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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동북공정과 살수대첩/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동북공정과 살수대첩/박홍환 논설위원

    ‘싸움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원컨대 만족하고 그만두길 바라노라.’ 고구려 명장 을지문덕이 612년 6월 수나라 양제의 명을 받아 대군을 이끌고 침략한 우중문에게 보낸 시구다. 적장의 공을 한껏 추켜세웠지만 행간을 곱씹어 보면 이런 조롱이 없다. 당시 수나라 군대의 두 번째 침공에 거짓 패전을 거듭하며 평양성 인근까지 정예 병력 30만명을 유인한 을지문덕은 대대적인 반격 작전을 실행해 퇴각하는 적군을 살수(薩水·청천강)에서 대부분 수장시켰다. 압록강을 건너 요동성으로 퇴각한 적군 숫자는 고작 2000여명에 불과했다고 역사는 기록했다. 살수대첩이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도 ‘살수의 전쟁’(薩水之戰)이라는 항목으로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한다. 수나라와 고구려를 각각 개별 국가로 전제하고 살수대첩을 수나라의 침공과 고구려의 방어라는 의미로 평가한 셈이다. 이 평가가 언제 180도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의 공식 역사 교과서에서는 2016년부터 수나라 양제의 팽창정책을 ‘고구려 침공’이 아닌 ‘요동 정벌’로 은근슬쩍 바꿔 놓았다. 그렇다면 조만간 바이두 백과사전의 살수전쟁 항목이 ‘살수반란’으로 정정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국 이후 ‘다민족통일국가론’을 국가적 역사 서술 좌표로 설정해 놓은 중국 역사학계는 과거 중국 영토 내 역사를 모두 자국사로 편입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역사 침탈 논란을 일으킨 ‘동북공정’이 대표적이다. 중국 학계가 로키로 진행하면서 공론화하지 않았지만 동북공정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특히 지린(吉林)성 사회과학원과 지린대학 주관으로 동북 지방의 역사를 정리한 ‘동북고대방국속국연구총서’ 발간이 장장 10년여 만에 지난해 말 사실상 마무리됐다. 총 15권 500만자 분량이다. 중국 국가사회과학기금의 중대 사업 가운데 하나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상 동북공정의 ‘완결판’인 ‘동북고대방국속국연구총서’ 발간 사업을 통해 중국 역사학계는 기자조선부터 후금까지 과거 3000여년간 중국 동북 지역에서 흥망성쇠한 15개 독립 왕조의 모든 역사를 자국사에 편입했다. 우리 선조가 세운 부여, 고구려, 발해 등도 당대 중국 왕조의 지방정부(방국) 또는 속국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학계가 편찬한 고구려사라니. 김치도, 한복도 모두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그들 아닌가. 논란을 의식해서일까. 아직 총서 가운데 한 권인 고구려사는 대외 공개하지 않았다. 혹여 ‘살수대첩’을 ‘살수반란’으로 적어 놓지 않았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stinger@seoul.co.kr
  • 北 “3·1 운동 평양서 시작…일제 만고죄악, 철저히 계산할 것”

    北 “3·1 운동 평양서 시작…일제 만고죄악, 철저히 계산할 것”

    “일제, 야수적 탄압 극악한 범죄 만행”국경일·공휴일 지정은 안 해한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3·1 운동 102주년을 맞은 1일 북한이 3·1 운동이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시작된 독립 시위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일제의 만고죄악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일제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광남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실장과의 대담 형식의 기사에서 “1919년 3월 1일 평양에서 시작된 대중적인 독립시위 투쟁을 첫 봉화로 하여 봉기는 전국적 판도로 급속히 번져졌다”며 3·1 운동이 서울의 탑골공원이 아니라 평양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1919년 3월 1일 당시 각 종교지도자 33인의 대표자가 독립 선언문을 낭독하고 모두 체포된 뒤 학생 대표들이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다시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본격적인 3·1 운동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일제의 무력을 동원한 항일운동의 무자비한 탄압을 부각시켰다. 신문은 “3·1 인민봉기는 일제에 빼앗긴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애국 투쟁이었다”면서 “일제는 우리 인민의 정의로운 항쟁을 야수적으로 탄압하는 극악한 범죄적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日, 피 비린 과거 죄악에 사죄·배상 대신파렴치한 역사왜곡, 재침 책동 매달려”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3·1 운동과 그에 대한 일제의 만행을 서술하고 “영토팽창 야망과 인간증오 사상을 버리지 못한 일본 반동들은 우리 인민에게 저지른 피 비린 과거 죄악에 대해 반성하고 응당 사죄와 배상을 할 대신 파렴치한 역사 왜곡과 조선반도(한반도) 재침 책동에 의연히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3·1운동의 반(反)외세 성격을 부각하며 의미를 두지만, 이날을 국경일·공휴일로 지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공재개발서 빠진 남대문 쪽방촌 “주거권 대책을”

    공공재개발서 빠진 남대문 쪽방촌 “주거권 대책을”

    남대문 쪽방촌의 재개발 사업 추진과 함께 소유주들이 주민 퇴거를 압박하면서 공공이 이들의 주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가 서울역 일대의 쪽방촌 공공재개발 계획에서 빠져 있는 남대문 쪽방촌의 주거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쪽방촌 세입자들의 이주 대책과 주거권 보호 등을 정부가 세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대문 쪽방촌의 경우 이미 재개발 수익을 기대하고 지분매입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공공재개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김지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매매가 이뤄진 남대문 쪽방촌 지분 중 신탁을 맡긴 곳이 많다는 의미는 신탁 수수료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신속하게 재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소유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공공재개발이 논란이 되기 전에 민간 주도의 재개발을 빨리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난달 5일 ‘서울역 쪽방촌 정비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하자 지역의 토지·건물 소유주들은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은 소유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위원(변호사)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민간이 재개발을 하더라도 주거이전비를 지급하는 등 추가 손실 보상을 해야 하는데 민간이 개발하면 다양한 편법으로 이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남대문 쪽방촌 매입자가 세입자 퇴거를 계약 조건으로 거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임대아파트 건설 등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등 정부가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오는 3일 공개되는 인터랙티브 ‘3화’에서 남대문 쪽방촌과 노인 격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중국 탐사선이 가져온 ‘달 토양 샘플’ 첫 공개

    중국 탐사선이 가져온 ‘달 토양 샘플’ 첫 공개

    중국 무인 달 탐사선 ‘창어5호’가 지구로 가져 온 달 토양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창어5호는 지난해 12월 17일, 달 북서부 ‘폭풍의 바다’에서 채취한 토양과 암석 샘플 약 2kg을 가지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는데 성공했다. 신화통신은 “창어5호가 가져온 토양 및 암석은 물리적 특성과 화학 성분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미 일부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보도했다.중국국가항천국(CNSA)이 현지시간으로 23일 최초로 공개한 달의 토양과 암석 샘플 1731g을 담은 사진은 콘크리트와 유사한 짙은 회색빛을 띠는 달 토양과 암석을 볼 수 있으며, 달의 화산 활동에 의해 생성된 현무암 성분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달 토양 샘플을 일반인에 공개하기 위해 제작된 특수 용기는 ‘지구’와 ‘달’로 구성돼 있다. 달의 토양은 구형의 조형 아래의 빈 공간에 담겨 있으며, 용기에 중국의 지도 모형도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시간으로 24일, 특수 용기에 보존된 달 토양은 중국 국가박물관에 도착했다. 앞서 23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당 샘플에 대한 사전 공개식이 열렸다.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 “발사와 착륙, 귀환의 3단계 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면서 “달 토양 및 암석 샘플 직접 채취는 중국의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달 토양 및 암석 샘플 일부는 3월부터 일반에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창어5호가 레이더와 드릴을 이용해 표본을 채취한 ‘폭풍의 바다’는 12억 1000만년 전 토양과 암석이 존재하는 곳으로 예상된다. 창어5호가 채취하는 샘플은 지구에서 다세포 생물이 진화하기 시작한지 12억 년 전부터 존재한 비교적 최근의 달 토양이다. 지난해 1월 인류 최초로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중국은 올해 7월 자국 최초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년 사이 세 번째 우주 탐사 계획에 나서며 우주굴기를 이어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슈&이슈] 7년 만에 되찾은 요진 학교용지…업무빌딩은 언제?

