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의붓아들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10시 출근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6
  • 섹시 모델 애나 니콜 스미스 딸 낳은 병원에서 아들 잃어

    거액의 유산 소송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애나 니콜 스미스(38)가 딸을 출산한 병원에서 아들을 잃는 기구한 운명을 맞았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갑부 남편과 의붓아들에 이어 친자까지 줄줄이 사망한 것이다. 스미스의 스무살 난 아들 대니얼 웨인 스미스는 지난 주말 태어난 여동생을 보기 위해 어머니가 누워 있는 바하마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고 병원측이 밝혔다. 스미스는 처음에 병실에서 아들이 자는 줄 알고 깨우려 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니얼은 어머니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채널 ‘E엔터테인먼트’의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지금은 영화 ‘스카이스크래퍼’와 ‘투 더 리미트’에 조연으로 출연, 촬영 중이다. 그는 스미스가 1985년 빌리 스미스와 결혼해 낳은 아들로 이 부부는 87년 이혼했다. 이후 플레이보이 모델이 된 26세의 스미스는 94년 텍사스 석유재벌인 당시 89세의 하워드 마셜과 결혼했다. 그러나 마셜은 14개월 후 사망했고 그때부터 마셜의 막내 아들이자 유일한 상속인인 피어스 마셜과 16억달러의 재산을 놓고 법정 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피어스 역시 지난 6월 67세의 나이로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친일파 민영휘후손 재산다툼

    친일 대가로 물려받은 땅을 두고 친일파 후손 친척끼리 재산다툼을 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뒤늦게 확인됐다. 주인공은 친일파 민영휘의 후손들이다. 민영휘는 2차 대전 당시 일제에 비행기를 헌납해 조선총독부에서 작위를 받고, 일제의 한반도 토지강탈에 협력한 대가로 거액의 재산을 형성한 전형적인 친일파로 분류된다. 그의 셋째 아들 민규식의 재산을 두고 후손들끼리 다툼이 생겼다. 민규식은 1933년 서울 종로에 부동산 매매 회사인 영보 합명회사를 세우고, 종로빌딩을 세웠다. 한국전쟁 때 민규식이 납북되고, 이 회사에서는 민규식의 셋째 아들과 의붓아들인 유모씨가 1985년부터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후 1994년 재개발 사업 와중에 민씨 일가는 75억원을 받고 빌딩과 부지를 팔았다. 4년 뒤인 1998년 민씨는 자신과 남매들의 명의로 된 회사 지분을 아들 유씨에게 양도했다. 민씨가 2001년 사망한 뒤 민씨의 형제들은 “지분양도 동의서를 위조했다.”며 유씨를 검찰에 고발했지만, 항소심 법원은 유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섬에서 온 봄편지] 청산도·여서도를 가다

