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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송명근 교수, 카바 논란을 말하다

    [Weekly Health Issue] 송명근 교수, 카바 논란을 말하다

    최근 수년간 한국 의료계를 달구는 논란이 있다. 논란은 치열하고 뜨겁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사술이나 협잡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일들이 서슴없이 벌어졌다. 바로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CARVAR·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수술을 둘러싸고 송 교수와 일부 의사들이 벌인 논쟁이 그것이다. 말이 논란이고 논쟁이지 사태는 시종일관 카바수술법을 사장시키려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대들었다. 사람들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의학자의 지성을 의심했다. 냉철한 이성과 가슴 덥히는 감성이 없었고, 오로지 집단 탐욕만이 횡행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그런 면이 없지 않았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의 의학자들까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었느냐.”며 무릎을 치는 치료법이 엉뚱하게도 국내에서만 ‘반드시 없애야 할, 근거도 없고, 성과도 부풀려진 치료법’으로 매도된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송 교수를 만났다. ●먼저, 카바란 어떤 치료술인가. 카바수술은 변형된 대동맥 판막엽과 대동맥 근부벽의 손상된 부분을 동시에 재건해 대동맥 판막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복원시키는 치료법이다. 지금까지 약 50년간 대동맥 판막질환은 손상된 판막을 잘라내고, 이를 인공판막으로 바꿔주는 소위 ‘치환술’이 표준화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인공판막의 재질에 따라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기계판막은 이물질에 대한 혈전반응 때문에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며, 조직판막은 접합 부위의 내구성 때문에 주기적으로 재수술을 해야 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또 항응고제 복용으로 인한 출혈, 기계판막 구조물로 인한 혈류 장애와 불쾌한 소리 등 2차적인 문제들도 많았다. 반면, 카바수술은 인공판막으로 ‘치환’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긴 부위를 링과 환자 자신의 조직으로 재건하고, 성형하는 방식이다. 무조건적인 치환이 아닌 ‘성형’이 가능한 것은 카바수술이 대동맥 근부와 판막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는 공식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바는 기존 기계판막의 문제였던 항응고제를 복용할 필요도 없고, 다른 조직을 떼어다 붙이지 않으므로 내구성에도 문제가 없어 주기적인 재수술이 필요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카바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들어 달라. 카바수술은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폐쇄부전증 등 판막엽 질환은 물론 대동맥근부가 나팔처럼 늘어나는 마르팡증후군과 상행 대동맥류에도 적용된다. 또 대동맥 근부벽이 찢어진 대동맥박리증 등 대부분의 대동맥근부와 판막질환에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치료 성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서 제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인공판막을 이용한 판막치환술의 수술사망률은 단일 판막질환이 4.3%이며, 여러 판막을 동시에 교체한 경우 7.5%나 된다. 이에 비해 카바수술은 지난 4년 8개월간 건국대병원에서 같은 질환으로 시행된 412명의 환자(단일 판막질환 182명, 여러 판막질환 230명)에게서 한 건도 수술사망례가 없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카바의 안전성이 입증된다. 또 5년 재수술률이나 중기 추적사망률도 모두 2% 이내로 기존 인공판막치환술보다 현저히 낮다. ●카바에 대한 해외 학계의 평가는 어떤가. 그동안 국내에서 벌어진 시비에 발목이 잡혀 해외에 본격적으로 알리지는 못했다. 그러는 중에도 최근까지 92명의 외국 흉부외과 의사들이 입국해 1000달러의 자비를 지불하고 카바아카데미에서 수련을 받았으며, 최근 2년 사이에 일본 의사들이 아카데미를 결성해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참관했는가 하면 작년 11월에는 일본학회 주최로 도쿄에서 카바심포지엄과 수술시연을 하기도 했다. 또 오는 11월에는 건국대병원의 수술 장면을 일본에 위성중계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그런가 하면 최근 8년간 미국과 유럽, 일본, 러시아, 이란 등지의 국제학회에서 20여 차례나 카바의 성과를 발표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일본과 유럽, 중국 및 동남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카바수술에 대한 해외 의학자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데…. 논란의 중심이면서도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카바수술을 받은 수많은 환자와 의료 현안에 학문적으로 접근하려는 의사들은 카바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반면 한번도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의사들이 극렬하게 반대한다는 사실이다. 모르긴 해도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획기적인 치료법이 국내에서, 국내 의학자에 의해 개발될 리가 없다는 선입견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카바수술법이 판막치환술을 완전히 대체하기 때문에 기존 판막치환술에 관련된 의사나 업체 등과도 이해가 충돌할 수 있으며, 카바수술에 환자가 몰리는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나 병원 간의 경쟁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바 반대론자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카바에 반대하는 부류는 일부 흉부외과 전문의,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몇몇 국회의원과 소수 인터넷 매체다.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요체를 딱히 이것이라고 특정하기가 어렵다. 주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카바수술이 기존 수술방식의 조합일 뿐이어서 신기술이 아니라고 부정하더니 그 점을 해명하자 다음에는 사망률과 재수술률 등을 허위로 조작해 카바가 안전하지 않다고 떠들었다. 그러다 그것마저 허위 조작임이 드러나자 이번에는 다시 동물실험 등의 절차를 문제 삼는 등 계속 내용을 바꿔가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송 교수의 입장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그들이 제기한 모든 문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해 성실하게 해명해 왔다. 하지만 항상 돌아서면 원점이었다. 건전한 논쟁이 아니라 시비를 걸자고 덤비니 도리없는 일이다. 그들이 냉철한 이성으로 토론하고 논쟁했으면 좋겠다.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결국, 보건복지부의 판단이 중요할 텐데, 왜 명쾌하게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고 보는가. 새로운 의술을 평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전문가들의 몫이다. 그동안 전문가를 자처하며 카바를 평가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대부분 판막치환술을 해오던 의사들이었다. 이들은 카바수술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입장이어서 결코 공정하고 중립적인 평가를 내리지 못했다. 복지부로서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니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생각과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은 올바른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 그 결정이 합법적이고, 상식적이라면 기꺼이 승복하겠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北, 美와 비핵화 아닌 ‘핵군축 담판’ 속셈

