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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42] 너무 사소해서 문제인 ‘지방간’

    요즘처럼 건강검진이 일상화된 세상에서는 ‘몰라서 손을 못 쓰는 병’보다 ‘알고도 가볍게 여기다가 커진 병’이 더 많다. 대부분의 경우 질환 자체를 가볍게 여겨서 생기는 문제인데, 지방간도 그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지방간이란, 간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지 않는데, 간에 쌓인 지방이 이 수준을 넘어서면 진단 기준에 의해 지방간으로 분류된다. 한 사람의 전체적인 비만도가 기준을 넘으면 문제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너무 잘 먹고 산다’는 데 있다. 개개인의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음주 기회가 잦으며, 성인병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지방간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간을 경계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간염을 거쳐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가능성’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회사 건강검진을 시행한 뒤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의 질문을 받곤 하는데, 상당수는 지방간과 관련된 문의다. 그럴 때면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라”고 조언하지만 더러는 “술을 좀 줄여야 하는데…”라거나 “좀 쉬어줘야 하는데…”라며 ‘불가피한 상황론’으로 자신의 건강 문제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지방간 정도가 그리 큰 문제가 될까’ 하는 인식이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흘러 돌이키기 어렵게 상태가 나빠진 뒤에 “아, 예전의 그 지방간” 하고 탄식을 할 때는 너무 늦다. ●알코올성 지방간  이런 지방간은 크게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 그리고 비만·당뇨병·고지혈증이나 다른 약물 등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구분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실 경우 지방 합성이 촉진되어 간에 쌓이는 데다 에너지 대사율은 크게 떨어지면서 생긴다. 또, 술을 마시면 발생하는 대사물질이 간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지방간에 노출되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지방간에 취약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사들은 이런 얘기도 한다. “간 건강을 생각한다면 간헐적인 폭음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음주 형태가 더 나쁘다”고. 이유가 있다. 폭음은 빈번하게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간이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술을 자주 마실 경우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이런 습관은 체내 영양 부족까지 초래, 훨씬 쉽게 간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술을 마시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방간에 노출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의료계에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의 모든 음주자는 지방간에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음주자의 90%에서 100%가 여기에 해당되니 ‘거의 모든 음주자’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렇게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면 이 가운데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10∼20%는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며,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40%가 다시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많은 소시민들이 ‘술 권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일과를 마친 저녁 무렵에 모여앉아 술 한 잔 마시는 여유 속에서 소시민의 애환을 털어내고 내일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설 위안을 얻지만, 그 소소한 위안에도 함정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위험인자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경계사항은 뭐라 해도 음주량이다. 음주량의 기준을 정해 마시는 것이 간 부담을 더는 첩경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남성은 1일 40g, 여성은 20g이 적정 음주량의 마지노선이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간이 손상을 입는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알코올 10g을 섭취하게 되는 술의 양은 얼마나 될까. 소주(20도 기준)는 63cc, 맥주(4.5도 기준)는 300cc, 와인(13도 기준)은 100cc, 위스키(45도 기준)는 30cc 정도를 마시면 알코올 10g을 섭취하는 양이 된다. 쉽게 설명하면, 맥주는 한 캔, 소주 반 병, 위스키는 2∼3잔 정도 되는 양이다.  음주 습관도 중요하다. 간헐적으로 마시는 것보다는 매일 마시는 것이 더 안 좋다. 간이 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짧은 시간에 연거푸 들이키거나 안주를 먹지 않고 술만 마시거나, 폭탄주처럼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면 당연히 간 부담이 커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한 사람도 간질환 노출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크다고 봐야 한다. 오랜 시간, 간이 술에 시달렸다면 그만큼 손상 정도도 클 수밖에 없다.  더러는 독한 술, 이를테면 위스키나 보드카 종류가 간에 더 치명적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간에 대한 부담만을 생각한다면 술의 종류보다는 총 음주량이 더 중요하다. 간은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장기여서 술을 종류별로 감당하지 않고 알코올 총량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의 손상 정도가 더 심하다. 알코올 분해 효소의 차이도 있고, 또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술에 덜 익숙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 비만하고, 담배까지 피운다면 간 손상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적정 음주량을 지키는 노력에 금연과 체중 조절을 함께 꾀해야 한다. 만약,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졌다면 음주가 곧 ‘독’이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내가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술을 마시면 10% 정도는 다른 경로를 거치지 않고 호흡이나 소변을 통해 바로 배출된다. 마신 술이 술 상태로 배설되는 셈이다. 나머지 90%는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아세트 알데히드로 바뀌고, 아세트 알데히드는 다시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의 작용으로 아세테이트로 변한다. 여기까지가 간에서 이뤄지는 알코올 대사에 해당한다.  아세테이트는 다시 지방산과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데, 이 가운데 물은 소변으로, 이산화탄소는 호흡으로 배설되지만 지방산은 그렇게 배설되지 않고 다시 간에 쌓여 지방간이 된다. 바로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사실, 지방간은 술 좀 한다는 사람의 대부분이 가지고 있다. 문제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따끔 상복부가 불편하거나 까닭없이 피로감이 오기도 하지만 이런 증상을 두고 간의 문제라고 여겨 병원을 찾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술의 부작용에 둔감한 탓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단계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도 정상 회복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번쯤 자신의 간이 어떤 상태일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 좋다. 가장 간명한 방법은 자신의 알코올 섭취량을 따져보는 것이다. 흔히 술자리에서 나누는 얘기가 ‘주량’이다. “당신은 술을 얼마나 마시느냐”는 것인데, 이에 대한 대답 역시 알코올이 아닌 술이다. ‘소주 한 병’, ‘맥주 세 캔’, ‘위스키 반 병’ 등 모든 주량의 측정은 술의 양으로 얘기될 뿐 알코올의 양은 따로 셈하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술과 관련된 병원 문진에서는 술이 아니라 알코올 섭취량(g)을 따진다. 수식이 어렵지는 않다. 일단, 알코올 섭취량을 산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술의 종류를 따져야 한다. 크게, 소주·맥주·와인·위스키·막걸리 등으로만 구분하면 된다. 이를 ‘마신 술의 양(ml)×알코올 도수(%)×0.8’의 수식에 대입해서 얻은 값이 대략적인 알코올 섭취량이 된다. ‘0.8’은 부피(ml)를 질량(g)으로 환산하기 위해 적용하는 일종의 상수이다.  물론 이런 알코올 섭취량 산출은 문진 차원이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와 CT(전산화 단층촬영)가 필요하며,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간조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술도 안 마시는데 무슨 지방간?”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비만이 가장 유력한 원인이지만 핏속의 지방질 농도가 높은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스테로이드 제제를 지나치게 사용해 나타나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역설적이지만, 심한 영양 결핍에 의해서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간혹 술을 즐기지 않는 지방간 환자 중에서 염증성 간염이 관찰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원인은 지방간과 유사하며, 지방 대사에 문제를 일으키는 만성질환에 동반되는 사례가 많아 최근 들어 임상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지방간이 있으면서, 다른 간질환으로 발전하지 않은 초기 단계의 환자들 상당수가 외관상 아주 건강해 보인다는 점도 염두에 둘 법 하다. “멀쩡해 보이던데 왜 갑자기…”하는 반전의 충격은 주로 내부 장기의 문제 때문이지만, 특히 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도 비슷하다. 비만 단계의 사람들은 대체로 신색이 멀쩡하다 못해 건강해 보이기도 하다. 비만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사람이 더러 건강해 보이는 외관을 가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암이나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지방간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지방간은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원인을 치료함으로써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하지만 이런 치료적 접근을 마냥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고도비만과 지방간을 함께 가진 환자에게 “당신은 비만 상태만 벗어나면 지방간은 저절로 개선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환자로서는 이보다 더 답답한 상황이 없을 것이다. 비만을 벗어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다.  음주가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어야 낫는다. 비만이 원인이라면 체중을 줄여야 하고, 당뇨병에 수반되어 생긴 지방간은 혈당을 충분히 잘 조절해야 한다. 또, 특정 약제가 지방간을 유발한다면 의사와 상의해 약제를 바꾸든지 아니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그런데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해 이런 일들이 쉽지 않다. 그러니 지방간이라고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간 나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요?”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신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간은 대부분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은 간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투여한다. 식이요법의 방향은 간단하다. 섭취 열량은 줄이기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 및 신선한 야채를 중심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다.  흔히들 간이 나쁘면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지방간은 그렇지 않다. 잘 먹고, 잘 쉬다가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들이 많다. 잘 먹고, 잘 쉬어서 비만이 더 심해지기도 하고, 줄창 쉬다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혈중 지질 농도가 높아져 지방간의 상태가 악화되기도 한다.  ‘휴식과 보신’은 적어도 지방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특히 지방간이 있으면서 고지혈증이나 당뇨병·비만 등의 질병을 가졌다면 더 많은 운동이 필요하다. 물론, 운동은 규칙적이고 계획적이어야 한다. 간염 등 다른 질환과 달리 지방간은 안정보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내 지방을 소진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 기억할 필요가 있다.  지방간을 사소하다고 여기는 한 지방간을 초래한 생활습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술이 원인인 지방간이라면 금주 수칙을 지키는 등의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지만, 습관화한 음주벽을 단번에 끊어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계속 술을 마시면 증상이 심해져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잠시 술을 멀리 하다가도 이내 술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곤 한다.  직업 상 술을 끊기가 어렵다면 일주일에 1∼2회 이하로 음주 횟수를 줄여야 한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지방간은 금주만으로도 빠르게 좋아져 식이요법을 겸한 금주를 시작해 4∼8주가 지나면 간에 쌓인 지방이 제거되기 시작하고, 3∼4개월 정도 금주하면 대부분 완치에 이른다. 물론, 지방간의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술을 마셔도 되지만 이 경우에도 다시 지방간이 쌓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비만 등이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상태가 가벼운 경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 지방간염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어 체중 조절 및 지방간 관리가 중요하다. 당연히 스스로 노력해 비만 상태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단단한 각오가 아니면 비만에서 벗어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수칙을 몰라서 건강을 해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 보다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 항상 문제가 된다. 주변에 크고 작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사람이 적지 않지만, 더러는 바쁜 일상에 쫓겨 시간을 못 내기도 하고, 더러는 의지가 박약해 생각만 하다가 세월을 보낸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건강에는 금언이다. 건강 수칙을 머리 속에 담아두는 것만으로 건강이 좋아질 리가 없다. 지방간도 그렇다. 특히나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태가 아주 심각하게 발전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는 원래대로 건강을 돌이키기도 어렵고, 그럴 수 있다 해도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너무 자주 들어 사소하다고 여기기 쉬운 지방간, 살면서 한 번쯤 살펴 볼 필요가 있다.  jeshim@seoul.co.kr
  • “오해가 확실합니다”…알고보면 몸에좋은 식품 5가지

