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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외과수술식 작전으로 전환 논의”…이스라엘 “가자 재통치 안해”

    美 “외과수술식 작전으로 전환 논의”…이스라엘 “가자 재통치 안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찾아 현재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전투 작전을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 중심의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든 작전에는 단계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떻게 고강도 작전에서 저강도 및 더 많은 외과수술식 작전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많은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이 거론한 ‘고강도’ 작전은 무차별 폭격과 지상전을 병행하는 10월 7일 이후 현재까지의 대(對)하마스 전쟁 양상을 의미하고, ‘저강도’ 작전은 정밀 타격과 작전을 통해 하마스 인사들을 ‘핀포인트’ 집어내듯 제거하고,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 장관은 다만 “이것은 이스라엘의 작전이며, 나는 일정표나 조건을 지시하려고 여기에 온 건 아니다”라면서 최종 결정은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이 작전의 다음 단계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곧 가자지구의 여러 지역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가자지구 남쪽보다 북쪽 지역에서 거주민 귀환을 위한 작업에 더 빨리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점령한 가자지구 북부를 남부와 구분해 작전의 강도를 달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지지도 거듭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에 필요한 무기와 군수품, 방공 시스템 등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거주민을 상대로 벌이는 폭력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서안지구를 안정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은 중단돼야 하며 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개입해 분쟁을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에도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가자지구 전쟁이 레바논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헤즈볼라에 더 큰 분쟁을 유발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홍해 민간 선박을 겨냥한 후티의 공격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홍해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9일 장관급 화상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두 조직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우리가 지역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테러 단체를 계속 지원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이란 대리 세력의 악의적인 공격은 지역민을 위협하고 더 광범위한 분쟁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에 “긴장 완화를 위한 조처를 할 것을 긴급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근 며칠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선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전투가 격화하고 있다. 홍해에선 이란과 우호적인 예멘 반군 후티가 민간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이곳을 거쳐 수에즈 운하로 들어가는 국제 해상 교역로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아울러 오스틴 장관은 “두 국가로서의 공존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로운 일”이라며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0년 이스라엘과 미국의 우정은 국가적 약속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한 뒤 이는 “그때도 진실이었고, 지금은 더욱 더 진실”이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갈란트 장관은 “우리는 하마스가 (전쟁후)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미래의 어떤 위협이든 제거할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민정(民政) 차원에서 가자지구를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작전과 군사적 노력을 할 것이며, 우리는 상대편에 비적대적인 파트너가 자리하도록 만들기 위한 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의 이 발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몰아낸 뒤 가자지구를 재점령해 통치할 생각이 없으며, 질서 및 안보 유지를 위한 과도적 군사적 주둔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DMZ·오키나와 파괴한 인류… 살아가는 법 하나씩 바꿔 나가야” [특파원 생생리포트]

    “DMZ·오키나와 파괴한 인류… 살아가는 법 하나씩 바꿔 나가야” [특파원 생생리포트]

    “비무장지대(DMZ)는 한국도 북한도 유엔도 어느 곳도 주인이 아닙니다. 그곳에 존재하는 생명이 영원히 주인이어야 합니다. 제가 DMZ에 ‘자연국가’라는 이름을 붙여 생태계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최재은(70)씨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 긴자 메종 에르메스 포럼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태계’를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에르메스 재단은 ‘에콜로지(생태학): 순환을 둘러싼 다이얼로그’를 주제로 최재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최씨는 ‘라 비타 누오바’(새로운 삶)라는 주제로 내년 1월 28일까지 그가 생각하는 생태계와 순환의 의미를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최씨는 1976년 일본 유학을 계기로 전위 꽃꽂이의 한 계파인 소게쓰류를 수료한 뒤 1986년부터 본격적으로 미술가의 길을 걸었다. 1997년 삼성서울병원에 설치된 조형물 ‘시간의 방향’, 1990년 경동교회 옥상에 3000여개 대나무 가지를 엮어 만든 ‘동시다발’, 1998년 성철 스님 사리탑, 1993년 대전엑스포 정부관(재생조형관) 등이 그의 작품이다. 최씨가 이번 개인전에 선보인 작품 중 하나인 ‘DMZ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진행한 것이다. 국내 산림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아 2년에 걸쳐 DMZ의 생태 현황도를 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가 파괴된 683곳을 모두 표시한 뒤 파괴된 면적 계산과 함께 그곳에 있어야 할 식물들을 정리했다. 그는 “사람들은 DMZ 내의 자연 생태계가 풍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70여년 동안 방치된 채 군인들이 오고가면서 의외로 생태계가 많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DMZ의 산림 복원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드론을 이용해 종자를 지상에 뿌리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지상에 뿌려진 종자는 60~80% 발아할 수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발표할 계획으로 누구나 DMZ 복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최씨가 이번 개인전에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인 ‘하얀 죽음’도 그가 오래전부터 주제로 삼아 온 ‘생명’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1월 일본 오키나와를 찾았다가 죽어 쌓인 산호를 보고 충격을 받아 만들었다. 전시장 한편에 놓인 죽은 하얀 산호 더미는 마치 해골산을 연상케 한다. 그는 “오키나와 바다 산호의 90%가 죽었는데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가면서 산호가 생존하기 어려워진 것”이라며 “오키나와는 아름답고 물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한데도 그렇게 됐는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바다 환경도 망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작품을 위해 오키나와에서 산호 양식 사업을 하는 긴조 고지의 도움을 받아 죽은 산호를 확보, 배편을 이용해 대거 전시장으로 옮길 수 있었다. 이 산호들은 전시가 끝나면 다시 오키나와 바닷가의 원래 자리로 되돌아갈 예정이다. 최씨는 한국의 DMZ와 일본 오키나와의 산호를 통해 “기술의 발달과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인류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하나씩 바꿔 나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80억명의 호모사피엔스는 이런 자연을 죽이고 있는데 이에 관해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상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적게 낼 수 있을까, 물건을 살 때 이 물건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이것을 사면 어떻게 쓸모 있게 쓸 수 있을까 같은 살아가는 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내 작품은 그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이민자가 미국의 피 오염” 막말… 헤일리, 중도층 업고 추격

