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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심판제도 30년(하)] 20년 만에 진실 밝힌 행정심판 위법·부당한 처분 바로 잡는다

    [행정심판제도 30년(하)] 20년 만에 진실 밝힌 행정심판 위법·부당한 처분 바로 잡는다

    # 지난해 2월 회사 도산으로 임금을 받을 수 없는 신세가 된 A씨. 앞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와중에 사업주가 파산선고 등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국가에서 대신 마지막 3개월치 임금과 3년간 퇴직금 등을 지급해 주는 체당금 제도를 알게 됐다. A씨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체당금을 신청했지만 예상보다 적은 액수를 지급받았다. 노동청이 정기적으로 지급된 성과급을 임금에서 빼고 체당금 액수를 산정했기 때문이다. A씨를 비롯한 회사동료 50명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노동청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행심위는 “정기 지급된 성과급을 임금에서 제외하고 체당금을 산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성과급을 포함한 임금으로 다시 계산한 체당금을 받을 수 있었다. 행정기관의 잘못된 처분에 대해 이의를 접수하는 행심위에는 정보공개에 응하지 않는 공공기관, 고용노동부의 체당금 산정 등 다양한 사건에 대한 청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심리한 일반사건(보훈사건, 운전면허사건 제외)을 분야별로 보면 체당금·근로자 훈련비용 반환 등 노동 분야 931건, 의료급여비용 감액·의사자격 정지 등 의료 분야 646건, 정보공개청구 거부 등 정보공개 분야 446건, 재개발 이주민 대책 등 건설 분야 228건이다. 이 밖에도 학교폭력 가해자 처벌수위에 대한 지역위원회 재심 결정 등 교육 분야가 180건, 귀화허가 및 체류자격변경 거부처분 등 법무 분야가 128건, 징병신체검사·병역감면 등 병무 분야가 62건, 각종 자격증 시험 불합격처분 취소청구,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청구 등 기타 1042건으로 집계됐다. 업무 중 목숨을 잃은 경찰이나 소방관, 군인에 대한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등록거부 관련 사건(보훈사건)을 비롯해 불합리한 처분을 바로잡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거부와 관련해서는 행정심판을 통해 36.8%인 164건의 처분에 위법·부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예컨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사망자의 도로 운행기록을 담은 폐쇄회로(CC)TV 공개를 거부했던 경찰은 유족들에게 해당 동영상을 제공했다.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시민단체의 시정 주요정책 모니터링 결과보고서 공개 요구에 불응했던 지방자치단체도 행정심판을 거쳐 태도를 바꿨다. 관행을 내세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정보공개를 꺼렸던 공공기관의 행정처분을 고친 것이다.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20년이나 지나서야 바로잡고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경우도 있다. 1990년 4월 일반전초(GOP) 경계근무 중 자해 사망한 홍모(당시 23세)씨의 어머니 윤모씨는 2012년 국가보훈처 수원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불가피한 사유 없이 고충 해결 노력을 게을리한 스스로의 과실이 경합돼 사망했다”며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했다. 윤씨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에 따른 자살로 확신했다. 22년이 지난 일이지만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로 윤씨는 실의에 빠졌다. 그러다 윤씨는 지난해 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제기해 마침내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처분은 위법·부당하다’는 결론을 받을 수 있었다. 윤씨뿐 아니라 소방관, 군인, 경찰관 등과 연관된 보훈사건 74건(지난해 기준)이 인용되면서 보훈처의 등록 거부처분 결과를 뒤집고 억울한 사건을 바로잡았다. 이처럼 행정심판을 통해 부당한 조치를 바로잡을 수 있지만 심판기관들이 중앙부처, 시·도 등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어느 기관에 호소할지 헷갈린다. 행심위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행정심판 포털(www.simpan.go.kr)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행심위 등 6개 위원회에 대한 온라인 행정심판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정심판 포털을 통해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황해봉 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더 많은 심판기관들을 온라인 시스템 통합 구축에 참여시켜 보다 쉽게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지금&여기] 광화문 광장 마음의 빚/홍인기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광화문 광장 마음의 빚/홍인기 정책뉴스부 기자