    “오해가 확실합니다”…알고보면 몸에좋은 식품 5가지

    사람들의 오해를 한몸에 받지만 알고 보면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 있다. 최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학 전문가인 스콧 하딩 박사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를 통해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건강식품 5가지를 소개했다. ◆1. 달걀달걀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은 식품으로 여겨져 왔다. 크기가 큰 달걀의 경우 식이성 콜레스테롤을 최대 185㎎까지 함유하고 있는데, 이것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실제로 지난 20여 년 동안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보면, 식이성 콜레스테롤을 일일 섭취 권장량(300㎎) 정도 섭취하는 것은 혈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걀에는 식이성 콜레스테롤 외에도 단백질이나 다양한 군의 비타민 등이 다량 함유돼 있으므로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라고 볼 수 있다. ◆2. 유지스프레드유지스프레드는 유지방에 물이나 식품, 첨가물 등을 혼합하고 유화시켜 만든 것으로, 마가린이나 버터가 대표적이다. 특히 식물성 지방으로 만드는 마가린이 19세기에 버터를 대체하는 식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당시 의사들이 버터 등 포화지방의 흡수가 적을수록 심장질환 발병률이 낮아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 버터 대신 마가린 소비가 늘자 관동맥성심장질환 환자수가 감소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다만 마가린 내에 든 트랜스지방은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하딩박사를 포함한 영양학 전문가들은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이 없는 식품이라면 안전하다”고 권장하고 있다. ◆3. 감자글리세믹지수(GI)가 높은 식품은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으로 분류돼 왔다. 글릭세믹지수는 음식을 먹었을 때 포도당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데, 글리세믹지수가 낮아야 탄수화물의 흡수가 느려져 다이어트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자는 글리세믹지수가 높아 탄수화물 흡수 및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미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여겼다. 그러나 감자 안에는 비타민C와 비타민B, 미네랄 등이 풍부하고, 조리해서 먹을 경우 몸에 좋은 전분의 양이 늘어나 위장 내 박테리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4. 유제품살을 빼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로 유제품이 꼽힌다. 우유나 버터, 요거트나 치즈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사실 이러한 유제품 중 일부에는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과 칼슘의 양이 풍부해 적당량 섭취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5. 가공하지 않은 땅콩 등 견과류땅콩 등 일부 견과루는 지방 함유량이 높아 칼로리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가공하지 않은 생견과류 등은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 등이 풍푸배서 몸무게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을 예방해 사망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무원은 총선 후보 페이스북에 ‘좋아요’만 눌러도 적발…대체 왜?

    공무원은 총선 후보 페이스북에 ‘좋아요’만 눌러도 적발…대체 왜?

    여야 총선 후보들의 SNS에 ‘좋아요’를 누른 충북 공무원 5명이 적발됐다. 7일 충북도 감사관실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1~2회에 걸쳐 특정 후보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보고 ‘좋아요’를 눌렀다. 5명 중 1명은 도청 공무원, 4명은 시·군청 공무원이다. 총선 후보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를 경우 공무원의 지인들에게 홍보가 된다. 의도를 했든 안 했든 선거운동을 한 셈으로 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및 선거운동 금지 의무를 위반하게 되는 것이다. 충북 도와 각 시·군 감사관실들은 ‘좋아요’를 누른 공무원들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구두로 주의 처분했다. 신용수 충북도 감사관은 “‘좋아요’를 누른 회수가 적고 정치적 색채가 없어 보여 적발된 공무원들을 구두 처분했다”면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반복해 어긴 사례를 적발하면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나 카카오톡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 또는 비방한 공무원은 적발되지 않았다. 앞서 충북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말 11개 시·군에 공문을 발송, SNS에서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 의사를 표시하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들쭉날쭉 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들쭉날쭉 여론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표본 미달… 30대 가중치 부여 경합지일수록 결과 바뀔 수도 숨은 표·부동층 효과 고려해야 같은 지역구 후보들을 대상으로, 같은 기간 이뤄진 여론조사라도 결과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다. 여론조사가 실제 유권자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후보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유선전화 위주로 이뤄져 연령층·직업군별로 충실한 답변을 얻기 어려운 현행 여론조사 방식의 한계와 표본 논란, 적극 투표층, 숨은 표 등의 변수 때문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당내 경선에 안심번호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이번 총선에서 휴대전화 여론조사가 최초로 시도되긴 했다. 그러나 정당과 달리 일반 여론조사 기관은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정당만 가능한 이유에서다. 건당 330원에 이르는 조사 비용도 부담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ARS 조사는 열세 후보 지지율이, 주위에 의사가 노출될 가능성이 큰 전화면접원 조사는 강세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올수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 표본의 문제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부터 ‘가중값’(응답률이 낮은 표본층의 응답 결과를 몇 배로 보정할지 정하는 수치)의 상·하한선을 0.4~2.5로 한정했다. 여론조사 왜곡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20대 유권자 응답수가 목표치 50명보다 모자란 20명만 나와도 2.5배(50명)를 곱해 부풀리는 게 가능하다. 앞서 7~8배까지도 뻥튀기했던 여론조사 관행에 제동이 걸렸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지난 1일 수도권의 한 접전지역 조사결과를 보면, A후보가 B후보보다 6% 포인트 열세로 나왔지만 실제 응답 숫자는 506명 중 A후보가 167명, B후보가 158명이었다. 표본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30대 표는 1표가 1.4표로 확대된 반면, 초과 응답을 받은 50대 이상 표는 1표가 0.68표로 깎인 것이다. 경합지역일수록 이렇게 뒤바뀐 조사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한 격전지의 5일 조사 역시 C후보가 16.4% 포인트 차로 D후보를 리드해 다른 조사보다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선 응답 패널 중 60대 이상 연령층이 제외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6일 “부동층이나 무당층이 선거일 2~3일 전에 투표에 참여할지, 어느 후보, 어느 당을 찍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숨은 표, 부동층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지지층의 성향이 다른 점도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상이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대체로 여당 지지층은 ‘(투표)하면 (당선)된다’, 야당 지지층은 ‘되면 (투표)한다’는 말로 대조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민지 2NE1 탈퇴, 연습생 시절 ‘10계명’ 보니 “묵묵히 너의 자리를 지켜라”

    공민지 2NE1 탈퇴, 연습생 시절 ‘10계명’ 보니 “묵묵히 너의 자리를 지켜라”