    北, 美와 비핵화 아닌 ‘핵군축 담판’ 속셈

    북한이 4월 13일 개정한 헌법에서 ‘핵 보유국’임을 공식 명기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 30일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내나라’에 공개한 사회주의헌법 4차 개정안은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고 명시해 김정일의 위업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헌법에 ‘핵 보유국’임을 명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이러한 시도가 취약한 김정은 체제 내부를 결속시키기 위해 주민의 ‘자기 최면’ 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핵을 포기하는 협상을 지속할 의사가 없음을 선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31일 “우리 정부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입장”이라며 “북한의 이러한 헌법 개정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9·19 공동성명에 반하는 것으로 비핵화 공동선언과 안보리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일성 헌법에서 김일성·김정일 헌법으로 개정하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업적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체제 유지와 수호에 관련된 ‘자기 최면’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김정은 체제는 내부적으로 김정일이 이룩한 업적을 토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 공고한 기반을 강조해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폐기를 목표로 한 미국 중심의 6자회담이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최고의 공식 문서라 할 수 있는 헌법에 핵 보유국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은 북한이 앞으로 핵 관련 회담에 임할 때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 아니라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핵군축회담을 하겠다는 의도”라며 “이는 핵 보유국이 아닌 한국을 고립시키고 미국과만 대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 보유국임을 주장해 왔으나 이번 헌법 개정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언이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는 격”이라며 “이는 운신의 폭을 줄이는 행위로, 핵개발을 중단하는 협상보다는 핵군축을 위한 협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이 주장해 온 핵 보유국 지위가 실현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국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이다. 김열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노리는 것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같이 암묵적으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자 함이나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비도덕적인 뇌/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열린세상] 비도덕적인 뇌/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최근 반사회적 인격장애자가 저지르는 엽기적인 범죄들이 끊이지 않는다. 감정이 결여된 범죄의 잔인성에 소름이 끼치면서 인간이 저지르는 죄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인지 궁금해진다. 인간이 원래 악하다는 원죄설, 비뚤어진 사회 또는 가정이 원인이라는 설, 정신의 문제까지 다양한 설명이 있다. 그러다가 정신의 기원인 뇌의 이상이 범죄의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과거 프란츠 갈이 이야기한 골상학이 원조다. 겉으로 보이는 머리 모양으로 인간성의 차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인데, 발상은 재미있지만 물론 엉터리다. 그런 와중에 특정 뇌 부위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고 이해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들이 확인되면서 뇌가 성격 및 범죄의 기원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아예 정상적인 뇌와 비도덕적인 뇌의 회로는 처음부터 다른 것인가? 더 나아가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보는 여러 가지 기법이 이 둘 사이의 차이를 밝혀낼 수 있는 것인가? 이런 문제를 밝히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하다. 이 장치들은 필자가 과거에 소개했던 ‘미래의 거짓말탐지기’에서 사용되는 기기들과 동일하다. 자기공명영상으로 우선 정밀하게 뇌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뇌 각 부분의 부피를 정확하게 측정하여 정상인과 비교할 수도 있다. 뇌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을 이용한다. 전자는 자기공명영상 기계의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다는 데 차이점이 있으나 원리는 마찬가지다. 기능을 하는 뇌 부위가 원료를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산소를 가진 피가 많이 몰리게 되거나 포도당을 활발하게 이용하게 되고 이를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비도덕적인 뇌의 특징을 보기 위해 이 같은 기법을 사용하는데,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그래도 범죄학이 발달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장은 무리지만 미래에는 도덕적 판단을 하고 이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물론이고 인격의 핵심과 같은 영역까지 영상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사회적 성격에서는 ‘전전두엽’(뇌의 가장 앞부분)에 공통적인 이상이 발견된다. 사회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게임을 하거나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그림을 보여주어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에서는 이 부위가 별로 작동하지 않는다. 전전두엽의 바깥쪽 부위는 계획을 세우는 기능을 하는데, 계획적 범죄자의 경우 이 부위가 잘 작동하지만 충동적 범죄자의 경우 이 부위의 기능이 떨어져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모든 반사회적 성격을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뇌 문제이므로 관대히 보아주자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게다가 이런 소견을 보인다고 다 이런 장애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뇌의 이 부분들의 원래 기능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전두엽은 도덕적인 판단을 하고, 사회적·감정적 정보를 처리하는 장소다. 여기에서 옆 뇌에 있는 편도핵이라는 부위도 한몫하는데, 이 자리는 자신의 행동에 의해서 다른 사람이 고통받을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곳이다. 결국 이 두 자리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적·도덕적 판단 기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나 자신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고통을 받아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특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이 현재의 심리 검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거나 그보다 더 정확하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검사법을 보완할 수는 있겠다. 매우 객관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잘 발전시키면 치료 성과를 보는 데 이용할 수 있고 또 한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을 평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비극적 사건도 막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뿐 아니라 서민들이 한푼 두푼 맡긴 돈을 제 주머니 돈처럼 써대고 거액을 횡령해서 밀항선을 타는 저축은행 회장님 같은 분들도 미리 가려낼 수 있을지 모른다.
  • [열린세상] 북한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북한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우리의 역할은/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21일 국제앰네스티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2011년도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자의적인 체포와 구금, 표현과 이동의 제약, 초법적 사형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이와 함께 북한주민에 대해 긴급한 식량원조가 필요하다는 식량위기 상황과 관련한 지적도 있었다. 24일에는 미 국무부가 2011년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비판하였다. 의사표현, 언론, 집회·결사, 종교, 이동의 자유 및 노동권이 광범위하게 부정되는 등 강력한 통제가 자행되고 있고, 탈북자들의 인권도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22일 ‘조선중앙통신사 고발장’이라는 형식으로 미국의 인권 유린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 글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인권문제에 대한 북한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표명되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공민권이 가장 먼저 강조되었다. “공민권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한 국가의 공민으로서 마땅히 가지는 합법적 권리이며 국가는 그것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공민권에서 ‘정치적 권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 언론의 자유, 서신의 비밀, 인신불가침 등을 주요 영역으로 지적하였다. 다음으로 ‘먹고 입고 쓰고 살 권리’가 강조되었다. 대다수 근로대중들의 생존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극소수 특권계층의 기형적인 물질생활로 부를 향유하는 상황을 비판하였다. 위의 3가지 문건에서 구별되는 특징은 국제앰네스티와 북한의 발표문에는 일반주민들의 경제적 생존권을 강조한 반면 미 국무부 보고서에서는 주민들의 생존권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 정부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도 대체로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생존권의 대표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식량 부족문제를 북한의 인권과 분리해서 접근하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 미묘한 인식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북한당국의 인권 유린을 더 강조하는 그룹은 어설픈 식량지원이 왜곡된 통치방식을 고착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분배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량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식량부족에 따른 아사자 발생 및 영양부족 현상 등을 걱정하는 그룹은 북한에는 식량부족 현상에 취약한 계층이 많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과는 별도로 객관적인 진단과 함께 적절한 지원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는 이러한 시각 차이가 이념 논쟁 및 정치적 입장 차이로 비화되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 출범하는 19대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회가 개원하면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식량부족 문제를 하나로 묶어서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데 지혜를 결집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북한당국의 자국민 인권에 대한 의식과 태도의 변화를 유도하는 노력도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남북한의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여야가 합의안을 만들고 범사회적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진심으로 걱정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작업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실천한다는 측면과 함께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통일은 우리 사회가 가진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함께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 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하고 도움의 손을 내민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북한 인권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충분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 인권과 식량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새로 출범한 국회가 이러한 노력에 앞장서 주기를 소망해 본다.
  • [30대 대기업 사외이사 ‘2012년의 초상’ (하)] KT 이사 중 72%가 ‘사외’… 대한항공은 53% 최저

