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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설주만 유독 김일성·김정일 배지 왜 안 달고 나오나…北주민 불만

    리설주만 유독 김일성·김정일 배지 왜 안 달고 나오나…北주민 불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최근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배지)을 혼자서 유독 달지 않고 나오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북한 내부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설주는 김정일 사망 2주기인 지난달 17일과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김정은을 비롯한 당·군·정 고위간부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북한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을 비롯한 모든 간부는 왼쪽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았지만 리설주만 유일하게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지 않았다. 리설주가 김일성 배지를 달지 않고 나온 것은 최근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리설주는 지난 2012년 7월 모란봉 악단 시범공연을 참관하며 처음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는 가슴에 김일성 배지를 달았지만 같은 달 25일 평양 릉라인민유원지 방문해 김정은과 팔짱을 끼는 등 파격 행보를 할 때는 배지를 달지 않았다. 리설주는 당시 짧은 검정 치마에 녹색 블라우스 차림에 배지 대신 꽃 모양의 브로치를 오른쪽 가슴에 달고 나왔다. 다만 지난 2012년 김정일 사망 1주기 참배 때는 검은색 한복을 입고 왼쪽 가슴에 배지를 달았다. 북한 주민들은 모두 왼쪽 가슴에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의 표시’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고 다닌다. 그런데 리설주만 유독 충성의 표시인 배지를 달았다 뗐다 하는 것이다. 2일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신의주 소식통은 “최근 사람들 속에서 공개 활동에 나선 리설주가 빈번히 가슴에 초상휘장을 달지 않고 출현하는데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간부들은 물론 김정은까지 초상휘장을 달고 나오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없는 리설주에 대해 눈길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요즘 간부들은 출근할 때 초상휘장이 없는 것을 지적하는 아내에게 ‘장군님 부인도 안 달고 나오는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초상휘장이 없는 리설주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장마당에서는 ‘값비싼 옷에 실밥이 떨어질까 봐 달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도 나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노동당 간부의 전언을 인용해 “리설주는 ‘나는 김정은 동지밖에 모른다’면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며 이에 김정은은 ‘부부관계를 떠나 수령을 모시는 입장과 태도가 확고한 충신’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런 소문이 한 입 건너 퍼지면서 사람들은 리설주에 대해 ‘충신’이 아니라 ‘왕비’라고 비웃는다”면서 “백성은 초상휘장을 달지 않으면 충성심이 부족한 ‘역적’이 되고 수령의 부인이 안달면 ‘충신’이 되는 나라가 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의료의 공공성과 선택권/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의료의 공공성과 선택권/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갑오년 새해 처음으로 공표될 정부의 보건복지 관련 정책은 이른바 3대 비급여문제, 간병비, 선택 진료비와 상급 병실료에 대한 개혁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회취약계층에 가장 절실한 자택 거주 환자의 간병 지원 문제를 방치한 채, 수도권의 대형 병원을 적극 이용하는 사람들의 선택 진료비와 상급 병실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보면서 대체 정부가 생각하는 의료의 ‘공공성’은 무엇인가 궁금해진다. 의료의 공공성을 중시하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환자가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선택할 수 없다. 암과 같은 중병으로 진단되면 1차로 진료한 의사가 적합한 의사를 추천하게 되고, 환자는 건강보험이 지정한 병원에서의 진료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들 나라에서는 의료서비스가 공공재로 인식되기 때문에 의료비 역시 사회복지비용의 일환으로 세금에 포함해서 납부하고, 의료문제가 발생하면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는 있으나, 이 또한 배급의 개념으로 분배된다. 유럽과 달리 의료제도가 시장논리에 의해 작동되는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 같은 수술일지라도 병원이나 의사에 따라 수가가 다르다. 따라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 원하는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가능하다. 민간보험 중심 의료체계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마련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 방안조차도 대부분의 환자는 의료기관이나 의사에 대한 선택권이 없고 보험회사가 배정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면 선택권이 생기지만 미국의 유명 대학병원은 사보험만 받는 병원이 많아 이들 환자가 가기는 어렵다. 유럽국가들은 의료의 공공성, 보장성을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둔 제도를 운영하면서 개인의 의료기관 선택권은 제한하고 있는 반면, 개인이 낸 의료보험료에 비례하여 환자의 선택권이 부여되는 미국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의료기능이 부족하여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 소득이 우리나라의 몇 배인 선진국에서도 의료의 공공성과 의료서비스의 선택권은 양립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들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환자 본인이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선택할 수 있다.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으로 구성돼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갖고 있으나,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수가도 약간의 차등 적용하고 있으나, 암과 같은 중증질환의 경우 본인 부담이 5%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어느 의료기관을 이용하더라도 비용 부담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의료기관 선택에 실질적인 장애요인이 있다면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와 같은 비급여진료비 문제인데, 대형병원을 선택할수록 본인부담 의료비가 증가한다. 자신이 내는 건강보험료의 액수에 상관없이 의료기관 선택에 제한을 받지 않는 제도하에서,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급여 의료비 부담은 불필요한 대형병원 이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흔한 암인 위암을 예로 들면, 해마다 3만여명이 새로 진단되는데 이 중 전이가 있는 4기 환자 12.6%를 제외한 약 2만 6000명 정도가 수술이 필요하다. 이들 환자 대부분은 수도권 대학병원의 경험 많은 소수의 외과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싶어 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만 가능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의료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정책은 대형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일부 환자의 비급여 진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수의 환자가 표준화된 양질의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의 질을 균형있게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다. 대형병원의 다인실 병상 부족도 의료기관 선택의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도덕적 해이와 무관하지 않은 문제이다. 의료서비스 선택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은 마련하지 않고 선택 진료비와 상급 병실료만 경감하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의료의 진정한 공공성 확립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나·우지지 짝짓기 프로젝트

    [동물박사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로랜드고릴라 고리나·우지지 짝짓기 프로젝트

    일부일처제, 일처다부제, 일부다처제는 동물 세계에서도 많이 알려졌다. 그러면 동물에게 이 밖의 결혼제도가 또 있을까. 국내에서 유일한 로랜드고릴라 ‘고리나’(암컷·1978년생)의 대를 이으려 데릴사위 ‘우지지’(수컷·1994년생)가 2012년 12월 서울동물원에 들어왔다. 영국 포트림동물원에서 20시간을 넘는 비행 끝에 도착해 줄곧 유인원관에서 고리나와 부부 인연을 맺게 됐다. 우지지(180㎏)는 고리나(100㎏)의 2배 가까운 덩치이지만 비교적 온순하고 젠틀한 성격에 우두머리 고릴라에서 나타나는 실버백이 등을 뒤덮어 강인한 고릴라의 포스를 느끼게 한다. 특히 번식 능력을 자랑하는 혈통이라 데릴사위로 먼 땅에서 장가를 오게 됐다. 나이가 한참 어린 새 신랑을 맞이한 행운의 주인공 고리나는 1984년 서울대공원 개원과 더불어 국제무역상사를 통해 들어왔다. 2000년 6월부터는 전 남편 고리롱과 부부생활을 하며 2세 출산의 기대 속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1년 2월 고리롱이 4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자 독수공방의 설움을 겪었다. 서울동물원은 고리나·고리롱 부부의 2세 출산을 위해 2009년 유인원관 콘크리트 바닥을 천연 잔디로 바꾸고 숲을 조성하는 한편 돌산을 이용한 서식환경을 개선, 창경원 이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신유인원관으로 리모델링을 마쳤다. 늙은 부부의 출산을 위해 이른바 실버리본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방암 켐페인 핑크리본, 전립선암 켐페인인 블루리본에 견줘 노부부의 출산을 기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번식 가능성을 알아보려고 먼저 고리나의 생식 능력을 측정했다. 1년여에 걸쳐 호르몬을 분석해 보니 정상적인 번식 주기가 확인됐다. 이어 고리롱의 생식능력을 점검했다. 국내 최고의 불임전문 병원 비뇨기과 의사를 수소문해 도움을 받았다. 폐쇄회로(CC) TV를 통해 행동을 관찰하고 생식기능 보조제를 먹이면서 가능성을 엿봤다. 사육사들도 ‘고릴라 짝짓기 동영상’까지 보여 주며 온갖 보양식을 제공했다. 그러나 기대를 부풀렸던 실버리본프로젝트는 고리롱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접어야만 했다. 동물원에서는 고리롱의 정자를 채취해 인공수정까지 꾀했으나 ‘무정자증’으로 확인돼 또 쓴맛을 봤다. 덩달이 고리나의 40세라는 나이가 의심스러워 소변을 통한 임신 가능 여부를 검사한 결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어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고릴라는 세계적 희귀종이어서 도입하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서울동물원은 2000년부터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 회원으로 가입해 매년 총회에 참가하고 국제교류를 이어오고 있었다. 2009년 10월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 총회까지 참석해 수컷 고릴라 도입을 놓고 활동을 펼치며 각국 동물원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2010년 6월 고릴라 번식으로 유명한 미국 콜로보스 동물원에서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의 고릴라 종보전 책임자인 네덜란드 알펜홀 동물원장을 소개받았다. 희망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2010년 8월 알펜홀을 초청해 신유인원관의 고릴라 사육환경 및 번식문제 대책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같은 해 10월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로부터 한국 고릴라 종보존을 위해 수컷 한 마리를 ‘브리딩론’(Breeding Loan)으로 기증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브리딩론이란 동물원 등 각 기관에서 보유한 동물을 임대 형식으로 보내 멸종위기종의 번식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으로 협약을 통해 이뤄진다. 이번 로랜드고릴라의 도입은 영구임대 조건으로, 두 번째 출산 개체는 영국 소유가 된다. 서울동물원은 2011년 5월 우지지 확보를 위해 고릴라 이동에 따른 사육사와 수의사를 사전에 파견해 고릴라 사육관리 등 사전 친화 기간을 거칠 것과 유인원관 시설개선 등에 대한 권고 사항을 실천하며 의지를 보임으로써 뜻을 굳힐 수 있었다. 문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애완용 개나 고양이도 아닌 세계적인 희귀동물은 그 나라의 귀한 자원으로 대접을 받는다.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처럼 동물 자원이 부족한 입장에선 갈수록 동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도 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구제역과 광우병 때문에 발굽 갈라진 동물을 도입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원숭이 등 영장류는 사람에게 옮겨질 질병의 위험 때문에 검역조건이 가장 까다롭다. 검역조건을 맞출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 일본과 체코에서만 검역시행장이 지정돼 있을 정도다. 그러니 영국에서 고릴라를 들여오려면 체코에 보내 한 달이나 검역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국내 동물의 검역을 담당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찾아가 실정을 인식시키는 사이에 담당자가 다섯 차례나 교체되기도 했다. 영국대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해 포트림동물원이 검역시행장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적인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검역을 마친 게 지난 2012년 12월 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장기간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는 문화여서 우지지의 담당 사육사들이 자리를 비우고, 기상악화로 동물 수송 케이지가 국제 동물운송 규정에 어긋나 비행기까지 취소되는 지경이었다. 더욱이 동물운송 예산은 12월 안에 쓰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는 처지였다. 서둘러 사육사와 수의사를 보내 우지지를 돌보고 배우며 담당 사육사 2명과 함께 동물원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토록 어렵게 들여온 우지지와 고리나의 번식을 위해 동물영양, 매뉴얼, 번식, 질병관리, 사육, 전시 등 각 부서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해피 고릴라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들의 허니문을 위해 다양한 과일나무까지 심고, 관람객들로부터 은밀한 사생활이 침해받지 않도록 ‘이중 몰래 관람창’을 설치해 사람은 고릴라를 볼 수 있지만 고릴라는 사람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등 신방 꾸미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우지지의 빠른 적응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영국에서 제공하던 고구마, 당근, 배추, 샐러드 등 야채류뿐만 아니라 닭고기, 계란 등 육류품과 유제품, 견과류 등 20여 가지의 영양 식단으로 특별 관리하고 있다. 영국에서 온 멋진 신사 우지지를 볼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사랑에 빠진 듯하다. 새해가 밝았다. 청마 해에는 말처럼 통통 튀는 귀여운 아기 고릴라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kbs6666@seoul.go.kr
  • 가슴 커지고 월경 시작된 4세 성조숙증 여아 충격