    공민지 2NE1 탈퇴 소식에 ‘연습생 시절 10계명’이 눈길을 끈다. 공민지는 과거 자신의 트위터에 “연습생 시절 때 썼던 다이어리. 내가 만든 연습 10계명 완전 웃겨”라는 글과 함께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를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공민지의 연습 10계명’이라는 제목으로 ‘1. 연습할 때는 집중해서 확실하게 연습해라’, ‘2. 묵묵히 너의 자리를 지켜라’, ‘3. 더 높은 목표를 가지자’, ‘4. 항상 open mind를 가집시다’, ‘5. 밝은 자세와 태도로 인사합시다(예의를 갖춰라)’라고 쓰여 있다. 이어 ‘6. 연습 콘셉트, 찍을 영상 콘셉트 꼼꼼하게 체크하기’, ‘7. 잘 안 되는 일(수업 연습 등)에 더욱 노력해라’, ‘8.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자’, ‘9. 무너질 때마다 강해지자’, ‘10. 주님께 기도하며 내 무대를 주님께로 돌리자’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밝은 자세와 성실한 태도를 다짐했던 공민지였기에 2NE1 탈퇴 소식이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2NE1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5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2NE1의 해체설 및 멤버 공민지 탈퇴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YG는 자사 블로그 YG라이프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기다려준 2NE1의 많은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달하게 되어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2NE1의 막내인 공민지 양이 더 이상 2NE1과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립니다”고 공민지의 탈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YG는 2016년 5월 5일 2NE1의 계약 종료 시점을 앞두고 지난 1월 2NE1 멤버들과 각각 개별 면담을 통해 재계약 의사와 2NE1의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였습니다만 아쉽게도 공민지 양은 뜻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YG는 “나머지 세 명의 재계약과 더불어 올여름을 목표로 2NE1의 새로운 신곡을 준비 중에 있으며 공민지 양을 대신할 추가 멤버 영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2NE1 탈퇴 공민지, 9주 전 산다라박과 인증샷 보니..대체 왜? ▶‘송종국 전부인’ 박잎선, “9년 동안 밥만 한 여자다” 의미심장
  • 공민지 2NE1 탈퇴, 9주전 인스타그램 보니 산다라박과 공연관람 ‘대체 왜?’

    공민지 2NE1 탈퇴, 9주전 인스타그램 보니 산다라박과 공연관람 ‘대체 왜?’

    공민지 2NE1 탈퇴 소식이 전해지며 2NE1 멤버 산다라박과의 인증샷이 재주목 받고 있다. 5일 한 매체는 “2NE1의 계약 만료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공민지 2NE1 탈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공민지 등은 다른 소속사와 접촉하며 소속사 이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NE1 공민지는 일부 소속사와 계약 논의 단계까지 갔지만 그가 제시한 계약금 액수가 너무 커서 불발됐다. 해당 보도에 대해 2NE1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2NE1의 해체설 및 멤버 공민지 탈퇴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YG는 자사 블로그 YG라이프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묵묵히 기다려준 2NE1의 많은 팬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달하게 되어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2NE1의 막내인 공민지 양이 더 이상 2NE1과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립니다”고 전했다. 이어 “YG는 2016년 5월 5일 2NE1의 계약 종료 시점을 앞두고 지난 1월 2NE1 멤버들과 각각 개별 면담을 통해 재계약 의사와 2NE1의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였습니다만 아쉽게도 공민지 양은 뜻을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YG는 “나머지 세 명의 재계약과 더불어 올여름을 목표로 2NE1의 새로운 신곡을 준비 중에 있으며 공민지 양을 대신할 추가 멤버 영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2NE1 탈퇴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 공민지와 2EN1 멤버 산다라박의 근황이 눈길을 끌었다. 불과 두 달 전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등 여전한 친분을 과시했기 때문. 공민지는 2NE1 탈퇴 불과 9주 전 산다라박과 함께 소속사 후배인 아이콘(iKON) 공연장을 찾아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아이콘 멤버들에게 둘러싸인 공민지와 산다라박의 모습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은 다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진=2NE1 탈퇴 공민지 인스타그램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지윤 미스틱과 전속계약 만료 “홀로서기 원하는 박지윤 의사” 대체 왜?

    박지윤 미스틱과 전속계약 만료 “홀로서기 원하는 박지윤 의사” 대체 왜?

    가수 박지윤이 미스틱과 전속계약을 만료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는 5일 “박지윤과 지난 3년간의 전속계약이 종료됐다”면서 전속계약 만료를 알렸다. 이어 “홀로서기를 원하는 박지윤의 의사를 존중해 아름다운 이별을 결정하게 됐다. 미스틱과 박지윤의 계약 관계는 마무리됐지만 박지윤의 행보를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1997년 ‘하늘색 꿈’으로 데뷔한 박지윤은 ‘성인식’, ‘환상’, ‘미스터리’ 등 다수 히트곡을 발표했다. 2013년 미스틱과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미스터리’ ‘Beep’ ‘유후’ 등을 발표했다. 현재 MBC FM4U ‘박지윤의 FM데이트’ DJ로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2NE1 탈퇴 공민지, 9주 전 산다라박과 인증샷 보니..대체 왜? ▶‘송종국 전부인’ 박잎선, “9년 동안 밥만 한 여자다” 의미심장
  • [4·13 격전지를 가다] 이준석 vs 안철수 박빙…더민주 황창화가 ‘캐스팅보트’

    [4·13 격전지를 가다] 이준석 vs 안철수 박빙…더민주 황창화가 ‘캐스팅보트’

    31일 오전 11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역사거리 한쪽에 파란색 물결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노원갑·을·병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파란색 점퍼를 입고 합동출정식을 위해 운집하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빨간색 유세 차량 한 대가 사거리 한복판으로 진입했다.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였다. 이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멋진 상계동을 만들겠다”고 소리쳤다. 더민주 측 선거운동원들은 “뭐야”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3분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거리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렇게 여야는 4·13총선 공식 선거 운동 첫날 격전지인 노원의 중심에서 날 선 신경전을 펼치며 2주간의 혈전을 예고했다. 노원병 역시 ‘일여다야’ 구도 속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마들역 출근 인사로 선거 운동 첫발을 뗐다. 주민들은 대부분 이 후보를 친근하게 대했다. 이 후보는 오전 10시 50분부터 유세차를 타고 지역구 곳곳을 훑었다. 길 가던 주민들은 마치 ‘연예인’을 발견한 듯 이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스마트폰을 꺼내 모습을 담았다. 이 후보도 유세차에서 내려 주민들과 함께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으며 화답했다. ●이, 참신 내세우며 “멋진 상계 만들 것” 상계동 주민인 정윤숙(58·여)씨는 “아이고, 우리 아들 같아 아들”이라며 이 후보를 반겼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똑똑하잖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강미자(45·여)씨는 “상계동에는 젊은 사람이 많은데 이 후보가 젊어서 좋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여기선 무조건 직접 뛰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강다영(25·여)씨는 “TV에서 많이 봤다”며 엄지를 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마들역에서 만난 강경용(69)씨는 “참신함만 가지고는 정치를 잘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정치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安 겨냥 “야권 분열자 정리를” 더민주 황창화 후보는 이날 새벽 노원 문화의 거리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다. 황 후보는 노원 갑·을·병 후보 합동출정식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저는 모든 게 반대”라며 “이번 총선에서 오만무도한 야권 분열을 획책하는 그분을 정리하자”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상계역에서 만난 이양우(60·여)씨는 “안철수, 이준석 요란하기만 하지 내가 보기엔 황 후보가 가장 일을 잘할 것 같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안, 인지도 높아 대권도전 기대감 국민의당 공동대표라는 묵직한 직함 탓에 최근 지역구를 자주 찾지 못한 안 후보도 선거운동 첫날만큼은 수락산역에서 주민들과 대면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어 곧바로 수도권 11개 지역 지원 유세길에 올랐다. 안 후보는 “지역구 주민들도 지금 제 상황을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안 후보의 대권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상계역에서 만난 이재영(45)씨는 “우리 동네에서 대통령 한번 나오면 참 좋겠다”며 안 후보를 지지했다. 두 딸의 엄마인 김정숙(38)씨는 “안 후보는 비리도 없고 다른 정치인에 비해 깨끗한 것 같다”며 표심을 공개했다. 그러나 안 후보가 중앙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다 보니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상당했다. 노원역에서 만난 곽준형(35)씨는 “국민의당에서 누가(김영환 선대위원장) ‘안철수는 노원을 버려야 한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며 “노원이 무슨 전라도나 경상도인 줄 아느냐. 지역에 얼굴을 비치지 않으면 찍어 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당고개역에서 만난 김혜란(49·여)씨도 “안 후보가 대권에 도전하는 데 노원이 희생양이 되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 밖에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주희준 후보와 한의사 출신인 대한민국당 나기환 후보, 전 통합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 출신인 민중연합당 정태흥 후보도 출마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임신여성 2시간 단축 근무 막으면 500만원