    ■ 완도에서 뱃길 45분…청산도를 가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청산도나 여서도처럼 베일 속에 감춰진 섬들의 이름을 들을 때면, 알 수 없는 기대감과 설렘이 고개를 쳐든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중독과도 같다. 시계추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난 짧은 일탈, 그리고 해방감. 청산여수(靑山麗水)란 뜻에서 이름붙여 졌다던가. 푸른 보리밭과 쪽빛 바다가 넘실대는 곳. 청산도와 여서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뭍과 하늘, 그리고 바다 등이 온통 쪽빛으로 물든 것 같다고 해서 ‘청산(靑山)’이란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이다. 문학작품 속에서나 접했던 그 섬에 가기 위해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에 올랐다. 뱃길로 45분. 청산도에 대해 ‘예습’이라도 할 생각으로 운항실 문을 열어 항해사 이기정(56)씨를 찾았다.13년 동안 완도와 청산도를 오가며 뭍 사람과 섬 사람들을 실어나른 베테랑 항해사다.“ 청산도 처녀들이 시집갈 때꺼정 쌀을 서말(세말)을 못먹는당께요.”청산도는 농사지을 땅이 모자라 항상 쌀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나고 자란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세말만 먹으면 ‘부잣집 처녀’소리를 들었단다. 뭍에서 자란 처녀를 ‘청산도로 시집보내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이런 얘기도 들려준다. 육지 처녀가 청산도로 시집을 갔다. 어느날 아침. 시어머니가 새색시에게 “오늘 안으로 12개의 밭을 매라.”라고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어느 분의 영이라고 거역하랴. 하루종일 밭을 맨 새색시가 저녁무렵 허리를 펴고 세어보니 아무리 봐도 11개밖에 안 되더란다. 설움에 북받쳐 울던 새색시가 털고 일어서는 데, 바로 그곳이 12번째 밭이었더라는 얘기. 작디 작은 섬을 일구며 살아온 섬 사람들의 고단한 생활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게다. 풍요로운 때도 있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바다뿐인 천혜의 어장에서는 사시사철 고기가 끊이질 않았다. 주로 잡혔던 어종은 멸치와 고등어, 삼치 등. 특히 70년대초 청산도의 고등어 파시는 교과서에 실릴 만큼 유명했다. 청산도 입구 도청항에는 건착망(巾着網)이라는 그물로 무장한 수백척의 고등어잡이 배들이 몰려들었다. 건착망은 그물아래쪽에 죔줄을 대 두 척의 어선이 고등어떼를 포위하고 주머니모양으로 조여가며 잡는 방법. 청산도 뭍과 바다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흥청거렸던 건 당연지사였다.“아, 그때가 좋았지라. 뱃놈들 보고 뭍에서 건너온 술집 아가씨들이 200명도 넘었당께라.” 항해사 이씨의 말끝에 향수가 묻어나왔다.“도청항 주변으로 한집 건너 술집이 들어섰제.” 요즘엔 고등어가 잘 들지 않는다. 해수의 온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고등어의 먹이가 되는 멸치를 모두 잡아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어느덧 해거름에 도착한 청산도 도청항. 섬색시의 따스한 환대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휑한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도청항 주변을 일별한 다음,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밥집으로 향했다. 뭍에서 손님이 왔다고 마중을 나온 정성희(57) 청산면장과 함께 찾은 곳은 바다식당(061-552-1502).‘체도(본섬을 뜻하는 현지말)’ 내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산 활어가 주종이다. 우럭과 광어를 다진 배추 위에 얹어 내오는데, 한 접시에 5만원을 받는다. 곰삭은 김장김치인 ‘묵은지’에 싸서 먹는 회맛이 일품. 무엇보다 특이한 음식은 ‘꾸죽(참소라)’구이다. 청산도와 소안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생산되는 꾸죽을 참기름과 함께 볶은 것. 껍질에 불퉁스러운 뿔이 나 있는 것이 다른 소라들과는 영 딴판이다. 술이 한 순배 돌고나자, 정 면장이 청산도에 얽힌 옛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고등어가 파시를 이루던 60~70년대. 유난히 교육열이 높았던 청산도에는 부산이나 광주는 물론, 일본으로까지 유학가던 학생들이 많았다.‘청산도에 가서 글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 때문. 돈은 골목마다 지천으로 넘쳐났다.“그 시절엔 서울에만 명동이 있는 거이 아니고 청산에도 명동이 있었당께.” 요즘엔 다른 어촌들과 마찬가지로 청산도에도 젊은이들이 없다. 모두가 저마다의 ‘명동’을 찾아 도회지로 떠난 것.60세 이상이 주민의 절반을 넘고,40세가 넘은 택시운전기사가 이 섬의 ‘막내’급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면장이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 그러나 총총히 뜬 별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 얼핏 눈에 띈 노래방만 해도 서너곳. 청산은 아직도 옛 영화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이튿날 날이 밝기 무섭게 찾은 곳은 청산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당리. 도청항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닿는 거리에 있다.1993년 청산도를 세상에 알렸던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다. 이웃마을에서 ‘소리’를 팔고 돌아오던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 그리고 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바로 이곳. 현재 당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초가집도 이때 만들어졌다. 최근엔 ‘봄의 왈츠’라는 한 방송사의 주말연속극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청산도 붐’이 불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 이 드라마를 위해 당리와 읍리 등의 민가지붕이 모두 새로 칠해져 넓은 ‘세트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드라마 촬영을 위해 돌담길 언덕 위에 세워진 ‘그림 같은 집’ 때문에 예전의 토속적인 느낌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당리는 청보리가 무릎언저리에 이를 만큼 자라고, 유채꽃이 노오란 꽃잎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지금부터가 가장 아름답다. 마치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연상케 한다. 당리에서 바닷가쪽 도락리 포구까지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읍리쪽에서는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소리가 들린다.“차마 꿈엔들 잊힐리” 없는 곳이다. 다음에 들른 곳은 부흥리의 구들장논.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해 산비탈에 논을 만든 것으로 계단식 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윗논과 아랫논의 높이차이가 2m에 이르는 곳도 있다. 산자락을 깎아 돌을 평평하게 깐 다음 그 위에 흙을 얹은 모습에서 섬사람들의 억척스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대부분을 여자들이 만들었다는 얘기도 전해온다. 박토의 천수답에 물을 대고 작대기 모를 심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선비기질이 남달라 ‘똥지게를 지고도 한시(漢詩)를 읊조리는’ 이 섬의 남정네들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청산도로 시집오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생겨난 듯하다. 구장리에서 본 ‘초분’은 외지인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장례풍습이었다. 망자를 돌 위에 얹고 짚으로 만든 이엉으로 지붕을 삼아 초가집처럼 만든 것. 이곳에서 2∼3년간 머물다 뭍으로 나간 후손이 돌아와 다른 곳에 이장하게 된다. 일종의 풍장(風葬)으로 청산도 등의 일부 섬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아직도 청산도 안에 3∼4기의 초분이 남아 있기도 하다. 청산도에서 유명세를 치르는 또다른 명소가 ‘유두봉’. 여인네의 가슴언저리와 비슷하다 해서-반대편 화랑포쪽에서보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부 현지 남자들이 명명했다. 이곳에서 보는 주변모습 또한 절경이다. 가깝게는 거북바위와 저멀리 다도해 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5월쯤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정식명칭도 생길 예정. 권덕리 주차장에서 도보로 15분정도 걸린다. 청산도 여행이 가장 즐거울 때가 바로 지금부터. 푸르른 보리가 섬을 수놓고, 바다에서는 삼치잡이가 한창일 때다. 이때부터 비로소 청산(靑山)이 훨훨 날갯짓을 한다. 가는길 완도항에서 청산페리호가 하루 4회(오전 8시,11시20분, 오후는 2시30분과 6시) 운항한다. 요금은 편도 5800원. 승용차를 실을 경우 편도 2만 3000원,1인은 무료. 여름 성수기에는 8∼10회로 증편된다.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등대모텔(061-552-8558) 등 4∼5개의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도청항 주변에 몰려 있다. 현지교통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 맞춰 청산운수(051-552-8546)소속 버스가 선착장에 나와 있다. 개인택시는(061-552-8747) 지프차로 모두 4대. ■ 청산도에서 25km…여서도의 봄 ‘그 곳에 가면 애 배 나온다.’는 섬 여서도. 청산도에서도 남동쪽으로 25㎞ 떨어진 외딴섬이다. 배가 여서항 선착장에 닿자 서너명의 마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섬의 형상이 쥐와 같다 해서 고양이 모습을 한 거문도 사람과는 혼인을 하지 않는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을만큼 순박한 섬사람 모습 그대로다. 청산도보다는 다소 차가운 날씨. 습도가 높아선지 말할 때마다 입가에 김이 서렸다.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섬답게 벌써 제비들이 하늘을 주름잡고 있었다. 청산도와 여서도 등의 해녀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과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것. 채민자(60)씨도 돈을 벌기 위해 청산도를 찾았다가 섬마을 총각과 눈이 맞아 눌러 살게 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고향은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제주도에서 해녀생활을 하다 30여년 전 청산도에 돈과 해산물이 많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고향을 떠났다. 그때 나이 23세.‘물질’의 고단함이야 어디라고 다를까.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객지생활 끝에 ‘불과’ 4개월 만에 남편 정규만(61)씨의 포근한 품에 안겨버렸다. 지금껏 편안하게 대해준 남편을 의식해서였을까. 힘들었던 기억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점은 대화를 나눴던 다른 해녀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자식들 얘기를 하면서는 목소리가 촉촉이 메었다. “고 어린 것들을 배에 두고 물 속에 들어갔다 오면 언 놈은 토해놓기도 하고, 또 언 놈은 기절이라도 한 듯 쓰러져 있기도 했지라.” 뭍의 친척집에 맡겨두고 나올 때도 있었다. 밤 9∼10시쯤 빈손으로 돌아와 저녁도 거른 채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는 것. 지금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삼남매가 참 고맙단다. 맑은 날이면 청산도에서도 보이는 고향 제주도. 떠나온 후 지금까지 4∼5번밖에 찾아가 보지 못했다.“볼 때마다 반갑지라. 언니랑 동생, 그리고 친구들도 보고잡고….” 55가구 100여명이 주민의 전부인 섬. 이렇게 조용한 섬에 여자가 들어오면 애를 밴다는 난잡한 얘기가 나돌게 된 이유는 뭘까. 여서도는 예로부터 제주도의 해녀들이 많이 들락거릴만큼 완도보다는 오히려 제주도에 가까운 곳이었다. 이곳에 ‘물질’하러 온 제주 해녀들이 ‘청산도 모퉁이까지는 장담을 해도 여서도까지는 가봐야 안다.’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뱃길이 막혀 묶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 처녀가 한달이고 두달이고 갇혀 있다 보면 섬총각과 가까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러구러 시간이 지나 앳된 처녀가 그 섬을 나올 때면 어느덧 애엄마가 되었다는 얘기다. 외진 곳에서 ‘물질’로 살아가는 섬아낙네들의 애환을 질펀한 해학으로 풀어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녀가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먹는 곳’이 청산도라면, 여서도에는 ‘평생을 살아도 쌀 한 가마니를 못먹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만큼 먹을거리가 궁하고 가난하기 짝이 없는 섬이란 뜻이다. 그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섬총각과 ‘애 밴’여인네들은 산모퉁이를 깎아내 논을 일구었다. 마치 계단처럼 산자락을 돌아나간다고 해서 ‘두렁논’이라 불렀다. 요즘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그나마 소의 방목장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여서도는 아직까지도 때묻지 않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이다. 특히 30∼40m 깊이의 바닷속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물색이 자랑이다. 여서도로 시집가던 새색시의 앞섶이 풀어지며 옷고름이 바닷물에 빠져 황급히 들어보았더니 옥색으로 물들어 있더라는 전설이 전해질 만큼 맑고 곱다. 이 맑은 바닷속 비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스킨 스쿠버 다이버들이 여서도를 찾아 오기도 한다. 미역, 다시마 등의 해산물과 함께 많이 나는 것이 문어. 마을 앞이 문어밭이어서 문어를 잡아 던지면 집안 빨랫줄에 바로 걸릴 정도란다. 구멍 등에 숨기를 좋아하는 문어의 특성을 이용한 ‘단지어업’도 성행하고 있다. 자그마한 단지모양을 한 플라스틱 통을 그물에 연결해 바닷물 속에 사나흘 넣어두면 통마다 문어들이 가득차 있다는 것. 여서도에는 학교가 한 곳,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뿐이다. 학생은 김민욱(11), 은빈(8)남매와 정주훈(9)군 등 세 명. 반면에 선생님은 김금남(48) 분교장 등 두 명이다. 교육환경만큼은 무척 좋은 편(?)이다. 요즘 여서도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뭍에서 오는 낚시꾼들을 돌봐주는 것이다. 섬 주변에 고기들이 많아 사철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이들에게 밥도 지어주고 잠도 재워주는 것이 주업이 되었다. 며칠 조용하게 쉬다 오기에는 딱 좋은 섬이다. 청산도에서 휴가를 즐기다 1박정도는 이 섬에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단, ‘애 배는 불상사’를 피하려면 사전에 기상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야 한다. 가는 길 완도항에서 섬사랑 3호가 매일 오후 2시30분에 출항한다. 소모도와 대모도, 장도 등을 들러가는 ‘완행’이다. 요금은 여서도까지 편도 8800원. 승용차를 싣고 가는 데는 편도 2만 8000원이다. 운전자 요금은 무료. 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50-5421. 완도 여객터미널 (061)552-0116. 숙박업소 민박집 외에는 없다. 대부분의 집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문의 김명남 이장 (061)552-8927.
  • 두근두근… 러브 에피소드/‘러브 액츄얼리’ 새달 5일 개봉