    가슴 커지고 월경 시작된 4세 성조숙증 여아 충격

    월경이 시작되고 가슴이 커지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난 4세 여아의 사연에 네티즌들의 위로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일간지 다허바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루저우시에 사는 이이(4,女)는 성조숙증 때문에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성조숙증은 유방이 발달하고 월경이 시작되는 사춘기 현상이 여자아이 8세 이전, 남자아이 9세 이전에 나타나는 증상인데, 4세 여자아이에게서 나타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이이의 아빠는 “아이가 2살 무렵부터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단순히 속옷이 자주 더러워지고 가슴이 또래보다 큰 정도였다. 아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이것이 병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가족은 이이에게서 월경의 흔적을 발견했다. 곧장 아이를 안고 병원에 가서야 이이가 또래와 달리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4살인 이이의 몸 상태는 8살 여자아이와 비슷한 정도다. 가슴 발육이 이미 시작됐고, 월경도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이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 등 외적인 문제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심리적인 상처까지 더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치료를 위한 호르몬 유사제 주사 한 번에 약 2000위안(약 35만원)이 들고, 이를 12세가 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이의 어머니는 이이를 낳을 무렵부터 지병으로 누워 있었고, 타지에서 일을 하던 아버지는 성조숙증 딸과 아픈 아내를 돌보기 위해 얼마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경제활동을 하는 식구가 단 한명도 없게 되자 치료는커녕 생계 자체가 어려워졌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이이를 도우려 나섰다. 여기저기서 이이의 치료비에 보태라며 총 3만 위안의 성금을 전달했지만, 이는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이와 가족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지 의료진은 이이에게서 성조숙증이 나타난 것은 후천적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저우아동병원의 담당의사는 “2세 전후의 아이들은 대부분 엄마의 모유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고 이에 영향을 받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하지만 이이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병 때문에 약을 복용했는데, 이것이 이이에게 성조숙증을 유발하게 한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성조숙증 아이들이 급증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달 성조숙증 진료환자가 2006년 6438명에서 2010년 2만8181명으로 5년 사이 무려 4.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중 여아가 10배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성조숙증 급증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소아비만의 증가와 다양한 환경호르몬 노출 등을 꼽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려면 육류나 달걀, 콩 등의 음식과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 함유량이 많은 음식 등을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014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길을 잃다/이태영

