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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김학의 사건’ 재이첩 전 이성윤 조사...면담 수용”

    김진욱 “‘김학의 사건’ 재이첩 전 이성윤 조사...면담 수용”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 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이 지검장을 만난 사실이 있냐’고 묻자, 김 처장은 “변호인을 통해 면담 신청이 들어와 면담 겸 기초 조사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수사의 일환으로 조서를 작성했냐’는 질문에 김 처장은 “수사를 했고 수사 보고가 있다”며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와 모든 서면을 (재이첩할 때 검찰에) 같이 보냈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의 답변에 김 의원은 “세간의 관심이 있고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사건인데, 공수처장이 차장과 함께 이 지검장을 만났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첩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수사권만 던져주고 기소권을 갖는다는 것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처장은 이첩 근거 조항인 공수처법 24조 3항이 “재량 이첩 조항”이라며 “단서를 달지 않는 단순 이첩만 있는 게 아니라 공소권 제기를 유보하고 이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절차가 법률상 가능하지 않다면 최종적으로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의해 유효한지가 가려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사법부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공소 기각 등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학자들이 합의한 것은 공수처 관할은 우선적이지 독점적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결국 수사를 기소 단계에서 한번 걸러지도록 하는 게 수사·기소 분리 원칙의 중요한 의미”라며 “그런 점에서 이 사건의 경우도 공수처에서 기소 여부를 거르는 게 필요하고, 적절하고, 명분에도 맞다”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성별 특성 반영한 젠더혁신은 모두를 위한 연구혁신”

    “성별 특성 반영한 젠더혁신은 모두를 위한 연구혁신”

    2월 ‘여성과총’에서 독립, 공익법인으로 새 출발젠더혁신에 대한 인식 확산, 인프라 구축 목표미국·유럽처럼 연구에 성별 특성 반영 의무화해야“돈·시간 더 들어도 젠더혁신은 세계적 추세”미적대다 국제연구·기술수출·국제협력개발에 타격 입을 수도“과학기술의 연구개발 전 과정에서 성별 특성을 반영하는 젠더혁신연구야 말로 남녀 모두를 위한 더 좋은 연구혁신입니다. 지도자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수요자(사용자)를 포함해 모든 이해당사자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혜숙(73)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초대 소장은 ‘젠더혁신’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젠더혁신센터는 지난 2월 초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설기관에서 독립해 비영리 공익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화여대 수리과학물리과학부 수학전공 명예교수인 이 소장을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나 젠더혁신연구의 방향과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 소장은 이화여대 자연대학장과 대학원장, 한국여성과총 회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초대 소장을 지냈다. 2013년 한국에 ‘젠더혁신’이라는 개념을 들여오는데 기여했고 2016년부터 젠더혁신연구센터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해온 과학계 원로이다. -여성과총 부설기관에서 독립했는데, 센터의 역할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독립 비영리 공익재단법인으로 책임감이 커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여성과총의 지지와 후원으로 성별 특성을 반영한 연구 사례들에 긍정적 평가가 있었습니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연구지원을 할 때 성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권고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센터 이름에서 ‘연구’라는 표현이 빠졌는데, 이제 연구는 과학자들에게 맡기고 센터는 젠더혁신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자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만들며 법과 제도 개선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성별 특성을 반영하는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통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젠더 이슈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계에서 말하는 ‘젠더혁신’은 무엇을 뜻합니까. “과학기술 연구에서 성별 및 젠더의 특성을 반영해 연구하면 모두를 위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론다 시빙어 교수가 2005년 ‘젠더혁신’이라는 용어를 처음 썼지만 과학기술계에서 변화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은 익숙한 개념입니다. 과학연구 성과물은 가치중립적이어서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1997~2000년 미국에서 10개 약물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퇴출됐어요. 그 중 8개가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이었습니다. 미 정부 조사 결과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수컷만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하고 임상시험에서도 여성이 소수만 포함된 결과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후 남녀 부작용이 다른 약물이 10개가 아니라 600개라는 논문도 발표됐어요. 어떤 약 물질은 쥐 실험 결과 암수에서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암수를 따로 연구하고 데이터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건물의 실내 적정온도 기준이 남성에 맞춰져 여성 대부분이 추위를 느끼고, 실험실 장비나 작업장 안전장치, 심지어 휴대전화도 평균적인 남성을 기준으로 해 여성이나 체격이 작은 남성에게는 맞지 않아 위험과 불편을 감수해왔다. 성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사례들이다. -젠더혁신의 성공적 사례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의생명과 보건 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합니다. 심혈관 질환은 일반적으로 남성이 많이 앓는다고 알려져 증상이나 진단 기준이 남성에 맞춰져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증세가 다른 여성은 잘 포착이 안 돼 거의 마지막 단계에 진단받은 경우가 많습니다. 성별 특성을 반영해 심장병을 연구해 진단과 치료방법을 차별화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골다공증은 여성의 질병으로 인식돼 기준도 여성에 맞춰져 남성은 골다공증 증세가 있어도 진단이 잘 안 됐어요. 남성의 발병 원인이 다르고 이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 이제는 진단과 치료 모두 개선됐습니다. 대장암 위치도 남녀 차이가 있다는 국내 연구 사례가 있고, 자폐증과 비만도 남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밖에 고령층 집단생활에서 남녀 차이가 커 노후 주거문화를 검토할 때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과학기술 지식과 데이터의 편향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루다 논란이 있었지만 앞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챗봇을 출시했다 하루 만에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교육이 진행되면서 성희롱과 인종차별을 서슴지 않았거든요. 얼굴 인식 알고리즘도 백인 남성 인식률이 가장 높고 유색 여성 인식률이 가장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아마존에서 채용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용하려다 폐기했어요. 여성 관련 표현들을 모두 삭제했는데도 여성 지원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AI가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진단하는 데에서 나아가 예측하고 판단하고 조언하는 수준까지 가면 그건 다른 얘기입니다. 왜곡·편향된 데이터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개발자가 어떻게 배우게 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AI 판사가 등장했고, 미국에서도 개발한다지만 늦더라도 우리 실정, 사회·문화적 요소 등을 세밀하게 짚으면서 가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과학기술연구 과정에 성별 특성 반영을 의무화하고 있나요. “미 국립보건원(NIH)은 2016년부터 연구비를 신청할 때 척추동물부터는 성별 특성을 반영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왜 반영하지 않아도 되는지 반드시 설명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EU 차원에서 느슨하지만 성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한 규정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AI의 폐해를 매우 심각하고 보고 있어 젠더와 인종 이슈를 고려하지 않으면 팔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성별 특성, 젠더를 반영하지 않은 연구가 계속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까. “성별 특성을 반영한 연구를 하게 되면 지금보다 돈과 시간이 배로 들어가는데 결과가 그만큼 유의미할지, 들어간 개발비를 뽑아낼 수 있을지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당연히 가야 할 방향입니다. 미국이 연구에 성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의무화했고, 바이오 물질을 외국에서 수입할 때 다른 나라에도 성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외국에는 성별 영향 분석을 한 논문만 받겠다고 선언한 저널도 많아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농업부문 개발사업에 지원할 때 젠더 요소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어요. 성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제연구와 국제개발협력사업 등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국은 아직 권고에 그치고 있어요. 한국연구재단에서 2018년부터 연구에 성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한국과총에서도 2019년부터 회원 학회들에 학술비 지원 신청할 때 성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권고했고 내년부터 의무화할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생명 분야라도 미국 수준으로 하자고 제안했었는데 과학자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인식도 바꿔나가야 합니다. 성별 특성을 반영한 연구에 대규모 지원을 하는 유럽 방식도 검토해볼 만하다 생각해요.” -할 일은 않은데 조직과 예산이 뒷받침되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가난한 집에서 떡 할 때 분위기에요.(웃음) 주위에서 이것저것 빌려다 쓰는 상황이랄까요. 센터가 필요없는 때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과학기술은 오랫동안 엄정하게 다져진 방법론에서 나옵니다. 권위에 도전하기 쉽지 않죠, 때문에 지도자가 바꿔주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은 필요한 게 있으면 만듭니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있어요.” 글·사진 김균미 대기자 겸 젠더연구소장 kmkim@seoul.co.kr
  • 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논란에…롬니 “공산당 이익 막아야”