    [30대 대기업 사외이사 ‘2012년의 초상’ (하)] KT 이사 중 72%가 ‘사외’… 대한항공은 53% 최저

    사외이사 제도가 어떻게 운영되느냐는 사외이사 구성 못지않게 한 회사 이사회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지난해 대기업 중 이사회에서의 사외이사 선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T였다. 그만큼 이사회 운영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명인 KT 이사회 멤버 중 72.7%인 8명이 사외이사다. 이어 ▲SK하이닉스 69.2%(13명 중 9명) ▲SK이노베이션 66.7%(9명 중 6명) ▲SK텔레콤·대우조선해양 62.5%(8명 중 5명) 순이다. 오너가 없는 그룹이나, SK 계열사들이 대체로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여에 적극적인 편이다. 반면 선임 비율이 낮은 기업은 ▲롯데쇼핑·S-오일 54.5%(11명 중 6명)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6개사 55.6%(9명 중 5명) 등이다. 올해 3월 주총 이후 대기업들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대한항공의 경우 사외이사 선임 비율이 53.8%(13명 중 7명)로 3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2명의 사외이사가 추가로 합류했지만, 동시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전무)과 외아들 조원태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이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상법상 사외이사 비율 기준인 50%를 간신히 넘겼으나, 이사회에 대한 오너가의 입김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95.4%로 높은 편이었다. 출석률 100%를 기록한 기업은 (주)SK와 포스코, S-오일, LG화학, 롯데쇼핑, 대우인터내셔널, ㈜LS 등 7개사였다. 90%를 밑돈 곳은 삼성물산(85%)과 호남석화·대한항공·(주)한화(87.5%), 현대제철(89.1%) 등 5개사다. 30대 기업이 총 321차례의 이사회를 통해 안건 887건을 심의한 결과 부결되거나 수정 가결된 안건은 전체의 1.7%에 불과한 15건에 그쳤다. 8건이 부결 및 수정가결된 SK하이닉스를 빼면 가결률은 99.2%까지 치솟는다. 단 한 차례라도 사외이사가 반대 의사를 밝힌 곳은 포스코와 SK이노베이션, KT, 대우인터내셔널,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6개 기업에 불과했다. 그만큼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나머지 24개 기업은 단 한 명의 반대의사도 없이 원안이 100% 가결됐다. 처리 안건 중 부결이나 수정 가결된 안건의 비율은 SK하이닉스가 30.8%로 가장 높았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선임 때 집중투표제를 의무적으로 적용,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사회에 잘 전달되도록 함으로써 대주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마다 선임할 수 있는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지배주주가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30대 대기업 사외이사 ‘2012년의 초상’ (하)] “가결률 100%는 사전논의 때문… 거수기는 오해”

    30대 기업의 사외이사들이 ‘감시와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사외이사 당사자들과 사외이사 담당 직원들은 한결같이 오해라고 해명했다. 28일 서울신문이 이들 중 일부를 면접한 결과 당사자들은 “의뢰를 받은 기업의 규정에 따라 소임을 수행했을 뿐, 그 기업으로부터 어떤 부탁이나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담당 직원들도 “나름대로 명망 덕분에 추임받은 분(사외이사)들이 소신을 굽히면서까지 기업이 원하는 대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A사의 사외이사 담당자는 찬성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이사회 전날 개최되는 사외이사 보고회에서 사전에 안건에 대한 설명과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반대 의사가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B사 담당자도 “가결률 100%는 외부로 드러난 결과론적인 지표에 불과하다.”면서 “중간 논의 과정 등이 빠진 100%에 너무 큰 비중을 두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C사 담당자는 “이사회 출석률과 가결률이 높은 것은 사외이사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일정을 조정한 결과”라고 밝혔다. 사외이사들의 높은 보수에 대한 지적에도 반대 의견을 내놨다. A사는 “회의 개최 건수가 많아질수록 사외이사의 보수도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액만을 놓고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B사와 C사는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평가 결과 등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주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이는 새삼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사외이사 담당자들은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선임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A사 담당자는 “이사회 산하에 5개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후보군이 현재보다 더 많아지고 다양해 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개선 방침을 밝혔다. C사 담당자는 “미국 GE, P&G 등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외이사로 이사회를 운영,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열린세상] 영리의료법인 논쟁 되돌아보기/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영리의료법인 논쟁 되돌아보기/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주변 의사들에게 ‘자기자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곤 한다. 대체로 돌아오는 대답은 ‘자기 힘으로 동원가능한 자금’이다. 본인의 자금이거나 주변 또는 금융기관에서 빌려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라는 말이다. 자본주의 발전과정 맥락에서 보면, 상업자본주의 시절의 사고방식이다. 상업자본주의 시절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민간부문에서 자금이 많이 드는 큰 사업을 하는 게 어려웠던 여건이었다. 사업에는 무한책임이 따르고, 빚을 갚지 못하면 패가망신해야 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인간성 좋은 안토니오가 무역업을 하는 친구 빚보증을 섰다고 죽음 문턱까지 가지 않았던가? 사업자금 조달의 물꼬가 터진 것은 산업자본시대에 주식회사 제도가 도입되어 양도가능한 주식거래가 활성화되고 주주에 대한 유한책임이 확립된 시점부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죽하면 중국의 장쩌민 전 주석이 뉴욕 증시를 중국경제가 미국에서 배워야 할 핵심과제로 지목했을까. 우리의 의사들도 이러한 산업자본주의의 장점을 결코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주식투자 전문가로 명성을 쌓은 의사도 있고, 필자 주변만 보아도 펀드투자 등 재테크를 실천하는 의사들도 꽤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 의사들은 여전히 상업자본주의 시절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어야 할까? 사회주의인 중국에서도 심지어 국영기업들까지 주식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바로 비영리법인 족쇄 때문이다. 사실 의료행위도 대가를 전제로 치료라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영리행위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영리법인 체제에서 의료행위 자체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현재처럼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유지된다면 환자들은 영리 의료법인에서도 보험수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모든 의료기관이 다 영리법인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영리법인이 허용된 외국에서도 대학병원을 포함한 유수 의료기관이 여전히 비영리법인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비영리법인은 대규모 기탁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에서 영리법인이 허용된다는 의미는 단지 사업에서 철수할 때 자본 회수가 가능하고 투자한 자금에 대해 이윤배당이 가능해진다는 것뿐이다. 그러면 비영리법인에서는 자본 회수가 불가능하고 투자한 자금에 상응한 이윤도 취할 수 없다는 말인가?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그렇지 않다. 비영리법인도 이사장직이 거래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굳이 이윤 배분 형식이 아니더라도 투자한 자금에 대해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굳이 영리법인 체제와 차이점을 찾자면 거래가 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작은(?) 차이로 인한 결과의 차이는 엄청나다. 비영리법인체제 하에서는 거래가 시장을 통하지 않고 이루어지다 보니, 형성되는 가격 자체가 투명하지 않고, 이러한 불확실성은 거래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시장의 최대 적은 불확실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영리법인으로 자금조달 선택의 폭이 넓어질 때 나타날 가장 큰 변화의 하나가 의료기관 간 인수·합병(M&A)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고가 의료장비 보유 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병원들의 8할 이상이 200병상 미만이라는 우리 의료산업의 현실 때문이다. 의료기관 간 M&A는 우리 의료산업 발전은 물론 환자들의 후생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병원 간 M&A가 이뤄지면, 병원마다 고가 의료장비를 구비할 필요성은 적어질 것이다. 어느 한 병원을 급성기 병상병원으로 지정하고 응급차를 통해 환자를 모아 치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가 의료장비를 놀리지 않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해야 할 유인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언제 이러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발전에 수백년이 소요되었지만, 우리의 영리의료법인 논의는 이제 겨우 십수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면, 우리 사회에 대한 지나친 자조(自嘲)가 아닐까.
  • 인터넷 중독 학생, 적대적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게임) 중독이 실제로 뇌 발달 저해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대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21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인터넷(게임) 중독이 청소년 뇌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토론회에서 “공격적이고 자기애적 인격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쉽게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적대감, 우울증, 사회공포증이 있는 청소년들이 쉽게 인터넷에 중독된다는 조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인터넷 중독과 관련된 국내외 심리·정신분석학 연구 결과를 종합해 소개했다. 대표적인 연구사례로는 ‘개인이 폭력적인 매체에 노출됐을 때 개인의 정동, 인지, 생리적 각성 등의 내부 상태가 충동성과 폭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터넷에 중독된 대학생들은 온라인과 현실세계에서 모두 적대적 행동의 표현이 증가한다.’ ‘게임의 폭력성, 경쟁성, 난이도, 게임의 속도가 공격적인 행동과 연관이 있다.’ ‘습관적으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일찍 시작한 아이들이 추후에 공격성이 강해진다.’ 등이 제시됐다. 특히 일부 연구에서는 비디오 게임 중독이 심할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반면 학업 성적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고, 인터넷 중독자의 의사결정 구조가 도박이나 마약 중독자들과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손진훈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팀이 최근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 18명과 정상군 18명 등 36명을 대상으로 ‘보상’에 대한 의사결정을 테스트한 결과 두 집단의 선택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정상군은 상황에 따라 대체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보였지만,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은 긍정적인 선택보다는 도박적인 조건을 훨씬 선호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우리사회의 인터넷 중독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터넷 중독률은 7.7%였다. 특히 일반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목적 중 뉴스 검색(43.0%)이 가장 많은데 비해 인터넷 중독자의 41.3%는 온라인 게임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터넷과 폭력성의 명확한 과학적 상관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다는 신중론도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 중에서는 병적으로 게임을 많이 하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공격성을 보이지만, 이들의 공격성이 원래 가지고 있는 공격성 때문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통계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많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 총평