    [2014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길을 잃다/이태영

    소니가 앞뒤로 몸을 흔든다. 몸을 숙일 때마다 등의‘보호외국인’이란 흰 글자가 형광등 불빛에 번쩍거렸다. 흔들림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하필 근무 첫날부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여자 보호실에는 그녀와 나 단 둘뿐이었다. 입술이 바싹 타들어 갔다. 위급한 일이 생기면 당직실로 연락하라고 이 반장은 말했었다. 소니가 요란하게 몸을 떨더니 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나는 당직실 내선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은 갔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 반장은 밤새 직원이 당직실에서 대기하고 있을 거라 했었는데,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망연히 소니만 바라봤다. 소니는 비린내를 맡은 임산부처럼 헛구역질을 해댔다. 붉게 충혈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소니가 말했다. “언니, 제발, 소니 물 줘.” 소니의 일그러진 입가에서 침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눌한 소니의 말투는 어딘가 모르게 우스꽝스러웠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던 소니도 영문을 모른 채 나를 따라 웃었다. 보호소를 안내해주던 이 반장은 말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소니한테 물어보라고. 저래 보여도 사무소에서만큼은 나보다 선임이니깐.” 이 반장은 소니를 가리키면서도 내 쪽을 흘끔거렸다. 철장 안의 소니보다 나를 더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살아오며 항상 마주쳐야 했던 눈빛이었기에 새삼스럽진 않았지만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라면 많은 혼혈을 봤을 텐데. 마치 외국인을 처음 본 사람처럼 계속해서 곁눈으로 슬그머니 흘겨봤다. 아마도 같이 일하는 사람 중 혼혈은 처음인 것 같았다. 나는 이 반장이 가리키고 있는 소니를 쳐다봤다. 내 옅은 커피색 피부보다 소니의 피부는 희었다. 소니의 피부는 한국인들이 살색이라 부르는 옅은 귤색에 가까웠다. 나는 종이컵에 물을 따르려 했다. 그 모습을 본 소니가 언니, 하며 나를 불렀다. 그녀는 한 아름 크기의 원을 손으로 그렸다. 나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지만 왜 그렇게 많은 물이 필요한지 이해되지 않았다. 소니가 다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가 빨간 고무 대야에 물을 받아왔다. 대야 한가득 담긴 물을 본 소니는 구역질을 멈췄다. 소니는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 수면 위를 내려다봤다.‘후훕 후훕’소니의 날숨과 들숨소리가 보호실에 울려 퍼졌다. 한참을 내려다보던 소니가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대야에 담갔다. 넘쳐난 물이 바닥을 적셨다. 정수리까지 잠기자 찰랑대며 흘러넘쳤던 물결이 잠잠해졌다. 소니의 숨소리가 사라지자 보호소는 파도가 멈춘 바닷가처럼 고요해졌다. 오직 들리는 소리라고는 얕은 내 숨소리뿐이었다. 소니의 앞머리가 흘러내렸다. 수면 위로 소금쟁이 발자국 같은 작은 물결이 일렁였다. 얼마나 지난 걸까.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가라앉은 지 오래였고 숨 쉬는 것도 잊은 듯 소니는 미동조차 않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 마음이 초조해졌다. 철창을 열려는데 소니가 대야에서 고개를 들었다. 물방울들이 그녀의 얼굴에서 뚝뚝 떨어졌다. 소니가 소매로 얼굴을 훔치며 말했다. “소니 땅 멀미했다. 이젠 괜찮다.” 땅 멀미? 배를 오래 탄 선원들이 뭍에 올라오면 멀미를 한다고 하던데, 그걸 말하는 건가. 소니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온전히 자기 뜻을 전달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소니는 지금 외국어를 구사하고 있지 않은가. 쇠창살에 기대앉은 소니가 말했다. “소니는 바다에 살았다. 발, 땅에 안 디뎠다.” 물방울이 소니의 이마에서 볼을 타고 턱까지 흘러내렸다. 채 마르지 않은 물방울의 궤적을 따라 형광등 불빛이 반사됐다. 소니가 손바닥으로 얼굴의 물기를 훔치며 말했다. “소니 여러 여름 전, 바다 떠났다.” 그녀는 땅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라선 땅은 흔들렸다. 바다에서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울렁거림을 겪어야 했다. 바다를 떠나야 했던 이유를 그녀가 설명했지만 어눌한 발음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땅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한국까지 흘러들어왔다. 하지만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공장에서도, 쪽방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매 순간 속은 메슥거렸다. 나는 며칠 전 봤었던 한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소수종족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바다 집시라 불리는 그들은 육지에 올라오면 오히려 멀미를 느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와 주변 국가의 압력 때문에 땅에 정착해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물었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마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엄마가 동생을 낳다 죽었다고 했다. 나는 엄마의 얼굴도, 목소리도 심지어 그녀의 국적조차도 알지 못했다. 그저 내 피부색을 보며 다큐멘터리에 나온 저들처럼 바다와 강렬한 해가 있는 지역 출신이 아닐까 추측해볼 뿐이다. 그러고 보니 소니의 피부색은 그들이나 나보다 옅었다. 지하층 계단에는 해가 들지 않았다. 등이 나간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집주인은 갈아주지 않고 있었다. 흐릿한 빛에 의지해 현관문을 열었다. 안은 말라버린 우물 속처럼 컴컴했다. 벽을 더듬자 콘크리트의 냉기가 손끝에 스며들었다. 스위치를 찾지 못한 나는 어둠 속에서 신발을 벗어야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채 몇 걸음 떼지도 못한 채 균형을 잃고 넘어져 버렸다. 무릎과 정강이로 둔탁한 통증이 밀려왔다. 찔끔 오줌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퀴퀴한 지린내가 밀려왔다. 나는 팬티를 갈아입을 생각도 않은 채 그대로 침대까지 기어가 누웠다. 첫 밤샘근무였고 한밤중에 소동까지, 피로에 찌든 몸은 솜사탕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다. 얼마나 잔 걸까? 알 수 없었다. 방은 여전히 어두웠다. 나는 습관적으로 손을 들어 눈가를 만졌다. 다행히 손끝에 느껴지는 물기는 없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채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눈에 무슨 이상이 생긴 줄 알았다. 그러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꿈을 꾸며 눈물을 흘린다는 걸. 무슨 꿈인지는 알지 못했다. 마치 교통사고 후의 기억상실증처럼 꿈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 깨어날 때마다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허기가 엄습해왔다. 더듬거리며 일어나 방에 불을 켰다. 시계를 보니 벌써 한밤중이었다. 통증처럼 허기가 밀려왔다. 라면 두 개를 끓였다. 밥까지 말아 먹고 나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다 먹고 난 냄비를 싱크대에 놓았다. 수도꼭지를 틀자 빈 냄비 속으로 물이 쏟아졌다. 냄비 속 옅어진 갈색 국물이 거품을 내며 소용돌이쳤다. 밥풀 하나가 위태롭게 흔들리다 넘쳐나는 물을 따라 개수대로 흘러갔다. 땅멀미를 한다는 소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갑자기 몸이 붕 떠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멀미할 때처럼 속이 울렁였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동생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는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울렁임은 더욱 심해졌다. 배를 채우면 이 메스꺼움이 좀 가라앉지 않을까. 찬장에서 감자칩을 꺼내 한 움큼 입에 털어 넣었다.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듯이 넘겼지만 메스꺼움은 쉬이 달래지지 않았다. 보호실 철문이 열리고 이 반장과 함께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이런 곳이 처음인지 창살 안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어린이 팔뚝만 한 쇠봉이 한 뼘 간격으로 세워진 창살 안에는 다양한 피부색의 여자 외국인들이 수감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마루 형식으로 된 바닥에 국적별로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소니만이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채 구석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사무소 직원이 아닌 듯 남자는 관복을 입지 않고 있었다. 검은색 쟈켓에 베이지색 면바지, 그리고 특징 없는 인상은 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십대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이 반장이 소니를 조사실로 호출했다. 남자는 조사실로 들어갔다. 둘은 삼십 분 정도 조사실에 있었다. 가끔 소니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와는 다른 웃음이었다. 끈적끈적하니 교태가 묻어있는 웃음이었다. 조사실에서 나온 남자는 한쪽 입꼬리를 어그러뜨렸다. 황당하다는 웃음 같기도, 싱겁다는 표정 같기도 했다. 남자와는 다르게 뒤따라 나오는 소니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남자는 이 반장에게 짧게 말을 전한 후 돌아갔다. 나는 이 반장에게 다가갔다. 저분은 누구예요, 라는 내 물음에 이 반장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밀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로 순순히 돌아갔다. 내 태도에 이 반장은 당황한 듯싶었다. 쩝쩝 소리를 내며 입맛을 다시더니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소니가 진짜 이름일까?” 나는 그제야 이 반장이 비밀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는 걸 눈치챘다. 나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최대한 지어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잘 직시하지 못했다. 나의 피부색을 처음 본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는 바로 꼬인 가방끈을 고쳐 매듯 낯을 바꾼다. 마치 아무것도 못 봤다는 듯이. 어떤 반감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냥 본능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그 표정을 본 나로서는 더는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이 반장은 혀를 내밀어 입술에 침을 묻히고는 말했다. “당연히 진짜 이름 아니지. 소니 들어봤잖아. 워크맨 만드는 전자회사” 작년 겨울, 한 베트남인이 여고생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 사건은 십분 정도 모 포털 사이트 검색어 톱을 차지했다. 첫눈이 오기 전날 대대적인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이 벌어졌다. 그날 밤 노래방을 덮친 경찰은 손님의 노래에 맞춰 탬버린을 치고 있는 소니를 붙잡았다.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녀는 첫눈을 맞으며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넘겨졌다. 그녀의 지문과 일치하는 한국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입국 관리 사무소로 넘겨진 불법 체류 외국인들은 사무소 내에 있는 보호실에 임시로 수감된다. 제일 먼저 그들의 국적을 확인하는데 가끔 추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국적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니는 아예 한국어를 모르는 척했다. 여러 언어의 통역사들이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모르는 척 연기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협조하지 않는 한 그녀의 모국어가 무엇인지 알 방법은 없었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굉장히 난감해했다. 직원들은 소니의 소지품을 확인했다. 수거된 소지품에서 신원의 단서를 찾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품에 지니고 다닌다. 신분증부터 휴대폰, 수첩, 메모 등. 그러나 그녀의 소지품이라고는‘SQNY’라고 로고가 박힌 짝퉁 휴대용 라디오뿐이었다. 나중에 그녀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은 발각되었지만, 그녀의 국적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절대 신원의 실마리가 될 이야기나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해 겨울 마지막 눈이 녹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심문에 잘 대답하다가도 신분이 노출될 만한 질문이 들어오면 입을 다물거나 딴소리를 해댔다. 그 엉뚱한 말들 때문이었을까, 심문했던 직원들 중 몇은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정신병원에 보내져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국 대사관에 그녀의 사진이 포함된 협조문도 보내졌다. 미친 것은 아니라는 의사의 소견과 자기네 국민이 아니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몇몇 국가는 아예 회신조차 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출입국 관리 사무소의 보호실은 외국인 보호소로 이송되기 전, 하루나 이틀 정도 임시 수용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골치 아플 것을 눈치챈 외국인 보호소는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절대 받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아 버렸다. 이름이 없으니 불편함을 느낀 직원 하나가 그녀를 소니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도 그 이름이 맘에 들었는지 자신을 소니라 소개했다. 이야기를 듣던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근무 첫날 그녀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이 반장에게 했다. 소니가 바다에서 왔다는 내 말에 이 반장은 껄껄대며 웃었다. “소니는 신입이 오면 꼭 한 번씩 골탕을 먹이더라고. 내가 말해 줬어야 했는데 미안해. 그냥 맘 편하게 신고식이었다고 생각하도록 해.” 이 반장은 은근히 흐뭇해하는 눈치였다. 어리둥절해하는 나에게 이 반장은 말했다. “나도 올 초 여기 사무소로 발령받아 왔을 때 감쪽같이 속았다고. 소니가 자기는 동생한테 이름을 빼앗겼다는 거야.” 소니는 자신이 일 가구 일 자녀 정책을 펴는 중국에서 태어났다고, 이 반장에게 말했었다. 소니의 아버지는 아들을 원했다. 첫아이가 소니이자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됐던 그녀의 아버지는 앞으로 태어날 남동생을 위해 그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녀에겐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대신 미리 지어 놨던 남자 이름, 남동생에게 주어질 이름으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마저도 곧 태어난 남동생이 가져가 버렸다. 그녀는 이름도 없고 서류상으로도 태어나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소니의 비밀을 알게 된 이 반장은 그녀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그런데 다 거짓말이었어. 중국대사관에 동생 이름을 문의해 봤더니 그런 자는 없다는 거야.” 소니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상하게도 먹먹해진 내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 내 안의 무언가가 건드려진 것 같았다. 나는 만난 적 없는 엄마와 기억나지 않는 꿈을 떠올렸다. “아마도 소니는 여기서 두 번째 겨울은 나지 못할 것 같아.” 이 반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나 보다. 내 반응에 이 반장은 신이 났는지 다시 목소리가 커졌다. 아직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윗분들이 그녀를 풀어주려 한다고 했다. 어차피 더는 그녀의 신원을 알아낼 방법도 없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둬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혹시 간첩이 아닐까 ’누군가 농담처럼 했던 말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방금 전 소니를 조사했던 남자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남자가 지었던 표정으로 봐서 그녀는 간첩이 아닌 게 분명했다. 창살 사이로 소니를 바라봤다. 분명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그녀는 시치미를 뚝 떼고 티브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두터운 쌍꺼풀에 불거진 광대뼈, 두꺼운 입술 위로 큼지막하게 자리한 뭉툭한 코. 아무리 뜯어 봐도 어디 사람인지 헤아리기 어려웠다. 속으로 삼키듯 소니를 발음해 봤다.‘SONY’라는 글자를 전 세계 사람 모두 소니라고 발음한다는 기사를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똥별 같은 느낌을 주는 소니라는 어감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그녀와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비록 ‘SQNY’라 적힌 그녀의 라디오는 짝퉁이지만. 핸드폰 벨소리에 눈을 떴다. 팔을 뻗어 보려 했지만,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야간근무를 시작한 후부터 낮에는 앓는 사람처럼 곯아떨어져 버렸다. 벨소리는 곧 끊어졌다. 다시 잠을 청하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동생에게서 부재중 전화와 함께 문자가 와 있었다. ‘어머니 제사 때는 집에 올 거지?’ 동생의 문자를 다 읽은 나는 그대로 이불 위로 쓰러졌다. 가만히 천장을 응시하며 꿈을 기억해 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의 추억처럼 꿈은 기억나지 않았다.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냉장고 문을 열자 어제 먹다 남긴 치킨이 보였다. 차가운 치킨을 데우지도 않고 먹기 시작했다. 살코기는 푸석댔고 닭 껍질은 질겼다. 차가울 뿐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그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기계적으로 씹을 뿐이었다. 접시 위의 치킨은 모두 없어졌지만, 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온전한 것을 찾아 수북이 쌓인 닭 뼈 사이를 뒤적였다. 손에 닭 목이 걸려 올라왔다. 튀김가루가 다 떨어져 앙상해진 닭 목을 통째로 씹었다. ‘빠드득’ 입안에서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손가락을 입속에 집어넣었다. 어금니가 심하게 흔들렸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입 밖으로 삐죽거리며 새어 나왔다. 엄마의 제사는 연극 같았다. 나는 엄마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에게서 도망친 엄마는 불법 체류 외국인이 되어 아직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엄마를 만나고 싶었다. 만나 물어보고 싶었다. ‘왜 나를 낳았는지, 왜 고향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 남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하지만 나는 엄마를 찾지 않았다. 대신 단속에 걸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보호실로 들어올 때마다, 엄마 또래의 외국인들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나 나는 엄마의 얼굴을 모른다. 마치 쏘기 직전의 활처럼 소니와 나이지리아 여자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어제 들어온 금발의 우즈베키스탄 아가씨는 커다란 눈망울로 둘의 눈치만 살폈다. 나는 슬며시 수화기를 들어 이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들어온 지 일주일이 넘었다. 벌써 외국인 보호소로 넘어갔어야 했는데 난민신청 문제로 이송이 지연되고 있었다. 소니는 그동안 보호실의 터줏대감처럼 행동했었다. 워낙 오래 있었고 기가 셌기 때문에 처음 들어온 외국인들은 그녀에게 한 수 접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여자는 자신의 덩치를 믿고 그녀를 무시했다. 아슬아슬했던 둘 사이가 결국 터지려 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소니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다. 