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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지방정부간 협력강화와 계획통합/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정부간 협력강화와 계획통합/이성근 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과 교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지역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나치게 행정구역 중심의 지역정책, 국가 주도의 지역정책이라 평가하였다. 이는 경제권·생활권 중심의 기능지역과 지방의 자율성과의 연계협력 미흡을 의미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행정구역 중심의 도시·지역계획을 수립해 왔고, 광역시와 주변 시·군 간 협의하에 광역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계획입안권자가 광역시장으로 돼 있어 협력적 계획이라기보다는 대도시 중심의 형식적 계획에 그치고 있다. 또한 과거 지방자치를 앞두고 도농 통합적 행정구역 개편으로 시·군의 공간 통합은 이루었으나 광역지자체의 경우 시·도가 분리된 채로 지방자치가 실시되어 각자 별도로 계획을 수립, 광역적·협력적 접근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별법에 의거한 자원 중심의 광역지역계획이 수립되고 있으나 지방 거버넌스 체계와 재원 확보에 따른 실효성이 미흡한 계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새 정부는 연계협력과 거버넌스에 기반한 지역정책을 위해 새로운 프레임 설정이 필요하다. 첫째, 글로벌화·광역화·과소지역화에 대한 지역 위계화와 지역 진단 프레임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지방 거버넌스 집행 프레임이다. 역대정부의 국가(중앙)집행 프레임은 하향적·경쟁적 조직설계였으나 지방 집행 프레임은 형식적이고 수동적이었다. 셋째는 지역동기 프레임이다. 역대정부가 국가 주도의 지역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지역에서는 창의성이 미흡하고 국가의 정책메뉴에 순응하였다. 지방정부 간 연계협력을 위해서는 먼저 지방정부 간 통합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도시권 형성과 차등지원, 재정 및 추진체계 등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광역시·도는 의무적으로 통합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시·군은 자율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연합계획을 수립하게 하며, 또한 부문별로도 연합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지방정부 간 통합 또는 연합계획 수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국토기본법과 국토계획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고 먼저 통합 및 연합계획을 수립한 후 지방정부 간 광역시설과 연계협력사업을 우선사업으로 지정, 차등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 간 연계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재정 및 추진체계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지방정부 간 연합계정 마련, 포괄보조금 확대 등을 통해 연합계획 수립을 위한 재원 확보와 함께 재정배분 시스템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지방정부 간 연합과 협력은 먼저 신 지역화 정책으로 글로벌화·광역화·과소지역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도시권 형성과 지방 거버넌스 체계 구축으로 중앙정부 주도가 아닌 지방정부 주도의 창의와 혁신, 주민 참여 활성화 등 다양한 지역공동체 복원으로 자립적 지역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갈등이 아닌 주민행복지수 증대와 함께 상생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그간의 형식적이고 물리적 연계협력이 아닌, 실질적 네트워크형 연계협력으로 효율과 형평의 조화로운 지역발전이 기대된다.
  • 美방송, 한국조종사 비하 보도…아시아나 “명예훼손 법적대응”

    美방송, 한국조종사 비하 보도…아시아나 “명예훼손 법적대응”

    아시아나항공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로 입원 중이던 여학생 1명이 추가로 사망하면서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가 모두 3명으로 늘었다. 14일 미·중 언론에 따르면 착륙 사고로 크게 다친 중국인 여학생 류이펑(劉易芃·16)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끝내 숨졌다. 이 학생은 사고 당시 즉사한 예멍위안(葉夢圓), 왕린자(王琳佳)와 같은 저장(浙江)성 장산(江山)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이들과 마찬가지로 여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인 사고 부상자는 총 7명이며 이 중 3명이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사고기의 한국인 조종사 4명의 이름을 엉터리로 소개하며 인종차별적 보도를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 폭스TV의 자회사인 KTVU의 뉴스 진행자 토리 캠벨은 12일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확인해 준 이름이라면서 “캡틴 섬팅웡(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라고 말했다. 이들 이름은 각각 ‘기장 뭔가 잘못됐어요’(Captain 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쾅, 쿵, 오!’(Bang Ding Ow·충돌음과 비명을 가리키는 의성어)로 해석될 수 있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왕왕 쓰이는 중국어 억양에 맞춰 표현한 것이다. NTSB는 뒤늦게 “모욕적 이름을 언론이 문의해 와 확인해 준 것은 권한을 벗어난 인턴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KTVU도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했다. MSNBC는 누군가가 인터넷에 장난으로 올려 놓은 글을 사실로 착각해 오보가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관련, KTVU와 NTSB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4일 “이번 보도는 조종사들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예까지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서울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열린세상] 교육실험, 자유학기제와 묶음상품/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열린세상] 교육실험, 자유학기제와 묶음상품/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자유학기제 도입 논란 속에서 구체적인 시행 일정이 발표됐다. 이는 중학교 교육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의의가 아주 크다. 기초 학력과 기본 인성 교육에 공감대를 둔 초등학교, 대입이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는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는 별다른 지향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한 학기는 학생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실험 설계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정책과 부작용은 묶음상품임을 명심하며 장애 요인과 부작용을 세심하게 파악한 후 이를 완화시키거나 보완할 대책을 함께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교육부의 시범운영 계획에 따르면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고민·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성찰 및 발전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한 학기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서 목적이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자유학기제 기본 내용을 3년간 나누어서 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학기 초에 담임과 학생들이 서로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한 교육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새 학년 첫날, 첫주일, 첫달에 시행할 기본 생활·학습훈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에도 매 학년 초 2 주 정도를 기초학력 진단,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 상호이해 및 공동체 형성 기간으로, 학기 중이나 2월의 1~2주 정도를 진로탐색 주간으로 정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3년으로 나누어 운영한다면 한 학기에 집중 운영하는 것보다 효과도 더 크고 혼란도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모델(학급경영 시범학교 모델)도 추가해 시범학교를 운영했으면 한다. 시범 운영하고자 하는 자유학기제는 북유럽처럼 사회의 상호 신뢰도와 공동체 의식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경우 성과를 낼 수 있는 제도다. 경쟁적이고 갈등이 첨예한 우리 사회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하고자 할 때에는 사회의 문화까지 함께 바꾸어야 성공할 것이므로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10년 혹은 20년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설령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 장기 계획이 추진될 수 있으려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전면 실시를 기정사실화해 놓고 정책을 추진할 경우 교육부에도 부담이 되고, 공감대 형성 노력 또한 강요로 오해돼 반감만 커지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시범 실시 결과를 보아 가면서 더 긴 호흡으로 추진하거나 학기 전체가 아니더라도 일반 학교에서 부담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성공 사례들을 일반 학교에 보급하겠다는 낮은 자세로 접근하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자유학기 참여 선택권 보완도 필요해 보인다. 교육부가 예로 들고 있는 아일랜드나 덴마크도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전체 중학생이 모두 참여하게 돼 있다. 학생들에게 아주 중요한 중학교 시절 한 학기를 아예 통째로 빼내어 교육 실험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선택권마저 주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에 중심을 둔 정부3.0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비쳐질 수 있으며, 과거와 달리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새로운 정책 집행 시 늘 간과되고 있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과부담 부분이다. 교육부가 소개한 외국의 사례는 학교나 교사가 큰 부담을 지지 않게 되어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학교와 교사가 부담을 지게 돼 있어서 승진 점수나 추가 예산이 주어지는 시범학교 운영 때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나겠지만 그러한 지원 없이 전면 실시할 경우에는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할 때 교사 부담 최소화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외국이 우리 교육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제는 외국에서 방안을 찾는 노력과 더불어 입시 위주의 경쟁적인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 꿈과 끼를 찾아 창의성과 더불어 사는 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로 성장한 사람들, 그들을 길러 낸 선생님과 학교, 학부모와 지역사회를 조사해 그 안에서 우리 사회에 적합한 대안을 찾아보는 ‘밝은 점 찾기 전략’도 함께 구사해야 할 때다.
  • 美방송,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에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파문

