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의사 대체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50대 남성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화장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결성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90
  • [시론] 노령화시대 퇴직연금의 필요성/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노령화시대 퇴직연금의 필요성/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오는 12월부터 퇴직연금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에 대해 돌아보고 왜 퇴직연금이 필요한지를 짚어보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이미 2000년에 7.2%에 이르러 국제연합(유엔)기준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의 추정에 따르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4.3%가 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고,2026년에는 20.8%가 되어 ‘초(超)고령사회’에 도달한다고 한다. 문제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행되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데 있다. 그 배경에는 첫째 노동시장에서 은퇴한 이후의 생존기간이 길어지는 평균수명의 연장이라는 현상이 엄연히 존재한다.2002년 평균수명은 77.0세로 1991년 71.7세에 비해 5.3세 늘어났다.2020년이 되면 평균수명이 81.0세,2030년에는 81.9세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둘째 2004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균 자녀수)이 1.16명으로 대체출산율(현재 인구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인 2.1명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곧 인구가 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숨어있는 것이다. 결국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고령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은퇴 이후부터 사망할 때까지 긴 기간을 근로기간 중에 축적한 소득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여기에 바로 퇴직연금의 필요성이 있다. 근로자들은 오랫동안 퇴직연금과 비슷한 제도인 법정퇴직금제도의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노동시장과 관련된 구조 및 제도 변화로 잦은 직장이동, 퇴직금 중간정산 등으로 퇴직금조차도 목돈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퇴직금제도는 일부 대기업 등을 제외하면 노후 소득보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보장은 주로 국민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에 큰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물가상승률 3%, 임금상승률 3%, 이자율 6%, 퇴직연금보험료를 급여의 8.33%로 전제하여 확정기여형(DC) 상품의 연금액을 계산한 결과에 근거해 소득대체율을 추정했다. 월 소득이 113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동시에 가입하면 20년 가입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은 50% 정도이고,40년을 가입한다면 100%가 훨씬 넘었다. 월 소득이 57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20년 동안 가입할 경우에는 74∼75% 수준,40년을 가입하면 130%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서 소득대체율은 월 연금수령액을 생애 월 평균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연금보다는 현행 퇴직금제도와 같이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비해 현행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에는 특별한 경우에, 중도인출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이미 월 급여로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일시금보다는 연금수령이 훨씬 근로자들의 효용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퇴직연금과 현행 법정퇴직금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노사협의에 맡기고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만 보면 퇴직연금을 선호하는 것이 앞서 살펴본 긴 은퇴후 생존 기간에 걸맞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판단된다.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각종 연금혜택은 가입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가입기간은 길게 할수록 좋다. 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 [수능 D-6 마무리 학습법] 취약부문 집중…오답노트 최종점검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몸과 마음을 모두 결전의 날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이 비슷한데도 수능 당일 심리적 요인이나 수험 마무리 방법에 따라 실제 수능에서는 몇십점씩 점수차가 벌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남은 기간을 차분하게 마지막 총정리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시험 당일에 맞춰 컨디션도 조절해야 한다.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수험생들이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했다. ■ 고득점 가이드 수능시험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금물이다.‘아는 것만은 틀리지 않겠다.’는 자세로 그동안 공부했던 것을 되새기고, 듣기와 읽기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에도 유의하고 컨디션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틀린문제 확인·실수없도록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전 감각을 익히고 취약한 부분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모든 영역에 고르게 시간을 할당하고, 중·하위권 학생은 탐구영역과 지망 대학에서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인문계는 언어와 사회탐구,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가 대체로 반영비율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쪼개 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참고서와 교과서를 처음부터 훑다가는 마음만 조급해질 수 있다. 그보다는 출제 빈도가 높았던 단원과 본인이 취약한 단원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만들어 온 오답노트를 보면서 관련된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틀린 문제의 원인을 확인하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스스로 환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해 실제 수능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2회 정도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실전에서는 부담감 때문에 시간 조절이 쉽지 않으므로, 답안지 작성 시간 등을 계산해 미리 연습한다. ●꾸준한 연습으로 듣기·읽기 감각 유지 언어영역의 경우 교과서 부록에 제시된 어법 부분은 반드시 한번 더 읽어본다. 중요한 한자성어나 속담도 평소 헛갈리던 것 위주로 한번 더 정리해 두면 훨씬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자습서 지문이든 신문이든 긴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감각을 시험 당일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수리영역은 시간이 촉박해지면 당황해 아는 문제도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순서대로 푼다고 어려운 문제를 잡고 끙끙대지 말고 쉬운 문제부터 차례로 풀어버리는 연습도 해 둔다. 필수 공식은 한번 더 단단히 암기할 것. 외국어영역은 듣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시험 당일까지 매일 꾸준히 영어 듣기 연습을 한다. 독해의 경우 한 문제당 1분30초 정도에 풀도록 시간을 재가며 연습해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탐구영역은 과목별로 문제가 나올 만한 단원이 거의 정해져 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그동안 집중적으로 출제됐던 부분만이라도 확실히 개념을 정리하고 문제 유형을 익혀 둔다. ●컨디션 조절·마인트컨트롤도 새벽까지 공부하는 습관을 점차 바꿔가면서 수능 시험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소의 생활 리듬을 깨는 새로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고 평소 습관대로 당일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지막으로 수험생 유의사항을 숙지해 괜한 시비로 시험 당일 기분을 망치지 않도록 한다. 올해부터 휴대 가능한 물품과 반입금지 물품이 엄격히 구분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김용근 평가이사는 “초조한 마음에 무리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내가 모르면 남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영역별 문제풀이 주의사항 1∼2점이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수능에서 실수는 치명타다. 대학 입시 전문기관인 유웨이 중앙교육이 정리한 ‘수험생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영역별로 소개한다. ●언어영역:똑똑해도 틀린다? 시사적인 내용이나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소재를 다룬 지문에서 내용이 일치하는 문제가 나오면 수험생 자신의 배경지식에 기대어 일치·불일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오답을 택할 확률이 높다. 잘 아는 내용이라도 반드시 지문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수리영역:부등호 방향 주의해야 수학 문제를 풀 때 부등식 양변에 음수를 곱하거나 나눌 때 또는 양변에 역수를 취할 때 부등호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이를 잊는 경우가 있다. ●외국어 영역:듣기땐 읽기문제 신경 꺼야 독해풀이에서 시간이 부족할 것을 걱정한 나머지 듣기문제를 푸는 중간에 읽기문제를 푸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집중력 저하로 결정적인 정답의 단서가 되는 녹음 내용을 순간적으로 놓치는 실수로 이어진다. 듣기 문제를 풀 때에는 듣고 푸는 문제만을 집중해야 한다. 또 대화에서 남자에 관한 사항을 묻는지, 여자에 관한 사항을 묻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 여러 뜻을 가진 단어를 외울 때는 이를 모두 외워야 한다. 글의 분위기 파악, 심경 추론, 필자의 어조 판단, 빈칸 추론 등의 문제의 경우에 자주 등장하는 critical(중요한, 결정적인),nervous(불안한, 신경질적인),desperate(필사적인, 절망적인),appreciate(감사하다, 감상하다) 등이다. ●사회탐구 영역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항은 정답이 될 수도 있는 게 여러 개 있다는 것이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시문의 출처나 연도가 힌트가 될 수 있으므로 유념해야 한다. ●과학탐구 영역:이론적으로 옳은 개념은 항상 답이다? 개념상으로는 옳더라도 주어진 자료로부터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인 경우 답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실험 결과로부터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옳은 것은?”이라든지,“위 자료를 근거로 판단할 때…”라는 발문이 제시된다면 이론상 옳은 개념이라도 주어진 자료로 해석할 수 없으므로 정답이 아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수험생 긴장푸는 요령 큰 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은 극심한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1년간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잠은 최소한 5시간 이상 자야 깨어있을 때 집중력이 유지된다. 일어난 뒤 2시간 뒤 정도가 가장 머리가 맑아지는 때이므로 남은 1주일 동안 기상 시간을 6시쯤으로 맞추고, 낮잠은 피한다. 특히 주말에도 늦잠을 자지 말고 일정한 수면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긴장으로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따뜻한 대추차나 우유를 반잔쯤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단은 평소 먹던 것을 위주로 너무 무겁지 않게 짠다.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 정도에서 절제하는 것이 두뇌활동을 유지하는 데 좋다. 인스턴트 식품 등 가공된 고열량 음식은 먹지 말고 채소·생선·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아침은 평소 안 먹는 학생이라도 남은 1주일 동안은 죽 등으로 가볍게라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생강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감기 예방에 좋다.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잠들기 전 족욕도 좋다. 어쩔 수 없이 감기약을 먹어야 한다면 졸음이 오지 않는 성분으로 차처럼 마시는 한방 감기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 시험 시작 5분 전쯤 눈을 감고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서 평화스러운 광경을 상상하거나, 쉬는 시간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단 청심환을 먹을 요량이라면 1주일쯤 전에 미리 한번 먹어본다. 생리통이 있는 여학생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김희진한의원 김희진 원장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글루코사민 ‘관절건강’에 좋다지만 약효는 글쎄

    글루코사민 ‘관절건강’에 좋다지만 약효는 글쎄

    글루코사민(Glucosamine) 열풍이 뜨겁다. 노부모를 모신 가정에서는 글루코사민 제품 한 가지 정도는 사드려야 자식 체면이 선다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비숫한 계통의 콘드로이친 제품까지 더해져 정상적인 질환 치료체계를 위협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글루코사민, 그 허와 실을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윤재영 과장의 도움말을 근거로 살펴 본다. ●글루코사민 복용 실태 직장인 박정수(42)씨는 최근 노모에게 건강보조식품인 외제 글루코사민 제제를 사다드렸다. 값도 만만찮았다. 홈쇼핑에서 글루코사민 광고를 접한 노모가 “저거 먹으면 관절염 다 낫는다더라.”며 요구해서였다. 박씨는 막상 글루코사민 제제를 사드리면서도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내내 떨치지 못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 K전문의는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씁쓸해 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3년 동안이나 치료를 받던 환자 L(61)씨가 네 달이나 병원을 찾지 않다가 최근 병원에 찾아와 자신의 관절 상태를 살펴봐 달라는 것이었다. 까닭을 몰라하는 의사에게 이 환자는 “관절염을 낫게 해준다는 글루코사민을 먹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실제로 이렇게 알고 글루코사민 제제를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먹어서 나쁠 건 없겠지만 치료까지 기피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글루코사민 제제는 건강보조식품에다 기능성 음료까지 더해 20여 종이 넘게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효과를 두고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정확한 정보가 없이 광고만 보고 판단해야 하니 답답하다.”고들 말하고 있다. ●글루코사민이란? 글루코사민은 인체의 활동에너지인 포도당과 글루타민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으로 구성된 천연아미노당(糖)을 말한다. 보통 체내에서 생성되며 연골을 비롯해 피부와 손톱, 머리카락 등을 형성하는 중요한 성분의 하나이다. 특히 글루코사민은 이런 성분으로 활용되는 것 말고도 연골세포를 자극해 세포와 세포 사이의 간질을 구성하는 기초 물질인 프로테오글리칸이라는 기초물질의 생성을 촉진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골세포를 자극해 또 다른 연골의 구성성분인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하는 것도 글루코사민의 중요한 기능이다. 또 연골의 대사를 활성화시켜 연골의 파괴를 막아주기도 한다. 이런 기능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루코사민을 관절염에 점진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로 인정하여 ‘SADOA(Slow Acting Drugs for Osteoarthritis)’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왜 열풍인가 현재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종 건강보조식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성분은 글루코사민 외에도 콘드로이친과 아보카도 성분 등이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03년에 ‘이들 성분을 포함한 영양제가 모두 (일정한)효과가 있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애리조나 의과대학의 제이슨 테오도사키스 박사도 자신의 연구 결과 하루 1500㎎씩 6개월 동안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결과 관절염 환자의 60%가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절 건강에 좋다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 등이 체내 생성물인 것은 사실이나 이 성분들을 외부에서 약제 형태로 공급할 경우 얼마나 흡수되며, 실제로 연골에서 얼마나 제 기능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된 연구가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웅담이 인체에 어떻게 흡수되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모른 채 마구잡이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약물 관련 정보 출판물인 ‘메디컬 레터(Medical Letter)’에는 글루코사민에 대해 ‘아세트아미노펜, 전통적인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나 선택적 Cox-2 저해제와 같은 일반적인 약보다 나은 이점이 있는지는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도 하다. 글루코사민이 정말 관절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를 가졌음을 입증하려면 공정한 기관이나 단체가 주도한 임상시험이 필수적이다. 이런 결과가 제시되기 전에 글루코사민이 특정 환자나 병증에 막연히 좋을 것이라고 믿거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환자가 병원치료를 소홀히 하다가 오히려 병증을 악화시키는 것은 글루코사민과 관련해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부작용 걱정은 없나 골관절염의 치료제로 쓰이는 글루코사민 제제는 일반약으로 처방전없이 구입이 가능하나 대체로 비싸기 때문에 보험을 이용해 치료용으로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으로는 글루진캅셀(제이알팜), 류마리스캅셀(대우약품), 오라테오캅셀(바이넥스), 오스테민캅셀(삼진제약), 골사민캅셀(신일제약), 글루코민(CPC) 등이다. 글루코사민의 장점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 그러나 사람에 따라 윗배에 통증과 압박감이 있을 수 있으며 가슴앓이나 설사, 구토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복부 가스가 증가하거나 대변이 물러지기도 한다. 또 동물실험에서 글루코사민이 인슐린 저항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당뇨병 환자가 이 제제를 사용할 때는 혈당치를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 글루코사민은 주로 해산물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각종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적정 용량은 1일 1500㎎ 정도. 나누리병원 윤재영 과장은 “글루코사민이 모든 관절질환에 유효하다거나, 치료 효과까지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은 오해”라며 “상업적 목적 때문에 과장되게 효능을 부풀리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중요한 것은 글루코사민 제제가 일반적인 질환 치료의 보조 수단일 뿐 이를 치료약으로 알고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초라한 식단/이목희 논설위원