    임신여성 2시간 단축 근무 막으면 500만원

    예정일 3일 전까지 진단서 등 제출… 임금 삭감없고 사용방식 ‘맘대로’‘전환형 시간선택제’ 활용하면 임신 모든 기간 근로 단축 지원 고용노동부는 25일부터 임신 기간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전국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임신 기간 근로시간 단축제도는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인 모든 여성 근로자가 임금을 종전처럼 받으면서 근로시간을 하루 2시간 단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사업주가 근로시간 단축 신청을 거부하면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 제도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는 이미 2014년 9월부터 도입됐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24일 “아직 제도 자체를 잘 모르는 사업장이 많지만 적극적인 홍보로 직장 내에서 임신이 축복이 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신 기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에 대한 일문일답. Q. 근로시간 단축은 어떻게 신청하나. A. 임신 기간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활용하려는 근로자는 예정일 3일 전까지 사용 기간, 근무 개시 및 종료 시간 등을 적은 문서와 의사의 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Q. 임신 12주 이내에 사용한 근로자가 임신 36주 이후 다시 사용이 가능한가. A. 그렇다. 두 기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Q. 퇴근시간을 2시간 앞당겨서 사용하나. A. 출근시간을 1시간 늦추고 퇴근시간을 1시간 당기는 방식, 출근시간을 2시간 늦추는 방식, 중간에 휴게시간을 추가로 늘리는 방식 등 사용 방식에는 제한이 없다. Q. 하루 근로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나. A. 하루 근로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6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단, 6시간 이하 근로자에 대해서는 사업주가 6시간 미만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허용해야 할 의무가 없다. Q. 전체 임신 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단축할 방법은 없나. A. 사업주가 반드시 허용해야 하는 기간은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이지만 ‘전환형 시간선택제 지원제도’를 활용하면 임신 전 기간 동안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는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기간에는 근로시간 단축에 비례해 임금이 줄어들 수 있다. 줄어든 임금에 대해서는 전환장려금을 통해 월 20만원까지 보전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은 최대 40만원까지 보전받을 수 있다. 기업이 대체인력을 채용할 경우 대체인력 인건비의 50%(대기업 월 30만원, 중소기업 60만원)를 지원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콘크리트공·청원경찰 AI 대체 가능성 높다

    콘크리트공·청원경찰 AI 대체 가능성 높다

    일반의사 등 일부 전문직도 포함 예술가·변호사는 대체 확률 낮아 콘크리트공,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의 직업이 인공지능(AI)이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의사, 관제사, 손해사정인 등 일부 전문직도 대체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예술가, 변호사, 연예인 등 사회적 지능이나 감성이 필요한 직업은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6개 가운데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로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해 2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 1∼5위는 콘크리트공, 정육·도축원, 고무·플라스틱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이었다. 이 직업들은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통상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손해사정인(40위), 일반의사(55위), 관제사(79위)도 인공지능에 의한 직무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특히 손해사정인은 인공지능이 수리적 계산에서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이 지적됐다. IBM 인공지능시스템 왓슨 등의 사례에서 인공지능은 병 진단과 약 처방 등에서 일반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 정밀한 수술 실력이 필요한 전문의사의 직무대체 확률은 338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화가·조각가, 사진작가사, 작곡가, 연예인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은 대체 확률이 낮았다. 판검사(306위), 변호사(279위) 등도 직무대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교육 패러다임을 창의성과 감성, 사회적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무성 ‘도장 못 찍겠다’ 의결 보류 5곳은 어디?…대체 무슨 일 있었길래

    김무성 ‘도장 못 찍겠다’ 의결 보류 5곳은 어디?…대체 무슨 일 있었길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13 총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 24일 유승민·이재오 의원의 지역구를 비롯한 5곳에 대해 ‘무(無)공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가 이날 언급한 지역 5곳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론이 났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아직 의결이 안 된 곳으로 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갑, 대구 동을, 대구 달성 등이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이 지역 후보들로 추천된 인사들은 공교롭게도 ‘진박’이라고 불리는 친박계 인사들로, 경선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단수 후보로 추천됐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앞서 지난 15일 서울 은평을에 비박계 좌장인 5선의 이재오 의원을 배제하고 유재길 후보를 단수 추천했다. 유재길 후보는 유성엽 국민의당 후보의 동생으로, 은평미래연대 대표로 활동했다. 유 후보는 지난 1990년대 말까지 북한 김일성 주체사상를 신봉하는 등 ‘운동권’에 속했으나 전향한 뒤 북한 인권 운동가로 중국에서 활동했고 대통령 비서실 자문위원을 지냈다. 이재오 의원은 전날 밤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송파을에서는 친박계인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단수 추천을 받았다. 이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경선 참여도 하지 못하고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했다. 대구 동을은 이번 공천 과정의 핵심이었던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로 공천관리위원회가 총선 후보 등록 전날인 22일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미뤄왔다. 그러다 유 의원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24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단수 후보로 추천했다. 대구 동갑에서는 ‘유승민계’로 꼽히는 류성걸 의원을 배제되고 이른바 ‘진박’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단수 공천 됐다. 류 의원도 이에 반발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달성은 현역 이종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 상태에서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단수 후보로 추천됐다. 그러자 구성재 후보와 박경호 후보가 탈당했다.‘5곳’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구 수성을도 여성 우선 추천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주호영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고, 이인선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주호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상대로 낸 공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출마가 불투명해졌다.이처럼 김 대표가 ‘무공천’ 방침을 밝힌 5곳은 공관위에서 친박 인사들을 단수 후보로 추천하면서 상대 후보들의 탈당이 잇따르는 등 파장이 큰 지역구들이다. 김 대표는 “지금부터 후보 등록을 마치는 내일(25일)까지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겠다”면서 이들에 대한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핫뉴스] 김무성 “유승민·이재오 지역구 등 5곳 무공천…모든 책임 내가 진다” [핫뉴스] 유승민 새누리 탈당선언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전문)
  • [4·13 총선 핫클릭] 더민주 패기 vs 국민의당 관록 ‘광주대전’

    [4·13 총선 핫클릭] 더민주 패기 vs 국민의당 관록 ‘광주대전’

    서을, 양향자·천정배 맞대결 동·남을, 이병훈·박주선 격돌 북갑은 정치신인 변호사 일전 4·13총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의 텃밭’인 광주를 놓고 본격적인 싸움에 돌입했다. 22일 현재 확정된 대진표를 보면 더민주는 신인을 대거 공천한 반면 국민의당에서는 더민주를 탈당한 현역 의원들이 공천권을 대부분 거머쥐었다. 최근 관심 선거구로 급부상한 곳은 변호사끼리 맞붙는 북갑이다. 더민주에서 강기정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야심 차게 ‘대체 선수’로 내민 카드가 무명의 37세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더민주가 이 지역에 전략공천한 정준호 변호사는 아버지가 택시운전과 공사장 ‘막일’로 생계를 이어 온 이른바 ‘흙수저’ 출신으로, 200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개천의 용’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광주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김경진 변호사를 일찌감치 공천했다. 김 변호사는 18, 19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강 의원과 맞붙었지만 패배해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현재로서는 김 변호사가 인지도 면에서 앞서지만 정 변호사가 ‘젊고 참신한 광주·호남의 미래’라는 콘셉트로 바닥 민심을 파고들 경우 승부는 예측 불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을에서는 19대 총선에서 이미 한 번 맞붙었던 이병훈 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과 3선인 박주선 의원이 양당 후보로 ‘리턴매치’를 벌인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이형석 후보와 김대중 정부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최경환 후보가 나선 북을 지역의 경쟁도 주목을 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더민주 영입 인재인 양향자 후보가 격돌하는 서을도 관심 지역구다. 5선 당 대표의 관록과 고졸 출신 첫 삼성전자 여성 임원으로 ‘흙수저 성공 신화’를 쓴 신인의 패기가 격돌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된다. 광산을에서는 이용섭 더민주 비대위원과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이 전·현직 의원 매치를 앞두고 있다. 이 비대위원은 18, 19대 총선 광산을에서 연거푸 당선됐으나 2014년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다. 권 의원은 이 비대위원의 사퇴로 치러진 2014년 7·30보궐선거에 출마해 지역구를 넘겨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광산갑에서는 의사 출신 시민운동가인 이용빈 광주비정규직센터 이사장과 3선인 김동철 의원, 동남갑에서는 최진 전 대통령실 국정홍보실장과 재선인 장병완 의원이 각각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로 맞붙는다. 원외 인사끼리 맞붙는 서갑에서는 송갑석 더민주 정책위 부의장과 국민의당 송기석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후보로 나섰다. 두 야당의 틈새를 새누리당에서는 한경노(동남갑)·문춘식(동남을)·양병현(서갑)·김연욱(서을)·이인호(북을)·정윤(광산갑) 후보가, 정의당은 장화동(서갑)·강은미(서을)·나경채(광산갑)·문정은(광산을) 후보가 파고들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일자리 문제의 위기와 기회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일자리 문제의 위기와 기회

