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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창업 생태계 조성… 국내 스타트업 세계적 성장 돕겠다”[전경하의 집중]

    “글로벌 창업 생태계 조성… 국내 스타트업 세계적 성장 돕겠다”[전경하의 집중]

    세계 기술 경쟁은 탄소중립, 전기차, 인공지능(AI) 등으로 옮겨 갔다. 미중 패권경쟁이 계속되면서 한국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문국현(75)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대표는 “미중이 디커플링하는 지금이 한국에 거대한 기회”라며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존폐 위기에 놓인 유한킴벌리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든 스타 경영인, 올해 40주년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시작한 시민운동가, 2007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 그동안의 성과를 위안 삼아 관조하거나 소일거리를 할 나이에 문 대표는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네트워크 구축과 자금 모집 등으로 바쁘다. 문 대표를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사무실에서 만나 현재 활동과 그 이유에 대해 들었다. 2026년 스타트업 올림피아드 제안‘실리콘밸리 경진대회’ 수상팀 대상UC버클리 창업 연수 과정 통과 땐‘집중 육성 글로벌 스타트업’에 등록광양에 첨단소재 스마트 공장 건설의료용 부직포와 방호복 생산 계획피터 드러커 박사는 나의 모태신앙사회에 책임 경영·전사적 혁신 추구개선할 점은 먼저 본 사람이 고쳐야기업·국가·환경 사랑… 재창조 노력 -2026년 글로벌 스타트업 올림피아드를 제안했다. “한국에서 글로벌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미국의 기업 생태계는 청년들이 대학을 통해 스타트업과 대기업으로 이동하고, 대기업과 대학도 자유롭게 교류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1.7%인지라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크기 위해서는 미국 등 세계적 기업과 교류해야 한다. 경영 컨설팅, 네트워크 등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비즈니스포럼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경진대회 수상팀은 국내 스타트업 캠프 과정에 들어가고, 그중 선발된 이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UC버클리 AMENA센터에서 창업 연수 과정을 밟게 하려 한다. UC버클리 기준까지 통과하면 집중육성대상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등록된다. 미국 대기업, 대학, 투자자, 세계적 인재들과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는 장치다.” -광양경제특구에 공장 건설 계획을 세웠다. “아얀테첨단소재의 부직포 기반 방호용품 스마트 공장이다. 부직포는 코로나19 유행 때 봤듯이 의료진 방호복, 마스크 등에 쓰인다. 유한킴벌리(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가 1970년 공동출자해 설립)에 있을 때 병원용품과 산업용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직포를 개발했는데 본사인 킴벌리클라크가 이 사업을 분사해서 요즘은 중국에서 주로 생산한다. 공급 불안정에 제품값 등락이 심하고 성능 및 품질 혁신도 시급하다. 첨단기술이 적용된 의료용 부직포와 방호복을 생산하는 스마트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땅은 확보됐고 여러 기업 및 기관 공동투자로 빠르면 내년 7월 착공, 2027년 1차 준공 계획이다. 총 10년 프로젝트인데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됐다.” -공장을 지어 본 경험이 있나. “유한킴벌리 부사장이던 1993년 생산라인이 모두 자동화된 대전공장을 지었다. 이후 미국 킴벌리클라크의 중국 베이징·난징 공장도 건설했다. 대전공장을 통해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평생학습을 하면서 혁신하면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증명했다. 대전공장에 4조 3교대 근무, 자발적 학습 및 지속적 혁신 체제를 처음 적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근무 형태 개편은 쉽지 않다. “기존 공장 노조들은 근무시간이 줄면 월급이 준다고 반대했다. 그래서 신규 공장에만 적용해 크게 성공했는데 외환위기가 닥쳤다. 경쟁력 없는 기존 공장들에서 1500명을 해고해야 했지만 1명도 해고하지 않겠다고 했다. 제품 수와 재고를 줄여 창고를 최소화하면 3년을 버틸 수 있다고 직원들을 설득해 4조 2교대를 기존 모든 공장에 도입했다. 그리고 학습시간을 이용해 전체 직원 3000명을 2주씩 분산해 중국 견학에 나섰다. 중국이 부상하는 때이니까 연구해야 한다고. 2주를 제대로 보내기 위해 직원들 스스로 공부하면서 학습분위기가 회사 전체에 자리잡았다. 수천 명이 동시에 보는 지도나 비전이 있으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없어도 자율적으로 움직여 목적지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1982년 말 호주에 1년 정도 파견됐을 때 한국에 산림 복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1984년부터 회사와 정부를 설득해 1985년부터 국유지에 나무를 심었다. 회사가 나무를 심으면서 44% 세금도 내야 했다. 다행히 10년 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공익 환경운동으로 인정해 면세 처리를 해 줬다. 나라까지 적극 나선 덕분에 1997년 6월 유엔환경계획(UNEP)의 글로벌500상(지구환경 보전에 공로가 큰 개인 또는 단체에 주는 상)도 받았다. 그해 겨울 외환위기가 터졌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생명의숲’ 국민운동을 시작해 숲가꾸기 공공근로 등 산림 생태 일자리를 대거 만들 수 있었다. 산림은 환경적·경제적 기능도 크지만 사회통합 기능이 매우 크다.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민간자원보존단(CCC)을 만들어 산림·하천 공원 등을 대규모 복원했던 것을 벤치마킹했다(당시 미국은 9년간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와 생명의숲 국민운동은 평생의 보람이지만 회사 골프대회를 없애 임직원들까지 골프를 못 치게 돼 미안함이 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시민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세상이 변하면서 고객과 환경은 지속적으로 바뀌는데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고객이 원하지 않는 서비스나 상품이 나온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려면 지속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시민사회는 제도나 기존 관례에 묶이지 않기 때문에 유연하고 창조적이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1909 ~2005년) 박사가 평생을 나치, 공산주의 등 전체주의와 씨우기도 했지만 시민사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끊임없이 강조한 이유다. 드러커 박사는 벤처에도 관심이 많다. 정부가 바뀌기 힘든 거 못지않게 대기업도 바뀌기 힘들다. 대기업도 자칫하면 독점적이고 경직될 수 있기 때문에 벤처의 시대가 열려 끊임없이 혁신하고 고객을 위해 효력이 끝난 과거의 것을 폐기할 줄 아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러커 박사가 대표님에게 갖는 의미는. “마치 모태신앙 같다. 외대에서 경영학을 부전공하면서 저서 ‘단절의 시대’를 처음 접했다. 서울대 경영대학원 논문도 그 영향을 받아 사회책임 경영 및 가치변동 회계에 대해 썼다. 1976년 유한킴벌리 초대 전산실장하면서 전산 데이터 기반 모든 정보를 경영진, 영업사원들뿐만 아니라 노조, 대리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공개해 파격적이면서도 전사적 혁신을 추구한 것도 그 영향이다.” -사람입국신경쟁력특별위원장 시절인 2004년 드러커 박사를 만났다.(서울신문은 이 일정에 동행, 드러커 박사 인터뷰를 시작으로 사람입국신경쟁력특위와 함께 2005년 1월부터 3개월에 걸쳐 국내외의 인재경영 혁신 사례 등을 담은 ‘이젠 사람입국이다’ 기획 기사를 실었다.) “국내에 드러커북클럽이 있었는데 이를 좀더 발전시켜 드러커소사이어티와 드러커혁신상을 만드는 것을 허락받기 위해 갔다. 드러커 박사가 한국이 고속인터넷망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 세계는 영어 데이터가 주류가 되는데 한국에는 우수한 한글과 한국어 데이터가 많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 인터넷이 더해져 전 세계와 상관없는 트렌드가 형성될 것을 우려했다. 20년 전의 그 예측이 불행하게도 맞는 것 같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와도 보다 창조적인 네트워킹과 학습을 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013년부터 9년간 한솔섬유 최고경영자(CEO)로 한 일은. “한솔섬유, 한세실업, 세아상역 등 섬유업계의 국내 글로벌 벤더(공급업체)를 다 합쳐도 2조 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섬유패션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0%가 안 된다. 회사를 학습혁신 조직화하고 고객 중심으로 디지털화하는 데 주력했다. 초기 디자인 협상을 할 때 미국이나 유럽 바이어들이 디지털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힘들었다. 코로나가 터지자 직접 샘플을 주고받으며 협상하기 어려워지면서 디지털화가 성공을 거뒀다. 이제 한국이 디지털 디자인·패션, 스마트팩토리를 선도할 때가 됐다. 기업공개를 준비하면서 2022년 3월 물러났다. 기업공개 시점에는 앞으로 10년 디지털 혁신과 세계적 도약을 이끌어 갈 사람이 CEO가 돼야 한다.” -지금까지 이룬 것도 많은데 왜 계속 뭔가를 새로 하나. “개선할 점이 보이면 먼저 본 사람이 고치는 게 도리 같다. 정치할 때 지지해 준 유권자들의 성원도 잊을 수 없다. 사람 중심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진짜 경제’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지지해 줬다. 평생 갚아야 할 빚이다. 꾸준히 기업, 국가, 사회, 환경을 사랑하고 재창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문국현 대표는 유한양행 창립자인 유일한 박사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는 소식에 감명받아 유한킴벌리에 1974년 입사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사장으로 13년간 일하면서 일자리 나누기, 평생학습, 임직원 경영참여, 투명 윤리경영 등 ‘뉴패러다임’을 주창했다. 그 결과 1994년 2680억원이었던 매출이 2007년 9050억원으로 3.4배 늘었다. 2003년부터 킴벌리클라크의 북아시아 총괄사장 겸 이사회 의장을 겸하며 신뢰 기반 혁신경영을 아시아에 확장시켰다. 2007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 5.8% 득표로 낙마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을 꺾고 서울 은평을에 당선됐으나 당이 발행한 당채 이자율 특혜 시비에 휘말려 2009년 말 의원직을 잃었다. 2010년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를 세워 중국에서 컨설팅 등의 사업을 하다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한국에 배치된 2017년 철수했다. 현재 실리콘밸리비즈니스포럼 한국 의장과 아얀테첨단소재 대표를 맡고 있다. 전경하 논설위원
  • 프랑스 정국 ‘시계제로’…마크롱, 총리후보 거부에 野 “탄핵 추진”