    트럼프 “이민자가 미국의 피 오염” 막말… 헤일리, 중도층 업고 추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향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며 또다시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공화당 대선주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공고하지만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선거 캠페인에서 “그들(이민자들)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그들은 남미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비난했다. 그가 피를 강조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우파 성향 웹사이트 ‘내셔널 펄스’ 인터뷰에서도 이민자를 겨냥해 “피를 오염시킨다”는 표현을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면서 재집권하면 2017년 이슬람권 국가에 처음 시행했던 입국 금지 확대 등 이민 정책 강화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유세에 앞서 언론에 배포된 연설문에는 이런 표현이 없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즉석 발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 스탠리 미 예일대 교수는 “위험 발언이 반복되면 그것이 정상 취급되고 권장되는 관행이 생긴다”며 “이민자 대상 혐오범죄를 부추기는 언동”이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는 “히틀러를 앵무새처럼 흉내 내고, 김정은을 찬양하고, 블라디미르 푸틴을 인용하며 자신의 롤모델로 삼았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용한 문장이 아돌프 히틀러가 자서전 ‘나의 투쟁’에서 유대인이 게르만족의 순수한 혈통을 망친다는 의미로 썼던 표현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대선 경선 시작을 약 4주 앞두고 헤일리 전 대사가 중도층을 결집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 CBS·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8~15일 뉴햄프셔주 등록유권자 8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지율 29%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44%)에는 15% 포인트 뒤처져 있지만 3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1%)보다는 18% 포인트 앞서 있다. 중도 성향인 뉴햄프셔주는 내년 1월 23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치르는 주로, 보수 성향인 아이오와주(15일·코커스)와 함께 경선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한다. 호감도 면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55%의 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36%), 디샌티스 주지사(37%)를 모두 눌렀다. ‘준비된 후보’ 항목에서도 53%로 트럼프(54%)와 엇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CBS는 “헤일리 전 대사가 반트럼프 세력의 대안으로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선 일정이 집중된 내년 3월까지 미국 전역에서 1위 지지도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이재명 만난 김부겸 “이낙연 포용해야”… 고립된 李는 신당 속도조절

    이재명 만난 김부겸 “이낙연 포용해야”… 고립된 李는 신당 속도조절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대설’이 돌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더 큰 폭의 행보를 해 달라”고 포용을 주문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창당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김 전 총리의 중재로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김 전 총리는 시사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고생하는 것과 당을 위해 늘 큰 폭의 행보를 해 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역사를, 그걸 더 큰 물줄기로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취지”라고 말한 뒤 ‘이 전 대표도 포용하자는 취지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척해 온 민주주의의 길을 존경하는 김부겸 (전) 총리와 함께 잘 지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의 후퇴를 막는 것이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영화 시청 전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권노갑 상임고문 등 원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과 환담을 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이 전 대표는 몇 시간 뒤에 시사회에 참석했다.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 신당 창당 추진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날까지 현역 의원 117명이 창당 중단을 촉구하는 연서명에 이름을 올렸고, 친명(친이재명) 원외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 전 대표를 규탄하며 집단 실력 행사에 나섰다. 비명(비이재명) 혁신계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으로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윤영찬 의원도 최근 방송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좀더 당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셔도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고립된 상황을 의식한 듯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이날 한 방송에서 “지금이라도 획기적으로 변화하면 민주당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 비대위가 민주당 변화의 시작이 된다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창당 보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로선 김 전 총리가 두 사람(이재명·이낙연) 사이를 적극 중재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물러날 가능성도 없고 김 전 총리도 중재보다는 이 대표의 변화를 촉구하는 쪽에 가까워 별 성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당내에서 이 전 대표를 적극 포용하라는 움직임도 거세지는 만큼 이 대표가 손을 내밀지 않고 방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신당 추진을 비판하지만 분열의 과정을 손 놓고 지켜만 보는 지도부의 수수방관 태도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낙연 신당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은 연서명 압박이 아니고 통합비대위로의 전환”이라고 당 지도부를 재차 압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민주당 혁신의 시간은 빠르면 1월 중순에서 2월 초순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김 전 총리가 당 단합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총선 출마에는 선을 그었지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마음에 펼친 화폭에 고매한 선비 정신 물드네

    마음에 펼친 화폭에 고매한 선비 정신 물드네

    여백의 미가 살아있고 번짐의 속도가 고아하다. 보는 이에게 조심히 말을 거는 듯한 그 찬찬함이 마음을 깊게 물들인다. 한국적 아름다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 안에 다 들었다. 2013년 초연해 올해 10주년을 맞았고 4년 만에 돌아온 ‘묵향’이 지난 14~1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묵향’은 정갈한 선비정신을 사군자(매·난·국·죽)에 담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낸 작품이다.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최현(1929~2002)의 ‘군자무’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하고 간결함의 미학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정구호 연출이 극도로 세련된 무대미학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이 시작하면 붓과 화선지의 색감을 닮은 흑백의 무대가 등장한다. 수묵화를 펼쳐내려는 에너지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조금씩 춤사위를 꺼내 보인다. 윤 전 감독은 “처음 작품을 준비할 땐 매·난·국·죽만 하려다가 서무와 종무를 붙여서 6장으로 구성하게 됐는데 인도 시인 타고르가 한국을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한 것처럼 서무에서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밝은 도화지 같은 무대에서 하얀 옷을 입은 선비들이 동양의 색을 활짝 열어주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서양의 흑백 대비를 상징하는 물건이 백건과 흑건으로 이뤄진 피아노라면 동양의 흑백 대비를 상징하는 물건이 먹과 화선지라는 걸 새삼 일깨우며 서무가 마무리된다. 긴장감 속에 먹과 화선지의 조우가 끝나면 1부는 사군자의 첫째인 매화가 등장한다. 서서히 분홍빛으로 물드는 속도가 봄이 찾아오는 것 같다. 난과 국, 죽 모두 각자의 색깔, 각자의 속도와 움직임으로 전통무용을 표현했는데 식물을 상징화한다고 할 때 가장 직관적인 요소인 색을 활용하면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곡선미와 직선미를 정교하게 살린 무대, 화선지에 묵을 올려둔 것과 같은 속도로 무대 뒤쪽에서 색이 번지는 디테일함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했다.정적인 속도와 움직임 때문에 한국의 전통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묵향’은 역동적인 움직임과 소리로 깨트렸다. 때론 사람의 목소리, 때론 전통 악기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두고 그 위에 쉬지 않는 움직임을 얹어놓으면서 정(靜)과 동(動)을 모두 잡았다. 오랜 시간 정신문화가 지배했던 나라에서 많은 이의 혼이 깃든 에너지가 60분에 걸쳐 선명하게 퍼지면서 고매한 미학을 뽐냈다. ‘묵향’은 앞서 지난 10년간 일본, 프랑스, 헝가리 등 10개국에서 총 43회 공연되며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윤 전 감독은 ‘묵향’이 1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한국무용만의 독창성에서 찾았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민속춤을 봤지만 한국무용의 손놀림과 발디딤은 한국에만 있다”면서 “무용수들이 음악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호흡으로 춤추는 점도 해외가 인정하는 한국무용의 독창성”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용을 재발견하게 만든 작품인 데다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중 최초로 10년 장기 공연을 하는 작품인 만큼 단원들에게도 의미가 특별하다. 작품의 안무지도를 맡으며 출연진의 한 사람으로 무대에 오른 김미애는 “이 작품이 많은 관객에게 선보여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극장 밖을 나설 때는 ‘역시 우리 것이다’라는 전통의 품격을 안고 가면 좋겠다”는 말로 앞으로도 이어질 ‘묵향’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 ‘신당 창당 고심’ 이낙연 “획기적 변화하면 대화할 용의”