    해야 하는 일임에도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거나 미루고 있을 때 찾아오는 ‘부채감’(負債感).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자리 잡은 서울 광화문 광장을 지날 때면 이런 마음의 빚이 가슴을 짓누른다. 지난 20일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을 유가족들이 반대하자 ‘발목 잡는’, ‘도를 넘는’ 등의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떼쓰지 말라며 죽어가는 경제를 논한다. 권력이 먹고사는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을 성장 프레임으로 몰아넣은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경제가 얼마나 악화됐는지는 제시하지 않은 채 마치 세월호 탓인 것처럼 에둘러 말한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19일 “한국 경제가 세월호 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성장 기조는 견고하다”며 국가신용등급(AA-)을 유지했다. 물론 신용평사회사 한 군데의 결과로 경제 성장과 둔화를 논할 수는 없지만 경제를 논하는 그들이 지금의 상황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사 이후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쏟아내던 말들은 지켜지지 않고 사라진 지 오래다.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번복되는 약속과 정치놀음에 지친 유가족들은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언론마저 믿지 않는다. 유가족들은 의사자 지정이나 특례입학과 같은 특혜가 아닌 진실을 밝힐 명백한 권리(기소권, 수사권)를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부 고위공직자, 청와대, 각종 비리에 연루된 국회의원들까지 조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에게 맡기자고 한다.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검사만이 기소권을 가진다는 ‘기소독점주의’를 근거로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일각의 주장대로 유가족들의 요구가 ‘전례가 없다’고 하더라도 세월호 참사 역시 전례가 없던 참사였다. 전례 없는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자는 요구가 국가 전체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들을 만큼 잘못된 것일까. 지난 20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나섰지만 청와대에 다다르기도 전에 경찰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당시 청와대 안에서는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오찬을 가졌다고 한다. 지난 21일 청와대는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씨는 결국 두통과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금 온 국민을 짓누르고 있는 부채감은 더 커졌다. 국회와 청와대만은 무감각증을 앓고 있는 듯하다. ikik@seoul.co.kr
  • [2014년 세법개정안] ‘세월호’ 여파 안전설비투자 공제 3년 연장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가 3년간 연장된다. 세월호 참사 등에 따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안전설비 등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올해 말에서 2017년으로 3년 연장하기로 했다. 공제율은 중견기업은 3%에서 5%로, 중소기업은 3%에서 7%로 각각 확대된다. 공제 대상에 화학물질 안전관리시설, 소방시설 등이 추가된다. 또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세액공제 대상에 중소기업의 안전 관련 설비 투자를 포함시켜 안전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유공자 및 의사자 유족의 사회적 생활보호 차원에서 이들이 받은 성금 등에 대해 증여세를 비과세하기로 했다. 내년 증여분부터 적용된다. 화재·도난 등 위험 발생을 예방하는 무인경비업의 출동 차량에 대해 부가가치세 매입세 공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근로자 복지시설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종업원 건강관리 등을 위해 설치하는 직장 내 부속 의료기관을 추가, 복지 투자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국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한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를 축소한다.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10% 이상 보유했을 경우 해외 자회사가 국내 기업에 송금하는 수입배당금을 100% 환급해 주는 제도다. 반면 국내 기업이 국내 자회사로부터 받는 수입배당금은 지분에 따라 30~100%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법인세가 부과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에 자회사를 세우는 것이 배당 이익에 유리한 셈이다. 정부는 국외 자회사의 공제 대상을 자·손회사에서 손회사를 제외하고, 자회사 지분율 대상도 현행 10%를 25% 이상으로 강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를 통해 3000억원 정도의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농협과 신협 등 조합법인의 법인세 과세특례는 2017년까지 3년 연장하되 당기순이익 10억원 초과분에 대해 특례세율을 9%에서 17%로 높이기로 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세월호 ‘남탓 국회’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의혹은 늘고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증인으로 여당은 참여정부 인사인 문재인·전해철 의원을, 야당은 현 정권 청와대 인사인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정현 전 홍보수석을 요청하는 등 신경전도 치열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보·배상 조항이 과도해 세월호특별법 타결이 못 되는 듯 호도하고 있다”면서 “(재·보궐 선거 이전인) 29일까지 진상조사법만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희생자를 ‘의사자’가 아닌 정해진 보상이 없는 ‘의인’으로 지정하고 ▲수도·전기요금 면제가 없고 ▲단원고 2~3학년만 대입 특례를 허용하는 등 과도한 특혜를 배제한 방향으로 여야 협의가 이뤄졌지만, 이 과정은 생략된 채 루머가 유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공공요금 면제안’을 특별법 주요 내용으로 포함시킨 뒤 ‘전례 없이 과도한 특혜’라고 지적하는 식으로 정리된 A4 8장짜리 새누리당 문건을 흔들며 “여당 의원들끼리 공유한 잘못된 내용이 카카오톡으로 유포되는 공작정치”라고 비난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은 조사위에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을 철회했지만, 야당 추천 특별검사 임명과 특검보의 조사위 파견안을 제시했다”면서 “정파(야당)를 대변하는 특검 출범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세월호 첫 출항 2주 전 국가정보원이 개축, 선원 휴가 등 100가지 사안에 개입한 문건이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 복원 과정에서 나온 것 역시 여야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신경민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1000t급 여객선이 국내 17척인데 사고가 나면 세월호만 유일하게 국정원에 보고하도록 운영 규정이 돼 있다. 국정원이 왜 소유주처럼 행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대상 긴급 현안질의 개최를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 수석부대표는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괴담을 쏟아내고 국가기관(국정원)의 정당한 직무집행 사실을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세월호 특별법 재발방지 초점 둬야/이학춘 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세월호 특별법 재발방지 초점 둬야/이학춘 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세월호 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한결같이 기존 법률을 무효화한다는 점에서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첫째, 국가배상법에 의해 국가가 배상하기 위해서는 해당 공무원 또는 공무수탁 사인(私人)이 고의 또는 법령에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혀야 한다(동법 제2조). 세월호 침몰사건의 직접책임은 청해진 해운에, 간접책임은 국가에 있다. 국가는 사건 발생 이후 인명구조행위의 무능 또는 업무태만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이러한 국가의 간접책임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피해보상을 해야 할까. 만일 2차적인 피해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면, 정부는 모든 민간재해의 책임을 지게 돼 파산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를 확대하면 자연재해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 발생하면 사고 예방의무를 소홀한 정부가 역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둘째,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간접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도 국가배상법 제3조에 보상기준이 명백히 규정돼 있다. 즉 피해자의 상속인(유족)은 사망 당시의 월급액이나 월실수입액 또는 평균임금에 장래의 취업 가능 기간을 곱한 금액의 유족배상, 장례비, 요양비 휴업배상, 장해배상 등을 배상하며(제2항), 나아가서 사망하거나 신체의 해를 입은 피해자의 직계존속·직계비속 및 배우자, 신체의 해나 그 밖의 해를 입은 피해자에게는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과실의 정도, 생계 상태, 손해배상액 등을 고려해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제5항). 세월호 특별법으로 이러한 보상기준을 무효로 할 수는 없다. 셋째, 현재 시중에는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보상액에 대해 수많은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 사망자 개인에게 각각 일시보험금 4억 5000만원, 청해진선박회사 별도의 보상금(1억~3억원), 대기업 거출금 1000억원의 성금 보상이 합법적으로 주어진다. 나아가 사망자가 의사자로 지정될 때 1~2억원 등을 총액으로 따져보면 1인당 국가 배상액은 5억원이며, 환산하면 총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참고로 연평도 2차해전 순직자에게는 5000만원의 보상금이 주어졌다. 만일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지나친 국가 배상이 이루어지는 경우 유사사건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해 피해자는 투쟁할 것이며 이는 곧 기존 경제질서의 붕괴를 초래한다 넷째, 세월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 역시 국가의 기존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 경우 사적인 사건영역에서 국가기능이 마비된다는 엄청난 선례가 된다. 세월호 사건은 비정상의 정상화로 인해 발생된 것인데, 이 해결방안이 비정상적인 특별법이라면, 유사사건 재발 시에 국가는 기능정지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결론적으로 세월호 특별법은 기존의 법률체제를 준수하면서 재발방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정부가 민간책임에 대해 직접책임을 부담하고, 또한 배상문제에서 형평성을 잃게 되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정부의 배상을 요구할 때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게 돼 세월호 특별법은 한국사회에 혼란의 방아쇠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런 불행한 사태 전개는 세월호 유족들도 결코 원치 않을 것이다.
  • 반성 모르는 국회 꽉 막힌 세월호法