    프랑스 정국 ‘시계제로’…마크롱, 총리후보 거부에 野 “탄핵 추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조기총선 결과에 따른 새 총리 임명을 미뤄 프랑스 정국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달 조기총선에서 1당에 오른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를 총리로 임명하라고 촉구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국정 불안정이 우려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NFP는 ‘대통령 탄핵안’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성명을 내고 NFP가 내세운 후보를 총리로 임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NFP로 구성된 정부는 의회에서 다른 세력들에 의한 불신임 투표로 즉시 무너질 것”이라며 “국가의 제도적 안정성을 위해 이 선택지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부터 NFP, 범여권,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새 총리 인선을 비롯한 내각 구성 방안을 협의했다. 일각에선 각계의 의견을 취합한 마크롱 대통령이 총리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결국 이를 거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좌우 양극단 진영을 제외하고 중도 진영이 정부를 이끌어가길 바라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프랑스 정계는 지난 달 7일 조기 총선이 끝난 뒤 한 달 넘게 불확실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총선에서 NFP 182석, 범여권 168석, RN 등 극우 진영 143석을 차지했다. 세 진영 모두 과반인 289석에 미치지 못했다. 1당이 된 NFP는 경제학자이자 파리시 재정국장인 루시 카스테트를 총리 후보로 내세우며 지명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집권 여당과 RN 등은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이끄는 NFP 정부에 불신임 투표를 하겠다고 어깃장을 놨다. 그러자 LFI는 새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역제안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RN은 LFI가 NFP를 실질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런 제안은 무의미하다며 좌파 정부에 ‘불신임’ 입장을 고수했다. 프랑스 헌법상 내각 불신임안은 재적의원 10분의1이 서명하면 정식 안건이 되고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내각은 사퇴해야 한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의 총리 지명 거부에 거세게 반발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대통령이 NFP를 1위 정당에 올려놓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LFI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대통령 탄핵 조건과 절차가 까다롭고 현재 정치 지형상 탄핵안 가결도 불가능하다. NFP의 탄핵안 제출은 정치적 의사표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 경북도의회, 독도수호 의지 결집 독도수호특별위원회 구성

    경북도의회는 지난 27일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지속되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도의회의 적극적인 대응 차원에서 우리 땅 독도 수호를 전담할 제12대 후반기 ‘독도수호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같은 날 진행된 제1차 독도수호특별위원회에서는 연규식 의원(포항)이 위원장으로, 서석영 의원(포항)이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됐고, 위원에는 김대일(안동), 김희수(포항), 남진복(울릉), 백순창(구미), 손희권(포항) 의원이 선임되어 총 7명으로 구성됐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임에도 불구하고, 광복 80주년을 앞둔 2024년 현재까지도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 강행, 역사교과서 왜곡, 방위백서 및 외교청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독도에 대한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도민의 대표기관인 도의회 차원에서 독도수호를 전담할 독도수호특별위원회의 설립은 큰 의미를 갖는다. 위원회에서는 일본의 독도 침탈 시도에 단호히 대처하고, 국제사회에 독도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파하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연규식 독도수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독도 수호를 위해 한마음으로 동참하신 특위 위원들과 함께, 최근 변화된 국제 정세를 고려해 독도 수호를 위한 새로운 전략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독도 영유권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석영 부위원장은 “독도 수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들을 중앙정부 및 경상북도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연규식 위원장을 중심으로 여러 위원이 함께 독도수호특별위원회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맡은 소임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 백조 그림 속에 담긴 정치적 의미 [으른들의 미술사]

    백조 그림 속에 담긴 정치적 의미 [으른들의 미술사]

    얀 아셀린(Jan Asselijn, c.· 1610~1652)은 네덜란드 황금 시기의 작가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 그에 관한 기록은 별로 없는 편이다. 다만 프랑스에서 태아난 그가 암스테르담에 정착했을 때 렘브란트와 친하게 지내며 렘브란트가 그려준 자화상이 있다고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그린 그림 한 점은 한 번 보면 절대로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이 강렬하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는 렘브란트의 ‘야경’이 있는 곳에 그의 작품 ‘백조’가 전시돼 있다. 그림에 덧그려진 여러 글자이 그림에는 여러 글자들이 덧그려져 있다. 대체로 화가들은 자신들의 서명을 덧그린다. 아셀린 역시 자신의 이름 이니셜 A를 오른편 하단에 썼다. 그러나 이 그림에는 작가 서명 말고도 여러 글자들이 덧그려져 있다. 왼편 개 머리 위에는 ‘국가의 적’(de viand van de staat), 백조 다리 사이에는 ‘대 연금’(de raad-pensionaris), 둥지 속 알에는 ‘홀랜드’(Holland) 글자가 덧그려져 있다. 이 글자들 덕분에 이 그림에는 새로운 의미가 더해졌다. 푸드덕거리는 백조는 왼편 하단에 있는 개로부터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둥지를 지키고 있다. 1800년 카탈로그에는 이 그림에 대해 ‘네덜란드 참사관 드 위트의 우화’라는 제목이 명시되어 있었다. 흰 백조는 적국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네덜란드 정치인 요한 드 비트(Johan de Witt·1625~1672)를 상징한다. 정치 명문가 출신의 잘나가는 정치인드 비트는 정치명문가 출신으로 네덜란드 정치계에서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1653년 드 비트는 28세의 나이로 대연금장(Grand Pensionary)이 되었다. 대연금장은 오늘날 총리에 해당하며 국왕 다음가는 지도자였다. 그러나 그가 정치 1인자가 되자마자 네덜란드는 1차 영국-네덜란드 전쟁(1652~1654)에 돌입했다. 외교적 협상 능력을 발휘했던 그는 영국과 평화 협정을 이끌어내 전쟁을 종식시켰다. 드 비트의 지휘하에 전쟁을 종식시키고 경제를 안정시키자 네덜란드는 황금기를 맞았다. 그러나 10년 후 해상 무역에서 마찰을 빚게 된 영국과 네덜란드는 다시 2차 전쟁(1665~1667)에 돌입했다. 또다시 드 비트의 뛰어난 판단과 협상 능력으로 2년간의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협정을 맺었다. 이후 영국과 네덜란드, 스페인은 커져가는 프랑스를 경계하기 위해 삼국동맹을 맺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영국 연합군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바로 전에 맺은 삼국동맹은 이제 휴지 조각이나 다름 없었다. 유럽은 역사적으로 적군과 아군의 위치가 수시로 바뀐 곳이다. 이렇게 3차 영국-네덜란드 전쟁(1672~1674)이 발발했다.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희생양이 된 드 비트전쟁이 발발하자 드 비트는 네덜란드 군대를 이끌고 프랑스로 향했으나 전쟁에 패했다. 패배한 장군으로서 그는 대연금장을 사임했다. 그러나 성난 군중들은 드 비트 형제를 잔인하게 살해했으며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자 시장거리에 그들의 사체를 내걸었다. 드 비트는 정치적으로 살해당했으며 성난 폭도들의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 애국의 아이콘이 된 백조 그림드 비트 덕분에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네덜란드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다만 당시 시민들은 그의 가치를 몰라봤다. 이후 네덜란드 시민들은 드 비트의 노력과 자신들의 무지를 씻는 의미에서 성난 백조 그림에 드 비트의 영혼을 덧씌웠다. 그렇게 백조는 유명한 정치인을 상징하게 되었다. 이 성난 백조 그림은 적으로부터 네덜란드를 구한 정치인 요한 드 비트의 의미가 더해져 애국의 아이콘이 되었다. 비록 늦었지만 네덜란드인들은 드 비트를 기리게 되었다.
  • 크랙 앤 칼 골프, 더현대 서울점 ·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정식 매장 오픈

    크랙 앤 칼 골프, 더현대 서울점 ·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정식 매장 오픈