    ‘신당 창당 고심’ 이낙연 “획기적 변화하면 대화할 용의”

    신당 창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지금이라도 획기적으로 변화하면 민주당과 대화하고 여러 가지를 함께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와 당의 통합을 위해 회동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혁신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는 입장은 유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은 당장 받기 어려운 것 같다’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그것은 지켜보겠다”고만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신당 중지 서명보다 ‘정풍 운동’ 서명을 하는 게 먼저”라고 비판했다. ‘신당 창당은 분열’이라는 당내 지적도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에서 (신당으로) 오는 분이 가장 적고, 다른 당이나 무당층에서 오시는 분이 많다”면서 “민주당이 끌어오지 못하는 무당층을 우리가 끌어오면 민주 세력의 확대지, 그게 왜 분열인가”라고 반문했다.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창당 결단 시기와 관련해 “새해 초에 국민께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그건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준다는 뜻”이라며 “획기적 변화가 아니라 미봉한다든가, 대리인을 내세워 사실상 현 체제를 유지하려 하면 별반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곰도 ‘불면증’ 시달려요”…日, 잦은 곰 출몰에 당혹 그 자체 [여기는 일본]

    “곰도 ‘불면증’ 시달려요”…日, 잦은 곰 출몰에 당혹 그 자체 [여기는 일본]

    일본 도심지에 곰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홋카이도 남부 무로란시(市)에서는 올해 들어 시내에서 곰을 목격한 건수가 10건으로 집계됐다. 이넌 전년 6건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이며, 2021년에는 1건에 불과했다. 시내에서 곰이 출몰하는 일은 무로란시뿐만 아니라 홋카이더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중부 아시베쓰시의 한 목재 창고에 곰이 들어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지 경찰과 당국이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초 당국은 곰을 포획하려 했지만, 흥분한 곰이 엽사에게 달려드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결국 소총을 발포해 사살했다. 삿포로의 주택가에서도 곰 출몰이 급증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이에 삿포로시 당국은 지난 6일 드론을 이용해 곰 실태 조사에 나섰다. 현재 삿포로시는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에 곰 피해를 막기 위해 교직원들이 등하굣길을 주시하는 등 특별 조치를 명령했다.이시카와현에서는 부상자도 발생했다.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경 이시카와현 하쿠산 일대에서 곰과 충돌하는 첫 사고가 발생했고, 인접한 곳에서 2건의 추가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주민 3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얼굴 뼈가 부러지거나 어깨를 다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당국은 이미 동면(겨울잠)을 시작했어야 하는 야생곰이 12월에 출몰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시카와현의 경우 12월에 곰이 출몰한 일은 200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주민들에게 특별히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12월에 곰이 출몰하는 이유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오이 토오루 이시카와현립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곰은 12월 중순부터 겨울잠을 자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 일부 곰이 동면에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먹이를 찾지 못한 곰이 도시까지 내려와 사람을 만나자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늦게 동면에 들거나, 동면에 들더라도 깨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겨울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의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곰 출몰 빈도수가 높아진 삿포로의 경우 올해 11월 평균 온도는 6.7도로, 평년 대비 1.5도 높았다. TV아사히는 “미국에서는 겨울 최저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곰의 겨울잠 기간이 6일 단축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홋카이도 역시 겨울에 산에 들어가면 겨울잠에서 깬 곰과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NHK 보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총 212건의 곰 습격 사건이 발생했으며, 곰과 맞닥뜨려 사망한 사람은 6명에 달한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로 알려졌다. 한편 홋카이도청은 곰이 출몰하는 지역을 표시한 일명 ‘곰 해저드 지도’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출몰 위험도를 총 5단계로 나눠 표시한 해당 지도에서는 색깔별로 곰 출몰 위험도가 높은 곳을 분류해 볼 수 있다.
  • 북한 미사일 발사한 날, 베이징서 4년만에 북중 고위급 회담 열려

    북한 미사일 발사한 날, 베이징서 4년만에 북중 고위급 회담 열려

    북한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날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의 우의를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박 부상이 외교 협상을 위해 중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박 부상은 이날 오전 왕 부장을 만났고,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조선(북한)의 전통적 우의는 양당·양국의 전 세대 지도자들이 직접 수립한 것으로 양측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양당·양국 최고지도자의 전략적 인도와 관심으로 중국과 조선의 전통적 우호가 새로운 시대에 더욱 빛난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이 교차하는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국과 조선은 항상 서로를 지지하고 신뢰했으며 우호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분명히 했다”며 “중국은 항상 전략적 고도와 장기적 관점에서 중·조 관계를 바라보고 조선과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며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수교 75주년 기념행사를 잘 개최해 중·조 우호 협력 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부상은 이에 대해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의 숭고한 의지와 신시대 요구에 따라 조·중 관계 발전을 계속 심화하는 것은 조선 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중국과 함께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조·중 형제 우의를 공고히 하고 양국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를 원한다”며 “조선은 계속해서 중국과 함께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이익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부상은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양측의 우호 협력 관계를 심화하고 전략적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박 부상은 외무성 중국 담당 부국장, 주중 북한대사관 공사 및 임시 대리대사 등을 지낸 ‘중국통’이다. 2024년은 중국과 북한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국과 북한은 내년 수교 75주년을 우호협력 관계를 심화하고 전략적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기로 합의했다. 한편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중 및 외교회담이 공식 발표된 것은 4년여 만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9년 8월 당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수길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 먀오화가 베이징에서 만나 군사회담을 진행한 것이다.
  • 전병주 서울시의원,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조희연 교육감 1인시위 현장 찾아