    “유형은 정형적, 출제분야는 골고루, 문제 난이도는 무난하게” 지난 12일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실시된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에 대한 수험전문가들의 평가다. 내년 대대적 시험제도 개편을 앞두고 출제위원들이 파격 없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국어, 어문규정 9문제… 대체로 쉬워 국어는 어문규정 9문제, 비문학 7문제, 한자·속담 4문제가 출제됐다. 대체로 쉬웠다는 평이다. 송운학 에듀윌 국어강사는 “내년부터 9급 시험에 고교졸업자도 쉽게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던 국어문제 난이도가 쉬워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어휘, 어법을 포함한 어문규정은 매년 가장 많이 출제되는 분야다. 이번 시험에서는 어간의 말음이 ‘ㄹ’인 용언의 활용형과 어휘 ‘상기다’의 용법은 다소 낯선 유형이었다. ‘그는 땀에 전 작업복을 갈아입었다.’에서 ‘전’은 ‘(땀에) 절다’의 바른 활용형이다. 또 정답을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았지만 ‘관계가 깊지 않고 조금 서먹하다’는 뜻의 ‘상기다’라는 어휘가 생소했다. 반면 ‘들르다, 띠다, 벌리다, 담그다, 무릅쓰다, 받치다, 붙이다, 갈음, 늘이다’ 등의 어휘는 이전에도 자주 출제됐다. 또한 묵호(Mukho), 극락전(Geungnakjeon), 경포대(Gyeongpodae) 등 로마자표기법도 단골 출제됐던 것이고, 파이팅·슈퍼마켓·코냑·팸플릿 등 외래어 표기법 문제도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비문학 영역은 이전처럼 ▲글의 중심내용 찾기 ▲알맞은 접속어 ▲글의 내용 파악 및 논리적 연결 문제가 출제됐다. 모두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그나마 수험생들이 어려워할 만한 문제는 한자와 어휘문제였다.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말을 할 때 저촉(抵觸)은 법률이나 규칙 따위에 위반되거나 거스른다는 뜻으로 ‘해당’으로 바꿀 수 없다. 또 면종복배(面從腹背)는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는 뜻이다. ●영어, 지난해와 출제비중·유형 똑같아 이번 시험 영어는 분야별로 문법 2문제, 어휘 4문제, 생활영어·영작 4문제, 독해 10문제가 출제됐다. 지난해와 분야별 출제비중·문제유형이 똑같았다. 난이도도 거의 같았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 맨정신’이라는 뜻의 ‘sobriety’와 가까운 뜻을 찾는 A책형 문제 2번의 답은 보기 4번 temperance(금주, 절제)다. 또 문제 4번에서 take place는 ‘개최되다’는 뜻이고, take down은 ‘걷다, 치우다’는 뜻으로 구분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 13번에 derivative(파생물)와 substitute(대체물)의 뜻 차이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김현수 강사는 “공무원 영어는 기출문제·기본서를 중심으로 어휘·독해를 공부하고 난 뒤 독해를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사, 의거 80주년 윤봉길 관련 문제 한국사는 시기별로 조선시대 관련 문제가 예년과 같이 7문제(35%)로 가장 출제비중이 높았다. 또 선사시대·연맹왕국 각 1문제, 고대국가 3문제, 남북국·후삼국 각 1문제, 고려 3문제, 근현대사 3문제 등으로 출제됐다. A책형 문제 4번은 그림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옳지 않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다. 북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현무도가 등장했는데, 현무도가 발견된 강서대묘는 벽화가 그려질 수 있는 굴식돌방무덤으로 덧널무덤이라고 한 보기 2번이 잘못된 설명으로 정답이다. 문제 19번은 윤봉길 의사 관련 문제다. 1932년 4월 폭탄으로 일본군 대장을 즉사시켜, 올해가 의거 80주년이다. 이 사건의 영향을 고르는 문제의 정답은 ‘한국광복군 형성의 기초가 되었다’는 보기 2번이 답이다. ●행정법, 알기 쉬운 문제 위주로 행정법은 판례 13문제, 법령 6문제, 이론 1문제가 출제됐다. 보기의 길이가 다소 긴 문제가 있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시자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알기 쉬운 문제 위주로 출제됐다. 4번은 지난해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내용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개인정보에 관한 분쟁을 조정하는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보기 3번)가 아니라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다. ●행정학, 토머스 갈등관리 방안 단골 출제 행정학은 기출문제가 반복 출제돼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했다. 기초이론의 기본적 내용이 출제됐다. 신공공관리론의 대안으로서 신공공서비스론의 출제빈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또 갈등해결의 방안으로서의 토머스 모형도 최근 자주 출제되고 있다. 특히 예산 분야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성(性)인지예산이 출제빈도가 잦다. A책형 문제 3번은 토머스가 제시하고 있는 갈등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이 안에 따르면 타협이란 자신과 상대방 이익의 중간 정도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이익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한 보기 4번이 정답이다. 문제 20번은 성인지예산에 대한 문제다. 이 예산정책이 ‘성 중립적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한 보기 2번이 옳지 않은 설명으로 정답이다. 성인지예산 정책은 성별 차이로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정책이다. 남진우 강사는 “인사, 재무, 지방행정 등 각론분야에서 법령에 관한 문제가 많이 출제가 되고 있어 법령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도움말 에듀윌
  • 비당권파 온라인투표 강행