    가깝게 지내는 한의사가 건강식단과 관련한 충고를 해줬다. 장이 안 좋고, 혈압이 조금 높으니 술과 커피를 자제하라고 했다. 밀가루 음식, 찬 음료와 단 것을 멀리하고, 아주 싱겁게 먹으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커피 외에는 실천하기 어려운 주문이었다. 담배를 안 피우는 대신 핫초코를 진하게 마시고, 과자·빵을 즐긴다. 싱거운 음식은 도대체 먹기 힘들다. 보리차도 미지근하면 얼음을 넣어 마신다. 술은 줄이려 노력하지만 끊지 못하고 있다. 고민을 털어놓으니 한 동료가 해법을 내놓는다.“몸이 원하는 대로 먹고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이라고 주장했다.“진짜 건강이 나빠지면 술도, 자극적 음식도 저절로 못 먹게 된다.”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다가 일순 “무책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목회자 한 분은 섭생에 있어 ‘원초적 잘못’을 들려주었다. 성경 창세기편에 보면 사람은 씨 맺는 채소와 나무열매를 먹어야 한다고 씌어 있다. 푸른 풀은 짐승·새·곤충에게 주어진 음식이다. 야채나 잣, 밤, 호두, 대추를 주식으로 해야 하는데 풀 종류인 쌀, 밀은 물론 육식까지 하고 있으니….“괴롭더라도 초라한 식단을 유지하는 게 이제는 웰빙”이라는 평범한 결론이 옳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대 “전환않기로 확정” 교육부 “강행” 의학대학원 정면충돌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의대를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바꾸는 문제로 정면충돌하고 있다. 교육부는 예정대로 전문대학원 전환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대 의대는 전문대학원으로 바꿀만한 장점이 크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는 3일 이같은 전환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대 “학사편입학으로 대체” 서울대측은 정부 주장처럼 4+4제도로 모든 의사를 양성할 만한 장점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8년 교육과정이 확정되면 대학원 명목으로 등록금이 오르게 돼 빈곤층이 의사가 되는 길이 막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사람은 전문대학원 입시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또 다른 차별요소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서울대측은 4+4 제도는 전체 의대생의 10∼20% 정도이면 충분한 만큼 이 범위 안에서 학사편입학생을 선발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당근과 채찍으로 독려 교육부는 서울대 입장과 관계없이 전환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2002년 제도확정 당시, 법으로 정하지 않았던 것은 제도도입 효과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 전환여부를 대학 선택사항으로 한 것”이라면서 “당초 방침대로 모든 의대에 이를 전면 도입할지 여부는 2010년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사실상 독려하고 있다. 무기는 대학원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BK21)이다. 정부는 연간 200억원을 의료 및 경영분야 전문서비스 인력양성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단 의학 및 치의학 전문대학원으로 기존 의대를 전환하거나 전환할 예정인 대학에만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대 의대가 대학원 전환을 거부할 경우,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는 이 조치로 보는 손해가 연간 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전국 41개 의과대학 가운데 전환의사를 밝힌 20개 대학은 이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사업비를 지원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던 서울대 의대가 빠질 경우, 이들 대학으로서는 상대적 이득이 예상된다. 한편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지 않은 연세대 의대 등 나머지 21개 의대는 연말까지 전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3) 眞人의 四柱가 만들어지기까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3) 眞人의 四柱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이유에선가 ‘정감록’은 말해와 양해에 아주 특별한 경사가 일어나리라고 예언한다. 보다 정확히는 ‘무학비결’에 “진사(辰巳)년에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오년과 미년엔 즐거움이 크리라.”고 했다. 이미 태종 14년(1414) 경상도 보천 출신의 파계승 김을수가 태종을 위해 조작한 예언서에도 “말해와 양해에 뜻을 이룬다(午未志上)”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따져 보면, 태종이 즉위한 해는 경진(1400)년이나 그때는 정세가 몹시 불안정했다. 왕위를 빼앗다시피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태종 2년 임오년 또는 그 다음해 계미년이 되면 왕권이 비로소 안정됐다고 평가될 만하다. 예언가 김을수는 바로 그 점에 착안해 말해와 양해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뱀이 자라서 용이 돼야 제격 이와 전혀 다른 풀이도 아마 가능할 것이다. 멀리 10세기 초부터 전해오는 한 가지 예언이 있다.‘고경참’에 “뱀해 중에 두 용이 나타날 것이다.”(於巳年中二龍見)라고 했다. 여기 언급된 두 용은 다름 아닌 태봉의 궁예 왕과 고려 태조 왕건으로 해석되는 것이 보통이다.‘용안(龍顔)’이니 ‘용상(龍床)’과 같은 표현에서 보듯 용은 임금을 위해 사용되는 특별한 상징이었다. 그런데 궁예와 왕건이란 두 영웅은 뱀해에 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뱀해에 즉위하지도 않았다. 이 경우 뱀해에 성인이 등장한다는 예언은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한 하나의 상징이었다. 이런 상징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어, 다른 어떤 역사적 사실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뱀이 오래 묵으면 언젠가 용(龍)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아무리 설화라도 모든 뱀이 다 용이 되지는 못한다. 용이 되려다 실패한 뱀을 고대 한국인들은 이무기라 불렀다. 상상의 동물인 이무기는 머리에 뿔이 나 있고, 몸통엔 4개의 발이 있다. 가슴은 붉고 등에는 푸른 무늬가 있다는데 그 옆구리와 배는 부드럽기가 비단 같다 한다. 이무기는 눈썹으로 교미하여 알을 낳는다고도 하는데, 때를 놓쳐 뜻을 이루지 못한 영웅호걸에 비유된다. 뱀이 큰 뜻을 품은 영웅이라면, 용은 이미 그 뜻을 이룬 왕을 가리킨다. 고대로부터 한국에 널리 퍼져 있던 상징의 법칙에 따르면, 영웅은 모름지기 뱀해에 태어나야 했다. 아마 그와 유사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겠지만, 중국에선 큰 인물이 되려면 용띠라야 한다는 관념이 보편적이다.21세기를 맞이하는 서기 2000년은 마침 용해였다. 그 해에 중국에선 아들을 낳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물론 용띠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조선시대 후기까지도 용띠보다 뱀띠를 더욱 선호한 흔적이 없지 않다. 용은 맨 처음부터 용이 아니라 뱀이 자라서 돼야 제격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왕은 뱀 또는 용해에 등극하게 되는데, 그로부터 1∼2년 뒤인 말해나 양해가 되면 완전히 제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일찍이 태종 때 김을수가 말해나 양해에 뜻을 이룬다고 한 예언이나,‘무학비결’에서 “진사(辰巳)년에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오년과 미년엔 즐거움이 크리라.”라고 한 것은 다 그런 한국의 문화적 나이테 위에 쓰인 것이다.17세기 말에 유행하던 제목 미상의 어느 예언서에도 비슷한 구절이 포함돼 있었다.“진년(辰年)과 사년(巳年)에 성인(聖人)이 나와 오년(午年)과 미년(未年)에는 즐거움이 대단하다.” 이미 살핀 것처럼 ‘무학비결’은 조선 말엽에 저술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미 그보다 200∼300년 전부터 그와 비슷한 구절이 각종 예언서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眞人의 四柱 조선 후기엔 이른바 진인(眞人)의 사주가 거론된 적도 있었다. 숙종 23년(1697) 이익화란 사람이 술사(術士) 이영창에게 다가올 세상의 참된 임금인 진인의 사주를 물었다. 그러자 이런 대답을 듣게 됐다.“진인은 기사년(己巳年) 무진월(戊辰月) 기사일(己巳日) 무진시(戊辰時)에 태어났다.” 이때 이영창은 진인의 등극을 도울 사람으로 운부라는 이가 있는데 정묘년에 출생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조선사회에 유행한 어느 예언서에 중국 사람으로 토끼해에 태어난 장수가 우리나라에 와서 팔도를 다 밟은 뒤에 진인이 등극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이영창의 발언은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문제의 예언서는 현재 남아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필 중국인 장수가 예언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을 겪은 뒤여서 그렇지 않나 짐작되기도 한다. 어쨌든 지금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진인의 사주에 기사와 무진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그의 사주엔 뱀이 자라나 용(龍)이 되는 과정이 두 번씩이나 되풀이됐다. 뱀이 용 되는 사주는 명나라의 숭정황제(崇禎皇帝)가 해당한다. 물론 두 번이나 같은 현상이 목격되지는 않았다. 뱀이 변해 용이 되는 꼴이 한 번만 사주에 나와도 드넓은 중국 천하를 다스릴 천자가 되는 형편인데, 그런 것이 두 번씩이나 연거푸 나온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현세에 이상세계를 건설할 진인 왕에게나 어울리는 사주다. 세상을 뒤바꿀 것으로 기대됐던 진인의 활동에 대해 사람들은 이런 말을 했다. 진인의 활동은 3단계로 나뉜다는데 처음에는 민간에 숨어 지낸다. 사건 관련자들의 말에 따르면, 진인은 강원도 고성에 사는 용장(勇將) 정학의 집에 머문다 했다. 간혹 운부가 거처하는 옥정암이란 암자에 들르기도 한다. 진인이 정체를 숨기고 지내는 동안 운부는 정학 등에게 명령해 신변보호에 철저를 기한다. 제2단계는 거사를 일으켜 대궐에 쳐들어가는 것이다.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 운부는 이미 30여명가량의 승려를 서울 및 각지의 주요 사찰에 파견해 놓았다. 묘정과 일여를 비롯한 승려들이 숙종 23년 3월21일이 되기를 기다려 대궐을 공격할 예정이었다. 강계부사 신건과 상토첨사(上土僉使) 신일 및 여러 무사들도 이 사건에 공모자로 등장했다. 거사자금을 댈 사람으로 김화의 부자 지대호 등도 합세했다. 아울러 함경도의 술사(術士) 주비, 용인의 거사(居士) 조종석, 금성의 강거사 등 여러 명의 예언 전문가들이 관여했다(실록·숙종 23년 1월10일 임술). 마지막 단계는 진인이 왕위에 오르는 것이었지만, 이 모든 것은 한낱 미수에 그친 역모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진인의 탄생 진인의 사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주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진인은 세상에 출현했다. 벌써 17세기 전반부터 진인 출생설이 유행했던 것이다. 사주에 앞서 진인이 탄생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희한한 이야기다. 내가 ‘실록’에서 살핀 바로 인조 6년(1628)이 그 방면에선 가장 오래다. 사건은 당시 전라도 남원에 살던 송광유가 밀고한 데서 비롯됐다. 전에 좌랑 벼슬을 지낸 적이 있는 윤운구가 지인인 송광유에게 진인(眞人)이 나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윤운구는 조선왕조가 망할 징조라며, 어떤 예언서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하늘이 사람을 내렸으니 그 나라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라는 대목이었다. 자기 말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윤운구는 멀리 평안도 창성(昌城)에 내린 우박까지도 들먹였다. 그 우박 모양이 사람 얼굴을 닮았다는 소문도 전했다. 윤운구는 진인의 탄생을 기정사실로 못 박기 위해 천문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의 말이라며, 지금 푸른 구름이 남산을 감싸고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것은 성스러운 왕이 태어날 조짐이었다. 윤운구는 허의란 친구에게 관심의 눈길을 보냈다. 허의는 아명이 남산이라 남산의 푸른 구름과 뭔가 특수한 연관이 있어 보였다. 윤운구 등은 소문으로 들려온 여러 가지 이상한 사건을 이끌어다 허씨 집안에서 왕이 태어날 징조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의 눈에 비친 허의의 관상 또한 특별하긴 했다. 그는 양미간 사이에 콩알만 한 검은 점이 있었다. 마치 부처의 양미간에 있는 백호를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허의는 몸집이 비대한 편이라 허리가 뚱뚱했고, 배가 불룩하니 튀어나왔다. 당시만 해도 살찐 사람들을 유복하게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허의의 복서골(伏犀骨·두 눈 사이에 있는 코뼈에서 이마까지 솟은 뼈 부위)이 반듯하게 서 있는 모양을 두고 영락없이 임금의 관상이라는 말이 있었다. 허의뿐만 아니라 그의 외삼촌도 외모가 남달라 귀티가 있었다. 더구나 그런 허의가 얼마 전에 천녀(天女)를 만나 신이한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다. 윤운구와 그의 동지들은 허의가 천녀와 낳았다는 아들을 진인으로 간주하고 진인왕으로 믿었다. 그들은 이를테면 역모를 꾀했다. 우선 허의와 그의 외삼촌 임게를 비롯한 여러 임씨들이 포섭됐다. 그들은 전라도 광주와 화순에서 난리를 일으킬 계획이었다. 그밖에 이상온과 국사효 등은 담양에서 변을 일으킬 예정이었다. 거기서 가까운 남원에서는 이유가 반란을 주도하기로 했다. 남원의 경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당룡과 부용남 등 평민 이하의 사람들이 살인계(殺人契)를 조직해 놓고 있었는데, 그들도 반란에 합세하기로 했다. 한편 해안지방인 고부와 부안에선 유인창과 유선창 등이 반란에 가담했고, 충청도와 접경인 여산에선 송흥길과 소신생 등이 난리를 일으키기로 했다. 전라도의 중심지인 전주에서도 우전과 두기문 등이 들고 일어서기로 약속됐다. 때가 되면 허의는 진인인 아들과 함께 승려로 구성된 4000∼5000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지리산을 거쳐 일단 경상도 진주로 진출해 근거지를 마련할 예정이었다. 윤운구와 전 주부(主簿) 원두추 등은 서울과 경기 지방의 반군을 이끌고 대궐을 공략하되, 만약에 거사가 실패로 돌아가면 충청, 전라 및 경상도를 확보해 놓고 일본에 구원병을 요청한다고 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반일 감정을 감안할 때 일본에 원병을 청한다는 계획은 정말 뜻밖이다. 하여간 이 모든 진술은 사건을 조정에 밀고한 송광유의 입에서 나왔다. ●‘역적들’의 자기변명 전라도 양반들이 진인을 내세워 반역을 도모한다는 소식을 접한 조정은 발칵 뒤집혔다. 곧 내병조(內兵曹)에 국청이 설치됐고, 관련자들이 체포돼 엄한 심문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범으로 몰린 윤운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는 우선 송광유와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고 잡아뗐다. 죽은 송광유의 아버지와는 교유관계가 있었지만, 정작 송광유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역모를 꾀할 처지가 아니란 것이었다. 송광유 일가는 이미 조정의 버림을 받은 처지였다. 송의 아버지는 광해군 말년 역모사건으로 죽은 허균과 무척 가까웠다. 정확히 말해 송광유의 서매(庶妹)는 유명한 문인이자 오늘날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의 첩이었다. 허균이 역모사건으로 죽게 되자 송광유의 아버지도 전라도 진도에 유배됐다가 사망했다. 윤운구는 태인에 있는 송광유의 본가에 들러 문상을 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송광유는 이웃 고을의 관비(官婢)를 훔쳤다. 그러고는 호랑이가 물어 갔다고 거짓으로 속이려 했으나, 비밀이 탄로됐다. 송광유는 이에 윤운구가 자기의 비밀을 퍼뜨린 것이라 생각해 윤운구를 모함하게 됐다. 이것이 윤운구의 설명이었다. 전 주부 원두추 역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기 형 원두표가 전주부윤으로 있을 때 송광유를 잠시 사귀었지만 역적모의를 한 적은 없다고 발뺌을 했다. 당시 송광유는 남의 노비를 빼앗으려고 원두표에게 청탁했으나 거절당하자 송광유는 원씨 일가를 증오했다는 것이다. 그 뒤 송광유는 관비를 훔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원두추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퍼뜨렸다. 그 때문에 송광유는 원두추를 해치려 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허의의 외삼촌 임게 역시 변명했다. 허의에게 특이한 아들이 있다거나, 그 어미가 천녀(天女)라고 하는 말은 억지라는 것이었다. 여러 해 전 허의는 경상도 개령을 지나다 행실이 단정하지 못한 어떤 여인과 동침을 했는데, 그 뒤 그 여인은 걸인이 되어 사방을 떠돌다 벼랑에서 실족해 죽었다. 허의는 그 소문을 듣고 불쌍히 여긴 나머지 시신을 거둬 장례를 치른 적은 있다고 했다. ●인조반정에 대한 불만 국왕 인조는 심문을 담당한 여러 신하들에게 사건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다들 머뭇거리기만 했다. 누구도 사건을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했다. 송광유가 밀고한 내용은 완전히 허구도 아니었지만, 모두 사실로 믿기도 어려웠다. 왕 역시 그 점에 동의했다. 다만 윤운구 등이 무언가 진인에 관한 말을 지어냈고, 새 세상의 도래를 이야기한 점만은 사실이라고 확신했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혼란은 인조반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이 점에서 원두추 같은 이가 끼여 있다는 점은 다소 생뚱맞았다. 그의 친형 원두표는 인조반정에 공을 세워 정사 제2등 공신으로 책봉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조반정은 그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양반들이 적지 않았다. 반정 뒤의 논공행상(論功行賞)에 관해서도 불평들이 많아 이괄 같은 이는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정 대신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진인 사건의 관련자들은 예언과 여러 징조를 빙자해 조정을 원망한 것이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죄는 역모에 해당해, 엄히 처벌돼야 마땅했다. 그러나 원두추처럼 집권층의 핵심과 가까운 인사들이 끼여 있어 함부로 처리하기가 어려웠다. 여러 경로를 통해 타협책이 마련됐다. 이 사건을 확대시키지 말고 최소한의 처벌로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만일 진실을 밝히겠다며 관련자들에게 고문 수사를 펼 경우, 조정의 실권자들에게까지도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조정 대신들은 전전긍긍했다. 그렇다고 관련자를 모두 무죄방면하기도 어려웠다. 인조는 이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 짓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나는 식견이 어두워 사건의 전모를 다 알 수가 없도다. 경들이 공론에 따라 의논하여 아뢰라.” 꾀 많고 나약한 왕의 발언이었다. 대신들은 요망한 소문을 퍼뜨려 조정을 비방한 혐의가 뚜렷한 몇몇 사람만을 처벌하자고 제안했다. 윤운구, 유인창, 민안 등을 유배형에 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줄이 좋은 원두추의 경우는 딱히 의심스러운 단서가 없으므로 풀어주자고 했다. 한편 송광유의 진술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허의와 임게 등에 대해선 그 처리를 일단 왕의 의사에 맡겼다. 왕은 윤운구 등에 대해선 원안대로 유배를 명했다. 원두추 등 그 밖의 관련자들은 대부분 무죄 방면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왕이 이 사건의 밀고자인 송광유를 풀어주라고 했다는 사실이다. 왕은 송광유의 진술이 대체로 사실에 근거했다고 판단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조정의 관리들은 송광유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들은 사헌부와 사간원을 통해 연일 송광유의 처벌을 주장했고, 왕은 마지못해 그 의견을 수용했다(실록·인조 6년 12월18일 갑진). 크게 보아 윤운구 사건은 인조반정에 불만을 품은 양반들이 일으킨 것이다. 그들은 민간에 퍼져 있던 예언서와 진인출현설을 이용했다. 이 단계에서 상층문화와 하층문화는 혼연일체가 됐다. 민중이 만들어낸 진인은 양반들에 의해 역사의 무대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 뒤로도 몇 번인가 진인은 출몰을 거듭하더니, 뱀이 용으로 변하는 사주가 만들어졌다. 진인의 사주에는 역사 속에 오래 단련된 한국의 기층문화가 숨쉰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黨요구 대부분 수용