금이 그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 소니의 영역은 티브이 맞은편 창가 아래였다. 사람들은 아무리 보호실이 붐벼도 그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고 직원들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었다.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다른 수감자들과는 달리 소니는 너무나 편안한 얼굴로 그곳에서 티브이를 보거나 낮잠을 청했다. 소니가 나이지리아 여자에게 먼저 주먹을 날렸다. 소니의 주먹이 정확히 나이지리아 여자의 얼굴을 때렸지만, 나이지리아 여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나이지리아 여자가 성큼 달려들어 소니의 머리채를 잡아챘다. 검은 표범을 연상시키는 그녀는 보통의 남자보다 몸무게도 더 나갔으며 몸도 더 우람했다. 작은 키에 마른 편인 소니는 금방이라도 찢길 듯 위태로워 보였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소니의 머리를 흔들어 대며 괴성을 질러댔다. 그 기세에 우즈베키스탄 아가씨는 구석으로 도망쳤고 철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나도 멈칫했다. 아직 이 반장은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잠깐 망설였지만 뭉치로 뽑혀 휘날리는 소니의 머리카락을 보자, 큰일 나겠다 싶었다. 무작정 안으로 뛰어들어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파리를 쫓듯 팔을 휘젓자 나는 그대로 날아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틈에 소니는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깨물었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며 소니의 머리카락을 잡아끌었다. 얼마나 세게 당기는지 소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눈초리는 찢어질 듯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갔다. 하지만 소니는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두 손으로 꽉 쥐고는 놓아주지 않는다. 흰자위로 금이 가듯 붉은 실핏줄이 섬뜩하게 번져 갔다. 이 반장이 도착했을 때 나이지리아 여자는 제발 놓아 달라며 울고 있었다. 나와 이 반장, 우즈베키스탄 아가씨가 달려들어 겨우 소니를 떼어 놓을 수 있었다. 소니의 입은 거품과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뚝은 처참하게 살점이 뜯겨 있었다. 소니는 분이 안 풀리는지 몇 번이고 이를 드러내며 나이지리아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보고를 받은 김 실장이 달려왔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김 실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소니를 한참 동안 노려봤다. 다음 날 아침, 퇴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반장이 들어왔다. “같이 병원 좀 가줘야겠는데.” 이 반장은 소니와 나를 차에 태우고 인근 정신병원으로 향했다. 어제 싸움을 보고 김 실장이 특별 지시를 내린 모양이었다. 여자 수감자가 외출할 때는 반드시 여직원이 동행해야 했다. 소니는 차창 밖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오랜만의 외출이어선지 살짝 들뜬 것처럼 보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병원 대기실에는 사람이 많았다. 여러 번 왔었는지 이 반장은 간호사와 아는 척을 했다. 대기 순번을 보니 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접수를 마친 이 반장은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펴들었다. 느긋한 그의 모습을 보니 짜증이 밀려왔다. 지금쯤이면 거의 집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당장 쓰러질 것같이 피곤했다. 핸드폰 벨소리가 고요한 대기실에 울렸다. 이 반장이 황급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밖으로 나갔다. 간호사들만 이리저리 바삐 움직일 뿐 대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멍하니 티브이만 들여다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밖으로 나간 이 반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들어올 때만 해도 어스레했었는데 어느새 대기실은 햇살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슬슬 데워지기 시작한 볕은 커피 잔의 온기처럼 따스했다. 머리가 무거워지며 눈꺼풀이 스르륵 감겨 왔다. 고개를 흔들어 봤지만 집요하게 따라 붙는 졸음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슬쩍 소니를 쳐다봤다. 소니도 대기실의 다른 이들처럼 아침드라마에 넋을 놓고 있었다. 열중했는지 흘러내리는 머리카락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주먹 쥔 손이 스르륵 풀리며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사막에 있었다. 작은 모래 구릉들이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었다. 나 이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제일 높아 보이는 모래 구릉으로 올라갔다. 주변을 살펴봤지만, 예상대로 모래벌판 외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어디선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리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모래 속에서 한참을 달렸지만, 소리의 주인은 찾을 수 없었다. 기진맥진해진 나는 멈춰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남자의 목소리, 여자의 목소리, 격양된 노인의 언성과 가는 아이의 음성, 사투리도 들려왔고 처음 들어보는 외국어도 있었다.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무력감에 빠져 주저앉는데 저 멀리 누군가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히잡 같은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를 쫓았지만, 그녀와의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나는 두려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여보세요!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제발 알려주세요.’ 그녀가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녀가 바로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눈을 떠 보니 간호사가 보였다. “괜찮으세요?” 손을 들어 눈가로 가져갔다. 축축한 물기가 만져졌다. 나는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 냈다. 간호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그런데 환자분 어디 가셨어요? 진료실로 들어오시라는데.” 옆을 보니 소니가 앉아 있어야 할 의자가 비어 있었다. 뒤통수가 서늘해지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기했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뒷줄에 새로 온 이들이 보였다. 화장실로 달려가 봤지만, 소니는 없었다. 사람들에게 소니를 봤는지 물어봤지만 모두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목이 탁 막혀 왔다. 그때 문이 열리며 이 반장이 들어왔다. 나는 울상을 지으며 소니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이라고 할 것도 없는 내 이야기를 들은 이 반장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도 이 반장을 쫓아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 반장의 모습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소니는 어디로 간 걸까. 소니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뿐, 어디로 갔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수많은 목소리와 거리의 소음들이 한꺼번에 귀로 파고들었다. 나는 손가락을 들어 귀를 틀어막았다. 그런 내 모습이 이상했던지 지나가던 사람들은 흘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문득 스쳐 가는 한 여자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의 옆모습은 소니와 닮아 보였다. 황급히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다. 안경을 쓴 여자가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돌아봤다. 소니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여자에게 사과한 후 무턱대고 앞으로 걸어갔다. 정류장이 보였다. 버스가 멈춰 서자 소니와 닮은 여자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나는 누구를 쫓아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가방을 멘 여자를 따라갔다. 한참을 쫓는데 여자가 핸드폰을 꺼냈다. 이번에도 소니가 아니었다. 여자의 한국말은 너무나도 유창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 반장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출입국 관리 사무소로 돌아갈까. 그러고 보니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택시를 잡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는데 옅은 커피색 피부의 손등이 보였다. 보호소 철장 안에 이런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은 많았다.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도망쳐 나온 게 내가 아닐까.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거리를 가득 메운 간판들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일그러진 간판의 글자들은 처음 보는 외국어처럼 낯설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증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여기 이곳의 내가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빈 석상처럼 그대로 서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던 걸까, 핸드폰이 울렸다. 이 반장에게 온 전화였다. 그는 소니를 찾았으니 집으로 퇴근하라 했다. 소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새침한 표정으로 자신의 영역에 앉아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는 내 기분은 가을비처럼 오락가락했다. 도망친 것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고 돌아와 준 것에 대해 고맙기도 했다. 소니는 도망친 지 네 시간여 만에 자기 발로 사무실에 돌아왔다. 직원들은 그녀가 어디를 갔다 온 건지 몸이 달 정도로 궁금해했다. 하지만 소니는 일언반구 말하지 않았다. 며칠 후 이 반장이 비디오테이프를 가져왔다. 병원 근처 지하철역의 개찰구와 그 앞 대합실을 찍은 CCTV 영상이었다. 하단의 숫자는 소니가 도망친 날의 아침을 가리키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 반장이 ‘저기다. 저기’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화면 끝에서 소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아홉 시 삼십 분이었다. 병원에서 역까지는 걸어서 십분 정도 거리였다. 내가 졸자마자 도망친 게 분명했다. 그녀는 대합실에 설치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하단의 숫자가 열두 시를 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일어서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눈길을 보내지도 않았다. 이 반장이 비아냥거렸다. “돈이 없으니 아무 데도 못 가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아는 소니는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사람을 속여서라도 갈 사람이었다. 이 반장은 의심스러운 장면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며 한 번 더 비디오를 틀었다. 사람들은 빠르게 화면을 스쳐 지나갔고 의자에 앉은 소니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반장과 나는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소니의 도주 사실이 외부로 새어 나갈까 봐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그 사건 이후에도 소니는 예전과 다름없이 행동했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들에게 텃세를 부렸고 자신의 영역에 누워 드라마를 봤다. 그렇게 소니가 또다시 겨울을 보호소에서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첫눈 예보가 있던 날 소니의 석방이 통보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소니는 거품을 물고 뒤로 나자빠졌다. 그래도 통하지 않자 자신의 몸에 자해를 했다. 결국, 소니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하지만 윗사람들은 단호했다. 그런 소동을 부렸음에도 다음 날로 석방이 미뤄졌을 뿐이었다. 새로 온 소장은 골치 아픈 문제를 빨리 치우고 싶어 했다. 이 반장은 병원에서 돌아온 소니를 잘 감시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첫날처럼 보호실에는 나와 소니 둘만이 남았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다른 수감자들은 일찌감치 외국인 보호소로 보내 버렸다. 취침시간이 지났는데도 소니는 자리에 눕지 않았다. 불을 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답을 바라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알 수 없는 톤으로 소니가 말했다. “소니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지하철역을 말하는 건가,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소니가 말했다. “사람들은 걸을 때 참 무서운 얼굴을 한다. 그런 얼굴로 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소니는 고개를 돌려 나의 눈을 바라봤다. 소니의 눈동자는 마치 갓난아기의 눈처럼 샛말갰다. 사람들의 머리와 어깨 위로 흰 얼룩 같은 눈송이가 쌓이고 있었다. 어제 내릴 거라던 첫눈은 오늘 아침에야 내리기 시작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인파 속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소니는 예정대로 오늘 아침 석방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이송되어 왔기 때문에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소니가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소니는 어디로 간 걸까. 마치 이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것만 같았다. 거리에는 눈이 쌓여 가고 있었다. 나는 소니의 발자국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벌써 거리는 출근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지럽혀 있었다. 무작정 소니의 흔적이라 짐작되는 발자국을 따라갔다. 눈바람이 날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발자국들은 뭉개졌다. 나는 발자국을 놓쳤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역 앞이었다. 나는 역으로 들어갔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역은 붐볐다. 부딪히지 않게 나는 어깨를 움츠려야 했다. 그때, 왠지 낯이 익은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도망친 소니가 앉았던 지하철역의 의자였다. 나는 그 의자로 가 앉았다. 소니의 말대로 사람들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빠르게 내 앞을 지나쳐 갔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나는 누구에게라도 묻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지우개로 지워지듯 오고 가는 사람들은 점점 옅어져 갔다. 결국, 신기루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고 역에는 나 홀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소리들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의 말소리와 주변 소음은 오히려 증폭되어 귓전을 때렸다. 전차가 진입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전차는 A시 공단역으로 갈 것이다. 엄마는 A시 공단역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아버지에게서 온 전화였다.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소니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끝>
  • [기고] 올바른 의료소비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기고] 올바른 의료소비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1986년 의료환경이 열악했던 시절, 소비자시민모임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환자의 권리 선언’을 주장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모든 병의원에 ‘환자의 권리선언문’이 게시된 것을 보면서 소비자가 권리 주장을 해야만 사회도 변화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공급자 측면에서 제공해 왔던 의료 서비스를 의료 소비자 관점에서 의료기관을 평가하고 그 결과까지 공개하기 시작했다. 2007년 정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을 통해 병원평가 결과를 처음 공개했을 때 가장 염려되는 것이 환자의 쏠림 현상이었다. 그러나 공정한 경쟁이 의료의 질을 높이고,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의료소비자가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의 신장으로 이어진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공개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의료소비자들에게는 의료기관의 접근성, 편리성, 정보의 비대칭성, 긴 대기시간과 짧은 진료시간, 의료진의 부족한 설명, 강요된 수술동의서, 과잉 검사 등이 주요 불만 사항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의료소비자 입장에서 개선할 점은 없을까. 의료소비자는 어느 병원, 어느 의사에게서 진료를 받으면 좋을지를 선택해야 한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하려면 우선 많은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또한 제공된 정보는 정확하고 객관적이며 신뢰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건강관련 의료 정보야말로 의료 소비자들에게는 신줏단지처럼 중요하다. 요즘 젊은 아기 엄마들은 항생제 주사나 약을 지나치게 많이 처방해 주는 의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산부인과의 경우도 산모의 입장에 따라서 자연분만을 잘하는 병원인지 아니면 제왕절개를 잘하는 병원인지를 알아보고 병원을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같은 고령화 사회에 가장 중요한 정보 중 하나인 요양병원의 경우에도 의료 소비자들은 병원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알고 싶어 한다. 나는 지인들에게 어느 요양병원이 좋으냐, 어느 병원이 암수술을 잘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입소문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는 특정병원을 알려주기보다는 심평원이 공개하고 있는 병원 평가정보를 본인이 직접 꼼꼼하게 확인해보라고 권유한다. 심평원은 비교적 정확한 의료서비스 정보를 생산하여 의료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있는 정보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심평원의 병원평가정보를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소비자는 10%에도 못 미쳤다. 무려 전체 응답자의 92%가 병원 평가 정보를 이용해 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평가정보를 의료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빈도가 낮은 현실에서는 보다 친숙하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도 필요하다고 본다. 의료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활용하고 불만 사항이 있다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소비자의 권리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스스로 움직이고 요구해야만 얻을 수 있고, 그래야만 소비자 중심의 정책을 만들 수 있다.
  • [의료 사기도 가지가지] 서울 5곳에 기업형 ‘사무장 병원’ 차린 운영자 실형