    美방송,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에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파문

    아시아나기 사고가 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이번 사고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조종사 4명을 인종차별적 농담으로 조롱하는 엉터리 이름으로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사고 조사를 맡아 최근까지 매일 브리핑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간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이 발생해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 지역방송인 KTVU는 12일(현지시간) 사고기 조종사들의 신원을 공개한 당국의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욕설에 가까운 ‘막장 비하’ 표현을 진짜 이름인 것처럼 소개했다.방송은 심지어 NTSB로부터 확인받은 내용이라는 진행자 설명과 자료화면까지 제공했다. 곧바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잘못을 깨달은 방송사와 NTSB는 즉각 사과 성명을 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교민들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조종사들 이름은 섬 팅 웡, 호 리 퍽”… ‘충격적’ 미국 폭스 TV의 자회사인 KTVU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부유층이 주로 사는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방송이다. KTVU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매체이기도 한 만큼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두고 보도해왔다. KTVU는 이날도 정오 뉴스에서 아시아나기 사고 관련 NTSB의 최신 발표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문제는 조종사들의 이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행자 토리 캠벨은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오(Bang Ding Ow)”라고 또박또박 읽어내렸다. 곧이어 카메라는 이들 ‘이름’이 적힌 자료화면을 비췄고 캠벨은 NTSB가 이들의 이같은 이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뉴스가 끝난 직후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이를 접한 교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KTVU가 이름이라고 사용한 표현 중 처음 세 개는 각각 ‘뭔가 잘못 됐어’(Something Wrong),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등의 문구를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종종 쓰이는 중국어 억양에 맞춰 변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뱅 딩 오’는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구타당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등장하는 의태어인 ‘Bang’과 ‘Ding,’ 그리고 놀람 또는 고통 따위를 나타내는 의성어 ‘Oh’ 따위를 나열한 것이다. 또한 나열된 이름들을 이어서 살펴 보면 “뭔가 잘못됐어. (고도가)너무 낮아. 이런 젠장할. 쾅”이라는 문장이 완성되면서 착륙 사고 당시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많은 아시아권 출신의 이름이 단음절의 연속인 점도 덧대진 듯하다. 또 단순한 발음과 억양을 떠나 이들 표현은 그 문장 자체가 각종 코미디물에서 영어를 잘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아시아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NTSB “이름 확인은 인턴의 실수” 뒤늦게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NTSB는 이날 오후 9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와 최종 책임 소재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NTSB는 이날 오후 9시쯤 사과 성명을 발표해 “부정확하고 모욕적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하계(summer) 인턴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NTSB는 사고기 승객·승무원들의 이름을 언론에 제공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해당 인턴이 문제의 가짜 이름을 먼저 만들어낸 당사자는 아니라고 NTSB는 주장했다. NTSB의 켈리 낸틀 대변인은 “인턴이 먼저 이름을 만들어 알려준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이 이름들이 맞느냐”면서 확인 요청을 해와 답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KTVU도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워싱턴의 NTSB 관리가 확인해줬지만 이름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그쳤다. MSNBC는 이번 KTVU의 오보 사태가 인터넷에 장난으로 올려놓은 글귀를 사실로 착각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보도했다. ●유사 사례 계속 이어져…“말로 다 못할 분노” 격앙 반응 그러나 한 네티즌은 “한 방송사의 제작진과 진행자 모두가 항공기 사고가 터진 지 일주일이 넘은 시점에 널리 알려진 인종차별적 문구를 이름으로 착각해서 사용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아시아계 언론인 연합체인 ‘아시안아메리칸언론인협회’(AAJA)는 성명을 내고 “KTVU의 실수는 아시아나 사고의 비극을 조롱하고 많은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모욕했다”면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분노를 느낀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강도는 이번보다 크게 약하지만, 아시아나기 사고 보도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8일 미 중서부 지역의 유력 일간지 시카고 선타임스가 아시아나기 사고를 다룬 지면에서 머릿기사 제목으로 ‘프라이트214’(FRIGHT 214)를 사용한 데 대해 아시아계에 대한 조롱이라는 반발이 나왔었다. ’플라이트’(Flight·항공편)를 대체한 단어 ‘프라이트’가 ‘공포’라는 뜻을 갖기도 하지만 알파벳 ‘L’과 ‘R’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아시아계 발음구조를 비꼰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방송,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에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파문