    어느새 휴대전화 벨소리들이 캐럴로 바뀌기 시작했다.언제나 그렇지만 사랑과 용서라는 단어들이 더욱 의미를 더하는 시즌.언제 누구와 봐도 부담없이 마음을 열게 하는 사랑영화 2편이 찾아온다.새달 5일 개봉하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와 28일 선보이는 ‘사랑의 시간(Time of love)’.영화의 심상찮은 기운이 제목에 물씬 서린,감칠맛나는 사랑이야기들이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노팅힐’‘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로맨틱 드라마를 잘 쓰기로 소문난 시나리오 작가 리처드 커티스의 감독 데뷔작. 핑크빛 로맨스를 엮는 연인들,서로를 이해해가는 부자(父子),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아주며 끝내 서로를 껴안는 부부 등 갖가지 이야기들이 ‘사랑’이란 큰 우산을 쓰고 한데 모였다.동기와 빛깔이 다 제각각인 이야기들을 발이 고운 비단처럼 씨줄날줄 매끈히 엮어낸 솜씨가 놀랍다. ‘Love is all around’란 팝송 가사처럼 스크린 속 세상은 온통 사랑으로 가득차 있다.크리스마스를 3주 앞둔 영국 런던이 무대.노총각 총리(휴 그랜트)는 관저로 부임한 첫날부터 귀여운 욕쟁이 비서 나탈리(마틴 매커친)에게 마음을 뺏긴다.아내가 죽고 슬픔에 빠진 대니얼(리암 니슨)은 열한살짜리 의붓아들 샘을 어떻게 위로할지가 더 큰 고민.바람둥이 애인과 헤어지고 방황하는 소설가 제이미(콜린 퍼스)에겐 말 한마디 안 통하는 포르투갈 가정부가 조금씩 사랑으로 다가오고,사라(로라 리니)는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회사동료에게 어렵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뜻하지 않은 걸림돌에 부딪치고…. 영화속 사랑은 일일이 꼽기가 숨이 찬다.아내 캐런(엠마 톰슨)을 속이고 잠시 한눈을 파는 남편(앨런 릭맨),친구의 아내를 짝사랑한 남자(앤드루 링컨),퇴물 로커(빌 나이히)와 평생 그를 지켜준 매니저(그레고르 피셔)의 사연까지.하나하나가 독립된 영화소재로 손색없는 이야기들을 한덩이로 예쁘게 뭉쳐낸 감독은 로맨틱 드라마에 대한 특출한 감식안을 과시한다. 나이와 신분,상황이 다를 뿐 영화는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뿌렸다 거뒀다 하며 해피엔딩을 향해 잰걸음으로 나아간다.연기력을 검증받은 쟁쟁한 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화면도 큰 즐거움이다.총리의 신분도 잊고 막춤을 추는 휴 그랜트,‘Christmas is all around’(‘Love is all around’의 패러디곡)를 주책없이 불러대는 빌 나이히의 모습은 오랫동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다이도의 ‘Here with me’,노라 존스의 ‘Turn me on’ 등 인기 팝송들로 넘쳐나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유니버설 뮤직)도 놓칠 수 없는 감상포인트.
  • [씨줄날줄] 네페르티티