    전병주 서울시의원,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조희연 교육감 1인시위 현장 찾아

    서울시의회 전병주 의원(더불어민주당·광진1)은 지난 14일 오전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진행한 조희연 교육감의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1인시위 현장을 찾아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13일 서울시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까지 광진구를 비롯해 용산구, 강남구 등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한 1인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조 교육감과 함께 학생인권 증진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1인시위 현장에 방문하게 됐다”라며 “2011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학생인권 증진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온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다면 교육 현장은 유례없는 큰 혼란과 갈등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 의원은 “학생인권을 보장해 청소년 일탈행동이 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로, 학생과 교사를 갈라치기 한다”라며 “학생인권을 인질로 어떤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 교육감의 1인 시위가 시민 불안을 유발하는 선전·선동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전 의원은 “교육청 의견은 묵살하고 다수당의 독재로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공론화 방법으로 1인 시위를 선택한 교육청의 결정도 존중해야 한다”라고 질책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지난 10여년간의 노력으로 사회적 통념으로 당연시된 학생이 인간으로서 갖는 기본 권리에 대한 퇴행이 서울시의회에서 자행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가결될 경우 재의요구를 하고, 이후 대법원 무효확인 소송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분열 기로에 선 민주… 이번 주가 갈등 봉합 분수령

    분열 기로에 선 민주… 이번 주가 갈등 봉합 분수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새해 신당 창당 선언과 비명(비이재명) 혁신계 ‘원칙과상식’의 ‘12월 결단’ 등 분열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주가 통합이냐, 분열이냐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주 봉합의 기회를 놓친다면 새해 들어 분열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서울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계파와 무관하게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통합이 절실하다’는 인식으로 단합을 꾀하려는 의원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초선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 등은 지난 14일부터 동료 의원들에게 이 전 대표의 신당 추진을 만류하는 내용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100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강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윤석열 정부이지 우리끼리 분열하는 건 내년 총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비명계 전해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는) 분열을 막기 위한 노력을 훨씬 더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일들을 결단하는 행동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고 썼다. 앞서 우상호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고 어떻게 통합하냐. ‘나갈 테면 나가라’는 태도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무대응 전략’을 취했던 이재명 대표 측도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각각 20일, 28일 만남을 조율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현 체제를 그냥 유지한다든가 (하는 것은) 별반 의미가 없을 것이다.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비대위 구성 이야기가 나왔는데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도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라고 했다. 선거제 개편 논의도 대형 변수다.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위해 명분 쌓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번 주 병립형이 현실화하면 위성정당식 신당 창당은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민주당의 분열 가능성은 줄고 지도부의 단합론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 [단독] 1분 남았는데… 마킹 중에 종 울렸다, “일자로 죽 그어” “절망감에 수능 포기”

    [단독] 1분 남았는데… 마킹 중에 종 울렸다, “일자로 죽 그어” “절망감에 수능 포기”

    “시간 좀 보세요. 아직 1분이나 남았는데 답안지를 왜 걷어가요.” 수험생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고사장에 퍼졌다. “마킹 그만하고 펜 내려놓으세요. 종 쳤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달 16일 서울 경동고 고사장. 1교시 국어영역 시험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정상보다 1분 빠른 오전 9시 59분에 울렸다. 감독관이 학생들의 항의에도 시험지를 걷기 시작하자 시간에 쫓긴 수험생들은 급하게 ‘일자로 죽 그은 마킹’을 하거나 찍거나 아예 공란으로 둔 채 펜을 내려놓았다. 일부 교실에선 고성과 항의가 오갔다. 쉬는 시간 몇몇 수험생들은 엎드려 흐느꼈다. 교무실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절망한 나머지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간 수험생도 있었다. 17일 서울신문과 연락이 닿은 이 학교 고사장 수험생들은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수험생 A(18)군은 “손목시계로 시간을 재고 풀었는데 갑자기 종이 쳐서 마지막 세 문제를 같은 번호로 ‘일자 마킹’했다”며 “문제 하나가 당락을 결정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재수생 B(19)군은 “새벽까지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다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고 겨우 한 시간 잔 채 수능을 보러 갔는데 억울해서 계속 눈물만 난다”고 하소연했다. ●경동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경동고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학교 측 실수를 인정했다.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학교 방송실에는 교사 2명이 타종과 방송을 각각 맡고 있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타종 담당 교사는 개인용 태블릿PC를 챙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초 단위 시간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는 진동소리 등을 걱정해 옆방에 둔 채 ‘오전 10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80%가량 배터리가 남아 있던 태블릿PC가 갑자기 꺼졌다. 타종 담당 교사는 급히 옆방으로 달려가 휴대전화를 가져왔는데, 급한 마음에 오전 ‘9시 58분 59초’를 오전 ‘9시 59분 59초’로 착각해 종을 울렸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교육청과 협의해 2교시 수학영역 시험 후 점심 시간에 수험생들에게 국어영역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시 나눠 주며 ‘1분 30초’의 추가시간을 부여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쉬는 시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정답을 확인했을 가능성 때문에 이미 마킹한 문제는 수정하지 못하게 했다. 서둘러 답을 적다 실수를 하거나 되는 대로 찍어서 낸 학생들이 적잖았지만 결국 구제받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 학생은 “우리 반에서는 마킹을 못한 딱 한 사람만 재시험이 의미 있었다. 모두들 책상에 놓인 시험지만 멀뚱멀뚱 쳐다봤다”고 말했다. ●점심 추가시간 부여에 또 다른 피해 특히 시험지를 배포하고 다시 걷는 과정에서 25분이나 소요되면서 수험생들은 50분의 점심시간이 반 토막 나는 또 다른 피해를 입었다. 식사시간도 부족한 상태에서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3교시에 들어가야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줄어든 점심시간으로 인해 도시락을 3분의1밖에 먹지 못했다”며 “손목 수술을 받은 내가 만들어 준 도라지볶음 반찬이 남아 있는 걸 보는 순간 얼마나 떨었을지 짐작이 가 밥이 잘 안 넘어갔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평소 점심식사 후 쪽잠을 자며 피로를 회복한 뒤 3교시 시험에 임하는데 줄어든 점심시간 탓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며 “4교시 탐구 영역까지 여파가 이어져 지난 3년간 모의고사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수험생들 점수 평소보다 낮게 나와 실제로 이날 경동고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점수가 평소보다 낮게 나온 경우가 많았다. 올해 네 차례 모의고사에서 국어영역 백분위 점수가 62~82점이었던 G군은 이번 수능에서 48점에 그쳤다. 6월과 9월 모평 국어에서 각각 4등급과 5등급을 받은 H군은 6등급으로 떨어졌다. 국어영역에서 받은 충격 탓인지 평소 3등급을 받던 수학(2교시)도 4등급으로 하락했다. 경동고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 39명은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교육부 등을 상대로 1인당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타종 사고 후 한 달이 지나도록 교육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발표가 없었던 게 소송에 나선 이유다. 이 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만 400여명인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단소송 제기할 사람들을 찾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어 참여 인원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추상적 교육부 매뉴얼 작동 못 한 듯” 한 학부모는 “겨우 1분 갖고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지만 수험생은 1초도 절실한 경우가 많다”며 “가뜩이나 불수능이라 한 문제에 학교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정신적으로 흔들려 2~4교시 피해를 본 상황은 환산조차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대표변호사는 “교육부가 2020년 수능 당시 서울 덕원여고에서 발생한 타종 사고 이후 대처 매뉴얼을 만들었다지만 이를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추상적인 매뉴얼이라 긴급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타종 사고 순간에는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과 관련해서는 학교에 공유가 됐고 타종 교사 역시 충분히 교육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대책을 충분히 세워 앞으로는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단독]‘경동고 수능 타종 사고’ … 수험생 39명, 1인 2000만원 국가 손배소