    [이슈&이슈] 7년 만에 되찾은 요진 학교용지…업무빌딩은 언제?

    최근 경기 고양시와 한 건설업체 간의 다툼에서 2건의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먼저 고양시가 요진산업으로 부터 적어도 한국프레스센터의 1.1배 연면적(6만5000㎡)규모인 약 1000억원대 업무빌딩을 기부채납 받아야 한다는 법원 1심 판결이 나온 것이고, 또 하나는 7년 전 눈뜨고 빼앗긴 일산 백석역 인근 학교부지를 요진산업 설립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휘경학원으로 부터 되찾아왔다는 것이다. 언뜻 고양시가 큰 성과를 거둔 것 처럼 보이는 이 2건은 사실 본전을 밑돈다. 2건의 기부채납은 1998년 12월 일산신도시 조성 당시 주상복합아파트는 건축할 수 없어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출판단지 터(일산동구 백석동 1237 일대 11만 1013㎡)를 요진개발이 한국토지공사로부터 643억원(3.3㎡당 약 191만원)에 매입하면서 비롯됐다. 요진은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며 토지 용도변경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특혜’라는 여론에 밀려 10년 가까이 빈터로 방치하던 중 약 1200억원 상당의 업무빌딩과 학교용지, 개발에 따른 초과 이득금의 절반을 고양시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수 있었다. 고양시 허가에 따라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2016년 여름 공사가 마무리 돼 입주가 시작됐지만, 요진측은 이날 현재 까지도 기부채납하기로 한 3건 중 업무빌딩과 초과이득금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양시는 2016년 5월 요진을 상대로 ‘기부채납 의무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해 2017년 12월 ‘원고 일부승소’ 했으나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은 ‘본 소송(확인의 소)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후 고양시는 요진개발을 상대로 연면적 8만5083㎡ 규모의 업무빌딩을 기부채납하라며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 19일 연면적 6만5465㎡만 기부채납하면 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요진 측이 주장한 기부채납 규모(1만614㎡)도 일축했다. 고양시는 이날의 소송 결과를 ‘고양시, 요진 기부채납 관련 1심 판결 사실상 80% 승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마치 고양시가 승소한 것 처럼 연출했다는 비난을 샀다. 이를두고 고철용 비리행정척결본부장은 “이번 이행의 소 1심에 인지액으로 5억원이 넘는 혈세를 지출하고도 3년 여 전 ‘기부채납 의무존재 확인 소송’ 1심 판결 때 보다도 1만㎡나 적은 결과를 얻은 것은 시간적·금전적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개탄했다. 고양시는 지난 18일 휘경학원으로 소유권을 빼앗겼던 백석동 요진Y시티 내 학교부지 1만2092㎡의 소유권을 7년 만에 되찾아 왔으나 빼앗기지 않아도 될 토지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밖에 고양시는 요진Y시티 초과이득금에 대해서는 아직 회계 검증 조차 하지 않고 있다. 요진은 초과이득금에 대해 “공사 비용이라든지 분양관련 비용 등을 다 제했을 때 수익률이 1.74%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내놓을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취중생]‘분리배출 가능‘,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취중생]‘분리배출 가능‘,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분리배출’ 표시가 붙었지만 사실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포장재가 많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금속 스프링이 달려 분리하기 어렵거나, 여러가지 플라스틱을 섞어서 만들어진 경우가 그렇습니다. 색깔이 들어간 플라스틱이나 코팅된 종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평가 제도’로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해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급을 표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화장품은 예외가 됐습니다. 환경부가 2023년까지 포장재 회수율이 15%, 2025년까지 30%, 2030년까지 70%를 충족할 수 있다도 인정하면 등급 표시를 안 해도 된다고 행정예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화장품 용기의 90% 이상은 재활용이 어렵다고 분류됩니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각종 색깔이 들어간 데다가 유리, 플라스틱,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혼합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입구도 좁아 깨끗하게 세척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지난 5~21일 약 2주 동안 전국 86개 상점에서 시민들은 370㎏에 달하는 8000여개 빈 샴푸, 린스, 스킨, 로션 등 화장품 용기를 모았습니다. 화장품 기업들이 “재활용이 되지 않은 예쁜 쓰레기를 책임지라”는 의미에서입니다. 다음달까지도 ‘화장품 어택’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녹색연합, 알맹상점 등으로 구성된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은 화장품 업계가 재활용이 용이한 재출로 용기를 바꾸고, 작은 제품들은 기업이 회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H&B 스토어 등에서도 용기를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환경부에는 화장품을 ‘적용예외’로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습니다.이 뿐만이 아닙니다. ‘친환경’이라고 생각하는 ‘생분해 플라스틱’도 사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특정한 온도나 습도 등 일정한 환경에서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합니다. 비닐통부, 랩, 식품용기까지 다양한 제품·포장재에 쓰입니다. 2015년 생분해성 수지 제품으로 인증받은 제품은 119개였지만 2020년 9월 말 기준으로 516개까지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생분해 플라스틱은 대부분 소각된다고 환경단체는 지적합니다. 종량제 봉투의 약 52%가 소각처리 되기 때문입니다. 재활용 쓰레기로 착각해 분리배출하면 선별 작업을 할 때 혼란스럽다고도 합니다. 분해가 되어도 미세한 조각이나 독성 잔류물이 남을 수 있어 퇴비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자연에서 분해된다는 생각에 1회용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녹색연합은 ‘플라스틱 이슈리포트’에서 이렇게 지적합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환경을 지키는 것은 불필요한 제품이나 포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사용해야 한다면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생산·차용·처리 과정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해야 합니다.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과 정부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남자는 여자 3명 거느려야” 女센터장 막말에 54명 줄퇴사 [이슈픽]

    “남자는 여자 3명 거느려야” 女센터장 막말에 54명 줄퇴사 [이슈픽]

    서울 자치구 위탁 복지센터 직원들 반발“장애인 펜 말고” 비하·외모 지적 쏟아내구청, 조사 진행 중…센터장 대기 발령 “남자는 3명의 여자를 거느려야 했다. 오솔길을 같이 걸을 여자, 잠자리를 같이 할 여자, 가정용 여자.” 서울 한 자치구의 복지센터장이 이런 막말을 지속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구청이 지도·감독에 나섰다. 26일 서울의 한 자치구에 따르면 이 구청의 위탁을 받아 여성·가족 관련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센터의 기관장이 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센터의 직원들은 “센터장 본인이 여성이면서도 이런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구청 홈페이지 내 게시판 ‘구청장에게 바란다’에 글이 올라오면서 드러났다. 해당 글에서 직원들은 센터장의 문제 발언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센터장은 고장 난 펜을 가리켜 “이런 장애인 펜 말고 다른 것을 달라”고 비하했다. “브런치는 애들 학교 보내놓고 할 일 없는 엄마들이 밥 차리기 귀찮을 때 먹는 것 아니냐”고 여성 비하 발언을 하거나, 특정 고등학교를 비하하며 “○○ 고등학교는 2명이 들어갔다가 3명이 나오는 곳”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센터장은 대관 업무에 여성성을 활용하라는 의미로 “구청에 가서 애교스럽게 ‘뭘로 사죠?’ 물어보고 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이 쪘다는 맥락으로 “○○처럼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생겼다 그러면 모르겠는데…”라며 외모를 지적하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기도 했다. 직원들은 해당 센터장이 부임한 뒤 3년여 동안 총 54명이 퇴사했으며, 근무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한 사람이 4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구청은 사건을 인지한 즉시 노무법인을 선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센터장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구청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 중에는 분리조치 하도록 돼 있어 노무사 권고에 따라 센터장은 대기발령 됐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가덕도신공항....‘제2의 4대강사업’ 부메랑 걱정하는 국토부