    비당권파 온라인투표 강행

    지난 12일 당권파 측의 폭력 행사로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파행 속에 정회된 가운데 비당권파 진영은 13일 오후 8시 안건 처리를 위한 전자투표에 들어갔다. 앞서 오후 2시에 재개한 중앙위원회 온라인 회의가 2시간 만에 당권파 측의 서버 차단으로 중단되자 당 서버가 아닌 외부 서버를 이용, 별도 인터넷 공간을 마련한 뒤 온라인 중앙위원회의를 강행한 것이다. 중앙위원회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는 온라인 회의가 중단된 직후 유시민 공동대표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자투표 방식으로 중앙위 속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당권파 진영은 13일 오전 10시까지 온라인 전자투표 방식으로 당헌 개정안, 당 혁신 결의안,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 등을 처리할 방침이다. 당 혁신 결의안은 경쟁명부 비례대표 당선인·후보자의 총사퇴를 촉구하는 내용, 혁신 비대위 구성안은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비대위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 공동대표는 “당권파 측이 또 다시 당원들을 동원해 폭력 행사에 나서는 상황이 무서워 더 이상 공개된 장소에서 위원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전자투표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권파 인사인 장원섭 사무총장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대표단이 진행하는 중앙위 전자회의를 ‘유사 행위’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장 사무총장은 “중앙위원회 전자회의 개최는 당의 공인된 전자 인증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 조건에서 별도의 형태로 진행될 경우 실효성과 정당성이 상실된다.”면서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해 진행한 이번 회의 결과는 사적 행위이자 단순한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심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 진영은 오전 모임을 갖고 중앙위원회 속개 방안을 논의한 끝에 당권파 측의 물리적 저지가 계속되는 한 공개된 장소에서의 회의 속개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애초부터 중앙위 회의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열렸던 전국운영위원회가 당권파 측의 의사 진행 방해로 파행을 겪자 이튿날 온라인으로 회의를 속개, 비당권파 28명의 찬성 투표로 공동대표단 및 비례대표 후보 일괄 사퇴 권고안 등을 처리한 전례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비당권파 진영은 이를 위해 자파 중앙위원들을 온라인으로 결집, 실제 표결에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새만금지구 글로벌 의료특구 조성을’

    새만금지구에 글로벌 의료특구를 조성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전북발전연구원은 10일 “새만금에 특화된 의료기관을 핵심시설로 유치해 범아시아 의료허브로 육성하면 새만금이 명품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며 의료기관 유치 전략과 의료서비스산업 육성 방안 마련을 제안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의료기관 설립허가 절차를 규정한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나온 정책 제안이어서 전북도 등 자치단체의 대응이 주목된다. 전발연은 글로벌 의료특구 조성 1단계로 새만금의 여건 및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단기간 치료와 휴양을 겸할 수 있는 치과성형, 미용성형, 뷰티케어, 한방을 중심으로 한 선택치료형 차별화·특성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단계로는 의료 서비스산업과 의료관광이 연계된 건강검진, 요양재활, 양한방 협진, 대체의학 중심의 글로벌 의료특구를 조성하는 중장기 발전방안을 제안했다. 전발연은 새만금에 글로벌 의료특구가 조성되면 의료 서비스산업 육성과 다국적 제약기업 유치, 의료분야 연구개발 기반 확충으로 지역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복지부는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면 외국의 의사·치과의사 면허소지자 비율이 최소 10%를 넘어야 하고 개설되는 진료과마다 1명 이상의 외국 면허자를 두어야 한다는 내용의 시행 규칙을 지난달 30일 입법 예고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리스크 관리·배당 적절성·사회적 책임… 새달부터 은행평가에 반영

    오는 6월부터 금융 당국이 리스크 관리 강화, 배당 수준 적절성, 사회적 책임 이행 항목 등을 은행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금융위원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은행산업의 문제점을 상시 평가해 개선하기 위해 은행경영 실태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규정’ 변경을 6일 입법 예고했다. 변경안은 ‘여신정책 적정성’ 항목을 신설해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관리를 집중 감독하기로 했다. 당국은 수익성을 평가할 때 리스크를 고려한 ‘위험조정 자본수익률’을 사용하고, 예대율 등 구조적 유동성 지표를 평가지표로 활용하게 된다. 리스크 평가는 시장 리스크를 평가하는 현행 체계를 바꿔 운영이나 금리와 관련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자본구성의 적정성’ 평가 항목도 신설된다. 양질의 자본을 갖추고 있는지, 배당 수준이 적절한지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특히 공적자금 등 정부 지원을 받은 금융회사가 임직원에게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주주들에게 고배당을 해 온 관행을 공식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의도를 담았다.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평가도 강화했다. 금융권 탐욕을 규탄한 지난해 미국 월가 시위를 계기로 확산된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12월 행정지도로 변경한 대손준비금 산정 방식은 제도화됐다. 경영진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경영지배구조의 안정성 항목도 추가됐다. 대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포괄근저당제도 개선을 위해 변경안은 은행법이 허용하는 근저당 범위를 구체화했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거래가 있는 사업자에 대해 은행이 포괄근담보 설정 효과를 충분히 알리고, 차주에게 객관적으로 편리하고 차주가 원하는 경우 은행이 구체적 입증 자료를 작성하고 보관한 뒤 설정해야 한다. 만기연장·재약정·대체상환과 같이 기존 대출을 갱신할 때 은행이 포괄근담보 요구는 금지된다. 담보 설정을 할 때 담보 제공자 의사는 더 존중받게 된다. 당국은 은행이 처음 담보물을 평가할 때 차주가 요구하면 외부 평가를 의뢰하도록 의무화했다. 은행이 담보를 자체 평가하면서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위는 변경안을 다음 달 16일까지 예고하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6월 중 시행할 방침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광우병 조사단, 美 발병 농장 방문못해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에 온 민관 조사단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인근의 젖소 사육 농가를 방문해 사육 여건을 조사했다. 조사단은 이번에 광우병이 발생한 농장이 조사단의 방문을 거부함에 따라 그 농장과 규모 및 사육 여건이 가장 유사한 농가를 섭외해 조사한 것이다. 미국은 농장주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광우병이 발생한 농장을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사단은 문제의 농장주와 서면으로 문답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장인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은 4일 “어젯밤 광우병 발병 농장 주인과 간접적으로 접촉해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조사단 관계자는 “미국 측 수의사에게 우리가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서면으로 전달하고 답변을 전달받는 방식으로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날 프레즈노 지역 도축 시설과 사료 공장 등도 둘러봤다. 도축장에서 조사단은 소의 뇌, 척수, 척추, 머리뼈 등 광우병을 전염시킬 우려가 있는 특정위험물질(SRM) 제거 과정을 점검했다. 월령 20개월 미만의 소만 식용으로 도축하는지도 확인했다. 사료 공장에서는 소를 비롯한 반추 동물에게는 사용이 금지된 육골분을 소 사료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 규정 준수 여부를 살폈다. 비육우 농장에서는 소에게 먹이는 사료를 확인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방문한 곳마다 과거 서류를 포함한 각종 자료를 모두 보여 주는 등 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7일 이번에 광우병 양성 반응을 확인한 데이비스 캘리포니아주립대를 방문한 뒤 8일 귀국길에 오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당신에게 키스를…” 천광청, 힐러리 축하 전화에 감사 표시