    반성 모르는 국회 꽉 막힌 세월호法

    세월호 참사 97일째인 21일 국회 본청 앞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의 단식 농성은 8일째, 동조하는 야권 의원의 단식은 2일째다. 이미 탈진한 가족이 속출했다. 농성장에서 내려다본 국회 잔디밭에는 ‘국회 침몰’과 같은 문구를 담은 노란색 종이배가 가득했다. 기력이 쇠한 세월호 가족은 97일 전 침몰하는 배 속에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이 했음 직한 말을 되뇌었다.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냐고….” 여야는 외관상 협상 분위기를 이어 갔지만 책임 전가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주례회동을 마친 뒤 “지난 17일 이후 중단됐던 ‘세월호 사건 조사 및 보상에 관한 조속입법 태스크포스(TF)’를 즉시 재가동하고 TF에 협상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개최,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하자는 박 원내대표의 제안에 이 원내대표는 “TF 협상 여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신중한 입장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위해 7월 임시국회까지 열렸지만 세월호 가족들에겐 기다림의 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선 일성으로 ‘야당에 양보’를 외쳤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통 큰 결단’이 기대됐지만 김 대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야당의 주장은 내가 결단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다”며 한발 뺐다. 그나마 여야가 합의한 것 중 단원고 3학년생에게 대입 특례입학을 허용하는 법안이 있다. 그런데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자 지정이나 특례입학은 반대 여론도 있으니 다양한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학여행 가다 희생된 사건을 특별법으로 보상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카카오톡)를 지인들에게 전달한 것이 확인되면서 이날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뒤 나온 해명이다. 세월호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은 특례입학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더니, 정작 가족이 요구하는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서는 발을 빼려는 기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엄마부대 봉사단 “세월호 희생자, 의사자라니…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집회 논란

    엄마부대 봉사단 “세월호 희생자, 의사자라니…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집회 논란

    ‘엄마부대 봉사단’ 엄마부대 봉사단의 세월호 희생자 가족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엄마부대 봉사단 및 탈북여성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맞불성 집회를 열었다. 엄마부대 봉사단 회원들은 이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유가족 단식농성의 배경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를 외쳤다. 이들을 지켜보던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의 한 어머니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철수를 요구하자 엄마부대봉사단의 한 회원은 “집회를 막으면 사진을 찍어 다 고발하겠다”며 웃으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농성장 쪽으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자극하지 말라”고 제지했으나, 구호를 외치다가 약 15분 뒤 해산했다. 앞서 전날에는 어버이연합 회원 30여명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단식농성장에 난입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무산된 바 있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가족들은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마부대 봉사단,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에 들이닥쳐…맞불집회 비하발언 논란

    엄마부대 봉사단, 세월호 유가족 단식농성장에 들이닥쳐…맞불집회 비하발언 논란

    ‘엄마부대 봉사단’ 엄마부대 봉사단의 세월호 희생자 가족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엄마부대 봉사단 및 탈북여성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가족 단식 농성장’ 앞에서 맞불성 집회를 열었다. 엄마부대 봉사단 회원들은 이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유가족 단식농성의 배경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를 외쳤다. 이들을 지켜보던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의 한 어머니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철수를 요구하자 엄마부대봉사단의 한 회원은 “집회를 막으면 사진을 찍어 다 고발하겠다”며 웃으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농성장 쪽으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자극하지 말라”고 제지했으나, 구호를 외치는 것을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동조 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하려던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회원들과 충돌을 빚다가 경찰의 설득으로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전날에는 어버이연합 회원 30여명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단식농성장에 난입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무산된 바 있다. 한편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가족들은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참사 재발 방지책 부실… 사고 업체엔 ‘면죄부’