    고대 이집트 역사는 세 명의 걸출한 여왕의 이름을 남긴다. 여성 최초로 왕인 동시에 신이기도 한 최고 통치자 ‘파라오’를 자처한 하쳅수트(재위 기원전 1490∼1468)여왕.제 18왕조 3대 군주 투트모스 1세의 딸이었던 그는 이복오빠인 투트모스 2세와 결혼했으나 남편이 일찍 사망하자 의붓아들 투트모스 3세를 제치고 왕권을 장악해 20여년 동안 철권을 휘두른다.나일강 서안 테베 시에 있는 거대한 데이르 엘바하리사원은 여왕의 막강했던 권력을 상징해주는 건축물로 유명하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클레오파트라7세 여왕(재위 기원전 51년∼30년)은 비록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300년 역사에 종말을 고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지만 뛰어난 미모와 기지로 격동기를 헤쳐가고자 한 수완가였다.지중해에 연한 이집트 북부의 미항 알렉산드리아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근거지로서 최근 클레오파트라 관련 유물이 속속 발굴되고 있다. 반면 18왕조의 왕 아크나톤(재위 기원전 1379∼1362)의 왕비였던 네페르티티는 이름까지 ‘미인이 왔다.’는 뜻일 정도로 미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지만 정치적 행적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남편 아크나톤이 태양신 ‘아몬’을 유일신으로 한 종교개혁을 주창하는 등 혁명에 가까운 통치 끝에 독살된 탓인지 여왕 말년의 기록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크나톤의 재위기간은 이집트의 황금시대였던 신왕조시대로서 미술에도 황금기였다.아크나톤은 수도를 테베에서 아마르로 옮기고 각종 개혁과 함께 활기찬 양식의 미술을 장려해 대담하고 자유로우며 섬세하고 우아한 미술품들을 남긴다.네페르티티의 가냘프고 신비스러운 미모도 이 시기 흉상과 두상 조각품이 발굴됨으로써 후세에 전해졌다.이집트 미술의 최고 걸작품으로 꼽히는 투탄카멘 왕의 가면도 이 시기 작품이다.투탄카멘은 아크나톤 다음의 파라오로서 네페르티티의 의붓 아들이다. 최근 네페르티티 왕비의 미라가 확인됐다는 보도는 잊혀졌던 네페르티티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일깨운다.카이로의 이집트국립박물관에 ‘젊은 여인의 미라’란 이름으로 방치된 한 미라의 주인공이 네페르티티라는 것이다.네페르티티는 단지 절세 미인 여왕이었을까,일설대로 남편에 맞서 자신의 종교를 지키거나 권력을 휘둘렀던 여왕이었을까.이번 발표가 후속 연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연숙 논설위원
  • 美 저격 용의자 2명 체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워싱턴 일대 연쇄저격 사건을 수사중인 미국 경찰이 24일 새벽(현지시간)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전날 경찰에 의해 수배됐던 40대 흑인 남성과 그의 아들 등 두 명을 체포했다. 미 CNN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경찰은 이들 두 명이 연쇄저격을 일으킨 범인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미 경찰은 아직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메릴랜드주 경찰은 워싱턴 근교 저격 사건과 관련,메릴랜드주 미들타운 부근의 70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 안에 잠들어 있던 두 사람을 저항없이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용의자는 걸프전 참전용사인 존 앨런 모하메드(42)와 그의 의붓아들 리 말보(17)인 것으로 확인됐다.이들을 체포한 한 경찰관은 “우리가 지난 며칠 동안 모아왔던 증거들과 (이들이)딱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들 부자는 9·11테러 이후 반미 정서에 동조하는 발언을 곧잘 했고 당시 비행기 납치범들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있었다고 시애틀 타임스가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경찰에 의해 발견된 ‘1000만달러 요구’ 메모에 아들 말보의 지문이 찍혀 있다고 보도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모하메드가 80년대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포트 루이스기지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며 90년대 걸프전쟁에 참전한 뒤 캘리포니아의 포트 오드 기지에서 근무한 참전용사 출신이라고 전했다.아들 말보는 자메이카 시민권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워싱턴 근처의 벨링햄 고등학교에 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찰스 무스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서장은 이들 두 사람에 대한 영장 발부 소식을 전했었다. mip@
  • 비정한 아버지. “”결혼생활 지정”” 입양아 살해

    서울지검 형사3부(부장 韓相大)는 12일 새로운 혼인생활에 지장을 줄지 모른다는 이유로 8살짜리 의붓아들에게 농약을 먹여 숨지게 한 아파트 경비원 정모(55)씨를 8년만에 검거,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이혼 경력이 있는 정씨는 지난 94년 야유회에서 우연히 만난 김모씨와 사귀게 됐으나 입양해서 키우고 있던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방해가 되자 산책을 하자며 아들을 도봉구 중랑천으로 꾀어낸 뒤 농약 1병을 억지로 먹여숨지게 한 뒤 하천가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83년 전처와의 사이에서 아들(당시 1살)을 입양해 키우던 중 사귀게 된 김씨가 ‘피도 섞이지 않은 자식 때문에 고생을 사서 한다.’며 비아냥대자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정씨는 김씨와 재혼했으나 불화를 겪은 끝에 헤어졌고 헤어진 김씨가 정씨가 아들을 살해한 사실을 여기저기 알리고 다니는 바람에 8년만에 덜미를 잡혔다.검찰은 중랑천이 몇번 범람했고 개발됐기 때문에 시체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 후세인 의붓아들 美공항서 체포

    (마이애미·워싱턴 AFP DPA 연합)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의붓아들 모하마드 사피(사진)가 3일 유효한 학생비자 없이 미국에 입국하려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고 마이애미 헤럴드지가 4일 보도했다. 사피는 이날 뉴질랜드를 출발,로스앤젤레스를 거쳐 마이애미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공항 인근의 비행학교인 에어로서비스에서 의무항공교육을 받을 예정이었다.이 학교는 지난 9·11테러 당시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한 유나이티드항공 보잉93편을 납치,조종했던 용의자 지아드 자라가 다닌 학교다. 사피는 뉴질랜드에 귀화해 오클랜드에서 지난 수년간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뉴질랜드 항공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채널4 방송은 이민국 관리의 말을 인용,사피가 어느 곳에서나 받을 수 있는 비행실습교육을 받기 위해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 미국에 왔다는 점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 영화 ‘서편제’ 촬영지 전남 완도군 청산도