    의사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설립한 ‘사무장 병원’의 운영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황승태 판사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병원을 개설해 운영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정모(50)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정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의사 공모(43)씨와 김모(54)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의사 김모(44)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의사 차모(55)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씨가 단순히 병원 개원이나 컨설팅을 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함께 기소된 의사들도 명의를 빌려줘 형식적으로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에 기여한 점을 고려할 때,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설립에 공모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씨는 2004년부터 가족이나 지인에게 투자금을 받아 서울 대방동, 영등포동, 송파동 등 5곳에 ‘사무장 병원’을 차려 지난 5월까지 운영했다. 정씨는 의사들과 ‘병원 운영의 모든 책임은 운영자가 진다’는 내용의 원장 임용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고용된 의사들은 정씨로부터 매달 1300만원에서 1500만원의 월급을 지급받았다. 5곳의 병원은 기업형으로 운영됐다. 정씨는 직원들로부터 각 병원의 한 주간 입퇴원 환자수, 주간 실시상황, 다음 주 예정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정씨는 또 병원 운영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하거나 자금이 부족한 다른 병원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무장 병원’의 비위 행위를 적발한 검찰은 지난 6월 정씨 등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부산 아동학대 어린이집 원장·보육교사 집행유예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3단독 사경화 판사는 24일 영아를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모(42·여) 전 부산 수영구 모 공립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보육교사 김모(32·여)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서모(32·여)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사 판사는 “피고인들은 의사표현도 못 해 전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을 학대해 장래 인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사 판사는 그러나 민씨와 김씨의 아동 학대 혐의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민씨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지난 2월 중순까지 5차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윤모양 등 1세 어린아이 3명의 머리, 등, 엉덩이 등을 손바닥으로 때리거나 엄지손가락으로 이마를 밀치며 윽박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4월 17∼18일 3차례에 걸쳐 어린이집 교실에서 칭얼댄다는 이유 등으로 안모양 등 1세 아동 2명의 등을 때리거나 얼굴에 이불을 뒤집어씌운 채 방치한 혐의로, 서씨는 지난 4월 이모(1)양의 허리를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제네시스, 균형감각 뛰어나군

    제네시스, 균형감각 뛰어나군

    “수입차 업체들은 이런(전문 드라이버를 상대로 한) 시승 행사를 많이 했는데 현대차는 처음이죠. 이번에 나온 제네시스를 5번 정도 몰아 봤는데 BMW 5시리즈보다 나은 것 같아요.” 현대자동차의 야심작인 신형 제네시스 시승 행사가 열린 지난 17일. 전남 영암 F1 서킷을 주행할 때 보조석에 앉았던 전문 지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48년 기술의 집약체’라고 선전한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현대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개발 단계부터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겨냥해 나온 신형 제네시스는 대체로 이들 브랜드와 겨뤄도 크게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계약 대수가 1만 2000대를 넘어서는 등 일단 반응이 좋아 현대차는 한껏 고무돼 있다. 회사 관계자들에 의해 “안정된 주행 성능, 든든한 승차감, 균형감 있는 하체”로 요약되는 신차의 성능은 광주공항에서 영암 서킷에 이르기까지 약 100㎞를 달려 보니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쭉쭉 올라가는 힘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하다. 시속 120㎞를 훌쩍 넘어도 차량 안팎은 평온했다. 진동, 소음 등 명차의 기준이 되는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초고장강판 사용으로 기존 모델보다 체중이 늘어난 덕인지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불안한 느낌이 없다. 4륜구동 시스템 ‘H-트랙’의 장점은 곡선도로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특히 시속 50㎞로 좌우를 왔다 갔다 반복하는 슬라럼 주행에서 쏠림 없이 탁월한 균형 감각을 뽐냈다.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각종 편의사양은 프리미엄 기준에 맞을 만하다. 스마트키를 지닌 채 차 뒤쪽에 3초 이상 머물면 자동으로 트렁크가 열린다. 차량과 주변을 360도로 볼 수 있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은 골목길 주행이나 주차 시 활용도가 높았다. 차선을 조금이라도 비켜나면 운전대가 살짝 떨려 주의를 환기할 수 있었고, 운전석 앞 유리창에 속도나 내비게이션 방향 정보를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연비다. 이날 시승한 G380 프레스티지의 연비는 8.5㎞/ℓ로, 고속도로 위주로 달렸는데도 6.9㎞/ℓ를 기록했다. 독일 경쟁 차종의 디젤 모델이 최대 16㎞/ℓ인 것에 비해 한참 부족한 면모다. 안정된 주행 성능 보장을 위해 늘어난 차체 중량이 연비에 독이 된 셈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野 “코레일 자회사 설립 ‘철도 민영화’ 염두 뒀나” 현오석 “수서발 KTX 자회사는 민영화와 무관”