    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논란에…롬니 “공산당 이익 막아야”

    밋 롬니 NYT 기고 “中 비난 마땅하나 불참 반대”“1980년 소련올림픽 불참, 美 선수들이 피해 봐”“관중 없이 선수·코치만 파견해 中 이익 막아야”“정부 대표단 파견 말고 中 반체제인사 美 초대를” 중국의 인권문제로 미국 내에서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올림픽 불참 시 당장 노력을 다한 미국 선수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에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되 미국 정부 대표단이나 관중을 파견하지 않는 식으로, 중국이 큰 경제적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상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기고문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의 올바른 방법’에서 홍콩 자치 약속 위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탄압 등을 거론하며 “중국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이 중국(베이징올림픽)에서 경쟁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쉽지만 잘못된 대답”이라고 밝혔다. 2002년 미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그는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수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소련(현 러시아) 모스크바 하계올림픽 불참을 단행했을 때 “소련에 더 많은 메달이 돌아갔고, 미국 선수들은 꿈은 빼앗겼으며, 아무도 그것이 소련의 행동을 개선시켰다고 심각하게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롬니는 “중국의 만행을 의미있게 물리치려면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은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 경제적·외교적 보이콧이 옳은 답”이라고 주장했다. 선수와 코치 외에 관중 파견을 하지 않는 식으로 “중국 공산당이 호텔·음식·티켓으로 벌어들일 막대한 수입에 기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또 전통적인 방식으로 외교관이나 백악관 관리 대표단을 베이징에 파견하지 말고 “중국 반체제 인사, 종교 지도자, 소수민족을 (미국으로) 초청”하라고 제언했다.미국 하원에서는 공화당 소속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 등이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권탄압 상황을 감안할 때 올림픽 개최지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 등도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철회 결의안을 상원에 제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한 라디오방송에서 “올림픽을 베이징에서 여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는 등 대부분 공화당에서 이런 식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베이징올림픽 참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초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종 결정된 것은 없으며 당연히 미국 올림픽 위원회의 지침을 찾아 보겠다”며 “(참가) 계획을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죽음의 절벽으로 내몰린 이들, 트랜스젠더와 시스젠더 모두 인간이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죽음의 절벽으로 내몰린 이들, 트랜스젠더와 시스젠더 모두 인간이다