    가덕도신공항....‘제2의 4대강사업’ 부메랑 걱정하는 국토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 이후 국토교통부가 고민에 빠졌다. 정치권이 특별법 제정으로 밀어붙인 가덕도신공항건설을 추진해야 할 주무 부처로서 정치적 비판은 물론 행정적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공항은 경제성·안전성·기술성·지역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입지를 선정한다. 그래서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러 후보지를 놓고 객관적인 타당성을 검토하고서 후보지를 선정하는 게 원칙이다. 동남권 신공항건설 정책도 이런 과정을 거쳐 2016년 김해신공항으로 최종 결정됐다. 김해신공항건설은 국내외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검토를 거쳤고, 오랫동안 갈등을 겪던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 정치권이 모두 수용했던 사업이다. 국토부는 그래서 설령 새로운 후보지를 선정하더라도 김해신공항건설 정책을 폐기하는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정치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여당으로부터는 특별법 추진 초기부터 가덕도신공항건설을 반대하는 집단으로 인식돼 연일 압박과 비판을 받는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 지난 25일에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는 직접 ‘옐로카드’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가덕도신공항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국토부가 의지를 갖지 못하면 원활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질책한 한 것이다. 국토부는 논란이 됐던 보고서도 가덕도신공항 건설 정책결정 절차의 문제를 강조하고자 내밀었던 것인데, 정치권에 반기를 든 것처럼 비쳐 곤혹스럽다고 했다.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해 추진하는 사업을 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최소한 ‘정치적 보험’을 드는 차원으로 보고서를 냈다는 것이다. 국토부 한 고위 공무원은 “국토부 공무원으로서는 정치적 결정을 거부하거나 반대할 힘도 없다. 문제의 소지를 없애고자 주무부처로서 법 제정 절차를 강조한 것인데 정치논란에 부처를 끌어들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 반대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돌렸다는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는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 행정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정치적으로 이미 결정된 정책을 추진하려고 당위성·타당성을 만들어가면서 사업을 벌여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정상적인 정책 추진과정과는 앞뒤가 바뀐 것이다. 영혼 없는 공무원 집단이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국토부 공무원의 영혼은 강물에 떠내려갔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터라 더욱 그렇다. 특별법 제정 이전에 기존 정책 폐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던 국토부는 바짝 엎드렸다. 변창흠 장관을 비롯해 직원들은 “정치권이 특별법을 만들면 따라가야 하고, 차질 없이 정책 뒷받침을 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천문학적인 재원확보, 안전성 확보, 환경단체 반대 등도 극복해야 한다. 김해신공항 건설 정책을 어떻게 무효화 할지도 숙제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특별법으로 추진되는 만큼 기존 정책은 자동 폐기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정책을 버리는 명분과 근거는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TV프로 대담에서 “특별법 제정 이전까지는 김해신공항이 정부안이었지만, 특별법 제정 이후엔 기존 정부안은 의미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김해신공항이 가덕도신공항과 기능이 중첩되기 때문애 기존 정책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6차 공항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양민규 서울시의원 “25년 미해결과제 ‘중학교학생배정’ 정책…결국 반토막”

    양민규 서울시의원 “25년 미해결과제 ‘중학교학생배정’ 정책…결국 반토막”

    서울특별시교육청이 20년 동안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중학교학교배정’을 위한 학교군개선을 위해 2020년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가 사실상 결과가 미흡한 정책반영이 불가한 용역으로 밝혀졌다. 양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영등포4)은 지난 25일에 열린 제299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주요업무보고에서 서울시교육청이 2020년 진행한 ‘서울특별시 중학교 학교군 설정 및 배정방법 개선 연구용역’ 결과가 중학교배정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결론을 사실상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1998년 이후 재건축과 재개발 등으로 인구변동이 심해졌음에도 20년 넘게 같은 중학교 입학 배정 기준을 적용해 해마다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양 의원은 중학교 학생배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차례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나 교육현장에 맞는 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한 채 연구만으로 끝난 전례가 있음에도 이번 연구용역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중학교 학교군 설정 및 배정방법 개선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1안은 ‘근거리 균형배정’안으로 학생들에게 최단거리의 통학여건을 제공하나, 법령에서 정하는 배정방식으로는 미흡했다. 2안인 ‘선지원 근거리 배정’안은 학교 선택권이 보장되나 원거리 배정 및 선호학교로 몰릴 수 있어 학교 간 서열화 우려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양 의원은 “연구용역결과에 따르면 중학교배정의 근본적인 문제인 학교군 설정을 다루지 못하고, 전체 46개 학교군 중 4개 학교군만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분석해 통계자료로서 활용하기에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전체 학교군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연구가 이뤄지도록 담당부서에서는 최소 1억 이상 규모의 정책연구를 제안했으나, 정책안전기획관에서 이를 반으로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원은 “연구용역을 통해 정책수립을 해야 할 교육청이 연구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반토막예산으로 사실상 반영이 불가능한 연구결과를 마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홍보했다”고 질타했다. 또한,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46개 학교군을 대상으로 연구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아 서울시교육청이 근본적 문제 해결 의지와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현실성 있게 중학교배정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하! 우주] 파커 태양탐사선이 찍은 ‘놀라운 금성 사진’ 공개

    [아하! 우주] 파커 태양탐사선이 찍은 ‘놀라운 금성 사진’ 공개

    -NASA 파커 솔라 프로브의 금성 플라이바이 때 촬영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루브가 지난 2월 20일(현지시간) 금성을 네 번째 스윙바이하면서 놀라운 금성 사진을 찍었다고 NASA에서 발표했다. NASA의 미션 과학자들은 작년 7월 비슷한 기동 중에 캡처한 멋진 금성 이미지를 공개하여 네 번째 금성 플라이바이(근전비행)를 끝낸 파커를 축하했다. 15억 달러가 투입된 파커 탐사선은 태양 코로나와 태양풍에 얽힌 수수께끼들을 풀기 위해 2018년 8월에 발사되었다. 파커의 태양 탐사는 전례없이 대담한 것으로, 7년 동안 총 24차례의 태양 근접 플라이바이를 실시하며, 플라이바이 회수가 진행될수록 태양에 점점 더 근접하여 2025년 최종적으로는 태양에 616만km까지 시속 69만km로 접근하게 된다. 이는 지구-태양 간 거리 약 1억 5천만km의 4%에 해당할 만큼 가까운 거리다. ​파커 탐사선이 총 7차례 금성을 플라이바이하는 이유는 태양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궤도를 얻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3차례의 플라이바이 기동이 더 남아 있는 셈이다. NASA의 과학자들은 이 7차례의 금성 접근비행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파커의 과학장비들을 이용해 금성 탐사라는 과외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옥을 닮은 지구의 쌍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금성은 아직까지 인류가 모르는 수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2020년 7월 11일, 파커 탐사선은 금성으로부터 1만 2380km 떨어진 거리에서 세 번째 금성 플라이바이를 수행했는데 , 금성의 지름이 약 1만 2100km이므로, 거의 그 거리만한 고도에서 금성을 스윙바이한 셈이다. 근접 기동하는 동안 미션 팀은 우주선의 광시야 카메라(WISPR)를 작동해 금성의 놀라운 이미지를 잡아냈던 것이다. WISPR는 태양이 뿜어내는 태양풍, 곧 하전된 입자의 흐름과 코로나 질량방출을 가시광선 이미지로 잡아낼 수 있도록 설계된 장비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려한 색상의 행성 이미지는 아니다. 거기에는 색상도, 복잡한 구름도, 우주적 분위기도 없다.  그러나 NASA 발표에 따르면, 이것은 지구의 이웃 금성의 매혹적인 모습이며 과학자들에게 던져진 흥미로운 연구 과제다. 이미지에서 보이는 금성의 가장자리의 밝은 테두리는 행성의 상층 대기에 있는 산소원자들이 결합할 때 방출하는 빛일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행성의 밤 지역에서 발생하여 야광을 생성한다. 이미지를 가로지르는 줄무늬도 아직까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일부는 우주선(宇宙線)의 흔적이거나 햇빛을 반사하는 먼지일 수 있으며, 또 일부는 우주 먼지의 충돌로 인해 우주선 자체에서 떨어져나온 작은 입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하이라이트는 금성 자체로, 과학자들이 WISPR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존스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의 WISPR 프로젝트 과학자 안젤로스 볼리다스는 성명에서 "WISPR는 가시광선 관찰을 위해 맞춤 설계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우리는 구름이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카메라는 금성 지표까지 잡아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기기는 금성의 표면 온도 차이까지 포착했다. 행성 이미지 중앙에 있는 어두운 얼룩은 아프로디테 테라라고 부르는 거대한 고원지대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의 암석이 주변 지역에 비해 섭씨 30도 정도 더 낮다는 것을 알고 있다. WISPR가 이 온도 차이를 포착했다는 것은 기기가 구름을 관통해 볼 수 있도록 금성의 두꺼운 대기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거나, 또는 WISPR가 설계와 달리 일부 근적외선을 포착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만약 그렇다면 이는 우주선의 주요 목표인 태양을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볼리다스 박사는 "어느 쪽이든 흥미로운 과학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시나리오가 실행 중인지 확인하기 위해 WISPR는 2월 20일 파커 솔라 프루브의 네 번째 금성 플라이바이에서 우주선이 금성 표면에서 2400km 이내에 도달한 최접근 시점인 오후 3시 5분 그와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이 이미지를 받으려면 4월 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파커 탐사선의 다음 이정표로는 4월 29일 태양 플라이바이가 기다리고 있으며, 다음 금성 근접비행은 10월 16일로 예정되어 있다.  파커 태양 탐사선에는 4개의 관측장비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들 장비는 태양의 내부 활동과 태양풍의 고속 원인,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태양 표면 온도보다 수백 배나 높은 태양 코로나의 비정상적인 고온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최대한의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기성용 성폭력, 충분한 증거 있다…공개 가능”…학폭 가해는 인정(전문)