    [단독]‘경동고 수능 타종 사고’ … 수험생 39명, 1인 2000만원 국가 손배소

    “시간 좀 보세요. 아직 1분이나 남았는데 답안지를 왜 걷어가요.” 수험생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고사장에 퍼졌다. “마킹 그만하고 펜 내려 놓으세요. 종 쳤습니다.”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달 16일 서울 경동고 고사장. 1교시 국어영역 시험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정상보다 1분 빠른 오전 9시 59분에 울렸다. 감독관이 학생들의 항의에도 시험지를 걷기 시작하자 시간에 쫓긴 수험생들은 급하게 ‘일자로 죽 그은 마킹’을 하거나 찍거나 아예 공란으로 둔 채 펜을 내려놓았다. 일부 교실에선 고성과 항의가 오갔다. 쉬는 시간 몇몇 수험생들은 엎드려 흐느꼈다. 교무실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절망한 나머지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간 수험생도 있었다. 17일 서울신문과 연락이 닿은 이 학교 고사장 수험생들은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수험생 A(18)군은 “손목시계로 시간을 재고 풀었는데 갑자기 종이 쳐서 마지막 세 문제를 같은 번호로 ‘일자 마킹’했다”며 “문제 하나가 당락을 결정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재수생 B(19)군은 “새벽까지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다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고 겨우 한 시간 잔 채 수능을 보러 갔는데 억울해서 계속 눈물만 난다”고 하소연했다. 타종 교사가 ‘9시 58분’을 ‘59분’으로 착각 경동고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학교 측 실수를 인정했다.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학교 방송실에는 교사 2명이 타종과 방송을 각각 맡고 있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타종 담당 교사는 개인용 태블릿PC를 챙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초 단위 시간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는 진동소리 등을 걱정해 옆방에 둔 채 ‘오전 10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80%가량 배터리가 남아있던 태블릿PC가 갑자기 꺼졌다. 타종 담당 교사는 급히 옆방으로 달려가 휴대전화를 가져왔는데, 급한 마음에 오전 ‘9시 58분 59초’를 오전 ‘9시 59분 59초’로 착각해 종을 울렸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교육청과 협의해 2교시 수학영역 시험 후 점심 시간에 수험생들에게 국어영역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시 나눠주며 ‘1분 30초’의 추가시간을 부여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쉬는 시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정답을 확인했을 가능성 때문에 이미 마킹한 문제는 수정하지 못하게 했다. 서둘러 답을 적다 실수를 하거나 되는대로 찍어서 낸 학생들이 적잖았지만 결국 구제받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 학생은 “우리 반에서는 마킹을 못한 딱 한 사람만 재시험이 의미있었다. 모두들 책상에 놓인 시험지만 멀뚱멀뚱 쳐다봤다”고 말했다.점심시간 추가시간 부여한 게 또 다른 피해 특히 시험지를 배포하고 다시 걷는 과정에서 25분이나 소요되면서 수험생들은 50분의 점심시간이 반 토막 나는 또 다른 피해를 입었다. 식사시간도 부족한 상태에서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3교시에 들어가야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줄어든 점심시간으로 인해 도시락을 3분의 1밖에 먹지 못했다”며 “손목 수술을 받은 내가 만들어준 도라지볶음 반찬이 남아있는 걸 보는 순간 얼마나 떨었을지 짐작이 가 밥이 잘 안 넘어갔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평소 점심식사 후 쪽잠을 자며 피로를 회복한 뒤 3교시 시험에 임하는 데 줄어든 점심시간 탓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며 “4교시 탐구 영역까지 여파가 이어져 지난 3년간 모의고사보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경동고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점수가 평소보다 낮게 나온 경우가 많았다. 올해 네 차례 모의고사에서 국어영역 백분위 점수가 62~82점이었던 G군은 이번 수능에서 48점에 그쳤다. 6월과 9월 모평 국어에서 각각 4등급과 5등급을 받은 H군은 6등급으로 떨어졌다. 국어영역에서 받은 충격 탓인지 평소 3등급을 받던 수학(2교시)도 4등급으로 하락했다. 경동고에서 시험 본 수험생 39명은 오는 19일 교육부 등을 상대로 1인당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타종 사고 후 한 달이 지나도록 교육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발표가 없었던 게 소송에 나선 이유다. 이 학교에서 수능을 치룬 수험생만 400여명인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단소송 제기할 사람들을 찾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어 참여 인원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추상적 교육부 매뉴얼…작동 못 한 듯” 한 학부모는 “겨우 1분 갖고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지만 수험생은 1초도 절실한 경우가 많다”며 “가뜩이나 불수능이라 한 문제에 학교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정신적으로 흔들려 2~4교시 피해를 본 상황은 환산조차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대표변호사는 “교육부가 2020년 수능 당시 서울 덕원여고에서 발생한 타종 사고 이후 대처 매뉴얼을 만들었다지만 이를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추상적인 매뉴얼이라 긴급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타종 사고 순간에는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과 관련해서는 학교에 공유가 됐고 타종 교사 역시 충분히 교육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대책을 충분히 세워 앞으로는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조국 “이낙연 신당 갈 일 전혀 없을 것”