    10·26 재선거 패배로 예기치 않게 터져나온 열린우리당과 청와대간의 갈등이 일단 ‘당의 정치 중심론’으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당·정·청 수뇌부 12인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정국 수습 방향을 내놓은 결과다. 여기서 노 대통령은 당의 요구를 대체적으로 수용했다.“당이 정치의 중심이 돼서 가달라.”고 당부하면서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 문제를 당사자들에게 위임했다. 참여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노정된 당·청 갈등에서 외형상 당이 기선을 잡은 셈이다.●당·청 갈등서 당이 기선 잡아노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당·청 관계를 비롯, 향후 국정운영의 큰 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해찬 총리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힘으로써 ‘분권형 국정운영’의 기조를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집권 후반기 중장기 국정 어젠다들을 챙기고 외교·안보 등 외치(外治)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초 한국의 미래에 대한 구상과 진로에 대한 언급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 일각에서 제기된 거국중립내각 구성이나,‘경제총리’ 기용 등 대대적인 당·정·청 인적쇄신은 당장엔 없을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이 잠시 참고 있는 것 같다. 정기국회 이후 다시 당을 뒤흔들 엄청난 구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노 대통령의 ‘당 중심’ 언급에 따라 당내 대권 경쟁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당에서는 이번 일을 놓고 벌써 계파간 경쟁이 촉발되는 형국이다.●여당 대권경쟁 가시화될듯친노 직계그룹으로 분류되는 참정연 소속의 유시민 의원은 29일 창원 참정연 출범식에서 “대통령이 여당 안에서 ‘작은 탄핵’을 당했다.”면서 “144명의 여당 의원 가운데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의원 수로는 원내교섭단체(20명)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참정연 소속 의원들은 ‘정치적 탄핵’이 당내 양대 세력인 재야파(김근태계)가 선두에 서고, 구당권파(정동영계)가 뒷받침하는 형국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친노직계 그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말을 잘 따랐다는 이유로 지도부를 몰아낸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심정적으로 탈당했다.”고까지 말했다.●유시민 “대통령이 `작은 탄핵´ 당했다”역시 친노그룹으로 분류되는 ‘국참1219’도 성명서를 통해 “연석회의는 온통 청와대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성토대회였다.”며 “열린우리당의 위기 원인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31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지난 대선 이전 후보단일화 논란, 대선 이후 구당권파-개혁파들간 충돌 및 분당 사태 등 상황과 유사하게 여기는 시각들도 있다. 과거 민주당 내분 사태를 떠올리며 계파간의 경쟁이 추후 필연적으로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도 없지 않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美 핵 항공모함 日 배치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일본 정부가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항에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1척을 배치하는데 합의했다고 미 해군측이 28일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 일본의 항복을 종용한 후 미군이 60년째 일본에 주둔하고 있으나 일본 내에서는 방사능이 유출될 우려가 크다며 핵추진 항공모함 배치를 우려하는 여론이 강한 상태다. 핵추진 항공모함은 오는 2008년 퇴역할 요코스카 해군기지의 재래식 항공모함 키티호크를 대체하게 된다고 미군측은 밝혔다. 후계함이 9척인 니미츠급 항공모함이라고 주일 미국대사관측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에 대한 일본내 반발여론을 의식, 발표문을 통해 “64년 이래 원자력 추진의 미 해군 함선은 1200회 이상 일본에 기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내의 항구에 접안할 때와 같은 수준의 안전조치나 수속을 엄밀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미군측은 ‘서태평양 지역 안보환경 개선을 위해’ 핵추진 항공모함을 배치한다고 발표했지만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안보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지역구이기도 한 현지 요코스카시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환경단체들도 반대운동을 펴겠다고 밝혀 앞으로 가나가와현내 미군 재배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taein@seoul.co.kr
  • [학부·학과 올 가이드] (7) 사범·교육

