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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화제분 母子 소송… 모친 측 승소

    삼화제분 지분을 놓고 창업주 박만송 회장의 부인 정상례씨와 외아들 박원석 삼화제분 대표 사이에 벌어졌던 소송 1라운드에서 어머니 측이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오영준)는 박 회장의 특별대리인 자격으로 정씨가 박 대표와 삼화제분, 정수리조트, 남한산업을 상대로 낸 주주권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아들에게 증여했다거나 자기 명의의 정수리조트·남한산업 지분을 삼화제분에 매도하기로 하는 계약이 체결됐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주주권은 여전히 박 회장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2011년까지 박 회장 명의로 등재된 삼화제분 157만주, 정수리조트 2만 2500주, 남한산업 1만 2000주의 주주권은 박 회장에게 있다고 확인했다. 법정 공방은 박 회장이 2012년 9월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아버지가 쓰러지기 전에 자신에게 삼화제분과 25개 사업장을 물려주기 위해 정수리조트와 남한산업 주식을 삼화제분에 매도하고 삼화제분 주식도 증여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하며 삼화제분 주주권을 차지했다. 이에 박 회장과 정씨는 “증여 계약서와 주식 매매 계약서가 위조됐다”며 소송을 냈다. 박 대표는 의사 능력이 있던 부친의 승낙으로 모친이 보관하던 부친의 인감도장을 전달받아 날인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박 회장의 인감도장은 계약서에 날인된 인영과 언뜻 비슷해 보이나 불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치프라스, 피레에프스항 민영화 작업 중단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피레에프스항 민영화 조치를 중단시켰다고 28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민영화 반대를 구호로 내세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로 집권한 총리다운 결정이다. 소도리스 드리트사스 해운부 차관은 “이전 정권에서 3월까지 피레에프스 항만 지분 67%를 중국원양운수(COSCO·코스코)에 매각하려던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리스의 국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코스코와의 거래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그간 국가부채 압박을 감당하지 못해 국유재산 민영화를 추진했고 그 일환으로 최대항 피레에프스 운영권을 코스코에 넘겨 왔다. 2009년 피레에프스항 컨테이너 터미널 35년간 운영권을 코스코에 넘긴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항만 개발사업에 4억 유로 투자를 받았다. 피레에프스항은 항구로서 입지 조건이 좋은 데다 유럽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중요성까지 더해져 해운강국 그리스의 상징으로 꼽혔다. 그만큼 중국은 이 항구 운영권을 손에 넣기 위해 온갖 공을 다 들였다. 지난해 6월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그다음 달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그리스를 찾아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피레에프스항을 유럽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측은 실망감을 애써 숨기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공식 성명을 내고 “관련 소식을 봤으며 그리스 측 의사를 타진 중”이라면서 “중국은 여전히 양측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을 이뤄 나가길 기대한다”고만 언급했다. 앞서 치프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재협상에 나설 재무장관에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아테네대 교수를 임명했다. 구제금융과 긴축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인물답게 바루파키스 장관은 취임 즉시 “재정 흑자 규모를 4.5%에서 1%로 낮추길 원한다”고 말했다. 긴축재정으로 부족해진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재협상은 없다고 압박하고 있는 독일과 대립각을 명확히 세운 것이다. 여기에 치프라스 총리는 당선 직후 처음 만난 외교관으로 러시아 대사를 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는 유럽의 동진정책에 맞서기 위해 그리스에 상당한 러브콜을 보내왔다”며 “치프라스 총리가 미묘한 지렛대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커는 추억이다] EPL서 기립박수 받은 ‘중국의 박지성’

    [사커는 추억이다] EPL서 기립박수 받은 ‘중국의 박지성’

    현재 중국의 C리그는 ‘엄청난 투자자본 유치’와 더불어 ‘유명 외국 선수’들의 유입으로 날로 규모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前 수원 삼성 선수였던 리웨이펑(李瑋鋒 ‧ 은퇴)도 작년 11월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예전보다 K리그와 C리그의 격차가 좁혀진 것 같다. 내가 뛰었던 시절처럼 K리그가 중국 슈퍼리그를 압도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근래 한국 구단에 투자가 적은 것과 슈퍼리그에 자국의 레전드와 해외 레전드가 은퇴하기 전에 1년이라도 뛰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큰 까닭이 아닌가 싶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자국리그의 발전은 고스란히 국가대표팀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어있습니다. 중국도 언제까지나 ‘공한증’을 겪으며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란 법이 없지요. 이번 아시안 컵 경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그들이 예선에서 거둔 3승은 단순히 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성과임에 분명합니다. 대표팀의 성과로 이어진 자국리그의 성장도 그 핵심에 해외리그에서 뛰고 돌아온 자국의 레전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2010년부터 중국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정쯔(Zhèng Zhì)’도 2007년부터 2년 간 잉글랜드의 찰튼 애슬레틱에서 뛴 해외파 출신입니다. 그는 찰튼 시절 55경기 9골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보였지만 찰튼의 강등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그 후 슈퍼리그로 복귀했다가 2009년 9월 셀틱으로 이적한 그는 레인저스와의 데뷔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2-1승리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백업으로 활동하면서 16경기만을 출전하는데 그쳤습니다. 2010년부터 다시 자국리그의 광저우 헝다로 복귀하며 전천후 미드필더로서 핵심 맴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정쯔와 함께 중국 축구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중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EPL에서 기립박수(Standing Ovation)를 받은 ‘순 지하이(Sūn Jìhǎi)’입니다. 1995년 다렌 왕다에서 데뷔한 그는 데뷔 초부터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정교한 크로스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폭넓은 활동량을 가진 그는 1999년 국가대표팀 동료인 판즈이(Fan zhiyi ‧ 現 상하이 둥야 감독)가 있는 EPL의 크리스털 펠리스로 이적하면서 해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는 유니폼 팔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부수기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결국 그는 중도에 다시 슈퍼리그로 돌아와야만 했고, 자신의 실력을 더 갈고 닦으면서 언젠간 다시 찾아올 기회를 위해 칼을 갈았습니다. 2002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며 다시 EPL에 복귀한 순지하이는 자신의 실력을 세계에 뽐낼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유니폼 판매를 위한 마케팅 술수”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만의 활동량과 투지를 보이며 묵묵히 연습에만 임했습니다. 그런 그의 성실한 모습을 본 스튜어트 피어스(Stuart Pearce ‧ 現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는 그를 “화려한 스킬은 없지만 다부진 수비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하며 앞으로 중용할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02/03 시즌 중반부터 팀의 주전 윙백으로 낙점 받은 순 지하이는 팀을 강등권 싸움에서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그의 헌신 덕에 맨 시티는 17위로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13억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맨 시티 팬들의 마음속에 ‘SUN’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시즌이었습니다. 그가 맨 시티의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하면서 맨 시티에는 수많은 중국인 팬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들은 ‘더 차이니즈 시티즌'(The Chinese Citize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지요. 2004년, 끔찍한 부상이 그의 주전 자리를 빼앗아 갔습니다. 그가 재활을 하는 동안 팀은 많은 투자의 효과를 보며 예전의 강등권 팀에서 중위권으로 서서히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그의 수비능력과 근면성실함은 새로 부임한 에릭손(Sven Goran Eriksson ‧ 現 상하이 SIPG FC감독)감독에게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에릭손은 MCTV인터뷰에서 “솔직히 중국 선수는 한 명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한 명은 알아둬야 할 것 같다. 그는 전술에서 활용할 가치가 많다”라고 말하며 순 지하이를 치켜세웠습니다. 에릭손 감독 하에서 순 지하이는 주전과 교체를 넘나들며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기복 없는 꾸준함으로 EPL을 보는 모든 팬들에게 “SUN”이라는 이름을 각인 시킨 순 지하이. 2008년 탁신 총리가 맨체스터 시티를 이수하기까지 7년간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130경기 출장이라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구단주의 부임 후, 현재와 같은 강력한 맨 시티를 이루고 싶었던 팀의 입장에서는 그는 다소 부족한 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그는 2009년 자국리그의 청두 블레이즈(Chengdu Blades ‧ 청두 티옌청으로도 불림)로 돌아왔습니다. 2008년 5월 22일 사우스 차이나(China Athletic Association ‧ 홍콩의 1부리그 팀으로 마테야 케즈만과 니키 버트가 이곳에서 뛰고 은퇴했다)와 마지막 친선경기를 가진 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가 되었습니다. 그때 에릭손은 처음으로 이 노장 충신을 주장으로 임명해 주면서 그의 공로를 치하했습니다. 순 지하이가 슈퍼리그에 돌아오자 중국 팬들은 그가 맨 시티에서 뛸 때보다 더 열광했습니다. EPL의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가 자국리그에서 뛰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 매일 축구장을 찾았습니다. 비교해보자면 기성용 선수가 스완지에서 오랫동안 뛰고 난 후 EPL에서 돌아와 K리그 구단에서 뛰게 된 것입니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울까요? 2012년 1월, 그는 에티하드 스타디움(Etihad Stadium, 옛 명칭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 방문을 초대받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념행사에 초대된 것입니다. 맨 시티 구단에서는 그의 공헌을 기억하고 있었고, 보답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어준 것입니다. 그는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제가 맨 시티에 있었을 때 이 팀은 제게 최고였습니다. 지금은 EPL에서, 세계에서 최고의 팀이 되었습니다. 정말 기쁩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기억해주는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그의 헌신을 잊지 않았던 맨 시티의 팬들은 그에게 기립박수와 환호성으로 레전드 대우를 해주었구요. ‘기립박수’는 순 지하이가 중국의 레전드를 넘어 세계적인 클래스의 선수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는 2009년 청두 블레이즈 입단식을 가지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다리가 부러질 때까지 뛰겠습니다. 중국 축구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까지도 슈퍼리그 흥행의 선두에서 팬들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현재는 구이저우 런허 FC 소속) 단순히 천문학적인 투자로 슈퍼리그가 많은 성장을 거두었다고 생각한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팬들의 마음이 특히 그렇지요. 팬심이 떠난 리그는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자국리그에서 뛰는 것을 맨 시티에서 뛰는 것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뛰었고, 지금도 뛰고 있는 순 지하이가 그 중심에서 팬들과 소통했기 때문에 슈퍼리그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 보기 http://youtu.be/lk82VmYYub0 김용표 인턴기자 nownews@seoul.co.kr
  • 암 두 번, 치료는 호사…참는다, 앓을 권리 없는 가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암 두 번, 치료는 호사…참는다, 앓을 권리 없는 가난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없는 살림에 병까지 얻으니 살길이 막막하네요.” 홀로 손자 2명을 키우는 극빈층 장모(66·경기 구리시)씨는 벌써 두번째 암투병 중이다. 2010년 자궁에서 암세포가 발견된 뒤 인정 많은 병원 원장의 도움으로 겨우 무료 수술을 했는데 최근에는 갑상선암 진단까지 받았다. 다행히 수술할 정도가 아니라 방사선 치료만 받고 있지만 병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걱정이다. “몸을 가급적 움직이지 말고 무조건 쉬라”는 의사의 말을 따르지 못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가난한 살림 탓에 가만히 누워 요양할 여유가 없다. 장씨는 이혼한 둘째 아들이 떠맡긴 초등학생인 손자 2명을 홀로 키워야 한다. 손자들을 태권도 학원에 보내는 등 나름대로는 교육에도 신경 쓴다. 하지만 5학년인 큰손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보여 손이 더 많이 간다. 세 식구 먹을 밑반찬이라도 얻으려면 복지관에 가야 하는데 65세 이상 노인도 버스 승차비는 내야 해 30분 넘게 걸어 다닌다. 장씨는 “걷다 보면 힘이 빠지고 어지러워 길바닥에 쓰러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면서 “남편과 함께 손자를 키울 때는 아등바등 버텼지만 5년 전 사별한 뒤로는 정말 힘들다”고 했다. 장씨의 삶은 ‘질병의 늪’에 빠지면 무기력하게 버티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는 절대빈곤층의 자화상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빈곤층은 중병에 걸려도 가정의 생계를 꾸려야 하기에 노동을 멈출 수 없다. 싱글맘인 박모(40·경기 화성시)씨는 2년 전부터 하혈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지나가는 증상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매일 3시간씩 녹즙 배달을 해 먹고사는 형편이어서 시간을 내 병원에 갈 여유가 없기도 했다. 건강보험료를 오래 체납해 보험 혜택도 받기 어려웠다. 그런데 몸 상태는 갈수록 나빠졌고 교회 지인의 권유로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자궁내막증식증’(자궁 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박씨를 향해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이런 몸으로 1년을 버텼느냐”고 혀를 찼다. 하지만 병을 알고도 박씨는 새벽 배달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14살과 7살인 두 딸을 먹여 살려야 하는 엄마로서는 잠시 쉬는 것조차 감당 못할 사치로 느껴졌다. 일을 멈추면 두 딸의 학습문제지 값조차 대줄 수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건강 문제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인지 씻을 때 하수구가 막힐 만큼 머리카락이 빠진다”면서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으면 온몸이 후들거릴 정도로 독해서 먹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싱글맘 정모(30)씨는 4년 전 딸을 낳은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 했고 출산 3개월 뒤부터 돈을 벌기 위해 곧장 일을 시작했다. 2년 전 어느 날 머리가 핑 돌더니 의식을 잃어 응급실로 후송됐는데 병원에서는 부정맥 진단을 내렸다. 정씨는 “몸 상태 때문에 종일 일하기는 어렵고 웨딩홀 뷔페에서 음식을 나르거나 전단지를 돌리는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들어가는 생활비에 비해 벌이가 적어 카드빚을 2000만원가량 졌다. 돈이 없는데 장애가 있다면 삶은 더욱 퍽퍽해진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이모(42·여·서울 동대문구)씨는 4~5가지 병을 늘 몸에 달고 사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다. 뇌병변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그는 휠체어에 계속 앉아 있다 보니 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 생겨 2년 전 허리 수술을 받았다. 전동휠체어에 의지하는 탓에 운동은 전혀 할 수 없다. 몸이 아파 배변까지 불편해졌고 이 때문에 식사도 잘 안 한다. 하루하루가 즐거울 리 없다. 벌써 20년째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는 이씨는 “많은 빈곤층 장애인이 고단한 삶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고, 뇌병변 장애인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배변을 참다 보니 비뇨기관에도 문제가 종종 있다”고 했다. 아동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열악한 주거환경이나 영양부족 탓에 건강이 악화되는 일이 흔하다.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류모(5·대구 달서구)군은 알레르기성 비염 탓에 콧물과 기침을 1년 내내 달고 산다. 특히 겨울에는 감기에 수시로 걸려 비염 증세가 심해진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류군의 어머니(35)는 집안이 불결해 병이 커지는 것 같아 걱정이지만 돈이 없으니 더 나은 환경으로 이사 가는 건 불가능하다. 일반 주택 2층의 두 칸짜리 셋방은 습기 탓에 곰팡이가 번져 천장까지 얼룩덜룩하다. 욕실은 외풍이 심해 겨울에는 목욕할 엄두를 못 내고 환기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실내 공기도 나쁘다. 싱글맘인 서모(42·서울 영등포구)씨는 초교 4학년인 막내아들의 짓무른 피부만 보면 가슴이 아프다. 아들은 심한 아토피 피부염 탓에 쉴 새 없이 살을 긁는다. 근원 치료를 하려면 일반 식자재보다 1.5배가량 비싼 유기농 채소 등을 사 먹여야 하지만 형편상 마음껏 사기 어렵다. 서씨의 수입은 한 달에 약 50만원 받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운전 아르바이트로 버는 50만원 등 100만원가량이 전부다. 그녀는 “친환경 음식을 먹이고 좋은 로션을 발라 주면 호전될 것 같은데 못해 주니까 미안하다”면서 “건강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 성적을 두고 고민하는 엄마를 보면 부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아이들 중에는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다다른 경우도 보인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박모(47)씨의 14살, 7살배기 두 딸은 간혹 TV를 보다가 발작을 해 엄마를 놀라게 한다. 6년 전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자 빚쟁이들이 수시로 집을 찾아와 독촉했는데 이 장면이 자매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것이다. 박씨는 “딸들이 TV에서 싸우거나 사람을 죽이는 등 폭력적 장면이 나오면 발작을 하고 지금도 모르는 사람이 집에 오면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하루빨리 병원에 아이를 데려가 심리치료를 시키고 싶지만 매달 50만원가량의 수입으로 간신히 끼니를 때우고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김은정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은 “저소득층 중에는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 등 면역력 약화와 관련된 질병에 걸리는 아이가 많다”면서 “집에 홀로 방치돼 TV만 보다가 ADHD 증상을 보이거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먹고살기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는 절대빈곤층은 따로 운동이라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그저 생활 속에서 짬을 내 걷는 게 운동이라면 운동이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의 주민 한모(73)씨는 “근처에 불암종합운동장이 있는데 거길 한 바퀴씩 도는 게 운동의 전부”라고 했다. 경기 부천에 사는 독거 노인 양모(80)씨도 “집에서 복지관이나 동 주민센터를 오가면서 최대한 걸으려고 한다”고 했다. 절대빈곤층은 인스턴트 음식 등 칼로리가 높은 식품을 많이 먹는데 운동량이 적다 보니 살이 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도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기초생활수급권이 있는 빈곤층은 병원비·약값 등 의료비 지원을 비교적 폭넓게 지원받는다. 수급권자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과목을 병원에서 진료받으면 자부담금 1000~2000원을 내면 되고 약을 살 때는 500원만 내면 된다. 이 때문에 의료비 혜택을 적극적으로 누리는 수급 빈곤층이 많은 편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수급 빈곤층 1명이 건강보험으로 지원받는 한 해 평균(2013년 기준) 의료비는 357만원으로 전체 가정의 3~4배 수준”이라면서 “가난할수록 몸이 아픈 사람이 많은 데다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결과”라고 했다. 반면 얼마 되지 않는 환급금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고 병을 참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1년간 의료비를 쓰지 않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7만 2000원의 건강생활유지비를 ‘환급’해 주는 규정을 노리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이모(33)씨는 5살배기 딸을 돌보다가 허리를 다쳤지만 병원에 가지 않았다. 수급권자인 그는 병원에 가도 1000~2000원밖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씨는 “1년 동안 병원을 가지 않으면 매년 2월 건강보험공단이 몇만원을 환급해 준다”면서 “큰 병이 아니면 병원에 안 가려고 한다”고 했다. 건강보험 혜택을 수급권자처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도 돈 걱정 탓에 무료 진료소를 가거나 아파도 참는 게 일상이다. 독거 빈곤층 김모(44)씨는 공사장에서 매달 70만~80만원 버는 게 수입의 전부이고 건강보험료도 200만원이나 밀렸다. 아플 때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마냥 참거나 서울시 등에서 개설한 무료 진료소를 찾는 것 정도다. 그는 “더 늙어서 아플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보험이라도 들어놔야 하지만 당장 급한 게 아니라서 자꾸 미루게 된다”고 했다. ▲ 줄기세포 주사 30회…5억원 돈으로 젊음을 사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7>상위 1%의 건강관리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기획] 김정은이 부쩍 챙기는 北공군...전력 수준은?