    “기성용 성폭력, 충분한 증거 있다…공개 가능”…학폭 가해는 인정(전문)

    법률대리인 “기성용 측 압박 있었다”“기성용·구단에 증거 제출하겠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의 미드필더 기성용(32·FC서울)에게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들이 증거 공개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증거는 충분하고 명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6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틀 전 밝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 증거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본인 또는 소속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 행태가 계속된다면 부득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증거 공개 가능성도 열어뒀다. 박 변호사 측은 “기성용 측의 압박이 있었다”며 “지금은 피해자인 C씨와 D씨 모두 증거를 구단에 제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변호사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축구 선수 출신인 C씨와 D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보도가 나오자 가해자 A선수로 기성용이 지목됐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는 곧바로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기성용 “제 축구 인생을 걸고 저와 무관”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긴말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성용은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폭로자 측이 하루 만에 다시 입장을 낸 것이다. 박 변호사는 “C와 D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사례를 들기도 했다.박 변호사 “학교폭력 가해자 맞다…사안의 본질 아냐” 박 변호사는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를 통해 C와 D가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박 변호사는 “C와 D는 2004년도에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다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C와 D는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이번 사안의 본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성용 성폭력 의혹 제기’ C씨와 D씨 입장 전문 1. 기성용 선수가 C와 D에게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 이틀 전인 2021. 2. 24.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의 내용은 모두 사실입니다. 즉 C와 D는 전남 모 초등학교 축구부 5학년 시절, 6학년인 기성용 선수와 다른 가해자 B로부터 수십 여 차례에 걸쳐 구강성교를 강요받았습니다. - 이미 기성용 선수가 2021. 2. 24. 자 보도자료에 기재된 “가해자”가 자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지하고 다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이에 대한 반박 인터뷰를 하였으므로, 기성용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도록 하겠습니다. □ 본 변호사는 이에 관한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 이 증거자료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선수 본인 또는 기성용 선수가 소속된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 합니다. 다만 현재와 같은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적 행태가 계속된다면 부득이 공개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 한편, 우리나라의 법원은 성범죄(물론 기성용 선수의 경우 당시 형사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여 법률상 “범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의 경우 물적 증거가 없고 단지 피해자의 진술만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경우 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 사건의 피해자 C와 D는, 그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기성용 선수가 피해자 C에게 특별히 구강성교를 면제해 준 날이 있었는데, 당시 어떠한 상황에서 기성용 선수가 무슨 말을 하며 피해자 C에게 “은전”을 베풀었는지에 관하여, 피해자 C는 매우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1. 이 사건의 쟁점은 어디까지나 2000. 1.~ 6.사이에 벌어진 기성용 선수 및 다른 가해자 B의 성폭력 행위입니다. □ C와 D가 2021. 2. 24. 본 변호사를 통하여 기성용 선수가 저지른 성폭력 행위를 폭로하자, 일부 언론매체들은 2021. 2. 24. 저녁 무렵부터 C와 D가 2004 년도에 저지른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를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습니다. □ C와 D는 2004년도에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참고로 C와 D가 연루된 2004년도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철저한 조사를 통하여 당시 C와 D는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본 사안의 본질에 대해 눈을 질끈 감은 채, 오로지 2004년도 사건만을 언급하여 C와 D를 과오를 찾아내어 이를 부풀려 인신공격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바, 그 의도의 integrity를 심각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참고로, 2021. 2. 24. 늦은 밤부터 2021. 2. 25. 새벽에 이르는 짧은 시간 동안, 기성용 선수를 옹호하고 피해자 C와 D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인신공격하는 내용의 엄청난 양의 기사들이 작성되어 이것이 각종 블로그에 폭발적인 분량으로 인용, 게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과 같이 인위적이고 조직적인 여론조작 시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증거판단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해 주십시오 □ 본 변호사는 2~3곳의 언론매체에, 본 변호사가 피해자 C 및 D와 나눈 통화녹음파일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 위 통화녹음파일에는, “기성용 선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정정보도문을 다시 배포할 것을 기성용 선수 측으로부터 요구(강요)받은 피해자 C와 D가 괴로워하며 본 변호사와 상담하고 고민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즉 위 통화녹음파일은, 기성용 선수가 본 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인 것입니다. □ 그런데 위 통화녹음파일을 제공받은 언론매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위 통화녹음파일의 내용과 의미에 관하여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를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이 사건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심지어 “피해자들과 변호사 사이에 내분(자중지란)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보도한 매체도 있었습니다. 영명하신 기자분들께서, 진정 위 통화녹음파일에 담긴 대화가 담고 있는 의미와 전제를 파악하지 못하신 것인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1. 본 변호사에 대한 터무니없는 사실 왜곡와 인신공격을 중단해 주십시오 □ 일부 언론들은, “기성용 선수의 반론이 나온 후 본 변호사와 피해자가 잠적 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하며, 마치 기성용 선수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 그러나 본 변호사는 잠적하거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사실이 없습니다. 최초 보도자료가 나간 2021. 2. 24.오전부터 본 변호사의 핸드폰과 사무실로 하루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바, 본 변호사가 이 전화들을 모두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본 변호사에게는 생업을 위해 변호사로서 처리해야 할 본연의 업무들(재판, 회의, 상담)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당연히 본 변호사가 본의 아니게 받지 못하거나 콜백을 못해 드리는 전화가 있었을 것입니다. 기자 분들 역시 상식적으로 이러한 사정을 능히 짐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 그런데 일부 언론매체의 경우, 원하는 때에 본 변호사와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점을 기화로, “피해자와 변호사가 잠적해버렸다”는 식의 기사를 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에 대해 정중히 시정을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 특히 모 지상파 매체의 경우, 본 변호사가 별개의 다른 사건의 인터뷰 당시 촬영한 화면에 자막으로 본 변호사의 멘트를 삽입하여 방영하는 엽기적 행태를 보였는바, 이에 대한 시정 및 해명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1.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가해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 그 뿐입니다. □ 본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본 사안의 경우 가해자인 기성용 선수와 B씨가 사건 당시 형사미성년자였을 뿐 아니라, 이미 공소 시효도 경과되어 형사처벌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한 민사소멸 시효도 완성되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이 사건을 알린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오로지 가해자들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피해자들은 가 해자들의 창창한 인생을 망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피해자들은 다만 자신들이 수십 년 간 겪어 왔던, 가슴을 짓눌러온 고통을, 가해자들의 진정 어린 사과로써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싶을 뿐인 것입니다. □ 이것이 그렇게 무리하고 비난받아야 할 바램인지요.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기고] 탄소중립에 대한 오해/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기고] 탄소중립에 대한 오해/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

