빵 모자 같은 것들이다.이런 것들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인터넷에는 우리가 잊고 있는 과거의 옷과 장신구들을 보여주는 기행 사이트들이 많다.‘21세기 박물관'(www.museum21.org/folk-48.htm)은 과거의 복식 문화를 사이버 갤러리 안에모아 놓았다. 그 가운데 우리 옷의 대표 격인 한복은 인기를 많이 모으고있다.그러나 전통 한복부터 실용 한복까지 관심은 높아졌지만,제대로 한복을 입는다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전통인형작가 이승옥(36) 씨의 ‘석란전통인형'(www.ahakorea.co.kr),고종건씨의 홈페이지(myhome.edunet4u.net/~hongil/)가 안성맞춤이다.이들 사이트는 설과 같은 고유명절 속의 아름다운 의복 문화를 둘러볼 수 있는 보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전통 의복과 과거의 향수를 불러 모으는 갖가지 소지품들을 온전히 감상하기도 전에 전자상거래 상품으로 치부되는 것은 아쉽다. ■불량식품 종합세트도 팔아. ▲추억의 음식 여행=학교 난롯불에 구워 먹던 ‘쫀디기',손바닥으로 비벼 하나하나 빼먹었던 ‘아폴로'.추억의 먹거리가되살아나고 있다.코 묻은 동전으로 사먹을 수 있었던 쫄쫄이,호박꿀,맛기차콘,월드컵,씨씨 등 이른바 불량식품들도 다시 돌아왔다. 불량식품 판매 사이트 ‘쫀디기몰'(www.zondigi.com)은 이들식품을 맛있게 먹는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심지어 “건강 해친다고 못 먹게 해 더 감칠맛이 났다.”는 회고담도 쏟아진다.‘엔토크'(entalk.co.kr),‘언더몰'(undermall.co.kr) 등에선 아예 20∼25종의 불량식품 종합세트까지 팔고 있다. 또 학창 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것들을 소개하는 곳도 나왔다.‘오키의 잊혀져 간 것들'(myhome.naver.com/okyjjang)은 지난 30년간의 도시락 변천사를 정리했다.이 사이트에는 소시지,깍두기,멸치조림,콩조림,계란 등도시락 반찬 이야기가 구수하게 배어 있다. 한 네티즌은 “아직도 도시락 반찬통 한 귀퉁이에 담겨있던소시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설렌다.”며 먹거리 추억 여행에나선다.이밖에 ‘1980년대'(b612kh.dive-studio.net)는 네티즌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1980년대 먹거리에 관련된 글만 모아 뒀다. 한편 고유의 먹거리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계속돼 눈길을 끈다.특히 과거의 전통식품을찾는 동호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대표적인 경우가 ‘청국장닷컴'(chungkookjang.com).최근패스트푸드 음식과 외식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의 손맛을 읊는 일은 또다른 감동을 선사해준다. ■한옥의 모든것 미학으로 승화. ▲“아랫목에서 몸 녹이세요”=문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매서운 계절.아랫목 이불 밑으로 언 몸을 넣으면 발 언저리엔 밥 공기 하나가 닿는다.그 따뜻한 밥그릇에 따뜻한 사랑까지 느꼈던 시골집 아랫목은 이제 보일러와 라디에이터에밀려 사라졌다. 하지만 요사이 전통적인 주거 환경을 재조명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 아랫목도 덩달아 떴다.남대문에서 전남 송광사 미륵전까지 내로라하는 전통 건축물을 보수한 목수 신영훈(67)씨의 ‘사이버 한옥문화원'(www.hanok.org)이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서는 전통 한옥을 3D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하여 절기마다 다른 태양 방향과 각도까지 계산한 전통 처마,한국인의평균신장과 눈 높이를 가늠해서 설계한 방과 지붕 등 한옥의 모든 것을 미학으로 격상시킨다. 한편 황토집,귀틀집 등 나무와 흙과 같이 친환경적인 전통가옥은 신용만 씨의 사이트(home.hanmir.com/~wamo/)에서,전통 사찰은 ‘아즈의 홈페이지'(azcul.zotta.net)에서 만나볼수 있다. 이들 사이트에선 마당 깊은 집과 장독대 위를 배회하던 고추 잠자리,마루,옛날 부엌과 세간들,재래식 화장실 등 아련한유년의 집 풍경들을 고루고루 선사한다. 그러나 전통 가옥에 관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한옥에서 거주하는 인구는 줄고 있다.서울시(hanok.seoul.go.kr)가 벌이는 한옥 지원 사업은 잘 알려지지도 않은 데다 실적도저조한 편이다. 마지막 양반 마을인 서울시 북촌의 전통 가옥은 15년전에 비하면 그 절반인 850여동만 남았다.우리가 가슴으로 느꼈던아랫목의 온기는 정녕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고향의 아랫목은 그대로인지 귀경하는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허원 전효순 유영규 kdaily.com기자 who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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