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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리세요! 이젠 잊으세요! 응급실 혁신… 전문의가 달려온다

    삼성서울병원이 응급환자들에게 기존 전공의 대신 전문의 중심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응급의료 시스템을 구축, 가동하면서 낙후한 국내 병원의 응급의료체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일선 병원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투자를 외면해 왔다. 병상이 부족해 중증 응급환자들이 맨바닥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가 하면 전문의 대신 전공의들이 환자를 보는 탓에 오진이 잦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가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응급진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였던 응급실 전담 의사를 전공의에서 경력이 많은 응급의학 전문의 중심으로 바꿈으로써 응급의료의 패턴 변화를 꾀하고 나선 것. 이를 위해 병원 측은 지금까지 소아와 성인 진료구역으로만 나눴던 응급실을 내과·외상·소아환자·중환자구역 등으로 세분해 효율적인 환자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응급실 면적도 1275㎡이던 것을 1970㎡로 2배 가까이 확장하고, 병상 수도 58개에서 69개로 늘렸다. 또 환자와 의료진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응급의료정보 시스템도 갖췄다. 응급환자와 보호자가 치료상황과 향후 진료계획, 치료 소요시간 등 의료정보를 응급실에 설치된 ‘통합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의료인들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종합병원 전문의는 “외래와 달리 응급실은 수익성이 낮아 대부분 인력 및 시설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면서 “응급의료체계의 문제는 대부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응급 환자의 응급실 체류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인력 전문화와 진료시스템 개선이 필요하지만 병원 사정을 고려할 때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또 노크 귀순… 이번엔 민가서 “북에서 왔다”

    또 노크 귀순… 이번엔 민가서 “북에서 왔다”

    40대 북한 남성이 23일 오전 인천 강화군 교동도 해안으로 귀순했다. 해당 지역에서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에도 군 당국은 주민 신고 전까지 북한 주민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해 또다시 ‘노크 귀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미 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 중인 터라 군 경계 태세에 빈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 주민 1명이 오늘 새벽 교동도 동남쪽 해안으로 귀순해 왔다”면서 “오전 3시 40분쯤 40대 주민이 해병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귀순자는 46세로 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이 정확한 신분과 귀순 경위, 귀순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귀순한 북한주민은 교동도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민가로 달려가 문을 두드려 집주인 조모씨를 깨운 뒤 “북에서 왔다”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인근 해병대에 알렸고,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신병을 확보했다. 그는 해병대 조사 과정에서 귀순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자가 들어온 교동도 동남쪽 해안은 주민 어업지역이기 때문에 섬의 북측 해안과 달리 철책이 설치돼 있지 않다. 고정된 군의 경계초소도 없다. 지난해 9월에는 북한 남성 1명이 통나무를 붙잡고 헤엄쳐 교동도에 들어온 뒤 엿새간 숨어 지내다가 주민 신고로 발각되면서 군 경계 태세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귀순 사건 이후 병력을 중대 규모에서 보강했고, 감시 장비도 늘렸다”면서 “섬 전체에 철책을 설치하는 건 주민들이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동남쪽 해안까지 고정초소를 운영하기에는 병력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귀순이 이뤄진 새벽에 천둥과 번개 등으로 시계가 제한된 탓에 해안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장비 운영에도 제한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김포와 강화 인근 도서 지역의 방어를 맡고 있는 해병 2사단의 경계구역이 과도하게 넓다는 지적도 나온다. 1개 해병여단(3000여명)이 주둔하는 백령도(50.98㎢)보다 면적이 조금 작은 교동도(43.32㎢)를 증강된 중대 규모(200~300명)의 병력으로 물샐 틈 없는 경계를 펼치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한편, 1972년 납북된 오대양 61, 62호의 선원 전욱표(68)씨가 이달 초 탈북, 곧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탈북을 도운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날 “전씨가 지난 11일 탈북, 제3국으로 넘어왔다”면서 “정부 측에 신병이 인계돼 보호받고 있으며 조만간 입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씨는 당초 오대양호 납북 선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가 2005년 최 대표가 오대양호 선원 등 납북어부 37명이 1974년 북한 묘향산에서 찍은 단체사진을 공개하면서 2010년 납북자로 인정됐다.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 62호의 선원 25명은 1972년 12월 28일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중 납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피소 좋아졌는데 주택개량비는 부담 커”

    “대피소 좋아졌는데 주택개량비는 부담 커”

    “북한의 위협이 계속돼서 그런지 예년보다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이 줄었어요. 정부에서 지역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백령도 관광 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주세요.” “섬에서 잡은 꽃게를 육지로 보내는데 물류비가 너무 비싸요. 옹진군에서 일부 물류비 지원을 받고 있긴 하지만 부족합니다. 운송비 지원을 정부가 확대해 줬으면 좋겠어요.” 21일 서해5도 중 인천 옹진군 백령면·대청면의 주민 대표들이 백령면 진촌1리 다목적회관에 모였다. 이들은 이날 백령도를 방문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생계 문제와 더불어 주거 환경과 관련한 건의사항을 유 장관에게 전달했다. 김정석 백령면 체육회장은 “정부가 주택개량사업을 실시한 덕분에 주거 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사업 신청자에 비해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아직 노후한 집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대피시설에 대해 주민들은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백령도 주민 김모(63)씨는 “과거에는 벽돌로 쌓은 1층짜리 소건물이 대피소였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했다”면서 “지금은 약 200명 이상이 지낼 수 있을 만큼 대피시설이 넓고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옹진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백령도 내 대피소 총 88개 가운데 현대화된 시설은 26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 사진 백령도 오세진 기자 5sjin@seol.co.kr
  •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상쾌한 웃음이 톡톡] 송파구 64세이하 취약계층 이젠 자신있게 김치~~~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상쾌한 웃음이 톡톡] 송파구 64세이하 취약계층 이젠 자신있게 김치~~~

    송파구는 올 연말까지 64세 이하 취약계층도 틀니 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스마일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틀니 지원 서비스는 지금까지 65세 이상에게만 적용됐다. 이 때문에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도 나이 제한에 걸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구는 송파구치과의사협회의 협조를 얻어 저소득 중장년층 가운데 틀니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이들을 적극 발굴키로 했다. 비용은 지역 기업인 군자엔터프라이즈, 남일기업의 후원으로 충당했다. 구는 정부지원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후원과 지원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64세 이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또는 차상위 계층으로 다른 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구민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박춘희 구청장은 “틀니 지원 서비스는 개별적 맞춤형 복지로 수혜자들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 확충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드레수애’ 아닌 ‘엄마수애’로 보이고 싶어요