    野 “코레일 자회사 설립 ‘철도 민영화’ 염두 뒀나” 현오석 “수서발 KTX 자회사는 민영화와 무관”

    2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보고에서는 코레일의 ‘자회사 설립’이 철도 민영화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향후 철도 민영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민영화란 공공기관 지분의 일부를 민간이 갖는다는 뜻”이라면서 “수서발 KTX 운영 자회사의 지분은 철도공사와 공공 분야가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민영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앞으로 철도 관련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거나 임대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천명해 달라”고 요구하며 현 부총리를 거들었다. 그러나 현 부총리가 이용섭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공공부문의 운영이 부족할 경우에는 민간기업이 들어갈 수 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철도가 전혀 안 다닌다면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의원이 “그렇다면 결국 철도 민영화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현 부총리는 “적자 노선이거나 철도 공사가 운행하지 않는 노선이 있다 하더라도 민간 또는 지방 공기업 등이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서도 현 부총리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질타가 나왔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위원회는 민주당 소속인 주승용 위원장 직권으로 전체회의를 소집해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철도노조 파업 관련 현안 보고를 받으려 했으나 서 장관의 불출석으로 시작하자마자 파행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나오지 않았다. 서 장관은 ‘국무위원의 국회 상임위 출석을 요구할 때 위원장은 간사와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국회법 121조를 근거로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서 장관의 불출석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주 위원장은 “서 장관의 불출석은 위원회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중대한 도발이자 오만”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현안 보고를 위한 장관 출석은 위원회 의결 없이 자진 출석 형식으로 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라면서 “철도 파업이라는 중차대한 현안을 놓고 여야 위원과 장관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소집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장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2013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법 TOP 10’

    2013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법 TOP 10’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 상위 10가지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인 구글이 최근 공개한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 리스트를 통해 밝혀진 ‘다이어트 톱 10’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인이 가장 많이 주목한 다이어트는 바로 ‘필레오 다이어트’. 원시인 다이어트 혹은 석기시대 다이어트로도 불린 이 다이어트는 이름 그대로 농경시대가 되기 전 야생의 날것을 먹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즉, 음식을 가공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으로, 곡식 대신 채소와 과일로부터 탄수화물을 충당하고 육류와 견과류 등을 먹는 방식이다. 이는 오늘날 사람들이 비만과 그로부터 진행되는 각종 성인병들의 원인이 급격히 늘어난 탄수화물 섭취 때문이라는 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주스 클렌즈 다이어트’가 많이 검색됐다. 주로 14일 식단으로 구성된 이 다이어트는 국내에서 각종 해독주스 다이어트로 소개됐는데, 미국에서는 오가닉 에비뉴와 블루프린트 클렌즈라는 유기농 과일로 직접 만든 주스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다이어트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의사(가짜)과학이라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세번째는 ‘메디터레이니언 다이어트’다. 이름 그대로 지중해식으로 식사하는 이 다이어트는 신선한 과일, 채소, 그리고 다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각종 견과류를 섭취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따르면 지중해식으로 식사한 중년 여성들은 건강에 증진을 보였다. 이렇듯 오늘날 비만이 각종 질병을 야기한다고 알려지면서 국내 이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신에게 알맞는 다이어트를 선택해 건강까지도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함께 소개된 나머지 다이어트를 순위대로 나열한 것이다. 4위. 마스터 클렌즈 다이어트 국내에서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로 알려진 식이요법. 팝스타 비욘세 등 유명인사들이 이 다이어트를 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방식은 물에 레몬주스, 메이플시럽, 카옌 후추 등을 섞어 마시는 것으로, 다른 영양소의 섭취가 어려우므로 사흘 정도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위. 케토제닉 다이어트 간질 발작 치료에도 쓰이는 이 식이요법은 탄수화물을 완전히 차단하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그다음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이는 체내에 케톤체를 과량으로 생산하는 케토시스 상태가 되게 하는 것으로, 이때 체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부족해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을 얻는 원리다. 6위. 오키나와 다이어트 일본에서도 장수인구가 가장 많은 오키나와의 식습관에서 착안한 다이어트다. 육류 대신 생선과 채소,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며 설탕이나 소금, 술 등의 섭취를 일절 금하는 방식으로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7위. 암니보어 다이어트 다른 여러 다이어트와 달리 이 요법은 관련 책이나 전문가, 상품, 확실한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는 평소 우리를 포함한 잡식동물들이 그저 붉은 고기나 유제품, 밀가루, 글루텐, 생선, 채소 등 모든 음식을 먹는 식단을 말한다. 마이클 폴란 교수가 2006년 출간한 저서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유래한 그 용어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육류와 동물성 식품만을 섭취하길 권장하고 있다. 8위. 프루테리언 다이어트 이름 그대로 과일만 먹거나 이를 주식으로 하는 다이어트다. 이 방식은 수 세기 동안 존속해 왔지만, 올해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 다이어트는 할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처가 프루테리언이었던 스티브 잡스처럼 과일만 섭취하다가 병원 신세를 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양학자들은 이 다이어트는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과 필수지방산 등 다른 영양소를 놓지는 것이므로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한다. 9위. 페스커테리언 다이어트 페스커테리언은 생선을 섭취하는 준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이는 자신의 건강이나 윤리적인 이유로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다이어트는 건강에 나쁠 수도 있는 완전 채식과 달리 건강에 이로울 수도 있다고 한다. 10위. 플렉시테리언 다이어트 식물성 음식을 우선으로 하면서 가끔 초밥이나 치킨 타코와 같은 육류를 섭취하는 준채식주의자를 위한 방식이다. 완전 채식보다 균형 있는 식사로 유연성이 있으며 전반적으로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고] 단말기 유통 개선법, 소비자 관점서 보자/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부교수

    [기고] 단말기 유통 개선법, 소비자 관점서 보자/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부교수

    최근 단말기 유통시장 투명성 확대를 위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거론돼 온 ‘과다한 가계통신비 부담’을 해결해 보자는 이 법이 논란이 된 것은 법안과 관련된 이해 관계자의 목소리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원만한 법 제정을 위해 제조사, 이통사 등 각 사업자를 한자리에 모아 논의하는 자리까지 만들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이동전화 보조금의 내용을 투명하게 하고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과 제조사의 차별적인 장려금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보조금이나 장려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차별적으로 지급함으로써 소비자 간에 차별적 대우가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와 제조사 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인 양측의 관점을 벗어나 소비자 눈높이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제조사의 장려금 지급에 대한 정보가 투명해지면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쉽게 보조금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합리적인 구매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경제학적으로도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진다. 정보의 투명성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막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인데 이는 그동안 단말 유통시장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정보의 불완전성을 통한 재정이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전형적인 사업자 논리다. 유통시장 통제력을 유지함으로써 그동안 누려온 단말 판매 수익을 유지하겠다는 사업자 논리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따라서 단말기 유통시장의 투명성 확보는 소비자의 권익차원에서 제고되어야 할 사항이다. 한편 후발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도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통시장에 대한 정보가 투명해질수록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보다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보가 부족할수록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는 브랜드나 이미지에 의해 구매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이 경우 브랜드 파워가 강한 대형 제조사들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굳이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이다.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도 한정된 국내 시장에 머물기보다는 글로벌 사업자로서 보다 크고 넓은 세계시장을 목표로 더욱 뻗어나가야 한다. 국내 대형 제조사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 오고 있으며, 이들의 높아진 위상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지역시장의 장려금 정책을 기반으로 한 시장통제력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제품 기술개발이나 창의적 아이디어 같은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할 때 비로소 강화될 수 있다. 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지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정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
  • 2013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법 TOP 10’