    그 섬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남도 들녘을 지치도록 달린 끝에 완도항에서 60리 뱃길,멀리 푸른 한 점으로 떠오른 청산도가 다가온다.섬 전체를 두른 푸른 기운이 따사롭다.비경이나절경보다는 그저 사람을 오롯이 받아주는 넉넉함이나 갯내음에 실려오는 사람냄새의 그윽함이 눈에 찬다. 높이 300m에 불과한 대봉산과 매봉산은 바닷길을 헤쳐온 이들을 보듬어 안고그 산아래 돌을 쌓아 바람을 막은 계단식 논밭이 정감을 두드린다. 섬 전체가 여행객의 시간개념을 과거로 돌린다.배에서 조금 지체했더니 섬사람들은 모두 길을 재촉해 사라진 뒤.한적한 도청리 포구를 빠져나와 오르막길을 오르니 격랑을 일순 잠재운 도락포의 고요한 해면에 잇닿아있는 구들장논밭이 눈에 들어온다.논에선 쟁기질하는 우공들의 ‘음메’ 소리가 높고 김매는 할머니들의 ‘이바구’도 정겹다.푸른 하늘을 허리에 인 할머니의 도리깨질도 힘차고 저 아래 깎아지른 듯한 황톳길을 힘들게 올라오는 할머니들의바구니에는 막 따낸 굴의 갯내음이 물씬하다. 낯선 길손에게 할머니들은 ‘뉘집 아들인가’ 관심을 보이고 “이 촌구석에뭐 볼게 있다고 먼 걸음을 했소이” 하며 나무라는 체 한다. 해송이 드리운 아래쪽에는 논이 있고 여기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한참 멀다. 이웃마을에서 노래를 팔고 돌아온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함께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덩실춤으로 내려오던 토담길.영화 ‘서편제’를 이곳에서 찍었다. 길을 되짚어 나와 고개를 넘으면 당리마을.바람을 막고 돌아앉은 마을 한가운데 ‘서편제’에 나왔던 초가집이 약간 빛바랜 얼굴로 서있다.살림 냄새는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 마을 골목길은 사람사는 정내로 가득하다.대문을 달지 않아 골목으로 착각한 길손들은 집안으로 쑥 들어가기 일쑤이다.어두컴컴한 집안 구석에선 흑염소 3∼4마리가 자기 존재를 알린다.무턱대고 들어간 길손에게 “사흘에 한번밖에 물이 안 나오지라” 하면서도 굳이 물을 싸가라고 떠다민다. 다시 당리에서 북동쪽으로 3㎞.마침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한 낙조가 도락포에 드리운다.그저 붉은 빛의 일몰이 아니다.오렌지 빛,푸른 빛이 배어있는온갖 색들의 잔치. 일몰의 아름다움에 취해 운전자는 핸들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이 섬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는 지리해수욕장 민박집 뒤 갯바위 동산에 선 나그네들의 탄성이 극성스럽다.그악하다.그네들 가슴엔 불이 붙었다. 밤이 내린 지리해수욕장의 1㎞ 백사장도 일품이다.모래는 설탕가루처럼 곱게날리면서도 자동차가 달릴 수 있을 만큼 견고하기도 하다. 이곳 해송은 동해안의 그것보다 많이 구부러져 있으면서도 키가 크다.낮엔 상큼한 바닷바람과어우러져 그늘을 만들었을 해송 위로 달님이 얼굴을 내민다. 해송 뒤편 논에선 개구리가 합창을 시작한다.코러스는 파도가 넣어준다.‘쏴’하는 소리 사이로 ‘개골개골’. 부드러운 모래밭에 누워 노래를 부른다.‘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이는 혼자 남아 잠이 듭니다.바다가 불러주는…’다음날 섬 일주.북동쪽의 비포장 4㎞ 비포장을 포함해 16.5㎞ 남짓.그러나차를 타지 말고 걸을 것을 권한다.걷다 보면 산딸기·비듬이 지천이고 지칠때쯤이면 차가 멈춰선다.함께 타고 가자고.이 섬의 갈대는 키가 작고 보송보송한 잔털이 유난히 푸짐해 나그네를 유혹한다.지리와 도청리 양지바른 곳에있는 초분(草墳)도 나그네를 멈추게 한다. 50㎝ 높이로 돌을 쌓은 위에 죽은자를 넣은 널을 얹고 짚으로 덮어둔 뒤 3년이 지나 뼈만 남으면 묻는다. 섬에 산재(散在)해 있는 고인돌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섬의 북동쪽 진산리엔 이곳 사람들이 갯돌이라 부르는 자갈밭이 600m 정도펼쳐져 있다.파도에 쓸려 나가며 돌들이 내는 ‘사갈사갈’ 소리가 제법 만세소리를 연상케 한다. 원래 청산도는 보리밭과 갯바위 낚시로 유명하다.4·5월 한창 이삭이 팬 보리를 구경하는 재미와 75㎝짜리 감성돔을 낚는 기쁨도 있지만 이제 막 모내기에 한창인 6월의 청산도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특히 어린이를 함께 데려간다면 물질문명에 눈이 가린 그네들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나그네들은 섬을 떠나며 고개를 끄덕인다.선산(仙山)도 또는 선원(仙源)도라 불렸던 섬의 옛이름이 떠올라서이다. 글·사진 청산도 임병선기자 bsnim@. ◆가는 길 완도는 광주에서 해남보다 강진쪽으로 가는 편이 빠르다.강진에서18번 국도를 타고 가다 813번 지방도로로 접어든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완도행 고속버스 첫차는 오전 7시45분,막차 오후 5시30분,하루 4회운행하며 6시간 걸린다. 완도항(0633-554-3294)에서 청산도행 카페리는 하루 4차례(오전 8:20,11:20,오후 2:30,5:40)이고 청산도에서 나오는 배편도 4차례(오전 6:30,9:50,오후1:00,4:10).어른 왕복 1만1,050원,승용차 도선은 왕복 4만원. 지프 택시(552-8519)를 이용하면 3만원에 섬을 일주할 수 있다. ◆잠잘 곳과 먹거리 지리해수욕장 서쪽 끝에 외롭게 지내는 박달진 할머니(76)의 민박집(552-8891)이 좋다.1m 높이의 돌담 너머로 바다를 오롯이 보며잠자리에 들수 있고 넓은 마당도 있다.근처에 빈집도 상당수 있다. 낚시터로 유명한 권덕리에도 민박집이 많고 선상 낚시도 알선한다.도청항에는 칠성장(552-8507),경일장(554­8517),청운장(552-9988) 등이 있다. 도청리에 자연식당(552-8863)과 경일식당(552-8517) 등이 매운탕,회덮밥,생선회를 내놓는다.그러나 다른 마을과 해수욕장에는 음식점이 없다.
  • ‘코믹對멜로’ 새주말극 색깔싸움

    ‘코믹’ 대 ‘멜로’. 11월들어 불붙을 MBC와 KBS-2TV 새 주말드라마 전쟁은 이같은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해 당신을’ 뒤를 이을 MBC ‘남의 속도 모르고’(6일부터)가 코끝 찡한 해학을 표방하는 서민 홈드라마라면 ‘유정’ 후속인 KBS-2 ‘사랑하세요?’(20일부터)는 형제와 두 여자의 얽히고 설키는 연분의 실타래를 따라 사랑과 배반,화해와 용서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전형적 멜로 공식을 따르고 있다. 다만 두 드라마 공히 부부·형제간,또는 부모자식간 사랑으로의 귀결을 통해 가족의 회복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거꾸로 세기말의 최대 화두 하나를엿볼수 있게 한다. ‘남의 속도…’는 양봉석(장용)-나도자(나문희) 부부를 중심으로 한 구식가정과 최대한(이재룡)-나도해(신애라) 커플의 신세대 가정을 투 톱으로 세운다.친정동생 셋을 데리고 시집온 도자는 이 ‘원죄’탓에 구두쇠 남편 아래서 기 한번 못펴고 온갖 고생을 팔자려니 감내해온 어머니 세대.이같은 언니의 고충을 잘 아는 막내 도해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결혼해 언니의어깨에서내려오고 싶지만 남자친구 대한은 꾸물거리기만 한다.그럴것이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돈은 아버지 빚보증으로 다 날린채 사고뭉치 형 소한(유동근)까지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자의 잔소리꾼 시동생 봉순(양희경)과 철부지 노처녀 동생 도봉(윤미라)의 불꽃튀는 신경전,소한과 그가 얹혀사는 집주인 전남자(이미숙)간의라이벌에서 애정으로의 감정 변천사,도자의 난봉꾼 남동생 대로(박정철)-꾸밈없고 헌신적인 노숙자(송윤아)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등이 끊임없는 양념거리를 제공한다. ‘바람은 불어도’‘정때문에’의 문영남 작가와 ‘아들의 여자’ 신호균 PD가 손을 잡았다.한편 ‘사랑하세요?’는 상현(최수종)과 은혜(이승연)를 이타적 사랑의 전령사로,상진(김민종)과 서영(추상미)을 이기적 욕망의 대변자로 대척시킨다. 좌충우돌형이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순수한 상현은 함께 자란 고향동생 은혜에게 연정을 품는다.하지만 은혜는 외과 레지던트인 동생 상진을 향한 일편단심뿐.연정을 익혀가던 상진-은혜 사이에 어느날 병원 원장의 딸로상진의동료 의사인 서영이 끼어든다.저돌적인 정열로 사랑을 얻기위해 돌진하는 서영앞에서 결국 상진은 은혜를 배신한다. 이들 젊은 세대의 배경에는 하나같이 파행적 가정이 자리한다.상현 형제의어머니 인옥(박정수)은 난봉꾼 아버지 해성(주현)을 견디다 못해 어린 자식들을 버리고 재가,의붓아들 강재(권해효)를 데리고 산다.서영 엄마 명주는양오빠 선우(한진희)에 대한 사랑때문에 평생 딸에게 멸시받다가 불치병으로세상을 뜬다. 집행유예 기간 만료로 드라마에 첫 출연하는 이승연이 실제 연인으로 알려진김민종과 극중에서도 사랑을 꽃피우게 돼 화제다. ‘금잔화’‘야망의 불꽃’ 등의 최현경 작가와 김영진 PD가 함께 만든다. [손정숙기자]
  • 로마황제들의 눈물/라인하르트 라팔트 지음(화제의 책)