    아시아나기 사고가 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이번 사고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조종사 4명을 인종차별적 농담으로 조롱하는 엉터리 이름으로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사고 조사를 맡아 최근까지 매일 브리핑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간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이 발생해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 지역방송인 KTVU는 12일(현지시간) 사고기 조종사들의 신원을 공개한 당국의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욕설에 가까운 ‘막장 비하’ 표현을 진짜 이름인 것처럼 소개했다. 방송은 심지어 NTSB로부터 확인받은 내용이라는 진행자 설명과 자료화면까지 제공했다. 곧바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잘못을 깨달은 방송사와 NTSB는 즉각 사과 성명을 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교민들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조종사들 이름은 섬 팅 웡, 호 리 퍽”… ‘충격적’ 미국 폭스 TV의 자회사인 KTVU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부유층이 주로 사는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방송이다. KTVU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매체이기도 한 만큼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두고 보도해왔다. KTVU는 이날도 정오 뉴스에서 아시아나기 사고 관련 NTSB의 최신 발표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문제는 조종사들의 이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행자 토리 캠벨은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오(Bang Ding Ow)”라고 또박또박 읽어내렸다. 곧이어 카메라는 이들 ‘이름’이 적힌 자료화면을 비췄고 캠벨은 NTSB가 이들의 이같은 이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뉴스가 끝난 직후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이를 접한 교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KTVU가 이름이라고 사용한 표현 중 처음 세 개는 각각 ‘뭔가 잘못 됐어’(Something Wrong), ‘우리는 하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등의 문구를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종종 쓰이는 중국어 억양에 맞춰 변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뱅 딩 오’는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구타당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등장하는 의태어인 ‘Bang’과 ‘Ding,’ 그리고 놀람 또는 고통 따위를 나타내는 의성어 ‘Oh’ 따위를 나열한 것이다. 또한 나열된 이름들을 이어서 살펴 보면 “뭔가 잘못됐어. (고도가)너무 낮아. 이런 젠장할. 쾅”이라는 문장이 완성되면서 착륙 사고 당시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많은 아시아권 출신의 이름이 단음절의 연속인 점도 덧대진 듯하다. 또 단순한 발음과 억양을 떠나 이들 표현은 그 문장 자체가 각종 코미디물에서 영어를 잘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아시아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NTSB “이름 확인은 인턴의 실수”… ‘격앙’ 반응들 뒤늦게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NTSB는 이날 오후 9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부정확하고 모욕적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하계(summer) 인턴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NTSB는 사고기 승객·승무원들의 이름을 언론에 제공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KTVU 또한 성명을 통해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KTVU의 오보 사태는 누군가가 인터넷에 장난으로 올려놓은 글귀를 사실로 착각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MSNBC는 보도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한 방송사의 제작진과 진행자 모두가 항공기 사고가 터진 지 일주일이 넘은 시점에 널리 알려진 인종차별적 문구를 이름으로 착각해서 사용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강도는 이번보다 크게 약하지만, 아시아나기 사고 보도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8일 미 중서부 지역의 유력 일간지 시카고 선타임스가 아시아나기 사고를 다룬 지면에서 머릿기사 제목으로 ‘프라이트214’(FRIGHT 214)를 사용한 데 대해 아시아계에 대한 조롱이라는 반발이 나왔었다. ’플라이트’(Flight·항공편)를 대체한 단어 ‘프라이트’가 ‘공포’라는 뜻을 갖기도 하지만 알파벳 ‘L’과 ‘R’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아시아계 발음구조를 비꼰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만화·애니 팬들 신났다

    만화·애니 팬들 신났다

    다양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제1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포스터·SICAF)이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명동과 남산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 5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하나로 꼽히는 행사에는 올해 경쟁 부문 152편, 비경쟁 초청작 130편 등 전 세계 33개국 282편이 선보인다.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는 지난해 SICAF 코믹어워드를 수상한 ‘맹꽁이 서당’의 작가 윤승운 특별전과 어른들을 위한 ‘추억의 만화영화 상영회’, ‘창작집단 깜놀 피규어전’ 같은 어린이를 위한 체험이벤트가 마련됐다. 서울예술대학교 동랑예술센터와 문학의 집에서는 수교 50주년을 맞은 캐나다 NFB의 작품을 소개하는 초청전과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교토애니메이션 초청전, 만화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시 ‘아트툰, 만화인이 그린 명동’과 김소리 작가의 ‘건담 아트전’ 등이 준비됐다. 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 ‘미생’의 모바일 영화를 감상하는 카페 ‘미생 탐독전’도 만날 수 있다. 또한 개막작인 스페인 애니메이션 ‘사도’(감독 페르난도 코르티조)를 시작으로 33개국에서 뽑힌 282편의 우수 작품들이 CGV명동역과 서울애니시네마에서 상영된다. 올해 공식 경쟁 부문에 신설된 ‘SICAF 키즈’ 작품들은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흐름을 보여 준다. 특별 경쟁 부문인 ‘SICAF 초이스’와 ‘아시아의 빛’에서는 창의성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다. 또한 작품을 거래하는 마켓 SPP도 23일부터 25일까지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김형배 조직위원장은 “SICAF2013은 시민들의 참여와 공감을 중심에 두고 기획된 만큼 풍성한 볼거리는 기본이고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색다른 복합문화축제로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많은 분들이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갖는 재미와 감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www.sicaf.org)에서 확인하면 된다. 전시 입장권은 인터파크에서, 영화제 입장권은 CGV홈페이지에서 각각 예매할 수 있으며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술 취한 남편, 성관계 중 “목 졸라줘”…살인 혐의 40대女 유죄