    [기획] 김정은이 부쩍 챙기는 北공군...전력 수준은?

    ▲ 김정은 올들어 벌써 2차례 시찰 올해를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김정은의 군 관련 행보에서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공군 챙기기’이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공군부대를 시찰했고, 지난해 말에는 직접 수송기를 조종하는가 하면 공군기지에서 여성 조종사들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특히 공군 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은 대장 진급 후 노동당 제1부부장에 임명되는 등 출세 가도를 달리며 김정은 정권의 신흥 실세로 부상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5년을 항공군의 전성기로 만들자”고 공언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김정은은 공군부대를 찾을 때마다 당 재정경리부장인 한광상 부장을 반드시 대동했다. 공군에서 예산 관련 요구가 나오면 이를 즉각 예산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최룡해를 수호이(Sukhoi) 전투기 공장에 보내 신형 전투기 구입 의사를 내비치는 등 공군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정은이 이처럼 공군을 각별하게 챙기는 이유는 현대전에서 공군력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미연합공군력에 비해 초라하다 못해 처참하기 그지없는 자신들의 공군력 현대화가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김정은이 방문한 제1항공 및 반항공사단은 평안북도 개천에 사령부를 두고 있으며, 북한 서부 지역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부대이다. 가장 최신 기종으로 주로 평양 상공 방공 임무에 투입되는 MIG-29A 전투기를 비롯해 MIG-23 전투기와 Su-25 공격기, H-5 폭격기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MIG-21과 MIG-15 같은 구식 전투기는 물론 세계 최대의 수송헬기인 Mi-26과 우리에게는 ‘안둘기’로 유명한 AN-2 저공침투기도 상당수 보유하는 등 북한 공군의 3개 사단급 항공부대 가운데 가장 정예 전력으로 평가된다. 사단의 질적 주력인 MIG-29A 전투기는 1989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해 북한에서 조립 생산이 이루어지기도 했으며, 북한 항공 및 반항공군 가운데서도 최정예 부대로 손꼽히는 제55 금성근위항공연대에 약 40여 대가 배치되었으나, 현재 가동 중인 전투기는 30대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구형이지만, 마하 2.2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러시아가 자랑하는 AA-10 ‘알라모(Alamo)’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AA-11 ‘아처(Archer)'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전투기 자체의 성능만 놓고 보자면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와 한 판 붙어볼만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 MIG-29A, Su-25K 등 보유 MIG-29A 다음으로 북한 공군에서 쓸 만한 전력으로 평가 받는 기종은 지상 공격기인 Su-25K이다. 북한 공군에 약 30여 대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 기종은 아음속 공격기지만 4톤 이상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으며, 주요 부위는 우리 군의 주력 대공포인 20mm 발칸포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방탄 성능을 자랑한다. MIG-29A와 Su-25를 제외하면 북한 공군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로 대접 받았던 MIG-23은 서북도서 지역에서 긴장 상황이 조성될 때마다 북한이 자주 출격시키며 이름을 알린 전투기로 북한은 이 전투기를 약 50여 대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가운데 유일한 가변익(可變翼) 기체인 MIG-23은 1980년대 초반에 생산된 기체이며 이라크와 리비아 공군이 실전에 투입해 형편없는 전과를 기록했던 전투기로 유명하지만,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조종사들이 노획한 MIG-23 전투기를 조종해본 결과 가속 성능이나 일부 운동성이 F-16 초기형이나 F/A-18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에서 충분히 일방적으로 열세에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가변익 방식이다 보니 기체 구조가 복잡하고, 운용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북한과 같이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가진 국가에서 운용하기가 대단히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김정은이 참관하는 거의 모든 훈련에 이 전투기를 내놓고 있어 ‘보여 주기용 쇼’를 위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북한 공군은 평시에 전투기를 띄울 연료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공군처럼 첨단 시뮬레이션 장비를 이용해 훈련을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연병장에 거대한 지도를 그려 놓고 그 위에서 조종사들이 모형 전투기를 들고 움직이며 훈련을 진지하게 벌이고 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입으로 ‘슝슝’ 소리를 내며 노는 것처럼 조종사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지도 위를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것이 북한 공군의 일상 훈련이라는 것이다. 속된 말로 안구에 습기가 찰 정도로 우습다 못해 불쌍하기까지 하다. ▲ '장난감 전투기' 들고 연병장서 뛰는 것이 훈련 그나마 김정은이 자주 찾는 제1항공사단은 평양 방공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대보다 실제 비행 훈련도 많고, 비교적 신형 전투기를 보유한 부대이지만 우리 공군과 대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자살 행위다. 성능 격차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가령 북한 공군의 MIG-29A는 사거리 70km 이상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A-10을 운용할 수 있지만, 이 미사일은 발사 후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반능동 레이더 유도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 공군이 MIG-29A에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회피를 위해 조준을 풀 수밖에 없어 명중률이 떨어진다. 북한 공군의 주력 공대공 미사일인 AA-7의 경우 사거리가 20km를 조금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 공군에 현실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MIG-29나 MIG-23은 중거리 공대공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학살 당하거나 이륙하자마자 격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공군은 조기경보기를 이용해 수백km 밖에서 북한 전투기의 활동을 감시하다가 특이 동향이 포착되면 즉각 전투기에 이를 전달하고 북한군 전투기의 레이더 탐지거리 밖에서 중거리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수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완전히 손을 놓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북한이기 때문에 가능한 ‘우리 식의 전술’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北의 우리 식 전술...공군의 '자살 돌격대' 최근 김정은이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었던 2명의 여성 조종사들은 지난해에도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던 비교적 유명한 인물들이다. 김정은은 직접 DSLR 카메라를 들고 전투기 앞에 선 이들 조종사들을 찍어 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해 주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자 벼락출세의 보증수표처럼 인식된다. 일명 ‘1호 사진’으로 불리는 이 사진은 최고 지도자의 현지 지도 때 수십~수백 명이 단체로 찍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정은이 챙긴 2명의 여성 조종사들은 김정은과 팔짱을 끼고 단 셋이서 사진을 찍는 파격적인 ‘은혜’를 입었다. 사실 북한에서 전투기 조종사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전투기 조종사는 북한에서 ‘중앙당 5과’ 즉, 김정은 일가의 호위와 수발을 드는 병종 다음으로 선호되는 최고의 병종 가운데 하나다. 학업 성적과 당성(충성심)이 최고 수준이어야 함은 물론, 출신성분 역시 엄격하게 적용되어 선발된다. 배급 역시 13호 공급규정이 적용되어 잠수함 승조원이나 휴전선 최전방 민경대대 군관, 장성 수준의 배급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받는 것은 조종사 양성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하늘로 이륙하고 나면 가장 탈북하기 쉬운 것이 전투기 조종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개별 조종사들, 그것도 구식 전투기를 모는 여성 조종사들과 두 차례나 ‘1호 사진’을 찍어 주었다는 것은 그 조종사들이 뭔가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2명의 여성 조종사의 배경에는 MIG-15 전투기가 있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앞서 살펴본 MIG-29와 상당히 큰 숫자 갭이 있다. 그렇다. 이 전투기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등장한 1세대 전투기이자, 지금으로부터 65년 전에 6.25 전쟁 당시 쓰였던 바로 그 기종이다. 미사일이나 레이더, 초음속 비행은 상상 속에서나 등장했던 시기에 처음 만들어진 전투기인 만큼 속도도 느렸고, 무장은 기관포가 전부인 이 전투기는 현재 기준에서 보자면 다른 나라에서는 박물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고물 중의 고물이지만, 북한에서는 당당히 현역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최고 존엄’이 친히 사진까지 찍어 주는 등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과연 날 수 있을까 의심까지 드는 이 고물들이 이처럼 융숭한 대우를 받는 것은 이들이 ‘자살 공격용’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MIG-15 전투기 100여 대와 MIG-17 100여 대 등 약 200여 대의 ‘고물’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MIG-19 이후부터는 우리 공군의 F-5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을 벌이거나 지상 공격 임무라도 수행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날아다닐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러운 전투기들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압도적인 질적 우위에 있는 한미연합공군에 대항할 수 있는 ‘미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공군에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이용한 가시거리 밖(BVR : Beyond Visual Range) 교전이 가능한 전투기는 MIG-29와 MIG-23 등을 모두 합쳐 70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전투기 레이더와 미사일 성능이 떨어져 한미연합공군과 동등한 수준의 공대공 전투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연합공군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소진시켜 근접 공중전을 거는 것이 승산이 있다. MIG-15 전투기는 바로 이 공대공 미사일 소진 임무, 즉 ‘총알받이’ 역할을 맡는다. ▲ ‘총알받이용’ 고물 전투기 200여대 융숭한 대우 전면전 상황이 발발하면 한미연합공군 전투기들은 기계획 공중임무명령(Pre-ATO : Prepositioned Air Tasking Order)에 따라 사전에 계획된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Pre-ATO에 반영된 전체 소티(sortie)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북한의 포병을 잡는 대화력전 임무나 전장항공차단, 근접항공지원 등 지상 공격 임무이며, 공대공 임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지상군 병력이나 화포 수의 절대 열세를 공중 화력을 메워야 하기 때문인데, 이렇다 보니 유사시 북한 영공에서 공세적 제공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전투기 숫자가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공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투기 전력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수십여 개의 비행장에서 대량의 전투기를 동시에 이륙시켜 남하를 시도하면 적지 않은 수의 전투기가 한미연합공군 공대공 미사일 공격에서 살아남아 군사분계선을 넘어올 수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휘시설이나 통신시설 등 전략적 요충지에 자폭 공격을 가하거나 아군 지상부대를 공습해 개전 초기 최전선에서 막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공군 조종사들에게 ‘백기락과 같은 총폭탄 용사가 되라’고 강조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YAK-9 전투기 편대장이었던 백기락은 1951년 6월 서해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함정을 공격하던 중에 무장이 떨어지자 미군 군함으로 자폭 돌격한 뒤 영웅 칭호를 얻은 인물이다. 이번에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여성 조종사들 역시 ‘총폭탄’ 즉, 자살 돌격대이다. ‘수령 결사 옹위’를 위해 목숨을 내던져야 하는 임무를 맡은 만큼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적인 전투를 벌일 수 없어 환갑이 넘은 전투기에 여성을 태워 자살 돌격을 강요하는 것이 김정은이 말하는 ‘2015년 항공군 전성기’의 현주소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장난감 전투기’ 들고 뛰는게 훈련, 北공군 얕봐도 될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장난감 전투기’ 들고 뛰는게 훈련, 北공군 얕봐도 될까?