    ‘씨디씨골프앤스포츠’(CDC GOLF&SPORTS)에서 전개하는 프리미엄 골프웨어 ‘크랙 앤 칼 골프’(Craig & Karl Golf)가 여의도 더현대 서울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점 매장은 8월 16일에 오픈했으며, 여의도 더현대 서울점에서는 DID 오브제를 설치하여 매장 주변 환경을 아트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미디어 아트와 매장의 전반적인 SI는 아티스트인 크랙 앤 칼의 협업 프로젝트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번 매장 오픈을 통해 크랙 앤 칼 골프 1호점으로써 안테나샵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크랙 앤 칼(Craig & Karl)이 직접 아트 드로잉한 랩핑벤딩 머신인 뽑기 이벤트를 운영 중이며, 매장 방문 인증 사진을 SNS에 업로드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크랙 앤 칼 크랙 앤 칼 골프(Craig & Karl Golf)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크랙 앤 칼 골프의 새로운 오프라인 고객 소통 프로젝트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매장에서 다양한 형태로의 프로모션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크랙 앤 칼 골프(Craig & Karl Golf)는 기존 브랜드와 달리 라이선스가 아니라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탄생한 브랜드로, 팝 아트 & 일러스트레이터 듀오인 ‘크레이그 레드먼’(Craig Redman)과 ‘칼 마이어’ (Karl Maier)이다. 현재 크레이그 레드먼과 칼 마이어는 LVMH, 애플, 프라다, 나이키, 보그, 아디다스 등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크랙 앤 칼 골프(Craig & Karl Golf) 관계자는 “브랜드가 론칭한 지 1년을 맞이한다. 앞으로는 브랜드의 인지도 안착을 비롯해 소비자들과의 접점 마케팅을 적극 활성화하고자 한다. 또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선보이며 새로운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랙 앤 칼 골프 제품들은 총 10개의 오프라인 매장 및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재원 배분 도움” “경쟁만 낳아”… 부처별 예산 요구안 공개 논란

    “재원 배분 도움” “경쟁만 낳아”… 부처별 예산 요구안 공개 논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27일 공개된 가운데 예산편성 과정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예산 요구안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펴낸 ‘2023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서 “국가재정법상 예산의 원칙인 투명성, 공개에 따른 효과 등을 고려해 예산 요구 현황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예산정책처는 “해당 정보가 공개되면 예산안 편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예산편성 과정에서 어떤 분야가 중점적으로 증액됐는지 알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회가 분야별 재원 배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은 ‘각 부처 예산안 제출→기재부 예산안 심의→국회 심의’ 과정을 거쳐 확정하는데 2021년까지는 부처별 예산 요구 현황을 매년 공개됐다. 부처별 요구 현황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예산이 삭감돼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을 빚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 품귀 현상이 대표적이다. 올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예산은 1798억원으로 지난해(3843억원)보다 53.2% 줄었다. 정부는 올 상반기에 코로나19 치료제가 건강보험에 등재될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 필요한 예산만 책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건보 등재는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치료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비난은 질병관리청으로 쏟아졌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질병청은 치료제 확보 예산을 더 많이 신청했는데 기재부가 승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질병청은 치료제 구매비로 부랴부랴 3268억원(치료제 약 26만 2000명분)을 확보해 급한 불을 껐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전국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 사업 예산 4억원이 전액 삭감되는 바람에 16년간 이어진 사업이 전면 폐지됐는데 최근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이 불거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청소년 활동·학교폭력 예방·청소년 정책 참여·청소년 근로권익보호·성인권교육 예산 전액이 삭감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예산이 줄어드니 지자체의 협력을 끌어내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안 편성이라는 건 정부 내부의 연속적 의사결정 과정이어서 부처 요구안을 공개한다는 게 큰 의미가 없다. 부처와 재정당국이 협의를 해 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며 “예산안 1차 심의가 끝난 뒤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처별 요구안이 공개되면 불편한 오해를 살 수 있고, ‘왜 이 예산을 자른 거냐’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기재부 밖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사회부처의 예산 담당 공무원은 “적정하게 예산을 요구한 부처는 ‘왜 이리 소극적으로 했느냐’고 욕을 먹을 수 있고, 너도나도 과하게 요구하면 불필요한 경쟁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 7000년 전 바다에 잠든 ‘고대 도시’···3D 복원 결과는?

    7000년 전 바다에 잠든 ‘고대 도시’···3D 복원 결과는?

    무려 7000년 전 바다 속으로 침수된 고대 도시가 3D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브래드포드대학과 크로아티아 자다르대학 전문가가 모인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바다에 잠긴 고대 도시가 발견된 곳은 아드리아해(海)의 코르출라 섬 인근이다. 아드리아해는 지중해 북쪽의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다. 서쪽으로는 이탈리아를, 동쪽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등을 접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아드라이해 아래의 약 4m 수심에서 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를 확인했다. 해당 도로는 ‘솔리네’(Soline)로 불리던 도시의 일부분으로, 과거 선사시대 정착지인 흐바르(Hvar) 문화 속에서 건설됐지만, 마지막 빙하기에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현재 아드리아해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연구진은 발견된 도로가 석판으로 이뤄져 있으며, 현장에서 발견한 나무 보존물의 방사성탄소를 분석한 결과, 도로가 있던 정착지의 연대는 기원전 4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곧 고대 인류가 약 7000년 전에 이 도로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공동 연구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훼손되지 않은 침몰 지형을 활용해 수몰된 정착지의 형태를 3D 지도로 복원했다. 3D 스캐닝에는 첨단 수중 3D 지진 센서가 활용됐다. 지진 탐사 센서 장비가 지질 고고학에 이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브래드포드 대학의 지질 고고학자인 사이먼 피치 박사는 “현재는 바다의 밑바닥이 된 그곳에는 아름답게 보존된 강과 하구가 묻혀 있었다. 해당 지역 인근이 보호구역인 덕분에 독특한 환경이 많이 보존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D 스캐닝으로 현장을 복원해보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보존 상태가 훨씬 좋았고, 이에 더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3D 지도는 당시 정착지의 도로와 형태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도로의 형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피치 박사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대 인류가 남긴 유물을 찾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지형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크로아티아는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다. 농업이 유럽으로 진출한 과정을 생각해보면, 크로아티아의 정착지는 언제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1만~2만 4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당시의 아드리아해의 모습을 지도에 표시하고, 이를 통해 솔리네 유적지 주변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차기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70000년 전 고대 도시의 흔적이 발견된 크로아티아 남부에 있는 코르출라 섬은 베네치아 상인 가문 출신의 ‘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며, 현재는 그림같은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과 수상 스포츠 애호가들이 찾는 섬이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식민지로 시작해 로마, 비잔틴, 베네치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프랑스의 나폴레옹 등의 지배를 받은 탓에 다양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 바다에 가라앉은 ‘7000년전 도시’ 3D로 복원…“도로 완벽 보존”[핵잼 사이언스]

    바다에 가라앉은 ‘7000년전 도시’ 3D로 복원…“도로 완벽 보존”[핵잼 사이언스]

    무려 7000년 전 바다 속으로 침수된 고대 도시가 3D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브래드포드대학과 크로아티아 자다르대학 전문가가 모인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바다에 잠긴 고대 도시가 발견된 곳은 아드리아해(海)의 코르출라 섬 인근이다. 아드리아해는 지중해 북쪽의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다. 서쪽으로는 이탈리아를, 동쪽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등을 접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아드라이해 아래의 약 4m 수심에서 석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를 확인했다. 해당 도로는 ‘솔리네’(Soline)로 불리던 도시의 일부분으로, 과거 선사시대 정착지인 흐바르(Hvar) 문화 속에서 건설됐지만, 마지막 빙하기에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현재 아드리아해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연구진은 발견된 도로가 석판으로 이뤄져 있으며, 현장에서 발견한 나무 보존물의 방사성탄소를 분석한 결과, 도로가 있던 정착지의 연대는 기원전 49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곧 고대 인류가 약 7000년 전에 이 도로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공동 연구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훼손되지 않은 침몰 지형을 활용해 수몰된 정착지의 형태를 3D 지도로 복원했다. 3D 스캐닝에는 첨단 수중 3D 지진 센서가 활용됐다. 지진 탐사 센서 장비가 지질 고고학에 이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브래드포드 대학의 지질 고고학자인 사이먼 피치 박사는 “현재는 바다의 밑바닥이 된 그곳에는 아름답게 보존된 강과 하구가 묻혀 있었다. 해당 지역 인근이 보호구역인 덕분에 독특한 환경이 많이 보존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D 스캐닝으로 현장을 복원해보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보존 상태가 훨씬 좋았고, 이에 더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3D 지도는 당시 정착지의 도로와 형태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도로의 형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피치 박사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대 인류가 남긴 유물을 찾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지형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크로아티아는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다. 농업이 유럽으로 진출한 과정을 생각해보면, 크로아티아의 정착지는 언제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1만~2만 4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당시의 아드리아해의 모습을 지도에 표시하고, 이를 통해 솔리네 유적지 주변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차기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70000년 전 고대 도시의 흔적이 발견된 크로아티아 남부에 있는 코르출라 섬은 베네치아 상인 가문 출신의 ‘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며, 현재는 그림같은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과 수상 스포츠 애호가들이 찾는 섬이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식민지로 시작해 로마, 비잔틴, 베네치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프랑스의 나폴레옹 등의 지배를 받은 탓에 다양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 [서울광장] 통진에서 병자호란을 바라보니