    일자리가 요구하는 자질과 고용시장에 나온 젊은이들이 준비한 내용이 다르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흔한 말로 ‘일자리와 스킬의 미스매치’다. 소위 스펙 중심의 취업 준비가 일상화되고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이 과도하게 많다는 걱정의 소리가 잦더니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처음 등장한 때를 기억하기 힘들 만큼 오랫동안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지만, 원인 분석과 대책 수립은 백가쟁명 수준에 세대 갈등의 양상도 있다. 1980년대에는 적어도 일자리는 많았다는 중년 세대의 회고는 “소위 엘리트라는 사람들에게는 그랬겠지”라는 냉소에 맞닥뜨린다. ‘88만원 세대’라는 슬픈 신조어를 넘어 보려는 노력도 “위로의 멘토링을 가장한 기성세대의 달래기”라는 독설에 허망해진다. 오랜 침체를 벗어나는 중인 일본은 상황이 확연히 좋아졌다고 하고 미국도 경제 불황을 벗어나며 고용시장이 좋아지는 등 국지적인 예외는 있다지만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세계적인 대세인 건 분명하다. 이런 글로벌 문제가 우리나라의 특별한 상황과 공명해 더 아픈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와중에 일자리 문제도 우려의 대상이 됐다. 당장 무인택시와 무인진단법이 등장하면 택시운전사와 의사가 위기의 직업이 될 거라 하지 않나. 다보스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이런 막연한 느낌을 데이터로 확인시켜 주었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고, 인간의 역할이 대체되면서 일자리 위기가 심화될 거라는 내용이다. 5년 내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런 보고가 처음은 아니다. 현재의 직업 중에서 미국은 47%, 영국은 35%, 일본은 49%가 컴퓨터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증기기관 등장에 따른 1차 산업혁명 시대나 전기의 발명과 대량생산으로 인한 2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없어진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으니까. 하지만 인공지능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이전과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어서 처음으로 사라지는 일자리가 신규 일자리보다 많아질 거라는 게 다보스 보고서의 충격적인 함의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일자리의 적이라지만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통해 노동자의 보조자나 협조자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역할을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닌 창의적인 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저출산과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노동력 부족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의 중요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많은 직종이 사라지고 탄생할 것인데, 새 일자리에 요구되는 전문성과 자질은 이전과 다르고, 한 직업 내에서도 필요한 전문성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게 다보스 보고서의 결론이다. 특정 직종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협소한 전문성으로는 다가올 파고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보스 보고서의 신규 일자리 중 3위가 컴퓨터와 수학 관련이다. 데이터 분석가와 전문 세일즈 직원의 수요가 늘 것이라고 한다. 모든 산업에서 대규모 데이터가 창출되는 흐름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를 읽어 내는 능력이 중요해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복잡한 상품을 고객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전문 세일즈직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와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자질, 그리고 이를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이 인재의 소양인 시대가 우리 눈앞에 와 있다.
  • [씨줄날줄] 금기 깬 트럼프/구본영 논설고문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는 “의회는…의사 표현이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그 어떤 법도 만들 수 없다”고 규정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표현의 자유’에 지고지선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징표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소수자나 약자를 차별하는 말만큼은 철저한 금기다. 특히 인종 문제는 극히 민감한 토픽이다. 명우 그레고리 펙이 가짜 유대인으로 나오는 고전 영화 ‘신사협정’의 한 장면을 보자. 주인공이 유대인을 사절하는 백인 전용 호텔에 들어서자 지배인이 “손님은 ‘헤브라이 종교’ 쪽입니까”라고 우회적으로 묻는다. 미국 사회에서 대놓고 소수 인종을 비하했다가는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음을 알려 주는 삽화다. 몇 년 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잘린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도 실언으로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백인인 호주의 애덤 스콧을 도와 우승시킨 뒤 “검둥이를 확 밀어뜨리는 게 목적이었다”고 했다가 우즈와 미국민들에게 백배사죄해야 했다. 1980년대 미국 대학가에서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캠페인이 시작된 배경이 뭐겠나. 성·인종·종교상의 소수자를 차별하는 표현을 삼가자는 취지였다. 인도에서 온 게 아닌데도 인디언으로 부르는 대신 쓰는 ‘네이티브 아메리칸’(원주민 미국인)이나 흑인을 대체한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란 표현 등이 이때 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배려한다는 게 지나쳐 위선적이거나 어색한 표현을 낳기도 했다. 키 작은 이를 ‘위로 오르는 데 어려움 겪는’(vertically challenged) 사람으로 지칭하는 식이니…. 올 미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태풍의 눈’이다. 그의 본선 경쟁력에 회의적인 공화당 지도부가 주저앉히려 하지만, 여전히 선거판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 사회의 금기를 깨는 독설과 함께. 얼마 전 후보를 사퇴한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이 무슬림을 경원시한 그의 발언을 문제 삼자 트럼프는 태연하게 응수했다. “9·11 테러를 봐라. 또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들은 얼마나 끔찍한 대우를 받나. 당신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싶겠지만 난 아니다”라고…. 미국 사회의 주류는 와스프(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즉 앵글로색슨계 백인 프로테스탄트다. 트럼프의 뜻밖의 돌풍 비결은 거친 입담으로 와스프 저소득층을 비롯한 주류 일각의 가려움을 일정 부분 긁어 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PC 언어’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행보가 큰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유세장마다 그의 지지자와 반대자 간 폭력 충돌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 않나. 이는 다양성을 존중해 온 미국이란 ‘용광로 사회’의 파열음일 게다. 연일 미국 사회의 금기에 도전하는 트럼프의 직설적 화법에 대해 ‘아메리카 합중국’ 시민들이 내릴 최종 판단이 궁금하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9] ‘신해철법’의 행방을 묻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9] ‘신해철법’의 행방을 묻다