    ▲ 김정은 올들어 벌써 2차례 시찰 올해를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김정은의 군 관련 행보에서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공군 챙기기’이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공군부대를 시찰했고, 지난해 말에는 직접 수송기를 조종하는가 하면 공군기지에서 여성 조종사들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특히 공군 사령관 출신인 리병철은 대장 진급 후 노동당 제1부부장에 임명되는 등 출세 가도를 달리며 김정은 정권의 신흥 실세로 부상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5년을 항공군의 전성기로 만들자”고 공언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김정은은 공군부대를 찾을 때마다 당 재정경리부장인 한광상 부장을 반드시 대동했다. 공군에서 예산 관련 요구가 나오면 이를 즉각 예산에 반영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최룡해를 수호이(Sukhoi) 전투기 공장에 보내 신형 전투기 구입 의사를 내비치는 등 공군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정은이 이처럼 공군을 각별하게 챙기는 이유는 현대전에서 공군력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미연합공군력에 비해 초라하다 못해 처참하기 그지없는 자신들의 공군력 현대화가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김정은이 방문한 제1항공 및 반항공사단은 평안북도 개천에 사령부를 두고 있으며, 북한 서부 지역을 관할구역으로 하는 부대이다. 가장 최신 기종으로 주로 평양 상공 방공 임무에 투입되는 MIG-29A 전투기를 비롯해 MIG-23 전투기와 Su-25 공격기, H-5 폭격기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MIG-21과 MIG-15 같은 구식 전투기는 물론 세계 최대의 수송헬기인 Mi-26과 우리에게는 ‘안둘기’로 유명한 AN-2 저공침투기도 상당수 보유하는 등 북한 공군의 3개 사단급 항공부대 가운데 가장 정예 전력으로 평가된다. 사단의 질적 주력인 MIG-29A 전투기는 1989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해 북한에서 조립 생산이 이루어지기도 했으며, 북한 항공 및 반항공군 가운데서도 최정예 부대로 손꼽히는 제55 금성근위항공연대에 약 40여 대가 배치되었으나, 현재 가동 중인 전투기는 30대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구형이지만, 마하 2.2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고, 러시아가 자랑하는 AA-10 ‘알라모(Alamo)’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AA-11 ‘아처(Archer)'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전투기 자체의 성능만 놓고 보자면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와 한 판 붙어볼만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 MIG-29A, Su-25K 등 보유 MIG-29A 다음으로 북한 공군에서 쓸 만한 전력으로 평가 받는 기종은 지상 공격기인 Su-25K이다. 북한 공군에 약 30여 대가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이 기종은 아음속 공격기지만 4톤 이상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으며, 주요 부위는 우리 군의 주력 대공포인 20mm 발칸포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방탄 성능을 자랑한다. MIG-29A와 Su-25를 제외하면 북한 공군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로 대접 받았던 MIG-23은 서북도서 지역에서 긴장 상황이 조성될 때마다 북한이 자주 출격시키며 이름을 알린 전투기로 북한은 이 전투기를 약 50여 대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가운데 유일한 가변익(可變翼) 기체인 MIG-23은 1980년대 초반에 생산된 기체이며 이라크와 리비아 공군이 실전에 투입해 형편없는 전과를 기록했던 전투기로 유명하지만,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조종사들이 노획한 MIG-23 전투기를 조종해본 결과 가속 성능이나 일부 운동성이 F-16 초기형이나 F/A-18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에서 충분히 일방적으로 열세에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가변익 방식이다 보니 기체 구조가 복잡하고, 운용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북한과 같이 열악한 재정 상황을 가진 국가에서 운용하기가 대단히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김정은이 참관하는 거의 모든 훈련에 이 전투기를 내놓고 있어 ‘보여 주기용 쇼’를 위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 구매 타진 잘 알려진 대로 북한 공군은 평시에 전투기를 띄울 연료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공군처럼 첨단 시뮬레이션 장비를 이용해 훈련을 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연병장에 거대한 지도를 그려 놓고 그 위에서 조종사들이 모형 전투기를 들고 움직이며 훈련을 진지하게 벌이고 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입으로 ‘슝슝’ 소리를 내며 노는 것처럼 조종사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지도 위를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것이 북한 공군의 일상 훈련이라는 것이다. 속된 말로 안구에 습기가 찰 정도로 우습다 못해 불쌍하기까지 하다. 그나마 김정은이 자주 찾는 제1항공사단은 평양 방공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대보다 실제 비행 훈련도 많고, 비교적 신형 전투기를 보유한 부대이지만 우리 공군과 대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자살 행위다. 성능 격차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가령 북한 공군의 MIG-29A는 사거리 70km 이상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AA-10을 운용할 수 있지만, 이 미사일은 발사 후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반능동 레이더 유도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 공군이 MIG-29A에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회피를 위해 조준을 풀 수밖에 없어 명중률이 떨어진다. 북한 공군의 주력 공대공 미사일인 AA-7의 경우 사거리가 20km를 조금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 공군에 현실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MIG-29나 MIG-23은 중거리 공대공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학살 당하거나 이륙하자마자 격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공군은 조기경보기를 이용해 수백km 밖에서 북한 전투기의 활동을 감시하다가 특이 동향이 포착되면 즉각 전투기에 이를 전달하고 북한군 전투기의 레이더 탐지거리 밖에서 중거리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수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완전히 손을 놓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북한이기 때문에 가능한 ‘우리 식의 전술’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北의 우리 식 전술...공군의 '자살 돌격대' 최근 김정은이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었던 2명의 여성 조종사들은 지난해에도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던 비교적 유명한 인물들이다. 김정은은 직접 DSLR 카메라를 들고 전투기 앞에 선 이들 조종사들을 찍어 주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해 주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자 벼락출세의 보증수표처럼 인식된다. 일명 ‘1호 사진’으로 불리는 이 사진은 최고 지도자의 현지 지도 때 수십~수백 명이 단체로 찍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정은이 챙긴 2명의 여성 조종사들은 김정은과 팔짱을 끼고 단 셋이서 사진을 찍는 파격적인 ‘은혜’를 입었다. 사실 북한에서 전투기 조종사에 대한 대우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전투기 조종사는 북한에서 ‘중앙당 5과’ 즉, 김정은 일가의 호위와 수발을 드는 병종 다음으로 선호되는 최고의 병종 가운데 하나다. 학업 성적과 당성(충성심)이 최고 수준이어야 함은 물론, 출신성분 역시 엄격하게 적용되어 선발된다. 배급 역시 13호 공급규정이 적용되어 잠수함 승조원이나 휴전선 최전방 민경대대 군관, 장성 수준의 배급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받는 것은 조종사 양성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하늘로 이륙하고 나면 가장 탈북하기 쉬운 것이 전투기 조종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개별 조종사들, 그것도 구식 전투기를 모는 여성 조종사들과 두 차례나 ‘1호 사진’을 찍어 주었다는 것은 그 조종사들이 뭔가 특별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2명의 여성 조종사의 배경에는 MIG-15 전투기가 있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앞서 살펴본 MIG-29와 상당히 큰 숫자 갭이 있다. 그렇다. 이 전투기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등장한 1세대 전투기이자, 지금으로부터 65년 전에 6.25 전쟁 당시 쓰였던 바로 그 기종이다. 현재 기준에서 보자면 다른 나라에서는 박물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고물 중의 고물이지만, 북한에서는 당당히 현역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최고 존엄’이 친히 사진까지 찍어 주는 등 좋은 대접을 받고 있다. 과연 날 수 있을까 의심까지 드는 이 고물들이 이처럼 융숭한 대우를 받는 것은 이들이 ‘자살 공격용’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MIG-15 전투기 100여 대와 MIG-17 100여 대 등 약 200여 대의 ‘고물’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MIG-19 이후부터는 우리 공군의 F-5 전투기와 근접 공중전을 벌이거나 지상 공격 임무라도 수행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날아다닐 수 있을지조차 의문스러운 전투기들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압도적인 질적 우위에 있는 한미연합공군에 대항할 수 있는 ‘미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공군에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이용한 가시거리 밖(BVR : Beyond Visual Range) 교전이 가능한 전투기는 MIG-29와 MIG-23 등을 모두 합쳐 70대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전투기 레이더와 미사일 성능이 떨어져 한미연합공군과 동등한 수준의 공대공 전투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연합공군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소진시켜 근접 공중전을 거는 것이 승산이 있다. MIG-15 전투기는 바로 이 공대공 미사일 소진 임무, 즉 ‘총알받이’ 역할을 맡는다. ▲‘총알받이용’ 고물 전투기 융숭한 대우 전면전 상황이 발발하면 한미연합공군 전투기들은 기계획 공중임무명령(Pre-ATO : Prepositioned Air Tasking Order)에 따라 사전에 계획된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Pre-ATO에 반영된 전체 소티(sortie)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북한의 포병을 잡는 대화력전 임무나 전장항공차단, 근접항공지원 등 지상 공격 임무이며, 공대공 임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지상군 병력이나 화포 수의 절대 열세를 공중 화력을 메워야 하기 때문인데, 이렇다 보니 유사시 북한 영공에서 공세적 제공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전투기 숫자가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공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투기 전력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수십여 개의 비행장에서 대량의 전투기를 동시에 이륙시켜 남하를 시도하면 적지 않은 수의 전투기가 한미연합공군 공대공 미사일 공격에서 살아남아 군사분계선을 넘어올 수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휘시설이나 통신시설 등 전략적 요충지에 자폭 공격을 가하거나 아군 지상부대를 공습해 개전 초기 최전선에서 막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공군 조종사들에게 ‘백기락과 같은 총폭탄 용사가 되라’고 강조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YAK-9 전투기 편대장이었던 백기락은 1951년 6월 서해로 접근하는 미 해군 함정을 공격하던 중에 무장이 떨어지자 미군 군함으로 자폭 돌격한 뒤 영웅 칭호를 얻은 인물이다. 이번에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은 여성 조종사들 역시 ‘총폭탄’ 즉, 자살 돌격대이다. ‘수령 결사 옹위’를 위해 목숨을 내던져야 하는 임무를 맡은 만큼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적인 전투를 벌일 수 없어 환갑이 넘은 전투기에 여성을 태워 자살 돌격을 강요하는 것이 김정은이 말하는 ‘2015년 항공군 전성기’의 현주소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 중증 치매 앓는 70대, 여비서와 혼인신고 유효할까