    ‘드레수애’ 아닌 ‘엄마수애’로 보이고 싶어요

    연기를 참 ‘얄밉게’ 잘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배우 수애(33).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감기’의 초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는 나흘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여름 한국영화의 흥행 계보를 잇고 있다.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비트’, ‘태양은 없다’ 등으로 1990년대 충무로를 풍미한 김성수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작. 감염 36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는 신종 바이러스가 도시에 퍼지면서 빚어지는 사회적인 공포와 불안을 그린 재난 영화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을 살리기 위해 사투하는 감염내과 의사 인해를 연기한 수애를 만났다. →이번에도 엄마(싱글 맘) 역할이다. ‘야왕’에서 모녀 관계로 나왔던 박민하양과 또다시 호흡을 맞췄는데. -시기적으로 ‘감기’를 먼저 찍었는데 연기도 잘하고 호흡도 잘 맞아서 ‘야왕’ 때도 추천했다. 민하는 아직 글을 읽지도 못하는데 현장에서 수정된 대본도 곧잘 외워서 신기할 때가 많다. 엄마 역할을 맡으면 나이가 들어 보일 것 같다는 걱정보다는 아직 미혼이고 출산 경험도 없어서 엄마 연기가 서툴게 보일까봐 더 부담이 됐다. 아이를 낳은 심정을 헤아릴 수는 있지만 심도 깊은 모성애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해서다. 그래서 우리 엄마를 롤모델로 삼기도 했다. 내 부족함은 민하가 채워 주기도 했다. →지난 4월 드라마 ‘야왕’에서 악녀 주다해로 열연한 뒤 홀연히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연기를 잘하고도 욕을 먹는 상황이 억울해서였나. -초반에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의 싸움으로 변했다. 의도치 않게 캐릭터가 악녀로 그려졌다. 나도 대본을 보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는데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하지만 그 역시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사람들 입에 주다해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배우로서 확실히 각인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영화 ‘감기’의 인해는 전염병에‘ 걸린 딸을 구하려고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등 억척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연기를 할 때 특별히 어려웠던 부분은. -궁지에 몰렸을 때 자기 가족을 가장 먼저 구하려는 것은 아주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인해를 철두철미하지만 철부지 같은 엄마로 그리고 싶었다. 지난해 여름 방역복을 입고 촬영했는데 말 그대로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메이크업은 지워지기 일쑤였고 마스크를 쓰면 공기가 안 통해 온갖 트러블에 시달렸다. →매사에 똑 부러지는 성격일 것 같은데, 연기자로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은. -일할 때는 철저한 편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계획도 잘 안 하고 풀어져 있는 편이다. 하지만 약속은 중시한다. 많은 분들이 말씀해 주시지만 영화 ‘님은 먼곳에’(2008) 때 배우로서 많이 달라졌다. 그 영화를 찍으면서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며 배우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많이 배웠다. 서른 살이 되면서 심리적으로 느끼는 것도 컸던 것 같다. ‘감기’도 내겐 공동체 의식을 일깨워 준 작업이었다. 이전에는 주인공으로서 모든 것을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는 배우들끼리의 협업이 좋았다. 그것이 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개인적으로 재난 영화에는 주인공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배우로 살아가는 데 어려운 점은. 결혼 계획은 없나. -여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큰 것 같다. 사람들은 나를 딱딱한 성격에 기가 셀 것 같다고들 보는데 실제로는 무척 쾌활한 편이다. 결혼은 인연이 나타나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 →그동안 드라마에 비해 영화 흥행 성적은 좋지 않은 편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올여름 영화시장은 특히나 경쟁이 치열한데. -영화시장의 경쟁이 활발해진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흥행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솔직히 있다. 참여한 작품이 잘됐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그런 부담감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떻게 연기 변신을 해 보고 싶은지. -지금은 편안한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은데 이러다가 갑자기 또 재난 영화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변화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 놓는 편이다. 하지만 배우로서 늘 변함없는 목표가 있다. 언제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기고] 창조경제는 창의·모험적 기업가정신에서 시작/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

    [기고] 창조경제는 창의·모험적 기업가정신에서 시작/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

    의미가 모호하다고 하지만 창조경제는 의외로 간단한 원리다. 현재 잘하고 있는 분야 또는 취약산업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新제품, 新산업, 新직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지구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이 창조경제가 아니다. 김치냉장고, 전기압력밥솥, 워킹화와 같이 기존 제품에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해외에는 있으나 국내에 없는 산업·직업을 발굴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단순히 기술이나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업화함으로써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는 창의와 모험정신에 바탕을 두고 사업을 여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과 본질적인 면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업가정신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모험정신의 산물이다. 기업가정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 2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기업들은 도전과 성장이 정체돼 있다. 2012년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의 87%가 기업가정신이 위축됐다고 응답했다. 우리 대표업종은 10년 넘게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280만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119개에 불과하며,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단 3개밖에 없다. 기업환경이 열악하다. 필요한 창업자금을 조달하기 어렵고 창업지식도 부족하고 제도도 복잡하다. 우리 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청년들이 도전, 모험보다는 안정된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우려된다. 핀란드 등 스타트업이 성공한 나라에서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반면 한국에서는 2001년 청소년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이었던 사업가(4위), 컴퓨터 프로그래머(6위), 인테리어 디자이너(8위) 등 창조경제와 관련된 직업들이 2012년 조사에서는 20위 안에 들지 못하고, 초등학교 교사, 의사, 공무원, 중·고교 교사 등 안정적 직업이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고취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을 쇠퇴시키는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제도는 정하고 있는 것만을 허용하고, 그 외에는 금지하는 원칙금지 방식이다. 창조상품을 개발하더라도 법에서 정한 것이 아니면 지원은 물론 인증을 받기도 힘들다. 자동차와 지게차가 융합된 트럭지게차, 휴대전화를 통해 당뇨를 측정할 수 있는 당뇨폰 등이 모두 인증을 받지 못해 시장 출시가 늦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법에서는 안 되는 것만 정하고 그 외 모든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창조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대학생들에게 창업펀드를 지원하여 실제 창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대출의 어려움, 경영의 어려움 등을 체험해 보고 성공과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하게 사업에 도전하여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도록 경영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창조경제의 성공 여부는 시장에서 판가름 난다. 그러므로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기업가와 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의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
  • [극과 극](6)세계 최고 미녀 vs 괴물로 불린 여자…얼굴 비교해보니