    2013년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법 TOP 10’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다이어트 상위 10가지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인 구글이 최근 공개한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 리스트를 통해 밝혀진 ‘다이어트 톱 10’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인이 가장 많이 주목한 다이어트는 바로 ‘필레오 다이어트’. 원시인 다이어트 혹은 석기시대 다이어트로도 불린 이 다이어트는 이름 그대로 농경시대가 되기 전 야생의 날것을 먹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즉, 음식을 가공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으로, 곡식 대신 채소와 과일로부터 탄수화물을 충당하고 육류와 견과류 등을 먹는 방식이다. 이는 오늘날 사람들이 비만과 그로부터 진행되는 각종 성인병들의 원인이 급격히 늘어난 탄수화물 섭취 때문이라는 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주스 클렌즈 다이어트’가 많이 검색됐다. 주로 14일 식단으로 구성된 이 다이어트는 국내에서 각종 해독주스 다이어트로 소개됐는데, 미국에서는 오가닉 에비뉴와 블루프린트 클렌즈라는 유기농 과일로 직접 만든 주스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다이어트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의사(가짜)과학이라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세번째는 ‘메디터레이니언 다이어트’다. 이름 그대로 지중해식으로 식사하는 이 다이어트는 신선한 과일, 채소, 그리고 다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각종 견과류를 섭취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따르면 지중해식으로 식사한 중년 여성들은 건강에 증진을 보였다. 이렇듯 오늘날 비만이 각종 질병을 야기한다고 알려지면서 국내 이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자신에게 알맞는 다이어트를 선택해 건강까지도 챙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함께 소개된 나머지 다이어트를 순위대로 나열한 것이다. 4위. 마스터 클렌즈 다이어트 국내에서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로 알려진 식이요법. 팝스타 비욘세 등 유명인사들이 이 다이어트를 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방식은 물에 레몬주스, 메이플시럽, 카옌 후추 등을 섞어 마시는 것으로, 다른 영양소의 섭취가 어려우므로 사흘 정도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위. 케토제닉 다이어트 간질 발작 치료에도 쓰이는 이 식이요법은 탄수화물을 완전히 차단하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그다음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이는 체내에 케톤체를 과량으로 생산하는 케토시스 상태가 되게 하는 것으로, 이때 체내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부족해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을 얻는 원리다. 6위. 오키나와 다이어트 일본에서도 장수인구가 가장 많은 오키나와의 식습관에서 착안한 다이어트다. 육류 대신 생선과 채소,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며 설탕이나 소금, 술 등의 섭취를 일절 금하는 방식으로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7위. 암니보어 다이어트 다른 여러 다이어트와 달리 이 요법은 관련 책이나 전문가, 상품, 확실한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는 평소 우리를 포함한 잡식동물들이 그저 붉은 고기나 유제품, 밀가루, 글루텐, 생선, 채소 등 모든 음식을 먹는 식단을 말한다. 마이클 폴란 교수가 2006년 출간한 저서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유래한 그 용어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육류와 동물성 식품만을 섭취하길 권장하고 있다. 8위. 프루테리언 다이어트 이름 그대로 과일만 먹거나 이를 주식으로 하는 다이어트다. 이 방식은 수 세기 동안 존속해 왔지만, 올해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 다이어트는 할리우드 배우 애쉬튼 커처가 프루테리언이었던 스티브 잡스처럼 과일만 섭취하다가 병원 신세를 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양학자들은 이 다이어트는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과 필수지방산 등 다른 영양소를 놓지는 것이므로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한다. 9위. 페스커테리언 다이어트 페스커테리언은 생선을 섭취하는 준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이는 자신의 건강이나 윤리적인 이유로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다이어트는 건강에 나쁠 수도 있는 완전 채식과 달리 건강에 이로울 수도 있다고 한다. 10위. 플렉시테리언 다이어트 식물성 음식을 우선으로 하면서 가끔 초밥이나 치킨 타코와 같은 육류를 섭취하는 준채식주의자를 위한 방식이다. 완전 채식보다 균형 있는 식사로 유연성이 있으며 전반적으로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철도노조파업 강도 높게 비판…정권 차원의 부담 가능성 차단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언급한 키워드는 ‘북한’과 ‘철도노조 파업’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우려는 오후에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로 이어졌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명분 없는 집단행동” “국가 경제 불씨를 꺼뜨리는 일” 등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기 첫해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정권 차원의 부담이 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강경 대응 방침이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노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보여 달라”고 당부도 했지만 박 대통령 발언의 초점은 수서발 KTX 민영화 중단 등의 파업 명분이 부족하다는 데 맞춰졌다. 박 대통령은 “철도가 지금까지 독점 체제로 운영되면서 경영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비교 대상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내부 경쟁을 도입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코레일 자회사를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민간자본이 아닌 공공자본을 통해 설립되는 자회사라 민영화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노조가 믿지 않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주요 정부 정책과 관련된 오해와 불신을 떨치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인 셈이다. 의료계의 불신이 깊은 원격의료제 도입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나섰다.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원격의료는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 의료의 공공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일부에서 오해하는 의료 민영화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최 수석이 브리핑을 자청한 것은 전날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 2만여명이 서울 여의도에서 궐기대회를 여는 등 의료계가 원격의료 도입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원격의료제 등을 거론하면서 정책 홍보 기능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회의에서 지난주 발표된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 과제와 관련해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면서 “140개 국정과제와 함께 국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국정 운영의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올해 추경 등을 통해 정부 주도 모멘텀을 만들었다면 내년에는 민간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 우리 경제가 시장 중심으로 탄탄하게 성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암을 말하다] 삶 얻는 대신 식도 포기? 절망적 속설부터 포기!

    [암을 말하다] 삶 얻는 대신 식도 포기? 절망적 속설부터 포기!

    식도암은 음식의 통로인 식도를 잃는 고통을 동반한다. 식도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지만, 모든 식도암 환자에게 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면 병기가 빨라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통해 암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라도 식도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생명을 얻는 대가로 식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 전상훈(흉부외과) 교수는 “그러나 최근 들어 내시경 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제시돼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덜어 주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라면서 “여기에다 다양한 병합요법을 적용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도암은 어떻게 검사하는가. -내시경이 가장 정확한 검사다.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육안으로 관찰하면서 암의 위치와 크기·모양 등을 평가한다. 또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양전자단층촬영(PET-CT)을 통해 식도암 병변은 물론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 여부와 원격 전이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최종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CT나 PET-CT에서 식도암이 의심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조직검사를 거쳐 판단한다. 특히 식도암은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조직검사를 하므로 정확도가 다른 암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치료는 크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수술적 치료로 구분한다.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완전히 파괴해 재발이 안 되도록 하는 완치 목적으로 시행하며, 암의 완전한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라도 암세포의 성장을 지연시키거나 전이를 막기 위해 적용한다. 항암 화학요법은 단독으로 시행하기도 하지만,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와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선행 화학요법은 수술 전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쉽게 하기 위해 시행하며, 보조 항암 화학요법은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암세포를 제거할 때 적용한다. 방사선치료는 수술 후에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진행 상태여서 수술이 불가능할 때, 또 환자의 전신 상태가 수술에 적합하지 않을 때 주로 적용한다. 최근에는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 등 첨단 기술이 적용돼 부작용은 줄고, 치료 성적은 향상되고 있다. 수술은 단순히 암덩어리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식도암은 위아래로 넓게 퍼지는 성질이 있어 대부분의 식도를 절제하며, 따라서 수술 후에는 식도재건술이 필요하다. 이 경우 아직 식도를 대체할 인공물이 없어 위 등 다른 조직을 이용해 식도를 재건하는데, 주로 위장을 이용한다. →각 치료법을 적용하는 기준과 임상적 상황도 짚어 달라. -식도암 치료 방법은 암과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하며, 두 가지 이상의 다른 치료를 병용하는 경우도 많다. 식도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식도암이면서 종양이 작은 단일 식도암은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보다는 규모가 크지만 전이가 안 된 단계라면 수술적 절제를 고려한다. 하지만 초기 식도암이 아니라면 수술만으로는 부족해 다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는 일단 수술을 배제하는데, 신체 여러 곳에 전이됐다면 먼저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하며, 여기에 방사선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방사선치료+수술’, ‘항암 약물요법+수술’, ‘항암약물요법+방사선치료+수술’ 등 병합요법을 많이 적용하는 추세다. 물론 의사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환자의 상태가 좋다면 수술을 먼저 고려하며, 특히 초기라면 내시경 점막절제 등 수술적 치료를 우선 적용한다. →각 치료법의 유효성과 예후, 그리고 한계는 무엇인가. -병기가 조기일 때 적용하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은 시술이 간단하고, 식도를 절제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 이른 초기의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광역학치료로 식도를 보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전이가 동반됐다면 수술보다 항암약물요법이 주된 치료법이다. 이 경우 한 가지 약물을 이용하는 단독요법은 치료 반응이 미미해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이용하는 추세다. 전이는 없지만 국소적으로 진행된 상피세포암은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먼저 고려하며, 반응이 좋으면 추가로 수술을 시행해 암을 완전히 제거한다. →전반적인 치료 패턴의 변화 등 최근 치료 흐름을 소개해 달라. -식도암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병기다. 암 직전 단계인 이형성증이거나 점막에 국한된 단일 조기 식도암이라면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이나 광역학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데, 이 치료는 수술과 달리 식도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내시경 치료는 최근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수술이 가능한 1기 정도라면 흉강경·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적용하는 등 과거에 비해 수술 후유증을 줄이려는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 병기가 2∼3기라도 환자의 상태가 좋다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수술을 같이 시행하는 것도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물론 치료법의 조합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의 경우 식도를 잃는다는 부담이 큰데, 대안은 없나. -식도암은 점막을 따라 암이 증식하는 특성 때문에 수술을 할 때 식도 전체를 절제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 경우 위나 대장·소장 등으로 식도를 재건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우리나라의 식도암이 뜨거운 음식을 즐기는 등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식도암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해 발병하며 여기에 지역적·문화적 특성도 개입한다. 이 중 가장 확실한 위험인자는 흡연과 음주, 뜨거운 음식 등이다. 반복적인 식도 점막 손상이 식도암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볼 때 역류성 위식도질환을 유발하는 비만도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에 속하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12일(현지시간) ‘애퀴덕트 프로젝트’(Aqueduct project)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물부족 스트레스에 관한 세계 지도를 공개했다고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동과 일부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37개국은 이미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각한’ 단계에 속했다. 지도 상에서는 진한 붉은 색상에 해당하는 지역들이다. ‘극히 심각한’ 물부족 스트레스는 그 국가에서 농업이나 가정, 산업에 쓰이는 물이 매년 80% 이상 감소해 해당 지역 내의 물 부족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퀴덕트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진은 세계 181개국에 속한 유역 100여 곳에서 물부족에 관한 위험을 발견했다. 이들은 매년 강과 개천 등에서 공급받아 특정 지역에 사용되는 물의 양뿐만 아니라 물부족 스트레스, 홍수, 가뭄 등에 관한 경년변동과 계절변동 수치를 상세히 분석해 5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했다. 공개 중인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균 3.5점으로 상위 두 번째 ‘심각한’(3~4점) 단계로 상당한 물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도에서는 붉은 색상으로 확인된다. 용도로 보면 산업(3.9점)용이 가정(3.5점)과 농업(3.4점)용으로 쓰이는 물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낮거나 중간 정도인 노란 색상으로 확인되며 일부 지역이 주황색으로 그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해가 접한 인천과 부천·시흥·평택 등 경기도 서부 일대와 천안 등의 충남 북부, 포항과 경주·울산·부산·창원 등 경상도 지역와 광주·순천·여수 등 전남 일대는 주황색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물부족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폴 레이그는 “물부족 스트레스는 세계 여러나라에 심각한 결과를 갖게 할 수 있다”면서 “가뭄과 홍수, 제한된 공급으로 발생한 경쟁은 국가 경제와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며 심지어 우리 인류의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제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한 지역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심각한 지역에 주의를 돌리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는 최초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물에 관한 평가로 전해졌다. 사진=세계자원연구소(http://www.wri.org/our-work/project/aqueduct/aqueduct-atl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 ‘심각’…가장 심한 지역은?