    코로나19 위기가 유럽연합, 미국, 한국의 그린뉴딜을 촉발시켰고, 기후 위기는 탄소중립에 대한 국제 합의를 이끌어냈다. 2020년을 시점으로 이제 소수 전문가나 환경단체의 주장이 아니라 바이든, 시진핑, 문재인, 메르켈 등 세계 지도자의 주류 담론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올해 안에 세부 실천계획인 탄소중립 로드맵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이견과 오해도 나오고 있는데, 이를 점검해본다. 첫째, 탄소중립을 의미하는 ‘온실가스 넷제로’에 대한 오해다. 2050년이 되면 발전·산업·수송·건물 부문에서 탄소배출이 완전히 제로가 되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지 않냐는 지적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는 배출도 되지만 숲이나 바다를 통해 흡수도 된다. 연간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면 순 배출량은 제로가 되고, 이게 넷제로다. 각 부문의 탄소배출을 대폭 줄이긴 해야 하지만, 국내외에서 탄소흡수를 늘리면 넷제로가 되는 것이다. 둘째, 인공부분이 자연부분 배출 온실가스보다 매우 적어 영향도 적다는 오해다. 국제탄소기구(GCP)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은 해양에서 3300억톤, 육상에서 4400억톤이지만 각각 그대로 흡수돼서 자연부분은 넷제로 상태다. 반면, 매년 화석연료에서 340억톤, 농지에서 60억톤이 배출되어 육지가 130억톤, 해양이 90억톤을 흡수했다. 나머지 180억톤은 매년 대기에 누적된다. 그 결과, 지난 60년간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315ppm에서 415ppm으로 32%나 늘었다. 연간 배출량만 보면 자연이 7700억톤으로, 인공부분 400억톤은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기후위기를 초래한 주범인 것이다. 셋째, 탄소중립은 환경문제라는 오해다. 기후변화라는 환경 이슈로 출발한 것은 맞지만 탄소중립은 경제·산업, 사회·복지, 정치·지역, 외교·안보 이슈다. 바이든이 취임하자마자 국제기후협약에 가입하고 송유관·가스관을 폐쇄하며 전시동원체제에 준하는 대응을 한 것이 좋은 예다. 매년 5000조원의 에너지·자동차산업을 놓고 각축전이 시작됐다. 국내서도 지역균형뉴딜에 지방 정부들이 탄소중립 관련 사업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G7, P4G 정상회의 주요 의제다. 재생에너지 100%로 가동되는 RE100 기업도 280개에 달한다. 넷째, 탄소중립은 국내용이라는 오해다. 물론 2050년에 국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세계가 공통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다. 관련 산업과 경제규범이 같이 바뀐다. 예컨대, 탄소 국경세와 내연기관 규제가 본격화되면 화석연료 기반의 철강·석유화학·정유·자동차·조선·발전산업은 좌초 산업이 된다. 수많은 무역·기술 장벽이 예고돼있다. 세계 탄소중립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일자리·창업·사업 기회 상실도 우려된다. 국내 탄소중립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세계 탄소중립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다. 다섯째, 부지 부족으로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오해다. 예컨대, 현재의 우리나라 모든 전력을 태양광으로 생산한다면 400GW가 필요하다. 100GW는 별도의 토지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의 도시 건물과 시설물을 활용해 설치할 수 있다. 300GW는 전용부지가 필요한데, 국토의 63.4%인 임야를 제외하고도 전답 18.7%, 도로 3.3%, 하천 2.8%, 기타 8.6%가 있다. 이 중 2~3%P를 환경을 고려해 활용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청정기술이 탄소중립에 기여할 것이라는 오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등이 탈탄소 기술로 제안되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10년간 원전의 경제성은 악화됐지만 태양광·풍력발전은 각각 7배, 2배 개선되며 앞지르기 시작했다. 원전은 소형화되고 분산될수록 경제성과 핵 비확산성은 불리하다. 핵융합로는 2050년 상용화와 거리가 멀다. 탄소중립은 산업재편의 좋은 기회지만 대비하지 못하면 재앙이다. 함께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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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 네트워크(매슈 O 잭슨 지음, 박선진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가 인간 네트워크의 고유한 특징들이 어떻게 일상의 생각과 사회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한다. 능력주의 허구를 파헤친 저자는 네트워크에서의 위치가 권력을 결정한다고 분석하고, 단순한 복지정책만으로는 계층 이동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힌다. 480쪽. 1만 9800원.서울 편지공화국(전경일 지음, 다빈치북스 펴냄) 전경일 인문경영연구소장이 18~19세기 조선 실학자·예술가 집단이 겪은 사건과 인적교류를 엮어 이들의 문화사적 관계망을 책으로 엮었다. 한백겸, 이수광, 김육, 유형원 등 당시 실학자들의 서신 교환, 여행 등을 살펴봄으로써 조선 후기 지식인·예술가 집단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400쪽. 1만 8500원.변신의 역사(존 B 카추바 지음, 이혜경 옮김, 미래의창 펴냄) 소설가의 시각으로 늑대인간부터 지킬 박사까지 전 세계 신화와 전설 속에 남아 있는 ‘셰이프 시프터’(모습을 바꾸는 존재)의 흔적을 탐구했다. 동굴벽화에 새겨진 선사시대 사냥꾼들의 비밀, 18세기 프랑스를 공포에 떨게 한 늑대인간 이야기의 유래 등을 살펴본다. 320쪽. 1만 6000원.휴먼카인드(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인간의 감춰진 본성에 대해 집대성한 연구서. 저자는 ‘인간 본성이 과연 이기적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인간은 악마가 되기보다 선한 행위를 위해 필사적으로 애쓴다’고 결론짓는다. 588쪽. 2만 2000원.여권의 발명(존 토피 지음, 이충훈 외 2인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사회학자인 저자가 해외여행에 필수적인 여권의 변천사와 사회적 의미를 성찰한 책. 인간의 보편적 권리인 이동의 자유와 여권의 이면에 숨겨진 포섭과 배제의 논리를 연구했다. 국가는 어떻게 국민의 이동권을 규제하는지도 사회학적으로 탐구한다. 384쪽. 1만 8000원.진심의 꽃(오석륜 지음, 역락 펴냄) 일본어 학자이자 번역가인 오석륜 시인의 첫 산문집. 가난과 폐결핵, 부모님의 죽음, 두 번의 화재 사고를 겪어야 했던 저자가 포기하지 않고 삶을 영위해 나간 과정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다. 우리 문화가 세계적인 유산으로 발전하려면 세계적인 것을 외치기 전에 우리 고유의 미적 세계에 천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252쪽. 1만 5000원.
  • 서해 경계선 부정하던 北 불완전 합의로 서해교전 경제로 군사충돌 덮기로 ‘NLL’ 합의서 명시 진전

    정전협정의 해상분계선은 지상과 달리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서해의 경계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道界)를 연장한 선으로 그어졌다. 그마저 이 선은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섬들의 관할을 나타내는 표시일 뿐이었다. 그래서 유엔사는 북방한계선(NLL)을 설정해 초계활동과 어민들의 진출 범위를 제한해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자 했다. 이 선은 군 내부용이었기 때문에 설정 당시 북한에 통보되거나 합의되지 않았다. ●미국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 제기 북한은 1973년 12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처음 제기했다. 북한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이유는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은 데탕트 분위기에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이 해체되자 정전협정의 재논의를 염두에 두고 서해의 불완전한 경계선을 이슈로 삼으려 했다. 서해의 분쟁지역화는 한반도 문제를 미국과의 대화로만 풀려 하는 중국에 대한 항의 표시이기도 했다. 아울러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를 앞두고 영해선과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점하려는 측면도 있었다. 서해 경계선 문제가 남북대화에서 처음 논의된 것은 1990년대 초반 남북고위급회담에서였다. 남한은 NLL이 실질적인 분계선 역할을 해 왔다며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반면 북한은 양측이 합의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해상분계선의 설정을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는 선에서 절충했다. 불완전한 합의는 1999년 이후 서해 교전으로 이어졌다. 북한은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해상분계선의 합의 부재 때문이라며 새로운 경계선 설정을 요구했다. 유엔사가 응하지 않자 북한은 일방적으로 해상경계선을 선포했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서해에서의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조치를 마련하려고 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장성급회담이 개최됐지만, 남한의 NLL 고수 원칙과 북한의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 요구는 합의될 수 없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제안해 김정일 위원장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이 구상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 평화·경제 지도를 덮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북은 후속 회담인 국방부 장관·인민무력부장 회담에서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다시 맞섰다. 남한은 NLL을 기준으로 한 등면적 안을 제시한 반면 북한은 어로구역을 NLL과 자신들이 선포한 해상경계선 사이에 두자고 했다. ●2018년 판문점 선언서 평화수역 설정 합의 결국 이 문제는 2018년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해결됐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물론 합의서에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을 군사연습 중지구역으로 설정한다고 돼 있다. 이 안은 과거 북한이 공동어로구역의 범위를 강화만 일대까지 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NLL을 합의서에 명시하는 데 동의했다는 점이다. 그것은 북한이 NLL을 인정하더라도 그 위를 경제적 이해관계로 덮어버리면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침 그 회담을 실무적으로 책임졌던 사람이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이었다. 그는 1990년대 남북고위급회담부터 10·4선언 이후까지 NLL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주장했던 인물이었다. 이처럼 북한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를 포착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얽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서로 얽히지 않으면 자칫 모래 위의 성처럼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갈등과 분쟁의 바다가 평화와 경제의 바다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예대열 고려대 한국사학과 강사dyyea@korea.ac.kr
  • 장관이 불붙인 공무원 ‘시보떡’… “문화” vs “악습” 관가 와글와글