    [극과 극](6)세계 최고 미녀 vs 괴물로 불린 여자…얼굴 비교해보니

    최근 ‘폭로 전문지’로 불리는 미국 연예매체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할리우드 최고의 미녀 중 하나로 꼽히는 줄리아 로버츠(46)가 자신이 미국 유력 연예주간지 피플에서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 뽑히지 못해 분노했다는 보도였다. 줄리아 로버츠는 2010년까지 총 4번이나 1위를 차지해 충격이 더 컸다고 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로버츠의 측근을 통해 “줄리아 로버츠가 4번이나 피플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위에 선정됐기 때문에 당연히 올해도 자신이 뽑힐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만약 자신이 아니라면 제니퍼 로렌스 같은 젊은 여성이 1위가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전했다. 제니퍼 로렌스(23)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떠오르는 할리우드 스타다. 기네스 펠트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 올해 피플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은 다름 아닌 줄리아 로버츠와 같은 40대인 기네스 팰트로(41)였다. 피플은 선정 이유에 대해 “엄격한 채식과 꾸준한 운동으로 두 아이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기뻐해야 할 기네스 팰트로는 오히려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그는 “집안에서는 평소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지내고 화장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세익스피어 인 러브’ ‘리플리’ 등에 이어 현재 ‘아이언맨’ 시리즈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네스 팰트로 다음으로는 앞서 줄리아 로버츠가 언급한 제니퍼 로렌스를 비롯해 아만다 사이프리드(28), 주이 디샤넬(33), 케리 워싱턴(36), 드류 베리모어(38) 등의 헐리우드 스타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톱 가수 비욘세(32)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꼽혔다. 줄리아 로버츠는 “지금은 세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지만 기네스 팰트로가 계속 1위에 오르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름 각오를 다졌지만 역시 ‘영원한 미인은 없다’는 진리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인(美人)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대표원장은 “눈·코·귀·입이 조화를 이뤄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뚜렷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플에서 선정한 미인들도 모두 눈이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인과 추녀, 기준은 얼굴 좌우대칭 이 원장은 “그 다음 대칭도 중요하다”면서 “이마가 너무 넓거나 좁지 않고 코가 너무 짧거나 길지 않고 정중앙에 위치하는 사람을 미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얼굴의 좌우가 똑같이 대칭을 이루는 사례는 많지 않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음식을 씹는 습관이나 근육 발달 과정에 좌우 대칭이 눈에 띄게 틀어지는 경우도 많다.  결국 코와 이마, 눈 등의 위치가 균형을 이루는 위치에 놓인 남녀를 미인으로 볼 수 있다. 입술도 반듯하게 생겨야 하고 입꼬리가 좌우 대칭일 수록 미인으로 본다. ‘아시아의 미녀’로 꼽히는 송혜교(31)의 얼굴이 좌우 대칭이 거의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왕가위 감독은 영화 ‘일대종사’에 최근 출연한 송혜교에 대해 “얼굴이 완벽한 대칭을 이뤄 아시아 여배우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각적 특징을 갖고 있다” 고 평했다.  하지만 미인이라는 개념은 상대적이고 보는 이의 주관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연예인은 개성이 잘 살아나면서도 미인의 기준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에 평가가 쉽지 않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들이 주로 꼽는 미인은 배우 손예진(31)과 한지민(31), 송중기(28) 등이다. 부드럽거나 뚜렷한 인상, 좋은 피부결과 밝은 피부톤으로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리고 있다. 이 원장은 “손예진은 계란형의 얼굴로 아름다움을 주고 한지민은 반대로 오똑한 인상을 준다”면서 “송중기는 남자지만 피부결이 좋아보이고 건강해보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이 좋다”고 평가했다. 꼭 얼굴의 형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헤어스타일도 얼굴을 돋보이게 한다.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사람도 존재할까. 답은 ‘없다’이다.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별도로 조사하지 않는데다 미인과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인위적으로’ 못생긴 얼굴을 만들어 웃음을 주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지난해 6월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 사는 탕슈콴(44)이라는 남성은 기네스가 공인한 ‘최악의 찡그린 얼굴’(the most twisted face)에 선정됐다. 그는 자신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만들 수 있다면 10만위안(한화 약 1864만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평소에는 ‘멀쩡한’ 얼굴을 가진 그는 얼굴을 잘 찡그린 탓에 이탈리아 기네스TV쇼에서 1만 달러(한화 1146만원)를 상금으로 받기도 했다. 이밖에 해마다 영국의 ‘에그리몬트 우스꽝스러운 표정 짓기 대회’에서 지난해까지 무려 12번이나 우승한 토미 매틴슨이 이 대회 최다 우승자로 기네스 기록에 올라있다. “너무 못생겨” 여성 유인원 별명…사후에도 미라로 전시 다모증과 긴 턱으로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여성’이라는 별명을 얻어 미국과 유럽에서 관객의 구경거리가 된 ‘훌리아 파스트라나’라는 여성의 슬픈 사연도 있다. 1834년 멕시코 시날로아주에서 태어난 파스트라나는 극단적인 ‘다모증’ 때문에 얼굴이 털로 뒤덮여 있었다. 또 턱이 지나치게 튀어나오는 잇몸증식증을 앓고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서커스 ‘괴물쇼’에 들어가 ‘여성 유인원’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관객들의 구경거리가 됐다. 남편 시어도어 렌트는 그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 뉴욕타임스에 ‘인류와 오랑우탄의 중간고리’라는 혐오스러운 광고를 싣기도 했다. 파스트라나는 26살이던 1860년 다모증을 가진 아이를 낳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픈 생을 마감했다. 남편은 숨진 부인과 아들을 미라로 만들어 5년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시해 돈을 벌었다. 그들의 미라는 이후 노르웨이 오슬로대에 기증됐고, 유해 송환 움직임끝에 153년만인 지난 2월에야 고국인 멕시코 땅에 묻혔다.  ‘호감형’과 ‘비호감형’ 얼굴에 대해 이 원장은 “호감과 비호감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가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뭔가 각져 보이고 인상이 강해보이는 사람은 아무래도 상대가 좋은 느낌보다는 조심스러워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긴장하는 사람, 경직돼 있는 사람, 한 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사람은 미간에 주름이 생기고 사나워 보이기도 하고 얼굴이 비대칭으로 돼 훨씬 나이들어보이기도 한다”면서 “평소 자외선 차단제나 클랜징을 꼼꼼하게 사용하고 얼굴을 잘 관리한다면 좋은 인상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40대의 기네스 팰트로 사례처럼 ‘나이’가 미인을 정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함께 갖춰져야 진정한 미인이 될 수 있다. 할리우드 대표 섹시 미녀에서 이제는 중년 여성이 된 샤론 스톤(55)에 대해 여전히 ’아름답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그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에이즈 퇴치와 난민 돕기에 앞장서 일에 대한 열정 뿐만 아니라 누구나 존중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꿨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누구나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병원이나 레이저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소위 말하는 ‘성형 중독’이 된다”면서 “자신이 가진 내면의 경쟁력, 성격 또는 실력이 신뢰받을 수 있는 외모와 결합이 될 때 가장 좋은 결과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뚜렷하면 아무래도 호감을 주고 비대칭이면 외모적으로 좀 부족할 수 있겠지만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말처럼 늘 웃는 얼굴은 상대를 무장해제시키고 호감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모가 아이들 인격체로 대하면 다른 사람 존중할 줄 알아”

    “부모가 아이들 인격체로 대하면 다른 사람 존중할 줄 알아”