    학기 초 첫 수업에서 나의 학생들은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 많은 학생이 시스남성, 시스여성, 트랜스남성, 트랜스여성 또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자신을 부를 때 사용해야 할 대명사가 무엇인지 ‘그’(he), ‘그녀’(she), ‘그들’(they) 등으로 밝히곤 한다.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강의실 장면이다.트랜스젠더의 사전적 정의는 “젠더 정체성이 태어날 때 지정된 생물학적 성과 본인이 느끼는 성이 다른 사람”이다. 시스젠더는 태어날 때 지정된 성과 본인이 느끼는 성이 같은 사람이다. 시스젠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트랜스젠더와 연대하는 의미다. 트랜스젠더에게만 ‘트랜스’라는 특별한 표지를 붙이는 것은 트랜스젠더를 주변부로 위치하게 하기 때문이다. 남성 교사는 ‘교사’로 하고 여성 교사만 ‘여교사’라고 호칭하게 될 때 남성은 중심부에, 여성은 주변부에 위치하게 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한다. 변하는 것은 이러한 대학만이 아니다. 교육, 정치, 종교, 언어 등 모든 영역에서 모든 사람의 인권 확장을 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복수였던 대명사 ‘그들’(they)을 이제 단수로 써도 문법적으로 맞는 시대가 됐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복수가 아닌 단수로 사용되는 대명사 ‘그들’을 “2019년의 단어”로 선정했다. ‘그’와 ‘그녀’만이 아니라, 성별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대명사로서 이제 ‘그들’을 사전에 공식적으로 첨부했다. 누군가를 지칭하는 대명사의 변화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구체적인 변화와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다. 2020년 S대학교의 입학 허가를 받았던 트랜스여성 A씨가 여러 반대에 부딪혀 급기야 입학을 포기했다. 교사, 정치인 그리고 활동가였던 김기홍씨는 지난 2월 24일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어서 3월 3일 변희수 전 하사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변 전 하사는 군인으로 일하며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절절하게 호소했지만, 성소수자 혐오로 뭉쳐진 종교, 정치, 군, 언론 등 한국 사회는 그에게 반인권적 폭력을 가했다. 2020년 한국에서 벌어진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은 그 사건들의 주인공이 트랜스젠더라는 점이다. 김씨는 젠더 규정을 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다. 변 전 하사는 ‘트랜스여성’이다. 김씨는 영어 대명사로 지칭하자면 ‘그들’(they), 그리고 트랜스여성 A씨와 변 전 하사는 ‘그녀’(she)로 해야 한다. BBC가 “남한의 첫 트랜스젠더 군인이 주검으로 발견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변 전 하사를 ‘그녀’(she, her)라는 대명사로 지칭한 이유다. 2020년 1월 군은 변 전 하사를 ‘심신장애 3급’으로 분류하고 강제 전역 조치했다. 많은 이들이 트랜스젠더 문제를 성적 지향과 연결하곤 한다. 그러나 트랜스젠더의 성적 지향은 별개의 문제다.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라는 범주가 있다. ‘LGB’는 ‘성적 지향’에 관한 범주이고 트랜스젠더는 ‘젠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한다. 첫째, ‘비합법적 존재’라는 경험을 한다. 김씨나 변 전 하사가 죽음을 택한 것은 제도적으로 그들을 ‘불법적 존재’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 또한 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둘째, 트랜스젠더는 ‘비인간적 존재’라는 경험을 한다. 많은 이는 트랜스젠더를 비정상, 심신장애자 또는 이등 인간으로 취급한다. 셋째, 트랜스젠더의 일상적 삶이 도처에서 왜곡되고 무시되는 경험을 한다. 시스젠더와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의 우선적인 정체성은 ‘인간’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은 트랜스젠더가 시스젠더와 똑같이 평범한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러한 왜곡되고 편협한 시각이 트랜스젠더가 한 인간으로서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걸 어렵게 한다. 김씨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절규했던 이유다. 넷째, 일상 세계에서 다층적 폭력과 비극의 경험을 한다. 이러한 측면들은 트랜스젠더 일반이 경험하고 있다. 폭력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열등한 인간, 비정상 인간이라는 혐오의 시선도 폭력이고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배제하고 제명하는 것도 지독한 폭력이다. 김씨는 유서에서 “너무 지쳤어요. 삶도, 겪는 혐오도, 나를 향한 미움도”라고 절망적인 절규를 한다. S대 입학을 포기했던 트랜스여성 A씨의 입학을 저지했던 사람들은 A씨가 ‘진짜 여성’이 아닌 ‘가짜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가짜 여성인 남성’이기에 여대에서 ‘잠재적 성폭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으로 A씨가 한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교육권을 부정했다. 2021년 1월 20일 취임식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월 25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및 입대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성적 정체성이 군 복무를 가로막아서는 안 되며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가 군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다”면서 자격을 갖춘 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면 군인으로 나라에 봉사하는 것은 군대와 나라를 위해 더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3월 10일 유럽의회에서는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성소수자는 편협과 차별, 박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의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공개하고 살 수 있는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결의안이 표결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채택됐다. 유럽의회는 EU 27개 회원국 전체를 ‘성소수자 자유지역’으로 선포했다. 2021년 미국과 EU에서 일어난 일은, 트랜스젠더 군인을 중증의 환자 취급하며 강제 전역시켜서 마침내 죽음을 택하게 한 한국 사회와 결정적인 대비를 이룬다. 동일한 2021년을 살고 있지만 한 사회의 인권감수성에 따라서 트랜스젠더가 시스젠더와 마찬가지로 평등하고 온전한 인간으로 존중받기도 하고 ‘불법적 인간’으로 배제되고 차별받기도 한다. 2017년 278명의 한국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중 40%가 넘는 사람들이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지구(OECD) 회원국 중 한국 트랜스젠더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 결국 이들 성소수자는 스스로 죽은 것이 아니라 혐오와 제도적 폭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회·정치적 타살’의 희생자들이다.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바이든의 행정명령이 내려진 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면 순교라도 하겠다며 청와대 앞에 모여들었던 소위 기독교 지도자들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의 모든 기독교인이 백악관 앞에서 혈서를 쓰고 순교까지 하겠다고 시위했어야 마땅한 사건이다. 그런데 한국에 기독교를 전한 미국에서, 백악관 앞에서 이 문제로 시위하는 기독교인은 없었다. 미국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서 위에 손을 놓고서 선서를 하는 나라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바이든은 1893년부터 바이든 가계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성서를 사용해 취임 선서를 했다. 그가 속한 가톨릭교회는 성소수자 문제와 여성 문제에 매우 보수적인 원칙을 가진 교회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성소수자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모든 성소수자들에게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제도화된 교회의 교리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정통 기독교의 입장이고 가장 성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왜 이제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사회의 많은 교회나 신학대학들이 흑인,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들을 이등 인간으로 취급하던 과거의 신학, 전통, 교리들을 바꾸고 모든 사람들을 평등한 인간으로 보는 입장으로 바뀌게 됐는가. 왜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성을 인정하고 그 ‘평등의 원’을 확장하는 것을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하게 됐는가. 그들은 반성서적이고 반기독교적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면, 또한 21세기 민주사회의 시민이라면 ‘모든 사람이 고귀한 존재’라는 이해를 확장하고 제도화하는 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시민이다. 시민.” 김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마지막 글이다. 이 절절한 외침은 바로 인류가 지켜내야 할 기본적인 진리인 ‘트랜스젠더도 시스젠더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아프게 상기시킨다. 그 누구도 ‘불법’인 인간은 없다. 누구나 모두 ‘인간’인 것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마스크 스캔들’에 등 돌린 獨민심…메르켈의 기민당 지방선거 참패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이 주의회 선거 2곳에서 모두 참패하면서 기민당의 정권 재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주의회 선거를 실시한 결과 한때 여당의 텃밭이었던 이 두 곳에서 기민당이 패배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회 선거에서는 녹색당이 32.6%를 득표해 24.1%를 득표한 기민당을 누르고 압승했다. 5년 전만 해도 녹색당의 득표율이 30.3%, 기민당은 27%였지만 격차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독일 16개 주총리 중 유일하게 녹색당 소속으로 10년째 집권 중인 빈프레트 크레취만 현 주총리가 다시 연정에 나서게 된다. 현행 기민당·기사당·녹색당으로 구성된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연정이 녹색당·사회민주당(SPD)·자유민주당(FDP)의 연정으로 새롭게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라인란트팔츠주의회 선거에서는 35.7%를 차지한 사민당이 27.7%를 득표한 기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기민당은 5년 전만 해도 31.8%를 득표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이 크게 떨어졌다. 사민당 소속으로 8년째 집권 중인 말루 드레이어 현 주총리가 다시 연정을 꾸리게 된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는 사민당·자민당·녹색당이 연정을 이루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민당의 이번 참패는 여당 의원들이 정부의 마스크 조달 사업에 개입해 뇌물을 받은 ‘마스크 스캔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기민당의 니콜라스 뢰벨 의원은 중국산 코로나19 방역 마스크 주문 중개 수수료로 25만 유로(약 3억 4000만원)를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연방의원직을 사퇴했다. 또 기민당과 연합 정당인 기사당의 게오르그 뉘슬라인 의원도 코로나19 마스크 공공 발주 물량을 제조업체에 중개해 주고 66만 유로(약 8억 9000만원)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더뎌지면서 기민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기민당의 이번 참패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오는 6월 6일 작센안할트주의 주의회 선거, 9월 26일 베를린시·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튀링엔주의 주의회 선거와 연방하원 선거가 열린다. 이 중 9월 연방하원 선거는 16년 만에 메르켈 총리를 이을 새로운 총리를 결정짓는 선거다. 여당이 앞으로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주의회 선거와 연방하원 선거도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 메르켈’을 꿈꾸는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도 처음으로 진두지휘한 이번 선거가 참패로 끝나면서 그의 입지도 불안해지게 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버마 혹은 미얀마/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버마 혹은 미얀마/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1970~8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미얀마보다는 버마라는 이름이 훨씬 익숙할 게 틀림없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버마는 1989년 군사정부에 의해 바뀐 현재 국호 미얀마의 예전 이름이다. 버마 축구는 70년대 초반 공포의 대상이었다. 1971년 서울(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 축구대회’에서 한국과 공동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후 두 해 거푸 준결승에서 만난 한국에 똑같이 0-1 패를 안겼다.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에서 연속 3위에 그치자 시상식을 마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차지철 경호실장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2회 대회 준결승 당시 25m짜리 중거리 결승골의 주인공은 마웅 예뉜이다. 이듬해는 마웅 틴윈이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버마 이름에는 성(姓)이 없다. ‘마웅’(Maung)은 20세 전후 미혼 남자의 이름 앞에 붙이는 일종의 존칭 접두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거나 사회적 지위가 있으면 ‘우’(U)가 붙는다. 초등학교 시절 따지지도 않고 달달 외던 당시 유엔 3대 사무총장의 이름 우 탄트(우 딴)가 대표적이다. 1983년의 버마는 우리에게는 축구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된다. 10월 9일 버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전 수도 랑군(양곤)에 있는 버마 독립운동의 영웅 아웅 산 묘소를 참배하기 직전 발생한 폭탄 테러 때문이다. 정부 관료 17명이 한자리에서 폭사한 끔찍한 참사였다. 버마는 1988년 아웅 산 수치(이하 수치) 국가고문의 등장으로 다시 주목을 받는다. 병석의 어머니를 보기 위해 영국에서 돌아온 그는 8월 8일 3000여명이 죽어나간 ‘8888 민주항쟁’을 목격한 뒤 50만 군중을 상대로 ‘공포로부터의 자유’라는 연설을 통해 버마 민주화운동의 어머니로 떠올랐다. ‘아메이 수’(어머니 수)의 연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권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를 부패시키고 권력의 채찍에 대한 공포는 거기에 복종하는 사람을 타락시킨다.” 19세기 이후 버마 혹은 미얀마를 관통하는 두 가지 코드는 ‘반외세’와 ‘민주화’다. 버마는 마지막 왕조 멸망 전 1824년을 시작으로 세 차례나 영국과 전쟁을 치렀다. 망국은 피할 수 없었지만 이후 ‘영연방’ 가입은 거부할 정도로 자존심은 옹골찼다. 가시밭길 같은 ‘민주화’ 행보는 우리네와 꼭 닮은꼴이다.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 바로 1년 뒤 네 윈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버마는 이후 60년 가까이 군부가 좌지우지했다. 2008년 개정된 헌법에는 의석의 25%를 군부가 지명토록 하는 조항이 명시됐다. 수치 고문의 민족민주연맹(NLD)이 2015년 총선에서 의석을 휩쓸어 1기 문민정부를 출범시키고도 사정은 그대로였던 이유다. 그런데 향후 15년간 단계적 군부 의석 지명 축소를 선언한 NLD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도 83%의 압승으로 이를 실현할 개헌 가능성까지 열었다. 이에 대한 반발이 전두환 신군부의 12·12사태와 비견될 만한 이번 쿠데타의 빌미다. 2013년 첫 방한 당시 수치 고문은 국내 언론사에 미얀마 대신 ‘버마’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미얀마는 영국의 지배 이전의 이름이다. 130여개 소수민족을 아우른다는 좋은 의미를 가졌지마 신군부에 의해 되돌려졌다는 사실 자체가 못마땅했다. 광주의 5·18 항쟁에 버금가는 반군부 시위와 유혈 진압은 이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를 낼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지 매체는 14일 희생자가 100명에 육박한다고 타전했다. 꼭 50년 전 ‘박대통령컵 축구대회’에서처럼 이름이 ‘마웅’으로 시작되는 20세 안팎의 젊은이가 대다수일 것이다. 우리에게 한때 익숙했던 ‘민주주의 나무는 민중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지금 버마 혹은 미얀마에서 고스란히 되풀이되고 있다. cbk91065@seoul.co.kr
  • 탁현민 “이준석군, 文 몰라”에 이준석 “진보 꼰대, 靑 투기 감상이나 해” [이슈픽]