    [서울광장] 통진에서 병자호란을 바라보니

    학창 시절 친구가 손수 번역했다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역사 기록 여러 권을 사과 상자로 부쳐 준 것이 벌써 오래전이다. 그럼에도 며칠 전에야 ‘강도일기’(江都日記)를 끝으로 모두 읽었으니 이제야 마음의 빚을 조금 덜어낸 느낌이다. 병자호란 당시 경기좌도 수운판관이던 어한명(1592~1648)이 강화도로 건너가는 통진 나루에서 목도한 조선 지도층의 적나라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강도일기’다. 염하(鹽河)라고도 부르는 강화해협으로 들어서기 전 도로 표지판에는 통진이라는 땅 이름이 숱하게 등장한다. 그럼에도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통진(通津)은 통일신라의 분진(分津)을 고려가 바꾼 이름이라고 한다. 분진은 한강과 염하가 갈래를 이룬다는 뜻일 텐데 두 물길이 여기서 이어진다는 다르지 않은 의미로 통진이라 이름 붙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조선 후기 통진도호부는 월곶면, 통진읍, 대곶면, 하성면 등 오늘날의 경기 김포시 북부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읍치의 흔적을 둘러보려면 통진읍이 아니라 월곶면으로 가야 한다. 월곶면 군하리에 통진도호부 터와 통진향교가 있다. 도호부 터에는 현감·부사의 선정비가 줄지었는데 당시 건물은 아전 집무 공간인 이청(吏廳)만 남았다. 아마도 도호부 관아의 중심 권역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자리의 월곶생활문화센터에는 다행히 통진도호부전시관이 들어서 역사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다. 통진은 정묘호란(1627) 당시 인조가 강화도를 오가며 밤을 보낸 곳이다. 강화도로 건너가는 갑곶 나루는 고개 하나만 넘어가면 나타난다. 이곳에 강화대교가 세워졌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강화를 잇는 큰길이다. 눈을 돌리면 강화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선시대 국방의 요충 문수산성이 자리잡고 있다. 숙종이 통진현을 통진도호부로 승격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현감은 종6품, 도호부사는 종3품이니 통진의 위상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강도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병자년(1636) 겨울 10월 호조판서가 “수참선을 남김없이 통진에 옮겨 정박시키라”고 공문을 내렸으니 난리가 났을 때 호조 화물을 운반하려는 것으로 여겼다’고 적었다. 12월 12일 ‘서쪽 변방에 청군이 압록강을 건넜다는 급보가 이르렀다’고 했으니 병자호란이었다. 이후 불과 수일 만에 청군이 한양에 이르고 강화 길이 막히자 인조가 조정을 이끌고 남한산성에 들어간 것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훗날 효종이 되는 봉림대군과 인조의 셋째 아들 인평대군을 비롯해 빈궁과 원손 등 다른 왕실 구성원은 갑곶 나루에서 가까스로 강화로 건너갈 수 있었으니 ‘강도일기’에는 암울하기만 했던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때 소현세자는 인조와 남한산성으로 갔다. 어한명은 당시 강화도 방어의 책임을 맡았던 김경징의 추악한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일 듯싶다. 김경징은 인조반정의 1등 공신인 김류의 아들로 호란이 일어나자 강도검찰사에 임명됐다. 하지만 갑곶 나루에선 대군과 빈궁보다 자기 가족을 먼저 배에 태우려 했고, 강화에선 김포와 통진의 곡식을 실어 오게 해서는 측근들에게만 나눠 줘 민심을 들끓게 했다. 그는 “강화는 금성철벽(金城鐵壁)”이라고 호언하면서 대책 없이 술만 마시다 청군에 쫓겨 도망쳤다는 인물이다. 북한땅 개풍군이 바라보이는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는 얼마 전 고려천도 공원이 문을 열었다. 고려왕조가 몽골의 침략에 강화로 천도할 때는 당연히 수도 개성을 출발해 오늘날의 개풍 승천포에서 배를 타고 건넜다. 개풍의 포구와 같은 이름인 강화 승천포는 한강을 거슬러 한양으로 가는 배들이 거쳐가는 포구였다고 한다. 용산에서 배를 띄우면 강화 승천포는 지척이지만 겨울이었다. 청나라 군사는 얼어붙은 강을 손쉽게 건넌 반면 조선은 같은 이유로 뱃길이 가로막혔다. 어한명은 경기 서부의 조운을 담당한 관리였다. ‘강도일기’를 읽고서야 홍타이지의 침략이 얼마나 정교한 판단의 결과로 이루어졌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반면 어한명이 그린 통진 갑곶 나루의 모습은 감추어 놓았던 조선의 실체를 들킨 것만 같아 씁쓸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 “내 영웅 트럼프” 외친 헐크 호건… “해리스가 상식” 강조한 오프라 [이재연 특파원의 워싱턴&이슈]

    “내 영웅 트럼프” 외친 헐크 호건… “해리스가 상식” 강조한 오프라 [이재연 특파원의 워싱턴&이슈]

    트럼프 ‘위대한 美’ vs 해리스 ‘자유’유명 연예인 총출동해 당 가치 부각양당 모두 애국심·자부심 고취 강조 미국 정당은 4년마다 대선을 치르는 해에 전당대회(전대)를 열어 대선 후보를 공식 추인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한데 모여 마치 축제처럼 치른다. 한국 정당의 전대가 ‘당 지도부의 권력 승계’ 느낌으로 한 나절도 채 안 돼 끝나는 반면 미국은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 당원들이 나흘에 걸쳐 참여한다. 무엇보다도 정강을 통과시키고 자신들의 가치를 토론하고 공연하는 주체적 행사라는 점이 가장 차이 나는 지점이다. 지난달 공화당 밀워키 전대와 지난주 민주당 시카고 전대는 모두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스토리텔링을 동원해 양당 가치를 후보들에게 투영한 자리였다. 백악관 권좌를 되찾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위대한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의 ‘자유’,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we’re not going back)는 대결 구도가 선명히 부각됐다. 양당 모두 불법 이민, 인플레이션, 낙태 등 대립하는 정책을 초월해 ‘미국적 가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했다는 점은 무섭도록 닮아 있었다. 공화당 행사장에 등장한 록 뮤지션 키드 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외친 “싸워라!” 후렴구가 있는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옛 프로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도 등장했다. 그는 입고 있던 티셔츠를 찢으며 “(적들이) 내 영웅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을 죽이려 했다”며 ‘트럼프 마니아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고 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직전 총격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하나님의 은혜로 여러분 앞에 서 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면 전통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미국 이야기의 스릴 넘치는 장을 우리 스스로 쓰자”고 역설했다. 민주당 전대의 서사는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에 방점이 찍혔다. SNL(Saturday Night Live)쇼 출신 코미디언 케넌 톰프슨은 대형 성경책 같은 ‘프로젝트 2025’를 들고 나와 공화당 재집권 시 교육부 폐지, 여성 생식권, 건강보험 등 일상 시민권이 얼마나 박탈될지 유머스럽게 우려했다. 셋째 날 밤 깜짝 등장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인들에게 “상식과 예의”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무당층을 의미하기도 하는 보라색 슈트를 입고 나온 그는 무소속 유권자, 부동층을 콕 찍어 “가치와 인격이 리더십과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4년 투표용지에는 품위와 존중이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꼽혔던 ‘이상한 웃음소리’를 “해리스는 기쁨의 대통령(President of joy)이 된다”고 승화시켰다. 미국이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만큼 유색인종 여성 출신인 해리스가 특정 계층이 아닌 미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는 수사였다. 양당의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흙수저’, 보통사람 출신 이력 역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으로 설명됐다. 이런 서사들은 모두 두 대선 후보를 최고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리려는 장치들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당원과 이를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미국 대선 자체가 갖는 정치적 효능감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 이스라엘, 헤즈볼라 이어 가자까지 공격… 휴전 협상 또 결렬

    이스라엘, 헤즈볼라 이어 가자까지 공격… 휴전 협상 또 결렬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선제 타격에 나선 데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가자지구에도 기습 공격을 가해 최소 71명이 숨졌다. 이란의 ‘피의 보복 예고’에 바짝 신경이 곤두섰던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리세력을 공격하고, 이에 대응해 헤즈볼라도 로켓을 쏟아부은 교전은 일시 중단된 듯 보인다. 확전의 길목에 놓인 중동의 운명은 이제 이란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공중전을 치르며 정면충돌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각각 ‘작전 성공’이라는 자평을 내놓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계획한 공격을 모두 저지했다”며 예방적 선제 타격 성과를 과시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1단계’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을 주축으로 한 ‘저항의 축’ 사이의 추가 충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연설에서 공격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보복을 중단할 수도, 추가 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번 폭격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에후드 야리 연구원은 “(헤즈볼라의 발언은) 이란의 신호에 따라 추가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고 해석했다. 헤즈볼라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의 방공망 현황을 탐색하기 위한 ‘위력 정찰’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적군의 전력 배치 상황과 반격 능력 등 정보를 얻고자 계획한 작전이라는 의미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로켓포를 더 커 보이게 배치하고 일부만 사용하는 식으로 공격 방향과 규모에 혼란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일 또는 수주일 안에 (이스라엘을) 별도 공격할 때 그 정보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중동 확전을 막을 열쇠였던 가자 휴전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점도 중동 정세를 뒤흔들 변수다. 보복을 언급한 지 3주가 넘도록 실행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란은 협상이 진전되면 보복 공격을 자제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24~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차 휴전 협상은 1차 때와 달리 양측이 모두 협상 대표단을 보내면서 타결 기대감이 컸지만,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핵심 쟁점에 하마스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또다시 결렬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주둔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협상 지속 가능성을 열어 뒀으나 재개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협상 중에도 가자지구 공격을 계속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날 이스라엘 공격으로 71명의 사망자와 11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인근 도시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 “일제시대 선조들 국적은 일본” 김문수 발언에 野 “대한민국 부정” 퇴장