    “모든 청소년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가정입니다. 가정이 무너지고 잘못되면 아이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모든 문제가 가정에서 비롯되는 셈이죠.”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문제의 실태와 해법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KBS 1TV에서 10부작으로 방송되는 ‘위기의 아이들’의 진행을 맡은 최수종은 가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1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방법원의 소년법정에서 촬영에 앞서 간담회를 가진 그는 중학생인 자신의 아들, 딸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아기 때부터 아이들에게 최윤서씨, 최민서씨라고 존댓말을 썼어요. 자신들이 집에서 어떤 인물로 존중을 받는지를 알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대합니다.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인격체로 대하려고 애쓰는 편이죠. 뭘 그렇게 유별나게 키우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아내 하희라씨가 세번 유산하고 두 아이를 낳았고 그 뒤로도 또 두 번을 유산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아이들이 그만큼 더 귀하고 애틋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딸 윤서가 생일 때 친구들에게 아버지가 늘 높임말을 쓰신다고 했더니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진짜 부럽다’고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존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 10회에 걸쳐 선보일 프로그램은 가출, 왕따,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의 전반을 짚는다. 청소년 자살을 다룬 1편 ‘내 마음이 보이나요?’의 연출을 맡은 김동인 PD는 “위기의 청소년들에게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들은 제작진을 반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그들이 대화할 상대가 없고 많이 외롭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최근 가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는데 청소년 쉼터 등 그들이 있을 만한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역사회는 물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수종도 “아이들이 지옥 같은 구렁텅이에 빠져 힘들어하는데 기성세대가 그들을 너무 쉽게 방치하는 느낌이다. 나부터 함께 진행을 맡은 하희라씨와 상의해 프로그램 출연료를 청소년을 돕기 위해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방송되는 2편 ‘소년, 법정에 서다’ 편에서는 방송 사상 처음으로 소년재판 과정을 공개하고 법정에 선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방송 제작에 참여한 수원지법 소년제1단독 김희철 판사는 “최근 청소년 범죄는 양적으로 팽창한 데다 소소한 학교 친구들끼리의 싸움으로 법정에 오는 사례도 늘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노출에 따른 2차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PD는 “사례 중심으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기존의 다큐멘터리들과의 차이점이고 실제로 꿈을 찾아 밝아진 아이들도 있다”면서 “가정, 부모, 학교, 정부 당국 등 사회 구석구석이 청소년과 무관한 곳이 없는 만큼 시청자들이 눈여겨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멘토들은 왜 안철수를 떠나나

    멘토들은 왜 안철수를 떠나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안철수(얼굴)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직을 맡은 지 80여일 만에 돌연 사퇴하면서 안 의원의 정치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멘토로 불렸던 인사들과 안 의원의 잇단 작별이 안 의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정치적 역할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지난 10일 안 의원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진보학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지난 5월 22일 안 의원이 자신의 싱크탱크인 내일을 맡을 수장으로 발표하면서 비상한 이목을 끌었었다. 안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교수님이 학자적 양심을 가지고 정치적 이해타산 없이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도 주위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다보니 많이 힘드셨던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님과 계속 만나며 상의하고 배울 것”이라고 결별설을 부인했다. 이로써 안 의원과 ‘짧은 만남’을 가진 멘토는 하나 더 늘었다. 안 의원의 멘토 중 한 사람이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대선에서 안 의원과 야권 후보를 놓고 겨뤘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 측에 합류했다. 당시 안 의원이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쯤 된다”고 말하면서 둘 사이가 멀어졌다는 추측이 나왔고, 또 다른 멘토였던 김종인 전 경제 수석도 안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경쟁자인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로 떠나갔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영입하려 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산됐다. 당시 이 전 부총리를 두고 ‘모피아’(과거 재무부 출신과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비판이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이미지로 우선 인기를 얻은 안 의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최 교수를 비롯한 이념이 뚜렷한 멘토들에 대한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中 북핵 감시 정보 국제 기구와 공유

    중국이 북핵 반대 의사를 거듭 천명하는 가운데 자체 네트워크로 확보한 핵실험 감시 정보를 국제기구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추진을 압박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장위린(張玉林) 중국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부부장은 최근 CTBTO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라지나 저보 CTBTO 사무총장과 만나 독자 확보한 핵실험 감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CTBTO는 이 같은 조치가 중국에 있는 핵실험 감시 시설이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위한 첫 번째 관문에 들어서는 절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공식적으로 비준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10개의 핵실험 감시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과 란저우(蘭州), 광저우(廣州) 3곳의 시설은 핵실험 여부와 원료를 판단할 수 있는 방사성 핵종을 감지하는 시설이다. 나머지는 지진파와 음파를 감지한다. 국제사회는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정보 부족 등으로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했는지, 핵실험에 사용된 원료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CTBTO 측은 중국의 정보까지 추가로 확보되면 앞으로 이 같은 분석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인민해방군 장성 출신인 쉬광위(徐光裕) 중국군비통제군축협회(CACDA) 선임연구원은 “국제기구가 비밀 핵실험을 감시·분석하는 것은 북한의 핵개발 관련 행보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며 중국의 핵실험 감시 정보 제공은 북한에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새 영화] ‘나에게서 온 편지’ 서로의 결핍을 보듬으며 점차 성숙해가는 사람들

    [새 영화] ‘나에게서 온 편지’ 서로의 결핍을 보듬으며 점차 성숙해가는 사람들

    9살 소녀 라셸(쥘리에트 공베르)은 개학 전날 가방을 미리 메고 잠자리에 들 정도로 걱정이 많다. 라셸은 의사인 엄마 콜레트(아녜스 자우이)와 부엌 수리공인 아빠 미셸(드니 포달리데), 뇌졸중을 앓았던 할머니(주디스 마그르)와 한 집에 산다. 내성적이고 말수 적은 라셸은 발랄하고 엉뚱한 발레리(아나 르마르샹)와 짝꿍이 된다. 발레리를 만나면서 라셸과 가족의 일상은 크게 달라진다. 라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친구가 생기고, 아빠는 발레리의 엄마 카테린(이자벨 카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나에게서 온 편지’의 인물들은 모두 무언가 결핍돼 있다. 라셸에게는 엄마의 관심이 필요하지만 엄마는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일에 서투르다. 콜레트와 미셸은 매일 밤 등을 돌리고 잘 만큼 애정이 식어 있다. 발레리에게는 아빠가, 카테린에게는 남편이 없다. 라셸이 동경하는 소녀 마리나 캉벨은 엄마를 잃었다. 콜레트의 환자는 암으로 시력을 잃게 될 처지다. 그러나 카린 타르디외 감독은 결핍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결핍은 이들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서로를 보듬는 계기가 된다. 라셸은 쾌활한 발레리를 통해 9살 꼬마의 사랑스러움을 되찾는다. 미셸이 카테린에게 이성의 감정을 가지면서 미셸과 콜레트는 자신들의 사랑을 되돌아본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라셸의 시점에서 전개되지만 자라나고 변화하는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무언가 부족한 삶을 받아들이고 직시하면서 이들은 조금씩 성숙해진다. 감독은 자칫 상투적이고 관습적으로 흐를 수 있는 내용을 편집의 묘를 통해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영화는 지난해 ‘민들레’라는 제목으로 부산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작품이다. ‘타인의 취향’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감독 겸 배우 아녜스 자우이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알랭 레네 감독의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에 출연했던 드니 포달리데와 잉그리드 버그먼의 딸로 잘 알려진 상담 교사 역의 이사벨라 로셀리니도 호연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런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건 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 자리를 차지한 쥘리에트 공베르와 아나 르마르샹의 사랑스러운 연기다. 선생님 몰래 책상 밑에 숨고, 엄마의 커다란 브래지어를 입은 채 까불거리는 두 소녀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남는다. 8일 개봉. 89분. 12세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내년 도입 ‘치과 전문의 제도’ 무엇이 달라지나