    장관이 불붙인 공무원 ‘시보떡’… “문화” vs “악습” 관가 와글와글

    “축하하는 문화가 구태로 몰려 억울”“한명이라도 부담 느끼면 폐지해야”종로구 올부터 다과 지급으로 대체공무원들이 선발 후 정식 임용 전 일정한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직장 동료들에게 돌리는 ‘시보떡’을 놓고 관가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선배들의 가르침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것을 너무 삭막하게 본다’는 의견과 ‘누구 하나라도 부담을 느낀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시보떡 관행이 중앙부처에서는 거의 사라져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평가가 엇갈린다. 시보떡 논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보고에서 야당 의원이 이런 관행을 지적했고,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보떡이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공감했다.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 합격자는 6개월(6급 이하)~1년(5급)의 시보 기간을 거쳐야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경기의 15년차 공무원 A씨는 25일 “시보떡을 달라고 강요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소 과장된 (온라인) 글에 공직사회 전체가 졸지에 ‘구태’ 전형 취급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7년차 공무원 B씨는 “시보가 끝나고 선배한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것”이라며 “(이런 관행까지 없어지는 건) 너무 삭막하다. 떡을 돌리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통해 동료 간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8년차 공무원 C씨도 “시보뿐 아니라 승진 등 발령 때 일종의 인사로 떡을 돌리는데 악습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20년차 D씨는 “시보떡은 거의 없어졌지만 사람들이 떡을 선호하지 않아 버리기도 하니 과자나 다른 실용적인 것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문화를 이어 간다는 인식 자체가 개인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광역자치단체의 10년차 공무원 E씨는 “나도 10년 전에 했지만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결혼식은 와 줘서 감사한 마음에 떡을 돌리지만 시보떡은 가끔 누가 돌렸는지도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크면 한 과에 50명이 있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2년차 공무원 F씨는 “만약 지금 시보를 뗀다고 해도 나만 안 돌리면 조직 분위기상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돌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가는 이번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올해부터 구청장이 신입 공무원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배치받은 부서의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 성주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도 ‘시보떡 문화 근절’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직원들에게 시보떡 관행을 없애자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도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시보떡 관련 사례 수집에 나섰다. 행안부는 조만간 시보떡을 포함해 업무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희 행안부 혁신기획과장은 “혁신이 필요한 사항을 개선하고 방향을 수립해 부처와 지자체에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이슈화된 시보떡 부분도 개선안에 추가해 부처, 지자체, 기관들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한상봉 기자 hsb@seoul.co.kr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최선 서울시의원 “결식우려 아동 급식지원 확대 및 공공기관 민간위탁 노동자 처우개선 촉구”

    최선 서울시의원 “결식우려 아동 급식지원 확대 및 공공기관 민간위탁 노동자 처우개선 촉구”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최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은 지난 2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99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울시를 향해, 결식우려 아동 대상 급식지원 정책의 문제점과 서울시의 공공기관의 민간위탁 노동자 직고용 추진 과정에서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하고, 서울시교육청을 대상으로 강북구 화계초등학교 개축건에 관해 질문하였다. 서울시의회는 1998년부터 지금까지 경제적・가정 사정 등으로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에게 ‘아동급식 지원 사업’을 시행하였다. 현재 약 3만 2000명가량의 아동들이 급식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는 ‘꿈나무카드(=아동급식카드)’를 도입하여 학교 밖에서 급식을 대체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아동에게 카드를 발급하고 금액을 충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꿈나무카드를 통해 지급되는 식비는 한 끼에 6000원으로 측정되어 있어 현실물가를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시행 당시(2009년) 3500원으로 측정되었던 단가는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12년이 지난 지금 겨우 2500원 향상되어 6000원으로 측정되어 있다. 아동들은 6000원 한도에 맞춰 식사를 해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끼니를 편의점에서 때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꿈나무카드가 가장 많이 사용된 곳은 편의점으로 나타났으며, 사용처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7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 의원은 “현재 서울시의 평균 점심 비용이 7500원을 웃도는 수준인데 아이들에게 지급되는 6000원은 김밥 한 줄 이상의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는 금액이다”며, “적은 한도에 맞춰 음식을 고르다 보니 아이들은 주로 삼각김밥, 컵라면 등 냉동식품과 즉석식품들로 매일 끼니를 때우고 있어 건강이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비현실적 지원단가를 하루빨리 시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어 “코로나19 재난상황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며 아동들이 더욱 영향불균형적인 식사를 하게 되었다”며, “빠르면 추경, 늦어도 내년 예산에 반영하여 지원단가를 확대해야 한다. 지원체계, 지원방식, 복지전달체계 등의 다각도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현재 측정된 단가로는 아이들이 시중 음식점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면밀히 검토하여 결식우려 아동에게 영양이 잡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여 현재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 의원은 작년 12월, 서울시가 노동존중특별시 정책 비전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교통공사, 신용보증재단의 콜센터 노동자 직고용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나, 여전히 노・사・전 협의회도 구성하지 않고 후속 계획 역시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하였다. 최 의원은 “SH・서울교통공사・신용보증재단에 직고용 권고가 내려진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구체적인 변화가 없다”며,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고용불안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 처우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하여 관심을 갖고 지원할 것”을 촉구하였다. 서 권한대행은 “3개 기관의 상황이 다양하고 직고용과 관련된 논의점 역시 다른 만큼 각각의 기관의 사정에 맞춰 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서울시 강북구 화계초등학교의 개축건과 관련하여 시정질문을 하였다. 강북구는 화계초등학교 개축을 통해 학생들의 통학안전을 확보하고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꼭 필요한 다양한 기능의 시설을 유치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오자 서울시교육청은 다급히 본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 의원은 “강북구는 다른 자치구보다 상대적으로 아동 대상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대규모의 개축공사는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며, “지역을 위해 본 사업을 계속해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도 부족한 이때, 지역주민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하지도 않고, 무작정 사업을 축소하는 교육청의 태도는 복지부동의 전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의 개축으로 지역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유공간을 갖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지역에서 공사 진행 중 민원사항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더욱 긴밀한 소통과 설득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이 더욱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적극 나서겠다”고 응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북한이 바라보는 서해 5도와 수역