    “일제시대 선조들 국적은 일본” 김문수 발언에 野 “대한민국 부정” 퇴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일제시대 때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며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한국 국적이 있냐”고 발언해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 후보자는 지난 2018년 “1919년은 일제 식민지 시대인데 무슨 나라가 있냐”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현재도 같은 견해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당시 발언은 후보자가 인천의 한 교회에서 강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건국은 1948년 8월 15일이 아니라 1919년이라는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다”며 한 것이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당시 발언을 언급하며 “그러면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국적이 일본이냐”고 묻자 후보자는 “나라를 다 빼앗겨서 일본으로 강제로 다 편입”됐다고 말했다. 이에 “그럼 우리 부모님, 후보자 부모님 일제 치하 국적이 다 일본이냐”고 묻자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라며 “그러면 일제시대 때 국적이 한국이냐.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시대 때 무슨 한국이 국적이 있었느냐.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었느냐”고 발언을 이어갔다. 김 후보자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너무 심각하다”며 고성을 내질렀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여야 진보를 떠나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박근혜 탄핵은 잘못된 것…뇌물 모르는 사람”이날 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서도 “탄핵은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역사적 재평가’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하고는 나이도 같고 같이 쭉 살았기 때문에 그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나도 뇌물죄”라며 “그분은 정말 뇌물도 알지도 못하고 받을 사람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한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 변화가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발언으로 여야 공방이 팽팽해지면서 안호걸 환노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지만 이후에도 여야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적어도 국무위원은 학자나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라야 하고, 특히 역사 인식에 대해선 그렇다. 더 이상 청문회를 계속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청문회는 13시간 만에 파행을 맞았다.
  • “주민자치회 법안, 주민 자율성 훼손되지 않게 통제와 간섭 없어야”

    “주민자치회 법안, 주민 자율성 훼손되지 않게 통제와 간섭 없어야”

    한국지방자치학회 2024년 하계학술대회 주민자치 기획 1섹션 제22대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발의된 주민자치회 법안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지방자치학회 2024년 하계학술대회가 8월 22~23일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대한민국의 혁신 : 분권형국가로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가운데 첫날인 22일 한국주민자치학회에서 주관한 주민자치 기획세션이 개최되어 관심을 모았다. 박광국 가톨릭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첫 섹션에서는 임동국 한국주민자치학회 주민자치평가원장이 ‘국회의원 발의 주민자치법안 비판적 검토’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지정토론에는 황도수 건국대 교수, 박노수 경희대 교수, 황지은 한국법제연구원 전략기획팀장, 채원호 가틀릭대 교수가 나섰다. “주민자치회, 자발적 형성 및 자율적 운영 필수” 임동국 원장은 발제에서 박정 의원 대표 발의 법안에 대해 “주민자치 기본원리에 대한 이해부족과 주민자치회 실질화를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 없이 주민자치회를 행정기관인 읍면동의 간섭을 받는 하부조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특히 읍면동은 주민자치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울 정도로 인구와 면적이 큰 규모이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주민자치회를 통리회와 읍면동회로 구분하여 설정하되 각각 자발적으로 형성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하는데도 전혀 그렇지 못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회원총회는 주민자치회의 필수기관이다. 어떤 법률로도 제한할 수 없고 폐지할 수 없는 주민자치회의 근본이 되는 기관이자 불가침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따라서 주민자치회에 회원총회가 없으면 주민자치회도 없다. 그런데 법안에서의 주민총회는 단지 주요사항을 논의하고 의결하는 정도의 회의 수준이다. 회칙 제정권도 없고 대표 선거권도 없다. 주민총회의 심의․의결사항은 규약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이 스스로 자치회를 만들어 자발적으로 형성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주민들이 외부의 통제와 간섭을 배제하고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해 줘야 한다. 이때 통제와 간섭은 반드시 배제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주민자치 제도·정책·현장 엄밀히 평가할 터” 다음으로 이해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자치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는 “별도 법안이 아닌 지방자치법 개정안으로 발의되었는데 앞서 분석한 박정 의원의 발의안과 크게 차별화되어 있지 않으며 비슷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도 시범실시 중인 주민자치회로는 주민자치 성공에 필요한 의미 있는 결과를 절대로 도출해 낼 수 없다. 한국 주민자치 현장은 방치되어 있다. 주민들은 자치에 관심이 없고 관료는 자치를 도구로 여긴다. 주민자치 현장의 법규와 제도, 사업을 의미 있는 잣대로 엄격하게 재어 엄밀히 분석, 미래를 향한 전략을 도출해 낼 수 있는 평가가 절실하다. 한국주민자치학회는 25년간의 주민자치 연구 역량을 총동원하여 전국 시군구 주민자치 제도부터 시작하여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 현장까지 면밀하게 조사하여 엄격히 평가하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히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성공·실패에 대한 반성 없는 법률안 무의미...국민 위한 법안 돼야”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황도수 교수는 “주민자치회 설립에 꼭 필요한 기초 개념은 주민 간의 ‘동지성’, ‘일체감’, ‘공동체 의식’, ‘자율성’ 형성이다. 이런 의식이 형성되지도 않았는데 주민들은 주민자치회의 구성원으로 강제되고 있다. 주민자치 본질에 어긋난다. 이 법률안이 기획하는 주민자치회는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름만의 주민자치회’다. 관변단체나 정치단체에 주민자치회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노수 교수는 “법률안이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관한 사항에 관해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순수하게 주민에 의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발제에 공감하는 바, 이렇게 하자면 주민자치회를 주민 스스로 구성하고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으로서 주민자치회의 설립이 완료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공론화 통한 주민 개념, 주민자치회 설치 범위 및 기능 등 확립 필요” 황지은 팀장은 “주민자치회가 자리 잡을 때까지 보다 많은 내용을 법률로 규율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법제적 보완이나 수정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별법 형태가 보다 용이할 수 있다. 별도의 법을 만들게 된다면 주민자치회 설립 시기, 구성, 법인격 인정 여부, 요건 및 설립 절차, 재정, 회계 및 감사, 규약의 내용 및 변경절차, 대표자, 조직 운영, 해산 및 청산, 정치적 중립의무, 정보공개, 처벌규정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채원호 가틀릭대 교수는 “오늘 발제는 조선시대 향약, 일제 및 해방 후 지방자치 역사에 대한 통시적 검토와 지방자치 이론에 대한 검토를 통해 현재 발의된 법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동서양 역사 속에서 관찰되는 정치모델이나 자치모델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주민자치회 모델도 기본적으로는 사회영역에서 발전적으로 거버넌스 모델을 지향해야겠지만 민관협력 거버넌스도 함께 공진화(共進化)하면서 지역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 英 매체 “신와르, 이스라엘 추적 피해 ‘여장한 채’ 민간인 사이에 숨어” [핫이슈]

    英 매체 “신와르, 이스라엘 추적 피해 ‘여장한 채’ 민간인 사이에 숨어” [핫이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여장한 채 민간인 사이에 숨어 들었다고 영국 주간지 ‘선데이 익스프레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소식통들은 신와르가 최근 가자지구의 지하터널을 빠져나와 “여장을 한 채”(dressed as a woman)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불과 열흘 전에 신와르의 지하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가까스로 그를 놓쳤다. 단 골드푸스 제98사단장(준장)은 “우리는 (신와르와) 가까이 있었다”며 “그의 지하 공간에 있었다. 거기 있던 커피가 여전히 뜨거웠다”고 말했다. 신와르는 이 같이 이스라엘군에 끊임없이 쫓기자 가자지구의 수많은 팔레스타인 난민들 사이로 눈에 띄지 않게 숨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전직 고위 관리로 여전히 신와르 추적 작전에 긴밀하게 관여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전문가인 샬롬 벤 하난은 “우리는 실제로 (신와르와) 몇 분 거리에 있던 경우가 한 번 이상 있었다”면서 “우리가 다른 제거 작전을 통해 알아낸 것처럼, 신와르는 한 번에 24~36시간 이상 같은 터널이나 지하 공간에 숨어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난은 이어 “그는 우리가 첨단 기술로 그런 지하 장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이 실수하거나 자신의 위치를 아는 정보원이 우리에게 발각되면 자신이 붙잡힐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런 실수가 자신에게 치명적이지 않도록 그는 이동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소식통도 이 매체에 “현재 우리는 기술과 인간 정보(인간 자원으로부터 도출해 내는 모든 정보)를 사용해 그를 찾고 있다”며 “그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잔당을 찾아내고 공격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경고를 발령해 민간인들이 대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몇 주 동안 가자지구 특정 구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경고 발령은 신와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신와르가 민간인들 속에 숨어들어 이스라엘군이 통제하지 않는 곳으로 피신했을 가능성도 있다. 신와르는 지난달 31일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테헤란에서 살해당하자 뒤를 이어 하마스의 수장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해 가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한 그는 이스라엘의 1순위 표적으로 꼽힌다. 이스라엘군 수뇌부는 신와르를 붙잡거나 죽이면 하마스의 정치적 계층이 최후의 타격을 받고 분열해 해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와르는 최근 가자지구 휴전 조건으로 자신의 생명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최근 휴전 중재국 간 대화에서 이집트의 한 관리는 미국 측에 “신와르는 자신의 안전과 생명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전달했다. 이는 휴전 합의 뒤 이스라엘이 신와르를 암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와이넷은 설명했다.
  • 新고령·新중년여성… 새로운 노동세대가 등장하고 있다[정책공감]