    이 글은 가수 신해철씨의 사인이나 미처 몰랐던 사실을 들추는 탐사형 기사는 아닙니다. 그 보다는 그의 돌연한 사망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반추하고,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으며, 또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 지를 확인하는 글이라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그의 사망 직후 ‘신해철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라는 기사를 게재해 특종상까지 받았던 필자로서는 이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용하지만 관심 있게 ‘그날 이후’의 변화들을 지켜봐 왔고, 지금도 거기를 주시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신해철법’은 끝난 것인가 관심을 끌었던 신해철법이 사실상 물 건너 갔습니다. 이번 19대 국회의 임기는 5월까지이지만 당장 4·13총선이 있어 다시 법안을 처리할 기회는 가질 수가 없으니까요. 이는 법안의 폐기를 뜻합니다. 이 법의 공식 명칭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2014년 4월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데 이어 이듬해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이 잇따라 발의했지요. 핵심 내용은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동의가 없더라도 즉시 조정 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의 배경에는 졸지에 유명을 달리 한 가수 신해철과 초등학생 전예강 양의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이 있습니다. ‘신해철법’이라거나 ‘전예강법’이라고 한 건 이 때문입니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피해에 따른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법안을 두고 의료단체와 환자단체 간에 치열한 대립과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병원협회와 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는 “악용의 소지가 커서 되레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고 우려했고, 환자단체에서는 “선용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맞섰습니다. 이 법안의 처리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를 따지는 단체들이 각자 나름의 셈법으로 득실을 저울질하며 혹은 겉과 속이 다르게, 혹은 드러내놓고 견고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사안의 시비를 가리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무엇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한가, 그리고 어떤 선택이 사회 발전에 더 긍정적이냐를 따지면 되는 문제이니까요. ‘다수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의료사고의 책임을 건건이 규명하려 하면 불가피하게 의료행위가 위축되는 문제, 또, 의료의 본령을 지키주려 하면 환자의 권리가 침해받는 이 대립적 상황에서 무엇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를 가리는 일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필자는 국회를 먼저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는 입법기관입니다. 많은 법이 국회에서 만들어지고 또 폐기됩니다. 그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라고 국민들이 큰 권한을 그들에게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많은 권한과 권력이 주어지고, 평균적으로 따져 일한 것보다 과도하게 많은 세비를 받습니다. 그런 국회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법안을 충실하게 심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그 기관에 위임한 권한을 잘못 사용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신해철법도 그렇습니다. 어느 쪽도 편들거나 무시할 수 없는 ‘국민집단’이 팽팽하게 맞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인 만큼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회의원들의 선택의 폭이 좁을 것임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관점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오로지 ‘법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발전한다는 원론적 가치가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국회는 당연히 이 관점에서 노력하고, 고민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지금까지 그랬듯 항상 쉽게만 가려고 합니다. ●‘신해철법’의 논란 살피기 의사들의 관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계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많은 의료사고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의료사고는 ‘사고’인 줄도 모르고 지나갑니다. 의료 주체인 의사들이야 대부분 사고 여부를 알겠지만,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사고로 보면 사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특정 치료술이 개발되어 의료인에 의해 시행될 때 이미 일정한 오류나 사고는 예견된 것이며, 따라서 이런 예상의 범주에 들어있는 검사나 치료상의 오류에 대해 일선 의사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필자가 아는 한 의사의 항변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사람들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심지어는 동네 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를 두고 생각해 보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다고 해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도록 한 그런 약제들도 임상에서는 수많은 부작용이 확인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약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따로 문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교한 전문 교육을 받은 의사들(사실 의사를 지망생 개개인이 그런 교육을 얼마나 충실하게 받았고,또 실천하는 지는 별개로 봐야 하지만)의 실수는 이상하게도 치료술의 오류나 한계로 보지 않고 의사 개개인의 실수나 무능력, 부주의로 보려고만 한다. 그런 점이 문제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의료사고가 합리적으로 이미 예견된 오류에 포함되는 불가피한 것인지, 아니면 의사의 부주의나 무능에 의해 발생한 ‘사고’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일단 문제가 생기면 환자 측은 의사와 병원을 향해 핏대를 올리고, 의사와 병원은 그런 항의를 애써 외면합니다. 신해철법이 결국 폐기된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양 진영의 이런 시각과 논리는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누군가가 병에 걸리고, 그 병을 의사가 치료해야 하는 이상 피해 갈 수 없는 난제라고 봐야지요. 그러니 의사단체가 이 법을 순순히 수용할 리가 없습니다. 냉정하게 보자면, 의료 단체의 거센 반발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등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졸속 입법의 결과로 의료인의 방어진료를 확산시키는 등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저해할 뿐 아니라 국민과 보건의료인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말인즉, 의료분쟁에 대한 의료기관의 조정 참여를 강제하면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은 ‘분쟁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소극적·방어적으로 진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환자들의 피해로 귀결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풍토에서는 조정신청의 남용이 불 보듯 뻔해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환자 측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주장도 거셉니다. “의료 자체가 가진 공공성을 감안하더라도 의료사고라고 의심될만 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자는 당연히 의사와 의료기관에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물을 수 있어야 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목에서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해철씨 사망에는 해당 의료기관의 불법적인 의료행위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치료행위에 대한 환자의 동의 여부도 그렇고, 중대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했음에도 법과 규정이 정한 규칙이나 수칙을 정상적으로 준수,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명백한 의료사고에 해당하지만 지금의 법체계나 관행으로는 신해철씨의 사망에 관련된 원인 제공자에게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신해철씨의 경우 사망 자체가 사회문제화하는 바람에 그나마 실체가 규명됐다지만 그렇지 않은 갑남을녀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기도 합니다. 의료사고로 사람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 죽었으니 어떻게 하겠다느니 등의 인과성 규명과 사후 조치가 없다면 삼척동자도 의아해 할 일이지요. 이런 까닭에 백혈병환우회·선천성심장병환우회·신장암환우회·GIST환우회·다발성골수종환우회 등 환자단체들은 “신해철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고요. 환자 측 목소리를 조금만 더 들어볼까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의료사고 피해자 중에는 고액의 소송비를 부담할 능력이 되지 않아 의료사고 개연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 경우 상당수 피해자들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찾지만,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형사사건화 외에는 다른 방법을 취할 수가 없게 됩니다. ‘울화통이 터질 일’이라며 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업무방해죄 등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는 2012년부터 의료분쟁조정제도를 도입·시행하고 있지만, 해당 의료기관이 조정을 거부하거나 일정 기간(14일) 내에 필요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안 자체가 각하되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환자 측 하소연입니다. 실제로, 분쟁조정이 시작된 2012년 4월부터 2015년 말까지 중재원에는 모두 5487건의 분쟁조정건이 접수됐지만 이 중 조정이 개시된 것은 43.2%인 2342건에 불과합니다. 조정이 개시되어 중재가 성립되는 비율이 94%로 비교적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떻게든 조정만 시작되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조정의 불성립’이라는 ‘탈출구’를 만들어 시쳇말로 ‘죽도 밥도 아닌’ 제도가 되고 만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멀쩡한 사람이 치료를 받다가 죽었는데, 묻고 따질 수도 없습니다. 정부가 나서 명쾌한 규정을 만들거나 하다 못해 지침이라도 내놔야 하지만, 고작 한다는 게 어정쩡한 분쟁조정제도 정도니 환자 측은 그들대로 “정부는 무엇하고 있느냐”고 핏대를 올리고, 의료기관들은 “그럼 의료 포기하자는 것이냐”고 맞서 도대체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끝이 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국회와 보건복지부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제 19대 국회가 오는 4월 폐회되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신해철법)도 자동 폐기됩니다. 환자단체에서는 “19대 국회가 다른 현안들은 총선 후에 차기 국회로 넘기더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만은 꼭 도입하는 입법적 결단”을 촉구했지만 이마저도 물 건너 가고 말았습니다. 환자단체들은 “의사단체의 주장처럼 의료분쟁 조정신청 남발이 우려된다면 최소한 법률적 판단이 가능한 ‘사망’이나 ‘중상해’의 경우로 그 범위를 제한해서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를 도입하라”고 절충적인 제안까지 했으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입법기관인 국회와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직무를 태만히 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감한 사회적 논쟁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의 속성입니다. 그런 속성 자체를 오로지 비난만 할 일은 아닌게, 이 경우 어떤 결정을 하든 상당한 분란의 여지가 없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이 따르니 누구라도 그 부담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니까요. 하지만, 결론이 무엇이든 국회와 복지부는 조정 노력을 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확고한 입장을 정하고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설득하는 일이야말로 많은 권한을 위임하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국민에 대한 도리이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환자든 의료인이든 모두 국민입니다. 그러니 편들 것 없이 성의껏 필요한 노력을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결과가 어떻든 납득은 하지 않았겠습니까. ‘납득할 수 없는 불만’을 가진 것과 ‘불만이지만 납득은 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다른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국회나 복지부가 일하는 모양을 지켜보면 ‘납득할 수 없는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나, 국회에는 더 이상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미 물리적인 시간도 없고, 차기 국회에서 이 법안을 발의하려면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니까요.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의 한계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선거를 거쳐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가능한 결속이 공고한 단체들과 대립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법안 상정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니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합니다. 복지부가 양측의 의견을 듣고 조정작업을 거쳐 개정안을 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사안 자체가 복지부 소관이기도 하고, 이걸 국회에 맡길 경우 조정 절차를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복지부는 양측의 주장이 너무 극단적으로 맞서 조정의 여지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더욱 복지부가 팔을 걷어부쳐야 합니다. 그렇게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린 사안을 양측의 문제라며 불구경 하듯 멀찍이 떼어놓고 수수방관한다면 편함을 얻는 대신 신뢰를 잃을 게 뻔하니까요. 앞서 언급한 ‘조정’은 바꿔 말하자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의 경우 조정이 쉽지 않겠지만, 양측의 주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면, 그래서 의사집단이 환영은 못해도 납득은 하고, 환자 측도 성에 차지는 않지만 수긍은 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하는 곳이 바로 보건복지부입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의사단체의 명패 뒤에 숨어 사특하게 돈만 긁어모으는 함량 미달의 불량 의사들이 의외로 많다는 거 의사들도 알지 않습니까. 또,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선후도 가리지 않고 목청부터 높이고, 그걸 빌미로 뭐 좀 얻어보겠다고 용을 쓰는 진상 환자들도 정말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 즉 어느 쪽이든 악용의 여지만 극소화한다면 양식있는 의사, 상식적인 환자들이 그걸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환자들 쪽에서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부라도 얻는 게 낫고, 그걸 마중물 삼아 장기적으로 보다 진전된 결과를 도모할 수도 있으니까요. 의사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변해 한번 봇물이 넘치기 시작했는데, 그걸 없는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진료행위가 크게 위축될 수준이 아니라면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게 세상의 변화에 조응하는 방법이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내놔야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고, 또 원한다고 모두 가질 수는 없는 세상이니까요. 철옹성만 같은 불합리와 부조리라도 임계점에 다다르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변화의 양태를 돌이켜야 합니다. 신해철법은 이 지점에서 아직도 발화하고 있는 하나의 도화선입니다. 그런 점을 살펴서 열 걸음이 무리라고 판단되면, 두세 걸음이라도 내딛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특히나 의사든 환자든 국민을 상대로 ‘이기거나 아니면 지는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갖지 말기 바랍니다. 거기에 승패는 없습니다. 다만, 설득을 했느냐, 못 했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복지부가 뒷짐만 지고 있는 사이에 19대 국회가 은근슬쩍 유기해버린 신해철법, 그 분란의 심부를 들여다보면 승자는 없고, 상처만 남아 있습니다. 그 졸속한 대립의 흔적을 보면서 이 말을 상기합니다. ‘끝 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jeshim@seoul.co.kr[지난 기사 보러가기]
  • [관가 블로그] 메르스·청렴도 뭇매 딛고 복지부 ‘힐링 중’

    [관가 블로그] 메르스·청렴도 뭇매 딛고 복지부 ‘힐링 중’