    [학부·학과 올 가이드] (7) 사범·교육

    사범대나 교육대학은 학생들을 가르칠 미래의 교육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최근 들어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비교적 신분이 안정된 이들 계열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초·중등 교사는 정년이 62세로 긴 편이다. 사범계열의 교과 내용과 임용고시 응시 등 졸업 후 교사가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 사범대 일반 교육학과와 국어교육, 영어교육, 사회교육 등 중·고교의 교과목별 교육학과가 있다. 유치원 선생님을 양성하는 유아교육학과도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철학, 교육공학, 교육심리학, 교육행정학 등 교육학과 관련된 과목을 배운다.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등 중·고교의 언어교과와 관련된 학과에서는 교육학은 물론 언어학, 문학 등에 대한 이론과 교육방법을 배운다. 회화·작문 등 실용 외국어 향상을 위한 교과목도 배운다. 예를 들어 영어교육의 경우, 영어학, 영문학 분야의 과목과 영어회화, 영문학 개론, 영어교수법, 영미문학 비평, 영작문, 영문법, 영어교육론, 영미 문화교육 등을 배운다.4학년 1학기 때에는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교생실습을 한다. 졸업 이후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에서 교육정책을 입안할 수도 있다. 이밖에 교육관련 연구소나 기업체, 각종 청소년상담실, 사회복지기관 등에서도 일할 수 있다. 유아교육학과의 경우, 유치원 교사로 일할 수 있다. ■ 교육대학 교육대학은 초등학교 교사양성을 위한 전문대학교다.4년제다. 서울·부산 등 전국 주요지역마다 해당지역의 이름을 붙인 교육대학교가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학 분야와 교과교육 분야로 나뉜다. 교육학 분야는 현장 초등교사와 학문적 전문인력이 될 사람들에게 교육학의 기초이론과 교사로서의 사명과 의무를 가르친다. 교과교육 분야는 초등학교 교사가 알아야 할 교과에 대한 교육과정과 교수방법을 교육하고 모의수업을 통해 실습도 한다. ●학생들을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 어떤 학생이 교사로서 적합할까? 교대나 사범대 입학은 다른 대학입시와 마찬가지로 수능과 논술고사 등의 평가에서 계량화된 점수가 어느 정도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어린이를 좋아하는 심성이 필요하다. 항상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하고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춰야 한다. 나아가 초등학교 교사는 교과목 외에 부진아 지도, 특별활동반 지도 등 학생생활 지도도 병행하기 때문에 생활지도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상담자로서의 소양과 실천 능력도 갖춰야 한다. ●4년 대학공부 뒤, 교대로 재입학 교육계열로 진학할지에 대한 고민은 빠를수록 좋다. 어릴 때부터 교육자로서 일하겠다고 마음먹고 교단에 서는 교사와 취직난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교단에 서려는 사람 간에는 학생에 대한 애정도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학 졸업생이 다시 수능시험을 봐서 교대에 입학했다. 지방 국립대를 졸업한 남매도 교대에 재입학하는 등 최근 교사직에 대한 인기가 높다. 가르치는 보람도 있지만 무엇보다 직업 공무원으로서의 안정성이라는 매력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이 4년간의 대학생활에 쏟아부은 돈과 시간을 감안하면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대학진학을 앞둔 고교 수험생들로서는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가짐 못지않게 언어능력 또한 중요하다. 학생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없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기때문이다. 음악교육과, 미술교육과, 체육교육과 등 예체능 계열의 경우, 교사로서의 자질 이외에 예술가로서의 창의력, 예술적 감각,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고 있다면 유리하다. 예체능 계열은 입학전형 때 실기시험을 치른다. ●교사 되려면 임용고시 합격해야 졸업 이후 중·고교 교사든 초등학교 교사든 교사가 되려면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사 자리가 빈 학교에서 단기 계약교사로 일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계약기간이 끝나면 신분 불안이 뒤따른다. 사범대를 나오면 중등교사(중·고교 생님)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임용시험의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해야 한다. 교대는 초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이 나온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면 된다. 교원임용시험의 경쟁률은 높은 편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이 2대1 정도다. 지방의 경우, 이보다는 경쟁률이 다소 낮다. 중·고교 교사는 교과목별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국·영·수 과목의 경우, 경쟁률이 6대1 이상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범·교육대학 지원전략 대학 입시에서 사범계열 학과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외환위기 이후 갈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을 불문하고 사범 계열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수험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대학마다 최상위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비교적 안정된 직업을 구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대 전국에 11개 교대와 한국교원대와 이화여대의 초등교육 전공을 합쳐 모두 13개가 있다. 예전에는 지역 교대에 입학하면 해당 지역의 초등학교에만 임용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든지 지원해서 임용고사를 치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수도권 지역의 교대와 지방 교대의 대입 합격권 점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전형요소는 내신과 수능, 면접, 논술 등이다. 특히 인성을 강조해 논술보다는 면접을 강화하는 대학이 많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의 경우 논술과 면접을 모두 치른다. 전형요소 가운데 정시모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부분은 수능이다. 내신은 지원자들의 수준이 비슷한 데다,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질을 보는 면접도 심층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당락이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교대 지원자들이 주의할 점은 인문 계열 수험생들이 자연 계열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탐구 등 4가지 영역을 다 반영하는데,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인문 계열의 경우 백분위와 표준점수에서 자연 계열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범대 관련 학과들이 대부분 해당 대학의 상위권 학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국어·수학·영어교육 등 주요 과목 전공들의 인기는 다른 사범계열 전공에 비해 훨씬 높다. 사대 역시 내신과 수능, 논술, 면접 등을 반영하지만 변별력은 수능에서 가려진다. 대학별고사는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만 치르지만 서울대는 논술과 면접을 모두 실시한다. 수능은 국립대나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 사립대의 경우 문과는 수리, 이과는 언어 영역을 빼고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사대에 지원할 때 주의할 점 하나.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곳에나 지원하는 것은 금물이다. 배출 인원이 워낙 많아 4년 뒤 졸업할 때는 포화 상태에 이르러 지금처럼 취업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제2외국어나 한문·컴퓨터·지구과학·지리·일반사회교육 등의 전공은 지금도 모집 인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해마다 임용고사를 치르지 않고 있는 전공도 있다. 때문에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는 소신파 수험생이 아니라면 지원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도움말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생위해 욕심내면 한없이 바쁜 직업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기본, 체력과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도 필수적입니다.” 교대와 사범대를 졸업한 박은영(25)·최태선(32) 교사는 “교사란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그 이상의 의미와 보람이 있지만 그만큼 힘든 직업”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선배들이 사범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에게 주는 조언을 소개한다. ●서울 양강초등학교 박은영 교사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임용 2년차 교사다. 교대에서 이론으로 배우거나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생활지도는 다르다. 이론과는 달리 학생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애정이 없으면 지도하기 어렵다.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막상 경험하니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상대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척 고되다. 방학이 되면 적지 않은 교사들이 앓아 눕는다. 평소 하루종일 말하고,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나 좋아하는 마음이 없으면 교사를 할 수 없다는 선배 교사들의 조언을 실감하고 있다. 공부만 가르쳐서는 아이들이 따르지 않는다. 공부도 스스로 계속하지 않으면 가르치기 어렵다. 다양한 연수를 통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교사들은 방학 때 놀고 근무가 일찍 끝난다.’며 부러워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이 일찍 끝나는 것은 맞지만 다음날 수업할 과목의 교재 연구도 해야 하고 행정 업무도 적지 않다. 또 해마다 가르치는 내용이 같더라도 교재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 아이들을 위해 욕심을 내면 한없이 바쁜 직업이 교사다. ●서울 현대고등학교 최태선 교사 4년차 역사 교사다. 교사를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소명의식이더라. 교사가 된다는 것 자체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학생들과 친해질 수도 없다.‘안정성이 있는 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생각없이 지원하면 후회하게 된다.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사대를 졸업할 필요는 없다. 일반 대학에서 교직과목을 이수하거나 교육대학원을 나와도 교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대학의 경우 대학 학점이 최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교직과목을 들을 수 없다. 사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임용고사 준비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사대를 졸업한 뒤에도 재수·삼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에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임용고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임용고사는 주로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치르는 편이다. 임용고사가 필요없는 사립학교의 경우 남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사립학교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폐경 블루스

    오랜만에 여자들끼리 모였다. 한때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화려한 싱글을 꿈꾸며 독립과 자유를 구가하며 살았던 인생들이다. 그런데 세파(世波)에 지쳤는지 모두들 힘이 조금씩 빠져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누군가 갑자기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38살의 독신인 그녀는 며칠 전 병원에 갔다가 날벼락 같은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최근 몇 달 동안 불면증이 심해져서 밤마다 소주를 마셨는데 그래서인지 얼굴도 화끈거리고 신경이 더 예민해지면서 건망증까지 생겼다는 것이다. 자신은 그 모든 증상이 몇 년 동안 사귀던 애인과 이별한 후유증일 뿐이라고만 여겼다고 한다. 그러다 석 달째 생리가 나오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자신더러 ‘조기 폐경’이라고 하니 세상에 이렇게 허망할 수가 있냐고 꺼이꺼이 우는 것이었다. 그녀의 말에 우리는 모두 쇼크를 받았다. 상식적으로 폐경은 50대에 찾아오는 줄 알았는데…. 더군다나 그녀는 결혼도 안 하고 아이를 가진 적도 없는 30대 아닌가? 그야말로 활짝 펴보지도 못하고 마른 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야말로 센 주먹으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제야 홈쇼핑에서 여성의 호르몬 에스트로겐 복용이니 콜라겐 어쩌구 하는 선전 문구가 머릿속에 전구 켜지듯 떠올랐다. 의사 말로는 그녀에게 호르몬 치료를 하면 폐경기 증상이 없어진다고 얘기하더란다. 그녀 말로는 언젠가부터 성적 욕구도 없어지고 섹스에 대한 공포가 생겼는데 어쩌다 하면 통증으로 기분이 더 나빠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헤어진 남자와도 섹스문제로 많이 다투었다고 토로하였다. 그녀는 성적인 것에 관심이 점점 더 없어지는데 반해 남자는 성적으로 거부하는 이유가 애정이 식은 것 아니냐며 늘 다그쳤다는 것이다. 그런 갈등이 조금씩 쌓이면서 서로가 점점 섹스를 피하게 되고 웃고 대화하는 일도 적어졌다고 한다. 그녀의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어느 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끝내고 창밖 너머의 강을 바라보는데 그가 갑자기 기습하듯 덤벼들어 그녀가 한마디 쏘아붙였다는 것이다.“도대체 무슨 남자가 낭만도 없이 짐승처럼 그래! 아휴! 지겨워!” 그랬더니 그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했다. 그녀도 순간 아차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 당장 사과하기도 싫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폐경이란 말까지 듣게 되니 그 모든 것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던 거라면서 자책하였다. 그때 한 여자가 큰소리로 말했다. “얘! 여자 인생 팔십이야. 이제 겨우 반 살았는데 뭘 그래. 요즘은 약도 좋고 해서 웬만하면 다 고쳐! 폐품 같은 남자 물건도 리모델링하고 인테리어까지 해준다는 세상인데 호르몬 부족이 대수라고 질질 짜냐? 그리고 헤어진 남자는 빈 향수병과 같은 거야.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대충 신경 끄고 속 편하게 사는 것이 회춘하는 길이라니까!” 그녀의 씩씩한 멘트에 모두는 기(氣)를 받은 듯 맞장구를 치며 ‘부활하라! 청춘이여!’를 외쳤다. 그리고 나는 마른 꽃들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우리의 꽃향기가 남아 있을 때까지 세상의 벌 나비들은 날갯짓을 멈추지 않기를….” 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우리 아이 사립초교 보내볼까

    우리 아이 사립초교 보내볼까

    취학을 앞둔 자녀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다.12월이면 원서를 접수하기 시작하므로 지금부터 사립학교에 보낼 필요가 있는지, 가까운 사립학교는 공부를 어떻게 시키는지 알아봐야 한다. 사립초등학교는 대체로 시설이 우수하고 학교 안에서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한다. 그러나 등록금이 매월 수십만원으로 비싸고 공립학교보다 먼거리를 통학해야 한다는 점 등 단점도 있다. 사립초등학교의 교육 내용과 지원 방법 등을 소개한다. 사립초등학교는 설립 정신이나 건학 이념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이 조금씩 다르다. 학교별 특성과 아이의 성향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비, 통학 거리, 특색있는 교육과정 등은 반드시 따져봐야 할 사항이다. ●12월 모집, 전국 동시 추첨 전국의 74개 사립초등학교(공민·특수학교 2곳 제외)는 매년 동시에 신입생을 모집한다.2006학년도의 경우 오는 12월1∼10일 원서를 교부·접수하고,12일 동시 추첨으로 선발한다. 서울에 39개교가 몰려 있고, 부산·인천에 5개, 대구에 4개 등 지역마다 3∼4곳씩 있다. 사립초등학교는 조기입학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올해 모집 대상은 1999년 3월∼2000년 2월에 태어난 아동으로 제한된다. 입학원서 1통과 반명함판 사진 2장이 필요하며, 추첨 당일에는 보호자와 어린이가 동반해 사진 대조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지원’은 가능하지만, 추첨에는 1곳만 택해 응해야 한다. 편법으로 복수 추첨이 된 경우에는 양쪽 모두 입학이 취소되고 공립 학교로 배정받는다. 경쟁률은 서울의 경우 지난해 평균 1.9대 1이었다. 화랑·계성·영훈초등학교 등은 4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정원 이상의 학생들이 지원해 치열한 편이다. 추첨에 탈락한 경우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으면 정원에 결원이 생겼을 때 전학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입학금 40만∼70만원 학비는 학교별로 천차만별이다. 대체로 40만∼70만원 정도의 입학금을 내고, 수업료는 분기당 50만∼90만원 정도로 다양하다. 서울 영훈초등학교의 경우 분기당 15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여기에 각각 월 3만∼4만원 정도의 스쿨버스비, 급식비, 특기적성교육비 등을 합하면 평균적으로 월 30만∼5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국·공립의 경우는 수업료는 없고, 급식비 등으로 한달에 3만∼4만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사립초등학교는 방과 후에 다양하고 질 좋은 특기적성교육을 받을 수 있고 1학년 때부터 외국어 교육을 시켜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학부모들이 많다. 대부분 학교가 스쿨버스를 운영해 원거리 통학을 돕고, 교복을 입는 학교도 많다. ●원어민 강사가 영어교육 교육과정은 기본적으로 공립학교와 같지만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대부분 학교가 1학년 때부터 원어민 강사가 매주 일정시간 영어교육을 한다. 영훈초등학교는 ‘영어몰입교육’의 일환으로 영어과목 외 전체 수업의 절반 정도를 영어로 진행한다. 한양대 부설 한양초등학교는 영어 실력에 따라 한 반을 3개반으로 나눠 10여명의 학생들이 수준별 수업을 받는다. 화랑초등학교는 고학년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방과후 특기적성교육도 다양하다. 경기초등학교와 숭의초등학교 등은 1인 1악기 교육으로 졸업 전에 적어도 한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한다. 세종초등학교는 골프연습장을 갖추고 골프부를 운영하고, 경희초등학교와 리라초등학교는 스케이트·수영 등 체육 필수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추계초등학교는 전교생 국악교육을 실시한다. 예체능, 글짓기, 외국어 등 양질의 특기적성교육을 수준별로 받을 수 있어 사교육 부담은 비교적 적은 편이라는 평이다. ●1시간 이상 통학땐 재고 사립학교는 비싼 등록금 외에도 통학거리가 멀어 동네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스쿨버스를 운영하지만 통학시간이 1시간 이상이라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서울에는 3개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강북에 밀집돼 있으며, 중구 명동에 있던 계성초등학교가 2006년부터 서초구 반포동으로 옮겨 강남·서초 지역에 첫 사립초교가 생긴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통학할 경우 오전 7시40분쯤에는 스쿨버스를 타야 한다. 또 학교별로 건학 이념이나 운영 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입학 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학부모의 경험담을 듣는 것이 좋다. 전국사립초등학교교장회 정진해(화랑초등학교 교장) 회장은 “입학원서를 내기 전 2∼3개 학교를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거나 11월 학교별로 열리는 설명회에 참가한 뒤 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학부모가 본 사립 VS 공립 자녀 둘 중 한명은 사립에, 한명은 공립에 보내고 있는 엄마들로부터 사립·공립의 장단점을 들어본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김선영(37)씨는 “학원이 필요없을 만큼 수준 높은 외국어와 특기적성교육이 사립의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6학년인 큰아들을 화랑초등학교에 보내고 있는 김씨는 “1학년부터 원어민교사가 영어를 가르쳤기 때문에 따로 영어학원에 보내지 않았다.”면서 “2학년부터 시작한 플루트도 수준급이고, 수준별로 소수 지도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높다.”고 만족해했다. 사립에 지원했다 떨어져 공립에 보낸 둘째(1학년)는 학비는 거의 들지 않는다. 처음엔 조금 걱정했지만, 담임선생님이 너무 좋아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 다만 “담임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다르다.”는 학부모들이 많아 앞으로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 급식·청소 등으로 엄마가 학교에 가야 할 일이 종종 있지만, 전업주부라 큰 부담은 없다. 화랑초등학교 6학년 이희소군의 어머니 이승숙(41)씨는 “특히 맞벌이를 하는 엄마에게는 사립초등학교의 방과후 교육이 무척 든든하다.”고 강조한다. 의사인 이씨는 “학급 수가 적어 학생 개개인에게 신경을 많이 써 준다.”면서 “방과후 특기적성교육도 다양하기 때문에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엄마로서는 믿고 맞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면서까지 사립학교를 선택할 만큼 공립학교가 수준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정서적인 면에서는 2학년인 둘째가 다니고 있는 집 근처 공립학교가 낫다는 생각이다. 이씨는 “가깝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고, 또래 그룹 형성이 쉬운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국립초교=공립 비용+사립 교과 사립과 공립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학교가 국립초등학교다. 사립 수준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립초등학교와 똑같은 비용만 들이면 된다. 전국에 17개가 있으며 모두 국립대 사대·교육대 부설이다. 싸고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대신 입학 경쟁률이 10대1 정도로 매우 높다. 국립 역시 12월 초 추첨으로 선발한다. 모집 일정은 대부분 사립초등학교와 비슷하다. 서울의 경우 관례적으로 사립초교 일정과 동일하게 진행해 왔지만, 지방은 학교별로 조금씩 다르다. 이 역시 사립과 국립을 이중으로 지원할 수는 있지만, 추첨에는 한곳만 응해야 한다. 국립이니만큼 수업료는 없고, 급식비 등만 내면 된다. 스쿨버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서울에는 서울사대부설과 서울교대부설 2곳이 있다. 올해 사대부설은 사립과 같은 시기에 선발하기로 했고, 교대부설은 아직 미정이다. 교사는 전원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경력과 연구실적이 있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실전 논술] 권력의 우상화와 지도자의 태도