    탁현민 “이준석군, 文 몰라”에 이준석 “진보 꼰대, 靑 투기 감상이나 해” [이슈픽]

    이준석 “탁씨에 화 안 내, 文 참모 민낯 봐 족해”“‘영농 11년’ 해명 못하고 인신공격만 해대” 탁현민 “백신 접종, 대통령 직접 챙길 일이고‘밀짚모자’ 대통령은 文 자신 위한 일”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영농 11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이준석군’은 대통령의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훈계하자 “탁현민씨”, “진보 꼰대”라고 호칭하며 이제부터 청와대 부동산 투기 감상이나 하라고 되받아쳤다. “진보 꼰대 정권, 결말은 DTD”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과 탁 비서관을 겨냥해 “영농인 11년은 해명 못하고 인신공격만 해대다가 이제 모든 국민에게 각인돼서 끝난 판”이라면서 “대통령의 열성지지자들은 이제 청와대와 정부 내의 부동산 투기를 오늘부터 감상하라”라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특히 탁 비서관이 학생 등 자신에게 아랫사람을 부르는 말인 ‘이준석군’이란 호칭을 쓴 데 대해 ‘씨’자 호칭을 쓰며 담담하게 반격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탁현민씨가 저에게 이준석군이라고 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분들이 많은데, 무슨 의미인지 이미 다 아시지 않느냐. 놀랄 것도 없다”면서 “화내기를 바란 것 같은데 화 안 낸다. 그냥 대통령께서 어떤 참모들과 같이 일하고 있는지 민낯을 보게 돼 족하다. 물론 어제는 대통령의 민낯도 보았으니 놀랍지는 않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진보 꼰대들의 정권, 그 결말은 DTD겠지요”라고 썼다. DTD는 주로 프로야구에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own Team is Down)라는 의미로 시간이 흐를수록 부진한 결과를 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안 될 사람은 안 된다’는 뜻으로도 통한다.탁현민 “이준석군, 정치하겠단 사람이대통령 일 정돈 아는 게 국민 위해 좋아” 文, 사저 영농 의혹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준석, 댓글로 “11년 경력 영농인 대통령” 앞서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대통령이) 농사지었다는 것을 안 믿는 이유가, 밀짚모자 쓰고 농사지었다면 탁현민 행정관(비서관)이나 누구나 당연히 홍보에 몇 번 활용하지 않았겠냐”면서 “백신 수송 훈련과 백신 접종 참관도 홍보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청잘알(청와대를 잘 안다)’, ‘탁잘알(탁현민을 잘 안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이 해당 부지의 농지를 취득하고서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가면서 문 대통령의 사저 부지 의혹 반박 페이스북 글에 “저도 민망하다.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이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퇴임 후 내려갈 경남 양산 사저 부지에 대한 야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면서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앞서 한 언론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 자료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 절차가 완료됐다고 보도했다.그러자 탁 비서관은 이에 “아마도 이준석군은 대통령의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면서 “걱정스럽다. 정치하겠다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아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다”고 응수했다. 탁 비서관은 “백신 접종과 수송 현장 점검은 대통령이 직접 챙길 일이고 밀짚모자 대통령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일로, 전자는 국민을 위한 일이고 후자는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군은 2012년 사과 이후로도 바뀌지가 않았다. 반복되는 실수는 세월이 흐르면 삶의 태도가 돼버린다”면서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탁 비서관이 언급한 이 전 최고위원의 2012년 사과란 그가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문 대통령의 목이 베어진 만화를 페이스북에 링크했다가 사과했던 일을 말한다. 앞서 민주당 김남국 의원도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근신 기간 아니었냐. 좀 쉴 때도, 자중할 때도 있어야지 만날 떠든다”고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최근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이준석 “민주당, 물타기 계속 해봤자 못 마시는 물…‘영농 11년’ 해명이나 해”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김남국 의원, 탁현민씨 등 모두 나서 인신 공격에 훈계까지 시작한다. 정말 아픈가 보다”라면서 “영농경력 11년에 대한 해명은 못 하니 어떻게든 불은 꺼야 될 테니까”라고 조소했다. 또 탁 비서관이 문 대통령의 사저 부지 영농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 대신 과거 이 전 최고위원이 과거 문 대통령 참수 만화로 사과한 일을 끄집어 낸 데 대해 “영농 11년에 대한 해명이 그거냐”고 반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께서 과거에 SNS에 올리신 부적절한 일본 영상은 해명이나 됐나. 국민들에게 사과는 했나. 그 영상은 입에 담기도 싫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신 분이 한 SNS라고 믿고 싶지도 않다”면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께서 SNS는 직접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그 일은 무엇이냐. 영농 11년에 더해서 탁현민씨는 한 건 더하고 싶으냐”고 반격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한심하게도, 못 마시는 물에 물타기를 계속 하면 언젠가는 마실 수 있는 물이 된다고 생각하나 보다”라면서 “오염물질을 제거할 생각을 하고 해명을 하라. 물타기로 아무리 사람을 축차투입해봐야 못 마시는 물”이라며 문 대통령의 ‘영농경력 11년’을 거듭 꼬집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성 차별 제발 그만” 국적은 달라도 외침은 같았다 [김정화의 WWW]

    “여성 차별 제발 그만” 국적은 달라도 외침은 같았다 [김정화의 WWW]