    술 취한 남편, 성관계 중 “목 졸라줘”…살인 혐의 40대女 유죄

    성행위 중 남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해 무죄를 선고받은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고등법원 형사1부(김대웅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4·여)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살인에 고의성이 없었다”면서 1심처럼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예비 적용한 중과실 치사 혐의는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A씨는 남편의 목을 넥타이로 감아 잡아당기다 숨지게 하는 중대한 결과를 불렀다”면서 “평소 술에 취하면 아내를 폭행하고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한 피해자가 목을 졸라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응한 점, 남편이 쓰러지자 A씨가 인공호흡을 하고 112에 신고한 점 등은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7일 오후 4시 45분쯤 광주 북구 자신의 집에서 성관계를 하던 중 혈중 알코올 농도 0.309% 상태인 남편의 목을 넥타이로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광진구 홈페이지 더 넓어졌네

    서울 광진구는 홈페이지(gwangjin.go.kr)를 ‘소통’ 주제로 개편해 15일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 너무 복잡해 구정과 현안사항 등에 대한 대민홍보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요 개선내용으로는 ▲구정 안내 기능 강화를 위한 이야기 광진 코너와 대형알림판, 구정 홍보 섹션 등 신설 ▲홈페이지 메인화면 디자인 개선 ▲소통 게시판 신설 등 홈페이지 콘텐츠 강화 등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민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밝히고 담당 직원과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 게시판’을 만들어 소통을 강화했다. 나눔 운동 확산을 위해 복지분야 서비스를 아이콘 형태로 구성, 메인페이지에 표출하고 ‘나눔세상’ 메뉴를 만들어 주민들이 쉽게 동참할 여건을 조성했다. 또 홈페이지 동영상 플레이어의 편의성과 디자인을 개선하고 ‘생활서비스사전’ 프로그램을 개발해 구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분야별 사전형태로 안내한다. 김기동 구청장은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일방적인 통로를 벗어나 주민과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36)] 공공계약 체결은 민사법원 관할 입찰공고는 변경 허용될 수 없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일방 당사자가 되어 상대방인 사인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공공 계약이라 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이하 ‘지방계약법’)에 관한 법률에서는 각각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는 계약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공공 계약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①국가 등이 사인과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하는 것이고, 이를 규율하는 실체법 또한 사인의 경우와 마찬가지인 민법 기타 사법이며, 계약자유의 원칙, 신의성실의 원칙 등이 적용된다고 보는 견해(사법상 계약설) ②통치권의 행동으로 인하여 체결하는 계약은 행정의 일부분에 해당하고, 공법상 계약에 관해서는 민법뿐 아니라 공법적인 규정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견해(공계약설)로 대비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비교법적으로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 공공 계약의 공법적 성격을 강조하고, 재판 관할도 행정 소송의 관할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국가계약법의 규정 및 판례는 일관되게 공공계약의 성격을 사법상 계약으로, 재판 관할을 민사 법원으로 보고 있다. 오늘 살펴볼 대판 2005다41603판결은 공공 계약의 성격에 대해 논의할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시는 그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현 상태대로 매각한다’라는 내용으로 입찰공고를 한 이후, 낙찰자가 선정되고 광주시가 낙찰자로부터 낙찰대금 전액을 받은 다음, 그 계약서 작성 시에 비로소 매각 대상 토지 중 지목이 도로인 1필지를 일반인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조항을 삽입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낙찰자가 불응하자, 광주시는 낙찰자가 10일 이내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입찰을 취소하였다. 먼저, 광주시와의 계약이 사법상 계약의 성질을 가지므로, 계약의 성립 시기는 계약서를 작성한 때에 해당한다(지방계약법 제11조). 따라서, 낙찰자의 결정으로 계약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고, 낙찰자는 지자체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여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데 그친다(대판 94다41454). 이러한 점에서 국가(지방)계약법에 따른 낙찰자 결정의 법적 성질은 입찰과 낙찰행위가 있은 후에 더 나아가 본 계약을 따로 체결한다는 취지로서 계약의 편무예약에 해당한다(대판2002다46829, 46836). 따라서, 낙찰자의 결정으로 예약이 성립한 단계에 머물고 아직 본계약이 성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계약의 목적물, 계약금액, 이행기 등 계약의 주요한 내용과 조건은 지자체의 입찰공고와 최고가 입찰자의 입찰에 의하여 당사자의 의사가 합치됨으로써 지자체가 낙찰자를 결정할 때에 이미 확정되는 것이다. 이를 넘어서 지자체가 계약의 주요한 내용 또는 조건을 입찰공고와 달리 변경하거나 새로운 조건을 추가하는 것은 이미 성립된 예약에 대한 승낙의무에 반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 만약, 공공 계약을 공법상 계약으로 본다면, 위와 같은 경우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등으로 바로 위법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사법상 계약으로 보는 한계로 인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을 언급할 수는 없으나,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 산 자두의 붉은 유혹

    산 자두의 붉은 유혹

    9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경산·의성·김천 지역의 300m 이상 고지대에서 재배된 산(山) 자두가 소개되고 있다. 고지대 자두는 일반 자두에 비해 재배기간이 5~7일 길어서 당도가 일반 자두보다 1~2브릭스 높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철도공단 턴키 심의위원 선정 멋대로