    다음은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일부이다. 이 글을 바탕으로 하여,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되고 있는지 밝히고, 권력이 바람직하게 집행되기 위해 지도자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뭐라고 해도 평의회가 환자들의 권익을 대표하여 그들의 의사를 병원 당국에 반영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원장이 허용할 수 있는 통치 원칙 한계 안에서 그칠 수밖에 없었다. 통치라는 말이 좀 마땅치 않은 표현일는진 모르지만, 이 섬 병원의 원장이라는 직위야말로 사실은 이 병원과 섬 전체를 통치한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모든 권한이 함께 주어진 절대 지배자의 그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병원뿐만 아니라 섬 주민 전체의 생활 일반까지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 곳대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규율을 정하고, 그 규율을 시행하며, 그것을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처벌까지 가할 수 있는 원장의 지위였다. 원생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평의회의 기능에는 스스로 한계가 지어지게 마련이었다. 지배하는 원장과 지배를 받는 원생들 사이에 극단한 이해 상충이 일어나고 보면 물러서야 할 쪽은 처음부터 자명했다. 그런 경우 이 편의 뜻이 사지고 안 사지고는 오로지 원장의 아량 하나에 달리게 된다. 원장이 아무리 원생들의 이익을 배반하려 한다고 해도 평의회에선 그 원장까지 갈아치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은 바로 그 점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겠지만, 한 원장에 대해 원생들이 자기 편의 주장이나 이익을 지켜 나갈 수 있는 힘의 근거란 그 원장에 대한 최종적인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는 도대체 진정한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평의회에선 어떤 극단한 경우라도 원장을 선택하고 안 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애초부터 가능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중략) 주정수는 이 섬과 원생들을 위해 그 자신이 원장직을 자청해 왔다는 소문까지 있는 인물이었다. 일본의 어떤 유수한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끝낸데다가, 총독부 위생관을 시작으로 그가 걸어온 관계(官界)의 경력만 해도 전도가 이미 훤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보증된 출세의 길을 버리고 이 외진 섬으로 원생들의 치료를 자청해 온 것이라면 그 나름의 깊은 뜻이 있음직한 일이었다. 그는 섬으로 부임해 오기도 전에 벌써 구라협회(救癩協會)의 기금을 끌어 내어 그 때까지도 일부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던 섬 토지를 모조리 매수해 들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다. 외모만으로 사람의 됨됨이를 점쳐 버려서는 안 되었다. 한데 이 날 아침 주정수 원장의 취임 연설로 보아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선입견을 씻으려고 한 원생들의 노력은 과연 크게 빗나가질 않은 것 같았다. 주정수는 그 여자처럼 가늘고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로 정력적인 취임 연설을 진행해 나가고 있었다. ―나는 여러분에게 약속하겠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우선 이 섬을 원생들의 낙원으로 꾸며 놓겠다고 약속했다. 시책의 제일 목표를 새로운 병원 시설과 환자촌의 수용 시설 확충 및 요양 환경 개선 사업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그리하여 이 섬을 동양 제일, 아니 세계 제일의 나환자 요양소로 꾸며서 버림받고 쫓겨온 사람들의 새로운 고향, 자랑스런 낙토로 만들어 놓고 말겠다고 장담했다.(중략) 원생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열심히들 일을 했다. 병사(病舍) 지대 3개 부락(당시)에서 작업이 가능한 사람들은 매일같이 벽돌 공장으로 혹은 병사 신축장으로 고된 출역을 계속하면서도 누구 한 사람 피곤해할 줄을 몰랐다. 모처럼 일삯이라는 걸 받아 보는 것도 대견스러웠지만, 자기 손으로 벽돌을 구워 내고 자기 손으로 자기가 살 집을 지어 낸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위안을 느끼게 했다. 자기의 힘으로 자신의 낙원을 꾸민다는 자부심이 모처럼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했다.(중략) 주정수도 만족했다. 그는 오직 원생들 때문에 즐거워지고 그들이 만족해하는 것을 보고 그도 함께 즐거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였다. 주정수의 낙원 설계는 그보다도 더욱 완벽하고 신념에 찬 것이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이제 일차 공사를 치른 경험을 통해서 보다 충분한 자신까지 얻고 있었다.(중략) 주정수는 말이 없었다. 동상 건립 결의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리고 강제나 다름없는 모금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는 말이 없었다. 자신의 동상 건립 계획을 사양하지도 않았고 모금 운동을 중단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아는 듯 모르는 듯 그 일에 대해서는 도대체 아랑곳을 하지 않았다. 사또가 그를 대신해서 모든 일을 추진해 나갔다. 그리고 맨 처음 그 일을 제안하고 나섰던 이순구가 모금 운동에 앞장서 돌아다녔다. 모금 성적이 나쁜 부락 대표들에게는 갖가지 위협과 압력을 가했다. 마침내 4만 7천여 원(당시 일당 임금 3전)에 이르는 기금이 모아지고, 본격적인 동상 건립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주정수는 끝내 말이 없었다. 원생들은 다시 동상 건립 작업장으로 노역을 나가야 했다. 공원 정면, 연단처럼 두드러진 구릉 위에다 동상을 세울 터를 정하고 거기에 다시 축대를 쌓아올렸다. 화강암을 18척이나 쌓아올린 그 축대의 전면에는 ‘周正秀園長像’이 새겨지고, 그 후면에는 사또와 이순구를 비롯한 동상 건립 역원 명단이 새겨진 사방 3척 넓이의 커다란 동판이 부착되었다. 작업은 언제나처럼 하루도 예정에서 어긋남이 없이 정확하게 진행되어 나갔다. 그 해 8월 20일. 마침내 동상이 완성되어 제막식이 거행되었다. 섬에서는 다시 한 번 성대한 의식이 벌어졌다. 일본 황실에서 보내 온 축하 사절과 국내의 각 종교 단체 대표·유지들이 수백 명씩 모여든 장엄한 식전이었다. 이윽고 주정수 가족 중의 어린아이 하나가 축대 아래로 늘어뜨려진 포장의 끈을 조심스럽게 잡아당기자, 지금까지 부드럽고 흰 비단포 속에 가려져 있던 또 하나의 주정수가 만장을 압도하듯 그 거대하고 시커먼 모습을 나타냈다. ● 지문의 분석 이 소설은 소록도라는 한 섬을 통해, 자유가 없는 권력은 증오를 낳고, 사랑이 없는 권력은 강요된 의무만을 요구할 뿐이라는 비관적 세계관을 도출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조백헌이 소록도 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나환자들과의 대립과 갈등을 겪는 1부와 조 원장의 정신적 방황을 그린 2부, 일반 시민으로 돌아온 조 원장의 주례로 끝을 맺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글은 풍광이 화려한 소록도에서 끈질기게 투병하고 있는 나환자들의 삶을 통해 저마다 갖고 있는 유토피아에의 열정과 그것을 배반하는 권력과의 갈등을 예리하게 해부하면서 ‘자유와 사랑의 실천적 화해’를 제시한 소설이다. 이를 위해 글쓴이는 소록도라는 나환자들의 공간과 현역 군인 원장을 등장시킨다. ● 출제의도 이 작품에서 소록도는 인간 소외, 즉 피지배의 양상을 극단적으로 제시하는 공간이며, 현역 군인 원장은 그 출신과 직함 자체로 지배의 성격을 두드러지게 암시하는 설정이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인간 사회는 천국이 될 수 있는가, 또 권력의 행사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이 다루어진다.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은 서로 화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인간과 인간이 서로 사랑과 자유를 소유하고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출발한 권력이라도 그것은 항상 타락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 사회의 권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권력이 특정 개인의 욕망 충족의 도구가 되지 않고 권력을 위임한 사람들에게 건전하게 집행됨으로써 본연의 임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소록도라는 폐쇄된 공간을 배경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제시문을 통해 권력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권력을 소유한 사람 자신이 그것을 어떤 자세와 신념으로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성찰해 보도록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 생각하기 이 문제에서는 두 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타락)되어 가고 있는가를 밝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람직한 권력의 집행을 위한 지도자의 태도를 제시하라는 것이다. 우선 제시문을 통해 권력이 애초의 순수성을 잃고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확인하여 간추리고 이를 좀더 발전시켜 일반화할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의 심리적 욕망이나 독재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행태 등을 보충 자료로 활용하면 논지가 더 뚜렷해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 지도자들이 어떻게 스스로 타락에의 유혹을 물리치고 건전한 권력의 행사자가 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 애초의 선의와 신념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훌륭한 답안이 작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추상적인 논의로 흘러가지 않도록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의 사례를 검토하여 함께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 어떻게 쓸까 주어진 문제가 권력이 어떻게 우상화되고 있는지 밝히고, 권력이 바람직하게 집행되기 위해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서 묻고 있으므로 주제의 방향은 권력의 우상화 과정과 지도자의 올바른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으로 설정할 수 있다. 즉, 지도자는 자기 우상화의 욕망을 절제하고 민주적 지도자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제문을 설정할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일반적인 내용을 도입해야 하는데 대략적으로 권력의 형성과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된다. 본격적인 논의로 들어가는 본론 부분에서는 우선 권력이 우상화되어 가는 과정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권력은 스스로 타락해 가는 속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해 전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의 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제시문의 경우를 제시하면 좋다. 주정수 원장의 경우가 거기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논의의 중요한 요소로 지도자가 지녀야 할 태도를 제시하면 된다. 이 내용은 자신이 생각하는 지도자의 요소가 무엇인가를 제시하면 되는데, 예를 들면 개방적인 세계관의 강화라든지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사의 대의를 보는 통찰력 등과 관련된 요소는 중요한 내용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논의를 전개할 때 가급적이면 구체적인 내용 요소를 언급하면 논의가 현실성을 지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결론 부분에서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에 대한 기대와 관련된 전망을 제시하면 글을 마무리하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원장
  • 한나라 우세속 울산·광주 ‘박빙’

    한나라 우세속 울산·광주 ‘박빙’

    ‘한나라당 대체로 맑음,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 흐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0·26 재선거 중반 판세다. 당초 예상대로 한나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전승의 기대에 부풀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지난 4·30 재·보선의 참패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울산 북구에선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민노당도 고전이 지속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광주에선 무소속 홍사덕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당, 부천 ‘올인´ 文의장 첫 현지지원 열린우리당은 한 곳이라도 건져보자는 마음이 간절하다. 따라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자체 판단을 내린 부천 원미갑에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재선거 공식선거운동 시작 이후 처음으로 문희상 의장 등 당 지도부가 19일 부천 원미갑 정당사무소에서 회의를 한 것도 ‘부천 구하기’의 연장선에 있다.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4곳 모두 앞서는 지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 4곳 모두 선두 全勝 기대 한나라당은 자체분석 결과 4곳 모두 ‘우세’로 나오자 상당히 고무됐다. 특히 부천 원미갑은 2위와의 격차가 두 자릿수 이상 벌어져 당선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임해규 후보가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계층에서 2위보다 28.6%포인트나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승리를 확신했다. 경기 광주도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계층에서 정진섭 후보가 무소속 홍사덕 후보를 5.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 동을도 유승민 후보가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를 3.3%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민노당, 울산 북구 예상밖 고전 ‘비상´ 그러나 울산 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반드시 투표하겠다.’는 계층에서 윤두환 후보가 민주노동당 정갑득 후보를 1.8%포인트로 앞서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민주노동당은 울산 북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자체판단하고 있다. 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유영규 특파원 파키스탄 참사 르포] 의료팀 속속철수…환자들 발동동