    新고령·新중년여성… 새로운 노동세대가 등장하고 있다[정책공감]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구조 변화취업자 수는 연 30만명씩 증가세고령 근로자 연령 매년 1세 상승실제 은퇴 규모 그다지 크지 않아건강 수명 늘고 풍부한 경험 갖춰미래 5060 여성 이전세대와 달라고경력·고임 많고 돌봄 경험 부족 참여 산업군 등 확연히 달라질 것빅데이터 기반 현황 파악이 우선新근로자 유형별 맞춤 대책 필요 우리는 인구구조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모른다. 이는 저출산으로 30만 명대 이하로 출생한 세대집단(cohort)이 미래 노동시장에서 보일 행동 양상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만이 아니다. 곧 눈앞에 펼쳐질 가까운 미래의 일도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예컨대 현 60세 이상 인구가 앞으로 보일 근로형태, 과거라면 자녀 양육을 위해 경력 단절을 이미 겪었을 현 30대 후반 여성이 앞으로 겪을 직업경로가 대표적이다. 이들을 위한 정책수립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다양한 양상의 ‘은퇴’ 제대로 이해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주로 만 60세에 은퇴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보다 훨씬 이른 40대부터 직장에서 퇴직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70대에도 계속해서 일한다. 고령층의 경우에도 한동안 일을 하지 않던 사람이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산업에는 청년층이 아닌 60대 이후가 다수를 점하는 경우도 있으며, 80대 초반까지도 고연봉으로 지속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정년 연령 또한 만 60세, 61세, 64세, 65세 등 다양하다. 1991년 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은 19조에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를 담고 있다. 이후 2013년 개정을 통해 사업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는 제2항이 추가됐다. 2022년 개정된 현재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고령자를 55세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여전히 정년을 최소 60세로 규정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경우에는 정신적·신체적 발달이 비슷해 같은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등 공통의 전환 시점이 존재한다. 그런데 대학교만 해도 입학과 졸업 연령은 조기입학부터 만학도의 사례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개인별로 다양한 경험이 누적된 중장년기 노동자들은 매우 이질적이기에, 은퇴나 정년퇴직 또한 다양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일부 기업에서는 동년배 노동자들의 정년퇴직을 예외 없이 경험하기도 한다. 마치 학교에서 동일한 연령의 졸업생이 한꺼번에 배출됐던 것처럼 특정 나이에 도달하면 직장에서 정규직 고용계약을 일괄 종료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년퇴직이 대부분의 소속 직원에게 일괄 적용되는 현상은 정부 및 공공기관, 학교, 일부 대기업에서만 나타난다. 서로 다른 출생연도의 사람들이 특정 연령에 도달했다는 이유로 일관되게 퇴직하는 사례는 동일 연령 근로자의 10% 이하, 동일 연령 인구의 5% 이하에 해당한다. ●전문가 예측 빗나가… 새 테이터 구축을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취업자 수는 줄어들고 있을까? 사실 그렇지도 않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우리나라는 2017년 이후로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가 줄어들고 있으나 취업자 수는 매년 약 30만 명씩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림①>.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에는 다소 주춤하기도 했으나 장기적으로 취업자 규모 증가 추세는 인구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이는 인구구조 변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간 사례에 해당한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고용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과 고령층의 은퇴를 상세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동동학(employment dynamics)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데이터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연령은 노동자의 속성이지만 정년은 기업의 속성이다. 연령에 따른 정년퇴직은 고용계약의 요소로, 모든 직원을 특정 연령에 도달했음을 근거로 정규직 고용계약을 종결시키는 인사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종사 중이라면 업무실적이 높거나 낮음과 관계없이 정년에 도달한 노동자는 퇴직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인구구조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기업을 1대1로 연결한 마이크로 빅데이터를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세청에 포착된 인건비 및 소득지급내역을 근거로 2021년 확인된 주 일자리 소득 발생 근로자(상용, 일용, 자영업자)의 수는 약 2200만 명이다. 이는 개인별, 사업체별 양방향 검증된 행정자료로 정보가치가 높은데, 이를 활용하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령 분포 변화는 그림 ②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청년의 경우 근로자의 연령분포가 매년 상당히 겹쳐진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다양한 출생연도별 인구가 일정한 연령이 되자 노동시장에 비슷하게 진입하는 모습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즉, 청년 근로자의 노동시장 순진입에는 연령 효과가 크게 작용한다. 반면에 고령층의 경우 매년 한 살씩 근로자의 연령 분포가 우측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작년에 일했던 고령 노동자가 올해도 일하는 경향성이 매우 높으며 고령 근로자의 은퇴는 그다지 큰 규모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데이터로 관측된 7년 동안 고령 근로자들이 매년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감과 동시에 고령 근로자의 평균 연령 또한 함께 상승하는 중이다. 즉, 고령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탈 문제에는 연령 효과가 아닌 코호트 효과가 주요하게 작용한다. ●‘신개념’ 고령 노동자·중년여성 노동자 인구구조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왜 여전히 증가하는가? 경력이 풍부하고 신체 건강한 고령 노동자 세대가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2000년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67.4세였으나 2019년에는 73.1세로 늘어났다. 과거에는 60세 이상 노동자의 수가 실제로 적었으나 이제는 더이상 그렇지 않다. 이들 고령의 노동자는 연령·성·학력 특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다양한 개인들의 집합이다. 동일한 68세 대졸자 남성 두 명을 비교하더라도, 대형 건설사의 임원직을 수행하며 초고소득 구간에서 지속 근로 중인 사람과 공무원을 정년퇴직한 후 아파트 경비원 업무를 보고 있는 이가 각기 존재한다. 신고령층과 더불어 새로운 여성 중년 노동자층도 등장했다. 과거의 여성에게는 60세 정년보다 35세 전후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더 중요했다. 여성들은 경력단절 이후 장년기가 되면 노동시장에 재진입해 요식업, 판매, 돌봄서비스 등에 풍부한 노동력을 공급했다. 그런데 이제 새롭게 중년기로 진입하는 여성 노동자들은 이전의 선배 세대와는 완연히 다른 세대적 특징을 보인다. 비혼의 증가와 자녀를 덜 낳으려는 경향성의 확대는 여성 노동자들이 경력단절을 피하고 중년기 지속근로를 선택하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20년 후 미래의 50~60대 여성은 과거 동일 연령대 여성들과는 달리 고경력·고임금의 비중이 높고 요리·청소·돌봄 등에 대한 경험과 경력은 부족한 세대가 될 것이다. 이는 중장년 여성 인구수의 감소보다도 훨씬 더 큰 폭으로 중·고령 여성의 저임금형 서비스 노동 공급이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 이처럼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동일한 성·연령 집단이 완연히 다른 노동공급 선호를 보이게 될 미래에는 인력 부족 산업군과 직종별 임금 순위 등이 뒤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과거 20년 사이에 대학 및 전공별 입학 커트라인이 얼마나 뒤바뀔 수 있는지 이미 경험한 바가 있다. ●정확한 진단으로 선제 대책 마련해야 청년과는 달리 고령의 근로자 수는 코호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다. 1950년 이후 출생자들은 이미 과거의 선배 세대와는 달리 고령에도 지속근무 중이다. 바꿔 말하면 이들 50년 이후 출생자들이 언제 은퇴할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선배 세대 근로자층은 마땅히 없다. 이런 점에서 표본조사로 집계된 5세 단위 연령대별, 성별 노동자 자료는 문제를 진단하기에 충분치 않다. 신고령 근로자들은 고학력에 고경력자이며 건강 또한 잘 유지된 이들로, 앞으로 이들 대부분이 언제쯤이면 은퇴를 하게 될 것인지 등을 정확히 확인하려면 정부가 사용하는 고용데이터의 품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은퇴기의 노동 공급은 크게 두 가지 변화를 겪는다. 하나는 노동소득이 완전히 없어지는 고용의 양적 하락(근로 여부)이며 다른 하나는 오랜 경력을 쌓은 일자리에서 퇴직해 소득을 낮춰 이직하는 고용의 질적 하락이다. 장기간 근로한 정규직 일자리를 그만두더라도 완전한 노동시장 이탈 대신 소득 하향 이직을 선택한 경우 이를 가교일자리(bridge job)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고령 근로자들은 상당히 늦은 나이까지도 계속 노동시장에 남는다. 그러나 근로소득의 질적인 하락은 그보다 훨씬 더 빠른 연령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정부가 고용의 양적 하락을 고민하는 경우라면 70대 이상을, 질적 하락을 염려하는 경우라면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정책 대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효과성 있는 정책 수단 마련을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인구구조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복잡하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산업·기업·노동자의 이질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령 노동자 세대와 새로운 여성 중년 노동자 세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시급히 요구된다. 은퇴 결정이란 단순히 연령의 문제라기보다는, 해당 연령에 진입한 새로운 세대 등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원고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기관의 공식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 원고의 일부 내용은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경제학회가 함께 개최한 ‘제2차 인구전략 공동포럼’(’24.8.21.)에서 발표> 길은선(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새달 한국서 개신교·불교·천주교 3대 종교인 한마당 축제