    중증 치매 앓는 70대, 여비서와 혼인신고 유효할까

    중증 치매를 앓는 70대 사업가와 50대 여비서의 혼인신고는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A(47)씨가 아버지 B(76)씨와 아버지의 비서 C(51)씨를 상대로 낸 이들의 혼인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건축업을 하던 B씨는 2000년 즈음 횟집에서 일하던 C씨를 알게 됐다. B씨는 자신이 직접 차린 횟집 지배인으로 C씨를 채용했다가 가게 문을 닫은 뒤에는 비서로 일하게 했다. 또 매주 성경 공부를 같이 하며 가까이 지냈다. B씨는 부인과 이혼 소송 절차를 밟고 있던 2012년 초 C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그해 7월 이혼이 성립됐고 B씨는 이듬해 2월 C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A씨는 “아버지가 혼인에 합의할 의사 능력이 부족했다”며 소송을 냈다. B씨는 2006년부터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을 보이다 2011년부터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었다. 권 판사는 “진료 기록 등을 보면 혼인신고 당시 A씨가 알츠하이머 중기 치매 상태에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사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혼인신고 전부터 사실혼 관계였다는 C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B씨와 C씨의 자녀 모두 이들의 혼인신고 사실을 몰랐고 C씨의 자녀와 B씨 사이에 최소한의 왕래도 없었다”며 “단순 동거 관계를 넘어 부부 관계가 형성되는 사실혼까지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권 판사는 운전기사와 회사 상무도 함께 살았다는 점을 근거로 C씨는 비서이자 간병인으로서 함께 지냈다고 봤다. 35억원 상당의 건물 등과 7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받은 형, 동생과는 달리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해 A씨가 소송을 냈다는 C씨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열린세상] 객관 보도가 아닌 ‘지혜로운 저널리즘’ 추구해야/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객관 보도가 아닌 ‘지혜로운 저널리즘’ 추구해야/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불통’ 정부로 평가받던 이 정부가 왜 갑자기 시민의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걸까. 세금을 더 내고 덜 돌려받는 구조로 정책이 바뀌고 이해 당사자들이 1600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집권 여당이 ‘꼼수 증세’에 대한 직장인들의 부정적 감정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소득이 더 높은 자영업자들이 세금을 덜 내는 구조에서 실질 소득이 감소한 중산층 직장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곧바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정치적 지지 철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집권 여당의 이 같은 잠재적 우려가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낸 핵심 요인이었다. 논문을 쓰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서 정치 참여에 무관심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결과를 접하곤 한다. 이유를 들어 보니 참여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제약 조건(시간, 돈, 시민 능력) 때문에 실천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고, 아예 참여 자체를 원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 대개 정치 참여를 통해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킬 수 있다는 신념(정치효능감)이 낮아 정치에 대한 심리적 관여마저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이들은 정치적 무관심이 초래할 상대적 불이익까지도 쉽게 수용한다. 참여는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정부, 정당, 대기업)의 정책 의사 결정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유권자는 물질적 혹은 정서적 측면에서 자신의 이해가 반영된 수준을 평가해 정치 세력에 책임을 묻고(선거), 여론조사 참여를 통해 자신의 태도(대통령 지지율)를 표명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참여는 유권자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촉진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사회경제적 지위는 물론 개인의 자원조건(시간, 돈, 시민 능력, 정보)에 의해서도 개인의 참여는 영향을 받는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조건들이 개인에 따라 불평등하게 배분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정치관심도가 높고 충분한 정보를 소비하며 의견 표명에 적극적인 시민은 정치관심도가 낮고 정보가 부족하며 자신의 의견을 잘 표출하지 않은 수동적 개인보다 정책 혜택을 더 많이 누리는 결과가 발생한다. 즉 유권자 의견의 영향력 크기는 계층에 따라 차별적이다. 새로이 바뀐 연말정산에 대한 사회적 혼란과 이의 해결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정책 의사 결정 과정에 시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을 숙고하게 됐다. 먼저 떠오른 해결책은 우리 사회의 중추인 30~50대 유권자의 참여를 개인적 차원(연말정산)에서 사회공동체 차원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이들 세대의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 즉각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낸 핵심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정보가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 결정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언론학자 입장에서 30~50대의 참여 확대를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론을 고민해 봤다. 무엇보다 뉴스 가치 판단의 변화가 필요하다. 뉴스 가치는 기자와 언론사에 의해 결정되는데 지금까지 이들이 고집한 핵심 뉴스 가치는 ‘시의성’ ‘저명성’ ‘인간적 흥미’ 등이었다. 사고 현장 소식이나 행사 혹은 출입처 제공 보도자료 내용을 전달하고, 대통령처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발언을 매개하고, 인간의 본능이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뉴스 생산에 집착했다. 하지만 이런 뉴스 생산 관행은 전통 미디어 저널리즘의 경쟁력 상실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돼 버렸다. 뉴욕대 교수 스티븐스는 그의 저서 ‘비욘드 뉴스’에서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는 뉴스 생산은 더이상 바람직한 저널리즘 실천이 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러한 역할은 인터넷에 맡기고 현재 진행되는 사안들에 대해 현명한 인식을 제공해 주는 ‘지혜로운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30대·40대·50대는 전통 미디어와 인터넷 뉴스(포털, 인터넷신문, 애플리케이션)를 모두 적극 이용(‘언론수용자 의식조사’)하므로 언론이 객관 보도에 집착하는 대신 사안 평가에 도움을 주는 현명한 해석 틀을 제공해야 한다. ‘지혜로운 저널리즘’은 이들 세대의 정치 참여가 개인 이해를 넘어 사회공동체 참여로 확대되는 데 기여할 게 분명하다. 언론사와 언론인의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하다.
  • 어른들은 공황장애 多, 아이들은 과다행동장애 多…혹시 우리 가족도?

    어른들은 공황장애 多, 아이들은 과다행동장애 多…혹시 우리 가족도?

    최근 미디어의 과잉취재가 심각해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는 연예인과, 지나친 사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이 과다행동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다큐 방송 등을 통해 두 질환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공황장애와 과다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가 이젠 익숙하게 인식되고 있다. 먼저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으로 공황발작(*panic attack)이라고 불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심장이 요동치고,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증상이 극도로 나타나 곧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단적 불안 증세가 대표적이다. ADHD는 아동에게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인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충동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주로 끊임없는 대화와 행동으로 산만한 모습을 보이며,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파괴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 흥분, 반항, 소란 등의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주의력이 부족하지만 과잉행동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ADD'(주의력 결핍장애, Attention Deficit Disorder)라고 하며 흔히 ‘조용한 ADHD’로 불리기도 한다. ADD 아동의 경우 활동성이 적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수동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아이들이 많다. 또 낮은 자존감이나 학습장애, 불안장애나 우울증상 등이 함께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어른들의 공황장애와 아이들의 과잉행동장애 진단은 최근 몇 년 새 여러 뉴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정작 내 가족의 문제일 때에는 심리적인 문제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공황장애와 과잉행동장애는 단순히 심리적 상태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뇌 속에 작용하는 부위가 부분적으로 약화되거나 너무 예민해져 있을 때 나타나는 생물학적 원인에 의한 신체적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도 있다. 막연히 ‘그 나이대 아이들은 원래 산만할 수 있다’ 또는 ‘요즘 시대에 사람이 좀 예민할 수 있다’라는 무관심한 생각은 가벼운 증상을 병으로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ADHD 초기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아동기는 물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공황장애 증상으로 인지하지 못할 경우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며 전문의들은 조기 발견과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두 한의원 이승협 원장은 “과잉행동장애 조기치료는 전후 좌우 기능적인 불균형을 파악하여 적절한 자극이 주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전체적인 뇌 발달을 이룰 수 있는 시청각 통합훈련과 두뇌 밸런스 운동이 좋은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원장은 “공황장애 조기 관리와 예방치료는 두개골과 경추의 삐뚤어짐에 의한 뇌척수액의 흐름 방해를 잡아주면 뇌압을 낮춰주고 뇌의 변연계 중 편도체의 과민한 상태를 자연적으로 원활하도록 하는 데에 신경학적 추나 치료와 한약치료 등이 도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두한의원 이승협 원장은 미국 전정신경장애협회 정회원(VEDA), 미국 이명협회 정회원(ATA), 대한한방신경정신과 학회 회원이다. 틱 장애, 주의력 결핍, ADHD, 아스퍼거 증후군, 전반적 발달장애 및 소아 신경장애에 대해 한의학과 기능신경학을 접목한 통합의학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업 특집] 한국수자원공사, 봉사 동아리만 104개… 수질·주민 건강 지킴이

    [기업 특집] 한국수자원공사, 봉사 동아리만 104개… 수질·주민 건강 지킴이

    1967년 창립된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45년간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기치 아래 보유 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 사회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수공은 전국 104개 동아리로 구성된 물사랑나눔단을 중심으로 취약계층 지원, 환경정화 활동, 재해구호 활동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에는 공기업 최초로 임직원 급여 1% 나눔 운동을 전개해 활동재원 10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수공은 2006년부터 효나눔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댐 주변 지역의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의료, 가사 등 생활밀착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리치료, 문화 프로그램 지원, 가사간병 도우미도 지원하며 2013년까지 33억원, 지역민 30만명이 수혜를 입었다. 또 열린의사회와 연계해 2009년 이후 65세 이상 노인과 다문화가정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방 의료봉사 시범 사업을 추진해 14개 지역, 32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댐 상류 지역의 수질 보호와 지역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친환경 농업단지 조성과 지역축제 농산물 판매장 설치 등 판로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물이 부족한 9개 시·군 도서 지역에 해수담수화 시설을 수탁·운영하고 초·중등학교에 4억여원을 들여 정수기 등 급식용수 시설을 지원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20) 서울학(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20) 서울학(하)