    [서해 5도를 다시 보다 6] 북한이 바라보는 서해 5도와 수역

    ‘내재적 접근’의 필요성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서로 얽혀 있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처럼 쉽게 무너져 내린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경제적 실리로 군사적 대결을 덮어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행동은 그 이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경쟁이 따르기 마련이고, 나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면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야 한다. 대화와 협상을 위해서건, 백전불태(百戰不殆)를 위해서건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는 것은 중요하다. 불완전한 정전협정과 NLL 설치 정전협정은 적대행위와 무력충돌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하지만 해상의 분계선은 지상과 달리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서해의 경계는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道界)를 연장한 A-B 선으로만 그어졌다. 그마저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섬들의 관할 기준을 나타내는 표시였을 뿐이다. 다만 서해 5도는 A-B 경계선 북쪽에 있었지만 유엔사 통제 아래 두기로 결정되었다. 북방한계선(NLL)은 유엔사 내부적으로 초계활동과 어민들의 진출 범위를 제한하여 무력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자 설치되었다. 서해 5도 주변 수역은 정전협정에 명시된 인접해면 존중 원칙에 따라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것을 가상의 선으로 연결한 NLL은 사실 북한과 합의되거나 설정 직후 통보된 적이 없다. 실제 유엔사도 1990년대 이전까지 서해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인접해면을 침범했다고 문제 삼았지, NLL을 넘어 왔다고 항의하지 않았다. 공동어로 제안을 통한 체제 우위 과시 북한은 1955년 3월 내각 결정을 통해 12해리 영해를 선포하였다. 하지만 전쟁 직후 북한은 12해리 영해를 담보할 군사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그 사이 남한의 어민들은 해마다 5~6월이 되면 군 당국의 눈을 피해 북한 해역 깊숙이 들어가 조기를 잡았다. 북한은 어선들이 연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진입하게 되면 나포하여 조사를 벌였다. 조사 과정에 어부라고 판단되면 평양 관광도 시켜주고 어선도 수리하여 돌려보냈다. 북한은 1958년부터 남한 어민들이 일정한 규칙을 지키면 어장을 개방하겠다는 제안도 하였다. 1967년까지 계속된 이 제안은 남한의 경제 수준보다 앞섰다는 체제 과시의 표현이기도 했다.해상경계선에 관한 문제제기 북한은 1973년 12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해상경계선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하였다. 북한은 정전협정 어느 조항에도 “계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해 5도에 출입하면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하였다. 북한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첫째, 북미간 직접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1973년 11월 유엔에서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유엔군 사령관은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이자 그 이행의 담보를 책임진 당사자였다. 북한은 유엔군 사령관이 사라지게 되면 정전협정이 개정되거나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것을 기대하며 미국과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북한은 서해 5도 수역이 불완전한 정전협정의 대표로 쟁점화하기 좋은 주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중국을 겨냥한 측면도 있었다. 북한은 데탕트 시기 한반도 문제가 미중간 대화를 통해 결정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언커크 해체 문제와 관련하여 주한미군 주둔과 연계시켜 미국과 직접 대화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달리 미국의 뜻대로 표결 없이 처리하는 것에 동의해 주었다. 그러자 북한은 과거 중국 어선들도 활동했던 서해5도 수역을 분쟁 지역화하고자 했다. 실제 북한은 1962년 중국과 국경조약을 체결하며 압록강 하구의 섬들에 대해서는 중국의 양보를 얻어냈지만, 영해에 관해서는 압록강 하구인 동경 124도 10분 6초의 기준선에 합의함으로써 손해를 떠안았다. 셋째, 1973년 12월 개막된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와도 관련이 있었다. 이 회의는 바다에 관한 국제사회의 규범을 제정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남북한은 분단 후 처음 유엔 무대에서 각자의 이익을 관철시키려 했다. 즉 북한은 이 회의 개막 이틀 전에 서해 해상경계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 등의 설정에 있어 남한보다 우위에 서려 했다. 북한은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가 진행 중인 1977년 6월에 200해리 EEZ를, 8월에는 경계수역을 각각 선포하였다. 처음으로 논의된 NLL 문제 NLL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1990년 시작된 남북고위급회담에서였다. 이 회담에서 불가침경계선 문제는 첨예한 쟁점 중 하나였다. 남한은 ‘영역’을 내세웠고 북한은 ‘선’을 주장했다. 각각의 강조점이 달랐던 이유는 NLL 때문이었다. 남한은 NLL이 이미 해상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이남의 ‘영역’을 강조한 반면, 북한은 NLL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경계선의 설정을 요구하였다. 결국 남북기본합의서 부속합의서에는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규정되었다. 남한은 NLL을 기준으로 한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에 방점을 둔 반면, 북한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는 점에 강조점을 두었다. 서해교전의 발발과 일방적 군사분계선의 선포 불완전한 합의는 1999년 6월 서해교전으로 이어졌다. 교전 당일 북한은 “당신 측이 멋대로 그어놓은 분계선을 인정한 적도, 통보받은 적도, 합의한 적도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한 달 뒤 북한은 충돌이 빚어진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해상 군사분계선이 없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위한 회담에 나서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유엔사가 응하지 않자 1999년 9월 일방적으로 해상경계선을 선포하였다. 2000년 3월에는 후속 조치로 좌우 폭 1마일의 ‘통항질서’도 발표하였다. 북한이 선포한 해상분계선은 정전협정 상의 A-B선을 기점으로 황해도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경기도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 점, 황해도 웅도와 경기도 서격렬비도 사이의 등거리 점, 중국과의 반분 교차점을 연결한 선이었다. 북한은 이 선이 A-B 선을 기점으로 했기 때문에 정전협정에도 부합하고, 등거리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유엔해양법협약 정신에도 맞는 것이라고 하였다. 남북공동어로 구역을 둘러싼 입장 차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서해에서의 무력충돌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고자 했다. 2005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공동어로 문제를 공식 제의하였다. 김 위원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서해에서의 긴장 완화 문제를 함께 협의하자고 제안하였다.수산협력 실무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문제는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였다. 북한은 장성급 회담에서 ① 무력충돌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해상분계선 확정 ② 공동어로 실현을 위한 군사적 대책 ③ 민간 선박의 해주항 직항 ④ 민간 선박의 제주해협 통과를 안건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해상분계선 설정과 관련하여 남북이 기존의 모든 주장을 포기하고 통일 한반도의 영해 기선을 확정해 새로운 영해권을 내외에 선포하자고 주장하였다. 공동어로수역과 관련해서는 그 구역을 강화만 일대의 넓은 수역까지 포함하자고 제안하였다. 아울러 NLL 때문에 해주항으로 입항하는 민간 선박들이 백령도 서편으로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제주해협 통과 문제와 함께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제주해협 통과 문제만 해운회담으로 이관되고 나머지는 모두 거부되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제안과 후속 회담의 답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에서 서해 문제를 군사회담에서 논의하니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양 정상이 함께 풀어낼 것을 제안하였다. 노 대통령은 안보군사 지도 위에 평화경제 지도를 덮는 방식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자고 역설하였다. 김정일 위원장도 노 대통령의 해주 특구 제안에 난색을 표하다가 점심 식사 후 전격 받아들였다. 그 결과 10·4 선언에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 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이 명시되었다. 정상회담 직후 국방부장관과 인민무력부장 사이에 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되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었을까, 양측은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공동어로구역 설치를 위해 새롭게 해상경계선을 긋자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NLL을 인정할테니 자신들의 해상경계선도 인정하라며 그 사이를 공동어로구역으로 삼자고 제안하였다. 반면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NLL을 기준으로 한 등면적 안을 제시하며 새로운 분계선의 설정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고 진행된 회담에서 남북은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을 두고 논쟁하다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변화와 실리를 통한 평화 정착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상은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재확인되었다. 아울러 그해 가을 평양에서 체결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구체화 되었다. 이 합의서에는 북한이 그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겠다는 조항이 포함되었다. 이 조항의 삽입은 10·4 선언 직후 공동어로구역의 기준점 설정 문제로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교훈을 되새긴 성과였다. 아울러 이 조항이 삽입돼 대선 과정에 불거진 ‘NLL 포기 발언’ 시비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북한은 NLL을 인정하더라도 경제적 이해관계로 덮어버리면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합의서에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을 군사연습 중지 구역으로 설정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과거 북한이 공동어로구역 범위를 협의하면서 강화만 일대까지 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실리를 따져 본 뒤 제안을 받아들인 사실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의 실무 책임자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1990년대 남북고위급회담부터 10·4 선언 이후 장성급 회담까지 NLL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새로운 해상분계선 설정을 요구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실무 책임을 맡은 회담에서 NLL을 인정하겠다고 나온 것이다. 이처럼 북한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를 포착하여 서로의 이해관계를 얽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는 실리적 이해가 얽히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처럼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갈등과 분쟁의 서해를 평화와 경제의 바다로 변화시키는 봄바람이 불어오길 바란다.
  • ‘시보떡’이 뭐길래 행안장관까지?...“공직 구태 몰려” VS “악습 사라져야”