    고교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충남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됐다. 유가족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인데 정작 사고 책임자들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식 유가족 대표는 18일 “청소년활동진흥법 규제 강화보다 처벌법이 먼저 강화돼야 한다”며 “개정안도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22일부터 시행되는 이 진흥법은 150명 이상 청소년 활동의 경우 프로그램과 안전장비 등을 사전에 인증받아야 하고 숙박형 수련활동과 일정 규모 이상이나 위험이 큰 비숙박 활동은 자치단체에 신고하도록 바뀌었다. 이 대표는 “인증이란 게 업체에 좀 귀찮을 뿐이지 따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하고 “생색내기이고 보여주기식 개정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충남의 한 군 관계자도 “안전장비 등을 가짜 사진으로 허위 신고해도 담당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 일일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진흥원 이진원 부장은 “숙박형이라도 소규모 활동은 인증을 받지 않아도 신고할 수 있다”면서 “실사 등에서 자치단체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효는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해병대 참사는 업체 봐주기 등 현장 운영 과정의 잘못이 근본 원인”이라며 “현장을 바로잡는 것은 엄벌과 무거운 과태료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에서 H유스호스텔 대표는 징역 6개월, 훈련본부장과 교관 등 5명은 금고 1~2년형을 받는 데 그쳤다. 유가족들은 “미필적 고의 살인이다. 양형이 적다”며 항소했다. 문제의 유스호스텔은 지난해 10월 말 해가든유스호스텔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하다 유가족 반발 등으로 일시 휴업 중이다. 사업자등록증에는 아직도 ‘해병대 체험’이 들어 있다. 유스호스텔에 해병대 캠프를 계속 열 수 있도록 면죄부를 준 것이다. 또 해경과 군 등 관련 직원은 한 명도 처벌되지 않았다. 불법 모래 채취도 여전하지만 이들 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갯골’을 만든다. 정부의 태도도 무성의하다. 이 대표는 “자식의 죽음 앞에서 돈이 의미는 없지만 특별위로금을 당초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반 토막 내 제시하고 장학재단이나 추모공원 설립도 미루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예졸업장 수여나 의사자 지정 등 유가족들의 요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진상규명, 책임자 엄벌,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세월호 참사보다 사망자 숫자만 적을 뿐 부모 마음이 아픈 것은 똑같은데도 정부가 우리에게는 이행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단원고 특례입학 법안에 단원고 생존학생 도보행진 “진실을 밝혀달라”…경찰, 유가족과 충돌

    단원고 특례입학 법안에 단원고 생존학생 도보행진 “진실을 밝혀달라”…경찰, 유가족과 충돌

    ‘단원고 특례입학’ ‘단원고 생존학생 도보행진’ 단원고 특례입학 비율을 정원의 1%로 하는 방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15일 여야는 2015년 대입 전형에 응시하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위한 대학정원 외 특례입학 비율이 정원의 1%로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세월호 참사로 많은 희생자가 난 안산 단원고 학생 및 희생자의 직계 비속, 형제 자매에 대한 대학정원 외 특례입학에 대해 정원의 1%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특례입학에 대해 야당에서는 3%, 우리 당에서는 1%를 주장했는데 조금 전 1%로 합의를 봤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특례의 범위와 방법, 실현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교육부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일의 순서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15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서 정치권이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에는 ‘희생자 전원 의사자 지정’ ‘단원고 피해 학생 대학 특례입학’ 등에 포커스가 맞춰졌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희로서는 참 허탈하고 당혹스러운 면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대변인은 “지금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배상이나 보상을 받은들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는 물론 저희들을 배려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준비하셨겠지만 특례입학이 되었든 의사자 지정이 되었든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혜택을 받은들 그게 무슨 위로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시위하던 세월호 피해 가족 등 100여명이 16일 오후 국회 진입을 막는 경찰 등에 항의하며 충돌사태가 빚어졌다. 앞서 유족 등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진실 규명’ 등을 요구하며 전날 경기 안산 단원고에서 출발해 국회까지 걸어온 단원고 2학년 학생들에게 국회 정문 앞으로 나가 편지를 전달받았다. 이후 다시 국회 경내로 들어가려다 경찰이 일부 유족 등을 막아서자 이들은 경찰과 한 차례 충돌했다.
  • [문소영의 시시콜콜] 내시균형과 세월호 특별법 서명 350만명