    “당신에게 키스를…” 천광청, 힐러리 축하 전화에 감사 표시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은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하루 앞둔 2일 중국 정부로부터 신변 안전과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고 6일간 머물던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나왔다. 중국의 유명 인권운동가가 보호를 요청하며 미국 대사관에 들어갔다가 망명이 아니라 중국에 남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도 중국 당국의 신변 안전 약속을 담보로 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한국계 美국무부 차관보 협상 맡아 천이 미 대사관에서 나와 신병 치료와 가족과의 재회를 위해 베이징 차오양 병원으로 향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전략대화 참석차 베이징에 도착한 지 6시간 뒤였다. 처음부터 미국행을 요구하지 않았던 천의 쉽지 않은 안전보장 협상은 미국에서 급파된 한국계로 국무부 법률 자문인 해럴드 고 차관보와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직접 맡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로부터 ‘OK’라는 답변을 이끌어 내기까지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고 이 신문은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자세히 전했다. 천은 6일 전 미 정부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베이징 미 대사관으로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는 클리턴 장관을 수행 중인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는 그를 도왔고 한시적이라는 전제 아래 대사관에 머물도록 했다.”고 말했다. 천은 미 대사관에 머물면서 단 한 차례도 미국에 망명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은 확인했다. 그는 중국에서 자유롭게 가족과 ‘보통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中 “美내정간섭 사과 요구” 체면치레 항의 천의 운명이 결정된 것은 2일 오후 3시쯤. 클린턴 장관이 이날 오전 9시쯤 베이징에 도착한 지 6시간 뒤였다. 중국 정부로부터 그의 안전보장에 대한 확답을 들은 뒤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는 천에게 미 대사관을 떠날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다. 영어가 서툰 천은 중국어로 짧지만 단호하게 “갑시다.”라며 미 대사관 문을 나섰다. 중국이 미국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 하나에 의지해 대사관을 나선 천은 로크 대사와 함께 차오양 병원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클린턴 장관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다. 한 차례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두 사람은 감정에 복받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고 차에 함께 있었던 미 관계자들이 전했다. 전화를 끊기 직전 천은 클린턴 장관에게 “당신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고 한다. 미 대사관에서는 6일간 미국과 중국 정부, 천 변호사 등 3자 간 협상이 진행됐다. 천은 종종 협상장에 들어가 해럴드 고 차관보와 캠벨 차관보의 손을 꼭 잡고 협상을 지켜봤다고 한다. 앞으로 천은 차오양 병원에서 중국인과 미국인 의사의 치료를 함께 받게 된다. 한편 클린턴 장관이 이번에 직접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중 정부와 천 사이에 합의된 내용은 먼저 천이 가족과 함께 고향인 산둥성에서 떨어진 안전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천은 대학에서 법을 공부할 수 있게 된다. 또 중국 정부는 향후 천에 대해 어떤 조치들을 취했는지 미국에 알려주기로 약속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천의 안전 보장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CNN은 이 밖에 천의 요구대로 중국 당국이 천과 부인에 대한 폭행 사건을 조사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6일간 中·美·천 변호사 3자 협상 미국 언론들은 천에 대한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중국이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 달리 유연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이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이 로크 대사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경비가 삼엄한 미 대사관 문을 나서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는 미 대사관이 천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내정간섭이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중국 공민을 대사관으로 데리고 들어간 것에 대해 워싱턴이 사과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타협에 앞서 체면치레를 위한 제스처였다는 분석도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두 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절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천이 풀려나기는 했지만 자유롭게 중국의 인권 운동을 위해 일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내 다른 인권운동가들처럼 여전히 감시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선거와 착시, 그리고 언론/나은영 서강대 신방과 교수·사회심리학 박사

    [옴부즈맨 칼럼] 선거와 착시, 그리고 언론/나은영 서강대 신방과 교수·사회심리학 박사

    선거가 끝나면 항상 “그랬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결과를 알기 전에는 민심에 대한 주관적인 지각에 의존하다가, 결과를 알고 난 후에 비로소 진짜 민심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잘못 지각하는 ‘착시’ 현상은 객관적 판단을 흐릴 수 있다. 선거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결론을 얻기 때문에, 그 과정에 사회심리가 작용한다. 투표는 개개인이 하지만,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할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대한 나의 지각’이 상당한 영향을 준다. 여기에 개입되는 착시 현상 중 하나가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 효과다. 이는 “실제로는 사람들이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자기만 다르게 생각한다고 믿는 것”을 말한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사회심리학자 프렌티스와 밀러 교수는 학생들에게 ‘본인’이 얼마나 음주를 즐기는지, 그리고 ‘다른 프린스턴 학생들’은 얼마나 음주를 즐긴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실제로는 본인처럼 음주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다른 학생들이 많음에도, 실제보다 더 많은 다른 학생들이 음주를 즐긴다고 생각하는 ‘다원적 무지’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백인들이 1960년대 흑백분리정책에 찬성하는 백인 비율을 실제보다 과대 추정했던 사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대체로 ‘변화’의 방향 쪽에 있는 생각에 다원적 무지가 더 잘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여론조사에서 응답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심리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사례를 찾아보면, 마음속으로는 야당 김용민 후보의 비상식적 발언으로 말미암아 지지 의사를 철회했더라도, 다른 사람들 생각이 자기와 다를 것으로 추측하여 의견 표명을 꺼렸을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들이 다수였던 것이다. 특히 야당 지지자가 다수를 점하는 서울의 유권자들과 트위터 이용자들은 여당을 지지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고, 이것이 서울의 출구조사 당시 숨어 있던 여당의 표가 최종 개표 결과로 드러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승자는 자만하기 쉽고, 자만이 있는 곳에서 특히 착시가 커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새누리는 더 겸손하고 민주는 더 자성하라”라는 서울신문 4월 13일 자 사설은 핵심을 짚었다. 오만하여 판세를 잘못 지각함으로써 패배를 자초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회창-노무현 후보의 2002년 대선 직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과 함께 당선 가능성을 추가로 물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우위로 나오는데도 그 자체를 당선 가능성의 지표로 삼지 않고 당선 가능성을 추가로 물어 “지지율은 노무현 후보가 앞서지만, 당선 가능성은 이회창 후보가 앞선다.”라고 보도하는 언론들이 많았다. 대통령은 지지율로 결정되는 것이고, 당선 가능성에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대한 나의 지각’이 포함되기 때문에 착시가 섞인 응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 지지율을 믿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당선 가능성을 줄기차게 함께 물었다. 최종 결과는 역시 착시가 아닌 현실을 반영한 지지율로 결정되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미래를 향한 변화의 열망을 잘 읽어내는 쪽이 대다수 국민의 ‘실제 의견 분포’를 객관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승리에 다가갈 수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착시를 줄이려면 ‘사람’과 ‘미래’를 보아야 한다. 신문에도 ‘그 사람들’의 솔직한 ‘미래 비전’을 실어 주면 좋겠다. 언론을 통해, 그리고 대화를 통해 타인들의 의견을 지각하기 때문이다. 기존 언론은 물론이려니와,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사람들의 의견을 실어 나르는 중요한 언론의 역할을 하는 만큼, 그곳에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왜곡하여 받아들이지 않도록 정화된 글을 쓰는 분위기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 美 대사관 피신 中인권변호사 천광청 신병처리 어떻게?