    조국 “이낙연 신당 갈 일 전혀 없을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광진 건국대에서 진행된 박성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기획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향후 행보 관련 질문에 답변했다. 조 전 장관은 소위 ‘이낙연 신당’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냐고 묻자 “갑자기 몇몇 사람이 연락해 와서 이낙연 신당으로 들어가느냐부터 힘을 합치느냐 등 엉뚱한 질문을 하는 분도 있다”며 “제가 이낙연 전 대표와 과거 업무를 같이 한 적도 있지만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는 점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가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분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역시 창당 뜻을 가진 조 전 장관과의 연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낙연 신당과 확실하게 선을 그으면서 다른 길을 갈 것이란 것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저는, 이낙연 전 대표가 정치적 선택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민주당을 포함해 넓은 의미의 범민주진보 진영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는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 심판인데 이낙연 전 대표가 하는 경로는 (정권 심판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질문엔 “2024년 4월 총선까지의 시간이 아주 치열한 시간이 될 텐데, 저는 그 시간은 다름 아닌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의 심판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 심판을 하기 위해 민주당이 중심이 되어서 싸워야 할 시간이고, 그다음에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대표의 지도력이 발휘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전제로, 4월까지가 어떤 시간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 배설·불륜 거리낌 없는 이 작품,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이라고?

    배설·불륜 거리낌 없는 이 작품,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이라고?

    비장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지만, 역시 쉽지 않다. “독자들의 완독을 기원한다”는 출판사의 격려가 왜인지 서늘하게 들린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것 자체에 의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출간된 지 10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영문학자들이 이 책과 씨름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디 이번에는 ‘더블린의 미로’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문학 역사상 가장 난해한 동시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불리는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장편 ‘율리시스’(1·2권)를 문학동네가 새롭게 펴냈다. 두 권 합쳐 1420쪽. 문학동네는 “방대한 주석에 짓눌려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것만을 엄선했다”고 전했다. ‘오디세이아’와 같은 듯 다른 ‘율리시스’ ‘오디세우스’의 로마식 표현이기도 한 ‘율리시스’는 ‘오디세이아’와 이야기 구조가 유사하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를 떠난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다. 율리시스는 더블린에 사는 ‘리어폴드 블룸’이라는 남자가 1904년 6월 16일 하루 시내를 쏘다니는 이야기다.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용감한 영웅 오디세우스와는 달리 블룸은 볼품없는 소시민이라는 점.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가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믿음의 아이콘인 데 반해 블룸의 아내 ‘몰리’는 ‘보일런’이라는 남성과 불륜을 저지른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누며 하루를 시작한 블룸이 집으로 돌아와 몰리의 엉덩이에 키스하며 끝나는 이야기.’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것만 보면 어려울 게 없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 현실과 공상을 어지럽게 오가는 문체가 독자를 좌절케 한다. 어찌나 정교하게 써놨는지, 배경인 더블린을 소설에 깨알같이 옮겨놨다고 한다. 심지어 현재도 더블린에 가면 조이스가 묘사해놓은 상점들이 있을 정도라고. 조이스는 한 편지에서 “더블린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리고 싶었다”면서 “언젠가 그 도시가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내 책을 통해 재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었다고 한다. 난해하고 더럽고 외설적인 문장들 소설의 처음과 끝에서 보듯 배설, 불륜과 관련한 적나라한 문장들이 거침없이 등장한다. “개 두 마리가 앞발을 들고 암놈 뒤에 집어넣고 있는 꼴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우린 함께 꼴렸어”(2권 652쪽) 블룸과 몰리 사이에는 죽은 아들 루디가 있었는데, 이 아이를 잉태하는 장면을 블룸은 이렇게 회고한다. 13장(나우시카)에서 블룸은 처녀 ‘거티’의 치마 속을 훔쳐보며 몰래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 4장에서 블룸이 대변을 누며 영국인이 쓴 소설 ‘팃비츠’를 읽다가 이 소설을 반으로 쫙 찢어 밑을 닦는 데 쓴다. 국내 조이스 연구자인 진선주 충북대 영어교육과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당시 아일랜드를 억압하던 영국을 비판하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기도 했다. 첫 출간 당시 한 신문이 “조이스의 작품은 변소 문학을 전공한 도착증 환자가 쓴 것 같다”는 서평을 실은 이유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10년간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물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작품은 재평가됐고, 세계적인 출판사 미국 랜덤하우스는 율리시스를 ‘20세기 영어로 쓰인 걸작 중 최고’라고 칭송했다. 조이스는 생전 ‘율리시스’를 “수수께끼를 워낙 많이 심어놓았기 때문에 장차 수백년간 내가 뭘 의미했는지를 두고 왈가왈부할 것이며, 이야말로 자신의 불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많은 걸 감춰뒀으니 알아서들 찾으시오’다. 조이스를 읽는 것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숨바꼭질인 것 같기도 하다. 대표적으로는 17장(이타카)이 끝나는 2권 571쪽에 찍힌 크고 동그란 마침표다. 이것이 인쇄 과정에서 실수로 떨어진 잉크 방울인지, 아니면 조이스가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후대 학자들은 이것을 새알, 정액, 지구, 우주, 무, 엉덩이, 멜론, 자궁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놨지만, 어느 하나 똑 부러지는 정답은 없다. 조이스조차도 생전 “끔찍한 괴물”이라고 불렀던 ‘율리시스’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68년이다. 반세기가 넘어 이 책을 다시 번역한 이종일 세종대 영문과 교수에게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어떻게, 왜 읽어야 하는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작품이 읽기 어렵다는 걸 인정하면 안 읽힌다고 낙담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실제 사건과 사건 사이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지 않나. 의식의 흐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작품에서 세계의 모습을 제시하는 조이스는 가식이나 위선을 철저히 배제한다. 분변학적이거나 외설적인 묘사가 난무하지만, 결국 이것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이다. 그리하여 독자는 비상한 실감을 느끼며 소설에 빠지게 된다.” 소설과 달리 깨끗하고 정직한 사랑의 노래 더블린 시내에서 길을 잃었다면 잠시 시로 탈출해봐도 좋다. 조이스의 시를 엮은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아티초크)도 최근 번역 출간됐다. 시집을 들춰보면 작가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지러운 소설과는 달리 깨끗한 목소리로 정직하게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서다. 시집의 원제는 ‘실내악’(체임버뮤직)으로 조이스는 이 시들이 노래로 만들어지길 원했다고 한다. 일부는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조이스가 직접 곡을 붙인 16번째 ‘앳된 시절에 이별을 고하다’(Bid adieu to girlish day)는 아일랜드에서 지금도 애송되고 있다. “안녕, 안녕, 안녕을 고해요 / 앳된 시절에 안녕을 고해요, / 복된 사랑이 그대에게 구애하러 / 그대의 앳된 모습에 구애하러 왔어요.”
  • 강남구의회, ‘2023 강남구 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