    [유영규 특파원 파키스탄 참사 르포] 의료팀 속속철수…환자들 발동동

    |발라코트 유영규특파원|“의사 없나요. 우리 아이가 죽어가요.” 16일 오후 4시(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국경지역(NWFP) 발라코트에 마련된 국내 구호단체 굿네이버스의 임시 진료소. 넋이 나간 40대 파키스탄 여인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등에 업은 아이를 내려놓았다. 제 어미의 절박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죽어가는 아이를 업은 채 의사를 찾아 수십리 산길을 뛰었을 그녀의 절망. 의료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지진 발생 열흘째. 선발대로 도착한 각국 의료진과 구호팀이 하나둘 철수하면서 의료공백이 심각해지고 있다. 외국 의료진이 남기고 간 약과 의료기구는 넘쳐나지만 정작 이를 사용할 의사들이 태부족이다. 발라코트 한곳에만 부상자가 3만여명(군 통계)에 이르지만 의사·간호사는 굿네이버스의 6명과 현지 군 의료진이 전부다. 전날 프랑스 의료팀에 이어 오전에는 폴란드 팀마저 떠났다. 한국 의사들은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의 끈이다. 의료진은 하루종일 점심도 거른 채 2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 그러나 늘어선 환자와 가족들의 줄은 여전히 끝이 안 보인다. 인근 산간지역 마을 12곳에 고립된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이동진료가 시작되면 이곳 의료진은 다시 절반으로 줄어든다. 당장은 골절 등에 따른 정형외과와 마취과 의사들이 급하지만 폐렴·전염병 등 내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이슬라마바드나 라왈핀디 등 다른곳의 병원도 마찬가지다. 넘쳐나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22일 일반 구호팀을 제외한 의료팀 전원이 귀국할 예정인 굿네이버스도 대체 의료진을 못찾아 고민에 빠졌다. 한국에서 자기 일을 팽개치고 이곳 오지까지 와줄 의사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초 아시아 남부 쓰나미 사태 때에도 의료봉사를 했던 이규민 박사는 “부상자보다 사망자가 많았던 쓰나미 때와 비교할 때 이번 참사는 의사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다.”면서 “이들을 그대로 두고 가야 하는지 고민”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막 치료를 끝낸 파키스탄 노인은 그에게 “슈크리아(고맙습니다), 슈크리아.”를 연발했다. whoam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1)-창업주 김연수家