    [문소영의 시시콜콜] 내시균형과 세월호 특별법 서명 350만명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지난 토요일인 12일 오후 5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간인 강남역 11번 출구를 지나가던 한 50대 아주머니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벌써 60여일째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 특별법’ 서명을 받는 사람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담담하게 “우리의 서명이 유가족들에게 절실합니다. 서명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특별법 청원 서명자는 ‘앵그리 맘’이란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강남역답게 20, 30대의 멋진 여성이 주이고 아이스 커피를 든 60대 여성도 참여하는 등 여성이 80% 정도다. 1000만원대 샤넬 백이나 300만원대 루이비통 가방을 든 20, 30대 여성들의 서명은 신기했다. 일찌감치 많이 찍어놓은 탓에 ‘실종자 14명’이라고 적힌 유인물에 “11명이 아니냐”며 시비를 거는 것처럼 보이던 40대 아저씨도 끝내는 서명했다. 416개의 노란 상자에 담겨 15일 국회에 전달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청원’ 350만 1266명의 서명은 이처럼 5~7월 땡볕과 ‘정치적 악용’아니냐는 견제를 견디며 나온 것이다. 국회가 16일까지 제정하겠다던 세월호 특별법은 오히려 유가족의 바람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여론이 나빠지는 ‘단원고 학생 특례입학 허용’이나 ‘의사자 지정 요청’과 같은 특혜는 정치권의 제안이다. 유가족이 대한변협의 도움으로 제출한 특별법은 ‘그런 특혜’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충분한 조사 기간과 조사위원회에 유족들의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여당이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든다며 난색을 보인 ‘기소권’도 포함됐다. 영화 ‘뷰티플 마인드’의 주인공인 미국 경제학자 존 내시는 상대방이 취할 전략을 기초로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되도록 행동할 때 나타나는 균형이 ‘내시균형’(Nash’s equilibrium)이라는 게임이론을 내놓았다.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이 비협조적일 것을 가정하고 행동하다 보면 더 나쁜 결과를 얻는 것이다. 이를 적용해보면 여당과 정부가 비협조적인 가운데 유가족들이 더 강도 높게 ‘제대로 된’ 특별법 청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과 유가족의 만족도가 서로 다른 탓이다.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거듭 발뺌하는 대신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유가족과 국민의 눈물을 한 방울씩 닦아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세월호 유가족이 국민 서명을 요청하는 일도, 단식을 하는 일도 없고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도 자유로웠을 텐데 말이다. symun@seoul.co.kr
  • [오늘의 눈] 두통에 소화제 처방하는 국회/홍희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두통에 소화제 처방하는 국회/홍희경 정치부 기자

    2007년 전면 개정된 ‘의사상자 예우법’은 ‘직무 외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이의 생명, 신체, 재산을 구하다 사망한 사람’을 의사자로 정했다. 규정에 따라 지금껏 정부가 지정한 의사자는 470여명, 세월호가 침몰할 때 승객을 구하던 중 사망한 3명도 포함됐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세월호특별법 조항 중 ‘희생자 전원 의사자 대우’ 조항에 거부감을 느낀 이유는 이 조치가 세월호 희생자 293명과 이미 검증을 거쳐 의사자로 지정된 470명의 명예를 모두 훼손시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15일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2015학년도에 한해 세월호 희생자 형제, 자매들의 정원 외 특례입학을 허용’하는 특별법이 무난하게 통과됐다. 세월호 가족 중 대상자가 20명 남짓인데다 대학이 호응할지 실효성이 의심되는 것은 둘째치고, 번지수를 잘못 찾은 세월호 대책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따져 보자는 마음으로 이날 세월호특별법안에 대한 350만명의 지지서명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세월호 대책위원회를 취재했다. 그런데 대책위가 밝힌 사실은 국회 논의 맥락이나 지금껏 알려진 바와 달랐다. 대표적인 게 의사자 지정 문제다. 대책위가 원한 것은 2001년 9·11 테러 희생자와 소방관들이 ‘영웅’(Hero) 칭호를 얻고 추모되듯, 그래서 9·11 이전과 이후 미국이 바뀌었듯 세월호와 희생자가 기억되는 것이었다. 국회는 이 바람을 ‘정부는 희생자 전원을 세월호 의사자로 인정해 예우하고, 의사자 규정은 대통령령으로 따로 정한다’란 특별법 조항에 반영했다. 실상 의사자란 용어는 같지만 ‘의사상자 예우법’에서 규정한 의사자와 세월호특별법의 의사자는 예우와 보상 측면에서 크게 다른데, 개념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며 가족들은 특혜 논란을 사게 됐다. 국회는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의사자란 용어를 배제하자는 가족들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았고, 언론은 의사자란 용어를 검증 없이 기존의 뜻 그대로 사용했다. 때문에 특혜 논란이 불거지며 대책위가 최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철저한 진상 규명 방안 마련에 관한 논의는 본회의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도 국회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혼란과 오류가 생긴 원인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국회는 생각보다 더 정치적이고, 정부는 생각보다 단기실적 지향적이고, 언론은 생각보다 법안을 분석하지 않은 채 받아적는 것 같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엉뚱한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 그레고리 잠자가 어느 날 눈을 떴더니 머리가 아팠고, 이마에 피가 굳어 있었다. 어떻게 생긴 생채기인지, 뇌출혈은 없는지 궁금해 마을의 촌장을 찾았다. 상처를 보고 걱정을 늘어놓던 촌장은 약효가 좋아 선풍적 인기인, 게다가 최근 특허가 끝나 공급이 늘어난 소화제를 한 움큼 건넸다. 잠자가 “두통 때문에 먹지도 못하는데 소화제는 필요없다”고 했지만, 촌장은 관례상 소화제를 먹어야 한다고 우겨댔다. … 그러니까 지금 하고 싶은 얘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한끝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saloo@seoul.co.kr
  • 단원고 특례 입학, 정원 1%로 여야 합의…유가족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반발

    단원고 특례 입학, 정원 1%로 여야 합의…유가족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반발