    ●서울에서 일어나는 모든 도시현상 연구 서울학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활동과 그 활동에서 파생되는 모든 도시현상 및 도시 관련 문제들을 학문적으로 규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서울을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도록 서울에 대해 연구하는 학제적인(Interdisciplinary) 성격을 가진 학문(최근희 서울시립대 교수)”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서울은 너무나 거대하고 과밀하며 복합적이지만 축적된 학문적 기초자료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문적 적확성이나 방법론적인 정교성에 매달려 답을 구하려면 한계에 부딪힌다. 우리가 입에 달고 사는 ‘서울’이라는 지명을 보자. 서울이라는 지명이 언제, 어떤 연유로 생성됐는지 알기조차 어렵다. 서울이라는 말이 역사나 기록에 거의 등장하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실생활 속에서 얼마나, 어떻게 사용했는지 파악하는 게 지극히 어렵다는 뜻이다. 서울이라는 지명이 한자 표기가 안 되므로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 탓이다. 서울이라는 땅 이름 대신에 수도(首都)를 뜻하는 한성, 한양, 경성, 경도, 경조, 경, 수부, 수선, 도성, 도부, 도읍, 황성, 황도, 왕도, 한도 같은 한자 수도 개념어 10여 가지가 두루 쓰였다. 최근 서울과 수도의 개념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선보이고 있으나 서울이라는 지명의 용례를 다룬 연구는 여전히 드문 것도 자료 부족에 기인한다. 서울지역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기원전 18년 온조가 위례(현재의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에 도읍을 정하면서 역사의 전면부에는 한강 이북보다 한강 이남이 먼저 등장했다. 371년 백제 근초고왕 때는 한산(漢山)이라고 호칭했는데 한강(漢江), 북한산(北漢山), 남한산(南漢山)이라는 지명의 생성과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475년 고구려 장수왕 때는 남평양(南平壤)이었으며, 6세기 신라 진흥왕(540~576) 때는 북한산주(北漢山州)였다. 통일신라 시대인 757년 경덕왕 때 한양군(漢陽郡)을 두었고 고려 들어 양주(楊州)와 남경, 한양부 등을 오락가락하다가 조선 들어 한성부(漢城府)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서울이라는 말의 어원은 여럿 있지만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어원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서울이란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이지 땅 이름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서울행정사’에 따르면 신라의 경주, 백제의 소부리(부여), 고려의 송악(개성), 후고구려의 철원 등 일국의 수도 명칭 모두가 서라벌(새벌)에서 나왔다. 수도가 서라벌이고, 서라벌이 서울인 것이다. 서울이라는 지명은 일제강점기 한성부가 경성부(京城府)로 강제 격하, 개칭됐다가 광복과 함께 갑자기 새로운 수도의 이름으로 떠올랐다. 해방 후 각계 인사 70명으로 구성된 경성부 고문회의는 “‘한성시’라고 쓰고 ‘서울시’라고 읽는다”는 어정쩡한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미 군정청은 1946년 9월18일 군정법령으로 ‘서울특별시’라는 대한민국 유일 한글 지명을 확정했다. 미 군정은 경성이라는 일제의 잔재도 청산하고, 한성부 혹은 한양이라는 왕조 복고도 거부하는 이중 효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SEOUL’이라는 알파벳 명칭이 그들의 입맛에 맞았을 법하다. 정부 수립 이후 논란이 일었다. 1955년 9월 16일 이승만 대통령이 서울 명칭 개정을 제안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불붙었다. 명칭 개정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서울이란 수도를 나타내는 보통명사이지 땅 이름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는 아니라는 것, 둘째 서울이 땅 이름이 된 경위는 외국인의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붙여졌으므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의 수도가 어디인지를 물은 프랑스 신부의 질문에 사람들이 ‘서울’이라고 답하자 이를 프랑스 사람이 소리 낼 수 있는 음을 취해서 써넣은 것이 ‘소울’ 또는 ‘솔’ 등으로 잘못 알려졌다는 논리였다. 이때부터 서울의 명칭 개정을 놓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해방 직후 수도 명칭의 결정과 1950년대 개정 논의’라는 김제정(서울시립대)의 논문에 따르면 최남선, 이병도, 최현배, 김윤경, 이희승 등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신문지상 등을 통해 논쟁에 가세했고 찬반 논리를 제공했다. 대개 한양, 한성 등 복고풍이 지배적이었으며 큰 벌판을 뜻하는 우리말 지명 ‘한벌’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급기야 국무위원과 정부위원 등으로 ‘수도명칭 제정연구위원회’가 구성됐고 서울시를 중심으로 수도 명칭 개명에 관한 현상 모집 광고가 신문지상에 게재됐다. ①우남 ②한양 ③한경(韓京) ④한성 등 4가지 명칭을 놓고 여론조사를 한 결과 우남시가 1423표를 얻었다. 한양 1117표, 한경 631표, 한성 353표를 각각 받았다. 초대 대통령이자 이른바 국부(國父)인 이승만 대통령의 이름이나 아호를 딴 ‘이승만시’ 혹은 ‘우남시’로 하자는 추종자들의 속 보이는 명칭 개정 작업은 격렬한 반대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이 대통령은 1957년 1월 19일 다시 담화를 내고 “내가 대통령으로 앉아서 서울의 이름을 내 별호로 짓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남시 안을 철회했다. 이후 4·19혁명이 일어나 이 대통령이 하야하면서 서울의 명칭 개정 문제는 흐지부지됐다. 서울이라는 명칭이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미 군정청 관리들에 의해 ‘선물’처럼 주어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또 정부 수립 이후 제기된 개칭 추진에서 최고 권력자의 추종세력에 의해 섣불리 추진됐다가 유야무야된 과정도 개운치 않다. 그러나 이후 서울올림픽과 월드컵 개최 등으로 서울이라는 수도명은 ‘코리아’라는 국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빅 브랜드가 됐다. 고유명사를 보통명사화한 선례이자 돌이킬 수 없는 압도적인 우리의 수도명이자 지명이 됐다. ●대한민국의‘ 종주도시’이자 ‘의사이상향’ 14세기 이슬람의 역사학자이자 최고의 사상가인 이븐할둔(Ibn Khaldun)은 “새 왕조가 새 수도를 정하고, 옛 수도의 지배권을 장악하는 즉시 주민을 새 수도로 이주시켜야 불만 세력을 없애고 백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며, 통치권의 초점인 수도는 마땅히 왕국의 중앙에 위치해야 한다”고 갈파했다. 조선의 수도 한성부는 1394년 제국(帝國)지향적 수도인 송악에서 남하해 한반도의 심장부인 한양에서 인구 10만명의 계획도시로 출발했다. 620년이 흐른 지금 면적은 30배, 인구는 100배 이상 급속 팽창했다. 서울은 우리나라 인구 5000만명이 지향하고, 수도권을 포함한 2500만명이 생활하는 대한민국의 종주도시(宗主都市)이자 의사이상향(擬似理想鄕)이 되었다. 왜 이렇게 서울로 몰려든 것일까. 서울학의 연구과제 중 사회학, 도시사회학, 도시행정학의 초점은 인구 집중 및 확장과 관련된 문제에 맞춰진다. 서울로의 인구 집중이 이 모든 현상의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전제군주의 통치 공간이었고, 권력의 핵이기에 기회와 경쟁을 제공했다. 돈을 벌거나, 출세를 원하거나, 학업을 하려거나,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밀려들었다. 서울의 도시성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논의되는 것이 인구문제다. 역사적으로 조선 한성부의 인구는 17세기 후반 이미 30만명에 달해 당대 세계 최대급의 인구밀도를 자랑했다. 출산율, 사망률 등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인구 증감이 좌우되는 향촌과 달리 인구 이동이라는 사회적인 요인의 영향력이 높다는 점이 최근 연구의 성과다. 인구 상황과 호구를 분석한 고동환은 ‘조선후기 인구 추세와 도시문제 발생’이라는 논문에서 서울인구를 1669년 22만명, 1720년대 25만명, 1770년대 30만명, 1820년대 35만명, 1870년1900년 33만 명으로 추정했다. 조성윤은 ‘조선후기 서울의 인구 증가와 공간구조의 변화’라는 논문에서 1663년 한성부 북부의 호적과 한말의 신(新)호적을 바탕으로 조선후기 서울 주민의 신분 구성을 분석한 결과 전국의 농촌으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전입인구가 서울의 하층민으로 정착한 때문이라고 보았다. 증보문헌비고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통해 살펴보면 조선초기 10만명이던 인구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양난 이후 4만명까지 떨어졌다가 17세기 후반 현종 때 18만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구한말까지 200년 이상 18만명에서 20만명 사이를 오갔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는 도성 내 상업 발달이 주원인이었다. 18세기 서울은 16~17세기의 위기를 벗어나면서 성 밖 경강(뚝섬~양화나루까지의 한강구간) 일대에 상업이 크게 발달했다. 전국에서 상인자본의 집적도가 가장 높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경강 일대에 상업촌락이 생겨났다. 이때부터 서울은 중세 정치·행정 중심도시에서 근대적 상업도시로 옷을 갈아입었다. 서울의 도시발달은 17세기 양난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는 시기를 거쳐 인구의 증가와 상업의 발달로 사대문 밖으로 공간적 확산이 이뤄지고 신분제의 붕괴 조짐을 나타냈다. 도성 내 인구의 증가는 주택 부족을 일으켰으며 이러한 현상은 도성 밖으로 거주공간이 확장되는 원인이 됐다. 15세기까지 사대문 밖 10리(성저십리)의 민가숫자는 모두 1719호로 한양 인구의 9%에 불과했지만 18세기 전반 한성부의 5부(동-서-남-북-중부) 중 경강에 가까운 서부(용산)와 남부(마포)를 중심으로 촌락이 속속 들어서면서 행정구역의 확대 개편이 촉발된 것이다. 서울은 사대문을 벗어나 한강이라는 새로운 축을 중심으로 확대됐으며 서울 구심점의 한강 이남 이전은 시간문제였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금감원 옴부즈맨’ 현장 시선은 싸늘

    ‘금감원 옴부즈맨’ 현장 시선은 싸늘

    사례1 예금보험공사에서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간신히 정상화된 한 저축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도움을 청했다. “외부 감사인을 선정해서 받는 회계감사 비용이 너무 많아 어렵게 낸 몇 억원의 당기순이익마저 다 나갈 판”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금감원이 회계법인을 설득, 감사 비용을 몇 천만원 깎아주도록 조정했다. 사례2 한 시중은행은 ‘대출 시 용도 확인’에 대한 고충을 지난해 금감원에 털어놨다. 한 우수 고객이 병원 운영에 쓰려고 ‘개인대출’을 받아 땅을 샀고 이후 이자를 낮추려 ‘기업대출’로 갈아타겠다는데 내부 규정 위반인 ‘용도 외 유용’에 해당하는지 애매하다는 것이었다. 금감원은 “결론적으로 병원에 쓰이는 돈이라 대환 대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금감원이 잘 공개하지 않으려는 ‘옴부즈맨’ 제도의 처리 사례들이다. 옴부즈맨은 금감원의 검사·감독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만 사항을 제3자가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제도다. 금융사들이 ‘갑’의 위치에 있는 금감원에 대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2009년 4월 도입됐다. 하지만 실적이 거의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지난 8일에는 각 금융사에 관련 공문을 보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불합리한 법령·제도·시책 등에 대한 의견 청취 및 자문 업무까지 범위도 넓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4년 5월부터 7개월간 처리 건수는 ▲고충민원 13건 ▲질의회신 6건 ▲건의사항 처리 2건 ▲검토자문 개선 사례 3건 ▲제도개선 1건 등 총 25건이다. 금감원은 “아직 부족하지만 지난 수년에 견줘 이른 시간 안에 실적이 늘었다”며 고무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초 취지는 금감원 각 부서의 위법 사항이나 불편·부당함을 고발하는 것인데 제도 방향이 ‘자문 및 건의 청취’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 자체에 대한 민원은 아마 극소수일 것”이라며 “불합리한 시책에 대한 의견 청취 등으로 범위를 넓힌 것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실적 늘리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리 외부인을 모셔 와도 고발한 금융사가 어디인지 해당 부서에서 모를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익명성이 보장될 수 없다는 얘기다. ‘괘씸죄’를 두려워하는 시선도 적잖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그냥 ‘이런 제도가 있다’는 당국의 생색내기성 정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예 불필요한 제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감원에 대한 불만은 차라리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들에게 호소하는 편이 더 낫다는 얘기가 있다”고 털어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금융당국의 횡포를 다시 당국에 ‘고발’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아예 권익위원회 같은 독립적 기관에서 처리하는 것이 공정성이나 처리 과정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라면서 “금융사가 금감원에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불편을 느끼는 모든 부분을 처리하는 것이 확대된 옴부즈맨의 취지”라며 “보복 우려는 말도 안 된다”고 해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가톨릭의료원, 외과 살리기에 나섰다

     국내 최대 의료기관을 이끌고 있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최근 들어 전공의 지원 미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료 분야에서 외과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음에도 갈수록 지원자가 줄어 자칫 의료계가 ‘외과 슬럼프’에 발목이 잡혀 심각한 진료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 때문이다. 국내 의료기관이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 특정 진료과 살리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톨릭학교법인은 15일 서울 서초동 법인 성당에서 법인 상임이사인 박신언 몬시뇰을 비롯한 법인 보직자와 의료원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생명존중의 영성 실천을 위한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비전선포식’을 갖고 외과 중흥책을 제시했다. 이날 비전선포식에는 박신언 몬시뇰 외에 강무일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직할병원장, 박조현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김종석 대한외과학회장, 김광태 국제병원연맹회장, 외과학교실 김인철·김세경 명예교수, 이준 외과학교실 동문회장과 학교법인 산하 8개 병원 외과 교수 및 전공의 등이 참석했다.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은 ‘외과의 발전 없이는 우리 의료계도 내일이 없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다양한 외과 발전책을 제시했다.  박신언 라파엘 몬시뇰은 “지난 1954년 발족해 60년의 전통을 가졌을 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하면서 한국 이식외과와 면역학 발전에 신기원을 이룬 가톨릭대 의대 외과학교실은 생명을 살리는 최선봉이자 생명존중 영성 실천의 기관 이념을 실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임상의학교실”이라면서 “외과학교실에서 제시한 발전 방안에 동감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외과 주임교수는 “앞으로 법인 및 의료원 등 상위기관의 지원을 바탕으로 우수한 전공의 확보를 위한 최상의 수련과 맞춤형 교육시스템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수련과정에서의 복지혜택도 대폭 확충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전공의를 단순 진료인력으로만 보지 않고 피교육자로서 정당하게 대우할 것”이라면서 “80시간 근무, 대체인력 확보, 4년차 전공의 해외연수, 내시경초음파실 파견근무, 인센티브 제공 등의 실천 뿐 아니라 의료원 산하병원, 동문, 협력병원 등과 같이 협의해 전공의들의 수련 이후 진로를 적극 보장하는 등 파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미래 외과의 중심은 이식수술 분야”라면서 “국내 최초의 신장이식을 필두로 이식수술을 주도해 온 가톨릭의료원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2년 내에 의료원 산하 최소 5개 병원에서 다기관 협진으로 이뤄지는 신장·간이식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식수술은 몸의 중요한 장기를 교체하는 수술인 만큼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대수술이 대부분이다. 교수급 의사 3명과 전임의 3명, 전공의 6명 등 이식외과 외에도 관련 진료과 의사를 합해 12명이 수술에 참여할 뿐 아니라 수술 지원인력 등 20여명의 인원이 필요한 분야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 “의료원이 서울성모, 여의도성모, 의정부성모를 비롯한 8개 부속병원으로 구성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의료기관으로 성장했지만 각 병원마다 이식팀을 따로 구성해 운영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좀 더 효율적인 이식수술을 위해 다기관 협진을 구상 중이며, 연구 역시 다기관 공동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계에서 외과는 진료가 어렵고 위험해 ‘의료계 3D 업종’으로 불리고 있다. 게다가 수가 등 보상체계도 다른 전공과와 다르지 않아 전공의 지원자들의 주요 기피 분야가 되었다. 실제로, 2015년 외과 1차 전공의 모집에서도 대부분의 병원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지방의 경우 단 한명의 전공의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이 많다.  이런 현상은 전공의 부족현상으로 이어져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가 인상이나 전공의 발전기금 조성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 되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 및 관리법 공개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 및 관리법 공개