    내년 도입 ‘치과 전문의 제도’ 무엇이 달라지나

    내년부터 동네 치과의원도 ‘교정’, ‘보철’ 등 전문과목을 표방할 수 있게 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치과 진료환경이 조성되게 됐다. 그러나 전문의 치과의 ‘진료 제한’ 문제를 두고 정부와 치과 개원의들의 견해가 달라 후유증이 적지 않은 데다 준비도 부족해 혼란이 예상된다. 치과 전문의제도 도입 논의는 1998년 ‘시험 불실시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전문의제도를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2001년 대의원총회에서 전문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소수 전문의제’에 합의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2008년까지 치과의원에 전문과목 표시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의료법을 개정했고, 2008년에는 이를 2013년까지 연장해 지금에 이르렀다. 문제는 논란을 거쳐 치과 전문의제도를 도입했지만 정부와 치과계의 합의 때문에 정작 환자들은 누가, 어떤 전문의인지도 모른 채 진료를 받아오고 있다는 점. 실제로 사랑니 발치와 같이 위험부담이 따르는 시술을 받으려 해도 어디가 구강외과 전문 치과인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과목 표방 금지 규정이 내년부터 풀리게 되지만 모든 치과병·의원이 당장 전문과목을 표방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교정과나 소아치과 등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분야와 달리 환자들이 많지 않은 분야도 있기 때문. 현행법은 일단 전문과목을 표방하면 다른 분야 진료를 금지하고 있다. 예컨대 ‘교정치과’를 표방한 치과의원은 교정치료에 앞서 필요한 충치나 잇몸질환을 치료하지 못해 환자가 다른 곳에서 해당 치료를 먼저 받고 와야 한다. 치과계 안팎에서는 이런 진료 제한 규정 때문에 내년에 전문치과 의원이 등장하더라도 환자의 불편과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일반의도 볼 수 있는 진료를 치과전문의에게만 금지한 이 규정이 ‘과잉금지’와 ‘환자권리 침해’ 등으로 해석돼 위헌 소지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아직까지 전문과목별 진료 허용범위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복지부는 지난해 기존 치과의사들이 일정 과정을 이수하면 ‘치과통합임상전문의’ 자격을 부여하는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개원의들의 반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치과 개원의 단체는 전문과목 치과를 소수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과목 표방을 억제하지 않으면 기존 치과의사도 형식적인 교육을 거쳐 모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대한치과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치과 진료는 전문의가 아닌 일반 치과의사로 충분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편과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문의 치과를 찾을 이유가 없다”면서 “치과 전문의가 는다 해도 실질적인 이득이 없는 전문의를 표방하지 않을 것이므로 기존 소수 전문의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미 치과의사의 34%가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는 등 ‘소수 전문의제’의 틀은 무너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따라서 환자와 기존 치과의사의 권리를 모두 보장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광명시흥 보금자리’ 사업 타당성 조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된 사업을 접기로 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차 사업 재조정을 추진한 데 이어 ‘제2의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것이다. LH는 택지개발사업 등에 대한 사업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기관 평가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투자의사결정체계 객관성 확보방안’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성이 없는 곳은 아예 지구 지정과 사업추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장기간 사업이 중단돼 보상착수가 지연되고 있는 사업의 경우 평가 결과, 수요가 부족한 곳은 사업을 연기하거나 지구 지정을 해제한다. LH는 신규 사업의 경우 지구 지정 제안 전에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지방자치단체나 정치권의 요구로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광명시흥 보금자리주택지구 등 지구 지정 후 보상 착수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사업지구는 KDI나 국토연구원 등을 통해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LH는 또 사내 의사결정 시스템도 객관화하기로 했다. 내부 임직원으로 구성된 투자심사위원회가 사업 착수 여부를 결정했으나 앞으로는 도시계획·건설·보상 등 15명의 분야별 외부 전문가 인력 풀을 구성, 심의위원으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p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아프리카 동북부에 있는 남수단은 1956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50여 년간 내전으로 고통받다 2011년 7월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국가다. 오랜 내전으로 국토가 황폐해지고 국민은 가난과 질병에 고통받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 군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곳에 ‘남수단에 희망을, 조국에 영광을’ 슬로건을 내건 한빛부대를 파견한다. ■굿 닥터(KBS2 밤 10시) 레지던트 수련을 위해 난생 처음 서울행 기차에 오르는 시온. 도착한 기차역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로 큰 부상을 당한 어린 아이를 발견하고, 응급처치를 돕다가 병원과의 약속 시간을 놓쳐버린다. 같은 시각, 최 원장은 자폐 병력이 있는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사진의 반대에 자신의 원장직을 걸고 시온을 6개월간 임시 채용할 것을 제안한다. ■세상의 모든 여행(MBC 오후 6시 20분) 배우 박용우의 ‘블루 크로아티아’편에서의 마지막 여정은 보랏빛 향기로 일렁이는 아드리아 해의 1000여 개가 넘는 섬 중 가장 아름답다는 흐바르 섬에서 펼쳐진다. 상쾌한 바람과 소박하고 한가로운 사람들, 감칠맛 나는 해산물이 가득한 흐바르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다양한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매혹의 섬으로 향한다. ■굿모닝 510-백세건강시대(SBS 오전 5시 10분) 최근 들어 외모와 패션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짧은 치마를 입고 높은 구두를 신는 여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는 질환이 있는데 바로 하지정맥류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표재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되어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건강한 아침(EBS 오전 6시) 어깨와 등이 불편하고 뻐근한 증상은 예전에는 노화의 신호였지만, 요즘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도 흔해졌다. 특히 어깨가 굽으면 척추의 문제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되는가 하면 소화기능도 나빠져서 뱃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깨와 등이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유연성과 함께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을 소개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모두가 집을 비운 한낮에 한 남자가 다녀갔다. 1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빈집털이 범행. 장기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은 휴가철을 맞아 빈집털이 범행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게다가 폐쇄회로(CC)TV가 없는 주택가만 골라 범행한 탓에 단서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끈질긴 수사 끝에 우연히 찍힌 블랙박스 영상으로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 [주말 인사이드] ‘범털’ 집합소 서울구치소…그들의 24시