    지난 8일은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날(International Women‘s Day)였습니다. 여성 노동자들의 운동에서 유래된 이 날은 여성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위해 싸워왔는지 되짚자는 취지입니다. 전세계에서는 코로나19의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고 각종 시위와 행진,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국적은 달라도 이들이 외치는 목소리는 하나였습니다. 여성에 대한 살해, 폭력, 그리고 모든 종류의 차별을 멈추라고요.노동자 시위에서 유래…세계 각국 기념 행사세계 여성의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 노동자 1만 5000명이 처음으로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서 시작했습니다. 여성 노동자에 대한 억압과 불평등을 멈추라는 취지였죠. 1911년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여성 노동자 회의 결과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세계 여성의날’을 명명하고 기념했습니다.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했고, 여성의 노동권과 투표권, 정치참여 및 차별 종식을 위한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여성의 사회, 경제, 정치적, 문화적 업적을 축하하자는 의미의 이 날은 UN 지정 이후 서구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기념일로 자리잡았습니다.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성평등을 가속화하자는 목적에서 여성들이 모여 행진하고 각종 퍼포먼스를 펼칩니다.세계 여성의날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보라색, 초록색, 흰색을 상징색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라색은 정의와 존엄, 녹색은 희망이라는 뜻이죠. 흰색은 순결을 의미하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여성의 날을 공식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나라들도 있습니다. 러시아가 대표적이죠. BBC에 따르면 러시아에선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꽃 매출이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독일 역시 2019년부터 여성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전세계 여성 7억명 폭력 노출…“코로나로 상황 더 나빠졌을 것” 첫 시위로부터 100년 넘게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여성의 날을 기념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전 세계의 여성 차별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죠.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의 15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평생에 걸쳐 성적·신체적 폭력 위협에 노출된다고 밝혔습니다. 2010~2018년 161개국에서 벌어진 여성 폭력 사례를 조사한 결과죠. 숫자로 따지면 무려 7억 36000만명입니다.특히 이 같은 위협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더 커졌습니다. WHO는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고, 이 때문에 가정폭력이 더 늘었을 거라 추산합니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이런 폭력은 더 커졌다”며 “정부와 개인, 지역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중국 견제” 쿼드 첫 정상회의, 내년 말까지 아세안에 백신 10억 도스 제공

    “중국 견제” 쿼드 첫 정상회의, 내년 말까지 아세안에 백신 10억 도스 제공

    미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호주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결성한 협의체(Quad) 4개국 정상들이 12일 밤(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얼굴을 맞대 코로나19 백신을 내년 말까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10억 도스(1회 접종분) 분량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인도태평양의 안보 증진과 위협 대응을 위해 백신 외교를 펼쳐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역내 안보 위협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의지도 확인했다. 4개국 정상은 이날 첫 회담 후 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도태평양과 이를 넘어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고 위협에 맞서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범에 기초하고 국제법에 기반한 질서 증진에 전념한다”고 밝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참석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공동의 비전을 강조한 뒤 강압에 구속되지 않는 지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전념을 재확인한다”면서 일본의 숙원인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한 즉각적 해결 필요성을 확인했다. 정상들은 연말까지 대면 정상회담을 여는 동시에 외교장관이 자주 소통하며 일년에 최소 한 번씩 회담을 갖기로 했다. 쿼드는 2004년 인도양의 쓰나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가 사실상 사문이 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인 2017년 부활해 지금까지 세 차례 외교장관들만 만났다.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인데, 미국의 외교안보에 핵심 지역인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한 협의체로서 바라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AFP 통신은 쿼드 회의체가 10년 이상 넘은 것이라면서도 “참여국들이 중국과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 (정상들의 만남이)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공개된 발언이나 성명에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내용은 다분히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것들이었다. 우선 인도태평양에서 공정한 백신 접근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인도 제약회사가 내년 말까지 백신 생산을 10억 도스로 늘릴 수 있도록 자금 등을 지원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중국이 개발한 시노백 백신을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며 백신 외교를 펴는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어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인도에서 생산된 백신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에 우선 전달되고 남으면 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는 한 차례만 접종해도 되는 미국 제약사 존슨 앤드 존스의 백신을 인도 제약회사가 위탁 생산해 동남아 국가에 배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들은 또 핵심 기술 분야의 협력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된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해상 질서에 대한 도전 대응을 위해 국제법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가 총리는 회의에서 자신이 주변 수역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일방적 시도에 반대한다는 강하게 주장했으며 이 문제에 관해 다른 정상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따로 기자회견까지 열어 밝혔다. 정상들은 △백신 배포 △핵심적인 신흥 기술 협력 △기후변화와 관련된 실무그룹을 각각 만들어 전문가와 고위 관료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 실무그룹이 반도체 칩의 전 세계 부족 현상과 희토류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중국이 절대적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참여국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있는 데다 중국이 쿼드를 민감하게 견제하고 있어 수위를 조절한 대목도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회의 때 중국 문제가 일부 논의됐다면서도 쿼드는 군사동맹이나 새로운 형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쿼드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오는 15~18일 국무·국방장관의 한국과 일본 순방에 이어 18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여는 등 인도태평양 동맹 강화와 중국 견제에 바쁜 한 주를 보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 국무부 “한국과 발맞춰 대북접근” 위안부 문제엔 즉답 피해

    미 국무부 “한국과 발맞춰 대북접근” 위안부 문제엔 즉답 피해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 보조를 맞춰 대북정책을 구사하겠으며, 동맹과의 대화는 북한정책에 필수라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다음 주 일본과 한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면서 “(이번 순방은)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대북 정책 검토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만약 우리가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다른 악의적인 행동을 포함한 북한의 도전에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발맞춰 접근하지 않으면 우리의 이익을 달성하는 데 그렇게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들과 함께 이 도전에 접근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 검토를 진행 중인 대북정책을 한반도 이슈 핵심 당사국인 한국 정부 등과 충분히 조율한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번 순방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이는 두 장관이 그들의 두 조약 동맹의 카운터파트 및 정치 지도자와 대화하는 기회를 보장하는 게 정책 검토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북한에 대한 우리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고려할 때 그런 것(동맹 대화)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또 그것은 북한 비핵화에 전념하면서 한국과 북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블링컨 장관에게 방한시 면담과 함께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에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한미일 3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치유와 화해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사 관련 이슈에 협력하기를 오랫동안 권유해왔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안광률 경기도의원, 시흥시 특성화고 졸업자 고용 촉진 조례 제정을 위한 정담회 참석

    안광률 경기도의원, 시흥시 특성화고 졸업자 고용 촉진 조례 제정을 위한 정담회 참석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안광률 의원(더불어민주당·시흥1)은 지난 11일 시흥시 소재 경기스마트고등학교에서 개최된 ‘시흥시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자 고용촉진 조례 제정을 위한 정담회’에 참석해 특성화고 졸업자들의 진로탐색과 취업 연계 지원을 위한 제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정담회에는 안광률 도의원을 비롯해 장대석 경기도의원, 오인열 시흥시의원, 지재익 시흥시청 시민고충담당관, 김종호 경기스마트고등학교장, 김장희 군자디지털고등학교장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시흥교육지원청 장학사, 시흥시청 및 시청 산하 공공기관 관계자, 기업관계자, 학부모 등 많은 인사가 참석했다. 이날 정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특성화고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과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더 좋은 시흥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특성화고 학생을 위한 맞춤형 진로 지도에 관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지원 사항들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조례 제정은 목적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의 인재양성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의 결실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해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학교가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정담회 이후 참석자들은 경기스마트고등학교에 설치된 각 학과 실습실을 둘러보며 교육과정 체험의 시간도 가졌다. 특히 뷰티아트과의 다양한 실습실과 3D 프린터실 등을 둘러보며 실기위주의 현장 맞춤형 교육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경기 고교 졸업자 고용 촉진 조례가 개정돼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인원의 20% 이상을 고등학교 졸업자를 우선해 선발하도록 명시했다. 안산시도 작년 1월 조례가 제정돼 고교 졸업자에 대한 우선 채용에 나서고 있다. 이날 정담회에서 안광률 의원은 “교육위원으로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학력중심사회구조를 타파하고 능력중심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특성화고 활성화에 있기 때문에 교육행정위원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원을 강화하고자 관련 예산도 증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가 일회성 논의에 그친다면 의미가 없고, 본질적으로 이 문제는 학교와 지역교육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흥시, 시흥교육지원청과 지역의 기업, 학부모 등이 모두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 TF를 구성·운영해 직업교육과 연계한 취업 지원 논의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출근하고 싶은 일터 만들어요”… 딱딱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바꾸는 마포