    사랑이라는 로맨틱한 이름을 가진 치아, 사랑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사랑니의 관리법이나 사랑니 발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이들은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치료나 발치가 꼭 필요한 사랑니를 방치해 인접한 영구치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경험하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는 경우가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 발치를 해야 하며, 사랑니 발치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이주민 원장(전문의)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사랑니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확인해 보자. ▲‘사랑니’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인가? 보통 사랑니는 두 개의 큰 어금니(제1,2 대구치) 뒤에 나는 제3 대구치를 말한다. 구강 내에서 제일 늦게 나오는 치아로, 보통 사춘기 이후 17~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는데 치아가 날 때 사랑의 열병을 앓듯 아프다 하여 ‘사랑니’라고 불린다. 영어권에서는 사랑니가 나올 때쯤이면 지식을 깨우친다 하여wisdom tooth(지치, 智齒)라고 부른다. 사랑니의 경우 나머지 28개의 치아에 비해 해부학적 변이도 많고, 맹출 방향과 시기도 사람마다 다른 경우가 많다. 약 7% 사람에서는 사랑니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가 모두 나는 경우, 위 아래턱 좌우에 한 개씩 4개가 되는데 그 개수도 1개부터 4개 이상에 이르기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사랑니와 관련된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 사랑니는 이상한 방향으로 맹출되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치아우식증, 치관주위염, 맹출 방향에 따른 인접치 손상, 치아 낭종, 치아와 관련된 종양 등 일반적으로 치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 내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관리가 어려운 만큼 더욱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랑니,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반드시 발치 해야 하나?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니는 정상적으로 맹출해서 청결하게 유지, 관리만 된다면 큰 어금니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며 그대로 두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검진하거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사랑니를 뽑을 때, 그리고 뽑고 나면 통증이 심한가? 사랑니 발치 수술 전 국소 마취를 시행하므로 수술 중에는 큰 불편함은 없다. 매복된 사랑니 발치 시 대개 잇몸을 절개한 후 치조골과 치아를 삭제하는 등의 외과적인 술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지만 수술 후에 통증이 있거나 해당 부위가 다소 부을 수 있다. 하지만 진통소염제 복용과 냉찜질 등을 통해 통증을 잘 관리하고, 의사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면 이를 경감시킬 수 있다. ▲사랑니는 아무 치과에서나 뽑아도 되나? 사랑니는 나오는 방향이나 상태에 따라 뽑는 수술의 난이도가 달라지게 된다. 모든 치과의사가 사랑니 발치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을 지라도 뽑는 기술이나 경험 면에서는 세부전공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발치의 경우 예상치 못한 발치의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고, 효과적으로 처치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에서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를 통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구강악안면외과는 일반 치과와 무엇이 다른가 구강악안면외과는 치과의 10개 전문분야 중 하나로 구강과 안면부위에 발생하는 감염, 손상, 기형 및 종양 등의 질병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보존적 시술과 수술적 치료를 통해 심미적 복원 및 기능적 회복, 재건을 추구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사랑니 발치라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거나, 두려움 때문에 통증이나 염증, 감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랑니에 발생한 문제를 제때에 해소하지 못할 경우 오래 쓸 수 있는 소중한 영구치마저 잃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압구정 줌 구강악안면외과 이주민 원장은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사랑니가 아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랑니 나는 곳에 잇몸이 붓고 턱이 아파요’ 등의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경우에는 혈관과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턱의 구조를 잘 아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시술을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문화재청, 풍납토성 지역 개발 두고 ‘힘겨루기’

    ‘풍납토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두고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문화재청은 2조원의 보상비 부담으로 보존을 위한 개발 ‘불가’에서 ‘허용’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이에 등재 신청이 어려워진 서울시는 문화재와 주민 보호를 포기한 것이라며 문화재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서울시는 15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문화재청이 최근 발표한 ‘풍납토성 보존·관리 및 활용 기본계획’ 변경의 철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특단의 재원 대책으로 풍납토성 2·3권역의 주민들에게 조기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한성백제의 왕궁터인 풍납토성을 오는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유적과 연계해 확장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풍납토성을 둘러싼 갈등은 문화재청이 지난 8일 풍납토성 내부 주민 전체를 외부로 이주케 하는 기존 정책 기조를 바꿔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등 주변 노후주택의 재건축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재 핵심 분포 예상 지역인 2권역의 주민만 이주하게 하고 3권역은 건축 높이 제한을 완화, 사실상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의 발표대로라면 서울시의 풍납토성 유네스코 등재 신청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이에 서울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양도성과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등재를 못마땅하게 여겨 ‘딴죽’을 걸고 있다는 게 아닌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시와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3대7 비율로 500억원을 투입해 2·3권역에 대한 토지보상을 해왔다. 시는 5년 내 조기 보상을 하려면 총 2조원이 들며 이 중 600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정이 부족하면 3000억원까지는 지방채까지 발행하겠다며 문화재청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문화재청의 건축 높이 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면적은 3권역의 5%에 불과하다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이창학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본부장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고대사를 당장 예산 부족으로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주민들의 재산권과 문화유산을 동시에 보호하는 근본 대책은 조기보상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실력은 지명 순이 아니란걸 보여주겠다”

    “실력은 지명 순이 아니란걸 보여주겠다”

    “이제 끝났구나 하고 포기했었습니다. 뭘하며 먹고살까…. 막막했던 순간 마지막에 기적처럼 제 이름이 불렸습니다.” 지난해 9월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마지막인 3라운드 10순위로 지명받은 박민혁(23·모비스)은 절망의 나락에서 희망의 끈을 잡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리온스가 3라운드 1순위에서 김만종을 뽑은 후 2~9순위 지명권을 가진 구단은 모두 포기 의사를 밝혔다. 아직 14명의 선수가 남아 있었지만 사실상 드래프트가 끝났다고 생각되는 순간 10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단상 앞으로 나와 박민혁을 호명했다. 배재고와 건국대를 졸업한 박민혁은 187㎝의 신장을 갖춘 포워드. 수비가 뛰어나지만 공격력이 약해 프로 구단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극적으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박민혁은 올 시즌 D리그(하부리그)에서 1군 무대 도약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렸다. 1차 D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박민혁은 “실력은 지명 순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D리그에서 동부, KT, KGC인삼공사와 함께 연합팀 일원으로 뛴 박민혁의 성적표는 평균 5.8득점 2.8리바운드. 시즌 막판 왼쪽 발목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준 게 아쉬웠다. 1군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조급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약점인 슛 연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단점을 없애고 장점은 살리는 게 올해 최대 목표예요.” 통산 다섯 차례 우승에 빛나는 모비스의 훈련량이 많다는 것은 입단 전부터 들었으나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고 한다. 박민혁은 오전 6시 50분 일어나자마자 새벽 훈련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전술훈련을 소화하면 어느덧 땅거미가 짙게 깔린다. 개인 훈련인 슈팅 연습을 하다 잠자리로 가면 오후 11시. 숙소 소등 시간과 함께 하루 일과가 끝난다. 코치진이 그에게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것이다. 박민혁은 “대학 시절부터 수비 하나는 자신 있었지만,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보니 부족함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지금처럼 해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친구들이 ‘전자랜드에서 뛰고 있는 정병국 선배도 3라운드 지명 선수였지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용기를 북돋워 줬습니다. 신인다운 패기 하나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조용조용한 어투의 박민혁이지만 ‘패기’라는 단어를 말할 때는 힘이 넘쳤다. 글 사진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고] 국공립대 기성회비를 생각한다/김진환 한국방송대 강원지역대학장