    새달 한국서 개신교·불교·천주교 3대 종교인 한마당 축제

    가을이 시작되는 9월 한국에서 대규모 종교 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개신교는 다음달 22~28일 인천 송도에서 ‘2024 서울·인천 로잔대회’①를 개최한다.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로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활동 목표를 정하는 선교 대회다. 로잔대회는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로 활동했던 빌리 그레이엄과 존 스토트가 주축이 돼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처음 열렸다. 전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참여하면서 운동으로 확장돼 오늘에 이른다. 1974년 스위스 대회 이후 1989년 필리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로잔대회가 열렸는데, 한국 대회는 제4차 대회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 총 220여 개국 5000여명의 복음주의 크리스천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중계 창구를 통해 로잔대회를 지켜보는 전 세계 크리스천은 약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9월 28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계종 스님과 3만여 불자가 참여하는 ‘2024 불교도 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②를 연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국민 정신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개발한 선명상 프로그램이 이 대회를 통해 공개된다. 진우 스님은 아울러 누구나 일상에서 명상을 실천하자는 ‘전 국민 하루 5분 명상’ 캠페인의 시작도 공식 선언한다. 불교도 대법회는 크게 네 가지 행사로 봉행된다. 오후 2시엔 삼귀의오계 수계법회, 오후 3시엔 승보공양 등 불교 전통 의례를 선보인다. 핵심은 오후 4시 국제선명상대회다. 마음 평안 선명상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참석자들과 선명상을 실참하는 시간을 갖는다. 선명상이 이어지는 5분여간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다시 없을 고요와 평안이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선명상 공개를 축하하는 국민음악회가 열린다. 연예인 불자 이승기가 사회를 맡고, 스님들로 구성된 선명상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와 배우 최정원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천주교는 9월 3일 오후 8시 서울대교구 주최로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정보사회인가, 통제사회인가?’ 강연회③를 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공지능(AI) 윤리 담당 고문인 파올로 베난티 신부가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실존의 의미를 전한다. 강연 참석 신청은 9월 1일까지 구글폼(forms.gle/2nuRTQGUbgFX4jG1A)을 통해 받는다.
  • ‘밀린 숙제’ 28일 본회의 속도전…김문수 청문회·정무위는 아슬아슬

    ‘밀린 숙제’ 28일 본회의 속도전…김문수 청문회·정무위는 아슬아슬

    ‘비쟁점 민생법안’ 10여개 처리 예정 ‘정쟁 중단 선언’은 없어 곳곳 화약고 이재명, 코로나19 입원 병상에서 ‘尹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단’ 지시26일 김문수 인사청문회도 격돌 여야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22대 국회 첫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지만 정쟁을 심화할 뇌관이 적지 않아 ‘민생국회 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열려던 여야 대표 회담에서 ‘민생 전환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취소된 회담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비쟁점 법안 처리에는 뜻을 모았으나 여전히 ‘싸울 때는 싸운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병상에서 ‘윤석열 정부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최근 서울 안국역과 전쟁기념관의 독도 조형물 철거 논란을 친일·건국절 논란 등과 연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주류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29일로 예고한 ‘윤석열 정권 굴욕 친일 매국 행위 긴급 시국 토론회’도 같은 맥락이다. 26일 일제히 열리는 상임위원회도 곳곳이 화약고다. 야권과 노동계가 임명 철회를 요구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민주당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 후보자는 경제사회노동위(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때도 환경노동위 출석 때마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야당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정상적인 회의 진행도 불투명하다. 국가보훈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출석하는 정무위도 뜨겁다.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과 ‘건국절’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권익위 국장 사망을 둘러싼 격론이 불가피하다. 특히 권익위 국장 사망과 관련해선 이미 법제사법위에서 ‘살인자’ 발언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국회의원 제명안을 제출한 바 있다. 자칫 ‘돌발 상황’이 또 펼쳐진다면 28일 본회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 시즌2’와 쌀값 안정 대책을 두고 치열한 정책 공방이 예정돼 있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주년’을 맞아 여야의 전혀 다른 주장이 맞붙는다. 여야가 합의한 구하라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민생법안 10여개는 28일 본회의에 오른다. 다만 지난 22일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처리가 불발된 간호법 제정안은 처리가 불투명하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견이 있고, 지금으로서는 해결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방송4법’, ‘노란봉투법’, 전 국민 25만~35만원 지원법은 민주당이 28일 본회의 재표결을 검토 중이고, 국민의힘은 모두 부결시킨다는 입장이다. 28일 본회의가 ‘밀린 숙제’ 중 최소한만 덜어내는 만큼 추후 협치 여부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 대표의 회동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민주당은 한 대표의 회담 진정성을 26일 ‘한동훈표 채상병 특검법’ 발의 여부로 따져보겠다는 분위기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대표에게 26일까지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최후통첩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한 대표가 허수아비 대표가 아니면 특검법을 26일까지 발의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특검법 발의 불발을 고리로 결정권 없는 여당 대표와의 회담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 티메프 ‘나비효과’ 알렛츠 사태…정산기한 단축법 만들면 다 해결될까?[業데이트]

    티메프 ‘나비효과’ 알렛츠 사태…정산기한 단축법 만들면 다 해결될까?[業데이트]