    ‘칭찬 직원 뽑기’ 등 사기 진작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초동 대응 실패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5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하지만 복지부를 충격에 빠뜨렸던 건 비단 부끄러운 성적표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내부 청렴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단 사실이 복지부를 더 아프게 했다. 내부 청렴도는 소속 직원이 평가하는 기관의 청렴 수준을 나타낸다. 복지부 공무원 스스로 복지부에 대해 낙제점을 매긴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쌓인 인사 불만과 조직에 대한 불신이 내부 청렴도 점수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정부업무평가’에서 1위를 했던 복지부가 청렴도 평가에서 꼴찌를 하기까지 1년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메르스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때였어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말해야 했고, 그렇게 지시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지목해야 감사실에서 나올 수 있었어요. 동료와 선배를 등졌다는 생각에 아직도 괴로워요.” 트라우마로 남은 한 사무관의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복지부의 또 다른 공무원은 “복지 담당 공무원까지 모든 일을 제쳐 두고 메르스에 매달렸는데,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감사원 감사 이후 무더기 징계를 받았고 조직은 우리를 보호해 주지 않았다”며 “그때 이후 내 일이 아닌 일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임 7개월째를 맞은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고민이 크다. 정 장관은 15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사기가 너무 떨어진 데다 서로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며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가 없어졌고, 책임을 떠넘기는 안 좋은 모습까지 생겨났다”고 털어놨다. 의사 출신 정 장관은 지난달 조직 혁신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장고 끝에 직원들의 마음부터 보듬어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이달의 칭찬 직원’을 뽑아 모두가 볼 수 있게끔 복지부 청사 로비에 게시했고, 정부 부처 중 처음으로 고충상담실을 설치했다. 정신건강 문제를 비롯해 법률, 재무, 세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마음 쉼터’도 만들었다. ‘올해의 직원’도 뽑아 이름을 동판에 새겨 청사 5층 게시판에 매달 계획이다. 힘든 업무를 하는 직원은 승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직문화 혁신 방안의 키워드는 바로 ‘힐링’이다. 지난 3일 열린 복지부 조직문화 혁신 출범식 이후 이런 노력으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 복지부 공무원들 마음에 드리운 열패감은 상당하다. 한 공무원은 “열심히 일한 사람은 보호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해찬 “무소속 출마”… 김종인 “탈당은 자유”… 친노 ‘부글’

    이해찬 “무소속 출마”… 김종인 “탈당은 자유”… 친노 ‘부글’

     공천 배제(컷오프)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탈당과 20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이 당의 결정에 불복함에 따라 공천을 둘러싼 내홍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원은 탈당선언문에서 “이제 잠시 제 영혼 같은 더불어민주당을 떠나려고 한다”면서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부당한 것에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다. 저 이해찬은 불의에 타협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다”며 전날 지도부의 공천 배제 결정을 성토했다. 이번 결정은 이 의원과 세종시당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 관계자는 “탈당선언문에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는 안 된다’ 등의 문장은 이 의원이 자주 쓰는 표현”이라며 “직접 탈당선언문을 썼을 정도로 본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친노(친노무현)계 의원은 “탈당은 자기 정치생명을 걸고 하는 결정인데 누구와 상의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더민주는 이르면 16일 비대위 회의를 거쳐 전략공천 지역에 후보를 공천할 방침이지만 세종시 후보 공천은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시에는 유재호 전 충남교육청 감사관과 임병철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시 주민의원 등 2명의 예비후보가 더민주로 등록했고, 최근 당은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영입을 타진했지만 김 교수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모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세종시 무공천 관측이 나오자 더민주는 “세종시에 후보를 낸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해찬 컷오프’를 결단한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 “출마는 본인의 자유인데 뭘 그래요. 어떻게 생각할 것이 뭐 있느냐”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이미 이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컷오프를 단행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와 사전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얘기하는 사람들이 괜히 헛소리를 하는 것이지 내 스스로 얘기한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이 의원의 무소속 출마에 친노 진영이 동조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친노로 분류되는 김용익 의원과 문성근 국민의명령 상임위원장은 각각 김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와 불출마를 선언하라”, “김종인! 불출마 선언하라!”고 날을 세웠다. 일단 김 대표에 대한 반감은 최고조에 다다랐지만, 선거를 바로 앞둔 시점이라 집단행동에 나서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 시절인 2008년 손학규 대표가 선출되자 당의 정체성을 문제 삼으며 탈당했을 때도 친노계의 탈당 러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이 의원을 따른 이는 유시민 전 의원 정도였다. 한편 당 공천재심위는 컷오프된 정청래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윤후덕 의원의 재심 신청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윤 의원의 경우 낙천 대상으로 지정한 총선청년네트워크가 지정을 철회했기 때문으로, 비대위는 윤 의원의 공천 문제를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알파고’와 ‘스리피스’/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알파고’와 ‘스리피스’/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에 대한 대화가 온통 주변을 메우고 있다.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에 감탄하는 사람들,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 불가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적 변화를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가 들끓고 있는 듯하다. 올 초 다포스포럼에서 인공지능이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와해성 혁신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시장 규모가 2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알파고의 선전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고무되어 알파고의 산파 역할을 한 구글 딥마인드 대표 허사비스는 알파고가 평범한 인간의 일상을 모방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문득 알파고가 스타워즈의 ‘스리피스’로 실현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필자만은 아닐 듯하다.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필자가 기억하는 ‘스리피스’는 ‘알투디투’보다 문제해결 능력은 현격히 떨어지지만 감성적이었고 유머러스했다. 좀 더 어려운 단어들로 표현하자면 자신이 처한 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프레임들 가운데 어떤 프레임이 중요한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프레임 안에서 목적 지향적이지 않은 행위를 적절히 수행했다. 이것이 인간에 의해 주어진 프레임 안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하는 ‘알투디투’에 비해서 ‘스리피스’가 우리에게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인 이유일 것이다. ‘알투디투’에 가까운 알파고는 빅데이터 분석, 이미지 분류, 음성인식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딥러닝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파고는 바둑 대국에서 상대방이 어떤 위치에 돌을 놓는지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알고리즘과 승자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결합하여 있다고 한다. 알파고는 바둑돌의 다음 위치를 예측하도록 하는 지도학습과 대국의 결과에 따라 보상을 주는 강화학습, 바둑돌의 위치 평가를 바탕으로 결과에 대한 예측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다. 필자는 과거 인공지능이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인간의 개입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던 기계학습의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며, 인간의 개입을 배제한 학습의 과정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필자가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방법에서 인식론적 전환과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인공지능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현재의 인공지능 접근방법이 인간의 근본적인 행위를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의사소통을 포함한 대부분의 인간 행위가 문제해결과 결부되어 있거나 개념적 사고를 바탕으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이 어떻게 상황이 주는 무수히 많은 행위 프레임들 가운데서 특정한 프레임을 중요한 것으로 선택하는지, 그리고 선택된 프레임과 관련성을 가지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지를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알투디투’의 개선된 형태를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의 성과와 발전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분명히 안정적인 대량의 데이터가 존재하는 정의된 문제해결의 영역에서 인간이 하는 많은 활동들을 대체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다만 인공지능이 자신의 신체, 욕구, 감정, 사회·문화적 배경으로부터 사고를 통하지 않고서도 행위를 발생시키는 인간적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인간이 활용하는 도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간을 학습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기계와 ‘일자리 共生’해야 산단다… 왠지 더 으스스하다

    기계와 ‘일자리 共生’해야 산단다… 왠지 더 으스스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암울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5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WEF가 전 세계 노동인구의 65%를 차지하는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15개국을 분석한 결과 2015~2020년 일자리 716만 5000개가 없어지고 202만 1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514만 4000명이 실업자가 되는 셈이다. WEF는 사라지는 일자리의 3분의2가 사무·행정직으로 가장 많고 컴퓨터공학이나 수학 분야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봤다. 이보다 앞서 국제노동기구(ILO)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실업자 수가 11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래 실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번은 미국에서 20년 내에 많게는 47%의 일자리가 자동화와 로봇의 등장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서관 사서, 단순 경리직, 세무사, 하역 일꾼, 보험 심사역, 텔레마케터 등 170여종의 직군은 자동화될 확률이 90%가 넘는다고 내다봤다. 컨설팅회사인 매킨지는 2025년이 되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막론하고 로봇이 4000만~7500만명의 인간이 할 일을 대체할 것이며 지식노동을 담당하는 인공지능은 1억 1000만~1억 4000만명분의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美 포브스엔 기업 실적 기사 쓰는 로봇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인공지능은 이미 노동시장에 진출해 있다. 로봇 저널리즘이 대표적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기업실적 분석 기사 작성을 내러티브 사이언스라는 벤처가 만든 기사 작성 알고리즘에 맡겼다.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 판타지 저널리스트 등 기사 작성 AI 벤처가 대거 등장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업계는 주식거래(시스템 트레이딩)를 넘어 투자 분석, 투자 자문에 인공지능을 두루 활용한다. 구글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켄쇼의 인공지능 ‘워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올리면 어떤 종목의 투자가 유망한지를 묻는 말에 척척 해답을 준다. 일본의 미즈호은행은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간을 닮은 로봇 페퍼를 점포에 들여놓고 고객을 상대하게 한다. 미즈호는 2020년 도쿄올림픽 즈음에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페퍼에 결합한 금융 컨설팅 로봇을 선보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금융업계는 투자 분석·자문에까지 활용 법률 분야에서는 미국 블랙스톤 디스커버리가 150만건의 서류를 기초로 법무 자료 조사를 대행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조사분석 전문 인공지능이 널리 퍼진다면 로펌, 증권, 연구소 등 다양한 지식업종에서 인간 조사역의 일자리는 줄어들 수 있다. 인공지능은 심지어 고도의 창의력이 필요한 예술 분야까지 넘본다. 기계학습으로 작곡 능력을 터득한 인공지능 ‘에밀리 하월’이 만든 곡은 애플 스토어와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계와 인간 중 누구를 고용하는 편이 유리할까. 기계 값이 어느 정도 싸지면 기업은 로봇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세계로봇연맹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로봇의 단가는 해마다 10%씩 하락하고 있다. 시각 인지기능과 4~5개 관절을 갖춘 산업용 로봇의 가격은 10만~15만 달러 수준이다. 다만 로봇은 투자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초기에 큰돈이 드는 데다 로봇 투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 제조 설비 재설계 등 숨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한번 들이면 쉽게 처분하지 못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인력의 경우 경기가 나빠지면 잔업을 줄이거나 쉬게 할 수 있지만 자동화된 공정은 그럴 수 없다. 로봇이 한번 고장 나면 전체 작업이 마비될 수 있어 위험 부담도 크다. 미래 일자리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인공지능이 창출할 새로운 일자리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무인항공기인 드론은 베테랑 조종사는 필요없지만 일반 비행기보다 더 많은 인력이 있어야 한다. F16 전투기 운용에는 100명 남짓이 필요하다면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1대를 움직일 때는 168명의 지원 인력이 필요하다. 드론이 수집한 정보량이 많아 미군은 7만명가량을 자료 분석과 처리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로봇연맹은 로봇 개발 및 제조, 관련 부품과 소프트웨어 개발 등 로봇 관련 240만~43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등 IT 기업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발하게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미래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기계와의 협업에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소득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을 비서로 쓰는 변호사와 첨단 수술로봇,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을 치료에 활용하는 의사는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쟁자들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진다.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 숙련직, 전문직, 관리직 종사자가 주축인 중산층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의력 발휘해 새 영역 발굴에 집중해야” 기계에 맞서 일자리를 지키거나 기계와 함께 일해야 하는 미래 인간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계는 한 가지 기술에서 인간을 압도할 수 있으나 한 명의 인간은 수백 가지 일을 하기에 기업 입장에서 인간을 고용하는 편이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날 수 있다”면서 “인류는 기계가 따라할 수 없는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고 창출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람과 인공지능의 미래…대결 아닌 공존을 준비할 때