    ‘단원고 특례 입학’ 단원고 특례 입학 비율을 정원의 1%로 하는 방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15일 여야는 2015년 대입 전형에 응시하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위한 대학정원 외 특례입학 비율이 정원의 1%로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세월호 참사로 많은 희생자가 난 안산 단원고 학생 및 희생자의 직계 비속, 형제 자매에 대한 대학정원 외 특례입학에 대해 정원의 1%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특례입학에 대해 야당에서는 3%, 우리 당에서는 1%를 주장했는데 조금 전 1%로 합의를 봤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특례의 범위와 방법, 실현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교육부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일의 순서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15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서 정치권이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에는 ‘희생자 전원 의사자 지정’ ‘단원고 피해 학생 대학 특례입학’ 등에 포커스가 맞춰졌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희로서는 참 허탈하고 당혹스러운 면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대변인은 “지금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배상이나 보상을 받은들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는 물론 저희들을 배려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준비하셨겠지만 특례입학이 되었든 의사자 지정이 되었든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혜택을 받은들 그게 무슨 위로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진상규명委에 수사·기소권 부여를”

    “세월호 진상규명委에 수사·기소권 부여를”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특별법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둔 14일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가 국회와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 특별법 처리를 합의한 게 오히려 의회와 가족 간 갈등을 폭발시킨 기폭제가 됐다. 법안 처리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우선 특별법에 따라 설치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구성과 권한을 놓고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희생자 가족 간 목소리가 모두 다르다. 세월호 가족이 위원회의 절반을 가족 몫으로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3부요인 추천을 다수로, 세월호 가족 일부를 포함시켜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입장이다. 위원회 권한 측면에서 새누리당은 수사권, 기소권, 청문회 소집권을 모두 인정할 수 없단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수사권을 부여하되 필요할 때 특별검사 등의 제도를 통해 기소권을 부여하자고 했다. 반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대통령 임명 특검은 부적절하다”면서 “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모두 두자”고 주장했다. 진상 규명 방식에 앞서 여야가 특혜로 비쳐질 수 있는 배상 문제를 우선 협의하는 데에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마뜩지 않다는 반응이다. 여야는 이날 새벽까지 협의를 이어가 ‘세월호 희생자 전원 의사자 인정’이나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대학 특례입학’ 사안에서 이견을 좁혔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대변하는 박주민 변호사는 “야당이 제출한 세월호특별법상 의사상자는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의사상자와 용어만 같을 뿐 다른 개념”이라면서 “가족들은 의사상자 보상을 요구한 적이 없고 논의 중인 특별법에도 보상 규정이 없는데 애꿎은 용어 때문에 가족들이 비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의사자·세월호 희생자 470명 가족에게 국가유공자급 가산점

    세월호 희생자를 포함해 전국에 등록된 의사자 470여명의 가족에 대해 공무원시험을 볼 때 가산점을 주는 등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안전행정부는 11일 “살신성인으로 많은 인명을 구한 의사자들에 대해 국가에서 주는 혜택이 국가유공자에 비해 덜하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공무원시험 가산점을 주기로 이미 추진 중이었다”고 밝혔다. 의사자에 대한 공무원시험 가산점은 그 배우자와 자녀를 대상으로 우선 국가 7급과 9급 시험을 볼 때 줄 예정이다. 가산점 혜택은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으로 올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 가능하다. 다만 공무원 수험생을 중심으로 한 가산점 혜택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 안행부 관계자는 “의사자의 배우자와 자녀라고 해야 1000여명 수준이고 이들이 모두 공무원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므로 가산점 혜택은 결코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운데는 승무원인 박지영(22)·김기웅(28)·정현선(28)씨 등 3명이 이미 의사자로 지정됐으며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잠수사 이민섭씨,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씨 등이 의사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의사자는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의사자는 보상금, 유족의 의료급여, 자녀의 교육급여 및 취업보호 등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예우를 한다. 국가유공자는 의사자 예우에 더해 요양지원, 연수교육, 생업지원, 낮은 이율의 대출 등 지원 범위가 훨씬 넓다. 또 경기 안산 단원고 피해 교사들은 의사자가 아닌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것이 추진 중이다. 자살한 교감을 포함한 단원고 교사 8명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았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다음 절차는 안행부의 순직보상심사위원회에서 순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어 최종적으로 국가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로 결정한다. 안행부 관계자는 “순직 심사가 진행 중이며 경기도교육청에서 자료를 더 보완해 제출하면 이달 중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하지 못해 입시 준비를 못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학 정원 외 특례입학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세월호가 보여준 희망과 과제/이인재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세월호가 보여준 희망과 과제/이인재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