    [주말 인사이드] ‘범털’ 집합소 서울구치소…그들의 24시

    ‘범털 집합소.’ 권력을 누렸던 정권 실세들과 대기업 오너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서울구치소의 또 다른 이름이다. ‘범털’은 수감자들 사이에 쓰는 은어로 돈 많고, 힘있는 수감자를 뜻한다. 서울구치소는 전국 50여개의 교정시설 중 ‘범털’이 가장 많이 수용돼 있는 곳이자 장소변경 접견(옛 특별면회) 신청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대한제국 말기인 1907년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서울구치소는 서대문형무소로 불리다 1967년 서울구치소로 이름을 바꿨고, 1987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자리에서 경기 의왕시 포일동으로 옮겨왔다. 서대문 형무소 시절에는 유관순 열사 등 독립투사들이 수용되면서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으로 불렸던 곳이지만, 지금은 정권의 단맛에 취해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고위 공무원, 돈과 권력을 등에 업고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탈세를 일삼는 재계 인사들이 한 번씩 거쳐 가는 곳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서울구치소를 거쳐 간 범털은 추징금 미납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홍걸씨,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금도 이재현 CJ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권력의 단맛에 취해 불법 행위를 저지른 유력인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수감 전에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범털들의 구치소 생활은 어떨까. 한때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권력을 누렸던 사람이라도 일단 구속이 되면 일반 수감자들과 다를 바 없는 절차를 거친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30분~1시간 정도 뒤에 법무부에서 준비한 호송 차량을 타고 구치소로 향한다. 구치소에 도착하면 신상기록카드를 작성하고 신체검사 및 건강검진을 받고 수의, 속옷 등 기본적인 물품을 받는다. 이후 수용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고 독거실 혹은 혼거실로 들어가게 된다. 방 배정은 죄명, 형기, 죄질, 범죄전력, 나이, 개인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공범일 경우 증거인멸이나 말 맞추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따로 방을 쓰게 하고, 질병이 있다는 의사진단서 등 증빙서류가 있는 경우 병사에 수용된다. 범털들은 대부분 독거실을 배정받는다. 독거실은 6.56㎡(약 1.9평) 규모이며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세면대, 화장실 등이 구비돼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다른 수용자들과의 마찰 등의 문제를 고려한 것이지 특혜 차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식사·용변·빨래·취침을 1.9평의 좁은 공간에서 해결해야 하고, 혼자서는 걸어다니지도 못했다. 여름에는 선풍기와 부채만으로 버텨야 하고, 겨울은 시멘트 바닥이 차가워 견디기 힘들었다. 3개월이 지나자 누구라도 좋으니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다. 차라리 검찰청에 나가 검사와 대화를 나누고 싶을 정도였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최근 출소한 A씨는 구치소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구치소는 기본적으로 모든 자유가 제약되는 곳이기 때문에 편하게 지내기란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범털들도 일반 수감자와 크게 차이 없는 생활을 한다. 아침 6시 기상을 알리는 음악 소리로 하루가 시작된다. 인원이나 건강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는 아침 점호를 받는다. 아침은 오전 7시, 점심은 낮 12시, 저녁은 오후 6시고, 밤 9시가 되면 잠자리에 든다. 식사는 쌀·보리의 혼합곡과 함께 3찬(국 포함)으로 독거실 내에 있는 식기에 배식받아 해결한다. 가족 등이 가져오는 외부 음식은 반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설거지는 방 안에서 직접 해야 한다. 수감자들은 ‘기상→식사→출정(검찰 조사, 재판 참석)→휴식’이라는 단순한 생활을 반복한다. 출정을 나가지 않는 경우에는 30분~1시간 정도의 운동과 하루 한 번 30분간 외부인 접견, 하루 한 번 변호사 접견 외에는 대부분을 방에서 보낸다. 범털들은 일반 수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재판으로 넘어가기 전 구속상태의 수감자들은 거의 매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20일이라는 구속기간 동안 조사를 마치고 재판에 넘겨야 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집중 조사를 한다. 최근 구속기소된 이재현 회장도 기소 전에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검찰조사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재판에 참석할 때를 제외하고는 회사 임직원들이나 가족들과의 접견을 통해 회사 중요 업무,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이때는 변호사 접견이 하루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변호사 접견은 하루 한 번만 가능하지만 시간제한이 없어 이 시간을 요긴하게 사용한다. 변호사 접견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교도관의 배석 없이 변호사와 둘만의 대화가 가능하고 접견 내용도 기록되지 않는다. 변호사를 통해 향후 검찰 수사 대응 방안은 물론 회사 업무를 지시 혹은 결재하거나 정·재계 소식, 최근 업계 동향, 국민 여론 등을 전해 듣는다. 때로는 변호사를 말동무 삼아 시간을 때우기도 한다. 구치소에서도 특혜 아닌 특혜가 있다.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한 B씨는 “변호사 접견만 해도 일반 수감자들은 비싼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이다. 대개의 수감자들은 보통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특별한 경우에 신청하면 이뤄지는 장소변경 접견은 범털들이 답답함을 벗어나고자 종종 쓰는 방법 중 하나다. 최대 5명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15분 동안 이뤄진다. 접견실에는 테이블과 소파가 구비돼 있고, 접견을 하면서 악수나 포옹도 가능하다. 구치소 안에서 판매하는 빵, 우유, 떡갈비, 훈제닭갈비, 바나나, 오렌지, 각종 스낵류 등 음식들을 사먹을 수도 있다. 영치금으로 구입이 가능한데 풍요로울 정도의 영치금이 들어오는 범털들은 수감자들에게 음식을 돌리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을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의 생활, 자유의 억압으로 인한 고통은 마찬가지로 하루라도 빨리 구치소를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기도 한다. 가장 애용되는 방법 중 하나가 건강악화를 내세우는 이른바 ‘휠체어 퍼포먼스’다. 1999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국회 증인으로 출두하면서 휠체어와 하얀 마스크를 쓴 뒤 숱하게 애용됐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2006년 비자금 조성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뒤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등장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검찰의 구속수사를 앞두고 심장수술을 받았다. 범털들은 구치소를 벗어나기 위해 구속집행정지 신청과 구속적부심, 보석제도 등을 활용하고 있다. 형이 확정된 뒤에는 설, 추석, 1월 1일, 8월 15일 등에 특별사면을 기대하면서 구치소 생활을 버티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돈·권력 있어 대우받는 죄수 ‘범털’ ‘범털’은 돈이나 뒷배경이 없는 ‘개털’이라는 용어의 반대 개념으로 나온 죄수들의 은어다.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유래는 확실치 않지만 1980년 황석영의 소설 ‘어둠의 자식들’에 ‘우리 같은 개털은 몸으로 때우면서 징역 사는 수밖에 없지’라는 말이 등장한다. 일반 수감자들은 자신들과 달리 감옥에서도 대우를 받는 돈 많고 권력 있는 재벌이나 정치인들을 빗대 범털이라고 불렀다. 감옥에서는 기본 물품이 부족하다 보니 가족이나 친지들이 넣어주는 영치금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치금이 풍부해 넉넉한 수감 생활을 하는 죄수들은 ‘범털’, 영치금이 없어 감옥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죄수들을 ‘개털’로 구분해 칭해 왔다.
  •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4시간 출퇴근에 허리병… 사방이 공사판 “쉴 그늘도 없어”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4시간 출퇴근에 허리병… 사방이 공사판 “쉴 그늘도 없어”