    ◎로마황제들의 업적·숨겨진 이야기 실어 카이사르의 암살과 더불어 후계자가 돼 로마의 통치권을 장악한 옥타비아누스는 원로원으로부터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받고 도시국가의 질서와 평화를 회복시켰다.이어 제위는 티베리우스,네로,베스파시아누스,티투스를 거쳐 암살된 도미티아누스까지 이어진 후 원로원이 66세의 네르바를 제위에 앉히면서 5현제 시대로 접어들었다.이 책은 로마황제들의 위대한 면모뿐 아니라 부정적인 이면상까지 여과없이 소개,읽는 재미를 더해준다.기원전 59년 공화정 로마 최고의 관직인 독재관의 자리에 오른 카이사르에서부터 363년 사산조 페르시아 정벌 출정중 부상을 당해 죽은 율리아누스 시대까지를 다뤘다.아우구스투스는 로마의 평화시대를 연 위대한 황제였지만 자신이 제정한도덕률에 따라 간통한 딸 율리아를 처벌하고는 평생 회한속에서 살았다.스스로 경건한 신의 대리자로 행세했던 도미티아누스는 또 어떠한가.그는 형 티투스에 대한 시기심과 열등감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많은 사람들의원망의 대상이 됐다.마침내 그는 측근들과 황후의 손에 의해 무참히 암살됐다.시리아 출신 황제 헬리오가발루스는 태양신을 섬김으로써 뭔가 다른 종교적 구심력을 찾으려 했지만 한낱 해프닝으로 끝났다.이 책은 로마 역사 전반에 걸쳐 황제들의 가계도가 매우 특이하게 짜여져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한 예로 네로 황제는 선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의 둘째 부인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의붓아들이면서 클라우디우스의 양자가 된 경우다.이것은 로마에서는 아우렐리우스 황제 이전까지는 친자에게 제위를 물려주지 않고 똑똑한 젊은이를 양자로 삼아 황제자리를 물려주는 전통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김이섭 옮김 찬섬 7천500원.
  • 개방파·「혁명소조」출신 친위그룹 주도/김정일의 적과 동지들