    철도공단 턴키 심의위원 선정 멋대로

    처남이 선정돼도 정작 이사장은 몰랐다고 발뺌하고, 공단 직원이 주로 학위를 받는 대학의 교수가 발탁되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내부 임원이 심의위원이 되고…. 연간 1조원대 턴키공사를 발주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의 턴키 심의위원(설계심의분과 위원) 선정 방식이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다는 비난이 거세다. 턴키공사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책임지는 일괄입찰 공사다. 업체의 기술력 등을 평가하는 턴키 심의위원은 심의에 참여하면 심사비를 받는 정도지만 보이지 않는 인센티브가 더 크다. 대내외적으로 ‘존재감’을 알릴 수 있고 대학 평가에서 가점을 받는다. 업체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리라 학계에서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철도공단의 턴키 심의위원은 50명이다. 이 중 내부 위원이 64%(32명)다. 위원 선정은 공단 부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분과위원선정위원회에서 한다. 그러나 위원회가 내부 임원들로만 구성돼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의위원 후보자에 대한 검증도 허술하다. 최근 업체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했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이다. 공단이나 건설업체에 자녀 등 친인척 근무 여부 등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 추천된 인사가 고사하지 않는 한 선정위원회에서 제척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이미 ‘요식 절차’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 4월 18일 2기 심의위원 선정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김광재 이사장의 처남인 모 지방대 A교수가 심의위원(토질 및 기초분과)에 들어갔다. A교수가 김 이사장 처남이라는 것은 업계에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정작 김 이사장은 “(처남의 지원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홍보실을 통해 해명했다. 그러나 앞서 3월 21일 ‘설계심의분과위원(제2기) 운용계획’이 김 이사장에게 먼저 보고됐고, 이사장의 추가 보고 지시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9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김 이사장은 “회의중”이라는 이유로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공단 임직원들이 학위를 많이 받는 대학의 교수도 심의위원에 선정됐다. 공단은 “특정 분야 전문가가 한 기관에 집중돼 조정이 필요했다”고 해명했으나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직원 출신의 위원 선정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심의위원을 선정할 때 공단 부장급은 자격증(기술사·건축사 등)을 요구하지만 처장급은 전문성을 들어 제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궤도 분야 심의위원으로 선정된 B처장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토목분야가 아닌 기계 전공자라는 이유에서다. 공단의 한 퇴직자는 “궤도 심의는 궤도의 구조나 궤도역학 등 기능을 심사하는 것이지 생산품의 재질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부 혁신은 인정하지만 심의할 만한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직 한 간부는 “신중한 선정이 필요했고, 당사자도 오해를 살 만한 사유가 있다면 고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희광 철도공단 건설계획처장은 “향후 심의위원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거나 선정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참여시키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제2 벤처붐 선도할 대학생들 작품, 그리고 성공CEO 4인의 ‘신의 한수’

    제2 벤처붐 선도할 대학생들 작품, 그리고 성공CEO 4인의 ‘신의 한수’

    창업을 권하는 시대다. 2000년을 전후해 불었던 ‘벤처붐’을 기대하며 정부와 과학기술계가 각종 지원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4~5일 부산 벡스코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과학기술연차대회 중 ‘대학생 과학기술동아리 창업워크숍’ 현장 역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북돋우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33개 이공계 대학 동아리에서 150여명이 참석했다. 워크숍에서 동아리들은 창업을 위해 고안한 제품을 소개했고, 멘토로 나선 창업 선배들은 좌충우돌했던 자신의 창업기를 소개했다. 김준현 숭실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학생은 “실제 창업에서 공학적 접근보다 시장중심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제2의 벤처붐’을 선도할 학생들이 내놓은 작품과 이에 대한 멘토링 과정을 소개한다. 이날 멘토로는 유인택 서울시 뮤지컬단 단장, 김영휴 씨크릿우먼 대표, 임중연 동국대 교수, 김남기 케이디텍 대표 등 4명이 나섰다. 폭발 위험 대비… 배터리팩 별도 생산을 ●경상대 Apluses의 ‘배터리가 내장된 기능성 가방’ 제품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면서 배터리 충전 수요가 커졌다는 데 착안한 제품이다. 이동 중 배터리 충전을 위해 가방 안에 충전팩인 ‘백패커’를 탑재한 가방을 개발했다. 콘센트로 미리 충전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디지털 기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게 한 가방이다. 18~30세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층을 대상으로 단순한 디자인의 백팩을 생산할 계획이다. 4가지 색깔로 디자인하되 블랙은 조림사업, 레드는 백혈병 환우 지원, 블루는 교내 폐쇄회로(CC)TV 설치, 그린은 유기견 보호 등 기부사업과 연계해 ‘착한 소비’를 유도해낸다. 멘토들은 배터리 충전에 대한 문제의식은 후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술적인 실현 가능성과 마케팅 측면에서 개선점을 지적했다. 임중연 교수는 “배터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려스러운 것은 열에 약한 충전기를 백팩에 장착해 뜨거운 곳에 두게 되면 폭발할 위험이 있으니 안전을 담보할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휴 대표는 “소비자에게 직접 팔 상품 뿐 아니라 기업 대 기업(B2B) 제품 가능성을 생각하며 창업을 시도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차라리 배터리팩을 만들어 각자 가방마다 달 수 있게 파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남기 대표는 “이 아이디어를 가장 탐낼 곳은 가방 회사”라면서 “관련 특허를 획득해 가방 제조사와 협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인 사용도 고려… 특허부터 서둘러야 ●동국대 BrainStorming의 ‘레저용 장애인 자전거’ 제품은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비장애인 비만율이 34.7%인데 비해 장애인 비만율은 39.5%로 높다. 운동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조정편에서 연습장비인 ‘로잉머신’을 보고 힌트를 얻어 장애인 운동을 도울 수 있는 손으로 작동시키는 자전거를 발명해 국제발명전에서 은상을 받았다.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이 자전거를 장애인들에게 보급하고 싶다. 멘토들은 시장을 ‘장애인용’으로 제한시키지 말고, 여러 계층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연계 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질 것도 당부했다. 유인택 단장은 “60만~70만원대 고가 제품인데 비해 이 제품을 쓸 사람들은 장애인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남기 대표는 “중증 장애인이 이 제품을 살 때 정부가 복지 차원에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지 타진해보는 게 좋겠다”면서 “장애인뿐 아니라 실버세대가 활용할 수 있게 제품의 사용범위를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임중연 교수는 “아이디어가 좋지만 쉽게 베낄 수 있는 기술이라면 특허를 내는 게 좋다”며 장애인 자전거에 대한 지식재산권 확보를 주문했다. 임 교수는 “장애인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제특허를 내서 큰 시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특허는 각국의 특허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특허 출원비용뿐 아니라 특허 유지·관리 비용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구매패턴의 면밀한 분석이 우선 ●숭실대 U&I의 ‘편의성을 개선한 여행용 캐리어’ 제품은 해외여행에 주로 쓰는 여행용 캐리어의 불편함을 개선한 제품이다. 최근 항공사별로 수하물 규제가 까다롭게 바뀌며 규정 무게를 넘겨 추가되는 비용을 내기 싫어 공항에서 일부 물품을 버리는 일도 있다. 짐을 쌀 때 짐 무게를 미리 알았다면 피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캐리어 손잡이에 무게 측정 장치를 달았다. 마찬가지로 캐리어 분실 사고에 대비해 위치파악시스템(GPS)를 부착했다. 이 밖에 끄는 가방인 캐리어에서 매는 가방인 백팩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탈부착 장치를 다는 등 여행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발견된 캐리어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했다. 멘토들은 기존 제품의 불편함을 개선하려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의 본질적인 속성과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을 더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휴 대표는 “고객들은 이 가방이 어떤 기능이 있는지보다 이 가방을 갖고 싶은지를 먼저 스스로에게 직관적으로 물어본 뒤 구매를 결정한다”면서 “디자인과 독창적인 기능이 합쳐졌을 때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인택 단장은 “기술 기반 마케팅을 위해서는 아주 기발한 제품이란 인식을 줘야 한다”면서 “대학생다운 참신함이나 기존 제품을 개선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 생각의 한계를 깨트려 혁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아이디어를 기존 가방회사에 제안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부산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층간소음 못잖은 골목 확성기… 주민들 “미치겠다”