    기획재정부의 A과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밤늦게 국회 업무를 끝내고 KTX를 탔다.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였던 그는 낭패를 봤다. 하차 역인 오송역을 지나쳐 버린 것. 다음 역인 대전역에서 택시를 타 집까지 20여분밖에 안 걸렸지만 택시비는 3만원 넘게 나왔다. 시외 할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A과장은 “오송·세종·대전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인데 택시기사들 민원 때문에 할증구역 조정이 안 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내년 선거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어 결국 대부분 공무원인 승객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부세종청사가 개청한 지 1년(총리실 기준)이 넘었지만,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 처음 허허벌판인 세종시로 내몰린 뒤에도 황당함을 겪었지만, 지금도 역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청사 주변은 청사 건물과 아파트 건축 등으로 사방이 온통 공사판이다. 먹거리를 비롯해 주차·의료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데다 푹푹 찌는 한여름이지만 변변한 그늘막조차 없어 공무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31일 장거리 원정 점심을 먹고 들어오던 사회 부처 B사무관은 “겉으로 보기엔 이주 공무원들의 불만이 잦아든 것처럼 보이지만 불편함에 익숙해져 표현을 안 할 뿐”이라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C(여) 주무관은 부처 입주 후 8개월 동안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허리를 펴지 못해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생긴 병이다. 청사 안에 한의원이 있긴 하지만 오전 9시에 맞춰 예약을 못 하면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주말에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계속 살려고 고생을 자초한 것도 아니다.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입주가 내년 8월이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는 “오피스텔을 얻을까도 생각했지만 요즘 이 지역 방값이 한 달에 45만~50만원 수준으로 너무 비싸 부담이 된다”면서 “1년을 더 참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생활의 불편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진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간부들의 잦은 출장으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업무 처리도 늘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부 D과장은 “일주일이면 반은 서울로 출장을 간다”면서 “소속 과원들과 여유를 갖고 얘기할 시간이 없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내식당 음식에 대한 불만은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요즘 들어 또다시 ‘음식의 질’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동 환경부노동조합 위원장은 “구내식당 음식의 질 개선을 위해 이번 주 금요일 세종청사 공무원노조연합회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열고 결과를 통보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처종합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사설] 이제 노사정위에 민노총도 참여하라

    앞으로 노사정위원회에 청년·여성·중소기업 대표도 참여하고 의제도 노동정책 중심에서 산업·경제·사회 부문으로 확대된다. 어제 노사정위가 본회의를 열어 확정한 노사정위 개편의 골자다. 우리는 노사정위가 명실상부한 의사소통 공동체로서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복지와 성장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사회적 조정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도 이 회의에 참여하기를 당부한다. 노사정위에 따르면 노사정위의 최종 심의·의결 기구인 본위원회 위원 수가 11명(민노총 포함)에서 20명으로 9명이 늘어난다. 청년·여성 대표 2명, 중소·중견기업 대표 2명, 보건복지부 장관 및 공익위원이 추가된다. 현 구성으로는 복잡한 사회갈등과 다양한 이해집단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 자영업자, 시민사회 단체 등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통상임금 문제를 논의할 임금·근로시간특별위원회, 일·가정 양립을 위한 일자리위원회, 고용유인형 직업능력개발제도 개선위원회 등 3개의 신규 의제별 위원회도 발족된다. 고용·노동정책 중심에서 사회적 협의가 필요한 노동정책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경제·사회정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번 개편을 두고 참여와 논의 주제가 다양해지게 되면서 노동계 비중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본위원회의 노동계 구성이 종전 전체위원 대비 18%에서 20%로 늘어나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의제·업종별 위원회 논의 시한을 현행 1년에서 6개월로 줄이는 것도 노동 및 노사 현안을 놓고 의견이 충돌할 경우, 정부 방침대로 밀어붙이려는 수순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운용상의 문제로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전문가 검토 의견이나 해외사례 등은 기존에 나와 있는 자료를 활용하면 회의시간을 그만큼 줄일 수 있고 필요하면 2차례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우리는 이번 노사정 개편이 제대로 착근하려면 민노총의 참여가 필수라고 본다. 노동계의 한 축을 차지하는 민노총이 빠진 노사정은 불완전한 소통기구가 될 수밖에 없다. 민노총은 1999년 탈퇴한 이후 노사정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민노총 측에 면담을 제안했고 민노총은 당시 비대위체제여서 신임위원장 선출 뒤 보자고 했다고 한다. 최근 민노총은 신승철 위원장을 선출한 만큼 노사정 테이블에 참여하기를 촉구한다. 현대차, 쌍용차, 재능교육, 골든브릿지 등 장기 농성 사업장문제를 해결하려면 노사정위에 참여해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도 민노총 참여를 위해 대화하려는 의지를 더 보여야 한다. 통상임금, 최저임금, 정년 연장 문제, 비정규직, 고용률 70% 달성 등 노동 현안은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풀 수 있는 난제들이다.
  • [사설] 공공요금 줄인상, 정부 입장 분명히 하라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걱정이다. 물가 상승률이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1%대를 이어 가면서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기도 한다. 물가 하락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확대가 소비자물가를 연간 0.4~0.5% 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와 지표물가는 적잖은 괴리가 있다. 물가 통계가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가중치를 개정하는 작업을 서두르기 바란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공공요금을 전방위로 인상하고 있다. 서울, 인천 등에서는 버스요금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일 지역난방 열 요금을 평균 4.9% 올렸다. 용인시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오는 9월과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평균 15.6% 인상할 계획이다. 천안과 공주는 각각 시내버스와 택시요금을 다음 달부터 올린다. 전셋값은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긴 장마와 남부지방의 폭염 여파로 채소류 등 장바구니 물가 또한 급상승세다. 지표물가 안정으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 물가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공요금이 들썩이는 것과 달리 정부는 과거에 비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기껏해야 7~8월 피서지 물가안정 특별대책 기간을 운영하거나, 착한 가격 업소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도다. 정부는 지표물가 안정기에 공공요금을 현실화해 부채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인지 확실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정부는 사업 부문별로 자산과 부채를 따로 관리하는 구분회계 제도를 도입해 부채 증가에 대한 책임 소재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공공기관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요금 인상 유혹에 한층 빠지기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회복되면 물가는 오르게 마련이다. 이달 초 공개된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중기적 관점에서 지금 올려놓으면 물가가 오를 때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여력을 비축할 수 있고, 공공부채 부담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국회의 반발을 샀다. 일부 원가를 밑도는 공공요금이 공공기관 부채 증가의 한 원인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는데도 부채에 허덕이는 공기업이 수두룩하다. 방만한 경영과 고임금 등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업무가 중복되는 공기업을 과감히 통폐합하고, 경영 능력이 탁월한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일부터 제대로 하기 바란다.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채를 줄이는 것을 제대로 된 경영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벤처기업의 왕국 이스라엘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벤처기업의 왕국 이스라엘