    ‘시보떡’이 뭐길래 행안장관까지?...“공직 구태 몰려” VS “악습 사라져야”

    공무원들이 선발 후 정식 임용 전 일정한 ‘시보’ 기간이 끝난 뒤 직장 동료들에게 돌리는 ‘시보떡’을 놓고 관가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나섰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선배들의 가르침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것을 너무 삭막하게 본다’는 의견과 ‘누구 하나라도 부담을 느낀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시보떡 관행이 중앙부처에서는 거의 사라져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평가가 엇갈린다. 시보떡 논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보를 끝낸 동기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설기만 하나씩 돌렸더니 옆 팀 팀장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보고에서 야당 의원이 이런 관행을 지적했고,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보떡이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부담과 상처가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한 관행을 철폐하겠다”고 공감했다. 국가·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 합격자는 6개월(6급 이하)~1년(5급)의 시보 기간을 거쳐야 정규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이 기간이 끝나면 동료들에게 떡을 돌리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경기의 15년차 공무원 A씨는 25일 “시보떡을 달라고 강요하는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소 과장된 (온라인) 글에 공직사회 전체가 졸지에 ‘구태’ 전형 취급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7년차 공무원 B씨는 “시보가 끝나고 선배한테 감사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것”이라며 “(이런 관행까지 없어지는 건) 너무 삭막하다. 떡을 돌리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통해 동료 간 축하와 감사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8년차 공무원 C씨도 “시보뿐 아니라 승진 등 발령 때 일종의 인사로 떡을 돌리는데 악습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20년차 D씨는 “시보떡은 거의 없어졌지만 사람들이 떡을 선호하지 않아 버리기도 하니 과자나 다른 실용적인 것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문화를 이어 간다는 인식 자체가 개인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광역자치단체의 10년차 공무원 E씨는 “나도 10년 전에 했지만 악습이라고 생각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결혼식은 와 줘서 감사한 마음에 떡을 돌리지만 시보떡은 가끔 누가 돌렸는지도 모르고 받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크면 한 과에 50명이 있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2년차 공무원 F씨는 “만약 지금 시보를 뗀다고 해도 나만 안 돌리면 조직 분위기상 이상하게 볼 것 같아 돌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가는 이번 논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는 올해부터 구청장이 신입 공무원에게 격려 메시지와 책을 보내고 배치받은 부서의 선배 직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과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북 성주군청공무원직장협의회도 ‘시보떡 문화 근절’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시도 직원들에게 시보떡 관행을 없애자는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도 최근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시보떡 관련 사례 수집에 나섰다. 행안부는 조만간 시보떡을 포함해 업무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준희 행안부 혁신기획과장은 “혁신이 필요한 사항을 개선하고 방향을 수립해 부처와 지자체에 확산하기 위해 범정부적이고 체계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이슈화된 시보떡 부분도 추가해 부처, 지자체, 기관들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박범계 “대통령 말씀에 ‘속도조절’ 표현 없었다”

    박범계 “대통령 말씀에 ‘속도조절’ 표현 없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5일 검찰개혁에 대한 ‘속도조절’ 논란과 관련, “대통령 말씀으로 속도조절 표현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제 임명장 수여식 때의 말씀을 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어제) 운영위에 나와서 당신께서 느낀 의미에 대해서 말한 바 있다”며 “(지난 22일) 현안질의 때 제 답변 취지도 함께 감안해서 해석해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당론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과 대통령 의견이 다르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검찰개혁 속도조절론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답했다가 파장이 크게 일자 발언을 번복한 바 있다. 유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검찰 수사권 박탈과 관련해 박범계 장관의 발언 때문에 (속도조절론이) 촉발됐다고 하는데 대통령 의중이 무엇이냐’고 질의하자 “속도조절 말씀이시냐”며 “박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대통령께서 속도조절 당부를 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운영위원장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유 실장에게 “정확한 워딩이 ‘속도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하자 “정회했을 때 확인했다. 속도조절이라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발언을 번복했다. 이데 대해 박 장관은 “현재의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혁안이 잘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속도조절이라는 것으로 언론에 나왔다”며 “그 워딩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드린다”고 다시 강조했다. 한편 박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특위와의 당정 협의에서 ‘장관이기 전에 국회의원으로 당론을 따르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서는 “당정 협의의 큰 체계 안에서 원론적인 말을 한 것”이라며 “제 지향과 민주당 내 다양한 의견이 집약돼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한다면 따른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동으로나 정책적 결정으로 걱정하시는 정치적 중립성을 잃을만한 행동을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검사장 인사안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재 시점과 관련한 질의에는 “대통령 비서실장께서 어제 운영위원회에 출석하셔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인용하겠다”며 “사전 승인이 있었고 그 다음에 발표가 됐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팰트로, 코로나로 힘든 건 안됐지만 치료법 함부로 권하면 안돼요”

    “팰트로, 코로나로 힘든 건 안됐지만 치료법 함부로 권하면 안돼요”

    “요며칠 기네스 팰트로가 불행히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는 그녀가 낫길 바라지만 그녀가 추천한 몇가지 해법은 우리 국민건강서비스(NHS)가 권장하는 방법이 아니다.” 영국 NHS의 잉글랜드 의료 최고 책임자인 스티븐 포위스 교수는 최근 할리우드보다 라이프 스타일 구루(영적 스승) 역할에 집중하는 팰트로(48)가 코로나19 치료 방법으로 권장한 것에 대해 더 많은 책임 의식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팰트로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굽(Goop)’에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띄운 글을 통해 지난달 염증 등 코로나19 증상이 너무 오래 지속돼 힘들었다며 지금도 장시간 피로와 염증,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돼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팰트로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영화에서 겪어본 공포”라고 자신이 출연했던 ‘컨테이젼’을 언급하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만 해도 미국인 대부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따라 코로나 감염증을 “가벼운 감기” 정도로만 여길 때라 팰트로의 경고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글은 어설프거나 전래적인 치료 방법을 함부로 거론해 포위스 교수의 걱정을 낳은 것이다. 그는 “진지한 과학”이 적용돼야 한다며 “바이러스처럼 그릇된 정보도 경계를 넘나들고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한다. 해서 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진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팰트로는 코로나19 감염병에서 회복하고 있으며 키토제닉(저탄수 고지방) 식단과 채식, 설탕과 알코올 자제, 운동, 적외선 사우나 등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11시까지는 속을 비운다고도 했다. 그는 “초기에 감염됐다가 완치됐다. 지난 1월 몇몇 검사를 받았는데 내 몸의 염증이 아주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은 좋은 것처럼 느껴진다. 내 몸에 축복 같은 것이다. 에너지도 갖고 있다. 아침에는 바깥 운동을 하고 가능한 자주 적외선 사우나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적었다. 훌륭한 무설탕 김치(메지스 브랜드의 무 김치)도 발견했는데, 놀라운 음식이라고 했고 장 건강을 위한 영양제를 먹는다고도 했다. 일단 팰트로처럼 회복에 오래 걸리더란 주장은 과학적으로 옳은 얘기다. 대부분은 코로나19를 짧게 앓고 끝나지만 다른 이들은 몇주나 몇달이 걸리게 된다. 브리티시 메디컬저널에 따르면 감염자의 10%가 오랜 동안 힘들게 지낸다. 또 만성적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도와줄 방법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가 “초기에“라고 모호하게 표현해 얼마나 오랫동안 통증이 지속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점도 유감이다. 간헐적 단식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 잦은 사우나, 영양제 같은 치료 방법은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험하고, 또 이것이 마치 효험이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본인의 경험을 과도하게 일반화한다는 점, 대중이 믿는 인플루언서란 점 때문에 특히 더 위험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그는 “연기 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영화 만드는 일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블로그 만이 아니라 이제는 유튜브, 팟캐스트를 열어 유명인들과 건강, 라이프 스타일, 참살이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데 열중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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