    층간소음 못잖은 골목 확성기… 주민들 “미치겠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택시운전사 최모(53)씨는 요즘 온종일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정류장에 차를 대놓고 꾸벅꾸벅 졸다가 손님을 놓친 적도 있다. 새벽 3시 30분 교대 근무를 위해 차고지에 들어와 동틀 무렵에 잠을 청하는 최씨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사 트럭의 확성기 소리는 불면증을 일으키는 ‘소음’이다. 최씨가 사는 연립주택 앞에는 오전 10~11시에 어김없이 고물상 트럭이 멈춰선다. ‘고장난 TV, 에어콘, 냉장고 삽니다’, 녹음된 목소리가 쉼 없이 흘러나오면 최씨는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다. 7개월째 참다 못한 최씨는 최근 112에 소음 신고를 해봤지만 일주일에 다섯 번 오던 고물상 트럭이 하루 걸러 오는 것 말고는 달라진 점이 없다. 최씨는 “저 소리 때문에 20년 넘게 산 집을 두고 이사갈 수도 없고, 말그대로 미쳐버릴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한낮 주택가 골목을 배회하는 장사 트럭의 확성기 소음이 층간 소음 못지않은 생활분쟁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문제가 되는 층간 소음과 달리 트럭의 확성기 소음은 주로 낮 시간에 발생하지만, 낮과 밤의 경계가 애매한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갈등이 빚어지기 일쑤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각 구청에도 확성기 소음으로 고통받는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8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소음·진동 민원 건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활소음 가운데 확성기 소음 관련 민원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확성기 소음은 2008년 2692건에서 2009년 3737건, 2010년 4425건, 2011년 4470건으로 사업장 소음과 교통 소음에 견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일부 시민들은 각 포털사이트에 ‘확성기 장사트럭 소음 피해자 모임’ 등을 만들어 피해 사례를 모집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모호한 규제 기준이 분쟁을 더욱 키우고 있다. 소음·진동관리법은 주거지역 소음 기준을 65㏈ 이하(주간)~50㏈ 이하(야간)로 규정하고 있는데 트럭의 확성기 소음을 일일이 측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경범죄처벌법은 악기·라디오·텔레비전·확성기·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는 사람을 경범죄자로 규정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처분을 내리도록 돼 있지만 어느 정도가 지나치게 큰 소리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통상 60㏈은 백화점 내 소음 수준이다. 미국 뉴욕시의 경우 카페나 음식점의 음악 소리가 40㏈ 이상으로 밖에 흘러나오면 최대 2만 달러(약 2300만원)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거 공간의 권장 소음기준을 35㏈ 이하(주간)~45㏈ 이하(야간)로 국내보다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주택가 밀집 지역에 위치한 경찰서 지구대 관계자는 “소란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소음기를 갖고 다니면서 일일이 측정하기도 어렵고 고의성 판단도 모호하다”면서 “대부분이 고물상이나 야채장사 등 생계형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라 과태료를 물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차 배터리 방전 당황하셨죠”… 이젠 버튼 하나면 OK

    “차 배터리 방전 당황하셨죠”… 이젠 버튼 하나면 OK

    자동차 방전 때 당황하지 말고 버튼만 누르면, 별도의 ‘자동차용 에너지 저장·공급 장치(VESS)’를 통해 시동이 걸리는 축전 장치가 나왔다. ‘로케트 배터리’라는 브랜드로 더 유명한 세방전지㈜는 8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4만mAh급 고용량 전력공급 장치인 ‘블랙팩’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블랙팩은 현재 전세계에 특허출원 중인 에너지 제어 모듈(ECM)을 기반으로 ▲메인 배터리의 방전 방지 ▲원터치 긴급 점프 시동 ▲블랙박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즉, 평소에는 자동차 배터리 상태를 체크하면서 지능형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갑자기 메인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에는 버튼 하나로 고출력 전원을 자동차 시동 장치에 공급, 임시로 시동을 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작은 크기에다 간편하게 탈착(脫着)이 가능, 오토캠핑이나 낚시 등 야외 레저 활동 때 다양한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고 충전시킬 수 있는 포터블 전력 공급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최대 축전지 업체인 세방전지는 연간 1700만대의 자동차용 배터리 등을 생산하며 지난해 84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방전지 관계자는 “방전 시 자동차 시동만 걸어놔도 자동으로 새롭게 충전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면서 “ECM이 10월쯤 특허 등록을 마치면 세게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마을변호사 제도 시행 한달] 마을변호사 절반 서울에 거주… 시골 노인 이메일 상담 엄두 못내