    ■ 궁지몰린 中 중국 당국으로부터 탄압받아 온 천광청(陳光誠) 인권 변호사의 미 대사관 피신 사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처리 향방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천 변호사의 피신은 당국이 납치와 감금, 투옥 등 불법적인 수단으로 공산당을 비판하는 민주 인사들을 탄압해 왔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최근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을 처리하면서 유독 법치주의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로서는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천, 망명보다 중국 내 활동 원해 중·미 양국 모두 사태의 조기 해결을 바란다는 점에서 이르면 오는 3일 전략경제대화가 시작하기 전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반중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BBC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29일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베이징에 도착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이 미국 정부로부터 천 변호사 문제와 관련해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사태의 조기 해결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은 당장 북한, 시리아, 이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공개적으로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며, 중·미 전략경제대화도 경제와 통상을 주제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 정부의 압력 여부와 상관없이 천 변호사의 뜻대로 움직여 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미국의 영사 보호를 받고 있는 천 변호사 역시 중국의 지시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결국 천 변호사가 미국으로 보내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천, 美 로크 中대사와 만나” 천 변호사는 톈안먼 사태 이후 수배령이 내려졌던 팡리즈(方勵之)나 국가 기밀을 제공해 ‘배신자’로 규정된 왕리쥔(王立軍)의 사례와 다르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처분을 기다리는 입장이 아니다. 더욱이 천 변호사는 망명 의사를 밝힌 적이 없으며 오히려 중국에서 기본권과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자신과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관료·부패인사들을 처벌해 달라며 법치주의에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중국 당국으로 하여금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천 변호사의 뜻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는 “천이 자유로운 중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 줄지가 향후 그의 거취를 결정할 관건”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이 그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다면 해외에서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중·미가 함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의 탈출을 도운 후자(胡佳)는 “천 변호사가 게리 로크 주중 미 대사와도 면담했다.”고 밝혔다고 명보가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고민중인 美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입장에서 인권 변호사 천광청 문제는 중국에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우선 천 변호사를 중국 정부에 아무 조건 없이 넘겨 주는 일은 오바마 정부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꼴이다. 미국 정부는 줄기차게 중국 인권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가깝게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해 11월 천 변호사의 가택 연금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재선을 앞두고 미국 여론을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오바마로서는 부담이다. ●3일 전략경제대화 전 봉합 총력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27일 성명에서 “미 당국자들은 천광청과 가족들이 또 다른 박해에서 보호받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선거 이슈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면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하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천 변호사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신병을 넘겨주는 것,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천 변호사의 망명을 얻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첫 번째 방안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사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두 번째 시나리오가 더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미 CBS방송도 “미국이 천광청과 그의 가족을 미국으로 망명시키는 쪽으로 중국과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망명을 허용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데다 천 변호사의 망명이 제2, 제3의 망명 사태를 부르면서 체제 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中, 천 망명거부땐 외교갈등 장기화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면전에서까지 인권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그러던 그들이 이 문제에 관해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양보를 얻어 내는 게 간단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워싱턴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부랴부랴 중국 방문길에 오른 데서도 정면 대결보다는 중국을 달래 망명을 관철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만약 중국이 망명을 거부한다면 천 변호사의 미 영사관 체류가 길어지면서 양국 간 장기 외교 갈등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천 변호사 본인이 망명보다는 중국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는 물론 천 변호사도 설득해야 하는 이중과제를 안은 셈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6·7월 실시…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6·7월 실시…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올해 대입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에서 일부 대학이 외국어 영역 점수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국가영어능력평가(NEAT) 2·3급 시험이 오는 6월과 7월에 2차례 실시된다. 해당 대학에 지원하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5월 중 모의평가도 시행할 예정이다. 국가영어능력평가는 토익, 토플 등 해외 영어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학생들의 영어를 이용한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9년부터 개발해 왔다. 영어능력평가에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시험이 앞으로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외국어 영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5~7월 중에 걸쳐 총 3차례 치러질 모의시험과 실제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올 연말까지 수능 외국어영역을 대체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체 여부가 결정되면 이르면 2016년도 대학입시(현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2014학년도 수능부터는 외국어 영역 문항 출제가 영어능력평가 시험과 연계돼 이 시험에서 다루는 문항들이 수능에서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당장 내년부터 수시모집의 특기자 전형 등에서 이 시험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영어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은 영어능력평가 고득점을 받기 위해 벌써부터 대비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국립 강릉원주대, 공주대, 부경대, 창원대, 한국해양대와 사립 대진대, 동서대 등 모두 7개 대학의 수시모집에서 이 시험 결과를 반영한다. ●“현행 외국어 난이도 수준 유지” 모의평가는 다음 달 20일 치러진다. 모의평가 대상은 현재 고3 재학생 가운데 희망자에 한하며, 응시원서는 소속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 원서접수 기간은 오는 27일까지다. 모의평가에 이은 본 시험은 1차 6월 24일, 2차 7월 29일로 예정됐다. 시험은 인터넷 기반 검사(IBT)로 진행돼 수험생은 시험장에 설치된 수험생용 컴퓨터를 통해 듣기·읽기·말하기·쓰기 등 4개 영역의 시험을 140분 동안 치르게 된다. 듣기·읽기 영역은 4지 선다형 문항으로 2급과 3급 모두 각각 32문제가 출제되며, 말하기 영역은 2·3급 각각 4문제, 쓰기 영역은 2급 2문항, 3급은 4문항이다. 교과부는 듣기와 읽기는 자동채점 방식으로, 말하기와 쓰기는 중·고교 영어교사 가운데 연수를 받은 위원들이 채점해 영역별 성취수준을 A~D 4단계로 구분해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또 대학 입시자료로 활용될 2·3급은 대학의 학과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영어능력을 요구한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급은 대학에서 영어가 많이 활용되는 학과공부에 필요한 수준으로, 3급은 기타 실용영어 활용 수준의 학과공부에 필요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3급에 비해 조금 어려운 2급 역시 현행 수능 외국어 영역 난이도 수준으로 유지해 불필요한 사교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영어능력평가 시험은 기존의 수능 영어에 출제돼 많은 학생들이 익숙한 듣기와 읽기 영역 외에 말하기와 쓰기를 새롭게 추가해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많은 학생들은 말하기와 쓰기 영역의 경우 학교 교과수업을 통해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사교육 의존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단어집 등 평가원 홈페이지 이용 실제 영어전문 교육업체들은 영어능력평가에 대비, 전화영어 프로그램과 원서읽기 프로그램 등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교과부와 평가원은 이 같은 사교육 팽창 우려에 대해 시험에 출제되는 문장 유형과 어휘의 범위를 사전에 명확하게 제시하고 시험 대비 학습안내서 ‘NEAT 300’과 단어집 ‘NEAT Voca 2000·3000’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의사소통 핵심 예시문 300개와 시험에 출제되는 단어 범주를 정리한 단어집 (2급 3000개, 3급 2000개)을 5월 초 평가원 홈페이지에 탑재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한달 앞으로 다가온 모의평가에 참가하고자 하는 고3 학생들은 새로운 유형의 시험을 처음 접해보는 불안감 때문에 실제 난도보다 더 어렵게 느끼고 있다. 김지현 능률NEAT연구소 연구실장은 “영어능력평가에서 말하기와 쓰기의 경우 완전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말하기의 경우 단어가 아닌 완전한 문장을 구성하는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문법을 일부 틀리는 것에 신경쓰지 말고 기본적인 문장이라도 활용해 자꾸 말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말하기 영역에는 표 또는 그래프를 설명하는 유형이 자주 등장하므로 시각자료에 익숙해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평소 신문이나 교과서, 참고서에 등장하는 그림, 표, 그래프 같은 시각자료를 이해하고 영어로 설명해 보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글자수와 답안에 포함해야 하는 내용들이 미리 주어지는 쓰기의 경우, 조건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3가지 이유를 논하라고 하면 3가지를 모두 다루고, 60~80단어 수준으로 글을 쓰라고 하면 이를 따라야 감점을 받지 않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국회선진화법 통과… ‘폭력 국회’ 사라질까