    일반인들에게 ‘삼양설탕’(현 ‘큐원설탕’)으로 익숙한 삼양사는 한국 근대경제사를 주도한 명문 기업이다. 호남 거부의 후예인 김연수(金秊洙) 창업주는 일제하인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기업을 설립, 한국기업의 명맥을 이었다. 김 창업주는 형인 인촌(仁村) 김성수씨가 동아일보를 설립하고 꾸려가도록 뒷받침했고, 여러 차례 재산을 털어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뒤에서 도왔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일제하에 기업을 경영함으로써 최근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사인명사전을 편찬하면서 친일인사로 선정하는 등 사후에 ‘친일’ 시비에 휘말리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근대 한국경제의 산증인인 김 창업주의 삶은 굴곡 많은 우리 근대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병약했던 어린 시절 김 창업주는 1896년 10월1일 전라도 고부군 부안면 인촌리에서 부친 김경중씨와 모친 장흥 고씨 사이에서 2남으로 태어났다. 형의 호인 인촌은 바로 두 형제가 태어난 동네 이름을 따온 것이다. 김 창업주의 부친은 1만 5000석 지기의 호남 최대 거부였고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다. 부친은 일제하에서 나라가 영영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당시 저명한 사학자들을 몰래 불러 ‘조선사’를 17권이나 엮을 정도로 민족애가 투철했다는 게 삼양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창업주는 어린 시절 외롭게 지냈다. 김 창업주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전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일찍 잃었다. 여기에다 한 명뿐인 형인 인촌이 큰아버지인 김기중씨가 대를 이을 아들이 없자 양자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어릴 적 김 창업주는 몸이 허약했다. 폐가 약했으며 위도 튼튼하지 못해 일찍이 폐와 소화기 계통의 질병으로 자식을 잃은 경험이 있는 부모의 애를 끓게 했다. 이런 이유로 개구쟁이처럼 장난이 심하고 활발했던 인촌과는 달리 김 창업주는 조용한 것을 좋아했고, 과묵하고 내성적인 성품을 지녔다. ●27세에 경영인으로 출발 김 창업주는 15세 되던 1910년 12월8일 자신보다 두 살 위인 박하진씨와 혼인을 맺었다. 결혼 이후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인 최초로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이듬해인 1922년 형의 권유로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전무와 상무에 취임, 경영인의 삶을 시작했다. 김 창업주는 고무신과 ‘태극성표’ 광목을 대히트시킴으로써 일본자본과 맞서는 최대의 민족회사를 일궜다. 집안 내력을 잘 아는 김재억 삼양사 상임감사는 “30년대 경성방직은 우리나라 금융거래 절반을 담당할 정도의 민족 최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또한 농촌재건을 위해 소작농을 협동농업 형태로 결합한 근대영농을 시작했다. 이를 발판으로 1924년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해 호남 일대의 소유농토에 대한 근대화 작업에 나섰다. 장성, 줄포, 고창, 명고, 신태인, 법성, 영광농장을 차례로 개설해 기업형 농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간척사업에도 눈을 돌려 손불농장과 해리농장의 2개 지역에 1070정보의 농토를 만들었다. 이 시기에 상호가 삼양사(三養社)로 바뀌었다. 어느 날 한 작명가가 찾아와 ‘물 수’(水)를 ‘만인의 양식’이라는 뜻인 ‘기를 양’(養)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고 한다. 김 창업주는 만주벌 개척에도 나섰다.5개 협동농장을 개설한 데 이어 봉천에 남만방적을 설립했다. 남만방적은 한국기업 최초의 해외생산법인이다. 그러나 1945년 해방으로 만주의 사업장들을 고스란히 놓고 철수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제당업으로 재기에 나서 해방공간을 겪으면서 반민특위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김 창업주는 한국 전쟁 이후 해체상태에 놓였던 삼양사 재건에 나섰다. 그는 재기의 발판으로 제당업과 한천제조업을 선택했다. 당시 설탕은 수입에 의존해온 대표적인 외화소비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울산 바닷가를 메워 그곳에 제당공장과 한천공장을 건설했다. 그는 1956년 삼양을 제당으로 키우면서 주식회사 삼양사를 출범시켰다. 자신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고, 사장에 3남인 상홍(83), 상무에 5남 상하(80)를 앉혔다.3남과 5남이 삼양사를 맡는 전통은 3세에도 그대로 이어져 삼양그룹은 현재 상홍씨의 장남 윤(53)씨와 상하씨의 장남 원(48)씨가 삼양사 회장과 사장을 맡고 있다. 둘째 아들들인 량(51)씨와 정(46)씨도 각각 삼양제넥스 사장과 삼남석유화학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삼양사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해리염전을 삼양염업사라는 별개의 회사로 독립시키고 맏아들 상준(작고)을 사장에 임명해 경영을 맡겼다.3공화국때 문교부장관과 5공화국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차남 상협(작고)에게도 삼양염전의 지분 25%를 떼어주어 형제간 경영권을 일찌감치 교통정리했다. ●재계의 거목으로 김 창업주는 1962년 설립한 삼양수산을 통해 다양한 어종을 가공, 수출하는 등 한때 냉동선만 21척을 보유할 정도로 수산업에도 주력했다. 이처럼 제당과 수산업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자 한국경제협의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 한국 재계의 얼굴이 되었다. 경영이 본 궤도에 오르자 김 창업주는 전주방직을 인수, 삼양모방(주)을 설립했다. 이어 1969년 전주에 대단위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건설했다. 이로써 70년대 들어 삼양은 국내 초창기 산업의 중심이었던 제당으로 확고한 제조업체로의 변신을 이룩했다. 이 당시 삼양은 매출액에서나 기업선호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국내 정상급 기업으로 우뚝 섰다. 김 창업주는 사업에 투신한 지 만 53년이 되던 1975년 회장을 상홍에게, 사장에 상하를 임명하는 등 ‘2세경영’을 출범시키고 은퇴했다. 그의 나이 80세일 때였다. 그는 은퇴 후 농촌으로 돌아가 마지막 열정을 쏟다가 1979년 84세의 일기로 생애를 마감했다. ●교육사업도 아낌없는 지원 그는 기업경영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고려대와 고려중앙학원의 운영기금을 출연한 것을 비롯해 양영회와 수당장학회를 설립, 교육사업에도 힘썼다. 문성환 삼양사 부사장은 “창업주는 두 재단을 통해 대학생 2만여명에게 대학등록금을 비롯해 하숙비, 책값, 소정의 용돈까지 장학금으로 대줬다.”고 회고했다. 이런 김 창업주의 혜택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한덕수 경제부총리, 오세철 연세대 교수 등이 꼽힌다. 경성방직의 회계를 맡아 김 창업주를 도왔던 국어학자 이희승 박사는 “수당(秀堂·김 창업주의 호)은 돈 쓰는 데도 일가견을 가진 사람으로 만금을 쓰면서도 기업경영에는 한 푼을 아꼈다.”고 그의 용전(用錢)철학을 전했다. 김 창업주는 경쟁회사에도 관대했던 묵묵한 성격의 경영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1966년 삼양의 경쟁회사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운영하던 한국비료가 이른바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곤혹을 치렀다. 임원들이 ‘사카린 없는 삼양설탕’이라는 문구로 대대적인 광고전을 벌이자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는 그의 성품을 읽는 일화로 경영인들에게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방대한 혼맥…사회 각 분야와 사통팔달 김 창업주는 부인 박씨와의 사이에 7남6녀 13명의 자녀들을 두었다. 아들로는 장남 상준(작고), 차남 상협(작고),3남 상홍(83),4남 상돈(81),5남 상하(80),6남 상철(70),7남 상응(작고) 등 7남과 장녀 상경(79), 차녀 상민(78),3녀 정애(75),4녀 정유(73),5녀 영숙(72), 막내 희경(66) 등 6녀를 두었다. 김 창업주 가문의 혼맥은 정계·관계·학계·언론계·재계·교육계 등과 거미줄처럼 얽힌 방대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 창업주의 성격이 소탈해 자식들에게 정략 결혼을 요구하기보다는 평범하고 무난한 결혼을 시켰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김재억 감사는 “창업주의 생활철학이 권세를 배격하는 것이어서 자식들이나 3세들의 결혼에도 사돈 될 집안의 내력과 상대방의 성실성을 먼저 봤다.”고 회고했다. 김 창업주는 특히 자녀들의 대부분은 중매결혼으로 짝지웠지만 사위와 며느리를 맞는 데서는 당시로는 상당히 진보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사위를 고를 때는 가문을 따지지 않고 사람됨됨이와 능력을 위주로 보았고, 며느리는 후덕한 집안 출신으로 신식교육을 받은 신여성이기를 원했다. 특히 사돈가의 위치를 보고 정혼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해 그의 직접 사돈 가운데는 정관재계의 거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김 창업주의 며느리들 가운데 위로 세 명은 이화여전 출신 등으로 당시의 김 창업주가 원했던 신여성들의 표본이 많았다. 반면 창업주의 형인 인촌 성수씨도 9남4녀를 두어 대가를 이뤘는데 장남인 상만(작고)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직계 자손들은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고 있다. 고려대 이사장이자 동아일보 전 회장인 장손 병관씨는 장남 재호(41·동아일보 대표이사 전무)씨를 이한동 전 총리의 차녀인 정원(38)씨와 결혼시켰고,2남 재열(37·제일모직 상무)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인 서현(32·제일모직 상무보)씨와 결혼했다. 김연수 창업주 자녀들의 혼맥을 살펴보면 장남 상준씨는 당시 집안과 각별하게 지내던 이화여대 총장 김활란 박사의 소개로 이뤄져 1943년 구영숙씨의 맏딸 연성(85)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상준씨는 보성전문 상과를 나와 조흥은행에 근무할 때였고 연성씨는 이화여전 음대를 졸업한 직후였다. 상준씨는 3명의 딸을 출가시켜 정·관·재계 인맥을 형성했다. 장녀 정원(62)씨의 부군은 고려대와 국가대표팀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김선휘(68·삼양염업사부회장)씨다. 축구를 좋아하던 상준씨는 모교인 고려대 축구팀을 지원했는데, 이 일로 선휘씨가 상준씨 집에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혼사가 맺어졌다. 차녀 정희(58)씨는 5공시절 당시 거물 정치인이었던 김진만씨의 맏며느리로 보내 동부그룹 회장인 김준기(64)씨를 사위로 맞았다.3녀 정림(57)씨는 전 문교장관 윤천주씨의 장남 대근(59)씨와 결혼했다. 대근씨는 현재 동부아남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과 동부그룹 소재분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상준씨의 장남 병휘(60)씨는 한양대 자연과학대 자연과학부 수학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차남 범(52)씨는 독신으로 지내며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차남 상협씨는 해방 직후 고려대 부교수 시절, 의사 김준형씨의 2남3녀 가운데 맏딸 인숙(82)씨와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인숙씨도 니혼조시 대학을 나온 당시 보기 드문 일본 유학 신여성이었는데 상협씨의 도쿄제대 동창 부인의 소개로 만나 연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녀 명신(58)씨를 송진우 전 동아일보사장의 아들인 상현(65) 서울대 법대교수와 혼인시켰다.2녀 영신(56)씨는 정태섭 전 변호사의 아들 성진(58)씨와 결혼했다. 외아들 한(52)씨는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있다. 3남 상홍(83)씨는 구 치안본부 재직시절 수원갑부 차준담씨의 2남2녀 가운데 맏딸 부영(7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부영씨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을 나온 재원이었다. 상홍씨는 2남2녀 가운데 장남 윤씨를 전 서울신문사 김종규 사장의 딸 유희(46)씨와 혼인시켜 벽산그룹 김인득 회장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다. 또 차남 량씨는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의 막내딸 영은(46)씨와 백년 가약을 맺었다. 영은씨의 오빠 장대환씨는 매일경제 신문 창업주 정진기씨의 사위로, 현재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회장 인쇄인 겸 발행인과 현 매일경제TV 대표이사 회장이다. 장녀인 유주(56)씨를 사업가 윤주탁씨의 2남 영섭(59·고려대 상대교수)씨에게 시집 보내 윤주탁씨와 직접 사돈간인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과 연결되고 있다. 영섭씨의 남동생인 영식씨가 박 전 위원의 장녀 진아(48)씨와 결혼했다. 4남 상돈씨는 6·25 직후 김유황 전 광장㈜ 부사장의 딸 용옥(73)씨와 결혼했다. 상돈씨는 맏형인 상준씨의 중매로 장남 병진(52)씨를 축구협회 부회장과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흥기씨의 딸인 혜승(45)씨와 맺어줬다. 차남 영로(50)씨는 사업을 하던 정형식씨의 딸 은미(46)씨와 혼인했다. 외동딸 희진(45)씨는 전 대한항공 이사 오명석씨의 외아들 광희(49)씨에게 시집갔다. 광희씨는 전 나이스정보통신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5남 상하씨는 삼양사 설탕공장 설립관계로 일본에서 일하고 있던 1953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귀국, 바로 박상례(75)씨와 혼인을 맺었다. 상례씨는 공무원 출신인 박규원씨의 딸로 김 창업주의 친구가 중매를 섰다. 외동딸인 영난(44)씨를 송하철(45·주식회사 항소 사장)씨와 결혼시켜 송남석 모나미 회장의 막내며느리로 보냈다. 장남 원씨를 배영화 경희어망 회장 딸인 주연(45)씨와 맺어 줬다. 차남 정씨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의 딸인 혜원(39)씨와 결혼했다. 6남 상철(70)씨는 사업을 하던 우근호 씨의 딸 정명(63)씨를 부인으로 맞았다. 7남 상응(작고)씨는 공무원 생활을 했던 권오경씨의 5녀중 셋째딸 명자(53)씨와 결혼했다. 장녀 상경(79)씨는 아폴로박사 조경철씨와 결혼 후 이혼해 조서봉(필립), 조서만(조지)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차녀 상민(78)씨의 남편은 이두종(작고)씨로 활발하게 삼양사의 경영에 참여했다. 온양 지주의 아들로 자란 두종씨는 1956년 삼양사 과장으로 입사해 이 회사의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올랐다.1984년 회사를 떠난 뒤에도 삼양그룹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양영회와 수당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3녀 정애(75)씨는 교육계에 몸담았던 조종립씨의 아들 석(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씨는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결혼 후인 57년 삼양사에 사원으로 입사, 총무부장·경리부장·이사·상무·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전 삼양제넥스 상임고문까지 역임했다. 4녀 정유(73)씨의 남편은 전 서울대 부총장인 김영국(작고)씨다. 그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김덕창씨의 8남매 가운데 3남으로 인천이 낳은 천재로 불리었다. 이들은 김 창업주 친구의 소개로 결혼했다. 영국씨는 서울대 정치학과 총동창회장을 지낸 상하씨의 후배이자 매제인 셈이다. 5녀 영숙(72)씨는 미국인 스테푸친과 결혼, 딸 페기, 아들 프랭크를 두고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막내딸 희경(66)씨도 교육자였던 김종규씨의 아들 성완(68·삼양사 의약사업 고문)씨와 결혼,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성완씨는 미국 유타대학 석좌교수로 인공심장 분야의 권위자다. jrlee@seoul.co.kr ■ 창업주의 친일논란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8월29일 친일인사인명사전 편찬을 앞두고 수록예정자 명단 3090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삼양사의 창업주 김연수씨도 포함됐다. 김씨는 전쟁협력 분야에서 ▲1939년 만주국 명예 총영사 ▲1940년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이사 ▲조선방적 이사장 ▲1940∼1945년 중추원 참의(자문위원)를 지냈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삼양그룹측은 대응을 일절 자제한 채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다만 그룹의 한 관계자는 “창업주가 일제의 압제에 죽음으로 항거하는 등 깜짝 놀랄 만하게 대항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일제의 폭거에 맞서 민족자본을 형성했다.”며 “후세에 역사가들이 올바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보다 반일 감정이 팽배했던 1949년 반민특위 재판에서도 창업주는 무죄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 창업주는 창씨 개명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창업주의 일대기인 ‘한국 근대기업의 선구자’에는 일제시대 그의 행적이 상세히 수록돼 있다.6부로 구성된 전기에는 4부 ‘고난의 시절’ 편에 일제에 협조할 수도, 항거할 수도 없었던 고심의 일단들이 실려 있다. 김씨는 중추원 참의 임명과 관련해 1940년 5월 조간신문에 자신이 칙임참의에 임명됐다는 기사를 보고 내무국장 우에다키에게 항의하러 갔지만 결국 그의 완력에 굴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설사 내가 지녔던 일제치하의 모든 공직이나 명예직이 스스로 원했던 것이 아니고 위협과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일단 그런 직함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국과 민족앞에 송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통렬한 자기반성의 글을 실었다. 김 창업주는 반민특위에 검거돼 7개월간 수감됐지만 이런 반성의 자세가 참작됐는지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경성방직을 경영함에 강력히 일본자본과 싸웠고, 항상 한민족을 위한 경제적 기반확립에 노력했고, 경성방직의 상표를 태극기에서 모방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행위는 많이 참작할 곳이 있으며, 그 외의 관직 및 명예직은 일제의 압력에 못이겨 피동적으로 맡은 것이라고 증명되며, 또 피고는 한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많은 학생에게 원조를 해 그의 혜택을 본 자의 수는 현재 수백명에 달하는 것이니 이 점으로 피고가 남긴 공적은 크다고 할 것이며, 기타 증인의 증언을 통해 볼 때 피고를 단순히 친일 및 반민족행위자라고 규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jrlee@seoul.co.kr ■ 형 김성수와 동생 김연수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인촌(仁村) 김성수와 수당(秀堂) 김연수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인촌과 수당은 호남갑부 김경중씨의 두 아들이었지만 성격은 딴판이었다. 수당은 어릴 때부터 말수가 적고 침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반면 형 인촌은 활달하고 외향적이었다. 여기에 형제는 다섯살이나 터울이 져 어린 시절엔 서로 어울리는 일이 적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평생을 친한 형제로 지냈다. 인촌은 수당이 근대적 교육을 받도록 인도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생을 일본으로 가게 해 중·고등학교와 교토제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도록 도왔다. 수당은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일찍이 ‘기업인’이 될 것을 결심했다. 오사카의 공장지대에서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결단의 계기였다. 이처럼 수당의 행적은 형 인촌의 행적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수당이 기업가로서 길을 걷는 데는 인촌이 설립하고 인수한 기업의 경영을 맡음으로써 시작됐다. 수당이 경영인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도 1922년 형이 운영하던 경성직뉴와 경성방직의 경영인을 맡고부터다. 이후 수당은 경영인으로서 성공하자 인촌을 적극 도왔다. 생전에 인촌은 수당이 없었으면 교육사업을 비롯한 자신의 활동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곧잘 술회했다. 수당은 언제나 인촌에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마음껏 뜻을 펼치라고 말했다. 인촌이 설립한 고려중앙학원이나 고려대, 경성방직과 동아일보 등 모두 동생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은 것이 없었다. 특히 수당은 1940년대까지 고려중앙학원과 고려대에 기부한 재산이 연 평균 250만원에 이르렀는데, 이를 현 시가로 어림잡아 환산하면 1000억원(쌀값 기준)을 훨씬 넘는 액수다. 그러면서도 동생은 형이 하는 일을 뒤에서 묵묵히 돕기만 했다. 그는 “모든 것을 형님이 알아서 하시니까 나는 재정적인 지원만 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형을 만날 때마다 “형님은 교육과 문화사업을 하세요. 저는 뒤에서 돈을 대리다.”라며 든든한 후원자를 자임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팔레스타인 내각 전원 교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 이후 더욱 심각해진 팔레스타인의 치안 부재가 결국 내각 전원 교체로 이어지게 됐다. 팔레스타인 의회는 3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2주 안에 내각 전원 교체를 요구하는 의장제안을 찬성 43표, 반대 5표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은 의회 내 9인위원회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치안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직후 실시됐다. 이날도 경찰관 30여명이 무장세력에 대한 강력대처를 요구하며 가자지구의 의사당에 난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초 의회는 내각 불신임안을 의결하려 했다가 아마드 쿠레이 총리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 이보다 구속력이 떨어지는 의장 제안으로 대체했다.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부모가 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친구와 어울리는 아이를 그냥 놔둬야 할까. 아이들의 친구관계에 직접 개입을 해야 할지 등 자녀들의 친구관계에 있어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는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또 자녀의 대인관계 형성에 있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본다.   ●루루공주(SBS 오후 9시55분) 병실로 달려온 찬호는 고선을 보자마자 할아버지께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며 멱살을 잡는다. 고선은 우진까지 병실로 달려오자 찬호의 손을 쳐내며 우진이 때문에 흥분하셔서 쓰러진 거라고 거짓말을 한다. 고선은 김 이사에게 회장님이 쓰러지셨다고 소문을 내 주가가 폭락하면 주식을 매집하라고 지시한다.   ●시사 업 클로스(YTN 오후 3시5분) 2008학년 대입부터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중·고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에게까지 논술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심화되는 논술열풍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바람직한 논술교육은 무엇인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본다.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와 이원희 잠실고 교사가 패널로 출연한다.   ●가을 소나기(MBC 오후 9시55분) 규은의 수술이 진행되고, 연서는 수술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린다. 규은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지만, 규은은 계속해서 잠만 잘 뿐 깨어나지 않는다. 의사로부터 규은이 의학적 식물인간 상태라는 말을 들은 윤재는 정신이 멍하다. 집에 들어온 윤재는 배달된 신혼여행 때의 사진을 받고 오열을 터뜨린다.   ●환경 스페셜(KBS1 오후 10시) 시시각각 남의 둥지를 훔쳐보는 ‘탁란동물’이 있다. 제 알을 맡기기 위해서다. 침입자들은 감쪽같이 알을 바꿔치기 하거나,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가 자기 알을 낳아두고 떠난다. 잔인하게 묘사되는 뻐꾸기의 탁란과 감돌고기의 탁란. 이들은 왜 제 종족의 운명을 다른 종에게 맡기는 위험한 선택을 할까?   ●위험한 사랑(KBS2 오전 9시) 세진은 찬에게 미국에 가있으라고 말하고, 그 이유를 묻는 강제에게 자신이 앞으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강제는 수완과 정현이 이 사실을 알아선 안 된다고 말하나 세진은 비웃을 뿐이다. 한편 정자관리사는 세진에게 찾아와 해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정현에게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한다.
  • 정통일 “대북지원비용 최대 11조 부산APEC 北참석 타진”

    정통일 “대북지원비용 최대 11조 부산APEC 北참석 타진”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22일 북핵 6자회담 합의에 따라 한국 정부가 부담할 대북지원 비용 규모가 “향후 9∼13년간 최소 6조5000억원에서 최대 11조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통해 “정부는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의 주도적인 역할과 경제상황을 고려해서 분담규모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6자회담 합의 이행에 따른 비용부담 규모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 장관은 “대북송전은 우리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제안한 것이므로 우리가 부담하고, 대체에너지 제공과 경수로 비용부담은 관련국과 구체적으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세부 내역에 대해 “앞으로 공동성명 이행합의서가 만들어지면 핵폐기가 진행되는 3년간 중유가 공급되며 지원규모 분담은 관련국들이 협의할 것”이라면서 “핵폐기후 6∼10년간 대북전력지원 등으로 4조∼8조원이 소요되고, 경수로 건설비용은 5개국이 균등분담할 경우 1조원 정도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어 “6자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북한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할 수 있는 지를 회원국의 의사를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APEC을 단순한 정상간 모임으로 치르지는 않을 것이며,APEC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혀 APEC을 6자회담이나 정상회담 등 남북 관계 진전에 적극 활용할 의지를 내비쳤다. 정 장관은 ‘북측이 주장하는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인도주의적, 인간적 차원에서 희망자에 한해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법사, 정무, 재경위 등 14개 상임위별로 34개 소관부처와 산하기관의 국감에 착수한 것을 시작으로 20일간의 국감 일정에 들어갔다.461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국감은 참여정부 집권 후반기를 맞아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여야가 첨예한 공방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이날 국감에서 대북송전과 경수로 지원 등 대북 이중지원 논란, 국방개혁안,8·31부동산 대책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회 정무위의 국감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대부도 땅 투기 의혹과 로또복권 사업자 선정 의혹,‘8·31부동산종합대책’ 등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남경필 나경원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땅 투기 의혹과 8·31 부동산 대책을 연계시키며 이 총리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는 등 고강도 압박공세를 펼쳤다. 국회 통외통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쌀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을 상정해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나, 민주노동당이 당론으로 상정 반대 방침을 정한 데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도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박찬구 이지운기자 ckpark@seoul.co.kr
  • [실전 논술]열린사회와 닫힌사회