    [기고] 국공립대 기성회비를 생각한다/김진환 한국방송대 강원지역대학장

    국공립대학의 기성회비 징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2심에서는 기성회비 징수에 대한 법률적 근거 부재를 이유로 반환 판결이 내려졌고 곧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다. 국공립대학의 학사 운영과 시설투자 현황을 보면 70%가 기성회비로 충당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국공립대학의 운영과 관리가 거의 자율적인 재원조달과 운용에 의해 이루어져 왔음을 반증한다. 즉 교수 연구비 및 수당과 더불어 대학 행정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성회 직원의 고용 안정성 문제와도 직결된 사안이다. 특히 이들의 학교에 대한 업무적 기여도와 함께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 입장에서 불안한 고용 상황은 현실적 우려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들이 불이익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들은 1월 말 1학기 등록금고지서를 발부한다. 아직 해결이 안 된 등록금 문제로 인해 대학 당국 실무진들은 당황하고 있다. 국공립대는 등록금 징수와 관련해 어떠한 임의적 권한이나 유연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 등록금에서의 기성회비와 인상률에 대해 독자적 의사 결정을 하고 이를 실제 집행하는 과정에 대학의 의지를 반영하는 차원이 아니다. 따라서 문제 해결에 대한 국회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의지와 실질적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할 수 있는 여야 간의 협의와 합의가 시급히 요구된다. 국회에서는 기성회비와 관련해 여야 간 입장 차이가 보인다. 여당에서는 기성회비 회계를 국고 회계인 일반회계와 합쳐 ‘교비회계’로 통합한 ‘국립대재정회계법’으로 전환해 기성회비를 포함한 수업료를 징수한다는 계획이다. 야당의 경우 국립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수업료에 기성회비를 포함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번 문제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국회만 쳐다보게 된다. 이유인즉 수십년 동안 교육계 전반에 걸쳐 관행적으로 등록금의 일부로 정착된, 징수제도의 일환이었던 기성회비에 대해 법률로 제정하고 이를 사법부가 해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게 국회의 입법 작업이 선행됐어야 했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 합의와 교육적 제도로 정착된 이슈에 대해 국회의 문제 인식과 철저한 조사가 먼저 이뤄진 뒤 입법화 과정을 거쳐 대학과 학생의 입장을 고려한 법률 제정을 완료하는 것이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의무로 보인다. 국회는 이를 소홀히 한 측면이 강하다. 현재 국공립대에서 겪고 있는 기성회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회가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주는 것이 옳다. 국회의 결정에 교육부, 대학 당국, 사법부가 관련돼 있고, 기성회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현실적 고민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사법부도 기성회비 항목으로 학교가 징수할 수 있도록 한, 1963년 제정된 ‘기성회 준칙’(옛 문교부 훈령)을 비록 법률적 근거가 부족할지라도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사회적 합의의 정도를 참작하고, 좀 더 포괄적으로 해석하는 차원에서 국회의 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한시적으로 기성회비를 허용하는 것은 어떨지 기대해 본다.
  • “지질저하제 스타틴, 동맥경화·혈압 개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때 사용하는 대표적 약물인 ‘스타틴’이 죽상동맥경화증은 물론 혈압까지 안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스타틴은 혈관에 해로운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약물이다.  가천대 길병원 한승환·오병천 교수팀은 최근 건강한 고지혈증 환자 56명을 무작위로 나눠 41명에게는 2개월에 걸쳐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스타틴 제제인 로슈바스타틴 10mg을 매일 복용하도록 했으며, 다른 15명에게는 일상적인 생활습관만 개선하게 한 뒤 두 그룹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스타틴으로 치료한 그룹은 생활습관만 개선한 그룹에 비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그룹의 경우 혈압이 치료 전 125.7/77.3mmHg이던 것이 치료 후에는 122.1/74mmHg로 유의하게 호전됐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생활습관만 개선한 그룹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 동맥경화의 진단 지표 중 하나인 대동맥 맥파속도 역시 스타틴 그룹은 1389.9cm/sec에서 1342cm/sec로 호전된 반면 생활습관 개선 그룹은 개선 정도가 미미했다.  한승환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관이 나쁜 사람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의사 처방에 따라 스타틴 제제를 복용하면 콜레스테롤 개선과 함께 혈압 및 동맥경화 증상도 개선시킬 수 있었다”면서 “결국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스타틴을 복용해 혈관 건강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 게재됐다.    ■죽상동맥경화증  기온이 떨어져 추울 때는 혈관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이 낮아 혈관이 수축·경직되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혈압이 오르고, 혈관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겨울철 새벽 무렵에 외출이나 운동을 하던 노인들이 봉변을 당하는 것도 대부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질환은 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혈관이 딱딱해지고 노폐물이 침착돼 혈액순환 장애를 유발하는 죽상동맥경화증이 문제가 된다. 죽상동맥경화증이 생기면 부위에 따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 뇌경색과 뇌출혈 등의 뇌졸중,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신부전 및 허혈성 사지 질환이 오기 쉽다.  한승환 교수는 “죽상동맥경화증은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으로,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에 바른 생활습관을 통한 예방과 필요할 경우 의사 처방에 따른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면 지체없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액 내 염증세포·콜레스테롤·혈관의 탄성 저하 등으로 발생한다.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면 혈관에 죽상반(혈관의 섬유화)이 생겨서 혈액순환을 막고, 죽상반이 파열되면서 많은 혈전이 만들어져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생명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죽상동맥경화증의 위험요인으로는 ▲고콜레스테롤혈증 ▲낮은 HDL-콜레스테롤 ▲높은 LDL-콜레스테롤 ▲높은 중성지방 ▲고혈압 ▲흡연 ▲당뇨병 ▲심혈관 질환 가족력 ▲고령 ▲운동부족, ▲과체중 및 복부비만 등이 꼽힌다. 죽상동맥경화증 예방을 위해서는 이 같은 위험 요인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  이미 죽상동맥경화증이 진행된 상태라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자칫 혈관이 막혀 큰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스타틴이나 아스피린 등 약물을 사용하거나 혈관성형술 또는 외과적으로 혈관 우회로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혈관성형술은 문제가 생긴 혈관 부위에 카테터를 넣어 풍선이나 금속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혈관 우회로술은 환자의 다른 혈관이나 인공혈관을 막힌 혈관의 끝부분에 이어서 혈액순환을 돕는 방법이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전문 “김기춘·비서관 3인 교체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전문 “김기춘·비서관 3인 교체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두 번째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회견에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을 먼저 발표한 뒤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 Q. 우선 청와대 조직개편이 왜 필요하다고 느끼나. 비선 실세 관련 문건 유출이나 민정수석 항명 파동 등도 영향을 미쳤나.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는 쪽은 막연한 인사 개편이 아니라 특정인 교체도 요구한다. 특정인으로 지목된 비서실장과 세 비서관도 개편대상에 포함되는 것인가. 이런 경우 수석비서관급 이상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방식도 거론됐는데 가능한가. 내각 개편 문제도 답해달라. 또 사안에 대한 특검, 국조 등도 수용할 것인가. 박 대통령: 문건 파동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과학적 기법까지 동원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한 결과 그것이 모두 허위고 조작됐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문건이 일부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청와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집권 3년차에 국정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주요 수석들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주요 부문의 특보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그런 특보단을 구성해서 국회나 당청 간에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정책도 협의해나가는 구도를 만들고 청와대에서 여러가지로 알리고 이런 부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인사 이동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항명 파동이라 말했는데 저는 이게 항명 파동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민정수석이 (자신이 직에) 있지 않았던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회에) 나가서 정치 공세에 싸이게 돼서 문제를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그리고 민정 라인에서 잘못된 문서 유출이라 본인이 책임지고 간다는 차원으로 사표 낸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국회에 나갔어야 하지 않을까,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 점은 유감스럽다. 특정인 교체 요구에 대해서 말했는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이기 때문에 가정에 어려운 일이 있지만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주셨다. 청와대 들어오실 때도 ‘내가 다른 욕심이 있겠나,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하고 오셨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사의 표명도 하셨다. 그러나 당면한 현안이 많이 있어서 그 문제들을 먼저 수습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그 일들이 끝나고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검찰은 물론이고 언론, 야당, 이런 데서 무슨 비리가 있나 하고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으나 그런 게 없지 않았나.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거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뒤집고 그러는 바람에 진짜 없구나 하는 것을 저도 확인했다.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하겠나. 누구도 그런 상황이라면 저를 도와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 내각 개편 관련해서는 해수부라든가 꼭 개각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데를 중심으로 해서 검토를 해 나가겠다. 이번 문건 파동과 관련한 특검에 대한 얘기는 사실은 여태 특검이란 것을 보면 어떤 사실에 대한 실체가 있거나 실제 친인척이든지 측근 실세든지 권력을 휘둘러서 감옥에 갈 일을 했거나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거나 그런 실체가 있을 때 특검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문건도 조작으로, 허위로 밝혀졌고 샅샅이 뒤져도 실체가 나타난 것도 없이 누구 때문에 이권이 성사가 됐다든지 돈을 주고 받았다든지 이런 게 없는데 의혹만 갖고 특검을 하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검하는 선례를 남긴다. 그러면 얼마나 사회 혼란과 낭비가 심하겠나. 그게 특검에 해당하는 사안인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 Q.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윤회 씨를 비선실세로 지목했고, 정윤회씨가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서 정윤회씨가 실세인가. 아니라면 이런 의혹이 왜 계속 나오는지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친인척 관리 잘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박지만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한 입장은. 친인척관리를 앞으로 강화할 것인가 박 대통령: 정윤회 씨는 벌써 수년 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이 없다.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실세는커녕 전혀 국정과 관계가 없다. 또 문체부 인사도 지난번에도 보도가 된 걸로 아는데 터무니없이 조작이 된 이야기가 나왔었다. 말하자면 태권도라거나 체육계에 여러가지 비리가 그동안 쌓여와서 자살하는 일도 벌어지고 이건 도저히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이걸 바로잡으라고 대통령으로서 지시했는데 보고가 안 올라오고 진행도 전혀 안됐다. 저는 한번 개혁을 하거나 비리를 바로잡으려면 말을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라 계속 그게 될 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따지니까 거기서 제대로 역할 안한 거다. 그럼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안 하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죠. 그 사람들이 그 일을 갖다가 대통령의 지시이고 관심을 갖고 바로잡고자 하는데 왜 자기 역할을 못 하느냐, 그럼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해서 (그렇게) 된 건데 이게 둔갑해서 체육계 인사에 다른 사람,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 관여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돼선 안된다. 혼란스럽고 그게 아니라면 사실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계속 논란을 하고, 우리가 그런 여유 있는 나라인가. 그렇게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세나 야니냐 답할 가치도 없다. 국정 근처에 온 적도 없다. 실세가 될 수도 없고 오래 전에 떠난 사람이다. 친인척이나 측근의 권력 남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역대 정부에서 얼마나 그런 일이 많았나. 이권에 개입하고 엄청난 비리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역대 정권마다 그랬는데 그걸 보면서 저렇게 돼선 안 되지 않겠나, 그래서 공약한 게 있다. 친인척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 아마 그런 게 통과될 거고 특별감찰관제가 시행되면 아마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그런데도 실세이고 뭐고 전혀 관계가 없는데 그렇게 일어나냐 그래서 제가 조작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영리를,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혀 관계 없는 사람과 관계 없는 사람의 중간을 이간질시켜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그런 데에 다 말려든 게 아니냐. 그런 바보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것은, 그래서 국민께 송구하지만, 확인 안 된, 말도 안 되는 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정말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대화를 위한 대화, 이벤트성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떤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야 하나. 조건이 일부라도 충족될 경우 올해 내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있나. 올해가 분단 70주년인데,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준비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이나 5·24 조치를 해제할 생각이 있나. 박 대통령: 저는 어떤 우리나라가 분단이 돼 고통을 겪지 않나. 그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도 도움이 되면 할 수 있다. 전제조건은 없다. 그러나 이제 이런 대화를 통해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자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비핵화 같은 것이 전혀 해결이 안 되는데, 이것이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이게 해결이 전혀 안 되는데 평화통일을 얘기할 수 없다. 남북관계든지 다자협의를 통해 대화로 이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올해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하느냐, 그 문제 관해선 답을 드린 거라 생각한다.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선 5·24 조치가 사실 남북 교류협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이런 조치가 생긴 게 아니라 북한 도발에 대해 보상이란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 조치가 유지됐다. 5·24 조치 문제도 남북 당국자 간 만나서 서로 그 부분을 얘기를 나눠야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북한에 대화하자고 여러분이 요청하는데도 북한이 소극적인 자세로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5·24 조치를 얘기하는데, 북한은 5·24 조치를 얘기할 게 아니라 우리가 여러 번 대화를 제의했으니 적극적으로 나와서 당국자 간에 정상회담도 그렇고 5·24 조치도 그렇고 당국자가 만나 얘기해야 뭐를 원하고 어떤 접점을 원하는 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 대화에 적극적으로 응해달라,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 Q. 기업인 가석방 여부 질문드린다. 가석방을 주장했던 최경환 부총리나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참석했지만, 역차별이다 아니다 특혜다 찬반 논란이 있다. 청와대는 가석방은 법무부장관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없다. 대통령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더불어 기업인이나 정치인 특사를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은 없는지. 박 대통령: 기존에 갖고 있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그러나 기업인 가석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인이라고 해서 어떤 특혜를 받는 것도 안 되겠지만 또 기업인이라서 역차별 받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가석방 문제는 국민의 법감정, 또 형평성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법무부가 판단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두 가지 질문이다.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 발언에도 국회나 시민사회에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고, 개헌 방향과 관련해 지방분권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특위에서 지방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기대가 큰 반면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유는 중앙 사무를 지방에 넘겨야 하는데 법 개정이라든지, 지방재정 확충 문제는 중앙정부 협조와 국회 입법 노력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발전 분권 위한 구상을 말씀해달라. 박 대통령: 개헌은 사실 국민적인 공감대, 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돼야 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경제상황을 잘 아시지 않나. 우리가 오죽하면 경제에 있어 골든타임이라고 하겠는가. 마음으로 ‘이 때를 놓치면 큰일나겠구나’하는 절박함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했고, 올해 1차 예산이 반영된 거니까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골든타임에 경제혁신을 활성화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를 발목잡는 여러가지 구조개혁,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꾸고 튼튼하게 하는 이런 노력들 지금 안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구호도 ‘3년 개혁으로, 3년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내다본다’는 것이다. 이 골든타임이라는 게 몇 년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때를 놓치면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서 30년 성장을 못 한다는 엄청난 결과를 갖고 온다. 모든 역량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가 시작하면 어떻게 논의하는지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계속 갈등 속에서 경제문제, 시급한 여러 문제는 다 뒷전으로 가버리고, 그것만 갖고 하다보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 결과가 너무나 자명하다. 지금은 그걸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지금 개헌을 당장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크게 미치고, 국민이 불편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그래서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거다. 그리고 지방자치, 분권과 관련해서 저는 지방이 잘할 수 있는 건 지방에 다 넘기고, 그런 뒷받침도 해주는 방향으로 간다. 지방 일은 그 지역에서 제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계획을 세우면 중앙에서 그걸 뒷받침해서 협의해 나간다는 큰 원칙에 따라 지방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물론 입법적 노력, 중앙정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원회가 있지 않냐. 거기를 중심으로 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입법을 어떻게 할 건가 잘 논의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Q.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대로 전망돼 한국경제 디플레이션 논란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자영업자나 가계, 청년실업자가 IMF 경제위기때보다 어렵다는 고충도 있다. 해법은 뭔가. 한국경제가 일본의 저성장 저물가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있다. 돈 풀기나 기준금리 인하 통한 대출자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박 대통령: 우리나라 물가가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1%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도 디플레이션으로까지 가진 않을 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실제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최대 과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그게 시급한 과제다. 돈 풀기와 관련해 작년에 46조원 규모의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를 추진했고 올해 예산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고 상반기에 조기 재정을 실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재정도 조기에 집행하고 확대 예산도 편성하고 하는 노력을 했지만 우리가 이런 저성장 퇴락으로 가지 않으려면 역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있는대로 구조개혁하고 잠재성장률을 넘는 경제활력을 이루는 데 집중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내수 살리는 방안 등을 망라해서 말씀드렸는데 다시 말씀 안 드려도 그런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을 위해 기초를 튼튼히 하고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고 균형잡힌 내수와 수출로 경제에 온기가 돌게 하는 정책을 부지런히 실시하게 되면 우리가 3.8%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대신 정부 혼자 뛰어선 안 되고 이걸 위해 같이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서 함께 노력할 필요 있잖나 생각한다.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거시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과 잘 협의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Q.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관련, 현재 정부가 제안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이 노사 양측에서 비판받고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올해 3월까지 합의안 도출이 어려워 보인다. 올해 선거가 없는 해로 구조개혁의 적기라고 했는데 노사정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집권자로서 어떻게 이를 돌파해나갈 것인가. 정부가 공무원연금과 함께 사학연금, 군인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당 반발로 하루 만에 발을 뺐다. 사학 군인연금을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박 대통령: 비정규직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무거워진다. 비정규직은 열심히 고생해서 일하고도 정규직의 3분의 2 수준의 월급밖에 못 받고, 막상 계약기간이 끝나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해서 가슴을 졸이게 되고, 참 어려운,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합리한 차별, 임금차별이 없어지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계속 받아야 되고, 세 번째는 이 일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일일 경우 고용이 안정되게 해줘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꼭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의견이 달라서 해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노사정위원회의 대표들께서 뭔가 이거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그분들이 갖고 있고, 또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하지 않고는 정말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없다는 인식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서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는 마당에서 같이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면 뭔가 합의를 도출하고 서로 ‘윈윈’하는 대타협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정부로선 원활히 이런 논의가 잘 이뤄지게 최대한 지원해 나가려 한다. 잘 되야 한다. 또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에 대해서 말했는데 지금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사학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지금 생각을 안 하고 있는데 그게 잘못 알려진 거 같다. 그래서 조금 소동이 있었지만, 지금 그걸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은 그 직역의 특수성이나 연금의 재정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관련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차분차분 검토를 해나갈 추후의 일이라 보고 있다. Q. 지난 연말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결정이 내려졌다. 이를 놓고 종북세력을 척결한 박근혜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법탄압이란 지적도 있다. 우리사회의 이념 갈등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지, 통진당 해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관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의향이 있나. 박 대통령: 통진당 해산결정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난번에 언론에 발표한 그대로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 그런 질문을 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저는 어떻게 이해하냐면, 정치적 활동의 자유도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인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이해한다. 물론 진보 보수간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조화롭게 가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런 노력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분단 후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헌법가치를 실천하면서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를 누리고 변영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가치이다. 북한은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남북이 대치상황에 있지 않나. 물론 대화를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체성까지도 무시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은 용인,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단 살포와 관련해선 사실 정부에서 조정하고 있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인만큼 기본적으로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점이 있지다. 그렇지만 또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생기거나 지역 주민의 신변이 위협받아서는 안되지 않느냐. 그 기본권 문제와 주민들의 갈등을 좀 최소화하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것을 없애야 되는 두 가지를 잘 조율하면서 관계기관들과 얘기하면서 몇차례 자제도 요청했다. 그런 식으로 지혜롭게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Q. 취임 전 소통을 강조했지만 취임 후에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년 설문조사에서도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60% 넘었다. 세월호 유족 안 만난 것도 소통의지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통령은 소통이 잘 된다 하고 국민은 아니라는 인식의 괴리가 문제의 출발점인 듯하다. 소통지수 100점 만점이라면 몇점 주겠나. 점수가 낮다면 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대통령 다른 생각하는 국민과 더 많이 만나고 귀 기울이고 더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구체적 복안이 있다면. 박 대통령: 세월호 유족은 여러 번 만났다.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진도도 내려가고, 팽목항도 내려가고, 그 분들과 이야기도 하고 애로사항도 듣고 이야기하다 주변에서 제지도 했지만 그러지 말라고 해 끝까지 다 듣고 애로사항 적극 반영도 하고, 또 청와대에서 면담도 갖고 그렇게 했다. 그런데 지난 번에 못 만났던 이유는 국회에서 법안이 여야 간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 논의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거기 끼어들어서 왈가왈부하고 그러는 것은 일을 더 복잡하게 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만나지 못한 것이다. 또 소통 관련해서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민생현장이나 정책현장 등 직접 가서 정말 터놓고 이야기도 듣고 의견도 듣고 제 생각도 이야기하고 그렇게 했다. 또 청와대로도 그런 각계각층 국민을 많이 초청해서 이야기도 듣고 정말 활발한 것을 많이 했다. 또 정치권과는 여야의 지도자 이런 분들을 청와대에 모셔서 대화도 할 그런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했는데 제가 여러 차례 딱지를 맞았다. 초청을 거부하는 일도 몇 차례 있었다. 앞으로 어쨌든 여야, 국회하고 더욱 소통이 되고 여야 지도자들하고 더 자주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가려고 한다. Q. 한일관계에 대해 질문드리겠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만 2년이 다 돼 가지만 한일정상회담이 안 열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퇴행적 과거사 인식이 걸림돌이지만,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과거사에 포커스를 맞춰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인식도 있다.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내놓아야 한일정상회담이 가능한가.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한일관계를 풀어갈 것인가. 박 대통령: 사실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일본으로서나 우리로서나 뜻깊은 해이기 때문에 올해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해서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는 없는데, 정상회담을 하려면 정상회담을 해서 의미있고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 과거에 보면 정상회담이 돼서 기대는 부풀었는데 관계는 후퇴하는 일도 있었으니 그래선 안 되지 않나하고 생각한다. 여건을 잘 만들어서 의미가 있는,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려면 일본 측의 자세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장급 협의를 통해서 어떻게든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을 해왔는데, 아직까지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아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경우에는 연세가 상당히 높으셔서 조기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영구미제로 빠질 수 있다. 그것은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무거운 역사의 짐이 될 거다. 생존해 계시는 동안 문제를 잘 푸는 게 중요하다. 일본으로서도. 작년 APEC 회담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 공식협의를 적극적으로 잘 해서 좋은 안을 도출해내도록 양국에서 총리와 대통령이 실무진을 독려하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도 아직 좀 그렇긴 한데, 어쨌든 이것이 풀리지 않으면 참 어려운 상황이고, 그래서 올해도 계속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합의안이 나와도 국민 눈높이에 안 맞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제사회도 수용 가능한 안이 도출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고, 해나가려고 한다. Q. 주말에 미국 시민(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강제 출국된 재미동포 신은미 씨)이 한국으로부터 출국당했고 외국인 기자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소송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언론 자유가 제한되는 게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있다. 미국 국무부도 국가보안법을 언급하며 일부 규정이 모호해 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금이 국가보안법을 재검토할 적절한 시기 아닌가. 박 대통령: 각 나라마다 사정이 똑같을 수 없다. 미국의 사정이 있고 중국의 사정이 있고 한국의 사정이 있다. 국가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나라에 맞는 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 필요한 법이 미국에는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한국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헌법재판소에서 난 것도 재판관들이 충분히 우리나라 헌법에 대해 연구하고 우리나라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온 결정인 만큼 우리나라에 필요한,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한 사정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고자 필요한 최소한의 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법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로 이해를 하시면 좋겠다. Q.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당의 일에 너무 개입한다는 불만이 있다. 바람직한 당청 관계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특히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의 관계가 좀 소원하다는 인식들이 있다. 지난 연말 친박(친박근혜) 의원이 청와대 만찬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후 김무성 대표와 친박 진영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인데, 김 대표를 별도로 만날 계획은 없나. 박 대통령: 당청 간에 오직 나라 발전을 걱정하고 또 경제를 어떻게 하면 살릴까 그런 생각만 한다면 서로 어긋나고 엇박자 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여당은 국정을 같이 해 나가야 할 정부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같이 힘을 합해야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당에 너무 개입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그러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그렇게 그동안 해 왔다. 그리고 새해 들어서 앞으로 더욱, 아까 조직개편 말씀도 드렸지만, 더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수 있게 앞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친박 만찬’이라고 그랬는데, 지금도 자꾸 친박 뭐 그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게 좀…(웃음) 이걸 언제 떼내 버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때 그분들이 ‘한번 식사를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대통령에게 요청해왔다. 그래서 ‘그럼 뭐 한번 오시라’ 그렇게 했는데, 그게 12월 19일이 되다보니 그날을 위해 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실제는 우연히 그렇게 됐다. 저도 일정이 잘 안 나오고 그래서 이번에 하려다가 ‘그럼 3~4일 늦춥시다’ 그러고, 그쪽에서 안 맞으면 늦추고 하다가 (회동)한 게 기가 막히게 12월 19일이 돼서 더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분들이 한번 식사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서 그 모임을 가졌다. 김무성 대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 Q. 지난 대선 때 대통령께선 책임장관제를 언급한 적 있다. 책임장관제의 핵심은 인사권이다. 장관들에 인사권을 줘야 일을 책임있게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 산하기관장 인사는 물론 국장급 인사까지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장관이 올린 인사가 일부 뒤바뀐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인사권을 장관에 위임할 생각이 없나. 장관과의 독대·대면보고 자리가 적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와 내각 간 소통을 방해한다는 지적들이다. 독대와 대면보고를 늘릴 의향이 없냐. 규제완화와 관련해 지난해 말까지 대통령이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두 차례 주재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손톱 밑 가시’는 상당히 해소됐다. 그러나 기업투자와 직결된 덩어리 규제가 남아있다. 올해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추진할 의향이 있나. 박 대통령: 우리 장관 여러분들은 법률이 정한 대로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기 역할을 하고 계시다. 사회부총리제를 도입한 것도 내각에서 조정을 해서 좀더 책임있게 할 수 있도록 그런 것도 신설한 것이다. 인사권 갖고 말했는데, 각 부처의 국장 그런 인사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사실은 고위공무원의 적격성 검증을 제외하곤 실질적으로 전부 장관이 실질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게 뒤바뀐 게 있다, 그게 뒤바뀔 수도 있죠. 적격성을 검증하는데 장관도 모르는 그런 일들이 있을수 있다. 이러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게 아니냐. 그런 걸 발견하고도 무조건 다 넘길 순 없죠. 그러나 실질적으로 적격성, 그거에만 관심이 있지 나머지는 장관들이 실질적으로 권한을 법이 정한 대로 하고 있다. 대면보고를 더 늘리라…. 사실 옛날엔 대면보고만 해야되지 않았느냐. 전화도 없었고 이메일도 없었고. 지금은 여러 가지 그런게 있어서 대면보고보다 전화 한 통 할 때가 더 편할 때가 있다. 대면보고 하고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도 더 늘려가도록… 대면보고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대면보고를 좀더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장관들 여러분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웃음) 대면보고해서 의논했으면 좋겠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 듣고 그래요. 이렇게 말씀 드려야만 그렇다고 아시지. 청와대 출입하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 (웃음) 규제완화, 이게 덩어리 규제, 관심이 큰 규젠데 지난해에 규제 단두대에 올려서 좀 과감하게 풀자, 조금씩 해선 한이 없다, 그래서 규제 단두대 과제로 올라온 건이다, 수도권 규제가. 이것은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방안도 수렴을 통해 만들어서 이 규제 부분도 좀 해결을 올해는 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인사 문제와 관련해 장·차관 등 정부 요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일부 지역 출신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10년 넘게 청와대를 출입했지만 지금처럼 인사 편차가 심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인사 소외 지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한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앞으로 인사 대탕평책을 펼칠 생각은 없는지 말씀해달라. 박 대통령: 능력 있고 도덕적으로 문제 없는 그런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제가 이 힘든, 어려운 국정을 그래도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누구보다 능력 있고 도덕성에 있어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그런 인재를 찾는 데 있어서 저만큼 관심 많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전제조건 하에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유능하지도 않고 감당이 안 되는데도 특혜를 받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유능하고 감당이 되는데도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차별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역과 관계없이 최고 인재를 얻는 것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어쨌든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뭔가 편차라든가 이런 게 생겼다면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살펴보도록 하겠다. 어떤 때는 이쪽, 어떤 때는 저쪽, 일부러 골고루 한다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인재 위주로 하다보니 그렇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Q. 대통령은 지난해 말 많은 논란 속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인터뷰’를 보신 적이 있나 궁금하다. 또 이와 관련해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 정부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런 조치가 계기가 돼 북미관계의 긴장 고조가 최근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남북대화 국면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박 대통령: 미국이 북한의 해킹에 대해서 이번에 취한 것은 적절한 대응조치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발을 하거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국제사회에 신뢰를 보여주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말하자면 일부러 그런 긴장을 만든 게 아니라, 그렇게 원인을 제공하니까 미국으로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모든 상황이 꼭 이래야만 된다고 바라는 바가 있고, 뭔가 긴장이 자꾸 풀리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하지만, 상대가 있다 보니 이쪽에선 이런 대응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도 북한이 지혜롭게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쪽이 긴장됐다고 해서 남북대화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원칙을 갖고 북한에 대해 ‘대화에 응해 이런 현안 문제를 풀어보자’고 죽 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런 상황을 당했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나,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그런 저런 과정을 전부 거쳐 상충되지 않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와 대화하고 현안을 자꾸 풀어가는 쪽으로 모든 것을 이끌어 가려는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영화는 직접 보지는 못 했고, 언론에 내용 많이 보도돼서 이런 내용의 영화구나 하는 것은 알고 있다. Q.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는다. 앞으로 3년의 시간이 현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올해 광복 70년 맞는다. 앞서 건국 대통령, 근대화 대통령, 민주화 대통령, 국민 통합의 대통령 등 그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 선 여러 대통령이 있었다. 대통령은 앞으로 3년간 가장 하고 싶은 과제가 무엇이고 훗날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박 대통령: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 하는 것보다도 제가 임기를 마치고 나면 나라가 가는 방향에 있어 ‘바른 궤도에 올라서서 가는구나’ 해서 걱정을 안 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제 첫 번째 소망이다. 대통령마다 시대가 주는 사명이 있다. 제게 시대가 주는, 국민이 바라는 사명은 무엇인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걸었듯이 잠재성장률, 활력이 떨어지는 경제를 다시 일으켜서 30년간 성장할 수 있게 경제 활성화, 경제부흥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잘 닦겠다는 것. 그게 제 사명이고 국민과 함께 이룰 이 시대의 일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을 잘 완수해서 나라가 밝은 앞날로 나아가고 국민이 더 잘 사는 데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저도 노력하고 부족한 데 더 힘쓰겠지만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언론인도 도와주셔야 하고 국회도 물론이고 국민도 이 시대에 ‘한 번 이뤄보자’ 해서 우리도 자랑스러운 세대가 돼야 하지 않겠나. 그런 것은 다 같이 마음을 모아야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부탁 드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르헨서 들개떼가 20대 청년 잡아먹어 ‘충격’