    ‘불신, 좌절, 분노, 질타.’ 세월호 사고 직후인 4월 21일, 사고수습을 위한 지원근무를 위해 진도 팽목항에 갔을 때 필자가 본 현장의 모습이었다. ‘무기력, 슬픔, 절망, 애도.’ 안산에 설치된 정부 합동 장례지원단에 파견돼 4월 25일 도착했을 때 필자가 느낀 주변의 분위기였다. 힘들고도 침울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큰 재난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본 모습인가 하고 고민했다. 그러나 안산에서 47일째 되는 현재까지 언론보도 등 주마등처럼 스쳤던 모습들 속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침몰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열일 제쳐놓고 팽목항으로 달려온 주부, 직장인, 학생, 택시기사 등 소위 ‘보통사람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의 쇄도(서울신문 6월 8일자), 주말 빗줄기 속에서도 수백m 이어진 조문행렬, 애통함 속에서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유가족에게 성금을 양보한 의사자 故 박지영씨 어머니(5월 8일자), 그리고 국가적으로 어려울 때면 늘 존재해 왔던 익명의 후원자들…. 바로 이러한 우리나라의 숨은 영웅들 때문에 대한민국에 아직도 희망이 있음을 가슴 뭉클하게 느낀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며 우리는 ‘영국인처럼 신사답다’(Be British)는 표현을 매우 부러워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우리나라에는 위기 시에 꼭 나타나는 우리만의 모습이 있었다. 멀리 임진왜란·병자호란 때의 의병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1997년 외환위기 때 보여준 350만명의 금모으기,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겨울 댓바람에 쪼그려 앉아 돌멩이를 닦은 123만명의 자원봉사자(5월 10일자,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가 세월호 사고에도 똑같이 나타났다. 나는 이 모습을 ‘한국인답다’(Be Korean)라고 칭하고 싶다. 나라와 내 이웃이 어려움에 빠질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성숙한 국민의 모습. 바로 이것이 필자가 세월호 사고라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 본 우리나라의 희망이다. 한편, 세월호가 남겨 놓은 과제가 있다. 시간이 흐른 뒤 이 사고가 잊히고 다시 이런 일들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같은 학교 250명의 학생들을 비롯한 300여명의 희생이 값지게 기억돼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직접 경험한 우리들이 다 떠나더라도 2014년 4월의 세월호 사고가 후세들에게 생생하게 교훈으로 전달돼야 한다. 어떤 형태의 추모공간이 되든지 그 생생함이 기록되고 또 그대로 유지돼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백만명의 유대인 희생을 추모하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이나 2001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미국 9·11추모박물관에 사진과 영상, 기타 기록물들이 고스란히 보관돼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후세에 전달하고 있는 것이 국제사회의 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립 4·19민주묘지나 국립 5·18민주묘지가 후세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우리의 가까운 예다. 그래야 먼저 간 자들의 희생이 길이길이 빛날 것이다. 남은 유가족들의 애통함은 그 희생이 발휘하는 가치로부터 큰 위로를 받을 것이고, 국민들은 그 가치를 거울 삼아 변함없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간직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이 과제가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 심장 멎은 KTX 승객 심폐소생술로 살렸다

    변호사가 KTX 안에서 갑자기 심장이 멈춰 의식을 잃은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3일 오전 10시쯤 부산역을 막 출발한 서울행 KTX 열차 안에서 승객 A(55)씨가 호흡곤란 증상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꺽꺽’하는 소리를 내며 괴로워하는 A씨를 보면서 주위 승객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이때 같은 칸에 타고 있던 이준채(43)씨가 A씨에게 다가왔다. 이씨는 즉시 A씨의 옷과 신발을 벗기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이어 승무원이 가져온 자동제세동기(AED)로 A씨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이씨는 열차가 울산역에 도착하기까지 약 2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하며 A씨를 돌봤고, 승무원들은 울산역에 119구급차가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울산역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현재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다. 이날 A씨의 목숨을 살린 이씨는 의사자격증을 지닌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의뢰인에게 도움을 주고 더 광범위한 지식을 쌓고 싶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올 1월 의사면허를 취득했다”면서 “승무원의 신속한 조치와 다른 승객의 협조로 ‘골든타임’(초기 구조가능 시간)을 지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소방본부는 심폐소생술이나 응급처치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시민에게 주는 ‘하트 세이버’를 이씨에게 수여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사고현장의 의인들/박찬구 논설위원