    [실전 논술]열린사회와 닫힌사회

    논술시험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2008학년도부터 입시제도가 바뀌면 논술시험의 비중이 더 커지고 통합형 출제로 지금보다 더 어려워진다.‘SEOUL IN’에서는 ‘영화속 수능잡기’와 논술 책 소개 연재를 마치고 논술 전문강사인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원장이 집필하는 ‘실전 논술’을 새로 연재한다. ●문제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열린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가 현대 사회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열린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가정한다면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개인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논술하시오.(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우리들 자신의 생활 방식은 여전히 금기들―음식에 대한 금기, 예절에 대한 금기, 그리고 다른 수많은 금기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우리 자신의 생활 방식에서, 한편으로는 국가의 법률과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지키는 금기 사이에 문제와 책임을 수반하는 개인적인 넓은 결단의 영역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개인적 결단은 금기와 이미 금기가 아닌 정치적 법률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반성의 가능성에 있다. 합리적인 반성은 어떤 점에서는 헤라클레이토스부터 시작된다. 알크메온, 파레아스, 히포다무스, 헤로도투스, 소피스트와 함께 전개된 ‘최선 체제’에 대한 요구는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문제의 성격을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들 대부분은 새로운 입법의 필요성이나 다른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에 관해 합리적인 결단을 내린다. 말하자면 가능한 결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 중 어떤 것을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개인의 합리적인 책임을 인정한다. 이제부터는 마술적 사회나 부족 사회, 혹은 집단적 사회는 ‘닫힌 사회’라 부르며, 개개인이 개인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는 ‘열린 사회’라 부르고자 한다. 전성기에 있는 ‘닫힌 사회’는 하나의 유기체에 그대로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소위 국가 유기체 이론이나 생물학적 이론은, 상당한 범위에까지 ‘닫힌 사회’에 적용될 수 있다.‘닫힌 사회’는 그 구성원들이 반생물학적 유대―함께 살며, 공통적인 노력과 공통적인 위험, 공통적인 기쁨과 공통적인 고통을 함께 나누는 혈족 관계―에 의해 함께 묶여 반(半)유기체적 단위로 존재하는 한 집단이나 부족과 비슷하다.‘닫힌 사회’는 여전히 구체적인 개인들의 구체적인 집단으로서, 노동의 분업이나 상품의 교환과 같은 추상적인 사회 관계에 의해서 상호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만져 보고 냄새 맡고 바라보고 하는 구체적인 육체적 관계에 의해 맺어진 사회이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노예 제도에 의존하고 있을 때, 노예란 가축이 있다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측면이란 ‘열린 사회’에서는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사회적으로 높아지기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사실과 결부되어 있다. 예컨대, 이런 것은 계급 투쟁과 같은 중대한 사회적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적 유기체 속에는 계급 투쟁과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유기체의 세포나 조직―종종 국가의 구성원 개개인에 대응한다.―은 영양분을 얻기 위해 경쟁할지는 모르겠으나, 다리가 머리가 되고자 한다든가, 몸의 어느 다른 부분이 배가 되고자 하는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노력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유기체 속에는 ‘열린 사회’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인 구성원들 간의 지위 다툼에 해당되는 것이 없으므로, 소위 국가 유기체 이론은 그릇된 유추에 근거한 것이다.‘닫힌 사회’는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을 지니고 있다. 계급을 포함한 ‘닫힌 사회’의 제도는 신성 불가침한 금기이다. 유기체 이론은 여기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에다 유기체 이론을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거의 다 부족주의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선전의 감추어진 형식이라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열린 사회’는 유기체적인 특성이 없으므로 필자가 ‘추상적 사회’라 부르고자 하는 사회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열린 사회’는 구체적이거나 실제적인 인간 집단 및 그런 실제적인 집단 체제가 갖는 특성은 상당히 잃어버릴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 실제로 아무와도 대면하지 않는 사회―모든 일이 타이프된 편지와 전보로 의사 교환을 하고, 또 밀폐된 자동차로 돌아다니는 고립된 개인에 의해 처리되는 사회―를 생각해 볼 수 있다(유전자 조작은 인간적 요소가 개입되지 않는 변식까지도 허용할 것이다). 이런 허구적인 사회가 ‘완벽한 추상적 사회’나 ‘비인격적 사회’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흥미 있는 점은 우리의 현대 사회가 그 양상의 여러 면에서 이런 완벽한 추상적 사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비록 늘 혼자서 밀폐된 자동차를 타고 다니지는 않는다 하더라도―거리에서 우리를 지나쳐 걸어가는 수천의 얼굴과 대면하지만―결과는 우리가 그렇게 한 것과 거의 비슷하다. 즉, 우리는 같은 보행자들과는 대체로 아무런 개인적 관계를 만들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는 친밀한 인간적 접촉을 거의 갖지 않고, 익명과 고립 속에서, 그리고 그 결과 불행 속에서 사는 사람이 많다. 왜냐하면, 사회는 비록 추상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생물학적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추상적 사회에서는 만족할 수 없는 사회적 요구를 갖고 있다. 물론 완벽한 합리적 사회가 있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추상적 사회도 없을 것이며, 있을 수도 없다. 인간은 여전히 실제적인 집단을 형성하고, 모든 종류의 인간들과의 실제적인 사회 접촉을 하며, 자신의 정서적 사회적 욕구를 가능한 한 충족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운이 좋은 몇몇 가족 집단을 제외하고는) 현대 ‘열린 사회’의 사회 집단 대부분은 불쌍한 대용물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공동 생활을 창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 중의 대다수는 사회 생활에서 아무런 기능도 발휘하지 못한다. 논의가 여기에서 멈추고 만다면 추상화된 사회의 단점만이 부각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단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출생과 관련된 관계를 떠나 인간은 성장하면서 자신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이 인간 관계와 이울러 새로운 개인주의가 발생한다. 그와 유사하게 정신적 결속은 생물학적 결속이나 육체적 결속이 약화된 곳에서 그 주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장점들은 있지만, 어쨌든 간에 이러한 예들이 보다 구체적이거나 사실적인 사회 집단과 대치되는 보다 추상적인 사회가 의미하는 바를 명백하게 밝혀 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현대 ‘열린 사회’가 교환이나 협동과 같은 추상적인 관계에 의해 상당한 기능을 한다는 것도 분명하게 해 줄 것이다. -칼 R 포퍼,(열린 사회와 그 적들) ●지문의 배경 이해하기 역사는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의 투쟁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열린 사회는 인류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유일한 사회이다. 열린 사회란 사회과학 방법론에서 말하는 ‘방법론적 개인주의’에 입각한 사회를 말하는데, 전체주의에 대립되는 개인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사회의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진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점진주의 사회를 말한다. 그러므로 ‘닫힌 사회’에서는 국가가 시민 사회 전체를 규율하면서 개인의 판단이나 책임은 무시하는 데 반해,‘열린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확보된 사회이며, 개인이 그의 이성에 입각해서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사회를 의미한다. 포퍼는 이러한 ‘열린 사회’의 최대의 적은 역사주의라고 규정하고, 이것을 질타한다. 그것은 첫째 역사주의가 말하는 역사 진행 법칙에 의한 예언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다. 그는, 예측은 과학적 탐구의 영역 밖에 있는 것이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가 확실히 알지도 못하는 그 어떤 필연의 법칙 혹은 운명에 인간을 가두어 놓음으로써 인간의 이성을 최소화시킬 뿐 아니라, 인간의 창의적인 이성의 활동을 시들어 버리게 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역사주의라 불리는 전체론, 역사적 법칙론, 유토피아 주의에 반대하고, 이를 ‘열린 사회’의 최대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출제 의도 제시문에서 글쓴이는 역사를 통해 이미 존재해 온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의 특성을 비교하고 있으며, 닫힌 사회의 유지 원리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닫힌 사회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 아니고 열린 사회의 특성과 그 실현 가능성, 그리고 열린 사회로 가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출제자는 우선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완전한 열린 사회가 아니므로, 우리 사회에서 제거해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주목해야 한다. 또한 열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개인의 역할에 대해서 논하라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이 문제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 논제는 먼저 지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력과 분석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을 다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와 추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생각하기 최근의 논술 문제는 대부분 고전의 일부분을 제시하는 ‘자료 제시형’인데, 제시문의 범위상 고전 작품 전체를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에 부분 발췌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제시문에만 집착하다 보면 글쓴이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해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자기가 읽은 책이나 작품이라면 전체적인 내용을 음미해 보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글쓴이의 의도와 관련지어 내용을 분석해야 한다. 대개의 출제자는 어느 한 부분을 발췌하더라도 그 책이나 작품의 주제에 해당하는 부분을 선택하게 되므로, 정독하면 글쓴이의 의도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내용의 중심을 이루는 어휘들을 간단한 도표로 정리해 보는 것도 효과적인데, 이 글의 내용을 도표를 이용하여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어떻게 쓸까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한 개요를 작성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주제는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 가기 위한 개인의 역할 정도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 사회가 열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개인은 타인과의 합리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이성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열린 사회에 적합한 인간형으로 탈바꿈해 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글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서론에서는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내용과 말하고자 하는 글의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보다 나은 사회 여건 조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를 토대로 개인의 욕망과 사회의 질서 사이에 마찰이 생긴다는 점과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하여 본론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에서는 먼저 논의의 범위를 어느 정도 정리하기 위해 먼저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정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서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가 추구하는 목표와 존재 방식이 무엇인지 논의하면 된다. 특히 그러한 점을 현실 사회의 특성과 연관지어 논의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들은 실제 닫힌 사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하면 될 것이다. 그런 다음 논의의 핵심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점 등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토대로 하여 전제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도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이성적 역량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무리하면 된다.
  • [9·19 공동성명 이후] 핵폐기·경수로 일정 11월회담 구체논의

    |베이징 김상연특파원|19일 타결된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은 원칙적인 수준의 합의내용을 담고 있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공동성명은 언제부터 이행되나. -이번 합의는 선언적 의미를 갖는다. 구체적인 이행계획 수립과 이행은 11월에 열리는 5차회담에서 논의하게 된다. 따라서 북한이 지금 당장 핵을 폐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성명 타결 직후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우리 정부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입각, 가동 중단을 강요하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신뢰회복 차원에서 북한 스스로 가동을 중단하길 바라는 눈치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 공동성명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나. -물론 어느 한쪽이 합의 파기를 선언하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공동성명 안에 나름대로 ‘안전장치’가 있는 만큼 어느 일방이 큰 흐름을 되돌리긴 힘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북한의 핵 폐기와 경수로 제공의 순서는 어떤 게 먼저인가. -공동성명은 이것을 명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성명 타결 후 각자의 해석을 들어보면, 한·미는 북한의 핵 폐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핵 폐기와 경수로 제공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대북송전과 경수로 가동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나. -공동성명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 우리 정부의 해석은, 상식적으로 대북 송전과 경수로 가동이 겹칠 수는 없다고 본다. 송전은 지금 가동이 중단돼 있는 신포 경수로의 대체개념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경수로가 제공된다면 대북송전은 중단된다는 논리다. ▶공동성명에 명시된 ‘평화체제’는 어떤 방식으로 언제 논의되나. -6자회담의 틀에서 논의되는 것은 아니다. 별도의 장소에서 한다. 논의 시기는 다른 한반도 현안과 맞물려 갈 것으로 보인다. ▶공동성명에는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고 돼 있는데, 결과적으로 논의만 하고 안줄 수도 있는 건가. -각도에 따라서는 모호한 해석도 나올 수 있지만, 우리 정부는 제공을 전제로 한 논의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강조한다. ▶공동성명이 나온 이상, 앞으로는 6자회담의 하위기구가 주로 실무적인 현안을 다루게 되나. -그렇지 않다. 당분간은 현재의 수석대표를 중심으로 한 6자회담의 틀에서 논의하게 된다. ▶이번에 미국이 북한에 많은 양보를 했다고 볼 수 있나. -미국이 극구 거부했던 ‘경수로 제공’이 공동성명에 포함됐고 여러 다양한 대북 지원들이 명시됐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에 비해 많이 양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 폐기를 약속한 것 자체도 큰 양보이며, 결국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를 했다고 판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해석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의 1차 공동성명과 이번 공동성명 중 어떤 것이 더 진일보한 것인가. -그때 상황과 단순 비교하긴 힘들다. 당시 국제정세와 북·미관계, 핵의 심각성 등이 지금과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는 ‘동결’이 합의사항이었고 지금은 ‘폐기’를 합의했다는 점에서 보면, 이번이 더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는 있다. carlo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