    국회선진화법 통과… ‘폭력 국회’ 사라질까

    일명 ‘몸싸움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선진화법(국회법일부개정법률안)이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법안과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59건의 안건을 함께 처리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해 19대 국회에서는 ‘폭력국회’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통과된 국회 선진화법안은 국회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몸싸움과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하고 대신 의안 신속처리제도 또는 자동상정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은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 간 합의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기로 했다. 또 소관 상임위에서 180일 내 법안 심사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법제사법위원회로 자동 회부되며, 법사위에서도 90일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여야는 또 소수 정당의 발언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요구하면 무제한 토론에 들어가고, 더 이상 토론할 의원이 없거나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할 수 있도록 했다. 의결 기한의 24시간 이전까지만 가능하다. 예산안 및 세입예산 부수법안은 매년 11월 30일까지 심사 완료하도록 하고, 완료되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 자동상정키로 했다. 단, 예산안 심의 기간이 짧다는 민주당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국가재정법 개정 기간을 고려, 시행일을 당초 2012년 5월 30일에서 2013년으로 1년 연장키로 했다. 정치권은 국회선진화법 통과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운영위 민주당 노영민 간사는 “국회법일부개정안 자체가 정교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법안에 대해 대체로 진일보한 내용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회 폭력 자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법안 도입으로 국회 폭력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제도 자체에 기대기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박용만 두산회장 “단순 영토확장 M&A 않겠다”

    박용만 두산회장 “단순 영토확장 M&A 않겠다”

    “평가와 도태를 기준으로 구성원들을 바라보는 기존 성과주의 대신 육성과 계발을 중심으로 조직에 대한 시각을 바꾼 것이 따뜻한 성과주의입니다.” 친형인 전임 박용현 회장에 이어 두산그룹을 이끌게 된 박용만(57) 신임 회장이 사람 중심이라는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영토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미래다’라는 생각으로 인재육성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인사제도를 경쟁이라는 냉혹함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시각의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M&A와 관련해서는 “단순한 사업의 영토확장 차원이 아니라 그룹 경쟁력을 단시간 내에 제고할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현재는 이 같은 M&A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42건의 M&A를 직접 주도, 유통 중심에서 중공업 그룹으로의 체질 변화를 이끌어왔다. 주요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미국 건설기계 자회사 밥캣(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의 실적도 호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밥캣이 7분기째 흑자를 기록하고, 흑자 폭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올해 밥캣에서만 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의 신성장동력과 관련해서는 “친환경은 ▲기존 시설 에너지 효율 향상 ▲대체에너지 ▲오염배출 감소 등 세가지로 나뉜다.”면서 “이 중 에너지 효율 향상 부문의 시장이 80% 이상이기 때문에 이 비율대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에너지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만큼, 확실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를 우선시하겠다는 뜻이다. 박 회장은 “사업가, 기업가로서의 원칙을 지키면서 기업을 일궜다는 게 116년의 두산 역사의 가장 큰 힘”이라면서 “100년이 넘은 기업으로 기업 사회의 롤 모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어업인의 날’과 수산업의 비전/손재학 국립수산과학원장

    [기고] ‘어업인의 날’과 수산업의 비전/손재학 국립수산과학원장

    지난 26일 천안함 용사 2주기 추모식을 보면서 새삼 98금양호 선원 9명이 떠올랐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거친 파도와 싸워가며 우리의 식탁에 오를 물고기를 잡던 그들, 그들은 국가의 요청을 받아 천안함 잔해 수색을 돕다 말없이 우리 곁을 떠났다. 유족들은 의사자 인정을 요구했지만, 진척이 없어 애를 태웠다. 다행히 지난해 7월 의사자 지정의 폭을 넓힌 개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 29일 의사자로 인정돼 우리는 이제야 그들을 ‘어업인’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 어업인들은 개척자정신으로 오대양을 누비고, 우리 바다를 황금어장으로 만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애써 왔지만 그들의 사회적 역할과 비교하면 제대로 대접받지는 못했다. 정부는 지난해 비로소 수산업법을 개정하여 ‘어업인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매년 4월 1일을 어업인의 날로 기념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 첫 번째 어업인의 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올해는 4월 1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3월 30일 기념행사를 연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의 수산물 생산국가이지만 양식어업 분야에서는 세계가 알아주는 잠재력이 있어 수산강국의 비전이 밝다. 우리가 잘 아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피터 드러커 그리고 윌리엄 하랄 교수 등은 수산 양식이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농업의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에 상응하는 수산양식혁명(Blue Revolution)이 일어나리라 전망한 바 있다. 수산물은 이미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계속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여 수산물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Fishflation)도 예고된 터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수산물 소비가 최근 10년 사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은 우리나라 이웃에 수산물 소비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개척정신으로 살아온 우리 어업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요 기회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는 참다랑어·넙치·뱀장어 등 수산물 10대 수출전략 품목을 중심으로 지난해 23억 달러 수준의 수산물 수출실적을 2020년에는 100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우량종자 확보 계획(Golden Seed Project)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 협력 사업으로 고효율의 대체사료 개발과 친환경 고밀도 양식기술 시험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효용성이 입증된 물고기용 백신 생산기술 등을 민간 기업체에 기술 이전할 계획이다. 특히 깊은 바다에 대형 가두리를 설치하여 참다랑어를 양식하는 기술, 우량 유전인자를 이어받은 속(速)성장 넙치를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기술, 그리고 바다에서만 채집되는 뱀장어 치어를 인공수정의 방법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 개발 등은 우리나라가 세계에 앞장서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제1회 ‘어업인의 날’이 수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어촌에 활기를 불어넣어 수산강국의 비전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국민 모두 청색혁명의 행운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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