    우리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의 시계는 매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경영활동의 밤낮이 사라진 지금은 더욱 그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산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팔로업’하고 싶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각 분야의 화두를 꾸준히 따라잡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토요일 오후, 커피 한잔하는 가벼운 데이트처럼 ‘業데이트’가 지난 한 주간 화제가 됐거나 혹은 놓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의미 있는 산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업뎃’ 해드립니다. 지난 16일 가구·조명을 주로 팔아온 이커머스 플랫폼 ‘알렛츠’가 돌연 폐업을 알렸습니다. 아직 정산받지 못한 입점 판매자들에게 어떠한 대책도 알리지 않은채로 말이죠. 앞서 직원 40여명을 모두 퇴사시키는 바람에 뒤늦게 판매자들이 달려갔지만 아무런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알렛츠의 운영사인 인터스텔라의 박성혜 대표조차 잠적해버렸습니다. 경찰은 박 대표가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출국 금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사건을 살펴보면 알렛츠 사태는 티메프 사례와 거의 판박이 수준입니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쿠폰 사용을 남발하고, 이미 재무 상태는 부실할 대로 부실했고, 정산주기는 지나치게 길었거든요. 판매대금 미정산사태를 막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한목소리로 “정산 기한을 단축해야한다”고 나섰습니다. 과연 정산 기한을 단축하도록 법제화하면 이커머스의 정산 지연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것일까요? 오늘 業데이트는 알렛츠 사태를 티메프와 비교해보고 정산 기한 단축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몸집 불리기에만 혈안 지난주 유통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사건은 단연 온라인 쇼핑몰 알렛츠의 폐업이었습니다. 아직 티메프 사태가 가져온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서요. 인터스텔라는 패션잡지사 중앙M&B 본부장 출신의 박 대표가 2015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모바일 콘텐츠를 만들다 2020년부터 이커머스 사업에 손을 뻗습니다. 콘텐츠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하면 소비자들은 구매하게 될 테니 콘텐츠와 커머스를 합치겠다는 것이었죠. 프리미엄 편집샵을 표방하며 가전, 소품, 명품까지 상품 카테고리를 넓혀왔습니다. 아마도 욕심이 과했던 것 같습니다. 알렛츠에 입점해 피해를 본 판매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상품기획자(MD)들의 압박이 꽤 컸다고 합니다. 입점판매자 A씨는 “매출을 높이자고 쿠폰을 왕창 뿌렸다. 심지어 입점 판매자가 모르게 쿠폰을 달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쿠폰이 붙어 네이버에서 최저가로 검색이 되면 한 푼이라도 아쉬운 소비자들은 큰 고민 없이 구매하게됩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할인 쿠폰을 붙여 최저가를 만들고 이를 통해 매출을 과도하게 부풀리려고 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티메프의 모기업 큐텐은 몸집을 불려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꿈꿨습니다. 한편 판매자 붙들기도 계속됐습니다.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알렛츠 MD가 “저희는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커머스의 몸집은 곧 매출액입니다. 몸집이 커야 많은 방문자 수가 있다는 뜻이고 투자도 쉽게 받을 수 있죠. 그러니 판매자가 떠나면 안 됐던 것입니다. 돌연 폐업 통보를 받자 판매자들은 MD들도 한통속이 아니었냐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한 MD는 판매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나도 압박을 받아 매출 확보만 생각했다. 일이 있기 얼마 전까지도 신규 입사자가 있어 정말 (폐업할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판매자 B씨는 “마지막에 크게 한탕 하려고 식품 등 플랫폼 성격에 맞지 않은 업체들까지 입점시켰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티메프 사태의 나비효과로 흔들리기 시작 알렛츠 사태에 주목해야 하는 건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불러온 나비효과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렛츠는 부실한 플랫폼이었습니다. 운영사 인터스텔라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매출은 150억원이나 영업손실액이 104억원에 이릅니다. 자산이 113억원인데 부채가 317억원, 즉 자본총계가 –204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습니다. 회사의 감사보고서에는 순손실 발생과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더 많다는 이유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언급도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거죠? 바로 티몬의 감사보고서에도 있던 구절과 같은 내용입니다. 알렛츠 입장에선 당연히 투자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티메프 사태가 터지면서 입점 판매자 중 일부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판매자들중 이런 인터스텔라의 재무제표를 보고 퇴점을 요청하는 곳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습니다. 팔릴만한 제품을 가진 판매자가 나가버리니 당연히 알렛츠의 자금 사정도 따라서 악화했던 것이죠. 박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티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도 “최근 논의됐던 마지막 투자 유치가 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모두에게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산업은행으로부터 긴급 대출을 문의했지만 낮은 신용등급을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그는 “개인 자산은 모두 피해 변제에 사용할 예정이며 회사 매각도 알아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긴 정산 기한 줄이면 만사 해결? 긴 정산 기한도 티메프와 비슷합니다. 알렛츠의 정산 기일은 최대 60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과 7월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피해 판매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티메프도 최대 두 달 후 정산금을 지급했다고 하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 판매자는 티메프와 알렛츠에 동시에 입점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정산 기한이 길면 플랫폼 입장에선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게 됩니다. 판매대금과 운영자금을 분리하지 않고 갖다 쓰면서 무이자로 자금을 차입한 효과를 냅니다. 이 때문에 긴 정산 기한이 사태를 불러왔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정부는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 대책 중 하나로 대금 정산 기한을 40일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요. 정치권에서는 아예 15일 이내로 대폭 줄여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여야 할 것 없이 5~30일 이내를 정산 기한일로 정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다만 정산 기한을 짧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산 주기가 길어서 이 사태가 벌어졌다기보다 이미 재무구조가 나쁜 업체가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정산 자금을 범위를 넘어 활용 또는 유용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죠.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획일적으로 정산 기한을 단축시키면 스타트업을 비롯한 작은 규모의 기업은 자금 압박을 쉽게 받게 된다. 규제할 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산 기한만 단축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건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신 기업의 유동성 관련 지표를 모니터링하도록 해 플랫폼의 재무건전성을 감시·감독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란 의미입니다. 티메프와 알렛츠 사태가 제도 미비로 발생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이참에 또 다른 규제가 생겨나 오히려 산업을 위축시키게 되는 건 아닐지 냉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 김영록 전남지사, ‘1일 명예 경기도지사’ 근무···김동연 지사 제안에 흔쾌히 수락

    김영록 전남지사, ‘1일 명예 경기도지사’ 근무···김동연 지사 제안에 흔쾌히 수락

    1호 결재 ‘경기 학교급식, 전남 친환경 농산물 공급 확대’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3일 경기도청에서 ‘1일 명예 경기도지사’로 근무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수원 광교신도시의 경기도청사로 출근해, 1층 로비에서 김동연 경기지사로부터 ‘명예 경기도지사증’을 받았다. 이어 김영록 지사는 김동연 지사와 함께 ‘합동(경기도-전라남도)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기도 간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경기도-전남도 친환경농산물 계약재배 확대안’에 결재했다. 명예 경기도지사 1호 결재로, 경기도 학교급식에 전남도에서 생산하는 감자, 멜론, 양파, 양배추, 토마토 등 농산물의 공급량을 해마다 100t씩 늘려 2028년 500t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7월 기준 전남 농산물의 경기도 공급량은 69톤이다. 김동연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 농림부 장관이었던 김영록 지사와의 인연을 소개한 뒤 “제가 김영록 지사님께 1일 명예 도지사 요청을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모시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이어 김동연 지사는 “제가 경제부총리를 그만두고 전국을 다닐 때 제일 처음 가서 오래 머물렀던 곳이 전라남도 완도(김영록 지사 고향)”라며 “전근대사, 근현대사에서 우리가 전남에 진 빚이 많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현대사에서 민주화를 위해 가장 많은 희생과 헌신을 한 곳이 전라남도이며, 거슬러 올라가면 임진왜란 때 나라를 지킨 곳”이라고 강조한 뒤 “김영록 지사의 1일 도지사를 계기로 경기도와 전라남도가 훨씬 확대된 상생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영록 지사는 “1천 400만 인구의 경기도 명예 도지사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전라남도와 경기도가 상생협력을 하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 내 학교급식에 전남의 농산물이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마켓경기: 경기-전남 상생코너’에선 농산물 외 신안 건 우럭, 완도 전복, 해남 김, 나주 멜론 등을 판매하고 있다. 폭우로 수해를 본 진도 미역은 경기도 및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에 올라오기도 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딥 퍼플’ 장미는 신안 퍼플섬의 관광상품으로 개발됐다. 앞서 경기도와 전라남도는 2022년 10월 ▲ 친환경 농산물 확대 공급 ▲ 도심항공교통(UAM) ▲ 재생에너지 활성화 ▲ 해양수상레저 스포츠산업 ▲ 온라인 농특산물 상생장터 ▲ 관광분야 교류 ▲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경기정원문화박람회 ▲ 고향사랑 기부제 ▲ 청소년 교류 ▲ 귀농·귀촌 지원 등 10개 협력분야에 상생 협약을 맺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두 지사는 도청 구내식당에서 담양 쌀밥과 여수갓김치, 수원 화성빵 등으로 점심을 함께했으며, 김영록 지사는 도청 단원홀에서 청년 직원들과 지방행정과 관련한 타운홀 미팅도 가졌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김동연-김영록 지사는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Top3를 유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7월 광역단체장 평가(직무수행 지지도)에서 김동연 지사 1위(59.5%), 김영록 지사 3위(57.2%)를 차지했으며, 김영록 지사는 민선 8기에서 22개월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고 밝힌 뒤 “그런 두 지사가 상생을 위한 손을 더욱 꼭 잡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오세훈 “지방정부 권한 대폭 이양…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 열 것”

    오세훈 “지방정부 권한 대폭 이양…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 열 것”

    “경쟁력은 경쟁에서 나옵니다. 지방정부에 대폭 권한을 이양해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시대를 열어나갑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방정부에 재정·교육·고용·이민 등에 대한 권한을 대거 이양하는 ‘분권화 전략’을 통해 현재 정체된 한국 사회를 퀀텀 점프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에 연방제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 국가 균형발전과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아닌 국가 발전 전략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다음 대통령 선거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오 시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를 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오 시장은 23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2024 한국정치학회 국제학술대회’ 특별 대담 기조발제자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담은 한국정치학회의 요청으로 오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정치학회는 지방소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두 시장에게 물었고, 오 시장과 박 시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각각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 오 시장은 ‘지방거점 대한민국 개조론’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현재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서 지방은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4개의 강소국 프로젝트를 통해 1인당 국민소득 10만달러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밝혔다. 4개 강소국 프로젝트는 수도권과 영남, 호남, 충청 등에 4개 초광역권을 만들고, 이들 4개 초광역권 지방정부에 중앙정부의 행정권과 입법 권한을 대폭 이양하겠다는 뜻이다. 오 시장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50대 50으로 개선해, 지방정부가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지역 간 세수 격차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공동세로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뿐만 아니라 교육과 이민정책, 고용정책 등에 대한 지방정부의 자율성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각 지역별 현황에 맞는 고용과 이민, 인재 육성책이 필요하다”면서 “각각의 지방정부가 사실상 도시국가로서 활동하고 움직일 수 있을 때 경쟁력을 갖고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싱가포르는 인구가 600만명에 불과하지만 경제규모가 5000만 달러가 넘고, 1인당 국민소득은 8만 달러가 넘는다”고 부연했다. 원내정당 강화 등 정치개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오 시장은 “개헌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4년 중임 대통령제를 하든,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하든 국회와 정당의 기능 정상화 없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지구당을 부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정치적 퇴행이다. 국회의원들이 공천 경쟁과 당론 종속에서 탈피해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외교 안보와 통일 전략에 대해선 “전략적 유연성을 가져야한다”며 핵무장의 필요성을 다시 주장했다. 이제까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항상 51대 49라고 답했던 오 시장이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의 의견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헌법과 법률 개정이 필요한 지방정부로의 권한 이양을 비롯해 정당·국회의 변화에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사실상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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