    강남구의회, ‘2023 강남구 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

    강남구의회는 지난 13일 대치4동 문화센터 5층 강당에서 열린 ‘2023 강남구 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지역의 새마을지도자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형대 의장을 비롯해 전인수 부의장·한윤수 운영위원장·김민경 행정재경위원장·황영각 복지도시위원장·김광심·안지연·박다미·이성수·김형곤·손민기·노애자 의원이 참석해 2023년도 강남구새마을운동 사업실적 보고및 2024년도 중점과제를 청취하고 새마을지도자들과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김형대 의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시는 강남구 새마을운동 지도자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리며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의회에서도 구민이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김기동 떠난 포항 사령탑에 ‘팀 레전드’ 박태하 감독 선임

    김기동 떠난 포항 사령탑에 ‘팀 레전드’ 박태하 감독 선임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FC서울로 떠난 김기동(52) 감독의 후임으로 박태하(55)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과 2년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발표했다.포항의 제13대 사령탑에 선임된 박 감독은 1991년 포항에서 데뷔해 2001년까지 포항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박 감독은 구단을 통해 “포항은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포항을 잊고 산 적이 없을 정도로 내게 의미 있는 곳”이라며 “팀에 감독으로 오게 돼 영광스럽고 반갑다. 최선을 다해 포항 축구를 보여드리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9시즌을 포항에서 뛰며 K리그 통산 261경기에 나와 46골, 37도움을 기록했으며 1998년부터 2000에는 포항 주장을 맡았다. 박 감독이 선수로 뛰던 기간에 포항은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한 차례씩 우승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두 번 정상에 올랐다. 지도자 생활도 2005년 포항에서 시작한 박태하 감독은 2007년 코치로 포항의 K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국가대표 코치를 역임했다. 이후 2012년 FC서울 수석코치를 맡아 팀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15년 중국 2부 옌볜을 맡아 팀을 1부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2020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을 맡아 최신 축구 전술 흐름을 연구해왔다.
  • [열린세상] 기시다 총리, 위기인가 기회인가/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기시다 총리, 위기인가 기회인가/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2021년 10월 출범한 기시다 내각이 정치자금 문제로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정식명 세이와정책연구회)의 정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하는 가운데 핵심 수사 대상자가 현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하기우다 고이치 정조회장, 다카기 다케시 국대위원장, 세코 히로시게 참의원 간사장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재 기시다 내각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아베파들로, 어제 날짜로 모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일본 정계에서 ‘정치와 돈’ 문제는 단골로 등장하는 사안이다. 정치자금 문제로 대신 등이 사임하는 일이 거의 매년 벌어진다. 그러나 정권의 요직인 관방장관의 사임은 2004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후쿠다 관방장관의 사임 이후 약 20년 만의 사건이다. 그만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연내 의회 해산은 불가능해졌다. 고물가 등에 대한 경제 대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기시다 정권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대라는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로만 본다면 거의 퇴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정치자금 문제로 기시다 총리는 정권 출범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기시다 총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파벌 중 하나인 기시다파의 수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시다파는 아베파에 비해 숫자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내각 구성에 각 파벌의 균형을 최우선으로 안배해 온 기시다 총리로서는 아베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정치를 제대로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주요 당정 인사들은 각료, 당 간부 등을 합쳐 30명이 채 되지 않지만 사임한 5명은 모두 정권의 핵심 인사이면서 동시에 아베파의 핵심 인사들이다. 이들을 경질한다는 것은 기시다 총리로서는 향후 내각 구성에서 운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7월 사망한 이후 아베파는 사실상 구심력을 잃었다. 그럼에도 자민당 최대 파벌인 만큼 당 내외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기시다 총리가 당정 인사에서 주요 직책을 아베파에 부여해 온 점도 그 위력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정치자금 사태를 계기로 아베파의 영향력을 축소시킨다면 기시다 총리의 당내 입지나 영향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다만 기시다 총리로서는 의회 해산, 총재 연임 등을 고려했을 때 95명이나 되는 아베파의 영향력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민당 내 두 번째 다수파는 모테기파로 54명, 다음은 아소파로 51명이다. 기시다파는 43명으로 니카이파와 동수다. 현재 간사장인 모테기파나 아소파와 연합한다고 하면 숫자상으로는 충분히 아베파를 뛰어넘을 수 있어 총재 연임은 가능할 수 있으나 모테기 간사장이나 아소 부총재의 셈법도 있기에 조율은 간단치 않다. 도쿄지검 특수부의 조사는 지금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가 서둘러 이들의 사임을 수락한 것은 자민당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파장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신임 관방장관에 기시다파인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을 기용하고 내각 구성원 가운데 9명의 아베파 각료와 부대신을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인사에서 아베파의 영향력도 영향력이지만, 아베파 내 비자금 조성에 관련된 인물이 더 나올 수도 있어 아베파에서 새로운 인사를 기용하기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만에 하나 새로 구성한 내각에서 또다시 정치자금 문제 등이 불거진다면 이는 기시다 내각의 퇴진으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시다 총리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볼 사안이다.
  • 제3지대 띄우는 이낙연… ①선거제 ②세력화 ③비전 제시에 달렸다