    우리나라도 물부족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에 속하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자원연구소(WRI)가 12일(현지시간) ‘애퀴덕트 프로젝트’(Aqueduct project)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물부족 스트레스에 관한 세계 지도를 공개했다고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동과 일부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37개국은 이미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각한’ 단계에 속했다. 지도 상에서는 진한 붉은 색상에 해당하는 지역들이다. ‘극히 심각한’ 물부족 스트레스는 그 국가에서 농업이나 가정, 산업에 쓰이는 물이 매년 80% 이상 감소해 해당 지역 내의 물 부족 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퀴덕트 프로젝트를 수행한 연구진은 세계 181개국에 속한 유역 100여 곳에서 물부족에 관한 위험을 발견했다. 이들은 매년 강과 개천 등에서 공급받아 특정 지역에 사용되는 물의 양뿐만 아니라 물부족 스트레스, 홍수, 가뭄 등에 관한 경년변동과 계절변동 수치를 상세히 분석해 5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했다. 공개 중인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균 3.5점으로 상위 두 번째 ‘심각한’(3~4점) 단계로 상당한 물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도에서는 붉은 색상으로 확인된다. 용도로 보면 산업(3.9점)용이 가정(3.5점)과 농업(3.4점)용으로 쓰이는 물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낮거나 중간 정도인 노란 색상으로 확인되며 일부 지역이 주황색으로 그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해가 접한 인천과 부천·시흥·평택 등 경기도 서부 일대와 천안 등의 충남 북부, 포항과 경주·울산·부산·창원 등 경상도 지역와 광주·순천·여수 등 전남 일대는 주황색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물부족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폴 레이그는 “물부족 스트레스는 세계 여러나라에 심각한 결과를 갖게 할 수 있다”면서 “가뭄과 홍수, 제한된 공급으로 발생한 경쟁은 국가 경제와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며 심지어 우리 인류의 삶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와 국제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물부족 스트레스가 극히 심한 지역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가장 심각한 지역에 주의를 돌리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자원연구소의 ‘애퀴덕트 프로젝트’는 최초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물에 관한 평가로 전해졌다. 사진=세계자원연구소(http://www.wri.org/our-work/project/aqueduct/aqueduct-atl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아이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던데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아이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던데

    울산 울주에서 8살 난 여자 아이가 계모한테 맞아 갈비뼈가 부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한 달 보름이 다 돼 간다. 그 사이에 부산에서 또 20대 초반의 주부가 2살 난 딸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한 달에 한 명꼴로 아이가 학대로 목숨을 잃고 있다는 통계의 정확성이 이번처럼 달갑지 않은 적도 없다. 지난 10월 24일 울산아동학대사망사건 이후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이 빗발쳤다. 국회에 1년 넘게 계류돼 있는 아동학대 방지 관련 3개 법안을 빨리 처리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불거진 일본의 제한권 자위권 허용, 중국의 방공구역 선포,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축출설 등 외교 안보 현안에다 2014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 불발, 계속되는 국정원 댓글사건 공방 등에 묻혀 관심에서 비켜나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은 시민단체 주도의 ‘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 조사와 제도개선 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고, 같은 당의 이언주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아동학대 현황과 입법적 개선과제 토론회’를 열면서 어렵게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동성폭력추방 시민모임 ‘발자국’은 서명운동을 펴나가고 있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학대 의심사례는 6만 7774건이었고, 이 가운데 아동학대로 확인된 사례는 4만 7504건이었으며 사망사례는 모두 74건에 이른다. 2012년 한 해에만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1만 943건, 이 중 확인된 사례는 6403건이었다. 87%가 가정에서 학대가 발생했고, 부모에 의한 학대가 83.8%로 분석됐다. 더 이상 남의 집안일로 부모들이 알아서 할 일로 놔둘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내 아이를 내 방식으로 훈육하겠다는데 제3자가 무슨 권리로 참견하느냐, 결과에 책임지겠느냐며 따지는 부모 앞에선 한 발짝 물러서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얼마 전 지인에게 들은 얘기가 귓가에 맴돈다. 아파트의 앞집에 사는 부부가 종종 중학생 딸을 때린다고 한다. 하루는 그냥 놔뒀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 초인종을 누를까, 경찰에 신고할까 망설이다 돌아섰단다. 딸이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속만 썩인다며 걱정하던 부모의 얼굴이 떠올라서. 우리가 비교하기 좋아하는 미국이었다면 의심의 여지도 없이 누군가 경찰에 신고해 부모는 경찰서에 불려가고 아이는 아동보호기관에 격리돼 보호받았을 것이다. 이런 얘기들을 들을 때마다 ‘It takes a village’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마을 전체가 힘을 보태야 한다는 얘기다. 아프리카의 격언인데 1996년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 부인 시절 쓴 책의 제목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에서는 ‘집 밖에서 더 잘 크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아이 한 명을 제대로 잘 키우기 위해 가족뿐 아니라 사회와 구성원들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책이다. 이 착한 아프리카의 격언이 2013년 대한민국에 적용될 수 있을까. 뻔한 소리지만 부모는 자녀를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치고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부모교육부터 시켜야 한다. 이웃은, 사회는 ‘참견’했다가 피해볼까봐, 귀찮아질까봐, 이웃 간에 불편해질까봐 꺼리기보다 옆집·앞집 아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족뿐 아니라 아이들이 학대를 당했 지 여부를 가까이서 살필 수 있는 교사나 의사 등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관련 법안에 반드시 아동폭력에 대한 법률 개정안을 포함해 아동보호의 법적 토대를 강화해야 한다. 혹여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집 앞을 지날 때면 ‘작은 용기’를 내 112 버튼을 누르자.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편집국 부국장
  • 응급의료기관 한 곳 없는 지자체 12곳

    응급의료기관 한 곳 없는 지자체 12곳

    응급의료기관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30분 이내에 응급의료기관에 도달할 수 없는 주민이 30%를 넘는 등 응급의료 취약지가 전국적으로 25개 지역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 고성군과 양양군은 일반 병상도 부족한 데다 응급의료기관마저 없어 ‘의료 오지’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5일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수한 ‘응급의료 취약지 현황’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 경기 가평군 등 12개 지역은 응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 하나도 없다. 4곳은 그나마 인근 지역에 응급의료기관이 있지만 8곳은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고성군과 양양군은 보건산업진흥원이 분류한 급성 병상 부족 지역 21곳에도 포함돼 있다. 경남 하동군과 충남 태안군, 제주 서귀포시 등 13개 지역은 응급의료기관은 존재하지만 ‘30분 내 응급의료기관에 도달할 수 없는 인구가 30% 이상이고, 지역 내 기관 이용 비율이 60% 미만’인 응급의료 취약지 선정 기준에 포함됐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응급의료센터는 중앙응급의료센터(국립중앙의료원)를 중심으로 규모에 따라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등을 지정하도록 돼 있다. 전체 응급의료센터는 436개이며 취약지 응급의료기관은 현재 82개다. 남윤 의원은 “정부는 2006년부터 취약 지역에 응급의료기관을 육성하고 운영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그동안 지원, 육성한 33개 취약지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9개만 법정 기준을 충족하고 인력 기준 충족률은 59.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수엽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응급의료 취약지는 2009년 43곳에서 2012년 18곳으로 해마다 줄여 나가고 있지만 당장 응급의료 취약지를 모두 해소하기엔 지역 기반이 너무 열악한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현 과장은 “응급의료 취약지 현황과 평가 결과를 정리해 연말에 응급의료 취약지와 준취약지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취약 지역 응급의료기관 82곳 가운데 올여름 평가에서 기준에 미달했던 35곳에 대해 자체 시정을 요구했는데 상당한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응급의료 취약 지역에서는 당장 의사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에서는 권역별 거점병원에 있는 의료 인력을 취약지에 파견해 응급실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개념 상실한 근로복지공단 복지기금 51억원 부당 지급

    공공기관의 업무 소홀로 복지기금 51억여원이 허투루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감사원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험 요양급여 대상이 아닌 이른바 ‘사무장 병원’(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병원) 47곳에 1997년부터 2012년까지 40억 5293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해 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중 26개 병원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사무장 병원이라고 통보를 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와 별도로 “최면진정제, 각성제 등 중독성이 강한 의약품 133개에 대해 요양급여 심사 및 조정 실태를 확인한 결과 의약품 허가 사항과 복지부 고시 등을 벗어나 처방한 경우에도 요양급여가 지급된 사례가 15만 8183건(10억 7111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당 지급액 총액이 51억 2404원에 이른다. 사무장 병원은 의료법상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산재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보험 의료기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사무장 병원의 자료를 취합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조하지 않고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를 환수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그간 사무장 병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부당하게 가져간 진료비를 법에 따라 2배로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발생하면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제도다. 재원은 사업주가 99.9%를 부담하는 산업재해기금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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