    [마을변호사 제도 시행 한달] 마을변호사 절반 서울에 거주… 시골 노인 이메일 상담 엄두 못내

    법률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야심 차게 시작한 마을변호사 제도가 시행 한달이 됐지만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무변촌(변호사가 없는 마을) 주민들은 마을변호사의 존재조차 모르거나 연락이 닿지 않아 답답해하고, 변호사들은 상담해 주고 싶어도 요청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읍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4일 서울신문이 마을변호사 시행 한달을 맞아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마을변호사 제도는 변호사 배정, 홍보, 법률 상담 시스템 등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법무부, 안전행정부,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달 5일 전국 246개 읍·면·동에 414명의 변호사들을 배정했다. 그러나 마을변호사를 희망한 489곳 중 절반가량인 243곳이 변호사를 배정받지 못해 여전히 무변촌으로 남았다. 접수 당시부터 도에서 군 단위로 신청하는 마을 수의 제한을 뒀지만 그나마도 대도시로만 지원자가 몰렸다. 신청한 대로 모두 배정받은 지역은 경기, 세종, 부산뿐이다. 마을변호사가 한명도 배정되지 않은 군 가운데는 신청 이후 진행 상황이나 결과를 통보받지 못해 여전히 배정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 3개 면에서 마을변호사를 신청했지만 한명도 배정받지 못한 경남 거창군 관계자는 “신청 이후에 소식을 전혀 들은 적이 없어 배정이 안 된 줄도 몰랐다”면서 “많이 신청하면 탈락할까 봐 고심 끝에 3곳만 어렵게 선정해 신청했는데 한명도 배정이 안 됐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을변호사 대부분이 해당 마을에 상주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근본적인 상담 시스템상의 한계도 지적된다. 취지는 좋지만 운영 방식 및 체계가 실정에 맞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로 각 마을에 배정된 전체 414명의 변호사 중 절반이 넘는 212명이 서울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 제주도에 배정된 마을변호사는 전체가 서울 출신이다. 매뉴얼 및 홍보 자료에는 필요 시 출장 상담이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서울에서 제주도로의 출장 상담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나머지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메일이나 전화, 팩스를 통해 이뤄지는 상담에서도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를 제외한 농어촌 주민 상당수가 고령층인 탓에 팩스나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가 유일한 상담 수단이지만 휴대전화 번호는 공개돼 있지 않다 보니 사무실로 전화했다가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전남 보성군의 한 주민은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곳을 찾다가 마을변호사가 있다는 얘길 듣고 수소문 끝에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는데 ‘없는 번호’라고 나오더라”면서 “번호가 바뀌거나 자리에 없으면 연락이 안 되는데 어떻게 상담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마을변호사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홍보 부족이다. 법무부 등은 각 지역 단위별로 홍보 지침을 내렸지만 막상 홍보를 위한 지원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보 포스터와 팸플릿이 배부됐지만 숫자는 턱없이 적었다. 팸플릿의 경우 읍·면 사무소에 2~3매씩 배부돼 담당 공무원들조차 내용을 돌려 봐야 하는 실정이고, 포스터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외진 게시대 귀퉁이에 붙어 있거나 아직 붙이지 않은 곳도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을변호사는 이장들의 구두 홍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관계자는 “1개 면만 해도 행정동이 20~40개인데 2~3개 팸플릿으로 홍보가 제대로 될 리 없다”면서 “이장들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왕 시행할 거면 지역 방송이나 신문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행 한달 만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제도를 도입, 시행한 관계 부처와 담당자들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마을변호사는 전화 상담을 기본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심도 있는 상담은 어렵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전화하면 일반적인 절차를 설명해 주며 안심시키는 정도”라면서 “역할을 더 늘리려면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도 “마을 사건은 복잡하거나 내밀한 것이 별로 없으니까 전화나 팩스로 웬만하면 해결되리라고 본다”면서 “출장 상담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역 주민에게 친근감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시간을 쏟을 것”이라는 막연한 대답을 내놨다. 한편 홍보와 관련해서는 공통적으로 “모두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읍·면 단위로 하다 보니 속도가 느리지만 포스터를 추가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주민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와 안행부, 변협 담당자들은 이날 첫 번째 실무협의회를 열고 향후 홍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제철 채소 최대 40% 세일… 이마트, 4~10일 할인행사