    아르헨서 들개떼가 20대 청년 잡아먹어 ‘충격’

    국내도 유기견이 늘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개떼가 사람을 잡아먹고 있어요."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 경찰서는 최근 한 남자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다. 신고를 한 남자는 "개를 쫓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빨리 출동해야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믿기 어려웠지만 긴박한 목소리를 보면 단순한 장난전화 같지는 않았다. 경찰은 사람이 잡아먹히고 있다는 곳으로 순찰차를 보냈다. 잠시 후 순찰차는 "들개들이 떼지어 20대 초반의 청년을 잡아먹고 있었다. 개들을 쫓았지만 청년이 위독하다"고 보고했다. 아르헨티나의 지방 리오 네그로에서 '식인 들개떼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란데캠프라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주민은 "외진 공터에서 개떼가 달려들어 무언가를 뜯고 있길래 살펴보니 사람이었다"며 전율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미 청년은 신체 상당 부분을 공격당한 상태였다. 주변엔 피가 난자했다. 청년은 아직 숨이 붙어 있지만 제정신은 아니었다. 경찰은 "청년이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년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사들은 이미 손을 쓸 수 없다며 치료를 포기했다. 청년을 본 의사는 "개들이 물어뜯은 상처가 워낙 치명적이라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의사는 "팔과 다리는 물론 얼굴, 목 등 성한 곳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끔찍한 죽음을 맞은 청년은 곤잘레스라는 성의 21세 남자였다. 청년은 24일 밤(현지시간) "친구들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겠다"면서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청년이 귀가하지 않자 실종신고를 냈다. 경찰은 "청년이 왜 들개떼의 공격을 받게 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술에 취해 쓰러졌다가 공격을 당했거나 강도를 만난 뒤 들개떼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엘인트라시헨테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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