    조선시대의 의인(義人)이라 하면 대개 권력의 횡포 앞에서 절개를 지키거나 목숨 바쳐 외침(外侵)에 맞선 분들이다. 인의예지를 앎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김으로써 후대에 교훈을 주고 있다. 고산 윤선도, 다산 정약용, 면암 최익현, 매천 황현…. 일일이 이름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다. 수백년이 지난 후손의 사회에서도 의인은 종종 등장한다. 대형참사 현장에서다.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난세와 혼란의 시기에 헌신과 희생으로 사람의 도리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오늘로 꼭 45일째를 맞는 세월호 참사의 현장에서도 생사를 넘나들며 친구와 학생, 승객을 살려낸 의인들이 있다. 살신성인의, 우리 마음속 영웅들이다. 세월호뿐만이 아니다. 수십명이 목숨을 잃은 지난 28일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당시 간호조무사 김귀남씨는 발화지점인 별관 2층 다용도실로 달려가 불을 끄려다 참변을 당했다. 고인은 바깥으로 피하지 않고 환자들을 살리려 마지막 순간까지 나이팅게일 선서를 실천하며 소임을 다했다. 같은 현장에서 소방관 홍모(41)씨는 이 병원에 입원한 부친의 생사도 모른 채 다른 환자들을 구조하다 끝내 비통한 소식을 접해야 했다. 그는 ‘아버지를 먼저 찾을 겨를이 없었다’며 고개를 떨궜다고 한다. 같은 날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 방화사건에서는 역무원 권순중(46) 대리가 70대 방화범의 3차례 방화시도를 몸으로 막아냈다. 순식간에 불길이 가슴 높이로 치솟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일반 승객들의 협조도 발 빠른 초동 대처에 도움이 됐다. 자칫 제2의 대구지하철 참사가 재연될 뻔한 위기상황을 권 대리와 시민들이 하나가 돼 모면할 수 있었다. 자본의 탐욕과 가치의 일탈, 허술한 안전망은 우리 공동체를 이미 위험사회의 궤도에 올려놓았다. 탈선과 붕괴는 일상의 위협으로 와 닿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와 사회의 기본 역할과 존재 이유를 묻고 따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도 우리 사회를 지탱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주는 건 바로 우리 이웃인 갑남을녀의 의로운 행동인지 모른다. 의사자 지정에서 나아가 이들을 기억하고 후세에 교훈으로 남기는 건 당연한 책무이자 도리라 할 수 있다. 때마침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잊어선 안 될 5인의 세월호 의인들’이라는 글이 퍼지고 있다.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씨의 희생정신을 기려 모교인 수원과학대는 재난안전학부를 신설하고 ‘박지영홀’로 명명한 강의실을 꾸린다고 한다. 학생들이 숭고한 의인의 정신을 이어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 [사설] 선원의 표상 보여준 세월호 양대홍 사무장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을 포함한 승객들을 침몰하는 세월호 속에 그대로 방치한 채 제 한 목숨 살기 위해 선원임을 포기하고 해경 구조선에 올랐던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들의 비정함에 우리는 치를 떨며 분노했다. 최소한의 양심은 물론 직업의식까지 실종된 그들은 분명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만 마땅하다. 그런데 여기, 이들과는 전혀 판이하게 선원의 표상을 보여준 인물이 있다. 아내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며 침몰하는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갔던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씨다.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이 선장 등 몰인간적인 선원 15명을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그제 양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침몰 한 달 만이다. 세월호 3층 중앙 선원식당에서 발견된 양씨는 검은색 작업복 차림에 ‘사무장’이라고 쓰인 무전기를 그대로 들고 있었다고 한다. 이 선장 등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알리는 무전기 속 양씨의 외침을 애써 못 들은 척 구조선에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양씨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지난달 16일 오전 10시 3분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나눴다. 당시 세월호는 거의 90도 수준으로 기울어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었다.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아내에게 “수협 통장에 돈이 있으니까 큰놈 등록금으로 써”라고 말한 뒤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세월호 아르바이트생과 조리 담당 직원,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그의 도움으로 탈출했으나 정작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임무인 승객 구조에 최선을 다하다 배와 함께 가라앉고 말았다. 마치 동요하는 승객들을 어린아이와 여자, 남자 순서로 탈출시키고 배와 운명을 같이한 타이태닉호 선장 에드워드 존 스미스를 연상시키는 진정한 선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니, 양씨야말로 세월호의 진정한 선장이라 할 만하다.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서슴없이 구명조끼를 양보한 박지영씨,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선실로 돌아간 아르바이트생 김기웅씨와 매니저 정현선씨, 그리고 한 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사무장 양씨 등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그나마 150여명의 승객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배의 운항을 책임져야 할 선장과 선박직 선원들이 버린 선원의 의무를 승무직 선원들과 아르바이트생이 지켜낸 것이다. 박씨와 김씨, 정씨와 마찬가지로 양씨 역시 조속히 의사자로 지정, 직업의식과 책임감을 다한 ‘참 선원’의 표상으로 삼는 것이 마땅하다.
  • [세월호 침몰] 구명조끼 양보 탈출 도운 살신성인… “그 희생 잊지 않을게요”

    “걱정하지 마, 나는 너희를 다 구하고 나갈 거야.” 정부가 12일 의사자로 인정한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22·여)씨와 김기웅(28), 정현선(28·여)씨는 배가 침몰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의 구조를 돕다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의 선장 이준석씨가 속옷 바람으로 허겁지겁 탈출하는 사이 이들은 오로지 지켜야 할 승객들만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자신들은 구조되지 못하고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와 가족의 품에 안겼다. 의사자는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 사망한 사람들로,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정부는 분기별로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어 의사자를 정하고 있다. 의사자가 되면 유족들에게 보상금, 의료급여, 교육보호, 장제보호, 취업보호 예우가 이뤄지고 시신은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숨진 박씨는 배가 기울어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승객들을 안심시키며 필사적으로 구명조끼를 나눠 줬다. 구명조끼가 부족해지자 한 여학생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까지 양보하는 살신성인을 실천했다. 조끼를 건네받은 여학생이 “언니는요?”라고 묻자 박씨는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대학에 다니다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신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세월호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씨의 어머니는 서울대 미대생들이 모금한 성금을 “더 어려운 처지의 환자와 실종자를 위해 써 달라”며 양보하기도 했다. 김기웅씨와 정현선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로, 함께 승객들을 구조하다 참변을 당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자고 있던 동료 선원 3명을 깨워 대피시키고는 정현선씨를 찾기 위해 다시 배로 들어갔다. 정씨와 승객 1명을 찾아낸 김씨는 함께 탈출을 하려 했지만 아직 선내에 있는 승객들을 두고 차마 여객선을 빠져나올 수 없었다. 김씨와 정씨는 동행한 승객을 먼저 탈출시킨 뒤 기울어지는 선내로 다시 뛰어 들어갔다. 인천대 학생이던 김씨는 군에서 제대하고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4년 전부터 선상에서 불꽃놀이 진행 아르바이트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책임감이 강한 10년 경력의 베테랑 승선원이었다. 김씨와 정씨는 4년간 교제했으며 오는 9월 결혼을 약속했었다.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희생자들의 의사상자 신청서를 보내오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다시 열어 의사상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사망한 민간잠수사 이광욱씨,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사망한 안산 단원고 남윤철·최혜정 교사, 친구들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정차웅·최덕하군에 대한 의사자 인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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