    제3지대 띄우는 이낙연… ①선거제 ②세력화 ③비전 제시에 달렸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통해 양당 정치의 대안으로 자리잡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한 가운데 성공 여부를 가르는 요소로 ‘선거제·세력화·비전 제시’가 꼽힌다. 이 전 대표가 이 중 하나라도 놓치면 수도권(중도층 표심) 및 호남(정치적 고향)에서 선전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비례대표제를 두고 현행 준연동형을 유지할지, 이전 병립형으로 회귀할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만일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제’를 고수하지 않고 국민의힘 뜻대로 병립형으로 돌아간다면 이 전 대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준연동형은 먼저 정당 득표율로 총의석 수를 정하고 지역구 의석 수가 이보다 적으면 비례대표로 보충한다. 지역구 의석을 얻기 힘든 신당의 원내 진출이 용이하다. 이 전 대표는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를 유지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력화도 쉽지만은 않다. 참여할 현역 의원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낙연계인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지금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할 때”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망가보다는 젊은 나이의 전문직 영입을 원한다”며 세력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신당을 준비 중인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에 대해서도 “큰 줄거리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3지대 연대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향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좀 괄목할 만한 분들을 많이 모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당 성공에 명망가들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당대표를 지낸 이 전 대표가 민주당과 얼마나 차별화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할지도 관건이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며 ▲팬데믹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인구 등을 5대 위기로 꼽았다. 국가가 이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결국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수명이 다했다’는 걸 보여 줄 수 있는 정책과 메시지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도 “이 전 대표의 성공은 결국 양당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여 수도권과 호남에서 지지받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봤다.
  • “인생의 승자는 더 많이 웃은 사람”…숭고한 코미디에서 인류애를 보다[오경진의 노이즈캔슬링]

    “인생의 승자는 더 많이 웃은 사람”…숭고한 코미디에서 인류애를 보다[오경진의 노이즈캔슬링]

    어리숙해 보이는 뿔테안경 뒤로 ‘코미디’를 향한 열정이 들끓고 있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모르모트PD’로 활약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권해봄(37)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는 “인생의 승리자는 더 많이 웃고 간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코미디 로얄’을 연출한 것을 계기로 최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권 PD는 “‘웃기다’는 이유로 ‘우습게’ 여겨지는 코미디언들을 한 명의 예술가로서 조명하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를 전했다. “도파민 중독이라고 할까. 안타깝지만 평소에 잘 웃는 편은 아니다. 예능PD들이 그럴 것 같은데, 항상 새로운 걸 좇고 웃긴 것들을 바로 곁에서 접하니 웃음에 박해진다.” ‘평소에 잘 웃나’, ‘술자리에서 잘 웃기는 편인가’ 등을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서면 답변지에 굳이 “질문이 너무 재밌어서 웃었다”는 사족까지 달았다. 확실히 범인(凡人)의 웃음 포인트는 아닌 듯했다. 그는 “사석에서도 웃기는 걸 좋아하지만 타율이 높진 않다”고도 했다. 대신 뜻하지 않게 어설픈 모습들이 나올 때 주위에서 웃는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도 ‘짤방’이 돌아다니는 전설의 예능 캐릭터 모르모트PD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경규는 코미디의 클래식” “‘실험용 쥐’처럼 당하는 역할이었다. 출연자들을 따르기만 하면 됐는데,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웃길 수 있었다. 코미디는 정반대다. 플레이어가 직접 짜고 몸소 웃겨야 한다. 수동태가 아닌 능동태다.” 코미디는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다. 친구들이 ‘아이돌’에 열광할 때 본인은 이경규와 김국진을 동경했다고 한다. 기가 막히게 짜인 희극을 보면서 느껴지는 쾌감에 특별한 애정이 있었다. 권 PD는 이번 코미디 로얄에도 출연한 이경규의 코미디를 “클래식”이라고 치켜세웠다. “이경규의 코미디에는 통찰이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통용되는 이유다.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날것 그대로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한국 예능을 콩트 위주에서 ‘리얼버라이어티’로 바꾼 장본인이기도 하다. 방송은 솔직해야 하며,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웃기는 일은 웃기지 않는다” 예능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쏟아지는 시대다. 빠르게 소비되는 만큼 빠르게 휘발되기도 한다. 권 PD는 자신의 직업을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걸 업으로 삼는, 귀한 일”이라고 정의했다. 예능PD만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영역과 역할이 있고, 시청자들도 그걸 기대하고 있을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웃기는 일은 정말 웃기지 않는다.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이 뒤따르니까. 그래서 웃기는 일은 숭고하다. 거기서 인류애를 느낀다. 한국인들은 웃음에 박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웃기려는 코미디언들의 노력을 팔짱 끼고 보지 말고,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봐주면 좋겠다.”*편집자 주: ‘노이즈캔슬링’은 요즘 이어폰에 탑재되는 신기술입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해 음악이나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게끔 해주죠.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2030 젊은 예술가들이 문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질적으로, 양적으로도 차원이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범람하는 콘텐츠의 홍수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서울신문 지면과 온라인에 소개합니다. 바깥의 소음은 잠시 차단하고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보시길.
  • 인요한·나경원·원희룡 등 비대위원장 거론

    인요한·나경원·원희룡 등 비대위원장 거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13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사실상 예정된 가운데 여권에서는 비대위원장으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임명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의 사퇴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대통령실과 소통해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윤심에 따른 지도부 구성이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했던 만큼 대통령실은 더이상 ‘불편한 사람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많다. 이에 김 대표 사퇴와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를 이끈 인 전 위원장이 거론된다. 혁신위가 완성하지 못한 ‘절반의 성과’를 당사자가 직접 비대위에서 구현한다는 명분이 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의 부모를 언급한 ‘실언’,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당무 개입’ 논란을 일으켰던 미숙함이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여론조사 1위’를 달렸지만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와 대통령실이 나서 전당대회 출마를 주저앉혔던 나 전 의원(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의 이름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시 비민주적, 폭력적이던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잡는다는 의미와 수도권 중심 총선 체제로의 전환 의미를 강조할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해 나 전 의원을 반복적으로 ‘공개 비토’한 바 있다. 대통령실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다면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총선 전략에 밝고, 윤 대통령과 독대해 정치적 조언을 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개인 사정으로 역할을 마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만큼 ‘친윤’(친윤석열) 세력과 대통령실의 동의를 모두 얻는 게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론된다.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했던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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