    지난 10일 찾아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소도시 헤르첼리아. ‘이스라엘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실리콘와디’(와디는 계곡을 의미)에 들어서니 마이크로소프트(MS)와 프리스케일 등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연구개발(R&D)센터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대형 건물의 1층에는 어김없이 벤츠와 BMW, 아우디 등 고급차 전시장이 들어서 이곳에 돈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길가에 세워진 이스라엘 브랜드 ‘배터플레이스’의 전기차도 눈에 띄었다. 배터플레이스는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해 전기차의 약점인 충전시간 문제를 해결한 이스라엘 대표 벤처기업이다. 2006년 설립돼 세계적 관심을 모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비싼 차량 가격과 충전소 부족 등을 이겨내지 못해 지난달 파산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자국 창조경제의 상징이던 배터플레이스의 몰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에서는 잘나가던 벤처기업이 망하면 다들 ‘창업자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하죠. 상당수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 운영을 위해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해 교도소에 가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스라엘은 파산한 CEO에게 아무런 법적 책임도 묻지 않아요. 오히려 ‘더 큰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깨달았다며 박수를 쳐주기도 하죠. 회사는 망했지만 배터플레이스의 창업자 샤이 애거시는 여전히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업가입니다. 곧 예전보다 더 많은 투자를 끌어 내 새로운 사업으로 재기할 겁니다.” 기자와 동행했던 이스라엘 출신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지사장의 목소리에서 그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한 번 실패하면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 그 실패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다른 아이디어와 창업에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이스라엘 사회에 깔린 생각이다. 텔아비브에서 만난 피부암 전문 의료기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모바일OCT의 데이비드 레비츠(35) 창업자는 “통상 스타트업을 만들어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거나 대기업에 매각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린다”면서 “이 길고 어려운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실패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실패에 관대하다 보니 이스라엘에는 한국에는 없는 ‘연쇄 창업자’(serial enterprenuer)라는 직업도 있다. 말 그대로 창업을 업으로 하는 이들을 말한다. 그만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의미다. 이들은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일생 동안 3~4차례 창업을 시도한다. 자신의 꿈대로 나스닥 상장이나 대기업 매각을 성공시키면 미련없이 회사를 떠나 또 다른 사업에 뛰어든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성공적인 벤처 생태계의 이면에는 ‘실패에 관대한 금융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공공 자금 등을 활용해 아이디어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한 뒤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이후 회사 성장을 위한 추가 자금은 벤처 캐피털이나 투자은행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끌어올 수 있게 변리사, 변호사, 투자은행 등 생태계가 마련돼 있다. 남의 돈을 쓰는 만큼 창업자들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몇몇 장치가 있긴 해도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시장 실패는 정부가 떠안는 구조다. 주 이스라엘 대사관 김영태 산업관은 “이스라엘 창업의 핵심은 필요자금 거의 전부를 대출이 아닌 투자로 충당하도록 해 사업이 망해도 창업자는 망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2003년 10억 달러 정도였던 이스라엘 벤처 캐피털 투자 규모는 2011년 21억 달러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쇠퇴일로를 걷던 우리와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체 벤처 캐피털 시장에서 해외 투자자의 비중이 74%에 달해 자국 투자자(26%)의 세 배나 된다. 지난해에는 전체 창업 업체 수에서 페업 업체 수를 뺀 유효창업 수가 399곳에 달해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이스라엘 벤처기업들의 건강성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리가 창조경제의 모델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의 벤처 금융 시스템이 우리 실정에 맞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많다. 텔아비브에서 만난 한 국내 대기업 주재원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실패에 관대한 문화는 이스라엘 만이 아닌 선진국의 일반적 경향”이라면서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 벤처 육성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반성 없이 이스라엘 방식을 이식한다고 창업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실패를 무릅쓰고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없는 탓도 크다. 야심 있는 젊은이들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에 진출하지 않는 한 자신의 꿈을 펼칠 공간이 창업 말고는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정년(67세)이 보장되고 사회 안전망이 비교적 탄탄한 나라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창업에 실패해도 마음만 먹으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스라엘에서 화가로 활동하며 유태예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현진씨는 “이스라엘에서는 직업에 귀천이 없어 사장이 사업에 실패해 자신이 일했던 건물에서 경비 일을 해도 크게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정부가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할 때는 이런 문화적 코드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벤처 캐피털을 떠받치고 있는 유태계 자금의 특수성도 감안해야 한다. 자신들의 ‘정신적 국가’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상대적으로 관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창조경제’의 저자 존 호킨스가 이스라엘을 창조경제 모델로 탐탁지 않게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글 사진 텔아비브(이스라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어린이집 주치의제’ 정부 손놓고 병원은 외면

    ‘어린이집 주치의제’ 정부 손놓고 병원은 외면

    서울 영등포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 한미희(52·여·가명)씨는 지난달부터 한 달이 넘도록 근처 병원 7곳을 돌며 ‘어린이집 건강주치의’ 협약을 맺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들이 선뜻 나서줄 줄 알았지만 현실은 한씨의 기대와 달랐다. 병원마다 인력이 부족하다거나 여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건강주치의 협약을 거절했다. 어린이집과 길 하나를 놓고 마주 보는 어린이 전문병원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병원은 영·유아 건강검진 전문기관으로 홍보하고 있었지만 실제 어린이집과 건강주치의 협약을 맺는 것은 부담스러워했다. 한씨는 “좋은 취지의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정작 참여하려는 병원이 없어 허탈했다”면서 “식중독이나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있는 어린이집에 담당 의사와 병원이 있다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되는데 아쉽다”며 씁쓸해했다. 어린이집 원아들의 건강한 생활과 안전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어린이집 건강주치의 제도가 병원과 의사들의 비협조로 시행 1년이 넘도록 겉돌고 있다. 인력과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어린이집과 협약을 꺼리는 병원이 많은 데다 병원과 어린이집 간 매칭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부족해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일일이 찾아가 통사정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해 3월 정부 합동 보육서비스 개선 대책에 포함된 건강주치의 제도는 ‘1병원 1어린이집’ 협약이다. 지역 사회의 보건소나 의료 기관이 어린이집 교직원을 대상으로 건강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원아들에게 건강검진, 예방접종 등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어린이집 건강주치의 체결 현황은 전국 평균 21.9%에 그쳤다. 광주와 세종은 100%의 체결률을 기록했지만 서울은 59.8%, 경기 4.6%, 부산 33.9%, 대전 3.6% 등으로 편차가 컸다. 경기 지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8·여)씨는 “정부나 구청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 어린이집이 개별적으로 협약을 맺을 병원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더 많은 어린이집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건강주치의 협약을 맺은 어린이집에 평가인증 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체결을 원하는 어린이집은 많지만 병원 등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어린이집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는 체결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소아과 전문의 이모(56)씨는 “내원 환자들을 챙기기에도 인력과 환경이 빠듯해 선뜻 나설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병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를 통해 의료기관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강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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