    “출근하고 싶은 일터 만들어요”… 딱딱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바꾸는 마포

    서울 마포구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직사회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기존의 불필요한 관행을 없애고 편안하고 자율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우선 구는 공직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공무원들을 위해 의미 있는 선물을 건네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의 대표작이자 지방 관리가 지켜야 할 지침이 담긴 ‘목민심서’다. 이는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직원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제안한 것으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유 구청장이 신입 직원들을 생각하며 책에 직접 축하 글귀를 적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목민심서’를 받은 한 새내기 주무관은 “생각하지도 못한 책을 선물 받아서 감동했는데 책 속에 구청장님께서 직접 적어주신 문구를 보니 긴장감도 줄어들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또 구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애쓰고 있다. 지난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사내 게시판이나 전자메일을 통해서도 직원들이 바라는 점이나 애로 사항 등을 청취하고 있다. 한편 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직원들이 추가 업무로 바빠지면서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게 되는 점을 고려해 건강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울감이나 무력감,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유 구청장은 “마포구 공무원들이 행복하면 마포구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힘을 내서 뛸 수 있다”면서 “마포구가 보다 수평적이고 편안한 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특수본, 땅투기 의혹 100여명 내·수사 중…총 16건 중 자체 첩보 10건

    특수본, 땅투기 의혹 100여명 내·수사 중…총 16건 중 자체 첩보 10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가 LH 투기 의혹 사건을 포함해 총 16건의 사건을 내·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대상만 100여명으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수사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LH 직원의 투기 의혹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된 사건 외에도 16건을 수사하고 있다”며 “자체 인지한 사건이 10건 정도 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고발한 LH 전·현직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은 1건으로 쳤다. 시민단체나 여러 기관으로부터 고발·진정·이첩된 사건이 총 6건, 경찰 자체적으로 첩보를 확보해 내·수사 하고 있는 게 10건이라는 의미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이 가운데 공무원도, LH 직원도, 민간인도 전부 포함돼 있다”며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에 대해서 경찰은 수사능력 최대 발휘해서 친인척 차명거래까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전부 들여다봐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정부합동조사단은 전날 특수본에 LH 직원 20명을 수사의뢰했다. 여기에는 시민단체가 폭로한 LH 직원 13명도 포함돼 있는데 새롭게 투기 정황이 의심된 사례는 총 7명이다. 투기 의심 사례를 지역별로 보면 광명·시흥 15명, 고양시 창릉 2명, 남양주시 왕숙, 과천시 과천, 하남시 교산 각 1명이었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새롭게 수사의뢰된 분들은 직장과 주소지 등을 확인해 적절한 시도경찰청에 배당할 예정”이라며 “7명은 보강 조사를 통해 피의자로 입건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합조단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경찰은 이들이 친인척이나 차명으로 부동산 투기를 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단, 합조단이 언급한 것처럼 국토교통부와 LH 직원 1만 4000여명의 배우나자 친인척에 대해 전수조사는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러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다가 차명 투기 의혹이 드러나면 곧바로 수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전수조사는 우리 권한이 아니다”며 “수사 절차에 따라 (국토부나 LH 직원의) 친인척들의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수본에 국세청 18명, 금융위원회 5명, 한국부동산원 11명 등 총 34명의 관계기관 직원들이 합류했다. 오는 15일부터 정식발령이지만, 일부 파견자들은 이날부터 합류해 업무를 시작했다. 국수본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 신고센터의 전화번호가 나왔고, 편성은 끝났다”며 “15일부터 본격 신고센터가 돌아간다. 많은 제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한미군 “한국에 새 장비·부대 배치 없다”… 에이브럼스 발언 진화

    주한미군 “한국에 새 장비·부대 배치 없다”… 에이브럼스 발언 진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한반도에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두 가지 능력을 추가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주한미군은 새 장비나 부대의 배치는 아니라고 밝혔다. 피터스 리 주한미군 대변인은 12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새로운 능력’ 발언은 한국에 새로운 장비나 부대의 도입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전 보안 때문에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특정 능력의 세부 사항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능력은 우리가 고도의 ‘파잇 투나잇’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제공하는 것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날 “한미 국방당국은 한반도 내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자산의 배치를 협의한 바 없다”며 “오늘 주한미군사로부터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은 한반도에 새로운 장비 또는 부대의 추가배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공식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0일 미국 하원 군사위 화상 청문회에서 “미 미사일방어청(MDA)이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세 가지 특정 능력을 개발 중”이라며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존재하며, 다른 두 가지도 올해 들어와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이 공개되자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한미 국방 당국은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자산의 배치를 협의한 바 없으며, 미측도 추가배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한국 측과 협의 없이 새로운 미사일방어체계를 도입하거나 경북 성주에 임시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할 것을 시사하는 ‘돌출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은 새로운 장비나 부대의 배치는 아니다’라고 논란 진화에 나섬에 따라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은 기존 사드의 성능 개량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2021 회계연도 국방예산 브리핑에서 2021 회계연도 안에 사드의 성능을 개선하고 패트리엇 방어 체계와 통합을 이뤄 한반도 미사일 방어 전력의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도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지속 보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폭로 전문 커뮤니티에 박혜수 미담이 올라옵니다”[이슈픽]

    “폭로 전문 커뮤니티에 박혜수 미담이 올라옵니다”[이슈픽]