    사람과 인공지능의 미래…대결 아닌 공존을 준비할 때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인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 온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2연패 이후 이제는 과연 사람이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번이라도 이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불과 5개월 만에 엄청난 수준으로 성장한 알파고를 보는 시선 역시 호기심에서 이제는 두려움이 섞인 시선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러다가 기계가 인간을 모두 대체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죠. 심지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인공지능을 수준을 고려하면 인류에 반기를 드는 스카이넷 같은 이야기는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큰 문제 없다는 예상은 신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너무 간과한 주장입니다. 현재의 변화는 더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 지능 이전에도 분업화, 기계화, 자동화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왔고 이제는 더 복잡한 작업까지 자동화와 기계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을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걱정해야 하는 것은 앞으로 이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면서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입니다. 러다이트 운동과 네오 러다이트 운동 1811년과 1813년 사이, 영국에서는 러다이트 운동(Luddite)이 발생합니다. 이 운동은 산업혁명 시기 직장을 잃거나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한 수공업자를 중심으로 산업화, 기계화에 저항했던 운동입니다. 대개는 시대착오적인 저항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그 배경은 더 복잡합니다. 당시 러다이트 운동 (가상의 리더인 러드를 내세웠기 때문에 붙은 명칭)은 1799년 단결금지법으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노동자 계층이 자신의 요구를 내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폴레옹 전쟁 등으로 인해 영국 내 물가가 폭등하고 경제 상태가 어려워지자 발생했던 것입니다. 그때는 정당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어려웠으므로 기계를 파괴하고 벽에 대자보를 붙이는 방식으로 항의했던 것이죠. 그러나 이와 같은 항의에도 불구하고 영국 노동 계층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19세기 인구가 급증했지만, 농업 생산력은 더 많이 증가해 적은 노동력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고 남는 잉여 노동력이 도시로 몰리면서 당시 기업가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대거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좁은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주거 환경은 더 열악해지고 노동 환경 역시 매우 열악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이런 산업화의 역설을 본 사람들 가운데는 공산주의 같은 극단적인 해결책을 들고나온 사람도 있었고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후자가 맞는 이야기였죠. 세월이 흘러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라다이트 운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네오 러다이트 운동이라고 불리는 이 운동은 아직 구체적인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약하면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다양한 자동화 기술이 사람들에게 직장을 빼앗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최근 열렸던 세계 경제 포럼에서 발표된 '미래의 일자리'에서는 로봇, 인공지능, 3D 프린터 같은 신기술이 2020년까지 510만 개의 직장을 없앨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미래에는 현재 있는 직장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와 같은 주장은 기우이며 결국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서 문제를 저절로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인간이 단순 노동에서 해방되고 더 창의적인 일을 하게 되리라는 것이죠. 서로 대립적인 주장이지만, 동시에 둘 다 맞으면서 잘못된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선 인공지능 지금처럼 인공지능이나 로봇, 자율 주행이 화두가 되기 전에도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무거운 용접기를 들고 용접을 하던 자동차 생산라인에 지금은 로봇이 대신 투입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인간이 힘들고 위험한 작업에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현재의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 역시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일까요? 그것은 단순한 육체노동만 대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운전처럼 다소 복잡한 업무까지 인공지능이 넘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과거에는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던 지식 노동 역시 대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율 주행을 예로 들면 이는 물류 및 운수 사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공지능이 반드시 인간보다 우월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안전하게 운전만 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인간 운전자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트럭이나 택시는 24시간 언제나 달릴 수 있고 인건비 부담이 없으니 최소한 기업으로서는 인간보다 훨씬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과거에는 숙련공만 가능했던 복잡한 노동 역시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이 대체할 수 있습니다. 리씽크 로보틱스의 소이어와 박스터 로봇은 2만2000 달러에서 2만9000 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간이 할 수 있는 동작을 다양하게 모방할 수 있는 로봇팔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로봇들은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동작이 가능해 한 자리에서 여러 부품을 조립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딥러닝을 통해 더 효율적인 동작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연구까지 진행 중입니다. 카네기 멜런 대학의 연구자들은 기계학습을 통해 소이어의 작업 속도를 처음보다 40배 빠르게 진행하는 연구 결과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사람들을 더 걱정하게 만드는 부분은 지식 노동까지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단순 육체노동의 자동화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사람 대신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대신해 줄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사실 이미 주식 등의 매매를 자동으로 하는 시스템 트레이딩은 금융계에 도입되어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스마트 뱅킹이나 인터넷 뱅킹의 등장은 사람의 필요성을 줄이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로봇 기자가 쓰는 기사를 매일 보고 로봇 주치의의 상담을 매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열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교육 역시 내 수준에 알아서 맞춤으로 강의를 해주는 로봇 선생님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고도로 창의적인 부분은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우므로 이런 부분은 한동안 사람의 영역으로 남겠지만, 문제는 이런 일자리는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자율 주행차 때문에 직장을 잃은 택시 기사가 갑자기 인공지능 관련 프로그래머가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금부터 공존을 준비할 때 미래는 항상 예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대거 개발되는 시기에는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하면 지나친 낙관론이나 비관론 모두 경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직업이 더 많이 생겨서 큰 문제 없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낙관론에 가깝습니다. 농업에서 산업화로 이행하던 초창기, 아직 공장에서 충분한 노동력을 흡수하기도 전에 많은 사람이 도시로 몰리면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생겼던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세계화와 기술의 발전이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지만, 앞으로는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고도의 자동화가 이뤄진다면 전통적인 공장 노동자는 물론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도 임금 상승이 정체되거나 혹은 실업률이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반면 소수의 고소득 지식 인력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양극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사회적 안정이 흔들리고 경제도 침체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면 본래는 하지 않던 생각이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열쇠는 역시 교육과 더불어 사회적 준비입니다. 20세기 많은 국가에서 교육을 통해 서비스, 지식 노동 분야에 인력을 공급했습니다. 덕분에 제조업에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충분히 극복하고 오히려 더 소득이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동시에 복지 제도를 포함한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이전세대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었죠. 아마도 21세기의 해법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맞는 창의적, 자기 주도적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로지 명문대 입시에 모든 것이 달린 우리나라의 현 교육 시스템은 미래에 큰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단기간에 시험 성적을 높이기 위한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의 반복이기 때문이죠. 지금 가장 시급하게 바꿔야 하는 부분입니다. 동시에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일부 선진국에서 시도 중인 기초 소득 같은 제도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이 대결하기보다 함께 협력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미래를 구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의료 부분에서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인공지능 왓슨의 경우 사실 의사를 대체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의사의 진단이나 치료 과정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면서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로봇 기자와 인간 기자가 협력하는 미래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속보나 사실을 나열하는 기사는 로봇 기자에게 맡기고 인간 기자는 로봇이 할 수 없는 심층 취재나 분석을 하는 식의 더 효율적인 업무 분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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