    ◎당 김용순·황장엽­적 「프라하 3인방」 포진/평일모자·빨치산출신 「잠재적」 반발세력 김정일이 일단 북한권력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그의 친위세력들이 대거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김일성이라는 절대권력자의 사망으로 인한 권력의 진공사태를 메우기 위한 필연적인 수순이다. 따라서 앞으로 김정일체제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긴 하나 당분간 북한정국은 친김정일 세력과 잠재적인 반대세력간의 물밑 암투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김세력과 반김세력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북한이라는 특수체제의 성격상 쉽지 않다. 우선 김일성 생전에 김부자간 권력세습에 대한 공개적인 반발은 곧 파멸을 의미했기 때문에 김정일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내연할 수 밖에 없었던 탓이다.그리고 김정일 친위세력은 대부분 김일성 추종세력과 겹치고 있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김정일은 지난 72년 당중앙위 비밀 전원회의에서 공식 후계자로 낙점된 뒤 꾸준히 자신의 시대에 대비해온 것은 사실이다.당·정·군에 걸친 주요 포스트에 은밀히 자신의 세력을 심어온 것이다. 이같은 그의 측근세력은 크게 ▲3대혁명소조를 중심으로 한 소장 저변 친위세력 ▲당·정·군의 이른바 혁명2세대 간부 ▲혁명1세대 중 김정일과 잦은 사적인 교유를 갖는 인물군 ▲친족세력 등으로 대별된다.이들은 상당부분 중첩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노동당쪽에선 김용순·김기남·김국태·황장엽 등이 눈에 띈다.이중 대남담당 비서와 최고인민회의통일정책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용순은 외교 및 대남관계 핵심브레인으로 등장할 전망이다.「주체사상」의 최대 이론가인 황장엽과 김정일의 각종 연설문 등을 대필해온 김기남 등은 김정일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우상화작업을 선도할 이론과 실무책임자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김정일의 권력안정에 핵심적 열쇠를 쥐고 있는 군쪽에선 오극렬대장과 김강환·김두남 두 전현 당군사부장이 대표적 측근이다.이들 중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였던 오증흡의 아들인 오극렬이야말로 군부내 「혁명2세대」 중 김정일의 최측근 인사로 차기 인민무력부장이 유력시된다는 관측이다.그는 김정일의 비호하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다 88년 오진우인민무력부장과의 마찰로 군총참모장직을 재임 10년만에 최광에게 넘겨준 바 있다. 행정 및 경제분야에선 프라하공대 출신의 3인방인 강성산·연형묵·박남기 등과 전현직 국가계획위원장인 김달현·홍석형 및 최영림 등이 측근인사로 거명된다.이들은 대부분 조심스럽지만 개방노선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는 대표적 테크노크라트들이다. 이밖에 김정일을 위해 중국 문화혁명기의 홍위병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해온 3대혁명소조를 이끌고 있는 장성택도 빼놓을 수 없는 측근이다.그는 김정일의 친여동생인 김경희의 남편이라는 사실 하나 때문에 김으로부터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있는 측근세력과는 달리 반김세력들은 수면하에 잠재해 있다.더욱이 어차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북한권력의 속성상 측근세력중에서도 김정일세가 약화될 경우 언제라도 등을 돌릴 인사가 상당하다는 관측이다.이같은 관점에서 주목되는 잠재적 반김 세력들로는 군부와 당에 걸친 이른바 「혁명1세대」그룹 일부와 군부내 소장 및 중견 장교층,그리고 김성애·김평일 등 족벌세력들이다. 김정일의 권력장악에는 오진우를 정점으로 최광인민군총참모장과 이을설호위총국장·백학림사회안전부장·김철만 국방위원을 비롯해 「혁명1세대」의 막내격인 김광진차수 등 빨치산 원로급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다.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그동안 김일성이 카리스마에 눌려 침묵을 지켰으나 내심 김정일의 노선과 지도력에 회의를 품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때문에 이들 중 일부가 동구유학을 다녀온 중견장교들과 연계해 김정일체제가 대외적 고립과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후원세력이나 언제든지 등을 돌릴 가능성도 있는 인물들로는 친삼촌인 김영주와 계모 김성애,이복동생 김평일 등 족벌세력들이다.특히 김정일과 후계경쟁에서 밀려나 18년의 은둔 끝에 지난해 일약 부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김영주는 일단 김의 후견인역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당정에 걸친 추종세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요주의 인물이라는 관측이다. ◎매부 장성택 가장 신임… 요직 앉혀/작년 재기한 숙부 영주의 향배에 관심/김정일과 족벌내 역학관계 김일성은 생전에 자신의 아들 정일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가족간 갈등에 대해 심히 우려했었다고 전해진다.그만큼 김정일과 다른 가족간 대립이 심각했고 이는 자신의 사후 정권존립 자체에 위험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일성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김정일과 자신의 후처 김성애,자신의 친동생 김영주,김성애와 사이에 난 아들 즉 김정일의 이복동생 평일과의 관계였다. 지난 72년 이후 20여년간 후계자로서의 정권 정지작업을 다져온 김정일에 있어서 가족관계는 철저히 적과 아의 개념이 분명했다.권력장악의 걸림돌이냐 추종세력이냐가 그 기본선으로 특히 김일성과 자신의 생모 김정숙(49년 사망)사이 관계인 「기본가지」와 계모 김성애(김일성과 56년 결혼)와의 관계인 「곁가지」를 철저히 구분했다. 따라서 김정일이 가장 신임하고 있는 것은 친 여동생으로 북한 여성계의 참모역할을 하는 당 경공업위원장인 경희와 그의 남편 장성택이다.그는 실세로 불리며 중앙당 27개 부서 가운데 3대혁명소조부·근로단체부·청년사업부 등 핵심 3개부서를 맡고 있다.이밖에 신임하는 사람으로는 자신의 브레인으로 사상적 부족함을 메워주는 가정교사 황장엽(전 김일성대총장으로 사상담당 당서기·김일성의 조카사위),양형섭(최고인민회의 의장·김의 4촌동생 김신숙의 남편),김정숙 민주조선 책임주필(김의 4촌동생)등이 있다. 김정일이 배척,김일성의 우환거리를 제공했던 이들과의 「가족화해」를 시사한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져 세계의 이목을 끈 것은 지난해.70년대 초반 남북조절위 공동위원장,10년간의 당조직위원장을 지내며 막강한 실력을 행사하다 75년 김정일에 의해 사실상 숙청된 김영주가 재등장한 것.당내 막강한 지원세력까지 김정일에 의해 「여독청산」란 이름으로 거의 제거돼 은둔생활에 들어간 그는 지난해 7월17일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관」 준공식에김부자등과 모습을 나타내고 이어 며칠뒤 당정치국서열 7위로 부상했다. 또 지난 71년 여맹위원장이 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다 김정일에 의해 73년 여사칭호를 박탈당하고 친동생 김성갑마저 평양시 인민위원장 자리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던 김성애도 마찬가지.80년 이후 줄곧 공식행사에 얼굴을 못내민채 평양근교 별장에서 두문불출해 오다 지난해 11월 노동신문에 쿠바여성대표단을 맞는 사진이 나오고 이어 여맹전원회의에서 「김정일지도자를 받들자」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지난달 김일성과 함께 카터 전미국대통령을 맞으며 내외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세계의 뉴스거리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한편 김평일은 김정일로부터 가장 박대를 받아온 인물.김일성을 닮은 건장한 체구와 카리스마적 얼굴,원만한 성격이 김정일로 하여금 그를 권력의 언저리에서 감시의 대상으로 올려 놓았던것. 불가리아 대사로,핀란드 대사로 겉돌며 북한주민들로부터 동정을 받았던 그가 최근 북한으로 돌아가 군요직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그 하나다. 이같은 김정일의 관용이 김일성의 심기를 편하게 해주는 단순한 배려로 그치고 김일성이 사망한 지금 다시 이들을 숙청하거나 「안거」토록 할는지는 분명치않다. 일단은 복권된 이들 친족들이 「조카의,의붓아들의,형의,처남의 대권에 도전하지 않고 적극 밀어주겠다」고 약조한 끝에 나온 족벌정치강화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정일족벌의 정확한 향배는 11일 이후 김정일이 정식 권력승계절차를 마치고 통치를 행사함에 따라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올들어 공식행사 6차례만 참석/「친필서한」은 부쩍 늘어… “충성경쟁 유도”/김정일 최근 어디서 뭘했나 김정일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아버지 김일성을 예우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몇가지의 콤플렉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1백58∼1백62㎝로 추정되는 단신에다 그의 연설문이 육성으로 단 한 차례도 방송되지 않을 정도로 말을 더듬는 콤플렉스가 있어 대인 기피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일의 최근 행적 가운데 특별히 눈에 두드러지는것은 없다.평소보다 활동이 눈에 띄게 뜸했다거나 아니면 왕성했다거나 하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김정일의 최근 행적에서 그의 권력승계 여부를 확인하는 단서를 찾기란 힘들다는 얘기이기도 하다.공식적인 자리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대신 뒤에서 조용히 기반을 다져 권력승계에 대비해온 것이다. 김정일이 올들어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여섯차례에 불과하다. 새해 벽두에 근로자들과 신년모임을 가진데 이어 2월 28일에는 조총련 책임부의장인 허종만과 면담했다.뒤이어 3월 5일에는 북한군 협주단 공연을 관람했고,4월 6일에는 최고인민회의 9기 7차회의에 참석했다. 4월 25일에는 군창건절을 맞아 아버지 김일성과 함께 564군부대를 시찰했고,5월 6일에는 조총련 제1부의장 이진규와 「친선담화」를 나눴다.지난달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처럼 의례적인 공식활동을 하면서도 실질적인 통치자로서의 정책지도 활동이라 할 수 있는 「현지지도」 및 외빈접견 활동은 김일성이 사망할때까지 단 한차례도 갖지 않았다. 올들어 김정일의 보이지 않는 행적 중 눈에 띄는 것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친필서한」을 보내는 숫자가 예년에 비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친필서한이란 김정일이 주민들에 대한 「사랑」을 과시하고,이들을 고무·격려하기 위해 직접 쓰는 편지이다.지난 90년 11월 1일 「조선중앙통신사」 당원들에게 보낸 것이 효시이다. 올들어 지난 5월초까지 7차례의 친필서한을 보냈다.예년의 1년치와 맞먹는다. 전문가들은 친필서한이 잦아지고 있는 것을 김정일의 「인덕정치」를 부각시키고 그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속셈으로 보고있다.사상적으로 취약한 새 세대들에게는 김정일에 대한 「대을 이은 충성」을 확고히 하고,핵문제로 국제적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청년 군인들에게는 김정일 체제 수호를 위한 긴장감을 불어 넣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후 김정일의 외형적인 행적에서 변화를 찾는다면 생산현장에 대한 「현지지도」가 줄어든 대신 군관련 행사 참여가 늘고 있는 점이다.군후방일꾼대회·전승기념탑 제막식·공병대회 등에 참석하고,전승기념 퍼레이드를 관람하는 등 군관련 행사에는 매우 활발하게 참여했다.지난해 4월 국방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 당연한 결과로 지적되고 있으나,권력승계에 대비해 군부를 미리 장악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 비류백제설(온가족이 함께 읽는 우리역사:16)