    박혜수 학폭 의혹에 입 열었다박혜수 친구 인증하며 미담 올라와 배우 박혜수(27)가 자신을 둘러싼 학교폭력(학폭) 논란에 입을 연 가운데, 12일 그에 대한 미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혜수에 관한 미담은 ‘폭로 전문 커뮤니티’로 자리를 잡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부터 시작됐다. “몇 마디 대화만 나눠도 기분이 맑아지는 청량한 사람” 한 네티즌은 ‘배우 박혜수 고1 때 같은 반 동창입니다’란 글에서 “혜수는 모든 아이들과 잘 지냈다. 그 당시에도 저는 혜수를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예쁘고 성실하고 공부도 잘하고 주변 공기가 맑아지는 느낌의 사람이었다”며 “반에서 쉬는 시간에 ‘다리를 이렇게 하면 시원해’라며 벽에 기대서 애들이랑 종아리 스트레칭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인 2014년도 봄 새내기 때에 학교에 가는 길에 청담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누가 저한테 먼저 다가와서 굉장히 반갑게 제 이름을 불렀다. 그게 혜수였다. 제 이름까지 기억해서 먼저 알아보고 다가와 줘 정말 놀랐다”고 했다. 또 “같이 그대로 지하철에 타고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제가 두 정거장 뒤에 내려야 하는지라 짧은 대화만 나눴지만, 그때도 느껴졌던 건 ‘그때 그대로 맑고 청량한 사람이다. 여전히 빛이 나는구나’였다. 몇 마디 대화만 나눠도 기분이 맑아지는 사람이 있잖나. 그때 그랬다. 그래서 굉장히 오래전 일이지만 그 당시 지하철 창문 밖으로 보이던 뚝섬유원지, 한강, 하늘빛 다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분명 혜수는 폭로에 대해 무서울 것 없이 당당할 텐데” 11일 ‘박혜수 중학교 동창입니다’란 글도 올라왔다. 글쓴이는 “혜수가 올린 입장문처럼 당시의 혜수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뒷받침하고 혜수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사실을 증명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져 몇 마디 적는다”면서 “친해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친구와도 가까워지고, 또 평생 친구로 지낼 것 같던 친구와 멀어지기도 하는 그런 일들의 반복을 경험하는 곳이 중고등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들(박혜수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이들)이 친구였던 순간이든,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았던 순간이든 제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혜수가 돈을 빼앗고, 친구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폭행을 가했다는 이야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본 계정으로 폭로 글을 작성한 사람들, 10대 시절부터 친분을 가진 지인들이다. 그의 친구들은 왜 이렇게까지 없는 사실을 지어내면서 혜수를 몰락시키려고 하는지 궁금하다”며 “분명히 혜수는 저 폭로에 대해 무서울 것 없이 당당할 텐데 왜 신속하게 대응을 하지 않았는지 상황을 지켜보는 제가 더 답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박혜수에게 “혜수야,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던데 법 앞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누명이 벗겨질 거라고 분명히 믿고, 이 위기를 꼭 극복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에는 대학 시절 박혜수에 관해 허위로 폭로한 동기들의 실명 사과문이 올라오기도 했다.박혜수 “학폭 피해자는 나…폭로한 애가 식판 엎었다” 앞서 박혜수는 자신은 오히려 학폭 피해로 3년간 상담을 받았으며, 최근 학폭 피해를 폭로한 이가 가해자였다고 주장했다. 또 오래 걸리더라도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혜수는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오랜 시간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편견 속에서 제 말에 힘이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사실이 사실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혜수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08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다음 해 한국에 돌아왔다”며 “귀국 후 원래 살던 동네를 떠나 전학을 가서 2009년 7월 낯선 학교 2학년으로 복학했다”고 했다. 그는 “강북에서 전학을 왔고, 동급생들보다 한 살이 많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는 ‘사실’에 악의를 품은 거짓들이 붙어 저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며 “‘미국에 낙태 수술을 하러 갔다더라’, ‘미국은 간 적도 없고, 그 전 동네에서 행실이 좋지 않아 유급을 당했다더라’ 하는 소문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제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심한 욕설과 성희롱이 담긴 문자들을 받았고 “(가해자들이) 밥을 먹는데 식판을 엎고, 복도에서 치고 가고, 등 뒤에 욕설을 뱉었다”고 했다. 또 “‘그냥 거슬린다’는 이유로 3학년 복도로 불러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머리를 툭툭 치며 ‘때리고 싶다’ ‘3학년이었어도 때렸을 거다’라고 했다”고 했다. 박혜수는 “처음 전학 왔을 때 식판을 엎고, 지나가며 욕설을 뱉던 이가 현재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친구들이 무리지어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달려와 거짓으로 점철된 댓글들을 달며 이 모든 거짓말들의 씨앗을 뿌렸다”고 했다.박혜수 “시간 걸리더라도 반드시 사실 밝힐 것”…법적 대응 시사 박혜수는 “이렇게까지 상황이 흘러간 이상, 법적으로 모든 시시비비를 가리는 순간이 불가피하겠지만 한때 친구로 지냈던 사이가 왜 이렇게 되어야만 했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수십 명이있다던 피해자 모임방 또한 위 이야기들처럼 실체가 없는 존재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떠돌고 있는 모든 가짜 가십거리들에 대해 낱낱이 토를 달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져, 이에 대해선 더 이상의 기다림이나 타협 없이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혜수는 “제가 무너지고 부서지기를 바라며 하고 있는 이 모든 행동들에도 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몇 달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사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논란으로 피해를 입고 계신 KBS와 (드라마)‘디어엠’ 관계자 분들, 배우 분들, 모든 스텝 분들께 진심으로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했다.박혜수의 학폭 가해 의혹은 지난달 20일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소속사는 즉각 부인했지만, 이후 박혜수에게 피해를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피해자 모임’을 결성해 진실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이 여파로 박혜수가 출연한 KBS 2TV 드라마 ‘디어엠’은 지난달 26일 예정이었던 첫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박혜수의 입장이 전해지고 그에 관한 미담까지 전해지면서 ‘박혜수 학폭 의혹’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탄도미사일 방어능력 올 한국에 2가지 추가”

    “탄도미사일 방어능력 올 한국에 2가지 추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10일(현지시간) 올해 한반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외에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두 가지 능력이 들어온다고 공개했다. 한국 국방부는 미국과 관련 협의를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돌출 발언을 함에 따라 미사일방어체계의 추가 배치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미국 하원 군사위 화상 청문회에서 “미 미사일방어청(MDA)이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세 가지 특정 능력을 개발 중”이라며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존재하며, 다른 두 가지도 올해 들어와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세 가지 특정 능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이미 한반도에 존재한다는 한 가지 능력은 경북 상주에 임시 배치된 사드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국방 당국은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전력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한미 국방 당국은 추가적인 미사일 방어자산의 배치를 협의한 바 없으며, 미측도 추가배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이 한국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는 것이 아닌 한국에 배치된 사드와 패트리엇 등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를 향상시키겠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2021 회계연도 국방예산 브리핑에서 사드의 성능을 개선하고 패트리엇 방어 체계와 통합을 이뤄 한반도 미사일 방어 전력의 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새로운 타격 수단이나 체계를 언급한 것은 아닌 듯하다”며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어떤 동맹이든 어려움이 있으며, 철통 같은 한미동맹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한 가지 사례로 한국 내 훈련장과 영공의 접근 제한이 준비태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훈련 제약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최근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이 잠정 중단되는 등의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국민차 쏘나타/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국민차 쏘나타/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독일의 유명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Volkswagen)은 ‘국민차’라는 의미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딱정벌레 모양의 소형차 ‘비틀’(Beetle)은 2019년 7월 멕시코에서 5961만번째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무려 82년간 독일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회사의 이름대로 국민의 차 역할을 넘어 단일 모델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차로 기억되고 있다. 비틀은 히틀러가 나치의 명망을 높이려고 미국의 국민 대중차이자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의 상징이었던 포드사의 ‘모델T’처럼 독일 국민 누구나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출시된 차량이다. 독특한 외관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비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독일 경제부흥과 중산층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비틀의 출생 배경만큼 이탈리아 피아트(FIAT)사의 경차 ‘500C’도 주목할 만하다. “자동차는 부자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창업주의 뜻에 따라 탄생됐다고 한다. 1957년 첫 생산 이후 500만대 이상이 팔리는 등 오랫동안 이탈리아의 국민차로 사랑받고 있다. 1970년 단종됐다가 2007년 7월 50년 만에 부활한 것도 부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앙증맞고 친밀한 외관과 실용성 등으로 여전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제는 유럽인들의 국민차로 통용될 정도라고 한다. ‘국민차’의 사전적 의미는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으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경승용차를 말한다. 대개 800㏄ 이하가 이에 해당된다. 독일의 비틀이나 이탈리아의 500C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닛산의 경차 ‘큐브’가 국민차로 꼽히는 이유다. 물론 가장 많이 팔렸거나 판매되고 있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차는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인 쏘나타다. 1985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살아남은 국내 승용차 모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승인한 첫 경차는 대우자동차가 1991년 생산한 ‘티코’였지만, 쏘나타는 이 당시 벌써 국민차의 수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쏘나타는 그러나 36년을 지켜 온 국민차의 지위를 잃을지도 모르겠다. 쏘나타 생산 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판매부진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서 차량 선택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여가생활이 중요시되면서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추세다. 외제차 선호도도 높다. 생활 패턴 변화가 어떤 차를 새 국민차로 선택할지 궁금해진다. yidonggu@seoul.co.kr
  • 10년 전 그날 악몽의 후쿠시마… 30년 뒤에도 ‘죽음의 땅’