    이마트가 가격이 하락한 채소 소비를 촉진하고자 농가와 손잡고 할인행사에 나선다. 이마트는 4일부터 10일까지 양파, 마늘, 감자 등 대표적인 제철 채소를 최대 40% 싸게 판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봄 채소 값이 비싸서 농가가 올해 재배 면적을 늘렸고, 지난 5월부터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채소 생산량이 급증했다. 채소 가격은 최대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이마트는 채소 농가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유명산지 농가와 함께 채소 소비 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산지 시세가 30% 이상 떨어진 의성마늘 1만 접을 매입해 반 접당 1만 1800원에 판다. 시세보다 20%가량 싸다. 양파는 주산지 무안, 함양의 농가에서 20만 망을 사들여 시세보다 20% 저렴한 3280원(1.8㎏)에 판매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섬유세라믹 김일호△통상정책총괄 안성일△총괄기획 안병화△국내대책 최호천◇팀장△남북경협 전제구△산업물류 이병갑◇기술표준원△국제표준협력과장 정기원△기술규제서비스과장 임헌진△전기통신제품안전과장 송양회△계량측정제도과장 최미애 ■국토교통부 ◇과장급 전보 <과장>△토지정책 김명운△항공정책 박성진△해외건설지원 박병석<지방국토관리청>△원주 관리국장 이용호△대전 건설관리실장 하태옥△부산 관리국장 지영호<홍수통제소장>△금강 김성수<국토관리사무소장>△홍천 김용환△충주 박근호△광주 이승길△대구 박명주△포항 김지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운영지원팀장 이원모△뉴미디어정보심의팀장 박종훈△조사연구실 연구위원 최광호 ■해양경찰청 ◇총경급 <담당관>△창의성과 조준억△인사교육 김용진<과장>△운영지원 이원희△수색구조 구자영△해상안전 오상권△수상레저 김병로△정보 남상욱△외사 김진욱△전략사업 윤성현△항공 김인창<동해청>△경무기획과장 김효민△상황담당관 박상춘<남해청>△정보수사과장 박재수<해양경찰학교>△총무과장 최재평<해경서장>△인천 박성국△속초 류춘열△동해 정덕시△태안 황준현△울산 김종욱△여수 김상배△제주 오윤용<교육>△경찰대 윤병두 임근조 최정환 ■울산시 ◇승진 <3급>△환경녹지국장 김규섭△종합건설본부장 김도헌<4급>△항만수산과장 박규훈△여성가족청소년과장 김종경△대중교통과장 송성찬△도시디자인과장 김성석△종합건설본부 도로부장 이권재△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김승곤△용연하수처리장장 김상만△온산하수처리장장 이경재◇전보△의회사무처장 이기원△기획관리실장 조기수△도시국장 최광해△공보관 이상찬△회계과장 박계완△산업진흥과장 박순철△건축주택과장 박희철△회야정수사업소장 김용윤◇인사교류△울주군 부군수요원 한진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서장급 승진 및 전보△종합방재센터 상황실장 김시철<소방서장>△강서 권병용△중부 강성동△중랑 성재만 ■한국장학재단 ◇승진△경영기획실장 박승렬△미래전략부장 강성곤△대학장학지원부장 주영팔◇전보△감사실장 김형진 ■도로교통공단 △대전·충청남도지부장 서성익△건설단장(TF) 김기석△태백운전면허시험장장(직무대리) 김문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본부장 이한신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본부장 신규△사업관리 유이현△사업개발 우윤명 ■한국식품연구원 △산업지원연구본부장 김명호△우수식품인증센터장 이용환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김동석△수석이코노미스트 조동철(거시경제연구부장 겸임) 유경준(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 겸임) 문형표(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겸임)△금융경제연구부장 강동수△경쟁정책연구부장 임원혁△산업·서비스경제연구부장 김주훈△미래전략연구부장 우천식△북한경제연구부장 고일동△경제정보센터소장 조병구 ■아시아투데이 ◇승진△편집국장 박종훈△산업부장 이규성◇전보△성장기업부장 민병오△출판국 기획취재부장 이승우 ■코리아타임스 ◇편집국△뉴미디어부 부국장대우 심재윤△미래성장부장 김지수 ■KBS미디어 △콘텐츠서비스본부장 김진권 ■부산대 △기획부처장 박상후△대외교류부본부장 오정은 ■고려대 △사범대학장(교육대학원장 겸임) 한용진 ■미래에셋증권 ◇승진 <상무>△전략기획본부장 류혁선<상무보>△스마트인프라본부장 김정우△브랜드전략실장 윤자경<이사>△코리아리서치센터장 류승선 ■하나대투증권 ◇본부장 선임△법인영업본부장 김선영◇전보△준법지원실장 홍성진<부장>△WM 박선태△랩운용 위상식△업무개발 최일만<지점장>△신촌 조일환△덕수궁 신현△신림역 장윤석△미금역 전찬훈△원주 이정철△서광주 김형수△남천동 최현웅△중앙 김태성△서초 박정관△서면 홍성곤△강서 김영훈 ■한맥투자증권 ◇상무 신규△채권금융본부 윤덕용 ■동부화재 ◇승진△직판영업1부장 박정원△진주사업단장 김세희◇전보△신사업지원파트장 박월웅◇동부CNS <전보>△CNS서울상담센터장 변등섭△CNS전주상담센터장 이중호 ■알리안츠생명 ◇신규 선임 <전무>△인적자원실장 김상욱 ■한화생명 ◇지역단장△명동 권봉섭△부평 정창영△의정부 김정욱△광진 김영구△경북 황병훈△마산 김미성△울산 이영찬△남울산 박순갑△수성 황덕환△해운대 김경익 ■한화솔라원 ◇상무보 승진 <팀장>△구매 프랭크 구보△모듈제조 진봉길△기획 박승덕 ■대한전선그룹 ◇계열사 대표이사△TEC건설 류진렬△TEC&R 임영선△파인스톤 최승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최고재무책임자(CFO) 존황
  • [중국통신] 대학 기말고사 문제 ‘콘돔 사용방법 쓰기’?

    기말고사로 정신 없었던 한 대학 교수가 황당한 시험문제를 출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궈장쑤왕(中國江蘇網) 최근 보도에 따르면 푸젠(福建) 사범대학교 신방과 학생은 최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황당했던 기말고사 문제를 올렸다. 이 학생이 게재한 시험문제는 바로 “콘돔의 사용방법에 대해 말하시오.(최소 15가지 이상)”. 심지어 한 여학생은 “콘돔을 본적도 없는데 어떻게 생겼느냐?”라고 반문해 교수를 당혹케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누리꾼들의 반응도 분분하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문제 잘 낸것 같다. 창의성 테스트로 제격”이라며 긍정적인 가운데 일부는 ‘쓰레기봉투로 활용, 풍선불기, 신발 커버, 전화 싸개’ 등등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朴대통령 訪中] 朴대통령 “FTA 기반 韓 ‘창조경제’ 中 ‘자주창신’ 시너지 효과를”

    [朴대통령 訪中] 朴대통령 “FTA 기반 韓 ‘창조경제’ 中 ‘자주창신’ 시너지 효과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28일 ‘경제외교’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수행 경제사절단과의 조찬에 이어 한·중 경제인들이 함께한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 등을 통해 대중 경제외교의 밑그림을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중국이 경제 전략을 수출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현 상황을 우리 기업의 기회 요소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숙소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경제사절단 71명과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방안 등을 모색해 줄 것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조찬에서 “최근 중국이 내수시장을 육성하고 발전이 뒤처졌던 내륙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므로 우리 기업이 이런 계기를 활용해 중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내수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가 공동 주최한 포럼 연설에서 “양국 경제 협력이 확대돼 왔는데 앞으로 그 성과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튼튼한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면서 “저는 한·중 FTA가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이 기존 무역과 투자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등 창조경제가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는 ‘자주창신’(自主創新·독자기술 개발 장려 정책)에 기초해 신에너지와 차세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신흥 산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는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양국 경제 기조의 유사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낙후한 서부 내륙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 중인 ‘서부대개발’ 사업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이 29~30일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을 방문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시안은 서부대개발의 거점 도시로, 최근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는 한·중 경제협력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중앙아시아나 유럽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시안에서 중국의 내륙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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