    ◎“「온조백제」외에 다른 백제 있었다”/충남이남지역 차지… 4C말 고구려에 멸망/재야사학자 김성호씨가 주장… 찬반 엇갈려 「한국사에 있어 삼국시대라고 알려진 시기는 사실상 사국시대였다.고구려·신라·백제외에 또 하나의 국가,즉 비류백제가 있었다.충남이남을 근거지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던 비류백제는 4세기말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침략을 받고 멸망한다.비류백제의 왕과 신하·백성들은 당시 그들의 식민지인 위 열도로 건너가 새 나라를 세우니 이가 곧 일본국의 시작이다」 위의 내용은 재야사학자인 김성호씨(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가 지난 82년 출간한「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에서 주장한 학설이다.한·일 양국의 고대사 연구에 있어 가히 혁명적이랄 수 있는 이「이론」은,그러나 발표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옳고그름을 가리는 검증과정을 거치지 못한채 아직 극단적인 찬반의 양론속에 묻혀 있다. 기성 사학자들은 대부분 『언급할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며 아예 무시하는 반면 많은 재야사학자들은 열광적인 지지를보내고 있다.다만 90년대 들어 김씨의 논문들이 박영석국사편찬위원장·박성수정신문화연구원 교수·최재석고려대명예교수등 원로 사학자들의「화갑」「정년퇴임」기념논문집에 잇따라 게재됨으로써 그가 이제서야 사학자로서「공인」받는게 아닌가 추측될 뿐이다.또 일부 학자들이 최근「비류백제설」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의사를 보이는 것도 큰 변화이다. 「비류백제설」은 「삼국사기」백제본기에 나오는 비류·온조 형제의 건국기록에서 출발한다.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비류·온조 형제는 고구려의 첫 임금인 주몽의 의붓아들이다.주몽의 친아들인 유류(또는 유리)가 아버지를 찾아오자 남쪽으로 내려가 각각 나라를 세웠다.형인 비류는 미추홀에,온조는 위례성에 도읍했는데 미추홀이 척박해 나라를 유지하기 힘들게 되자 비류는 자살했다.반면 비류쪽의 백성을 받아들인 온조의 나라는 더욱 강성해졌으며 후에 백제로 이름을 정했다』 정사에는 이처럼 비극적인 종말을 맞은 것으로 기록된 비류의 건국기에 대해 김성호씨는 한·중·일 3국의 각종역사책에서 단편적인 기록들을 끌어모아 전혀 다르게 구성했다.그의 주장을 들어보자. 『비류는 자살한 것이 아니다.그가 충남 웅진(현재의 공주)에 세운 비류백제야말로 한강 중부지역에 자리잡은 온조백제보다 강성했다.한반도 안에서는 호남 전역과 제주도,경남의 해안지역,서해 건너 황해도일대를 다스렸다.특히 일찍부터 해상진출에 눈떠 일본의 북구주 일대와 중국의 요서지방및 양자강일대에 진출했다.비류백제는 해외영토에 식민통치기구인「담로」를 설치해 통치자로서 왕자·왕의 동생등 친족을 파견했다. 이처럼 강성했던 비류백제가 일시에 멸망한 것은 광개토대왕이 수군을 동원,서해를 건너와 왕성을 기습공격했기 때문이다.겨우 목숨을 부지한 왕은 신하와 백성들을 이끌고 혈족이 다스리던 위 열도의 담로로 달아나 새나라를 열었다.비류백제의 영토와 백성은 형제국인 온조백제가 차지했다.온조백제는 이후 역사책을 만들면서 자체 역사에 비류백제사를 섞어놓아 비류백제는 결국 기록에서 사라졌다. 이같은 엄청난「이설」은 과연 무엇에 근거할까.다음 회에 알아본다.
  • 노름빚 안갚아 주는 계모에 앙심/이복동생 묶고 방화 살해

    ◎LPG가스통에 【청주=한만교기자】 18일 하오9시30분쯤 충북 청주시 서문동 99의1 나이트클럽 「롯데회관」건물 4층 차성렬씨(56·여·건물주)집 안방에서 차씨의 의붓아들 박용국씨(34·무직·대전시 중구 옥계6동 165)가 노름빚을 갚아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고 차씨가 낳은 이복동생 용항군(13·운호중 2년)을 LPG통에 묶고 불을 질러 숨지게하고 자신은 중화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4년전부터 많은 노름빚을 지게되자 차씨에게 빚을 갚아줄 것을 요구해 왔으며 특히 아버지 박원희씨(당시 66세)가 지난4월5일 작고한 뒤엔 『빚을 갚아주지 않으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 재산요구 의붓아들/계모가 청부살해

    【광명=조덕현기자】 경기도 광명경찰서는 28일 재산상속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폭력배를 동원,동거 남편의 아들을 살해한 의붓어머니 최창숙씨(42·여·대전시 서구 삼천동 가람아파트8동101호)와 청부살해범 김성준(25·대전시 대덕구 대화동108의32),신영복씨(21·대전시 유성구 대정동 산13의1)등 3명을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미 대통령 아들ㆍ딸들 “고뇌와 갈등” 언저리(세계의 사회면)

    ◎백악관의 2세들은 괴롭다/국민의 주시받아 행동제약/알콜중독ㆍ도박꾼 전락까지/「호기」보단 「도전」에 시달려 대통령의 자녀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자녀들은 부모의 후광으로 늘 화려한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그 화려함 뒤에는 적지 않은 고뇌와 갈등도 있다.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부처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적인 뉴스가 되고 있으며 동시에 그들은 스타를 능가하는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 자녀 가운데 일부는 대통령 자녀라는 이유로 개인적으로 적지않이 고통을 겪고 있다. 부시의 셋째 아들인 닐 부시(35)는 금융스캔들에 휘말려 있고 고명딸인 도로(31)는 이혼의 아픔을 겪고 있다. 큰 아들인 조지 W(44)는 당초 계획했던 텍사스주지사 출마를 포기했다.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을 업고 주지사에 선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게 그의 변. 뉴욕에 있는 대통령연구센터의 고돈 학시소장은 『대통령의 자녀가 되는 것은 걷기에 불편한 신을 신고 걷는 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모든사람들이 그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같은 대중의 관심에 대통령 자녀들은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의 자녀들은 흔히 대중의 요구와 기대감,그리고 지나친 관심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일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음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존 애덤스 대통령의 아들인 찰스는 알콜중독자가 되었고 급기야는 아버지로부터 의절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의 의붓아들인 토드는 도박꾼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아들은 백악관 테니스코트에서의 불의의 사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으며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들인 퀘ㄴ틴은 육군항공사로 1차대전에 참전했다가 피격되어 사망했다. 바바라 부시여사는 대통령 당선이 그들의 결혼생활을 강화시켜 주었지만 자녀들에게는 많은 부담감을 주고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특히 닐과 도로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닐은 지난 88년 12월 파산한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덴버상호신용금고 이사로 재직시 특정인에게 특정대출을 해주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닐은 지난 84년 자신에게 10만달러를 빌려주었던 사업가 케네스 굿에게 90만달러를 대출해 주었는데 이같은 대출이 사적이해관계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5명의 자녀를 두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대통령의 자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그것은 단지 「사치스러운 고민」에 불과할지 모른다. 인간적 고뇌를 가질 수 있겠지만 그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며 선택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