    10년 전 그날 악몽의 후쿠시마… 30년 뒤에도 ‘죽음의 땅’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에서 동쪽으로 70㎞ 떨어진 해저 29㎞에서 거대한 재앙의 서막이 열렸다. 1900년 이후 전 세계 네 번째로 강한 지진인 규모 9.0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최대 높이 40.5m의 초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은 해안 도시와 바닷가와 인접한 후쿠시마 원전을 덮쳤다. 쓰나미가 밀어닥치자 원전 전원 공급이 차단되면서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노심용융과 수소폭발로 엄청난 방사능이 누출됐고,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됐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1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수습되지 않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되돌아봤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앞으로 30년간 추가 작업을 통해 손상되지 않은 핵연료를 회수하는 한편 녹아내린 핵연료의 파편을 제거하고 원자로를 분해해 오염된 냉각수를 폐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파괴된 4기의 원자로 폐로 비용을 8조엔(약 84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실제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0년 뒤에도 후쿠시마는 ‘죽음의 땅’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손상된 4개의 원자로는 노심용융과 수소폭발로 모두 다른 형태로 손상된 상태다. 이 때문에 처리 방식과 기간도 모두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손상되지 않은 연료 회수 및 제거는 203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지만 녹아내린 핵연료 파편을 제거하는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핵연료가 어떻게 손상됐고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내년에 로봇을 이용해 2호기 바닥에 녹아내린 핵연료 일부를 처리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져 있다.가장 큰 문제는 오염된 냉각수라고 사이언스는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124만t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이트를 거의 채우고 있어 보관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이외에 류테늄, 코발트,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 각종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포함돼 있을 수 있어 방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한편 네이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전 세계에서 원전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했다. 사고 전에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원전 도입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많았지만 사고 이후 원전 도입 신중론이나 반대론이 주를 이루게 됐다. 실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지구온난화에 관한 특별보고서에서 원전의 필요성과 역할을 인정했지만 그 전제로 철저한 안전성 확보와 대중 수용성을 제시했다. 네이처는 현재 16개국에서 50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만 한국은 중국과 인도에 이어 가장 많은 원전을 건설하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네이처는 “원전 확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이용자라고 할 수 있는 대중들을 논의에서 소외시키고 있다”며 “원전이 탄소제로 사회를 구현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설계, 개발, 정책 결정 등 전 과정에 실질적인 대중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가상승률 대신 국방비 증가율 첫 적용… 韓엔 매년 부담될 듯

    물가상승률 대신 국방비 증가율 첫 적용… 韓엔 매년 부담될 듯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할 몫인 방위비의 올해 규모가 1조 1833억원으로 정해졌다. 2019년 수준으로 동결된 지난해 방위비보다 13.9% 인상된 수치다. 우여곡절 끝에 6년짜리 협정을 이끌어 냈지만 연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면서 총액이 커진 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효력을 지닌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 체결한 10차 SMA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으로 동결됐다. 대신 올해 방위비가 두 자릿수 인상률(13.9%)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두 자릿수 인상률은 2002년 5차 협정 때 25.7%를 올려 준 뒤로 19년 만이다. 당시와 달리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데도 인상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3월 한미 간 잠정 합의한 기초(13.6% 인상안) 위에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도 분담금 동결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6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며 안정성을 높인 것은 큰 성과다. 5년간 방위비 협상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린치핀(핵심축)인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방한한다고 밝혔는데, 방한 중 합의문 가서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두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연간 인상률에 물가상승률 대신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초 5년 협정을 체결한 8차 SMA(2009~2013)와 9차 SMA(2014~2018년) 모두 연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도 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상한선도 없고 국방예산이 증가할수록 방위비도 늘어나는 구조라 한국에 불리하다. 당장 내년 방위비 총액엔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가 적용돼 미측에 약 1조 247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향후 국방예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상 연평균 증가율 6.1%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면 4년 뒤에는 방위비가 1조 48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안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셈이다. 외교부는 “국력에 맞는 동맹 관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고집하면 ‘동맹 무임승차’ 주장에 맞서기 어렵다는 것이다.전문가 사이에선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측면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현실적 방법을 택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비를 늘리는 것은 자주국방력을 강화해 주한미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인데 방위비가 덩달아 오르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이번 협정에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2월 17일자 6면> 아울러 미국은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위해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을 포함하는 준비태세라는 분담금 항목을 신설하자고 요구했으나 이번 협정에는 기존 협정에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만 포함됐다. 또 기존처럼 군사건설비의 일부와 군수지원비는 현물로 지원하도록 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협상 공백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장치’도 도입했다. 새 협정에는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통상 90% 이상이 국내 경제로 환류된다”면서 “그중 인건비는 한국인 근로자에게 전액 원화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부담을 덜려면 일본처럼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충족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달 전년 대비 1.2% 오른 수준에서 방위비 협정을 1년 연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미군 숫자가 줄고 기지도 통합하고 있어 새로운 소요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며 “총액형보다 소요충족형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 방위비 다년 계약했지만 총액 커져 4년 뒤 1.5조원 육박

    한미 방위비 다년 계약했지만 총액 커져 4년 뒤 1.5조원 육박

    美 블링컨 국무·오스틴 국방 17일 방한합의문 가서명할 듯… 文대통령도 예방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이 부담할 몫인 방위비의 올해 규모가 1조 1833억원으로 정해졌다. 2019년 수준으로 동결된 지난해 방위비보다 13.9% 인상된 수치다. 우여곡절 끝에 6년짜리 협정을 이끌어 냈지만 연간 인상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면서 총액이 커진 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19년 9월 협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번 협정은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효력을 지닌다. 2020년도 총액은 2019년 체결한 10차 SMA 분담금 수준인 1조 389억원으로 동결됐다. 대신 올해 방위비가 두 자릿수 인상률(13.9%)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올랐다. 두 자릿수 인상률은 2002년 5차 협정 때 25.7%를 올려 준 뒤로 19년 만이다. 당시와 달리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데도 인상률이 높은 것은 지난해 3월 한미 간 잠정 합의한 기초(13.6% 인상안) 위에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도 분담금 동결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해 국방비 증가율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해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6년짜리 협정을 체결하며 안정성을 높인 것은 큰 성과다. 5년간 방위비 협상에 따른 양국 간 갈등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린치핀(핵심축)인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방한한다고 밝혔는데, 방한 중 합의문 가서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두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연간 인상률에 물가상승률 대신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초 5년 협정을 체결한 8차 SMA(2009~2013)와 9차 SMA(2014~2018년) 모두 연간 인상률은 전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하고, 해마다 4%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도 정했다. 이와 달리 이번에는 상한선도 없고 국방예산이 증가할수록 방위비도 늘어나는 구조라 한국에 불리하다. 당장 내년 방위비 총액엔 올해 국방비 증가율인 5.4%가 적용돼 미측에 약 1조 2472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향후 국방예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방중기계획’(2021~2025년)상 연평균 증가율 6.1%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하면 4년 뒤에는 방위비가 1조 48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인상안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오르는 셈이다. 외교부는 “국력에 맞는 동맹 관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고집하면 ‘동맹 무임승차’ 주장에 맞서기 어렵다는 것이다.전문가 사이에선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측면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현실적 방법을 택했다”는 주장과 함께 “국방비를 늘리는 것은 자주국방력을 강화해 주한미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인데 방위비가 덩달아 오르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이번 협정에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신문 2월 17일자 6면> 아울러 미국은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위해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 등을 포함하는 준비태세라는 분담금 항목을 신설하자고 요구했으나 이번 협정에는 기존 협정에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만 포함됐다. 또 기존처럼 군사건설비의 일부와 군수지원비는 현물로 지원하도록 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해 협상 공백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무급휴직을 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장치’도 도입했다. 새 협정에는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명시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통상 90% 이상이 국내 경제로 환류된다”면서 “그중 인건비는 한국인 근로자에게 전액 원화로 지급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부담을 덜려면 일본처럼 주둔비용 소요에 따라 분담금을 지원하는 ‘소요충족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달 전년 대비 1.2% 오른 수준에서 방위비 협정을 1년 연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미군 숫자가 줄고 기지도 통합하고 있어 새로운 소요가 발생할 여지가 적다”며 “총액형보다 소요충족형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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